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라

조유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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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2017년 입사해 정책사회부와 국제부를 거쳐 교육으로 돌아왔습니다.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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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9~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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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깜깜이 교육감 선거… 서울 무효표, 시장의 2.5배

    “공약집을 꼼꼼히 봤는데도 저랑 상관도 없고 관심도 없는 얘기뿐이더라고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엄모 씨(32)는 13일 오전 투표를 마쳤다. 미리 선거 공보와 인터넷 뉴스를 보며 시장부터 구의원까지 표를 줄 후보를 골랐지만 교육감 후보만큼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결국 교육감 투표용지는 공란으로 남겨뒀다. 자녀가 고교 졸업 후 교육에 관심을 끊었다는 김모 씨(65·여) 역시 “시장과 구청장 빼고 다른 후보들은 정당 보고 뽑았는데 교육감은 정당 추천도 없어 고민 끝에 아무도 안 찍었다”고 했다. 역대급 ‘깜깜이 선거’라는 평가를 들은 교육감 선거가 끝났다. 17개 시도 가운데 4년 전보다 1곳 늘어난 14곳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대구, 경북과 대전만 수성했다. 재선 및 3선에 도전한 현직 교육감 12명 전원이 당선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후보 11명 중 10명이 당선됐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치여 인물과 정책 대결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게 유권자들의 공통된 얘기였다. 교육감 선거에 국민들이 무관심했다는 건 통계로 증명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유권자 4270만 명 가운데 17개 교육감 당선자에게 준 표는 1084만 표에 불과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 당선자들은 유권자 4명 중 1명(25.3%)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친 것이다. 나머지 3명은 낙선 후보를 찍었거나 무효표 또는 기권한 유권자다. 선관위가 발표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 득표율은 46.6%다. 하지만 선거인명부상 전체 유권자(선거인 수)를 기준으로 조 당선자가 얻은 표를 계산하면 27.1%다. 서울 유권자 10명 중 3명의 지지도 받지 못한 셈이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 교육감 당선자의 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25.3%다. 2010년(20.4%), 2014년(22.0%)보다 높아졌지만 전국 광역단체장 당선자의 유권자 대비 득표율(34.1%)과 비교하면 8.8%포인트 낮은 수치다. 무효표 격차도 크다. 이번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97만 표(전체의 3.8%)로 광역단체장 49만 표(전체의 1.9%)의 2배다. 무효표는 기표를 잘못했거나 아예 아무도 찍지 않은 표를 말한다. 서울의 경우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14만2625표로 시장 선거 무효표(5만7226표)의 2.5배다. 서울시장만 뽑고 서울시교육감 투표는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에서만 실수했을 리는 없고 인물도 정책도 차별화되지 않다 보니 일부러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육감 무효표가 이처럼 많은 것은 2014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교호(交互)순번제’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달리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인쇄되고,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후보 이름 순서도 다르게 배열된다. 교호순번제는 1번, 2번 등 특정 번호가 유리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깜깜이 선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 컨설팅 기관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교육감은 막강한 권한에 비해 광역단체장보다 감시가 덜하다 보니 부패 위험이 크다. 지방선거와 분리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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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전처럼 교육감 ‘진보 절대우세’… 전교조 출신 최소 8명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4년 전에 이어 다시 압승을 거뒀다. 후보도 모르고, 공약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 속에서 인지도와 조직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오전 1시 현재 진보 후보는 13명(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당선자는 2010년 6명, 2014년 13명이었다. 보수 후보는 대구 대전 경북 3곳에서 당선이 유력시된다. 제주에서는 보수·진보 후보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울산에선 이변이 발생했다. 진보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된 적이 없었던 울산에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울산지부장을 지낸 노옥희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보수 후보가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전교조 표심이 승부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 이후 처음 탄생한 여성 교육감인 노 후보는 특히 진보 진영 첫 여성 교육감 당선자다.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은 ‘단일화 파워’로 17개 시도에서 13곳을 석권했다. 당시 학습효과로 이번 교육감 선거에선 보수 진영도 단일화에 공을 들여왔다.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한 지역은 서울 대구 부산 충북 제주 강원 등 6곳이다. 이 중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고 진보가 분열된 대구에서만 강은희 후보자의 당선이 유력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강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감으로 부활한다면 ‘보수 신데렐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깜깜이 선거’로 치러진 이날 교육감 선거에선 현직 교육감 출신과 전교조 출신 후보자가 대거 당선됐다. 현직 교육감 12명 중 10명은 재선·3선에 성공하고, 나머지 2명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아는 사람을 찍는다’는 경향이 나타난 현직 프리미엄이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전교조 출신 후보 11명 중 8명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경합 지역까지 포함하면 전교조 출신 교육감은 최대 1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2014년(8명)을 웃돌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묻힌 데다 진보와 보수 후보 간 공약의 차별성이 사라진 이번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책 이슈가 사라진 사이 여당 압승 분위기에 교육감 선거도 진보가 우세한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교육정책에 대한 낮은 지지도 변수가 되지 못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보수 표심’이 결집할 만한 계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이 교육 권력을 다시 한 번 거머쥐면서 여론 ‘눈치 보기’로 주춤했던 △자사고·외국어고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혁신학교 확대 등 문재인 정부의 공약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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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감 후보는 번호 없어… 이름 외우고 가세요

    9일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은 이목인 씨(27·경기 고양시)는 세로 용지 6장과 다른 가로 용지 1장을 받아 들고는 당황했다. 가로 용지는 기호와 정당 표시 없이 후보자 이름만 횡(橫)으로 나열된 교육감 투표용지였다. 이 씨는 “벽에 붙은 선거포스터 순서와도 달랐다. 이름을 외우고 가지 않았으면 제대로 찍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육감 투표용지만 다르다는 사실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6·13 교육감 선거에서 지지하는 후보자가 있는 유권자들은 반드시 이름을 외우고 가야 한다. 정당 추천을 받지 않는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달리 투표용지에 기호, 정당 표시 없이 후보 이름만 인쇄된다. 후보 이름을 가로로 적은 것은 정당 순서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뿐만 아니라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후보자 이름 순서가 다른 투표용지가 배부된다. 예를 들어 서울은 각 기초의원 선거구 161곳에 △조희연 조영달 박선영(A형) △조영달 박선영 조희연(B형) △박선영 조영달 조희연(C형) 투표용지가 고르게 배분된다. 이는 2014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교호(交互)순번제’ 때문이다. 1번, 2번 등 특정 번호를 받은 후보자가 유리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2010년 첫 교육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지지 정당 기호와 똑같은 숫자를 부여받은 교육감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데도 기호에 따라 당락이 갈리면서 ‘로또 선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후보들이 스스로 진보 단일후보, 보수 단일후보를 지칭하면서 각 정당 상징색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유권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어 ‘깜깜이 선거’가 심화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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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교직원’ 늘리는 공약… 재정부담-조직갈등 불보듯

    13일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17개 시도교육감은 앞으로 4년간 예산 60조 원의 사용처를 정하고, 교사 38만 명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초중고 교육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세 번째 치러지지만 유권자의 관심은 여전히 시들하다. 1인당 7표씩 행사하는데 직접적인 교육정책 수요자가 아닌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감 후보자들은 조직화된 교사단체나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표심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동아일보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후보 59명의 공약을 전수조사한 결과 31명(52.5%)이 교사 또는 교육공무직 증원을 공약했다. 교육부문 추가 고용은 나랏돈으로 장기간의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도 역행해 무상공약보다 더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후보 많은 지역일수록 “교직원 증원” 국가공무원인 교사 정원 결정은 교육감 권한 밖이다. 이 때문에 교육감 후보들은 학습보조교사, 학습 및 진로상담교사 등 정원에 포함되지 않는 비정규직 교사를 늘리거나 교사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한 행정 업무 담당 교육공무직 확충을 약속했다. 이들이 많아지면 정규직 교사들은 업무가 한결 편해진다. 교사 증원 공약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경기다. 경기도교육감 후보 5명 중 4명이 교사 증원을 약속했다. 배종수 후보는 △교사안식년제 확대 △학생 정신건강 전문상담사 배치 △자유학기제 독서·논술 초빙교사 채용, 송주명 후보는 △초등 저학년 1수업 2교사 배치 △학습 카운슬러 교사제 도입 △수석·진로·보건교사의 정원 외 관리로 전체 정원 증대 등을 공약했다. 이재정 후보는 △모든 초중고 학교폭력 상담교사 배치 △모든 학교에 사서와 교육복지사 배치 △행정인력 보강 등을 약속했다. 보수 진영인 임해규 후보도 △모든 유치원 행정실무사 지원 및 증원 △초등 6학년 사춘기 전문 상담교사 배치 △모든 중학교 학교폭력 상담교사 배치를 공약했다. 경기도 교육계 관계자는 “경기에서 후보가 난립하면서 교사 업무 경감,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사단체 요구를 앞다퉈 수용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후보(7명)가 등록한 울산에서도 경쟁적으로 교직원 증원 공약을 내놓았다. 장평규 후보, 구광렬 후보, 정찬모 후보가 각각 행정업무 직원 추가 고용을 약속했다. 박흥수 후보는 수학시간에 교사 2명이 팀으로 가르치고, 김석기 후보는 다문화보조교사, 보건교사를 늘리겠다고 했다. 지난해 교사 과잉공급으로 ‘임용절벽’ 사태를 겪었던 서울은 직접적인 증원 공약은 없었다. 조희연 후보는 유급안식년제, 박선영 후보는 유급연구학기제 도입으로 사실상 교사 선발인원 증대 효과를 노렸다. 조영달 후보는 배움이 느린 학생을 대상으로 ‘함께하는 교사’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보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른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경남에서도 후보자 21명 중 10명이 교직원 증원을 공약했다. 학생 이탈로 문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이들 지역에서 교직원 증원은 무책임한 공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리대부터 교복까지 ‘무상 공약’ 급증 기존 무상급식에 머물던 무상공약은 이번 선거에서 무상지원 대상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교복, 체육복, 수학여행, 입학금, 수업료, 체험학습, 교과서비 등 무상교육 공약은 교육감 후보 59명 중 49명(83%)이 내놓았다. 재정확충방안이나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는 ‘퍼주기 대결’로 정작 학교수업이나 시설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곳간’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현직 교육감들조차 무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북도교육감 후보인 김승환 현 교육감은 생리대 무상보급을 약속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고등학교 여학생 전원에게 생리대를 지원할 경우 7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김 후보 측은 예상했다. 최교진 현 세종시교육감은 무상교복·무상체험학습비·무상고교교육 등 ‘공교육비 제로’ 공약을 내걸었다. 김지철 현 충남도교육감은 고교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중학교 신입생 무상교복을, 장휘국 현 광주시교육감은 고교 무상교육, 교과서 대금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을 약속했다. 민병희 현 강원도교육감 역시 중고교 교복비, 통학비, 고교수업료를 없애겠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혁신학교 확대나 자사고·외국어고 폐지 등 이념적인 색깔이 뚜렷한 교육정책에 염증을 느끼면서 ‘생활밀착형 공약’을 앞세우는 후보도 늘었다. 학부모들이 미세먼지 라돈 등 학교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59명 중 39명(66.1%)이 공기청정기 설치, 먼지저감형 바닥재 교체 등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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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연 “방과후 영어 금지” vs 조영달 “놀이방식 허용” vs 박선영 “학교장 재량”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조희연 현 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전 국회의원인 박선영 동국대 교수 3파전으로 치러진다. 향후 4년간 대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서울의 교육정책이 이들 손에 달려 있다. 본보 취재팀은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6가지 교육 현안에 대한 각 후보의 입장을 들었다. 가장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은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였다. 일명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됐다. 교육부는 당초 유치원 영어수업(특별활동)까지 금지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최종 결정을 내년 초로 미뤘다. 조희연 후보는 “기본적으로 정부와 입장이 같다”며 “모든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등 영어교육 격차 해소에 힘쓰겠다”고 했다. 반대 의견을 낸 박 후보는 “유치원 영어수업은 허용하고 초등 1, 2학년은 학교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유치원, 초등 방과후 수업은 선행학습금지법 적용 예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영달 후보는 “영어 놀이학습까지 선행학습으로 보면 안 된다”며 “놀이 형태의 영어교육은 허용해야 한다”며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도 서로 엇갈렸다. 중 2, 3학년과 달리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중 1학년은 일제고사인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다. 이에 아예 중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내신 절대평가를 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추첨제를 공약으로 내건 조영달 후보는 “내신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고입 추첨제가 되면 고입이 사실상 폐지돼 중학교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절대평가 도입을 찬성했다. 반면 박 후보는 “절대평가 도입은 학교 간 격차를 확대하고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희연 후보는 “당장 절대평가 도입은 어렵다.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혁신학교 확대 여부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자유학기제 내실화와 혁신학교의 질적 향상, 일반 학교로의 혁신교육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자유학기제 확대를 반대하며 혁신학교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그 대신 일반 학교를 지원해 ‘학교 혁신’을 꾀하겠다”며 반대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유학기제 취지는 공감하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서울 초등학교 10곳 중 8곳은 학생 수면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등교시간을 오전 8시40분에서 오전 9시로 늦췄다. 맞벌이 부모 사이에서는 출근시간대 돌봄 공백이 생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희연 후보는 “현직 시절 9시 등교를 권고하되 학교가 자율 결정하도록 했다”고 했다. 조영달 후보는 9시 등교에 찬성하면서도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0시 돌봄교실’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등교시간은 학교별로 자율 결정해야 한다”며 정규 수업 전에 운영하는 ‘굿모닝 교실’과 무료 조식 제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립 유치원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후보 3명 모두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조금씩 달랐다. 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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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現 中3 대입, 수시-정시 통합방안 백지화

    현 중3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서 수시·정시모집 통합 방안이 백지화됐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민적 관심이 높고 대입 전형에서 중요한 3개 쟁점은 공론화를 통해 정하고, 나머지는 교육부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3개 쟁점은 △학생부(교과·종합)-대학수학능력시험 전형 간 선발비율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다. 수시·정시 선발시기 통합 여부에 대해서는 “‘현행을 유지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처럼 수시와 정시 전형이 분리된 형태로 유지될 예정이다. 정시를 별도 운영하게 되면서 전 과목 절대평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절대평가 도입을 골자로 한 수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1년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번 공론 조사에서 여론이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 학생부-수능 위주 전형 간 비율도 전국 대학에 획일적인 적용을 강제할 방안이 없다. 결국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가 결정을 ‘핑퐁’하면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원점을 맴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현행대로 수능 상대평가 유지될 듯 김진경 대입제도개편특위 위원장은 최근 “전국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간 적정 비율을 정해 일률적으로 권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발 방법의 비율’ 문제는 국민제안 열린마당이나 온라인 의견 수렴 등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국민적 관심 사안이라 공론화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선발방법 비율에 대한 의견은 4차례 대입제도 권역별 공청회에선 35.6%(1371건), 온라인 의견 수렴에선 36.9%(834건)를 차지했다. 당초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 간 비율 검토를 요청했으나 대입제도개편특위는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수능 등 3개 전형의 종합적인 검토를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지방에선 학생부교과전형이 50%가 넘는데 논의 자체가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선발방법 비율은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활용 여부와 연계해 논의한다. 절대평가 도입 또는 현행처럼 상대평가 유지 등 수능 평가 방식도 공론화에 넘긴다. 수능 개편안이 1년 유예된 결정적인 원인인 만큼 반드시 공론화를 거쳐야 국민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교육부가 제안했던 과목 간 유·불리 보정이 어려운 수능 원점수제는 공론화 범위서 제외했다. 절대평가 시행 이후 변별력을 보완하기 위한 동점자 원점수 제공 방안도 폐기됐기 때문에 사실상 상대평가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수능 평가방식은 지난해 8월 교육부 원안으로 회귀한 셈이다. 한 교수는 “당시 수능 절대평가 도입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많아 대입제도 전반을 검토하기로 한 것인데 다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수시-정시 통합은 무산 대입제도개편특위가 현행 수시-정시 분리 체계를 유지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하면서 수시·정시 통합은 무산됐다. 고교 3학년 2학기 교실 붕괴를 막는다는 ‘효용’보다 입시에서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비교과+수능)이 부활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전형 기간이 단축되면 학종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기술적·전문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학종 자기소개서 및 교사추천서 폐지 △수능 과목 구조(통합사회·통합과학 포함 여부) △수능-EBS 연계율 개선 등은 교육부로 다시 이관됐다. 앞으로 공론화위는 선발방법 비율과 수능 평가방식을 조합한 4, 5개 대입제도 모형을 만들어 시민참여단 400명의 의견을 묻게 된다. 16, 17일경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대입제도 모형이 만들어진다. 구체적인 대입제도 모형이 도출되면 찬반 여론이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교육시민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수능을 무력화시키는 절대평가 도입 여부는 교육부 차원에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진보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문재인 정부의 수능 절대평가 도입 공약이 좌초될 수 있다.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조유라 기자}

    •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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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교사 개학때 육아휴직, 방학하면 복직… 3개월마다 짐싸기 바쁜 기간제 교사들

    고3 교과를 담당하는 서울 A고 남교사 B 씨는 육아휴직을 했다가 지난해 12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복직했다. 해당 교과를 담당하던 기간제 교사는 갑자기 계약이 종료됐고 방학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교사 육아휴직은 최소 학기 단위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교사들은 육아휴직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교사가 이를 3개월씩 나눠 사용하고 방학 직전 복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이다. 서울 C고에서도 지난해 3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던 정교사가 6월 중순 갑자기 복직을 하는 바람에 기간제 교사는 곧바로 계약이 만료됐다. 정교사는 방학 동안 월급을 받은 뒤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해당 학기에 수업과 업무를 오롯이 담당한 기간제 교사는 방학 중 임금을 받을 수 없다. 교사들은 학기 동안 보수를 12개월로 나눠 받기 때문에 수업을 하지 않는 방학에도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는 예외다. 시도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계약기간 또는 수업시수에 따라 보수를 받는데 방학에도 계약이 유지돼야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기간제 교사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 초중고교 교사의 2016년 육아휴직자 복직 현황을 보면 학기 초인 3월(1091건)과 9월(674건) 복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여름방학 직전인 6월(78건), 7월(72건), 겨울방학 직전인 12월(62건)도 비교적 다른 달보다 적지 않았다. 6년 차 초교 교사 D 씨는 “사실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두 달 치 임금이 적은 돈이 아니다. 주변에서 육아휴직 중 방학에 복직을 권할 때는 솔깃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도 문제다. 10년 차 고교 교사 E 씨는 “정교사들이 학기 중 휴직, 방학 중 복직을 하면 학생들은 1년 동안 3, 4차례 선생님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 학기 단위로 육아휴직을 하도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개학에 맞춰 임신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육아를 담당해야 할 수도 있는데 학기 단위 육아휴직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임신, 출산, 육아 모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는데 오직 교사만 육아휴직과 복직 시기를 강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조유라 jyr0101@donga.com·우경임 기자}

    •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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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수업 다 했는데…방학 직전 복직 정교사에 서러운 기간제 교사들

    고3 교과를 담당하는 서울 A고 남교사 B씨는 육아휴직을 했다가 지난해 12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복직했다. 해당 교과를 담당하던 기간제 교사는 갑자기 계약이 종료됐고 방학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교사 육아휴직은 최소 학기 단위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교사들은 육아휴직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교사들이 이를 3개월씩 나눠 사용하고 방학 직전 복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이다. 서울 C고에서도 지난해 3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던 정교사가 6월 중순 갑자기 복직을 하는 바람에 기간제 교사는 곧바로 계약이 만료됐다. 정교사는 방학동안 월급을 받은 뒤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해당 학기에 수업과 업무를 오롯이 담당한 기간제 교사는 방학 중 임금을 받을 수 없다. 교사들은 학기동안 보수를 12개월로 나눠 받기 때문에 수업을 하지 않는 방학에도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는 예외다. 시도 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계약기간 또는 수업시수에 따라 보수를 받는데 방학에도 계약이 유지돼야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기간제 교사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 초중고교 교사의 2016년 육아휴직자의 복직 현황을 보면 학기 초인 3월(1091건)과 9월(674건) 복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여름방학 직전인 6월(78건), 7월(72건), 겨울방학 직전인 12월(62건)도 비교적 다른 달보다 적지 않았다. 6년차 초교 교사 D씨는 “사실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두 달 치 임금이 적은 돈이 아니다. 주변에서 육아휴직 중 방학에 복직을 권할 때는 솔깃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도 문제다. 10년차 고교 교사 E씨는 “정교사들이 학기 중 휴직, 방학 중 복직을 하면 학생들은 1년 동안 3, 4차례 선생님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 학기 단위로 육아휴직을 하도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개학에 맞춰 임신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육아를 담당해야 할 수도 있는데 학기 단위 육아휴직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임신, 출산, 육아 모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는데 오직 교사만 육아휴직과 복직 시기를 강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기에 맞춰 육아휴직을 써 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대부분 잘 시행되고 있다”며 “각각 사정이 있는데 일부 악용하는 사례 때문에 이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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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해 살 일 말자” 여고에도 펜스룰

    서울 A여고는 5월 운동회에서 교사와 학생이 다리 한쪽을 묶고 함께 달리는 ‘2인3각’ 달리기 종목을 취소했다. 남교사와 여고생의 신체 접촉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고를 중심으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최근 ‘펜스 룰’이 생겨나고 있다. “아내 이외 여자와는 식사하지 않는다”고 한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이름에 빗댄 ‘펜스 룰’은 아예 여성과의 자리를 삼가는 것을 뜻한다. 남교사들은 “학생과 가깝게 지내려다 서로 불편해지느니 안전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5년간 고교에서 근무한 교사 조모 씨(58)는 “여고생 신체는 어른처럼 성숙하지만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다. 시선 처리도 조심하게 된다”며 “요즘은 아예 교실 뒤편 시계를 보고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시선을 잘못 주게 되면 여학생에게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서울 B여고 교장 역시 등교하는 여학생 어깨를 치며 격려했더니 눈을 흘기고 얼굴을 찌푸려 크게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B여고 교장은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니 등교 지도할 때 말 한마디에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서울 C여고는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학생과 신체 접촉을 하지 말자”는 행동규범을 정했다. 최근 프랑스 교사와 학생들이 C여고를 찾았는데 프랑스 교사가 동행한 학생들에게 일절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한국 문화에선 어른이 아이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학교도 변해야 할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 D여고 역시 최근 격려 차원에서라도 어깨를 토닥이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내렸다. D여고 교장은 “웬만하면 예쁘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서울 E여고는 올해 초 진행한 음악 기간제 교사 채용에서 여성 지원자를 선발했다. 건반악기를 담당할 교사였다. E여고 교장은 “악기를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의 신체를 만지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어 여교사를 선발했다”며 “남성을 뽑고 싶어도 여고라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여고는 무용을 가르치는 체육교사도 여성이다. 교육현장에서 ‘펜스룰’이 생겨나는 현상을 두고 “사회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사회화 기관인데 ‘펜스룰’은 학교에서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할 수 없도록 막는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남자와 여자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 교사와 학생이 사제 간에 지켜야 할 선을 정해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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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쁘다는 말도 하지마”…미투 열풍 후 여고에도 ‘펜스룰’이?

    서울 A여고는 5월 운동회에서 교사와 학생이 다리 한 쪽을 묶고 함께 달리는 ‘2인3각’ 달리기 종목을 취소했다. 남교사와 여고생의 신체 접촉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고를 중심으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최근 ‘펜스룰’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이름에 빗댄 ‘펜스룰’은 아예 여성과의 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남교사들은 “학생과 가깝게 지내려다 서로 불편해지느니 안전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5년 간 고교에서 근무한 교사 조 모씨(58)는 “여고생 신체는 어른처럼 성숙하지만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다. 시선 처리도 조심하게 된다”며 “요즘은 아예 교실 뒤편 시계를 보고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시선을 잘못 주게 되면 여학생에게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서울 B여고 교장 역시 등교하는 여학생 어깨를 치며 격려했더니 눈을 흘기고 얼굴을 찌푸려 크게 당황했던 경험을 겪었다. B여고 교장은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니 등교 지도할 때 말 한 마디에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서울 C여고는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학생과 신체 접촉을 하지 말자”는 행동규범을 정했다. 최근 프랑스 교사와 학생들이 C여고를 찾았는데 프랑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절 신체 접촉을 하지 않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한국 문화에선 어른이 아이 머리나 등을 쓰다듬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학교도 변해야 할 것 같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 D여고 역시 최근 격려차원에서라도 어깨를 토닥이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신체 접촉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내렸다. D여고 교장은 “웬만하면 예쁘다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서울 E여고는 올해 초 진행한 음악 기간제 교사 채용에서 여성 지원자를 선발했다. 건반악기를 담당할 교사였다. E여고 교장은 “악기를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의 신체를 만지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어 여교사를 선발했다”며 “남성을 뽑고 싶어도 여고라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 말했다. E여고는 무용을 가르치는 체육교사도 여성이다. 교육현장에서 ‘펜스룰’이 생겨나는 현상을 두고 “사회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사회화 기관인데 ‘펜스룰’은 학교에서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할 수 없도록 막는다”고 말했다. 서울 F여고 교장은 “현실적으로도 학생생활 지도를 하다 보면 사생활 보호를 위해 1대1로 만나야 하는 상황이 있다”며 “여학생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남자와 여자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 교사와 학생이 사제간에 지켜야 할 선을 정해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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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입개편 공론화, 선발권 침해 우려”

    “전국 대학에 똑같은 대입전형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건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다.” 국가교육회의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을 지켜보는 서울 A대 입학처장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립대-사립대, 상위권대-하위권대, 수도권대-지방대, 일반대-전문대 등 대학들은 각각 우수학생을 뽑기 위해 대입전형을 차별화하고 있다”며 “각 대학의 대입전형은 오랜 기간 대학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것인데 공론화를 통해 하나의 모형으로 만들면 혼란이 크다”고 우려했다.○ 획일화된 대입전형 강요하는 공론화 현재 고등교육법은 대학이 학생 선발방법 및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는 입학정원과 예산을 무기로 대입전형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으나 그 과정에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도 의견을 조율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비전문가인 시민참여단에 전권을 위임했다. 이들의 결정에 대학들의 학생 선발권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동아일보는 18∼21일 서울 소재 대학 5곳과 수도권 및 지방 소재 대학 각각 1곳, 전문대 1곳 등 8개 대학 입학처장의 솔직한 의견을 익명을 전제로 들어봤다. 입학처장들은 공통적으로 획일화된 대입전형이 강제된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재로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 △수시 정시 통합 △수능 절대·상대평가를 조합한 단일한 최종 모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 상위권 대학은 학종 비율이 높아 정시 비율 확대를 요구받고 있지만 나머지 대학들의 사정은 다르다. 지방대는 학생부교과전형(내신) 위주로 선발하고, 전문대는 수능을 보지 않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A대 입학처장은 “획일적인 대입전형을 정해 주고 ‘따르라’고 하면 오히려 대학별 경쟁력은 사라지고 전국 대학이 서열화된다”고 했다. 영남권 B대 입학처장은 “전 국민을 아우르는 입시제도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상위권 대학은 상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각각 자기 대학에 맞는 대입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C전문대 입학처장은 “이번 대입제도 개편에서 학종과 수능 비율만 쟁점이 되고 있는데 전문대 신입생의 80∼90%는 아예 수능을 응시하지 않는다”며 “일부 상위권 학생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나머지 학생들은 희생을 감수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 줘야” 서울 D대 입학처장은 “대입은 하나를 바꾸면 나머지 다른 부분이 영향을 받는 생태계”라며 “촉박한 일정에 무리한 결정을 내려 자칫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면 정말 큰일 난다”고 우려했다. 대입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은 물론이고 사교육 시장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조금만 바뀌어도 파급력이 매우 크다. 서울 E대 입학처장은 “어떤 가이드라인이 나오든 대학은 적응한다. 문제는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 사교육 시장만 커져 그 피해를 학생들이 본다는 것”이라며 “변화가 가장 적은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공론화 방식으로 대입제도를 결정하는 데 대해선 모두 부정적이었다.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입은 신고리 원전 재가동과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수도권 F대 입학처장은 “원전은 정답이 있는 과학인 반면 교육은 정답이 없는 철학의 문제”라며 “주관적 가치가 많이 개입되는 공론화로 조율이 가능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G대 입학처장은 “대학은 우수학생을 뽑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대학으로선 자율성을 부여하면 가장 좋다”며 “그것이 어렵다면 큰 틀에서 몇 개의 가이드라인을 주되 세부적인 전형은 대학이 각자 특성에 맞춰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H대 입학처장은 “절차가 아니라 결론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대학들이 집단적인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임우선 기자}

    •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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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종-수능전형 비율, 일률 권고 곤란”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장이 17일 “전국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전형 간 적정 비율을 정해 일률적으로 권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시와 정시 통합 문제도 공론화위원회가 논의할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당초 교육부는 △학종과 수능의 적정 비율 △수시와 정시 통합 여부 △수능 절대평가-상대평가 등 대입 핵심 쟁점에 대해 국가교육회의에 반드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수능 평가방식을 제외하곤 사실상 ‘현행 유지’를 시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능 비율은 국민제안 열린마당을 보니(공청회 의견을 청취하니)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제시할 수 없다”며 “지방 사립대, 전문대는 수능으로 뽑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전국적으로 (정시) 비율을 20%로만 정해도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학종이나 학생부교과전형 위주로 학생을 모집하는 지방대와 전문대가 신입생 모집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시-정시 통합 문제를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수시-정시를) 통합했을 때 수능전형과 학종전형, 교과전형 칸막이가 허물어지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나올 수 있다”며 “통합 문제는 특위에서 공론화 범위를 정할 때 심각하게 토론하고, 특위 차원에서 정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8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9등급제(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수험생들은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겪어야 했다. 당시 대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노무현 정부 말기 민심 이반에 영향을 미쳤다. 또 김 위원장은 “수능은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수능은 데이터가 나오니까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정하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수능도 사교육의 영향을 받고 특정 계층에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발언과 관련해 국가교육회의는 “대입특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대입제도 개편특위가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주최한 4차 대국민 공청회는 보름 전 1차 때와 다를 바 없었다. 공론화 범위를 정하기 위한 마지막 공청회였지만 수능 확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와 학종을 지지하는 교사들은 평행선을 달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22개 진보 교육단체로 구성된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혁신연대’ 등은 공청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정시 확대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학부모들로 구성된 ‘공정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수능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맞섰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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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400명에 맡겨진 2022년 대입 개편안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의 최종 방향을 교육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 400명이 결정한다. 전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일반인에게 공평한 참여 기회를 준다는 취지지만 시민참여단이 복잡한 대입제도를 이해하고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교육회의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 공론화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공론화위는 6월까지 학부모 교사 등 이해관계자와 교육 전문가 20∼25명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4, 5개의 개편 시나리오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비율을 얼마로 할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지 등의 시나리오를 추리는 셈이다. 시나리오가 정해지면 7월까지 TV토론회와 권역별 토론회 등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학생들의 의견은 ‘미래세대 토론회’를 열어 따로 듣기로 했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을 두고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 의견을 제시하는 몫은 만 19세 이상 성인들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에 주어진다. 이희진 공론화위원은 “지역과 성(性), 연령을 고려해 2만 명을 우선 선정하고 이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400명의 시민참여단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론화위가 8월 초까지 시민참여단의 설문조사 결과를 대학입시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 전달하면 특위는 이를 바탕으로 개편 권고안을 만든다. 김영란 공론화위원장은 “공론화 절차 설계 원칙은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참여”라며 “공정성 중립성 책임성 투명성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결국 시민참여단에 결정을 넘기겠다는 것인데 갑자기 뽑힌 이들이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이해와 판단을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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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졸 검정고시 나란히 합격한 50대 부부… 76세 할머니는 최고령 통과

    “남편이 ‘넌 배운 것도 없으면서 아이들은 왜 유난스럽게 가르치느냐’며 윽박지를 때마다 한이 맺혔죠. 이제라도 사람답게, 떳떳하게 살고 싶더라고요.”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18년도 검정고시 합격증서 수여식’에서 만난 우정숙 할머니(76)는 초졸 검정고시 합격자 중 최고령자다. 합격증서를 받아 들고 단상을 내려오는 우 할머니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우 할머니는 6·25전쟁이 나면서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피란길에 올랐다. 피란지에서 돌아온 뒤에는 섬유공장에 다니며 새어머니가 낳은 다섯 동생을 뒷바라지했다. 모진 세월 동안 마음속에 쌓인 응어리를 풀기 위해 뒤늦게 용기를 냈다. 우 할머니는 “아들들이 어머니 축하한다고 삼계탕 먹자고 하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모 씨(59)·이모 씨(58·여) 부부는 나란히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이웃사촌처럼 자란 두 사람은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어른이 돼 다시 만난 둘은 서로에게 반해 결혼했다. 지난해 3월 손잡고 강동야학을 찾아 아들 둘을 기르느라 미뤄 놓은 공부도 함께 시작했다. 윤 씨는 “어둠 속을 걷는 것처럼 60년을 막막하게 살아왔는데 이제 함께 대학에 가겠단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지역 검정고시를 통과한 사람은 초졸 389명, 중졸 986명, 고졸 2669명으로 총 4044명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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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녀같은 여중생 선생님, 쏙쏙과외 최고”

    “어휴, 이걸 어떻게 읽었더라.” 만학도 김송자 할머니(77)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영어 교재에 적힌 단어 ‘First’의 발음을 떠올리려 한참을 우물거렸지만 끝내 기억이 나지 않은 듯했다. 옆에서 김 할머니를 지켜보던 ‘과외 선생님’이 영어 단어 옆에 한글로 ‘퍼스트’라고 썼다. 어두웠던 김 할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과외 선생님인 신미성 양(15·서울여중 3학년)도 따라 웃었다.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교 다목적실. 김 할머니처럼 일성여중 1학년 학생 20명의 일대일 과외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성여중은 만학도를 위한 학교다. 총 6년이 걸리는 중·고교 과정을 각각 2년씩 총 4년에 마칠 수 있다. 학생 평균 연령은 61세. 대다수는 전쟁, 가난, 남녀 차별 등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60∼80대 할머니들이다. 이날 과외 수업은 앳된 ‘선생님’들이 맡았다. 2015년부터 격주 토요일 일성여중을 찾아 할머니 학생들의 공부를 돕고 있는 서울여중 2, 3학년 학생들이다. “선생님.” 할머니들은 손녀뻘 서울여중 학생들을 이렇게 불렀다. 머리가 하얗게 센 김수희 할머니(78)는 “손녀 같아도 선생님은 선생님이지. 이렇게 쉽게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어딨냐”며 자신의 수학 공부를 도와주는 김주현 양을 치켜세웠다. 김희자 할머니(69)도 “학교 선생님은 진도를 빼느라 오랫동안 설명해주지 못하는데 서울여중 선생님들은 와서 자세히 설명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과외 수업 시간은 총 2시간. 할머니들과 서울여중 학생들 중 누구도 쉬지 않고 2시간을 꼬박 채웠다. 서울여중 학생들은 행여 수업에 방해될까 휴대전화를 아예 꺼뒀다. 할머니들은 학생들이 더없이 고맙다. 김송자 할머니(77)는 “가르쳐달라고 하면 도망가는 손녀들보다 훨씬 낫다”며 “가끔 내가 잘못 알아들어서 (선생님이) 갑갑한 건 아닌지…”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서울여중 학생들도 할머니들에게 많이 배운다. 김주현 양은 “할머니들이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교사가 장래희망인 신미성 양은 “보람이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할머니들의 열정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일일 선생님 경험을 한 서울여중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을 떠올렸다. 정재윤 양은 “할머니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교사가 꿈인 하재은 양 역시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게 예의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손녀로 돌아갔다. 변갑연 할머니(78)는 작은 손가방에서 꺼낸 초콜릿 한 움큼을 송미주 양 손에 쥐여주었다. 최고령인 진경순 할머니(83)는 자신의 공부를 도와준 하재은 양의 손을 쓰다듬었다. 김희자 할머니가 교실 문을 나서던 한 학생의 입에 떡을 넣어줬다. “비 오는데 조심히 가.” 할머니들은 현관까지 나와 서울여중 학생을 배웅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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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 손녀 뻘 과외 선생님 “할머니들의 열정, 많이 배웠어요”

    “어휴, 이걸 어떻게 읽었더라.” 만학도 김송자 할머니(77)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영어 교재에 적힌 단어 ‘First’의 발음을 떠올리려 한참을 우물거렸지만 끝내 기억이 나지 않은 듯 했다. 옆에서 김 할머니를 지켜보던 ‘과외 선생님’이 영어 단어 옆에 한글로 ‘퍼스트’라고 썼다. 어두웠던 김 할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과외 선생님인 신미성 양(15·서울여중 3학년)도 따라 웃었다.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교 다목적실, 김 할머니처럼 일성여중 1학년 학생 20명의 일대일 과외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성여중은 만학도를 위한 학교다. 총 6년이 걸리는 중·고교 과정을 각각 2년씩 총 4년에 마칠 수 있다. 학생 평균 연령은 61세, 대다수는 전쟁, 가난, 여자 등의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60~80대 할머니들이다. 이날 과외 수업은 앳된 ‘선생님’들이 맡았다. 2015년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일성여중을 찾아 할머니 학생들의 공부를 돕고 있는 서울여중 2, 3학년 학생들이다. “선생님.” 할머니들은 손녀 뻘 서울여중 학생들을 이렇게 불렀다. 머리가 하얗게 샌 김수희 할머니(78)는 “손녀 같아도 선생님은 선생님이지. 이렇게 쉽게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어딨냐”며 자신의 수학 공부를 도와주는 김주현 양을 추켜세웠다. 김희자 할머니(69)도 “학교 선생님은 진도를 빼느라 오랫동안 설명해주지 못하는데 서울여중 선생님들은 와서 자세히 설명해줘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과외 수업 시간은 총 2시간. 할머니들과 서울여중 학생들 중 누구도 쉬지 않고 2시간을 꼬박 채웠다. 서울여중 학생들은 행여 수업에 방해될까 휴대전화를 아예 꺼뒀다. 할머니들은 학생들이 더없이 고맙다. 김송자 할머니(77)는 “가르쳐달라고 하면 도망가는 손녀들보다 훨씬 낫다”며 “가끔 내가 잘못 알아들어서 (선생님이) 갑갑한 건 아닌지…”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서울여중 학생들도 할머니들에게 많이 배운다. 김주현 양은 “할머니들이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교사가 장래희망인 신미성 양은 “보람이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할머니들의 열정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일일 선생님 경험을 한 서울여중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을 떠올렸다. 정재윤 양은 “할머니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교사가 꿈인 하재은 양 역시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게 예의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자 ‘선생님’은 손녀로 돌아갔다. 변갑연 할머니(78)는 작은 손가방에서 꺼낸 초콜릿 한 움큼을 송미주 양 손에 쥐어주었다. 최고령인 진경순 할머니(83)는 자신의 공부를 도와준 하재은 양의 손을 쓰다듬었다. 김희자 할머니가 교실 문을 나서던 한 학생의 입에 떡을 넣어줬다. “비 오는 데 조심히 가.” 할머니들은 현관까지 나와 서울여중 학생을 배웅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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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날, 차라리 재량휴업” “사제간 情 사라져 안타까워”

    “스승의날 하루 쉬는 게 낫습니다.” “감사조차 받지 못한다니 기운 빠집니다.” 15일은 스승의날이다. 이날 학교장 재량으로 서울에 있는 학교 8곳이 휴업하기로 했다. 송파구 삼전초, 중랑구 금성초, 성동구 한양초, 구로구 개웅중, 양천구 양정중, 노원구 상계고, 성동구 금호고, 광진구 자양고다.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휴업을 선택했다. 교사들은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으로 음료수 한 병 못 받고 꽃 한 송이도 부담스럽다. 온종일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다는 하소연이 반영됐다. 스승의날 재량 휴업은 새 학년 시작 전인 2월 학교마다 열리는 교육과정협의회에서 일찌감치 정해졌다. 개웅중 관계자는 “스승의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부담되니 행사를 계획하기도 어렵고, 행사를 하면 어차피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워 휴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대신 개웅중은 학생과 교사에게 옛 은사를 찾아가기를 권유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도 있다. 삼전초는 2월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스승의날 휴업에 대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휴업을 원한다는 답변이 다수였다고 한다.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상계고 A 교사는 “스승의날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선물을 해야 하나’ 생각하기 마련인데 아예 재량 휴업을 하니 깔끔하다”고 말했다. 스승의날 행사가 교사와 학생, 서로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지우는 만큼 환영한다는 것. 교권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교에서 여는 스승의날은 ‘엎드려 절 받기’이니 차라리 없애자는 주장도 나온다.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사라지면서 ‘축하받지 못하는 스승의날’ 현상이 나타났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종로구 대동세무고에서 23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이용구 교사(51)는 “사제 간의 정이 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호고 신범영 교감은 “스승의날 재량 휴업은 행사도 수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깔끔하다”와 “씁쓸하다”로 반응이 갈렸다.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부담스러워했다. 초등 5학년생 자녀를 둔 이모 씨(41·서울 성동구)는 “스승의날 교사와 학생이 서로 피해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당장 아이를 어디에 보내야 하나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재량 휴업을 하지 않는 학교들도 스승의날에 ‘김영란법’ 논란을 막기 위해 선물은 물론 카네이션도 받지 않는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부모 방문을 제한하기 위해 학교 출입관리도 철저히 할 예정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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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 “차라리 쉬는 게 낫습니다” 스승의 날 휴업하는 학교들

    “스승의날 하루 쉬는 게 낫습니다.” “감사조차 받지 못한다니 기운 빠집니다.” 15일은 스승의날이다. 이날 학교장 재량으로 서울에 있는 학교 8곳이 휴업하기로 했다. 송파 삼전초, 중랑 금성초, 성동 한양초, 구로 개웅중, 양천 양정중, 노원 상계고, 성동 금호고, 광진 자양고다.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휴업을 선택했다. 교사들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음료수 한 병 못 받고 꽃 한 송이도 부담스럽다. 온종일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다는 하소연이 반영됐다. 스승의날 재량 휴업은 새 학년 시작 전인 2월 학교마다 열리는 교육과정협의회에서 일찌감치 정해졌다. 구로구 개웅중 관계자는 “스승의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부담되니 행사를 계획하기도 어렵고, 행사를 하면 어차피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워 휴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개웅중은 학생과 교사에게 옛 은사를 찾아가기를 권유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휴교를 결정한 학교도 있다. 송파구 삼전초는 2월 각 가정마다 가정통신문을 보내 스승의날 휴업에 대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휴업을 원한다는 답변이 다수였다고 한다.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노원구 상계고 A교사는 “스승의날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선물을 해야 하나’ 생각하기 마련인데 아예 재량 휴업을 하니 깔끔하다”고 말했다. 스승의날 행사가 교사와 학생, 서로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지우는 만큼 환영한다는 것. 교권이 떨어진 상황에서 학교에서 여는 스승의날은 ‘엎드려 절 받기’이니 차라리 없애자는 주장도 나온다.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사라지면서 ‘축하받지 못하는 스승의날’ 현상이 나타났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종로구 대동세무고에서 23년 째 교편을 잡고 있는 이용구 교사(51)는 “사제간의 정이 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고 신범영 교장은 “스승의날 재량 휴업은 행사도 수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깔끔하다”와 “씁쓸하다”로 반응이 갈렸다.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부담스러워했다. 초등5학년생 자녀를 둔 이모 씨(41·서울 성동구)는 “스승의날 교사와 학생이 서로 피해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당장 아이를 어디에 보내야 하나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재량 휴업을 하지 않는 학교들도 스승의날에 ‘김영란법’ 논란을 막기 위해 선물은 물론 카네이션도 받지 않는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부모 방문을 제한하기 위해 학교 출입관리도 철저히 할 예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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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종 입학생, 수능전형 출신보다 학점 높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상위 1%는 ‘공부 실력’ 상위 1%와 동의어다. 대부분은 수능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입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종 입학생이 수능 입학생보다 대학 성적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학종과 수능 비율에 대한 의견 수렴이 한창인 가운데 수능 확대의 주요 근거인 ‘수능이 진짜 공부 실력’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을 통해 입수한 서울대 2013∼2017학년도 입학생 전형별 평균 학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문사회 자연과학 공학 의학 계열 학종 입학생의 평균 학점이 수능 입학생보다 0.17∼0.44점(4.3점 만점) 높았다. 가장 차이가 큰 곳은 공대였다. 공대 학종 입학생의 평균 학점은 3.37점으로 등급으로는 ‘B+’였다. 수능 입학생의 평균학점은 2.93점, 등급은 ‘B―’로 두 단계 낮았다. 수능 성적 최상위권만 진학하는 의학 계열에서도 학종 입학생 학점이 평균 0.17점 더 높았다. 수능 입학생의 학점은 ‘기회균형특별전형(기균)’ 입학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자연, 의학계열은 수능 입학생의 학점이 더 높았지만 공학 계열에서는 기균 입학생이 더 높은 학점을 받았다. 서울대뿐만이 아니다. 한양대가 2015∼2017학년도 입학생의 전형별 평균 학점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했다. 한양대는 성별, 소속 단과대, 출신 고교가 학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전형을 제외한 다른 변수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배제했다. 그 결과 학종 입학생의 평균 학점은 △1학년 3.40점 △2학년 3.48점 △3학년 3.38점으로 수능 입학생보다 0.04∼0.2점 높았다. 다른 대학에서도 학종 입학생의 학점이 수능 입학생보다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학종과 수능 입학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일명 ‘수시 납치’다. 이를 피하려고 학종 지원 시 정말 가고 싶은 대학에만 지원하기 때문에 합격 후 대학에 대한 만족도와 적응도가 높다. 반면 점수에 맞춰 원치 않은 대학, 학과에 갈 수 있는 수능 입학생은 이들보다 대학 만족도가 낮아 학점 관리에 소홀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학종 입학생은 ‘상향 지원’, 수능 입학생은 ‘하향 지원’의 경향이 강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능 최상위권인 의대 입학생은 ‘고교 시절 강속구를 뿌리다 어깨가 망가진 에이스’다. 고교 때 진을 다 빼서 대학 공부를 오히려 소홀히 한다”고 비유했다. 대학 수업과 평가 방식이 학종 입학생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민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문제 풀이에 익숙한 수능 입학생보다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해본 학종 입학생들이 대학 수업 방식을 따라가는 데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학점 차이를 근거로 학종 입학생이 더 뛰어나다고 결론짓는 건 섣부르다는 의견이 많다. 김희동 토마토스쿨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실한 학생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정말 똑똑하고 뛰어난 학생인지는 대학 졸업 후 사회 진로까지 따져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기형적인 한국의 입시제도를 고려하면 특정 전형 입학생의 학점이 좋아서 더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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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 합법정부 삭제, 헌법 3조에 어긋나”

    ‘자유’와 ‘유일한’. 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배울 역사교과서 교육과정과 집필 기준에서 사라진 다섯 글자다. 교육부가 2일 공개한 ‘중학교 역사·고교 한국사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시안’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민주주의’로 바뀌고,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서술이 빠졌다. 이를 두고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주의에 자유와 평등이 동시에 포함돼 있지만 그동안 북한의 인민민주주의와 구분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써왔다”며 “자유를 왜 삭제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헌법에는 ‘자유민주주의’란 표현은 없다. 그 대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헌법 전문과 4조에서 두 차례 등장한다. 그런데 헌법 8조 4항을 보면 ‘자유’란 단어가 빠진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나온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의 근거가 된 조항이다. 전학선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적 기본질서가 모두 나온다”며 “민주주의는 당연히 자유를 전제로 하고 있어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자유가 빠져도 그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안에서 대한민국이 유엔이 승인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빠진건 헌법 3조의 영토 조항(‘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헌법에는 한반도를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뿐이다. 교육부가 집필기준을 바꾸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가려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고문현 한국헌법학회장은 “한반도 전체를 실효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어 헌법 3조는 현실과 괴리된 대표적인 조항으로 꼽힌다. 명분은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헌법 3조만 보면 유일한 합법정부는 대한민국이지만 헌법 4조에서 ‘통일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간접적으로 북한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은 반국가 단체이지만 대화의 대상이라는 이중성을 띤다고 본다. 이것 자체가 유일한 정부라는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라 더 이상 논쟁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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