이상환

이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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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상환 기자입니다.

payback@donga.com

취재분야

2025-07-02~2025-08-01
사건·범죄37%
검찰-법원판결30%
사고10%
사회일반7%
대통령7%
정치일반7%
사법2%
  • 경호처장에 경찰 출신 박종준… 박근혜 정부 경호실 차장 지내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신임 대통령경호처장에 박근혜 정부에서 경호실 차장을 지낸 경찰 출신의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60·사진)을 임명했다. 군 출신의 전임 처장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달리 경찰 출신이 현 정부 2번째 경호처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박 신임 처장은 2013년 경호실 차장에 임명돼 2년 4개월간 근무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세종시에 출마했지만 낙마한 뒤 코레일 상임감사를 지냈다. 윤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충남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 행정학과(2기), 미국 시러큐스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경찰에 입문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충남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경찰 내부에선 꼼꼼한 성격을 지닌 ‘기획통’으로 꼽힌다. 박 신임 처장은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로 충남 공주 선거구에 출마하면서 고향 선배인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지역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정 실장이 서울 중구에 전략공천되면서 그는 경선 없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당시 민주통합당 박수현 후보에게 패했다. 경찰 출신이 경호처장에 임명된 것은 경찰청장 출신인 김세옥 어청수 전 경호실장에 이어 역대 3번째다. 박 신임 처장은 “대통령 경호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완벽한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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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조지호 경찰청장 “딥페이크 수사, 필요시 텔레그램에 압수 영장 보내고 관계자 입건”

    “필요한 경우 텔레그램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보낼 예정이다. 파벨 두로프(텔레그램 최고경영자) 외에도 성착취물 게시 방조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관계자가 있다면 입건이나 수배도 할 수 있다.” 조지호 경찰청장(56)은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수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연예인의 ‘포토라인’ 논란에 대해선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며 앞으로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 사례 같은 비공개 출석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텔레그램에 영장 보내고 인터폴 수배 검토” ―성착취물이 텔레그램에서 퍼지고 있다.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현실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가. “텔레그램이 범죄물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명백하게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 혐의가 나오면 그다음 스텝도 갈 수 있다.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도 그 프로세스 안에 있는 건 분명하다.” ―딥페이크 범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내년 2월 말까지 이례적인 장기 집중 단속을 할 것이다. 현재 경찰은 딥페이크물인지 1분 내에 판독하는 소프트웨어도 보유 중이다. 세계적인 범죄이므로 최근 인터폴, 유로폴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서 심포지엄도 열고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학생 교육에는 전국 학교전담경찰관(SPO) 1000여 명이 투입된다. 피의자 74%가 10대 청소년이다. 모든 학교에 학교전담경찰관을 보내 딥페이크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 법적으로는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경찰이 잠입해 위장 수사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는 아동청소년 관련 범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모든 피의자에게 동일한 포토라인 적용해야” ―연예인 등의 경우 경찰에 출석할 때 포토라인에 서고, 안 서고의 기준이 불분명하다. “모든 피의자가 동일하게 조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지위나 상황이 다르다고 다른 방식을 적용할 순 없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 배우 유아인도 그런 원칙을 적용했다. 이제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 모든 경찰 부서가 알고 있을 것이다.” ―7월부터 일선 경찰관들의 자살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는데…. “작년 11월부터 고소 사건 반려제가 폐지되면서 접수 사건이 50% 늘었다. 상당한 부담인데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진단을 통해 업무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순찰차에서 여성이 숨지는 등 경찰의 근무 태만도 논란이다. “경찰 책임자로서 국민께 송구하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게 내 역할이다. 지금은 2, 3명이 근무하는 작은 파출소에선 동료끼리 묵인하면 해야 할 일들을 그냥 넘길 수 있는 구조다. 앞으로 지구대 및 파출소를 2, 3곳씩 묶고 대표 격인 1곳을 ‘중심지역관서’로 지정해 운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생각이다.” ―세관 마약 사건에서 ‘용산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외압이 있었다면 서울경찰청장이었던 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나.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었던 조병노 경무관이 수사팀에 전화한 건 부적절했다. 그게 이 사건의 전부다.”● “위법 소음 집회는 앰프 선 뽑을 것”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소음 집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위법 상황까지 용인해선 안 된다. 집회 참가자가 많다고 법 적용이 달라질 순 없다. 앞으로는 필요시 현장 경찰들이 집회 측의 앰프 선을 뽑도록 주문할 것이다.” ―도박, 사기, 마약 범죄 근절 의지를 밝혔는데, 방안은…. “조직범죄의 고리는 자금원이다. 돈이 흘러가는 고리를 끊는 데 수사를 집중할 예정이다. 조직폭력배들의 경우 아무리 조직원을 잡아들여도 안 없어지지만, 관련 유흥업소들을 잠그면 조폭이 사라진다. 비슷한 원리다.” ―임기 중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범죄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호의호식하는 집단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주로 악성 사기, 마약, 도박이다. 부를 형성하는 범죄 그룹을 막지 못하면 나중에 국가도 못 막는 카르텔이 된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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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기술 中유출 혐의… 삼성전자 前임원 등 구속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임원을 지낸 반도체 전문가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이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6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전직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반도체 부문 임원 출신 최모 씨(66)와 전직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 씨(60)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D램 생산 공정에 필요한 온도, 압력 등 정보가 담긴 자료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삼성전자 상무,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냈고 2021년 중국 청두시에서 투자를 받아 ‘청두가오전 하이테크놀로지(CHJS)’라는 중국 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빼돌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에 ‘복제 공장’을 설립하려 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5개월 뒤 보석으로 석방됐다. 오 씨 역시 최 씨가 세운 청두가오전의 임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사실상 기술을 통째로 넘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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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에 반도체 기술 빼돌린 삼성-하이닉스 출신 연구원 구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을 지낸 반도체 전문가와 삼성전자 전 수석연구원이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6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전직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반도체 부문 임원 출신 최모 씨(66)와 전직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 씨(60)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날 법원 영장을 발부 받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급 D램 생산 공정에 필요한 온도, 압력 등 정보가 담긴 자료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삼성전자 상무,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냈고 2021년 중국 청두시에서 투자를 받아 ‘청두가오전 하이테크놀로지(CHJS)’라는 중국 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빼돌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에 ‘복제 공장’을 설립하려 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5개월 뒤 보석 석방됐다. 오 씨 역시 최 씨가 세운 청두가오전의 임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사실상 기술을 통째로 넘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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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0명에 1500억 가로챈 최대 보이스피싱… 中서 37명 체포, 총책 등 4명 우선 국내이송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총 1511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중국에서 공안과 우리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액 기준으로 단일 보이스피싱 조직이 저지른 최대 규모 범죄로 피해자만 1900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조롱당한 피해자는 목숨을 끊기도 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 공안부와 협조해 한국인 보이스피싱 총책 A 씨 등 4명을 중국에서 붙잡아 22, 23일 이틀에 걸쳐 국내로 이송했다. ‘김○○파’라는 조직 소속인 이들은 2017년부터 중국 항저우, 다롄 등을 근거지로 삼아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만 1923명에 이른다. 경찰은 2020년부터 김○○파를 뒤쫓다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2022년에는 중국 내 소재지를 파악했고, 공안과 협동 작전을 벌인 끝에 같은 해 11월 항저우에서 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 올해 3월에는 다롄의 은신처에서 총책인 A 씨를 포함한 한국인 조직원 29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붙잡힌 이들 중 18명에 대한 한국 이송을 결정했고, 이들 중 죄질이 가장 좋지 않은 4명이 먼저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김○○파의 전체 조직 규모는 9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송환된 이들 중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도 있었다. 조직원 B 씨는 2019년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할 당시 “피해금을 돌려 달라”고 호소한 피해자를 조롱했고, 해당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직원 C 씨는 스스로를 ‘검사’라고 사칭하며 실제 검사 사진을 입힌 가짜 공무원증 등을 범행에 사용했다. 이들은 가짜로 만든 사전 구속영장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경찰청은 수사 담당인 충남경찰청을 중심으로 송환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 남아 있는 14명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안에 국내 송환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해외에 있는 범죄조직에 대해 강력한 단속 및 검거를 하고, 말단 조직원부터 총책까지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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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 스쿠터’ BTS 슈가 경찰 출석… “실망드려 죄송”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사진)가 23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6일 음주 사실이 적발된 지 17일 만이다. 슈가는 이날 오후 7시 40분경 정상적으로 공익 근무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했다. 흰 티셔츠에 검정 재킷을 입고 취재진 포토라인에 선 슈가는 “굉장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슈가는 “많은 팬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성실히 조사받고 오겠다”고 밝혔다. 이어 슈가는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고개 숙인 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출석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이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슈가의 음주운전 경위와 음주량, 사안 축소 의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슈가는 이달 6일 오후 11시 14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취소 기준(0.08%)을 크게 웃도는 0.227%로 확인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음주 후 ‘전동 킥보드를 탔다’는 슈가의 해명과 달리 전동 스쿠터를 몬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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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호 경찰청장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경무관 좌천시켰다”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이 ‘세관 마약수사팀 외압’ 의혹을 받는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좌천성 인사가 아니라 좌천시킨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12일 취임한 조 청장은 이날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 경무관이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을 하면서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에) 전화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그 뒤에도 여러 적절하지 못한 행태가 있어 최소한 인사적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인사권을 가진 경찰서장으로 보임하거나 민감한 부분을 다룰 수 있는 정보·수사 등의 보직을 맡는 건 적절치 않다”며 “갈 수 있는 데가 (전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경 조 경무관(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당시 영등포서 형사 2과장으로 세관 수사팀을 이끌던 백해룡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관세청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세관 이야기 안 나오게 해달라’는 취지로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언론에는 세관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말라달라는 맥락이었다. 조 경무관은 자신보다 두 계급이 낮은 백 경정에게 이 건으로 문자도 여러 차례 보내며 직접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마약 수사팀은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이 한국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하는 과정에서 우리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이 사건에 대해 조 청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경무관에 대한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4일 경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조 경무관을 전보 조치했다. 조 청장은 이날 대공 수사 강화를 위해 안보수사국 내에 ‘안보분석과’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는 “본청 일부 직제를 조정해 총경급을 과장으로 두는 안보분석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분석과 신설은 기존에 흩어져있던 안보수사 관련 첩보 수집과 정보 분석 기능을 일원화해 정보의 정확성과 대공수사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조 청장은 “대공수사 분야가 업무 특성상 공개되기 어렵다 보니 우수한 인력들이 지원하지 않는 현상이 있다”며 “우수 인력 유입을 위해 인사·조직·예산 등 여러 분야에서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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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경찰청장 김봉식-경찰청 차장 이호영

    치안정감인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 차장에 김봉식 경기남부경찰청장(57·경찰대 5기)과 이호영 경찰대학장(58·간부후보 40기)이 각각 임명됐다. 경찰청은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치안정감 등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12일 취임해 2년 임기를 시작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서울청장에 임명된 김 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 경찰대를 졸업한 후 주로 대구에서 근무했다. 2022년 1월 경무관에 올랐으며, 이번 정부 들어 치안감과 치안정감으로 두 계급을 고속 승진했다. 김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1994∼1996년, 2009년 대구지검에서 일할 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임 경찰청 차장은 충남 출생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간부후보 40기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경무관 승진 후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등을 역임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임기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고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6개 자리가 있다. 김수환 경찰청 차장(55·경찰대 9기)은 부산경찰청장에, 김준영 강원경찰청장(54·경찰대 9기)은 경기남부청장에, 오문교 충남경찰청장(57·경찰대 5기)은 경찰대학장에 각각 임명됐다. 치안정감 바로 아래인 치안감 24명 전보 인사도 단행됐다. 10일 치안감으로 승진한 김동권 경찰청 국제협력관과 도준수 서울경찰청 경찰관리관이 각각 신임 경찰청 대변인과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임명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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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올림픽 안전지원단 귀국… 낙오 학생 보호 등 368건 처리

    ‘2024 파리 올림픽’ 안전 지원을 위해 현지에 파견됐던 경찰관 17명이 임무를 마치고 13일 귀국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에 대비해 각국 정부에 경찰 인력 파견을 요청했고, 경찰청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9일간 파리에 경찰관 17명을 파견돼 안전 활동을 지원했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을 비롯한 해외 경찰관들과 주요 관광지 등 파리 시내에서 합동 순찰을 진행하며 각종 사건·사고를 처리했다. 해당 기간 안전지원단은 선수단과 경기장을 경호·경비하거나 관광객에게 지리를 안내하는 등 자국민 관련 사건 6건을 포함해 총 368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지원단은 소매치기 피해를 본 한국인을 도와 신고접수를 지원하고, 일행으로부터 낙오한 한국인 고등학생 2명을 보호 조치하기도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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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차기 서울경찰청장 후보자 김봉식 경기남부청장-오문교 충남청장 압축

    서울의 치안을 담당하는 신임 서울경찰청장 후보가 김봉식 경기남부경찰청장(57·경찰대 5기)와 오문교 충남경찰청장(57·경찰대 5기)으로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경찰대 동기지만 각각 영남과 호남 출신이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경 회의를 열고 김 청장과 오 청장을 차기 서울경찰청장 후보로 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자치위가 후보를 정해 경찰청에 전달하면, 경찰청장은 이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보고한다. 이후 행안부 장관이 제청하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서울경찰청장을 임명하는 구조다. 경찰 내부에선 김 청장이 차기 서울경찰청장으로 더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서울경찰청장은 이르면 13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출신인 김 청장은 경찰대를 5기로 졸업하고 1989년 입직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대구 성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거쳐 올 6월 경기남부청장으로 임명됐다. 김 청장과 경찰대 동기인 오 청장은 광주 출신으로 입직 후 수원남부서장, 경기북부청 자치경찰부장, 경기남부청 자치경찰부장, 경찰청 대변인 등을 거쳐 충남경찰청장으로 재직 중이다.한편 서울경찰청장을 제외한 각 시도 경찰청장 역시 각 시도 자치위를 거쳐 이주 중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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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 취임…“민생범죄 연결고리 끊어내겠다”

    조지호 제24대 경찰청장(56·경찰대 6기)이 12일 취임식을 열고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조 청장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오후 국립서울현충원·경찰기념공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민생 범죄 근절 △공정한 법질서 확립 △안보 수사 강화 △경찰력 강화 등을 주문했다. 조 청장은 급증하는 청소년 도박과 대학생 마약 등 민생 범죄와 관련해 “조직적이고 분업화된 범죄단체를 찾아 ‘범죄 생태계’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온 것을 두고 “장기간 대공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반 시스템과 제도 확충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이버 공격과 테러에 맞서 최정예 인력을 양성하고, 사이버안보 핵심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최근 높은 근무 강도에 따른 경찰관의 극단적 선택, 과로사 등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 제시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조 청장은 “과중한 업무로 동료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인력을 균형 있게 배치하겠다”며 “경찰관의 건강과 마음을 아우를 수 있도록 복지시스템도 확충하겠다”고 공언했다.1968년 경북 청송 출생인 조 청장은 경찰대 6기로 졸업하고 1990년 경찰에 입문했다.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경찰청 차장 등을 지낸 ‘기획통’으로 꼽힌다. 올 1월 서울경찰청장에 보임된 지 7개월 만에 경찰청장으로 내정됐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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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서열2위 치안정감에 김준영-오문교 내정

    경찰 조직에서 경찰청장 바로 아래 서열 2위인 치안정감에 김준영 강원경찰청장(54·경찰대 9기)과 오문교 충남경찰청장(57·경찰대 5기)이 내정됐다. 10일 경찰청은 치안정감 등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청 차장, 국가수사본부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 등 총 6개 자리가 있다. 이번 인사는 기존 치안정감 정원 두 자리가 공석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장으로 내정됐고,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에 승진한 김 청장은 경기 평택 출신으로 경찰대 9기를 졸업하고 1993년 경찰에 입직했다. 서울 종로경찰서장, 충북경찰청 공공안전부장, 경찰대 교수부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거쳤다. 광주 출신인 오 청장은 경찰대 5기를 졸업한 뒤 1989년 경위로 임용됐다. 군포경찰서장, 경기남부청 교통과장, 수원남부경찰서장, 경찰청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치안정감 인사가 모두 정해지면서 신임 서울경찰청장도 곧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찰청장 자리엔 김수환 경찰청 차장(54·경찰대 9기), 김봉식 경기남부경찰청장(57·경찰대 5기), 이호영 경찰대학장(58·간부후보 40기)이 거론된다. 치안정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감 7명의 승진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 승진 대상자는 △김동권 경찰청 국제협력관 △임정주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고평기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도준수 서울경찰청 경찰관리관 △손제한 부산경찰청 수사부장 △백동흠 울산경찰청 수사부장 △모상묘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장 등이다. 이번 인사 대상자들의 보직은 추후 열릴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협의 과정을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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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도’ 살인범 구속… “죄송한 마음 없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백모 씨(37)가 1일 구속됐다. 백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후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다”며 “나라를 팔아먹는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검류 소지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백 씨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일본도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멀쩡한 정신”이라면서 “중국 스파이와 김건희를 처단한다는 마음으로 (일본도를) 구매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한다고 생각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 씨는 정신질환 관련 진료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날 백 씨에 대한 구속영장과 함께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했다. 백 씨가 마약 검사를 거부하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다. 강원에서는 ‘정글도’로 이웃을 위협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강원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모 씨(61)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39분경 춘천시 후평동의 한 아파트에서 공용 재떨이를 치웠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70대 여성에게 길이 50cm 정글도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혔다. 이 씨는 약 3년 전 풀을 베기 위한 용도로 정글도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달 말까지 소지 허가를 받은 도검 8만2641정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신 질환이나 성격장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허가를 일정 주기로 갱신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전날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도 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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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도 살인범 “피해자에게 미안한 맘 없다”… 경찰, 도검 긴급 전수조사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30대 남성이 일본도로 주민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이 도검류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피의자 백모 씨(37)는 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 전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이날 경찰청은 이달 말까지 소지 허가를 받은 도검 8만2641정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지 허가 이후 범죄경력이나 가정폭력이 발생했는지 여부와 관할 지역관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검 소지 허가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범죄경력 등이 발견될 경우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에 따라 소지 허가 취소도 검토한다. 경찰은 도검 소지자가 가정폭력을 저질렀거나 기타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정신건강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허가 여부를 심의하겠다고 했다. 총포류처럼 지정 장소에만 도검을 보관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보관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지 허가 심사 기준도 강화한다. 앞으로 도검 소지 허가를 신청하면 관할 경찰서 담당자와 직면 면담한 뒤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담당자가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경찰서에 심의위원회를 열고 논의한다.경찰은 도검 관리 강화를 위한 총포화약법 개정도 추진한다. 신규 허가 시 정신질환, 성격장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제출을 의무화 하고 허가를 일정 주기로 갱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 역시 정신질환자가 도검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신규 소지 심사 시 정신질환 관련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백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법원에 출석하기 전 백 씨는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 없나’라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서 범행을 저질렀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경찰의 마약검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 했다”고 대답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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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서 바카라 검색하면 영상 좌르르”… 10대 ‘도박 팬데믹’ 막을 선제적 제재를[기자의 눈/이상환]

    올해 3월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덮친 ‘온라인 도박 팬데믹(대유행)’의 발단은 한 유튜브 채널이었다. 평범한 고3이었던 최승현(가명·18) 군은 “클릭 몇 번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영상에 혹해 ‘바카라’에 손을 댔다.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수천만 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그는 동급생 7명을 도박의 세계로 끌어들인 이 학교 ‘슈퍼 전파자’가 됐다. 동아일보 사건팀이 3개월간 취재한 도박 청소년 중에는 최 군처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도박에 흥미를 느꼈다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도박 사이트 주소와 이용법 등을 알게 됐다”고 했다. 난립하는 유튜브 도박 영상이 10대 청소년들을 온라인 도박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취재팀이 살펴본 결과 유튜브와 SNS에 ‘바카라’ 등을 검색하면 “하루 수익 400만 원 찍을 수 있다” 등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었다. 10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튜브 채널들 역시 바카라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도박 사이트 홍보팀의 일상을 담은 영상도 있었다. 일부 영상은 도박 사이트 제조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자녀가 유튜브를 보고 도박을 시작했다는 학부모는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도박 관련 영상이 처음부터 자동으로 뜨는데 아이들이 안 보는 게 더 이상할 정도”라고 한탄했다. 이 같은 도박 유튜브 채널들에 대해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적인 영상은 자체적으로 삭제할 수는 있지만, 영상들이 많아 실시간 모니터링과 조치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도박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삭제할 명확한 근거와 기준조차 모호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도박 청소년이 매년 급증하자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도박 사이트 폐쇄, 이용 계좌 동결 등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후 대책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청소년들이 도박을 처음 접하게 되는 콘텐츠를 사전에 막는 것이다. 도박을 소재로 삼는 무분별한 유튜브 영상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없다면 청소년 사이에서 번지는 도박 팬데믹은 막을 수 없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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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 관심 떨어지고, 용돈 자주 요구하면 도박 중독 의심해야”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중독 문제를 막으려면 부모와 교사가 자녀와 학생의 일상 징후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삼욱 진심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아이가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거나 물건을 사달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며 “도박 중독이 심해지면 고리대금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평소와 다르게 멍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면 연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미선 한국도박문제치유원 상담사는 “엄마 가방과 아빠 노트북을 내다 팔거나, 부모가 자는 동안 휴대전화 잠금을 풀어 400만 원가량을 이체해 도박을 한 중학생도 있었다”며 “이상 징후를 빨리 인지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녀를 나무라고 빚을 갚아주는 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최 원장은 “대화를 통해 금전적 피해, 중독 정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도박을 했을 경우 교사와 학부모들 간에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도 유의해야 한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인 인증을 하려고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불법 사채를 쓰는 경우도 있다”며 “법적, 금전적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부모들이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 은행 등 관계 기관의 대책도 필요하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지금은 계좌 동결 절차가 복잡해 사이버도박 업체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개인 계좌 동결과 대포 계좌 단속을 ‘투트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호연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이 도박 의심 계좌를 발견하면 이를 신속히 동결한 뒤 수사, 조사를 통해 검증하는 식으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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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00원이면 도박사이트 개설” SNS 불법 프로그램 10대들 유혹

    중학생 김지환(가명·16) 군은 2022년 12월부터 바카라, 룰렛 등 도박 게임이 가능한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해 회원을 모집했다. 그는 베팅(판돈 걸기)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라인 메신저와도 연결시키고, 돈을 온라인 도박 머니로 바꾸는 환전 채널까지 만들었다. 김 군이 만든 사이트에서 초등학생과 여중생 2명을 포함한 10대 청소년 96명이 도박을 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올해 4월 김 군을 붙잡았다. 10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정도를 넘어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도박 프로그램까지 판매하고 있다. 중학생, 고등학생들은 사이트를 만들 코딩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에는 ‘도박 사이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콘텐츠가 넘친다.● 10대에게도 “도박 사이트 만들어 드려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을 한 결과 1035명이 검거됐다. 이 중 12명은 도박 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도박 사이트 제작법’ 등의 자료가 여럿 올라와 있다. 영상으로 도박 코딩 프로그램 무료 설치 등 상세한 제작 과정을 가르쳐 주는 식이다. 해당 영상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데 덕분에 사이트를 잘 만들었다”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박성호(가명·19) 씨는 “나를 포함해 도박에 빠진 주변 친구들이 도박 자금을 벌려고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다”며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데 건당 1만 원 정도가 들었고 파는 건 5만 원에 팔았다”고 취재팀에 설명했다. 그는 과거 도박에 빠졌다가 손을 씻은 뒤 돈을 벌 길이 막히자 도박 사이트 제작에 손을 댔다고 했다. 10대 청소년이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해도 기꺼이 만들어 주겠다는 업체들도 많았다. SNS에 ‘도박 사이트 제작’이라고 내건 업체 6곳에 취재팀이 문의했더니 이들 모두 나이도 묻지 않은 채 “제작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이 온 한 제작업체는 “100만 원짜리 토토나 카지노 데모(시연) 사이트는 3시간 내로 만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다른 제작업체는 도박 사이트 샘플 9개를 보여주며 “사이트 이름과 원하는 디자인만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가 보내온 샘플은 이미지, 화면 구성 등이 조금씩 달랐지만 ‘카지노’ ‘슬롯’ 등 도박의 종류는 비슷했다. 취재팀과 접촉한 한 제작자는 “더 이상 도박 사이트를 제작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쪽으로 연락해 봐라”며 디스코드 아이디(ID)를 알려줬다. 디스코드는 최근 게임을 하는 청소년 등이 주로 쓰는 온라인 메신저의 일종이다. 디스코드를 통해 연락이 닿은 제작자는 “도박 게임 하나당 50만 원”이라며 “제작 경험이 있어 구현은 확실하다”고 했다. 도박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코딩 프로그램을 8000원에 파는 업자도 있었다. 돈을 보내면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링크나 압축 파일을 보내준다.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텔레그램 등으로 거래… 상반기만 3만4000여 건 도박에 문외한인 동아일보 특별취재팀도 유튜브 몇 개를 참고하자 30분 만에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할 수 있었다. ‘가위바위보’ 등 비교적 단순한 도박 게임을 만들기로 하고, 유튜브에서 가르쳐 준 무료 코딩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원하는 메뉴와 디자인을 설정한 후 ‘돈줘’ ‘도박’ 등 특정 키워드를 넣자 판돈을 걸고 내기에도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온라인 도박 머니 1만 원을 걸고 베팅을 해봤더니 불과 10초도 안 걸려 ‘졌다’ ‘이겼다’ 등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따라 앞서 베팅했던 온라인 머니를 잃거나 더 딸 수 있었다. 이런 도박 사이트들은 주로 텔레그램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과거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팔았던 박모 씨는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채팅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하면 누가 사고팔았는지 정체를 모른다”고 했다. 박 씨는 도박 사이트 판매로 두 달간 200만 원을 벌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판 혐의로 10대 청소년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돼 폐쇄 등 조치가 이뤄진 건수는 3만3956건이다. 2021년 4만1685건, 2022년 5만3177건, 지난해 5만561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하동진 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은 “도박 사이트는 서로 주소만 다르게 하면 몇 초 만에 복사할 수 있을 정도여서 공급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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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친구 데려오면 2만8000원”… 교실에 도박 퍼뜨린 슈퍼전파자

    그것은 겨울방학이 끝난 교문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학생들 사이에 조용히 퍼졌다. 교실에서 옆 교실로, 또 그 옆 교실로. 그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점점 늘었지만, 교사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팬데믹(대유행) 같았다. 올해 3월부터 서울의 A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선 은밀한 유행이 돌았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에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던 것. 이들이 함께 접속한 건 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였다. 시작은 단 한 명이었다. 최승현(가명·18) 군은 방학 동안 바카라를 시작했다. “터치 몇 번, 클릭 몇 번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이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점점 판돈이 커졌다. 종국에는 2400만 원을 쏟아부었다. 궁지에 몰린 최 군은 만회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이 도박 사이트는 친절하게 팁을 안내하고 있었다. ‘신규 회원을 추천해 가입시키면 온라인 머니 2만8000원을 드립니다!’ 이거다. 개학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최 군은 새 학기 바빠졌다.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최 군의 솔깃한 유혹을 친구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최초의 ‘슈퍼 전파자’였다.● 학교 집어삼킨 ‘도박 다단계 유혹’ 이용자가 ‘다단계’처럼 지인들을 꼬드겨 가입시키게 만드는 도박 사이트의 계략은 적중했다. 최 군은 먼저 같은 반 친구 3명을 사이트에 가입시켰다. 그 뒤에는 다른 반 친구 4명도 추가로 가입시켰다. 인당 2만8000원, 7명이니 총 19만6000원의 사이버 머니가 입금됐다. 최 군은 이 돈으로 다시 베팅했다. 최 군이 끌어온 7명의 학생은 다시 다른 학생들을 끌어와 가입시킨 뒤 사이버 머니를 입금받았다. 최 군이 끌어온 신규 회원이 늘어날수록 학교는 점점 ‘도박 왕국’으로 변해 갔고, 학생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이 학교 권준우(가명·18) 군도 그중 한 명이었다. 권 군은 바카라에 손을 댔다가 불과 몇 달 새 560만 원을 잃었다. 그래도 손을 털지 못하고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한 판에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을 썼다. 총 3600만 원을 판돈으로 탕진한 학생도 있었다. “10초면 수십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70만 원을 베팅했다가 잃은 저소득층 학생도 있었다. 4월이 지나자 3학년 총 9개 반 중 5개 반 이상의 학생들이 도박에 빠져 있었다.● 수사로 드러난 ‘도박 왕국’ 학교 실태 “쟤들이 왜 맨날 모여 있지?” 의아하게 여기던 3학년 상담교사가 어느 날 현장을 덮쳤다. 학생들이 손에 쥔 스마트폰 화면에는 도박 게임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학교가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실에서 단체로 도박을 하고 있어요.”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 6명을 학교에 보냈다.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3학년 전체 학생 233명 중 23명이 바카라, 스포츠토토 등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입시가 코앞인 고3 교실마다 도박 중독자가 2, 3명씩 있다는 사실에 학교는 경악했다. 경찰이 적발한 23명에게 도박 중독 평가를 실시한 결과 8명은 중독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1000만 원대의 판돈을 쓴 학생도 있었다. 경찰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도박 중독 상담 치료를 권했으나 “그냥 재미 삼아 한 것뿐일 거예요” “내 아이한테 도박 중독이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냐”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경찰이 소개해 준 도박 치료 상담센터가 “너무 멀다”며 치료를 거절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 센터는 학교에서 지하철로 불과 54분 거리에 있었다. ●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 시급”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으로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올해 1∼5월 사이 217명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184명) 규모를 훌쩍 넘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400∼5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검거된 217명 중 138명(64%)은 비수도권 학생들이었다. 10대는 오프라인 도박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도박을 하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도박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검거 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 30명, 서울 22명, 대구 21명 순이었다. 전남 무안군은 소도시인데도 불구하고 19명이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검거된 10대 도박 사범 471명 중 92명(19.5%)은 재범 이상이었다. 올해 1∼5월 적발된 194명 중에서는 41명(21.1%)이 재범 이상이었다. 하지만 도박 중독 청소년을 감당할 수 있는 치료, 상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총 45개 시군에서 청소년 도박 사범이 검거됐는데, 이 중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산하 상담센터가 있는 곳은 11곳(2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도박 문제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일부 학생이 일탈 성격으로 사이버 도박을 했다면, 지금은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도박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증거”라며 “체계적인 도박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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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사이버머니 1만원권 도박자금 빌린게 시작… 한달뒤 500만원 빚으로

    온라인 도박에 빠져 빚까지 지게 된 10대 중학생,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은 빚 독촉과 폭력, 협박을 피해 학교를 옮기고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등 일상이 무너졌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최승민(가명·17) 군은 지난해 6월 친구를 따라 카드 게임형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우연히 손댔다. 최 군은 실력이 좋지 못해 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고 돈을 잃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김모 군(17)에게 “벌써 50만 원이나 잃었다”고 토로했다. 김 군은 다른 도박 사이트를 알려주며 “‘내가 돈을 빌려줄 테니 여기서 해봐라. 쉽게 딸 수 있다”고 제안했다. 솔깃한 제안에 최 군은 김 군에게 도박 자금을 빌렸다. 처음 빌린 것은 실제 돈이 아니라 도박 사이트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머니 ‘1만 원’권이었다. 일종의 가상화폐 같은 것. 이후 최 군은 계속 돈을 잃었고 그때마다 김 군은 계속 돈을 빌려줬다. 빌리는 돈이 3만 원, 5만 원, 10만 원씩 점차 불어나 한 번에 200만 원까지 빌리기도 했다. 한 달 뒤 도박 빚은 총 500만 원 이상으로 불어 있었다. 갚아야 할 금액이 커지자 최 군은 두려운 마음에 김 군에게 “이젠 돈을 빌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군은 “그러면 지금까지 빌려간 돈을 내놔라”라며 화를 내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교실로 찾아와 주먹을 휘둘렀다. 현금이 4만 원밖에 없던 최 군은 이를 김 군에게 준 뒤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 군은 심지어 최 군의 부모도 협박했다. 5월에는 김 군이 최 군의 부모에게 “제 돈 받아내기 위해 뭔 짓이든 하겠다. 웃으면서 기다려주는 것도 이번까지다”라는 협박 문자를 보냈다. 최 군의 아버지는 김 군에게 20만 원을 줬다. 계속되는 협박과 독촉에 견디다 못한 최 군은 5월에 경남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지만 ‘도박에 빠졌던 애라더라’는 소문이 나버려 결국 자퇴했다. 최 군은 지난달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섭고 후회된다”며 “최근까지도 김 군의 협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 군과 관련해 현재 내사 중이다. 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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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16세 도박 총판’이었다”… 검은 돈의 악마가 된 청소년들

    “나는 ‘16세 도박 총판’이었다”… 검은 돈의 악마가 된 청소년들《10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빠지고 있다. 즐기는 정도를 넘어 도박 조직 ‘총판’으로 일하고 불법 사채까지 손댄다. 동아일보 사건팀은 3개월간 도박 청소년 37명을 취재했다. ‘온라인 도박, 교문을 넘다’ 3부작의 첫 번째는 10대에 ‘도박왕’이 된 김동현(가명·22)과 박성호(가명·19)의 이야기다.》“당신 아들 도박 빚, 학교에 알려줄까?” 동현(2019년 당시 17세)은 수화기 너머 40대 여성에게 쏘아붙였다. 오늘은 꼭 받아내야겠다. “아드님이 도박한다면서 나한테 돈을 빌렸다고요. 우리 학생부장이 알면 안 좋아할 텐데. 어머니가 갚으셔야죠.” 동현은 안다. 아주머니는 떨고 있다. 당신의 고등학생 자녀가 도박 빚이 있고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들은 사색이 됐다. 판검사들도 똑같았다. 동현도 같은 10대였고 부모의 자식 사랑을 잘 알았다. 달랐던 것은 동현은 이미 ‘도박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화를 받은 여성의 아들은 동현의 같은 반 친구였다. 친구는 동현이 권한 온라인 도박 ‘바카라’에 빠져 500만 원을 빌렸고 이자가 붙어 3000만 원으로 불어 있었다. 도박 자금이 필요한 아이들은 동현을 찾아왔다. “이자는 하루 10%, 이틀 20%, 사흘 30%.” 살인적인 이자율에도 세상 물정 모르는 고등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돈을 빌렸다. 도박 빚을 안 갚으면 동현은 그들의 부모에게 전화했다. 이날 통화가 끝난 뒤 동현의 휴대전화에는 ‘3000만 원이 입금됐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사이 카카오톡 메시지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나 10만 원만 빌려줘.” “다음 주에 갚을게.” 중3이 될 때까지만 해도 동현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그는 대구 일대 중학교, 고등학교를 도박으로 주름잡고 있었다. “당신 아들 도박빚, 학교에 알릴까” 친구 엄마에게도 전화했다‘16세 도박 총판’ 김동현 씨1만원 무료 사이버머니가 늪의 시작학교 친구들 온라인 도박 가입 유혹‘하루 10%’ 고리로 도박자금 빌려줘동현이 도박에 발을 들인 건 2017년 중3(당시 15세) 때였다. 하루 종일 접속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는 “돈 벌 수 있다”는 도박 광고 콘텐츠가 넘쳤다. 몇몇 친구는 “바카라로 10만 원 땄다”고 자랑했다. “나도 만 원만 넣어볼까.”그게 시작이었다. 친구가 알려준 온라인 도박 ‘바카라’ 사이트에 가입했다. 신규 회원이라며 무료로 ‘1만 원’ 사이버 머니가 지급됐다. 동현의 실력이 제법 좋았는지 며칠 새 사이버 머니 지갑에는 200만 원이 쌓였다. 돈의 맛은 황홀했다. 그날부터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동현은 구석에서 친구들과 휴대전화를 쥐고 도박을 했다. 판돈은 수백만 원으로 커졌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는 ‘베터(bettor·도박 고객)’에 불과했다.● 도박 고객에서 홍보 총판으로2018년(당시 16세). 동현이 고1에 올라가자 ‘잘나가는 형들’이 다가왔다. “꼬맹아.” 이미 온라인 도박에 깊게 손댔던 형들은 동현에게 사이트 홍보를 담당하는 ‘총판’ 자리를 제안했다. “수입이 꽤 쏠쏠할 거야.” 그들은 젊은 나이에 BMW를 몰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는 건가. 망설임 없이 ‘총판’ 직함을 달았다.동현이 처음 잠재적 고객으로 겨눈 건 같은 학교 친구들이었다. “한 판이 10초면 돼.”, “너도 돈 벌 수 있어.” 동현의 유혹에 친구들이 사이트에 가입해 돈을 쓰면 동현은 판돈의 1%를 수수료로 챙겼다. 친구들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탕진했다. 그사이 동현의 돈벌이는 점점 늘었다. 다른 학교 총판을 관리하는 ‘총판들의 총책’이 됐다. 아래 총판들이 신규 회원을 물어오면 동현은 한 사람당 100만 원을 인센티브로 챙겨줬다.● 불법 사채를 시작하다동현은 고1 가을쯤 새 사업에 눈을 떴다. 친구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고리(高利)의 이자를 받았다. 불법 사채. 그전까지 벌어온 돈이 ‘종잣돈’이 됐다. ‘하루 이자 10%’라는 말도 안 되는 이자율에도 고등학생들은 해맑게 돈을 빌려갔다. 영악한 동현은 그때마다 친구들 얼굴 사진, 학생증 사본, 부모들 연락처를 받아뒀다. 돈을 갚지 않으면 ‘도박 빚 안 갚은 놈’이라고 낙인찍어 얼굴 사진을 온라인 여기저기 뿌렸다. 부모에게 전화해 빚 독촉도 했다. 그래도 못 갚을 땐 수족으로 부렸다. 추심팀. 즉, 다른 학생들의 빚을 받아오라고 시켰다. 일을 잘해오면 받은 돈에서 얼마를 떼어줬고 그럴수록 추심팀원들은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빚을 받아왔다.“돌이켜보면 그때쯤부터 죄의식이란 게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내 손으로 험한 일 안 해도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동현이 뿌린 도박의 씨앗은 착실히 학교에 뿌리내렸다.● 갑자기 온 몰락… 남은 건 빚 1억몰락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2019년 고2에 올라갈 무렵 동현은 대구의 한 상가에 홀덤펍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차렸다. 동현보다 나이가 많은 20대 대학생 누나들을 면접 봐 딜러로 고용했다. ‘어른의 세계’에 진출한 듯했다. 하지만 어느 날 동네 건달 무리가 찾아왔다. “너 누구 허락 받고 장사하냐.” 그들은 다 때려 부쉈다. 6개월 만에 도박장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번 돈은 모두 잃었다. 만회하려고 손을 댄 도박으로 1억 원이 넘는 빚까지 졌다.동현과 함께 도박을 하던 무리 중 한 명은 작년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현재 스물두 살 동현은 도박 중독 치료를 받으며 지낸다. 요즘도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좋은 건이 있는데, 같이 해볼래?”도박 사이트 만들어 파는 박성호 씨중 3때 도박 총판 月 2000만원 벌어아버지에 들킨 뒤 도박사이트 제작과거로 돌아가도 또 도박할 것 같아눈을 뜨니 숙취 탓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요즘 성호(가명·19)의 일상은 매일 잠, 일, 친구, 술, 잠의 반복이다. 주섬주섬 차키를 챙겨 집을 나섰다. 잠시 학교 앞을 지날 때 운동장에 친구들 모습이 보였다. 체육 시간인가 보네. ● “너도 해볼래?” 3년 전인 2021년. 평범한 중3 학생이었던 성호(당시 16세)에게 “너도 해볼래?” 물으며 다가온 것은 동네 고등학생 형들이었다. “뭔데요?” “그냥 게임. 돈 버는 게임.” 성호가 온라인 도박에 흥미를 보이자 형들은 얼마 뒤 다른 제안을 했다. “적당히 기프티콘 뿌리면서 회원들 관리만 해. 돈이 쏟아질 거야.”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회원 관리’를 해보겠냐는 권유였다. 해보지 뭐. 딱히 다른 일도 없는데. 성호는 도박 사이트 ‘총판’이 됐다. 신규 회원을 끌어와 가입시키고 유지, 관리하는 게 일이었다. 끌어온 친구들이 도박을 하는 걸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돈을 잃어 도박을 그만두려는 친구들에게는 “한 번만 더 해봐” 기프티콘을 뿌리며 판을 못 떠나게 붙잡았다. 성호가 친구들을 회원으로 끌어올 때마다 형들은 인센티브를 줬다. 말 그대로 다단계였다. ● 늪에 빠져든 친구들 성호가 학교를 돌며 “너도 해봐”, “내가 챙겨줄게” 하며 친구들을 끌어모을 때마다 학생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온라인 도박에 빠지는 이들이 늘어갔다. 학교를 마치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찾아갔다. 그러는 동안 성호의 은행 계좌에 어느 날에는 600만 원, 어느 날에는 4800만 원씩 거금이 입금됐다. 성호는 회상한다. “그때 매달 평균치로 치면 한 2000만 원씩 벌었던 것 같아요. 총 2억에서 3억 원 정도 되려나. 중학생이 만진 돈이라는 게 상상이 되세요?” 당시 성호의 주변에는 총판 일을 하는 친구들이 열댓 명 있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로 번 돈을 ‘저금할 수 없는 돈’이라고 불렀다. 은행 계좌에 넣어두면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잘 몰랐던 성호는 번 돈을 계좌에 넣어놨다가 2021년 12월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 정지됐다. 6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은행에 직접 가야 묶인 계좌를 풀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의심을 사고 결국에는 경찰로 가게 될 텐데. 6000만 원 그냥 잊자. 성호는 그 대신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에 ‘대포통장을 구한다’는 광고를 올려 300만 원씩 주고 통장을 사들였다. 그렇게 불린 통장만 수십 개.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명품 매장에 뛰어갔다. 시계도 사고 옷, 모자, 신발……. 교복 차림의 친구들과는 다른 계급이 된 것만 같았다.● 도박을 못 하면 도박 사이트를 만들자 꼬리가 길면 밟힌다. 성호가 고2이던 지난해 아버지가 알았다. 휴대전화 단도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가족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성호의 휴대전화에 ‘650만 원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날아들었고 아버지가 이를 봤다. 장난기 많던 아버지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딱 한마디 말했다. “그 일, 그만둬라.” 화수분처럼 벌던 돈이 끊기자 성호는 금단 현상을 겪듯 안절부절못했다. 돈을 벌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 올해 고3에 올라간 성호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서 파는 새 일을 시작했다. 건당 1만 원 정도 들이면 만들고, 파는 건 5만 원씩. 제법 잘돼서 벌이가 쏠쏠하다.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아무 문제가 없잖아. 내가 뭐 징역을 간 것도 아니고. 난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아마 도박을 할 것 같아요.” 성호는 올해 5월 학교를 자퇴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팀원: 이수연 손준영 이채완 서지원 사회부 기자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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