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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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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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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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제거하되 가자지구 점령 안돼”…가이드라인 제시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제거 목표는 지지하면서도 가지지구 점령에 대해선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 승리로 가자를 점령한 뒤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따라 2005년 병력과 정착촌을 철수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피 통로를 확보하고 생필품 공급 등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 뒤 하마스 제거 작전을 펼치되 재점령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란이나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에 개입 명분을 주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 “바이든, 이번주 이스라엘行 검토”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CBS 방송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잔혹 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서 하마스를 지목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악(惡) 그 자체(sheer evil)’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 파괴”를 선언한 이스라엘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하마스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극단적인 요소들이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완화도 주문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이 의약품과 식량, 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스라엘도 압박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의 행동은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하마스를 처음으로 규탄했다. 앞서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압바스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변하지 못하는 하마스를 규탄했다.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초청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시점을 이번 주 후반으로 잡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을 위한 선결조건을 이스라엘에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란, 헤즈볼라에 개입 명분 줄라’ 분주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재점령 반대,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이란과 헤즈볼라 등이 전쟁 개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줄여 확전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계속 지원해 왔으나 최근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는지 직접 증거는 없다”며 이란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갔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전쟁까지 불거지면서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직접 나서는 일은 막아야 하는 셈이다. 질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화답하듯 “우리는 가자지구 점령에 관심이 없다”고 미 CNN 방송에 말했다. 중동에 급파돼 이스라엘을 비롯해 여러 아랍국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해 인도주의적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이 가자 주민에게 원조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 개방을 비롯해 주변 국가들과 협상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또 ‘중동 인도주의 특사’로 데이비드 새터필드 전 주튀르키예 대사를 임명해 인도주의적 위기 해결 모색을 주문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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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진입’ 최후통첩… 이란 ‘참전’ 경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게 “이날 오전 10시∼오후 1시(한국 시간 오후 4∼7시)까지 대피하라”고 최후 통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하루 전 방탄 조끼를 입고 가자지구 인근 군 기지를 찾아 지상전 개시를 앞둔 병사들을 격려했다. 하마스를 후원해 온 이란의 최고 군사조직 혁명수비대 또한 시리아 주둔 병력을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쪽으로 옮기는 등 전쟁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최고지도자는 14일 카타르에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군 기지에서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한 후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 또한 “육해공군 합동으로 가자지구 북부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 궤멸을 선언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탱크, 장갑차 등으로 무장한 수만 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곧 가자지구에 진입해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할 것이라고 14일 전했다. 당초 14, 15일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흐린 날씨로 공군 및 무인기(드론)의 지상군 지원이 어려워져 며칠 연기됐다고 덧붙였다. 이미 13일 소수의 이스라엘군 정찰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수행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14일 경고했다. 이란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또한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이번 사태의 해법을 논의했다.“이스라엘, 특공대 등 수만명 곧 작전”… 이란, 혁명수비대 재배치 이스라엘 연사흘 “가자서 대피를”NYT “이, 하마스 지도부 사살 목표”이란 “레드라인 있다” 대응 의지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교전 계속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 시간) 오전 10시∼오후 1시(한국 시간 오후 4∼7시)에 가자지구 북부에서 어떤 작전도 수행하지 않습니다. 이 시간 동안 당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십시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상전이 임박했다. 이스라엘군은 1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북부 주민의 대피를 권고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이후 이날까지 3일 연속 대피를 권고하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미 뉴욕타임스(NYT) 또한 보병대, 탱크, 공병대, 특공대 등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군인 수만 명이 조만간 가자지구에 진입해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할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하마스를 후원하는 ‘시아파 맹주’ 이란의 움직임 또한 빨라졌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에 배치한 병력을 이스라엘 국경 쪽으로 이동시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란 지도부 또한 거듭 “지상군 투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행보가 ‘수니파 좌장’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 美, JDAM 폭격 후 지상군 투입 전망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가자지구 인근 군 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는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 군 기지를 찾았다. 지상전 개시에 임박해 군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또한 같은 날 “‘중대 군사 작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소수의 이스라엘군 정찰대 또한 가자지구에 진입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의 탐사 전문 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시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스라엘이 15, 16일경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가자지구를 공습할 것이며 지상군 투입 또한 즉시 뒤따를 것”이란 글을 게재했다. JDAM은 반경 800m 내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일 수 있는 강력 무기이다. NYT에 따르면 지상군 투입의 1차 목표는 하마스 지도부의 사살이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예히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조직 알깟삼여단의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 등이 최우선 목표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2006년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벌인 ‘34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 또한 각종 터널과 함정들을 준비하며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때 앞서 인질로 잡은 약 150명의 이스라엘 민간인 또한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 개입 가능성 커져 이란 또한 개입 의사를 거듭 드러냈다. WSJ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시리아 동부에 배치했던 병력을 남쪽 다마스쿠스 일대로 재배치했다. 다마스쿠스와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거리는 불과 320km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 또한 14일 “이란에는 ‘레드라인(금지선)’이 있다”며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개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이란이 후원하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5일 레바논 국경지대에 4km의 제한구역을 설정하고 민간인 출입을 통제했다. 지상군 투입에 따른 민간인 피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약 110만 명인 가자지구 북부 주민 속에 섞인 최소 3만 명의 하마스 대원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민 반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1967∼2005년 가자지구를 통치했다. 이후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에 통치권을 넘겼다. 하마스보다 온건 성향인 PA는 2007년 하마스에 지배권을 뺏겼다. 이를 감안할 때 이스라엘의 직접 통치, PA의 지배권 인계 모두 상당한 반발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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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정찰대 가자 진입…JDAM 폭격 후 지상군 투입 전망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시점 결정만 남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수만 명의 군인을 동원해 곧 가자지구를 침공한 후 하마스 지도부 제거에 나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초 14,15일 주말을 이용해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흐린 날씨로 공군 및 무인기(드론)의 지상군 지원이 어려워져 투입 시점이 며칠 연기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입이 이뤄지면 2006년 이스라엘이 이란의 후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34일간 벌였던 ‘34일 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상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하마스를 후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개입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시아파 맹주’ 이란의 개입은 미국, ‘수니파 좌장’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美, JDAM 폭격 후 지상군 투입 전망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가자지구 인근 군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7일 전쟁 발발 후 그가 처음 이 곳을 찾은 것 또한 지상군 투입 전부터 군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같은 날 “‘중대한 군사 작전’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가자지구 북부 주민은 남부로 대피하라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소수의 이스라엘군 정찰대 또한 가자지구에 진입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의 탐사전문 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스라엘이 15,16일경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가자지구를 공습할 것이며 지상군 투입 또한 즉시 뒤따를 것”이란 글을 게재했다. JDAM은 반경 800m내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일 수 있는 강력 폭탄이다.하마스 또한 약 11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각종 터널과 함정들을 준비해 이스라엘과의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 때 앞서 인질로 잡은 약 150명의 이스라엘 민간인 또한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이란은 지상군 투입이 이란의 개입을 촉발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14일 “이란에는 ‘레드라인(금지선)’이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또한 “모든 무슬림 국가는 팔레스타인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가세했다. ● 지상군 투입 후에도 난제 산적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진입한다 해도 남아있는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우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등 주요 도시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만 점령할 지, 남부까지 점령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지도층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을 지속할 가능성 또한 높다.하마스 지도부를 모두 몰아낼 수 있다 해도 통치권에 관한 논란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967~2005년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했다. 이후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통제권을 넘겨줬다. 하마스보다 온건 성향인 PA는 2007년 하마스의 쿠데타로 가자지구 지배권을 상실했다. 이스라엘의 직접 통치는 가자지구 주민의 거센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PA의 통치 또한 ‘이스라엘의 꼭둑각시’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의 전운도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 일대에서 이스라엘군과 거듭 교전을 벌이고 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총리 안보 보좌관은 14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레바논 국경이라는 두 곳의 전선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헤즈볼라에게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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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다음 단계 임박”…이란 “지상전 강행 땐 통제불능” 참전 경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4일(현지 시간) 방탄 조끼를 입고 가자지구 접경지대의 군기지를 찾았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 또한 “육해공군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하마스 궤멸 작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하마스를 후원해온 이란 또한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통제불능의 사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이번 사태의 해법을 논의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기지에서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후 네타냐후 총리가 군기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이스라엘군 또한 “3군 합동으로 가자지구 북부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 궤멸을 선언했다. 이 성명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주민에게 제시한 이날 오전 10시~오후 4시의 대피 시한이 끝나자마자 나왔다. 하지만 거듭된 공습으로 도로 등 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된 데다 한꺼번에 많은 탈출 인파가 몰려 대피 과정에서의 혼란 또한 극심하다. 이란은 참전 가능성을 거듭 거론했다. 이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수행한다면 이란 또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 또한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측의 전쟁 범죄가 중단되지 않으면 통제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에서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날도 산발적인 교전을 벌였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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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며칠내 가자서 작전” 진입 초읽기

    이스라엘군이 “며칠 내로 가자지구에서 중요한 작전을 벌이겠다”며 가자지구 북부 주민에게 24시간 안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를 장악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공습 위주로 전개되던 중동전쟁의 지상 전면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마스를 후원하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투입을 사실상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중동전쟁 확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3일 0시 직전 성명을 발표해 “며칠 내로 가자시티(가자지구 북부 최대 도시)에서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가자시티 등 주민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중부) 와디가자의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유엔도 이날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가자 북부 약 110만 명의 주민들이 향후 24시간 이내에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언제 가자지구에 진입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날 “여러 소식통들이 14일 당일 또는 직후에 지상군이 진입할 것이라고 (본보에) 전해 왔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이 명령이 “매우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미 비극적인 (가자지구)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마스는 이날 주민 대피를 저지하는 ‘맞불 성명’을 냈다. 살라마 마루프 하마스 미디어 책임자는 이스라엘의 대피령이 “허위 선전을 퍼뜨려 주민들 사이에 혼돈을 일으켜 내부 결속을 해치려는 심리전”이라면서 주민들에게 “집에 그대로 남아 있으라. 점령자(이스라엘) 측이 촉발한 이 역겨운 심리전 앞에 굳건히 버티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에 나서면 민간인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란의 불길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 레바논, 시리아 등 이슬람 ‘시아파 벨트’ 국가를 찾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새로운 전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마스 외 다른 세력이 가세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 하마스 대원들에게 살해된 영유아 시신 사진을 공개하며 지상군 투입에 앞서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관련 사진을 기자회견에서 공개하며 “인류 최악의 타락이다. 지금은 도덕적 명확성을 위한 순간”이라면서 이스라엘에 힘을 실었다.이스라엘 “가자 주민 24시간내 대피하라”… 하마스 “집에 있어라” [중동전쟁]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앞두고 초긴장이, 영유아 등 민간인 피살사진 공개 …지상전 명분 쌓은 뒤 진입 명령 대기하마스, ‘민간인 인간방패’ 우려 커져…美 국방장관, 이스라엘서 작전 논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된 이스라엘 예비군 30만 명과 장갑차, 탱크 등은 진입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주민을 향한 24시간 내 대피 권고는 지상작전 돌입 전 마지막 단추를 끼우는 격이다. 하지만 하마스 지도부는 “점령자 측이 촉발한 역겨운 심리전”이라며 대피령에 따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이스라엘이 작전을 강행하면 가자지구 내 대규모 인명 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 ‘영유아 시신’ 사진 공개 뒤 전격 결정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0시 직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북쪽) 가자시티 등 주민들은 와디가자 이남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대피 시한은 24시간으로 제시됐다. 앞서 12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하마스 대원들의 잔혹한 이스라엘 민간인 살상 사진 3장을 공개했다. 한 사진에는 피로 흥건한 침대가 보이고 다른 사진에는 기저귀를 찬 아기 시신이 비닐백에 담겨 있는데 머리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아기 시신이 담겨 있다. 설명이 없으면 아기라고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총리실은 게시물에서 “하마스 괴물들이 살해하고 불태운 아기들의 끔찍한 사진”이라며 “하마스는 인간이 아니다.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다”라고 주장했다. 그간 말로만 전해진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 의혹을 뒷받침할 사진을 공개하며 지상작전의 명분을 쌓은 뒤 몇 시간 만에 전격 가자지구 주민 대피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선전전’에 넘어가지 말라며 피란을 막아섰다. 하마스 지도부는 13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본토(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시민들을 추방하기 위해 심리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향해 대피령에 따르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촉구했다. 또 최근 24시간 새 가자지구 곳곳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인질 1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주민과 인질들이 거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 “서로 작별인사” 대형 무덤 우려 가자지구는 이집트와 맞닿은 남부 라파에서 북부 베이트하눈까지 거리가 41km로, 차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 총 230만 인구의 절반가량인 북부 주민 110만 명이 하루 만에 남부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엔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미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피 명령을 철회해 달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 네발 파르사크 대변인도 “약 110만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패닉’ 상태다. AP통신은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가방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쓸어담고 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인터넷과 전화 통신망이 붕괴돼 대피 명령조차 듣지 못한 주민들이 많다. 현재 북부 거리는 텅 비었다”고 전했다. 이미 도로와 건물이 폭격당하고 부상자도 6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대규모 대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 시파 병원의 원장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병원은 대형 공동묘지가 돼버릴 것”이라며 참담함을 나타냈다. 파르사크 대변인은 “많은 의료진이 부상자를 두고 떠나길 거부하며 이미 동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며 흐느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병원 전력이 끊겨 영안실 냉각기조차 멈춰 유족들이 유해가 부패될세라 맨손으로 이들의 시신을 운반하고 있다고 참혹한 광경을 전했다. ● 美 “이스라엘 지지”, 英도 병력 지원 이스라엘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직후 기자회견에선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사진을 공개하며 “하마스의 만행은 인류 최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3일 이스라엘을 찾아 작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도 P8 해상초계기와 함정 두 척, 헬리콥터 3대, 해병대 1개 중대를 보내기로 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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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주민 24시간내 대피하라”… 지상전 임박

    이스라엘군이 “며칠 내로 가자지구에서 중요한 작전을 벌이겠다”며 가자지구 북쪽 주민에게 24시간 안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를 장악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공습 위주로 전개되던 중동전쟁의 지상 전면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마스를 후원하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투입을 사실상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중동전쟁 확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3일 0시 직전 성명을 발표해 “며칠 내로 가자시티(가자지구 북쪽 최대 도시)에서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가자시티 등 주민들은 자신과 가족 안전을 위해 남쪽의 와디 가자로 대피하라”고 발표했다. 유엔도 이날 “가자에 거주하는 약 11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향후 24시간 이내에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언제 가자지구에 진입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날 “여러 소식통들이 14일 당일 또는 이후에 지상군이 진입할 것이라고 (본보에) 전해 왔다”고 보도했다.유엔은 이 명령이 “매우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미 비극적인 (가자지구)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하마스는 이날 주민 대피를 저지하는 ‘맞불 성명’을 냈다. 살라마 마루푸 하마스 정부 미디어 책임자는이스라엘의 대피령이 “허위 선전을 퍼뜨려 주민들 사이에 혼돈을 일으켜 내부 결속을 해치려는 심리전”이라면서 “집에 그대로 남아 있으라. 점령자(이스라엘) 측이 촉발한 이 역겨운 심리전 앞에 굳건히 버티라”고 촉구했다.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에 나서면 민간인 대량 사상자 발생은 물론 전란의 불길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레바논과 시리아 등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찾은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새로운 전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확전을 경고했다.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 하마스 대원들에게 살해된 영유아 시신 사진을 공개하며 지상군 투입에 앞서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관련 사진을 기자회견에서 공개하며 “인류 최악의 타락이다. 지금은 도덕적 명확성을 위한 순간”이라면서 사실상 지상군 투입 결정에 힘을 실었다. 이스라엘 “24시간내 대피하라”…하마스 “심리전에 동요말라”이스라엘이 가지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된 이스라엘 예비군 30만 명과 장갑차와 탱크 등은 진입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주민을 향한 24시간 내 대피 권고는 지상작전 돌입 전 마지막 단추를 끼우는 격이다. 하지만 하마스 지도부는 “점령자 측이 촉발한 역겨운 심리전”이라며 대피령에 따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이스라엘이 작전을 강행하면 가자지구 내 대규모 인명 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 ‘영유아 시신’ 사진 공개 뒤 전격 결정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0시 직전 성명을 통해 “(가지지구 북쪽) 가자시티 등 주민들은 남쪽의 와디 가자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대피 시한은 24시간으로 제시됐다. 앞서 12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하마스 대원들의 잔혹한 이스라엘 민간인 살상 사진 3장을 공개했다. 한 사진에는 피로 흥건한 침대에 아기가 누워 있고 머리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다. 다른 사진에는 아기 시신이 가방에 담겨 있고, 또 다른 사진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아기 시신이 담겨 있다. 설명이 없으면 아기라고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총리실은 게시물에서 “하마스 괴물들이 살해하고 불태운 아기들의 끔찍한 사진”이라며 “하마스는 인간이 아니다.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다”라고 주장했다. 그간 말로만 전해진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 의혹을 뒷받침할 사진을 공개하며 지상작전의 명분을 쌓은 뒤 몇 시간만에 전격 가자지구 주민 대피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선전전’에 넘어가지 말라며 피란을 막아섰다. 하마스 지도부는 13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본토(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시민들을 추방하기 위해 심리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향해 대피령에 따르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최근 24시간 사이에만 가자지구 곳곳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인질 1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주민과 인질들이 거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 “서로 작별인사” 대형 무덤 우려가자지구는 이집트와 맞댄 남부 라파에서 북부 베이트하눈까지 거리가 41㎞로, 차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 총 230만 인구의 절반가량인 북부 주민 110만 명이 하루 만에 남부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엔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미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피 명령을 철회해 달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 네발 파르사크 대변인도 “약 110만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가자지구 주민들은 ‘패닉’ 상태다. AP통신은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가방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쓸어담고 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인터넷과 전화 통신망이 붕괴돼 대피 명령조차 듣지 못한 주민들이 많다. 현재 북부 거리는 텅 비었다”고 전했다.이미 도로와 건물이 폭격당하고 부상자도 6000여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대규모 대피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 시파 병원의 원장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병원은 대형 공동묘지가 돼버릴 것”이라며 참담함을 나타냈다. 파르사크 대변인은 “많은 의료진들이 부상자를 두고 떠나길 거부하며 이미 동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며 흐느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병원 전력이 끊겨 영안실 냉각기조차 멈춰 유족들이 유해가 부패될세라 맨손으로 이들의 시신을 운반하고 있다고 참혹한 광경을 전했다. ● 美 “이스라엘지지”, 英도 병력 지원이스라엘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직후 기자회견에선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사진을 공개하며 “하마스의 만행은 인류 최악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3일 이스라엘을 찾아 작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도 P8 해상초계기와 함정 두 척, 헬리콥터 3대, 해병대 1개 중대를 보내기로 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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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이란에 ‘조심하라’ 했다”… 확전 우려에 개입말라 경고

    “우리는 이란에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벌어진 중동전쟁 개전 후 처음으로 직접 이란을 지목하며 개입을 경고했다. 현재 이란을 맹주로 하는 이슬람 ‘시아파 벨트’ 내 국가들이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하는 상황에서 이란의 지원 가능성을 막으려는 것이다. 일단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의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전화를 자청해 전쟁 종식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란 지목해 ‘개입 말라’ 경고한 美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대인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미 항공모함 전대를 동지중해로 이동시켰고 더 많은 전투기를 파견할 예정이다. 이란에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하마스 공격의 배후 의혹이 있는 이란에 대해 ‘현 상황을 이용하려는 적대 세력’이라고 에둘러 표현해 왔다. 본격적인 중동전쟁으로 번질지의 길목에서 미국은 확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우리가 여기 왔다. 우린 어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에 대한 억지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급파된 블링컨 장관의 최대 임무라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11일 “더 많은 피를 흘리게 하려는 모든 국가, 조직, 개인에게 단 한마디만 하겠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직접 참전하지 않더라도 무기 제공 등 무장단체를 지원할 경우 이번 전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도 검토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란 원유 수출대금 60억 달러의 재동결 법안 추진 의지를 밝히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무엇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FT는 미국이 ‘제2전선’을 막는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이란, 국교 정상화 후 첫 통화 이란의 배후 의혹에 대해선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핵심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놀랐음을 보여주는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번 공격을 승인하는 등 개입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CNN에 “공격 시점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란은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 인지하고 ‘그린라이트’를 줬다”고 말했다. 레바논에 있는 하마스 고위 관계자들은 외신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동맹국에 공격 시점은 알리지 않았다”면서도 “헤즈볼라, 이란, (저항의) 축과 공격 전후 최고위급 수준에서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중동 패권국 지위를 놓고 견제하던 사우디와도 접촉해 ‘이슬람권 연대’로 뜻을 모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전쟁 종식의 필요성과 이슬람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중재로 7년여 만에 양국 관계가 정상화된 이후 처음 나눈 통화다. 하마스보다 전력이 강한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수준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참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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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하마스, 민간인 산채로 불태워”… 지상전 명분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과정에서 자행한 민간인 살상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을 지상군 투입의 명분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현지 시간) TV 연설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참수하고 여성을 성폭행한 것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의 머리에 총을 쏘고, 사람들을 산 채로 불태웠다”며 “하마스 대원들은 이제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에 있는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참수된 영유아들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의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유대인 지도자들과 만나 “테러리스트들이 어린이들을 참수하는 사진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다만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 대변인의 주장과 이스라엘 언론 보도를 근거로 언급한 것일 뿐 해당 사진을 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우리 저항군이 어린이 참수, 여성 성폭행에 연루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서방 매체들이 유포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학살과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정보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6일째인 12일 기준 양측 사망자는 하마스 대원 1500명을 포함해 4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 사망자가 최소 1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주민 135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확전에 대비해 이란을 직접 거론하며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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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전기 끊긴 가자지구, 중세시대로”… 230만명 생존 위기

    “붕괴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가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으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이 극한의 생존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및 전력 차단으로 물자 공급이 완전히 끊긴 탓이다. 비상 발전기 사용마저 여의치 않은 일부 병원은 우물에 의존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에 시달려 온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이미 주민 고통이 상당한 상태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 식량, 전기, 의약품 공급 부족까지 발생한 것이다. 12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현재 최소 6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또한 최소 25만 명의 난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민 대다수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피하고 있으나 공습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알자지라 방송은 11일 “가자지구는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 붕괴 직전”이라고 평했다. 실제 전력이 차단되자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를 찾기 위해 희미한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은 향후 2∼4일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자가 있는 곳만 공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등 민간 시설에도 무차별적인 공습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적신월사는 팔레스타인 의료진 최소 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엔,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 이슬람권의 적십자사인 적신월사 등은 모두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마저 이스라엘 측에 “전쟁법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최소한의 구호물자 반입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스라엘, 이집트, 유엔 등과 가자지구 민간인의 통행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접경국인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로 가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전쟁 후 이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이 검문소가 개방돼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을 하루 최대 2000명 수준으로 제한할 뜻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또한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로 대거 넘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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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하마스, 민간인 산 채로 불태워” 하마스 “정보 조작”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과정에서 자행한 민간인 살상 실태가 드러나면서 공격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양측의 여론전도 격화되고 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현지 시간) TV연설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참수하고 여성을 강간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의 머리에 총을 쏘고, 사람들을 산채로 불태웠다”며 “하마스 대원들은 이제 모두 죽은 목숨”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에 있는 크라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참수된 영유아들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곳은 아기 시신 40구가 발견됐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참혹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의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유대계 지도자들과 만나 “테러리스트들이 어린이들을 참수하는 사진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다만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 대변인의 주장과 이스라엘 언론 보도를 근거로 언급한 것일 뿐 해당 사진을 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우리 저항군이 어린이 참수, 여성 성폭행에 연루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서방 매체들이 유포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학살과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정보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6일째인 11일 양측 사망자는 23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사망자가 최소 1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 역시 11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확전 우려에 대비해 이란을 직접 거론하며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해 강력한 지원 의지와 함께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에 대한 억제 메시지를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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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물자·의약품 끊긴 인구 230만 가자지구…민간인 생존 위기

    “붕괴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가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으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이 극한의 생존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및 전력 차단으로 물자 공급이 완전히 끊긴 탓이다. 비상 발전기 사용마저 여의치 않은 일부 병원은 우물에 의존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에 시달려 온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이미 주민 고통이 상당한 상태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 식량, 전기, 의약품 공급 부족까지 발생한 것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현재 최소 6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또한 최소 25만 명의 난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민 대다수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피하고 있으나 공습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이에 알자지라 방송은 11일 “가자지구는 중세 시대에 처했다. 붕괴 직전”이라고 평했다. 실제 전력이 차단되자 물자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를 찾기 위해 희미한 휴대폰 불빛에 의존해 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은 향후 2~4일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자가 있는 곳만 공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등 민간 시설에도 무차별적인 공습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적신월사는 팔레스타인 의료진 최소 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유엔,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 적신월사 등은 모두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마저 이스라엘 측에 “전쟁법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최소한의 구호물자 반입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이스라엘, 이집트, 유엔 등과 가자지구 민간인의 통행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접경국인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로 가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전쟁 후 이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이 검문소가 개방돼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을 하루 최대 2000명 수준으로 제한할 뜻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또한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로 대거 넘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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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탱크-헬기 접경 집결… 지상전 임박

    이스라엘이 1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경계를 탱크, 장갑차 등으로 에워싸며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지상군이 투입되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악 그 자체(sheer evil)’라고 규정하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11∼1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보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우리 군에 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 전면적 공격을 가하겠다”며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지구와 인접한 ‘232번 도로’를 지났고 군 헬리콥터가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 막사를 설치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9일 밤 가자지구 인근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라. 향후 72시간 동안 버틸 음식, 물 등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 또한 지상전 임박을 알려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세계 곳곳에 있는 예비군 병력 36만 명에 대한 소집령도 내렸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확전 시나리오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향후 전개될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전 개시로 민간인 안전이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 이집트 등과 대피 통로 확보를 논의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이날에도 시리아, 레바논 등 인접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하마스 지원에 나서는 등 이번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이란 외교장관은 11일 쿠웨이트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및 전쟁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과 힘을 합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동 배치 명령을 받은 미 항공모함 ‘제럴드포드’는 10일 목적지인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인질 구출 전문가 및 특수부대도 파견하기로 했다. 11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양측 합계 사망자는 최소 3775명을 넘어섰다.이스라엘 “영유아 시신 40구 발견”… 하마스, 집단학살 의혹 [중동전쟁]이스라엘軍, 가자 인접 집단농장서살해된 민간인 시신 발견 참상 공개하마스측 “아이들은 공격 목표 아냐… 거짓 이야기 믿으면 안돼” 부인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영유아를 포함한 민간인을 잔혹하게 집단 학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3km 떨어진 ‘크파르아자’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며 참상을 공개했다. 하마스 측은 11일 알자지라에 “아이들을 (공격) 목표로 삼지 않는다. 거짓말과 비방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믿으면 안 된다”고 부인했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장 수습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 키부츠에서만 최소 40구의 영유아 시신이 발견됐다. 이를 포함해 최소 100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키부츠에 들어간 미 뉴욕타임스(NYT) 취재진은 곳곳에서 시신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수색 과정에서도 아기 등 온 가족이 집 안에서 총에 맞아 몰살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됐다. 피 묻은 아이 옷과 유모차, 집 바닥의 흥건한 피 등이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옷이 벗겨진 채 길거리에 버려진 여성 시신 또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버려진 시신들이 빠르게 부패해 일대에 악취 또한 진동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일부 시신은 아직 수습조차 되지 못해 겨우 담요만 덮은 채 눕혀져 있었다. 심지어 이곳에서 머리가 잘린 아기 시체까지 발견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흉흉한 소문도 떠돌고 있다. 하마스가 자신들의 습격을 피해 집 안으로 대피한 민간인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불태워 숨지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키부츠 내 집 여러 채가 그을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인근 베에리 키부츠에서도 최소 108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시신 수습을 진행한 현지 구호단체 ‘자카’ 관계자 또한 유아 시신이 발견됐다며 전쟁 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하마스는 침공 당일인 7일 두 키부츠를 포함해 20여 개 도시와 마을에 침투했으나 현재 대부분 이스라엘군이 탈환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생존 주민의 증언 및 동영상, 해당 지역의 방범 카메라 등을 토대로 이번 학살의 증거를 제시했다. 크파르아자에서 시신 수습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NYT에 “이것은 전쟁이 아닌 대학살”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조부모 세대가 겪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상황이라고 하마스를 규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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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하마스는 惡 그 자체”… 시리아측, 이스라엘 공격 가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악(惡) 그 자체(sheer evil)’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전선이 가자지구에서 레바논, 시리아 등 인근 시아파 이슬람 국가들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전쟁 나흘째인 10일(현지 시간) 레바논에 이어 시리아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포탄이 발사됐고, 이스라엘이 11일 포탄 등으로 이에 반격하는 등 교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의 다른 아랍 국가나 무장단체들이 전쟁을 악용할 경우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며 미군의 직접 개입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 “바이든, 가장 강경한 메시지로 연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악 그 자체가 세상에 풀려날 때가 있다”며 “피에 굶주린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악의 광란 행위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약 10분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악’ ‘역겹다’ ‘혐오스럽다’ 같은 강경한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와 관련해 역대 미 대통령 연설 중 가장 강경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분노의 연설’은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이 전쟁에 추가 개입하거나 이란 등이 무기를 지원하는 양상으로 확전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가 10일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한 데 이어 이번 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을 이스라엘 해역으로 추가 전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대응)를 위해 항공모함을 움직이지 않았다”며 “전쟁을 확대하려는 국가나 행위자에 분명한 억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란 배후설’에 대해선 “이란은 광범위한 의미에서 이번 공격에 공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내 다른 세력이) 현 상황을 악용한다면 미국의 단호한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며 직접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시아파 벨트’로 확전 조짐 미국의 강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 이라크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레바논, 시리아 일대에선 확전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4차례 전쟁을 치른 ‘앙숙’ 시리아 영토에서는 10일 이스라엘로 박격포가 날아왔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대포와 박격포로 발사 원점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 발발 뒤 양측 간 교전은 처음이다. IDF는 11일에는 레바논 측의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말리크 알 후티와 이라크 시아파 정치 단체 수장 하디 알 아미리도 10일 “미국이 가자지구 문제에 개입하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를 공격한 바 있다. ‘배후’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아랍권 국가들에 ‘반(反)이스라엘’ 진영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쿠웨이트 정부 측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가자지구 포위망을 허물고 더 심각하게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이 강화되면서 사실상 중동전쟁에 더 많은 아랍국이 개입하는 전선 확대를 요청한 것이다. 이번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을 비판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튀르키예도 “미국의 지원은 가자지구의 대량학살만 불러올 뿐”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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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 임박… 탱크 접경 집결

    이스라엘이 1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경계를 탱크, 장갑차 등으로 에워싸며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지상군이 투입되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순전한 악(Sheer Evil)’이라고 규정하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11일 이스라엘로 급파해 추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우리 군에 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 전면적 공격을 가하겠다”며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지구와 인접한 ‘232번 도로’를 지났고 군 헬리콥터가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 막사를 설치했다.이스라엘 당국이 9일 밤 가자지구 인근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라. 향후 72시간 동안 음식, 물 등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 또한 지상전 임박을 알려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세계 곳곳에 있는 예비군 병력 36만 명에 대한 소집령도 내렸다고 전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확전 시나리오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향후 전개될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에도 시리아, 레바논 등 인접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하마스 지원에 나서는 등 이번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의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 의혹이 제기된 이란의 외무장관은 11일 쿠웨이트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 정권의 가자지구 봉쇄와 전쟁 범죄에 심각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과 힘을 합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동 배치 명령을 받은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은 10일 목적지인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인질 구출 전문가 및 특수 부대도 파견하기로 했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양측 합계 사망자는 최소 365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각각 1200명, 950명이 희생됐다. 이스라엘이 발견한 하마스군 시신 또한 1500명이 넘는다.바이든 “하마스는 완전한 악”… 시리아, 이스라엘 포격 가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악 그 자체(sheer evil)’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전선이 가자지구에서 레바논, 시리아 등 인근 시아파 이슬람 국가들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전쟁 나흘째인 10일(현지 시간) 레바논에 이어 시리아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포탄이 발사됐고, 이스라엘이 11일 포탄과 대전차로 이에 반격하는 등 교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다른 아랍국가나 무장단체들이 전쟁을 악용할 경우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며 미군 직접 개입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 “바이든, 가장 강경한 메시지로 연설”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악(惡) 그 자체가 세상에 풀려날 때가 있다”며 “피에 굶주린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 최악의 광란 행위와 닮았다”고 비판했다. 약 10분 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악’ ‘역겹다’ ‘혐오스럽다’ 같은 강경한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 관련해 역대 미 대통령 연설 중 가장 강경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분노의 연설’은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나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이 전쟁에 추가 개입하거나 이란 등이 무기를 지원하는 양상으로 확전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 항공모함 ‘제럴드포드’가 10일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한 데 이어 이번 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을 항모 전단을 이스라엘 해역으로 추가 전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대응)를 위해 항공모함을 움직이지 않았다”며 “전쟁을 확대하려는 국가나 행위자에 분명한 억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란 배후설’에 대해선 “이란은 광범위한 의미에서 이번 공격에 공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내 다른 세력이) 현 상황을 악용한다면 미국의 단호한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며 직접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 ‘시아파 벨트’로 확전 조짐미국의 강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 이라크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레바논, 시리아 일대에선 확전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4차례 전쟁을 치른 ‘앙숙’ 시리아 영토에서는 10일 이스라엘로 박격포가 날아왔다. 이스라엘방위군(IDF)는 이날 “대포와 박격포로 발사 원점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 발발 뒤 양측 간 교전은 처음이다. IDF는 11일에는 레바논 측의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델 말렉 알 후티와 이라크 시아파 정치 단체 수장 알 아미리도 10일 “미국이 가자지구 문제에 개입하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를 공격한 바 있다. ‘배후’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아랍권 국가들에 ‘반(反)이스라엘’ 진영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이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쿠웨이트 정부 측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가자지구 포위망을 허물고 더 심각하게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원이 강화되면서 사실상 중동전쟁에 더 많은 아랍국이 개입하는 전선 확대를 요청한 것이다.이번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을 비판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튀르키예도 “미국의 지원은 가자지구의 대량학살만 불러올 뿐”이라며 미국 비판에 가세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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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폭격땐 인질 처형”… 이 “가자 진입 불가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사흘째인 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은 전방위 보복을 선언하며 하마스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예고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공격해 올 때마다 납치한 인질들을 1명씩 처형하겠다며 ‘인간 방패’ 전술을 실행할 태세여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9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에서 “하마스의 행태는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같다. 하마스는 가혹하고 끔찍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협상할 수 없다. (가자지구에) 진입해야 한다”며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함을 설명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휘부에 대한 암살 작전에 곧 착수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10일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900명이 사망하고 24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7일 기습 침투한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약 150명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어 생사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도 770명이 숨지고 3700여 명이 부상을 당해 양측 사망자가 16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마스는 인질 살해 협박으로 맞서고 있다. A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사전 경고 없이 우리 민간인을 공격할 때마다 붙잡고 있는 인질 중 한 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극단적인 보복전으로 치달으면서 미국 등 서방 내에서도 단일대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빅5’ 국가 정상들은 9일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일부 회원국이 입장 차를 드러내자 몇 시간 만에 철회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유엔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도 우려된다”는 양비론 속에 안전보장이사회 성명 도출에 실패했다.하마스 “폭격에 인질 4명 사망”… 이 “하마스 지휘부 제거할것”보복전 치닫는 이-팔 전쟁하마스, 인질 ‘인간 방패’ 내세워 위협… 이 “인간 탈을 쓴 짐승과 싸우고 있어”가자지구 봉쇄… “전기-식량 없을 것”지상전 초읽기… 민간인 희생 등 부담 “하마스와의 대결은 문명과 야만의 대결이다. 문명 세계가 이슬람국가(IS)를 패배시킨 것처럼 하마스를 패배시킬 것이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인질을 한 명씩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최소 900명의 자국민이 숨진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에 나선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힘으로 하마스를 물리칠 것이며 (이번 전쟁을 통해) 중동을 변화시키겠다”는 공격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과 함께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한 데 이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전방위로 포위하고 있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끌고 온 민간인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단적인 보복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마스 지휘부 제거 작전 착수”전쟁 나흘째인 10일(현지 시간) 현재 양측의 사망자는 1700명에 육박했다. 이스라엘 현지매체 하아레츠는 이스라엘 보건당국을 인용해 이날까지 이스라엘인 약 900명이 숨지고 24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침투한 가자지구 접경지를 장악하고 남부지역 통제권을 거의 회복했다”면서 민간인 사망자와 별도로 하마스 무장대원의 시신 15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도 크게 늘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770명이 숨지고 37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대대적인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휘부 암살 작전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는 “서방이 (테러단체) IS에 했던 것처럼 하마스를 겨냥해 모든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하마스의 지도부와 전투원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고사 작전’도 시작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9일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며 “인간의 탈을 쓴 짐승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2007년부터 생필품과 의약품 반입이 제한된 가자지구에 전기, 식량, 연료 공급이 추가로 제한되면 주민 약 237만 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주민 약 12만 명이 이미 피란길에 올랐다고 집계했다.● “지상군 투입” 공언해도 걸림돌 많아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에 대한 ‘끝장 보복’을 선언한 만큼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나약함을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지상 작전 계획을 만류하지 않았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실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우선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약 150명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리처드 헤흐트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이날 “인질을 죽인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리한 작전으로 인질들이 연이어 살해될 경우 국내외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라 19세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해 인질 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도 자체 영상 분석을 토대로 이스라엘인 4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대규모로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데다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 틈에 깊숙이 숨어 있어 공격 대상을 식별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2014년 병력 6만 명을 가자지구에 파견해 하마스와 전쟁했을 때 팔레스타인인 2000여 명이 사망했다. 민간인 희생이 속출하면 국제 여론이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 지상전이 장기화될 경우 이번 전쟁에 일부 참전한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두 단체를 후원하는 이란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이란과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가자지구가 위기에 처하면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광영 기자 neo@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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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과 수교 추진 사우디 빈살만 “팔레스타인 편에 설것”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격화하면서 중동 아랍 국가들이 ‘이슬람 형제’로 불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던 아랍 국가들도 당분간 거리 두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사진)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에서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양호한 삶을 누릴 적법한 권리, 희망과 포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성취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슬람교 수니파 맹주로 시아파 맹주 이란과 중동 패권을 다투는 사우디는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때문인지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틀간 침묵하다 이날 팔레스타인 지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사우디를 비롯해 팔레스타인에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이집트 요르단 같은 주변국은 민간인 인질 석방과 지역 평화를 내세우며 이-팔 양측 중재에 나서고 있다. 카타르는 “이번 충돌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면서 “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 일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지를 줄곧 밝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이-팔 양측과 접촉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폭격을 멈출 것과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정착촌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면서 이-팔 양측이 요청하면 분쟁 종식을 중재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던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마스의 공격 첫날부터 “심각한 도발”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중동 지역 여러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에 힘써 왔지만 하마스에 대한 보복 공습 등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늘면서 다시 수세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은 중동 아랍국들의 ‘이스라엘 거리 두기’는 하마스 공격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란의 이스라엘 고립 전략이 먹히는 것이라고도 분석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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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패배시킬 것” “인질 한명씩 처형”…극단 보복전 격화하는 이팔 전쟁

    “하마스와의 대결은 문명과 야만의 대결이다. 문명 세계가 이슬람국가(IS)를 패배시킨 것처럼 하마스를 패배시킬 것이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이스라엘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인질을 한 명씩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최소 900명의 자국민이 숨진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에 나선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힘으로 하마스를 물리칠 것이며 (이번 전쟁을 통해) 중동을 변화시키겠다”는 공격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과 함께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한데 이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전방위로 포위하고 있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끌고 온 민간인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단적인 보복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마스 지휘부 제거 작전 착수”전쟁 나흘째인 10일(현지 시간) 현재 양측의 사망자는 1700명에 육박했다. 이스라엘 현지매체 하레츠는 이스라엘 보건당국을 인용해 이날까지 이스라엘인 약 900명이 숨지고 24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침투한 가자지구 접경지를 장악하고 남부지역 통제권을 거의 회복했다”면서 민간인 사망자와 별도로 하마스 무장대원의 시신 15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도 크게 늘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770명이 숨지고 37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대대적인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이스라엘은 하마스 지휘부 암살 작전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는 “서방이 (테러단체) IS에 했던 것처럼 하마스를 겨냥해 모든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하마스의 지도부와 전투원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고사 작전’도 시작됐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9일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며 “인간의 탈을 쓴 짐승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2007년부터 생필품과 의약품 반입이 제한된 가자지구에 전기, 식량, 연료 공급이 추가로 제한되면 주민 약 237만 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주민 약 12만 명이 이미 피난길에 올랐다고 집계했다.● “지상군 투입” 공언해도 걸림돌 많아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에 대한 ‘끝장 보복’을 선언한 만큼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나약함을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지상 작전 계획을 만류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실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우선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약 150명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리처드 헤흐트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이날 “인질을 죽인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리한 작전으로 인질들이 연이어 살해될 경우 국내외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라 19세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해 인질 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도 자체 영상 분석을 토대로 이스라엘인 4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대규모로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데다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 틈에 깊숙이 숨어있어 공격 대상을 식별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2014년 병력 6만 명을 가자지구에 파견해 하마스와 전쟁했을 때 팔레스타인인 2000여 명이 사망했다. 민간인 희생이 속출하면 국제 여론이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지상전이 장기화될 경우 이번 전쟁에 일부 참전한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두 단체를 후원하는 이란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이란과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가자지구가 위기에 처하면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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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대리전’으로 번지는 중동전쟁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체를 흔드는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안보조약을 맺은 이스라엘에 ‘철통 방어’를 약속하며 핵추진 항모전단 등을 급파하고, 그간 하마스를 후원해 온 이란이 이번 이스라엘 공격을 승인했다는 등 배후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틀째인 8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포드함과 5척의 순양함 및 구축함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을 이스라엘로 파견했다. 또 최신예 전투기인 F-35 등 전투기 25대 안팎을 증파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필요시 억지 태세를 추가로 강화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본거지이자 대대적 로켓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은 자국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에 인명 피해가 클 수 있어 그간 전면적인 지상전을 피해왔다. 수많은 사상자 발생은 물론이고 주변 아랍국가와의 확전을 각오하고서라도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 배후에 있다는 정황도 나타나며 전쟁이 미국과 이란 간 ‘강 대 강’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이란 지원 무장단체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8월부터 격주마다 만나 이번 공격을 준비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방어를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8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은 이 지역 국가들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는 라이시 대통령이 앞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와 각각 통화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사상자는 연일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망자는 9일 현재 119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쟁에서 희생된 이스라엘 민간인 수가 지난 20여 년 사이 희생된 규모보다 더 크다고 전했다. 부상자 수도 총 5050명을 넘어섰다.美, 항모전단 파견-전투기 지원 착수… “이란, 2일 하마스 작전 승인”[중동전쟁]美-이란 대리전 양상 본격화이, 지상전 앞두고 美에 무기 요청바이든, 네타냐후와 이틀 연속 통화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과 하마스를 돕는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하는 조짐이다.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이스라엘은 미국에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Iron Dome)’ 요격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 지원을 요청하며 전면전 채비에 나섰다. 미국은 대규모 항모전단까지 급파하며 추가 지원에 착수했다. 이란 정부는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승인했다는 정황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그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추진 등 ‘중동 데탕트(긴장 완화)’를 통해 친미 진영의 복원을 꾀해 왔다. 반면 이란은 중동의 ‘앙숙’ 사우디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모두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미국과 이란이 각각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러설 수 없는 대리전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이스라엘 지원하는 美, 하마스 돕는 이란미국은 지상군 투입 등 전면전 채비에 나선 이스라엘의 지원 요청에 구체적 지원책을 발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미국에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과 재래식 폭탄을 유도 기능을 갖춘 스마트 폭탄으로 바꾸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기관총 탄약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날 해군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함과 순양함 5척, 구축함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을 이스라엘로 파견했다. 또 최신예 전투기 F-35를 비롯한 전투기 25대를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틀 연속 통화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상황에 대한 안보팀 보고를 받은 뒤 추가 무기 지원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 의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 대통령사용권한(PDA) 추가 무기 지원 예산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이란 지원 무장단체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고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8월부터 격주마다 만나 이번 공격을 준비했으며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사방에서 위협할 수 있는 다중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은 하마스의 공습을 두둔했다.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대응에 관여돼 있지 않으며 순전히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배후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70년간 이어진 불법적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자행해 온 억압적 강점과 극악무도한 범죄들에 맞선 전적으로 합법적인 방어”라고 발표했다.● 미국발 ‘중동 데탕트’ 견제하려는 이란미국의 발 빠른 군사 지원은 이란이나 다른 무장단체가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오판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로 공을 들여온 중동 데탕트 구상이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조약을 맺은 이스라엘을 ‘철통 방어’하겠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이란의 하마스 배후 지원 정황 등이 드러나며 이번 중동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전쟁은 최소 수주 이상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대규모 항모전단을 전진 배치하는 것은 이란이나 다른 무장단체들의 하마스 무기 지원이나 직접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반면 하마스의 이번 공습 결정에는 미국 중재로 추진돼 온 사우디-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막으려는 전략적 목표가 주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아랍권의 화해로 이른바 중동 데탕트가 이뤄질 경우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강경 투쟁 노선을 고수해 온 하마스는 입지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는 이스라엘과 수니파 아랍권의 밀착이 자국 안보와 지정학적 입지를 위협한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여 온 이란의 이해에도 부합한다. 이란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최소한 간접 지원했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다. 국제사회의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8일 ‘비공식 협의’를 긴급 소집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안보리 협의를 앞두고 주유엔 이스라엘대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대사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여론전을 벌였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판 9·11 사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대사는 “유혈사태를 중단하고, 봉쇄를 풀어야 할 때”라고 맞섰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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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판 9·11”… 아이언돔-모사드 다 뚫렸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새벽 시간대 전방위 공격으로 이스라엘 본토와 방공망이 뚫렸다. 1973년 이집트, 시리아 등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욤 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의 전방위 공격으로, ‘이스라엘판 9·11테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공격에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유명한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Iron Dome)’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해 온 정보기관 모사드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스라엘은 “강력한 보복”을 천명하며 전쟁에 진입했음을 공식 선언했다.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했던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접경한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하며 ‘신(新)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오전 하마스 최고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는 “지구상의 마지막 점령을 끝내기 위한 가장 큰 전투의 날”이라며 ‘알아크사 홍수’ 작전 개시를 발표했다. 하마스TV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오전 6시 30분경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중·남부 일대 도시를 향해 미사일 7000발을 퍼부었다. 동시에 육로, 해상, 하늘을 통해서 무장대원이 이스라엘 내부로 침투해 민간인, 군인을 인질로 잡았다. 이번 기습 공격으로 8일 현재 양측의 사망자가 최소 713명, 부상자는 4038명이라고 CNN,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하루 만인 8일 성명에서 “우리는 길고 어려운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전쟁 돌입을 선언했다. 이어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며 철저한 응징을 예고했다. 직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공습을 단행했다. 국제사회에서는 하마스, 헤즈볼라를 지원해 온 이란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며 중동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하고 긴급 연설에 나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어떤 정파라도 이 공격으로 이익을 추구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의 개입 가능성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반면 이란은 외교부 명의의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권리”라며 하마스를 옹호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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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통치’ 하마스, 무장투쟁 중시… 민간 공격 마다안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름은 ‘이슬람 저항 운동’을 뜻하는 아랍어 약자에서 유래했다. 1987년 이스라엘의 압제에 항거하는 제1차 시민 봉기(인티파다) 당시 아메드 야신이 설립했고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종파가 다른데도 ‘철천지 원수’ 이스라엘과 싸우는 수니파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온건 노선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으며 과격파 주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테러 등 무장투쟁을 중시해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서방국으로부터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야신은 2004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암살됐다. 북한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2014년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이란을 거쳐 하마스로 유입되는 ‘3각 거래’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기가 필요한 하마스와 돈이 급한 북한 모두 이란을 중개인으로 활용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는 것이다.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고 1967년 ‘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세종시와 비슷한 약 365㎢ 규모에 지난해 기준 약 240만 명이 거주해 인구 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스라엘은 2005년 평화협정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했다. 그러나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하면서 끊임없는 갈등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지중해에 면한 서쪽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방향에 모두 높은 장벽을 쌓아 생필품 반입을 통제하고 주민 이동을 제한하는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가족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체포 이력이 있으면 가자지구를 벗어날 수 있는 통행증을 발급해주지 않는 식이다. 가자지구에 ‘하늘만 뚫려 있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이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탄압으로 코너에 몰린 하마스가 이번에 ‘맞불 작전’으로 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측은 그간 수차례 대규모 무력충돌을 벌여왔으며 이스라엘의 압도적 전력 우위로 피해는 대부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에게 집중됐다. 가자지구의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하마스 또한 적잖은 주민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자살폭탄 테러 등 더 극단 노선을 표방하는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공격에 하마스가 사용한 ‘깟삼’ 로켓은 1930년대 영국령 팔레스타인에서 반(反)영국, 반유대 무장투쟁을 벌인 이슬람 성직자 잇줏딘 깟삼의 이름을 땄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무장단체의 정식 명칭 역시 ‘깟삼 여단’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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