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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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journari@donga.com

취재분야

2025-11-16~2025-12-16
대통령40%
남북한 관계14%
외교14%
국방10%
정치일반7%
산업3%
검찰-법원판결3%
기업3%
사건·범죄3%
미국/북미3%
  • 트럼프 “1차보다 성공 기대”, 김정은 “불신 깨고 걸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현지 시간) “260일 동안의 불신과 오해를 깨버리고 하노이까지 걸어왔다”며 “이번에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도 (1차 회담과) 같거나 더 훌륭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첫 일대일 회담을 가졌다. 오후 6시 28분 회담장에 동시에 들어선 북-미 정상은 악수를 하며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260일 만에 재회했다.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먼저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들도 있고, 적대적인 반응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린 그것들을 다 깨버리고 극복해서 마주 걸어 260일 만에 하노이까지 걸어왔다”며 “생각해 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특히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선행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로서 굉장한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우리도 돕겠다”고 했다.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영변+α’의 비핵화 조치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두 정상은 통역만 배석한 채 20분 동안 단독 회담을 한 데 이어 ‘3+3 친교 만찬’을 갖는 등 이날 2시간 20분가량 첫 만남을 가졌다. 북-미 최고 지도자가 만찬을 함께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두 정상은 28일 발표할 하노이 선언문의 큰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쟁점인 ‘영변+α’와 제재 완화 간 접점을 찾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내일 많은 일들이 풀릴 것이며 환상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단독·확대 회담과 업무오찬을 갖는다.하노이=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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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빈칸 채우기 나선 北-美정상, 다자 평화협의체도 논의

    ‘하노이 선언’ 발표를 하루 앞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 전까지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인 북한의 비핵화 수준을 확정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이 이날 만찬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꺼낸 단어도 “많은 고민과 노력과 인내”였다.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에 예상보다 더 높은 비핵화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 간 막판 기싸움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생각보다 센 미국 압박에 김정은 고심 이날 260일 만의 첫 만남에서 두 정상이 보여준 협상 태도는 대조적이었다. 김 위원장이 ‘고민’을 언급하며 비핵화 회담에 임하는 각오와 비장함을 풍겼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거론하며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려 했다. 북-미는 전날에 이어 27일에도 실무협상을 열지 않았다. 그 대신 각자의 최종 카드를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과는 딴판이다. 당시엔 정상회담 전날에도 밤 12시를 넘겨 실무진이 모처에서 합의문 최종 담판을 위해 접촉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나서 고위급 협상을 이어갔다. 이번엔 협상의 핵심 이슈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수준과 대북제재 완화 이슈를 두 정상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플러스알파(+α)를 해야만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플러스알파로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에서 한 연설에 힌트가 있다. 당시 비건 대표는 ‘영변 너머(beyond Yongbyon)’를 언급하며 “북한 전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미한다”며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영변 그 이상’의 요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측은 ‘모든 것이 타결되기 전에는 아무것도 타결된 것이 아니다(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라는 원칙론에 입각해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교만찬은 사실상 정상 간 ‘실무협상’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정상이 28일 정식 회담 전 서로의 온도 차를 감지하고, 조절하며 하노이 합의문 빈칸 채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트럼프 “중, 러, 일, 한국 도움 될 것” 이번 합의문은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합의 사항을 세분화·구체화하는 양식으로 작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는 비핵화와 대북제재 외에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등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양측은 회담에서 6자 회담국들을 중심으로 다자 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종전선언을 자구 그대로 담는 것을 넘어 평화체제로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김 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만찬을 1시간 반 앞두고 트위터에 “김정은과 나는 매우 열심히 비핵화를 위한 뭔가를 도출하고, 북한을 경제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올렸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이 이 과정에서 아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북핵 6자회담 형식을 차용하는 한편, 비핵화 비용 분담 주체들을 암시한 것으로도 보인다.하노이=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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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비핵화 가시적 조치땐 ‘금강산관광 원포인트 제재 면제’ 제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26일(현지 시간), 2차 정상회담 결과물을 조율하던 북-미 실무협상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5시간 30분씩 연속 닷새간 협상을 이어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이날은 회동을 건너뛰었다. 비핵화 개념 재정립 문제와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 등을 두고 격론을 벌여온 양측은 합의문의 일부분을 공란으로 두고 최고위층의 ‘톱다운’ 결정으로 공을 넘긴 형국이다.○ 미국 “영변+α 폐기 안 하면 제재 해제 어려워” 앞서 총 19시간에 걸쳐 진행된 북-미 간 하노이 실무협상은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담을 수 있느냐를 두고 원칙적인 수준에선 견해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미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가 선언문에 구체화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다만 서로의 요구치는 달랐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영변+α’, 즉 영변 핵시설 외에 다른 지역의 핵시설 폐기까지 요구했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 해도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며 맞섰다는 것이다. 미국은 동시에 “영변 핵시설의 핵심 시설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하자”는 제안도 던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요구대로 폐기를 영변에만 국한한다면 ‘제대로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허용해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을 수 있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소식통은 “동결, 신고, 검증, 폐기 같은 절차는 물론이고 비핵화 시한도 선언문에 담고 싶은 미국이지만 북한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비핵화 개념을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미국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간의 간극을 없애는 노력이다. 하노이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아직 북-미 간에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의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북-미가 생각하는 비핵화 개념이 동일하다는 것을 선언문 앞부분에 명시 또는 암시(imply)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 관련 문구, 선언문 반영 추진 북-미 정상의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여러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하노이 현지에선 북한이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 카드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기류가 전해진다. 특히 미국이 가시적인(tangible)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원 포인트’ 면제가 가능하단 입장을 밝혔다는 전언도 나온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26일(현지 시간)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잠정적인(tentative) 북-미 합의문 초안을 입수했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는 대가로 미국은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복스는 이 밖에 종전선언과 미군 유해 추가 송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초안에 담겼다고 전하며 “비핵화 시간표는 설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종전선언 합의는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합의문에 종전선언이라고 명시하진 않되, 불가침 원칙이나 적대관계 해소를 약속하는 표현이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노이=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정은 특파원}

    •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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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에 “영변핵 폐기만으론 제재 못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현지 시간) 일대일(one-on-one) 회담과 만찬을 시작으로 1박 2일간의 베트남 하노이 핵 담판에 들어간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기간에 최소 6차례 만나 끝장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하노이 선언에 종전선언 관련 문구를 담는 데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제재 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영변 외 다른 핵시설도 폐기해야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원칙을 양보(back-down) 불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23일 평양역을 출발한 지 65시간 40분 만인 26일 오전 8시 13분 중국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베트남 권력서열 13위인 보반트엉 공산당 선전국장의 영접을 받은 김 위원장은 “베트남 동지들의 환대에 감사한다”고 말한 뒤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로 향했다. 이후 베트남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호텔 인근의 주베트남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57분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리 공수한 전용차량 ‘캐딜락 원(비스트)’을 타고 숙소인 JW매리엇 호텔로 이동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저녁 김 위원장과 먼저 일대일 회담을 한 뒤 참모들이 참여하는 만찬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일대일 회담과 만찬에 이어 28일 단독회담과 오찬, 확대정상회담, 서명식 등 최소 6차례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장소는 김 위원장의 숙소에서 1km가량 떨어진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로 최종 확정됐다. 양측은 하노이 선언에 ‘종전선언(end-of-war declaration)’ 대신 종전의 취지를 담은 상호 불가침 등의 문구를 포함하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미국은 영변 외 북한 전역의 핵시설을 폐기해야 대북제재를 해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는 데 실패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의 개념을 담은 문구를 명시해 비핵화 개념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 매체인 복스는 북-미가 △종전을 위한 북-미 간 평화 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미군 유해 추가 송환 △영변 핵 활동 동결 시 남북 경협을 위한 유엔 대북제재 완화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하노이=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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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무협상 닷새째 ‘40분 접촉’ 그쳐

    북-미는 2차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에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닷새째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회담 준비로 들썩이는 하노이 시내 분위기와 달리 양측은 여전히 비핵화 초기 조치나 시한, 로드맵 등을 두고 팽팽히 의견을 주고받는 초기 단계의 협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이날 오후 5시 28분경(현지 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을 찾아 약 40분간 협의한 뒤 오후 6시 8분경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오후 1시 50분경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파르크 호텔을 찾기도 했다. 전날까지 4일 연속 18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양측은 아직 합의문 조율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2차 회담 합의문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실무협상단은 이틀 전부터 오전에 본국의 훈령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오후에 집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정상회담 관계자는 “양 정상의 승인이 필요한 지점들이 존재해 회담을 이틀 앞두고도 이견을 빠르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기대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결국은 실무협상 차원에서의 담판보다 ‘톱다운’식 의사결정으로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단 26일 오전엔 김 위원장이, 오후 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란히 하노이에 도착하면 보다 속도감 있는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미 관계 개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는 제자리걸음 단계라는 전언도 있지만 긴밀한 실무협상에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천명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참관, 영변 핵시설 폐기가 정상회담에서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담아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하노이=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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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트럼프 26일 하노이 입성, 27일 만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번째 핵 담판을 하루 앞두고 26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잇따라 입성한다. 북-미는 25일 이례적으로 약 40분간 짧은 실무협상을 가졌다. 전날까지 나흘간 마라톤협상을 통해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상당수 의제는 하노이에 도착할 두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오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으로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낮 12시 반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로 출발했다. 비행시간을 고려할 때 하노이에는 오후 9시 전후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외교부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우옌푸쫑 국가주석, 정오에는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28일 베트남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8시 반경 중국 접경지인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보다 12시간가량 빨리 베트남에 도착하는 것. 북-미 두 정상은 이르면 27일 하노이 시내 모처에서 만찬을 갖고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 도착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약 40분간 접촉을 가졌다. 북-미는 이날 오전 전날까지 협상 결과를 본국에 보고하고 훈령을 받은 뒤 짧게 의견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부터 전날까지 매일 2∼4시간씩 협상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회동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일부 사안은 실무협상만으로는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출국 직전 트위터에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은 급격히 경제강국이 되겠지만 (완전한 비핵화 없인) 지금과 똑같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전미주지사협회 연회에선 “나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치 않는다. 실험이 없는 한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해 핵 동결에 무게를 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번 회담(another summit)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북한과의 무역, 그리고 북한의 부를 창출하는 것을 막는 제재들은 분명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당국은 이날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멜리아 호텔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JW매리엇 등을 보안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일반인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 일부 시설을 전면 통제하고 무장 군인들을 배치했다.하노이=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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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정상 숙소 주변에 철제펜스-무장병력… 경비 ‘최고단계’ 격상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시내. 거리마다 인공기와 성조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주요 시설엔 철제 펜스가 설치됐고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되는 등 경비 태세도 ‘최고 단계’로 격상됐다. 베트남 현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는 멜리아 호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JW매리엇 호텔로 사실상 확정됐다”며 “25일부터 두 호텔은 숙박객을 제외하고 출입이 전면 통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26일 하노이 정상회담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노이에 등장한 트럼프 리무진 ‘비스트’ JW매리엇 호텔 앞에는 철제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고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도 차단했다. 호텔 정문 앞 주차장에는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비스트’(Beast·야수)라는 별칭이 붙은 트럼프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 두 대가 주차돼 있었다. 검은색 경호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호위하듯 비스트를 감쌌고 특수 통신장비가 달린 차량도 눈에 띄었다. 미국 측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맞다”며 호위용 경호 차량에서 의전용 베트남 국기를 꺼내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 숙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7km 떨어진 멜리아 호텔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고려항공 수송기를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른바 ‘김정은 방탄 경호팀’ 100여 명은 멜리아 호텔로 직행했다. 검붉은 얼굴에 짧은 스포츠머리, 키 180cm 안팎의 이들 경호팀은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으로 분주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회의장을 점검했다. 북한 수송기에서 내린 장비들도 호텔로 옮겨졌다. 김 위원장의 숙소는 꼭대기 층인 22층, 경호원들은 그 아래 층에서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 측 프레스센터가 차려질 예정이었던 이 호텔은 김 위원장의 숙소로 낙점된 뒤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호텔 로비 안내판에 ‘미 대사관 미국 프레스센터(US EMBASSY US PRESS CENTER) 7층’이라고 적혀 있던 문구가 이날 오후 갑자기 사라진 것. 김 위원장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현장 의전협상팀이 뒤늦게 숙소를 확정하면서 미국이 북측에 양보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장은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회담장으로는 멜리아 호텔에서 가까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유력하다. 김창선은 이날 오전에도 나와 닷새 연속 호텔을 점검했다. 호텔 측은 인부들을 대거 동원해 벽면과 쪽문을 중심으로 하얗게 페인트칠을 하고 실리콘 보수 작업을 하는 등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와 오페라하우스도 회담장으로 거론된다. 현지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는 국립컨벤션센터(NCC)를 추천했으나 북한이 경호 문제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트남통신(VNA)은 하노이 경찰 당국이 22일(현지 시간) 시내 경비 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경찰 수천 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7, 28일 정상회담 기간에는 약 1000명의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시내 교차로 300곳을 통제할 방침이다.○ 나흘 연속, 총 18시간 반 열린 북-미 실무협상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을 조율하기 위한 실무협상도 이어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하노이에 도착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협상했다. 첫날인 21일에는 4시간 30분, 22일에는 약 5시간 30분, 23일 낮과 저녁 등 16시간가량 만났던 두 수석대표는 24일 오후 2시 30분경 만나 5시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외교 소식통은 “만나는 시간이 잦고 긴 것을 보면 질적인 진전이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비건 대표는 23일 오전 협상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하노이=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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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차로 대륙 관통… ‘中 뒷배’ 과시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을 관통하는 4500km의 ‘열차 행군’에 들어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한다. 북-미 정상이 두 번째 핵 담판을 벌일 ‘하노이 슈퍼 위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북-미 정상의 숙소가 각각 멜리아 호텔과 JW매리엇 호텔로 확정된 가운데 북-미는 이날까지 연속으로 나흘째 실무협상을 벌이며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도출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이 27, 28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오후 전용 열차를 타고 평양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5일 베트남과 국경을 접한 중국 최남단 기차역인 핑샹(憑祥)역을 거쳐 26일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항공편 대신 4일간 열차 이동을 선택한 것이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3대에 걸쳐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열차 행군을 재현해 혈맹관계인 중국이 북한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미는 의전·경호 협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숙소를 멜리아 호텔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를 JW매리엇 호텔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회담 당시 570m에 불과했던 두 정상 간 숙소 거리는 이번엔 7km가량에 이른다. 이날 고려항공 수송기편으로 하노이에 도착한 북한 경호부대 100여 명은 곧장 멜리아 호텔로 이동했다. 현지 소식통은 “북측 수송기에서 내린 짐들이 멜리아 호텔로 옮겨졌다”며 “김 위원장의 숙소는 22층, 경호원 숙소는 21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을 출발해 26일 오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북-미는 이날도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전날 두 차례 회동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2시간 반가량 회담을 가졌다. 외교소식통은 “실무협상단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합의 문구에 대한 본격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만 없앤다면 북한이 세계적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나 사람들 때문에 북한은 빠른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제재 완화 의사가 있으니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라는 메시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이 검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것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하노이=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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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수로 투자금 1조4000억 아직 회수 못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 경협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 부담 용의를 밝히면서 과거 대북 지원 사례를 곱씹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북한의 비핵화 말만 믿고 정부가 상당 비용을 부담했다가 관련 사업이 중단돼 비용 회수는커녕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1994년 12월 제네바합의 당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만들어 함경남도 신포항 금포지구에 경수로 2기를 지어주기로 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전체 사업비 46억 달러 가운데 한국이 약 70%인 32억 달러(당시 기준 약 3조5000억 원)를 부담하고, 일본이 20%, EU가 10%를 내기로 한 것. 미국은 북한에 매년 중유 50만 t(약 346만 배럴)을 연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당시 정부는 “70% 정도를 부담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2005년 2월 핵무기 보유 공식 선언 및 6자 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해 7월 경수로 사업 종결 방침이 발표되고, 이듬해 5월 경수로 사업이 공식 종료됐다. 북한은 다섯 달 뒤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경수로가 완공되면 북한이 투자금을 분할 상환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투입한 약 1조4000억 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정양석 의원실에 따르면 오히려 사업 종료 후 한국이 내려던 총비용 중 잔액인 약 2조 원은 정부 부담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수로 사업에 투입된 자금은 남북협력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정부가 공공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마련한 기금)에서 빌린 돈이어서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이자만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여 년 전 합의에 따른 사업 투자금도 되돌려 받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협 비용을 떠맡을 경우 ‘빚잔치’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핵화 조치마다 자금줄이 돼 왔던 일본이 한일 관계가 껄끄러운 만큼 비핵화를 견인할 남북 경협 사업에 얼마나 적극 참여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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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베트남식 개방땐 체제 흔들릴까 우려… 특구중심 개발 원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성과 LG 등 현지 산업단지를 둘러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추진할 경제 개발 모델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모델이나 중국 모델을 답습하기보다는 이미 지정한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북한식’ 경제개방 모델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는 북한의 ‘롤모델’로 베트남 모델이 손꼽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대화에서도 베트남식 모델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해 7월 “북한과도 언젠가 베트남처럼 동반자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인 체제 국가’인 북한이 베트남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경제 발전과 체제 유지를 동시에 잡기 위해 기존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 중심의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평양을 주기적으로 찾는 익명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만난 북한 경제계 인사들이 ‘우리는 경제개발구에 투자받기를 원한다’고 했다”며 “갑자기 외국 자본이 대거 들어와 나라 전체 경제를 어지럽히는 것을 우려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이 국제 경제 체제에 잠식되지는 않을지, 기술 이전과 같은 지원은 가능한지 등에 관심이 많았다”고도 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국가들의 경제개방 전례들이 있다. 북한은 별도의 경제 실험이 필요 없기에 특구를 중심으로 ‘우리식(조선식)’ 경제 개방을 주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북한의 경제 특구 및 경제개발구는 27개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나진-선봉특구에 이어 신의주, 금강산 등 경제·관광특구를 지정했고 지방에도 경제개발구가 들어섰다. 공업개발구 14개, 관광개발구 6개, 농업개발구와 수출가공구가 각각 3개, 첨단기술개발구가 1개다. 베트남식 개혁·개방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김 위원장에겐 고려 사항이다. 베트남은 1975년 종전 후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를 꺼내 들었고 종전 후 20년이 지난 1995년에야 미국과 수교하며 본격 경제 도약기를 맞았다. 여기에 100% 베트남식 개방은 자칫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김 위원장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조경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베트남은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수뇌부를 바꾸는 일종의 ‘권력 교체’가 가능해 북한의 ‘김정은 1인 독재’와는 체질이 다르다”고 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베트남의 ‘경제 노하우’만 선별해 습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지훈 기자}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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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가장 먼 길 가는게 목표”… 비핵화 담판 ‘빅딜’ 예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카드가 구체화되고 있다. 평화협정 논의는 물론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전역의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 이행과 검증을 강조하면서도 그간 터부시했던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먼 길(as far down the road)’을 가는 것”이라면서 ‘빅딜’ 추진을 시사했다.○ 제재 완화 용의 밝힌 美 폴란드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 14일(현지 시간) CBS, PBS,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과의 연이은 인터뷰에서 북핵 협상 구상을 쏟아냈다. 특히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게 우리의 전적인 목표(full intention)”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처음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최우선 과제로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를 놓고 비핵화 담판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검증을 조건으로 달았다. 그는 “(제재 완화에 대한) 결정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며 “지금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다. 우리는 그것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의 ‘약속’은 지난해 10월 방북 당시 언급했다고 알려진 영변 핵시설과 북한 전역의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거듭 말해왔고 우리는 ‘신뢰하지만 검증하라(trust but verify)’고 했다. 그렇게 할 때까지 경제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완화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 이상’의 조치는 물론 포괄적인 신고와 사찰 허용 등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선결돼야 가능함을 다시 각인시킨 셈이다. 그럼에도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 발언은 이전보다 유연해진 미국의 협상 태도를 반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결국 유의미한 회담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화 여건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면 불가능한 건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당장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평양 실무협상에서도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화체제 가능성 내비치며 ‘빅딜’ 압박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논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합의에서) 공식 종전선언(formal ending of the Korean War)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라는 질문에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폴란드 외교장관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어떻게 군사적 위험을 줄여야 한반도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완료돼야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 논의 방침을 밝힌 것은 하노이 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미 측의 잇따른 북핵 협상카드 공개는 조만간 열릴 2차 북-미 실무협상의 예고편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팀은 하루 이틀 후에 아시아로 다시 파견돼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15일 국회 초청 간담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언제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에 요구할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와 함께 불가침 협약 등 군사적 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과 군사 동맹은 못 해도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자고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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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서명 이틀만에… 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올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을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올려야 한다며 또다시 증액 압박에 나섰다. 한미가 분담금 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이틀 만이다. 협정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될 내년도분 협상에서 미국의 인상 요구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한국과의 분담금 협상 결과를 두고 “(분담금이) 더 올라가야 한다(it‘s got to go up).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이 어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했다. 하지만 한미가 가서명한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은 1조389억 원으로 지난해 분담금(9602억 원)에서 787억 원이 오른 것이어서 ‘5억 달러 더 지불’은 사실이 아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3일 폴란드 안보 관련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합의한 액수는 분명히 1조389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5억 달러 더 지불’은 미국의 최초 요구였던 14억 달러(약 1조4400억 원)로 한미 협상이 타결됐다고 착각했거나, 내년도 협상에서 이만큼을 요구하겠다는 트럼프 특유의 화법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도) 인상을 너무 기정사실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협정 기한은 1년이지만 한미 양측이 합의를 통해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며 “인상 필요성 여부를 한미 양측이 검토한 뒤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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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전화 몇통으로 5억달러 늘려”… 방위비 사전청구서?

    실언일까, 특유의 압박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더 내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가 10일 가서명한 제10차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은 787억 원. ‘5억 달러’는 실제보다 7배 이상 부풀려진 액수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도 협상부터 본격적으로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관측도 있다. 5억 달러의 진위보다는 “분담금이 더 올라가야 한다.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발언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엉터리 디테일’, 증액 위한 큰 그림인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반적인 한국 방위비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통계를 들었다. 그는 주한미군 등 한국 방위 관련 비용에 대해 미국이 50억 달러를 쓰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약 5억 달러를 지불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정부의 분담금은 8억3000만 달러(약 9602억 원)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훌쩍 넘어선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그간 한국이 분담한 금액을 최대한 낮잡아서 5억 달러라고 말한 뒤 우리가 5억 달러 더 받아냈다는 식으로 부풀려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화 몇 번으로 5억 달러를 올렸다”고도 했지만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한 한미 정상 간 통화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엉터리 숫자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며 실제 주한미군 규모(2만8500명)보다 늘려 말한 적이 있다.○ 연장이든 새 협상이든 분담금 증액 요구는 불가피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디테일 오류’가 우발적이기보다는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5억 달러 더 내라는 식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끈 뒤 분담금 증액을 밀어붙이겠다는 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인상을 기정사실화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선 것도 분담금 증액 압박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특유의 판 흔들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과거의 방위비 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운 관례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한미는 사실상 내년도 이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1조389억 원으로 타결된 분담금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되더라도 유효기간이 1년이라 당장 상반기부터 내년도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신호탄을 쏜 셈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분담금 협상은 기한을 1년으로 했지만 양쪽 서면 합의로 1년을 연장하도록 돼 있다. 1+1인 것”이라며 “인상 필요성 여부를 양쪽이 검토하고 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가서명 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협정(11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적기에 타결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공백 상황에 대비해 기한을 연장 적용할 수 있다”면서도 “총액 증가율 부분을 빼고 다른 부분이 연장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한이 연장되더라도 분담금 총액은 재논의 대상이며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의 변덕이나 오류를 비판하기보다는 분담금 증액 요구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전력 유지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도를 널리 알리고 재정 부담을 가급적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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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적극적 일하다 생긴 실수 면책”… 최재형 감사원장, 규제혁신 지원 나서

    감사원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공무원들에 대한 ‘사전 컨설팅’ 제도를 운영한다. 여기에 업무상 저지른 실수에 대해 개인 비위가 아니라면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적극행정면책 제도도 활성화해 관가의 뿌리 깊은 ‘소극적 보신 행정’ 타파에 나섰다. 최재형 감사원장(사진)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선 현장의 공직자들이 사후적 감사에 따른 불안감에 일하기를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올해 감사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최 원장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우대받아야 하는데 열심히 일하다가 외려 감사받는 상황은 없어야겠다”며 “감사원으로서 공직사회를 적극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시행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사전 컨설팅은 중앙부처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제도나 규정 등이 불분명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감사원이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향후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국방부가 ‘군부대에서 구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소모품을 구매하는 대신에 정부 구매카드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면 감사원이 “국고금관리법으로는 온·오프라인 구매를 별도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는 식이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이 제도를 운영해 국방부와 공무원연금공단 등으로부터 8개 사항의 컨설팅을 신청받아 2건을 회신해 업무 편의를 도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향후 사전 컨설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적극행정면책 제도는 올해 더 주력할 방침이다.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 처리했을 경우 고의나 중과실, 절차적 하자가 없으면 책임을 덜거나 없앰으로써 감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행정기관이 책임 회피 수단으로 사전 컨설팅이나 적극행정면책을 악용할 가능성도 있어 감사원 나름의 대비책도 필요해 보인다. 또 감사원이 행정기관의 적극행정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를 핑계 삼아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를 펼칠 경우에는 철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부처 차원에서 선제 조치가 있어야 적극 행정이 더욱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다. 장관 책임하에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 행정을 문책한다는 점까지 분명히 해달라”고 주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극 행정 등으로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서울 경기(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6곳에 ‘기업불편·부담 신고센터’도 개설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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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 “南北美 함께” 3자 종전선언 가능성 언급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밝혔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부분 신고를 합의문에 담는 방향으로 의견을 좁힌 만큼 추후 남북미 간 실질적 종전선언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핵심 관계자가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비건 대표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나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단독으로 북-미만 진행하지만, 언젠가는 3자(남북미)가 함께 할 수 있는 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번영 기반 확보는 먼 길이지만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며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12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과 관련해 세부 의제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다음 달 1일 베트남 국빈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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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트럼프 ‘톱다운 방식’ 核담판… 입 다문 北-美 강경파

    “요즘 워싱턴에서는 ‘이전의 존 볼턴 같으면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펴도록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돈다.” 과거 북-미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전직 미 국무부 고위급 인사는 최근 백악관 내 초강경파인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정책과 관련한 영향력을 과거보다 많이 상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강조하며 ‘톱다운’ 방식으로 27일부터 시작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볼턴 보좌관과 같은 ‘초강경 회의론자’의 목소리는 사실상 실종되고 있는 상황. 1차 회담과는 다르게 이번 2차 회담에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강조했다가 회담이 열리지도 못하게 할 뻔했던 볼턴 보좌관의 입을 트럼프 대통령이 틀어막고 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달 4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대북 회의론자인 당신이 대통령의 낙관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의 영예를 생각하면 (정책적) 패배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내부 영향력 싸움에서 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인정한 것. 그는 “대통령과 동의하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 것들도 있을 수 있는데,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백악관 내 강경론자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공교롭게 북한 내 강경파 인사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5월 볼턴 보좌관을 실명으로 비판하며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김계관 제1부상은 2차 회담 국면에서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같은 달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는다”는 담화를 발표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역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등장한 이후로는 뒷선으로 빠진 분위기다. 결국 북-미 정상이 ‘낙관적인 대화’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주 아시아 제3국에서 열릴 2차 북-미 실무협상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내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은 가급적 의견 폭을 줄이고 핵심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 ‘통 큰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12∼14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레티투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트위터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대로 민 장관이 12∼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장관의 이번 방북은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회담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민 장관은 리 외무상은 물론 김 위원장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형식과 구체적인 일정, 숙소 등 세부적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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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승전의 상징 ‘하노이’… 北, 체제유지-경제성과 겨냥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2차 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로 정해졌다. 베트남을 낙점해 두고도 북-미가 각각 수도인 하노이와 관광휴양지인 다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오다가 최근 평양 실무협상을 통해 최종 조율을 이뤄낸 것. 실무협상 전부터 하노이를 고수했던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체제 보장과 경제 개혁·개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 대내 선전용으로 하노이가 안성맞춤” 북-미 실무협상에 정통한 한 정보 관계자는 10일 “북측에서 북-미 정상회담 전후 주민들에게 보여 줄 영상기록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하노이라야 설명하기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낭의 경우 “북한 주민들에겐 인지도가 높지 않고 관광지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하노이는 분단국 상태에서 미국과 싸워 공산 진영에 의한 통일을 이룩한 북베트남의 수도였다. 베트남이 통일 이후에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1986년 ‘도이머이’를 채택해 개혁·개방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내 선전용으로 적합하다는 것. 아울러 미국과 전쟁을 벌였던 대표적인 반미(反美) 국가지만 1995년에는 국교를 정상화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그리는 정상 국가 로드맵을 구체화하기엔 다낭보다 하노이가 더 낫다는 얘기다.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를 더 얻어내기 위해 장소를 양보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장소나 의전에 있어 북한 편의를 봐주되 남은 기간 비핵화 조치를 더 얻어내겠다는 시그널을 이런 식으로 보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실무협상 보고를 받은 직후 흔쾌히 하노이 카드를 받아준 것도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김일성 이후 55년 만의 국빈방문 베트남 명절 ‘뗏’ 막바지이던 9일(현지 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발표되자 하노이는 회담 준비로 분주해졌다.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은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머물 만한 주요 대형 호텔은 최상위층 객실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2차 정상회담 장소로는 200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치른 국립컨벤션센터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는 컨벤션센터 바로 옆인 JW매리엇 호텔이나 3년 전 묵었던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주석궁 근처인 팬퍼시픽 호텔이나 북한 대사관 인근 멜리아 호텔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회담과 별개로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국빈방문이 성사된다면 북한지도자가 55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베트남 땅을 밟게 된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1958년 11월, 1964년 10월 두 차례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당시 호찌민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인근 도시로 깜짝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상 물류중심지로서 각종 연구개발단지가 있는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 원산과 비슷한 해양 관광도시인 할롱베이가 유력하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지훈 기자 / 하노이=유승진 채널A 기자}

    •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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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혁철 공식 직함은 ‘北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사진)의 직책이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 시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건 대표의 협상 카운터파트인 김 대표의 직함을 처음으로 표기했다.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기존에 없던 보직이다. 북한이 비건 대표의 직책을 염두에 두고 격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위원회는 한국의 청와대, 미국의 백악관 같은 최고 정치기구로, 최근 국무위 내 ‘대미(對美)협상 상무조(TF)’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 군축, 무기 기술 전문가부터 외무성 전략가, 통일전선부 간부, 군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조직의 수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소식통은 “통일전선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미협상 조직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북-미 관계를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을 찾다가 외무성에서 김혁철을 스카우트해 TF를 꾸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상무조가 실무 협상한 내용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김 부부장이 김 대표가 속한 상무조와 김 위원장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졌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김혁철의 등장과 무관하게 여전히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부상은 북-미 관계를 담당했던 인물이라 핵 문제나 평화협정, 제재 완화 등을 다루기엔 김 대표가 더 적합하다고 북한 내부에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혁철은 외무성 전략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각 지역의 정보를 취합해 ‘전략 보고서’를 작성했고 6자회담(2005년), 2006년 첫 북핵 실험에 관여하는 등 북한 내 핵 협상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통한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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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선언-核부분신고 ‘하노이 선언’ 1차 윤곽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하노이 선언’에 종전선언 관련 문구와 영변 핵시설 부분 신고를 담기로 2박 3일간의 평양 실무협상에서 견해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빅딜을 위한 초기 단계의 합의를 본 북-미는 이르면 다음 주 베트남 하노이 등 아시아 제3국에서 열릴 후속 실무협상에서 ‘제재 완화 vs 영변 외 우라늄 핵시설 폐쇄’ 등 다음 단계의 로드맵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과정을 알고 있는 한 외교소식통은 10일 “비건 대표가 평양 실무협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그린 라이트(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며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의 부분 신고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합의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북한이 취할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교감을 이뤘다는 얘기다. 비건 대표는 6∼8일 평양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對美)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한 후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협상 결과를 공유한 뒤 10일 워싱턴으로 되돌아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 북한과 프레젠테이션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며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실질적인 내용(substance)’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설명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귀국 전 여야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예전과 비교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물론 비건 대표는 9일 강 장관을 만나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hard work)가 있다”며 아직 워싱턴이 원하는 수준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구체적인 북-미 입장을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We are on the same page(한미의 생각은 같다)’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언급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2차 정상회담 의제와 전략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 북한은 엄청난 경제강국(economic powerhouse)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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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내린 2박3일 평양 담판… 국무부, 종전선언 의제포함 부인안해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평양 실무협상이 8일 막을 내렸다. 2박 3일간의 협상을 마치고 이날 한국으로 돌아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입에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이달 말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비핵화 마중물로 재점화된 종전선언 카드 종전선언 카드는 한동안 북-미 간에 거론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0월 2일 “조미(북-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랬던 종전선언 카드가 2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재차 힘을 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제법적 효력이라기보단 정치적 이벤트인 종전선언은 상대적으로 미국의 부담이 덜하다. 물론 북한도 받기 부담스럽지 않다.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 국무부에선 잇따라 이런 종전선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로버트 팰러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 의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앞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비건 대표도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전쟁은 끝났으며, 북한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며 종전선언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 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간 냉전의 상징 중 하나인 미 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 반환이 거론되는 것도 종전선언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美,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할 수도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미국이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7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가입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며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미국 관리들이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로 귀환한 비건 특별대표는 9일 오전 10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협상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이 본부장, 비건 대표, 일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의 비공개 오찬에 이어 오후엔 한일 수석대표 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협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외교가에선 비건이 스탠퍼드대에서 언급한 ‘동시적 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비핵화-상응조치 연결이 주요 의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사흘간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 워싱턴과 어떻게 소통했는지도 관심사다. 우선 미국대사관을 대신해 영사 업무를 맡고 있는 평양 소재 주북한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워싱턴에 연락을 취했을 수 있다. 직접 도청을 방지하는 비화(秘話) 위성전화기나 전화기를 챙겨가 본국과 통화했을 수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비화 위성전화기는 어깨에 메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휴대가 간편하다. 보통 전자파를 막는 ‘도청 방지 텐트’까지 치고 통화를 한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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