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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경영 목표는 ‘미래 성장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혁신’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사업모델을 돌아보고 강점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상품과 다양한 혁신을 시도 중이다. 먼저 지난해 2월 자체 개발한 ‘T전화’를 상용화했다. T전화는 기존 유선전화의 다이얼패드 형태에서 벗어나 자주 통화하는 사람의 얼굴을 아이콘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스팸전화를 받기 전에 확인하고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등 통화기능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특정 매장이나 기관의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114에 전화하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100만 개의 번호를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검색하고 지도, 홈페이지 등의 관련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T114’를 개발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또 ICT 산업의 화두인 사물인터넷(IoT) 핵심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솔루션 ‘스마트팜’이 대표적이다. 스파트팜은 IoT에 기반한 원격제어 기술을 통해 농민들이 농장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안심하고 농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 전북 고창군 소재 장어 양식장에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민물장어 양식장의 수조 관리를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신성장동력 발굴, 신규사업 확대 등을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적극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 성장 영역은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해 사업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중장기 연구개발(R&D) 기능을 담당할 종합기술원을 확대 개편해 향후 기술기반의 성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가 23일 수사기관에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전달했는지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냈다. 다음카카오가 이날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요청 건수는 2012년 811건에서 지난해 3864건으로 2년 새 4.8배로 증가했다. 다음은 2012년 1363건에서 지난해 4772건으로 3.5배로 늘었다. 이처럼 영장 집행 요청이 급증한 것은 2012년 10월 법원이 영장 없는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자료 요청에 대해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이 지난해 실제로 제공한 계정 수는 총 35만1877개였다. 약 35만 명의 개인정보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는 의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 수협이 주주로 참여한 ㈜공영홈쇼핑(가칭)을 TV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 법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7홈쇼핑 사업자가 된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 농협경제지주와 수협중앙회가 45%, 5%씩 지분을 출자한 컨소시엄으로 지난해 말 미래부에 단독으로 사업자 신청서를 접수했다. 공영홈쇼핑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문을 여는 TV홈쇼핑이다.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9일 제7홈쇼핑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창의·혁신상품을 포함한 중소기업제품과 농수산물을 100% 편성하도록 했다. 홈쇼핑의 성격을 ‘공영’으로 못 박은 것이다. 또 기존 TV홈쇼핑 회사들이 판매수수료율을 30%대 중후반으로 정한 것과 달리 최고 2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과도한 수익 남기기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공영홈쇼핑은 이번 심사 결과 1000점 만점에 718.79점을 획득해 합격선인 700점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점의 60% 이상을 받아야 하는 주요 심사 항목의 과락 조건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회는 공영홈쇼핑을 최종 선정하면서 이익의 주주 배당 금지도 조건으로 걸었다. 과거 비슷한 목적으로 설립된 TV홈쇼핑이 수익을 올리는 데 매진하면서 기존 TV홈쇼핑과 똑같아졌다는 비판을 감안해서다. 이렇게 되면 제7홈쇼핑이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TV홈쇼핑 업계는 제7홈쇼핑이 더 좋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채널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시청자들의 채널 접근성이 나빠 수익성이 낮아질 경우 창의·혁신상품을 판매하겠다는 당초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결국 채널 선점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TV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식 출범 후 일정 기간 후에도 계속 매출이 낮을 경우 채널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 과열로 현재 수준에서 송출수수료가 더 올라가면 TV홈쇼핑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기용 kky@donga.com·최고야 기자}

최근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4세 여아를 폭행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키즈노트’라는 휴대전화 앱(애플리케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부모의 휴대전화(온라인)로 어린이집(오프라인)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이 앱은 어린이집의 안전 문제가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키즈노트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분야가 뜨고 있다. 뒷전으로 밀려났던 오프라인 영역이 온라인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업체 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5일 키즈노트를 인수하며 O2O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키즈노트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일상과 식단, 공지사항 등을 등록하면 부모가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약 30%가 키즈노트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천 모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거치면서 O2O 분야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이외에도 다음카카오는 택시와 모바일을 연계해주는 ‘카카오택시’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한국스마트카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1분기 내 서비 스 상용화가 목표다. 네이버는 패션, 식품, 리빙 등 전국 각지, 다양한 분야의 오프라인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샵윈도’를 지난해 12월 오픈했다. 다른 매장과 차별화할 오프라인 매장의 소식과 상품들을 자세히 소개하는 페이지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명 매장을 한곳에 모아서 소개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네이버는 7일 일본에서 자회사인 라인을 통해 ‘라인 택시’ 사업도 시작했다. 카카오택시처럼 라인을 통해 택시를 부르면 바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면 곧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SK플래닛은 ‘시럽’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6월 이후 O2O 시장 진출에 나섰다. 스마트폰에 ‘시럽’ 앱을 내려받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면 휴대전화 위치기반으로 소비자가 방문한 매장을 파악한 뒤 자동으로 매장 쿠폰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할인 쿠폰, 무료제공 쿠폰 외에도 매장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프로모션 참여 기회도 제공한다. SK플래닛은 또 올 1분기 내로 교통정보 서비스 앱 ‘T맵’의 데이터를 활용한 택시 서비스인 ‘T맵 택시’도 준비하고 있다. O2O 분야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요기요, 예약요 등)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모색됐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 현상으로 오프라인은 온라인의 전시장 역할만 했다”며 “그러나 최근 ‘역쇼루밍’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요가 만들어지면서 앞으로 O2O 분야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정부가 창조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스마트 자동차 등 발전 가능성이 큰 신성장 산업에 100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대기업과 연계해 건설 중인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상반기(1∼6월)에 모두 완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은 15일 청와대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올해 주요 업무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정부는 올해 금융 투자 패러다임을 ‘안정’에서 ‘모험’으로 바꾸고 산업은행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올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보건·의료, 문화 등 미래성장산업에 100조 원의 정책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상파 방송 편들기로 일관했다.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 △KBS 수신료 현실화(수신료 인상) △가상·간접광고 규제 완화 △광고총량제 도입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 시범 실시 등 지상파 방송의 오랜 ‘민원 사항’을 모두 담았다. 전문가들은 방통위의 업무보고 내용이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간 갈등만 조장할 뿐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국정 기본 철학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기용 kky@donga.com·유재동 기자}

“‘슈퍼 갑질’ 홈쇼핑이 정말 문을 닫는 건가요.” 동아일보 단독 보도(1월 14일자 A1면)를 접한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독자들의 이메일 문장이나 전화 음성에서 왠지 모를 ‘기대감’도 느껴졌다. 예전 같으면 ‘처벌할 리 없겠지’라고 체념했던 사람도 ‘땅콩 회항’으로 구속된 재벌 3세 조현아를 보면서 ‘갑질’ 처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모양이다. 곧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3개 홈쇼핑에 대한 재승인 심사가 진행된다. 과거에는 업체가 21개 세부 심사항목에서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얻으면 예외 없이 재승인을 받았다. 1995년 한국에 TV 홈쇼핑이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는 하나도 없다. 재승인 심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락제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홈쇼핑의 범죄행위와 불공정행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항목을 별도로 분류해 이 항목에서 배점의 50% 미만이면 탈락시키기로 했다. 해당 항목의 배점도 2배 이상 높였다. 또 미래부는 TV 홈쇼핑이 공적인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승인 유효 기간을 현행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수 있게 했다. 미래부는 이런 조치에 대해 스스로 “홈쇼핑 임직원의 비위행위 등을 근절 예방할 수 있는 요건을 대폭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대가 된다. 그러나 오랜 ‘체념’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갑질 홈쇼핑을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50% 미만이 과락이라면 50% 이상이면 ‘면죄부’란 뜻”이라면서 “과락 기준이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범죄행위와 불공정행위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부분에서 100점 만점에 50점만 얻으면 통과할 수 있다는 기준을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심사항목은 수치로 계량화가 불가능한 정성평가 대상이다.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김영훈 경제실장은 “이 규정은 범죄행위와 불공정행위를 적당히 하라는 이야기”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공은 재승인심사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다. 2월까지 구성되는 심사위원회는 의결을 통해 미래부가 사전에 마련한 세부 심사항목의 배점을 조정할 수 있다. 꼼꼼한 심사는 기본이고, 필요하다면 과락 기준의 조정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심사에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를 반영해야 한다.김기용기자 kky@donga.com}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정과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유혹 때문에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가 오히려 비효율을 자초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6월 정부가 설립한 ‘K몰24’라는 온라인쇼핑몰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우수한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다. 하지만 14일 정부와 역직구 쇼핑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운영하는 K몰24의 지난해 하반기(7∼12월) 하루 평균 거래액이 1400여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K몰24를 통해 물건을 파는 업체는 500곳, 품목은 8000개에 이른다. 한 업체가 하루에 기껏해야 2만8000원어치를 판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하루 평균 거래액이 각각 2700만 원, 5200만 원으로 증가했는데 업계에서는 다급해진 정부가 활성화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쇼핑몰 업계에서는 K몰24 개설에 10억 원 이상이 투입되고 정부가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K몰24의 협력까지 직접 주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 관계자는 “향후 입점 기업을 늘리고 인기 상품을 배치하면 거래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최대 쇼핑몰 개설업체인 카페24에 따르면 역직구 쇼핑몰은 2013년 말 4300여 곳에서 지난해 말 1만5000곳으로 1년 동안 1만700곳이 늘었다. 굳이 정부가 간여하지 않더라도 급속히 팽창하는 시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달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7홈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국내 농산물과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늘릴 목적으로 만든 NS홈쇼핑과 홈앤쇼핑이 제 역할을 못하자 또다시 ‘공영 홈쇼핑’을 선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실패로 끝난 공영 모델을 다시 강행하고 있는 셈이다. ▼ 제7홈쇼핑-창조경제타운도 비효율 논란 ▼‘K몰24’ 논란특히 이번에 단독으로 신청서를 낸 ‘주식회사 공영홈쇼핑’의 대주주인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경제지주(45%)는 정부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평가한 홈앤쇼핑의 주요 주주(각 15%씩)들이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홈쇼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창조·혁신 기업의 시장 진출’을 내세워 창조경제 추진 사례로까지 둔갑시켰다. 미래부는 제7홈쇼핑의 판매 수수료율을 다른 홈쇼핑들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20%대로 설정했다. 운영수익의 출자자 배당 등도 금지했다. 태생적으로 기존 홈쇼핑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방송업계에서는 “제7홈쇼핑이 망하면 정부는 제8홈쇼핑을 또 만들 것”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온다. 미래부가 지난해 개설한 웹사이트 ‘창조경제타운’도 논란이 되는 사례다. 이 사이트는 일반인이 아이디어를 올리면 전문가들이 도움을 줘 상품화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우수한 아이디어가 적고 멘토들의 활동도 소극적이라서 국회에서 지적을 받을 정도였다. 이민화 KAIST 교수(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는 “정부는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공정한 심판 역할에 충실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양하고 창의적 교육정책을 개발하는 등 시장경제의 인프라를 닦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세진 mint4a@donga.com·김기용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갑질’ 행태를 보이는 TV홈쇼핑 업체를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한 ‘과락제’ 재승인 기준을 도입한다. 13일 본보가 입수한 미래부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에 따르면 미래부는 3월 진행되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불공정행위와 범죄행위를 평가하는 항목을 별도로 분류하고 이 항목에서 배점의 50%를 넘지 못할 경우 과락시키는 방안을 정했다. 또 이 항목들의 배점도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일 방침이다.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과락제가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부의 새 재승인 기준 도입에 따라 지난해 최고경영자(CEO)까지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으며 ‘슈퍼 갑질’을 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는 4월 말 또는 5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외에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이 올해 재승인 심사 대상이다. 미래부의 재승인 세부 심사 항목은 모두 21개이며 1000점 만점이다. 이 가운데 총점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이 결정된다. 하지만 업체가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하더라도 △방송의 공적책임 이행실적 및 실천계획(100점) △공정거래, 경영 투명성 확보(50점) 항목에서 각각 50점과 25점 이상을 얻지 못하면 재승인에서 탈락하게 된다. 미래부는 과거 50점과 20점이던 두 항목의 배점도 상향 조정했다. 이 외에도 미래부는 TV홈쇼핑이 공적인 책임을 다하도록 유도하고 공공성과 공익성을 실천하도록 한다는 명목으로 필요할 경우 승인유효 기간을 현행 5년에서 2년으로 3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부는 이번에 마련한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월까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3월에 재승인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미래창조과학부가 TV홈쇼핑의 공적 책임을 강화한 재승인 심사기준을 마련하면서 이 기준을 실제 적용할 심사위원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승인 최종 권한은 미래부 장관이 가지고 있지만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결정적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은 방송, 법률, 경영, 회계 분야의 전문가와 시청자·소비자 단체에서 선정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8∼10명을 선정할 계획이며, 대부분 교수지만 변호사와 회계사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TV홈쇼핑의 ‘생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재승인 심사위원회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선정된 위원 명단은 물론이고 최종 선정을 위해 사전에 구성된 3, 4배수의 예비 명단도 모두 비공개다. 미래부는 위원회 구성도 심사 시기(3월 예정)에 임박해 진행할 방침이다. 업체들의 사전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은 총 21개 세부 심사항목(1000점 만점)에 대해 5단계(수-우-미-양-가)로 평가하게 된다. 이 가운데 19개 항목(650점)이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정성 평가다. 이 때문에 이번에 처음 과락 기준이 적용된 항목(범죄행위, 공공성 관련)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주목된다. 세부 심사항목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개별 평가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액티브X 폐지’를 언급했다. 지난해 3월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처음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 뒤 지금까지 세 번째다. 그러나 대통령의 잦은 지시에도 불구하고 액티브X는 현실에서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 액티브X의 ‘실질적 전면 폐지’가 늦어지는 것은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금융위원회의 ‘교묘한 떠넘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겉으로는 지시 이행, 실상은 ‘보이콧’ 한 금융보안 분야 전문가는 12일 “미래부와 금융위가 겉으로는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는 것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우리 금융시장이 액티브X와 같은 낡은 규제에 안주한 결과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는 폭발적으로 느는 데 비해 해외 소비자의 국내 ‘역직구’는 걸음마 수준”이라며 “외국만큼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액티브X 폐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까지 온라인 쇼핑을 편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다. 지난해 3월 대통령이 액티브X에 대해 처음 지적한 이후 미래부와 금융위는 논의 끝에 지난해 말 액티브X 의무사용 규정을 폐지했다. 그러나 규정을 없애는 데까지만 두 부처가 협력했을 뿐 관련 업체들이 액티브X를 실제로 폐지하도록 하는 업무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았다. 자기 부처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다. 그리고 액티브X 이후의 대안을 모두 신용카드 회사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떠넘긴 상태다. 해킹 등 대형 보안 사고를 우려하는 카드회사들은 여전히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다.○ 부처 간 협력 절실하지만… 액티브X를 완전히 폐지하기 위해서는 보안기술을 지원하는 미래부와 카드회사를 행정지도하는 금융위 간 경계를 넘는 협업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두 부처는 다른 쪽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액티브X를 전면 폐지하고 외국처럼 간편 결제로 바로 넘어가도 기술적 문제는 없다”면서 “그러나 미래부가 아무리 얘기해도 카드회사들은 지도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만 바라볼 뿐 우리말은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 보안 사고가 날 경우 미래부가 책임질 수 있느냐”면서 “아직 기술적 경험적 한계 때문에 액티브X를 무조건 당장 폐지할 수는 없다. 액티브X를 대체할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은 이미 새 보안 프로그램 개발을 끝낸 상황이고 테스트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면서 “카드사별로 연내에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액티브X가 사라진다고 해도 결국 새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마존이나 알리페이 등 외국업체들은 이런 불편에서 벗어난 ‘원클릭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외국의 전자상거래 및 금융회사들은 전자결제 시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설치 없이 촘촘하게 구축된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사후에 부정 결제를 적발해 내고 있다. 김기용 kky@donga.com·곽도영 기자}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1일 도입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이통사 수익만 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해 4분기(10~12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490억 원으로 전년 동기(4506억 원)대비 4984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4분기 매출은 4조4595억 원, 영업이익은 5582억 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3%, 9.53% 늘어난 수치다. KT는 매출이 5억9820억 원으로 2013년 4분기(6억2144억 원)보다 3.7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237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에는 1840억 원 적자였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1249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3.72%나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통신시장이 더 이상 성장 여력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이통 3사 모두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단통법’ 시행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통 3사들은 과거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신형 단말기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부으며 경쟁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최신폰을 싼 값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최신폰(출시된 지 15개월 이내)에 대해 보조금 지급이 제한되면서 더 이상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대신 구형단말기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 경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통법이 이통 3사들의 경쟁 부담을 덜어주면서 이통사 배만 부르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반대로 소비자들은 최신폰 구입 부담이 커졌다. 보조금 지급도 확대된 구형폰으로만 내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에서 단통법을 ‘단촉법(구형단말기 소비촉진법)’ 이라고 비꼬는 이유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인천상륙작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반색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유통망을 갖춘 알리바바그룹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기업 간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돼 상품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 알리바바그룹과 직접 경쟁을 벌여야 하는 기업은 ‘공룡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우선 물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의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앞세워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속속 한국 공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사업 영역이 인터넷 쇼핑, 온라인 결제, 물류·택배, 자동차 서비스, 여행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유통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에 기회 될 듯 알리바바그룹의 한국 상륙은 거대한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에 호재다. 국내 업체들이 타오바오(淘寶)나 T몰에 입점하는 방법을 통해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패션 브랜드 인기가 높고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욕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알리바바그룹은 2000년 처음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 당시 낮은 인터넷 보급률과 알리바바그룹의 자금 부족으로 1년 만에 철수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 진출을 모색해 왔다. 2000년에 처음으로 한국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창업주인 마윈(馬雲)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오픈마켓 시장 지각변동 불가피 알리바바의 진출이 가시화되면 오픈마켓 시장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그룹의 오픈마켓 서비스인 타오바오와 T몰의 거래 규모를 합하면 2013년 기준 약 270조 원에 이른다. 타오바오는 소비자 간 거래(C2C) 서비스를, T몰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어로 ‘보물을 캐다’라는 의미인 타오바오는 중국 C2C 거래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T몰은 B2C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기간 국내 오픈마켓(G마켓, 옥션, 11번가)의 총 거래 규모는 약 15조6000억 원이다. 타오바오와 T몰은 엄청난 거래 규모를 바탕으로 기존 오픈마켓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타오바오는 판매수수료 없이 광고비로 수익을 내고 있으며 T몰은 5% 정도의 판매수수료만 받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들의 평균 판매수수료가 12∼1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 때문에 타오바오와 T몰이 한국에 상륙할 경우 오픈마켓 간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와 SK플래닛(11번가)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하다.○ ‘태풍의 눈’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바바는 온라인 유통 영역뿐 아니라 금융업 및 결제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핀테크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알리페이는 현재 한국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온라인 결제망을 제공하고 한국에 여행을 온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인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 현재 알리페이와 제휴한 가맹점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구매한 뒤 스마트폰에 표시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알리페이와 제휴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김기용 kky@donga.com·서동일 기자}
지난해 한국 휴대전화 수출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수입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도(2013년)보다 줄어들었다. 과거 한국의 강세 품목이었던 휴대전화가 최근에는 무역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지난해 ICT 분야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 수출은 2013년보다 3.3%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1년에는 전년보다 52.3% 증가했고, 2012년 5.7%, 2013년 13.2%가 전년 대비 성장하는 등 휴대전화는 ICT 분야 수출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휴대전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주요 수출 지역인 중국에서 저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72억4000만 달러(약 7조9640억 원)어치 휴대전화를 수입했다. 2013년보다 85.1%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휴대전화 수입 증가세가 수출 증가세를 압도하면서 지난해 ICT 분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3년보다 약 23억 달러(약 2조5300억 원)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출은 1738억8000만 달러(약 191조2680억 원)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700억 달러(187조 원)를 넘어섰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도(2013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스마트폰 수출 증가폭은 감소한데 비해 수입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의 전통적 강세 품목이었던 휴대전화가 최근에는 무역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8일 밝힌 지난해 ICT 분야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처음으로 수출 17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3년보다 2.6% 증가한 1738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디스플레이 패널, 휴대전화, 디지털TV 순이었다. 수입은 875억 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ICT 분야 무역수지는 863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886억 달러)는 2013년보다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휴대전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반대로 수입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수출은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있긴 하지만 증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수출의 경우 2011년에는 전년도보다 52.3% 증가했고, 2013년에는 13. 2% 성장하는 등 수출을 견인했지만, 지난해에는 3.3% 증가에 그쳤다. 주요 수출 지역인 중국에서 저가 스마트폰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입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국은 72억4000만 달러어치 휴대전화를 수입했다. 2013년보다 85.1% 증가한 수치다. 미래부는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6가 출시됐기 때문에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수입 급증은 지난해에만 해당하는 특수한 경우”라면서 “올해 ICT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IoT) 확산 바람과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이동통신 3사가 벌여온 브랜드 마케팅 경쟁은 국내 통신시장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인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보니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시장 경쟁의 성패를 좌우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2006년 7월부터 사용해온 ‘T’는 SK텔레콤의 상징이었다. ‘SK텔레콤의 모든 것, 그게 바로 T야’라는 광고 문구가 등장할 정도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는 SK텔레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 브랜드로 통신(Telecom) 기술(Technology) 최고(Top) 신뢰(Trust) 등을 상징한다”며 “이는 결국 단순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뛰어넘는 ‘통합적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T 출범 당시 SK텔레콤은 브랜드 관리 강화를 위해 브랜드전략실도 신설했다. 요금제는 ‘T 플랜(PLAN)’, 고객 체험형 매장은 ‘T 월드(World)’라는 명칭으로 바꾸는 등 SK텔레콤이 내놓은 모든 서비스는 T라는 알파벳으로 통일됐다. T가 통신시장을 사로잡기 전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로는 KTF(현재 KT와 합병)의 ‘쇼(SHOW)’가 있었다. KTF가 쇼를 선보이면서 전화와 문자로 대표되는 2세대(2G) 통신시장에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던 SK텔레콤의 ‘스피드011’을 비로소 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2009년 ‘올레(olleh)’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놓았다. 올레는 헬로(hello)를 거꾸로 읽었을 때 발음이다. KT는 공기업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올레를 활용했다. ‘역발상 경영’, ‘미래 경영’, ‘소통 경영’, ‘고객감동 경영’ 등 4가지를 ‘올레 경영’ 구상이라고 이름 붙였고 2011년 1월 기존 유선사업 브랜드인 ‘쿡’과 무선사업 브랜드인 ‘쇼’까지 올레로 통합되면서 올레는 KT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LG유플러스도 LG텔레콤 시절 ‘오즈(Oz)’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2010년 LG텔레콤과 LG파워콤, LG데이콤 등이 합병한 이후에도 이 브랜드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유플러스’로 서비스 브랜드를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통 3사의 공통과제는 ‘신성장동력이 무엇이냐’는 것이다”라며 “단순히 전화 문자 데이터를 공급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이미지를 버리고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통신사업자 이미지를 혁신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김기용 기자}

《 갤럭시 노트2를 사용 중인 회사원 박미란 씨(38). 얼마 전까지 최신 폰인 갤럭시 노트4로 바꾸려던 계획이 있었으나 최근 잠시 계획을 보류했다. 박 씨는 “얼마 전 갤럭시 노트3가 사실상 ‘공짜폰’이 되면서 구형과 신형 중 어느 모델을 사는 것이 유리할지 생각하게 됐다”며 “이런 것을 보면 마치 정부가 나서서 구형 휴대전화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의 경쟁을 유도하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8일로 시행 100일을 맞는다. 》정부는 시행 3개월이 지난 현재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며 자화자찬이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한물간 휴대전화를 대신 팔아주는 격”이라며 “단통법이 아니라 ‘단촉법(구형단말기소비촉진법)’이 됐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최신폰 욕구 눌러 통신비 완화? 지난해 10월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소비자와 판매점들 사이에서는 “누구를 위한 법이냐”는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소비자들이 최신폰을 살 때 받는 지원금은 줄어들었고,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통법 시행 이후 3개월 만에 가계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주장이다. 소비자들은 고가 요금제 대신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고, 이통사들이 주는 지원금도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 같은 효과가 모두 구형 휴대전화에만 집중되는 문제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공짜폰’이 된 갤럭시 노트3가 대표적인 예다.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이 휴대전화는 단통법 규정에 따라 지원금 한도가 사라졌다. 요금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KT는 최대 88만 원까지 지원키로 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출고 가격 수준까지 지원금을 인상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미래부가 말하는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는 사실상 최신폰에 대한 욕구를 눌러 가계 지출을 막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한국 소비자는 구형폰만 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보조금 살포 재연 가능성 단통법이 불법 보조금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1월 초 벌어진 ‘아이폰6 대란’처럼 이통사의 필요에 의해 불법 보조금 살포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늘 내재돼 있다. 이통사들이 영세 대리점들을 옥죄는 도구로 단통법을 악용할 수도 있다. 이통사들은 최근 ‘아이폰6 대란’ 당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대리점의 영업을 중지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통법에 근거한 조치다. 그러나 이통사들이 대리점에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불법 보조금을 조장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제재를 할 경우 ‘주범이 공범을 처벌하는 격’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대리점을 희생양으로 삼는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자 죽이기”라고 비판했다. 미래부는 “단통법 시행 초기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통법은 소비자, 이동통신사, 대리점 등 시장 참여자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변화시키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김기용 kky@donga.com·서동일 기자}
이동통신업계가 새해 공통 화두로 사물인터넷(IoT)을 꺼내들면서 IoT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 이통 3사의 IoT 사업이 시장 탐색을 위한 ‘몸풀기’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본게임’에 들어가는 것. 양의 해를 맞아 시장 선점을 위한 이통 3사 간 ‘IoT 목장의 대결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를 이통업계의 전선(戰線)이 레드오션인 기존 통신영역을 벗어나 블루오션인 IoT로 확장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존 산업을 뛰어넘어 역량 있는 파트너들과 폭넓게 협력할 계획”이라는 장동현 신임 대표의 신년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통신시장이라는 ‘우물’을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음향기기 전문 업체 아이리버를 인수하는 등 ‘IoT 대전(大戰)’을 치를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IoT 가치 사슬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SK텔레콤은 2012년 자체 IoT 플랫폼을 상용화한 데 이어 정부의 개방형 IoT 플랫폼 과제인 뫼비우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IoT 시장을 향해 잰걸음을 내딛는 것은 KT도 마찬가지다. 황창규 회장이 지난해 6월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에서 IoT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IoT 표준을 정립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10월에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의 주요 이동통신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취임 2년 차가 되는 황 회장은 신년사에서 ‘성과’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새로운 판을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IoT는 ‘새 판’ 가운데 핵심이다. KT는 산업·공공 영역의 관제 기반 IoT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화물차주와 화주 간 신속한 배차 연결을 위한 화물정보망 서비스, 마을의 수질을 관리하는 상수도 관제 서비스 등이 KT가 현재 추진하는 IoT 사업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홈 IoT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상철 부회장이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5’에 직접 참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LG유플러스는 이번 CES 참관을 통해 발굴한 아이디어를 올해 추진하는 IoT 신사업에 적극 접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홈 IoT 분야에서 시장 선도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인도네시아 벨리퉁 섬 해역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에어아시아 QZ8501기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색 이틀째인 29일 비행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발견됐지만, 사고기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기가 해저에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체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 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공군 관계자는 이날 호주군의 P-3C 해상 초계기가 여객기 실종 지점에서 1120km 떨어진 낭카 섬 인근에서 비행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사고기 출발지인 수라바야와 목적지 싱가포르의 중간 지점이다. 그러나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 물체가 사고기의 잔해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헬리콥터도 추락 추정 해역에서 기름 흔적 2개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고기에서 유출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밤방 술리스티오 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지역 좌표와 수색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비행기는 바다에 떨어진 뒤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의 여객기가 결국 추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LCC 전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듯 29일 에어아시아의 주가는 전날 종가대비 8.5% 떨어졌다. 3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저가항공 불안하다 동남아시아 지역 LCC는 에어아시아를 비롯해 20여 개로 2000년 이후 급성장했다. 에어아시아는 2001년 동남아지역 점유율이 전체 좌석 수의 3%에 불과했지만 올해 60%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은 아시아 중산층이 늘어났기 때문. 아태지역 중산층의 항공 여객 수요는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에어아시아는 중고가 아닌 새 비행기를 쓰고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나다는 에어버스 A320을 대량 발주해 업계를 선도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안전’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수익을 내기 위한 무리한 운항 스케줄에 대한 지적이 먼저 나왔다. 기체 정비가 소홀하고 결함이 많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승무원의 위기대처 능력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느냐 하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쉴 새 없이 비행기를 띄우다 보니 기체 결함이 생겨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거나 노후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기장과 승무원들의 자질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무리한 확장으로 비행기 대수는 급격히 늘렸지만 숙련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LCC도 일본과 한국 조종사들 ‘빼가기’에 혈안이 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대형 항공사는 최소 1000시간 이상 운항 경력을 가져야 조종사로 정식 채용되지만 LCC는 250시간이면 가능하다. 또 채용 이후에도 대형 항공사들은 1년 이상 교육을 받는 데 비해 LCC는 4∼6개월 교육만 거치고 실무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덤핑도 많아 도산 위기에 직면하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한 타이거 항공의 경우 좌석 공급 과잉에 따른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10월 싱가포르 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번에 사고를 낸 에어아시아의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도 수년간 경영난에 시달린 업체를 에어아시아가 인수한 것이다. ○ 한국의 저가항공 한국에 LCC가 생긴 지는 약 10년이 됐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총 5개다. 각사는 10대 내외의 항공기를 가지고 있고, 노선도 7∼20개를 운영 중이다. 시장점유율이 매년 커져 지난해 국적항공사의 21.4%(국내선은 48%, 국제선은 9.6%)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10월 현재 국내선 비중이 50.2%의 누적점유율을 보여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출발·도착 지연, 항공권 구매 취소 시 위약금 과다청구, 환급 거절 등 서비스 불만과 정보제공 미흡 등 안전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선 2010년 이후 안전장애 발생건수가 대형 항공사는 3.03건인 데 반해 LCC는 4.37건이었다. 대형 항공사들이 더 많은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LCC의 안전장애 발생이 매우 잦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 불만도 높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내 항공사 소비자 피해 중 LCC가 66%(130건 중 87건)를 차지했다. 특히 에어아시아 같은 외국계 항공사 피해 건수는 2012년 대비 533% 증가한 209건을 기록했다. ○ ‘칭기즈칸’의 위기 이번 사고로 ‘항공업계의 신화’로 불리던 에어아시아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2001년 12월 적자에 허덕이던 에어아시아를 4000만 링깃(약 126억 원)의 부채를 떠맡는 조건으로 단돈 1링깃(약 315원)에 인수한 뒤 글로벌 회사로 키웠다. 운도 좋았다. 항공업계 전체가 불황을 겪자 항공기 임차료가 반값으로 떨어졌고 정리해고 된 많은 경쟁사 경력 직원들을 낮은 임금에 채용할 수 있었다. 일부 노선은 대중교통수단인 버스 비용보다 낮은 비용을 책정하는 공격 경영을 펼쳐 현재 보유한 A320 여객기만 160대에 이르고,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취항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60억 링깃(약 1조9400억 원)에 이른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총 6억5000만 달러(약 7136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아 말레이시아 28번째 부호에 올랐다. ‘칭기즈칸’이란 별명을 가진 그가 늘 습관처럼 읊조렸던 “안 되는 일은 없다. 언제나 방법은 있다”란 말이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기용 kky@donga.com·김성규 기자}

“또 말레이시아 항공사인가.” 28일 에어아시아 QZ8501기 추락 소식이 알려지자 말레이시아는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추락한 여객기는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의 자회사다. 에어아시아그룹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 역시 말레이시아인이다. 탑승객 가족들은 이날 사고기 출발지인 인도네시아 주안다 공항에 모여 가족의 생사 확인에 애를 태우고 있다. AP통신은 “가족들이 넋을 놓고 눈물만 흘리고 있다. 수색과 구조 정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아시아 측이 가족들에게 사고 소식을 신속히 전하지 않아 뉴스를 듣고 공항에 몰려온 사람들도 많았다. 공항에 나온 한 여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친지 6명이 싱가포르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사고기에 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올해 세계에서 발생한 최악의 항공 사고들이 모두 말레이시아와 연계돼 있어 이번 사고를 접한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좌절과 무력감을 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번 사고기 탑승객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날 경우 말레이시아와 관련된 항공 사고만으로 올해 모두 699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 된다. 항공기사고기록기구(B3A)가 발표한 지난해 전 세계 항공 사고 사망자 459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말레이시아 항공 사고 악몽은 올 3월부터 시작됐다.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MH370기가 이륙 50분 만에 실종됐다. 이후 지금까지 9개월이 넘도록 20여 개 국가가 수색을 하고 있지만 실종기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번에 에어아시아 항공기가 추락한 지점은 당시 MH370기가 마지막 교신을 보낸 말레이시아 해역에서 항공기로 1시간 거리의 인근 지역이다. 국제 항공기구와 관련국 정보기관이 총동원됐지만 사고 원인도 밝혀내지 못했다. 기장과 테러 단체의 연계 가능성, 부기장의 자살설 등이 제기됐지만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미국 군사시설에 자폭하려는 계획을 눈치 챈 미군이 사전에 격추시켰다는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실종기 수색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이 사건은 결국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실종기를 추적해 온 작가 겸 저널리스트 나이절 코손 씨는 25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종기는 찾을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인도양의 추락 예상 지점은 우리에게 달 표면보다도 더 알려지지 않은 곳이며, 기상 상황이 늘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MH370기 실종 못지않은 끔찍한 사고가 4개월 후 또 일어났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가 7월 17일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제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생명을 잃었다. 사망자는 네덜란드인 189명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호주 등 11개국 국민 298명(승무원 15명 포함)이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 정보 당국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을 쏴 비행기를 격추시켰다고 결론 내렸다. 전 세계가 분노에 휩싸였지만 러시아와 친러시아 반군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두 사건으로 총 537명이 사망했고 말레이시아항공은 사실상 파산에 직면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개입해 지분 매각을 통한 회생 방안 등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레이시아는 27일부터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홍수로 최소 5명이 숨지고 13만여 명이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나집 라작 총리는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하자 미국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급거 귀국해 이날 헬리콥터 편으로 수해 지역을 둘러보고 구조작업과 피해 복구 활동을 독려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내년 5월 러시아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내년 5월 9일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의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방러가 성사되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모스크바로 파견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타진하고 ‘북-러 동맹관계를 회복하자’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될 경우 2011년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이 된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러시아의 북한 초청 발표에 대해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명확하다”며 “한-러 관계를 훼손하면서까지 북한과 관계를 무조건 진전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기용 kky@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