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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2038년까지 화력발전소 퇴출을 선언했다.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 에너지원 이전에 약 400억 유로(약 51조 원)가 투입된다. 도이체벨레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 산하 탈석탄위원회는 2038년 말까지 화력발전소를 퇴출하기로 26일 합의했다. 정계 인사, 에너지업계 관계자, 환경운동단체 등 28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이날 약 20시간에 걸친 치열한 철야 마라톤 회의 끝에 화력발전소 퇴출 시기를 2038년으로 못 박았다. 독일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6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에 따라 지난해 여름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당초 지난해 11월 화력발전소 퇴출 시점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동부 지역의 반대로 연기됐다. 현재 석탄 및 갈탄은 전체 독일 에너지원의 약 35%(42.6GW·기가와트)를 차지하고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30GW, 2030년까지 17GW로 석탄 및 갈탄 비중을 줄이고, 2038년에는 화력발전을 완전히 중단하게 된다. 문제는 엄청난 비용. 위원회 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 구조를 바꾸기 위해 독일은 20년간 약 400억 유로를 투입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소비자는 매년 20억 유로(약 2조5400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퇴출 시기 및 지원 규모를 놓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이같이 ‘값비싼’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지지 덕이다. 25일 공영방송 ZDF가 독일인 1285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화력발전소를 빨리 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독일이 화력 발전을 중단함에 따라 더 많은 천연가스가 필요해졌고, 에너지 가격 또한 감당 가능해야 할 것”이라며 대체 자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독일은 이미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화력발전소 운영까지 중단하면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독일 내 다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 RWE는 “2038년은 너무 이른 시기”라고 비판했다. 탈석탄위원회를 이끄는 로날트 포팔라 씨는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질 석탄 발전 감축으로 2030년이면 독일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역사적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화력발전소 퇴출 계획이 실행되려면 정부 및 발전소가 속한 주(州)의 동의가 필요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지난해 연말 터졌던 2억9800만 달러(약 3340억 원) 파워볼 복권에 당첨된 주인공이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미국 브루클린의 트럭 운전사 데이비드 존슨 씨(56). 25일(현지 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연휴수당을 받으려고 출근한 그는 주유소 구멍가게에서 컴퓨터 자동 조합 복권을 샀다. 당첨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복권을 도둑맞지 않으려고 누더기 재킷 주머니 속에 보관했다고 한다. 그는 CNN 등 언론에 “너무 행복해서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일을 그만두고 빨간색 포르셰 한 대를 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그동안 숱하게 떨어졌지만 다시 시작하려고요. 빨리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공공기관 ‘직딩(직장인)’으로 신분상승 해야죠.”(취업준비생 이종환 씨·28) 지난해 12월 채용정보기업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 20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원 1위에 취업과 이직(46.7%)이 꼽혔다. 그만큼 채용시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정년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공공기관 입사를 희망한다. 그러나 지난해 경쟁률 100 대 1을 넘은 곳도 있을 정도로 채용의 문은 좁다.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 130여 곳은 올해 2만3000명 이상을 뽑는다. 상반기 채용을 시작한 곳도 있어 일찌감치 ‘취업 레이스’는 시작됐다. 올해는 공공기관들이 필기시험 날짜를 같은 날로 정하는 ‘합동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소개서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면접 등 취업 3단계를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 채용담당자와 취업 전문가에게 ‘꿀팁(유용한 방법)’을 들어봤다.○ 자소서는 질문 의도에 맞게 기술해야 취업의 첫 관문은 자기소개서다. 지원자의 80% 이상이 자기소개서에서 탈락한다. 취업 전문가들은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보다 첫 질문부터 꼼꼼하게 읽어보라’고 강조한다. 이자겸 전력거래소 인력개발팀 차장은 “각 문항에서 무엇을 묻는지 살펴야 한다”면서 “사소한 경험이라도 평가 항목에 맞게 서술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어려움을 해결했던 경험을 기술하라’고 했다면 ‘책임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써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부각시키려고 특별한 경험을 강조하다 전문성, 대인관계 등 평가와는 무관한 내용을 쓸 때가 많다. 이 차장은 “문항별로 평가기준이 마련돼 있어 아무리 뛰어난 경험이라도 엉뚱한 답변이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NCS 비중 더 높아진다 두 번째 관문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고전하는 NCS다. 2015년부터 도입된 NCS는 문제해결능력과 수리능력 등 10개 분야를 묻는 필기시험이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학력 등 개인정보를 배제하는 방식)을 하는 공공기관이 늘면서 서류전형 합격자 자체가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NCS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업 취업준비생 3년 차 조모 씨(27)는 “매번 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바뀐다. 준비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 문제에 적응하고 취약한 분야도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헌 위포트(취업교육기관) 강사는 “오답 감점제도와 영역별 과락이 없다. 그 대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험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주응 위포트 강사는 “NCS 문제가 공무원 채용에 활용되는 공직적격성평가(PSAT)와 비슷해지고 있어 PSAT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학습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은 지원자의 개인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면접이다. 전문가들은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은 모두 숙지해야 하며 채용기관이 발행한 리포트 등도 미리 읽어서 해당 기관의 인재상에 부합한 ‘맞춤형 면접’을 준비하라고 했다. 전수옥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지원실 팀장은 “취업 스터디 등에서 다듬어진 뻔한 모범 답변은 피하라”며 “독특한 가치관을 보여주고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합동채용은 ‘위기’ 아니라 ‘기회’ 올해 공공기관 채용에서 가장 큰 변수는 기관들의 ‘합동채용’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합동채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준비생 전모 씨(27)는 “지난해 여러 공공기관의 필기시험이 하루에 몰리기도 했다. 이런 ‘빅매치 데이’에는 눈치 지원이 매우 치열했다. 올해 더 늘어난다니 걱정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합동채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규현 위포트 컨설턴트는 “합동채용으로 지원자가 분산되면서 지난해 응시자 절반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공공기관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공공기관은 오히려 합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처럼 채용 규모와 가산점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에게 입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공공기관 리스트를 만들고 집중 공략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정부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사진)에 대한 인준 요청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반도와 중국 등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2017년 3월 대니얼 러셀 당시 차관보가 사임한 뒤 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었다.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인 스틸웰 지명자는 대표적인 ‘아시아통’. 한국에서 두 차례 근무했을 만큼 한국과의 인연이 깊고 한국어 또한 매우 유창하다. 그는 1980년 입대한 후 1983년까지 3년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한국어 어학병으로 활동했다. 1993∼1995년 다시 한국으로 파견돼 군산기지에서 근무했다. 스틸웰 지명자는 중국 사정에도 밝다. 1988년 하와이대에서 ‘아시아 연구와 중국어’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11∼2013년 주중 미국대사관 무관을 지냈다. 중국어 역시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내 중국 전략 포커스그룹의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중 강경 성향의 ‘매파’로 분류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그의 발탁이 미중 무역전쟁 등에서 중국과 대립 중인 미국이 강경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스틸웰 지명자의 상원 인준에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 외교위원회는 조만간 청문회 일정을 확정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미국의 한국산 철강 고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었다. 국내 철강업계가 관세 폭탄을 피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CIT는 14일(현지 시간) 웹사이트에 넥스틸, 현대제철 등 한국 업체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판정문을 공개하고 관세율을 다시 산정하라고 명령했다. 미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할 때 쓴 반덤핑 조사 기법 ‘특별시장상황(PMS·Particular Market Situation)’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아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CIT가 PMS 적용 방식에 제한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유사 소송에서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상무부는 앞서 2017년 4월 연례 재심 최종 판정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넥스틸(24.92%), 기타(13.84%) 등으로 정했다. 2016년 10월 예비 판정 당시 넥스틸(8.04%), 기타(5.92%)보다 훨씬 높다. CIT는 “상무부가 예비 판정과 최종 판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철강업계는 CIT의 명령에 환영하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소송에 참여한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최종 조정하지 않은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새 미사일 방어 전략을 17일 공개한다. 공교롭게도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러 워싱턴에 도착할 때와 같은 날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서 새로운 ‘미사일 방어 보고서’를 발표한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미 국방부가 우주 방어 기술을 확대해야 하며 적의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신속하게 탐지, 추적하고 궁극적으로 요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미 정부가 적의 미사일을 빨리 감지하려고 우주 특정 궤도에 ‘센서층’을 만들고 센서를 집중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이란 등의 위협에서 미국을 보호하고 러시아, 중국이 개발한 선진 무기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처럼 요격이 불가능한 전략무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생긴 새로운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의 미사일 방어는 육군과 공군 중심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꾸준히 국방의 다음 단계로 ‘우주’를 언급했다. 로이터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이 검토했던 ‘스타워즈’ 구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타워즈’ 구상이 빨리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사일 방어 보고서는 우주 기반 방어시스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일 뿐 실행하기 위한 결정이 최종적으로 내려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펜타곤에서 미사일 방어 보고서를 발표한 뒤인 오후 6시 30분경 김영철 통전부장이 워싱턴에 도착한다. 로이터는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고서에서 북한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언급할지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언급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사실상 베트남으로 좁혀지고 있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 가운데 이르면 18일(미국 시간)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이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 현지 정부 고위 소식통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미 회담 개최지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거의 기정사실화돼 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노이의 최고급 호텔들은 이미 VIP룸을 비워 가며 채비에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도 16일(현지 시간) “동아시아·태평양 주재 미 대사들을 어제(15일) 만났는데 2차 정상회담은 하노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주베트남 북한대사관도 하노이에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평소에도 김명길 북한대사가 주변 공관장들과의 만남을 피해 왔는데 회담 개최가 결정되면 외부 노출을 더욱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열린다면 회담장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는 하노이 JW매리엇 호텔이 유력해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등 국빈이 방문할 때마다 묵는 숙소인 데다 인공호수에 둘러싸여 있어 1차 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처럼 경호에 용이하다. 베트남 중부 휴양지인 다낭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아시아 외교관들을 인용해 “(2차 회담 장소가) 3, 4월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이 손꼽히는 것은 북한 경제 발전의 롤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수교한 베트남은 김 위원장이 원하는 ‘정상 국가화’와 흡사한 모델이다. 베트남이 격렬한 내전 끝에 반미 국가의 길을 걸었다가 시장경제를 수용한 뒤 미국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북한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 북-미 관계 개선안을 도출해 낸다면 상징성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왔던 북한의 ‘더 밝은 미래’와 닿아 있기도 하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북한 생물학 무기의 수준이 높으며 매우 치명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북한의 덜 알려진 군사적 위협: 생물학 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탄저균 1갤런으로 전 인류를 숨지게 할 수 있다며 핵무기보다 치명적인 게 생물학 무기라고 보도했다. NYT는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생물학 무기가 매우 발전됐으며 치명적인 수준이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생명공학과 세균증식을 이용한 생물학 무기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략정보회사 ‘앰플리파이(Amplifi)’는 최근 3년간 북한에서 ‘항생제 내성’ ‘CAS 단백질’ ‘미생물 암흑물질’ 등의 단어 검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연두균을 사용한 생물학 무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천연두균은 사람들끼리 전염되며 치사율은 30%가 넘는다. 1979년 이미 박멸됐지만 벨퍼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주한미군은 탄저균과 천연두균 백신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주민 중 천연두 보균자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북한은 생물학 무기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 연구자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 따르면 북한과 외국인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군사 연구보고서가 100편 이상 발간됐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내 전염병과 출혈열을 일으키는 생물학 무기 관련 시설이 10개 이상 존재한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국방연구원은 탈북자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생물학 실험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안토니 코즈만 전 미 국방부 연구원은 “북한은 주요 세균 무기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모두 갖춘 상태”라고 경고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토니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렸던 배우 캐럴 채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8세. 채닝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Gentlemen Prefer Blondes·1949)’의 주연을 맡으면서 개성파 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는 이후 영화로 만들어져 배우 마릴린 먼로가 주인공을 맡았고 먼로는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먼로는 한달 이상 매일 채닝을 찾아가 연기 수업을 받았다. 채닝을 ‘전설’에 올려놓은 것은 뮤지컬 ‘헬로 돌리!(Hello Dolly!·1964)’. 미망인 돌리를 개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당시 뉴욕헤럴드트리뷴의 비평가 월터 커는 그를 “눈부시다(glorious)”고 평가했다. 2번의 토니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노배우’ 채닝은 멈추지 않았다. 1995년 74세의 나이에 한 번 더 토니상을 받았다. 이후 ‘헬로 돌리’의 월드투어를 시작했는데 타계 전까지 5000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그는 월드투어에 나서며 “연기가 내 존재의 유일한 변명이야.”라고 말했다. 채닝은 마지막까지 배우로 살았다. 그는 2012년 다큐멘터리 ‘캐럴 채닝: 라저 댄 라이프’에 출연하며 90여 년의 삶을 회고했다. 난소암을 극복해 암환자들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중국계 자본의 미국 투자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다국적 법무법인 베이커앤드맥킨지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가 전년 대비 83% 급감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2016년 456억 달러(약 51조 1600억 원)에 달했지만 2017년 290억 달러(약 32조 5300억 원)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48억 달러(약 5조 3800억 원)로 급감했다.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부동산, 수송 및 각종 인프라 사업에서도 중국 자본은 자취를 감췄다. 중국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투자를 단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 자본 투자에 장벽을 높인 것도 한몫 했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중국 경제 전문가는 “중국은 해외 투자에 스스로 수갑을 채웠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매물 아님’(not-for-sale)이라는 표지판을 문 앞에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커앤드맥킨지는 “중국 기업이 규모가 큰 미국의 자산을 팔도록 중국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올해 중국 자본이 소유하는 자산 약 120억 달러(약 13조 4600억 원)가 추가로 매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미국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 호텔 등을 내놓았고 도이치뱅크(DB)와 힐튼그룹의 최대 주주인 하이난항공그룹(HNA)도 대규모 해외 자산 매입을 멈췄다.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검토 중인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가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 차에만 적용되는 제한적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존 내연기관차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이다. 13일(현지 시간) 미 무역 전문매체 ‘인사이드 US트레이드’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자동차 수입에 관한 최신 보고서 초안에서 세 가지 관세 부과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안은 ‘전면 관세’다.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와 부품에 20∼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식이다. 둘째 안은 첨단 기술 차, 즉 ‘ACES’로 불리는 자율주행(Automated), 커넥티드(Connected), 전기(Electric), 공유(Shared) 차량 및 관련 부품 수입만 제한하는 ‘제한적 관세’다. 마지막 안은 첨단 기술 차보다는 넓게 적용하고 전면 관세보다는 좁게 관세를 부과하는 ‘절충안’이다. 인사이드 US트레이드는 ‘제한적 관세 부과’라는 두 번째 안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고율 관세 대상을 미래 차로 한정하면 내연기관차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등 주요 수출국의 반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이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로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에 애쓰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상무부는 다음 달 16일까지 이 보고서를 백악관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방안을 최종 결정하면 6월쯤 규제 조치가 시행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달러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기축통화인 유로는 유럽경제공동체의 핵심 요소이자 유럽합중국의 꿈을 가능케 할 초석이라는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올해 1월 1일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약관(弱冠)에 해당한다. 비로소 갓을 쓰기 시작해 패기를 떨치기 시작할 때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더 많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지난해 말 유로 20주년을 앞둔 기념 연설에서 “유로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향후 20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양에서도 나이 40세인 불혹(不惑)에 이르러야 흔들리지 않는 건 마찬가지란 뜻일까. 유로가 아직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에선 반(反)유로를 기치로 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들이 등장했다. 이런 정당들을 통해 유로가 남유럽 대 북유럽, 저소득층 대 부유층 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부정적 의견도 확산되고 있다. ‘통합 수단’이라던 유로는 왜 아직 자리를 못 잡고 ‘분열의 씨앗’이란 오명을 쓰게 됐을까. 20년의 세월 동안 유로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했다.○ “외형 성장” vs “텅빈 강정” 1999년 1월 1일 출범 당시 유로를 도입한 나라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총 11개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발트해 3국 등이 가세해 현재 19개국에 이른다. 유로 사용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 7조6368억 달러(약 8544조 원)에서 현재 15조3904억 달러(약 1경7229조 원)로 2배가 됐다. 사용 인구는 3억4000만 명. 유럽연합(EU) 소속 28개국(5억1300만 명)의 66%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로존 인구 중 38%는 전 생애에 걸쳐 오직 유로만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외형적 성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실속. 출범 당시 100이었던 유로/달러 실효 환율(특정 화폐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며 흔히 ‘환율’로 통칭되는 명목 환율과는 다르다)은 2018년 11월 92.7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EU 통계국 등에 따르면 2018년 6월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유로 비중도 20.3%로 달러(62.5%)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기축통화 서열 2위지만 달러 패권에 맞서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의미다. ○ 남북 경제격차 급증 더 큰 문제는 유로가 유럽의 고질적 남북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잘사는 북유럽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유럽의 갈등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09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증폭됐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강력한 구조조정 및 긴축을 강요받은 ‘가난한 채무국’ PIGS(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와 독일을 필두로 한 ‘부자 채권국’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서로 적대감을 한껏 키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8년 3조1225억 달러(약 3452조 원)였던 독일 GDP는 2017년 4조3456억 달러(약 4913조 원)로 1조 달러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 GDP는 약 5% 줄었다. 생산성도 마찬가지. OECD가 2017년 유로존 19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당 실질 GDP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1위 아일랜드(86달러)부터 8위 핀란드(52달러)까지 생산성이 높은 8개국은 모두 북부에 자리했다. 게다가 이 8개국은 모두 1999년부터 20년간 생산성이 꾸준히 늘어난 나라들이다. 반면 최하위 포르투갈(32달러)과 그리스(30달러)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생산성이 감소했다. 이런 1시간당 노동생산성 격차는 나라별 경제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생산성 차이는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EU 통계국에 따르면 2007년 0.319였던 스페인 지니 계수는 2017년 0.341로 늘었다. 지니 계수는 한 국가 가계소득의 계층별 분배 상태를 측정할 때 활용된다. 이 값이 커질수록 소득분배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뜻이다. 이탈리아(0.321→0.327)도 마찬가지로 불평등이 커졌다. 같은 기간 벨기에(0.278→0.260)는 불평등이 완화됐다. 2017년 기준 PIGS 4개국의 지니 계수는 모두 유로존 평균(0.305)보다 높고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는 이보다 낮다. 실업률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 독일(3.3%)과 네덜란드(3.5%)의 실업률은 유로존 평균(7.9%)보다 낮다. 이탈리아(10.5%), 스페인(14.7%), 그리스(18.6%)는 평균을 웃돌았다.○ 포퓰리즘 득세와 리더십 위기 유로로 인한 갈등은 이젠 국가 대 국가 수준을 넘었다. 지니 계수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각국 저소득층과 부유층의 양극화는 포퓰리즘 정당 난립의 토대를 제공한다.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오성운동과 동맹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스페인 포데모스…. 이념과 정강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반유로를 주창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유로를 폐지하고 자국 통화로 돌아가자는 정도를 넘어선다. 심지어 EU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EU 탈퇴”를 외친다. 이들의 지지 기반은 주로 자국 내 저소득, 저학력, 1차 산업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반유로 주장에 쉽게 빠져든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EU 탈퇴(이탈렉시트)를 주장해 EU 전체에 큰 충격을 던졌던 오성운동 대표 출신인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는 7일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를 적극 지지한다. 이들의 정치세력화를 돕겠다”고 했다. ‘노란 조끼’의 주축인 저소득층과 농민은 오성운동 지지층과 겹친다. 프랑스는 곧바로 내정 간섭이라고 발끈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며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시위대의 흥분을 가라앉힐 묘수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유로존 2위 경제대국 프랑스가 ‘한 수 아래’로 여긴 이탈리아 연립정부로부터 훈수를 듣는 현실 자체가 밑바닥부터 확산된 반유로 정서를 보여준다. 유로 탄생을 주도한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집권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지지 기반 약화로 대안당의 반유로 공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 하지만 소속 기독민주당과 연정 파트너 사회민주당의 지지율이 이런 기류 속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연정이 깨지고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독보적 성장세를 구가하던 독일 경제도 위태롭다. 8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해 11월 독일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9% 하락하고 11월 해외 산업주문도 한 달 전보다 3.2% 줄었다고 밝혔다. 독일의 성장 둔화로 지난해 3분기 유로존 GDP는 4년 최저치인 0.2% 성장에 그쳤다. 유럽 경제 싱크탱크 Ifo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유로존 GDP가 0.3% 증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20년의 과제 EU 집행위원장, 유럽의회 상임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EU 주요 기구 수장은 모두 올해 교체된다. 전문가들은 새 EU 지도부가 통합 경제 및 재무장관제 도입, 은행 동맹 및 자본시장 동맹 구성, 강력한 단일 금융감독기구 설립 등을 통해 ‘유로가 금융 및 재정위기에 취약하다’는 회의론을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애초부터 상당한 격차가 존재했던 각국 경제의 기초 체력, 같은 통화를 쓰지만 재정은 각자 꾸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란 뜻이다.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은 “재정, 금융 및 정치적 통합을 바탕으로 한 통화 연맹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런 통합기구를 설치하려고 해도 각국 내 반발과 반유로 정서부터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점. ‘통합 유럽의 상징’이란 유로의 존재 가치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낸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유로바로미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인구의 유로 지지 비율은 74%로 반대(20%)를 압도했다. 반유로 정서가 극심한 이탈리아에서도 유로 지지자가 68%였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경제적 실험인 유로는 지난 20년보다 나은 20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날로 증폭되는 정치사회적 갈등을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스터 유로’ 차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 핀란드-佛-獨 물밑경쟁… EU집행위원장 국적따라 갈릴듯2011년 11월부터 8년간 유럽 통화정책을 이끈 ‘미스터 유로(Mr. Euro)’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올해 10월 31일 물러난다. 4대 유럽 경제수장 자리를 놓고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2월 27일 경제 전문가 24명의 설문 조사에서 에르키 리카넨 전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69),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60), 프랑스의 브누아 쾨레 ECB 이사(50),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51)가 후보라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리카넨 전 총재. 응답자의 3분의 1인 8명이 그를 유력한 총재 후보로 꼽았다. 핀란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 ECB 이사 등을 지내 정무 경험이 풍부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유럽 은행규제 체계를 재편할 때도 핵심 역할을 했다. 앙드레 사피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는 “다양한 행정 경험이 강점”이라고 했다. 2대 총재 장클로드 트리셰를 배출한 프랑스도 벼른다. 갈로 총재는 6표를 얻었다. 블룸버그는 그가 드라기 현 총재가 추진한 저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꾸준히 지지했다며 ‘드라기 라인’으로 평했다. 프랑스 최고 엘리트를 배출하는 국립행정학교(ENA)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모두 졸업한 후 재무부, 수출부 등에서 일한 정통 관료다. 유명 은행 BNP파리바에서 민간 경험도 쌓았다. 쾨레 이사도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하고 재무부에서 일했다. 후보군 중 가장 젊지만 그의 ECB 이사 임기가 2020년에 끝나므로 총재를 맡을 수 있을지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고 FT는 진단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선제적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력 주창하는 소문난 ‘매파’. 통화정책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통화기금(IMF),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경제자문 등으로 일했다. 그는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고 본인 또한 ECB 총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FT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우선 독일인이 ECB 총재 대신 EU 집행위원장에 오르기를 희망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뜻이 확고하다. 또 바이트만 중앙은행 총재가 ECB 총재가 되면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구조조정의 고삐를 더 세게 조일 것이란 다른 회원국의 반발과 우려도 심상치 않다. 각국의 수 싸움도 관전 포인트. 올해는 ECB 총재를 포함해 EU 주요 기구 수장이 다 바뀌는 데다 한 국가가 수장직을 독점하지 않는 관례를 감안할 때 5월 뽑힐 EU 집행위원장의 국적이 ECB 총재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미스터 유로’는 언제 탄생할까. 빠르면 유럽의회 선거가 있는 5월, 늦어도 6월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후 각국 재무장관이 모여 후보자를 추천하고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된다. 드라기 총재도 2011년 5월 후보가 됐고 한 달 뒤 승인을 받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 제프 베조스(55)가 이혼했다. 이혼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베조스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내 맥켄지(49)와의 이혼 사실을 알렸다. 베조스는 “긴 사랑의 여정과 별거 시도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헤어질 것을 알았더라도 우리는 결혼했을 것”이라며 후회 없는 결혼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서로를 찾아낸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느꼈고 결혼한 매 해 깊이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부모, 친구, 파트너로서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베조스가 1992년 뉴욕 유명 헤지펀드 D.E. 쇼에서 근무할 때 면접관과 지원자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 1993년 결혼한 둘은 한 해 뒤 시애틀로 거주지를 옮겨 아마존을 창업했다. 맥켄지는 전 남편과 마찬가지로 프린스턴대를 졸업했고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한 소설가다. 둘 사이에는 아들 셋과 중국에서 입양한 딸 1명이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말레이시아의 국왕 무하맛 5세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뒤 중도 퇴위한 국왕은 무하맛 5세가 처음이다. 6일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왕궁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클란탄주 술탄(최고 통치자)인 무하맛 5세가 제15대 말레이시아 국왕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왕궁 관계자는 “국왕이 통치위원회에 서신을 보내 퇴위를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연방제 입헌군주국으로 9개 주 술탄들이 국가수반인 5년 임기의 국왕을 돌아가면서 맡는다. 다른 술탄 중 한 명이 당분간 국가수반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즉위한 무하맛 5세의 퇴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무하맛 5세가 지난해 11월 초 2개월 동안 병가를 낸 게 화근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휴가를 내려면 미리 목적을 공개해야 하는데, 무하맛 5세는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다른 술탄들로부터 9일까지 자진 퇴위하라는 압박까지 받았다는 보도도 제기됐다. 술탄들은 2일 밤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고 ‘심각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고 4일에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예보디나는 러시아 국립 플레하노프경제대학 경영학부 졸업생으로 2017년 유럽에서 명품 시계 홍보 모델로 활동하다 무하맛 5세를 만나 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하맛 5세는 2004년 태국 빠따니주의 무슬림 왕족 후손과 결혼했지만 4년 만에 이혼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4일(현지 시간) 오후 5시 폴란드의 북부 도시 코샬린에 있는 방탈출카페에서 화재가 나 15세 여학생 5명이 사망했다. 방탈출카페는 이용객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고 어두운 실내에 갇혀 퀴즈를 맞히며 다른 방으로 옮겨가는 놀이시설이다. 희생자들은 바로 옆방에서 불이 난 것도 모르고 게임에 몰두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국내에선 방탈출카페 140여 곳이 영업 중이지만 소방 규제를 받는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지 않아 화재 무방비 시설로 방치되어 있다. 본보는 지난해 11월 29일 이 같은 실태를 상세히 지적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당시 보도했던 방탈출카페를 6일 다시 둘러본 결과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화재 모른 채 게임 열중하다 참변 폴란드 방탈출카페 화재는 국내에서도 비슷한 참사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사망한 5명은 일행 중 한 명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카페를 찾은 학생들이었다. 이들이 화재 발생 사실을 모르고 게임에 빠져 있는 사이 카페 직원이 이들을 구출하려고 했지만 불길이 커져 문을 열 수 없었다. 이 직원도 구출 시도 과정에서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학생들은 화재 진압 이후 모두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인 것으로 확인됐다. 레셰크 수스키 폴란드 국가소방본부장은 “적절한 탈출 통로가 없었고 안전장치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배 연기 자욱… 소화기, 화재경보기 없어 국내 사정은 어떨까. 6일 오후 취재팀이 찾은 서울 중구 A방탈출카페 내부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있었다. 주말을 맞아 손님 20여 명이 밀폐된 공간에 갇힌 후 빠져나오는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본보가 지난해 11월 소방 실태를 점검하며 소화기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이날도 소화기는 없었다.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있었지만 담배 연기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A업소는 내부 시설이 목재로 이뤄진 데다 수납장에 책 20여 권이 꽂혀 있는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했다. 담배 불씨가 순식간에 옮겨붙기 쉬운 구조다. 서울 관악구 B방탈출카페에도 소화기는 보이지 않았다. 화재경보기도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불이나 연기가 발생해도 감지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도 손님들은 자유롭게 담배를 피웠다. 곳곳에서 찌든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보건복지부가 2016년 식당, 카페 등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했지만 방탈출카페는 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는 ‘신종 업소’여서 제외됐다. 화재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탈출도 어려웠다. 직원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알리는 비상탈출 버튼은 일부 방에만 설치되어 있어 상당수 이용객은 화재를 감지해도 직원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방에 있는 노트북으로 직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긴급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방탈출카페의 소방안전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소방청은 지난해 12월 ‘제3차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 기본계획’에서 방탈출카페 같은 신종 업소의 화재 위험을 평가해 고위험군(1개 등급), 중위험군, 저위험군(이상 2개 등급) 등 5등급으로 나눠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업종별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시행하겠다는 방침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대책이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방탈출카페에 대해 연기 배출 등 관련 설비 마련을 이미 의무화하고 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최지선 기자}
화재 피해 예방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 관리가 강화된다.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소방안전 관련 법 시행에 대해 2일 설명했다.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됐던 비상구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진다. 올 하반기부터 비상구를 훼손, 변경하거나 비상구에 장애물을 쌓아둘 경우 해당 건물의 소방안전 관리 책임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비상구로 통하는 문을 잠근 것이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형사처벌이 강화된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처벌 수위는 가중된다. 10월부터 건축물 신·증축이나 용도변경에 대한 사용승인을 내리는 지방자치단체 등은 반드시 설계도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해야 한다. 소방서는 이를 전산화해 화재 진압 등 비상시에 활용한다. 지난해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소방서가 갖고 있던 설계도가 병원의 실제 구조와 달라 소방관이 건물 구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9월부터는 소방안전 관리 책임자가 2년에 한 번씩 받도록 돼 있는 소방 실무교육을 받지 않으면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반기부터 영화관에서는 영화 상영 전 피난 안내를 방영할 때 장애인을 위해 반드시 수화와 자막 등을 포함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역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방인력 충원도 이뤄진다. 소방청은 올해 소방공무원을 4344명 증원한다. 소방서가 없던 강원 화천군과 양구군, 전북 순창군, 경기 수원시 남부에 소방서가 신설된다. 인력이 충원되면 소방공무원 1명당 담당 인구는 1004명에서 925명으로 줄어든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최지선 기자}
지난해 10월 23일 천안논산고속도로 상행선 205km 지점. 잘 달리던 고속버스가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m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앞서 가던 화물차에서 떨어진 대형 합성수지 원료 포대를 피하려다 벌어진 일이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이 같은 적재화물 이탈 사고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새 가이드라인이 도입되고 관련 시행규칙도 강화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적재화물 이탈 방지 기준’을 발표하고 폐쇄형 적재함 설치를 화물운송 업자들에게 권고했다. 폐쇄형 적재함으로 운반이 힘든 화물일 경우에는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덮개 및 포장을 하고 벨트와 고임목 등으로 고정한 뒤 운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6개월 이내의 사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화물 적재 상태가 불량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은 있었지만 적재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재가 어려웠다. 화물 낙하로 중상이나 사망 사고가 났을 경우라야 운전자를 형사처벌했는데 앞으로는 적재화물 관련 준수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처분과 과태료를 부과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거한 고속도로 낙하물은 132만2006건, 낙하물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244건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2월 한국과 일본 화물차 1300대의 적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적재물을 고정하지 않고 달리는 비율이 53.4%로 일본의 12.8%에 비해 4배 이상 높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권병윤 이사장은 “적재 불량은 치사율이 높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탈 방지 기준에 대해 교육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추방! 음주운전!” 26일 오후 5시 반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연말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캠페인이 열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관계자 등 100여 명과 함께 시민들에게 음주운전 근절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캠페인에 앞서 직접 음주운전 체험을 했다.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음주 시뮬레이션 차량 운전대를 잡은 김 장관은 출발한 지 3초 만에 중심을 잃고 인도로 돌진했다. 스크린에는 산산조각 난 앞 유리창과 함께 ‘경로를 이탈했다’는 문구가 떴다. 김 장관은 “음주운전이 이렇게 위험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후 김 장관은 퇴근길 시민들에게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된 ‘윤창호법’을 홍보하는 전단을 나눠 줬다. “맛있게 드시는데 음주운전은 안 된다”, “음주운전 말고 대리운전 하시라”는 말에 시민들은 “알겠다”고 화답했다. 시민 김창현 씨(58)는 “앞으로 캠페인을 자주해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음주운전은 타인의 안전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는 행동”이라며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매너’로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창호 씨는 여간해선 애정표현을 하지 않던 ‘부산 남자’였다. 새벽까지 소주를 마시며 고민을 나눴던 9월 22일 이영광 씨는 창호에게서 처음으로 “친구야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감격했다. 하지만 사흘 뒤 창호는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였고, 다시는 창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10명의 친구가 해낸 ‘음주운전 처벌 강화’ 그가 사경을 헤매다 세상을 떠난 지 20일 만인 11월 29일 음주운전 치사상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2월 7일에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를 낮추는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른바 ‘윤창호법’이 제정된 것이다. 음주운전 단속 시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치를 현행 0.05%에서 0.03%로 낮추고, 음주운전 중 사망 사고를 낼 경우 현행 1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형량을 높인 것이 핵심 내용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위험운전치사상 조항이 도입된 것은 2007년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당시부터 처벌 수위가 약하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법 개정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데 윤 씨의 친구들이 3개월 만에 어려운 일을 해냈다. 윤 씨 친구 10명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것은 윤 씨 사고 당일인 9월 25일 부산 백병원 중환자실 앞이었다. 친구들은 윤 씨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 검색해봤다.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거나 1, 2년 복역한 뒤 풀려난다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했다. “음주운전 사고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분노했지만 금세 잊었어요. ‘그때 행동했다면 창호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많이 후회했습니다.”(이영광 씨) 윤 씨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친구들은 머리를 맞댔다.○ “실제 처벌 강화되는지 지켜볼 것” 위중한 윤 씨를 두고 멀리 갈 수는 없었다. 중환자실 앞 복도에 담요를 깔고 음주운전 관련 법 공부를 시작했다. “법을 잘 몰랐고 국회에는 가본 적도 없었어요. 양형기준과 판례를 연도별로 분담해 정리했습니다. 한 걸음 떼기가 너무 힘들었어요.”(박주연 씨)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윤창호법’ 초안을 국회의원 299명 전원에게 보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두 달간 전국을 다니며 윤창호법을 홍보했다. 법안 통과를 위한 서명도 받았다. 결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윤창호법 원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낼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하도록 했다. 살인죄의 최소 형량이 5년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살인과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후퇴했다. “5년 하한선만은 지켜지기를 바랐어요. 3년이면 재판부가 부담 없이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때가 제일 많이 속상했어요.” 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법이 개정된 만큼 앞으로 사법부가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처벌 수위가 실제로 높아지는지 감시하면서 법안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음주운전 처벌 관련 세미나에도 적극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활동을 위해 음주운전 예방과 피해자 애도를 뜻하는 ‘음주 근절 배지’도 판매하고 있다. “윤창호법으로 단 한 명이라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값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부심을 갖고 창호를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갈 길 먼 교통안전사회 실현 음주운전 처벌은 강화됐지만 교통안전사회 실현을 위한 과제는 아직 많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으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폐지 등을 꼽는다. 시동잠금장치 의무화는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음주 측정 장치를 설치해 음주 상태에서는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이 이를 반영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경찰청 등의 연구와 공청회를 거쳐 내년 3월까지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폐지는 ‘보험 처리하면 그만’이라는 교통사고에 대한 안이한 법 인식을 없앨 것으로 기대된다. 교특법은 피해자가 사망·중상해를 당하지 않거나, 횡단보도에서의 사고, 중앙선 침범 같은 12대 중과실이 아닌 모든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 법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가해자 보호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내년 중 폐지를 목표로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 밖에 아파트 단지, 주차장 같은 ‘도로 외 구역’에서의 교통사고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반영한 민주당 민홍철 의원의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부산=최지선 aurinko@donga.com / 서형석 기자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윤창호 씨는 여간해선 애정표현을 하지 않던 ‘부산 남자’였다. 새벽까지 소주를 마시며 고민을 나눴던 9월 22일 이영광 씨는 창호에게서 처음으로 “친구야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감격했다. 하지만 사흘 뒤 창호는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였고, 다시는 창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10명의 친구들이 해낸 ‘음주운전 처벌 강화’ 그가 사경을 헤매다 세상을 떠난 지 20일 만인 11월 29일 음주운전 치사·상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2월 7일에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치를 낮추는 도로교통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른바 ‘윤창호 법’이 제정된 것이다. 음주운전 단속 시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를 현행 0.05%에서 0.03%로 낮추고, 음주 운전 중 사망 사고를 낼 경우 현행 1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형량을 높인 것이 핵심내용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위험운전치사상 조항이 도입된 것은 2007년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당시부터 처벌 수위가 약하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법 개정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데 윤 씨의 친구들이 3개월 만에 어려운 일을 해냈다. 윤 씨 친구 10명이 처음 한 자리에 모였던 것은 윤 씨 사고 당일인 9월 25일 부산 백병원 중환자실 앞이었다. 친구들은 창호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어떤 처벌을 받는지 검색해봤다.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거나 1~2년 복역한 뒤 풀려난다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했다. “음주운전 사고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분노했지만 금세 잊었어요. ‘그때 행동했다면 창호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많이 후회했습니다.”(이영광 씨) 창호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친구들은 머리를 맞댔다.● “실제 처벌 강화되는지 지켜볼 것” 위중한 창호를 두고 멀리 갈 수는 없었다. 중환자실 앞 복도에 담요를 깔고 음주운전 관련 법 공부를 시작했다. “법을 잘 몰랐고 국회에는 가본 적도 없었어요. 양형기준과 판례를 연도별로 분담해 정리했습니다. 한걸음 떼기가 너무 힘들었어요.”(박주연 씨)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윤창호법’ 초안을 국회의원 299명 전원에게 보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두 달 간 전국을 다니며 윤창호법을 홍보했다. 법안 통과를 위한 서명도 받았다. 결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윤창호 법 원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낼 경우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하도록 했다. 살인죄의 최소 형량이 5년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살인과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후퇴했다. “5년 하한선만은 지켜지기를 바랐어요. 3년이면 재판부가 부담 없이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때가 제일 많이 속상했어요.” 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법이 개정된 만큼 앞으로 사법부가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처벌 수위가 실제로 높아지는지 감시하면서 법안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음주운전 처벌 관련 세미나에도 적극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활동을 위해 음주운전 예방과 피해자 애도를 뜻하는 ‘음주근절 배지’도 판매하고 있다. “윤창호법으로 단 한명이라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값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부심을 갖고 창호를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갈 길 먼 교통안전사회 실현 음주운전 처벌은 강화됐지만 교통안전사회 실현을 위한 과제는 아직 많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으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폐지 등을 꼽는다. 시동잠금장치 의무화는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음주 측정 장치를 설치해 음주상태에서는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이 이를 반영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경찰청 등의 연구와 공청회를 거쳐 내년 3월까지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폐지는 ‘보험처리하면 그만’이라는 교통사고에 대한 안이한 법 인식을 없앨 것으로 기대된다. 교특법은 피해자가 사망·중상해를 당하지 않거나, 횡단보도에서의 사고, 중앙선 침범 같은 12대 중과실이 아닌 모든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 법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가해자 보호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내년 중 폐지를 목표로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 밖에 아파트 단지, 주차장 같은 ‘도로 외 구역’에서의 교통사고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반영한 민주당 민홍철 의원의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세계 교통안전 정책에서 한국의 역할 앞으로 커질것”▼“1년 정도 국제기구에서 일을 해보니 한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며 배운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10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만난 김영태 국제교통포럼(ITF) 사무총장의 소회다. 그는 59개 회원국 교통정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OECD ITF의 첫 아시아계 수장이다. 김 총장은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대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의 경험이 세계 교통안전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내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ITF 교통장관회의의 의장국으로 ‘지역 통합을 위한 교통 연결성’을 주제로 회의를 이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간 도로연결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 총장은 “사실상 섬나라로서 폐쇄적인 육상교통을 갖고 있던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면 세계 교통안전 정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도로를 연결하더라도 국가 간에 시설, 교통법규가 다른 것처럼 안전과 관련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조언했다. 1993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조정과장이던 지난해 6월 ITF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지난해 8월부터 재직 중이다. 2007년 정회원국이 된 한국에서 첫 아시아계 사무총장을 배출한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2006년 출범한 ITF는 1953년 유럽 16개국이 제2차 세계대전 후의 교통시설 및 정책 재건을 위해 설립한 유럽교통장관회의(ECMT)가 모체이고, 유럽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강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1990년대 초반 한 해 교통사고로 약 1만3000명이 목숨을 잃던 나라다. 사망자 수가 지난해 4185명으로 감소한 건 세계가 감탄하는 성과”라며 “매년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로 하루에 약 3500명꼴로 숨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대로 줄이려면 보행자 보호를 위한 차량 속도 하향, 전 좌석 안전띠 착용, 고령자 보호 등의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을 누리는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서다. 동아일보가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교통안전 캠페인 연속보도 등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김 총장은 “언론은 ‘교육’의 역할로서 교통안전에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은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교통안전의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힘이 있다. 언론의 넓은 시각을 통해 보다 다양한 교통정책이 발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임기는 2022년 8월까지다. 연임이 1차례 가능해 최장 2027년까지 ITF를 이끌 수 있다. 그는 임기동안 비(非)서방권의 낙후한 교통안전을 개선하는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김 총장은 “한국 정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의 교통안전 정책성과가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