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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가스파리니가 날자 대한항공이 비상했다. 대한항공은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에서 한국전력을 3-1(23-25, 25-19, 25-21, 25-21)로 꺾고 3위로 한 계단 뛰어오르며 2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점차를 3으로 좁혔다. 삼성화재와 치른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쓴잔을 들이켰던 대한항공이 다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소중한 1승이었다.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6득점을 뽑아낸 가스파리니가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는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각 3득점 이상)과 공격성공률 54.16%를 보이며 상대를 공략했다. 한국전력 또한 외국인 선수 펠리페에게 의존한 경기를 펼쳤지만 펠리페는 25득점에 공격성공률 40.74%로 가스파리니에게 미치지 못했다. 이날 승리가 더 값졌던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부진으로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던 ‘국보급 세터’ 한선수가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선수는 이날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며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신뢰를 다시 얻었다. 박 감독은 “그동안 (한선수가) 사실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컨디션의 문제라고 본다”며 “팀의 에이스인데 더 (기량이) 올라올 것이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3라운드 들어 두 경기 모두 패한 한국전력은 팀 순위 5위에 머물렀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지난해 7월 18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리처드 매클래런 변호사의 첫 발표가 나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조사위원회를 이끈 그는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비롯해 전방위 국가 기관이 동원된 ‘러시아 도핑 스캔들’을 기정사실로 인정했다. 2014년 12월 독일 공영방송(ARD)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하면서 의혹이 제기된 이후 2년 만이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이었다. 이날 매클래런 변호사는 “러시아가 소치 겨울올림픽 등에서 국가 주도로 소변 샘플 바꿔치기를 하는 등 도핑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번 사건 조사 결과가 담긴 ‘매클래런 보고서’가 공개되고, 내부 고발자의 폭로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자세한 내막이 드러났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도핑에 연루된 러시아 선수는 1000여 명. 조사 결과 드러난 2014년 소치 올림픽 때의 도핑 수법은 첩보 영화를 연상케 한다. 먼저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와 FSB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깨끗한 오줌 샘플을 미리 받아 냉동 보관했다. 이후 스테로이드계 약물 3가지와 알코올을 섞은 일명 ‘칵테일’을 만들어 경기 직전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알코올에 약물이 더 잘 녹는 점을 이용해 시바스 등의 술을 이용했다. 러시아 당국은 여기서 바꿔치기를 통해 도핑 테스트를 벗어났다. 도핑 테스트를 하기 전날 밤, FSB 요원이 하수도 엔지니어로 위장해 소변 샘플을 보관하는 방과 도핑 검사요원들이 대기하는 방 사이의 벽에 구멍을 내고 미리 받아놓은 오줌 샘플과 약물에 오염된 샘플을 바꿔치기했다. 하지만 이 샘플들은 전용 개봉장치가 없으면 열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이를 어떻게 열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는 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출신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시인한 내용이다. 그는 매클래런의 발표가 있기 두 달 전 미국 언론을 통해 “직접 약물을 제작했다”고 밝힌 이번 사건의 결정적인 내부 고발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그는 “경기 전 금지약물과 술을 섞은 암호명 ‘귀부인’이란 칵테일을 제조해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오줌 샘플을 직접 바꿔치기했다”며 “사람들이 올림픽 승자를 축하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소변을 바꿔치기하는 미친 짓을 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스포츠계의 이런 검은 내막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는 리우 올림픽 때 1차로 ‘출전 제재’를 당한다. 원래 참가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386명 중 육상과 역도 선수를 제외한 271명만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 이마저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애초에 러시아의 전면 출전 금지를 주장했던 WADA의 권고를 완화한 결정이었다. 이 대회 이후 IOC는 조사 강도를 높여 러시아를 더욱 압박했다. 데니스 오스발트 위원장이 이끄는 IOC 징계위원회는 이달 2일까지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25명을 징계했다. 지난 올림픽 성적(소치)과 향후 올림픽 출전권을 영구 박탈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소치에서 딴 메달 11개를 박탈당했다. IOC의 징계가 내려질 때마다 러시아는 “서방 세계의 음모”라고 반발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올해 9월에는 미국을 포함해 17개국 반도핑기구가 IOC에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금지를 요구했다. “나는 내 조국이 자랑스럽다. 중립기를 달고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러시아는 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 난 6일 IOC 집행위원회에 피겨 스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를 앞세워 ‘호소 작전’까지 펼쳤지만 결국 ‘깨끗한 선수를 제외한 전면적 출전 금지’라는 철퇴를 맞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사진)를 잡기 위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애 전쟁’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선봉에 선 분위기다. 앞서 “미국 서부지역 소도시 구단에서 뛰고 싶다”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대도시 구단을 입단 팀 후보에서 제외한 오타니였다. 5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와의 면담을 위해 그의 소속사 ‘CAA 스포츠’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대규모 인사를 파견했다. 파견단에는 브라이언 세이빈 부사장과 보비 에번스 단장, 브루스 보치 감독 등 프런트의 핵심 인력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 영입전에 뛰어든 구단 중 가장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오타니 면접’을 치른다. 올 시즌 전적 64승 9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샌프란시스코는 그만큼 오타니가 절실하다. 시속 160km대의 강속구를 던지고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오타니는 다음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 반전에 필요한 핵심 자원. 오타니는 2013년 일본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후 올 시즌까지 투수로선 통산 42승 15패에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선 타율 0.286에 홈런 48개로 괴물 모습을 뽐냈다. 현지 언론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로 ‘7개 구단’을 거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차례대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시애틀, 텍사스, 시카고 컵스가 그 후보지다. 특히 시애틀은 ‘총력전’을 선언하며 오타니 입단 협상 때 선수단을 대거 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막판 오타니 영입전에 불꽃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 면접을 통과한 팀은 23일 최종 결정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저는 스포츠맨…바이애슬론 선수입니다. 보여요?(웃음)” 러시아 출신 바이애슬론 귀화 선수 티모페이 랍신(29)은 더듬더듬 한국어로 자기를 소개했다. 올해 2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틈틈이 한국어를 배워온 그였다. 하지만 아직 어눌한 발음이 못내 부끄러웠는지 몇 마디를 떼자마자 수줍게 웃었다. 그리운 한국 음식을 꼽아보라 했을 땐 “불고기 삼겹살 보쌈을 좋아한다”고 말한 뒤 “특히 매운 음식이 당긴다”고 덧붙였다. 4일 올 시즌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에서 산뜻하게 발걸음을 뗀 랍신이 스웨덴 외스테르순드에서 영상 통화로 건넨 인사말이다. 그는 전날 이곳에서 열린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2017∼2018 월드컵 남자 스프린트(10km)에서 23분17초5로 13위(108명 중)를 했다. 이는 역대 한국 남자 선수가 낸 최고 성적. 5월 무릎 부상 이후 재활에 집중해 온 그가 제대로 경기를 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랍신은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고 오히려 아쉬운 소감을 전한 뒤 “내 나라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정점을 찍어 그날을 랍신의 날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랍신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로 메달을 안겨 줄 유력 주자로 손꼽힌다. 그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출신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월드컵 통산 6회 우승의 실력자였지만 당시 현지 파벌 문제 등의 이유로 한국 귀화를 선택했다. 랍신은 “(파벌 문제로) 화가 났었지만 지금은 더 좋은 팀(한국)에서 좋은 동료, 지도자와 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서유럽) 추위는 시베리아보다 덜하다”고 익살을 떤 뒤 “대개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반까지 사격-식사-스트레칭-스키 연습-식사-마사지 등의 연속이다”고 일상을 설명했다. 남은 기간 본인이 생각하는 시급한 보완점으로는 체력을 꼽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랍신은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자 km당 10초씩 선두 선수의 기록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랍신은 자신의 몸 상태를 ‘95%’라고 평가한 뒤 “부상 이후 약해진 다리 근육을 보강해 경기 막판에 기록이 밀리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랍신을 비롯한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은 17일(현지 시간)까지 오스트리아(2차)와 프랑스(3차)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치르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전념할 예정이다. 박철성 바이애슬론 감독을 비롯해 국가대표팀 코치진들의 바람은 이 기간에 랍신이 부상 없이 최상의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박 감독은 “의지력이 강한 선수다. 이번 대회도 부상이 걱정돼 출전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나서서 뛰겠다고 해 내보낸 것”이라며 “계획대로 랍신의 경기력이 올라오면 평창에서 최소 동메달 이상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임 캡틴 박철우(32·사진)가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를 향한 신진식 감독의 무한 신뢰가 힘을 얻고 있다. 삼성화재가 1라운드를 1위로 마감했던 지난달 초 명가 재건 행보의 수훈 선수를 꼽아 보라는 질문에 단번에 ‘박철우’라는 답변을 내놨던 신 감독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4일 발표한 2라운드 남자부 MVP 투표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박철우는 전체 29표 중 23표를 얻어 각각 2, 3위에 오른 팀 동료 황동일(3표)과 타이스(2표)를 크게 따돌렸다. 그만큼 박철우의 활약은 돋보였다. 박철우는 현재 공격종합 부문(성공률 59.15%) 1위를 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시즌 그는 공격성공률이 첫 번째 전성기라고 불리는 현대캐피탈 시절(2008∼2009시즌) 55.32%를 웃돈다. 점유율도 당시(22.9%)보다 높은 27.1%. 박철우는 “지금 몸 상태는 그 시즌만큼 좋다”며 “신 감독님이 비시즌 때 부상 예방을 잘해 주셔서 이번 시즌을 별 탈 없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박철우의 활약은 국내 최장신 세터 중의 한 명인 황동일(194cm)과의 찰떡 호흡 덕에 더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 199cm에 제자리 점프 75cm로 타점이 웬만한 외국인 선수에 비견되는 박철우가 황동일의 높은 토스에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철우는 “높은 타점에서 쏴주는 (황)동일이의 토스와 제가 정점에서 스파이크를 때릴 때 타이밍이 잘 맞아 편하다”고 설명했다. 박철우가 비상했던 2라운드 삼성화재는 6경기를 모두 잡아내고 2일(3라운드 첫 경기) 대한항공전까지 11연승을 달리며 1위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박철우는 “저보다 동료들이 더 고생했는데 제가 받게 되어 오히려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화재 구단 관계자는 “매 경기 목이 터져라 동료들을 격려하는 박철우를 중심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의 이바나가 총 10표를 얻어 양효진(현대건설·9표)을 한 표 차로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2라운드 초반에 당한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2라운드 공격성공률 1위(42.74%)를 기록한 이바나는 팀의 4연승과 함께 팀 순위 1위 도약을 이끌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알파인 스키의 차세대 스타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사진)이 자신의 주 종목인 회전에 이어 ‘부전공’인 활강에서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시프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시프린은 3일 캐나다 레이크루이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활강 경기에서 최종 합계 1분27초55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프린은 지난달 말 미국 킬링스턴 월드컵(회전) 우승까지 회전에서만 26번 정상을 밟았지만 활강 우승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즌 두 번째 금메달을 기록한 시프린은 시즌 포인트를 465점으로 끌어올려 세계 랭킹 1위 독주 체제에 나섰다. 세계 2위는 이날 시프린보다 0.13초 뒤져 은메달에 그친 빅토리아 레벤스부르크(독일·316점). 반면 월드컵 활강에서만 개인 통산 39차례 우승하며 이 종목 최강자로 불리던 린지 본(33·미국)은 이날 1분28초48의 기록으로 공동 12위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본은 앞서 1일 자신의 텃밭이라던 이곳에서 열렸던 활강 경기(1차 대회)에서도 막판 중심을 잃고 넘어져 완주에 실패했다. 본은 올 시즌 지금까지 치른 두 번의 주 종목(활강) 레이스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평창 겨울올림픽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날 레이스는 리프트 정전 사태로 단축 코스에서 진행되는 등 변수가 많았던 경기였다. 시프린은 경기 직후 “짧은 코스가 유리했다. 중요한 건 활강에서도 스키를 잘 탈 수 있도록 정신력을 다잡고 있는 것”이라며 “여전히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우선순위는 회전과 대회전, 그다음 복합과 슈퍼대회전이다. 활강은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전력이 30일 수원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3-0(25-21, 25-21, 27-25) 완승을 거두며 2라운드 첫 2연승을 달렸다. 앞서 26일 KB손해보험전에서 4연패 탈출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5승 7패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5위를 유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G-100(개막 100일 전).’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등장한 시계탑에는 평창 패럴림픽까지 남은 ‘100일’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를 지켜본 한국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엔 비장함이 감돌았다. 결전의 날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에 책임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방민자(56·리드)는 “다들 각자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회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다. 단단한 체력과 기술력까지 갖춰 평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출사표를 냈다. 29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인 경기 이천훈련원에서 평창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축하 행사가 열렸다.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평창조직위)는 가수 정용화와 걸그룹 AOA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은 “평창 패럴림픽은 문화적 장벽이 없는 문화패럴림픽으로 모두에게 희망과 평화의 제전이 될 것”이라며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했다. 100일 뒤부터(2018년 3월 9일) 열흘 동안 열릴 평창 패럴림픽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엔 스노보드가 새로 추가돼 설상 종목은 알파인 스키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등 4개가 됐다. 여기에 아이스하키와 휠체어컬링 등 빙상 2개 종목까지 포함해 전체 종목은 역대 최다인 총 6개. 50여 개국 1500여 명의 선수단은 이 종목에 걸린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금빛 경쟁’을 펼치게 된다. 한국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최소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자신하며 종합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메달(은메달·남자 알파인 스키 한상민)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 1개(휠체어컬링)를 따냈다. 하지만 직전 대회(소치 패럴림픽)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알파인 스키 시각장애 부문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출전하는 양재림(28·국민체육진흥공단)과 ‘빙판 위의 메시’라고 불리는 장애인 아이스하키의 정승환(31·강원도청)이 눈에 띄는 선수. 여기에 장애인 노르딕 스키의 신의현(37·창성건설)이 유력한 메달 주자로 손꼽힌다. 신의현은 올해 3월 평창에서 열린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월드컵에서 금, 은, 동메달 1개씩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명호 장애인체육회 회장은 “대한민국에 패럴림픽을 응원하는 함성이 퍼지길 기원한다”며 “100일 후 대한민국을 바꿀 빛보다 뜨거운 역사적인 현장에서 다시 뵙겠다”고 말했다.이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명가 재건을 선언한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가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2라운드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삼성화재는 28일 현재 승점 25점으로 2위 그룹에 크게 앞서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혔다. 시즌 개막 후 2연패로 불안했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화재가 9연승을 거둔 건 2013년 1월 1일∼2월 23일 11연승 이후 1736일 만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봄 배구(포스트 시즌) 탈락을 맛본 삼성화재가 새 소방수로 투입한 신진식 감독은 “언젠가는 내려오겠지만 이를 딛고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 내려올 때 내려오더라도 최대한 높이 올라가기를 바란다”며 팀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화재 상승세의 중심에는 토종 거포 박철우(32)가 자리 잡고 있다. 올 시즌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이적한 유광우(32)를 대신해 주장을 맡은 박철우의 리더십은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때론 외국인 선수 타이스(26)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후배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평가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박상하(31) 영입이 성사된 데는 “함께 해보자”는 박철우의 한마디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코트 안에서도 박철우는 공격종합 부문(성공률 60.23%)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빛나고 있다. 각 팀 외국인 선수가 모두 박철우의 아래다. 득점에서도 180점으로 OK저축은행 송명근에 이어 국내 선수 2위(전체 8위)를 달리고 있다. 박철우의 활약 속에 올해로 V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외국인 선수 타이스도 득점(264점) 및 공격종합(55.09%) 각각 2위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새 얼굴도 눈길을 끈다. 올 시즌 FA로 이적한 국가대표 센터 박상하는 삼성화재의 약점으로 꼽혔던 높이의 벽을 두껍게 하고 있다. 박상하의 가세로 센터 김규민(27)까지 동반상승하면서 삼성화재는 현재 팀 블로킹 2위(세트당 2.651개)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주전 세터 자리를 따낸 황동일(31)도 기대 이상의 볼 배급으로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국내 최장신 세터 중의 한 명인 황동일(194cm)과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높은 위치에서 올라오는 토스에 공격수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되는 신인 김정호(20)의 호쾌한 서브는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9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10연승 고지를 밟으며 상승세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을 빛낼 스타로 주목받는 알파인 스키의 스타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이 27일 올 시즌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내며 ‘1인자’의 기량을 뽐냈다. 시프린은 이날 미국 버몬트주 킬링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회전 경기에서 1, 2차 합계 1분40초91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 2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월드컵 32번째 우승(회전 26번 우승 포함). 자신의 고국 땅 미국에서 정상 고지를 밟은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로써 시프린은 시즌 포인트를 305점으로 끌어올려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올 시즌 이전 월드컵 대회까지 회전에 한 번 출전해 2위, 대회전에 두 번 나와 2위와 5위를 기록했던 그였다. 특히 앞서 열린 두 번의 월드컵 회전 부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동갑내기 숙적인 페트라 블호바(슬로바키아)를 제치고 따낸 금메달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1초64 차로 시프린에 밀려 2위에 그친 블호바는 시즌 포인트가 221점으로 세계 랭킹 2위를 기록했다. 시프린은 린지 폰(33·미국)과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흥행을 책임질 대표적인 스타로 손꼽힌다. 그는 회전 기술을 겨루는 회전계(회전, 대회전)의 최강자라 불리며 속도를 다투는 속도계(활강, 슈퍼대회전)의 폰과 함께 평창에서 알파인 스키 여제 자리를 놓고 숙명의 메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폰은 이번 월드컵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회전 종목에서 최연소(19세) 우승 기록을 세운 시프린은 실력과 함께 빼어난 외모로 대회 때마다 수많은 팬을 끌어모으는 스키계의 아이콘 중 한 명이다. 지난 올림픽 우승 당시 “‘평창 5관왕’이 목표”라고 밝힌 시프린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의 청신호를 밝혔다. 이날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남자 슈퍼대회전에선 셰틸 얀스루드(노르웨이)가 정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2월 강원 정선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첫 테스트 이벤트 대회에서 남자 활강 부문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드네요.(웃음)” 프로야구 장정석 넥센 감독에게 이보다 더 좋은 영입 소식이 있을까. 27일 박병호(31)의 KBO리그 넥센 복귀 발표 이후 가진 통화에서 장 감독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넥센은 이미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150만 달러(약 16억3500만 원)에 특급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2·투수)를 영입했다. 신인 최대어 투수 안우진(18)에게는 6억 원의 거액 계약금을 안겼다. 여기에 박병호까지 데려오며 투타의 기둥을 한꺼번에 세웠다. 박병호는 내년 연봉으로 15억 원을 받는다. 장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구단 프런트를 통해 로저스와 박병호의 영입 추진 계획을 전해 듣긴 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이기는 야구’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넥센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박병호의 친정팀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2시즌 만에 KBO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박병호의 복귀는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그의 부진과 넥센 측의 끈질긴 설득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였던 그는 메이저리그에선 62경기 출전에 타율 0.191, 12홈런이란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단 한 경기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년 전 4년간 최대 1800만 달러(약 196억 원)에 계약한 박병호는 향후 2년간 매년 300만 달러씩 600만 달러(약 65억 원)를 받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에 지친 박병호는 이 금액을 포기하고 컴백을 결정했다.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고향 팀으로 돌아온 만큼 팬 여러분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내년에 팀이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4시즌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넥센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를 7위로 마감하며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넥센으로선 그의 복귀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 장 감독은 “김하성과 함께 박병호가 타선의 중심에 설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음주 교통사고 이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며 메이저리그(피츠버그) 복귀를 노리던 강정호(30)는 27일 소속팀 아길라스 시바에냐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재형 monami@donga.com·이헌재 기자}

8개월 만에 스켈레톤 1인자의 상징인 ‘노란 조끼’를 다시 두른 윤성빈(23)이 26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에 출격한다. 윤성빈은 앞서 2차 월드컵에서 숙적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를 0.63초 차로 앞지르고 최종 합계 1분37초32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윤성빈은 세계 랭킹 포인트에서 두쿠르스와 동률(435)이 되면서 공동 1위가 됐다. 그 결과 1, 2차 대회에선 두쿠르스가 차지했던 노란 조끼(시즌 1위 착용)가 3차엔 윤성빈에게 돌아갔다. 공동 1위일 경우 직전 대회 우승자가 노란 조끼를 입는 게 관례다. 윤성빈이 마지막으로 노란 조끼를 착용한 건 지난 시즌 7차 월드컵(2017년 3월)에서였다. 25일 올 시즌 세 번째 월드컵 레이스를 펼치는 한국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32·파일럿), 서영우(26·브레이크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쏠 것인가도 관심사다. 이들은 1, 2차에선 각각 10위, 13위로 다소 주춤한 성적표를 받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의 평창 겨울올림픽 최대 적수 중 한 명이었던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32)가 약물 복용(도핑) 혐의로 올림픽 출전권을 영구 박탈당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도 박탈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 스켈레톤 선수 4명을 도핑 혐의로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소치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을 모두 취소하고, 다가올 올림픽 출전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징계 대상자에는 당시 남자 금메달을 딴 트레티야코프와 여자 동메달리스트 옐레나 니키티나(25)가 포함돼 있다. 이번 징계로 이 종목 평창 올림픽의 판세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티야코프는 윤성빈, ‘스켈레톤의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와 함께 유력한 금메달 주자로 손꼽히던 선수다. 평창 올림픽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2017∼2018시즌 첫 번째 월드컵에서 셋은 나란히 1∼3위(두쿠르스, 윤성빈, 트레티야코프 순)를 차지했다. 그런 그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면서 평창 올림픽은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양자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레티야코프가 박탈당한 금메달은 월드컵 개인 통산 49회 우승을 차지하고도 유독 올림픽에선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한 두쿠르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와 함께 메달을 박탈당한 니키티나의 동메달 또한 당시 4위 케이티 얼랜더(33·미국)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OC는 이번 조치에 앞서 이달 초 같은 이유로 러시아의 크로스컨트리 선수 6명에게도 같은 징계를 내렸다. 소치 올림픽 도핑으로 적발된 선수만 벌써 10명이고, 박탈된 메달만 모두 6개(금, 은, 동메달 각각 두 개)다. 소치 올림픽 당시 금메달 13개를 포함해 총 33개의 메달로 전체 1위에 올랐던 러시아의 메달 박탈이 확정되면 메달 순위에도 변동이 생긴다. 금메달 수는 노르웨이(금 11개, 은 5개, 동 10개)와 동률이 되고, 총 메달 수에서는 28개를 획득했던 미국(금 9개, 은 7개, 동 12개)에 밀린다. 트레티야코프와 니키티나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핑 혐의를 부인하며 IOC에 이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달아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적발이 내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IOC는 로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김재형 monami@donga.com·이헌재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의 여제 자리를 놓고 베테랑 린지 본(33)과 신성 미케일라 시프린(22·이상 미국) 간의 빅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인 스키는 최대 속도가 시속 140km에 달해 겨울스포츠의 F1이라 불린다. 세부적으로는 속도 싸움(속도계)을 벌이는 활강과 슈퍼대회전, 회전 기술(기술계)을 겨루는 회전과 대회전으로 나뉜다. 평창 겨울올림픽 총 102개 금메달 중 11개가 걸려 있는 대표적인 설상 종목이다. 본과 시프린은 이 종목 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별 중의 별’이다. 주 전공은 각각 속도계(본)와 기술계(시프린)로 다르지만 둘은 올림픽에선 전공을 가리지 않고 참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본은 2000년 데뷔 이래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개인 통산 77회 우승(여자 최다승)에 빛나는 여자 알파인 스키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젠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도 받긴 하지만, 그는 올해 초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의 커리어에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이름값보다 턱없이 부족한 올림픽 메달 수. 매번 그의 발목을 잡아 온 ‘부상 악령’ 탓이 크다. 2006년(토리노)과 2014년(소치) 겨울올림픽 모두 훈련 도중 당한 부상으로 대회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도 정강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참고 금메달 1개(활강)와 동메달 1개(슈퍼대회전)를 목에 걸었다. 본은 올해 초 강원 정선에서 진행된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참가해 “평창 대회가 내 인생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시프린은 2011년 미국 스키선수권 회전 종목에서 최연소(16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스키계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역대 최다인 월드컵 12연승과 사상 최초인 세계선수권 3연패의 기록을 세운 스키 천재다. 2014년 출전한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회전 종목에서 올림픽 사상 최연소(19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 당시 그는 수상 소감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목표를 “주 종목인 회전을 포함해 알파인 스키 5관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전공이 속도계인 본에게 도전장을 던진 셈. 이처럼 이 종목 스키 여제의 자리는 두 미국 스키어의 집안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전체 메달 판세를 따지면 오스트리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과 함께 이 종목 전통의 강호로 손꼽히는 오스트리아는 토리노부터 소치까지 세 번의 겨울올림픽을 치르며 총 금메달 8개를 포함해 메달 27개를 땄다. 이 기간 미국이 딴 메달은 10개(금메달 6개). 지난 시즌 월드컵을 기준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마르첼 히르셔)도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여기에 올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 7개의 메달을 챙긴 스위스까지 3개 국가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년의 기다림.’ 그동안 한국 봅슬레이가 걸어온 길을 되짚기만 해도 한 편의 동화가 쓰인다. 주인공은 이용 총감독과 원윤종(32·파일럿), 서영우(26·브레이크맨). 썰매 불모지인 한국 땅에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금메달의 기적을 이룬 주역들이다. 현재 월드컵 시즌(11월 9일∼2018년 1월 22일)을 치르며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에선 이들의 이 대회 1, 2차 성적(각각 10위, 13위)이 기대에 못 미치자 각종 우려가 터져 나온다. 이 위기를 극복할 저력이 그들에게 남아 있을까. 출국 전 그 주인공들에게 전해들은 ‘위기 극복의 과거사’를 통해 점쳐 봤다.○ 이용 총감독의 비기(秘記) 이 감독의 오른손 검지에 굳은살이 박여 있다. 경기장에서 타국 팀 코치의 지시 사항을 몰래 듣고 힘줘 쓰다 보니 생긴 흔적이다. 조언 구할 사람 한 명 없던 7년 전 신임 감독 시절부터 이 감독은 그렇게 비기(비밀기록)를 써 내려갔다.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 “(썰매가) 전복되자 주변에서 ‘왜 여기 와서 방해하고 있나’라고 수군대는 타국 선수들의 불평이 들렸죠. 그때 저랑 선수들은 고개도 못 들고 트랙을 빠져나왔습니다.” 2010년 겨울 처음 감독직을 맡아 나간 아메리칸컵에서 당시 초보 선수들은 수차례 전복 사고를 당했다. 다친 선수들을 보는 것도 미안하고, 또 앞날을 헤아리는 것도 막막했다. “경험이 없으니 주행법도, 스타팅법도 맨바닥에 헤딩하듯 연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스 분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름길을 모르니 더디게 성장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다른 팀 노하우를 엿들으며 받아 적은 노트만 이젠 30권이 넘어간다. “첫 번째 코스에선 오른쪽으로 바짝 붙여라” “자세를 더 낮게 잡고 달려라” 등등. 국제 대회 때마다 이 감독은 선수 대기실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경기장에서 다른 팀 코치들이 무전기로 주고받는 소리에도 귀 기울였다. 한국 봅슬레이의 기반을 다지는 참고서는 그렇게 탄생했다. 2014년 1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칸컵 7차 대회였다. 4년 전 타국 팀의 멸시와 조롱을 받았던 바로 그 대회였다. 이 감독의 간곡한 요청으로 처음으로 빌린 썰매가 아닌 대표팀 전용 새 썰매를 타고 레이스를 펼쳤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아시아 최초로 이 대회 2인승(원윤종-서영우)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다. 이후 2015∼2016시즌 월드컵 랭킹 1위 도약까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여러 번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이젠 무엇이든 두렵지 않아요. 남은 건 하나입니다. 이번 대회(월드컵)는 그날을 위한 ‘쉼표’일 뿐입니다. 본 무대는 내년 평창이니까요.”○ 원윤종-서영우의 트라우마 “이런 얘기 하면 (원)윤종이 형이 마음이 안 좋을 텐데….” 겁 없이 시작한 봅슬레이는 만만치 않았다. 2010년 겨울 미국 전지훈련 때였다. 서영우가 당시 파일럿인 원윤종과 짝을 이뤄 처음 썰매를 타기 시작할 무렵이다. 당시 그가 탄 썰매는 매번 뒤집어지기 일쑤였다. 몸에 난 상처가 하나둘 늘어날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뒤집어지면 어깨가 바닥에 끌려 타는 듯이 아파요. 게다가 저(브레이크맨)는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앞을 못 보잖아요. 어느 순간 뒤집어져서 썰매가 미끄러져 가는데…. 그러다가 정신을 잃어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습니다.” 썰매 주행을 온전히 책임지는 파일럿 원윤종의 어깨는 천근만근이었다. 서영우와 마찬가지로 대학 때까지 육상을 하며 운동신경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그였다. “열 번 주행하면 7, 8번 전복됐어요.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죠. ‘이렇게 못 하는 종목이 있었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죠.” 둘은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던 그때, 오히려 독기를 품고 물러서지 않았다. 원윤종은 타국 선수의 경기 영상을 하나하나 살피며 각 대회장 구간별 특성을 파악했다. 그 와중에 새삼 ‘세계의 벽’이 높아 보이기까지 했다. “(그들의 경기를 보고 나니) 비교도 안 될 만큼, 싸워 보지도 못할 만큼 차이나 보였죠. 하지만 훗날을 바라보고 매년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왔습니다.” 서영우는 올림픽 출전의 그날만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빌려 탄 썰매로 고전할 때도, 멍든 상처에 홀로 연고를 바를 때도 머릿속으로 평창에서 질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때로 너무 버거울 때면 이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며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오기를 길렀다. 그렇게 둘은 7년여의 세월을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한국 썰매의 새 역사를 써 왔다. 둘은 25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월드컵 3차 대회를 앞두고 있다. 1년 전 고(故) 맬컴 로이드 코치의 부인이 건네준 메달을 받고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곳이다. 그때 받은 메달에는 원윤종 서영우가 꿈꾸는 동화의 마지막이 적혀 있다. “평창 금메달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라.”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오랜만에 찾아온 모국 땅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빅토르 안(안현수·사진)은 말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안현수는 1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남자 계주 5000m 결승에 러시아 소속으로 나섰다. 네덜란드, 미국, 카자흐스탄과 함께 모국인 한국 또한 그의 경쟁 팀이었다. 마지막 주자인 그는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선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결승전에서는 특유의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며 한국의 서이라가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멀찍이서 바라봤다. 그의 소속 팀 러시아의 최종 순위는 4위. 이미 이 대회 개인 500m와 10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안현수는 ‘무관’으로 러시아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파벌 논란과 부상 등의 악재가 겹치며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던 그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오뚝이처럼 재기에 성공했다. 그런 그였기에 최근 부진에도 제 기량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는 모국 땅에서 열리기도 했거니와 올림픽 리허설 격으로 열린 만큼 그에겐 특별한 무대였다. 올해 7월 모교인 한국체대를 방문해 “훗날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기 위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평창에서의 은퇴 의사를 밝힌 그였다. 그의 아내 우나리 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 ‘Nari’가 이번 월드컵 후원사로 참여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간절한 무대였지만 안현수는 다소 부진한 모습으로 모국을 떠나게 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실력으로…(보이겠습니다).” 지난달 말 인천국제공항.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국 준비를 하던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은 담담한 표정으로 남다른 패기를 드러냈다. 그가 밝힌 자신의 최고 강점은 ‘잘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 스켈레톤의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 앞에서도 당차게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다짐에는 힘이 실렸다. 그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 윤성빈은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봅슬레이 스켈레톤 월드컵에서 1, 2차 합계 1분37초32의 기록으로 두쿠르스를 0.63초 앞지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금메달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1차 대회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1차 대회에선 두쿠르스에게 0.11초 차로 뒤져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완벽하게 설욕했다. 4년 전 윤성빈이 처음 스켈레톤에 입문할 때만 해도 두쿠르스는 넘기 힘든 산처럼 보였다. 두쿠르스는 10년 넘게 스켈레톤 1인자로 군림한 전설. 지난주 월드컵 개인 통산 49회 우승을 달성했다. 윤성빈은 그를 동경하면서도 그 ‘이름값’에 주눅 들지 않고 묵묵히 땀을 쏟았다. 윤성빈은 “세계의 벽(두쿠르스)이 높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좌절하진 않았다”며 “땀 흘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높아 보이기만 하던 그가 어느새 어깨를 견줘볼 만큼 가까이에 있더라”고 말했다. 상체·하체 비율 ‘6 대 4’의 몸은 두쿠르스를 따라잡기 위해 그간 윤성빈이 공을 들인 노력의 결정체다. 70kg 초중반에 머물던 그의 몸무게는 스켈레톤 입문 이후 85kg을 유지하고 있다. 배가 불러도 억지로 음식을 넘겼고, 이를 근육으로 바꾸는 것이 그의 과제였다. 그렇게 몇 년을 가다듬은 결과 이젠 전문가들 사이에서 “스켈레톤에 최적화된 몸매”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윤성빈은 “체격 조건만 따져도 유럽 선수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솔직히 일반인으로 치면 좋은 몸매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윤성빈은 세계 최강자인 두쿠르스의 숙적으로 올라섰다. 과묵하지만 그 안에 품고 있는 독종 기질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할 성과다. 윤성빈과 두쿠르스는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32·러시아)와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의 유력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윤성빈과 두쿠르스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장군 멍군’을 부르며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2016∼2017) 월드컵에서 둘은 각각 금 1·은 3개(윤성빈), 금 4·은 1개(두쿠르스)를 따냈다. 경력만 보면 물론 두쿠르스가 한 수 위지만 윤성빈이 상승세에 홈 트랙의 이점까지 안고 있어 올림픽 금빛 레이스의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윤성빈의 꿈은 내년 평창에서 새로운 전설이 되는 것이다. 그는 월드컵 2차 대회 금메달을 통해 그 청사진의 불을 밝혔다. 경쟁자 두쿠르스 또한 평창에서 생애 첫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다짐하고 있다. 아직 어린 윤성빈에게 그 피 말리는 싸움을 승리로 이끌 뚝심이 있을까. “음…, 전 자신감 하나로 먹고사는 스타일이라서요!(웃음)”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 두 번째 ‘(이도)희-(박미)희’ 여성 감독 간 대결에서도 후배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웃었다. 현대건설은 19일 수원체육관에서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에게 3-0(25-22, 25-21, 25-16)으로 완승했다. 주포 엘리자베스가 23득점에 성공한 가운데 양효진과 황민경이 각각 12점씩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승리로 6승 2패(승점 17점)가 된 현대건설은 2위 한국도로공사를 승점 3점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이날 ‘탈 꼴찌’를 노렸던 흥국생명은 부상으로 빠진 외인 심슨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 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재영이 홀로 22득점하며 분전했지만 1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시즌 7패째를 당했다. 남자부에선 안드레아스(19점)를 비롯해 송준호(17점), 신영석(16점), 문성민(10점) 등 총 4명이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3-1(25-18, 22-25, 25-21, 25-15)로 꺾고 3위로 올라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21·사진)가 시즌 초반 코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파다르는 2라운드 첫 경기인 9일 한국전력을 상대해서도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각 3점 이상)을 포함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3-0)를 이끌었다. 시즌 7경기에서 벌써 네 번째 트리플크라운이다. 이 덕분에 ‘트리플크라운 제조기’라는 애칭도 생겼다. 1라운드에서 득점과 서브 부문 모두 1위에 오른 파다르는 국내 데뷔 무대였던 지난 시즌보다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점유율이 44.5%에 이르는 그의 공격 성공률은 57.14%에 달한다. 점유율이 그의 절반 정도인 삼성화재 박철우(58.5%)에 이어 2위의 성적이다. 파다르는 2015년 트라이아웃 때만 해도 키 197cm로 외국인 선수치곤 작은 키에 경력이 헝가리 청소년대표팀밖에 없다는 단점 탓에 찬밥 신세였다. 당시 반신반의하며 5순위로 파다르를 지명한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성실하고 배구를 대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경기에서 선두 삼성화재는 최하위 대한항공을 5세트 접전 끝에 3-2(25-20, 25-20, 23-25, 23-25, 15-10)로 이겨 5연승을 질주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1·한국체대·세계랭킹 54위)이 미래 유망주를 점치는 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정현은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 조별 2차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세계랭킹 37위)를 3-0(4-0, 4-1, 4-3)으로 완파했다. 7일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세계랭킹 51위)와의 1차전에 이어 이날까지 승리를 챙긴 정현은 남은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2위를 확보하며 4강에 올랐다. 루블료프는 이 대회 출전자 중 랭킹이 가장 높아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이날 정현에게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정현은 “루블료프와 (예전에) 한 번 경기를 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미리 전략을 세우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수 있었다”며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었지만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21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해 2개 조(4명씩)로 나뉘어 조별 1, 2위를 가린 뒤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현은 세계랭킹 306위 잔루이지 퀸치(이탈리아)와 조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