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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남성 이철기(가명) 씨는 오랫동안 다리 통증과 저림 증세로 고생했다. 증세는 오른쪽 넓적다리(대퇴부)부터 종아리 부위까지 나타났다. 처음에는 허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발견돼 바로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과 저림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씨는 또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당시 이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도 앓고 있었는데, 그에 따른 합병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혈관이나 심장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찾았다. ○“척추질환 못잖게 심혈관 질환도 고려를”김 교수가 검사를 해 보니 이 씨 지인의 예상이 맞았다. 왼쪽보다 오른쪽 다리의 혈관이 많이 막혀 있었다. 심장과 연결된 3개의 중요한 혈관도 검사했다. 2개의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었다. 김 교수는 이 씨에게 말초혈관 질환과 협심증 진단을 내렸고, 스텐트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혔다. 이후 이 씨의 다리 통증과 저림은 사라졌다. 다리 통증과 저림, 시림 등의 증세는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눴다. 첫째가 척추 질환, 둘째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신경병증, 셋째가 혈관 및 심장 질환이다. 이 씨의 경우 첫째와 셋째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척추 질환만 떠올리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과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종아리에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말초혈관 질환이나 심부전이 있다면 대체로 가만히 있을 땐 별 이상이 없다가도 걷거나 달리면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 종아리 근육을 쓸 때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하면 종아리 근육에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산소 공급이 잘되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혈관 질환이 있다면 평소 숨이 차는 증세를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씨는 그런 적이 없다. 김 교수는 “이 씨와 같은 사례는 매우 흔한 편”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말초혈관 막히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말초혈관 질환은 동맥경화로 인해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다리에까지 제대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통증과 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400∼500m 정도 혹은 그 이상을 걷거나 뛸 때 다리가 아프거나 저리며 시리다. 혈관이 더 좁아지면 300m 내외를 운동하기가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100m만 걸어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단계를 넘기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무렵부터는 혈액 부족으로 발이 창백하게 변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상처가 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하면 피부가 괴사된다. 대체로 말초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만, 그리고 움직일 때 증세가 나타난다. 양쪽 다리에서 동시에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말초혈관 질환이 아닐 확률이 높다. 때로는 대퇴부,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20∼50%는 이미 심뇌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씨가 그랬듯 이런 상황을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환자의 대부분은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을 일찌감치 중단한다. 움직이지 않으니 숨이 가쁜 증세를 느낄 틈도 없이 병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 씨가 딱 그런 사례다. 김 교수는 “100m도 걷지 못하거나 심지어 서 있기도 힘들 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검사해보면 절반 정도는 심장질환이 있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 유무를 알기 위해서는 동년배 친구들과 걸어볼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친구보다 많이 뒤처지거나 △잘 못 걷겠고 통증이 나타나거나 △예전보다 확 느려졌다면 말초혈관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심부전이 원인일 땐 양쪽 종아리 모두 부종심장은 펌프처럼 혈액을 짜서 온몸으로 보낸다. 사용된 혈액은 다시 폐를 거쳐 심장으로 돌아온다. 만약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이 순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심부전이다. 종아리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심부전도 예측 가능하다. 일단 종아리가 퉁퉁 붓는다.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중력의 법칙 덕분에 다리까지는 무사히 흘러간다. 하지만 펌프 기능이 떨어졌기에 중력을 거스르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게 어렵다. 혈액은 그대로 종아리에 고여 버린다. 이 때문에 종아리가 붓는 것이다. 이 경우 폐에도 혈액이 고일 때가 많지만 검사하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심부전이 원인일 때는 종아리 양쪽이 다 붓는다. 혈관이 아닌 심장 자체가 문제이기에 양쪽 종아리에 모두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한쪽 종아리만 붓는다면 심부전과는 관계없을 확률이 높다.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정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도 있다. 다리 부위의 정맥 일부가 늘어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온찜질-스트레칭, 질병 前단계일땐 혈관확장 등 효과… 핏덩이 안생기려면 기름진 음식 피하고 충분한 근력운동을 말초혈관 질환과 심부전으로 인한 종아리 통증이 나타날 때 마사지나 온찜질, 스트레칭을 해 주면 증세가 좋아질까. 이런 방법이 질병 치료에 효과는 있을까. 김우현 교수는 “질병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았을 때까지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런 방법들이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뜨거운 찜질을 하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할 때 혈관을 잘못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부에 노폐물(혈전)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혈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현재까지는 이미 생긴 혈전을 제거하는 비법은 없다”고 말했다. 혈전을 긁어내려면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의학적으로 혈전을 없애주는 음식이나 약물도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선의 방법은 더 이상 혈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이와 함께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미세한 혈관들이 자라나며, 이 혈관을 통해 혈액과 산소가 공급됨으로써 동맥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길이 막히면 샛길을 통해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 교수는 “실제로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100m 걷기가 힘든 사람이 꾸준히 재활해서 110m까지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미세혈관이 늘어나 치료 효과도 커진다는 것이다. 심장 건강을 유지하려면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 근육의 양이 적은 고령 환자가 고혈압, 동맥경화,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이미 심혈관계 질환에 걸린 고령자가 근육감소증까지 있다면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70대 남성 이철기(가명) 씨는 오랫동안 다리 통증과 저림 증세로 고생했다. 증세는 오른쪽 넓적다리(대퇴부)부터 종아리 부위까지 나타났다. 처음에는 허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발견돼 바로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과 저림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씨는 또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당시 이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도 앓고 있었는데, 그에 따른 합병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혈관이나 심장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찾았다. ●종아리 아픈데 심혈관계 질환?김 교수가 검사를 해 보니 이 씨 지인의 예상이 맞았다. 왼쪽보다 오른쪽 다리의 혈관이 많이 막혀 있었다. 심장과 연결된 3개의 중요한 혈관도 검사했다. 2개의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었다. 김 교수는 이 씨에게 말초혈관 질환과 협심증 진단을 내렸고, 스텐트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혔다. 이후 이 씨의 다리 통증과 저림은 사라졌다. 다리 통증과 저림, 시림 등의 증세는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눴다. 첫째가 척추 질환, 둘째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신경병증, 셋째가 혈관 및 심장 질환이다. 이 씨의 경우 첫째와 셋째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척추 질환만 떠올리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과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종아리에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말초혈관 질환이나 심부전이 있다면 대체로 가만히 있을 땐 별 이상이 없다가도 걷거나 달리면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 종아리 근육을 쓸 때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하면 종아리 근육에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산소 공급이 잘되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혈관 질환이 있다면 평소 숨이 차는 증세를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씨는 그런 적이 없다. 김 교수는 “이 씨와 같은 사례는 매우 흔한 편”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조금 걸어도 종아리 통증, 말초혈관 질환?말초혈관 질환은 동맥경화로 인해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다리에까지 제대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통증과 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400~500m 정도 혹은 그 이상을 걷거나 뛸 때 다리가 아프거나 저리며 시리다. 혈관이 더 좁아지면 300m 내외를 운동하기가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100m만 걸어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단계를 넘기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무렵부터는 혈액 부족으로 발이 창백하게 변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상처가 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하면 피부가 괴사된다. 대체로 말초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만, 그리고 움직일 때 증세가 나타난다. 양쪽 다리에서 동시에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말초혈관 질환이 아닐 확률이 높다. 때로는 대퇴부,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20~50%는 이미 심뇌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씨가 그랬듯 이런 상황을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환자의 대부분은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을 일찌감치 중단한다. 움직이지 않으니 숨이 가쁜 증세를 느낄 틈도 없이 병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 씨가 딱 그런 사례다. 김 교수는 “100m도 걷지 못하거나 심지어 서 있기도 힘들 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검사해보면 절반 정도는 심장질환이 있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 유무를 알기 위해서는 동년배 친구들과 걸어볼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친구보다 많이 뒤처지거나 △잘 못 걷겠고 통증이 나타나거나 △예전보다 확 느려졌다면 말초혈관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양쪽 종아리 부었다면 심부전?심장은 펌프처럼 혈액을 짜서 온몸으로 보낸다. 사용된 혈액은 다시 폐를 거쳐 심장으로 돌아온다. 만약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이 순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심부전이다. 종아리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심부전도 예측 가능하다. 일단 종아리가 퉁퉁 붓는다.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중력의 법칙 덕분에 다리까지는 무사히 흘러간다. 하지만 펌프 기능이 떨어졌기에 중력을 거스르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게 어렵다. 혈액은 그대로 종아리에 고여 버린다. 이 때문에 종아리가 붓는 것이다. 이 경우 폐에도 혈액이 고일 때가 많지만 검사하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심부전이 원인일 때는 종아리 양쪽이 다 붓는다. 혈관이 아닌 심장 자체가 문제이기에 양쪽 종아리에 모두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한쪽 종아리만 붓는다면 심부전과는 관계없을 확률이 높다.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정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도 있다. 다리 부위의 정맥 일부가 늘어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 대표적이다.혈전 생기지 않게 예방하려면 말초혈관 질환과 심부전으로 인한 종아리 통증이 나타날 때 마사지나 온찜질, 스트레칭을 해 주면 증세가 좋아질까. 이런 방법이 질병 치료에 효과는 있을까. 김우현 교수는 “질병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았을 때까지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런 방법들이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뜨거운 찜질을 하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할 때 혈관을 잘못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부에 노폐물(혈전)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혈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현재까지는 이미 생긴 혈전을 제거하는 비법은 없다”고 말했다. 혈전을 긁어내려면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의학적으로 혈전을 없애주는 음식이나 약물도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선의 방법은 더 이상 혈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이와 함께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미세한 혈관들이 자라나며, 이 혈관을 통해 혈액과 산소가 공급됨으로써 동맥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길이 막히면 샛길을 통해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 교수는 “실제로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100m 걷기가 힘든 사람이 꾸준히 재활해서 110m까지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미세혈관이 늘어나 치료 효과도 커진다는 것이다. 심장 건강을 유지하려면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 근육의 양이 적은 고령 환자가 고혈압, 동맥경화,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이미 심혈관계 질환에 걸린 고령자가 근육감소증까지 있다면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말초혈관과 심장을 지키기 위한 생활수칙1. 흡연은 혈관과 심장의 적, 금연하라. 2.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부터 치료하라. 3. 음식은 덜 짜고 덜 기름지게 먹어라.4.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주 3~5회 하라. 5. 동년배와 함께 걸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라.6. 걸을 때 종아리가 아프거나 저리면 의사와 상담하라. 7. 지나치게 뜨거운 찜질은 화상과 감염 우려가 있으니 삼가는 게 좋다. 자료: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은 중소기업중앙회가 2012년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지정기부금단체다. 중소기업계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해 △영세 소상공인 등 소외계층 지원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 △중소기업 인식 개선 △문화예술 지원 △재난재해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인식 개선과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재단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명절맞이 내수 살리기 지역사회 공헌 활동설, 추석 등 명절을 맞아 지역 복지시설에 온누리상품권을 지원한다. 지역 전통시장에서 명절에 필요한 먹거리 및 생활용품을 구매해 복지 시설과 전통 시장의 상생을 도모하는 내수 살리기 및 지역사회 공헌사업이다. 이번 추석에는 1억5000만 원 상당의 명절음식 키트를 제작해 저소득층 등 도움이 필요한 4만여 명에게 전달했다.소외계층 아동 학용품 지원사업학용품 구매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저소득층 아동을 지원하여 꿈과 희망을 응원한다. 사업비는 2022년 중소기업인대회 수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학용품 세트 구성으로는 실내화 주머니, 문구 세트 등이며 9월 말 기준 전국지역아동센터 215곳에 5000여 개를 지원했다. 중소기업 연합 봉사활동중소기업계가 직접 사회복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 봉사 활동을 벌이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중소기업연합봉사단과 함께 지역 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올해 2월 대전역 동광장을 시작으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내 취약 가정 화장품 지원사업중소기업 근로자 중 취약 가정(한부모, 다문화,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화장품 키트를 지원한다. 온라인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화장품은 중소기업계가 후원한다. 비비크림, 아이크림, 선크림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해 신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신청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재단사업에 우선 초청된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재난재해 현장복구 지원사업지진, 폭우, 화재 등 재난재해 지역 및 피해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 등을 지원해 이재민들의 일상생활 복귀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3월에 발생한 동해안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해 100여 개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중소기업이 5억 원 상당의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이 중 2억5000만 원은 이재민 200여 가구에게 밑반찬 및 식자재 비용으로 지원됐다. 또한 최근 힌남노 피해를 입은 경주시와 포항시에 1억 원 상당의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등 이재민의 조속한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희망이음사업지역 복지시설이 필요한 물품을 중소기업이 질 좋은 제품으로 후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가구, 신발, 의류, 화장품 등을 지역복지시설에 후원했다. 대상자들이 품질이 좋은 물품을 직접 후원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은 사업이며 지속적으로 매칭을 추진하고 있다.작은뜰 힐링음악회바쁜 일상으로 예술·문화 관람의 기회가 적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작은뜰 힐링음악회’를 개최한다. 음악회와 함께 국화꽃 등 제철에 맞는 꽃 전시도 진행하며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음악회는 상반기와 하반기 총 2회 진행된다. 아카펠라 그룹, 현악 5중주 악단, 소프라노 가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을 초청해 공연을 펼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많다.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은 운동만 하다 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운동을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걱정된다면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38)의 건강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의 건강법은 어느 정도 ‘모범 답안’에 가깝다. 이 교수는 7년째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다. 무료해지지 않기 위해 얼마 전부터 더 활동적이고 화려한 댄스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 “매일 30여 개 층 계단 올라”이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펜싱, 달리기, 요가 등 여러 운동에 도전해 왔다. 펜싱은 2년 정도 매주 3회씩 했다. 그때마다 준비 운동을 겸해 운동장을 5바퀴 이상 돌았다. 달리기도 꾸준히 했다. 보통 매주 3회, 저녁마다 1시간 이상씩 달렸다. 요가도 4년 동안 했다. 덕분에 나름대로 기초 체력은 꽤 튼튼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요즘 이런 운동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다. 그 대신 택한 게 계단 오르기였다. 사실 처음부터 작심하고 계단을 오른 건 아니었다. 7년 전 전공의 1년차일 때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 그때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차츰 오르는 계단 수가 늘었다. 그러다 전임의 과정에 들어간 후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회 업무도 늘었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30대 중반이었지만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뭉쳤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멍한 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자가 진단을 해 보니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와 비슷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모두 정상이었다. 이 교수는 체력적 한계에 부닥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참에 계단 오르기를 건강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운동화를 신었다. 병원에 도착하면 15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랐다. 꼭대기에 이른 후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실이 있는 5층으로 내려갔다. 여유가 생길 때에도 2, 3개 층 계단은 걸어 올라간다. 근무하는 동안에만 어림잡아 20여 개 층의 계단을 매일 오르는 셈이다. 퇴근해서도 계단을 올랐다. 그의 집은 12층에 있다. 가급적 매일 퇴근길 계단 오르기도 한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는 외출할 때마다 집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 교수는 지난해 첫아기를 낳았는데, 출산하기 1주일 전까지도 계단 오르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요즘에는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할 정도다. ○“계단 오르기, 노인·비만 환자에 효과 커”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른 지 4년이 흘렀다. 효과가 있었을까. 이 교수는 “따로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았기에 체중 변화는 없다”며 “그 대신 종아리가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살과 지방이 많던 하체의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5개 층을 오르는 게 힘들었다. 7, 8층에 이르면 호흡이 가빠져 쉬어야만 했다. 10개 층을 무난히 오르기까지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이 교수는 “매일 계단 오르기, 그리고 중간에 힘들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만 지킨다면 대부분 2, 3개월 이내에 건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만과 노인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본인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도 계단 오르기를 적극 권한다. 이 교수는 “노인 만성질환자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환자 모두에게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근 감소, 비만을 모두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또 있다. 이 교수는 “비만 환자가 비만 약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이런 현상이 덜 나타난다”고 밝혔다. ○“남편과 댄스스포츠 삼매경”일상은 소중하지만 때론 지치거나 무료하다. 그렇기에 ‘재충전’을 꿈꾼다. 이 교수 또한 그랬다. 그의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잘 알았나 보다. 남편이 먼저 댄스스포츠를 제안했다. 주말에 부부가 함께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기자는 것이다. 화려한 복장과 동작도 구미가 당겼다. 2개월 전 이 교수는 남편과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두 사람은 스튜디오에 가서 1시간 정도 동작을 배운다. 왈츠와 차차차 초보자 단계는 거의 끝냈다. 일반적으로 댄스스포츠는 빨리 걷기와 비슷한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 물론 동작이 격해지면 열량 소모량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로 격한 동작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 1회 정도로는 운동 효과를 크게 볼 수 없다. 두 사람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추가로 매주 2, 3회 20∼30분간 거실에서 배운 동작을 복습한다. 바닥에는 두툼하게 매트를 깔고 음악 대신 서로 속삭이듯 대화하면서 층간 소음을 피한다. 이 교수는 “댄스스포츠는 시작하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내게는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주말 학회 일정 때문에 지금까지 딱 한 번 교습에 빠졌는데, 그렇게 허전할 수 없었단다. 이 교수는 “수업이 끝나는 순간에 다음 수업이 기다려지는데, 이런 기분은 모처럼 느끼는 것”이라며 “실력을 계속 쌓아 언젠가는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방향 트는 동작 많아 균형감-유연성 좋아져… 혈당-혈압 떨어뜨려 고령자에 특효댄스스포츠의 효과 댄스스포츠를 하면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이혜준 교수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균형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댄스스포츠에는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 많아 몸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발이 자주 꼬여 비틀거리기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무리 없이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균형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너무 격한 동작이 많아 초급자가 따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교수는 “각 레벨에 맞게 종목이 정해져 있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왈츠, 차차차와 같은 초급 종목을 배우고, 다음에는 탱고나 줌바와 같은 조금 난도가 높은 것을 하면서 차차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초급은 2, 3개월이면 어느 정도 능숙하게 즐길 수 있다. 40대 이전의 젊은층은 열심히 배우면 한 달 정도에 초급 과정을 뗄 수 있단다. 물론 노인들도 배우는 게 어렵지 않다. 이 교수는 “70, 80대 부부가 와서 댄스스포츠를 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 댄스스포츠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댄스스포츠가 심폐 기능과 폐활량을 증가시키고 혈압, 혈당,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교수는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로서 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춤’이라는 사회적 통념이나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때문에 적극 권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댄스스포츠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많다.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은 운동만 하다 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운동을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걱정된다면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38)의 건강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의 건강법은 어느 정도 ‘모범 답안’에 가깝다. 이 교수는 7년째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다. 무료해지지 않기 위해 얼마 전부터 더 활동적이고 화려한 댄스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 “매일 30여 개 층 계단 올라”이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펜싱, 달리기, 요가 등 여러 운동에 도전해 왔다. 펜싱은 2년 정도 매주 3회씩 했다. 그때마다 준비 운동을 겸해 운동장을 5바퀴 이상 돌았다. 달리기도 꾸준히 했다. 보통 매주 3회, 저녁마다 1시간 이상씩 달렸다. 요가도 4년 동안 했다. 덕분에 나름대로 기초 체력은 꽤 튼튼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요즘 이런 운동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다. 대신 택한 게 계단 오르기였다. 사실 처음부터 작심하고 계단을 오른 건 아니었다. 7년 전 전공의 1년차일 때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 그때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차츰 오르는 계단 수가 늘었다. 그러다 전임의 과정에 들어간 후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회 업무도 늘었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30대 중반이었지만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뭉쳤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멍한 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자가 진단을 해 보니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와 비슷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모두 정상이었다. 이 교수는 체력적 한계에 부닥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참에 계단 오르기를 건강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운동화를 신었다. 병원에 도착하면 15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랐다. 꼭대기에 이른 후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실이 있는 5층으로 내려갔다. 여유가 생길 때에도 2, 3개 층 계단은 걸어 올라간다. 근무하는 동안에만 어림잡아 20여 개 층의 계단을 매일 오르는 셈이다. 퇴근해서도 계단을 올랐다. 그의 집은 12층에 있다. 가급적 매일 퇴근길 계단 오르기도 한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는 외출할 때마다 집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 교수는 지난해 첫아기를 낳았는데, 출산하기 1주일 전까지도 계단 오르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요즘에는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할 정도다. ● “계단 오르기, 노인·비만 환자에 효과 커”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른 지 4년이 흘렀다. 효과가 있었을까. 이 교수는 “따로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았기에 체중 변화는 없다”며 “대신 종아리가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살과 지방이 많던 하체의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5개 층을 오르는 게 힘들었다. 7, 8층에 이르면 호흡이 가빠져 쉬어야만 했다. 10개 층을 무난히 오르기까지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이 교수는 “매일 계단 오르기, 그리고 중간에 힘들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만 지킨다면 대부분 2, 3개월 이내에 건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만과 노인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본인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도 계단 오르기를 적극 권한다. 이 교수는 “노인 만성질환자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환자 모두에게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모두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근 감소, 비만을 모두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또 있다. 이 교수는 “비만 환자가 비만 약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이런 현상이 덜 나타난다”고 밝혔다. ● “남편과 댄스스포츠 삼매경”일상은 소중하지만 때론 지치거나 무료하다. 그렇기에 ‘재충전’을 꿈꾼다. 이 교수 또한 그랬다. 그의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잘 알았나 보다. 남편이 먼저 댄스스포츠를 제안했다. 주말에 부부가 함께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기자는 것이다. 화려한 복장과 동작도 구미가 당겼다. 2개월 전 이 교수는 남편과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두 사람은 스튜디오에 가서 1시간 정도 동작을 배운다. 왈츠와 차차차 초보자 단계는 거의 끝냈다. 일반적으로 댄스스포츠는 빨리 걷기와 비슷한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 물론 동작이 격해지면 열량 소모량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로 격한 동작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 1회 정도로는 운동 효과를 크게 볼 수 없다. 두 사람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추가로 매주 2, 3회 20~30분간 거실에서 배운 동작을 복습한다. 바닥에는 두툼하게 매트를 깔고 음악 대신 서로 속삭이듯 대화하면서 층간 소음을 피한다. 이 교수는 “댄스스포츠는 시작하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내게는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주말 학회 일정 때문에 지금까지 딱 한 번 교습에 빠졌는데, 그렇게 허전할 수 없었단다. 이 교수는 “수업이 끝나는 순간에 다음 수업이 기다려지는데, 이런 기분은 모처럼 느끼는 것”이라며 “실력을 계속 쌓아 언젠가는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댄스스포츠, 어떤 건강 효과 있나댄스스포츠를 하면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이혜준 교수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균형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댄스스포츠에는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 많아 몸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발이 자주 꼬여 비틀거리기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무리 없이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균형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너무 격한 동작이 많아 초급자가 따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교수는 “각 레벨에 맞게 종목이 정해져 있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왈츠, 차차차와 같은 초급 종목을 배우고, 다음에는 탱고나 줌바와 같은 조금 난도가 높은 것을 하면서 차차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초급은 2, 3개월이면 어느 정도 능숙하게 즐길 수 있다. 40대 이전의 젊은층은 열심히 배우면 한 달 정도에 초급 과정을 뗄 수 있단다. 물론 노인들도 배우는 게 어렵지 않다. 이 교수는 “70, 80대 부부가 와서 댄스스포츠를 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 댄스스포츠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댄스스포츠가 심폐 기능과 폐활량을 증가시켰으며 혈압, 혈당,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교수는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로서 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춤’이라는 사회적 통념이나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때문에 적극 권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댄스스포츠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가을이 되면 배가 자주 고파지는 것 같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인체의 신비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포만감을 느끼려면 몸이 충분히 데워져야 하는데, 많이 먹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입맛 당기는 제철 음식이 풍부하다. 이래저래 가을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고역의 계절이다. 겨울로 향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가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식이 다이어트는 크게 두 종류다. 첫째는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고, 둘째는 섭취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과 간헐적 단식이 각각 최신 버전이다. 식이 다이어트를 연구해 온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저탄고지’ 식이요법 vs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의 원조는 1970년대 중반 등장한 ‘황제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만 하면 고기, 햄버거 같은 고지방·고단백 식품을 무제한 먹어도 된다. 창시자인 미국 의사 로버트 앳킨스가 2003년 건강 악화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요즘의 저탄고지, 혹은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이요법은 엄밀하게 말하면 황제 다이어트의 변형이다. 효과는 어떨까. 김 교수는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장기 효과는 미미하다”며 “게다가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기 6개월 동안은 5∼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이후 6개월 동안에는 되레 3∼5%씩 체중이 늘어났다. 간헐적 단식은 2010년대에 영국 BBC방송에서 처음 소개됐다. 저녁식사 이후 14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오후 10시에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 정오까지는 굶는 식이다. 이후 섭취량은 제한하지 않는다. 이런 단식을 통해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식 시간을 못 지키거나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NEJM에는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이 보고되기도 했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특정 식이요법만으로 장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자신의 상황을 감안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며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성공적인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다. ○내게 맞는 식이 다이어트는?체중이 80kg 이상의 비만 체형이라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부터 진행하는 게 옳다.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황제 다이어트도 크다”며 “그 대신 6개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되는데, 효과도 없고 근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초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 일상적 다이어트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매일 500Cal씩 덜 먹는 방법을 김 교수는 추천했다. 하루 세 끼를 먹되 매번 3분의 1씩만 덜고 반찬을 적게 먹어도 500Cal를 줄일 수 있다. 이때는 탄수화물을 크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체중이 100kg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2주 정도 식단을 파악한 뒤 다이어트 방법을 조정하는 게 좋다. 노인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식이요법의 핵심이 돼야 한다. 동시에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 손실이 우려되며 실제로 일부는 근 감소증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탄수화물 섭취 제한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인이라면 매일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60kg이라면 최소한 60g 이상의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닭 가슴살 한 덩어리(200g 내외)나 두부 2.5∼3모(750g 내외)를 먹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단일 식품만 먹어서는 금세 질리고 만다는 데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포화지방산도 적지 않아 부위를 잘 가려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생선도 좋지만 육류에 비해서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김 교수는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혈압 줄이는 식이요법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닌, 질병을 고치기 위한 식이 다이어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의 핵심은 소금 섭취를 하루 6g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다만 음식에 들어 있는 소금 함량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심심하게 먹는 게 최선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유제품과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탄수화물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잡곡을 통해 각종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대시 다이어트는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게 목적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에 대해 김 교수는 “효과를 입증하는 여러 논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도 대시 식단과 비슷하다. 생선과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 소량의 유제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식탁에 오른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인다. 다만 지중해식 식단은 열량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 상황에서는 와인을 먹다가 안주를 추가하는 식으로 음식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 경우 섭취 열량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비만으로 이어져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식이요법이라도 열량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아침식사 하는 게 체중감량 도움… 거르면 되레 불규칙 식사-야식 유혹에 노출 아침 식사는 해야 할까, 안 해도 무방할까. 이 주제는 의학계의 오래된 논쟁거리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체중 감량에 더 효율적이라는 쪽의 의견이 최근에는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침 식사를 권장하는 편이다. 김 교수는 “일단 아침 식사를 했을 때 포만감이 올라가면서 이후에 추가로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신체 활동량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한 집단과 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집단의 체중 감소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하루의 생체 리듬이 살짝 깨질 수도 있다. 우선 체력적으로 힘이 들다 보니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때로는 그 상태가 밤까지 이어져 야식을 찾는 식의 좋지 못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상담하다 보면 실제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을 때 늦게 먹고 늦게 자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을 때 인슐린 분비 능력이나 당대사 조절 능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 식사, 두 끼만 먹는 것은 어떨까. 김 교수는 “일단 세 끼를 권장한다”면서도 “두 끼를 오래전부터 규칙적으로 먹었다면 생체 리듬의 변동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가을이 되면 배가 자주 고파지는 것 같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인체의 신비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포만감을 느끼려면 몸이 충분히 데워져야 하는데, 많이 먹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입맛 당기는 제철 음식이 풍부하다. 이래저래 가을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고역의 계절이다. 겨울로 향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가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식이 다이어트는 크게 두 종류다. 첫째는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고, 둘째는 섭취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과 간헐적 단식이 각각 최신 버전이다. 식이 다이어트를 연구해 온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 ‘저탄고지’ 식이요법 vs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의 원조는 1970년대 중반 등장한 ‘황제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만 하면 고기, 햄버거 같은 고지방·고단백 식품을 무제한 먹어도 된다. 창시자인 미국 의사 로버트 앳킨스가 2003년 건강 악화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요즘의 저탄고지, 혹은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이요법은 엄밀하게 말하면 황제 다이어트의 변형이다. 효과는 어떨까. 김 교수는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장기 효과는 미미하다”며 “게다가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기 6개월 동안은 5~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이후 6개월 동안에는 되레 3~5%씩 체중이 늘어났다. 간헐적 단식은 2010년대에 영국 BBC방송에서 처음 소개됐다. 저녁식사 이후 14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오후 10시에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 정오까지는 굶는 식이다. 이후 섭취량은 제한하지 않는다. 이런 단식을 통해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식 시간을 못 지키거나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NEJM에는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이 보고되기도 했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특정 식이요법만으로 장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자신의 상황을 감안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며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성공적인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다. ● 내게 맞는 식이 다이어트는?체중이 80㎏ 이상의 비만 체형이라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부터 진행하는 게 옳다.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황제 다이어트도 크다”며 “대신 6개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되는데, 효과도 없고 근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초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 일상적 다이어트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매일 500Cal씩 덜 먹는 방법을 김 교수는 추천했다. 하루 세 끼를 먹되 매번 3분의 1씩만 덜고 반찬을 적게 먹어도 500Cal를 줄일 수 있다. 이때는 탄수화물을 크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체중이 10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2주 정도 식단을 파악한 뒤 다이어트 방법을 조정하는 게 좋다. 노인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식이요법의 핵심이 돼야 한다. 동시에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 손실이 우려되며 실제로 일부는 근 감소증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탄수화물 섭취 제한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인이라면 매일 체중 1㎏당 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60㎏이라면 최소한 60g 이상의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닭 가슴살 한 덩어리(200g 내외)나 두부 2.5~3모(750g 내외)를 먹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단일 식품만 먹어서는 금세 질리고 만다는 데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포화지방산도 적지 않아 부위를 잘 가려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생선도 좋지만 육류에 비해서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김 교수는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혈압 줄이는 식이요법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닌, 질병을 고치기 위한 식이 다이어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의 핵심은 소금 섭취를 하루 6g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다만 음식에 들어 있는 소금 함량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심심하게 먹는 게 최선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유제품과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탄수화물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는다. 대신 잡곡을 통해 각종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대시 다이어트는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게 목적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에 대해 김 교수는 “효과를 입증하는 여러 논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도 대시 식단과 비슷하다. 생선과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 소량의 유제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식탁에 오른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인다. 다만 지중해식 식단은 열량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 상황에서는 와인을 먹다가 안주를 추가하는 식으로 음식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 경우 섭취 열량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비만으로 이어져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식이요법이라도 열량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아침 식사는 해야 할까, 안 해도 무방할까. 이 주제는 의학계의 오래된 논쟁거리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체중 감량에 더 효율적이라는 쪽의 의견이 최근에는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침 식사를 권장하는 편이다. 김 교수는 “일단 아침 식사를 했을 때 포만감이 올라가면서 이후에 추가로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신체 활동량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한 집단과 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집단의 체중 감소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하루의 생체 리듬이 살짝 깨질 수도 있다. 우선 체력적으로 힘이 들다 보니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때로는 그 상태가 밤까지 이어져 야식을 찾는 식의 좋지 못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상담하다 보면 실제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을 때 늦게 먹고 늦게 자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을 때 인슐린 분비 능력이나 당대사 조절 능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 식사, 두 끼만 먹는 것은 어떨까. 김 교수는 “일단 세 끼를 권장한다”면서도 “두 끼를 오래전부터 규칙적으로 먹었다면 생체 리듬의 변동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1. 식사하기 전에 음식의 열량을 염두에 둔다. 2. 밥공기의 25~35% 정도 줄여 먹는다. 3. 15분 이상 천천히 식사한다.4. 채소를 늘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5. 단백질을 섭취할 때 포화지방도 함께 먹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6. 처음에는 탄수화물을 줄이되 부족한 부분은 단백질로 보충한다.7. 지중해식 식이요법을 참고해 골고루 먹는다. 8.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기는 연습을 한다. 9. 소금을 덜 치고 싱겁게 먹는다.10. 다이어트 기간에는 술을 가급적 피한다. 자료: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끊는 게 불가능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고혈압 약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이 가능하단다.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의사, 이승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42)다. 이 교수는 “나 자신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20대 중반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7년 동안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약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이 교수는 스스럼없이, 때론 당당하게 자신의 사례를 환자들에게 들려준다. 투병 의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의 ‘고혈압 투병기’를 들어봤다. ○ 20대 중반 고혈압 환자가 되다대학 입학 후 체중이 불어났다. 불과 몇 년 사이에 15kg이 늘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술과 야식을 즐긴 탓이었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젊은 데다 검도와 야구 동아리에서 충분히 운동하고 있다고 여겼다. 언젠가부터 운동할 때마다 머리가 아팠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철근도 씹어 먹는다는 20대였으니까. 전공의 1년 차였던 26세 때 우연히 혈압을 쟀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수축기 혈압이 150mmHg가 나왔다. 정상치(이완기 80mmHg 미만, 수축기 120mmHg 미만)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이 정도면 1기도 아닌, 2기 고혈압 환자였다. 덜컥 겁이 났다. 떠올려 보니 고혈압 가족력이 있었다. 아버지는 이 교수가 유치원 다닐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현재 고혈압이 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생긴 고혈압이라 다른 질환이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대의 경우 때로 종양이 원인이 돼 고혈압(2차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다행히 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무렵 병원 당직 침대에서 주로 잠을 잤고, 밤에 폭식을 했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습관이 20대 고혈압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장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혈압은 조금씩 떨어졌다. 매주 혈압을 측정했다. 수축기 혈압이 정상치인 120mmHg까지 내려갔다. 물론 약의 효과였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적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교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3년 동안은 그렇게 약만 복용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운동으로 7년 만에 고혈압 완전히 극복 시간 날 때 ‘깨작이는’ 정도로 운동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고혈압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10년 전공의를 마치고 전북의 한 지역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운동할 기회가 생겼다. 그곳 의료원장이 무척 운동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운동하는 데 눈치가 덜 보였다. 주변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역 문화센터와 비슷한 시설도 잘 마련돼 있었다. 이 교수는 퇴근한 후 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3년 만에 본격적인 ‘운동 치료’에 돌입한 셈이다. 먼저 50분 동안 수영을 했다. 이어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쾃처럼 큰 근육을 만드는 동작 위주로 10회씩 4세트를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트레드밀에서 달리기나 걷기를 10∼20분 동안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는 데 2시간 남짓 걸렸다. 이 교수는 가급적 매주 2, 3회는 이런 식으로 집중적으로 운동했다. 운동의 재미에 빠졌다. 그러다 보니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던 야구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일단 마음먹고 시작한 운동이 또 다른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체중은 75kg 내외로 떨어졌고,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혈압도 다시 오르지 않았다. 2012년 마침내 이 교수는 고혈압 약을 7년 만에 끊었다. 이 교수는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신혼집을 차린 후에도 운동을 이어갔다. 혈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제 고혈압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일까. ○재발 막으려면 평생 관리해야2013년 5월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직 근무가 많았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 당분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당장 혈압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혈압은 첫해 130mmHg대 중반이 나오더니 1년 후에는 130mmHg대 후반을 넘어섰다. 수치만으로 보면 다시 고혈압 환자가 된 것이다. 이 무렵 아기가 태어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 교수는 점심시간에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클럽에서 다시 운동하기 시작했다. 횟수도 늘렸다. 휴일을 포함해 1주일에 5일은 이곳에서 40분 정도씩 운동한다. 운동 방식은 종전과 비슷하다. 수영이 요가 형태의 스트레칭으로 바뀐 점만 달랐다. 스트레칭 후에는 턱걸이나 데드리프트 같은 근력 운동을 하고, 이어 트레드밀 위에서 달린다.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자 혈압이 정상치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이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운동을 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헬스클럽이 문 닫았을 때는 집에서 매일 홈 트레이닝을 했다. 식단 조절도 잘 이어가고 있다. 일단 덜 짜게 먹는다. 식사량을 줄이기 위해 점심을 거르고 하루에 두 끼만 먹을 때가 많다. 너무 배가 고플 때에만 샐러드 같은 것으로 점심을 보충한다. 이 교수는 “고혈압은 한번 약을 끊었다고 해서 다시 안 먹어도 되는 게 아니다”며 “약에서 해방되려면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칭-근력운동 겸한 홈 트레이닝 스트레칭과 동시에 근력 운동이 되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승화 교수는 “충분히 가능하며 누구나 집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홈 트레이닝 방법을 들어봤다. 먼저 요가 동작을 벤치마킹한 스트레칭. 바로 선 상태에서 상체를 굽혀 팔로 발목을 잡는다(❶). 이때 무릎을 펴주면 좋지만 살짝 굽히는 것도 괜찮다. 이어 두 번째 동작. 그 상태에서 팔로 무릎 뒤쪽을 짚는다. 셋째, 상체를 서서히 일으켜 가슴을 활짝 펴고 양팔을 하늘로 뻗는다(❷). 넷째, 엎드려 플랭크 자세를 취한다(❸). 이때 머리를 바닥으로 내리거나 어깨를 굽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다섯째, 무릎을 바닥에 대면서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내민다(❹). 이때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 운동의 핵심은 속도에 있다. 동작별로 10∼20초씩 아주 느리게 해야 한다. 4, 5세트를 반복할 경우 보통 4∼5분 소요된다. 이 교수는 “천천히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어야 몸에서 땀도 나고 혈관 확장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경우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스트레칭에 이어 근력 운동을 하는데, 이때도 천천히 하는 게 특징이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을 천천히 호흡하면서 할 경우 유산소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밴드를 사용하면 운동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 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끊는 게 불가능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고혈압 약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이 가능하단다.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의사, 이승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42)다. 이 교수는 “나 자신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20대 중반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7년 동안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약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이 교수는 스스럼없이, 때론 당당하게 자신의 사례를 환자들에게 들려준다. 투병 의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의 ‘고혈압 투병기’를 들어봤다. ●20대 중반 고혈압 환자가 되다대학 입학 후 체중이 불어났다. 불과 몇 년 사이에 15㎏이 늘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술과 야식을 즐긴 탓이었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젊은 데다 검도와 야구 동아리에서 충분히 운동하고 있다고 여겼다. 언젠가부터 운동할 때마다 머리가 아팠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철근도 씹어 먹는다는 20대였으니까. 전공의 1년 차였던 26세 때 우연히 혈압을 쟀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완기 혈압이 100㎜Hg, 수축기 혈압이 150㎜Hg가 나왔다. 정상치(이완기 80㎜Hg 미만, 수축기 120㎜Hg 미만)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이 정도면 1기도 아닌, 2기 고혈압 환자였다. 덜컥 겁이 났다. 떠올려보니 고혈압 가족력이 있었다. 아버지는 이 교수가 유치원 다닐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현재 고혈압이 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생긴 고혈압이라 다른 질환이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대의 경우 때로 종양이 원인이 돼 고혈압(2차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다행히 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무렵 병원 당직 침대에서 주로 잠을 잤고, 밤에 폭식을 했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습관이 20대 고혈압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장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혈압은 조금씩 떨어졌다. 매주 혈압을 측정했다. 수축기 혈압이 정상치인 120㎜Hg까지 내려갔다. 물론 약의 효과였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적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교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3년 동안은 그렇게 약만 복용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운동으로 7년 만에 고혈압 완전히 극복시간 날 때 ‘깨작이는’ 정도로 운동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고혈압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0년 전공의를 마치고 전북의 한 지역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운동할 기회가 생겼다. 그곳 의료원장이 무척 운동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덕분에 운동하는 데 눈치가 덜 보였다. 주변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역 문화센터와 비슷한 시설도 잘 마련돼 있었다. 이 교수는 퇴근한 후 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3년 만에 본격적인 ‘운동 치료’에 돌입한 셈이다. 먼저 50분 동안 수영을 했다. 이어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쾃처럼 큰 근육을 만드는 동작 위주로 10회씩 4세트를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트레드밀에서 달리기나 걷기를 10~20분 동안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는 데 2시간 남짓 걸렸다. 이 교수는 가급적 매주 2, 3회는 이런 식으로 집중적으로 운동했다. 운동의 재미에 빠졌다. 그러다 보니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던 야구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일단 마음먹고 시작한 운동이 또 다른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체중은 75㎏ 내외로 떨어졌고,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혈압도 다시 오르지 않았다. 2012년 마침내 이 교수는 고혈압 약을 7년 만에 끊었다. 이 교수는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신혼집을 차린 후에도 운동을 이어갔다. 혈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제 고혈압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일까. ● 재발 막으려면 평생 관리해야2013년 5월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직 근무가 많았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 당분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당장 혈압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혈압은 첫해 130㎜Hg대 중반이 나오더니 1년 후에는 130㎜Hg대 후반을 넘어섰다. 수치만으로 보면 다시 고혈압 환자가 된 것이다. 이 무렵 아기가 태어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 교수는 점심시간에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클럽에서 다시 운동하기 시작했다. 횟수도 늘렸다. 휴일을 포함해 1주일에 5일은 이곳에서 40분 정도씩 운동한다. 운동 방식은 종전과 비슷하다. 수영이 요가 형태의 스트레칭으로 바뀐 점만 달랐다. 스트레칭 후에는 턱걸이나 데드리프트 같은 근력 운동을 하고, 이어 트레드밀 위에서 달린다.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자 혈압이 정상치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이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운동을 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헬스클럽이 문 닫았을 때는 집에서 매일 홈 트레이닝을 했다. 식단 조절도 잘 이어가고 있다. 일단 덜 짜게 먹는다. 식사량을 줄이기 위해 점심을 거르고 하루에 두 끼만 먹을 때가 많다. 너무 배가 고플 때에만 샐러드 같은 것으로 점심을 보충한다. 이 교수는 “고혈압은 한번 약을 끊었다고 해서 다시 안 먹어도 되는 게 아니다”며 “약에서 해방되려면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근력운동 되면서 유산소 효과까지…이렇게 해보세요스트레칭과 동시에 근력 운동이 되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승화 교수는 “충분히 가능하며 누구나 집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홈 트레이닝 방법을 들어봤다.먼저 요가 동작을 벤치마킹한 스트레칭. 바로 선 상태에서 상체를 굽혀 팔로 발목을 잡는다(①). 이때 무릎을 펴주면 좋지만 살짝 굽히는 것도 괜찮다. 이어 두 번째 동작. 그 상태에서 팔로 무릎 뒤쪽을 짚는다. 셋째, 상체를 서서히 일으켜 가슴을 활짝 펴고 양팔을 하늘로 뻗는다(②). 넷째, 엎드려 플랭크 자세를 취한다(③). 이때 머리를 바닥으로 내리거나 어깨를 굽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다섯째, 무릎을 바닥에 대면서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내민다(④). 이때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 운동의 핵심은 속도에 있다. 각 동작별로 10~20초씩 아주 느리게 해야 한다. 4, 5세트를 반복할 경우 보통 4~5분 소요된다. 이 교수는 “천천히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어야 몸에서 땀도 나고 혈관 확장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경우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스트레칭에 이어 근력 운동을 하는데, 이때도 천천히 하는 게 특징이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을 천천히 호흡하면서 할 경우 유산소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밴드를 사용하면 운동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 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열대야도 아닌데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간신히 잠들어도 채 1시간도 안 돼 깬다. 밤에 잠을 못 자니 낮에 더 피곤하다. 이처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증세를 통틀어 수면장애라고 한다. 수면장애는 국민 10명 중 3∼5명에게서 발생한다. 여러 유형 중에서 불면장애(불면증)가 가장 흔하다. 불면증 환자는 국민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이어 잠을 자다가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다리의 불편한 감각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순이다. 불면증과 하지불안증후군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반대로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환자가 더 많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이지만 원인을 찾기도 어렵고, 환자의 고통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게 불면증 극복법을 물었다. ○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불면증은 환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질병 여부가 결정된다. 의사가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환자가 불면의 고통을 느낀다면 불면증이란 뜻이다. 다만 3개월 이내의 일시적인 불면 증세까지 모두 불면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또한 ‘불면(不眠)’이라 해서 전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실제로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례보다 중간에 자주 깨서 수면 효과가 없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3개월 이상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며 △낮에 피곤하고 집중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불면증으로 볼 수 있다. 불면증 환자 중에서 85∼90%는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질병을 동반한다. 이런 불면증을 ‘공존 질환이 있는 불면증’이라고 한다. 공존 질환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많은 편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 10명 중 9명 정도에게서 정신과적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로 여겨진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발견된다. 불면증이 우울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우울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불안장애는 불면증 위험을 1.8∼4배 높인다. 불안장애가 있다면 불면증이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밝혀내고 수면 습관을 관찰한 후에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면다원검사, 심층면접 등 여러 방식으로 환자를 관찰한다. ○“불면증 행동치료, 2∼3주면 효과 나타나”수면제를 먹으면 불면증을 고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3개월이 되지 않은 일시적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를 한 달 이내로 소량 복용해도 무방하다”면서도 “그 이상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이룰 것 같다는 심리적 의존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수면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불면증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 복용 기간을 더 줄여 2주 이내로 제한할 것을 이 교수는 권했다. 일시적으로 수면 효과를 보면 약에 더 의존하고, 그 결과 공존 질환을 찾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불면증 치료가 힘들어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치료하면서 행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행동 요법은 ‘수면 습관’을 몸에 익히는 치료를 말한다. 취침 시간 엄수가 대표적이다. 오후 11시에 정확하게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했든 하지 못했든 오전 6∼7시에는 침실을 무조건 떠나는 방식이다. 또한 불필요하게 침대에 머무는 것도 금한다. 이 교수는 “뇌가 침대를 ‘자는 공간’으로만 인식하도록 하는 훈련”이라고 했다. 깨어 있을 때 움직이는 것도 행동 요법에 속한다. 몸이 다소 피곤하더라도 아침과 낮 시간에 걷거나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낮잠은 금하되 너무 피곤하면 깊은 잠에 이르지 않도록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이 교수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생체시계가 깨어 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구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했다. 이런 훈련은 쉽지 않다. 몸은 극도로 피곤해질 수 있다. 하지만 2∼3주 동안 제대로 하면 밤에 잠이 오기 시작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5년 넘은 불면증도 충분히 치료 가능”올봄 50대 여성 박미정(가명) 씨가 이 교수를 찾았다. 박 씨는 5년 이상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밤에 침대에 누워도 잠을 이루기가 너무 어려웠다. 천신만고 끝에 잠에 들어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깼다. 수면제도 여러 차례 복용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교수는 “전형적인 불면증 환자”라고 진단했다. 박 씨는 불면증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간에도 활력을 잃었다. 매사에 흥미를 잃었고, 입맛도 떨어졌다. 우울한 기분도 강해졌다.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이 교수에게 “죽기 전에 제대로 잠을 한번 잘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을까. 박 씨를 심층 면접한 이 교수는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다”며 “박 씨와 같은 불면증 환자들에겐 밤은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박 씨의 경우 불면증의 공존 질환으로 우울증이 발견됐다. 심층 면접을 통해 5년 전의 자녀 대학 입시 실패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때 받은 스트레스가 너무 커 불면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후 자녀는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박 씨의 불면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공존 질환인 우울증을 동시에 치료해야 했다. 이 교수는 소량의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제도 소량 처방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행동 요법을 시행했다. 5년이 넘도록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은 박 씨 또한 2∼3주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불면을 유발하는 요소를 찾아 없애고 잘못된 수면 습관을 고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힘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했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시계는 치우고 잘때만 누워야 숙면에 도움되는 습관 잠을 잘 자야 건강하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도 틀리지 않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잠을 잘 자는 게 치매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노인은 7시간 이상인 노인보다 인지 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이유진 교수는 “숙면에 꼭 필요한 습관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습관을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을까. 이 교수는 “속이 너무 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외의 특효 음식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숙면 습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른 시간에 일정하게 일어나 낮에는 충분히 활동하며 밤에는 딱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침실에 들어가는 식이다. 침실은 충분히 어둡고 따뜻해야 하며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저녁에 복식호흡이나 명상과 같은 ‘이완 행동’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숙면을 원한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우선 침실에서 시계를 치워야 한다. 그래야 밤에 잠이 안 들거나 중간에 깨도 시간을 확인할 수 없다. 불면증이 있다면 보통 시간을 확인할수록 잠을 더 이루지 못한다. 잠을 안 잘 때는 침대에 아예 누워 있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낮잠은 금물이다. 낮잠을 자면 밤잠을 이루기가 더 어려워진다. 카페인이나 알코올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이기에 멀리해야 한다. 저녁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뇌가 흥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피해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열대야도 아닌데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간신히 잠들어도 채 1시간도 안 돼 깬다. 밤에 잠을 못 자니 낮에 더 피곤하다. 이처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증세를 통틀어 수면장애라고 한다. 수면장애는 국민 10명 중 3~5명에서 발생한다. 여러 유형 중에서 불면장애(불면증)가 가장 흔하다. 불면증 환자는 국민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이어 잠을 자다가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다리의 불편한 감각 때문에 잠을 잘 못 자는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순이다. 불면증과 하지불안증후군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반대로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환자가 더 많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이지만 원인을 찾기도 어렵고, 환자의 고통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게 불면증 극복법을 물었다.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 불면증은 환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질병 여부가 결정된다. 의사가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환자가 불면의 고통을 느낀다면 불면증이란 뜻이다. 다만 3개월 이내의 일시적인 불면 증세까지 모두 불면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또한 ‘불면(不眠)’이라 해서 전혀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실제로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례보다 중간에 자주 깨서 수면 효과가 없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3개월 이상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며 △낮에 피곤하고 집중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불면증으로 볼 수 있다. 불면증 환자 중에서 85~90%는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질병을 동반한다. 이런 불면증을 ‘공존 질환이 있는 불면증’이라고 한다. 공존 질환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많은 편이다. 이 교수는 “불면증 환자 10명 중 9명 정도에게서 정신과적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불면증은 정신건강의 적신호로 여겨진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발견된다. 불면증이 우울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우울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불안장애는 불면증 위험을 1.8~4배 높인다. 불안장애가 있다면 불면증이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밝혀내고 수면 습관을 관찰한 후에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면다원검사, 심층면접 등 여러 방식으로 환자를 관찰한다. ●“불면증 행동치료, 2~3주면 효과 나타나” 수면제를 먹으면 불면증을 고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3개월이 되지 않은 일시적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를 한 달 이내로 소량 복용해도 무방하다”면서도 “그 이상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이룰 것 같다는 심리적 의존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수면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불면증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불면증일 때는 수면제 복용 기간을 더 줄여 2주 이내로 제한할 것을 이 교수는 권했다. 일시적으로 수면 효과를 보면 약에 더 의존하고, 그 결과 공존 질환을 찾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불면증 치료가 힘들어진다. 이 교수는 공존 질환을 치료하면서 행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행동 요법은 ‘수면 습관’을 몸에 익히는 치료를 말한다. 취침 시간 엄수가 대표적이다. 오후 11시에 정확하게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했든 하지 못했든 오전 6~7시에는 침실을 무조건 떠나는 방식이다. 또한 불필요하게 침대에 머무는 것도 금한다. 이 교수는 “뇌가 침대를 ‘자는 공간’으로만 인식하도록 하는 훈련”이라고 했다. 깨어 있을 때 움직이는 것도 행동 요법에 속한다. 몸이 다소 피곤하더라도 아침과 낮 시간에 걷거나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낮잠은 금하되 너무 피곤하면 깊은 잠에 이르지 않도록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이 교수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생체시계가 깨어 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구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했다. 이런 훈련은 쉽지 않다. 몸은 극도로 피곤해질 수 있다. 하지만 2~3주 동안 제대로 하면 밤에 잠이 오기 시작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5년 넘은 불면증도 충분히 치료 가능” 올봄 50대 여성 박미정(가명) 씨가 이 교수를 찾았다. 박 씨는 5년 이상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밤에 침대에 누워도 잠을 이루기가 너무 어려웠다. 천신만고 끝에 잠에 들어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깼다. 수면제도 여러 차례 복용해 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교수는 “전형적인 불면증 환자”라고 진단했다. 박 씨는 불면증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간에도 활력을 잃었다. 매사에 흥미를 잃었고, 입맛도 떨어졌다. 우울한 기분도 강해졌다.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이 교수에게 “죽기 전에 제대로 잠을 한번 잘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을까. 박 씨를 심층 면접한 이 교수는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다”며 “박 씨와 같은 불면증 환자들에겐 밤은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박 씨의 경우 불면증의 공존 질환으로 우울증이 발견됐다. 심층 면접을 통해 5년 전의 자녀 대학 입시 실패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때 받은 스트레스가 너무 커 불면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후 자녀는 재수 끝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박 씨의 불면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공존 질환인 우울증을 동시에 치료해야 했다. 이 교수는 소량의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제도 소량 처방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행동 요법을 시행했다. 5년이 넘도록 불면증으로 고통을 겪은 박 씨 또한 2~3주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불면을 유발하는 요소를 찾아 없애고 잘못된 수면 습관을 고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힘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했다.숙면하려면 지켜야 할 습관 잠을 잘 자야 건강하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도 틀리지 않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잠을 잘 자는 게 치매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노인은 7시간 이상인 노인보다 인지 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이유진 교수는 “숙면에 꼭 필요한 습관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습관을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을까. 이 교수는 “속이 너무 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외의 특효 음식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숙면 습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른 시간에 일정하게 일어나 낮에는 충분히 활동하며 밤에는 딱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침실에 들어가는 식이다. 침실은 충분히 어둡고 따뜻해야 하며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저녁에 복식호흡이나 명상과 같은 ‘이완 행동’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숙면을 원한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우선 침실에서 시계를 치워야 한다. 그래야 밤에 잠이 안 들거나 중간에 깨도 시간을 확인할 수 없다. 불면증이 있다면 보통 시간을 확인할수록 잠을 더 이루지 못한다. 잠을 안 잘 때는 침대에 아예 누워 있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낮잠은 금물이다. 낮잠을 자면 밤잠을 이루기가 더 어려워진다. 카페인이나 알코올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이기에 멀리해야 한다. 저녁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뇌가 흥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피해야 한다.숙면을 위해 지켜야 할 10대 습관1.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등 규칙적으로 생활한다.2. 가급적 이른 시간에 기상한다.3. 주간에는 산책이나 활동을 늘린다. 4. 낮잠은 금한다. 단, 불가피할 때는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5. 과도한 카페인 섭취와 음주를 금한다. 6. 저녁 시간에 과도한 운동 등 몸과 마음을 흥분시키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7. 저녁에는 복식호흡이나 명상처럼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습관을 만든다.8. 침실은 따뜻하고 어두우며 소음이 덜 들리게 유지한다.9. 침실에서 시계를 치우고 밤과 새벽에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다.10. 잠을 자지 않을 때 침대에 가급적 누워 있지 않는다. 자료: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운동하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통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날씬한 몸매나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얻으려고 운동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을 하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다만 그 운동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혹은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했다간 몸만 상하고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주변에 많다.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42)도 비슷하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정하는 데 5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에 몸 상태만 나빠졌다. 최 교수는 “운동에도 내게 맞는 짝꿍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내게 맞는 운동 종목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전문의 과정을 마친 2012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0대 초반 나이여서 그랬을까. 헬스나 에어로빅보다는 좀 더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종목에 끌렸다. 또 평일에는 업무 때문에 운동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말 이틀 동안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했다. 딱 맘에 드는 종목을 찾았다. 바로 실내 클라이밍. 기대했던 것보다 짜릿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손아귀 힘이 약한 탓에 주말 이틀 동안 50분씩 운동했을 뿐인데도 월요일이 되면 손 떨림이 심해졌다. 수술하는 데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운동은 아무리 즐거워도 지속하기 어렵다. 6개월 만에 클라이밍을 접었다. 이후 최 교수는 다른 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2년 정도 적응하는 동안에는 혼이 빠져나갈 것처럼 바빴다. 이틀마다 당직을 섰고, 수술에도 더 많이 참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북목 현상이 나타났고, 어깨 뭉침과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운동량 부족이나 체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활동량이 많은 종목인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트를 뛰어다니다 보니 엔도르핀이 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쪽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바람에 오히려 어깨와 팔다리 통증이 더 심해진 것이다. 최 교수는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제야 재미만으로 운동 종목을 택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건강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찾아다녔다. 5년 전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필라테스였다. ○필라테스, 2개월 만에 효과 나타나필라테스 전문강사는 최 교수에게 운동의 목적을 물었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면 체중 감량에 집중하고, 건강관리가 목적이라면 증세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건강관리가 필요했다. 근력을 강화하고 몸의 균형감을 높여 통증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술 도중에 뒤로 물러나 스트레칭을 해야 했고, 수술이 끝나면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아팠다. 병동 회진마저 ‘극한 노동’이었다. X레이를 찍어 보니 척추가 휘어져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체중 감량 다이어트는 사치에 가까웠다. 강사가 그의 어깨를 만져 보더니 “근육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어 마사지하는 손가락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강사가 최 교수에게 맞춰 개인교습 프로그램을 짰다. 매주 2회 50분씩, 주로 기구를 사용했다. 강사가 동작을 교정해 주면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지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 효과도 나타났다. 2개월 후에는 몸이 가볍다고 느낄 만큼 어깨 뭉침이 많이 풀렸다. 3개월이 더 지나자 목과 어깨 주변 통증도 확연히 떨어졌다. 운동 경력이 쌓일수록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도 늘어났다. 필라테스는 허리디스크, 골다공증(뼈엉성증), 고혈압, 녹내장, 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다. 동작이 과하거나 잘못될 경우 오히려 병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염려되지는 않았을까. 최 교수는 “운동 시작 전에 강사와 몸 상태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스트레칭을 한 후 본 동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5년 필라테스, 효과는 얼마나?필라테스는 체형을 교정하는 효과가 크다.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5년 동안의 운동, 결과는 어떨까. 체형교정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살짝 굽은 등이 5년 사이에 거의 펴졌다. 영상 장비로 촬영해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근력도 좋아졌다. 5년 전에는 당기거나 들지 못했던 무게의 스프링 기구도 지금은 거뜬해졌다. 숙면 효과도 봤다. 최 교수는 보통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든다. 과거에는 새벽 2시가 돼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설령 잠이 들어도 한두 시간마다 깼다. 운동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내 클라이밍이나 스쿼시를 할 때도 밤잠을 설치긴 매한가지였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 달라졌다. 최 교수는 “신기하게도 요즘에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면 오전 6시까지 깨지 않고 푹 잔다. 덕분에 다음 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감량하지는 않았지만 2kg 정도 체중이 줄어든 것은 덤으로 얻은 효과다. 가장 염두에 뒀던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은 완전히 잡았을까. 최 교수는 “그 결과는 노력에 비례한다”고 했다. 주 2회 빠지지 않고 운동하면 통증은 거의 없다. 하지만 1주일만 걸러도 통증이 나타나고, 2주일을 빠지면 극심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 3회 정도로 횟수를 늘려서 빨리 ‘좋은 몸’ 상태로 돌려놓는단다. 최 교수는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잘 다스리려면 평생 운동해야 한다”며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필라테스 외에 활동 강도가 높은 운동 한 종목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거북목-어깨뭉침-요통 고치는 체조 거북목, 어깨 뭉침과 통증, 허리 통증. 세 가지 중 하나의 증세만 나타나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온몸이 쑤신다. 하나의 운동 동작으로 이 세 증세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집에서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최지윤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해봤다. 우선 무릎을 꿇고 등을 곧추세운 채로 앉는다. 앞에는 폼 롤러를 두고 양 손날을 그 위에 세운다. 이어 상체를 굽히면서 폼 롤러를 앞으로 밀어내듯 굴린다(①). 이때 6∼8초에 걸쳐 숨을 내쉬면서 어깻죽지가 빠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천천히 밀어내는 게 중요하다. 폼 롤러를 완전히 밀어냈다면 그 상태로 6∼8초 버틴다(②). 이어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이때 머리나 팔에 힘을 주면서 폼 롤러를 끌어당겨서는 안 된다. 의도적으로 등 부위에 힘을 주고 천천히 폼 롤러를 굴리면서 상체를 당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팔은 저절로 당겨지고 가슴도 펴지는 느낌이 든다. 처음 자세로 돌아온 후 같은 동작을 추가로 2세트 반복하면 목과 어깨, 허리를 위한 충분한 스트레칭이 된다. 만약 이를 운동으로 활용하려면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하되 그때마다 5세트씩 해 주면 된다. 엎드린 상태에서 이 동작을 시행하면 운동 강도가 갑절은 강해진다. 반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거나 노인의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이때는 서서 하는 게 좋다. 우선 팔 길이만큼 벽과 떨어져 선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손으로 벽을 짚는다. 이어 엉덩이를 빼면서 상체를 6∼8초에 걸쳐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이때 손바닥으로는 벽을 민다. 최대한 몸통을 끌어내린 후에는 다시 6∼8초에 걸쳐 상체를 끌어올린다. 이때 어깨가 아니라 몸통으로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③).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운동하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통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날씬한 몸매나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얻으려고 운동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을 하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다만 그 운동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혹은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했다간 몸만 상하고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주변에 많다.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42)도 비슷하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정하는 데 5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에 몸 상태만 나빠졌다. 최 교수는 “운동에도 내게 맞는 짝꿍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 “내게 맞는 운동 종목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전문의 과정을 마친 2012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0대 초반 나이여서 그랬을까. 헬스나 에어로빅보다는 좀 더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종목에 끌렸다. 또 평일에는 업무 때문에 운동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말 이틀 동안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했다. 딱 맘에 드는 종목을 찾았다. 바로 실내 클라이밍. 기대했던 것보다 짜릿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손아귀 힘이 약한 탓에 주말 이틀 동안 50분씩 운동했을 뿐인데도 월요일이 되면 손 떨림이 심해졌다. 수술하는 데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운동은 아무리 즐거워도 지속하기 어렵다. 6개월 만에 클라이밍을 접었다. 이후 최 교수는 다른 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2년 정도 적응하는 동안에는 혼이 빠져나갈 것처럼 바빴다. 이틀마다 당직을 섰고, 수술에도 더 많이 참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북목 현상이 나타났고, 어깨 뭉침과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운동량 부족이나 체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활동량이 많은 종목인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트를 뛰어다니다 보니 엔도르핀이 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쪽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바람에 오히려 어깨와 팔다리 통증이 더 심해진 것이다. 최 교수는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제야 재미만으로 운동 종목을 택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건강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찾아다녔다. 5년 전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필라테스였다. ● 필라테스, 2개월 만에 효과 나타나필라테스 전문강사는 최 교수에게 운동의 목적을 물었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면 체중 감량에 집중하고, 건강관리가 목적이라면 증세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건강관리가 필요했다. 근력을 강화하고 몸의 균형감을 높여 통증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술 도중에 뒤로 물러나 스트레칭을 해야 했고, 수술이 끝나면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아팠다. 병동 회진마저 ‘극한 노동’이었다. X레이를 찍어 보니 척추가 휘어져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체중 감량 다이어트는 사치에 가까웠다. 강사가 그의 어깨를 만져 보더니 “근육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어 마사지하는 손가락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강사가 최 교수에게 맞춰 개인교습 프로그램을 짰다. 매주 2회 50분씩, 주로 기구를 사용했다. 강사가 동작을 교정해 주면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지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 효과도 나타났다. 2개월 후에는 몸이 가볍다고 느낄 만큼 어깨 뭉침이 많이 풀렸다. 3개월이 더 지나자 목과 어깨 주변 통증도 확연히 떨어졌다. 운동 경력이 쌓일수록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도 늘어났다. 필라테스는 허리디스크, 골다공증(뼈엉성증), 고혈압, 녹내장, 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다. 동작이 과하거나 잘못될 경우 오히려 병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염려되지는 않았을까. 최 교수는 “운동 시작 전에 강사와 몸 상태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스트레칭을 한 후 본 동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 5년 필라테스, 효과는 얼마나?필라테스는 체형을 교정하는 효과가 크다.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5년 동안의 운동, 결과는 어떨까. 체형교정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살짝 굽은 등이 5년 사이에 거의 펴졌다. 영상 장비로 촬영해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근력도 좋아졌다. 5년 전에는 당기거나 들지 못했던 무게의 스프링 기구도 지금은 거뜬해졌다. 숙면 효과도 봤다. 최 교수는 보통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든다. 과거에는 새벽 2시가 돼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설령 잠이 들어도 한두 시간마다 깼다. 운동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내 클라이밍이나 스쿼시를 할 때도 밤잠을 설치긴 매한가지였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 달라졌다. 최 교수는 “신기하게도 요즘에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면 오전 6시까지 깨지 않고 푹 잔다. 덕분에 다음 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감량하지는 않았지만 2㎏ 정도 체중이 줄어든 것은 덤으로 얻은 효과다. 가장 염두에 뒀던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은 완전히 잡았을까. 최 교수는 “그 결과는 노력에 비례한다”고 했다. 주 2회 빠지지 않고 운동하면 통증은 거의 없다. 하지만 1주일만 걸러도 통증이 나타나고, 2주일을 빠지면 극심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 3회 정도로 횟수를 늘려서 빨리 ‘좋은 몸’ 상태로 돌려놓는단다. 최 교수는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잘 다스리려면 평생 운동해야 한다”며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필라테스 외에 활동 강도가 높은 운동 한 종목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거북목 잡는 체조, 어떻게 해야할까 거북목, 어깨 뭉침과 통증, 허리 통증. 세 가지 중 하나의 증세만 나타나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온몸이 쑤신다. 하나의 운동 동작으로 이 세 증세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집에서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최지윤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해봤다. 우선 무릎을 꿇고 등을 곧추세운 채로 앉는다. 앞에는 폼 롤러를 두고 양 손날을 그 위에 세운다. 이어 상체를 굽히면서 폼 롤러를 앞으로 밀어내듯 굴린다(①). 이때 6~8초에 걸쳐 숨을 내쉬면서 어깻죽지가 빠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천천히 밀어내는 게 중요하다. 폼 롤러를 완전히 밀어냈다면 그 상태로 6~8초 버틴다(②). 이어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이때 머리나 팔에 힘을 주면서 폼 롤러를 끌어당겨서는 안 된다. 의도적으로 등 부위에 힘을 주고 천천히 폼 롤러를 굴리면서 상체를 당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팔은 저절로 당겨지고 가슴도 펴지는 느낌이 든다. 처음 자세로 돌아온 후 같은 동작을 추가로 2세트 반복하면 목과 어깨, 허리를 위한 충분한 스트레칭이 된다. 만약 이를 운동으로 활용하려면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하되 그때마다 5세트씩 해 주면 된다. 엎드린 상태에서 이 동작을 시행하면 운동 강도가 갑절은 강해진다. 반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거나 노인의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이때는 서서 하는 게 좋다. 우선 팔 길이만큼 벽과 떨어져 선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손으로 벽을 짚는다. 이어 엉덩이를 빼면서 상체를 6~8초에 걸쳐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이때 손바닥으로는 벽을 민다. 최대한 몸통을 끌어내린 후에는 다시 6~8초에 걸쳐 상체를 끌어올린다. 이때 어깨가 아니라 몸통으로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③).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안세현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오래전부터 유방암 분야 베스트닥터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년 동안 누적 2만6000여 건의 유방암 수술을 집도했다. 하루 평균 2.6회나 된다. 안 교수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할 때 2cm 이내로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수술로 유명하다. 지금은 여러 병원에서 시행하는 유방암 환자의 유두 재건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 최근 안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대여성암병원으로 옮겼을 때 그의 환자 중 20% 정도가 그를 따라 병원을 옮겼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2018년 전국 대학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10대 암 베스트닥터를 뽑았을 때, 이어 2021년 포브스가 대한민국 100대 명의를 선정했을 때 안 교수는 모두 이름을 올렸다. 안 교수에게 유방암 등 여성암에 대처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여성암 예방하려면 비만부터 막아야안 교수는 “앞으로 최소한 20년 동안은 유방암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적 문제 외에도 호르몬으로 비롯된 여러 문제가 원인이란다. 여기에 △식생활의 서구화 △늦은 출산 △고령화 등도 암 환자 증가 이유로 꼽힌다. 유방암만 그런 게 아니다. 자궁내막암이나 다른 여성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자궁경부암은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이 늘면서 감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여성암끼리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 유방암에 걸렸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에 더 잘 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브라카(BRCA)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 유방암 외에도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 유방암을 치료할 때 쓰는 특정 호르몬제가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간혹 높일 수 있다. 여성암을 예방하려면 식습관부터 관리해야 한다. 고열량 고지방 식단을 피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대체로 일주일에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안 교수는 “다소 빤해 보이지만 이 원칙을 지킬 때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을 경고했다. 비만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돼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암에 특별히 좋은 특정한 음식은 없을까. 안 교수는 “그런 음식은 없다”며 “만약 있다면 이미 치료제로 개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암에 걸려도 임신 가능성 높여암에 걸린 20, 30대 여성의 경우 질병과 싸워야 하는 것 말고도 출산 고민이 상당히 크다. 암에 걸리면 아기를 낳지 못할까. 안 교수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환자의 의지가 강하면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30대 중반의 유방암 환자 김미영(가명) 씨가 병원 두 곳을 다닌 끝에 안 교수를 찾아왔다. 김 씨는 임신 2개월째였다. 어렵게 얻은 아기라 반드시 낳고 싶지만 다른 병원에서 모두 고개를 저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임신 7개월 이후에는 암 환자의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아기가 충분히 자랐기 때문이다. 임신부 상태가 괜찮다면 ‘독한’ 항암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태아가 3개월 이전인 경우에는 항암치료는 물론이고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 안 교수는 우선 초음파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암의 크기는 다행히 작았다. 림프샘(임파선)으로 전이가 된 것 같지도 않았다. 이어 암 재발 가능성 검사를 한 결과 ‘중간’ 점수가 나왔다. 재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 결과를 놓고 김 씨와 상의했다. 김 씨는 아기를 낳을 때까지 약물치료를 미루고 참겠다고 했다. 태아에게 미칠 영향 때문에 가슴 부위만 국소마취하고 암을 떼어냈다. 3개월 후에는 초음파를 통해 림프샘 전이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김 씨가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끝낼 때까지 암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씨는 그제야 항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안 교수는 “얼마 전 김 씨에게서 아이가 네 살이 됐다고 연락이 왔다”며 웃었다. 안 교수는 암 환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해 △병기와 암의 크기 △나이 △출산 경험 등을 고려해 환자와 상의한 후 결정한다. 그는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임신이 가능하다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여러 요소들을 검토하고 재발 가능성까지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의사의 풍부한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고 안 교수는 강조했다.○환우회 활동이 치료에 도움 줘2000년 안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새순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매주 2회 병동을 방문해 환자들과 소통했다. 2003년에는 ‘핑크리본회’라는 환우회도 만들었다. 매달 두 번째 수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대중목욕탕을 통째로 빌려 핑크리본회 모임을 가졌다. 안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두 모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20년에 중단됐지만 조만간 재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안 교수는 2005년 5월 지방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올라오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기 위해 사비(私費)로 병원 인근 아파트를 마련했다. 당시 안 교수는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1억7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환자들은 이 ‘쉼터 아파트’에서 5∼6주 머물면서 1박에 5000∼1만 원의 최소 경비만 내고 치료 받을 수 있었다. 이 쉼터 아파트는 2014년 5월까지 9년 동안 운영됐고, 이후 병실료를 보상하는 실손보험이 많이 활성화되면서 운영을 중단했다. 안 교수가 이토록 환자 모임에 적극적인 까닭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환자들이 질병 정보를 알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았다. 더 중요한 이유는 환우회 활동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높아지고 일상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적지 않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안 교수는 환우회 활동을 독려하는 편이다. 안 교수는 “암을 극복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암 환자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어 정보가 넘쳐나도 이런 위로를 통해 치유하는 것은 여전히 환우회의 큰 역할이라는 것이다. “면역항암제 도입후 자궁내막암 치료 개선… 일부 1기환자는 자궁보존도”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싸고 있는 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 달리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김미경 이대여성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고령화와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림프샘(임파선)으로 침범하기 전인 1기와 2기일 때는 주로 수술 치료를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80% 이상의 환자는 초기에 진단된다.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다만 암의 진행 정도가 심하면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재발률도 20∼50%, 혹은 그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다행히 최근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도 답보 상태였던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의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의 경우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항암제 내성에 대한 기초연구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젊은 환자의 경우 임신을 위해 자궁을 절제하지 않고 보존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다만 1기이면서 암이 덜 치명적이거나 자궁 깊숙이 침투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모든 환자에게 해당하지 않으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자궁내막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암 예방법과 비슷하며 특효약은 따로 없다”며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이대여성암병원 공동기획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안세현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오래전부터 유방암 분야 베스트닥터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년 동안 누적 2만6000여 건의 유방암 수술을 집도했다. 하루 평균 2.6회나 된다. 안 교수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할 때 2㎝ 이내로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수술로 유명하다. 지금은 여러 병원에서 시행하는 유방암 환자의 유두 재건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 최근 안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대여성암병원으로 옮겼을 때 그의 환자 중 20% 정도가 그를 따라 병원을 옮겼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2018년 전국 대학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10대 암 베스트닥터를 뽑았을 때, 이어 2021년 포브스가 대한민국 100대 명의를 선정했을 때 안 교수는 모두 이름을 올렸다. 안 교수에게 유방암 등 여성암에 대처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여성암 예방하려면 비만부터 막아야 안 교수는 “앞으로 최소한 20년 동안은 유방암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적 문제 외에도 호르몬 문제가 과도하게 노출되는 게 원인이란다. 여기에 △식생활의 서구화 △늦은 출산 △고령화 등도 암 환자 증가 이유로 꼽힌다. 유방암만 그런 게 아니다. 자궁내막암이나 다른 여성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자궁경부암은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이 늘면서 감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여성암끼리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 유방암에 걸렸다고 해서 자궁경부암에 더 잘 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브라카(BRCA)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 유방암 외에도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 유방암을 치료할 때 쓰는 특정 호르몬제가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간혹 높일 수 있다. 여성암을 예방하려면 식습관부터 관리해야 한다. 고열량 고지방 식단을 피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대체로 일주일에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안 교수는 “다소 빤해 보이지만 이 원칙을 지킬 때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을 경고했다. 비만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돼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암에 특별히 좋은 특정한 음식은 없을까. 안 교수는 “그런 음식은 없다”며 “만약 있다면 이미 치료제로 개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암에 걸려도 임신 가능성 높여 암에 걸린 20, 30대 여성의 경우 질병과도 싸워야 하는 것 말고도 출산 고민이 상당히 크다. 암에 걸리면 아기를 낳지 못할까. 안 교수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환자의 의지가 강하면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30대 중반의 유방암 환자 김미영(가명) 씨가 병원 두 곳을 다닌 끝에 안 교수를 찾아왔다. 김 씨는 임신 2개월째였다. 어렵게 얻은 아기라 반드시 낳고 싶지만 다른 병원에서 모두 고개를 저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임신 7개월 이후에는 암 환자의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아기가 충분히 자랐기 때문이다. 임신부 상태가 괜찮다면 ‘독한’ 항암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태아가 3개월 이전에는 항암치료는 물론이고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 안 교수는 우선 초음파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암의 크기는 다행히 작았다. 림프샘(임파선)으로 전이가 된 것 같지도 않았다. 이어 암 재발 가능성 검사를 한 결과 ‘중간’ 점수가 나왔다. 재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 결과를 놓고 김 씨와 상의했다. 김 씨는 아기를 낳을 때까지 약물치료를 미루고 참겠다고 했다. 태아에게 미칠 영향 때문에 가슴 부위만 국소마취하고 암을 떼어냈다. 3개월 후에는 초음파를 통해 림프샘 전이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김 씨가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끝낼 때까지 암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씨는 그제야 항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안 교수는 “얼마 전 김 씨에게서 아이가 네 살이 됐다고 연락이 왔다”며 웃었다. 안 교수는 암 환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해 △병기와 암의 크기 △나이 △출산 경험 등을 고려해 환자와 상의한 후 결정한다. 그는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임신이 가능하다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여러 요소들을 검토하고 재발 가능성까지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충분한 상담과 의사의 풍부한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고 안 교수는 강조했다. ●환우회 활동이 치료에 도움 줘 2000년 안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새순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매주 2회 병동을 방문해 환자들과 소통했다. 2003년에는 ‘핑크리본회’라는 환우회도 만들었다. 매달 두 번째 수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대중목욕탕을 통째로 빌려 핑크리본회 모임을 가졌다. 안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두 모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020년에 중단됐지만 조만간 재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안 교수는 2005년 5월 지방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올라오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기 위해 사비(私費)로 병원 인근 아파트를 마련했다. 당시 안 교수는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1억7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환자들은 이 ‘쉼터 아파트’에서 5~6주 머물면서 1박에 5000~1만 원의 최소 경비만 내고 치료 받을 수 있었다. 이 쉼터 아파트는 2014년 5월까지 9년 동안 운영됐고, 이후 병실료를 보상하는 실손보험이 많이 활성화되면서 운영을 중단했다. 안 교수가 이토록 환자 모임에 적극적인 까닭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환자들이 질병 정보를 알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았다. 더 중요한 이유는 환우회 활동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높아지고 일상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적지 않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안 교수는 환우회 활동을 독려하는 편이다. 안 교수는 “암을 극복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암 환자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어 정보가 넘쳐나도 이런 위로를 통해 치유하는 것은 여전히 환우회의 큰 역할이라는 것이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싸고 있는 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 달리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김미경 이대여성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고령화와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림프샘(임파선)으로 침범하기 전인 1기와 2기일 때는 주로 수술 치료를 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80% 이상의 환자는 초기에 진단된다.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다만 암의 진행 정도가 심하면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재발률도 20~50%, 혹은 그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다행히 최근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도 답보 상태였던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의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대여성암병원의 경우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항암제 내성에 대한 기초연구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젊은 환자의 경우 임신을 위해 자궁을 절제하지 않고 보존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다만 1기이면서 암이 덜 치명적이거나 자궁 깊숙이 침투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모든 환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자궁내막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암 예방법과 비슷하며 특효약은 따로 없다”며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를 웃돈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95%를 넘어서고 있으며, 2기에 발견해도 90% 이상이다. 임파선으로 여러 개의 암이 전이된 3기의 경우에도 70∼80% 정도다. 다만 폐, 뼈,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부터는 5년 생존율은 30∼40%대로 낮아진다. 최근에는 환자의 70%는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한다. 덕분에 유방암 환자의 95%는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가 암 덩어리와 주변의 일부 조직을 절제하되 유방의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는 유방보존술이다. 보존술이 불가능할 경우 유방 조직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로봇 유방절제술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이대여성암병원의 임우성 유방암센터장(외과 교수)과 곽성찬 외과 교수에게 유방암 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임 교수는 최근 12년 동안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면서 합병증이나 암 조각이 남아있는 ‘불완전한 절제’ 등의 이유로 인한 재수술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이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이달 중 로봇 유방절제술을 시행한다. 곽 교수는 이 수술을 주로 담당한다. ○ “유방 살리면 암 치료 효과도 높아”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유방암 환자의 80% 이상은 유방을 완전히 절제했다. 유두를 포함한 피부 일부와 유선 조직 전체를 제거했다. 혹시라도 있을 암의 ‘뿌리’를 완전히 뽑기 위해서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암 환자 상당수가 이미 암이 넓게 퍼졌거나 전이된 후 발견됐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하는 환자가 늘었다. 암 덩어리가 클 경우에도 항암요법을 통해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할 만큼 의료 기술도 발전했다. 다른 암의 경우 얼마나 암 덩어리를 완벽하게 제거하느냐가 목표다. 유방암 치료에는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유방을 보존하거나 재건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수술을 일종의 미용 성형으로 규정했다. 암 치료와 관계없는 수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유방이 제거된 여성은 자존감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생긴다. 유방이 없다고 해서 실제로 암이 재발하는 확률이 높아지지는 않지만 재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다. 이로 인해 암 치료 효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임 교수는 “이런 점 때문에 유방 보존과 재건술은 미용 성형이 아니라 암 치료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존술, 암의 크기에 달려 있어 유방보존술은 조기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여겨진다. 하지만 암의 병기와 유방보존술의 상관관계는 낮다. 임파선으로 전이된 3기에도 가능하지만 암의 가장 초기인 0기에도 불가능할 수 있다. 임 교수는 “암의 크기와 다발성, 위치가 수술 결정의 요소”라고 했다. 암 덩어리가 지나치게 크거나, 작더라도 수많은 암 세포가 넓은 부위에 퍼져 있거나, 암 세포가 유두를 침범했다면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4기의 경우는 어떨까. 임 교수는 “항암 치료 효과가 좋아 일정기간 동안 암 세포의 크기가 작아지고 추가적인 병변이 생기지 않으면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가 듣지 않을 경우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며 수술 치료는 어렵다. 유방보존술의 핵심은 수술 이후에도 수술 이전과 미용과 기능에서 덜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암의 위치와 상관없이 유륜(乳輪)의 원형 곡선을 따라 피부의 일부를 절개한 뒤 암 세포만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수술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유방 안쪽의 유선 조직을 과도하게 제거할 경우 피부와 근육이 들러붙어 팔을 들어올리는 게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조직은 최대한 살리고 암 덩어리만 긁어낸다. 일반적으로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의 3∼10%는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합병증 또는 불완전한 절제 등의 부작용 때문에 재수술을 받는다. 다만 임 교수는 아직 이런 재수술을 시행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수술 후 출혈 같은 부작용만 없다면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다.○유방 절제 후 재건 수술 진행암 덩어리가 크거나 다발성일 때 혹은 암이 유두까지 침범했을 때는 유방을 온전히 보존하기 힘들다. 이 경우 암 덩어리 제거가 우선이다. 어쩔 수 없이 유방 조직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보통은 유방의 상단 부위에 5∼10cm를 절개한다. 임 교수는 유륜 주변을 따라 최소한으로 절개해 유두와 피부는 그대로 두고 안에 있는 유선 조직을 제거한다. 임 교수는 “이런 방법을 통해 미용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 수술을 염두에 둘 경우 근막과 근육 조직은 그대로 둔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성형외과와의 다학제 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재건 수술을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 임 교수에 따르면 이 병원 유방암 환자의 30%는 유방을 절제하는데, 대부분은 재건 수술을 동시에 받는다. 재건 수술을 할 때는 유방 조직이 있던 공간에 보형물이나 자가(自家) 조직을 집어넣고 유방 모양을 다시 만들어준다. 임 교수는 보형물 삽입 위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간혹 보형물을 근육 내부에 집어넣을 경우 통증이나 운동 시 불편을 느낄 수 있다”며 “이대여성암병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피부와 근육 사이에 보형물을 집어넣는다”고 말했다. 재건 수술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경우도 있다. 가령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염증성 유방암의 경우 모든 조직을 제거한 후에도 방사선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삽입한 보형물이 딱딱해지고 찌그러져 유방의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곽 교수는 “이 경우 미용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 장단점 알아둬야대장암이나 위암일 때는 복강경 시술을 많이 한다. 하지만 유방암의 경우 내시경 수술은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다. 복부와 달리 유방 안에 내시경을 넣을 만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큰 이유다. 그 단점을 극복한 것이 로봇 수술이다. 유방암 수술에 로봇이 도입된 것은 2016년경이다. 주로 유방절제술에 로봇을 쓴다. 유방 재건을 염두에 두고 의사가 직접 수술을 할 경우 보통은 가슴 위쪽으로 10cm 정도를 절개한다. 반면 로봇 수술을 할 때는 겨드랑이와 유방 아래쪽 사이를 4cm 절개한다. 절개 길이가 작을 뿐 아니라 눈에도 덜 띈다. 곽 교수는 “바로 이 점 때문에 로봇 수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처를 최소화해 미용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란 뜻이다. 3차원으로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시야를 확보해 좁은 부위까지 쉽게 접근 가능하며 손 떨림을 막고 미세한 조작도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더욱 정교하게 수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곽 교수는 “이런 점 때문에 환자들의 수술 후 만족도가 실제로 높다”고 했다. 다만 재발률이나 회복 기간 등은 의사의 직접 절제 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비싼 것도 흠이다. 대체로 유방 절제와 재건에 드는 로봇수술 비용은 1000만∼2000만 원으로 그 이상 들 때도 있다. 직접 절제 수술 비용은 300만 원 내외다. 모든 환자가 로봇수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임파선으로 암이 상당히 전이된 경우에는 로봇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임파선의 암을 다 긁어내기 힘들 뿐 아니라 로봇이 들어갈 통로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이대여성암병원 공동기획}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가 추세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를 웃돈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95%를 넘어서고 있으며, 2기에 발견해도 90% 이상이다. 임파선으로 여러 개의 암이 전이된 3기의 경우에도 70~80% 정도다. 다만 폐, 뼈,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부터는 5년 생존율은 30~40%대로 낮아진다. 최근에는 환자의 70%는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한다. 덕분에 유방암 환자의 95%는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가 암 덩어리와 주변의 일부 조직을 절제하되 유방의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는 유방보존술이다. 보존술이 불가능할 경우 유방 조직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로봇 유방절제술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이대여성암병원의 임우성 유방암센터장(외과 교수)과 곽성찬 외과 교수에게 유방암 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임 교수는 최근 12년 동안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면서 합병증이나 암 조각이 남아있는 ‘불완전한 절제’ 등의 이유로 인한 재수술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이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이 달 중 로봇 유방절제술을 시행한다. 곽 교수는 이 수술을 주로 담당한다. ●“유방 살리면 암 치료 효과도 높아”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유방암 환자의 80% 이상은 유방을 완전히 절제했다. 유두를 포함한 피부 일부와 유선 조직 전체를 제거했다. 혹시라도 있을 암의 ‘뿌리’를 완전히 뽑기 위해서다. 사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암 환자 상당수가 이미 암이 넓게 퍼졌거나 전이된 후 발견됐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하는 환자가 늘었다. 암 덩어리가 클 경우에도 항암요법을 통해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할 만큼 의료 기술도 발전했다. 다른 암의 경우 얼마나 암 덩어리를 완벽하게 제거하느냐가 목표다. 유방암 치료에는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유방을 보존하거나 재건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수술을 일종의 미용 성형으로 규정했다. 암 치료와 관계없는 수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유방이 제거된 여성은 자존감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생긴다. 유방이 없다고 해서 실제로 암이 재발하는 확률이 높아지지는 않지만 재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다. 이로 인해 암 치료 효과에 악영향을 미친다. 임 교수는 “이런 점 때문에 유방 보존과 재건술은 미용 성형이 아니라 암 치료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존술, 암의 크기에 달려있어 유방보존술은 조기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여겨진다. 하지만 암의 병기와 유방보존술과의 상관관계는 낮다. 임파선으로 전이된 3기에도 가능하지만 암의 가장 초기인 0기에도 불가능할 수 있다. 임 교수는 “암의 크기와 다발성, 위치가 수술 결정의 요소”라고 했다. 암 덩어리가 지나치게 크거나, 작더라도 수많은 암 세포가 넓은 부위에 퍼져 있거나, 암 세포가 유두를 침범했다면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4기의 경우는 어떨까. 임 교수는 “항암 치료 효과가 좋아 일정기간동안 암 세포의 크기가 작아지고 추가적인 병변이 생기지 않으면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가 듣지 않을 경우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며 수술 치료는 어렵다. 유방보존술의 핵심은 수술 이후에도 수술 이전과 미용과 기능에서 덜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암의 위치와 상관없이 유륜의 원형 곡선을 따라 피부의 일부를 절개한 뒤 암 세포만 제거한다. 이렇게 하면 수술 흉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유방 안쪽의 유선 조직을 과도하게 제거할 경우 피부와 근육이 들러붙어 팔을 들어올리는 게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조직은 최대한 살리고 암 덩어리만 긁어낸다. 일반적으로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의 3~10%에서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합병증 또는 불완전한 절제 등의 부작용 때문에 재수술을 받는다. 다만 임 교수는 아직 이런 재수술을 시행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수술 후 출혈과 같은 부작용만 없다면 다음날 퇴원이 가능하다. ●유방 절제 후 재건 수술 진행암 덩어리가 크거나 다발성일 때 혹은 암이 유두까지 침범했을 때는 유방을 온전히 보존하기 힘들다. 이 경우 암 덩어리 제거가 우선이다. 어쩔 수 없이 유방 조직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보통은 유방의 상단 부위에 5~10㎝를 절개한다. 임 교수는 유륜(乳輪) 주변을 따라 최소한으로 절개해 유두와 피부는 그대로 두고 안에 있는 유선 조직을 제거한다. 임 교수는 “이런 방법을 통해 미용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 수술을 염두에 둘 경우 근막과 근육 조직은 그대로 둔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성형외과와 다학제 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재건 수술을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 임 교수에 따르면 이 병원 유방암 환자의 30%는 유방을 절제하는데, 대부분은 재건 수술을 동시에 받는다. 재건 수술을 할 때는 유방 조직이 있던 공간에 보형물이나 자가(自家) 조직을 집어넣고 유방 모양을 다시 만들어준다. 임 교수는 보형물 삽입 위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간혹 보형물을 근육 내부에 집어넣을 경우 통증이나 운동 시 불편을 느낄 수 있다”며 “이대여성암병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피부와 근육 사이에 보형물을 집어넣는다”고 말했다. 재건 수술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경우도 있다. 가령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염증성 유방암의 경우 모든 조직을 제거한 후에도 방사선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삽입한 보형물이 딱딱해지고 찌그러져 유방의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곽 교수는 “이 경우 미용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 장단점 알아둬야대장암이나 위암일 때는 복강경 시술을 많이 한다. 하지만 유방암의 경우 내시경 수술은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다. 복부와 달리 유방 안에 내시경을 넣을 만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큰 이유다. 그 단점을 극복한 것이 로봇 수술이다. 유방암 수술에 로봇이 도입된 것은 2016년경이다. 주로 유방절제술에 로봇을 쓴다. 유방 재건을 염두에 두고 의사가 직접 수술을 할 경우 보통은 가슴 위쪽으로 10㎝ 정도를 절개한다. 반면 로봇 수술을 할 때는 겨드랑이와 유방 아래쪽 사이를 4㎝ 절개한다. 절개 길이도 작을 뿐 아니라 눈에도 덜 띈다. 곽 교수는 “바로 이 점 때문에 로봇 수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처를 최소화해 미용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란 뜻이다. 3차원으로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시야를 확보하고 좁은 부위까지 쉽게 접근 가능하며 손 떨림을 막고 미세한 조작도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더욱 정교하게 수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곽 교수는 “이런 점 때문에 환자들의 수술 후 만족도가 실제로 높다”고 했다. 다만 재발률이나 회복 기간 등은 의사의 직접 절제 수술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비싼 것도 흠이다. 대체로 유방 절제와 재건에 드는 로봇수술 비용은 1000만~2000만 원으로 그 이상 들 때도 있다. 직접 절제 수술비용은 300만 원 내외다. 모든 환자가 로봇수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임파선으로 암이 상당히 전이가 된 경우에는 로봇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임파선의 암을 다 긁어내기도 힘들 뿐 아니라 로봇이 들어갈 통로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한 해에만 25만4718명의 암 환자가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남자(3.4%)보다 여자(3.9%)가 컸다. 10만 명당 발생률의 경우 남자는 308.7명에서 308.1명으로 0.6명 감소했지만 여자는 290.8명에서 297.4명으로 6.6명 늘었다. 여성 암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고령화 외에도 늦은 결혼과 저출산,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동아일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대여성암병원과 공동으로 여성암을 극복하기 위한 시리즈를 3회 싣는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다.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HPV는 피부 접촉이나 성관계 등으로 감염된다. 자궁경부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 2위(갑상샘암 제외)다. 서양에 비해 국내 발생이 많은 편으로 최근 감소 추세다.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검진이 이뤄지고 있어 암의 전 단계에서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 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발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도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무서운’ 암이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에게 치료법을 물었다.○ 개복-복강경 수술, 어느 게 좋을까일반적으로 자궁경부와 질의 상부까지만 암이 퍼져 있는 1기와 2기를 조기 암으로 규정한다.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선으로 확대되거나 방광이나 장까지 침범했을 경우 3기 혹은 4기로 구분한다. 조기 암의 경우 원칙적으로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3기와 4기의 경우에는 암의 크기나 상태 등에 따라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거나 항암 치료만 하게 된다. 자궁경부암이 되기 직전 단계를 자궁경부상피내암이라고 한다. 이때 자궁경부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아지면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젊은 미혼 여성에 대해서는 자궁경부를 최대한 보존해서 수술하며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배를 열어 수술하는 개복 수술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복강경, 로봇 등 수술 방법이 다양해졌다. 일반적으로 복강경과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수술 후 관리도 편하고 흉터가 적다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수술 결과는 비슷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조기 자궁경부암의 경우 다를 수 있다는 국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2018년 발표됐다. 수술 받은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를 4년간 추적한 결과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발률은 14%였다. 반면 개복 수술은 3.5%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로 평가받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렸다. 논문은 당시 의사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는 개복 수술로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렇다면 복강경과 로봇 수술은 옳지 않은 것일까.○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장 중요김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미 결과를 예측하고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이에 앞서 2013년에 이미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연구에서 복강경 수술을 한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5년 재발률은 14%, 개복 수술 환자는 5%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후 이대여성암병원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조기 암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복강경 수술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재발 위험이 낮고 암의 크기가 작다면 개복 수술보다는 복강경 수술의 이점이 더 크다. 다만 △암 덩어리가 2∼3cm를 초과할 정도로 크거나 △암의 악성도가 높다고 판단되며 △자궁경부 내부에서 상당히 진행됐으며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이런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며 “그 경우 추가 검사를 하고, 다학제 회의와 상담을 거쳐 최종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이 병원 자궁경부암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재발률은 10년 전 8.1%에서 최근 4.2%로 뚝 떨어졌다. 특히 1기 환자만 놓고 보면 재발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김 교수는 “수술의 질적 평가와 다학제 회의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대한의학회 영문저널(JKMS)에 게재됐다.○ 재발암 수술-방광 재건 동시 시행 자궁경부암이 재발했거나 국소 진행이 됐을 때는 자궁과 주변 장기 전체를 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방광, 직장까지 모두 제거하는 수술은 상당히 난도가 높다. 6∼10시간이 걸리는 대수술이다. 4년 전 60대 초반의 이미순(가명) 씨가 자궁경부암이 재발해 김 교수를 찾았다. 김 교수가 보니 골반 벽까지 암이 침투해 있었다. 골반은 혈관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폭이 좁아서 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골반 벽 일부를 깎아내 모든 암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광범위하게 절제를 하면 방광까지 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 환자들은 소변주머니를 차야 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를 피하려면 인공방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또한 고난도 수술에 속한다. 이대여성암병원의 경우 인공방광수술 건수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원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가 발생할 경우 비뇨기병원과 다학제 협의를 통해 암 수술과 동시에 방광재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 전 50대 초반의 박영미(가명) 씨가 자궁경부암 항암 방사선 치료의 합병증으로 방광과 질 사이에 비정상적 통로인 ‘누공’이 생겼고, 소변은 방광에 모이지 못하고 질로 흘러나왔다. 박 씨는 병원 3곳을 돌아다닌 끝에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자궁, 방광, 질 상부를 절제하고 인공방광을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 내달 1일 이대여성암병원 확장 개소… “질환 특성 맞춰 전문화-세분화” 다음 달 1일 이대여성암병원이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확장 개소한다.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장(사진)은 “유방암이나 갑상샘암 등 질환 특성에 맞춰 전문화하고 세분화하기 위해 확장 개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크게 △유방암센터 △갑상샘암센터 △부인종양센터 등 3개 센터로 운영된다. 부인종양센터는 다시 △재발성부인암센터 △가임력보존센터 △로봇수술센터로 구분했다. 진료 공간을 넓히면서 총 진료실은 10개로 늘어났다. 유방촬영기와 같은 첨단장비도 추가 도입했다. 아울러 유방암 수술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안세현 교수를 영입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2009년 3월 문을 열었다. 국내 대학병원 처음으로 암 진단 후 1주일 이내 수술, 첫 방문 당일 진료와 검사를 한 장소에서 시행했다. 여성암 환자만을 위한 레이디병동을 국내 처음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암센터를 특성화하고 성공한 대표 사례로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병원은 물론 해외에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대여성암병원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유럽 여러 국가와 미국, 중국, 멕시코, 몽골 등 60여 개 나라의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았다. 문 병원장은 “여성암 예방의 길잡이로서 암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암은 반드시 치료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이대여성암병원 공동기획}

《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한 해에만 25만4718명의 암 환자가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남자(3.4%)보다 여자(3.9%)가 컸다. 10만 명당 발생률의 경우 남자는 308.7명에서 308.1명으로 0.6명 감소했지만 여자는 290.8명에서 297.4명으로 6.6명 늘었다. 여성 암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고령화 외에도 늦은 결혼과 저출산,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동아일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대여성암병원과 공동으로 여성암을 극복하기 위한 ‘여성암, 난치는 없다’ 시리즈를 3회 싣는다. 동아일보-이대여성암병원 공동기획 》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다.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HPV는 피부 접촉이나 성관계 등으로 감염된다. 자궁경부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 2위(갑상샘암 제외)다. 서양에 비해 국내 발생이 많은 편으로 최근 감소 추세다.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검진이 이뤄지고 있어 암의 전 단계에서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 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발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도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무서운’ 암이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에게 치료법을 물었다. 개복-복강경 수술, 어느 게 좋을까일반적으로 자궁경부와 질의 상부까지만 암이 퍼져 있는 1기와 2기를 조기 암으로 규정한다.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선으로 확대되거나 방광이나 장까지 침범했을 경우 3기 혹은 4기로 구분한다. 조기 암의 경우 원칙적으로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3기와 4기의 경우에는 암의 크기나 상태 등에 따라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거나 항암 치료만 하게 된다. 자궁경부암이 되기 직전 단계를 자궁경부상피내암이라고 한다. 이때 자궁경부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아지면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젊은 미혼 여성에 대해서는 자궁경부를 최대한 보존해서 수술하며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배를 열어 수술하는 개복 수술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복강경, 로봇 등 수술 방법이 다양해졌다. 일반적으로 복강경과 로봇 수술은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수술 후 관리도 편하고 흉터가 적다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수술 결과는 비슷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조기 자궁경부암의 경우 다를 수 있다는 국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2018년 발표됐다. 수술 받은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를 4년간 추적한 결과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발률은 14%였다. 반면 개복 수술은 3.5%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로 평가받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렸다. 논문은 당시 의사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는 개복 수술로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렇다면 복강경과 로봇 수술은 옳지 않은 것일까.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장 중요김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미 결과를 예측하고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이에 앞서 2013년에 이미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연구에서 복강경 수술을 한 조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5년 재발률은 14%, 개복 수술 환자는 5%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후 이대여성암병원은 환자의 상태에 맞춰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조기 암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복강경 수술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재발 위험이 낮고 암의 크기가 작다면 개복 수술보다는 복강경 수술의 이점이 더 크다. 다만 △암 덩어리가 2~3cm를 초과할 정도로 크거나 △암의 악성도가 높다고 판단되며 △자궁경부 내부에서 상당히 진행됐으며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이런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며 “그 경우 추가 검사를 하고, 다학제 회의와 상담을 거쳐 최종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이 병원 자궁경부암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재발률은 10년 전 8.1%에서 최근 4.2%로 뚝 떨어졌다. 특히 1기 환자만 놓고 보면 재발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김 교수는 “수술의 질적 평가와 다학제 회의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대한의학회 영문저널(JKMS)에 게재됐다. 재발암 수술-방광 재건 동시 시행 자궁경부암이 재발했거나 국소 진행이 됐을 때는 자궁과 주변 장기 전체를 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방광, 직장까지 모두 제거하는 수술은 상당히 난도가 높다. 6~10시간이 걸리는 대수술이다. 4년 전 60대 초반의 이미순(가명) 씨가 자궁경부암이 재발해 김 교수를 찾았다. 김 교수가 보니 골반 벽까지 암이 침투해 있었다. 골반은 혈관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폭이 좁아서 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골반 벽 일부를 깎아내 모든 암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광범위하게 절제를 하면 방광까지 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 환자들은 소변주머니를 차야 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를 피하려면 인공방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또한 고난도 수술에 속한다. 이대여성암병원의 경우 인공방광수술 건수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원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가 발생할 경우 비뇨기병원과 다학제 협의를 통해 암 수술과 동시에 방광재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 전 50대 초반의 박영미(가명) 씨가 자궁경부암 항암 방사선 치료의 합병증으로 방광과 질 사이에 비정상적 통로인 ‘누공’이 생겼고, 소변은 방광에 모이지 못하고 질로 흘러나왔다. 박 씨는 병원 3곳을 돌아다닌 끝에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자궁, 방광, 질 상부를 절제하고 인공방광을 재건하는 수술을 받았다.다음 달 1일 이대여성암병원이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확장 개소한다.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장(사진)은 “유방암이나 갑상샘암 등 질환 특성에 맞춰 전문화하고 세분화하기 위해 확장 개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크게 △유방암센터 △갑상샘암센터 △부인종양센터 등 3개 센터로 운영된다. 부인종양센터는 다시 △재발성부인암센터 △가임력보존센터 △로봇수술센터로 구분했다. 진료 공간을 넓히면서 총 진료실은 10개로 늘어났다. 유방촬영기와 같은 첨단장비도 추가 도입했다. 아울러 유방암 수술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안세현 교수를 영입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2009년 3월 문을 열었다. 국내 대학병원 처음으로 암 진단 후 1주일 이내 수술, 첫 방문 당일진료와 검사를 한 장소에서 시행했다. 여성암 환자만을 위한 레이디병동을 국내 처음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암센터를 특성화하고 성공한 대표 사례로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병원은 물론 해외에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대여성암병원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유럽 여러 국가와 미국, 중국, 멕시코, 몽골 등 60여 개 나라의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았다. 문 병원장은 “여성암 예방의 길잡이로서 암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암은 반드시 치료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60대 주부 이연순(가명) 씨는 몇 년 전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대형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심근경색은 아니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심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와 전기자극을 주는 장치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새로운 병을 발견했다. 뇌 검사에서 작은 뇌동맥류(꽈리)가 발견된 것이다. 의사는 아직까지는 크기가 작아 응급 처치가 필요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일부가 부풀어 오르는 병이다. 이 혈관이 터지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혈관이 터지기 전까지는 아무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씨 또한 두통과 같은 증세도 없었다고 했다. 조경환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씨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검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건강검진 시스템을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다. 지난해까지 이 병원의 건강검진센터장을 맡았다. 그는 “각각의 장기별로 최적의 검사장비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뇌 검사 어떤 게 좋을까뇌 기능 검사 장비는 여러 개가 있다. 뇌 CT(컴퓨터단층촬영)는 여러 방향에서 X선을 쏘아 뇌의 단면 영상을 얻는다. 뇌출혈, 뇌경색, 골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응급환자나 신속한 진단이 필요한 환자의 뇌 검사에 많이 쓰인다. 다만 혈관의 막힘 정도나 꽈리 존재 여부, 뇌 위축 등의 구체적 상태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 또한 단점이다. 뇌 MRI(자기공명영상)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를 확인할 때 자주 사용된다. 치매나 뇌종양 등을 확인하는 데 좋다. 정밀도가 높고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검사 시간이 1시간 내외로 긴 게 단점이다. 뇌 MRI와 비슷하지만 혈관에 특화된 검사로 뇌 MRA(자기공명혈관조영)가 있다. 뇌동맥류나 혈관 기형 등 뇌혈관 질환을 확인할 때 사용된다. 뇌출혈 가족력이 있을 경우 이 검사가 권장된다. 이 외에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검사도 있다. 뇌의 감각 피질이나 운동 피질, 시각 피질 등 뇌 부위별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대체로 CT나 MRI로도 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뇌 기능이 이상할 때, 퇴행성 뇌질환이나 정신과 질환이 심할 때 사용된다.○부위와 장기별로 적합한 장비는?복강에 있는 간, 신장, 췌장, 전립샘(전립선), 자궁, 난소 등 장기의 이상은 1차로 초음파 검사로 확인한다. 초음파가 액체를 잘 통과하는 성질이 있어 굳이 CT나 MRI를 촬영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장기에 가려진 췌장은 초음파 검사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CT는 장기 내부를 촬영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췌장을 포함해 폐, 간, 신장 등 흉복부의 암을 확인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런 장기들은 1차 초음파에서 암이 의심되면 2차로 CT를 촬영한다. CT는 단단한 뼈를 촬영하기에도 좋다. 골절 여부를 확인할 때도 CT 검사가 좋다. 다만 방사선량이 많다는 점은 큰 약점이다. 보통 의료인에게 1년 동안 허용되는 최대 방사선 피폭량은 50mSv(밀리시버트·방사선량의 단위)이다. 가급적 5년 동안 매년 평균 20mSv를 넘지 않도록 권고된다. 복부 CT의 방사선 피폭량은 8mSv이다. 세 번만 CT 검사를 해도 연평균 권고량을 넘어서게 된다. CT의 약점은 또 있다. 혈관 내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MRI가 더 좋다. MRI는 혈관질환 외에도 염증이나 혹을 파악하거나 신경과 근육조직의 이상을 감별하는 데도 적합하다. 허리에 이상이 있을 때 일반적으로 MRI를 찍는 게 이 때문이다. 허리뼈 근처의 근육조직과 신경을 보려는 것이다. 만약 뼈에 원인이 있다면 CT 검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MRI는 자기장의 변화를 활용해 신체 데이터를 3차원으로 촬영한다. 방사선이 없어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게 장점이다. 다만 CT에 비해 촬영 시간이 길고, 검사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과잉 검진 피하고 반드시 결과 확인CT나 MRI 검사는 정밀검사에 해당한다. 치료가 아닌 검진 목적으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비용도 만만찮다. 그래도 정확도가 높으니 가급적 이런 검사를 받는 게 좋을까. 조 교수는 “모든 질병에 대해 정밀검사가 우선적으로 여겨지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폐결핵과 폐렴은 흉부 X선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골절이나 뼈암 또한 X선으로 판독할 수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은 CT나 MRI보다 내시경 검사가 더 정확할 수 있다. 조 교수는 “과도한 검사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전신의 암을 발견한다고 알려져 있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CT’는 방사선 피폭량이 복부 CT의 두 배인 14mSv에 이른다. 단 한 번 검사만으로 의료인의 연평균 방사선 피폭 권장량 상한선에 근접하는 셈이다. 조 교수는 “살짝 맞으면 멍이 들지만 강하게 맞으면 뼈가 부러지는 것처럼 강한 방사선을 쐬면 단순한 부작용을 넘어 유전자 돌연변이나 암 발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PET CT를 검진용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뇌혈관을 좀 더 자세히 찍겠다며 fMRI 검사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 교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fMRI의 경우 뇌혈관에 문제가 있을 때 시행하는 검사로 의사의 판단에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가끔 혈액 한 방울로 모든 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등의 광고 문구를 볼 수 있다. 조 교수는 “아직까지 그 정도로 의학 기술이 발달한 건 아니다”라며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최소 2년마다 검진을… 가족력 질병 추가 검사… 결과 설명 꼭 들어야” 조경환 교수의 건강검진 조언조경환 교수는 40대 이후에는 가급적 매년, 미룬다 해도 2년 주기로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국가암검진과 국민건강검진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조 교수는 “건강검진의 시작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가급적 사전에 검진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항목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질병 가족력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조 교수 또한 친척이 40대 후반에 뇌출혈로 사망한 이후 자신의 가족들이 뇌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을 매년 받는다. 한 명이 실제로 뇌혈관 질환이 발견돼 출혈이 되기 전에 대처할 수 있었다. 검진을 받은 후 과정도 중요하다. 조 교수는 “검진을 다 마쳐 놓고도 결과표를 대충 훑어보고 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반드시 검진기관에 문의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며 그게 어렵다면 자신이 다니는 의원에 결과표를 들고 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얼마 후에 재검사를 해야 하는지, 추가로 어떤 점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후 결과를 확인하고 이행하는 것이 검진의 최종 완성”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