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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일팀 구성으로 북한과 우애를 다진 한국 탁구 국가대표팀이 다음 달 평양에서 북한 선수단과 재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9일 탁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탁구협회는 다음 달 13일부터 17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오픈(챌린지)’에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여자 단체전)이 성사된 데 이어 평양 방문을 통해 남북 탁구 교류의 물꼬를 확실하게 트겠다는 것이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미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북한 측에 참가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평양 방문이 이뤄지면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 오픈(플래티넘)’에 북한을 초청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전초 작업으로 해석된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지금 국제탁구연맹(ITTF)에 한국 대표팀의 평양오픈 참가 신청을 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엔트리 확대를 보장받는다면, 아시아경기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은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권창훈(24·디종)이 ‘신태용호’의 날카로운 ‘칼’이 될 수 있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둔 7일 권창훈이 프랑스 리그1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올라섰다. 특히 이날 권창훈은 주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가 아닌 투톱 공격수로 나서 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26·토트넘)과 짝을 이룰 최전방 공격수를 찾던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게 권창훈은 새로운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창훈은 이날 프랑스 디종의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갱강과의 안방 경기에 나임 슬리티(26)와 함께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출격해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4분 선제골을 잡아낸 데 이어 후반 20분 세드릭 얌베레의 결승골까지 도왔다. 이날 10호 골을 쏘아 올린 권창훈은 박주영(33·FC서울)에 이어 7시즌 만에 리그1 한 시즌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0∼2011시즌 당시 AS모나코에서 뛰던 박주영은 12골을 넣었다. 유럽 축구 무대로 따지면 차범근, 설기현, 박주영, 박지성, 손흥민, 석현준, 황희찬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8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주로 오른쪽 윙어로 경기에 나서던 권창훈은 보르도전에 이어 최근 두 경기 연속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맹활약했다. 권창훈은 신태용호에서 오른쪽 윙어로 활용됐다. 신 감독이 4-4-2 전술을 쓸 경우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이근호(강원) 김신욱(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이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 거론돼 왔다. 권창훈이 13일 릴과 20일 앙제 등 두 경기에서도 최전방에서 활약한다면 신 감독에겐 새로운 공격 전술 시나리오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제 ‘무패 우승’까진 단 세 걸음 남았다. 바르셀로나(바르사)가 7일 안방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숙적 레알 마드리드(레알)와의 ‘엘클라시코’에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6승 9무로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무패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바르사가 남은 세 경기에서도 무패를 이어가면 38라운드 체제(1987년) 이후 스페인에서 그 어느 팀도 써보지 못한 대업을 기록하게 된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도 프리미어리그 아스널(2003∼2004시즌)과 세리에A의 AC밀란(1991∼1992시즌), 유벤투스(2011∼2012시즌)만이 1990년 이후 무패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양 팀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 시작 전 레알은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한 바르사에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우승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설 때 상대팀이 2열로 서서 박수를 쳐주는 것)’를 거부했다. 레알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바르사가 직후 경기에서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바르사를 자극했다. 경기도 박빙이었다. 양 팀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후반 7분·바르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반 14분·레알)가 한 골씩을 넣으며 기세 싸움을 벌였다. 여기에 루이스 수아레스(전반 10분·바르사)와 가레스 베일(후반 27분·레알)도 득점하며 어느 한 팀에 승부가 기우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바르사의 세르지 로베르토가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바르사는 집중력을 발휘해 팀 패배를 막아냈다. 이날 레알과의 최대 라이벌전은 바르사 대기록 작성의 가장 큰 난관이었다. 바르사는 비야 레알(10일·6위), 레반테(14일·17위), 레알 소시에다드(20일·11위) 등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27년 만에 단일팀을 재현한 남북한 여자탁구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대형 한반도기가 탁구박물관에 전시된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6일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일본과의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준결승 경기에 나섰던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이름을 적어 넣은 한반도기를 국제탁구연맹(ITTF) 탁구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로 2m, 세로 3m 크기의 한반도기는 단일팀 성사를 기념해 ITTF가 준비했다. 남북 선수 9명(한국 5명, 북한 4명)과 안재형 한국, 김진명 북한 대표팀 감독은 일본과의 4강전이 끝난 뒤 한반도기에 이름을 써넣었다. 이 한반도기는 3월 31일 중국 상하이에 새롭게 문을 연 ITTF 탁구박물관 국제전시관에 전시된다. 탁구박물관은 ITTF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 있었지만, 상하이에 새롭게 개관했다. 탁구박물관은 건축 연면적 5000㎡, 3층 높이로 국제전시관에 8000여 점, 중국전시관에 3000여 점의 탁구 기념물이 전시되고 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한반도기 외에도 남북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탁구박물관에 기념물로 전시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각자 태극기와 인공기가 달린 옷을 입은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대기석에서 함께 가슴 졸이며 김송이(세계 랭킹 49위·북한)의 분투를 응원했다. 상대는 일본 여자 탁구의 얼굴이라 불리는 이시카와 가스미(3위·일본). 국제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해 랭킹은 낮았지만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였던 김송이는 저력이 있었고 끈질겼다. 첫 게임에서 4-11로 큰 점수차로 졌지만 이후 수비형인 자신의 특기를 살려 명승부를 펼쳤다. 상대 공격을 낮게 받아치다가도 허를 찌르는 과감한 공격에 나서며 이시카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두 번째 게임을 11-6으로 따내며 1-1을 만든 김송이는 세 번째 게임에서 다시 8-11로 져 1-2로 밀렸다. 그러나 다시 네 번째 게임을 듀스 끝에 13-11로 이기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게임 스코어 2-2 상황에서 김송이와 이시카와는 마지막 게임을 놓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11-11에 이어 12-12, 13-13, 14-14까지 동점이 계속 이어졌다. 대기석에 있던 남북한 선수들은 김송이가 점수를 딸 때마다 함께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질렀다. 김송이는 결국 14-16으로 마지막 게임을 내주며 게임스코어 2-3으로 졌다. 경기 후 김송이는 “처음이니까 잘하려는 욕망도 강하고 팀에 유익한 존재가 되고 싶었는데… 좀 많이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김송이는 세계 탁구계의 강자로 떠오른 일본의 간판스타를 상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남북이 힘을 합칠 경우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이후 27년 만에 구성된 남북 단일팀(KOREA)은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 4강전에서 일본에 매치스코어 0-3으로 패했다. 5단식 3선승제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 단일팀은 남북이 합의하여 전지희(35위·한국), 김송이(49위·북한), 양하은(27위·한국)을 차례대로 내세웠지만 일본의 이토 미마(7위), 이시카와 가스미, 히라노 미우(6위)에게 졌다(게임 스코어 각각 0-3, 2-3, 1-3). 그러나 단일팀 선수들은 3, 4위전이 없는 이번 대회에서 단일팀 구성으로 4강에 동반 진출하며 함께 동메달을 땄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기존 엔트리 5명을 단일팀 9명(한국 5명, 북한 4명)으로 늘려주면서 이들은 나란히 앉아 서로를 응원했다. 심리적 위축을 우려한 일본에서도 ITTF에 요청해 후보 선수들을 포함해 같은 수의 선수가 대기석에 앉아 응원전을 벌였다. 대회 도중 구성된 단일팀은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일팀을 위해 엔트리 확대 등 경기 규정을 바꿔도 되느냐는 민감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은 “맞다. 이번에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규정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를 향한 신호다”라며 단일팀의 의의를 강조했다. 바이케르트 회장은 “단일팀은 평화를 위한 빅 사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기장 밖에선 수줍음 많던 소녀의 눈이 그라운드에 서자 날카롭게 돌변했다. 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첫날 일반부 남녀 단체전 경기가 열린 4일 경북 문경국제경기장. 이따금 모래바람을 동반한 강풍이 휘몰아치는데도 이민선(20·NH농협은행)은 눈 하나 깜빡하질 않았다. 그는 프로 데뷔 1년 차였던 지난해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제55회)에서 단식과 복식, 단체전 등 3관왕에 오른 한국 여자 정구의 유망주. 경기 직전 “원래 조용한 편인가”라는 질문에 “경기할 땐 좀 달라집니다. 보세요”라며 자신했던 이민선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올해 처음 맞이한 후배들 앞에서 이민선은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뽐냈다. “‘고교 시절 에이스’란 자부심은 잊고 프로에서 뛰는 훌륭한 언니들을 보며 더 성장해야죠.” 이민선은 고교 3학년이던 2016년 전국체육대회에서 모교 경북관광고(현 경북조리과학고)에 개인 단식과 복식 우승컵을 안겼다. 이후 고교 에이스의 영예를 안고 야심 차게 프로에 데뷔했지만, 곧 시련에 부딪혔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나설 국가대표 선발전이 3월에 열린 가운데 이민선은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는 했지만 실제 경기에 뛸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무너졌죠. 너무 아쉽고 자존심도 상했어요.” 그런 이민선은 이번 대회를 통해 반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팀의 막내로 출전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올해는 김영혜 문혜경 백설이가 대표팀 차출로 빠져 팀의 기둥이 돼야 할 상황. 이민선은 “언니들이 빠져 걱정도 되지만, 제가 그 공백을 메우고 팀에 좋은 성적을 가져다줄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은퇴한 한국 여자 정구의 전설 김애경을 닮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민선이다.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은 “민선이는 포핸드 스트로크가 강점인 선수로 노련미가 쌓이고 정신력만 잘 관리하면 차세대 여자 정구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문경=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3일 경북 문경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문경국제정구장에서 개회식을 연 이 대회는 8일까지 문경국제정구장 등에서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남녀 초·중·고등부 및 대학부, 일반부와 부녀부에 걸쳐 120여 개 팀이 출전했다. 지난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문경서중(여중부)과 문경공고(남고부), 전년도 준우승 팀인 문경중(남중부) 등 홈코트인 문경 연고의 팀들이 각 부 우승 후보로 꼽힌다. 대학부에선 충북대와 한경대가 주목된다. 남자 일반부는 달성군청, 여자 일반부는 문경시청과 NH농협은행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남자 일반부 개인 단식에선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이요한(이천시청)과 지난해 음성군청의 우승을 이끈 박환 등이 강자라는 평가다. 여자 일반부 단식은 NH농협은행의 신예 이민선과 문경시청의 송지연, 이지선이 ‘정구퀸’을 노린다. 올해 신설된 혼합복식 초대 챔피언이 누가 될지도 흥미롭다. 일본 세이디여고 팀과 실업팀 와타규 세이모아도 출전해 열띤 한일전을 펼친다. 캄보디아 선수들도 세계 정상급 실력을 지닌 한국 정구를 배우기 위해 참가했다. 1923년 ‘조선여자정구대회’라는 명칭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단일 종목 대회로는 국내에서 최고(最古) 역사를 지녔다. 종합 대회로 확대해도 전국체육대회(2018년 99회) 다음으로 오래됐다. 문경=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여러분은 지금 역사적인 현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 남북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한 뒤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이 차례로 악수를 주고받았다. 곧이어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회에 참가한 남북 탁구대표팀이 깜짝 단일팀 구성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남북 선수단은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에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날 남북 선수들은 8강에서 맞대결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30분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선언됐다. 대한탁구협회는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북한은 4일 ‘KOREA’란 영문 이름의 단일팀으로 일본과 4강전을 치른다. 남북 탁구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이후 27년 만이다. 단일팀 구성은 국제탁구연맹(ITTF) 본부가 차려진 튈뢰산드 호텔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때 ‘ITTF재단 창립 기념식’에 참가한 탁구 스타 출신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의 제안으로 남북 탁구 단일팀의 깜짝 시범 경기가 펼쳐졌다. 이 시범 경기 준비를 위해 유 위원과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의 3자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단일팀 논의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유 위원은 “대화를 나누다 세 사람 중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번 대회) 단일팀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대한탁구협회는 긴박하게 대한체육회를 통해 단일팀 추진에 대한 정부 승인을 추진했고, 현지 시간 3일 오전 5시 최종 승인을 얻었다. 북한도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8시 단일팀을 승인했다. 단일팀은 ITTF의 양해를 통해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5명과 북한 선수 4명 등 9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경기에 나설 선수는 양측 감독 협의에 따라 뽑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3, 4위전이 없어 단일팀은 4강 진출만으로도 동메달을 확보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가장 먼저 선수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선수들의 의견이 첫 번째였기 때문입니다. 단 한 명의 선수라도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나섰습니다.”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도중 깜짝 남북 단일팀을 성사시킨 주역은 탁구 스타 출신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다. 유 위원은 2일(현지 시간) 튈뢰산드 호텔에서 열린 ITTF 재단 창립 기념식에서 남북한이 시범 경기를 치를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라 남북 선수들은 ‘하나의 한국, 하나의 테이블’이라는 문구 아래 작은 모형 탁구대에서 미니 탁구 경기를 했다. 시범 경기를 치른 남북 선수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곧바로 8강전에서 맞대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유 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금 전까지 하나였는데 다시 싸워야 하는 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국 대표팀과 북한 대표팀, ITTF가 모두 서로에게 좋은 걸 다시 한번 만들어 보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나섰다. 단체전이니까 너무 좋다며 8강에서 서로 싸울 필요 없이 함께 4강을 가는 거라서 모두 환영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북한 관계자들은 평소 경기장에서 많이 봐 왔던 분들이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님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뒤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더 좋아진 것 같다. 예전 같은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만난 순간부터 서로 반가워했고, 이번 일을 추진하는 데도 말이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탁구 역사상 가장 감격적인 자리에 내가 있었다는 생각에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27년 전 사상 첫 남북 단일팀 주역이었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도 있었다.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위원단으로 참가한 현 감독은 “단일팀이 구성되려면 8강 팀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했고, 우리도 대한체육회 통일부 측 등에 질의해서 답변을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우리 쪽 결정이 난 것이 현지 시간 3일 오전 5시(한국 시간 낮 12시)였고 북한 쪽 최종 결정이 난 것이 현지 시간 오전 8시였다. 이때부터 단일팀 유니폼을 준비할 시간이 없으니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나서되 시상식에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한 번씩 게양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 게양 순서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북한의 리분희와 출전한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현 감독은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 가슴이 뭉클했다”며 “제가 볼 땐 남북한 모두가 탁구 단일팀에 대한 기억을 좋게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단일팀 성사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 팀의 경기력이 좋다. 선수들은 들뜬 마음을 자제하고 경기에만 집중했으면 한다. 남북이 합세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팀의 경우는 북한이 예선 탈락해 단일팀을 구성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탁구 남북 단일팀 구성이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을 다시 만나게 되기를 희망했다. 한국팀 주장 서효원은 “단일팀의 주인공이 돼 영광스럽다. 다 같이 힘을 합해 4강전에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김송이는 “1991년 단일팀이 구성됐을 때 선배들이 부러웠다”며 “막상 내가 단일팀에 합류하니 긍지도 생기고 가슴이 부풀었다”고 전했다. 한국은 D조 1위로 8강에 직행했고, 북한은 C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뒤 강호 러시아를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안재형 한국팀 감독은 “단일팀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청일 북한탁구협회 국제부장 또한 “(단일팀은) 좋은 구상”이라고 말했다. ITTF는 이번 대회 남북 단일팀 입상자 9명 모두에게 메달을 줄 계획이다. 이헌재 uni@donga.com·김재형 기자}

김신욱(30·전북)이 달콤한 ‘수비의 추억’을 하나 더 새겼다. 전북과 대구의 프로축구 K리그1 경기가 열린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최전방이 아닌 최후방에 섰다. 전반 16분 볼 경합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김민재(22)를 대신해 중앙수비수로 들어간 것이다. 김신욱이 가세한 전북의 수비라인은 어색했지만 탄탄했다. 후반 15분 대구의 박한빈에게 골을 내주며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은 ‘7’에서 깨졌다. 하지만 전북은 로페즈(전반 2분)와 임선영(전반 44분)의 연속 골 덕택에 2-1로 승리하면서 2014년 전북이 세웠던 K리그1 최다인 9연승과 동률을 이루며 신기록 작성을 눈앞에 뒀다. 김신욱은 이날 예상치 못한 수비수로의 변신에도 공중볼 경합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든든하게 전북의 뒷문을 지켰다. 196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김신욱은 중앙대 시절까지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다. 2009년 울산에 입단한 뒤 당시 김호곤 감독의 지도로 최전방 공격수로 전향해 급성장했다. 그런 김신욱이 프로에서 수비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전북 이적 첫해인 2016년 7월 20일 서울전에서 김신욱은 중앙 수비수로 깜짝 기용돼 승리(3-2)를 챙겼다. 그날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수비수로서 개인 통산 2승째(?)를 거둔 김신욱은 팀의 대기록 작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는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는 부상으로 전치 4주에서 6주 진단이 나왔고 1주일 뒤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서울은 이을용 감독 대행 체제로 처음 나선 경남과의 방문경기(창원축구센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으로 9위. 황선홍 전 감독은 지난달 30일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수원과 울산, 포항과 인천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강원은 제주를 5-3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축구 FC서울 황선홍 감독(50·사진)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놨다. 서울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황 감독의 사퇴와 이을용 코치(43)의 감독 대행 사실을 알렸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황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혀와 구단이 만류했으나 끝내 본인 의사를 되돌릴 수 없어 이를 받아들였다”며 “팀의 빠른 안정을 위해 이을용 코치에게 벤치를 맡겨 이번 시즌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황 감독은 2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포항 감독을 거쳐 2016년 6월 서울 감독 자리에 오른 황 감독은 그해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 서울이 5위로 내려앉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올 시즌에는 초반 10라운드까지 서울이 고작 2승(4무 4패)을 거두며 9위까지 추락하자 이에 실망한 서울 팬들의 사퇴 요구가 거셌다. 서울 홈경기 때는 경기장에 ‘황새(황 감독의 선수 시절 별명) 아웃’이라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황 감독은 빠른 경기 템포와 역동적 공격 전개를 강조하는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이식하기 위해 대대적인 팀 리빌딩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등 그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내보냈다. 이들을 대신해 안델손, 에반드로 등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황 감독은 지난달 11일 시즌 첫 승리(포항전) 이후 분위기 반전의 마지막 기회였던 3경기(울산, 대구, 전남전)에서도 1승 2패로 부진하자 자진 사퇴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을용 감독 대행은 2일 경남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뮌헨 킬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독일 축구의 성지 알리안츠 아레나를 또 한 번 적막에 빠뜨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 이곳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안방팀인 바이에른 뮌헨을 2-1로 꺾었다. 특급 윙어 아리언 로번(전반 8분)과 수비의 핵 제롬 보아텡(전반 34분)이 경기 중 부상으로 빠진 뮌헨의 빈틈을 공략해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유효슈팅 ‘7(레알)-17(뮌헨)’로 경기는 뮌헨의 창과 레알 마드리드의 방패가 맞붙은 양상이었다. 전반 28분 뮌헨의 요슈아 키미히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16분 뒤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루(전반 44분)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12분 상대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마르코 아센시오의 결승골로 이날 경기는 레알의 승리로 끝났다. 두 팀의 대결은 UCL의 단골 ‘빅 매치’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상대 전적(12승 2무 11패)에서 뮌헨을 앞섰다. 1975∼1976시즌 4강(1, 2차전)에서 만나 뮌헨이 승리(1무 1승)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5번 대결했다. 특히 레알은 뮌헨과의 최근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2010년대 맞대결(6승 1패)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섰다. 직전까지 이 대회 11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UCL의 남자’ 호날두는 이날 오랜만에 침묵했다. 하지만 팀의 승리로 호날두는 종전까지 이케르 카시야스(FC포르투)가 보유하고 있던 이 대회 개인 통산 최다승(95승)을 넘어 96번째 UCL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호날두는 올 시즌 이 대회서 15골을 넣어 남은 경기에서 2013∼2014시즌 자신이 기록한 UCL 한 시즌 개인 최다 골 기록(17골)을 넘본다. 직전 두 시즌 연속 이 대회 정상을 밟은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에 3연패를 노린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2차전은 다음 달 2일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연패가 목표다. 조별 예선은 타이틀 방어를 위한 발판으로 만들 것이다.” 왕관을 써본 자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난해 말 조 추첨식이 끝난 직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요하임 뢰프 감독(58)의 인터뷰에는 F조 상대국들을 주눅 들게 할 정도로 자신감 가득한 내용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뢰프 감독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각국 감독 중 유일하게 월드컵 정상을 밟아본 우승 유경험자다. 조별 예선전에서 신태용호가 상대할 독일의 수장 뢰프는 현역 최고 사령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선수 시절만 해도 그는 무명에 가까웠다. 1978년 당시 독일 2부 리그(프라이부르크)에서 데뷔해 1995년 은퇴할 때까지 여러 팀을 전전하는 신세였다. 뢰프가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전술 운용 능력과 리더십이 빛을 발하면서부터였다. 은퇴 직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던 뢰프는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 아래 수석코치로 일하며 흑인 출신 수비수 제롬 보아텡(30)을 발탁하는 등 전술과 인력 운용 등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2006년 대표팀 감독의 자리에 오른 이후부터는 상대 팀에 맞는 변칙 전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독일 선수단 전체를 하나로 묶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통일 이후 독일에 첫 월드컵 우승을 안기는 등 2010년대 독일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성공 신화의 밑바탕이 된 그의 지도력은 이번 대회에서 신태용호에게 가장 섬뜩한 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수장은 ‘지피지기’ 정신이 투철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57·콜롬비아). 25세에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미국을 거쳐 잉글랜드에서 축구 과학을 공부하며 지도자의 꿈을 키웠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2001∼2006년)에서 코치를 맡아 경력을 쌓은 뒤 자국 콜롬비아 1부 리그 팀(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을 맡아 2014∼2015시즌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상대 팀 전지훈련장에 코치를 자주 보내 전력을 분석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전술 변화를 즐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멕시코가 이번 월드컵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그의 지도력에 좋은 평가가 달리고 있다. 다만 주전 수비수 카를로스 살세도를 비롯해 대표팀 주전 선수 여럿이 부상을 당한 것이 그의 주요 골칫거리로 거론된다. ‘선수비 후공격’의 역습 축구를 즐겨 쓰는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56)은 자국 리그(알스벤스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본선에 올라 이번 대회 ‘복병’으로 언급된다. 현지 언론들은 ‘유로 2016’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최근 복귀 의사를 밝힌 슈퍼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의 대표팀 선출 여부를 그의 주된 고민거리라고 보도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는 1위 전북과 2위 수원이 ‘연승 행진’ 늘리기에 나선다. 최근 6연승을 달린 전북은 25일 강원을 상대로 9라운드를 치른다. 연승하는 동안 13골을 터뜨린 전북은 이 기간에 단 한 골만을 내주는 철벽 수비까지 자랑했다. 2014년 자신들이 세운 K리그1 최다 연승 기록인 9연승까지 3승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전북은 지난해 4경기 무패(3승 1무)를 기록한 강원을 제물로 승수 추가를 노리고 있다. 강원은 21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로 올라선 제리치(7골)를 앞세워 전북의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대로 전북이 이긴다면 최강희 감독은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22일 제주전 승리로 김정남 전 울산 감독과 함께 K리그1 최다승 타이기록(통산 210승)을 세운 최 감독이 최다승 기록을 깨뜨린다. 최근 피말리는 1점 차 승리를 거듭하면서 전북(승점 21점)을 승점 4점 차로 쫓은 수원은 안방에서 3위 경남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직전 인천과의 경기(22일)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수비수 박형진의 극장골로 3-2 승리를 거둔 수원의 기세는 뜨겁다. 수원이 경남을 누르면 올 시즌 두 번째로 승점 20점 고지에 오른다. 전북과 수원은 다음 경기인 10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두 팀이 나란히 9라운드 경기를 이겨도 둘 중 하나는 그 다음에 연승 행진을 마감한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전에서 전북(E조)과 수원(H조)은 모두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K리그 대표’ 타이틀을 향한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집트 축구 영웅 무함마드 살라(26·리버풀·사진)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선수’ 영예를 안았다. 23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로 살라를 선정했다. 이집트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살라는 “내가 이 상을 받는 마지막 이집트 선수가 되질 않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1973∼1974시즌부터 수여하기 시작한 PFA 올해의 선수상은 EPL 선수들이 팀 동료를 제외한 선수에게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 리그에서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6월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며 두 번째로 밟은 EPL 무대에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4년 첼시에서 뛸 때 2골 4도움에 그쳐 이듬해 곧바로 세리에A(피오렌티나→AS로마)로 임대되며 호된 EPL 신고식을 치렀던 살라는 올 시즌 득점 감각을 폭발시키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살라는 “첼시에 있을 때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다시 돌아왔고 많은 것을 보여줬다”며 “그때와 나는 완벽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리그에서 31득점을 올린 살라는 2위 해리 케인(토트넘·26골)을 5골 차로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38라운드 체제로 전환한 1995∼1996시즌 이후부터 앨런 시어러(1995∼1996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007∼2008시즌) 루이스 수아레스(2013∼2014시즌) 등이 기록한 EPL 최다 득점과 동률. 남은 세 경기에서 세 골 이상을 넣으면 42라운드로 진행되던 1993∼1994시즌 앤디 콜의 34득점 기록마저 넘어선다. 왼발잡이에다 폭발적인 드리블을 장기로 하는 그는 EPL의 ‘메시(바르셀로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리버풀 단일 시즌 최다인 8골을 기록하며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자국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이집트가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했다. PFA는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에는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우승을 이끈 ‘독일 신성’ 르루아 사네(22)를 선정했다. EPL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평가받는 사네는 현재 팀 동료 케빈 더브라위너(15도움)에 이어 도움 부문 2위(12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절대 1강’ 전북이 6연승을 질주했다. 전북은 22일 제주와의 방문경기에서 전반 26분 로페즈(28·사진)의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장에 세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반 로페즈(35분)와 제주 이찬동(37분)이 불과 2분 새 퇴장을 당하며 ‘10-10 수중전’이 펼쳐졌다. 전북은 7승 1패(승점 21)로 단독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19개의 슈팅을 퍼부은 전북이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외국인 주포 마그노와 찌아구를 앞세운 제주(8개 슈팅)가 역습을 노렸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이로써 전북은 지난달 10일 인천전 패배(2-3) 이후 6경기를 모두 이겼다. 프로축구 K리그1 최다 연승 기록은 전북이 2014년 10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기록한 9연승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전까지 포함하면 8연승을 올린 전북이다. 최근 전북은 매서운 공격뿐만 아니라 철벽 수비까지 과시해 연승 신기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포함해 전북은 최근 8경기에서 18득점을 하는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다. 김민재를 비롯한 전북의 국가대표 수비라인이 상대 팀의 공격을 틀어막고 있다. 수원은 인천을 맞아 수비수 박형진의 극장골에 힘입어 3연승을 달렸다. 박형진은 2-2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 시간에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앞으로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때려 골망을 가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최근 성적 부진과 주포 박주영의 ‘인스타그램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였던 서울은 전날 안방에서 대구를 3-0으로 이겼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해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였던 K리그가 1년 만에 명성을 되찾고 있다. 18일로 조별 예선이 모두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소속 팀들은 제주를 제외하고 3개 팀이 16강에 합류했다. 전북(E조)과 수원(H조)이 조 1위, 울산(F조)이 조 2위로 예선을 마쳤다. 3개 팀이 예선을 통과한 리그는 K리그 이외에 중국 슈퍼리그와 이란 걸프프로리그뿐이다. 지난해 3개 팀이 16강에 올랐던 일본 J리그는 가시마 앤틀러스만 예선에서 살아남았다. 제주 한 팀이 16강에 진출한 뒤 곧바로 탈락했던 지난해 K리그의 처지가 됐다. 전신인 아시안 클럽컵을 포함해 직전까지 총 36번 개최된 이 대회에서 K리그 팀은 역대 최다인 11회 우승하며 아시아 맹주로 군림했다. 6차례 정상에 오른 J리그가 두 번째. 하지만 K리그는 최근 5년 동안 한 차례 전북의 우승(2016년)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그사이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두 번 정상에 오르는 등 ‘황사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 팀들이 치고 올라왔다. 이번에도 슈퍼리그 팀들의 강세는 여전하다. 상하이 상강(F조), 광저우 에버그란데(G조·이상 1위), 톈진 취안젠(E조·2위)이 16강에 합류했다. 근래 이 대회에서 강세를 보이는 광저우를 포함해 세계적인 스타 오스카르, 헐크(이상 상하이) 파투(톈진) 등이 포진한 이들 팀은 강호로 주목받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박주영(33·사진)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방문경기에서 팀이 0-1로 패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의 일부다. 그는 “비 맞으며 응원한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TV로 지켜본 팬들에게도 미안하다”라는 심경도 전했다. 박주영은 이날 방문경기 명단부터 제외됐고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박주영이 이처럼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 것은 올 시즌 서울이 하위권인 10위(1승 3무 3패)에 처져 있기 때문이다. 2016시즌 중반 팀의 사령탑에 부임했던 황선홍 감독과는 그해 리그 우승을 이끌며 영광을 함께했다. 하지만 2년 만에 팬들은 황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박주영의 팀 내 입지 또한 좁아졌다. 7라운드까지 박주영이 기록한 골은 단 한 개. 문제는 박주영이 쓴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라는 문구. 황 감독의 재임 기간과 맞아떨어져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16일 박주영은 또 한 번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되었다. 후배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선수는 되고 싶지 않다”고 글을 남겼다. 일부 축구 팬은 박주영과 황 감독과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주영은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8년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유럽과 중동 리그를 거친 뒤 2015년 친정인 서울로 돌아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17일 요르단 암만에서 필리핀과 치른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5, 6위 결정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이 대회 5위까지 주어지는 프랑스 월드컵행 마지막 티켓을 확보했다. 2015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 이번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호주 일본 중국 태국 등도 월드컵행을 결정지었다. 이날 한국은 장슬기(현대제철 레드엔젤스·전반 34분) 이민아(고베 아이낙·전반 추가시간) 임선주(현대제철 레드엔젤스·후반 11분) 조소현(아발스네스·후반 21분, 39분)이 차례로 골을 넣으며 완승했다. 월드컵행 진출까지 한국은 험난한 여정을 거쳐 왔다. 대회 전까지 1승 2무 14패로 절대 약세를 보이던 북한(10위)과 아시안컵 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김일성경기장에서 ‘평양의 기적(무승부)’을 일궈 내는 등 선전을 이어가며 이번 대회 본선에 올랐다. 본선 무대에서도 호주(6위)와 일본(11위) 등과 B조에 들어가 전망이 밝진 않았다. 호주와 일본에 지지 않는 경기를 한 뒤 베트남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한국은 전적(1승 2무)은 같았지만 골득실에 밀려 호주, 일본에 이어 조 3위를 기록해 4강에 오르지 못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토털 사커’ 요한 크라위프의 수제자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47)이 3개국 리그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33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전 패배(0-1)로 맨시티는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각종 리그 기록을 갈아치우며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8월 26일 본머스전(3라운드)부터 12월 28일 뉴캐슬전(20라운드)까지 EPL 최다인 18연승을 달렸다. 33라운드 우승 확정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2000∼2001시즌 맨유가 갖고 있던 최단 기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또한 현재 28승(3무 2패)을 거둔 맨시티가 앞으로 3승 이상을 거두면 직전 시즌 첼시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 기록(30승)도 넘어선다. 과르디올라 감독 개인으로서는 이번이 7번째 주요 리그 우승이다. 그는 2007년 바르셀로나 B(2군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해 이듬해부터 바르셀로나 1군팀(프리메라리가)을 맡았다. 그때부터 바르셀로나(2008∼2012년)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2013∼2016년)에서 각각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란 진기록을 남겼다. 그 사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바르셀로나·2008∼2009, 2010∼2011시즌). 이번 시즌까지 감독으로서 9시즌을 치르는 동안 두 번을 빼고 모두 리그 정상에 올랐으니 그에겐 ‘우승 청부사’란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난 10년은 그의 축구 철학이 왜 현대 축구를 선도하는 패러다임 중 하나가 됐는지를 설명한다. 영국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맨시티는 유럽 5대 리그 전체 팀을 통틀어 점유율(65.9%)이 가장 높게 나왔다. 2위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맹(62.6%)을 제외하면 상위 4개 팀은 모두 그가 거쳐간 팀. 바이에른 뮌헨(62%), 바르셀로나(60.8%) 순으로 나타났다. “공은 하나다. 그것을 잡아야 한다.”(크라위프) 과르디올라는 스승 크라위프의 지도 아래 바르셀로나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점유율 축구’에 눈을 떴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그는 후방 빌드업과 삼각 대형 유지, 풀백의 전방 침투 등 자신만의 색채가 가미된 점유율 축구를 구사했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하면서 이기는 전술이었다. 그리고 그의 축구는 세계 축구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스무 살에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났다면 기량이 더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 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감독이다.” 맨시티 주장 뱅상 콩파니(32)의 칭송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