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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의 합작사 모셔널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HMGICS는 지난달부터 모셔널의 로보택시 사업에 활용될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모셔널은 2018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HMGICS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최초의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레벨 4(특정구간 운전자 없이 운행) 자율주행 차량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3월 완전자율주행차에 맞춰 FMVSS를 개정한 최종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정홍범 HMGICS 법인장은 “아이오닉5 로보택시 양산을 시작으로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HMGICS는 난양이공대(NTU)와 싱가포르통상산업부 기술개발연구소(에이스타)와 대학·정부·기업 합작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연구소에선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싱가포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함정 사업도 이제는 ‘국내 리그’만 목숨 걸 게 아닙니다. 한국도 충분한 역량이 되는 만큼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20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기자회견장. 이 회사 특수선사업부의 최태복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함정 건조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회사의 ‘양강 체제’다. 이들은 국내 해군 함정 수주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쳐 왔다. 최 이사는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해외 수출을 앞세워 특수선 분야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상선 분야 조선 세계 1위지만 특수선 분야는 10위권 밖으로 평가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시험 평가 중인 국내 최고 이지스함 ‘정조대왕함’(8200t급)에 도입된 첨단 기술을 앞세워 함정 건조 경쟁력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길이가 170m에 달하는 정조대왕함은 HD현대중공업이 2019년 수주해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다. 시험 운항을 거쳐 내년 말 해군에 공식 인도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은 탄도미사일 탐지, 추적, 요격이 모두 가능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 자율주행으로 변화하는 모빌리티 혁신도 함정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조대왕함은 가스터빈 4대와 전기추진체계 2대가 들어간 ‘하이브리드’형 함정이다. 기존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은 가스터빈 4대로만 움직였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연료가 절감되고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전 이지스함과 비교해 중후한 세단처럼 승차감이 좋아져 승조원들의 만족감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모드를 활용하면 좌표로 찍은 목적지를 향해 함정이 자동 항해한다. 덕분에 조타실 인력은 기존 이지스함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흩어져 관리하던 콘솔(조종 장치)도 한곳에 통합했다. 무인자동화 덕분에 세종대왕함보다 탑승 인원은 40∼60명가량 적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리튬전지를 이용한 잠수함용 전원 공급체계도 개발했다. 리튬전지는 에너지 저장량이 뛰어나 잠수함이 물에 머무는 시간이 1.5배 이상 늘어난다. HD현대중공업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필리핀에서 함정 10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22일에는 울산 조선소에서 필리핀 초계함 1번함(3200t급)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미 2020년, 2021년 필리핀 해군에 호위함 2척을 인도한 바 있다. 필리핀 인력을 건조 현장에 투입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에도 협력하며 ‘윈윈 모델’을 만들었다.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시아 외에도 중동, 남미, 유럽 등으로 수출 노선 확대 전략을 구상 중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특수선은 전체 HD현대중공업 매출에서 8, 9분의 1 수준으로 아직은 미미하다”며 “세계 1등 조선소인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수선 해외 매출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고 밝혔다.울산=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16일 방문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싱가포르글로벌혁신센터(HMGICS)는 고객이 자동차 생산 과정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주문한 뒤 센터를 찾아 생산 과정을 눈으로 보고 시승, 인도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층의 차량 생산 공장에는 고객들이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고 자동차 조립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로봇들이 차량을 만드는 모습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620m 길이의 스카이트랙이 보였다. 직원과 전기차 아이오닉5에 함께 탑승해 굴곡진 코스를 오가며 차량 성능을 직접 테스트했다. 코너링 코스 최대 기울기는 33.5도. 마치 놀이공원의 청룡열차를 타는 듯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도시가 작아 마음껏 시승을 즐기기 어려워 옥상에 트랙을 마련했다”며 “고객 시승뿐 아니라 생산 차량 테스트도 이곳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HMGICS의 다양한 고객경험 공간은 싱가포르에서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차를 타고 싱가포르를 하루 종일 다녔지만 택시를 제외하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자주 발견하긴 어려웠다. 지난해 싱가포르 차량 등록대수는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총 5만8981대다. 도요타(14만5434대), 혼다(10만8529대), 메르세데스벤츠(7만2391대)에 이어 네 번째다. 전체 차량 10대 가운데 1대(9%) 수준이다. HMGICS 현지 직원 숀 림 씨는 “기존에 싱가포르 사람들은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라는 것만 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HMGICS에 대해 이야기하니 주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싱가포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 주롱혁신단지에 문을 연 ‘싱가포르글로벌혁신센터(HMGICS)’ 3층 자동차 생산 공장. ‘셀(Cell)’이라 불리는 작은 방처럼 생긴 타원형 공간 10여 개가 배치돼 있었다. 셀마다 작업자 한 명이 로봇 개 ‘스폿’과 함께 일하는 중이었다. 흔히 자동차 공장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컨베이어 벨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셀 안의 작업자는 영화 ‘아이언맨’에서처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상체에 둘렀다. 8시간 동안 고개를 들고 차량 하부를 쳐다보는 작업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특수 장치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스폿은 작업자를 졸졸 따라다녔다. 작업한 부분을 스폿이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실시간 검사를 한다. 셀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정확도 ‘99.3%’란 판독 숫자가 떴다. ● 현대차 공장 미래가 한눈에 HMGICS는 앞으로 전 세계 현대차그룹 자동차 생산 공장에 적용될 시설을 한발 앞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실험실’이다.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고객서비스까지 동시에 이뤄진다. 전동화, 자율주행,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모빌리티 유형이 다양화되며 이를 반영할 새로운 생산 방식의 ‘테스트베드(시험시설)’를 담당한다. 자동차 산업은 100여 년 전 ‘컨베이어 벨트(포디즘)’ 방식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정 차량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셀 방식은 정반대다. 각기 다른 고객의 주문에 맞춰 셀마다 다른 부품으로 다른 차량을 만든다. 유연하게 생산 방식을 바꿀 수 있어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 정홍범 HMGICS 법인장은 “기존 공장은 대형 식당에서 같은 라면을 대량으로 만든다면 셀 방식은 각자 원하는 수제 라면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HMGICS는 2020년 착공한 축구장 6개 규모, 지상 7층 높이의 건물이다. 큰 공간이지만 근무 중인 직원들을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생산 공정이 로봇과 AI를 통한 자동화에 기반해서다. 직원은 총 280명에 불과한데, 이 중 절반가량은 연구 인력이다. 각 셀에서 조립한 차체를 옮길 때는 자율주행로봇(AMR)이 셀과 셀 사이를 오갔다. 4층 커맨드센터에서는 공장 전체를 디지털 공간에 옮겨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문제점을 찾아냈다. 현대차는 향후 HMGICS의 모든 공정의 문제 해결과 분석을 100%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공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다양한 실험을 거쳐 향후 현대차의 다른 글로벌 공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 중이다. 연간 3만 대 생산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기호를 반영한 PBV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도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 등 신공장에도 단계적으로 HMGICS의 신기술을 도입한다.● 7억 동남아 공략 시너지 효과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HMGICS를 지은 것은 이곳의 문화지리적 특성과 관계가 깊다. 싱가포르는 인구 600만 명에 국가의 끝과 끝이 차량으로 30분이면 다다르는 작은 나라다. 정 법인장은 “작은 도시다 보니 어떤 모빌리티를 어떻게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할지 고객 피드백을 발 빠르게 받아 테스트할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가 혁신 수용성이 높은 국가인 데다 정부 지원이 탄탄한 점도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싱가포르 정부는 204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 중이다. 수많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어 다양한 협업을 시도할 수도 있다. 혁신을 선도하는 싱가포르를 공략해 7억 명 규모 동남아 시장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시장을 확대해온 것과 비슷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미국 시장에 현대차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성과가 있다”며 “정의선 회장(사진)은 동남아 시장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며 또 다른 신시장을 개척해 본인만의 색깔을 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21일 열린 HMGICS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공통의 혁신 DNA를 갖고 있다”며 “HMGICS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싱가포르=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가 전국 어디서나 편리하게 전기차 정비를 받을 수 있는 작업장을 1000곳 이상으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전국 1000곳 이상의 블루핸즈에서 전기차 정비가 가능하도록 정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 보유 고객의 수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부터 전기차 정비 거점 확대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까지 전국 1200여 블루핸즈 가운데 514곳 이상에서 전기차 정비가 가능했다.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는 1000곳 이상에서 정비가 가능해졌다. 전기차 정비가 가능하려면 전용 정비 작업장이 구축돼야 한다. 엔지니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절연복 등 안전 장비 5종 세트와 특수 공구도 완비하고 있다. 또 지난해 도입된 현대차의 독자적인 전기차 정비 기술 인증제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수료한 엔지니어가 최소 1명 이상 배치된다. 현대차는 전국 권역별 주요 대학과 연계해 블루핸즈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고전압 배터리 및 충전 시스템, 고장 진단 등이 포함된 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장 빠른 전기차인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를 타기 전 다소 긴장됐던 게 사실이다. 평소 전기차 택시를 탈 때 가속 구간에서 차가 튀어나가는 듯할 때 찾아오던 울렁거림이 기억나서다. 그런데 AMG EQE는 달랐다. 서울 강서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를 3시간가량 주행한 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이 3.5초로 매우 짧은데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빠른 가속도에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 데는 AMG 전용 전기 모터가 한몫했다. 최고 출력은 460kW(킬로와트)에 최대 토크는 950Nm(96.9kg·m)으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전기 모터에는 AMG 퍼포먼스 4매틱+ 가변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돼 주행 상황에 맞게 토크를 배분해준다.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더욱 빠르게 반응하는 장점이 있다. AMG EQE의 장점은 실내에서 특히 빛났다. 전기차답게 실내에는 화려한 전자 장비들로 승부를 보겠다는 벤츠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거대한 화면이 가장 눈에 띄었다. ‘MBUX 하이퍼스크린’으로 불린다. 조수석 탑승자도 바로 앞 화면을 이용해 지도를 볼 수 있고, 음악을 고를 수 있어 편리했다. 증강현실(AR)이 결합된 내비게이션은 실제 운행에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좌회전을 하기 전 내비게이션에 실제 도로 화면이 보이고 그 위로 화살표가 길 위에 표시된다. 평소 서울의 복잡한 도로에서는 내비게이션을 보고도 길을 잘못 드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신호등 바로 아래 정차했을 때 실제 화면을 통해 신호가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유용했다. 운전석 유리창 헤드업디스플레이도 상세하게 길을 안내했다. 덕분에 굳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차량과 연동할 필요가 없었다. 버튼의 부드러운 터치감, 선명한 음향, 화려한 조명은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야간 운행 시에는 MBUX 하이퍼스크린과 앰비언트라이트가 어우러지며 마치 제트기 조종석에 탄 것처럼 느껴졌다.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뒷열에 앉은 탑승자도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외관 디자인은 활 모양 같은 라인을 적용했다. 차량 전면부에는 크롬 재질의 수직 방향 스트럿바와 함께 AMG 전용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했다. 공기 역학 효율도 신경을 썼다. 양쪽 범퍼 좌우에 구멍을 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 ‘에어 커튼’을 달았다. 5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AMG EQE에는 초경량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 용량은 90.56kWh(킬로와트시)로 최신 리튬 이온 기술이 사용됐다. 1회 충전 시 354km(국내 인증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권장 소비자 가격(부가세 포함)은 1억4380만 원.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빠른 속도에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로선 고민을 해볼 법하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전자 장비 신기술이 가득한 점도 AMG EQE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주요 소재인 ‘피치’가 국내에서 생산된다. 포스코퓨처엠과 OCI의 합작사인 피앤오케미칼은 13일 충남 공주에서 국내 첫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 약 300만 대 배터리에 사용하는 고연화점 피치를 연간 1만5000t 생산하게 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피앤오케미칼에서 생산하는 피치는 일반 피치보다 고온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석유계 고연화점 제품”이라며 “음극재에 코팅하면 배터리 팽창을 줄이고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석유계 고연화점 피치는 독일, 중국 등에서 전량 수입됐다. 양사는 반도체 식각용 과산화수소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했다. 준공식에는 포스코퓨처엠 김준형 사장, OCI 김유신 사장, 피앤오케미칼 김종국 사장, 최원철 공주시장 등이 참석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가장 빠른 차량인 ‘아이오닉5N’(사진)을 카셰어링(차량공유) 업체 쏘카에 판매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웬만한 슈퍼카보다 속도가 빨라 자차가 아닌 경우 난폭 또는 비숙련 운전 등으로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을 쏘카에 공급하려던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현대차 경영진은 아이오닉5N이 공유 차량으로 나오면 빠른 속도로 과속 위험이 크고 사고 시 전기차 화재까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9월 출시한 아이오닉5N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제로백’이 3.4초에 불과하다. 2억 원에 육박하는 슈퍼카인 포르셰 ‘타이칸GTS’(3.7초)보다 짧다. 아이오닉5N은 최고 출력 650마력에 최고 시속은 260km에 이른다. 한국의 양산 차량 중 가장 빠르다. 현대차가 쏘카와 아이오닉5N 협업을 취소한 배경은 또 다른 현대차의 고성능 차량 아반떼N의 난폭 운전이 논란이 되면서다. 지난달 현대차는 처음으로 더 뉴 아반떼N 100대를 쏘카에 공급했다. 하지만 속도를 즐기는 일부 아반떼N 운전자들에 대한 도로 위 우려가 연이어 제기됐다. 실제 지난달 아반떼N의 전손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반떼N 공유차량이 보이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쏘카는 아반떼N의 사고 위험이 높아지자 사고 예방 조치들을 마련했다. 운전 가능 연령을 만 26세에서 만 30세 이상으로 높이고 운전 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시속 200km를 넘기면 운전자가 서비스를 영구히 이용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비대면 차량공유 서비스에 고성능 차량을 공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필수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제트기를 타는 느낌의 고성능 차량을 대여하는 이유는 빠르게 밟아 속도를 체험하는 목적이 커 사고 위험이 높다”며 “또 비대면 대여 방식은 미성년자나 비숙련 운전자의 탑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HD현대가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HD현대DAY’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HD현대DAY는 핵심 사업 분야 임원과 인사 담당자가 출신 대학을 방문해 기업 비전과 문화를 알리는 ‘찾아가는 채용 박람회’다. 행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계열사별로 마련한 부스에서 취업 상담을 할 수 있다. 행사는 13일 충남대(대전 유성구 충남대 인재개발원), 14일 전남대(광주 북구 전남대 공대)에서 잇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앞서 5월에도 HD현대는 고려대, 연세대를 시작으로 성균관대, 중앙대, 인하대, 경북대, 부산대, UNIST, 한양대 등 전국 각지의 대학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HD현대 관계자는 “향후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지역의 우수 인재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친환경 특허가 늘어날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12일 IMF에 따르면 친환경 특허 출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면 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1.7% 증가 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결과로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4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도 전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는 가운데 친환경 혁신이 환경 보호뿐 아니라 경제 성장까지 촉진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F에 따르면 친환경 혁신의 초기 단계 경제적 효과는 관련 투자가 증가하며 나타난다. 하지만 이후에는 저렴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을 통해 경제 전반으로 혜택이 확대된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 위기가 줄어드는 점도 친환경 혁신의 큰 혜택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친환경 혁신을 장려하는 효과적 정책으로 배출권 거래제도, 재생에너지 관련 관세 인하, 연구 보조금 장려 등을 예로 들었다. 또 기후 혁신을 장려하는 한 국가의 정책을 다른 국가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IMF는 “국가들이 합심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때 저탄소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이런 기술 혁신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 변압기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나갑니다. 옆에 철심을 쌓고 있는 변압기는 영국 내셔널그리드로 가고요. 공장 앞쪽에 있는 변압기들은 캐나다와 미국으로 수출되죠.” 7일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의 500kV(킬로볼트) 변압기 생산 공장에서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상무가 공장을 가득 채운 10여 대 변압기가 판매되는 국가를 하나씩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변압기의 85%는 해외로 수출된다. 양 상무는 “지금 주문 물량이 너무 많아 설비 추가 확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발전 투자가 늘며 변압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신재생 수요가 확대될수록 발전 단지와 전력 소비자 간 전력망 연결 기기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압기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도 스마트 공장 전환 등 선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주 물량이 늘어나자 울산 스마트공장은 생산 효율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마치 ‘인형 뽑기’를 하듯 0.2mm의 얇은 전기강판을 들어 올려 한 장씩 쌓는 로봇팔이 특히 눈에 띄었다. ‘철심자동적층설비’로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 공장에 적용했다. 과거에는 4∼6명의 인력이 수작업으로 강판을 하나씩 쌓아 올려야 했는데 현재는 1, 2명의 검사 인력만 있으면 된다. 직접 쌓는 작업은 로봇이 도맡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2년간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과 사우디에서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법안 통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에 변압기 시장에서 핵심 국가로 꼽힌다. 미국 변압기 75% 이상이 25년 이상 노후화된 점도 변압기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내년까지 미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9월에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678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산에 비해 품질과 납품기일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월까지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수주 잔액은 2조9440억 원으로 2017년(7280억 원)의 4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전력기기 업황이 좋아 향후 3∼4년 물량까지 확보했다. 심지어 2033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제안하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울산=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르노코리아가 국내 누적 투자액 5조 원을 바탕으로 차량 총 370만 대를 생산했다며 국내 투자 성과를 공개했다. 8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사진)은 전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3’에 참가해 “르노코리아의 23년간 누적 투자액은 5조 원”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누적 생산 370만 대를 달성해 지속적으로 해외 수출에 기여해 왔다”고 발표했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산업과 인적 자원이 외국인 투자의 근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투자 성과와 더불어 미래 모빌리티 계획도 내놨다. 드블레즈 사장은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자동차회사’가 회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라며 “커넥티드, 인포테인먼트, 공유 모빌리티, 전동화를 중심으로 미래차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차량 내 주문과 결제, 상품 수령이 가능한 ‘인카페이먼트’, 실시간 정비예약 서비스 ‘패스트트랙 예약’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내년부터는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과 친환경 전동화 차량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포스코1%나눔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포스코그룹은 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최정우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1%나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비영리 공익 법인으로 2013년 11월 12일 정부 승인을 받아 설립됐다. 시작은 포스코그룹 임원과 부장 이상 직책자가 급여의 1%를 기부하면서부터다. 2013년 2월부터는 직원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추진력을 얻게 됐고 재단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협력사들로도 1% 나눔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 재단의 연간 기부금은 현재 100억 원 이상이다. 10년간 누적 기부금은 898억 원이다. 기부자가 3만5000명, 수혜 인원은 30만3844명에 이른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가 재택근무를 공식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빠르게 확산한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른 대기업들 중에서도 3곳 중 2곳이 재택근무 활용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재택근무 폐기 공식 검토 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팬데믹으로 장려됐던 재택근무를 공식 폐기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최종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위기가 감소하며 재택근무 비중을 점차 줄였고, 현재는 업무 특성에 따라 조직별로 재량껏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현대차가 재택근무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은 재택근무가 기업 생산성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택근무는 대면근무 업무 효율성의 70%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최근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렵고 매출액이 정체되니 직원들이 출근해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길 바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다만 재택근무 중단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장 선거가 이달 20일 시작되기 때문이다. 열흘간의 선거운동을 거친 뒤 노조는 이달 30일과 다음 달 5일 1, 2차 투표를 통해 지부장을 최종 선출한다. 사측에서는 재택근무 폐지를 발표할 경우 이에 반발한 표심이 ‘강성 노조’로 쏠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 시행 비중 92%→58% 대기업들의 재택근무 시행 비중은 이미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매출액 기준 50대 기업의 58.1%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2021년, 2022년에 이 비중은 각각 91.5%, 72.7%였다. 매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5%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전보다 제한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은 25.8%였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확대될 것으로 본 응답자는 9.7%에 그쳤다. 경총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대부분 해소되면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앞으로 재택근무 확산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택근무를 줄이는 과정에서 기업과 근로자 간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총에 따르면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축소·중단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절반이 반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가 거의 없었다는 응답이 50.0%였지만 일정 부분 반대(36.7%)와 강한 반대(10.0%)가 총 46.7%에 달했다. 5년 차 대기업 직원 A 씨는 “보고서를 기획하는 업무를 할 때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재택근무가 훨씬 성과가 좋았다”며 “담당 업무에 따라서는 재택근무가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북 포항시 포스코퓨처엠 인조 흑연 공장은 안팎이 모두 분주하다. 공장 건물 안쪽에선 연간생산 8000t 규모로 준공된 공장을 조기 가동하려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밖에서는 이 공장 바로 옆에서 연산 1만 t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인조 흑연 생산공장 가동과 증설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중 갈등’과 맞물려 있다. 중국이 12월부터 고순도 천연 흑연 등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자 정부와 포스코퓨처엠은 그 대책으로 포항 공장 조기 가동에 힘을 모은 것이다. 흑연 수급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일 “포항 인조 흑연 공장은 내년 상반기(1∼6월) 양산 예정인데, 조금이라도 가동을 앞당기려 애쓰는 중”이라고 했다.● 해외에선 자원 확보, 국내선 소재 국산화글로벌 시장에서 강화되는 ‘프렌드쇼어링’도 주요한 배경 중 하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에서 인조 흑연을 생산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대상이 된다. 프렌드쇼어링이란 우호국이나 동맹국에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말한다.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등의 생산에서 노골적으로 중국을 배제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맞서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 이런 국제 정세에 따라 동맹국에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원자재 수입 노선을 동맹국으로 바꾸는 등의 행태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공급망 다양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마다가스카르와 탄자니아에서 흑연(포스코인터내셔널), 아르헨티나에서 리튬(포스코홀딩스)을 확보했다. STX는 인도네시아서 니켈 광산 지분 20%를 인수한 데 이어 모잠비크에서도 흑연 판매권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각각 캐나다, 칠레 등지에서 직접 리튬 구매계약을 맺는 등 공급망 안정화는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사례처럼 국산화 역시 프렌드쇼어링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화유코발트, 거린메이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에 합작 공장을 세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양극재 수출은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02% 증가한 13억3300만 달러(약 1조7800억 원), 올해 1∼8월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19억96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미국의 양극재 수입국 중 한국은 2021년 5위에서 지난해 2위로, 올해는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반면 중국은 각각 2위, 4위, 5위로 하락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앞으로 중국이 미국 견제용으로 ‘자원 무기화’ 카드를 자주 꺼내들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프렌드쇼어링은 기업 혼자 할 수 없기에 정부와 힘을 합쳐 원료 추가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방 국가에 상대국 기업 진출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는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에 16억 달러(약 2조1400억 원) 규모의 세포 배양 제조시설 설립을 발표했다. 일본 외무성의 ‘해외 진출 일본계 기업 거점 수 조사’ 등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거점 수는 2017년 3만2349개에서 2021년 3만1047개로 4% 줄었다. 반대로 미국(8606개→8874개), 태국(3925개→5856개), 인도네시아(1911개→2306개) 등 다른 국가로 진출한 일본 기업 수는 크게 늘었다. 대만 팹리스 기업 미디어텍이 미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는 등 미국-대만 간 ‘반도체 동맹’도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내에서도 프렌드쇼어링 전략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미 국민의 69%가 프렌드쇼어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9%에 불과했다. 미국은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업이 공급망 주요 단계를 중국이 아닌 대만, 인도, 베트남 등으로 이전했다. 스페인(76%), 이탈리아(71%), 독일(69%), 프랑스(59%) 등에서도 프렌드쇼어링에 대한 찬성이 절반을 넘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친밀도 하락과 대중, 대러 수입 제품의 비호감도가 커진 점이 이유로 분석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필수 상품이나 재료 원료를 전체적으로 조사해 공급망별 위험도를 주기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정부가 대체 가능 원료를 지닌 나라와 원조나 문화 교류 등을 제안하면서 물밑 교섭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동박원료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하이엔드 동박 생산을 위한 원료를 2033년까지 10년간 60만 t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대 매출은 약 6조 원으로 예상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편 막으로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3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0조 원으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80여 개사와 구리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동박원료 공급에 있어 국내 최대 공급사이기도 하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국내 자동차 업계가 ‘중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을 확대하면서 중국산 배터리 수입도 비례해 늘고 있다. 1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3분기(7∼9월)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은 누적 기준 약 49억7000만 달러(약 6조7500억 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 늘어난 수치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한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액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96.4%에 달한다. 이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급형 차량을 중심으로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의 니로 EV·레이가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도 토레스 EVX에 중국 업체 비야디의 LFP 배터리를 넣어 차량 가격을 3000만 원대로 낮춰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 캐스퍼도 내년 LFP 배터리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두산그룹이 본격적인 5세 경영을 시작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장남인 박상수 수석은 지난달 ㈜두산 지주부문 CSO 신사업전략팀에 입사했다. 1994년생인 박 수석은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부터 올 초까지 한국투자증권 반도체부문에서 근무했다. CSO 신사업전략팀에서는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등 업무를 맡는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두산그룹 부회장)의 장남인 박상우 파트장도 지난해부터 미 코네티컷주에 있는 ㈜두산의 수소 분야 자회사 하이액시엄에서 사업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1994년생인 박 파트장은 미 시카고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부터 2022년 초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링컨코리아가 링컨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뉴 링컨 노틸러스’의 사전 계약을 1일부터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올-뉴 링컨 노틸러스는 새로워진 내외관 디자인을 통해 달라진 모습으로 출시된다. 브랜드 시그니처인 수평적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탑승자가 마치 선박의 선장이 된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링컨 노틸러스는 2016년 국내 출시된 2세대 링컨 MKX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1세대 노틸러스는 2017년 국내에 처음 공개된 뒤 2019년에 정식 출시됐다. 올-뉴 링컨 노틸러스의 가격은 7740만 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5.0% 적용)이다. 자세한 내용은 링컨코리아 공식 딜러사 전시장 또는 링컨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국내 자동차 업계가 최근 중동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산유국인 중동에서도 전기·수소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사우디 등에서 여성 운전이 허용되며 차량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22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에어프로덕츠쿼드라, SAPTCO,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어프로덕츠쿼드라는 중동 지역 개발 투자 회사이며 SAPTCO는 사우디 버스 공영 운송 업체다. 현대차가 수소 모빌리티를 SAPTCO에 판매, 대여해주는 등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중동에 구축하기 위한 MOU다.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이 친환경차 투자를 늘리는 것은 석유 의존적인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중동 국가들도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 1위 수소차 기업인 현대차와 손을 잡으며 수소 경제 확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는 총 229만 대 차량이 판매됐다. 현대차가 8.0%(18만2934대), 기아가 6.2%(14만1505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동에서 2030년까지 55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올해부터 연평균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 2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도 22일 체결했다. 2026년 양산 목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중동 지역 자동차 공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한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타결하며 자동차 관세가 철폐된 점도 중동 사업 확대를 위한 청신호다. 자동차에 대한 UAE 관세는 현재 5%인데 이 관세를 10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UAE가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등과는 무역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시장을 선점할 주요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도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SNAM)와 부품 공급 체결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생산 규모는 양산 개시 후 렉스턴 스포츠&칸 등 총 16만9000대다. KG모빌리티는 올 초 UAE의 NGT사와 수출 계약을 맺고 올해 70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중동으로 한국 자동차 기업 진출이 확대되는 것은 한국의 국가 브랜드 성장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하주연 지역협력실 차장은 “오래전 ‘중동 붐’ 시절부터 건설, 인프라, 방산 등 기업이 중동에 진출하며 한국 기업과 비즈니스 신뢰도가 꾸준히 쌓여 왔다”며 “이런 신뢰가 중동 국가들이 한국 자동차 기업과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적극 협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