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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군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9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해 2월 군 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단일 부대에서 하루 만에 나온 집단 감염으로는 최대 규모다. 2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으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5명과 교관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훈련병 A 씨가 첫 확진자로 판정을 받은 뒤 A 씨와 접촉한 훈련병 등 280여 명에 대한 검사 결과 6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 신교대엔 주 단위로 훈련병이 입소하는데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훈련병들은 모두 같은 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일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A 씨는 입영 당시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지만 24일부터 발열 등 증상이 발현돼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A 씨는 확진 판정을 가장 먼저 받은 인원일 뿐 최초 감염원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외부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부대는 확진자들을 신교대 내에 격리하는 동시에 나머지 훈련병들과 신교대 장병 등 860여 명에 대한 추가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A 씨는 보름간 정상적인 훈련에 모두 참여해 1100여 명에 이르는 신교대 인원에 대한 전수검사가 끝날 때까지 확진자 수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내부에선 훈련소발(發) 군 내 감염 확산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훈련병들이 일반인들보다 전파력이 큰 20대인 데다 훈련소 특성상 밀집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일각에선 종교 활동 등 군 내 집단 활동이 집단감염의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인터넷에는 집단감염이 일어난 5사단 신교대에서 열린 종교 활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상당수 훈련병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해당 군 부대에 직접 확인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이 같은 종교 행사를 가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영상이 아니라 수년 전 촬영된 영상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감소세로 돌입했던 군부대 내 대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군의 방역태세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23일 강원 철원군 육군부대에서만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5일 오후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등이 참여하는 긴급 주요 지휘관회의를 열고 “교육 훈련, 복무 및 부대관리 전 분야에 걸쳐 고강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현재 군은 24일 0시부터 수도권 등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지역 부대의 장병 휴가를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 모든 군 간부에게 회식, 사적모임을 자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군 당국은 수일 내 확산 추세를 고려해 또다시 전 장병 휴가제한 조치를 취할지 검토할 방침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가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장기복무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지역수요 맞춤형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10년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의 주거복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LH는 보유 중인 매입 임대주택을 지역수요 맞춤형으로 장기복무 제대군인들에게 제공하고 향군은 지방자치단체와 입주 희망 제대군인의 수요를 조사해 자격조건을 갖춘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입주 대상자는 LH가 검증 과정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의 한 핵무기 연구소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에서 전술핵폭탄인 벙커버스터(관통폭탄)를 투하해 목표물에 명중하는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북한의 대공망을 뚫고 은밀히 접근해 지하 100m 아래에 있는 비밀 기지를 전술핵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핵개발연구소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올해 8월 25일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스텔스 전투기 F-35A 라이트닝2에 장착한 개량형 전술 핵폭탄 ‘B61-12’의 첫 적합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B61-12는 미국이 핵무기를 현대화하며 양산 중인 핵무기 가운데 하나다. 최대 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의 폭발력을 갖고 있으며,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30∼60m 오차범위 내로 타격할 수 있다. 앞서 이 연구소는 올해 3월 F-15E 전투기, 7월 B-2 폭격기에서도 이 폭탄의 투하 시험에 성공했으며 이번 시험의 성공으로 스텔스 전투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이번 시험 성공은 미국이 유사시 북한의 지휘부나 핵·미사일 시설만 제거하는 외과수술식 타격 능력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 향후 정부가 미국과 핵공유 협정 등을 맺을 경우 우리 군이 현재 도입 중인 F-35A 전투기에서도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조종엽 jjj@donga.com·신규진 기자}
강원 철원군 육군부대에서 하루 사이 30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철원에 있는 육군 5포병여단 예하 부대에서 간부 5명, 병사 26명 등 총 31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부대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36명에 이른다. 9일부터 13일까지 이 부대에 파견된 경기 포천의 5포병여단 소속 운전병 1명이 20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부대원들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자 확진자가 추가로 나온 것. 군은 이 운전병이 최초 확진자인지 철원군 부대 내에서 이미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했던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운전병이 속한 포천시 부대에선 추가 검사 결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원군 부대의 추가 확진자 중 간부 1명이 활동 반경이 넓은 수송관이라 동부전선 일대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동부전선에선 철원군의 다른 부대와 화천군 육군부대에서도 각각 간부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비상’이 걸린 군 당국은 24일 0시부터 수도권 등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지역 부대의 장병 휴가를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외부 접촉이 잦은 간부들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국 모든 군 간부들에게 회식, 사적 모임을 자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간부들은 일과 뒤 숙소 대기가 원칙이고 생필품 구매나 병원 진료 등 필요한 경우에만 외출이 가능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0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기억은 아직도 절 괴롭힙니다.” 2010년 11월 23일, 하사로 연평도에서 복무했던 박성요 씨(32)는 북한의 포격 도발이 일어났던 그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훈련 도중 포격이 시작되자 참호로 뛰어 들어간 그는 소대원들이 피를 흘리며 나뒹구는 참혹한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박 씨는 2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10년 동안 그날을 뇌리에서 떨쳐내지 못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했다. 허벅지에 포탄 파편이 박힌 채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박 씨는 2014년 중사로 전역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계속됐다. 아직도 창밖으로 천둥소리가 들려오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군이 기습해 전사하는 악몽을 꾸거나 환청이 들리기도 했다고 한다.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증으로 직장도 여러 번 옮겼다. 무엇보다 긴 시간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마음고생이 컸다고 한다. 국가보훈처는 부상 후유증에 따른 그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4년 행정소송을 낸 뒤 3년이 지난 2017년에야 그는 ‘국가유공자 및 상이군경’ 지정을 받았다. 허벅지를 다친 신체적 상해를 인정한 것이지만 정신적 상해를 받은 데 대한 유공자 인정은 아직 받지 못했다. 박 씨는 “지난해 (보훈처 등으로부터) 내가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로는 정신적 상해에 대한 유공자 인정을 받기 어려울 거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많은 생존자들이 정신적 고통의 치유가 절실하다고 호소하는데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포격 도발 이후 생존자에 대한 심리상담 등 정부의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상병으로 복무하다 포격 당시 부상을 입었던 서재강 씨(32)도 “많은 동료들이 지금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그냥 감내하고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 당국에 간절히 부탁합니다. (민간인 사망자를 포함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에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해주시길 바랍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기리는 10주년 추모식이 열린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60)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추모 편지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씨는 “이는 군 복무를 하다 처참하게 세상을 떠난 두 해병의 영혼에 대해 국가가 해줘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호소했다. 추모식에서 서 하사의 부모 서래일 씨와 김 씨, 문 일병의 부모 문영조 씨(57)와 이순희 씨(54·여)가 ‘명예 해병’으로 임명됐다. 유족들은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해병의 상징인 팔각모와 빨간 명찰, 명예 해병증을 받았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두 영웅의 조국 수호를 위한 살신성인 덕분에 오늘날 우리 군이 평화를 지키고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며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기념식을 마치고 이승도 사령관과 유족들은 헬기로 연평도로 이동해 두 해병이 전사한 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 당시 대응사격을 했던 K-9 자주포 포진지 2곳 중 1곳을 안보전시관으로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별도의 추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올해 3월 22일 ‘서해수호의 날’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으로 갈음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추모 메시지를 낸 적이 없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3일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20대 후반의 북한 남성 A 씨는 과거 기계체조 선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월책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증을 마친 관계당국은 그가 철책의 상단 감지센서를 건드렸지만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A 씨는 관계당국 조사 과정에서 그가 북한에서 기계체조 선수 경력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월책 경위를 두고 A 씨가 3m 가량 높이의 철책을 타넘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돼왔다. 4일 GOP 철책으로부터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에서 신병이 확보된 A 씨는 파란색 사복을 입은 채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A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마친 관계당국은 그가 철책에 부착된 광망을 회피해 철책의 기둥 역할을 하는 와이(Y) 피켓에 올라간 뒤 윤형철조망을 밟고 철책을 뛰어 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철책 상단 윤형철조망 부근에 설치된 상단 감지센서를 일부 건드렸지만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언론브리핑에서 A 씨가 타넘은 철책의 윤형철조망 상단에 일부 눌린 흔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지센서가 미작동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업체의 합동실사 등을 포함한 관계당국의 조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간 관계당국은 3일 오후 7시 25분경 A 씨가 철책을 타넘는 장면을 근무자가 포착했지만 당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장비 오류로 자동저장되지 않아 귀순 경위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는데 난항을 겪었다.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해외 귀빈들이 참관하는 사격훈련 도중 국산 대전차 유도무기인 ‘현궁’ 1발이 표적에서 1.5km 떨어진 민가 인근 논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차화기, 박격포 등 우리 군 주력무기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는 올해만 3번째다. 특히 현궁 도입에 관심이 있는 해외 귀빈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벌어진 위험천만한 사고에 ‘국제적 망신’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경기 양평군 사격장에서 모 부대원들이 대전차화기 사격훈련을 하던 도중 현궁에서 발사된 유도탄 1발이 표적지를 벗어났다. 유도탄은 훈련장에서 1.5km 떨어진 논에 낙하해 폭발했다. 다만 이날 폭우가 내려 논에 물이 차 있었던 데다 폭발 장소 주변에 주민들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은 2007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에 착수해 2017년 이후 전방부대에 배치됐다. 조준경을 통해 표적을 지정한 뒤 격발하면 유도탄이 발사되는 방식으로 한 발당 가격은 1억여 원에 이른다. 최대사거리는 2.5km로 90cm 전차 장갑을 관통할 만한 위력을 지녔다. 이날 유도탄이 떨어진 장소의 반경 50m 내에는 민가 4채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 민가 1채는 20m 이내로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유도탄의 관통력을 고려할 때 낙하 지역에 사람이나 위험시설이 있었다면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 있었다. 군 수뇌부들이 이 사고를 엄중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사격 훈련에는 18일부터 진행 중인 방위산업전시회 ‘DX 코리아 2020’에 참가차 방한한 해외 군 고위관계자도 참석했다. 그간 현궁은 중남미나 중동 지역에서 큰 관심을 받아온 우리 군의 대표 수출무기로 평가받아 왔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조차 “한국산 무기 구매에 관심 있는 외빈 앞에서 사격훈련을 뽐내다 체면을 구긴 꼴”이라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왔다. 군은 사고 발생 이후 폭발물처리반을 현장에 출동시켜 파편 등을 수거했다. 또 부대원 등을 대상으로 화기 결함이나 조작 실수 등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일단 군은 미사일 내부 유도 조종장치 등의 오작동으로 유도탄이 ‘유도 불능상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격훈련 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군의 훈련태세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5월엔 4.2인치 박격포 실사격 훈련 과정에서 고폭탄 1발이 낙하 예상 지점에서 1km 벗어난 야산에 떨어졌다. 폭약인 장약을 과다 주입한 탓이었다. 9월에도 81mm 박격포 훈련 도중 포신에 균열이 일면서 폭발사고가 나 4명이 부상을 입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2021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를 작성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재진입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평가는 미 공군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NASIC)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NASIC는 해외 국가들의 공군과 우주군의 무기 시스템 정보를 수집하는 군사정보기관이다. CIA의 평가가 단순한 추정을 넘어 정보자산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내놓은 결론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중 한 명인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18일 공개된 헤리티지재단 보고서에서 “북한의 ICBM이 정상궤도로 비행한다면 대기권 재진입체가 충분히 정상 작동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CIA의 평가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로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저자가 직접 분석 근거를 밝힌 것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CIA와 미 국방정보국(DIA) 등에서 20년간 일하며 한국 등 업무를 전담했고 CIA 한국 지부장도 지낸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CIA가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된 모든 근거를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몇몇 전문가들은 정상궤도 발사보다 (오히려) 고각(高角) 발사 때 재진입체가 더 높은 열과 압력을 견뎌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7년 화성-14(ICBM급)·15형(ICBM)을 세 차례 모두 고각으로만 쏴 올려 재진입 기술 검증이 아직 안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클링너 연구원은 고각에서 성공했다면 정상궤도에서도 재진입 기술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우리 군은 현재로서는 북한의 ICBM 재진입 기술 확보를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기술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증거가 확신 수준으로 쌓일 때까지 이를 무시하려는(dismiss)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북한이 아직 특정 기술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해당 기술력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19일 “민간 연구기관 보고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모두 고각 발사만 한 상황에서 재진입 기술의 달성 가능성은 낮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북한의 ICBM 기술의 진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군 내 기류도 감지된다. 2017년 화성-14·15형 시험발사 이후 관련 기술이 급속히 진전됐을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한미 당국의 예상을 깨고 ‘속전속결’로 이뤄낸 것처럼 ICBM 재진입 기술도 이미 달성했거나 실현이 임박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결정적 시기에 ICBM을 정상 각도로 쏴 올려 실증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기재·신규진 기자}

해외 귀빈들이 참관하는 사격훈련 도중 국산 대전차 유도무기인 ‘현궁’ 1발이 표적에서 1.5km 떨어진 민가 인근 논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차화기, 박격포 등 우리 군 주력무기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는 올해만 3번째다. 특히 무기 도입을 위해 방한한 해외 귀빈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벌어진 위험천만한 사고에 ‘국제적 망신’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경기 양평군 사격장에서 모 부대원들이 대전차화기 사격훈련을 하던 도중 현궁에서 발사된 유도탄 1발이 표적지를 벗어났다. 유도탄은 훈련장에서 1.5km 떨어진 논에 낙하해 폭발했다. 다만 이날 폭우가 내려 논에 물이 차 있었던데다 폭발 장소 주변에 주민들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은 2007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에 착수해 2017년 이후 전방부대에 배치됐다. 조준경을 통해 표적을 지정한 뒤 격발하면 유도탄이 발사되는 방식으로 한 발당 가격은 1억여 원에 이른다. 최대사거리는 2.5km로 90cm 전차 장갑을 관통할 만한 위력을 지녔다. 이날 유도탄이 떨어진 장소의 반경 50m 내에는 민가 4채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민가 1채는 20m 이내로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유도탄의 관통력을 고려할 때 낙하 지역에 사람이나 위험시설이 있었다면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 있었다. 군 수뇌부들이 이 사고를 엄중히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사격 훈련에는 18일부터 진행 중인 방위산업전시회 ‘DX 코리아 2020’에 참가 차 방한한 해외 군 고위관계자도 참석했다. 그간 현궁은 중남미나 중동 지역에서 큰 관심을 받아온 우리 군의 대표 수출무기로 평가받아왔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조차 “한국산 무기 구매에 관심 있는 외빈 앞에서 사격훈련을 뽐내다 체면을 구긴 꼴”이라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왔다. 군은 사고 발생 이후 폭발물 처리반을 현장에 출동시켜 파편 등을 수거했다. 또 부대원 등을 대상으로 화기 결함이나 조작실수 등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다. 일단 군은 미사일 내부 유도조종 장치 등의 오작동으로 유도탄이 ‘유도 불능상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격훈련 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군의 훈련태세에 대한 쓴 소리도 나오고 있다. 5월엔 4.2인치 박격포 실사격 훈련 과정에서 고폭탄 1발이 낙하 예상지점에서 1km 벗어난 야산에 떨어졌다. 폭약인 장약을 과다 주입한 탓이었다. 9월에도 81mm 박격포 훈련 도중 포신에 균열이 일면서 폭발사고가 나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일각에선 폭우 등 궂은 날씨에도 비공개 참관행사를 위해 사격훈련을 강행하면서 사고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원래 계획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한 달여 만인 23일 만난다. 서 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SCM에서 한미 간 파열음을 드러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나 주한미군 훈련 여건 등 현안을 둘러싸고 또다시 이견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서 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면담 일정을 확정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달 초부터 SCM 후속 조치와 주한미군 훈련 여건 보장 등을 이유로 우리 군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면담 의제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커 일정 확정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6일부터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이 주민들의 반발로 보류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의 원활한 훈련 진행에 우리 군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자신의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20일)에서도 정부를 겨냥한 작심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7일 경기 평택 캠프험프리스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침략 억제 및 대한민국을 방어 할 준비가 됐다”면서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대항할 적을 물리칠 것임을 국회와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군 당국은 서 장관이 18일 이달 취임한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장관 대행과의 전화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미 대선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 태세에 만전을 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인한 혼란을 틈타 고강도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 국방수장이 선을 넘지 말라는 대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패배 직후인 9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한 뒤 밀러 대테러센터장을 장관 대행에 임명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현역복무를 마친 ‘병역명문가’ 1017개 가문을 선정했다. 병무청은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17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열고 1017개 가문, 5222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병역명문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 및 형제, 3대 본인 및 형제까지 3대에 걸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가족을 의미한다. 병역 이행자가 존경받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2004년부터 이 시상식이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청산리 봉오동 전투 승전 100주년, 한국광복군 창설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군 등으로 활동한 독립유공자가 선정대상에 포함됐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상봉 씨(6·25참전용사·작고) 가문은 모두 15명이 369개월을 복무했다. 올해 선정된 가문 중 병역 이행자가 가장 많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박도형 씨(독립운동가·작고) 가문은 3대에 걸쳐 총 8명이 206개월간 현역으로 복무했다. 대통령 표창은 2개 가문, 국무총리 표창은 4개 가문, 국방부 장관 표창은 5개 가문, 국가보훈처장 표창은 1개 가문, 병무청장 표창은 10개 가문에 주어졌다. 올해 선정된 병역명문가 수는 2004년 병역명문가 선정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다. 첫해인 2004년 40개 가문에 그쳤던 병역명문가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741개 가문, 올해 처음으로 1000개 가문을 넘겼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선정된 병역명문가는 총 6395개 가문 3만2376명이 됐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는 병역명문가 증서, 패와 병역명문가증이 주어진다. 병무청 누리집 ‘명예의 전당’에도 가문의 병역이행 사항이 영구 게시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군 검찰 수사를 받아온 예비역 해군 장교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17일 KDDX 사업 관련 회의자료를 누설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예비역 해군 장교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방산업체 직원들의 공통된 진술에 비춰볼 때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A 씨는 2014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도를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이 몰래 촬영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보지원사령부는 이 같은 정황을 2018년에 포착해 수사했고 각각 울산지검과 군 검찰로 사건을 송치했다. 현재 울산지법에서도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동일한 혐의로 기소된 방위사업청 소속 해군 B 대령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KDDX는 해군 이지스구축함(7600t급)보다 작은 6000t급 함정으로 미사일 요격 등 이지스구축함의 기본임무 수행이 가능해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이 사업엔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한편 법원은 이날 장보고-Ⅰ(1200t급)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 관련 보고서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방사청 소속 C 중령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의 기소된 민간인 D 씨와 E 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서욱 국방부 장관이 12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고위 정부 당국자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한 것이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경항공모함 관련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핵추진 잠수함 역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10일 옥포조선소에서 진행된 3000t급 장보고-III 배치(Batch)-I 2번함인 ‘안무함’ 진수식 축사에서도 “머지않은 미래 우리 해군은 핵심전력인 경항모와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4000t급 잠수함 등을 갖춘 선진 대양해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의 이런 발언을 두고 군의 4000t급 잠수함 건조 계획이 사실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거란 해석이 나왔다. 군은 향후 3000~4000t 급 잠수함(일명 장보고-III) 9척의 건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7~9번함(4000t급)을 핵추진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현종 2차장도 7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3일 우리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북한 남성 A 씨가 철책을 타넘는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책 과정이 찍힌 감시장비 영상은 A 씨의 귀순 경위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다. 이로 인해 관계당국의 조사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에 남아있지 않은 TOD 영상은 A 씨가 GOP 이중철책을 넘어가는 3일 오후 7시 25분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월책하는 과정을 당시 TOD 운용 근무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으나, 영상이 자동 저장되지 않았다는 것. 군은 장비의 오류로 인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4일 언론브리핑에서 감시초소(GP)에서 남측으로 철책을 비추는 후방 TOD에 A 씨의 월책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철책을 넘기 만 하루 전인 2일 오후 10시 14분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서성이던 A 씨는 GP 전방 TOD에 최초 포착됐다. 3초간 관측됐다가 자취를 감춘 그는 8분 뒤인 10시 22분 30초간 또다시 포착됐다. 합참은 4일 언론브리핑에서 A 씨가 MDL 부근에서 TOD에 포착된 시간 등 세부내용을 설명했지만 철책을 뛰어넘는 모습을 포착했다던 TOD 영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A 씨가 두 차례 MDL 부근을 배회하는 영상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월책 과정이 담긴 TOD 영상은 이번 사건으로 무용론이 불거진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미비점을 보완 하는데 필수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A 씨를 조사 중인 관계당국이 현장검증까지 검토하는 것도 귀순 경위를 파악하는데 일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군은 월책 당시 근무자들과 A 씨의 진술을 종합해 그가 철책의 감지센서(광망)를 접촉하지 않은 채 철책을 타 넘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 전반에 대해 업체를 포함해 합동실사를 통해 기술적인 문제를 포함해 광망의 기능상태, 기능 발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있다.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4일부터 진행 중인 해당 부대에 대한 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 결과를 추후 언론에 브리핑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그간 공석이던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10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할 것”이라며 “새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직후 국무장관 등 주요직 임명과 인준 절차를 먼저 진행한 후 대북인권특사를 적절한 시점에 뒤따라 임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같은 해 11월 킹 전 특사를 임명한 바 있다.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2017년 1월 이후 공석인 상태다. 킹 전 특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에 더 많은 관심과 우려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인권 문제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더 많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 명백히 북한 문제는 차기 행정부가 다뤄야 할 주요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북한 남성 A 씨가 철책을 타 넘었는데도 정상 작동하던 철책의 감지센서(광망)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지센서가 오작동한 게 아니라 철책을 접촉하면서 넘어가도 감지센서가 사람을 식별하지 못한다는 근본적 허점이 드러난 것. 2012년 ‘노크 귀순’ 이후 군이 대북 감시를 위해 약 2400억 원을 들여 도입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치명적인 구멍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3일 A 씨는 GOP 철책과 윤형철조망 부근에 설치된 감지센서 등 두 단계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모두 뚫고 남하했다. A 씨는 먼저 감지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첫 번째 철책을 넘은 뒤 두 번째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를 접촉하지 않은 채 철책을 타고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철책에 부착된 감지센서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철책을 절단하거나 구부리지 않고 매달려 넘을 경우 감지센서가 무력화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중철책 사이엔 성인 남성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다. 철책을 타고 올라간 A 씨가 철책 위에 설치된 윤형철조망을 넘는 과정에서도 상단 감지센서는 울리지 않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A 씨가 넘은 윤형철조망에서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A 씨가 상단 감지센서를 회피해 윤형철조망을 타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동·서부전선 250km 구간 철책에 똑같이 구축돼 있다. 한 군 관계자는 “근무자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실시간으로 침투 인원을 식별하지 못한다면 월책으로도 전방이 무방비로 뚫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군은 해당 철책에 구축된 경계시스템이 오작동한 탓에 A 씨의 월책 과정에서 감지센서가 울리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합참 조사에서 감지센서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부대에서 잦은 오작동으로 철책 센서의 감도를 최저로 낮춰놨다는 부분도 확인 중이다. 결국 이번 사건을 통해 적의 침투를 빠르게 인지하기 위해 구축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철책을 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에조차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4일 사건 경위를 언론에 브리핑한 합참은 해당 부대에 대한 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 결과를 추가로 설명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11일 사건이 벌어진 철책이 아닌 다른 철책들을 점검하기 위해 조사 인원을 추가로 해당 부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A 씨가 북한군이 아닌 일반 주민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합참의 설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 철책을 잡으면 철책에 부착된 광망을 반드시 잡게 돼 있다. 광망을 건드리지 않고 철책을 넘으면 된다는 사실을 아는 민간인이 있겠느냐”고 했다. A 씨의 귀순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관계당국은 추후 현장 검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지역 최전방 경계부대(GOP)의 철책을 넘은 사건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관할지역 부대에 파견된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은 사건 당시 작전상황이나 감시 장비의 작동상태 등을 조사 중이다. 이 부대는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노크 귀순’이 있었던 곳이다. A 씨는 3일 오후 7시 25분경 GOP 이중 철책을 넘은 뒤 남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서 14시간 여 만인 4일 오전에 발견됐다. 검열단은 해당 부대 근무자들이 3일 A 씨가 철책을 넘어갈 당시 감시초소(GP) 후방에 설치된 열상감시장비(TOD)로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도 병력출동이 지연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광망)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도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 GOP 철책은 특정 물체가 접촉하면 센서가 울리고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돼있다. 합참은 A 씨의 남하를 인지했을 당시 기동수색팀을 현장에 출동시켜 수색했다고 설명했지만 애초에 현장 출동이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열단 조사 과정에서 초동대응이나 장비점검 등에 문제점이 식별될 경우 관련 지휘관들의 문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당시엔 해당 부대의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이 줄줄이 보직 해임된 바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최전방 부대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A 씨 외 추가 월남 인원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인원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수색은 종료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신원 미상의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 지역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질러 최전방 경계부대(GOP)의 철책을 뚫고 남하했다가 14시간여 만에 우리 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최전방 GOP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는 작동하지 않았고, 중·근거리 감시카메라도 남하 상황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군의 최전방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4일 오전 9시 50분경 동부전선 전방에서 감시장비에 포착된 비무장 북한 남성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3일 오후 7시 25분경 고성 지역의 아군 GOP 철책을 넘은 뒤 약 1.5km 이남의 수풀 지역에 숨어 있다가 군이 대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대대적인 수색을 하자 귀순 의사를 밝히며 자수했다고 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북한 남성이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우리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 철책까지 뚫고 유유히 남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 경계태세의 총체적 부실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2012년 북한군 병사가 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노크 귀순’을 겪은 동일 부대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 그간 구축했던 최전방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군은 “이 지역의 지형이 탐색 작전에 쉽지 않다”는 해명을 내놓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4일 합동참모본부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20, 30대로 추정되는 A 씨가 강원 고성 지역의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배회하는 모습이 2일 오후 10시 14분 우리 군 감시초소(GP)의 열상감시장비(TOD)에 3초간 처음 포착됐다. 8분 뒤에도 TOD에 A 씨가 30초가량 다시 관측됐지만 이내 사라졌다고 한다. 이 지역의 정보감시 수준을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DMZ 수색작전을 벌인 군은 3일 오후 7시 25분경 A 씨가 GOP 이중 철책을 뛰어넘는 모습을 GP 내 TOD로 포착했다. 경계 병력을 총동원했지만 만 하루 동안 DMZ를 누빈 A 씨를 막지 못한 것이다. 군은 그로부터 14시간이 지난 4일 오전 9시 56분경에야 A 씨 신병을 확보했다. A 씨는 이미 GOP 철책으로부터 1.5km 남쪽까지 이동한 상태였다. 그는 파란색 사복을 입은 상태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은 A 씨가 이중 철책을 넘을 당시 월남하기 위한 적절한 시점을 계산한 정황 등을 고려해 대남 침투를 시도한 북한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비무장 상태가 아니라 북한 특수부대 등 무장 인원이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이 대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것도 2일 심야에 접경지역 특이동향을 포착한 지 만 하루가 지난 뒤였다. A 씨가 3일 철책을 뛰어넘기 전까지 군은 DMZ 수색작전을 벌인다며 그간 상주하지 않았던 GP에까지 경계인원을 투입했지만 GP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철책에 접근하는 A 씨를 육안으로도 포착하지 못했다. 게다가 철책이나 MDL 일대를 비추는 중·근거리 감시카메라도 A 씨의 접근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A 씨가 최전방 경계의 최후 보루인 GOP 철책을 넘을 당시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광망)가 작동하지 않았다. 최전방 모든 GOP에는 이 같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특정 물체가 접촉하면 센서가 울리고 부대 감시통제소로 즉각 전달된다. 군은 2012년 ‘노크 귀순’ 이후 대북 감시 강화를 위해 2400억 원을 들여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잦은 고장과 오작동으로 감시 공백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계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군은 고장 여부를 확인해 필요한 보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군 관계자는 “철책 센서만 제때 울렸어도 초동 조치 병력이 출동해 A 씨의 신병을 확보했을 것”이라며 “TOD로도 A 씨를 놓쳤다면 사실상 영영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엄중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군은 4일 브리핑에서 경계 작전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동부지역 GOP 일대 지형은 능선이 많고 능선 쪽에 철책이 설치된 곳이 많다. 감시 장비로 전방 모든 지역을 관측할 순 없다”고 밝혔다. 또 “아직 완전한 겨울도 아니고 녹음이 우거져 있는 상태이고 지형의 영향으로 감시 사각지점이 있다”고도 했다. 군 내부에서조차 이런 발언을 두고 “경계 실패를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합참은 해당 부대에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해 A 씨 귀순 과정에서 드러난 군 경계태세의 구멍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관련 부대 지휘관들의 대규모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