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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북한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천안함 피격 희생자인 고 민평기 상사의 형 광기 씨(51)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이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추모사에 언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6일은 2010년 서해를 지키던 천안함이 46용사와 함께 수심 40m 아래 바닷속으로 침몰한 지 11주기가 되는 날이다. 올해는 특히 천안함 피격 기일과 2016년부터 3월 넷째 주 금요일에 치러지는 ‘서해수호의 날’이 처음으로 겹치는 해. 26일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천안함 피격 11주기 추모식은 해군 2함대 주관으로 각각 열린다. 지난해 3월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당시 광기 씨 가족들은 어머니 윤청자 씨(78)가 단상 앞으로 걸어 나갈 줄은 예상치 못했다. 윤 씨는 당시 헌화하던 문 대통령에게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광기 씨는 자리로 돌아온 어머니 표정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의 굳은 표정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세월의 한이 서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윤 씨는 18일 “1년이 지났지만 변한 건 (나빠지는) 건강뿐”이라고 했다. 2010년 영결식에서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북한에 왜 퍼주십니까”라며 일침을 놓고, 아들의 사망보험금 1억 원을 국가안보를 위해 써달라며 청와대에 전달한 굳센 어머니였지만 “주변에서 독해서 오래 산다고들 했는데 이젠 힘이 부친다”고 했다. 여전히 아들을 떠나보낸 3월만 되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장롱 속 민 상사의 옷가지들을 볼 때마다 눈물을 훔치는 게 일상이 됐다. 윤 씨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도 유족들을 힘들게 하는 건 좌초설 등 끊이지 않는 음모론이다. 광기 씨는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면 처벌할 수 있는 법도 만들어졌는데, 아직도 죄 없이 희생된 내 동생의 죽음을 왜곡하는 이들에 대해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 연합훈련은 정말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충분할까. 이번 훈련에 야외 기동훈련이 또다시 생략되자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3년째 ‘반쪽’짜리 훈련만 하고 있단 평이 나왔다. 이에 군 당국은 야외 기동훈련이 연중 대대급 이하로 정상 실시되고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동훈련 실시 여부에 따라 전투력의 차이가 크고, 한미 연합군의 전투준비태세 약화가 만성화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연대급 이상의 대규모 훈련이 이제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예비역 육군 중장)은 “제대로 된 전투수행 능력을 발휘하려면 실전과 유사한, 강도 높은 훈련이 핵심이다. 수십 년간 대규모 예산과 병력을 투입해 연합훈련을 해왔던 이유”라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이란 정치적 이유로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 야외 기동훈련을 해야 예상치 못한 지형지물을 맞닥뜨리는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은 대다수 군 관계자들도 공감하는 바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은 “기본적인 병력이나 장비 이동에도 시뮬레이션에 반영하기 힘든 예외 상황이 많다”며 “장군부터 병사까지 실전훈련을 해봤다는 자신감이나 경험치를 쌓을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작전계획(작계)을 실기동 훈련으로 검증하고 그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이 필수”라고 했다. 병사 복무기간 단축이나 미군 순환배치 확대 기조 등 한미 양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양국이 점점 ‘팀워크’를 다지기 어려운 환경이 돼간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전시에 투입되는 미 증원 병력은 한반도 전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수적이다. 신 의원은 “복무기간을 고려할 때 한 번도 대규모 연합 기동훈련을 안 해보고 떠나는 미군들도 많다”며 “병력, 장비 등 양국의 전력이 일체화돼야 전투준비태세가 향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대 총장을 지낸 방효복 성우회 사무총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양국 군은 교리는 물론이고 무기·통신체계, 언어도 다르다. 일단 합을 맞춰봐야 연합군의 생존성이 향상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훈련 축소 방침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최근 본보에 보낸 논평에서 “연합훈련이 취소, 연기, 축소됐는데도 지금까지 북한의 상응 조치가 없었다”며 “무책임함의 극치”라고 전했다. 또 야외 기동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의 독자적인 전투수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려면 기동훈련이 가능한 수준으로 훈련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말 많고 탈 많던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18일 종료됐다. 8일부터 9일간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치러진 이번 훈련은 어느 연합훈련 때보다도 변수가 많았다. 훈련 실시 여부나 규모, 방식 등 세부 내용을 확정하기까지 군 당국의 복잡한 속내는 훈련 전날인 7일 “한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전투준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입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매년 두 차례 이뤄져 온 정례훈련이 논란거리로 부상하게 된 계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북 대화의 재개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내걸면서부터다. 같은 달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은 셈. 한국군 4성 장군(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령부 운용 능력 2단계 검증(FOC·완전 운용 능력)을 연합훈련에서 실시하려면 훈련의 규모 확대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임기 말 ‘남북관계 개선’과 ‘전작권 전환 가속화’란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정부 부처 내 이견도 커져 갔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연합훈련 유예나 규모 축소를 거론하면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난감해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연합훈련 때마다 통상 2000여 명의 미 본토 증원 병력도 사실상 입국하지 못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 치러진 이번 연합훈련은 규모가 최소화된 채 FOC 검증은 예행연습만 이뤄졌다. 코로나19 상황과 FOC 검증 실시에 미온적이던 미국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전작권 전환 대신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실은 모양새가 된 것. 합참은 훈련 실시를 발표하면서 연합훈련이 ‘연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어떻게 진행되나 주말을 제외하고 통상 2주에 걸쳐 진행되는 연합훈련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해 한 주씩 1부 방어연습과 2부 반격연습으로 구성된다. 이번 훈련에선 한미 장병들이 서울 용산구 합참 지하벙커와 수도방위사령부가 관할하는 남태령의 B-1 문서고, 경기 성남시 미군 CP탱고에 모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지켜보며 전쟁 수행 절차와 능력을 숙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미연합 작전계획인 작계5027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시나리오는 매번 연합훈련마다 달라진다고 한다. 2010년 시나리오에 있던 ‘김정일 생포 작전’이나 ‘평양 점령’ 등 특정 상황을 가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북한이 동·서부전선으로 남침했을 때 이를 1, 2차 저지선까지 방어하고 다시 평양이나 개성까지 병력을 이동시켜 반격하는 기본 골격은 유지된다. 사령부와 군단, 사단 등 각 부대 밑에 작전 정보 군수 인사 등 각 군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셀)이 편성되고 지휘관이 병력 운용에 대한 결심을 내리면 각 셀에서 컴퓨터상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거나 공격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한다. 특히 이번 훈련에선 국지도발 상황뿐 아니라 한미 해병대의 상륙기동 시나리오도 포함됐다. 올해 말 강원 고성·삼척 일대를 책임지는 육군 8군단이 해체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도 연습했다. 다만 연합훈련 때마다 대규모로 전차들이 이동하고 해병대가 해안에 상륙하는 익숙한 풍경은 자취를 감췄다. 시뮬레이션과 함께 진행돼 오던 연대급 이상의 야외 기동훈련이 3년째 멈춰 있기 때문이다. 한미는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다음 해부터 매년 3, 4, 8월에 진행되던 키리졸브(KR·컴퓨터 시뮬레이션)와 독수리훈련(FE·야외 기동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폐지하고 연 2회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CPX)을 실시하고 있다.○ 文정부 들어 규모 축소 이어져 군 안팎에선 현 정부 들어 연대급 이상의 야외 기동훈련이 이뤄진 시기는 2018년 4월 독수리훈련이 마지막이라고 보고 있다. 군은 2019년 이 훈련을 폐지하면서 2018년 시작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예하 부대의 기동훈련은 대대급 이하로 규모가 간소화됐다. 미군과 우리 육군의 포병·보병·기갑전력이 참여하는 연합화력훈련도 2017년 4월을 마지막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고 연대급 이상으로 실시됐던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인 쌍용훈련과 대규모 연합공군훈련인 ‘맥스선더’ ‘비질런트에이스’ 등도 폐지되거나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는 소규모 기동훈련은 물론이고 시뮬레이션 참가 병력의 규모마저 더욱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전 정부에서 연합훈련 규모가 계속 확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6∼2017년 키리졸브·독수리훈련 당시 미 증원 병력만 1만5000명 이상이 동원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을 비롯해 F-22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등 각종 전략자산이 대거 한반도로 전개됐다. “중소 국가 2, 3개국 군사력과 맞먹는 과거 참가 전력과 비교하면 지금 연합훈련은 훈련도 아니다”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미군 내부에서도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이 중단된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연합훈련이 컴퓨터게임이 돼가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서 한미 연합군의 훈련 부족과 미군의 훈련 여건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미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훈련 규모를 축소한 점도 있지만 미군 내부에선 한국 군 당국의 훈련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옆 나라 일본에선 오히려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의 빈도가 늘고 있다. 미 해군의 시어도어루스벨트 항모강습단은 지난달 28일 괌 일대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2019년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자위대는 한 해 동안 총 38회, 연장 일수로 406일간 미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미국과 일본이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대규모 야외 훈련은 10종이 넘는다고 한다.○ 연합훈련 명분 삼아 北 도발 나설 수도 연합훈련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군 안팎에선 정부가 과도한 ‘북한 눈치 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한 군 관계자는 “정부는 (훈련 규모 축소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반발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통일부는 8일 “연합훈련이 유연하고 최소화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북한도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상응하는 태도를 보여 달라”는 입장을 냈다. 북한이 연합훈련에 반응한 건 훈련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16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3년 전(2018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전부터 연합훈련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북한은 2011년에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성명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책동을 산산이 짓부수어 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노동신문에선 “증오와 분노는 청와대와 백악관을 비롯한 악의 소굴들을 잿가루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은 1993년 방북한 게리 애커먼 당시 미 민주당 하원의원을 만나 손을 부들부들 떨며 “팀스피릿 훈련이야말로 침략을 위한 최종 연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연합훈련 직후 한미를 겨냥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규모가 축소됐어도 훈련이 실시된 데다 17일부터 이틀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해 한미 동맹 강화를 공언하는 등 도발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 실제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생산하는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공장의 특이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안이 없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육군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등 30여 명이 자리한 5일 강원 고성군 22사단에서 열린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이 회의는 지난달 16일 북한 남성 A 씨의 ‘오리발 귀순’으로 드러난 22사단의 경계 실패 원인과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앞서 국방부가 1일 22사단에 대한 ‘고강도’ 정밀진단에 나서겠다고 한 뒤 나흘 만이었다. 이날 회의의 전제가 된 군의 정밀진단 결과는 이렇다. 전방에 구축된 폐쇄회로(CC)TV 등 과학화경계시스템이 5, 6년 전인 2014~2015년경 도입돼 장비 성능이 떨어졌다는 것. 실제 A 씨는 통일전망대 인근 CCTV에 5회 포착됐으나 경보가 울린 건 단 2회뿐이었다. 더군다나 경보가 2회 울렸을 때 감시병이 단순 ‘오경보’로 판단해 이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상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부대에선 통상 병사 2명과 간부 1명이 소초에서 근무를 서는데 병사 한 명이 여러 대의 CCTV 화면을 보는 데다 잔업무도 많아 감시근무에 집중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이런 진단 결과를 두고 회의 참석자들이 내린 결론은 지능형 CCTV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장비 도입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AI 장비 도입을 위한 과학화경계시스템 성능개량 사업이 2025~2026년경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회의 결과는 사실상 장비의 성능이 향상될 때까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뜻이다.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장비 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없으니 4, 5년의 공백기를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까지 나왔다. 사실 군의 감시공백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장비 성능이 기대만큼 높지 않고 병력감축으로 인력을 대거 투입한 경계도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정작 귀순 사태에 대한 실질적 대비책이 없었던 것. 2019년 북한 어선의 ‘삼척항 노크귀순’을 시작으로 2년여 간 경계실패가 재발하고 있지만 군이 근본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군은 추가 대책회의를 더 열 계획이다. AI 기술 등 장밋빛 미래에 대한 ‘탁상공론’ 대신 경계실패를 당장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답부터 찾을 때다. 경계실패 뒤 매번 반복되는 ‘환골탈태’ 타령은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는가.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올해 안으로 대북 미사일 요격망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동시 방한(17일) 및 5년 만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18일)을 앞두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대중정책에 대한 동맹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0일(현지 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미사일 역량 강화의 대응 관련 질의에 “미사일방어청(MDA)이 개발 중인 3가지 특정 능력 가운데 1개는 이미 한국에 구축됐다”면서 “다른 2개 능력도 올해 안에 (한국에) 갖춰지게 되면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 군의 연합 미사일 방어능력은 매우 견고하다”며 “몇 년 전 (주한미군이 제기한) 연합긴급작전요구(JEON)에 대한 미 의회의 지지도 확고하다”고 했다. 주한미군 측은 “사령관이 언급한 것은 새로운 요격무기 배치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업그레이드 작업을 뜻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같은 대남 타격 신종무기와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경북 성주의 사드와 주요 기지의 패트리엇(PAC-3 MSE) 요격 시스템을 3단계에 걸쳐 성능을 개량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연합긴급작전요구’도 이 작업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와 포대(교전통제소·레이더 등)를 분리 배치한 뒤 원격으로 발사하고, 2단계는 사드 레이더를 이용해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격 발사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사드와 패트리엇의 요격 범위를 확대하고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3단계는 요격고도와 사거리가 다른 사드와 패트리엇 시스템을 상호 연동시켜 ‘단일 포대’로 운용하는 것이다. 상·하층 방어망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사각지대 해소와 요격시간 단축 등 요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요격하기 힘든 대남 타격 신종무기와 북극성 계열의 준중거리, 화성-12형 등 중거리미사일을 다양한 고도로 섞어 쏠 경우에 대비해 요격망을 더 신속하고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사일방어청이 공개한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사드 업그레이드의 1단계는 2019년 말에 완료됐고, 2, 3단계는 2021년 상반기에 끝내는 걸로 돼 있다. 일각에선 중국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드는 자국을 겨냥한 무기라면서 한국을 압박해온 중국이 한미 2+2 회담을 앞둔 시점에 주한미군 수장의 ‘사드 업그레이드’ 발언을 도발로 간주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17년 이후 한반도 긴장은 완화됐지만 한미가 경계태세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북한은 핵과 첨단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북한 정권의 비핵화 조치를 시사하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을 밀어붙이는 한국에 사실상 일침을 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10일 ‘서해 수호의 날’(26일)을 앞두고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윤영하 소령의 흉상이 세워진 모교를 찾아 추모행사를 주관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이날 추모행사는 황 처장과 유족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연수구 송도고 내 윤 소령 흉상 앞에서 열렸다. 2018년 서해 수호의 날이 지정된 이후 보훈처가 윤 소령의 별도 추모식을 진행한 건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황 처장의 전사자 예우와 유족 배려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흉상은 2009년 6월 송도중, 송도고 동문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2015년 윤 소령의 제13주기 추모식을 계기로 창단한 송도고의 ‘해군주니어 학군단(ROTC)’ 학생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황 처장은 이날 대를 이어 국가에 충성한 명예로운 가문에 수여하는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와 위문품 등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해군사관학교 18기인 부친 윤두호 씨 뒤를 이어 50기로 임관한 윤 소령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고속정 참수리 357호 정장으로 복무했다. 2002년 6월 29일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공격에 맞서 교전을 벌이다가 전사했다. 이 전투에서 윤 소령을 비롯해 승조원 6명이 전사했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윤 소령이 전사한 이날은 32년 전(1970년 6월 29일) 해군 제12해상경비사 소속 경비정 정장이던 부친 윤 씨가 인천 영흥도에 침투한 4t급 북한 무장 간첩선을 격퇴한 날이기도 하다. 정부는 대를 이어 나라에 충성한 두 부자의 공훈을 기려 부친에겐 인헌무공훈장을, 윤 소령에겐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한 바 있다. 행사에 앞서 황 처장은 충남 부여의 천안함 피격 전사자인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씨 집을 찾아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를 부착하고 인천 부평구의 천안함 피격 생존자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의 자택을 방문해 위로했다. 보훈처는 현재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로 숨진 서해수호 55용사를 비롯해 전몰·순직 군경 등 유족 22만2000여 명의 집에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국과 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7일(현지 시간) 타결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동맹 복원”을 천명하며 취임한 지 46일 만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한미 양국의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대표들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 단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며 “첫해인 올해 인상률은 13%대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의 협상 결렬로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도인 2019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이 부담하는 지난해 방위비는 1조389억 원, 올해는 약 13% 인상된 1조174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정에 한국 정부가 미국산 무기를 추가 구매하는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협정 체결을 위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합의안은 한국 기여 금액의 ‘의미 있는 증가(meaningful increase)’를 포함한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한미가 7일(현지 시간) 타결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지속되는 다년 계약으로, 첫해인 올해 방위비를 전년 대비 13%대로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9월부터 1년 반 동안 공전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속전속결로 해결되자 동맹 복원의 걸림돌을 빨리 제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대북 공조를 서두르려는 문재인 정부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양국의 이견으로 협정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우리 정부가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전년도인 2019년 수준(1조389억 원)으로 동결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사는 이날 귀국길에 오르면서 국방비의 의무적 인상이나 미국산 특정 무기 구매 등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날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국무부는 “합의안은 한국 기여금의 의미 있는 증가를 포함한다”고 했다. 양국이 올해 방위비를 13%대로 올리기로 정식 협정을 체결하면 2002년 25.7%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인상을 하게 된다. 인상액은 약 1조174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애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년 단위 계약을 주장하면서 요구했던 50억 달러(약 5조6700억 원)보다는 훨씬 적지만 예년에 비해 인상 폭이 크다. 2019년 1년 계약으로 체결된 10차 협정의 인상액은 전년 대비 8.2%였다. 지난해 방위비 동결과 다년 계약은 우리 측 의사가 반영됐지만 인상액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딱히 많이 양보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 큰 인상 폭에도 양국이 비교적 빠르게 협상을 타결한 데는 ‘트럼프 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13% 인상을 수용 가능한 최고치로 제시해놓은 상태라 바이든 행정부에 이보다 더 내리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협상 막판에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내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방위비에서 더 양보하면 공화당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태도가 강경해졌다”고 전했다. 첫해 이후 마지막 해까지 4년간 연간 인상률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하기 전 한미 실무협상팀이 그해 4월 합의한 안은 ‘첫해 13% 인상한 뒤 4년간 매년 7∼8% 상승률을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막판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가 강경해지면서 2∼5년 차 인상률을 둘러싸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번 주에 타결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대외 발표와 가서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7, 18일로 추진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양국의 정식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동맹 갈취’라고 비판해온 만큼 동맹 복원을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합리적인 수준으로 합의했음을 강조하면서 동맹국 역할을 다하라는 ‘청구서’를 내밀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미 국무부는 타결 소식을 전하며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또 “이번 합의는 안보와 번영을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의 민주주의 동맹들을 재활성화하고 현대화하려는 약속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방위비 타결 의미를 설명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한 것이다.최지선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한미 연합훈련이 8일부터 또다시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되면서 군 안팎에서 한미연합군의 전투준비태세 약화가 만성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9년부터 3년째 병력과 장비의 실제 투입 없이 장병들이 컴퓨터 화면으로 모의훈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전투수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미는 매년 4월 실시하던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을 2019년부터 폐지했다. 이후 예하 부대의 기동훈련은 사실상 대대급 이하로 규모가 간소화됐다. 미군과 우리 육군의 포병·보병·기갑전력이 참여하는 연합화력훈련도 2017년 4월을 마지막으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는 소규모 기동훈련은 물론이고 시뮬레이션 참가 병력의 규모마저 더욱 축소됐다. 군은 2019년 독수리훈련을 폐지하면서 2018년 시작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뒤 정부 내부에서는 3월 연합훈련의 연기나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미군 내부에선 연대급 이상의 야외 기동훈련이 이뤄지지 않아 연합 방위태세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만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현 상황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선 시뮬레이션 훈련으론 실제 임무 수행 과정에서 병력이 맞닥뜨릴 수 있는 지형지물 등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의 독자적인 전투수행 능력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훈련에선 전작권 전환에 따른 미래연합사령부의 운용능력 2단계 검증(FOC·완전운용능력)은 예행연습만 이뤄진다. 기동훈련이 가능한 수준으로 연합훈련 규모가 확대되지 않는 한 실질적인 전작권 전환 검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올해 첫 한미 연합훈련이 8일부터 18일까지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훈련 규모를 올해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한미 장병들이 야외에서 실제 훈련을 벌이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연합훈련을 진행하자 우리 군은 물론 한미 연합 전투준비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한미는 코로나19 상황과 전투준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지휘소훈련(CPX)을 8일부터 9일간 시행하기로 했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훈련 참가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CPX는 한미 장병들이 특정 지휘소에 모여 컴퓨터 화면을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모의훈련을 지켜보면서 전쟁 수행 절차와 능력을 숙달하는 방식이다. 한미는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2019년부터 매년 3, 4월 진행되던 키리졸브(KR·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와 독수리훈련(FE·야외 기동훈련)을 폐지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바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올해 첫 한미 연합훈련이 8일부터 18일까지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의 반발 등을 고려해 훈련 규모를 올해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한미 장병들이 야외에서 실제 훈련을 벌이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연합훈련이 진행하자 우리 군은 물론 한미 연합 전투준비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한미는 코로나19 상황과 전투준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지휘소훈련(CPX)을 8일부터 9일간 시행하기로 했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년에 비해 훈련 참가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CPX는 한미 장병들이 특정 지휘소에 모여 컴퓨터 화면을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모의훈련을 지켜보면서 전쟁수행 절차와 능력을 숙달하는 방식이다. 한미는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2019년부터 매년 3, 4월 진행되던 키리졸브(KR·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와 독수리훈련(FE·야외 기동훈련)을 폐지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바꿨다. 2018년 4월 독수리훈련을 마지막으로 연대급 이상의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따른 미래연합사령부 운용능력을 검증할 2단계(FOC·완전운용능력) 훈련은 이번에 예행연습만 이뤄진다. 총 3단계를 충족해야 하는 미래연합사 운용능력 검증을 올해 안에 끝내기 어려워진 것.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임기 내 전작권 전환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군 당국이 강원 동부전선 경계 임무를 맡고 있는 22사단에 대한 정밀진단에 나선다. 22사단은 지난달 16일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으로 경계태세에 허점이 드러난 부대다. 경계 실패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따져보고 부대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 중 국방개혁실 주도로 합동참모본부, 육군본부 등과 함께 22사단의 병력 규모, 이에 따른 책임구역의 적절성, 과학화경계시스템 성능 등을 진단할 계획이다. 22사단은 2018년 현 정부에서 발표한 국방개혁 2.0에 따라 인근 23사단과 8군단이 올해 해체돼 책임구역이 넓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미 22사단은 100km에 달하는 전방과 해안 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다. 책임구역이 다른 사단보다 넓지만 병력은 육군 병력 감축을 규정한 국방개혁 2.0에 따라 다른 사단과 동일하게 1000명가량이 감축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고강도 진단 결과에 따라 23사단 등 인접 부대 해체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는 ‘오리발 귀순’의 경계 실패 원인으로 부대의 구조적 문제를 강조하면서 22사단장 등 지휘관 문책에는 신중한 모양새다. 서욱 국방부 장관 취임 후 발생한 지난해 11월 22사단 ‘월책 귀순’ 때도 관련자 징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한국형 전투기)가 다음 달 베일을 벗는다.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의 개발 필요성을 언급한 지 20년 만이다. KFX 시제기는 내년 7월부터 실제 비행에 나선다. 이후 4년간 지상·비행시험을 무사통과하면 한국은 자체 기술을 사용해 전투기를 개발한 13번째 국가가 된다. 4월 ‘시제 1호기 출고식’을 앞두고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24일 KFX 시제기를 개발하고 있는 경남 사천공장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출고식은 설계 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행사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 개발하는 전투기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이벤트”라고 했다. 이날 축구장 3배 크기(2만1600m²)인 ‘고정익동’에서는 향후 비행시험에 사용될 시제 1∼6호기와 지상시험용 시제기 등 8대가 제작되고 있었다. 9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은 22만여 개, 전기배선은 450km에 달한다. 날개 중앙엔 ‘KFX 001’ 문구가 박혀 있었고 2개의 엔진과 ‘전투기의 눈’인 에이사(AESA) 레이더 등이 모두 장착돼 거의 완전한 전투기 형상을 갖췄다. 연두색 동체의 출고식 전까지 진회색 도색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KFX는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췄다.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F-16(4세대) 전투기보단 조금 크다. 특히 동체 및 날개가 레이더 반사를 줄이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언뜻 F-22(랩터) 스텔스전투기와도 외형이 유사하다.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관련 기술이 적용·설계돼 5세대 전투기로 진화할 여지를 남겨둔 셈. 미사일을 동체 내부에 탑재하는 내부 무장창도 향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AI 관계자는 “형상뿐 아니라 도료 등 레이더 흡수기술 개발도 필요하다”며 “단계적으로 (스텔스) 관련 기술을 갖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물론 시제기가 완성됐다고 개발이 완료된 건 아니다. 1년여의 지상시험과 내년 7월부터 4년간 2200여 회의 시험비행을 모두 통과해야 전력화가 가능하기 때문. 2015년 KFX 사업에 본격 착수한 이래 2026년까지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개발하는 데 8조1000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2028년까지 공대지 등 추가 무장시험을 거치는 데 들어가는 7000억 원을 합치면 모두 8조8000억 원이 개발비용으로 투입된다. 양산(총 120대)까지 포함하면 18조6000억 원이 들어가는 역대 최대 무기 도입 사업인 셈이다. 개발 비용의 65%를 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KFX 개발 사업은 타당성 조사만 7번이나 하는 등 최종 사업에 착수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에이사 레이더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한때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다수의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이 레이더는 결국 지난해 8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시제품이 납품됐다. KFX 공동 개발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도 향후 풀어야 할 숙제다. 총 개발비의 20%(1조7338억 원)를 분담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6044억 원을 내지 않고 있다. 정 단장은 “공동 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며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천=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한국형전투기) 시제기가 다음달 일반에 공개된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시한 이래 20년 만이다. 2026년까지 KFX가 지상·비행시험을 무사통과하면 한국은 자체 기술을 사용해 전투기를 개발한 13번째 국가가 된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24일 KFX를 시제기를 개발하고 있는 있는 경남 사천공장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은 다음달 열린다. 출고식은 설계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공개되는 행사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한국의 첫 전투기가 나오는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축구장 3배 크기(2만1600㎡)인 ‘고정익동’에서는 향후 비행시험에 사용될 시제 1~6호기와 지상시험용 시제기 등 8대가 제작되고 있었다. 9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만 22만여 개. 엔진도 장착돼 전투기 외형을 갖췄고, 출고식 전까지 연두색 동체에 진회색 도색을 남겨둔 상황이다. KFX는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췄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F-16 전투기보다 조금 크다. 사업에 본격 착수한 2015년부터 사업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2028년까지 개발 비용만 8조8000억 원이 투입되고 양산(총 120대)까지 포함하면 18조6000억 원이 들어가는 역대 최대 무기도입 사업이다. 개발 비용의 65%를 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제기는 내년 7월부터 4년간 2200여회의 시험비행에 나선다. 그간 KFX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7번이나 하는 등 최종 착수결정을 내리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전투기의 눈’에 해당되는 에이사(AESA) 레이더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한때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KFX 공동개발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도 향후 풀어야 숙제다. 총 개발비의 20%(1조7338억원)를 분담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6044억 원을 내지 않고 있다. 정 단장은 “성의를 갖고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면서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것임을 강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맞아 그를 칭송하는 일종의 ‘김정은 위인전’(사진)을 공개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을 “지구를 뒤흔든 세기적 만남”이라고 평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8일 홈페이지에 지난해 12월 평양출판사가 발간한 621쪽짜리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책 전문을 올렸다. 이 책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 등을 자세하게 언급한 ‘핵에는 핵으로’라는 제목의 장에서 “핵보유국”에 올랐음을 강조했다. 대외 분야 성과를 주장한 ‘지구를 뒤흔든 세기적 만남’ 장에서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21세기 역사의 시계가 명실공히 조선(북한)을 축으로 줄기차게 돌아간다”고 했다. 이 장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을 15쪽에 걸쳐 소개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실명은 남북관계를 설명하는 ‘북남(남북)관계 대전환의 포성을’이라는 장에서 “남조선(한국) 각계”의 여론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김 위원장의 “파격적 면모가 극적으로 드러난 때는 사전계획에도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을 이끌고 북측 땅으로 넘어서는 장면이었다”는 한 대목에만 등장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 군 당국이 8일 시작되는 연합훈련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령부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2단계 FOC(완전운용능력)를 예행연습만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북한의 반발 탓에 훈련 규모를 충분한 수준으로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빨라도 올해 하반기에 2단계 FOC 검증을 다시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따라 미래연합사 운용 능력 검증은 총 3단계를 충족해야 한다. 2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8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된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FOC 검증을 예행연습만 하는 방향으로 미군 측과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하반기 연합훈련에서도 FOC 검증은 코로나19 여파로 예행연습만 이뤄졌다. 소식통은 “병력 규모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훈련 방식은 지난해 하반기 훈련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군은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전작권 전환 논의를 가속화하겠다며 올해 두 차례 연합훈련에서 2단계 FOC와 3단계 FMC(완전임무수행) 검증을 모두 마치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훈련에서 2단계 검증이 또 예행연습만 이뤄지면 한미는 하반기 연합훈련에서 FOC 검증 여부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올해 안에 FMC 검증을 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지는 것. 그간 미군 측은 코로나19 상황과 한국군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FOC 검증 실시에 난색을 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FOC 검증을 하려면 평가 인원 등 미 본토로부터 증원 병력 투입이 불가피한데 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연합훈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입국 때 2주 자가 격리가 필요한 증원 병력은 아직 못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천안함 폭침 당시 함장이던 최원일 해군 대령(해사 45기)이 군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8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최 대령은 중령에서 대령으로 명예 진급해 전역했다. 그는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피격된 천안함에서 생존한 장병 58명 중 1명이다. 폭침으로 승조원 46명을 잃은 최 대령은 긴 시간을 죄책감 속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침 이후 그는 충남 계룡대의 해군 역사기록단 연구위원, 해군 교육사령부 기준교리처장, 해군 작전사령부 종합전술훈련 대대장 등을 맡았다. 전역 전까진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생존 장병들과 1년에 두 차례 정기모임을 하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왔다고 한다. 전역을 앞두고는 천안함 전사자가 안장된 현충원 묘역을 생존 전우들과 함께 찾아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령의 전역 소식이 알려지면서 야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기녕 부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최 대령과 천안함 용사 모두를 기억하겠다”며 “‘불미스러운 충돌’, ‘우발적 사건’이라며 천안함 피격을 오도하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진실을 아는 국민들 마음을 더욱 아프게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도 이날 입장문에서 “문 정부는 천안함 폭침 주범인 북한에 비굴하고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유가족과 생존 장병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줬다”며 “참혹한 주검으로 돌아온 용사들의 죽음을 홀대하는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인가”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맞아 그를 칭송하는 일종의 ‘김정은 위인전’을 공개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을 “지구를 뒤흔든 세기적 만남”이라고 평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8일 홈페이지에 지난달 12월 평양출판사가 발간한 621쪽짜리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책 전문을 올렸다. 이 책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 등을 자세하게 언급한 ‘핵에는 핵으로’라는 제목의 장에서 “핵보유국”에 올랐음을 강조했다. 대외 분야 성과를 주장한 ‘지구를 뒤흔든 세기적 만남’ 장에서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21세기 역사의 시계가 명실공히 조선(북한)을 축으로 줄기차게 돌아간다”고 했다. 이 장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을 15쪽에 걸쳐 소개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실명은 남북관계를 설명하는 ‘북남(남북)관계 대전환의 포성을’이라는 장에서 “남조선(한국) 각계”의 여론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김 위원장의 “파격적 면모가 극적으로 드러난 때는 사전계획에도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을 이끌고 북측 땅으로 넘어서는 장면이었다”는 한 대목에서만 등장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봉오동·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의 부인과 아들이 건국훈장을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제102주년 3·1절을 맞아 이들을 포함한 275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136명(애국장 28명, 애족장 108명), 건국포장 24명, 대통령표창 15명 등이다. 여성은 33명이고 생존 애국지사는 없다. 홍 장군 부인인 단양 이씨(丹陽 李氏)는 1908년 함남 북청에서 남편의 의병활동을 이유로 일본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고 숨졌다. 맏아들인 홍양순 선생은 1907년 부친의 의병부대에 합류한 뒤 1908년 함남 정평에서 일본군과의 전투 중 순국했다. 이들의 공적은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홍범도 일지’ 등 관련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홍범도 일지’에는 “그때 양순은 중대장이었다. 5월 18일 12시에 내 아들 양순이 죽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1958년 ‘홍범도 일지’를 필사했던 이인섭 선생이 펴낸 ‘이인섭과 독립운동자료집’엔 “단양 이씨는 적에게 잡혀 비인간적 악행을 당하다 자기 혀를 자기 이빨로 끊으면서 군대 비밀을 누설치 아니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두 사람에겐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6일 동해를 헤엄쳐 귀순한 북한 남성 A 씨가 남하하는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에 10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은 이를 8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초동 조치와 보고가 지연되면서 군은 A 씨가 해안에 도착한 뒤로도 6시간 이상 강원 고성군의 동부전선 일대를 활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경계근무와 초동 조치, 시설물 관리 등 대북 경계의 핵심 요소들이 이번 ‘오리발 귀순’ 사건에서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과거 대책을 ‘재탕’하는 것만으로 경계 실패를 막을 수 없다는 회의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근무·초동조치·시설물관리 ‘총체적 부실’ 16일 오전 1시 5분경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 도착한 A 씨는 오전 1시 40분경 해안철책 아래의 배수로를 통과하기 전까지 해안 CCTV 4대에 5번 포착됐다. 상황실에 경보가 2차례 울렸지만 당시 CCTV 여러 대를 보고 있던 감시병은 바람으로 인한 오작동으로 판단해 이를 추적 감시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A 씨는 각 CCTV에 10초 이내로 포착됐다. 감시병이 이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A 씨가 군사분계선(MDL)에서 약 8km 떨어진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인근까지 내려오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전 4시 12분경 민통선 내 해군부대인 합동작전지원소 경계용 CCTV에 3차례 찍힌 A 씨는 오전 4시 16분경 민통선 검문소 CCTV에 또다시 2차례 포착됐다. 군은 그제야 A 씨를 처음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 해당 부대는 A 씨를 출퇴근하는 군 간부로 판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판단에 문제가 생기면서 A 씨를 처음 발견한 지 31분이 지나서야 최초 상황 보고가 이뤄졌다. 사단장과 합참은 오전 4시 50분 이후 이런 사실을 보고받았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7시 27분경 A 씨 신병을 확보하기 전까지 진돗개 ‘하나’ 발령(오전 6시 35분경) 등 군 검거 작전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또 A 씨가 통과한 직경 90cm, 길이 26m의 배수로는 2005년 동해선 철로공사 때 설치됐으나 22사단은 이 시설물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 3개를 발견했다. 이미 훼손됐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지난해 7월 강화도 ‘탈북민 월북’ 사건 이후 배수로 점검 지시가 내려졌지만 이 부대는 배수로 3개를 누락한 채 “점검을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후속 대책은 재탕” 합참은 “합참의장 주관 작전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전 부대 지휘관과 경계작전 요원의 기강을 확립하고 22사단 임무 수행 실태를 진단하겠다”고 밝혔다. 배수로와 수문도 전수 조사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22사단장 등 지휘계통 관계자 문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같은 부대에서 ‘월책 귀순’이 발생한 뒤 대책과 흡사하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해금강으로부터 헤엄쳐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A 씨가 6시간 동안 동해를 헤엄쳐 왔다고 했다. 잠수복 안에 두꺼운 옷을 입어 부력이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고 연안 해류가 북에서 남으로 흘렀다는 것. 또 A 씨가 어업 관련 부업에 종사해 “물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A 씨가)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며 “군인들이 무장하고 있어 총에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2019년 정부는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피하다 군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북송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