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동아닷컴 팩트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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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건강98%
보건2%
  • 하루 칼로리 최대 80%, 아침-점심에 섭취해야 체중·혈당관리 유리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 두 끼 또는 세 끼를 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다. 반면 다른 어떤 사람들은 저녁을 가장 푸짐하게 먹는 것을 선호한다.무엇을 먹을지 만큼이나 언제 먹느냐도 중요하다. 미국 뉴욕 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영양학자인 콜린 팝(Collin Popp·박사) 교수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대부분을 아침과 점심에 먹는 것이 건강에 유리하다”고 말한다.그 이유는 우리 몸이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24시간 주기 리듬)이라는 생체 시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팝 교수는 NBC 방송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침부터 이른 저녁까지는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인슐린 감수성도 높아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를 인체가 효율적으로 소모한다고 설명했다.반대로 늦은 저녁 이후에는 대사가 느려져 같은 양을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될 확률이 커진다. 팝 교수는 늦어도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저녁 식사를 할 것을 권장한다.■왜 좋은가하루 칼로리의 대부분을 아침과 점심에 섭취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체중 관리: 아침·점심에 집중 섭취한 사람은 저녁에 많이 먹는 사람보다 체중 감량 가능성이 더 높다.-혈당 안정: 낮 시간 섭취는 혈당 조절에 유리하고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수면의 질 향상: 늦은 밤 과식은 수면을 방해하지만, 저녁을 줄이면 숙면 가능성이 높아진다.-활력 유지: 하루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초반에 확보해 집중력과 체력을 높일 수 있다.■실천 방법팝 교수는 하루 섭취 칼로리를 다음과 같이 나눌 것을 권장한다.-아침: 25~40%-점심: 30~40%-저녁: 15~20%-나머지는 간식팝 교수는 매 식사마다 단백질 20~30g, 식이섬유 8~10g을 포함하면 포만감과 대사 효율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건강한 식사법은 간단하다. 아침·점심을 든든히 먹고, 저녁은 가볍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몸의 생체 리듬에 맞춰 먹는 이 작은 습관이 체중, 혈당, 수면, 에너지 등 거의 모든 것을 바꾼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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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원치않는 여성에게 대마보다 위험한 ‘이것’… 임신확률 50% 높여

    임신을 강하게 피하고자 하는 여성에겐 술이 향정신성 물질인 대마초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이 과음을 하는 경우, 적당히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임신할 확률이 50%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반면 대마초를 흡연하는 여성은 하지 않는 여성과 비교해 원치 않는 임신 확률이 더 높지 않았다.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의과대학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15~34세의 비임신 여성 2000여 명 중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936명을 따로 분류해 분석했다. 표준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 검사를 통해 429명이 과음자로 분류되었고, 362명은 대마초를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중 157명은 거의 매일 대마초를 흡연한다고 밝혔다.흥미로운 점은 과음 여성과 상습 대마초 흡연 여성 모두 임신을 피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른 그룹보다 더 강했다는 것이다.1년 후 936명 중 71명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 그중 38명(53.5%)이 과음 그룹에 속했다. 이는 적당히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다시 말해, 과음은 원치 않는 임신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반면 원치 않는 임신 71건 중 대마초 사용자는 28명 이었다. 이 수치는 대마초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원치 않는 임신 위험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교신 저자인 UCSF 의대 산부인과 사라 라이프만(Sarah Raifman) 박사는 “이 연구는 두 가지 중요한 결과를 도출했다. 첫째, 과음하는 비임신 여성은 평균적으로 적당히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임신을 피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둘째, 과음은 그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1년 내 임신 위험을 높인다”며 “이러한 임신이 발생하는 이유를 밝히는 것이 우리의 다음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라이프만 박사는 임신한 여성의 음주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태아 알코올 증후군(FASD)은 임신 중 음주로 인해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음주의 양과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의료진은 예기치 않은 임신이 의심되는 과음 여성에게 음주를 중단하도록 조기에 개입하고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논문 주소: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add.70135)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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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덜 먹는데 체중감량 정체? 이유는 바로 ‘이것’

    ‘3500칼로리(㎉)의 법칙’이란 게 있다. 하루에 500칼로리를 덜 먹으면 일주일에 약 0.45kg의 체중을 뺄 수 있다는 이론이다. 1년(52주)간 지속하면 23.4㎏을 뺀다는 얘기다.체중감량에 관한 또 한 가지 통념 중 하나는 신진대사다. 대사율을 높이는 것이 체중 감량의 핵심이라고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이는 사실일까?신진대사와 영영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케빈 홀(Kevin Hall) 박사는 둘 다 틀렸다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살이 찐다”거나 “칼로리 섭취만 줄이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데, 과학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홀 박사는 CNN의 건강 팟캐스트 ‘건강한 삶을 찾아서’(Chasing Life)에 출연해 신진대사와 체중감량이 이뤄지는 원리에 관해 설명했다.■ 체중이 줄면 신체가 이에 저항일반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 체중은 감소한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우리 몸이 체중감량에 ‘저항’한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하루 300~400칼로리를 배출하게 하여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하지만 대개 4~5㎏ 감량 이후 더 이상 줄지 않는다. 정체상태가 오는 이유는 몸이 무의식적으로 더 많이 먹게 만들기 때문이다. 칼로리를 잃으면, 그만큼 식욕을 증가시켜 보상하려는 본능이 작동하는 것이다.■ 3500칼로리 법칙은 잘못된 신화3500칼로리 법칙은 몸이 섭취량 변화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제한다. 실제로는 체중이 줄어들면 대사율이 저하하고 식욕이 강해지는 등 다양한 생리적 보상이 일어난다. 우리 몸이 비상 상황임을 인식해 대응하는 것이다.홀 박사는 신진대사는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생화학적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콜라 하나만 끊어도 1년에 20㎏을 뺄 수 있다’는 식의 단순 계산은 마치 살을 못 빼는 것이 의지 부족 때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다.■ 나이 들면 대사도 느려질까?많은 사람이 “나이 들어 살이 찌는 이유는 대사가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와 체지방 증가를 고려하면 대사율은 거의 일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활동량이 줄어듦에 따라 대사율이 낮아지는 것처럼 느낄 뿐이다. 바꿔 말하면, 근육량과 활동 수준을 유지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대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대사율을 높이려면?일시적인 식이조절이나 의약품으로는 어렵게 뺀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홀 박사는 생활환경과 식품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크게 △근육량 유지 및 운동 습관, △지속 가능한 식습관(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해주는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비(非) 가공 또는 저가공 식품 중심으로 섭취, △과식을 유발하지 않는 환경(배가 고파서 먹는 것인지, 습관적으로 먹는 것인지 스스로 인식하는 훈련 필요. ‘필요 칼로리의 80%만 먹기‘ 같은 전략도 효과적) 조성 등이다.■ 일부 ’나쁜‘ 초가공식품이 식욕 자극홀 박사는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건강식 밀 키트 같은 일부 초가공식품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규정한 건강식품 기준을 충족한다고 말했다.문제가 되는 것은 나트륨, 포화지방, 당분 함량이 높고 섬유질과 채소 통곡물 함량이 낮은 제품들이다.홀 박사가 미국 국립보건원(NIH) 재직 시절 초가공식품과 비만의 연관성을 탐구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나쁜’ 초가공식품은 과식을 유도해 비만 위험을 키운다.그는 최근 공동 저술한 책 ‘푸드 인텔리전스: 우리를 치유하거나 병들게 하는 음식의 과학’(Food Intelligence: The Science of How Food Both Nourishes and Harms Us)에 대한 이해관계 때문에 20년 넘게 재직한 NIH에서 물러났다. 홀 박사는 초가공식품이 우리 뇌에 변화를 일으켜 ‘음식중독’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초가공식품 중 일부는 칼로리가 매우 높고, 맛과 식감을 과도하게 조절해 과식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어서, 이런 제품들이 비만 증가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그는 현실적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초가공식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여 식품 공급 체계를 개선하고, 더 건강한 초가공식품을 만들며, 이를 쉽게 구해 섭취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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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는 죄가 없다, 조리법이 문제”…당뇨엔 ‘이것’만 조심하라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감자튀김, 이른바 프렌치프라이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같은 양을 굽거나, 삶거나, 으깨 먹는 것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감자는 죄가 없다. 조리법이 문제다.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세 번 감자튀김을 먹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20% 증가하고, 일주일에 다섯 번 먹으면 27% 증가한다. 반면 감자를 굽거나 삶거나 으깬 후 같은 빈도로 먹는 사람은 위험 증가가 5%에 그쳐 통계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었다.연구진은 “감자의 높은 전분 함량은 높은 혈당 지수(GI)와 혈당 부하(GL)를 초래하며, 여기에 다양한 조리 방식으로 인한 영양소 손실과 잠재적인 건강 위험이 결합되면, 부정적인 건강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혈당 부하는 탄수화물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혈당지수에 탄수화물의 양까지 반영한 것으로, 음식이 실제로 우리 몸의 혈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어떻게 연구했나?미국 하버드 대학교 T.H. 찬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자들은 30년 이상 미국 성인 20만 명 이상의 식단과 당뇨병 발병 결과를 추적 조사했다.이 연구는 감자의 조리 방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대규모 조사 중 하나로, 감자 섭취 자체보다 ‘어떻게 조리하느냐’와 ‘무엇을 대신 먹느냐’가 건강에 더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특히 감자튀김은 대부분 고도불포화 지방을 많이 함유한 식물성 기름에 튀긴다. 신체가 이러한 지방을 대사하는 방식은 인슐린 저항성(혈당 조절을 돕는 인슐린 호르몬에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감자를 튀기면 기름에 든 지방을 흡수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증가한다. 튀긴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만성 염증과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제2형 당뇨병 위험 요인이다.논문 제1저자인 세예드 무하마드 무사비(Seyed Mohammad Mousavi) 박사는 “모든 감자가 다 같은 건 아니다. 주당 한 번도 안 되는 적은 양의 프렌치프라이 섭취도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당뇨병, 한국인 사망원인 7위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만성질환이다.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신경병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가 안 되는 제1형 당뇨병과 달리 제2형 당뇨병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한국인의 대부분(약 95%)은 제2형 당뇨병을 앓는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 이상이다.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만 30세 이상에서 11.3%에 달한다. 전체 사망 원인으론 7위다. 감자튀김 대신 통곡물 먹으면 당뇨병 위험19% 감소연구진은 또한 감자류를 통곡물(통곡물 파스타·빵 등)로 대체할 경우 당뇨병 위험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운 감자나 삶은 감자를 통곡물로 대체할 경우 당뇨병 위험이 4% 감소했고, 감자튀김을 통곡물로 바꾸면 19%의 위험 감소 효과가 있었다. 심지어 정제된 곡물(흰쌀, 밀가루 등)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감자튀김보다 건강에 유익한 결과가 나왔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별도의 메타분석도 진행했다. 13개 코호트(동일집단)을 대상으로 한 감자 섭취 자료와 11개 코호트의 통곡물 섭취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감자튀김은 일관되게 제2형 당뇨병 발병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고, 통곡물 섭취는 반대로 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감자, 조리법이 가장 큰 문제무하마드 무사비 박사는 “감자가 좋은가 나쁜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감자의 조리 방식과 그것이 다른 음식으로 대체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신 저자인 월터 윌렛 교수는 “감자 자체를 악마화하기보다는, 감자튀김처럼 가공된 형태를 줄이고 건강한 대체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실질적인 질병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번 연구는 식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식품을 단순히 ‘감자’ 혹은 ‘탄수화물’이라는 범주로 나누기보다는, 그 조리 방식과 대체 가능성을 고려하는 보다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관련 논문 링크: https://www.bmj.com/content/390/bmj.r1557)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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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시절 언어폭력, 주먹만큼 아프다…정신건강 악영향 비슷

    어린 시절 겪은 언어폭력과 신체학대가 성인이 된 후 비슷한 수준으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에 발표한 대규모 세대 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아동 약 6명 중 1명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신체적 외상뿐만 아니라, 정신·신체 건강 전반에 걸쳐 평생 지속되는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로 인해 불안, 우울증, 알코올과 약물 남용, 위험한 행동, 타인을 향한 폭력,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이 나타날 수 있다.언어적 학대 역시 아이들의 신경생물학적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성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3명 중 1명의 아동이 언어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아동폭력 예방정책은 대부분 신체적 학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언어폭력의 위험성은 종종 간과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1950년대 이후 출생한 2만 여명을 대상으로 2012~2024년 수행한 7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그 결과 어린 시절 신체적 또는 언어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성인이 됐을 때 정신적 웰빙 수준이 낮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52%와 64% 더 높았다. 언어적 학대 경험이 수치상으론 더 큰 영향을 미쳤지만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두 가지 유형의 학대를 모두 겪은 경우에는, 낮은 정신건강을 보일 확률이 두 배 이상(115%) 증가했다.논문 제1저자인 마크 벨리스 교수는 “아동기의 언어적 학대가 신체적 학대만큼 정신 건강에 깊고 지속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시대가 변화면서 신체적 학대는 줄어드는 반면 언어폭력은 증가하는 경향도 포착됐다.신체적 학대는 1950~1979년생 사이에서 약 20%였으나, 2000년 이후 출생자에서는 10%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언어적 학대는 1950년 이전 출생자에서는 12%였으나, 2000년 이후 출생자에서는 약 20%로 증가했다. 학대 경험은 사회·경제적 취약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연구진은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를 금지하는 정책을 펴면서 과거 체벌, 훈육, 교육 목적이라고 여겨졌던 행위도 불허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자녀 양육, 훈육, 통제에 있어 적절한 방식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만약 이러한 지원이 부족하고 언어적 학대의 해로움에 대한 공공의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체적 체벌을 줄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언어적 학대로 대체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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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커피, 충동성 높여 무모한 행동 유발 …女에 더 영향

    밤에 흐릿한 정신을 깨우려고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야간에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시면 충동적 행위 가능성을 높여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텍사스 대학교 엘패소 캠퍼스(UTEP)의 생물학자들이 과학 저널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노랑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 활용해, 밤 시간대의 카페인 섭취가 억제력과 충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교신 저자인 한경안 교수(생물과학과)에 따르면 연구에 사용한 초파리 종은 인간과 유전적·신경학적 유사성이 높아 복잡한 행동을 연구하기에 아주 훌륭한 모델이다.연구진은 카페인 농도의 차이, 주간 vs 야간 섭취, 수면 시간 제한 등이 포함된 다양한 조건에서 초파리의 식단에 카페인을 첨가하는 일련의 실험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매우 강한 공기 흐름이라는 자연스럽게 불쾌한 자극에 반응하는 초파리의 움직임 억제 능력을 측정해 충동성을 평가했다.UTEP 박사 과정 학생 때 연구에 참여한 공동 저자 에릭 살데스 박사(일로노이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원)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초파리는 강한 공기 흐름을 맞닥뜨릴 경우 움직임을 멈춘다. 하지만 밤에 카페인을 섭취한 상태에서는 움직임을 억제하는 능력이 저하 되었으며, 위험한 비행을 하는 등 충동적인 행동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흥미롭게도, 낮에 카페인을 섭취한 초파리는 강한 기류에 맞서는 무모한 비행을 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체내 카페인 농도가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암컷 초파리들이 수컷보다 카페인으로 인한 충동성이 훨씬 더 강했다.한 교수는 “초파리는 인간의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과 같은 호르몬이 없기 때문에, 다른 유전자나 생리학적 요인이 암컷의 민감도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작동 원리를 밝히면, 밤 시간대의 생리적 상태나 성별 특성이 카페인의 효과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야간에 커피를 마시는 교대 근무자, 의료 종사자, 군인, 특히 여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UTEP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경안 교수 연구실은 학습, 기억, 중독,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알츠하이머병과 해당 질병 관련 치매의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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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비만에 미치는 영향, 엄마가 아빠보다 훨씬 커

    자녀의 비만은 단순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에게 미치는 유전적 영향의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2000~2002년 태어난 자녀를 둔 2630가구의 부모-자녀 ‘3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체질량지수(BMI)가 자녀의 비만도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에 5일(현지시각) 게재됐다.연구진은 자녀가 부모로부터 직접 물려받는 유전적 영향뿐만 아니라, 유전은 되지 않았지만 부모의 환경적 특성과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간접적 유전 영향(genetic nurture)을 분석했다.아버지는 ‘직접 유전’, 어머니는 ‘간접 영향’까지분석 결과, 아버지의 BMI는 자녀의 BMI와 연관이 있었지만, 이는 대부분 유전자를 통해 직접 전달된 영향으로 설명되었다. 다시 말해, 아버지는 자신의 유전자를 자녀에게 물려줌으로써 비만 위험에 영향을 주지만, 양육 방식이나 환경 등의 간접적 영향은 거의 없었다.반면, 어머니는 유전적으로 자녀에게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본인의 건강상태나 생활습관, 임신 중 뱃속 환경 등 유전되지 않은 요소를 통해서도 자녀의 비만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러한 간접 효과는 자녀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연구를 이끈 UCL의 전염병·공중보건 학자인 리암 라이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부모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의 비만이 자녀에게 더 폭넓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하며, “임신 전과 임신 중의 건강관리가 자녀의 비만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엄마의 체중 관리, 자녀의 비만 예방으로 연결이번 연구는 부모, 특히 어머니의 체중 관리가 단기적인 건강만이 아닌, 다음 세대의 비만 예방에도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비만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개인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또한, 아버지의 영향이 단지 유전적 요인에 국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존의 부모-자녀 BMI 상관관계를 분석할 때는 유전적 유무를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버지의 직접적인 유전적 요인 외에 다른 요소까지 고려하면, 아버지가 자녀의 비만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잘못된 추정치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 연구는 가족 유전 데이터와 체중, 식습관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만의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어머니의 건강한 체중 관리가 자녀의 미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 보건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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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뺄 땐 ‘집밥’…동일 영양성분 즉석식품의 2배 효과

    영양 성분이 동일한 식단이더라도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UPF)보다 최소가공식품(Minimally Processed Food·MPF)을 섭취하면 체중을 두 배 더 많이 감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UCL 병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다. 에 4일(현지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는 실제 생활 환경을 반영해 초가공식품과 최소가공식품을 비교한 최초의 개입 연구이자, 지금까지 가장 길게 수행한 실험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최소가공식품이란 과일, 채소, 통곡물, 육류, 생선, 요구르트처럼 자연 상태에서 최소한의 변형만 거친 식품을 의미한다. 반면 초가공식품은 상당한 변형을 거쳤으며, 일반적으로 인공 향료, 방부제, 유화제와 같이 가정 요리에 흔히 사용되지 않는 재료가 첨가됐다.실험 구성연구진은 체질량 지수(BMI) 25이상으로 과체중~비만 상태인 성인 55명을 두 무리로 나눴다. 한 쪽은 8주 동안 오버나이트 오트밀, 직접 만든 볼로네즈 스파게티와 같은 최소가공식품 식단을 제공받았다. 오버나이트 오트밀은 귀리를 우유, 요거트 등에 담가 냉장 보관한 후 다음 날 먹는 간편한 아침식사로, 과일이나 견과류 등을 곁들여 영양을 높일 수 있다.다른 그룹은 시리얼바, 즉석 라자냐 등으로 구성된 초가공식품 식단을 8주간 섭취했다.두 식단은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식이섬유 등 영양 성분을 동일하게 맞췄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하루 4000㎉를 포함한 음식을 집으로 배송 받았으며, 원하는 만큼 먹거나 남기도록 지시받았고, 섭취량을 매일 기록했다.참가자들은 첫 번째 실험기간이 끝난 후 4주간 일상으로 돌아가 휴식기를 가진 다음 식단 순서를 바꿔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체중 변화 결과8주간의 실험 종료 후 체중을 측정하자 최소가공식품 식단을 따랐을 때 체중 감량 효과가 초가공식품 식단보다 두 배 더 컸다. 최소가공식품 식단은 평균 2.06% 감량한 반면, 초가공식품 식단은 1.05%에 그쳤다. 이러한 변화는 각각 하루 약 290칼로리(㎉)와 120㎉의 열량 부족(칼로리 적자)에 해당한다. 즉, 섭취한 칼로리보다 소비한 칼로리가 더 많았으며, 이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은 성인 남성 2500㎉, 여성 2000㎉이다. 연구진은 1년간 동일한 식단을 유지할 경우 남성은 13%, 여성은 9%의 체중 감량 효과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최소가공식품 식단은 특히 체지방과 체내 총수분량은 감소한 반면 근육량은 유지되어 더 건강한 체성분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식욕과 식탐 변화참가자들은 또한 음식 갈망(식욕)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체중이 줄어들면 보통 식욕이 더 강해지기 마련임에도, 최소가공식품을 섭취할 때 갈망 횟수와 갈망을 억제하는 능력이 초가공식품을 섭취할 때보다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구체적으로 식욕조절 능력은 초가공식품보다 2배 향상 되었으며, 짭짤한 음식에 대한 식탐 조절 능력은 4배 향상 됐다.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참는 능력 역시 2배 가까이 개선됐다.연구진은 “이 연구는 기존 영양 권장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식품 가공 수준에 따라 건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영양 성분이 같더라도 가공 수준이 낮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체중 감량과 건강 유지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식단 선택뿐 아니라 공공정책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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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과의사 암 사망률, 비외과의의 2.2배 …일반 직업군보다도 높아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학자들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과 의사가 암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비외과 의사보다 2배 이상 높고, 다른 일반 직업군보다도 약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 외과(Surgery)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번 연구는 2023년 미 국가 사망 통계 시스템(National Vital Statistics System)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25~74세 미국인 108만298명의 사망 기록을 조사했으며, 이중 외과 의사 224명, 비외과 의사 2740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인구 10만 명당 전체 사망률은 외과 의사가 355.3명으로 비외과 의사 228.4명보다 높았다. 하지만 변호사·엔지니어·과학자 등의 전문직(404.5명)보다 낮았고, 일반 직업군(632.5명)보다는 훨씬 낮았다.특히 외과 의사는 호흡기 질환, 독감, 신장질환, 간질환, 패혈증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모든 직업군 중 가장 낮았다. 예를 들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은 외과 의사가 10만 명당 1.6명으로, 비외과 의사(6.9명)나 일반 직업군(23.8명)보다 현저하게 낮았다.그러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예외였다.외과 의사, 암으로 인한 사망률 전체 1위외과 의사의 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193.2명으로 비외과 의사(87.5명)의 2.21배에 달했다. 다른 직업군(162.0명)보다도 높은 수치다.암은 외과 의사가 모든 비교 대상 중 유일하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사망 원인이다. 연구진은 교육 수준과 의료 접근성이 유사한 집단 간 차이이므로, 이러한 차이는 외과 의사라는 직업 특성에 기인한 환경적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외과 의사, 암에 취약한 이유논문 공동 저자인 비샬 파텔(Vishal Patel) 박사는 “외과 의사는 비외과 의사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훨씬 더 큰 부담을 일상적으로 겪는다”며 “긴 근무 시간, 야간 당직, 높은 스트레스, 발암 물질에의 노출 등이 실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의학 전문 매체 메드페이지투데이(medpagetoday)에 말했다.또한, 외과 의사는 자동차 사고와 폭행으로 인한 사망률도 다른 의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파텔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번아웃이나 직무 불만족을 넘어서, 실제 생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외과 의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무 시간 조정, 당직 제도 개선, 심리적 지원 체계 마련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함을 강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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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이 그렇게 나쁘다면, 과일 속 당분은 괜찮은 걸까?

    건강 전문가들은 설탕 섭취량을 줄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과일을 많이 먹으라고 조언한다. 과일에는 설탕이 들어있다. 요즘은 고당도 과일을 고품질 상품으로 홍보한다. 건강을 위해 당 섭취를 줄이라고 하면서도 과일은 많이 먹으라고 하니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과일을 많이 먹으면 당 섭취가 늘어 건강에 해로운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과일이나 채소, 우유와 같은 자연식품에 존재하는 당분(자당, 과당, 포도당 등)과 ‘첨가당’ 또는 ‘유리당’free sugar)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첨가당은 식품에 맛을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추가하는 설탕을 가리킨다. 유리당은 자연식품에 들어있는 당분이 식품 제조 과정에서 과일과 채소의 섬유질로부터 분리된 것이다. 과일·채소 주스, 꿀 등을 떠올리면 된다. 섬유질과 함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것이 자연당과의 가장 큰 차이다.호주 시드니대학교 부속 로열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의 내분비과 진료 책임자 닉 풀러 박사와 플린더스 대학교 영양학자 케이시 디킨슨 박사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각각 기고한 글을 종합하면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첨가당이나 유리당이다. 과일 속 당은 건강에 해롭지 않아과일에 포함된 자연 당분(natural sugar)은 풍부한 식이섬유, 항산화 물질, 비타민, 미네랄 등과 함께 흡수되며,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제공하고 건강에도 이롭다.과일 때문에 당분을 너무 많이 섭취할 위험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100% 오렌지 착즙주스 350㎖ 한 병에 포함된 당분(약 30~35g)과 같은 양을 진짜 과일로 얻으려면 중간 크기(약 130g 기준) 오렌지 약 3개를 먹어야 한다.참고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서는 총 당류 섭취를 전체 에너지 섭취량(성인 여성 2000㎉·남성 2500㎉)의 20% 미만, 가당 음료 등에 포함된 첨가당을 10%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램으로 환산하면 하루 총 당 섭취 권장량은 100g(남 125g), 첨가당은 50g이다.유리당이나 첨가당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증거가 많아 각국 보건당국은 섭취 기준을 제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첨가당 하루 최대 권장 섭취량은 50g, 건강을 위한 이상적 기준은 25g이하다. 자연당에 대한 기준은 없다. 식이섬유와 각종 영양성분을 함께 먹어 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과도하지만 않으면 섭취가 권장된다. 과일은 자연이 준 건강한 간식과일은 식이섬유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 하나는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의 20~25%에 해당하는 섬유질을 제공한다. 식이섬유는 우리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내 미생물 군집(마이크로 바이옴)의 먹이다. 과일을 섭취하면 장 건강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포만감을 높여 과식 위험을 줄이고, 대장암, 심혈관 질환, 비만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과일은 또한 비타민 A·C·E, 칼륨, 플라보노이드 등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작용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다량 포함하고 있다.연구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은 사람일수록 암, 비만,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과일, 설탕 걱정 말고 맘껏 드시길WHO는 하루 400g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우리나라 질병 관리청은 이보다 많은 500g을 매일 먹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우리 국민 중 약 22%만이 하루 500g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있으며, 청소년의 경우 1.4%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통계도 있다.WHO는 하루 2~3회의 과일 섭취를 권장한다. 총량으로 따지면 하루 200~300g이다.과일별 1회 섭취 기준량(100g)을 예로 들면 사과 중간 크기 반개, 바나나 중간 크기 1개, 딸기 6~8개, 포도 20~25알, 수박 손바닥 크기 한 조각, 귤 작은것 1~2개, 키위 1개 등이다.‘과일에도 당분이 들어 있으니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건강에 해로운 것은 가공식품에 포함된 첨가당이며, 과일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된 당은 함께 섭취하는 여러 다른 영양소 덕에 건강에 도움을 준다.자연이 준 간식인 과일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다. 다만 주스나 말린 과일(건포도, 건자두, 건바나나 등)처럼 당이 농축되거나 섬유질이 제거된 형태는 먹는 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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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락맞고 죽는 나무, 한 해 3억 2000만 그루나 된다고?

    매년 약 3억 2000만 그루의 나무가 벼락으로 인해 고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간 식물 생물량(plant biomass) 손실의 최대 2.9%에 해당한다. 낙뢰 때문에 고사한 나무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최대 10억 9000만 톤에 달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졌다.더욱 놀라운 점은 이 수치가 ‘벼락으로 직접 고사한 나무’만 집계한 결과라는 것. 즉, 2차 피해인 산불로 타 죽은 나무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알럿(sciencealert)에 따르면, 독일 뮌헨 공과 대학교(TUM) 연구진은 새로운 수학 모델을 개발해 벼락으로 고사하는 나무가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연구진은 중미 파나마 바로 콜로라도 섬(Barro Colorado Island) 열대 우림에 고속 카메라 기반 낙뢰 탐지 시스템을 설치해 데이터를 모았다. 이어 드론과 지상 조사를 통해 실제 벼락을 맞고 죽은 나무를 직접 파악했다.세계 최초로 수행한 이번 연구를 통해 낙뢰 피해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직접 낙뢰를 맞은 나무에 그치지 않고, 이웃한 나무의 수관(원 줄기에서 뻗은 나뭇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 주변 공기의 절연이 부분적으로 파괴되어 전기가 통하는 섬락(flashover) 현상을 통해 최장 45m 떨어진 나무까지 고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벼락이 한 번 떨어지면 평균 3.5그루의 나무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지상과 위성에서 수집한 낙뢰 빈도 및 밀도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수학 모델을 지구 전체 산림에 적용했다.이렇게 해서 연간 약 2억 8600만~3억2800만 번의 낙뢰가 지표면을 강타하고, 이로 인해 한 해 약 3억 100만~3억 4000만 그루의 나무가 고사한다는 추정치를 얻었다. 고사하는 나무 중 지름 60cm 이상 큰 나무는 2400만~3600만 그루에 이른다.1년에 자연적으로 고사하는 모든 나무(약 5000억 그루) 중 낙뢰에 의한 것은 0.69%로 매우 적은 편이다. 하지만 자원 가치가 있는 큰 나무의 고사 원인의 6.3%가 낙뢰 때문이다.현재 낙뢰로 고사하는 나무는 주로 열대 지역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중위도 및 고위도 지역에서도 낙뢰 빈도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 돼 고사하는 나무 숫자도 비례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낙뢰 빈도가 25~50% 증가하면 대형 나무 고사율이 9~18% 증가한다.연구진은 벼락으로 인해 고사하는 나무의 수치는 기존 기후 모델에서 거의 무시되고 있지만, 탄소 순환, 산림 생태계, 장기적 기후 변화 분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향후 기후·탄소 모델에 낙뢰에 의한 나무 고사율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 게재됐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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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 음료’의 배신…설탕 함유 음료보다 당뇨 위험 더 높아

    인공 감미료 첨가 탄산음료를 하루에 한 캔만 습관적으로 마셔도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8% 증가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놀랍게도 이 수치는 일반 설탕이 들어간 청량음료를 같은 빈도로 마신 사람들의 위험 증가율 23%보다 높았다.호주 모나시 대학교,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빅트리아 암 협회 등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40~69세의 호주 중·장년 3만 6608명의 설탕·인공 감미료 섭취 습관을 조사한 후 14년간 추적 관찰했다.모나시 대학교의 영양학자인 로벨 후센 캅티머(Robel Hussen Kabthymer)는 “설탕 또는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를 하루 한 캔 이상 마시는 것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상당히 높인다”라고 말했다.흥미로운 점은 체중을 보정 변수로 넣을 때 설탕과 인공 감미료가 서로 다르게 작용했다는 것이다.설탕 첨가 음료의 경우 체중을 고려하자 당뇨병과의 연관성이 사라졌다. 즉, 비만인 경우 정상 범위를 초과한 체중이 당뇨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탕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었다. 작용 기전은 설탕 음료 섭취→열량 과다로 인한 비만→인슐린 저항성→당뇨 위험 증가 경로를 통해 설명 할 수 있다.반면 인공 감미료 음료는 체중을 감안하더라도 중요한 변수로서 유효했다. 이는 체중과 무관하게 인공 감미료가 독립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교란, 포도당 대사 이상이나 인슐린 반응 변화 유발 등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체중 증가 없이도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생물학적 경로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실제 이전 연구에서 아스파탐이 설탕과 비슷한 식후 인슐린 반응을 유발하고, 사카린과 수크랄로스가 짧은 기간 내에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유익균 감소 유해균 증가)를 통해 포도당 내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인공감미료가 당뇨병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병 발병에 관여하는 요인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가 둘의 연관성을 강하게 시사하기 때문에 이를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인공 감미료는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대안으로 권장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인공 감미료 자체가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RMIT의 생물의학 과학자 바보라 드 쿠르텐 교수가 말했다.쿠르텐 교수는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는 종종 건강에 더 좋다고 홍보되지만, 그 자체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정책은 모든 비영양 음료(제로 칼로리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보다 광범위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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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담배만큼 무서운 ‘이것’…사람 폭삭 늙게 만든다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폭염 특보(일 최고 체감온도 33℃가 기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고온이 지속되면 땀범벅이 되는 것 이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높은 기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세포수준에서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의 악영향은 흡연이나 과음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연구진이 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32℃ 이상의 고온이 연중 절반 이상인 지역(예: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 같은 더위가 1년에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민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4개월 더 빨리 진행됐다. 폭염 일수와 생물학적 노화 속도의 이런 상관관계는 소득, 생활습관, 평소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 후에도 유효했다.연구를 주도한 USC 연구원 최은영 박사(노인학)는 “장기간 폭염 노출에 따른 영향(생물학적 노화)은 흡연·음주 효과와 비슷하다”라고 지적했다.고온 노출은 단순히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만성질환의 위험도 높인다.고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더운 날씨에 오랜 기간 시달리면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면역계 등 여러 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예를 들어 심장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을 피부로 보내느라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신경계는 과도한 자극으로 인해 현기증, 혼란, 기억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신장은 수분을 보존하려다 탈수와 손상 위험이 높이진다. 면역계는 염증 물질을 과도하게 분비해 감염과 유사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이러한 반응은 단기적으로는 몸을 보호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한 심장전문의는 “항상 엔진이 과열된 채로 돌아가는 자동차처럼,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라고 비유했다.빠르게 진행되는 생물학적 노화는 당뇨병, 치매,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의 조기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폭염과 같은 극심한 고온의 환경은 인체의 유전자 빌현을 조절하는 방식, 즉 후정유전학에 영향을 줄수 있다. 고온이 유전자 수준에서 미치는 영향반복적인 열 스트레스는 염증,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를 유발한다. 이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와 같은 후성 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s)로 이어진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에 화학적 표식을 부착해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과정이다.USC 연구진은 염증, 대사, 면역기능, 세포 자가 수리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DNA 메틸화의 변화를 확인했으며, 이는 고온 노출 이후에도 체내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이런 변화는 이후 감염, 심혈관계 부담, 자연적인 노화 반응에 대한 신체 반응을 왜곡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높이고 질병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열에 의한 노화 최소화 하려면…전문가들은 실내에서 에어컨을 가동해 몸의 열을 식히고,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며, 외출 시 모자를 쓰고, 그늘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수분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곳곳에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고 더 많은 가로수를 심어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버스 정류장에 그늘 막과 물 분사장치를 설치하는 등 변화를 통해 체감온도를 낮춰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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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 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사인 밝혀졌다

    지난달 숨진 전설적 프로 레슬러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리아)의 사인이 밝혀졌다. AP·ABC 뉴스 등 현지 주요 매체가 입수한 당국의 검시 보고서에 따르면, 호건은 7월 24일(현지시각) 급성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자연사했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심장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응급질환이다. 주로 죽상동맥경화증(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 때문에 발생하며, 심한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식은땀, 현기증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치료가 지체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필요하다.보고서에는 71세를 일기로 운명을 달리한 호건의 병력도 기록 돼 있었다. 강한 남성성의 상징이었던 그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을 앓았다.호건 사망 다음날, 그의 아내 스카이 데일리는 소셜 미디어에 남편이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고 썼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데일리는 “남편은 건강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정말 믿었어요. 그의 강인함을 굳게 신뢰했거든요.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이어 “이 상실은 너무 갑작스럽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세상 사람들에게 그는 전설이었지만… 저에게 그는 저의 테리(그의 본명)였어요. 내가 사랑한 남자. 나의 파트너. 나의 심장이었죠”라고 덧붙였다.호건이 거주하던 미국 플로리다 주 클리어워터의 응급 구조대원들은 7월 24일 오전 9시 51분 심정지 신고를 받고 그의 자택에 출동해 호건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의 숨을 되돌리지 못 했다.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는 호건 사망 당일 성명을 통해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인 호건은 1980년대 WWE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데 기여했습니다. WWE는 호건의 가족, 친구, 팬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호건은 1977년 프로레슬링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WWE, 월드 챔피언십 레슬링(WCW), 임팩트 레슬링 등에서 활약했다.WWE(당시는 WWF)에서 활약하던 시절, 호건은 주류 스포츠의 틈새시장을 노리던 프로 레슬링을 대중적인 인기 스포츠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그의 티셔츠 찢기 퍼포먼스와 과장된 연기는 1980년대 ‘헐크매니아’(Hulkamania)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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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망 공연’ 충격 준 팀버레이크…‘이 병’ 감염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최근 일부 공연에서 실망스러운 무대 매너를 보여 팬들의 빈축을 산 것에 대해 라임병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팀버레이크는 7월 31일(이하 현지시각)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최근 몇 가지 건강 문제와 싸우고 있었고, 라임병 진단을 받았다”며 “이 질환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끊임없이 쇠약하게 만든다”라고 밝혔다.그는 2년간 41개 도시를 도는 월드 투어를 30일 마쳤다. 투어 후반부 일부 공연에선 에너지가 부족하고 생동감이 없다는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공연 영상에는 그가 마이크를 관객에게 돌려 떼창을 계속 하도록 유도하면서 자신은 오랫동안 노래를 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팬들의 비난이 쏟아진 후 게재됐다.올해 44세인 팀버레이크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정말 충격이었다. 하지만 최소한 왜 무대에서 신경통이 심하거나 극심한 피로, 몸살 같은 증상을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고 썼다. 그는 “투어를 중단할까도 고민했지만, 공연이 나에게 주는 기쁨이 내 몸이 느끼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보다 훨씬 크다”며 공연을 계속 이어간 이유를 덧붙였다.라임병이란?라임병은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나선형의 보렐리아(Borrelia) 균이 신체에 침범하여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환자가 발생한다.진드기에 물린 후 3~30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물린 부위에 과녁 모양의 발진과 함께 발열, 오한, 피로, 두통, 식욕 부진, 목 뻣뻣함, 림프절 부기, 근육 및 관절 통증 등의 독감 유사 증상이 생긴다. 하지만 등, 두피 등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 물린 경우 발진을 못 알아차릴 수 있고,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 해 관절염, 뼈·관절 통증, 추가 발진, 뇌 및 척수 염증, 안면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물지만 심장 염증과 사망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치료는 보통 경구 혹은 정맥 주사 항생제로 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도 5~10%의 환자는 피로, 몸살, 뇌 안개(브레인 포그) 등의 증상이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따라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진드기가 있을 법한 곳에서 야외 활동을 할 땐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바지 끝단을 양말에 넣는 등 진드기 접촉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기피제도 효과가 있다. 감염 전파까지는 보통 36~48시간이 걸리므로 진드기가 몸이나 옷에 숨어 있는지 잘 살펴 빨리 제거할수록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진드기를 찾지 못했더라도 물린 것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팀버레이크는 언제 진단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 어려움을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더 솔직하게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라임병 감염 공유를 통해 이 병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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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동 킥보드는 ‘몸=범퍼’…응급실行 자전거의 3.6배

    복잡한 도심에서 짧은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전동 킥보드.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엔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 숨어 있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자전거 라이더보다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 갈 확률이 3.6배나 더 높다. 다시 말해, 같은 횟수로 탈 경우 킥보드를 타다가 다칠 확률이 자전거의 세 배 이상이라는 뜻이다.연구개요핀란드 헬싱키 대학병원 연구진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응급실 데이터를 분석해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 사고를 비교했다. 이 기간 동안 전동 킥보드 사고는 677건, 자전거 사고는 1889건이 접수됐다.두 이동 수단 사용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평균 나이는 33세로 자전거 라이더의 47세보다 13세 더 어렸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헬멧 착용률은 4%에 불과했다. 반면 자전거 라이더는 28%가 헬멧을 착용했다.전동 킥보드 사고는 특히 야간 시간대에 많았다. 약 40%가 밤 10시 이후 발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음주 상태였다.사고 유형에도 차이가 있었다.전동 킥보드 사고는 머리와 얼굴 외상 많아 전체 사고의 46%를 차지했다.반면 자전거 사고는 주로 팔, 손목, 흉부 외상이 흔했다. 이중 손과 손목 골절이 9%로 최다였다.심각한 부상의 비율은 10%대 8%로 전동 킥보드가 조금 더 높았다.전동 킥보드 사고로 중환자실(ICU)에 입원한 사례도 확인되었으며, 대부분이 머리 손상 및 음주와 관련이 있었다. 수술을 요하는 사고 비율은 반대로 나타났다. 8%대 13%로 자전거가 더 높았다. 이는 골절된 손목, 쇄골, 갈비뼈에 금속판을 부착하는 정형외과 적 수술에 기인한다.요약하면,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보다 더 위험하다.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더 젊고, 음주운전이 더 잦으며, 헬멧을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특히 구조상 안전에 더욱 취약해 두부 외상 위험이 크다. 반면 자전거 운전자는 주로 팔과 몸통을 다쳤지만 수술을 요하는 부상인 경우가 더 많았다.전동 킥보드는 왜 이렇게 위험한 사고가 많을까?이는 속도 제한이 있음에도 헬멧 미착용, 음주 상태에서 주로 야간에 이용, 그리고 사고 시 탑승자가 곧바로 충격을 받는 구조 때문이다. 전동 킥보드는 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차체가 쉽게 접히게 설계된 ‘크럼플 존(crumple zone)이 없다. 운전자가 바로 범퍼인 셈이다.킥보드는 도심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지만, 부주의하게 타면 ’병원행 지름길‘이 된다.사고 방지책은 뭘까?연구진은 무엇보다 헬멧 착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전동 킥보드 대여 시 앱에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야간 대여 제한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연구진은 향후 이러한 안전 조치들이 실제로 사고율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네이처 산하 학술지 에 실렸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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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공기에 폐 위협 미세 플라스틱 가득…하루 6만 8000개 흡입

    집과 차량 내부 등 실내에서 성인은 하루에 약 6만 80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흡입하며, 크기가 매우 작아 혈류를 타고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존 일일 흡입 추정치의 약 100배에 달한다. 첨단 탐지 장치로 이전 연구에선 보이지 않던 초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을 찾아낸 덕이다.이번에 발견한 1~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들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수준이다. 이것들은 가구, 커튼, 직물, 차량 내부 플라스틱 부품 등에서 비롯된 플라스틱 소재의 자연 분해물로 파악됐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미세 플라스틱 흡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우 작은 입자가 혈류를 타고 중요한 장기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내부 농도의 경우 아파트보다 4배 더 높게 측정돼 우려를 자아냈다.프랑스 툴루즈 대학교 산하 환경지구연구소(Géosciences Environnement Toulouse)의 과학자들은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생활시간의 약 90%를 실내에서 보내는데, 호흡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을 들이마시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내 공기 속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보이지 않는 위협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계 문제, 내분비 체계 혼란, 신경 발달 장애, 생식 기형, 불임, 심혈관 질환, 암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성인 하루 흡입량 6만 8000개… 예상보다 100배 많아연구진은 기존 방식(10~20㎛ 이상 입자만 포착 가능)에서 볼 수 없었던 1㎛ 크기의 초미세 입자까지 라만(Raman) 분광법이라는 고급 측정 기술을 사용해 잡아냄으로써 정확성을 높였다.연구진은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아파트 세 채와 수시로 주행하는 자동차 두 대에서 공기 샘플을 수집했다.분석 결과 성인이 하루에 약 6만80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1~10㎛ 입자가 94%를 차지)를 실내 공기를 통해 흡입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어린이는 약 4만7000개. 1~10㎛의 플라스틱 입자는 적혈구(6.2~8.2μm)나 대장균(1~2μm)과 비교할 때 매우 작은 크기다. 신체 방어막을 뚫고 온몸으로 퍼질 수 있다는 얘기다.차량 내부, 일반 가정집보다 오염 물질 4배 더 많아주택 내부보다 차량 내부의 오염 정도가 훨씬 더 심각했다.가정집 실내 공기의 1세제곱미터(㎥)당 미세 플라스틱 입자 수는 528개로 측정됐다. 폴리에틸렌이 76%로 가장 많았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 포장재, 플라스틱 병. 장난감과 쓰레기통, 세탁바구니와 같은 생활용품, 전선 피복 등의 소재다.반면 차량 내부 공기에선 1㎥당 2238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주택보다 4.24배 더 많다. 차량 경량화의 대표 소재인 폴리아미드(25%)를 포함해 가정보다 더 다양한 플라스틱 종류가 검출됐다. 차량 내부는 대시보드, 시트, 문손잡이 등에 플라스틱 소재가 많다. 운전 중 끊임없는 진동, 온도 변화, 그리고 물리적 마모로 인해 분해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 사람들은 하루의 약 5%를 차량에서 보내기 때문에, 차량 내부의 높은 농도는 미세 플라스틱 흡입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이다.인체 곳곳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건강 위협 요소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새로운 연구가 나올 때마다 그 범위와 강도가 커지는 흐름이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고환과 생식기, 혈액, 폐, 간 조직, 소변, 대변, 모유, 태반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 됐다.작년 2월 발표한 연구에서는 인간 뇌 조직에서도 거의 한 숟가락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올 3월 공개된 연구에서는 경동맥 조직에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이 비해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초미세 플라스틱이 더 위험한 이유10㎛보다 큰 입자는 일반적으로 상기도에서 걸려 기침으로 배출되거나, 삼키더라도 대부분 몸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1~10㎛의 입자는 인체 내부로 침투해 폐 등 중요 조직 깊숙이 닿을 수 있다.물리적 존재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입자에는 독성 화학 첨가물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신체 조직에 쌓이면 화학물질을 방출하여 호르몬 기능을 교란하고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실제 고농도 플라스틱 입자에 빈번히 노출되는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섬유 산업 종사자는 폐암 발병률이 정상보다 세 배나 높으며, 특히 나일론과 같은 합성 섬유를 다루는 근로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사람은 하루의 약 90%를 실내에서 보낸다. 이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에 견딜 수 있는 우리 몸의 안전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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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탕수수 콜라’ VS ‘액상과당 콜라’…맛·건강, 승자는?

    코카콜라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cane sugar)을 첨가한 제품을 올 가을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다. 흔히 액상 과당으로 부르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진짜 사탕수수 설탕을 쓰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반응한 것.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냥 맛이 더 좋다”(It’s just better!)는 어정쩡한 이유를 댔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다이어트 콜라만 마신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도 은연 중 풍긴다.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운동을 주고하고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고과당 옥수수 시럽 사용을 당뇨병과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독’(poison)이라고 표현한다. 케네디 장관은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천연 설탕으로 대체하는 것을 ‘MAHA의 승리’의 일환이라고 본다.고과당 옥수수 시럽 → 사탕수수 설탕 대체 진짜 이유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사탕수수 설탕으로 대체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중서부 옥수수 농업 지대(Corn Belt)의 이탈을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내년 중간선거의 핵심 경합지인 남부 사탕수수 재배 지대(Sugar Belt)의 표심을 잡겠다는 포석이란 것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 사탕수수 산업의 99%가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 두 개 주에 집중돼 있다.코카콜라는 애초에 사탕수수 설탕을 썼다. 그러다 1970년대 정부가 자국 농민 보호를 이유로 수입 설탕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쿼터제를 도입하면서 사탕수수 설탕 가격이 폭등했고, 이를 값싼 고과당 옥수수 시럽으로 대체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1985년 ‘탄산음료의 왕’에 넣는 감미료를 100% 액상과당으로 전환했다.사탕수수 설탕 첨가 콜라가 더 맛있다?‘사탕수수 콜라’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 ‘액상 과당 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호식품에서 맛이 좋다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다.세계 5위의 사탕수수 생산국인 멕시코는 자국산 코카콜라에 전통적인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다. 멕시코산 콜라는 미국 시장에서 널리 유통되며 미국산 보다 맛있다는 평가가 많다.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서로 다른 감미료를 넣은 두 음료의 맛을 비교 평가하는 소규모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입소문이 맞는 지 실제 확인해 본 것이다. 총 6명이 실험에 참가했다. 두 음료는 외형적 단서를 모두 제거한 후 A와 B로만 표시했다. 참가자들은 두 음료 시음 후 입맛에 더 맞는 음료를 선택했다. 그 결과 6명 중 5명이 멕시코산 콜라를 정확히 찾아냈고, 대부분은 “단맛의 질감이 다르다”고 응답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 특유의 깔끔한 단맛이,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사용한 미국산 제품과 비교해 “덜 텁텁하고 깔끔하다”는 평이었다. 반면 미국산 콜라에 대해선 “단맛이 가볍고, 시럽 냄새가 난다”거나 “목 넘김 후에도 뭔가 남아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사탕수수 설탕 콜라, 더 건강할까?건강에는 어떨까.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몰리는 액상 과당보다 나은 점이 있을까.사탕수수 설탕과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그램(g)당 4kcal로 열량이 같다. 체내에 흡수돼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 대사 과정도 거의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어떤 당이든 과다섭취하면 비만과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이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미 식품의약국(FDA), 농무부(USDA),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세 차례 고위 관료를 지냈으며 현재 미국의 영양 위기 해결에 주력하는 비정부기구(NGO) 너리시 사이언스(Nourish Science)의 최고 경영자(CEO)인 제럴드 맨데는 “케네디 장관이 설탕을 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말대로 둘 다 설탕이고, 둘 다 독이 될 것”이라고 정치외교 매체 더 힐(THE HILL)에 말했다.“결국 콜라는 (감미료를 바꾸더라도)콜라일 뿐이다. 과일이나 채소가 아니지 않나?”‘라고 조지워싱턴 대학교 국제 식량 연구소의 정책·프로그램 책임자인 필딩-싱 박사가 같은 매체에 말했다.터프츠 대학교의 ‘음식은 약’ 연구소(Food Is Medicine Institute) 다리우시 모자파리안 소장은 “한 가지 당을 다른 당으로 대체하는 것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FDA는 공식 성명을 통해 “두 감미료가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한편, 국내 생산 코카콜라는 설탕, 당 시럽, 기타 과당을 감미료를 쓰는 것으로 표기 돼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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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5분 속보, 천천히 3시간보다 낫다고?…조기사망 위험 19% 뚝

    전체 운동 시간보다 운동 강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분만 빠르게 걸어도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사망 위험을 20% 가까이 낮출 수 있다.빠르게 걷기의 이점은 특히 심혈관계 관련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서 두드러졌다.연구를 이끈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의료센터의 웨이 정 박사는 “매일 걷는 것의 건강상 이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걷는 속도와 같은 요인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번 연구결과 하루 15분만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망률을 거의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반면 하루 3시간 이상 천천히 걷는 것은 4%의 위험 감소에 그쳤다. 이는 운동 시간보다 운동 강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연구진은 미국 남동부 12개 주에 거주하는 흑인 중심의 저소득층 약 8만 명(40~79세)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느리게’ 걷는 시간과 ‘빠르게’ 걷는 시간을 설문조사(자가보고) 했다. 이후 16.7년의 중간 추적 기간 동안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걷기 속도는 일상 활동, 직장 내 보행, 반려견 산책, 가벼운 운동 등은 ‘느리게 걷기’로, 계단 오르기, 빠른 보행, 운동 등은 ‘빠르게 걷기’로 구별했다. 운동량에 따라 참가자들을 걷지 않는 그룹(0분), 0분이상~30분미만, 30분이상~60분미만, 60분이상의 네 그룹으로 나눴다. 참가자의 인종은 흑인 66%, 백인 30%, 기타 4%였고, 54% 이상이 연소득 1만5000 달러(약 2073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이었다. 추적 기간에 2만6862명이 숨졌다.분석 결과 하루 단 15분이라도 빠르게 걸으면 전체 사망률이 1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느리게 걷기는 3시간 이상인 경우 사망 위험이 4%, 3시간미만은 1~2% 감소했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무의미 했다.빠르게 걷기는 특히 미국 내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걷지 않는 사람보다 27% 낮았다.빠르게 걷기의 건강상 이점은 식단, 흡연, 음주 등 다른 생활습관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유효했다.연구진은 빠르게 걷기가 심장 효율 향상을 비롯해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과 같은 위험 요인 감소 등 여러 가지 심혈관계 건강을 개선한다고 밝혔다.논문 제1저자인 릴리 류 박사는 “빠르게 걷기나 다른 형태의 유산소 운동처럼 더 강도 높은 신체활동을 일상생활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이번 연구는 분당 걸음 수를 평소보다 14보 더 늘리면 ‘허약’하거나 ‘허약 직전’ 상태인 노인의 신체 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 와 궤를 같이 한다.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다니엘 루빈 교수는 “빠르게 걷는 것은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며 “빠르게 걷는 노인이 더 오래 산다”라고 말했다.비슷한 맥락의 연구 중에는 계단 오르기와 같은 고강도 활동을 평소 상대적으로 비활동적인 여성이 한 번에 1분 이상씩 총 4분만 나눠서 하더라도 심장마비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도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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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5회 ‘커피 관장’으로 항암? 20대 女, 허망한 죽음

    반(反)의학 음모론에 빠진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대체의학을 고집하다 숨진 20대 여성이 어머니의 관리를 받으며 하루 다섯 차례 커피 관장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영국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한 팔로마 셰미라니(Paloma Shemirani)는 혈액 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을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려다 작년 7월 24일 종양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당시 나이 23세.2023년 말 그녀를 검진한 의료진은 화학요법(항암치료)으로 치료하면 생존 가능성이 80%라며 예후를 낙관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대체요법으로 암에 맞서다 몇 달 후 사망했다.전직 간호사이자 유명 음모론자인 그녀의 어머니 케이트 셰미라니(Kate Shemirani)가 딸의 치료 프로그램에 적극 관여했다.팔로마의 이란성 쌍둥이인 가브리엘 셰미라니와 그의 형 세바스찬은 어머니의 현대 의학에 대한 비합리적 불신이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한다.BBC의 3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가브리엘은 전날 켄트 주 메이드스톤 법정에서 열린 사망원인 심문(inquest)에서 팔로마가 매일 커피 관장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엄마가 팔로마를 겁주고, 자신만이 유일한 구원자라고 믿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피 관장(Coffee Enema)은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항문을 통해 직장에 주입하여 대장을 세척하는 대체요법이다. 이는 주로 해독(detox), 장 정화, 피로 개선 등을 목적으로 사용하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의료행위는 아니다.이날 심문에선 팔로마의 암 치료가 주로 엄격한 식단과 녹즙 다량 섭취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화상으로 심문에 참석한 팔로마의 어머니는 법정 경고를 받았다. 이유는 소리를 끈 채로 카메라를 향에 손 팻말을 들거나, 증인 신문 중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했기 때문이다. 검시관은 “법정모독에 가깝다”라며 경고했다. 심문은 계속될 예정이다.한편 팔로마의 어머니 케이트 씨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팬데믹은 사기이고 백신은 수많은 사람을 죽이려는 계획의 일부이며, 의사와 간호사가 이 모든 일에 가담한 것에 대해 처벌받아야 한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간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세바스찬과 가브리엘 형제는 지난 6월 BBC와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9·11 테러를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믿었으며,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이 사망한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또한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고 말했다.세바스찬과 가브리엘 형제는 생사의 기로에 선 여동생이 반의학 음모론자인 어머니를 따르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부모 이혼 후 엄마와 연락을 끊은 남자 형제들과 달리 팔로마는 꾸준히 연락하고 친밀하게 지내며 어릴 때 엄마에게서 받지 못한 사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병원 항암치료를 포기한 팔로마는 대신 어머니의 뜻에 따라 ‘거슨요법’으로 암과 맞서기로 결정했다. 거슨요법은 우리 몸에서 생기는 독을 제거하고, 부족한 영양을 채워준다는 개념의 대체 요법이다. 제독을 위한 커피 관장, 유기농 야채즙, 그리고 곡식으로 구성한 무염식이가 핵심이다. 하지만 암 치료법으로 승인되지 않았으며 효과가 있다는 확인된 결과도 없다고 BBC는 지적했다.딸의 죽음에 대해 어머니 케이트는 “의료진이 딸을 살해했으며 죽음을 은폐했다”며 입증되지 않은 여러 가설을 소셜 미디어 X에서 펼쳤다. 그녀는 “의학은 거짓말이며 우리가 믿었던 의료는 이제 살인 서비스다”라고 적었으며, 딸의 죽음을 “대규모 과실치사 사건”으로 표현했다.세바스찬은 어머니가 여동생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며 “내 여동생은 엄마의 행동과 믿음의 직접적인 결과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다른 누구도 내가 겪은 것과 같은 고통이나 상실을 경험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지난달 BBC 인터뷰에서 말했다.영국 전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는 사망원인 심문은 이달 시작됐다. 사망원인 심문은 의문사, 급사, 자연사로 보이지 않는 죽음의 경우에 사망 원인과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검시관이 진행하는 공식적·법적 조사 절차이며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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