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의 두 번째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원서 접수기간 연장 조치에 따라 마감 당일이던 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소속 전국 40개 대학 대표자는 회의를 열어 국시 거부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 정책에 대한 의대생들의 반발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당초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집단 휴진(파업)을 주도한 건 전국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었다. 하지만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합의에 이른 뒤부터는 ‘예비 의사’인 의대 본과 4학년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 의대협 관계자는 “이번에 그냥 넘어가게 되면 앞으로도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선례를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전임의는 “본과 4학년들이 국시를 끝까지 거부한 건 (의협과 정부 간의) 날치기 합의안에 대한 항의”라며 “의대생들은 자신들의 반대 의사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국시 거부와 휴학”이라고 했다. 의대생들은 국시까지 거부해 가며 의료정책에 반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의협이 정부와의 합의문에 서명한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료계 내에선 의협과 정부가 합의하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료 현장 복귀를 결정한 상황에서도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을 벌일 수 있는 건 환자 진료 회피에 따른 비난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공의나 전임의는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기 때문에 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 피해를 모른 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파업에 나섰던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4일 의협과 정부 합의 후 한발 물러난 상황이지만 의대생들은 국시 집단 거부와 함께 동맹휴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더 이상의 추가 조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7일 “국가시험은 의사 국가시험뿐 아니라 수많은 직종과 자격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의협과 합의문을 작성했던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국가고시 접수를 어젯밤 12시까지 열어놓아서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이제 더 이상 저희가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연기했기 때문에 추가 접수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국시 집단 거부로 내년에 의사 배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공중보건의와 응급실 인턴 충원 등에 문제가 생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군의관 선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시에 합격하면 바로 지원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는 한 해 500∼700명을 뽑는다. 지역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면서 군 복무를 대체한다. 공중보건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 등 방역 업무를 맡기도 한다. 군의관은 대개 전공의를 마친 전문의 중 600∼800명을 뽑는다. 당장 내년엔 군의관 선발에 문제가 없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감안할 때 5년 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의사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손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정규 의사 인력을 고용하는 등 농어촌 취약지 보건의료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의사가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지역의 공중보건의로 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의견이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소정·강성휘 기자}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으로 의사 국가고시(국시)를 거부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의대생들이 단체로 국시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정부의 의약분업 도입 방침에 의료계 전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의대생들은 2001년 1월로 예정된 국시를 거부했다. 대상자 3120명 중 265명만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90%가량이 시험을 치르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2000년 12월 정부와 의료계가 약사법 재개정 문제를 논의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의약분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시 일정을 1월에서 2월로 한 달가량 미루고 추가로 원서를 접수했다. 문제는 20년 전과 현재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2000년에는 국시가 필기시험만 치러졌다. 필기시험은 단 이틀 동안 치러지기 때문에 시험을 늦춰도 큰 혼란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실기시험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현행 실기시험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학교별로 날짜와 조별 인원을 정해주면 하루에 2, 3개 조가 시험을 치르는 식이다. 채혈이나 촉진 등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평가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 일정을 늦추는 게 간단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예정대로 응시한 다른 의대생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실기시험을 8일부터 시작해 35일간 실시할 방침이다. 국시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설령 의대생들이 추후에 입장을 바꾼다 하더라도 내년 1월로 예정된 필기시험 전까지 미응시자 구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정부의 두 번째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원서 접수기간 연장 조치에 따라 마감 당일이던 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의대협) 소속 전국 40개 대학 대표자는 회의를 열어 국시 거부를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 정책에 대한 의대생들의 반발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당초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휴진(파업)을 주도한 건 전국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었다. 하지만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와 합의에 이른 뒤부터는 ‘예비 의사’인 의대 본과 4학년들이 반발이 거세다. 의대협 관계자는 “이번에 그냥 넘어가게 되면 앞으로도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선례를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전임의는 “본과 4학년들이 국시를 끝까지 거부한 건 (의협과 정부 간의) 날치기 합의안에 대한 항의”라며 “의대생들은 자신들의 반대 의사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국시 거부와 휴학”이라고 했다. 의대생들은 국시까지 거부해가며 의료정책에 반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의협이 정부와의 합의문에 서명한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료계 내에선 의협과 정부가 합의하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료 현장 복귀를 결정한 상황에서도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을 벌일 수 있는 건 환자 진료 회피에 따른 비난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공의나 전임의는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기 때문에 파업에 따른 의료공백 피해를 모른 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파업에 나섰던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4일 의협과 정부 합의 후 한발 물러난 상황이지만 의대생들은 국시 집단 거부와 함께 동맹휴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더 이상의 추가 조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7일 “국가시험은 의사국가시험뿐 아니라 수많은 직종과 자격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의협과 합의문을 작성했던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국가고시 접수를 어젯밤 12시까지 열어놓아서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이제 더 이상 저희가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연기했기 때문에 추가 접수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국시 집단거부로 내년에 의사 배출에 차질이 빚어지면 공중보건의와 응급실 인턴 충원 등에 문제가 생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군의관 선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시에 합격하면 바로 지원할 수 있는 공보의는 한해 500~700명을 뽑는다. 지역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면서 군 복무를 대체한다. 공중보건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 등 방역 업무를 맡기도 한다. 군의관은 대개 전공의를 마친 전문의 중 600~800명을 뽑는다. 당장 내년엔 군의관 선발에 문제가 없지만 전공의 수련과정을 감안할 때 5년 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의사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손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정규의사 인력을 고용하는 등 농어촌 취약지 보건의료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의사가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지역의 공보의로 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의견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독감 정도 가지고 왜 호들갑이야!” 매년 가을이면 주위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한 성인 중에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가 와도 굳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긴장할 필요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독감까지 유행할 수 있어서다. 독감과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발열 기침 근육통 같은 초기 증상이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검사 전까지 본인은 물론이고 의료진도 독감인지, 코로나19인지 알기 어렵다. 자칫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대비가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독감 유행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독감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방역당국은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과거 독감유행주의보는 겨울에 접어들고 해가 바뀐 1월 정도에 주로 발령됐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연이어 12월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1월 중순에 내려졌다. 그만큼 독감 유행이 일찍 시작하고 기간도 길어졌다는 뜻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19라는 심각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시기도 당겼다. 우선 만 14∼18세 청소년, 만 62∼64세 어르신이 새로 포함됐다. 올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약 2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의 약 40%다. 예방접종은 8일부터 시작된다. 문제는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경우다. 만 19세 이상 성인은 의료기관에서 4만∼5만 원을 내고 접종해야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건강한 성인도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이 경우 백신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 일단 정부는 무료 예방접종 물량 확보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또 성인 수요가 증가해도 시기를 조절하면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를 계기로 국내 백신 생산 역량이 크게 늘었다”며 “국내 공급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소민 somin@donga.com·이소정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무기한 집단 휴진(파업)을 이어온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단체행동을 유보하기로 했다. 일단 진료 현장 복귀를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일부 전공의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복귀 시기는 미정이다. 이와 별도로 전국 의대생들은 8일 시작되는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키로 하는 등 집단행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6일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 국회와 날치기로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명분이 희미해졌다”며 “이 상황에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파업은) 언제든 다시 이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진료 현장 복귀가 불가피하다는 걸 설명한 것이다. 앞서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으로 구성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 중단 여부를 논의했다. 전날 정부 여당과 의협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인 파업 중단 시점 등 세부 방침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대전협 내부 공지를 통해 “전체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7일 전체 전공의 간담회를 열어 함께 계획을 세우자”고 전했다.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 시점은 이날 간담회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벌어질 과정을 우리 눈으로 지켜보며 언제든 다시 행동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5일 비대위 회의에 참여했던 한 대의원은 “(대전협) 내부에 파업 중단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반란’을 우려한 집행부가 잠정 유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도 “파업을 원하는 강성파도 적지 않아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국 의대생들은 국시 실기시험 거부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6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협과 당정의 졸속 합의 이후 이어진 보건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 행보에 많은 회원이 분노했다”며 “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단체행동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생들은 1일로 예정됐던 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집단 휴학을 시작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의대생 국시 거부로 전공의와 전임의가 동력을 얻어 투쟁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시를 예정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에 따라 실기시험 시작을 1일에서 8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또 의협과의 합의문 체결 후 시험 접수 기간을 4일에서 6일로 연장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6일 브리핑에서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을 중단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의대생들의 실기시험도 연장 조치를 했다”며 “재신청을 하지 않으면 금년도 실기시험 응시는 어렵다”고 강조했다.강동웅 leper@donga.com·이소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줄고 있지만 중환자 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보통 코로나19가 확진되고 일주일 이상 지나야 중증으로 이행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유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어도 한동안 중환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위중·중증 환자는 163명이다. 5일(159명)보다 하루 사이에 4명이 늘었다. 하루 최대 25명이 발생했던 지난달에 비하면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지난달에 비해 신규 확진자 자체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수치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4일 198명, 5일 168명, 6일 167명으로 감소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환자는 환자가 발생하고 7∼10일 뒤에 나타난다. 지금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경북 1차 유행 때도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유행은 3월 초부터 소강기에 접어들었지만 사망자는 4월 말까지 이어졌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도 유행이 실질적으로 끝난 3월 24일(9명)이었다. 중환자가 늘면서 중환자 병상 수도 계속 줄고 있다. 6일 정부가 집계한 전국 중환자 당일 입원 가능 병상은 514개 중 38개로, 5일(522개 중 42개)보다 4개 줄었다. 국내 가장 많은 대학병원이 위치한 서울에서조차 가용 병상은 4개뿐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큰 가을·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중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중환자 병상 및 환자 현황 파악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계한 코로나19 중환자 입원 가능 97개 병원 자료(3∼6일 기준)를 확인한 결과 병원별 병상 상태와 위중·중증 환자 입원 수에 틀린 부분이 많았다. 먼저 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할 수 없는 병상이 가능한 것처럼 집계된 경우가 있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은 3일 중환자 즉시 수용 가능 병실 1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이 병실은 6층 본관 일반병동 내에 위치한 병실로 일반 환자와 동선 분리가 불가능한 데다 방호장구도 갖춰지지 않은 병실이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6일 서울의료원은 중환자 1명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3일에 수용 한도를 초과해 추가 입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체계 과부하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여전히 병상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가을·겨울철 대유행 시기에 대비해 중환자 병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장을 지낸 홍성진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환자 중증도와 병상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위중한 환자일수록 의료 인프라가 나은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하고 회복기 환자는 신속하게 전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 등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3일 정부와의 협상 방식과 단일 요구안의 대략적인 내용에 합의했다. 의료계는 최종 요구안을 만든 뒤 조만간 정부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7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무기한 총파업 시작에 앞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엿보인다.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는 3일 오후 1시 의협 회의실에서 1시간 반 동안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범투위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임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개원의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범투위는 ‘의협이 제안한 합의안과 대전협이 제안한 합의안을 받아들인 공통된 내용의 합의안’을 만드는 것, 그리고 협상의 창구는 범투위로 단일화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범투위는 ‘원점 재논의’ 문구가 포함된 의료계 단일 합의안 초안을 만들었다. 초안에는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철회’ 대신 ‘원점 재논의’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과 전임의협의회가 주장했던 ‘철회’ 문구를 포기하는 대신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대전협 내에서는 최종안에 ‘철회’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한 내용, 첩약급여화 관련 1년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결과를 토대로 재논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원격의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시행한다는 조건을 넣었다. 대전협 관계자는 “범투위 협상팀에서 수정사항을 반영해 문구 수정을 거쳐 최종 합의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정책을 논의할 의정협의체 참가 방식과 재논의 시점 등 세부 내용 결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범투위가 투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젊은 의사의 요구안을 받아 내용을 반영했다”며 “이른 시일 내 요구안을 가지고 정부 및 국회와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7일 예고된 3차 무기한 총파업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대화를 한다고 해서 바로 파업을 접는 건 아니다”라며 “7일 이전까지 최대한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공백은 커지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전임의가 대거 파업에 들어간 대형 병원들은 점점 외래진료를 축소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7일부터 필수진료는 유지하되 이외 진료를 중단하는 것을 두고 교수들의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이다. 3일 오후 10시 기준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의대 교수의회는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 7일 축소 진료를 권고하고 당일 초진·신규환자 접수를 차단하길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국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인 걸 감안할 때 조만간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여당과 의료계가 함께 합의하는 상황들에 대해서 정부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2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료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까지 모두 포함한 논의를 하기 위해 국회 내 특위를 구성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언급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송혜미·이소정 기자}
미국 조지아주 조지아공대(Georgia Tech)는 2013년 컴퓨터사이언스 분야의 온라인 석사 과정을 개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학위 가치가 추락한다” “명문대 평판이 떨어진다”는 등 교수들의 반대가 이어졌다. 7년이 지난 현재 조지아공대의 온라인 석사 과정은 교육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혁신 사례로 꼽힌다. 당시 기존 과정의 정원은 수십 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약 1만 명이 등록했다. 학교에 갈 필요가 없으니 세계 115개국에서 다양한 학생과 엔지니어가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들어가는 학비는 약 7000달러(약 830만 원). 5만 달러가량(약 5900만 원)인 오프라인 과정의 7분의 1 수준이다. 이 과정이 안착한 배경에는 대학의 혁신을 장려하는 교육 정책이 있다. 교육 과정이나 재정 운영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 덕분에, 대학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과 실험에 나설 수 있다. 한국 대학도 오래전부터 이런 모델을 꿈꿨다. 하지만 복잡한 원격수업 제한 규정에 묶여 이루지 못했다. 2014년 개교한 미국 미네르바대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유명한 미네르바대는 100% 온라인 강의만 한다. 강의는 대부분 15분 안팎으로 진행되고, 나머지 시간은 토론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강의의 횟수와 형식은 따로 없다. 필요하면 자체 제작이 아닌, 외부 기관이나 전문가가 제작한 세계 최고 수준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학생들은 실제 업계에서 사용되는 최신 이론과 정보를 배울 수 있다. 온라인 강의라고 쉽게 보면 안 된다. 국내 한 대기업에 다니며 조지아공대 수업을 듣는 이충진 씨는 “시험 성적까지 공개하기 때문에 학부 때보다 더 열심히 한다”며 “과목당 조교가 20명 정도 있는데 질문을 올리면 5∼60분 내로 답변해 준다”고 했다. 미네르바대 학생 김문섭 씨는 “교수가 자료를 미리 올리면 알아서 공부한 뒤 테스트를 보고 이어 전체 토론회와 소규모 토론회가 이어진다”며 “수업 참여도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대충 공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립금이 33조 원에 달하는 미국 스탠퍼드대는 연구자금을 지원한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그만큼 외부 자금을 유치하고, 사용하는 데 있어 충분한 자율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스탠퍼드대의 한 해 예산은 8조 원. 국내 모든 사립대의 적립금(8조 원)을 합친 규모다. 무크(MOOC·온라인 대중 공개강좌)가 일찌감치 해외에 자리 잡은 것도 규제가 없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3대 무크로 꼽히는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에드엑스(edX)의 공통점은 대학 간 협업을 통해 캠퍼스 경계를 넘어 질 높은 강의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 기자}

“총장님 카드를 쓰라고요? 교육부에 걸릴 텐데….” 수도권 4년제 대학 교직원 A 씨는 올해 초 진땀 나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교육부가 각 대학에 ‘재택 수업’을 권고한 3월, A 씨 대학 서버는 접속자가 갑자기 폭증해 마비됐다. 수업이 끊기는 사태를 막으려면 당장 수천만 원어치 기기를 사와야 하는 상황. 하지만 정해진 규정에 따라 기안 등의 절차를 밟자니 금방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다급해진 총장이 “급한 불부터 끄자”며 자기 카드를 건넸지만 받아 드는 이가 없었다. 절차를 밟지 않고 총장 카드를 썼다가 교육부 감사에 걸릴까 봐 걱정이 앞선 탓이다. A 씨는 “다른 방법이 없어 일단 그 카드를 들고 서울 용산전자상가로 달려갔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도 감사부터 걱정하는 게 대학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 하루아침에 바뀐 원격수업 기준 대학들이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려 애써도 각종 규제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는데 여전히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또 감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 수십 년 된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것. 지난 1학기에 현장에서 가장 많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원격수업 관련 규정이었다. 교육부가 2018년 만든 일반 대학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에 따르면 오프라인 강의 1시간당 온라인 강의는 25분 이상 분량을 만들어야 했다. 서울 한 사립대 교수는 “1학기 개강에 맞춰 기존 기준대로 영상을 제작했는데 교육부가 3월 첫째 주에 갑자기 ‘1학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기준을 완화한다’고 하더라”면서 “교수들이 2학기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혼란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립대 교수는 “과목이나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온라인 강의 분량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하는데 애초에 일괄적으로 25분이라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부터 희한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 불만이 속출하자 교육부는 7월에야 원격수업 비중과 평가 방식 등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부랴부랴 규제를 일부 풀었지만 교육계에선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교육부가 원격수업의 분량, 출석 인정 요건 등을 깨알같이 정해 놓은 탓에 현장에서 원격수업 노하우를 개발할 역량을 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직된 입시 및 학사 제도 역시 대학 혁신에 걸림돌이 된다. 재외국민이나 재직자 같은 특별전형 대상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입시나 학사 규정을 수정해야 하는데, 입시안 사전예고제 등으로 인해 시도조차 할 수 없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일부 지방대는 코로나19 때문에 학생 충원율에 타격이 너무 심해서 최대한 빨리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입시를 일부라도 바꿔보려고 해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투자하고 싶어도 움찔 서울 대형 사립대에서 1학기 강의를 한 강사 B 씨는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B 씨는 “학교 측에서 ‘동시 접속자가 많으면 서버가 마비될 우려가 크니 콘텐츠 제공형으로 해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았다”며 “명문대에서조차 서버 상태를 걱정할 정도라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이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결국 재정 문제다. A 씨 대학의 ‘총장 카드’ 건이나 B 씨 대학의 ‘실시간 강의 불가’ 건 모두 재정 집행의 자율성이 실종된 대학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뭔가 하려고 해도 한번 정해진 예산 항목을 바꾸려면 고등교육법 등에 정해진 규정 위반 소지가 없는지, 교육부의 운영 지침이나 기존 감사 적발 사례에 걸릴 여지가 없는지 살핀 뒤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말이다. 동아일보의 설문에 응한 한 사립대 총장은 “등록금은 수년째 묶여 있고, 정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조건을 따라야만 정부 지원금을 주는 식으로 대학을 규제의 늪에 가두고 있다”면서 “대학에 돈이 없어 혁신이 어려워지는 것도 그 자체로 문제지만, 그로 인해 교육당국의 눈치를 보며 모험적인 혁신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대학이 코로나19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대학 평가 기준 자체가 하루빨리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교수 1명이 동시에 수만 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는데도 기존 교원 확보율을 고수하거나, ‘캠퍼스 없는 대학’이 등장한 지 오래인데 정량적인 교지·교사 확보율을 유지하는 게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김수연 sykim@donga.com·이소정 기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관련 내용을 시험문제 형식으로 다룬 게시물이 논란을 일으키자 사과했다. 1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정부와 언론에서는 알려주지 않은 사실: 의사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며 문제풀이 형식의 게시물 4개를 올렸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물었다. 선택지로는 매년 전교 1등을 하기 위해 학창 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추천제를 통해 공공의대에 입학한 의사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 질문에는 ‘의술은 의사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다른 것이지 수능 성적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이냐’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 연구소는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2일 오후 1번 문항의 답안 선택지 표현을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 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를 ‘정당한 경쟁과 입시전형을 통해 꿈꾸던 의대에 진학한 의사’로 바꿔 올렸다. 두 학생이 의사가 돼 각각 다른 진단을 내렸다면 누구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를 묻는 게시물도 있었는데 여기엔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과 ‘시민단체장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세 번째 문항은 가족이 위급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두 의사 중 누가 수술해주길 원하는지를 물었는데, ‘환자가 많은 의대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접하며 수련한 의사’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방 공공의대에서 수술은 거의 접하지 못한 의사’ 중 고르게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의협이 학력을 기준으로 의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등 차별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되자 연구소 측은 2일 해당 게시물을 수정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부적절한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린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송혜미 1am@donga.com·이소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간호사를 향한 격려 메시지를 낸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 파업 속에 연일 의사들을 비판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공을 사실상 간호사에게로만 돌리면서 의사와 간호사를 ‘편 가르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등에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의사들의 공백으로 간호사들이 일부 불법 진료 업무를 수행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보도를 본 뒤 직접 격려 메시지를 내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기초로 관련 비서관들이 메시지를 검토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SNS 글 내용 중 특히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한 의료진)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는 부분을 둘러싸고 논란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는 ‘간호사들과 미운 정, 고운 정 들고 동고동락하던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고 저희 의사들이다’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이 글에는 8시간여 만인 오후 10시까지 2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충남 천안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전공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간호사뿐 아니라 다른 의료진도 다 함께 일을 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와 의사의 편을 가르는 건 의도가 눈에 보인다”고 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또 다른 의사는 “처음 글이 올라왔을 때 조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일반 의료기관의 경우 보통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행정인원 등이 상주하고 있으며 검체 채취는 의사의 현장 지도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야당은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간호사들에게 명한 것”이라며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코로나 시기에 통합 대신 의사와 간호사 이간질을 택한 문 대통령, 3류 대통령이 되고 싶냐”고 적었다. 관련 단체들도 잇달아 성명서를 냈다. 젊은간호사회는 입장문을 내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가수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선 아이유 팬클럽이 성명을 내 “아이유는 올 2월 대한의사협회에 의료진을 위한 1억 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기도 하는 등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다섯 차례 기부를 펼쳤다”며 아이유가 간호사들에게만 기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있다”고 지적하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금까지 의사들에게는 여러 번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답변했다. 청와대도 예상 밖 반응이라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직군 행사에서 맞춤형 인사말을 하듯이 간호사들에게 덕담을 하려고 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소정 기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관련 내용을 시험문제 형식으로 다룬 게시물이 논란을 일으키자 사과했다. 1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정부와 언론에서는 알려주지 않은 사실: 의사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며 문제풀이 형식의 게시물 4개를 올렸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물었다. 선택지로는 매년 전교 1등을 하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추천제를 통해 공공의대에 입학한 의사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 질문에는 ‘의술은 의사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다른 것이지 수능 성적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이냐’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 연구소는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2일 오후 1번 문항의 답안 선택지 표현을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를 ‘정당한 경쟁과 입시전형을 통해 꿈꾸던 의대에 진학한 의사’로 바꿔 올렸다. 두 학생이 의사가 돼 각각 다른 진단을 내렸다면 누구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를 묻는 게시물도 있었는데 여기엔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과 ‘시민단체장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세 번째 문항은 가족이 위급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두 의사 중 누가 수술해주길 원하는지를 물었는데, ‘환자가 많은 의대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접하며 수련한 의사’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방 공공의대에서 수술은 거의 접하지 못한 의사’ 중 고르게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의협이 학력을 기준으로 의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등 차별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되자 연구소 측은 2일 해당 게시물을 수정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부적절한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린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정부가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시작을 불과 17시간 앞두고 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정부는 31일 오전까지만 해도 “시험 연기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반나절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의대 본과 4학년 중 90%(3172명 중 2839명)가 응시를 취소하면서 내년도 의사 배출 시스템에 차질이 생길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 국시 일정은 일단 번복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오후 4시 국시 연기를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다수의 시험 취소자가 생기는 사태는 향후 병원의 진료 역량에 문제가 발생해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까지만 해도 복지부는 “실기시험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당초 정부는 국시를 미룰 경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 휴진(파업)에 강경 대응해온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응시 취소자가 예상보다 많아 당장 내년 공중보건의, 수련병원 인턴, 군의관 조달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시는 9월부터 실기시험을, 다음 해 1월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만약 이들이 이번에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내년 1월 필기시험을 치르더라도 면허 취득이 1년 미뤄지며 연간 3000명의 의사 배출 시스템에 차질이 생긴다. 시험 준비 자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국시 채점위원으로 들어가는 수련병원 교수들이 대거 이를 거부해 복지부가 국군의무사령부에 전문의 군의관 지원을 요청했을 정도다. ○ 교수진·전임의 집단 사퇴 국시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잠시 물러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전선은 여전하다. 복지부는 이날 비수도권 수련병원, 응급·중환자실 10곳에 대해 3차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복지부가 전공의 수련기관 200개 중 151곳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 파업률은 83.9%(7975명 중 6688명), 전임의 파업률은 32.6%(2188명 중 714명)였다. 전공의 파업률이 80%를 넘은 건 처음이다. 의대 교수와 전임의들의 단체행동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진은 전국 교수진 가운데 처음으로 집단 사직서를 냈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진은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9월 7일 총파업에 맞춰 하루 동안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의 전임의 448명 중 407명(90.85%)이 집단 사직서를 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는 953명 중 895명(93.9%)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성명서를 내고 “저희를 병원 밖으로 끌어낸 것은 의료계와 일체의 협의 없이 세상에 등장해 졸속으로 추진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의료정책들”이라며 “저희 젊은 의사들은 누구보다 진료 현장에 복귀하고 싶다. 원점에서부터 재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소정 기자}

정부가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시작을 불과 17시간 앞두고 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정부는 31일 오전까지만 해도 “시험 연기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반나절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의대 본과 4학년 중 90%(3172명 중 2839명)가 응시를 취소하면서 내년도 의사 배출 시스템에 차질이 생길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국시 일정은 일단 번복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오후 4시 국시 연기를 발표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다수의 시험 취소자가 생기는 사태는 향후 병원의 진료 역량에도 문제가 발생해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까지만 해도 복지부는 “실기시험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당초 정부는 국시를 미룰 경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 휴진(파업)에 강경하게 대응해온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국시 응시 취소자가 예상보다 많아 당장 내년 공중보건의, 수련병원 인턴, 군의관 조달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시는 9월부터 실기 시험을, 다음해 1월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만약 이들이 이번에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내년 1월 필기시험을 치르더라도 면허 취득이 1년 미뤄지며 연간 3000명의 의사 배출 시스템에 차질이 생긴다. 시험 준비 자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국시 채점위원으로 들어가는 수련병원 교수들이 대거 이를 거부해 복지부가 국군의무사령부에 전문의 군의관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교수진·전임의 집단 사퇴국시 일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잠시 물러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의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전선은 여전하다. 복지부는 이날 비수도권 수련병원, 응급 ·중환자실 10개소에 대해 3차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의대 교수와 전임의들의 단체 행동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진은 이날 사직서를 냈다. 교수진이 집단 사직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진은 성명서를 내고 “부당하고 일방적인 정부의 정책이 철회되고 원점에서 재논의되고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이 취소되는 순간까지 전공의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진은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9월 7일 총파업에 맞춰 하루 동안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등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의 전임의 448명 중 407명(90.85%)이 집단 사직서를 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성명서를 내고 “저희를 병원 밖으로 끌어낸 것은 의료계와 일체의 협의 없이 세상에 등장해 졸속으로 추진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의료정책들”이라며 “저희 젊은 의사들은 누구보다 진료 현장에 복귀하고 싶다. 원점으로부터 재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전국 초중고교가 속속 개학을 하는 가운데 학생과 교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0시 기준으로 학생 40명과 교직원 10명이 신규 확진되고, 체육 입시 전문학원에서도 집단 감염 규모가 커지자 교육계는 비상이 걸렸다. 학생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학들은 다음 달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시모집의 대학별고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 급증하는 학교 확진 1학기 등교개학이 시작된 5월 20일 이후 8월 16일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학생이 총 121명, 교직원이 총 23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 주 들어 거의 배가 됐다. 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학생 200명, 교직원 40명이다. 최근 나흘간 발생한 학생·교직원 신규 확진자가 지난 세 달간의 확진자와 맞먹는다. 이는 지난 주말을 전후해 코로나19가 다시 폭증하는 와중에 학교들이 속속 개학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A고에서는 학교 내 교직원 간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교감과 개학 준비 과정에서 밀접 접촉한 교직원이 18일 확진된 데 이어 또 다른 교직원이 19일 확진된 것. 해당 학교가 방학 중이라 학생 감염은 없었지만, 개학 이후엔 얼마든지 교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19 감염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 중이다. 충북 옥천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초등학생이 놀이터, 보습학원, 합기도 학원 등을 거치며 140명과 접촉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옥천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는 20일부터 2주간 운영을 중단하고 원격으로 전환됐다. 부산 B고에서는 19일 1학년 학생이 확진된 데 이어 20일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B고 1학년 학생과 담당 교사들은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19일 18명이 무더기로 확진된 서울 성북구 체육 입시 전문학원에서 20일 확진자가 2명 추가되는 등 학원을 중심으로 한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이곳 확진자 중 18명은 고3 수험생이고, 나머지 2명은 고2와 재수생으로 알려졌다. 확진된 학생들이 재학하는 학교는 성북구와 강북구, 종로구 등에 있는 11개 고교다. 통상 학원에는 확진자가 다니는 학교뿐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들도 다니고, 재원생들의 거주지도 광범위해서 지역사회로 번질 우려가 있다.○ 임박한 수시모집 난항 학교와 학원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학들은 당장 다음 달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시모집의 대학별고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수시모집에서는 면접 비중이 높은 전형이 많은데, 학교에서 지원자를 모아놓고 대면 면접을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체육, 음악, 미술, 무용 등 실기고사가 절대적인 전공은 비상이 걸렸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4일 각 대학에 대입 진행 가이드라인을 주면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 응시를 제한하되 비대면 시험을 지원하고 △자가격리자는 권역별 별도 시험장에서 전형을 치르게 하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역 관리 대책은 각 대학이 마련하라고 했다. 대학들은 확진자에게 비대면 시험을 지원할 방법이 사실상 없고, 만에 하나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까지 가서 시험을 지원하려고 해도 파견자의 안전을 담보로 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해하고 있다. 권역별 별도 시험도 간단치 않다. 서울 C대 관계자는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로 마련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형 계획을 세울 수 없을뿐더러, 대학이 한창 바쁜 전형 직전에 별도 인력을 파견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문제 유출이나 관리 소홀 등의 문제 제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대학은 지원자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전형 기간을 늘리거나, 대면 면접을 비대면으로 전환한다는 정도 외에는 세부 전형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서울 D대 관계자는 “8월 초와 지금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확연히 다른데 교육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대입 일정 연기까지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18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한 2단계’로 강화되면서 운영을 전면 중단하게 된 수강생 300명 이상 대형 학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대형 학원은 대부분 재수생 등이 다니는 대입 학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을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19일 0시부로 집합금지 행정명령 조치가 내려지자 이들은 황급히 짐을 싸 퇴소하는 등 당혹해했다. 경기 외곽의 산속 등에 있는 대형 기숙학원들은 밤중에라도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란 얘긴지 구체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늦게까지 우왕좌왕해야 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에는 서울 402개, 경기 187개, 인천 30개 등 총 619개의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이 있다. 규모가 큰 곳은 재원생이 1000명이 넘는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5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형 학원을 집합금지 대상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고 19일 0시부로 운영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창 수업을 진행 중이던 학원들은 불과 7시간 안에 학생들을 퇴소시키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긴급회의를 여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저녁 늦게까지 유선 전화를 통해 각 학원에 집합금지 사실을 통보했다. 대규모 입시학원을 여럿 운영하는 A학원 관계자는 “신천지예수교 (집단감염) 때도 한 달간 휴원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니 원칙적으로 문을 닫는 게 맞다”면서도 “당장 수능이 코앞이라 학생들의 학업 흐름이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B학원은 “연초에 경험이 있어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는 건 어렵지 않다”면서도 “9월 수능 모의평가부터 집중력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시기가 너무 안 좋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기숙학원들의 혼란은 더 컸다. 주로 용인, 이천, 남양주 등 경기 외곽에 있어 이동 차편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4시간이 지나도록 기숙학원도 대형 학원 범위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교육당국의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학원들은 발을 굴렀다. 오후 9시가 다 돼서야 교육당국은 ‘수업은 19일 0시부로 전면 중단하되, 학생들은 안전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귀가시켜도 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한편 이날 전국 초중고교 상당수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연휴 직후 예정대로 개학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초등학교 602곳 중 133곳, 중학교 385곳 중 171곳, 고교 320곳 중 30곳이 개학했다. 이 중 교육당국이 원격수업 전환을 공식 지시한 강북구와 성북구의 학교 94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가 밀집도 3분의 1 이하를 유지하며 등교했다. 교사들은 긴장과 불안 속에 하루를 보냈다. 서울 C중 교장은 “학교 밀집도 기준에 맞게 1개 학년만 등교했지만 한 반 평균 인원이 36명인 과밀학교라 각 교실은 모두 붐빈다”며 우려했다. 특히 이날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학생과 교사 모두 폭염 속에 마스크와 씨름해야 했다. 서울 D고 교사는 “아이들이 너무 덥고 답답하니까 교실에서 자꾸 마스크를 내린다”며 “마스크를 안 쓰면 학교생활기록부에 적겠다고 해도 안 통한다. 마스크를 쓰고 종일 수업하는 교사들도 쓰러질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각급 학교들은 등교 일수를 조정하고 싶어도 1학기 학사 차질로 정해진 수업 일수와 평가 요건을 채우기에도 빠듯한 게 현실이다. 학교들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교육부 허락 없이 학교 마음대로 선제 조치를 할 순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사회적 거리 두기 1, 2, 3단계별로 등교 수업 운영을 어떻게 할지 미리 확정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이소정 기자}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인공지능(AI) 과목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 과정에 AI 관련 교과목이 도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 고등학교 보통교과의 진로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수학’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고교 교육과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고교 교과목은 1학년이 듣는 ‘공통과목’, 2·3학년이 진로와 흥미 등을 고려해 듣는 ‘일반선택과목’, 그리고 심화 선택과목인 ‘진로선택 과목’으로 나뉜다. 이 중 AI 관련 교과목은 2·3학년 학생들이 주로 듣는 진로선택 교과목 중 하나로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AI 관련 과목은 모두 선택 과목으로 전체 학생이 의무적으로 배우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는 학생의 희망을 조사해 과목 개설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31일까지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서울과 경기지역 각급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교육부의 학교밀집도 완화 조치에 따라 2학기 등교 인원 확대를 준비했던 학교들은 원격수업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18일 개학하는 일부 학교들은 임시 공휴일인 17일에도 긴급 교사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의 각급 학교들은 지역별로 교장단 온라인 회의 등을 통해 2학기 학사운영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18일부터 2주간 고3을 제외한 모든 초중고교 학년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게 된 강북구와 성북구의 학교들은 이 같은 내용을 전체 학생에게 공지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18일 개학 예정인 일부 학교들은 등교를 전제로 짰던 교과과정을 원격 콘텐츠로 바꾸느라 진땀을 뺐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초중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2학기 등교방식 선호도를 조사해 대부분 1학기보다 등교 인원을 늘리는 것으로 결론을 낸 상태였는데 등교 인원 확대조치는 유예가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주말 사이 학교 밀집도 권고 규정이 전체 학생의 3분의 2 이하 등교에서 3분의 1 이하로 강화된 만큼 당분간은 대부분 학교가 1학기 때와 같은 등교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방역기준과 관련해 현재 각급 학교에는 전교생 수 대비 등교 인원을 따지는 ‘학교 밀집도’ 규정만 있을 뿐 학생들이 등교 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교실 밀집도’ 규정은 없다. 학원에서는 학생 간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학교에는 이마저도 없다. 서울시내 초등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대개 20명대 중후반이고 30명을 넘기도 한다. 국내 표준교실 크기가 가로 7.5m, 세로 9m인 점을 감안할 때 교탁과 사물함 등이 차지하는 공간을 제외하면 학생 간 1m 거리 유지는 쉽지 않다. 교육부는 다음 달 11일까지 학교 밀집도 3분의 1 이하를 유지하면서 등교 인원 확대나 감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은 폭염기임을 고려할 때 3분의 1 등교도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실 내에서의 거리 유지 규정을 두지 않는 것 자체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감염 확산 상황에서는 분반 운영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이소정 기자}
초중고교의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일부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다음 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2학기 등교 방식을 논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3일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31차 등교수업준비추진단회의를 열고 경기 용인시와 부산 지역 고교 등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현황을 점검했다. 교육부는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다음 주 회의에서 2학기 학사 운영 방식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2학기 계획을 발표하며 개학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가 유지될 경우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등교 방식을 정하도록 했다. 단, 등교 인원을 3분의 2 이하로 유지하라는 권장 사항을 달았다. 이에 따라 최근 충북, 경북 등 일부 지역 교육청은 ‘2학기에 유치원, 초중고교 전 학년이 매일 등교할 수 있다’는 지침을 차례로 내놓았다. 서울도 초등학교 저학년을 중심으로 매일 등교하는 학교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초등학교에 보낸 등교 유형 예시를 보면 △1·2학년 매일, 3∼6학년 주 2, 3회 △1·2학년 주 4회, 3∼6학년 주 3회 △1·2학년 매주, 3∼6학년 격주 등교의 3가지 방안이 담겨 있다. 저학년은 최소 주 4회 등교하는 셈이다. 1학기에는 저학년도 격일 또는 격주로 등교하는 곳이 많았다. 학부모들은 등교 일수를 1학기보다 늘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교내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것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교내 밀집도가 높아지면 감염 위험도 커지는 만큼 급식실뿐 아니라 교실 등 교내 공간 곳곳에 대해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초중고교의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지방 시도교육청이 속속 ‘매일 등교’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서울도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매일 등교하는 학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교들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선호하는 등교 일수 유형을 조사 중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2학기 학사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등교 인원 제한을 기존의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지역 상당수 초등학교는 설문조사에서 저학년의 경우 ‘매일 등교’ 또는 ‘주4회 등교’를 선택지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3일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보낸 ‘2학기 운영 방안’은 초등학교 등교 유형 예시로 △1·2학년 매일, 3~6학년 주2,3회 △1·2학년 주4회, 3~6학년 주3회 △1·2학년 매주, 3~6학년 격주 등교의 3가지를 제시했다. 저학년은 최소 주 4회 등교하는 셈이다. 1학기에는 격일 또는 격주로 등교하는 학교가 많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 저학년은 학교 적응을 위한 기본기를 닦아야 하는 시기인 데다 혼자서 학습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나이”라며 “매일 등교하게 해달라는 학부모 민원이 가장 많은 연령대도 저학년”이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초등 저학년의 등교 일수를 늘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최근 수도권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초등학교 표준 교실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7.5m, 9m. 학급당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은 1m 정도의 거리 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집도가 높아지면 감염 위험도 커지는 만큼 급식실뿐 아니라 교실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침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