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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처구니가 없네요….” 지난해 치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선거가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무효판정을 받고, 재선거까지 치러야 할 상황에 처하자 전교조 내부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전교조는 지난해 12월 3∼5일 치러진 집행부 선출 1차 투표에서 2만978표(50.23%)를 얻은 변성호 후보가 17대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변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를 얻어 2위 후보와의 결선투표도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이는 집계 오류. 전교조 선거관리위원회는 무효표(851표)를 제외한 유효투표수(4만1760표)를 기준으로 득표율을 계산했다. 노동조합법 16조에 따르면 ‘총회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고, 임원 선출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조합원 선거는 일종의 총회인 만큼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위원장에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자체 규정을 통해 지금까지 무효표를 제외한 유효투표수를 기준으로 득표율을 산출해 위원장을 뽑았다. 단지 과거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늘 결선투표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효표 포함 여부에 따라 변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가 달라지면서 잘못 만든 규칙이 드러난 것이다. 전교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19일부터 이틀간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재선거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합원들의 변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어서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유성열 ryu@donga.com·임현석 기자}

《 지난해 12월 23일 노사정(勞使政)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2대 원칙과 14개 세부 과제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동반자적, 공동체적 시각에서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나눈다는 원칙 아래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과 관련된 합의안을 올해 3월까지 이끌어 내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노사정이 노동시장을 개혁하자고 합의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때 ‘2·6 대타협’(정리해고 법제화, 파견법 제정 등) 이후 16년 만이다. 1999년 2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고, 노사정위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노동시장의 낡은 구조는 그대로 유지돼왔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졌고 통상임금과 간접고용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심해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반발을 수습해 노사정 합의를 이끌고, 구조 개혁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56)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노동계의 구조 개혁 방향과 노사정 대타협 가능성 등을 듣기 위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 대통령, 가이드라인 만들면 안돼―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본 느낌은 어떠했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 인적 쇄신을 밝히지 않았고 경제민주화 등 그동안의 공약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실망했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진단은 맞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솔선수범이다. 요즘은 중국도 법치(法治)를 한다. 법치라는 건 기본적으로 국민 설득인데,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 개혁도 고위공무원들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 없이 강제로 지시하면 다 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래도 박 대통령은 노사정 논의와 대타협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줬다. “그간 노사정위가 많은 일을 하긴 했다. 신뢰를 가지고 양보와 타협을 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행태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 경제부총리,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마디씩 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들러리로 서서 합의만 해주는 거라면 하지 않겠다. 한국노총은 외환위기 때부터 나라와 경제를 걱정했다. 임금도 삭감하고 공기업도 개혁하고 양보도 많이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가혹한 조직 분열뿐이었다. 일단 우리도 안을 냈으니 인내를 가지고 협상하겠다. 다만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지나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한국의 정규직이 정말로 ‘과보호’되고 있는가? 지난해에만 금융권에서 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어느 조직이든지 성과가 나지 않은 직원은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다. 지금도 회사 입맛대로 할 수 있는데 정규직 과보호라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실질임금과 최저임금부터 올려서 소비를 늘려야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다. 대기업들도 유보금만 쌓아두지 말고 고용창출 많이 하고, 노동자도 사외이사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 노동자도 회사를 이해하고, 경영도 책임지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물론 처우가 좋은 정규직들도 양보할 필요가 있다. 다만 ‘노사 자치주의’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노사에 맡겨놓으면 알아서 다 한다. 우리는 임금피크제를 2006년에 도입했다. 지금도 많은 사업장이 정규직 임금은 적게 올리고 비정규직 임금을 많이 올리고 있다.”파견업종 확대 수용할 수 없어 ―노동시장 구조 개혁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노총은 노총답게 행동하자는 것이 개인적인 철학이다. 노동자들이 떳떳하게 ‘조끼’를 입고 다니는 시대가 돼야 한다. 나는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과거에 한국을 대표하던 시중은행 6개가 모두 사라졌다. 그때는 노조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일순간에 깨졌다. 그렇게 천지가 개벽하는 모습을 봤는데 노동계가 머리띠 매고 투쟁만 해서 되겠는가. 우리도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시청 앞 광장에 10만 명 모아놓고 아무리 평화적으로 집회를 해도 국민은 관심 없다. 물론 정권과 자본이 노동계를 압박하고 뒤통수를 치는 일도 많다. 협상을 하다 대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저항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가 성의를 보이면서 대화가 잘 이뤄져 명분이 서고, 서로의 입장을 세워주는 상황이라면 투쟁을 위한 투쟁은 하지 않겠다.” ―정부는 늦어도 3월까지 합의를 하겠다고 한다. “골든타임 얘기를 많이 하는데, 선거가 없으니까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민주적 절차와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과제를 다 합의할 수 없다면 몇 개만 합의하고 나머지는 국회로 넘기는 방법도 있다. 비정규직 고용 기간도 4년으로 늘리되 그 이후에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항을 법으로 만들면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물론 4년 전에 다 해고되겠지만…. 파견 업종 확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비정규직으로 4년씩 일하고 나이가 들었는데도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으면 결국 간접고용(파견)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비정규 공화국이 되는 것만큼은 막을 것이다.” ―고용 기간이 늘어나면 숙련도가 높아져서 정규직 전환이 촉진된다는 견해도 있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숙련도가 높아졌다고 치자. 그래도 정규직으로 채용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를 했는데 인턴을 300∼400명씩 뽑아서 그중 정규직은 10명만 뽑더라. 고용기간을 늘린다고 해서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증명되고 있다. 자본수익률은 계속 증가하는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다. 그 수익이 어디서 나오나. 비정규직 쓰고 외주 주고, 임금 착취해서 나오는 것 아닌가.” ―정부는 비정규직에게 퇴직금, 이직수당을 주고 노조에 차별시정권도 주겠다고 했다. “비정규직에게까지 퇴직금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있겠나. 중소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정부가 당근 몇 개만 줄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 비정규직으로 2년씩 근무했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게 노동자들의 호소다. 고용 기간을 늘리려면 4년이 아니라 차라리 10년으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그 전에 해고할 수 없도록 해야 하겠지만. 특히 차별시정권은 상급단체에도 줘야 한다. 상급단체 전임자들은 노사협상 경험이 많다. 용평리조트 노사분쟁도 산별대표가 해결했다.”노조도 이기주의 탈피해야 ―정부 설문조사에서는 비정규직도 기간 연장에 찬성하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우리 설문조사 결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노사정위에서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문항도 노사정이 같이 검토해서 외부 전문기관에 맡길 것이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상시 지속적 업무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면 실질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다. 정부와 경영계 생각은 우리와 정반대겠지만.” ―정부는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 요건도 명확히 하자고 한다. “말이나 글을 해석할 때도 직역보다는 의역이 범위를 넓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여파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KT는 8000명이 넘는 인원을 명예퇴직시켰다. 명예퇴직을 가장한 해고다. 지금도 성과가 낮은 직원은 갑자기 발령을 내거나 귀양을 보낸다. 회사가 하고 싶으면 다 할 수 있다. 해고 요건을 명확하게 한다면 그 절차를 거칠 경우 마음대로 해고해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1982년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임금인상 억제, 비정규직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 관한 노사정 대타협) 같은 합의가 가능하려면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가. “네덜란드는 실업수당, 연금 등 사회 안전망이 충분한 상태에서 대타협을 했다. 우리는 해고되면 갈 데가 없고 실업급여가 전부다. 덴마크는 노사정이 모든 현안을 협의한다. 독일 총리도 큰 현안이 생기면 노총 위원장과 제일 먼저 협의한다. 외국을 나가도 노총 위원장을 대동해서 나간다. 우리는 소 닭 보듯 하지 않나.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려면 일단 노사, 노정 간 신뢰가 무너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민노총에 노사정위 참여 요청할 것 ―노조조직률도 10%를 위협받고,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우리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노조가 정규직 이익만을 대변하고, 이기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도 안다. 조직률 하락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비정규직이 늘다 보니 조직률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비정규직도 노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노조를 조직하면 해고해버리지 않나. 사용자들의 통제가 워낙 심하다. 다만 우리도 이기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나도 현장 간부들에게 골프를 치지 말라고 늘 강조한다. 이주노동자들까지 보호하면서 중간지대에 있는 조직들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 일본 노총은 ‘조직특공대’까지 만들어서 조직을 확대한다고 하더라. 우리도 조직 확대에 사활을 걸겠다.” ―민노총의 새 집행부가 선출됐다. 역사상 첫 조합원 직접선거로 선출된 집행부다.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가. “민노총은 동업자다. 동심동덕(同心同德)의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이 이데올로기 논쟁을 하는 시대도 아니지 않은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을 만나면 노사정위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 들어와서 하다가 안 되면 연대투쟁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설득하겠다. 민노총이 들어와 같이 싸우고 협의하면 국민 호응도 받을 수 있다. 노동시장 특위에 사용자단체는 3곳(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이나 있는데 노동계는 한국노총 하나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자주 민노총을 찾아가 설득하길 바란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노총과 민노총이 하나로 통합해서 노동자의 진정한 대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마산상고 졸업(한국체대 중퇴)한일은행(현 우리은행) 입행(1978년 4월)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2006년 5월∼2008년 1월)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2008년 2월∼2013년 10월)제25대 한국노총 위원장(2014년 1월∼현재) 인터뷰=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법원이 대표소송에 나선 23명 가운데 옛 현대자동차써비스 출신 2명의 상여금만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근로자 간의 희비는 크게 엇갈리게 됐다. 이번 소송이 직군별로 나눈 대표소송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직원의 8.7%인 약 5700명만 이번 판결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기적으로 받는 상여금이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하는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 여부는 치열하게 검토해서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정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바뀌지 않는 한 전체 근로자 모두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노사 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법원이 인정한 소급 금액은 크지 않다. 그러나 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8.7%의 근로자는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나머지 근로자들에 비해 연평균 10∼15% 이상 많은 임금을 받게 될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같은 일터에서 동일한 임금을 받아온 근로자들이 이번 판결로 일부 근로자의 임금만 오르게 되면 근로자 간의 갈등이 불거져 노사 간의 타협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사측은 노사가 함께 운영하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를 풀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송을 취소하면서 직무 및 능력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그 대신 상여금의 일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미 기득권을 획득한 8.7%의 근로자가 한발 양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됐다. 이날 판결로 현대차처럼 특정 기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만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회사의 근로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더라도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법률과 같은 효력(대법원 판례)을 지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15일 이하로 근무하는 경우는 징계 대상자가 아니면 거의 발생할 수 없다”며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세칙 하나를 들어 통상임금 성격 전체를 부정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유성열 기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경남 창원 본사와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52세 이상 사무직 450여 명 가운데 200여 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두산중공업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년 치 통상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대학생 자녀에게는 1년 치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올 초 270여 명의 명예퇴직을 확정했다. 대상자는 대부분 정년(현재 만 58세)을 코앞에 둔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3조2772억 원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14일 사무직 과장급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의 ‘희망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침체로 저(低)성장 국면이 장기화하고,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인건비 증가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진행되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내년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실시되는 정년연장법(만 58세→만 60세, 300명 미만은 2017년부터)을 앞두고, 아직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50대 근로자들을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사실상 해고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법 시행 전 정년 연장 대상자들을 최소화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주 연령층은 50세를 넘긴 ‘베이비부머’다. 베이비부머는 전쟁 직후 사회적, 경제적 안정에 따른 높은 출산율로 형성된 세대로 생산가능인구를 대거 공급하며 경제성장을 이끄는 특징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는 1955∼1963년 출생한 사람들로,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인구는 약 709만 명이고, 이 중 312만 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955∼1957년생(만 60∼58세)은 이미 정년이 넘어 회사를 떠났거나 올해 정년을 맞은 세대이기 때문에 퇴출과는 상관이 없다. 베이비부머 중 아직 정년이 되지 않은 1958∼1963년생(현재 만 57∼52세) 근로자들이 퇴출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특히 1958년생 개띠들이 대표적인 ‘낀 세대’로 정년 연장의 최대 피해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들은 기존 제도하에서는 내년에 만 58세 정년이 돼 퇴장해야 하지만 내년부터 정년이 2년 연장되는 바람에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의 조기 희망퇴직 러시로 오히려 올해 회사에서 퇴출되는 비애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24년 동안 몰랐다, 회사 공기가 그렇게 차가운지…” ▼1955∼63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비애24년간 근무했던 직장이었다. 겨울마다 여의도를 휘감던 쌀쌀한 칼바람도, 출근 생각만 하면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A 씨(52)에게 여의도는 ‘또 하나의 가정’이었기 때문이다. ‘직원은 ○○증권의 가족’ 1989년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입사한 증권사 입구에서 처음 마주한 문구다. 정말 그랬다. A 씨와 회사는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챙겼다. A 씨는 회사에 열심히 ‘효도’했고, 회사도 A 씨를 세세히 챙겼다. 회사가 준 일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조직생활을 하는 게 미덕이었던 시대. 베이비붐 세대인 A 씨도 그 시대의 교훈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그 교훈을 충실히 지킨 결과는 ‘해피 엔딩’이 아니었다.정년 연장 앞두고 ‘퇴출 프로그램’ 가동 2013년 12월 23일. 마지막으로 퇴근 도장을 찍고 여의도 거리로 나왔다. A 씨는 “여의도 겨울바람이 그렇게 살을 엘 정도로 차가운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린 지 24년이지만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회사를 부모처럼 여기고, 정열도 바쳤지만 A 씨를 내보낼 때는 매몰찼다. 퇴직 7개월 전인 2013년 5월 정년 60세 연장법이 개정됐지만 이 제도는 ‘그림의 떡’이었다. “나이 많고, 직급 높은 직원들은 무조건 퇴출 프로그램에 가야 한다던데?” 2013년 7월 여느 날처럼 출근해 업무 준비를 하던 A 씨는 동료들이 수군거리는 얘기를 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퇴출 프로그램은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 주는 1억∼2억 원을 아끼기 위해 회사가 직원에게 스스로 사직서를 내도록 종용하는 제도였다. A 씨를 포함해 퇴출 프로그램 대상자는 모두 20명. 그들이 모두 처음 만난 날, 다들 죄수처럼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매일 아침 오늘은 어떻게 영업할 건지 보고서를 내야 했다. 일종의 반성문이었다. “계좌유치 등으로 월 2000만 원씩 수익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목표량도 떨어졌다. 퇴출 프로그램 책임자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야근이라도 하라”며 오후 10시까지 A 씨를 사무실에 남겼다. “이를 악물고 버텼죠. 정년퇴직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다만 애들 대학등록금 때문에라도 최소 3, 4년은 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날마다 사표를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 버텼어요.” 끝까지 버틴 직원에게는 ‘최후통첩’이 떨어졌다. 2주마다 지점을 옮겨 다니도록 한 것. 여기서 나가떨어진 직원에게는 대기발령을 냈고, 책상을 없애고 직위도 박탈했다. 결국 A 씨도 2013년 12월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 물론 명예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퇴직 이후 평생 몸을 바친 직장에서 버림받았다는 배신감에 뒷목이 땅기고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다. 요즘도 소화제를 끼고 산다. 악몽도 많이 꾼다. 스트레스가 겹쳐 고혈압 판정까지 받아 약도 먹고 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장남인 그는 주저앉을 여유도 없었다. 보험설계사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한 달에 150만 원을 벌기도 벅차다. 월급이 증권사를 다닐 때의 4분의 1도 되지 않지만 아이들 학자금을 대려면 어쩔 수 없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지금도 그는 보험상품을 팔기 위해 거리를 걷고 또 걷는다.“사장이 빗자루질 하면 해고 신호” 경기 구리시의 한 중소유통업체서 일하는 이모 씨(52)는 하루하루 해고의 불안 속에서 일한다. 한때 가구점을 운영하며 잘나가는 ‘사장님’으로 불렸던 이 씨는 사업이 기울면서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해왔다.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선 일자리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전체 직원 수가 10명인 이 씨의 회사는 2017년부터 정년연장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고참급인 이 씨는 늘 정리해고의 부담에 시달린다고 했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사업실적에 따라 한두 명은 쉽게 해고하고 또 새로 채용하는 탓이다. “근속 연수가 길다 보니 월급을 많이 받는 내가 늘 정리해고 우선순위에 오르는 거죠.” 사장의 ‘빗자루질’ 하나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직원을 자를 일이 있으면 사장이 작업장에서 빗자루질을 시작하기 때문. 이때는 모든 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같이 청소를 해야 한다. 해고의 신호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해고 압박을 견뎌내는 방법은 일평생을 그래왔듯 그저 열심히 일하며 버티는 것뿐이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직원들은 손쉽게 일을 그만두기도 하지만 두 아들과 아내를 책임져야 하는 이 씨에게는 그런 생각조차 사치다. 눈칫밥 먹는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 씨는 “그저 5년만 더 회사에 다니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두 아들이 장가갈 때 각각 작은 전셋집 마련할 목돈이라도 쥐여 보내기 위해서다.‘철밥통 교직원’도 이제는 옛말 고용 안정성이 높아 ‘철밥통’에 비유되는 교직원 사회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은 코너에 몰려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직원으로 28년째 근무 중인 김모 씨(53)는 “정년 연장 시행이 다가오면서 학교 측이 다양한 수단으로 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교를 떠난 교직원 8명은 모두 김 씨와 같은 베이비부머였다. ‘팀장’이라는 직급을 주고 소속 팀원을 주지 않는 식으로 퇴출됐다. 김 씨는 “젊은 직원들이 윗사람에게 대놓고 나가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만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어떨 때는 나이 많은 사람은 나가라는 압박처럼 느껴졌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를 ‘샌드위치 세대’라고 표현한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베이비부머는 여전히 부모를 부양하면서 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세대”라며 “나이가 들어도 쉬지 못하고, 모은 돈이 없어 생활이 어려우니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사회문제화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달리고 있다. 이제 ‘산업화의 주역’은 아닐지라도, 한 가정의 주역으로 버텨내기 위해서…. ▼ 재취업해도 절반이 임시직… 다듬고 나누고 보듬어야 ▼1985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해 경기도의 한 연수원에서 신입 연수를 마친 정모 씨(56)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공식 출근은 오전 8시까지였지만 모든 사원이 더 일찍 나와 일했고, 밤 늦게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 ‘회사가 잘되는 것이 곧 내가 잘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일이 늘 1순위였다. 하지만 28년 후인 2013년 말 정 씨도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왔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퇴직한 정 씨는 1년여간 구직 활동을 했지만 아직도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일거리를 찾아 서울 곳곳을 헤매고 있다. 1980년대에 이미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끝낸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 러시를 예상하고 △일자리 나누기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충분한 대비를 갖췄다. 그러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후 대비는커녕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 전문가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60세 정년을 연착륙시키는 한편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장년 일자리의 질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장년층 재취업자 10명 절반은 임시·일용직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장년(50∼64세) 고용률은 69.9%(지난해 상반기 기준)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인 55∼64세 고용률(64.3%)도 한국은 34개 회원국 가운데 8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로 따져보면 장년층의 ‘고용 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평균 퇴직연령은 53세, 정년까지 일한 비율은 7.6%로 10명 중 1명꼴도 되지 않는다. 반면에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에 따른 조기 퇴직 비율은 16.9%에 이를 정도로 높다. 특히 고용부 추산 결과 2021년까지 연평균 20만 명 정도의 베이비부머가 직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퇴직 후 어렵게 재취업을 한다고 해도 질 낮은 일자리로 갈 개연성이 높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직장에서 퇴직한 뒤 다시 일자리를 얻은 장년층 199만8000명 가운데 임시·일용직으로 재취업한 비율은 45.6%였다. 퇴직자 4명 중 1명(26.7%)은 자영업자로 나섰다. 재취업자의 월평균 임금도 184만 원으로 20년 이상 장기 근속한 근로자의 평균임금(593만 원)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20년 넘게 근무하다가 지난해 3월 퇴직한 김모 씨(54)는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지난해 여름부터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매주 6일씩 하루 12시간 이상 운전을 하지만 한 달 순소득은 150만 원 정도다. 김 씨는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도 다니고 상담도 받아봤지만 다른 일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며 “월급도 월급이지만 택시 운전사를 ‘하인’ 취급하는 손님을 태울 때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장년고용대책을 통해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 확대(1인당 연간 1080만 원) △장년층 근로시간 단축 허용 △공공일자리 확충 등을 내놨다. 그러나 장년층 일자리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기업 생산직종은 이미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정년 연장에 합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무직이나 중소업체에 근무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기업들이 정년에 가까운 근로자들 구조조정에 대거 나서고 있어 이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수영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은 “장년층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이들을 사회적 비용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을 버려야 한다”며 “장년층도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시간제 일자리 등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이 해답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무 준비 없이 정년만 늘어난다면 고령자 고용 부담은 물론이고 청년 일자리까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특히 경영계는 현재 노사 자율에 맡겨져 있는 임금피크제를 법제화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노사 자율에 맡기면 임금 삭감을 우려한 노조의 강한 반발로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임금 감액률에 대한 노사 합의가 쉽지 않으므로 정부가 객관적으로 조사해 생산성과 임금에 대한 표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기업의 부담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연세대 이지만 교수(경영학)가 60세 정년 연장 시대의 기업 부담 증가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기업 인건비가 현재보다 평균 25% 증가했고, 호봉제에 따른 자동인상분까지 반영될 경우 37.5%나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17.5%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감소 효과가 7.5%포인트에 불과한 것. 결국 임금피크제는 물론이고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동시에 개편해야 정년 연장에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장기화된 저성장 국면까지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증가율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임금체계 개편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60세 정년 안착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정부, 기업, 개인이 철저히 준비해야 국가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무하다가 2000년대 중반 명예퇴직한 윤모 씨(60)는 공무원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주식 투자와 자영업을 했다가 수억 원을 날렸고, 빚까지 졌다. 윤 씨는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투자를 하는 건 정말 위험하다.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다”며 “매달 나눠서 조금씩 받으며 생활하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 장년, 노년층도 지속적으로 생산 활동에 참여해야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60세 정년 시대가 안착하려면 정부는 물론이고 개인과 기업도 각자 분야에서 일찌감치 대비책을 마련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개인은 정부와 기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은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일단 퇴직 시점을 가정했을 때의 재무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생소한 분야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을 치료할 때 진단을 먼저 한 뒤 처방을 받는 것처럼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자세하게 파악해놔야 구체적인 은퇴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같은 목돈이 생겼을 때 주식, 위험 상품에 투자를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많은 은퇴자가 자녀 학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하다가 실패한다”며 “목돈을 가지고 뭘 한다는 생각보다는 지속적인 노후자금으로 활용한다는 인식을 갖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노동시장 구조 개선 논의에서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네덜란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의 단초가 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임금 동결, 노동시간 단축, 시간제 고용 확대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정 대타협)도 뤼돌퓌스 뤼버르스 총리의 강한 리더십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경영계가 정년 연장을 앞둔 장년층들을 무조건 해고해버리는 관행 또한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무작정 해고를 하기보다는 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폭넓게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들도 장년층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일을 할 수 있는 인사관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장년층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백연상·강홍구 기자}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이 같은 혼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 입법을 통해 현장 혼란을 줄여야 하는데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모든 걸 맡긴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한 달 뒤 정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국회는 지난해 2월 환경노동위원회에 노사정소위를 만들어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여야 의원은 물론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 대표들도 참여해 두 달간 논의를 거듭했지만 합의에 실패하고 해산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만 거듭하면서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발의해 계류 중인 법안을 심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에는 노사정위가 바통을 넘겨받아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자 국회는 노사정위에서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사정이 합의를 하면 합의 취지대로 법률 개정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현재 노사정위에서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현안을 논의하느라 통상임금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만 이뤄지면 바로 입법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놓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주말인 17일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상 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1도에서 영상 8도로 전날보다 다소 쌀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한낮 최고 기온도 1도에 머물러 다소 추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일요일인 18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수도권 지역에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학생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피할 수 없는 게 바로 척추 질환이다. 척추 질환을 조기에 고치려면 자가진단이 중요하다.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비뚤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병적인 통증을 그저 일상적인 통증으로 여겨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체크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증세인 목 통증이나 허리 통증은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평소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일을 할 경우 생기는 근육 경직이 척추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 같은 질환은 간단한 스트레칭 등을 통해서 예방은 물론 통증도 경감시킬 수 있다. 목 디스크 환자가 급증하는 가장 큰 요인은 PC와 스마트기기다. PC,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젊은층은 목뼈가 변형될 위험이 크다. 일단 고개를 쭉 내밀거나 푹 숙이는 자세부터 반드시 고쳐야 한다. 평소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반복될 경우 C자가 점점 펴지면서 일자 형이 된다. 일자 형태가 된 목은 탄력이 줄고, 퇴행이 앞당겨져 가벼운 외부 충격에도 쉽게 삐끗하거나 약해진다. 목 디스크 초기에는 뒷목이 뻣뻣하고 목 주변이나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몸 전체가 피곤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 때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때가 많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 어깨와 팔이 심하게 저리고, 손가락까지 시리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손과 팔의 힘도 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눈이 침침해진다. 평소 뒷목이 결리거나 손이 저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바르게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 뒤 평소 손이 저렸던 방향으로 고개를 젖혀보면 된다. 이때 목에 통증이 있거나 팔이 저리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목 디스크가 악화돼 척수까지 누를 경우에는 하반신 마비나 전신마비까지 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진단을 받고, 꾸준한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원래의 자리에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나 허리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질 경우 주로 발생한다. 평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증상이 있는 사람은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뒤 아픈 다리의 무릎을 쭉 펴고 다리를 뻗어 본다. 그리고 쭉 뻗은 다리의 발목을 몸 쪽으로 굽힌 뒤 고개를 숙였을 때 다리가 당겨진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허리디스크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조기에 진단하면 보다 안전한 치료로 수술 없이 빠른 회복이 가능하므로 통증을 느끼는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가 1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가사근로 공식화’를 제시한 것은 최근 맞벌이 가정이 급증하면서 가사서비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체계는 여전히 후진적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대부분 영세한 직업소개소들이 가사도우미를 알선하고 있어 서비스의 질과 비용이 천차만별이고 관련 산업 규모도 잘 파악이 되지 않는 데다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의 질도 떨어지는 등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가사서비스를 하나의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면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이 활성화되고 가사 부담이 줄면서 출산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사서비스업은 직업소개소가 수수료를 받고 가사도우미를 가정에 소개시켜 주면 가정에서 가사도우미에게 일을 맡기고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형식상으로는 가정이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하는 형태지만 가사도우미는 근로자가 아니다. 가정이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을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임금도 현금으로 주기 때문이다. 가사도우미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4대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가사도우미들은 경제활동인구 조사나 취업자, 고용률 통계에서도 본인이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제대로 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정부의 공식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약 12만 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비영리단체는 물론이고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가사서비스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서비스 제공 과정과 임금 지급 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하경제’에 있는 것이다. 직업소개소들 역시 소개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관련 분쟁에도 손을 놓을 때가 많다. 이에 정부는 가사서비스업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업체(용역업체)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용역업체가 가사도우미를 근로자로 직접 고용하고 가정에서 용역업체에 가사도우미를 요청하면 가정으로 파견을 보내는 형식이다. 그 대신 가사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이같이 운영하는 용역업체를 직접 인증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 방식대로 가사도우미를 쓴다고 하더라도 과세를 하거나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업소개소나 용역업체가 정부 인증을 받지 못하더라도 기존처럼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가사도우미가 필요한 가정은 정부 인증을 받은 용역업체에 가사도우미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만 하면 된다. 서비스 비용은 정부가 발급하는 가사서비스 쿠폰을 사서 이를 용역업체에 지급하는 형식이고, 가사도우미의 임금은 용역업체가 지급한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제공 과정과 매출액, 임금 지급 등이 모두 양성화되기 때문에 가사도우미도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고 노동권과 4대 보험 혜택도 보장받을 수 있다. 조선족 등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가사서비스 근로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처럼 고용보험을 제외한 3개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가 업체를 직접 인증하면 서비스 질과 편의성이 한층 높아지고 분쟁도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2월 일명 ‘송파 세 모녀 사건’의 당사자인 박모 씨(당시 61세·여)는 생활고를 비관해 두 딸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 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식당일을 하며 병든 두 딸을 부양해왔지만 퇴근 도중 빙판길에서 넘어져 팔을 다치는 바람에 일을 그만뒀다. 생계가 막막했지만 박 씨 가족은 정부로부터 어떠한 구제 혜택도 받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고, 긴급복지지원금도 제도가 있는 줄 몰라 신청하지 못했다. 특히 퇴근길에 당한 사고는 통상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아 산업재해보상금도 받지 못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1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박 씨처럼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산재보험법 37조는 사업주가 제공한 통근버스 등 교통수단 외에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하거나 도보, 대중교통수단 등으로 출퇴근을 하다가 당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13년 헌법재판소는 산재보험법 3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재판관 9명 중 5명(위헌 정족수는 6명)이 위헌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회에도 출퇴근길 사고를 산재로 인정하는 법안이 다수 계류돼 있지만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출퇴근길 사고이더라도 본인이 평소 자주 이용하는 출퇴근길 경로 안에 포함돼 있어야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 등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가사도우미와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눈길 끌기에는 성공, 경제혁신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 제시는 미흡.’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6개 부처가 13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지원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 주요 업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런 평가를 내렸다.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개별 이슈를 잘 짚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경제 구조개혁을 위한 실천과제를 충분히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것도 한참 기다리고 저것도 한참 기다리고 하다가 기운이 다 빠진다”며 개혁을 독려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경제혁신을 본격화할 골든타임”이라며 긴박감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제부처들이 내놓은 주요 정책들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고, 노동개혁이나 수도권 규제 완화 같은 핵심을 빼놓아 중요 정책을 추진할 적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구조개혁 목표에는 미흡한 경제정책들 부처들의 업무보고 내용은 대체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재부가 3개년 계획의 좌표를 설정하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실천계획을 업무보고에 담기로 부처 간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나온 세부 정책들이 올해 경제정책의 중요 목표인 구조개혁을 이루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책이 다소 지엽적이고 정책의 긍정적 효과만 강조해 부작용이 불거질 경우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일례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사근로자 관련 대책은 고용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가사서비스 제공 업체가 정부 인증을 받으려면 가사도우미들을 직접 고용하고 최저임금, 4대 보험 혜택 등을 보장해야 한다. 또 가사도우미는 소득이 공개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런 구조로는 가사서비스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조치가 아파트 경비원 최저임금 적용처럼 다른 형태의 ‘규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정책은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전문가들도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과감한 주거대책이라는 점에서 방향을 잘 잡았다고 본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전월세 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이유는 개인 중심의 임대차시장 구조인데 이번 대책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급이 잘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서울 강남권 등 도심에 수요가 많지만 활용 가능한 택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지역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장기 미매각 용지 등 외곽에 몰려 있다. 건설사가 보유한 장기 미착공 토지에다 임대주택을 지으면 부실 사업장을 털어내는 데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수도권 규제 등 큰 이슈 풀어야 이날 박 대통령은 “3개년 계획이 성공하려면 실천이 중요하고 설득과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구체적인 정책 △국민과의 소통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날 내놓은 경제부처들의 정책은 이 3가지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정책보다는 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목표를 정해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수도권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같은 이슈를 놓고 국민적 합의를 만들지 않으면 경제정책이 변죽만 울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완규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각 부처가 ‘창조’라는 이름을 붙인 새로운 사업에만 매달리는 느낌”이라며 “구조개혁을 하려면 시스템을 바꿀 만큼 큰 과제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김준일 / 유성열 기자}
정부가 그동안 직업소개소를 통하거나 알음알음으로 고용하던 가사도우미(파출부) 업종을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전문 서비스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래미안 스테이’ ‘푸르지오 스테이’ 등 8년간 임차가 가능한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도 도입된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는 13일 세종시 행정지원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주요 업무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고용부는 이 자리에서 현재 비공식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가사서비스를 수면 위로 양성화하기 위한 법률안을 올해 상반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가사서비스도 가정과 용역업체의 계약에 따라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게 된다. 가사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가정이 정부 인증을 받은 용역업체에 가사도우미 파견을 요청하고, 비용은 정부가 발급하는 쿠폰(가사서비스 이용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용역업체는 가사도우미를 근로자로 직접 고용해 임금을 주고 4대 보험 등의 혜택도 보장해야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사도우미 처우 개선은 물론이고 서비스 질도 높아져 출산율, 고용률 향상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 12만 명으로 추산되는 가사도우미가 일을 하면서도 법적인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4대 보험 등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병, 산후조리 도우미 등 ‘돌봄 도우미’까지 포함하면 50만∼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정부는 올해 전국에 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로 허가하고 2017년까지 관련 규제를 완화해 호텔 5000실이 추가 공급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장기 임대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사가 전용면적 60∼85m²의 8년 장기 임대주택을 지으면 취득세를 50% 깎아주는 방안도 보고했다. 지금까지는 임대주택을 짓는 건설사에 대해 취득세를 25%만 감면해줬다.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공공기관별로 2급 이상 간부에게만 적용하는 성과연봉제의 대상을 7년 이상 근무한 모든 근로자로 넓히기로 했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을 촉진해 시행 기관을 현재 35곳에서 피크제 적용 대상인 117곳 모두로 확대할 계획이다.유성열 ryu@donga.com·이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대책 등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 대표들이 사회적 책임을 분담한다는 자세와 함께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조금씩 양보해서 서로 ‘윈윈’하는 타협안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현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진행 중인 노사정 협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목표 시점인 3월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구조 개혁을 독자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일각에서는 노사정 합의가 실패하면 정부가 마련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국회에 바로 제출하고, 일반해고 요건을 명확히 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식으로 독자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 등 쟁점 사안에 대한 노사 간 견해차가 너무 큰 상황이라 노사정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수습사원에게 2주 동안 고된 현장업무를 시키고도 전원을 탈락시켜 ‘갑(甲)질’ 횡포로 물의를 빚은 소셜커머스 위메프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비난이 일자 위메프 측이 공식 사과하고 이들을 전원 합격 처리한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나섰다. 9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위메프를 탈퇴한 화면을 캡처한 ‘인증샷’을 올리는 행렬이 이어졌다. ‘을(乙)’인 취업준비생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위메프의 ‘갑질’ 횡포에 분노한 누리꾼들이 위메프 불매운동에 나선 것이다. 8일 위메프의 박은상 대표는 보도 자료를 통해 “진정한 지역 마케팅 전문 인력을 선발하고자 했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잠재력 있는 인력을 찾아 직접 교육하는 방식으로 신입사원 제도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11명의 지역영업직원을 수습으로 채용해 2주 동안 실무에 투입했다. 이들은 수습 과정에서 서울 각 지역 음식점과 계약을 따내는 정직원 업무에 준하는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최장 14시간씩 근무를 했지만, 이들은 연장 근로수당을 포함한 임금 55만 원을 받고 입사 과정에서 최종 탈락 처리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기권 장관의 특별지시로 다음 주 월요일 위메프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위메프 측은 벌금 납부는 물론이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최고야 best@donga.com·유성열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플라워 카페(꽃집+카페)를 운영하는 조은진 씨(57·여)의 새해 소망은 ‘딸을 위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이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딸이 방송사에 거뜬히 합격했으면 하는 온 가족의 소망을 담았다. 은행원 장모 씨(32)는 “지난해에는 ‘금융회사에 다닌다’며 밥값도 내고 여행도 자주 다녔지만 올해는 어떻게든 5000만 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안정적인 재테크’를 소원으로 말했다. 갑오년(甲午年) 청마(靑馬)해를 보내고 을미년(乙未年) 청양(靑羊)해를 맞이했다. 세월호 참사, 윤 일병 사건, 경기 침체, 청와대 문건 유출 논란, ‘땅콩 회항’ 등 떠들썩한 뉴스로 가득했던 2014년을 보내고 맞은 2015년이어서 그럴까. ‘온순함’과 ‘평화’를 뜻하는 양의 해가 더욱 반갑다. 올해는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을지…. 그런 국민들의 마음이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국민들은 올해 새해 소망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는 오픈마켓업체 옥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4∼29일 옥션 홈페이지를 방문한 20대 이상 993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내년 새해 소망을 묻자 응답자들은 ‘가족의 건강과 화목’(26.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재테크, 저축 등 돈 모으기’(26.6%)라는 답변이 두 번째로 많이 나왔다. ‘금연, 금주, 체중 감량 등 건강 향상’(9.3%)과 ‘로또 당첨’(8.0%)이 뒤를 이은 가운데 ‘공부 및 자기계발’(6.3%) ‘이직, 연봉 인상 또는 승진’(5.6%)과 같이 변화를 추구하는 답변은 소수였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지난해 우리 사회를 관통한 키워드 ‘불안’과 관련이 있다고 풀이한다. 잇따른 안전사고와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에서 기회와 가능성을 엿보기보다는 의지할 수 있는 가족과 저축 등을 중요시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장에 대한 낙관보다는 ‘더 미끄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과 불안감이 공유되면서 사람들이 발전보다는 생존이라는 1차적인 목표에 집중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 50대 꽃집 주인 “축하-감사 꽃다발 만들 일 많아졌으면” ▼성인 993명 2015년 희망 물어보니“가족 건강과 화목” 가장 많이 꼽아… 듣고 싶은 뉴스는 ‘경기 회복’“2015년에는 전세금 덜 오르기를”, “맞벌이도 아이 맡길 걱정 없게”변화보다 안정적 생활 원해 직장인 박모 부장(47)은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임원 승진에 실패했다. 경기가 어려워 회사 실적이 부진하자 회사는 승진 대상자 수를 축소했다. 성과급도 줄었다. 미국 대학에 유학을 간 아들 등록금 부치기도 빠듯해 아내가 힘들어했다. 그래서 새해 박 부장의 소망은 두 가지다. 아들이 장학금을 받거나, 급여가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거나. 박 부장은 “대통령이 경기 살려 준다더니 체감 경기는 더 안 좋아졌다”며 “말로만 정책을 만들지 말고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나라의 ‘생존 방법’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첫째도, 둘째도 경제 동아일보와 옥션이 지난해 12월 24∼29일 20대 이상 9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새해 가장 듣고 싶은 뉴스를 묻자 응답자 중 54.4%가 ‘경기 회복’을 꼽았다. 새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도 가장 많은 49.1%가 ‘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경기 회복을 고대하는 것은 직장인뿐 아니라 자영업자, 구직자 모두 마찬가지다. ‘꽃집 사장님’ 김모 씨(59) 역시 장사가 잘됐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바람이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졸업·입학식, 밸런타인데이, 스승의 날 등 기념일엔 두 딸을 포함해 온 식구가 며칠씩 일을 거들어야 주문량을 맞출 만큼 주문이 쏟아졌다”며 “그러나 작년엔 혼자서 일해도 충분할 만큼 꽃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대학 산업정보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서향아 씨(28·여)는 취업컨설팅 학원도 다녀봤지만 취업에서 내내 고배를 마셨다. 서 씨는 “처음엔 전공을 살려 디자인 회사에 지원했지만 지금은 일반 사무직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매 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업 선택의 가치가 ‘열정’과 ‘성취’에서 ‘돈’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안정한 사회에서 젊은층의 자아 정체감도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안심하고 애 낳는 사회가 되길 응답자 993명이 올해 듣고 싶은 뉴스 중 두 번째로 꼽은 것은 ‘빈부 격차 해소’(13.7%)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등 안전사고가 많았지만 ‘안전한 대한민국 달성’(11.5%)보다 더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 기반이 유리처럼 아슬아슬하다 보니 빠듯하게 세금 내는 화이트칼라나 중하층들이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의 필요성을 더욱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기성 씨(34)는 ‘안정적 수입’과 ‘안정적 주거’가 새해 소망이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비를 버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바람에 지난해 내내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우리 부부는 소비가 과한 것도 아니고 아이도 없는데 도저히 (집주인이 요구하는) 전세금을 마련할 수가 없었다”며 “박사과정 학생들은 대부분 장시간 저임금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논문 쓸 시간과 노력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비정규직의 처우를 좋게 해주고 수입이 없는 기간의 사회보장을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박용현 씨(43)의 새해 소망은 둘째를 갖는 것이다. 초등 3학년 아들 하나를 뒀지만 맞벌이를 하다 보니 한 명을 키우기도 벅찼다. 그간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셨지만 지난해부터 심장이 안 좋아지셨다. 부부가 퇴근하기 전까진 육아 도우미가 아이를 돌보지만 성실하고 맘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해 여러 명을 갈아 치웠다. 박 씨는 “맞벌이 부부도 둘째를 맘 편히 낳을 수 있도록 국가가 양성하고 파견하는 육아 도우미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응답자들은 올해 듣고 싶은 뉴스로 △부동산 시장 회복(8.7%) △정부의 소통 강화(6.5%) △한반도 평화(3.5%) △한류 확산(0.7%) △정치권 여야 관계 개선(0.4%) 등을 꼽았다.꿈에 투자하는 4050들 과감하게 꿈에 ‘베팅’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모 씨(54)는 8년 전 하던 일을 그만두고 4년을 글쓰기에 매달린 뒤 2011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올 초엔 첫 시집이 나온다. 김 씨는 “30년 넘게 생계에 매달려 살다가 꿈을 되찾고 싶어 ‘목숨 걸고’ 글을 썼다”며 “그러나 등단을 준비하던 기간은 마땅한 돈벌이도 없고 ‘철없는 짓’이라 욕하는 주변인들 시선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마련해 대한민국이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성훈 씨(45)는 지난해 불황 속에도 가게 규모를 늘렸다. 그는 “오랜 기간 투자할지, 말지를 고민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보자’는 마음으로 가게 규모를 키웠다”며 “새로 문 연 가게가 ‘대박’을 치는 게 새해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새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으로 경제 활성화 외에 △국민과의 소통 강화(26.4%) △청와대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쇄신(9.0%) △국가의 명확한 비전 제시(7.9%) △대북관계 개선(2.4%) 등을 꼽았다. 지난해의 주요 뉴스로는 응답자의 74.7%가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그 뒤로는 국제유가 폭락(5.6%), 통합진보당 해산(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 회항’ 사태(3.5%), 청와대 문건 유출과 비선 논란(3.0%) 등이 뒤를 이었다.강유현 yhkang@donga.com·민병선·유성열 기자}

정부가 지난해 12월 29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제출하면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3월까지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반발하는 등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 역시 노사정 합의안이 국회로 온다고 해도 그대로 통과시키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당장 기업들은 60세 정년연장법이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2016년 이전부터 이미 신규 채용을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V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로 대표되는 비정규직은 6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정책은 다 제시했다”고 할 정도로 정부안은 예상보다 파격적이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동시에 반대하고 나선 것 역시 정부안이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도록 설계됐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물론 동시에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계는 고용유연성만 높아지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경영계 역시 비정규직 처우만 개선해 주다가 정작 자신들의 등골이 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누구나 솔로몬의 해법을 생각하기 쉽지만 묘수는 결국 가장 상식적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상식은 바로 노동계와 경영계가 임금동결과 고용안정을 맞교환하는 사회적 대타협뿐이다. 1970년대 극심한 실업난을 겪었던 네덜란드도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노동계가 임금동결을 받아들이는 대신, 경영계는 근로시간 단축과 시간제 일자리 나누기 등을 약속한 것. 그 결과 네덜란드의 고용률(2013년 기준)은 7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같은 해 한국의 고용률은 64.4%밖에 되지 않고 비정규직의 처우는 훨씬 열악하다. 한국이라고 바세나르 협약 같은 사회적 대타협을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노사정 간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네덜란드도 뤼돌퓌스 뤼버르스 총리의 리더십과 노사정 간 끊임없는 대화가 없었다면 대타협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1999년 2월 이후 노사정위에서 탈퇴해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참여 역시 필수적이다. 한상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이 노사정 대화 가능성을 밝힌 것은 그래서 반가운 일이다. 민주노총도 당분간은 ‘거리 투쟁’을 접고 미래를 위한 노동시장 구조 개혁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노사정위에 제출한 비정규직 종합 대책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다수 양산해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역시 사회적 파장 등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비정규직 종합 대책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제만 보면 굉장히 화려하지만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정규직은 해고 위험에 노출되고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이 뻔하다”며 “임금을 하향 평준화하고 직업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로 대표되는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며 ‘장그래법’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장그래가 원했던 것은 정규직이지 비정규직 연장이 아니었다”며 “정부의 종합 대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당 관계자는 “현재로선 노사정위에서 나온 안이라 당정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가 협의나 공청회를 거쳐 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와 사전 협의 없이 정부가 발표를 강행한 것에 대한 불만도 감지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당정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야당의 반대에 부닥쳐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에서 열린 신임 집행부 기자회견에서 “‘장그래’를 살릴 수 있다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물론 관계 부처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위원장은 “(노동자의) 양보와 들러리를 전제로 한 노사정 대화의 틀에 참여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노동자를 사회적 대화의 파트너이자 한 축으로 인정한다면 대화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1999년 2월부터 노사정위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성열 기자}
정부가 29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에 제출한 비정규직 종합 대책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반대하고 나섰다. 정부는 3개월 동안 노사 간 이견을 적극 조율해 합의안을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사 간 간극이 너무 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사정위에 참여 중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정부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한편 비정규직 고용을 엄격히 하는 쪽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비정규직을 채용토록 엄격한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근로감독관이 갖고 있는 차별시정권을 노동조합과 상급 단체에도 주는 안도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설문조사 결과와 상반되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노총이 15∼22일 비정규직 조합원 4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9.2%가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4년으로 확대하는 정부안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는 것. 반대의 이유로는 ‘기업의 정규직 고용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 52.9%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안은 사용자 측만 고려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대폭 높이려는 것이지 비정규직의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정부안보다도 더 유연성이 강화돼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정규직을 과잉 보호하고 연공서열에 따라 과도하게 임금을 올려 주는 환경에 있다고 보고, 정규직 임금을 조정하지 않은 채 비정규직 규제를 추가로 만들거나 기업의 부담만 늘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총은 비정규직의 고용 기간 자체를 폐지하거나 노사 자율에 맡겨 기업들이 자유롭게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현행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경영 합리화의 필요’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업무 성과가 부진한 근로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을 하더라도 일정 기간 시행을 유예하고, 파견 허용 업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노동계와 정반대의 안을 내놓은 것이고, 정부안과도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 향후 노사정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총 관계자는 “비정규직 관련법이 지속적으로 개정돼 왔기 때문에 새 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기존 법을 준수하고 내실화해 처우를 개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최예나 기자}

정부가 29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정규직의 근로조건을 일부 축소하면서 노동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신 600만 비정규직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TV 드라마 ‘미생’의 ‘장백기’로 대표되는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은 높이되, ‘장그래’처럼 비정규직이라고 해고되는 일은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몇 가지 핵심 쟁점 사안에서는 노사정(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정부)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정부 의도대로 노사정 합의를 통해 대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할 수 있는 것 다 했다”지만… 이날 고용부가 내놓은 △3개월 이상 근무 시 퇴직금 지급 △비정규직 근무 기간 경력 인정 △쪼개기 계약 최대 3회로 제한 등의 대책은 경영계가 부담을 느낄 정도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영상 해고(정리해고) 요건은 오히려 강화해 경영이 정상화되면 해고자를 재고용토록 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영계에 다소 부담을 주더라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내놓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 파견 업종 확대 등에 대해서는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안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일단 고용 기간이 늘면 숙련도가 높아져 정규직 전환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노동계를 설득할 방침이다. 특히 35세 이상 근로자 본인이 신청할 경우에만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 청년층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만약 2년 넘게 근무를 했는데도 해고할 경우에는 연장 기간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의 10%를 ‘이직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이 새로운 정책은 아니다. 2009년 상반기 당시 노동부는 고용 기간을 2년으로 하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100만 해고설’을 들어 4년으로 늘리는 안을 추진했다. 현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당시 근로기준국장으로 실무 책임자였는데 야당의 반발로 국회 통과에 실패했었다. 권혁태 근로개선정책관은 “실태 조사 결과 비정규직의 80% 이상이 (당사자가 합의할 경우) 기간 연장에 찬성했다”며 “(비정규직 대책은) 이념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정책의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안에 대해 노동계는 물론이고 경영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 정부안에 대해 경총은 “기업의 인력운용 부담을 심화시켜 일자리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노사정 협상에서 짊어져야 할 부담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노사정 논의 ‘첩첩산중’ 성과가 낮은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자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은 “해고 요건을 완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고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해서 노사분쟁을 줄여보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노동계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요건을 명확히 하면 해고는 당연히 쉬워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노사정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55세 이상 고령자와 전문직종으로 한정짓긴 했지만 파견 업종 확대도 쟁점이다. 현행 파견법은 파견 허용 업종을 32개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까지 전면 허용하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열린 자세로, 모든 논의를 노사정위에서 진행하면서 노사정 간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공론의 장’이 생긴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정책의 지속가능 여부를 가장 큰 기준으로 삼고 노사정 간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견해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성과가 낮은 근로자의 해고 요건을 명확히 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최대 4년으로 확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제출했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선특별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제출했다. 노사정이 23일 노동시장 개혁의 원칙에 합의한 데 이어 29일 각각 개혁안을 제출함에 따라 합의 시한인 내년 3월까지 노사정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고용부는 저(低)성과 근로자의 해고 요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근로자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 내부규정 운영 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년인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35세 이상 근로자 본인이 신청할 경우에 한해 최대 4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2년 이상 이어지는 업무(상시 업무)는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비정규직 근무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는 등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도 시행하기로 했다. 또 비정규직도 3개월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불리는 근로계약 갱신 횟수를 최대 3회로 제한하는 한편 파견 업종을 55세 이상 근로자와 전문직종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 1월 1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일찍 퇴근한 부모가 자녀와 함께 놀이동산에 가면 자유이용권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롯데리아, CJ푸드빌, 영풍문고, 롯데월드, 롯데시네마는 2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가(家)양득 캠페인 공동 프로모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캠페인 참여기업 소속 근로자가 수요일 오후 4시 이후 자녀를 동반해 롯데월드에 가면 자유이용권이 50% 할인된다. 사원증만 제시하면 되고, 가족 여부를 확인하는 별도의 절차는 없다. 영풍문고는 캠페인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직장인이 퇴근 후 전국 25개 매장에서 책을 사면 1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