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김소영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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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복지팀 기자입니다. 몸 또는 마음이 아프거나 여러 이유로 차별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ks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교육87%
사회일반10%
노동3%
  • 연휴 마지막날, 전국 대체로 맑아… 일교차 15도 ‘건강 유의’

    연휴가 끝나는 7일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금요일에만 호남권 등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7일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경상권에만 가끔 구름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최저 기온은 6~12도, 낮 최고 기온은 17~23도로 예보됐다. 8일에도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밤부터는 차차 흐려지겠다. 기상청은 “7일과 8일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5도 내외로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전망이다. 8일에는 강수 예보가 없다. 9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오전부터 호남권과 경남 서부, 제주도를 시작으로 비가 내리다가 낮에 그 밖의 경상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늦은 오후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치겠다.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제주도 등에서 5mm 미만으로 약한 비다.10~11일 전국적으로 흐린 지역이 많겠지만 비 소식은 없어 주말 나들이 하기 좋을 날씨일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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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노린 디지털 성범죄… 시작은 ‘나도 아이돌 좋아해’”[N번방 너머의 이야기]

    [3회] 이정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N번방’부터 ‘서울대 딥페이크’, ‘목사방’ 사건까지. 디지털 성범죄는 이름만 달라졌을 뿐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8배, 10대 피해자는 26배나 급증했습니다. 피해자는 종종 ‘내 인생은 끝났다’고 절망하지만, 그 곁을 지키는 이들도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손을 내밀고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뛰는 사람들. <N번방 너머의 이야기>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최근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는 처음부터 성적인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데, 가해자는 그걸 단서 삼아 다가갑니다. 특정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하면 ‘나도 그 아이돌 좋아해’라며 말을 걸고 굿즈를 사주며 친해집니다.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글을 올린 아이에겐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많이 힘들겠다’고 위로하면서 다가갑니다. 그렇게 신뢰를 쌓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신체 사진을 요구합니다.”이정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최근 급증하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폭력 피해 핵심은 ‘온라인 그루밍(Online Gromming·관계를 성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 등으로 관계를 쌓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서울 해바라기센터(아동형) 소장을 맡고 있다. 센터는 성폭력 피해를 본 아동·청소년에게 상담과 의료,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여성가족부와 서울시가 연세대 의료원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센터를 찾는 피해 아동·청소년 중 절반 이상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라며 “특히 온라인 그루밍을 빼놓고는 피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연세대 의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나 그루밍 피해의 특징과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점에 대해 들어봤다.● “좋은 사람이라 믿었는데”… 신뢰 무너지는 경험―그루밍 피해를 보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진다던데.“그렇다. 예전에는 주로 중학생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초등학생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성인이나 중고교생이 그루밍을 한다. 초등학생은 낯선 사람 의도를 구분하는 판단력이 부족하다. ‘내 요구를 안 들어주면 부모님한테 대화 내용 다 말할 거야’ 같은 협박도 어른이 보기엔 허술하지만, 아이들에겐 큰 위협이 된다. 그대로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다.”―어떤 아이들이 그루밍에 취약한가.“주의력결핍 과다 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누군가가 말을 걸면 확 빠져들 수 있다. 물론 ADHD가 있는 모든 아이가 피해를 당할 위험이 크다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울함이나 불안을 많이 느끼는 아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루밍 가해자가 내미는 손길을 쉽게 뿌리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아이들이 성인 피해자와 구분되는 점은.“아이들은 어른보다 죄책감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부모에게 혼날까 봐 두려워 더 숨기기도 한다. 대부분 아이는 피해 사실을 보호자가 알게 되고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평소처럼 학교와 학원에 다니며 일상생활을 그대로 이어간다. 힘들어도 참는 것이다. 이걸 보고 보호자들이 ‘엄마 아빠는 무너졌는데 쟤는 왜 멀쩡하냐’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아이들의 특성이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게 아니다.”―어린 시절 겪은 그루밍 피해는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어린 나이에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을 한 것이다. 온라인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상대가 사실은 범죄자였다는 경험은 앞으로의 대인관계 형성과 유지에 큰 어려움을 준다.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강간이나 추행과 같은 물리적 성폭력과 비교해 디지털 성폭력을 가볍게 보는 시선도 있다.“신체 접촉이 없었다고 해서 더 가볍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 이후 아이가 느끼는 불안과 고통, 회피 같은 트라우마 반응은 굉장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 유포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학교에서 누군가가 내 사진이나 영상을 본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을 겪으며 두려워하고 위축되는 아이들이 많다.”● “왜 보냈어?” 피해자 탓하는 부모들―아이들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 부모는 보통 어떤 반응을 보이나.“크게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한다. 특히 그루밍 피해는 부모가 채팅 내용을 읽어보면 단순히 일방적인 괴롭힘이 아니라고 느낀다. 아이도 같이 재미있게 놀다가 어느 순간 사진이나 영상을 보낸 것이다. 부모 입장에선 ‘우리 애가 왜 이런 행동을 했지?’ 싶어서 패닉 상태에 빠진다. 그러다 아이를 탓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아이가 피해자인데도 아이를 탓하는 모습을 보이나.“그렇다. 그루밍은 마치 아이가 자발적으로 가해자의 요구에 응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채팅 기록을 보면 아이가 어느 정도 동의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왜 보냈냐’ ‘네가 올리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아이에게 책임을 돌린다. 아이를 비난하고 그 이후에 아이의 행적을 일일이 감시하곤 한다. 그러면서 가족 관계는 더 나빠지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진다.―부모가 그렇게 반응하는 데는 세대 차이도 영향을 주는 걸까.“부모 입장에서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금 부모 세대는 그런 경험 없이 자랐다. 부모 세대는 대인 관계가 오프라인에서 시작되고, 오프라인에서 친해진 사람과 온라인 메신저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처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다. ‘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하지?’ ‘왜 개인적인 얘기를 그렇게 쉽게 털어놓지?’ 하는 의문부터 들기 때문에 그 이후에 벌어진 피해는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세대 간 간극이 크다.”―그럼 보호자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디지털 성폭력이 특별히 더 ‘문제 있는’ 아이들에게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피해 과정에서 아이의 잘못은 없다. 부모가 이걸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이를 의심하거나 탓하면 안 된다.”―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딱 하나만 기억해달라. ‘피해자는 잘못한 게 없다’라는 믿음으로 갖고 전문 기관을 찾아오면 된다.”―전문 기관을 찾기 전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대화 내용이나 사진 등 증거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 숨기려 하지 말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지원이 가능하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회복해야”―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본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아이들의 상처와 마주하는 일은 늘 조심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센터에서 온갖 피해를 다 보다 보니 ‘인류애가 줄어든다’라고 말하는 후배들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도와주면 잘 따라오고 회복 속도도 비교적 빠르다. 보호자와 호흡이 잘 맞으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걸 보면서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왜 소아정신과 의사가 됐나.“일단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삶을 이해해야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멋있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큰 관심이 없어서 세부 전공으로 소아정신과를 선택할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자녀가 생기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너무 예쁘게 느껴졌고, 그래서 소아정신과를 택하게 됐다. 아이들은 보호자와 협력이 잘 이뤄지면 회복도 빠르고 그건 내게도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덜 지치고 진심으로 진료할 수 있다.”―지금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본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사람으로 인해 생긴 상처와 고통은 사람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 다른 걸로는 해결하기가 좀 어렵다. 부모에게 이야기했다가 혼만 나서 위축된 친구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 너무 두려워하거나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를 내달라.”※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교제 폭력 스토킹 등으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면 여성 긴급전화 1366에 전화하세요. 365일 24시간 상담 및 긴급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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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과 희망은 아프다고 멈추지 않아요”

    “봄바람 따라 자전거 타기를 연습하면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김해성(가명·6) 군 어머니가 무대에 올라 소망을 전했다. 김 군은 27주 만에 이른둥이로 태어나 ‘단장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진단받았다. 소장이 짧아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병이다. 국내 환자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김 군은 뇌병변과 자폐성 장애도 있다. 이야기가 끝나자 다른 환자와 가족은 박수를 보냈다.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소아암·희귀질환 환자와 가족 약 200명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 생활 단상을 담아 의학 소설을 쓰고 싶다는 뇌종양 환아의 꿈, 수술을 앞두고 물놀이를 다녀오고 싶다는 백혈병 환아 어머니 이야기도 무대를 채웠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열었다. 사업단은 2021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3000억 원 기부를 바탕으로 출범했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아픔은 멈춤이 아니다’ ‘Kids Never Stop’ ‘우리들은 자란다’ 였다. 병원 측은 기부금 중 1500억 원은 소아암 진단·치료에, 600억 원은 희귀질환 진단·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900억 원은 연구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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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의 특별한 어린이날…“우리들은 자란다”

    “봄바람 따라 자전거 타기를 연습하면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김해성 군(가명·6) 어머니가 무대에 올라 소망을 전했다. 김 군은 27주 만에 이른둥이로 태어나 ‘단장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진단받았다. 소장이 짧아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병이다. 국내 환자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김 군은 뇌 병변과 자폐성 장애도 있어 발달이 늦고 걸음은 불편하다. 모자 이야기가 끝나자 다른 환자와 가족은 박수를 보냈다.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소아암·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자 약 200명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 생활 단상을 담아 의학 소설을 쓰고 싶다는 뇌종양 환아의 꿈, 수술을 앞두고 물놀이를 다녀오고 싶다는 백혈병 환아 어머니 이야기도 무대를 채웠다.이날 행사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열었다. 이 사업단은 2021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3000억 원 기부를 바탕으로 출범했다. 병원 측은 기부금 중 1500억 원은 소아암 진단·치료에, 600억 원은 희귀질환 진단·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900억 원은 연구 인프라 구축에 쓰인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을 통해 2021~ 2024년 총 1만1822명의 환자가 진단받았고 5512명이 치료를 받았다.이날 행사에는 마술사 이은결 씨도 무대에 올랐다. 이 씨는 “아픈 몸을 고쳐드릴 순 없지만 잠시나마 마음이 숨 쉴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공연료 전액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아픔은 멈춤이 아니다’ ‘Kids Never Stop’ ‘우리들은 자란다’였다. 병원 관계자는 “병마와 싸우며 아픔을 겪는 아이들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자라고 있으며 모두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최은화 사업단장(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행사는 고 이건희 회장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치료로 지쳐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국 의료진과 협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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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 전국에 봄비…연휴기간 일요일 하루만 ‘맑음’

    3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휴 기간 비 소식이 오락가락해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날씨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우산을 챙기는 게 좋겠다.기상청에 따르면 3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강원 내륙 및 산지 5mm 내외 △대전·세종·충남북 5~10mm △광주·전남북·부산·울산·경남 5~20mm 등이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7~13도, 낮 최고 기온은 13~20도로 예보됐다. 이날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km(산지는 시속 70km 내외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특히 제주도에는 3일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면서 강풍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며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공항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4일에는 강수 없이 맑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4일과 5일 낮 최고 기온은 모두 18~23도로 3일보다 따뜻하겠다. 임시공휴일인 6일에도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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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른 봄-강풍에 곳곳 산불, 인제 20시간만에 진화

    전국 곳곳에 강풍·건조 특보가 내린 지난 주말 동안 강원과 경북·경남 지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랐다. 26일 오후 1시 11분경 강원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73㏊(잠정 집계)를 태운 뒤 약 20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림과 소방 당국은 이날 일몰과 함께 헬기를 철수한 뒤 인력만으로 밤샘 진화를 벌였고, 27일 오전 헬기 35대와 인력 7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9시경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산불로 한때 인제·양양 주민 37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26일 오후 2시 50분부터 서울양양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양방향 통제됐다. 소방 국가동원령이 발령되며 타 시도에서 펌프차와 물탱크차 등 36대가 양양 남대천 둔치에 집결하기도 했다. 주불이 잡히면서 고속도로 통행은 27일 오전 8시 25분을 기해 재개됐다. 이날 오전 9시 15분 국가동원령이 해제됐고 주민들도 모두 귀가했다. 인명 및 민가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산림과 소방 당국은 입산자 실화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산불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26일 오전 11시 28분경 강원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산불도 7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같은 날 경북 봉화, 영주, 경주, 포항과 경남 김해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모두 초기에 진화됐다. 27일 오전 9시 57분경 경북 청송군 부남면 양숙리 야산에서 난 산불은 1시간 45분 만에 꺼졌다. 낮 12시 7분경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산불도 약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경북 성주와 울산 울주 야산에서도 불이 났으나 20∼30분 만에 꺼졌다. 기상청은 “28, 29일에도 순간풍속 시속 35∼55km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산불 예방과 시설물 관리, 안전사고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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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른 대기에 강풍은 불쏘시개…주말 전국 곳곳 산불

    전국 곳곳에 강풍·건조 특보가 내린 주말 동안 강원과 경북·경남 지역에서 크고작은 산불이 잇따랐다. 26일 오후 1시 11분경 강원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73㏊(잠정 집계)를 태운 뒤 약 20시간 만에 진화됐다. 산림과 소방 당국은 이날 일몰과 함께 헬기를 철수한 뒤 인력만으로 밤샘 진화를 벌였고, 27일 오전 헬기 35대와 인력 7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9시경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산불로 한때 인제·양양 주민 37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26일 오후 2시 50분부터 서울양양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양방향 통제됐다. 산불 확산에 대비해 발령됐던 소방 국가동원령에 따라 타 시·도에서 펌프차와 물탱크차 등 36대가 양양 남대천 둔치에 집결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통행은 27일 오전 8시 25분을 기해 재개됐다. 27일 오전 9시 15분 국가동원령이 해제됐고 주민들도 모두 귀가했다. 인명 및 민가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산림과 소방 당국은 산불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앞서 26일 오전 11시 28분경 강원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산불도 7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같은 날 경북 봉화, 영주, 경주, 포항과 경남 김해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모두 초기에 진화됐다. 27일 오전 9시 57분경 경북 청송군 부남면 양숙리 야산에서 난 산불은 1시간 45분 만에 꺼졌고, 낮 12시 7분경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산불도 약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기상청은 “28, 29일에도 순간풍속 시속 35~55km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산불 예방과 시설물 관리, 안전사고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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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 나들이 하기 좋은 봄날씨…목요일엔 비 소식

    이번 주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기온도 따뜻해 나들이 떠나기 좋은 날씨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로자의 날인 1일에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비 소식이 있다.기상청에 따르면 28~30일 전국적으로 비 소식 없이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아침 최저 기온은 6~14도, 낮 최고 기온은 17~24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예보됐다. 서울 기준으로 이날 아침 최저와 낮 최고 기온은 각각 10도, 20도로 예상된다.29일도 낮 최고 기온이 17~24도로 전날인 28일과 비슷하겠다. 30일에는 기온이 더 올라 낮 최고 기온이 19~27도로 예보됐다.근로자의 날인 다음 달 1일 오후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에 비 소식이 있다. 이후 2~4일에는 전국에 비 소식이 없다. 기온도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따뜻할 전망이다. 한편 27일 기준 건조특보가 발효된 일부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권 내륙, 호남권 동부, 경상권, 제주도는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다. 기상청은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어 산불 및 각종 화재 예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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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라우마 경험은 감기처럼 흔한 것… 사회 전체가 지지해줘야”

    “트라우마 경험은 감기처럼 흔합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잘 이해해 적절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태일 뿐입니다.” 일본 트라우마 치료 권위자인 김 요시하루(金吉晴) 일본 국립 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명예 센터장(사진)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그는 1996년 주페루 일본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일본 정부가 현장에 파견한 정신건강 대응팀 중 한 명이었다. 이때 피해자들을 만난 경험을 계기로 트라우마 치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진, 쓰나미 등 대형 재난이 잦은 일본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많다. 김 명예 센터장은 “집단 정체성이 강한 일본 사회에서 재난 피해자는 ‘우리가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약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고통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생존자 중에 ‘그래도 나는 살았으니…’라고 생각하며 몇 년 동안 어려움을 숨기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치료받으러 오는 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트라우마가 약점이 되지 않게끔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트라우마 이해 기반 케어(Trauma Informed Care·TIC)’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일본, 미국 등에서는 널리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TIC는 ‘누구나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사회적 원칙이다. 학교, 직장, 공공기관 등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에게 안전한 환경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교육받자는 것이다. 그는 “회사에서 누군가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게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특정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아동기에 경험한 트라우마는 성인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교사처럼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이들이 TIC 개념을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 센터장은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과거 정신질환 병력도, 경제 수준도 아니라 ‘사회적 지지 부족’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집이나 일자리를 잃고 가족 관계에도 어려움이 생긴 피해자를 사회 전체가 지지해야 PTSD 진단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사회에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PTSD 진단을 받으면 ‘나는 실패했고 내 인생은 끝났다’고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경험한 뒤 생긴 문제들은 의학적·심리적·사회적 노력으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수많은 트라우마 환자가 겪고 있는 아픔들도 치유와 회복이 가능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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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끔찍했던 기억 마주해야 트라우마 치료 가능”

    “제가 탄 차가 갑자기 휩쓸렸어요. ‘쿵’ 소리가 나더니 무릎이 아팠고 몸이 눌리는 것 같더니…. 그다음은 기억이 안 나요. 정신을 차려 보니 병원이었어요.” 눈을 감은 채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잇던 여성. 맞은편에 앉은 다른 여성이 차분하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생각이 드나요?” “어…. 뭐지? 이게 뭐지?” “냄새는 없나요?” “잘 모르겠어요.” “쿵 소리가 났을 때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16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교통사고 생존자의 상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트라우마 치료자의 실습 장면이었다. 지난달 영남권을 휩쓴 대규모 산불과 지난해 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 곳곳에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트라우마 치료자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이들 곁에서 함께 견디며 회복을 돕는다. 언젠가 닥쳐올지 모르는 누군가의 그날을 대비한 트라우마 치료자의 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가장 끔찍한 기억 피하지 않아야 치료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트라우마 치유 주간을 맞아 이달 14∼16일 치료 워크숍을 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정신건강전문요원(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작업치료사) 등 트라우마 치료자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워크숍 주제는 트라우마를 겪고 PTSD 진단을 받은 환자를 치료하는 기법의 하나인 ‘지속 노출 치료(Prolonged Exposure Therapy)’였다. 트라우마 기억을 회피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마주하면서 점차 불안을 줄여 나가는 치료 방법이다. 국제적으로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검증된 PTSD 치료법 3가지 중 하나다. 예컨대 검은 모자를 썼던 사람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가 사건 이후 검은색 물건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모자를 쓴 사람을 만났을 때 공포를 느낀다면 지속 노출 치료를 통해서 ‘검은색과 모자는 안전하다’는 것을 천천히 학습하는 것이다. 치료는 눈을 감고 당시 상황을 상상하거나 관련된 장소에 직접 가보는 방식이다. 이날 실습은 환자 트라우마 경험 중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뜻하는 ‘핫스폿(Hot spot)’을 다루는 방법이었다. 환자가 사건 당시 풍경, 냄새, 감각 등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묘사해 당시 상황을 직면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었다.● “강요 말고 환자 스스로 감정 드러내게 해야” 워크숍은 일본 트라우마 치료 권위자로 꼽히는 김 요시하루(金吉晴)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명예 센터장이 직접 자신의 치료 경험을 이야기하며 진행됐다. 김 명예 센터장은 “환자는 트라우마를 겪고 회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상처를 보기 싫다고 덮어두면 감염이 생기듯 오히려 상처를 드러내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걸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계별 치료법을 설명하며 치료자들이 하기 쉬운 실수에 대해 조언했다. “환자에게 ‘기억을 떠올리라’고 강요하면 환자는 더 움츠러듭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건 비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라는 이야기 다들 아시죠? ‘내가 계속 여기서 당신을 돕고 있다’는 느낌을 반복해서 주면 환자는 스스로 안에 있는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주은하 정신건강간호사는 “평소 트라우마 환자를 만나 상담할 때 기폭제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할 때면 조심스럽고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괜히 그 기억에 대해서 에둘러 말하곤 했는데 가장 힘든 기억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니 앞으로 상담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난도 치료, 수가 낮아 시도 어려워 트라우마 치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지속 노출 치료처럼 고난도 치료는 높은 전문성을 갖춘 훈련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치료자는 오히려 환자의 상처를 덧나게 한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에 준비되지 않은 전문가가 현장에 투입돼 피해자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치료를 하겠다며 현장을 찾은 이가 아직 정서적으로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갑작스럽게 ‘바다를 그리라’고 해서 오히려 더 괴롭게 만든 일도 있었다. 당시 경험을 계기로 트라우마 치료자들이 뼈아픈 반성을 했고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를 만드는 등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일단 고난도 치료에 대한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너무 낮아 실제로 현장에서 시행하기 쉽지 않다. 백 교수는 “지속 노출 치료와 인지 처리 치료 등은 치료에 걸리는 시간도 회당 60∼90분으로 길고 난도도 매우 높은데 일반 상담보다도 수가가 낮다”며 “이런 구조에선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센터 이직률 높아 환자 치료에 어려움 지역 사회 트라우마 대응 최전선에 있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현실도 녹록지 않다. 센터는 지역 사회에서 재난이나 대규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로 현장으로 투입돼 피해자를 지원한다. 하지만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지역 사회 트라우마 대응 현실을 두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심 센터장은 “센터에 있는 정신건강 전문 인력은 대부분 트라우마 환자를 대하는 기본 교육을 받고 있지만, 이직률이 너무 높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업무 강도와 난도에 비해 보수가 너무 낮아 평균 근속연수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 이들을 지원하려면 고도의 전문성과 꾸준한 신뢰 관계 형성이 필수다. 하지만 지금은 한자리에 오래 머물면서 환자와 함께할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열악한 센터 환경은 수년 전부터 지역 사회 정신건강 인프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 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회복의 산, 혼자 오르지 않도록 해야 워크숍에 참여한 정유선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트라우마 치료자는 등산 안내자 같다. 회복이라는 산을 오르는 건 환자고 속도와 보폭도 환자가 정한다”며 “치료자는 다만 안전한 경로를 제시하면서 환자와 함께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트라우마 회복은 쉽지 않다. 그 길을 미리 배워 환자 곁에 서주는 사람의 존재는 그 자체로 희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내자가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거나 금세 자리를 떠난다면 회복을 위한 여정은 더 고단해질 수밖에 없다. “훌륭한 트라우마 치료자가 곧 우리 사회 전체의 회복 인프라입니다. 우리 사회가 트라우마 치료 역량을 키우려면 반짝하는 일회성이 아니라, 그들이 치료 현장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구조와 지속적인 사회적 투자가 필요합니다.”(심 센터장)트라우마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는 재난, 전쟁, 교통사고, 성폭력 등 큰 충격을 준 경험을 뜻한다. 흔히 혼용되지만 트라우마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다른 개념이다. PTSD는 트라우마를 겪은 뒤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 진단 가능한 질환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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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수백번… 보치아 공 아닌 꿈을 던진다

    휠체어 위에서 아들이 던진 파란 공이 흰색 표적구를 향해 굴러간다. 옆에 쪼그려 앉아 지켜보던 엄마는 바로 몸을 숙여 공을 주워 온다. 하루에도 수백 번 반복되는 이 동작으로 엄마의 무릎과 발목은 망가졌지만 두 사람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종목 ‘보치아’ 국가대표 선수 서민규 씨(20)와 어머니 김은희 씨(44)는 이렇게 매일 훈련장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린다. 보치아는 중증 장애인 스포츠로 컬링과 비슷해 ‘땅 위의 컬링’으로 불린다. 한국은 역대 패럴림픽 보치아에서 금메달 11개를 획득한 세계 최강국이다. 한국에 ‘패럴림픽의 양궁’ 격인 보치아에서 서 씨는 2023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달 초 열린 전남도지사배 전국보치아선수권 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김 씨는 보조코치로 매일 훈련장에 선다. 수백 번씩 공을 주워 오다 지난해에는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홀로 3남매를 키우며 빠듯한 살림에 수술비가 없어 통증을 참았고 복지관과 이랜드복지재단의 도움을 받아 수술할 수 있었다. 꿈이 있어 힘을 낸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이다. 김 씨는 “운동이 없었다면 아마 치료실과 집만 오가는 삶이었을 것”이라며 “‘장애가 있는데 어떻게 저걸 하지?’라는 시선이 아니라 ‘장애인도 이렇게 도전하는구나’ 하고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자는 오늘도 꿈을 던지러 간다.이천=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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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오른 직장인 1030만명, 이달 건보료 평균 20만원 토해낸다

    지난해 보수가 오른 직장인 1030만명은 이번달 평균 20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보 직장가입자의 4월분 보험료와 함께 2024년 보수 변동내역을 반영한 정산보험료가 고지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매년 4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미리 부과했던 보험료와 실제 납부했어야 할 보험료 간 차액을 정산해 고지한다. 올해는 2024년에 냈어야 할 보험료와 실제 납부한 금액 간 차액이 정산 대상이다.정산 결과 직장가입자 1656만 명 중 보수가 증가한 1030만 명은 평균 2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보수가 줄어든 353명은 평균 12만 원을 환급받게 된다. 예컨대 직장인 A 씨가 2023년 연봉이 3600만 원이었다가 2024년 4000만 원으로 증가했다면 보험료를 더 내야한다. A 씨가 더 내야 하는 보험료는 2024년에 납부했어야 하는 보험료(141만7920원)에서 2024년에 실제 납부한 보험료(127만6000원)를 뺀 14만1720원이다.반대로 직장인 B 씨가 2023년에 연봉이 5300만 원이었다가 2024년에 4600만 원으로 줄었다면 보험료를 환급받는다. B 씨가 환급받는 보험료는 2024년에 납부했어야 하는 보험료(163만680원)에서 2024년에 실제 납부한 보험료(187만8840원)을 뺀 24만8160원이다.추가납부 해야 하는 금액이 해당 직장가입자에게 부과되는 월 보험료 이상일 경우에는 5월 12일까지 사업장을 통해 공단에 분할납부(12회 이내)를 신청할 수 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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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숏폼 식품-화장품 광고 10건중 7건 허위·과장

    짧은 영상인 ‘숏폼’ 콘텐츠로 허위·과대 광고한 식품과 화장품이 적발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숏폼 콘텐츠로 광고한 식품 225건과 화장품 100건을 점검한 결과, 허위·과대광고를 한 식품 147건 및 화장품 73건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다이어트’ ‘탈모’ ‘면역력’ 등 소비자의 관심 키워드를 검색해 실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광고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식품 허위·과대 광고의 주요 위반 내용으로는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혼동시키는 광고’가 69건(46.9%)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식품이 질병의 예방·치료에 대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 58건(39.5%) △거짓·과장 광고 11건(7.5%) 등 순이었다.화장품 허위·과대 광고의 주요 위반 내용으로는 ‘화장품이 의약품의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가 44건(60.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실과 다르게 소비자가 잘못 인식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26건(35.6%) △일반화장품을 기능성화장품처럼 광고하거나 기능성화장품 심사 내용과 다른 광고 3건(4%) 등 순이었다.식약처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 등 부당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며 “제품의 허가 정보를 식품안전나라 또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확인 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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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증원 발표 14개월만에 원점… 내년 증원 ‘0’

    정부가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19년째 묶여 있던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증원 0명’을 제안했다. 17일 기준 의대생 수업 참여율이 25.9% 수준임에도 원칙을 깨며 올해 증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조정 방향’ 브리핑을 열고 “증원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의료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닌지 우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면서도 “이번 발표로 의대생이 반드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대 모집인원 결정 원칙을 바꾸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복지부는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해 반대해왔다.교육부, ‘전원 복귀 조건’ 원칙 깨고 의대 정원 동결… “국민에 송구”[내년 의대증원 0명]조건부 휴학 승인 등 오락가락 정책의대생 수업 거부, 참여율 26% 그쳐… 정부는 “이젠 돌아올 것” 낙관만내년 3개 학년 동시 수업 가능성… 증원에 맞춰 투자한 대학들 난감1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과 학장 의사를 존중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정원(3058명)과 동일하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형식적으로는 전날(16일)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가 정부에 한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지만, 사실상 의대생 및 의료계의 실력 행사에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원칙 깨고 모집인원 동결지난달 7일 이 부총리와 의총협,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대생의 군 입대나 임신, 질병 등으로 인한 휴학을 제외한 ‘전원 복귀’를 조건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7일 기준 지난해 진급하지 못한 6개 학년에 올해 입학한 25학번까지 총 7개 학년의 평균 수업 참여율은 25.9%다. 본과생은 29%, 예과는 22.2%이며 학교별로 수업 참여율이 한 자릿수인 곳부터 67%에 이르는 곳까지 편차가 크다. 증원되지 않은 서울 지역 대학의 의대생 복귀율은 40%이고 증원이 많이 된 지방대는 평균 22%다.결국 교육부는 스스로 내세운 원칙을 깨며 대학 입시 정책의 안정성 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를 믿고 복귀한 학생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며 “강경파는 20∼30%고 40%는 눈치를 보고 있다. 이번 발표가 명분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교육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의대 학사 운영과 관련해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내자 교육부는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대학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의대생이 계속 수업을 거부하자 학칙을 개정해 F 학점을 받아도 유급되지 않게 했다. 의대생들이 휴학 승인을 요구하며 복귀하지 않자 지난해 10월에는 2025학년도 복귀를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해 주겠다는 ‘조건부 휴학 승인’ 방침을 밝혔다가 반발이 이어지자 의대생 휴학계 승인 여부를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이처럼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행태를 더욱 강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 “1년 만에 증원 백지화” 우려정부의 내년도 의대 증원 철회 확정에도 의대생의 집단 수업 거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의대생 사이에선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버텨 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달 말까지 의대 32곳에서 본과 4학년의 유급이 결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1학기 말까지 출석일수가 모자란 전체 학년의 유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도 예과 1학년은 3개 학년(24·25·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각 대학의 걱정도 크다. 이 부총리가 17일 “2027학년도 이후 정원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내년도 모집인원이 조정된 마당에 2027학년도 이후에 다시 확대된 정원만큼 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증원에 호의적이라 하더라도 새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갖고 의정 갈등을 돌파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증원을 가정해 새로운 의대 건물을 짓고 임상실습 공간 마련 및 교수 충원을 위해 투자를 시작한 대학들은 모두 백지화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설계가 들어간 국립대가 많은데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겠지만 매년 (기존보다) 2000명 증원된다는 전제하에 세웠던 계획대로 투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국립대도 사정이 이런데 대출로 기반 시설 등을 투자한 사립대는 더욱 걱정이 깊다. 이러한 우려를 인식한 듯 의총협은 교육부에 “선진화된 의학 교육을 위해 국립대, 사립대를 막론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건의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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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독박 육아 탓?… 성평등지수 첫 하락

    국내 양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국가성평등지수’가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여성가족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2010년부터 매년 국가성평등지수를 발표한다. 남녀 격차를 측정해 완전 평등한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한 상태는 0점으로 나타낸다.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5.4점으로 2022년(66.2점)보다 0.8점 하락했다. 조사 첫해인 2010년 66.1점을 시작으로 지수가 매년 상승해 2021년에는 75.4점까지 올랐다. 이후 지수 산출 방식이 개편되면서 다시 산출한 지표는 2022년엔 66.2점이었다. 2023년 지수(65.4점)가 사실상 집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영역별로 양성평등 수준을 보면 의사결정, 고용, 소득, 교육 등의 영역에서는 점수가 상승했지만 양성평등 의식과 돌봄 영역에선 각각 6.8점과 0.1점씩 줄었다. 특히 양성평등 의식 영역에서 ‘가족 내 성별 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세부 영역의 점수가 60.1점에서 43.7점으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동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연구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은 정량적인 지표가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 명확한 하락 원인을 분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돌봄 영역의 점수가 감소한 원인은 남성의 육아 휴직자 감소 폭이 여성 육아휴직자 감소 폭보다 더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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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갈등 혼란만 키운 정부, 14개월만에 ‘증원 0명’ 제자리

    정부가 17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19년째 묶여 있던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 조건으로 ‘증원 0명’을 제안했다. 17일 기준 의대생 수업 참여율이 25.9% 수준임에도 원칙을 깨며 올해 증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조정 방향’ 브리핑을 열고 “증원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의료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닌지 우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면서도 “이번 발표로 의대생이 반드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대 모집인원 결정 원칙을 바꾸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복지부는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해 반대해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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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청 ‘꽃가루 달력’ 최신판 공개…“알레르기 유발 빨라져”

    2014~2024년 수목류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2007~2017년 평균보다 3일 가량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증상이 예년보다 이르게 나타날 수 있어 등산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기상청은 15일 ‘2025년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 달력’ 최신판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 등 8개 도시를 대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 식물 13종의 꽃가루 농도를 단계별로 정리한 달력이다. 이번 달력은 2014~2024년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2007~2017년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2019년판을 갱신한 것이다.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봄철 수목류(오리나무, 측백나무, 참나무 등)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는 평균적으로 3일 빨라졌다. 지역별로는 △제주 7일 △서울·대전·강릉 5일 △대구·부산·광주·전주 1일씩 앞당겨졌다. 기상청은 “산기슭이나 공원, 아파트 조경수로 흔히 보이는 수목류의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과거보다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가을철 잡초류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은 전국 평균 5일 늘어났다. 반면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매우 강한 잔디 꽃가루의 날림 기간은 중부지방에서 10일, 남부지방에서 3일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꽃가루 달력은 국립기상과학원 홈페이지(www.nims.g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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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보고 안들려도 세상과 소통하는 법 가르쳐요”

    “현재 시간을 알고 싶다면 제가 손가락을 대고 있는 버튼을 한번 눌러보시겠어요?” 11일 서울 종로구 실로암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시청각장애인 조현상 씨(33)가 같은 장애가 있는 김모 씨에게 보조기기 사용법을 설명했다. 김 씨가 버튼을 몇 번 누르자 “오후 2시 46분 15초입니다”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잘하셨어요.” 조 씨가 박수를 쳤고 김 씨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조 씨는 이곳에서 특별한 직원이다. 시각과 청각 장애가 모두 있는 시청각장애인이면서 같은 장애인에게 보조기기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강사다. 20일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국내 1만 명가량인 시청각장애인 중 한 명인 조 씨를 만났다. 정부는 이틀 앞선 18일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시청각장애는 장애 정도에 따라 저시력 난청, 전맹(全盲) 난청, 저시력 전농(全聾), 전맹 전농으로 구분된다. 조 씨는 앞을 전혀 볼 수 없고 조용한 공간에서 큰 소리만 들을 수 있어 ‘전맹 난청’에 해당한다. 그는 고2 때 망막질환 진단을 받은 뒤 시력을 잃었다. 20대 후반부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난청이 진행됐다. 시각과 청력을 모두 잃고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립감을 느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혼자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센터 강사를 하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른 장애인에게 보조기기 사용법을 알려줬고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타인과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쁨이자 보람이었다. 조 씨는 “이 일을 하면서 나 역시 사회 구성원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고 했다. 이창진 센터 팀장은 “일본 등 해외에서는 30∼40년 전부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5년 정도 됐다”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최근 가족 곁을 떠나 독립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혼자 살아보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식사 준비나 설거지도 혼자 거뜬히 해낸다. 조 씨는 다른 시청각장애인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는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저도 잘 알아요. ‘도움을 받았는데도 내가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 저도 많이 했거든요.”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위에서 보면 제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걸음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도 배움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자신을 믿고 조금씩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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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세상과 소통하는 법 가르쳐요”

    “현재 시간을 알고 싶다면 제가 손가락을 대고 있는 버튼을 한 번 눌러보시겠어요?”11일 서울 종로구 실로암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시청각장애인 조현상 씨(33)가 같은 장애가 있는 김모 씨에게 보조기기 ‘한소네’ 사용법을 설명했다.김 씨가 버튼을 몇 번 누르자 “오후 2시 46분 15초입니다”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잘하셨어요.” 조 씨가 박수를 쳤고 김 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조 씨는 이곳에서 특별한 직원이다. 시각과 청각 장애가 있는 시청각장애인이면서 같은 장애인에게 보조기기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강사다. 시청각 장애는 장애 정도에 따라 저시력 난청, 전맹(全盲) 난청, 저시력 전농(全聾), 전맹 전농으로 구분된다. 조 씨는 앞을 전혀 볼 수 없고 조용한 공간에서 큰 소리만 들을 수 있어 ‘전맹 난청’에 해당한다.● “강사 일 하며 나도 사회의 구성원임을 느껴”조 씨는 고2 때 망막질환 진단을 받은 뒤 시력을 잃었다. 20대 후반부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난청이 진행됐다. 시각과 청력을 모두 잃고 그는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립감을 느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몸은 함께 있어도 마음은 혼자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하지만 2021년부터 센터 강사를 하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른 장애인에게 보조기기 사용법을 알려줬고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타인과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변화된 모습을 보는 건 조 씨의 기쁨이자 보람이다. 조 씨는 “이 일을 하면서 사회 속에서 ‘내 역할’이 뚜렷해진다고 느낀다”며 “나 역시 사회 구성원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최근에는 가족 곁을 떠나 독립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혼자 살아보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식사 준비나 설거지도 혼자 거뜬히 해낸다. 새로운 취미활동이나 운동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 해외보다 30년 뒤처져조 씨 같은 시청각장애인은 국내 약 1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창진 센터 팀장은 “시청각장애인은 의사소통 방법을 익힐 때 일대일 교육이 필수인데, 대부분 장애인 복지관은 일대다 방식으로 운영돼 교육받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식은 시각 또는 청각 중 하나의 장애만 있는 경우와는 다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촉수어’다. 촉수어는 촉각으로 느끼는 수어다. 상대가 손으로 수화를 하면, 시청각장애인은 그 손 모양을 손으로 만져가면서 내용을 이해한다.또 다른 의사소통 방식으로는 ‘손가락 점자’도 있다. 손에 점자 모양을 찍어 촉각으로 느끼는 점자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를 점자의 점 위치에 따라 누르는 방식으로 단어를 전달하는 것이다.이 팀장은 “일본 등 해외에서는 30~40년 전부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국내에서는 불과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더 많은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인터뷰 말미에 조 씨는 다른 시청각장애인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는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저도 잘 알아요. ‘도움을 받았는데도 내가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 저도 많이 했거든요.”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위에서 보면 제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걸음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도 배움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자신을 믿고 조금씩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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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원하길 잘했네”…10명중 8명 ‘재가 의료 서비스’ 만족

    의료급여 수급자가 퇴원 후에도 집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돌봄과 식사 등을 지원하는 ‘재가 의료급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8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리서치는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13일까지 보건복지부 의뢰로 지난해 재가 의료급여 서비스 이용자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11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서비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14.4%, “만족하지 않는다”는 3.6%였다.재가 의료급여 서비스는 병원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한 달 이상 입원 중인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1종 의료급여 수급자의 경우 입원비가 전액 지원되다 보니 거동이 불편하거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경우 퇴원을 꺼리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 서비스를 통해 수급자가 퇴원 후 지역사회로 복귀하면 복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지난해 7월 전국 229개 시군구로 확대됐다. 서비스 유형별로 만족도를 보면 ‘필수 가전가구 및 생활용품 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주거 연계 △돌봄 서비스 △식사 서비스 등 순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밥솥, 냉장고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가전 지원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퇴원 후 집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69.3%였다. 반면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건강 관리나 병원 이용이 어렵다’. ‘식사나 청소 등 일상생활이 어렵다’를 주로 꼽았다.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1.3%였다. “비슷하다”는 34.3%, “건강하지 않다”는 24.4%였다. 특히 통증과 거동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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