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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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mo@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국제일반29%
미국/북미18%
국제정세11%
인사일반11%
국제경제7%
국제정치7%
일본7%
산업4%
중남미4%
경제일반2%
  • 한미약품, 8500억원 신약기술 수출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한미약품이 올 들어 두 번째 대박을 터뜨렸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이던 3세대 폐암치료제(HM61713)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판매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금(5000만 달러)에 임상시험과 시판 허가 등 단계별로 받게 되는 금액을 합산하면 총 8500억 원대(7억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이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단일 기술 수출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로 제품 출시 이후에는 판매금의 10% 이상인 로열티도 받게 된다. 이번에 수출 계약을 맺은 항암신약은 암세포를 성장하게 하는 신호전달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한미약품 측은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에서 투약 후 나타났던 내성 및 부작용을 극복한 표적 폐암신약으로 알려졌다. 이 신약은 총 3단계의 임상시험 중 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은 해당 신약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한국과 중국, 홍콩 지역에서의 판권은 한미약품이 계속 갖게 된다. 한미약품은 3월에도 다국적 제약회사(일라이릴리)와 7800억 원 규모의 신약(면역질환치료제)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의 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10년간 8000억 원을 기술 개발에 투자했는데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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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도 벤처… 창농 CEO 10만명 키우자

    “귀농귀촌 10만 명을 창농(創農) 10만 명으로 바꾸는 데 지금이 적기입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창농인’ 1세대다. 1981년 대학 졸업 후 바로 귀농했다. 한국산 키위에 ‘참다래’란 이름을 붙이고 농산물 시장 개방에 맞서 전국의 재배 농가를 모아 참다래 유통사업단을 꾸렸다.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전 장관은 “귀농귀촌 붐이 불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농촌 창업을 위한 A부터 Z까지 모두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년 뒤면 귀농귀촌 10만, 지금이 ‘창농’ 기회 우리 농촌에 사람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5년까지 1000가구를 오르내리던 귀농귀촌은 2011년 1만 가구를 넘어서며, 이른바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가 있었다. 지금 추세라면 2018년 누적 10만 가구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청년층 귀농은 더욱 고무적이다. ‘농사는 노인 일자리’라는 선입견에도 귀농귀촌의 40%가 40대 이하에서 이뤄진다. 특히 지난해 30대 이하 귀농인은 7743명으로 전년 대비 53% 성장을 이뤄 전체 연령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귀농인 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업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3240만 원이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4734만 원)과 비교하면 1500만 원 정도 낮다. 새로 정착한 젊은 귀농인들도 여전히 수익성이 낮은 작물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상오 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은 “고소득 농업을 위해서는 농산물을 가공하는 2차 산업이나 농업 관광 등의 3차 산업을 함께 병행하는 ‘창농’은 필수”라고 진단했다. ○ 10만 창농, 혁신으로 만들자 귀농귀촌인을 ‘10만 창농인’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이는 농어업 분야의 규제 개혁과 정부의 집중 투자까지 포함하는 의미다. 일부 전문가는 창농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국유림 규제 철폐’를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산지(山地) 개발을 위해서는 10개 부처가 가진 20여 개 중첩 규제를 뚫어야 한다. 그 정도 규제를 풀어줄 각오로 창농 촉진에 나서야 농업 선진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운천 전 장관은 “산아제한과 산림녹화는 1960년대에 함께 시작됐지만 산아제한은 이미 풀렸고 산을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라며 “한국의 산이 녹화 목적을 이미 달성한 만큼 10∼20명씩 모여 협동조합을 이룬 창농인에게 방치된 국유림에 경제림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젊은 창농인들이 짊어지는 ‘실패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정환 전 농촌경제연구원장(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자본이 없는 젊은이들이 창농할 때 최소한 도시 창업만큼 금융 및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지금 청년들이 농촌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도전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7일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했지만 귀농 청년층을 위한 대책은 없었다. 귀농귀촌자를 위한 교육 예산도 29억 원에 불과해 전체 일자리 창출 예산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 창농 위한 농업 연구개발(R&D) 나서야 아이디어만 있으면 농업도 정보기술(IT) 벤처 못지않게 생산성 높은 산업일 수 있다. 농촌 창업 자체가 결국 1차 생산물에 가공(2차 산업)과 서비스(3차 산업)를 덧붙이는 행위다.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단순 귀농자만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한국이 전범(典範)으로 삼을 수 있는 국가가 이스라엘이다. 14일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에서 열린 ‘2015 창조 농생명 과학대전’에서 이스라엘은 14개 부스를 차려 운영했다. 대부분 IT에 바탕을 둔 농업 기술로 작물에 물이 자동 공급되거나 작황 정보가 실시간으로 농부의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등의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스라엘의 농업 인구는 6만4000명으로 한국(163만3000명)의 4%에 불과하지만 농업 수출액은 한국의 73%에 이른다. 수출에 유리한 작물을 국가 차원에서 선정해 농민들에게 보급한 뒤 농업 예산의 20%를 들여 R&D까지 나선 결과다. 오페르 삭스 이스라엘수출공사 사장은 “많은 농민이 기업과 연구소에 직접 기술 자문을 하고, 그 성과를 널리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민승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은 “한국 농업이 제조업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세계 1등’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한국 특성에 맞는 제품을 맞춤 생산할 수는 있다”며 “기존 농가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부분에 진출하고, 정부와 기업이 이를 지원해야 ‘작지만 강한’ 창농 국가로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성모 기자}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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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전하는 청춘에게 농촌은 ‘블루오션’

    함승종 씨(65)는 2003년까지 침구 생산업체 이브자리 계열사의 사장이었다. 지금은 충남 천안시 입장면의 농원에서 블루베리를 생산하고 가공하는 블루베리코리아의 대표다. 서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왜 시골에서 밭을 갈게 됐을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존 임원들이 구조조정 당하는 모습을 보며 평생직장이란 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은퇴 후를 그려 보게 됐고 농촌에서 희망을 발견했지요.” 함 씨가 농촌행을 결심한 것은 51세 때인 2001년. 처음 농사를 지어 보는 함 씨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는 프로였지만 농사에 대해서는 생초보였다. 그는 ‘수익성 높은 작물을 재배한다’는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미국, 일본 등 해외에 있는 지인들에게 작물을 추천받았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먼저 이뤄진 곳에서 많이 팔리는 작물이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지인들이 함 대표에게 공통적으로 추천한 작물은 바로 블루베리였다. “그때는 정말 막막했어요. 블루베리를 어떻게 재배하는지 심지어 어떤 작물인지도 잘 몰랐거든요.” 함 씨는 무작정 블루베리의 원산지 중 하나인 미국을 찾아갔다. 당시 블루베리는 미국에서 ‘달러 트리(나무)’라 부를 정도로 수익성이 높았다. 함 씨는 뉴저지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재미교포의 농장과 대표적인 블루베리 산지인 미시간 주의 70년 된 블루베리 농장을 방문해 공부를 시작했다. 함 씨는 현재 블루베리 농사 1세대로 통한다. 1년에 두 명 정도 지금까지 20명의 청·장년 귀농 희망자가 그의 농장에서 블루베리 재배 방법을 배워 갔다. 첫 수확량은 300kg 정도였지만 10년 뒤인 올해는 100배인 30t을 수확했다. 처음 2만6446m²로 시작했던 재배지도 현재 8만2644m²까지 늘어났다. “저는 50세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꿈과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기업가 정신을 갖고 철저히 준비한다면 창농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함 대표의 말처럼 농촌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한 청년 경영인도 나오고 있다. 2013년 귀농한 이연재 씨(33·여). 이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blog.naver.com/xmr2)에는 웃고 있는 흑돼지 사진이 나온다. 이 씨는 바로 이 흑돼지의 미소에서 희망을 봤다. “유기농 채소처럼 가축도 건강히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귀농을 하게 됐어요.” 서울에서 29세까지 포토그래퍼로 일하던 이 씨는 귀농을 결심한 뒤 자연 양돈 농가를 찾아다니고 축협에서 여는 돼지 종자 강의를 들으며 관련 지식을 쌓았다. 어릴 때부터 시골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던 남편도 이 씨의 뜻에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바로 그만두지 않았다. 이 씨는 “젊은 부부의 경우 귀농을 결정함과 동시에 둘 다 직장을 그만두는 수가 있는데 이럴 경우 오히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한 사람이 먼저 농촌으로 내려간 뒤 소규모로 일을 시작하고 배우자는 그 기간에 직장을 다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돼지의 분뇨를 비료로 이용해 사료를 재배하고 이것을 다시 돼지에게 먹이는 ‘자연순환농법’으로 돼지를 키운다. 이 씨는 “처음에는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돼지를 기존 농가처럼 가축 직판장에다 팔아서는 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씨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블로그에는 부부가 함께 돼지를 키우는 사진과 영상 등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먹거리가 어떻게 자라는지 보여 줬다. 이 씨의 흑돼지는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직거래가 점차 늘어났다. 현재 그는 흑돼지 60마리를 키우며 연소득 40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이 씨 같은 20, 30대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 중에서도 은퇴 및 노후 대비를 위해 농촌에서 지식 창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 2011년 제주도로 내려가 노지 감귤을 재배하는 이형재 씨(64)는 서울 굴지의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지냈지만 평소 그리던 귀농의 꿈을 이룬 경우다. 그는 “농사 비결이라면 농업기술원 등에서 가르쳐 주는 정석대로 한 것밖에 없다”며 웃었다. 현재 7600m²짜리 감귤 과수원의 사장님이 된 이 씨는 “아직 농촌에는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도전 의식을 가진 청년들이라면 농촌은 오히려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은 “이제는 ‘농사’가 아니라 ‘농업’의 관점에서 창농을 생각해야 한다”며 “농업도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하고 경영자의 눈으로 접근한다면 청·장년층 모두에게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천안=백연상 baek@donga.com / 김성모 기자}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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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매거진]매일 일본서 생크림 공수…디저트 카페 ‘몽슈슈’ 김미화 대표

    보고도 시큰둥했다.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다. 몽슈슈의 도지마롤은 디저트 하면 떠오르는 화려함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어느 제과점에 들어가도 만날 수 있는 시시한 롤케이크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두툼하지 않은 빵의 한가운데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생크림이 들어가 있었다. 마치 “먹어봐. 정말 너의 삶을 달콤하게 만들어 줄 거야(=배에 커다란 튜브를 만들어 줄 거야)”라고 악마가 손짓하는 것 같았다. 진짜 보는 것만으로도 살이 찌는 듯했다. 그런데 한입 넣는 순간 뇌에서 불꽃이 파박 튀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지 않았다. 뭉게구름처럼 풍성해 보이던 생크림은 입에 들어가는 순간 사르르 녹았다. 무엇보다 생크림이 정말 신선했다. 맛을 보고 나서야 “(매장에) 늦게 가면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8번 타자 도지마롤 13일 오후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도지마롤의 비법을 듣기 위해 김미화 몽슈슈(일본명 몽셰르) 대표(42·여)를 만났다. 단정한 분홍색 원피스에 갈색 웨이브 머리, 짙은 눈 화장을 한 그는 높은 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도지마롤은 야구로 치면 8번 타자밖에 안 돼요. 푸딩이 3번, 해피파우치가 4번 타자죠.” 디저트를 야구에 비유하기에 도지마롤은 이승엽 정도를 떠올렸더니 끄트머리에 있는 ‘8번 타자’란다. 게다가 4번 타자는 생소한 해피파우치라니. 이유가 있었다. 얇은 크레페에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을 담아 보자기처럼 오므린 해피파우치는 김 대표와 여러모로 닮아 있었다. 재일동포인 김 대표는 원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당시 그는 늘 아이들에게 “꿈을 잃지 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그의 어릴 적 꿈은 스튜어디스였다. 김 대표는 “문득 ‘나는 꿈을 잃지 않으면서 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8년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유럽여행을 떠났지요”라고 말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우연히 떠난 여행은 인생을 바꿨다. 색색으로 옷을 입은 파이부터 다소곳하게 모여 있는 작은 수제 초콜릿들까지 유럽은 정말 디저트의 천국이었다. 특히 프랑스 파리의 여러 디저트 카페와 오스트리아 빈의 정갈한 거리에서 우람하고도 훤칠한 남성들이 손가락만 한 초콜릿을 입에 넣으며 걷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결심했어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행복한 케이크’를 만들겠다고요. 그 결과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해피파우치와 김미화 대표 김 대표가 해피파우치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하루는 셰프가 주방에서 치즈케이크를 만들다 남은 것으로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있었다. 그러다 쉐프가 구운 빵(크레페)에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을 넣어 먹기 좋게 오므려 놓은 것을 그가 발견했다. 김 대표는 “보자기를 떠올리게 하는 모양도 예뻤지만 너무 맛있었어요. 혹시 내가 그 시간에 주방을 들르지 않았다면 해피파우치는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집에서 엄마가 남은 반찬 이것저것에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입에 넣었다가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며 탄생한 게 해피파우치였던 것이다. 사실 해피파우치는 김 대표의 디저트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디저트에는 설렘이 있어야 한다. 막 가슴이 뛰어야 한다. 예뻐야 하고 꿈과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 그게 그의 디저트 철학이다. “케이크 같은 디저트가 아니면 어떤 제품을 이렇게까지 오밀조밀하고 예쁘게 만들겠어요. 소품부터 매장까지 특별해야 해요.” 그래서인지 매장도 무언가 특별해 보였다. 일반 디저트 카페보다 고풍스러워 보였다. 꽃무늬가 들어간 푹신한 소파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는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오만과 편견’을 떠올리게 했다. ‘살롱드 몽슈슈’라는 매장 이름부터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홈런왕 8번 타자 김 대표가 자기 방을 꾸미는 소녀처럼 들뜬 마음으로 디저트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사실 그는 디저트에 누구보다 꼼꼼하고 엄격하다. 도지마롤의 성공이 이를 입증한다. 그 심심한 모양의 롤케이크를 일본 오사카 본점에서도, 국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먹는다. “설명이 필요한가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기본이죠. 최고로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유통기한이 짧지만 최고 품질인 홋카이도산 우유로 생크림을 만들고 있어요.” 우유도 오전 4시 반부터 딱 3시간만 짠다. 온도 관리는 물론이고 생크림을 만드는 데 섞이는 공기의 양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 최고 품질의 생크림을 거의 매일 냉장 상태로 비행기에 실어 한국으로 보낸다. 횟수로 지난해 일본과 국내를 오간 물품 중 최고 수치다. 방사선 우려를 없애기 위해 검사도 11가지나 거친다. 그래서인지 몽슈슈는 국내에서 핫한 디저트 가게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만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도지마롤이 단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김 대표는 매출 이야기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뻐했다. “한 달에 비행기 값만 1000만 원이 넘게 들어요. 그래도 제가 제일교포라 한국에는 좋은 품질의 디저트를 꼭 선보이고 싶었는데 다행히 사랑해주셔서 기쁩니다.” 몽슈슈를 찾아 먼 길 떠났던 손님들이 반길 소식이 하나 있다. 다음 달 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살롱드 몽슈슈 4호점이 문을 연다. 판교점에도 긴 줄이 늘어설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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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대에 누워서 영화를? 국내 첫 ‘침대 상영관’ 선보여

    국내 최초로 편하게 누워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침대 상영관’이 문을 열었다. 미국의 침대 매트리스 회사인 템퍼씰리인터내셔널은 2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CGV압구정점과 부산 CGV센텀시티점 2곳에 ‘템퍼시네마’를 개장했다고 밝혔다. 템퍼시네마에는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CGV의 한 상영관 전체를 의자 대신 템퍼의 매트리스로 꾸몄다. 좌석은 30석이며 관람료는 일인당 4만 원(음료수 포함)이다. 주정규 템퍼코리아 대표는 “템퍼의 매트리스를 더 많은 사람이 체험해봤으면 해서 기획했다”며 “2주 동안 체험기간을 가졌는데 관객들 평이 좋다”고 말했다. 템퍼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비행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한 신소재를 이용해 매트리스와 베개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0여 개 국가에서 3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김성모 기자mo@donga.com}

    •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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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 단 BHC치킨 이유 있었네

    BBQ와 교촌치킨이 장악하고 있던 치킨프랜차이즈 업계가 BHC치킨(대표 박현종·사진)의 가세로 3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에서 2013년 7월 분리돼 독자경영을 시작한 BHC는 5월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827억 원의 매출을 올린 BHC는 지난해 이보다 31.6% 많은 108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가맹점 수도 크게 늘었다. 2013년 780개였던 BHC 가맹점은 지난해 868개, 올해 5월 1000개로 증가했다. BBQ의 가맹점은 1800여 개, 교촌치킨은 980여 개다. BHC 관계자는 “치킨이 맛있고 잘 팔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맹점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HC의 매장당 월평균 매출은 2013년 7월 1800만 원에서 올해 6월 2400만 원으로 33.3% 올랐다. BHC가 이처럼 경기 불황에도 급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었다. BHC는 2013년 8월 물류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2억7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달 7일에는 영남물류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다. 또 가맹점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맹점의 광고선전비는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핵심 분야인 제품 개발에도 신경 쓰고 있다. BHC는 최근 2억 원을 들여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 있는 기업부설연구소를 확장하고 교육센터를 재개장했다. BHC 관계자는 “‘뿌링클’ ‘별에서 온 코스치킨’ 같은 신제품 역시 이러한 투자가 있었기에 개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한우전문점인 ‘창고43’을 인수하기도 한 BHC는 종합외식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연구개발을 더 강화해 종합외식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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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추린 뉴스]KB국민銀, 국방부와 ‘작은 도서관’ 업무협약 外

    ■ KB국민銀, 국방부와 ‘작은 도서관’ 업무협약KB국민은행은 21일 국방부와 ‘군인가족과 함께하는 작은 도서관 설치·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국방부와 협력해 격오지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 장병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군인 자녀들의 지식 공유 및 정서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방부에서 후보지를 추천받아 ‘작은 도서관’으로 선정되면 국민은행은 신간도서를 제공하고 독서·문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HS애드, 中모바일 사이트 ‘한즈멍’ 개설LG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HS애드가 중국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다. HS애드는 북경법인 설립 20주년을 맞아 모바일 사이트인 ‘한즈멍(韓之盟)’을 개설하고 중국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다고 21일 밝혔다. 한즈멍은 중국인 6억 명이 사용하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 앱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웹사이트다. 앱에서는 농심, 풀무원, 라푸마 등의 제품들이 판매된다. 또 한국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가 모바일 매거진 방식으로 이 사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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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애드, ‘한즈멍’ 개설…중국 모바일 시장 진출

    LG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HS애드가 중국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다. HS애드는 북경법인 설립 20주년을 맞아 모바일 사이트인 ‘한즈멍(韓之盟)’을 개설하고 중국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다고 21일 밝혔다. 한즈멍은 중국인 6억 명이 사용하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 앱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인터넷 사이트다. 앱에서는 농심, 풀무원, 라푸마 등의 제품들이 판매된다. 또 한국 여행, 패션, 제품리뷰, 건강, 문화 등 한국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가 모바일 매거진 방식으로 이 사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김명기 HS애드 법인장은 “위챗 기반 마케팅은 중국 광고의 상식”이라며 “한즈멍은 중국 진출의 걸림돌이었던 막대한 광고·유통 비용 장벽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S애드 북경 법인은 최근 2년 사이 매출액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급성장을 거두고 있다. 올 초에는 중국의 광고 관련 협회인 중국4A협회에도 가입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100% 외자계 광고회사 중 처음이다. HS애드 관계자는 “중국4A협회는 중국 내 약 40만개 광고대행사 중 60여 개의 대행사만 가입이 가능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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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프랜차이즈 업계, 3년차 신예 BHC 등장에 ‘3강 구도’ 재편?

    BBQ와 교촌치킨이 장악하고 있던 치킨프랜차이즈 업계가 창립 3년차 신예인 BHC치킨의 가세로 3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에서 2013년 7월 분리돼 독자경영을 시작한 BHC는 5월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3년 827억원의 매출을 올린 BHC는 지난해 이보다 31.6% 많은 10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가맹점수도 크게 늘었다. 2013년 780개였던 BHC 가맹점은 지난해 868개, 올해 5월 1000개로 증가했다. BBQ의 가맹점은 1800여 개, 교촌치킨은 980여개다. BHC 관계자는 “치킨이 맛있고 잘 팔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맹점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HC의 매장당 월평균 매출은 2013년 7월 1800만 원에서 올해 6월 2400만 원으로 33.3% 올랐다. BHC가 이처럼 경기불황에도 급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었다. BHC는 2013년 8월 물류시스템을 개선하는데 2억7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달 7일에는 영남물류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다. 또 가맹점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맹점의 광고선전비는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핵심 분야인 제품 개발에도 신경 쓰고 있다. BHC는 최근 2억 원을 들여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에 있는 기업부설연구소를 확장하고 교육센터를 재개장했다. BHC 관계자는 “‘뿌링클’ ‘별에서 온 코스치킨’ 같은 신제품 역시 이러한 투자가 있었기에 개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한우전문점인 ‘창고43’을 인수하기도 한 BHC는 종합외식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기도 했다. 박현종 BHC 대표(사진)는 “연구개발을 더 강화해 종합외식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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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일자리 운동 스타벅스… “바리스타 500명 뽑습니다”

    미국에서 ‘청년층 일자리 10만 개 창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도 대규모 공채에 나섰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한국 개점 16주년을 기념해 전국 780여 개 매장에서 일할 500명의 바리스타(무기 계약직)를 뽑을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또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 바리스타 신규 채용도 함께 진행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청년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청년실업을 해소하고자 이번 공채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채용은 학력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커피에 대한 열정을 가진 20세 이상의 구직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30일까지 스타벅스 채용 홈페이지(job.shinsegae.com)의 ‘상시채용’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시키면 된다. 서류전형과 적성검사 및 인성면접을 거친 최종 합격자는 8월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거친 뒤 거주지 인근 매장으로 발령받게 된다. 바리스타로 발령 받은 후에는 주 5일 25시간 근무하게 되며 일정 기간 경력이 쌓이면 부점장 및 점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부여 받는다. 또 4대 보험과 설·추석 보너스 등 복리후생도 함께 제공된다. 스타벅스 본사는 현재 미국에서 청년실업 해소 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17개 대기업이 청년실업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참여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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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코리아, 대규모 채용…바리스타 500명 뽑는다

    미국에서 ‘청년층 일자리 10만 개 창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도 대규모 공채에 나섰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한국 개점 16주년을 기념해 전국 780여 개 매장에서 일할 500명의 바리스타(무기 계약직)를 뽑을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또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 바리스타 신규 채용도 함께 진행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청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자 이번 공채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학력 성별 나이에 상관 없이 20세 이상의 성인이면 지원이 가능한 이번 채용은 커피에 대한 열정을 가진 구직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는 30일까지 스타벅스 채용 홈페이지(job.shinsegae.com)의 ‘상시채용’에서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하면 된다. 서류전형과 적성검사 및 인성면접을 거친 최종 합격자는 8월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거친 뒤 거주지 인근 매장으로 발령받게 된다. 바리스타로 발령 받은 후에는 주 5일 25시간 근무하게 되며 일정 기간 경력이 쌓이면 부점장 및 점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부여 받는다. 또 4대 보험과 설·추석 보너스 등 복리후생도 함께 제공된다. 스타벅스 본사는 현재 미국에서 청년 실업 해소 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17개 대기업이 청년 실업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참여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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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가 부실… 과속방지턱, 되레 안전 위협

    서울 시내에 있는 거의 모든 과속방지턱이 색깔이 벗겨지거나 파손돼 오히려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375개의 성능과 규격,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98.7%(370개)가 도색이 벗겨지거나 색이 흐려 반사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 과속방지턱의 m²·Lux당 평균 반사성능은 흰색이 28.73mcd, 노란색이 15.26mcd였다. 관련 지침의 최소 반사성능 기준(흰색 100mcd, 노란색 70mcd)의 20∼30% 수준이다. 야간 반사성능이 기준치 이하인 과속방지턱은 41.3%(155개)였다. 과속방지턱의 위치를 미리 알려줘 속도를 줄일 수 있게 하는 교통안전표지판이 있는 곳은 4.5%(17개)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과속방지턱에 칠하는 도료에는 유리를 섞어 자동차 불빛을 반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운전자가 과속방지턱을 인지하지 못해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은 과속방지턱도 많았다. 일반적인 원호형 방지턱 327개 중 62.1%(203개)는 높이와 길이 등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소비자원이 기준을 초과한 과속방지턱으로 모의주행을 한 결과 차량 뒷자리에 타고 있던 인체 모형이 천장과 충돌하거나 무릎을 앞좌석에 부딪쳐 부상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과속방지턱 피해 사례는 3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행자나 자전거가 걸려 다친 사례가 28건, 차량 에어백 전개 등으로 인한 차량 파손 및 운전자 부상이 5건이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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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과속 방지턱, 오히려 안전 위협…99% 재정비 필요

    서울 시내에 있는 거의 모든 과속방지턱이 색깔이 벗겨지거나 파손돼 오히려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속방지턱은 차량의 주행 속도를 낮춰 과속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되는 교통안전 장치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375개의 성능과 규격,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98.7%(370개)가 도색이 벗겨지거나 색이 흐려 반사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 과속방지턱의 평균 반사성능은 흰색이 28.73mcd/㎡·Lux, 노란색이 15.26mcd/㎡·Lux이었다. 관련 지침의 최소 반사성능 기준(흰색 100mcd/㎡·Lux, 노란색 70mcd/㎡·Lux)의 30¤40% 수준이다. 야간 반사성능이 기준치 이하인 과속방지턱은 41.3%(155개)였다. 과속방지턱의 위치를 미리 알려줘 속도를 줄일 수 있게 하는 교통안전표지판은 4.5%(17개소)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과속방지턱에 칠하는 도료에는 유리를 섞여 있어 자동차 불빛을 반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운전자가 과속방지턱을 인지하지 못해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은 과속방지턱도 많았다. 일반적인 원호형 방지턱 327개 중 62.1%(203개)는 높이와 길이 등 설치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소비자원이 기준을 초과한 과속방지턱으로 모의주행을 한 결과 차량 뒷자리에 타고 있던 인체 모형이 천장과 충돌하거나 무릎을 앞좌석에 부딪쳐 부상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 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과속방지턱 피해 사례는 3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행자나 자전거가 걸려 다친 사례가 28건, 차량 에어백 전개 등으로 인한 차량 파손 및 운전자 부상이 5건이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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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무디킹, UAE 유통업체와 손잡고 중동 진출…45개 매장 개설

    한국 지사가 미국 본사를 인수해 주목을 끌었던 음료업체 스무디킹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유통업체인 ‘알 구라이르 리테일’과 협약을 맺고 중동에 진출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연말 UAE 두바이에 첫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5년 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에 45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스무디킹의 한국 지사인 스무디즈코리아는 2012년 7월 국내 식음료업체 최초로 미국 본사를 사들였다. 이후 미국에서 연평균 38.1%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스무디킹은 미국과 한국, 싱가포르 등에 총 73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말까지 전 세계에 1000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성완 스무디킹 대표는 “미국 본사 인수 후 글로벌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며 “잠재력이 큰 중동 시장에서 브랜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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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어잡기 까르르… 아이도 마을도 함께 웃었다

    “야 네 발 옆에∼, 저기 잡아 잡아!” 15일 오후 아이들 웃음소리가 적막한 강원도 산골을 깨웠다. 깔깔대는 소리가 들린 곳은 강원 정선군 남면의 ‘개미들마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고척중학교 학생 200명이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냇가에 뛰어든 아이들은 연신 첨벙대며 매끈하게 잘생긴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렸다. 또 절구에 떡을 넣어서 찧어보는 등 농촌을 직접 느끼고 돌아갔다. 3학년 우승표 군(15)은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휴가 때 외국에 가는 것보다 우리나라 시골에서 노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손님이 뚝 끊긴 이곳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일주일이 채 안됐다. 최법순 개미들마을 운영위원장은 “메르스 사태로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가 이제야 다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진행 중인 ‘국내 휴가로 경제 살리자’ 캠페인도 끊긴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주관하에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여름휴가 농촌에서 보내자’ 캠페인 선포식도 열 계획이다. 이날 마을을 찾은 기자도 학생들과 함께 농촌을 체험해봤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냇가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송어를 잡아보기도 하고 인절미를 만드느라 옷과 얼굴에는 콩가루가 잔뜩 묻었다. 하지만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개미들마을은 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군 남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두보의 시가 떠오를 만큼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동강의 지류인 동남천이 서로 엉켰다 멀어졌다 마을을 감싸 흐르고, 깊고 높은 산들의 암벽은 건장한 청년의 등짝처럼 굳세 보였다. 밤에는 별들이 하얀 소금처럼 머리 위로 쏟아졌다. 농촌에서만 접할 수 있는 즐길거리도 풍성했다. 이 마을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30종에 이른다. 6월에는 파종 체험을, 7월부터는 각종 열매와 채소를 수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을 옆 동굴에선 박쥐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소나무 숲 사이를 달리면 박하사탕을 문 것처럼 상큼함이 입가에 남는다. 자전거는 300여 대가 준비되어 있다. 시설도 좋다. 개미들마을에는 200명 넘게 머물 수 있는 숙소가 마련돼 있다. 단체가 묵을 수 있는 수련원과 복층 펜션, 전통한옥, 캠핑장, 야영장 등도 갖추고 있다. TV, 에어컨 등 편의시설은 기본이다. 나무로 지은 한옥은 잠시만 있어도 등이 서늘할 정도로 시원하다. 개미들마을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는 몸에 좋은 먹거리와 눈을 반짝이게 할 볼거리를 갖춘 농촌 휴양지가 많다. 전남 담양군 삼지내마을은 한옥과 돌담길 같은 옛 풍경을 잘 보존하고 있다. 소가 끄는 달구지를 타보기도 하고 한과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경기 양평군 수미마을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농촌의 모습을 잘 간직한 마을이다. 수상 자전거나 카누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가 서식하는 강원 평창군의 어름치마을도 추천할 만하다. 이곳에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래프팅과 카약을 탈 수 있고 석회동굴인 천연기념물 260호 백룡동굴에서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과 석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자연 경관은 그대로 살리면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지방에 많다”고 설명했다.정선=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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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백년 6만여명 돌본 ‘고아들의 의사’

    JW중외그룹은 50년 동안 6만 명이 넘는 고아를 보살펴 온 조병국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 명예원장(82·사진)을 ‘제3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성천상은 고 이기석 중외그룹 창업자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JW중외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의료복지 증진에 기여한 의료인에게 주는 상이다. 1958년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한 조 명예원장은 1962년부터 15년간 서울시립아동병원 소아과에 근무하며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1976년부터는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6만여 명의 입양 예정 고아들의 건강을 챙겼다. 그는 아이가 입양가정에 보내지기 전 예방접종을 하는 등 아이가 건강한지 확인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수상 소식을 전달받은 조 명예원장은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어느새 삶의 일부분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8월 2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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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회 성천상 수상자로 조병국 홀트아동복지회 명예원장 선정

    JW중외그룹은 50년 동안 6만 명이 넘는 고아들을 보살펴 온 조병국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 명예원장(82·사진)을 ‘제3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성천상은 고 이기석 중외그룹 창업자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JW중외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의료복지 증진에 기여한 의료인에게 주는 상이다. 1958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조 명예원장은 1962년부터 15년 간 서울시립아동병원 소아과에 근무하며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1976년부터는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6만여 명의 입양 예정 고아들의 건강을 챙겼다. 그는 아이가 입양가정에 보내지기 전, 예방 접종을 하는 등 아이가 건강한지 확인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중외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원장은 의사로서 보장된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우리사회의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다”며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소식을 전달 받은 조 명예원장은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어느새 삶의 일부분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8월 2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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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량-나트륨 함량 가장 높아…‘먹으면 살찌는’ 햄버거 1위는?

    버거킹의 ‘더블 치즈와퍼 세트(1515㎉)’가 유명 패스트푸드의 햄버거 세트 중 가장 높은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문제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는 ‘빅3 패스트푸드(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의 햄버거 세트 메뉴 30개의 열량과 나트륨 함량을 조사해 13일 발표했다. 이들 햄버거 세트의 대부분은 과도한 나트륨과 열량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0개 세트메뉴의 열량은 각각 최소 763㎉에서 최고 1515㎉로 200g기준의 흰쌀밥 한 공기 열량(250㎉)의 3~6배 수준이었다. 성인 기준으로 하루권장 열량 섭취량이 1900~2400㎉인 것을 감안하면 햄버거 세트의 칼로리는 두 끼 수준에 달한다. 특히 버거킹의 햄버거 세트 제품들이 열량 함유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장 열량이 높은 햄버거 세트는 버거킹의 더블 치즈와퍼(1515㎉)였다. 버거킹 더블 와퍼(1437㎉), 버거킹 베이컨치즈 와퍼(1283㎉), 버거킹 베이컨치즈 갈릭스테이크(1229㎉), 버거킹 치즈 와퍼(1219㎉), 맥도날드 더블 1955(1201㎉)가 뒤를 이었다. 또 대부분의 햄버거 세트에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나트륨도 과도하게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이 최다 함유된 세트 메뉴 역시 버거킹의 더블 치즈와퍼(2040mg)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나트륨 섭취량(2000mg)을 초과했다. 빅3 햄버거세트 메뉴의 함유 나트륨은 892~2040mg인 것으로 나타났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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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차 시장보다 못 믿을 휴대전화 시장”

    국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을 중고차 시장보다 신뢰도와 만족도가 떨어지는 곳으로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소비자시장성과지수(CMPI)’를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이 69.8점으로 작년에 이어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낮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만5000명을 대상으로 50개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의 비교 용이성, 신뢰성, 소비자 문제 및 불만, 만족도, 선택 가능성(다양성), 가격 등을 종합 평가한 것이다. 100점 만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소비자 지향적인 시장이다.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소비자 문제 및 불만’(93.8점)과 ‘선택 가능성’(67.4)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해당 시장에 불만을 제기한 비율이 높고, 시장에서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차 시장(70.7점)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 이어 밑에서 2위로 집계됐고, 자동차 수리 시장(71.1점), 교복 시장(71.3점), 병원 장례식장 시장(71.3점)도 순위가 낮았다. 반면 도서 시장(76.3점)과 신용카드 시장(75.9점)은 상품 시장과 서비스 시장에서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두 시장은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 폭이 넓고 신뢰도가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점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전체 소비자시장성과지수의 평균은 73.8점으로 지난해보다 1.4점 상승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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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산머루 따고 쑥개떡 만들어보고… 잊고 있던 ‘고향’으로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의 한 구절처럼 고향은 현대인들에게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콘크리트 숲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많아졌지만 전원에 대한 애절한 향수는 현대인들의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남아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올여름에는 저마다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그곳으로 가족과 함께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도심 벗어나기 7일 오전 농촌 체험을 하기 위해 강변북로를 거슬러 올라갔다. 평일에, 그것도 출근 시간에 도심을 빠져나가는 게 정말 무엇인가를 거스르는 일만 같았다. 게다가 익숙한 노트북 대신 곡괭이 같은 것을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니 정장 입고 운동하는 것처럼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자 생명력을 한껏 뽐내는 나무들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가시는 것 같았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 양평군 ‘그린토피아 과수마을’. 과수마을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인 ‘두물머리’(양수리의 우리말) 근처에 있는데 한 해에 4만여 명이 농촌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배우 최불암)이 운영했던 과수원도 이 마을에 있다. “재방문율이 50%가 넘어요. 처음엔 주저해도 도심을 벗어났으니 벌써 절반은 체험한 겁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몸뻬’를 추켜올리며 등장한 그린토피아의 정경섭 대표(68)는 두리번거리는 기자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그가 안내한 사무실 한쪽 벽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체험공간 지정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팜스테이마을 지정증서’ 같은 각종 인증서와 농촌 체험 프로그램 일정표가 걸려 있었다. “한 번에 300명 이상도 가능합니다. 마을 전체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린토피아는 펜션 2개 동과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회의실,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마을에 있는 다른 숙소와 인원을 분담한다. 물론 호텔만큼 숙소가 세련되진 않았다. 하지만 냉장고, 침대, 온돌방 등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매미 울음소리를, 가을에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것도 다락방에서. 사시사철 체험 프로그램도 알차게 짜여 있었다. 봄에는 누에, 달팽이를 관찰하고 나물을 캔다. 여름에는 앵두와 보리수, 오디를 따고 감자를 캘 수 있다. 가을에는 고구마를 수확하고 겨울에는 딸기를 맛볼 수 있다.농촌 맛보기 농촌을 직접 맛봤다. 정 대표를 설득해 기자가 직접 갖가지 열매를 따는 농촌 체험을 해봤다. 사실 처음에는 우습게 봤다. ‘열매를 따는 것이 모내기처럼 힘들까’ 싶었다. 하지만 30분쯤 뒤 등과 허리에서는 땀이 솟고 다리 근육은 팽팽하게 조여 왔다. 농촌은 확실히 싱거운 맛은 아니었다. 발그레한 토마토만 골라 뚝뚝 따냈다. 그런데 정 대표만큼 예쁘게 따지질 않았다. 꼭 기자가 딴 토마토만 초록색 머리가 줄기에 남았다. 정 대표는 기자를 보며 “쉽지 않죠? 열매를 잘 비틀면 예쁘게 떨어집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빨간 열매들 사이에서 거무스름하게 익은 블랙베리도 연신 따냈다. 손도 입 주위도 검게 물들어 사이사이 먹은 것을 감추기가 어려워졌다. 그린토피아 체험학습장 안쪽에는 나무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들마다 모양도 색도 다른 잘 익은 열매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정 대표는 “체험학습을 목적으로 조성해 다양한 작물을 길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농장에는 자두, 배, 살구, 앵두, 사과, 매실, 복숭아와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감자, 상추 등 다양한 농작물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작물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그곳 이처럼 도시 생활에서 지친 몸을 농촌에서 회복하는 것을 팜스테이라 한다. 농장을 뜻하는 영어 ‘팜(farm)’과 머문다는 의미의 ‘스테이(stay)’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특히 도시민들이 휴가철이나 주말을 이용해 농촌에서 숙박하며 농촌의 전통문화와 영농체험을 할 수 있어 최근 인기다. 팜스테이가 새로운 휴가문화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휴가를 즐기는 방식의 변화도 한몫했다. 예전에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유명 관광지나 동남아 등지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다. 하지만 패키지 형태로 구성돼 있는 해외 단체여행은 여러 지역을 짧은 시일에 효율적으로 관광할 수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회의감을 줬다. 또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최근 치안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짧은 휴가를 해외에서 바쁘게 보내느니 국내에서 편안히 즐기며 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것. 또 해외여행과 달리 농촌에서는 농작물 수확 체험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올 여름휴가를 자녀들과 농촌에서 보낼 예정인 보험회사 직원 이모 씨는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물들을 보여주려고 해외로 나가기도 했지만 갈 때마다 빡빡한 일정으로 아이도 나도 지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여름에는 농촌에서 아이들과 함께 편안히 쉬고 싶다”고 밝혔다. 농촌과 더불어 어촌도 최근 인기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어촌은 신선한 해산물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고 갯벌 체험 등을 할 수 있어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인기다. 게다가 낙조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한가로운 저녁 시간도 덤으로 주어진다. 이런 움직임에 정부도 농어촌 관광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관광 활성화를 위해 농어촌 민박에서도 관광객들이 아침 식사를 사먹을 수 있게 됐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민박업주는 위생 및 안전 등 관련 교육을 받으면 별도의 음식점 신고 없이 손님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농어촌 민박에서 숙박과 취사시설만 제공하도록 되어 있어 주변에 음식점이 없는 곳에서는 이용객들의 불편이 많았다. 농촌이나 어촌에서 편안한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도시에서 떠나기 전 자신에게 어떤 곳이 맞는지 알아보는 것은 필수다. 이를 위해 농협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www.farmstay.co.kr)를 통해 숙박부터 카드결제 가능 여부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촌으로 떠나려면 바다여행(www.seantour.com)이란 사이트에서 사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는 주제별, 놀거리별로 분류해 놓아 자신의 구미에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어촌에 처음 가는 여행자들을 위해 먹거리와 볼거리를 담은 사진도 여러 장 올려놓아 참고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양평=김성모 mo@donga.com·백연상 기자}

    • 201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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