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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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mo@donga.com

취재분야

2025-11-12~2025-12-12
국제일반29%
미국/북미18%
국제정세11%
인사일반11%
국제경제7%
국제정치7%
일본7%
산업4%
중남미4%
경제일반2%
  • 41년간 주고받은 情… 이제는 ‘지구촌 간식’

    1973년 미국 조지아 주에 출장을 간 김용찬 오리온 전 과자개발팀장과 팀원들은 우연히 한 호텔 카페에서 초콜릿을 입힌 과자를 먹게 됐다. 그 맛에 반해 무릎을 친 그는 국내에 돌아와 여러 차례 실험을 했다. 1974년 4월. 국내에서 무게 35g, 지름 7cm, 높이 2.3cm의 작은 파이가 출시됐다. 동그라면서도 도톰한 파이는 초콜릿 용액에 퐁당 빠졌다 나온 것처럼 달달한 초콜릿이 둘러싸고 있었다. 오리온 초코파이였다. 41년이 지난 지금 오리온 초코파이에 정(情)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군대를 다녀 온 남자들은 초코파이에 대한 진한 추억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팔린 누적 판매량은 무려 183억 개(2014년 기준). 초코파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를 32바퀴 도는 길이와 같다. 초코파이가 이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고유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품질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초코파이는 수분 함유량이 높은 마시멜로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하지만 41년 전 개발 당시의 맛과 현재의 맛은 다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에 맞추기 위해 미묘하게 맛을 계속 바꿔왔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가 출시된 이후 경쟁사들이 유사한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았지만 초코파이 재료들의 특수한 배합 및 제조 비법은 타사의 제품들이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초코파이에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초코파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제품을 현지화하고 품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알렸다. 중국에서 오리온 초코파이 ‘하오리유(好麗友·‘좋은 친구’라는 뜻)는 중국 초코파이 관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85%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1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은 현지화를 위해 중국인들이 중시하는 덕목인 ‘인(仁)’ 자를 한국의 ‘정(情)’ 대신 초코파이 포장지에 넣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도 초코파이는 누적 매출 1조22억 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은 성공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이러한 노력 끝에 초코파이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장수 제품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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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추린 뉴스]SKT, 145개국서 ‘원패스 플러스’ 로밍요금제 外

    ■ SKT, 145개국서 ‘원패스 플러스’ 로밍요금제SK텔레콤은 해외 145개국에서 무제한 데이터 로밍과 음성통화 5분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T로밍 원패스 플러스’ 요금제를 24일 선보였다. 이용료는 부가세를 포함해 하루 1만3200원이다. 해외여행 시 경로나 맛집 등을 검색하는 한편 간단한 음성통화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유용한 상품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동아전람, 킨텍스서 건축-공예 등 7개 박람회건축 및 인테리어, 공예 등을 주제로 한 박람회가 한꺼번에 열린다. 동아전람은 27일부터 30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MBC건축박람회’를 비롯해 ‘동아 홈&리빙 페어’ ‘동아 판촉 및 선물용품 박람회’ ‘동아 차·공예 박람회’ ‘동아 스포츠·레저산업 박람회’ ‘동아 냉·난방 및 건축 설비 박람회’ ‘서울 창조 산업 박람회’ 등 7개의 박람회를 동시에 개최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비는 모두 무료다. 02-780-0366■ 본아이에프, 내일 설렁탕 브랜드 창업설명회본설렁탕이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본아이에프 본사에서 창업설명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본설렁탕은 본죽과 본도시락으로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본아이에프의 신규 브랜드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본설렁탕을 포함해 본도시락과 본죽&비빔밥카페 등 3개 브랜드에 대한 창업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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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 汎삼성가 참석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필동로 CJ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시신은 경기 여주시 연하산 장지에 안장됐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 직계가족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범(汎)삼성가 친인척이 참석했다.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그 대신 전날인 19일 오후 11시 30분경 부친의 시신이 안치돼 있던 장례식장 지하 1층 입관실을 찾아 10여 분 동안 머물다 돌아갔다. 이 회장은 부친의 시신이 중국에서 운구된 17일 오후 8시 5분경에도 안치실을 찾아 관이 닫히는 순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결식에서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이사는 조사를 통해 “(이 명예회장은) 고독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수많은 억측과 오해에도 개의치 않고 의연함을 잃지 않는 기개와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추도했다. 고인과 오랜 친구였던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가족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가슴 아파했던 아버지이자 아들”이라고 이 명예회장을 추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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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현, 父 이맹희 마지막 길…참았던 눈물 터뜨리며 오열

    아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서울대병원 장례식장)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입원해 있는 암병원 건물과 겨우 200m 거리였다. 하지만 고작 두 번, 그것도 10분씩밖에 머물지 못했다. 19일 오후 11시 30분경 구속집행정지 이후 1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살이 빠져 앙상한 체구에 머리는 서리가 내려앉은 것처럼 희끗희끗했다. 장례식장 지하 1층 입관실 앞까지 차를 타고 온 이 회장은 직원들이 준비한 휠체어로 옮겨 앉기도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의사 한 명이 옆에서 수행했다. 그는 무릎 담요를 덮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을 맞이했다. 이 회장은 가족 및 스님들과 함께 입관 의식을 치렀다. 이 회장은 10여 분 동안 입관실 내 시신안치실에 있던 아버지의 관을 수차례 쓰다듬으며 눈물을 삼켰다.● 통제 속의 만남 기자의 취재 전까지 CJ 측은 이 회장의 장례식장 방문을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CJ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아버지의 시신이 중국에서 운구 된 17일 오후 8시 5분경에도 시신 안치실을 찾아 관이 닫히는 순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하지만 20일 본보의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CJ 측은 “이 회장은 장례식장에 오기 어려울 것같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19일 자정에도 “이 회장의 빈소 방문은 없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기사가 게재된 20일에는 CJ내부에서 “누가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장례식장 지하에는 입관실로 향하는 문이 있다. 문을 열면 조리실과 사무실 그리고 1호실 내부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일부 VIP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기도 했다. 이 회장이 이동한 19일 늦은 밤 기자들은 주로 장례식장 1호실이 있는 3층 현관에 몰려 있었다. 비슷한 시각에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빈소를 빠져나가자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 때문에 CJ 직원들이 분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암병원에 있던 이 회장이 장례식장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CJ 임원들이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도 심상찮은 분위기를 가늠케 하는 정황이었다. 기자는 운 좋게 이 회장의 부인과 아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입관실 인근으로 이동해 취재를 진행했다. ● 깍듯한 아들 할아버지(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와 사이가 멀어진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신을 남겨둔 채 해외를 떠돌았지만 이 회장은 그런 아버지에게도 항상 깍듯한 아들이었다. 이 명예회장이 오랜만에 서울로 돌아오면 이 회장 내외는 장소가 어디든 큰 절로 아버지를 맞았다.(이 명예회장의 저서 ‘묻어둔 이야기’ 참고) 하지만 이 회장이 2013년 탈세 배임 혐의로 구속 수감되고, 이후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투병생활을 이어감에 따라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이 명예회장의 시신은 20일 장지인 경기 여주시 연하산에 안장됐다. 발인을 마친 운구 차량은 오전 8시 영결식 장소인 서울 중구 필동로 CJ인재개발원으로 향했다.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이 명예회장은) 가족의 안녕을 위해 고독한 삶을 자처하신 분”이라며 “이제는 힘들었던 삶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 직계가족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범 삼성가 친인척이 모였다. CJ인재개발원은 이 명예회장이 생전에 살던 집터에 위치해있다. 타국을 떠돌던 삼성가의 장자는 30여 년이 지나 주검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김성모 기자mo@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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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매거진]에일·필스너·스타우트… 복잡한 이름들은 맛과 향 가르쳐주는 안내판

    요즘 맥주 종류도 이름도 너무나 다양하다. 특히 수제 맥주(크래프트 맥주)가 그렇다. 좀 안다 하는 사람이 아는 체 하기 딱 좋다. 대신 잘 모르는 사람은 메뉴판만 봐도 머리가 아프다. ‘에일’ ‘필스너’ ‘스타우트’ 등 이름만 봐서는 도통 모르겠다. 하지만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맛과 향도 다양하다는 것. 맥주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과일 향이 나기도 홉의 쓴맛이 짙게 배어 나오기도 한다. 아카시아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맥주는 떠올리기만 해도 취하는 것만 같다. 그만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수제 맥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수제 맥주를 꼽아봤다. 입맛에 맞는 수제 맥주를 찾을 수 있도록 몇 가지를 소개한다. 필스너와 바이스는 솜사탕처럼 가벼우면서도 맛이 톡 쏜다.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필스너는 투명한 황금빛을 자랑한다. 단맛과 쓴맛이 오묘하게 어울려 있다. 과일 향을 내는 바이스는 투명한 빛깔에 눈처럼 소복하게 거품이 쌓인다. 목 넘김이 부드럽다. 골든에일 역시 과일 향을 낸다. 필스너와 바이스에 비해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 그만큼 단맛과 쓴맛이 강하게 난다. 스타우트는 강하게 볶은 맥아를 사용해 탄 맛이 나는 흑맥주다. 다른 흑맥주에 비해 맛이 강하진 않다. 페일에일은 구운 맥아로 만들어 쓴맛이 진하게 난다. 쌉쌀한 맛이 난다. IPA(인디아 페일에일)와 포터는 묵직한 맛이 난다. 맛도 향도 강하다. IPA는 쓴맛과 단맛이 강하게 나고 도수도 높은 편. 훈제 향에 걸맞게 구수한 맛이 난다. 포터는 도수가 높고 IPA처럼 진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는 흑맥주다. 수제 맥주는 획일화된 맛을 거부한다. 개성이 강하다. 헤매지 말고 마음에 드는 것을 머릿속에 기억하자. 그리고 수제 맥줏집으로 달려가자. 기억했던 맥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면 성공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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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 베트남진출 20년… 누적매출 1조원 넘었다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겼다. 오리온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누적 매출 1조22억 원(올해 6월 기준)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1995년 오리온은 주력 제품인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6년 호찌민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베트남 공략에 나섰다. 2007년 267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9년에는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해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했다. 2010년에는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50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베트남에서의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초코파이 제품포장에는 ‘정(情)’과 유사한 뜻을 지닌 베트남어 ‘Tinh(띤)’을 넣었다. 각종 스낵류 제품에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맛을 개발해 도입했다. 이 같은 현지화로 초코파이는 지난해까지 베트남에서 누적 판매량 20억 개를 기록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국민 파이로 자리매김한 상태”라며 “포카칩 고래밥 등 타 스낵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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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장남 이재현, 환자복 차림 입관실 찾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아버지인 삼성가(家)의 장자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 입관실에 19일 오후 11시 반쯤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신장 이식수술 후 면역력 약화로 감염 우려가 높아 그동안 빈소에 오지 않았다는 게 CJ 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일 오전 7시 발인을 앞두고 고인이 된 아버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대병원 지하주차장에 온 이 회장은 초췌한 모습의 환자복 차림이었으며, 대기하던 휠체어에 옮겨 타 입관실로 이동했다. 스님들, 가족, 의사와 함께 조용히 종교의식을 치른 이 회장은 오후 11시 43분 병원에서 나와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돌아갔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고인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고인과의 인연은 없지만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우리 정부 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 15분 정도 있다 갔다. 이 밖에 정문헌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오전에 빈소를 찾았고, 오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재계에서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정도원 삼표 회장 등이 조문했다. 이 명예회장의 영결식은 20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영결식에서 추도사는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사회는 김동건 아나운서가 맡을 예정이다.김성모 mo@donga.com·백연상 기자 }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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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맹희 명예회장, 부친과 다른 곳에 묻힌다

    중국에서 작고한 삼성가(家)의 장자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상주인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장례식장을 찾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명예회장의 장지는 부친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묘소가 있는 경기 용인이 아닌 여주로 정해졌다. 18일 CJ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아직 이 명예회장 빈소를 찾지 못했다. 입관식 역시 참관하지 않았다. 구속정지 상태인 이 회장은 빈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8월 만성 신부전증 때문에 부인 김희재 씨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하지만 올 4월부터 거부반응이 심해져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 조문객들에 따르면 이미경 CJ E&M 부회장 등 다른 유족들도 이 회장에게 질병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방문객들과의 악수 등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사람이 많은 곳에 노출되면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CJ 측은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이 회장을 빈소로 데려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손복남 CJ 고문(82) 역시 입원 중이라 빈소를 찾지 못했다. CJ 측은 “아들의 구속 등을 보며 손 고문의 건강도 나빠진 상태”라며 “빈소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CJ는 이 명예회장의 장지를 여주의 집안 소유 땅으로 정하고 현재 대지를 묘지로 용도변경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CJ 측은 “선영이 있는 용인 에버랜드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삼성그룹과의 껄끄러운 감정이 여전함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김성모 mo@donga.com·박재명 기자}

    •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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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이맹희 CJ 명예회장 빈소 18일 서울대병원에

    중국에서 별세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사진)의 빈소가 18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돼 이날부터 조문을 받는다고 CJ그룹이 16일 밝혔다. 장례식은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를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CJ그룹장으로 치러진다. 5일장으로 진행된다. 이 명예회장의 시신은 이르면 17일 늦게 국내로 운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당국과 시신 운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운구는 이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가족 대표로 진행한다. 이 명예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인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11월까지 구속집행이 정지돼 현재 서울대병원으로 주거지가 제한돼 있다. 부친의 빈소도 같은 병원이라 출입은 가능하지만 만성 신부전증을 앓는 이 회장은 건강 문제 때문에 상주로서 계속해서 빈소를 지키기는 힘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2012년 12월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뒤 일본에서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듬해 콩팥 위에 있는 내분비 기관인 부신으로 암이 전이돼 일본으로 건너가 다시 치료를 받았지만 암세포가 혈액을 통해 림프샘으로 전이돼 투병생활을 하다 14일 사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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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아이템 차별화… 고객 명확히”

    “시골 가서 도대체 뭐 먹고 살려고?” 귀농·귀촌이나 창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한 번씩은 듣는 말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농산물을 혹은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까. 제품을 만든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동아일보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상품기획자(MD)들에게 ‘성공하는 창농인의 조건’을 물었다. 이들이 말하는 제1원칙은 현재 한창 뜨고 있는 아이템은 피해야 한다는 것. 트렌드를 좇아 아이템을 선정하면 벌써 한발 늦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안상훈 이마트 과일품목 바이어는 “금방 수익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트렌드에 맞춰 작물 아이템을 고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 경우 손해보고 나올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미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면 이를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MD들은 귀농할 지역의 특성에 맞으면서도 희소성 있는 나만의 아이템을 골라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임권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코너 MD는 “경북 의성에서 순수 유기농으로 마늘을 키우는 농가는 우리가 알기론 4곳 정도”라며 “의성이 마늘로 차별화된 곳인데 거기서도 다시 유기농으로 차별화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을 잘 생산하는 것만이 아니라 제품을 살 사람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상품의 수량과 가격 선정이 가능하다. 사업을 시작한 뒤에는 문이란 문은 다 두드려야 한다. 본인의 제품을 알리기 위한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MD는 “지역에서 품평 박람회 같은 것을 많이 하는데 이런 곳에서 제품을 알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MD들은 “기업과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루트를 적극적으로 찾아 다니다 보면 제품을 업그레이드시킬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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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자던 전통의 맛, 기업 마케팅과 결합해 ‘도시의 스타’로

    4일 오후 경북 예천군 용궁면. 초록의 논밭 사이로 뚜껑만 내놓은 항아리 수백 개가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내리자 텁텁한 흙 내음 대신 시큼한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식초제조업체 초산정은 이곳에서 전통 방식으로 식초를 만든다. 특수미인 백진조를 이용해 막걸리를 만들고 그것을 초산으로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고 있다. 한상준 초산정 대표(45)는 10년 전 대위로 예편하자마자 창농을 결심했다. 그는 “식초가 혈액순환과 당뇨에 좋다는 것을 책에서 알게 됐다. 그런데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3년간 식초 제조법을 독학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대표는 집 보증금 5000만 원을 빼 고향인 예천에 혼자 내려왔다. 하지만 가공 설비, 환풍기 같은 시설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결국 폐가를 찾아 식초 만드는 공장으로 바꿨다. 안방은 발효실, 부엌은 가공실로 썼다. 잠은 쪽방에서 잤다. 그는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꿈으로 버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제는 판로였다. 1년 뒤 첫 제품을 내놓았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시장이란 시장은 다 찾아다니고 지인들에게는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보름 동안 단 한 병도 팔지 못했다. 그는 “아내는 이혼하자고 하고 어머니는 호적에서 판다고 했다. 그러다 만난 게 현대백화점이었다”고 말했다.○ ‘창농의 요람’ 자처하는 국내 기업들 현대백화점의 임권 명인명촌 코너 상품기획자(MD)는 ‘젊은 남자가 전통 방식으로 식초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대표를 직접 찾아갔다. 시설은 허름했지만 항아리에 전통 방식으로 식초를 담근다는 정성에 끌렸다. 임 MD는 “상품이 뛰어났고 희소성까지 있었다. 그의 제품에 대한 철학을 보고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초산정 식초는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코너에 들어간 뒤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뭔가 어설펐던 포장은 현대백화점에서 비용을 투자해 다시 만들었다. 명절 때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포장을 사용했다. 한 대표는 “명인명촌 코너에 들어가자마자 매출이 배 이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현재 초산정은 한 해에 전통 식초 10만 병을 생산하고 있다. 연매출이 15억 원가량.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우수한 품질의 식초 제품이 기업의 기획력과 마케팅이라는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난 것이다. 한 대표의 사례처럼 최근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농산물의 가격 거품을 줄이기 위해 직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각 업체의 MD가 더 좋은 농산물을 중간 마진 없이 거래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것이다. 업체는 더 좋은 제품을 직접 검증한 뒤 중간 거래상에서 살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농가는 중간 거래상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현대백화점의 지역 전통식품 브랜드 코너인 명인명촌의 지난해 매출은 70억 원으로 2010년 대비 14배나 뛰었다. 이마트 역시 국산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입해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마트 등도 이런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술 입혀 ‘스마트팜(Smart Farm)’ 만들어 유통업체 이외에도 기술력을 가진 국내 대기업들이 ‘창농의 요람’을 자처하며 농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과 SK 같은 기업들이 기술을 결합시켜 1·2차 산업에 그쳤던 농업의 6차 산업을 꾀하고 있다. 삼성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에 있는 상옥마을에서 ‘상옥 스마일 빌리지’를 운영 중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작물은 사과다. 하지만 아무리 품질 좋은 사과도 단순히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으로만 많은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사과 농사에선 프로였지만 마케팅에선 아마추어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유일무이’한 사과를 만들자는 계획으로 상옥 스마일 빌리지를 기획했다. 과수원 안에선 누구나 항상 웃도록 하고 사과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며 재배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렇게 재배된 사과의 겉면에는 농민들 각자의 웃음이 담긴 ‘스마일’ 로고를 덧입혀 상품화한다. 삼성은 또 사과에 포함된 구취 억제 성분을 강화한 사과인 ‘키스 사과’를 개발해 사과의 독창성을 키울 예정이다. SK는 자신들의 장기인 통신 분야를 농업에 접목한 첨단 영농기법을 세종시에 전파하고 있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인 스마트팜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와 습도, 급수와 배수 등을 원격으로 제어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조작하면 직접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농작물 재배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촌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덕분에 일손에 여유가 생기면서 인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SK 측의 설명이다. 이기원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기업의 기술력과 농업이 결합하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농가와 대기업이 협력해 ‘창농 스타플레이어’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예천=김성모 mo@donga.com / 백연상 기자}

    •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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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분석]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마지막 문턱 넘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마지막 관문이 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접수가 6일 밤 12시에 마감됐다.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해 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날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7.12% 가운데 일부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보유 지분 전체가 아닌 일부에 대해서만 행사한 이유는 법적으로 합병 이사회 결의가 공시되기 전 취득이 증명된 주식에 대해서만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합병 발표 전 사들인 주식은 4.95%. 이를 모두 행사했을 경우 금액으로 환산하면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4425억 원이다. 엘리엇 관계자는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라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철수를 위한 단계를 밟는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삼성물산은 법적 소송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일성신약 역시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12% 전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윤석근 대표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0.25%도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120억 원어치다. 윤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주주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삼성물산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합병 계약서에 따르면 전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1조5000억 원을 넘어서면 합병을 철회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 16.21%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이 무산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세금 등을 감안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실익이 없기 때문에 한도를 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증권사를 통해 접수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이날 오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통보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개별적으로 접수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까지 모두 더해 7일 집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6.5%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가 된다. 기존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 루트 외에 통합 삼성물산을 통한 지배 루트를 추가로 확보하는 만큼 이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통합 삼성물산 출범에 맞춰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은 합병 발표 직후인 6월 초부터 외부 컨설팅 업체들에 삼성물산 합병 및 그 이후 이 부회장의 역할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병 추진 과정에서 예기치 못했던 엘리엇 사태 등을 겪으면서 이 부회장 본인 역시 삼성물산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더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그룹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연말 정기 인사 때 또는 내년 초 통합 삼성물산 주주총회 때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등기이사 및 회장 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삼성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언급돼 온 얘기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접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정임수·김성모 기자}

    •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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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장수 브랜드10]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처럼 아픔 달래주고 기쁨 나누고

    《 광복 70주년을 맞는 동안 우리 국민들은 수많은 제품을 사용했다. 단 한 번 써 보고 버리는 제품도, 몇 년간 사용해 보는 제품도 있었다. 제품 하나를 수십 년, 길게는 100년을 넘게 쓰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국가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식품부터 약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이 배출한 장수 상품을 살펴봤다.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브랜드는 매년 하늘의 별처럼 많이 배출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표 등록을 한 제품만 10만 개가 넘는다. 이 중 10년, 20년 후에도 살아남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제품은 열 손가락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다. 수십 년을 굳건하게 버티는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도 크나큰 영광인 이유다. 동아일보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의 대표 장수 브랜드 10개를 선정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년 넘게 한국인들의 일상에 녹아든 제품들이다. 국민과 함께 울고 웃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겪은 장수 브랜드의 숨은 이야기를 알아봤다.》○ 장수 브랜드는 새 시장 여는 ‘창조제품’ “한국인은 많은 식사를 너무 빨리 먹어 위장병이 많다.”(19세기 말 캐나다 선교의사인 올리버 에이비슨 연희전문학교 2대 교장의 기록) 그때도 지금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국내 최초의 등록상표인 ‘부채표’의 활명수가 나온 1897년에도 한국인의 식사 속도는 빨랐다. 제대로 된 약도 없었던 터라 급체한 사람이 숨지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이 부분을 파고든 것이 바로 동화약품의 활명수다. 엄청난 수요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약이 없었던 터라 활명수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저작권이 없었던 1910년대부터 ‘이 약을 살 때 부채 상표에 주의하시오’라는 신문 광고까지 냈을 정도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활명수의 118년 장수에 대해 “수요가 많은 ‘블루오션’에 진입해 ‘생명을 살리는 물(활명수)’이라는 좋은 브랜드로 꾸준히 관리해 온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장수 브랜드 중에는 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선점한 경우가 많다. 항염증제인 안티푸라민 역시 마찬가지다.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가 1933년 개발했다. 이 약이 개발될 당시 국민 대부분은 농사일 등 고된 노동에 종사했지만 상처가 났을 때 바를 약조차 변변히 없었다. ‘아픔을 없애 준다’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효능 때문에 감기에 걸렸을 때 코에 바르는 국민들도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장수 브랜드로 떠오른 상품도 있다. 샘표는 1946년 간장 영업을 시작했다. 누구나 간장을 집에서 담가 먹던 시절이다. 사 먹는 간장을 홍보하기 위해 샘표 직원들은 직접 간장병을 들고 나가 시장 상인이나 주부들에게 맛을 보여줬다. 그렇게 ‘간장은 집에서 만드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결과 샘표간장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간장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그 제품”…정체성 지켰다 매년 디자인을 바꾸는 제품이 있다. 단기 실적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수 브랜드에는 맞지 않다. 장수 제품 중에는 기업이 스스로 세운 제품 정체성(브랜드 아이덴티티·BI)을 수십 년이 지나도 고수한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새우깡이다. 1971년 출시 당시부터 ‘새우깡’이라는 글자를 세로로 쓰고, 큼지막한 붉은 새우 그림을 포장지에 넣었다. 글자와 그림의 위치는 꾸준히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제품 디자인은 처음 제품을 선보인 이후 누구나 ‘새우깡’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간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44년 동안 국내 스낵류 1위 제품이 됐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둘러앉아 함께 먹던 제품이라는 기억이 새우깡의 장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칠성사이다와 삼양라면 역시 제품 정체성을 지켜 나가며 꾸준히 성장한 경우다. 초록색에 별이 선명하게 새겨진 병을 보면 제품의 이름을 보지 않아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칠성사이다’를 떠올린다. 칠성사이다는 지난해에도 국내 사이다 음료 시장의 약 80%(업체 추산)를 차지한 1등 제품이다. 삼양라면은 회사 이름을 한자로 새긴 ‘삼양(三養)’ 로고와 따뜻한 느낌의 주황색 포장지를 52년 동안 지켜 오고 있다. 제품이 아니라 사람으로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브랜드도 있다. 1971년 발매된 야쿠르트다. 야쿠르트는 출시 이후 44년 동안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방문 판매를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유산균 음료’라는 생소한 음료에 사람들이 쉽게 친숙해진 데도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공로가 컸다. 야쿠르트 역시 ‘윌’과 ‘쿠퍼스’ 등의 추가 브랜드를 개발했지만 본래 야쿠르트 제품만큼은 예전 그대로의 디자인을 고수한다. ○ 혁신 계속한 장수 브랜드 하지만 어떤 제품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채 영원히 소비자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장수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자동차의 중형 자동차 쏘나타다. 1985년 첫선을 보인 이후 30년 동안 지속된, 한국 자동차 중 최장수 브랜드다. 하지만 그간 7차례에 걸쳐 모든 것을 바꾸며 생존해 왔다. 쏘나타 1세대는 지금 보면 “쏘나타가 맞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각진 디자인을 가졌다. 형님뻘인 스텔라가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지만 7세대를 거치며 디자인과 성능, 엔진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라는 브랜드는 1980년대 윤택해진 한국인의 상징이지만 산업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개선해 왔다”고 말했다. 초코파이 역시 혁신으로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 과자가 됐다. 파란색 패키지로 1974년 처음 출시됐지만 2002년 해외 소비자 취향에 맞춘 빨간색으로 바꾸었다. 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시대별, 지역별로도 끊임없이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세계인의 입맛을 잡았다. 1956년 출시된 국민 조미료인 미원은 1990년대 초 ‘글루탐산나트륨(MSG) 유해 논란’을 겪으며 매출 부진에 시달렸지만 대대적인 제품 개편과 디자인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장수 브랜드의 명맥을 잇고 있다.박재명 jmpark@donga.com·백연상·김성모 기자}

    •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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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닭 1500원, 치킨은 2만원” 뿔난 양계농가

    “닭값이 떨어지는데 치킨(튀김닭) 가격만 오르는 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열대야에 이른바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소비자의 푸념이 아니다. 닭을 생산하는 양계농가에서 터져 나온 불만이다. 치킨 매출이 급상승하는 여름 휴가철에 “치킨 가격을 내려 달라”는 양계농가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치킨 가격을 내려달라는 공문을 주요 치킨업체에 보냈지만 답이 없는 상태”라며 “치킨업체 본사 앞에서 단체 규탄집회나 1인 시위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계협회는 지난달 주요 치킨업체에 “최근 10년 동안 치킨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45%에 이르는 만큼 닭고기 산업 상생 차원에서 가격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치킨 산업의 ‘1차 생산자’인 양계농가가 치킨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집단행동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이후 10년 동안 국내 치킨값은 34.1% 올랐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놓는 신제품 치킨 역시 2010년 한 마리에 1만5000원을 오르내리다 올해는 1만9900원짜리가 나오는 등 1만9000원 정도가 ‘대세’로 정착됐다. 아직 심리적 저항이 큰 2만 원대의 치킨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같은 시기에 생닭 가격은 꾸준히 떨어졌다. 2010년 1912원이던 1.6kg 닭 한 마리의 가격은 올해 1588원으로 오히려 17% 하락했다. ‘원자재’인 생닭 가격과 ‘최종 생산품’인 치킨 가격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구조다. 양계협회 측은 “아무리 닭을 길러도 농가나 대리점에 돌아가는 혜택 없이 프랜차이즈 본사만 이익을 본다”며 “소비자들이 비싼 치킨을 외면해 닭고기 산업이 공멸하기 전에 먼저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치킨업체는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원자재가 싸다고 최종 생산물 가격도 내려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라며 “치킨 가격에는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 치킨양념 등의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업계는 아직 생닭 가격 외에 인건비와 부재료, 본사 가맹료 등의 원가를 공개한 적이 없다.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생닭 가격 하락은 결국 공급 과잉 때문”이라며 “치킨 가격을 내리라고 항의할 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닭 사육두수부터 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성모 기자}

    •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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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농-생산-특허-판로 풀코스 돕는 ‘창농센터’ 만들자

    《 국내에 귀농·귀촌이 본격화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전담 기관’을 모른다. 지난해 귀농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귀농에) 도움이 되는 기관이 없는 것”일 정도다. 귀농·귀촌이 진화한 창농(創農·창조농업 및 농촌창업)은 ‘종합 예술’이다. 시골에 내려가 농사짓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농촌에서 발현시키는 것이다. 몇 개 부처의 단편적 지원이 아니라 정부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안에 ‘창농센터’를 만들자”고 제언했다. 전 부처의 역량을 모으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창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점검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처음 받았을 때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었죠.”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한옥마을에서 치즈를 판매하는 전성호 씨(38)는 서울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2년 전인 2013년 여름 귀농했다. 사업체 이름을 ‘치즈명가’로 정하고 치즈를 주 아이템으로 정했다. 3월부터 숟가락으로 떠먹는 치즈 종류인 ‘리코타 치즈’를 만들었다.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판매량이 늘수록 제품 디자인부터 특허 취득까지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전 씨는 5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판로 개척부터 특허 취득까지 모든 것을 새로 교육받았다. 창농(創農·창조농업 및 농촌 창업)에 특화된 전문기관을 만나 소통하면서 치즈명가는 개업한 지 5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금은 전주한옥마을을 대표하는 치즈 업체 중 하나로 떠올랐다. ○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농센터’ 만들자 전 씨의 사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공 사례 중 작은 부분일 뿐이다. 정부 각 부처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전국 17곳의 창조혁신센터 안에 농업 창업 관련 조직을 만들면, 한국 농업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창농인’을 대거 배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집약된 ‘창농센터’를 만드는 것은 곧 다가올 ‘창농 최고경영자(CEO) 10만 명’ 시대를 준비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개소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좋은 예다. 이곳은 창농, 귀농(歸農)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오해영 센터 문화팀장은 “우리 센터는 귀농인이 처음 농촌에 돌아왔을 때부터 생산한 작물이나 가공물을 판매할 때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치즈명가가 ‘떠먹는 치즈’를 특허 취득하는 것을 지원하고 관련 절차까지 도와주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기능에 창농센터의 역할을 추가하면 지역 창농인의 ‘제품보증’에도 도움이 된다. 치즈명가를 운영하는 전 씨는 손님이 늘어나면서 추가 판로를 모색했지만 주요 대형마트 등의 상품기획자(MD)들이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전북센터는 지원 기업인 효성과 함께 전 대표가 여러 유통채널 MD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지금 해당 치즈는 전주한옥마을 외에 대전통영고속도로 고성휴게소 등에 새로 납품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에는 8월 말부터 납품할 예정이다. 전북혁신센터는 판매하는 제품 포장 디자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패션업체에서 근무하던 디자이너를 치즈명가에 소개해 주기도 했다. 양오봉 센터장은 “무조건 귀농이나 창농하라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귀농한 청년들이 어떻게 정착할 수 있을지 센터 차원에서 적극 도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앞으로 자체 귀농귀촌조합도 결성해 청년들의 창농 경험을 공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북센터를 지원하는 기업인 효성도 창농인들이 생산한 농산물 및 가공물의 판로 개척을 돕는다.○ “귀농 열기, 창농으로 연결해야” 각 시군에서는 이미 농업기술센터 내에 귀농귀촌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다 보니 시설과 콘텐츠가 열악하다. 여기에 농사일 등 귀농 정보만 공유하고 있어 농업 자체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해 창업하는 창농과는 거리가 있는 실정이다. 김덕만 농림축산식품부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은 “현재 귀농귀촌센터는 각 시군의 조례나 예규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 중”이라며 “한 명이 다른 일까지 겸해서 운영하는 센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인력과 정부 지원이 풍부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창농 중심지’로 만들 경우 농촌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충북 음성군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이석무 씨(32)는 “(창농을 위해) 전국 각지의 유명 블루베리 농장 20여 곳을 직접 들러야 했다”고 말했다. 귀농해 체험학습장을 운영 중인 최법순 개미들마을 운영위원장도 “농촌이 생각보다 폐쇄적이라 연고가 없으면 내려가 자리 잡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다들 정보를 얻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박시현 농촌경제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막상 내려갈 생각을 했을 때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게다가 단순 귀농 귀촌과 창농은 다른 문제인 만큼 기존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귀농하는 창농은 기존의 귀농센터보다 ‘창조경제’라는 측면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유하고 협력해야 할 사안이 더 많다. 이정환 전 농촌경제연구원장은 “기존 50대 이상의 귀농 귀촌은 지금처럼 정착시키되 40대 이하의 귀농을 ‘창농’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농 전담조직을 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로 농업을 발전시킬 인재들의 농촌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백연상 baek@donga.com /김성모 기자}

    •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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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페이퍼 공장 가동 중단… 200명 희망퇴직 추진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전주페이퍼가 경기 불황의 여파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전주페이퍼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주와 청원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집단 휴가에 돌입했다. 1965년 새한제지로 출발한 전주페이퍼는 국내 1위 신문용지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신문용지의 수요가 줄고 용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주페이퍼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84억 원에서 2013년 126억 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67억 원을 기록하며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200명 규모를 목표로 희망퇴직도 추진하고 있다. 전주페이퍼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어렵다보니 짐을 나눠 지자는 측면에서 진행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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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상품화 눈앞서 주저앉는 ‘藥小國 코리아’

    “대단한 일을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언젠가는 진짜 한국산 신약이 제품으로 나오지 않을까.” 한미약품이 올해 두 건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총 1조6300억 원 규모)을 맺어 제약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낮은 단계의 로열티에 만족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8일 자체 개발 중이던 3세대 폐암치료제(HM61713)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판매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을 포함해 임상시험과 시판 허가 등 단계별로 받게 되는 금액을 합산하면 8500억 원대의 초대형 계약이다. 한미약품은 앞서 3월에도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7800억 원 규모의 신약(면역질환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제약사가 다국적 업체에 수천억 원을 받고 신약 기술을 수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신약의 최종 목적지인 제품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기술 단계에서 수출을 한 것에 대해 “한국 제약업계의 한계와 단면을 보여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허권과 함께 수십 배의 매출을 낼 수 있는 신약 개발을 포기하고 로열티를 받는 선에서 만족했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직접 제품화를 했다면 8500억 원이 아니라 수조 원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화 성공이 가져다주는 상징적 의미 또한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이번에 수출한 신약은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었다. 표적 폐암신약인 이 신약은 총 3단계의 임상시험 중 2단계 시험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계약을 맺은 양쪽 업체 관계자들도 “아직 임상 단계가 진행 중이지만 임상 실적이 좋고 제품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제약업체가 제품화 단계까지 도전하지 못하는 것에는 그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우선 임상시험을 끝내고 제품을 만들기까지 들어가는 수백억 원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매출이 1조 원을 넘는 곳은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외국의 덩치 큰 제약사들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이재국 제약협회 상무는 “신약을 제품으로 만들고 마케팅까지 하는 데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시장에 나왔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품화에 성공해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해외 임상과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감독국(EMA) 허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조차 쉽지 않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안전성과 효과성 데이터 정보가 담긴 문서를 트럭으로 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허가를 받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쥐고 있는 해외의 제약 유통망을 뚫는 것도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동남아시아 위주로 수출 전진기지를 설립하고 있지만 결국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상무는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70%에 가깝다”며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이 시장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신약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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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만히 있을거냐” 신격호 육성에… 동빈측 “대본 읽는듯”

    31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 파일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시킬 것을 명한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를 공개한 바 있다. 하루 만에 내용은 지시서와 비슷하지만 더 자극적인 육성 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아버지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육성은 3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34층의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둘은 일본어로 얘기했다. 이 자리에서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라고 물었다. 27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를 찾아 해임하라고 한 쓰쿠다 사장의 이후 상황을 물은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이 못 그만두게 하고 있다”고 말하자 신 총괄회장은 격한 목소리로 “강제로 그만두게 해야지”라고 말했다. 쓰쿠다 사장을 해임한 이후 “잘 부탁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은 “다른 데 가서도 잘하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해임한 사람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판단력이 온전치 못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해서 신 전 부회장이 관련 내용을 유도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이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다”고 하자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이? 그래도 가만히 있을 거냐?”고 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의 음성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너무 대본처럼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의도를 가지고 녹음했다는 것이다. 또 “경영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에 의해, 차단된 상태에서 만들어진 녹취라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총괄회장의 의중이 그룹 경영에 중요하다 하더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해임 지시가 효력이 없다는 의미다. 녹취를 보면 신 총괄회장은 27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신 회장, 쓰쿠다 사장 등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지시한 이후 벌어진 상황은 인지를 못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신 회장이 이사회를 열어 전날 신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를 무효화하고, 역으로 신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일을 몰랐던 것이다. 31일은 신 총괄회장의 부친 고 신진수 씨의 제사였다. 신 전 부회장 부부와 함께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신선호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서도 “큰 스테이크 하나를 다 드시곤 한다”며 이상설을 부인했다. 한국에서 ‘반(反)신동빈’ 일가의 여론전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은 조부의 제사가 있는 31일에도 귀국길에 오르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의 육성 파일까지 공개되며 신동빈의 롯데는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해임된 이후 6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던 비즈니스 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8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해 투자자들을 만나 우호 지분을 다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주말을 일본에서 보내고 3일 귀국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책사로 알려진 롯데 계열사 사장은 “(신 회장이) 월요일 귀국할 것”이라면서 “언론에 다 났는데 (신 회장이) 가만히 있겠느냐. 들어오면 무언가 하지 않겠나”라며 신 회장이 귀국 후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김성모·손가인 기자}

    •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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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8500억원 신약기술 수출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한미약품이 올 들어 두 번째 대박을 터뜨렸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이던 3세대 폐암치료제(HM61713)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판매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금(5000만 달러)에 임상시험과 시판 허가 등 단계별로 받게 되는 금액을 합산하면 총 8500억 원대(7억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이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단일 기술 수출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로 제품 출시 이후에는 판매금의 10% 이상인 로열티도 받게 된다. 이번에 수출 계약을 맺은 항암신약은 암세포를 성장하게 하는 신호전달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한미약품 측은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에서 투약 후 나타났던 내성 및 부작용을 극복한 표적 폐암신약으로 알려졌다. 이 신약은 총 3단계의 임상시험 중 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은 해당 신약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한국과 중국, 홍콩 지역에서의 판권은 한미약품이 계속 갖게 된다. 한미약품은 3월에도 다국적 제약회사(일라이릴리)와 7800억 원 규모의 신약(면역질환치료제)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의 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10년간 8000억 원을 기술 개발에 투자했는데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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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도 벤처… 창농 CEO 10만명 키우자

    “귀농귀촌 10만 명을 창농(創農) 10만 명으로 바꾸는 데 지금이 적기입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창농인’ 1세대다. 1981년 대학 졸업 후 바로 귀농했다. 한국산 키위에 ‘참다래’란 이름을 붙이고 농산물 시장 개방에 맞서 전국의 재배 농가를 모아 참다래 유통사업단을 꾸렸다.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전 장관은 “귀농귀촌 붐이 불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농촌 창업을 위한 A부터 Z까지 모두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년 뒤면 귀농귀촌 10만, 지금이 ‘창농’ 기회 우리 농촌에 사람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5년까지 1000가구를 오르내리던 귀농귀촌은 2011년 1만 가구를 넘어서며, 이른바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가 있었다. 지금 추세라면 2018년 누적 10만 가구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청년층 귀농은 더욱 고무적이다. ‘농사는 노인 일자리’라는 선입견에도 귀농귀촌의 40%가 40대 이하에서 이뤄진다. 특히 지난해 30대 이하 귀농인은 7743명으로 전년 대비 53% 성장을 이뤄 전체 연령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귀농인 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업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3240만 원이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4734만 원)과 비교하면 1500만 원 정도 낮다. 새로 정착한 젊은 귀농인들도 여전히 수익성이 낮은 작물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상오 한국귀농귀촌진흥원장은 “고소득 농업을 위해서는 농산물을 가공하는 2차 산업이나 농업 관광 등의 3차 산업을 함께 병행하는 ‘창농’은 필수”라고 진단했다. ○ 10만 창농, 혁신으로 만들자 귀농귀촌인을 ‘10만 창농인’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이는 농어업 분야의 규제 개혁과 정부의 집중 투자까지 포함하는 의미다. 일부 전문가는 창농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국유림 규제 철폐’를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산지(山地) 개발을 위해서는 10개 부처가 가진 20여 개 중첩 규제를 뚫어야 한다. 그 정도 규제를 풀어줄 각오로 창농 촉진에 나서야 농업 선진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운천 전 장관은 “산아제한과 산림녹화는 1960년대에 함께 시작됐지만 산아제한은 이미 풀렸고 산을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라며 “한국의 산이 녹화 목적을 이미 달성한 만큼 10∼20명씩 모여 협동조합을 이룬 창농인에게 방치된 국유림에 경제림을 조성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젊은 창농인들이 짊어지는 ‘실패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정환 전 농촌경제연구원장(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자본이 없는 젊은이들이 창농할 때 최소한 도시 창업만큼 금융 및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지금 청년들이 농촌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도전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7일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했지만 귀농 청년층을 위한 대책은 없었다. 귀농귀촌자를 위한 교육 예산도 29억 원에 불과해 전체 일자리 창출 예산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 창농 위한 농업 연구개발(R&D) 나서야 아이디어만 있으면 농업도 정보기술(IT) 벤처 못지않게 생산성 높은 산업일 수 있다. 농촌 창업 자체가 결국 1차 생산물에 가공(2차 산업)과 서비스(3차 산업)를 덧붙이는 행위다.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단순 귀농자만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한국이 전범(典範)으로 삼을 수 있는 국가가 이스라엘이다. 14일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에서 열린 ‘2015 창조 농생명 과학대전’에서 이스라엘은 14개 부스를 차려 운영했다. 대부분 IT에 바탕을 둔 농업 기술로 작물에 물이 자동 공급되거나 작황 정보가 실시간으로 농부의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등의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스라엘의 농업 인구는 6만4000명으로 한국(163만3000명)의 4%에 불과하지만 농업 수출액은 한국의 73%에 이른다. 수출에 유리한 작물을 국가 차원에서 선정해 농민들에게 보급한 뒤 농업 예산의 20%를 들여 R&D까지 나선 결과다. 오페르 삭스 이스라엘수출공사 사장은 “많은 농민이 기업과 연구소에 직접 기술 자문을 하고, 그 성과를 널리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민승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은 “한국 농업이 제조업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세계 1등’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한국 특성에 맞는 제품을 맞춤 생산할 수는 있다”며 “기존 농가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부분에 진출하고, 정부와 기업이 이를 지원해야 ‘작지만 강한’ 창농 국가로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성모 기자}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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