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131

추천

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journari@donga.com

취재분야

2026-01-11~2026-02-10
정치일반28%
대통령17%
국제일반13%
남북한 관계13%
외교10%
미국/북미7%
중국3%
인물3%
국방3%
기타3%
  • 폼페이오 “가장 먼 길 가는게 목표”… 비핵화 담판 ‘빅딜’ 예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카드가 구체화되고 있다. 평화협정 논의는 물론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전역의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 이행과 검증을 강조하면서도 그간 터부시했던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먼 길(as far down the road)’을 가는 것”이라면서 ‘빅딜’ 추진을 시사했다.○ 제재 완화 용의 밝힌 美 폴란드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 14일(현지 시간) CBS, PBS,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과의 연이은 인터뷰에서 북핵 협상 구상을 쏟아냈다. 특히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게 우리의 전적인 목표(full intention)”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처음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최우선 과제로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를 놓고 비핵화 담판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검증을 조건으로 달았다. 그는 “(제재 완화에 대한) 결정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며 “지금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다. 우리는 그것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의 ‘약속’은 지난해 10월 방북 당시 언급했다고 알려진 영변 핵시설과 북한 전역의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거듭 말해왔고 우리는 ‘신뢰하지만 검증하라(trust but verify)’고 했다. 그렇게 할 때까지 경제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완화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 이상’의 조치는 물론 포괄적인 신고와 사찰 허용 등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선결돼야 가능함을 다시 각인시킨 셈이다. 그럼에도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 발언은 이전보다 유연해진 미국의 협상 태도를 반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결국 유의미한 회담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화 여건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면 불가능한 건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당장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평양 실무협상에서도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화체제 가능성 내비치며 ‘빅딜’ 압박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논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합의에서) 공식 종전선언(formal ending of the Korean War)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라는 질문에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폴란드 외교장관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어떻게 군사적 위험을 줄여야 한반도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완료돼야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 논의 방침을 밝힌 것은 하노이 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미 측의 잇따른 북핵 협상카드 공개는 조만간 열릴 2차 북-미 실무협상의 예고편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팀은 하루 이틀 후에 아시아로 다시 파견돼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15일 국회 초청 간담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언제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할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와 함께 불가침 협약 등 군사적 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과 군사 동맹은 못 해도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자고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서명 이틀만에… 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올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을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올려야 한다며 또다시 증액 압박에 나섰다. 한미가 분담금 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이틀 만이다. 협정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될 내년도분 협상에서 미국의 인상 요구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한국과의 분담금 협상 결과를 두고 “(분담금이) 더 올라가야 한다(it‘s got to go up).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이 어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했다. 하지만 한미가 가서명한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은 1조389억 원으로 지난해 분담금(9602억 원)에서 787억 원이 오른 것이어서 ‘5억 달러 더 지불’은 사실이 아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3일 폴란드 안보 관련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합의한 액수는 분명히 1조389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5억 달러 더 지불’은 미국의 최초 요구였던 14억 달러(약 1조4400억 원)로 한미 협상이 타결됐다고 착각했거나, 내년도 협상에서 이만큼을 요구하겠다는 트럼프 특유의 화법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도) 인상을 너무 기정사실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협정 기한은 1년이지만 한미 양측이 합의를 통해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며 “인상 필요성 여부를 한미 양측이 검토한 뒤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전화 몇통으로 5억달러 늘려”… 방위비 사전청구서?

    실언일까, 특유의 압박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더 내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가 10일 가서명한 제10차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은 787억 원. ‘5억 달러’는 실제보다 7배 이상 부풀려진 액수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도 협상부터 본격적으로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관측도 있다. 5억 달러의 진위보다는 “분담금이 더 올라가야 한다.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발언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엉터리 디테일’, 증액 위한 큰 그림인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반적인 한국 방위비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통계를 들었다. 그는 주한미군 등 한국 방위 관련 비용에 대해 미국이 50억 달러를 쓰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약 5억 달러를 지불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정부의 분담금은 8억3000만 달러(약 9602억 원)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훌쩍 넘어선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그간 한국이 분담한 금액을 최대한 낮잡아서 5억 달러라고 말한 뒤 우리가 5억 달러 더 받아냈다는 식으로 부풀려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화 몇 번으로 5억 달러를 올렸다”고도 했지만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한 한미 정상 간 통화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엉터리 숫자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며 실제 주한미군 규모(2만8500명)보다 늘려 말한 적이 있다.○ 연장이든 새 협상이든 분담금 증액 요구는 불가피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디테일 오류’가 우발적이기보다는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5억 달러 더 내라는 식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끈 뒤 분담금 증액을 밀어붙이겠다는 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인상을 기정사실화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선 것도 분담금 증액 압박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특유의 판 흔들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과거의 방위비 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운 관례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한미는 사실상 내년도 이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1조389억 원으로 타결된 분담금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되더라도 유효기간이 1년이라 당장 상반기부터 내년도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신호탄을 쏜 셈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분담금 협상은 기한을 1년으로 했지만 양쪽 서면 합의로 1년을 연장하도록 돼 있다. 1+1인 것”이라며 “인상 필요성 여부를 양쪽이 검토하고 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가서명 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협정(11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적기에 타결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공백 상황에 대비해 기한을 연장 적용할 수 있다”면서도 “총액 증가율 부분을 빼고 다른 부분이 연장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한이 연장되더라도 분담금 총액은 재논의 대상이며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의 변덕이나 오류를 비판하기보다는 분담금 증액 요구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전력 유지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도를 널리 알리고 재정 부담을 가급적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 2019-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무원 적극적 일하다 생긴 실수 면책”… 최재형 감사원장, 규제혁신 지원 나서

    감사원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공무원들에 대한 ‘사전 컨설팅’ 제도를 운영한다. 여기에 업무상 저지른 실수에 대해 개인 비위가 아니라면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적극행정면책 제도도 활성화해 관가의 뿌리 깊은 ‘소극적 보신 행정’ 타파에 나섰다. 최재형 감사원장(사진)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선 현장의 공직자들이 사후적 감사에 따른 불안감에 일하기를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올해 감사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최 원장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우대받아야 하는데 열심히 일하다가 외려 감사받는 상황은 없어야겠다”며 “감사원으로서 공직사회를 적극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사전 컨설팅은 중앙부처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제도나 규정 등이 불분명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감사원이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향후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국방부가 ‘군부대에서 구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소모품을 구매하는 대신에 정부 구매카드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면 감사원이 “국고금관리법으로는 온·오프라인 구매를 별도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는 식이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이 제도를 운영해 국방부와 공무원연금공단 등으로부터 8개 사항의 컨설팅을 신청받아 2건을 회신해 업무 편의를 도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향후 사전 컨설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적극행정면책 제도는 올해 더 주력할 방침이다.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 처리했을 경우 고의나 중과실, 절차적 하자가 없으면 책임을 덜거나 없앰으로써 감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행정기관이 책임 회피 수단으로 사전 컨설팅이나 적극행정면책을 악용할 가능성도 있어 감사원 나름의 대비책도 필요해 보인다. 또 감사원이 행정기관의 적극행정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를 핑계 삼아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를 펼칠 경우에는 철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부처 차원에서 선제 조치가 있어야 적극 행정이 더욱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다. 장관 책임하에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 행정을 문책한다는 점까지 분명히 해달라”고 주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극 행정 등으로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서울 경기(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6곳에 ‘기업불편·부담 신고센터’도 개설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건 “南北美 함께” 3자 종전선언 가능성 언급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밝혔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부분 신고를 합의문에 담는 방향으로 의견을 좁힌 만큼 추후 남북미 간 실질적 종전선언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핵심 관계자가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비건 대표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나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단독으로 북-미만 진행하지만, 언젠가는 3자(남북미)가 함께 할 수 있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번영 기반 확보는 먼 길이지만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며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12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과 관련해 세부 의제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다음 달 1일 베트남 국빈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 2019-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트럼프 ‘톱다운 방식’ 核담판… 입 다문 北-美 강경파

    “요즘 워싱턴에서는 ‘이전의 존 볼턴 같으면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펴도록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돈다.” 과거 북-미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전직 미 국무부 고위급 인사는 최근 백악관 내 초강경파인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정책과 관련한 영향력을 과거보다 많이 상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강조하며 ‘톱다운’ 방식으로 27일부터 시작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볼턴 보좌관과 같은 ‘초강경 회의론자’의 목소리는 사실상 실종되고 있는 상황. 1차 회담과는 다르게 이번 2차 회담에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강조했다가 회담이 열리지도 못하게 할 뻔했던 볼턴 보좌관의 입을 트럼프 대통령이 틀어막고 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달 4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대북 회의론자인 당신이 대통령의 낙관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의 영예를 생각하면 (정책적) 패배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내부 영향력 싸움에서 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인정한 것. 그는 “대통령과 동의하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 것들도 있을 수 있는데,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백악관 내 강경론자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공교롭게 북한 내 강경파 인사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5월 볼턴 보좌관을 실명으로 비판하며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김계관 제1부상은 2차 회담 국면에서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같은 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는다”는 담화를 발표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역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등장한 이후로는 뒷선으로 빠진 분위기다. 결국 북-미 정상이 ‘낙관적인 대화’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주 아시아 제3국에서 열릴 2차 북-미 실무협상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내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은 가급적 의견 폭을 줄이고 핵심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 ‘통 큰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12∼14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레티투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트위터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대로 민 장관이 12∼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장관의 이번 방북은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회담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민 장관은 리 외무상은 물론 김 위원장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형식과 구체적인 일정, 숙소 등 세부적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베트남 승전의 상징 ‘하노이’… 北, 체제유지-경제성과 겨냥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2차 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로 정해졌다. 베트남을 낙점해 두고도 북-미가 각각 수도인 하노이와 관광휴양지인 다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오다가 최근 평양 실무협상을 통해 최종 조율을 이뤄낸 것. 실무협상 전부터 하노이를 고수했던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체제 보장과 경제 개혁·개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 대내 선전용으로 하노이가 안성맞춤” 북-미 실무협상에 정통한 한 정보 관계자는 10일 “북측에서 북-미 정상회담 전후 주민들에게 보여 줄 영상기록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하노이라야 설명하기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낭의 경우 “북한 주민들에겐 인지도가 높지 않고 관광지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하노이는 분단국 상태에서 미국과 싸워 공산 진영에 의한 통일을 이룩한 북베트남의 수도였다. 베트남이 통일 이후에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1986년 ‘도이머이’를 채택해 개혁·개방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내 선전용으로 적합하다는 것. 아울러 미국과 전쟁을 벌였던 대표적인 반미(反美) 국가지만 1995년에는 국교를 정상화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그리는 정상 국가 로드맵을 구체화하기엔 다낭보다 하노이가 더 낫다는 얘기다.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를 더 얻어내기 위해 장소를 양보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장소나 의전에 있어 북한 편의를 봐주되 남은 기간 비핵화 조치를 더 얻어내겠다는 시그널을 이런 식으로 보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실무협상 보고를 받은 직후 흔쾌히 하노이 카드를 받아준 것도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김일성 이후 55년 만의 국빈방문 베트남 명절 ‘뗏’ 막바지이던 9일(현지 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발표되자 하노이는 회담 준비로 분주해졌다.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은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머물 만한 주요 대형 호텔은 최상위층 객실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2차 정상회담 장소로는 200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치른 국립컨벤션센터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는 컨벤션센터 바로 옆인 JW매리엇 호텔이나 3년 전 묵었던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주석궁 근처인 팬퍼시픽 호텔이나 북한 대사관 인근 멜리아 호텔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회담과 별개로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국빈방문이 성사된다면 북한지도자가 55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베트남 땅을 밟게 된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1958년 11월, 1964년 10월 두 차례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당시 호찌민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인근 도시로 깜짝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상 물류중심지로서 각종 연구개발단지가 있는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원산과 비슷한 해양 관광도시인 할롱베이가 유력하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지훈 기자 / 하노이=유승진 채널A 기자}

    • 2019-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혁철 공식 직함은 ‘北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사진)의 직책이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건 대표의 협상 카운터파트인 김 대표의 직함을 처음으로 표기했다.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기존에 없던 보직이다. 북한이 비건 대표의 직책을 염두에 두고 격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위원회는 한국의 청와대, 미국의 백악관 같은 최고 정치기구로, 최근 국무위 내 ‘대미(對美)협상 상무조(TF)’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 군축, 무기 기술 전문가부터 외무성 전략가, 통일전선부 간부, 군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조직의 수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소식통은 “통일전선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미협상 조직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북-미 관계를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을 찾다가 외무성에서 김혁철을 스카우트해 TF를 꾸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상무조가 실무 협상한 내용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김 부부장이 김 대표가 속한 상무조와 김 위원장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졌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김혁철의 등장과 무관하게 여전히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부상은 북-미 관계를 담당했던 인물이라 핵 문제나 평화협정, 제재 완화 등을 다루기엔 김 대표가 더 적합하다고 북한 내부에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혁철은 외무성 전략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각 지역의 정보를 취합해 ‘전략 보고서’를 작성했고 6자회담(2005년), 2006년 첫 북핵 실험에 관여하는 등 북한 내 핵 협상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통한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종전선언-核부분신고 ‘하노이 선언’ 1차 윤곽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하노이 선언’에 종전선언 관련 문구와 영변 핵시설 부분 신고를 담기로 2박 3일간의 평양 실무협상에서 견해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빅딜을 위한 초기 단계의 합의를 본 북-미는 이르면 다음 주 베트남 하노이 등 아시아 제3국에서 열릴 후속 실무협상에서 ‘제재 완화 vs 영변 외 우라늄 핵시설 폐쇄’ 등 다음 단계의 로드맵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과정을 알고 있는 한 외교소식통은 10일 “비건 대표가 평양 실무협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그린 라이트(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며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의 부분 신고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합의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북한이 취할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교감을 이뤘다는 얘기다. 비건 대표는 6∼8일 평양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對美)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한 후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협상 결과를 공유한 뒤 10일 워싱턴으로 되돌아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 북한과 프레젠테이션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며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실질적인 내용(substance)’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설명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귀국 전 여야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예전과 비교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물론 비건 대표는 9일 강 장관을 만나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hard work)가 있다”며 아직 워싱턴이 원하는 수준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구체적인 북-미 입장을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We are on the same page(한미의 생각은 같다)’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언급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2차 정상회담 의제와 전략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 북한은 엄청난 경제강국(economic powerhouse)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막내린 2박3일 평양 담판… 국무부, 종전선언 의제포함 부인안해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평양 실무협상이 8일 막을 내렸다. 2박 3일간의 협상을 마치고 이날 한국으로 돌아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입에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이달 말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비핵화 마중물로 재점화된 종전선언 카드 종전선언 카드는 한동안 북-미 간에 거론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0월 2일 “조미(북-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랬던 종전선언 카드가 2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재차 힘을 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제법적 효력이라기보단 정치적 이벤트인 종전선언은 상대적으로 미국의 부담이 덜하다. 물론 북한도 받기 부담스럽지 않다.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 국무부에선 잇따라 이런 종전선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로버트 팰러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 의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앞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비건 대표도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전쟁은 끝났으며, 북한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며 종전선언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 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간 냉전의 상징 중 하나인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 반환이 거론되는 것도 종전선언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美,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할 수도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미국이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7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가입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미국 관리들이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로 귀환한 비건 특별대표는 9일 오전 10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협상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이 본부장, 비건 대표, 일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의 비공개 오찬에 이어 오후엔 한일 수석대표 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협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외교가에선 비건이 스탠퍼드대에서 언급한 ‘동시적 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비핵화-상응조치 연결이 주요 의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사흘간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 워싱턴과 어떻게 소통했는지도 관심사다. 우선 미국대사관을 대신해 영사 업무를 맡고 있는 평양 소재 주북한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워싱턴에 연락을 취했을 수 있다. 직접 도청을 방지하는 비화(秘話) 위성전화기나 전화기를 챙겨가 본국과 통화했을 수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비화 위성전화기는 어깨에 메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휴대가 간편하다. 보통 전자파를 막는 ‘도청 방지 텐트’까지 치고 통화를 한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美, 비핵화-상응조치 시한 집중 논의” 평양서 2박3일 실무협상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박 3일간의 실무협상을 마치고 이르면 8일 평양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 등 북측 대표단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의 구체적인 시한을 담는 방안을 놓고 집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7일 “비건 대표는 8일 오후 평양을 떠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회를 찾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면담했을 때 동석한 한 여권 관계자는 “비건 대표가 주말경 (협상 결과를) 우리 측에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8일 평양을 떠나 미국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일단 한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얘기다. 6일 비건 대표와 미국 측 대표단을 태우고 평양으로 향했다가 오산 미군기지로 복귀한 군용기는 7일 오후 한 차례 평양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가 베트남 정상회담 의제와 의전 등을 놓고 동시다발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협상을 조기에 마친 미국 측 일부 대표단이 먼저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비건 대표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한 ‘새로운 제안’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비건 대표는 이날도 귀환하지 않고 평양에 남아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2박 3일의 실무협상은 지난해 이후 공개된 방북 비핵화 협상 중 가장 긴 일정이다. 평양 실무협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에서 담판을 지을 합의문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통인 김 전 대사를 비건 대표의 협상 상대로 내세운 것은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와 보상 조치에 대한 시한까지 담은 디테일한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문에는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관련 문구가 담길 가능성도 있다. 비건 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 의지를 밝힌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종전선언 채택 시한이 명시될 수 있다는 것.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베트남으로 이동해 현지에서 종전선언을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비건 대표의 평양 방문과 실무협상 동향을 논의했다. NSC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 실질적 조치들이 합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 기자}

    • 2019-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모든 핵시설 폐기’ 北약속 첫 공개… “실패땐 비상조치”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담판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 협상 테이블에 오를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핵동결→핵시설 포괄적 신고→사찰·검증→핵물질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의 단계적 비핵화 구상을 공개한 것. 미국은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에 이어 비핵화 완료 단계에서 제재 해제와 평화체제 구축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비상대책(contingency plan)을 갖고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어 북-미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건 “김정은, 영변 외 모든 우라늄 시설 폐기 약속”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 그것(전쟁)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무기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한다면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등이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비건 대표는 이어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도 상응 조치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선 “내게는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 땅을 떠나고, 제재가 해제되며, (북한 주재) 미국대사관에 (미국의) 국기가 내걸리고 평화조약이 체결되는 완벽한 결말이 있다. 이것이 이상(ideal)이라는 걸 안다”고도 했다. 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이 포괄적인 핵시설 신고와 사찰·검증 수용은 물론이고 핵물질과 핵무기 등 WMD 폐기를 반드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김 위원장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미 국무장관의 10월 평양 방문 당시 플루토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해체하고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영변 핵시설을 넘어선 북한의 전체 시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영변 외 비공개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모두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과거 6자회담을 통해 플루토늄 시설 불능화에 합의한 2007년 10·3합의와 달리 영변 핵시설 폐기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포함한 합의로 비핵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비건 대표는 “일정 시점이 되면 포괄적인 신고로 북한의 WMD 전체 규모를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신고, 사찰, 폐기, 검증’의 과거 비핵화 절차에선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가 일정 수준 진전된 뒤에는 북한이 반드시 전체 핵시설에 대한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 이어 “궁극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와 다른 WMD의 제거 및 파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평화체제 움직임도 본격화 비건 대표가 북한에 대한 요구와 미국의 상응 조치의 청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비상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언급해 ‘빅딜’에 실패할 경우 한미 군사훈련 재개 등 군사적 압박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재 압박이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들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2차 회담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워싱턴 조야의 우려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3일 한국을 방문해 이르면 4일부터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나선다.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평화체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한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외교 행보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협상과 별도로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이 추진될 수도 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양이 좋다”며 “바라면 준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차 북미정상회담서 평화체제 논의될 듯

    이달 말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주요 상응조치로 평화체제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원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체제보장 내지 미국과의 관계개선, 그리고 인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이라며 “두 가지 모두에 평화체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논의될 핵심 이슈는 단연 영변 핵시설 폐기가 꼽힌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폐기를 먼저 제안했기 때문에 그 문제에 집중하고 다른 문제로 넘어갈 것”이라며 “오랜 기간 영변이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의 기본이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미국은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성공단 재개 문제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큰 흐름에서 협의될 수 있지만 이 사안만 놓고 집중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경제적 지원 패키지 역시 당면한 보상책으로 거론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 2019-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북-미 정상회담 전 방위비 협상 해결을”… 해리스, 시한도 압박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현재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간에 이런 갈등 요소를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8일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를 찾아 10억 달러(약 1조1180억 원)를 한국이 부담할 분담금 총액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데 이어, 이번엔 다음 달 말로 사실상 협상 시한을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해 “한미 간 견해차를 좁혀 나가는 노력을 하자”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가 다음 달 말 2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한미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3, 4주 안에 마무리 짓자는 얘기다. 일각에선 해리스 대사를 내세운 미국이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과 분담금 협상을 직접 연결시킨 것을 두고 주한미군 지위 및 규모를 실제로 비핵화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물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내 지한파 인사들이 분담금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주한미군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분담금 10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이 총액에 이어 협상 시한까지 사실상 최종 통보한 것을 모멘텀 삼아 협상이 다음 달 내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만큼 한미 양국 모두 분담금 문제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리스, 정경두 국방-강경화 외교 릴레이 면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잇달아 비공개로 만났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아 정 장관과 1시간 20여 분간 면담을 가진 뒤 “훌륭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과)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아무 답변 없이 서둘러 차를 타고 국방부를 떠났다. 한 소식통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찾아 한국이 내야 할 분담금으로 연간 1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1조1300억 원)를 제시했다. 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조 원 이상은 안 된다”며 9999억 원을 제시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된 상태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 외교부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다가 국방부 의견도 들어보는 게 좋겠다는 우리 측 의견을 수용해 정 장관을 만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간이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중요성과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장관은 평택 미군기지 조성 비용(약 100억 달러)의 92%를 한국이 부담했고, 현 방위비 분담금도 다른 동맹국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며 미국 측에 조속한 협상 타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장관은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 근접 위협비행의 부당성과 우리 측 대응 방침을 설명하면서 일본이 양국 관계를 해치는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해리스 대사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에 이어 강 장관과도 15분간 비공개로 회동했다. SMA 협상과 함께 최근 북-미 간 실무협상과 고위급회담 내용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윤상호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美 협상에 밀려… 한미워킹그룹 회의 차질

    남북협력 사업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한미워킹그룹 3차 대면회의가 기약 없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급한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한 제재 면제를 얻어내기 위해 관련 당국자를 미국으로 급파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한미워킹그룹 회의가 당분간 열리기 힘들다고 판단해 첫 회의부터 실무협의를 담당해 온 이동렬 평화외교기획단장이 27일 워싱턴으로 출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과 관련한 제재 면제를 미국 측에 설명하는 비공개 협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30일 귀국하는 이 단장은 앨릭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 관계자들을 면담할 계획이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미 측 워킹그룹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 돌입하면서 워킹그룹 회의에 쏟을 여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당면한 남북협력 사업 관련 제재 면제 논의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주 중반 남북 유해 발굴 사업에 필요한 지뢰 제거 장비 등에 대해 제재 면제를 허용했다. 운송 수단과 관련해 미 측과 오해가 있었던 타미플루 대북지원은 이번 주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康외교 “北-美, 핵무기 신고 포함한 포괄적 합의 가능할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가 “북한의 핵무기 범위에 대한 신고를 포함한 ‘포괄적(comprehensive)’ 비핵화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의견이 접근하면 핵무기와 생산시설에 대한 신고를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의 통 큰 상응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북한의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핵 완전 공개 포함돼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강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구체적인 단계에 동의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합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계로는 영변 핵시설이나 외국 전문가 참관을 통한 핵심 미사일 시설 폐기를 들었다. 다만 북한이 상응조치로 요구하는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강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 명확히 올라섰다고 확신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가 이뤄진다면 제재 완화에 대한 생각을 시작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에 제재 완화 외에 몇 가지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인도적 지원 완화 등을 거론했다. 이는 잇따른 북-미 대화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의 고위급 회담, 19일부터 2박 3일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 착수 등에 대해선 큰 틀의 교감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강 장관은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공개(full disclosure)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북-미가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포함한 포괄적인 합의, 즉 빅딜로 가기 위해선 북한이 거부해 왔던 핵 리스트 신고가 필요하다는 것. 다만 강 장관은 “이러한 포괄적인 합의는 양측의 상응조치 속에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에 착수하고 미국이 이에 대한 보상에 나서면서 북-미 간 신뢰를 쌓은 뒤 핵 리스트 신고에 나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대북제재 비난 재개한 北 강 장관이 북한이 거부해온 핵 신고를 언급한 것은 제재 완화 등 통 큰 상응조치를 얻어내기 위해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좀 더 획기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 간의 협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 동결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가운데 비핵화의 핵심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북-미가 제재 완화 시점에 대한 간극을 좁힐 수 있느냐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김영철의 방미 결과를 보고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한 결단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최상급의 화답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대북제재를 겨냥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케케묵은 제재 타령을 불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가련한 몸부림”이라며 “대북 적대시 정책과 관계 개선, 비핵화와 제재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에게도 자명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라금철 대외경제성 과장 명의로 “우리는 백년이고 천년이고 그 어떤 제재도 통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지훈 기자}

    • 2019-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한국, 대북제재 위반 경계 넘나들어”

    정부가 남북 사업과 관련해 제재 면제를 받은 석유 등을 북한에 반입한 뒤 세부 신고를 누락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일부 전문가패널은 “한국이 제재 위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가 24일 입수한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7일 전문가 패널 측에 보낸 보고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남북사업과 관련해 북한에 반출한 석유제품은 338.7t으로 이 중 4t 정도가 사용되지 않고 반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석유 제품이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정보가 불충분한 일방적인 통보여서 패널들이 불쾌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도 23일 통일부와 관세청 자료를 인용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342.9t의 석유제품을 반출했고 이 중 32.3t이 되돌아왔지만 석유제품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017년 12월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모든 회원국이 북한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거나 이전할 경우 물량 및 수신자들에 대한 정보를 대북제재위에 30일 내에 통보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사업으로 인한 면제를 받았으니 신고를 해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397호 결의에는 대북제재위에서 면제를 받았다고 북한의 석유 반입량까지 신고를 유예해주는 규정은 별도로 없다. “대북제재 틀을 준수하면서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워싱턴 조야는 물론이고 안보리 제재위 내에서도 한국 정부가 제재 결의를 온전히 지키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안보리 대북제재를 자의적으로 이행하는 태도에 대해 몇몇 안보리 상임이사국(P5) 패널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남북사업 관련 제재 면제 신청을 하면서 ‘우리가 하려는 사안을 깊이 조사(investigate)하지 말라’ ‘면제해주지 않으면 한국 정부의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 등의 압박도 함께 들어온다고 했다”고 기류를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위비 10억달러’ 백악관 수뇌부회의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 및 관련 장관들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 대책회의를 한 뒤 한국 정부에 분담금으로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로 1차 북-미 정상회담 시간과 장소 등 주요 결정 사항을 발표해 온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결정이 아니라 백악관 수뇌부 회의를 거쳐 정한 미 행정부의 공식 요구라는 것이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분담금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제시한 뒤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에서 수뇌부 회의를 연 끝에 최종 결정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는 당시 ‘최상부 지침’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해준 금액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실장은 “1조 원 이상은 안 된다”며 9999억 원을 제시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한국 정부와 분담금 액수를 흥정하거나 타협점을 찾으러 온 게 아니라는 태도가 분명했다고 한다. 미국이 ‘최상부 지침’이라면서 전해 온 구체적인 메시지는 “한국이 12억 달러(약 1조3566억 원)를 분담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10억 달러 미만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 10억 달러가 마지노선인 셈이다. 협정의 유효기간도 10차 분담금 협의가 열린 지난해 12월 중순 돌연 미국이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당겨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는 “3∼5년이 적당하다”며 거부하고 있다. 동아일보 등 국내외 매체를 통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상세한 내용이 보도되자 미국 측에서는 외교 채널을 통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 2019-0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방위비 마지노선 10억달러 통첩

    문재인 정부의 북핵 ‘다 걸기’ 외교 속에 감춰졌던 위태위태한 한미동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해 12월 2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찾아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의 최종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법적 근간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고 정부가 확인했다. (본보 22일자 A1·3면 참조) 지난해 분담금은 9602억 원. 이에 정 실장은 “1조 원 이상은 안 된다”며 9999억 원을 제시했고 해리스 대사는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리스 대사의 제안을 포함해 지난해 분담금 협상 고비마다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균열 징후가 감지되면서, 이 문제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주한미군 등 한미 연합 전력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에서 정 실장을 만나 1년 유효기한과 함께 분담금 10억 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분담금 9602억 원보다 17% 인상된 금액을 최후 통첩한 것. 정 실장은 1년 유효기한은 물론 액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9999억 원을 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협상 때마다 직접 지시하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협상 상황을 알고 있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엔 16억 달러(약 1조8015억 원), 12억 달러(약 1조3600억 원)를 잇달아 제시했다가 이를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특명(direct order)을 내려 협상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협상 초기 미국에서 16억 달러를 요구하자 우리 측 협상팀은 “이게 무슨 동맹이냐”며 항의했다고 한다. 정부는 다음 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는 어떻게든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결국 한미 정상 간 담판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비핵화라는 한배를 탄 미국이 설마 주한미군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에 기대다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 원로들은 더 늦기 전에 양측이 수용 가능한 선에서 접점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도 “한미 모두 파국은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2차 북-미 회담 전까지는 한미가 각자의 제안액 사이에서 극적으로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액수보다 한미동맹과 안보 영향이라는 큰 문제를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문병기 기자}

    • 2019-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