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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아교육가 이름을 본 딴 ‘몬테소리’라는 단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표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유아교육업체 한국몬테소리 김모 대표(69)가 아동교육용품 업체 아가월드와 더몬테소리를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대표는 1988년 한국몬테소리를 세운 뒤 1997년 ‘몬테소리’와 ‘MONTESSORI’라는 단어가 포함된 서비스표 등록을 출원했다. 그는 아가월드가 2000년 네덜란드 업체 니엔휘스 몬테소리 비브이와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더몬테소리를 설립해 몬테소리라는 단어를 상표로 사용한 교재 등을 판매하자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김 대표가 상표를 등록하기 전부터 몬테소리라는 단어가 특정 유아교육법 이론이나 이를 접목한 학습교재를 지칭하는 의미로 일반 국민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있었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몬테소리라는 글자만으로 구성된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 특정인이 독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2012년 12월 아가월드가 김 씨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 청구소송 상고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아가월드 측 손을 들어줬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2·사진)이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에서 군 출신이 아닌 전직 장관급 고위 인사가 수사를 받는 건 처음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와일드캣 개발 업체인 영국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측에서 10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김 전 처장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계좌 추적을 통해 단서를 확보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2011년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1월 차기 호위함(FFX) 등 해군 함정에 탑재될 해상 작전 헬기로 영국 기종인 와일드캣을 선정했다. 당초 경쟁 기종인 미국 시호크(MH-60R)가 유력했으나 막판에 와일드캣으로 바뀌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이 이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군 고위 인사 등을 대상으로 와일드캣이 최종 선정되는 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처장에게 흘러들어간 돈이 또 다른 인사에게 흘러갔는지도 추적 중이다. 검찰이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수상한 자금의 흐름을 확인하면서 와일드캣 도입을 지시한 군 최고위급 인사가 추가로 드러날 개연성이 커졌다. 검찰은 이미 와일드캣의 시험평가결과서 조작을 지시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박모 해군 소장(57)을 구속한 상태다. 또 최근 해군본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최윤희 합참의장(62·해사 31기)의 해군참모총장 재직(2011년 10월∼2013년 9월) 당시 공식 일정표와 행사 참석 사진 등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장관석 jks@donga.com·조동주 기자}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병든 고양이를 관리자 동의 없이 갖고 나와 직접 동물병원에 맡긴 동물보호활동가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동물보호활동가 이모 씨(41·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는 2013년 8월 충남의 한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병든 고양이를 보고 관리자에게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몰래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이 씨는 병원에서 고양이의 안락사를 권하자 관리자에게 이 사실을 전하며 치료를 계속할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 일주일 뒤 고양이가 사망하자 관리자에게 또 다시 연락을 했는데도 답변이 없자 사체를 직접 매장했다. 병원 치료비는 이 씨가 모두 부담했다. 이 씨는 시설 관리자로부터 고양이를 무단으로 훔쳐갔다며 절도 혐의로 고소당했다. 1심은 관리자가 수의사와 함께 동물 건강관리를 해온데다 당시 명백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 씨가 고양이를 가져간 건 절도 행위라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이 씨가 고양이 치료비를 부담한데다 병원에 데려간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고양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삼으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이혼 소송 전문 김수진 변호사(48·사법연수원 24기)와 양소영 변호사(44·30기)가 바람피운 배우자도 이혼 소송을 낼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26일 열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맞짱 토론을 벌인다. 두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서 이혼을 앞둔 부부의 ‘잔 다르크’로 불린다. 김 변호사는 결혼 생활이 파탄 났다면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이혼을 허용해 주자는 ‘파탄주의’를, 양 변호사는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가 내는 이혼 소송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유책주의’를 지지하는 논리를 펼치며 공개변론의 서막을 연다. 대법원은 15년 동안 별거하며 미성년 혼외 자녀를 둔 남편 백모 씨(68)가 법적 아내 김모 씨(66)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상고심을 계기로 열리는 공개변론에서 50년 동안 유지돼온 유책주의 판례를 시대 흐름과 의식 변화에 따라 바꿔야 하는지 전문적인 견해를 듣고자 두 변호사에게 변론을 요청했다. 대법원이 소송 구조 결정을 내려 남편에게 김 변호사를, 아내에게 양 변호사를 각각 선임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김 변호사는 1995년 개업 이후 20년 동안 이혼 사건을 주로 담당했다. 양 변호사는 방송인 김주하 씨 등 유명인 이혼 사건을 다수 맡으며 유명해졌다. 이혼 소송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 변호사가 맞붙게 되는 이번 공개변론은 소송 당사자인 남편과 아내, 딸이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부 공동생활이 이미 파탄 났다면 양측 누구든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되 자녀의 피해가 극심한 사례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막는 방향으로 판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녀 간 애정에 기초한 혼인 관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무너졌는데도 공권력이 이혼을 막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이혼 건수가 매년 11만 건을 상회하며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이혼을 억제해 가정을 보호하자는 현행 유책주의의 본래 취지는 이미 퇴색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양 변호사는 당장 파탄주의를 도입하면 축출 이혼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혼 후 재산 분할이나 미성년 자녀 부양 등 법적 여건이 미비한 상황에서 외도한 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리고 선량한 배우자를 빈털터리로 내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양 변호사는 외도한 한의사 남편이 이혼 직전 병원을 폐업하고 재산을 빼돌려 재산 분할을 안 해 주고, 바람피운 자영업자가 소득신고를 줄여 양육비를 압류하지 못하게 하는 등 그동안 자신이 직접 다룬 사건들을 거론하며 아직 미비한 현행 재산 분할과 양육비 제도를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인정한 사례는 주로 별거 기간이 오래된 황혼 이혼 부부인데, 이 잣대를 모든 부부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면 분명 경제적 능력이 없는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가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이후 대법원은 부부 생활이 파탄 나 혼인을 유지하는 게 한쪽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준다면 유책 배우자라도 이혼 청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3차례 선고하며 유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의 변화 조짐을 보였다. 이전까지는 상대 배우자가 결혼 생활을 이어갈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심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을 때만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정해 왔다. 법조계에선 이번 공개변론을 계기로 대법원이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권 가능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판례를 세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매수인이 계약서상 가격을 실제 거래가보다 낮춰 적는 다운계약서를 써주기로 하고 집값을 깎기로 합의했다면 실제 다운계약서를 쓰지 않더라도 할인된 집값만 주고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집을 사려던 김모 씨(49·여)가 집주인 이모 씨(53)를 상대로 낸 위약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는 2013년 7월 이 씨에게 1억 5000만 원에 충남의 한 단독주택을 구입하면서 계약서상 매매대금을 7400만 원으로 써주기로 했다. 이 씨는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어 집값을 500만 원 깎아주기로 했다. 하지만 김 씨는 계약금 4000만 원을 내고 한 달 뒤 잔금 1억1000만 원을 치르면서 “남편이 공직자라 재산등록을 해야 해 위법한 다운계약서를 써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 씨는 “다운계약서를 쓰지 않을 거면 깎아줬던 500만 원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김 씨는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위약금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김 씨가 잔금 1억1000만 원을 지급했는데도 이 씨가 가격을 문제 삼아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았다면 계약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최초 계약금 4000만 원과 위약금 4000만 원 등 총 8000만 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김 씨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해주지 않았다면 매매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거나 가격이 달랐을 거라며 이 씨의 행위가 계약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매매계약이 소유권과 매매대금이 오가는 게 주된 목적이고, 다운계약서 작성 여부는 부수적 사안에 불과하다”며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김 씨가 다운계약서를 쓰기로 한 합의를 어겨 계약이 해제됐다면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의사인 친오빠에게 중학생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했다며 2013년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던 ‘의사 친동생 성폭행 사건’의 장본인 A 씨(49)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여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 여동생은 다섯 살 터울의 친오빠에게 중학생 시절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며 2012년 9월 A 씨를 전남 목포경찰서에 고소했지만 수사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학창시절부터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해오다가 대학생 때는 임신과 낙태 수술까지 했고, 결혼한 뒤에도 친오빠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해왔다고 폭로하는 내용이었다. 검찰은 A 씨가 2006~2007년 자신의 병원과 친동생 집에서 3차례에 걸쳐 친동생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친동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던 이후에도 밤늦게 혼자 A 씨를 찾아가는 등 수상한 정황이 여럿 있고, 마지막 범행 5~6년 뒤에야 고소한 점 등을 고려해 범행의 유일한 증거인 여동생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친동생이 결혼 기간 중에 외도를 한 사실 등 불리한 진술도 가감 없이 하는 등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인데다 대검찰청 진술분석팀이 A 씨을 상대로 실시한 거짓말탐지검사(심리생리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검 진술분석팀은 A 씨가 범행을 부인할 때마다 전형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신체변화를 일으킨 점 등을 근거로 A 씨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A 씨가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증거로 쓰이는 걸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2심이 이를 증거로 사용한 건 잘못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여동생 진술 등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범죄를 입증할 수 있다며 징역 5년형을 확정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메르스 감염 확산의 불똥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도 번지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11일 A 경사(35)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A 경사와 함께 근무한 동료 경찰관 등 9명에게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조치를 취했다. A 경사는 5일 폐렴 증세로 충남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한 뒤 9일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통해 10일 1차 양성 반응이 나왔고 11일 질병관리본부 2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확진환자가 됐다. 평택경찰서는 이에 따라 A 경사와 함께 근무했거나, 승용차에 동승한 적이 있는 9명에 대해 즉시 자가 대기토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사가 본격적으로 증상을 나타낸 5일부터는 접촉한 직원이 없어 감염 우려가 적지만 혹시 몰라 자가 대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남 보성의 B 씨(64)가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소환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순천지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변호사 등 5명이 자가 격리 조치됐다. 폐렴을 앓고 있던 B 씨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보성군 보건소는 이 사실을 확인한 뒤 7일 B 씨를 국가지정격리병원에 입원시켰고, 10일 전남지역에선 최초로 메르스 확진환자 판정을 받았다. B 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지난달 27일 이후 11일간 최소 743명과 접촉했고, 특히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순천지청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B 씨와 밀접 접촉한 검사 등 4명을 15일까지 자가 격리 조치했다. 검찰은 B 씨를 조사했을 때는 메르스 증상을 보이지 않은 잠복기여서 검사 등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지청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청사 출입구에 발열감지기 4대를 설치하는 등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대검찰청이 주최하는 국제 마약회의도 연기됐다. 대검은 당초 24∼2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 25개국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국제기구가 참석하는 제25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등 일부 국가가 방한을 꺼리면서 회의를 9월로 잠정 연기했다. 불참 의사를 밝힌 국가들은 공식적으론 다른 사정을 내세웠지만 메르스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대검은 보고 있다. 평택=남경현 bibulus@donga.com / 순천=이형주 / 조동주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2년 8개월 앞두고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제주 제주시갑) 출판기념 행사에서 식사비 48만 원을 대신 계산한 강 의원 고교 선배 홍모 씨(76)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1일 불법 기부행위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홍 씨 상고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 씨는 2013년 8월 제주의 한 식당에서 강 의원 지지자 100여 명과 출판기념 행사를 열고 식비 120만 원 중 48만 원을 신용카드로 대신 결제했다. 행사장 모금함에 102만 원밖에 모이지 않자 책값 3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식비 48만 원을 홍 씨가 냈다. 이 자리는 서울에서 열린 강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가하지 못한 제주 지역구민을 모아 홍 씨가 별도로 마련한 자리였고, 강 의원도 참석했다. 대법원은 홍 씨가 2016년 4월 열릴 20대 총선을 2년 8개월이나 앞두고 있더라도 출마가 유력한 현직 의원 행사에서 식사비를 대신 낸 기부행위는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벌금 50만 원을 확정했다. 당시 참석자가 전·현직 도의원, 이장, 주민자치위원장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가 다수였다는 점도 유죄 근거로 참작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선거 시점과 상관없이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같은 행사를 통해 다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 기부행위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친아버지에게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해 쉼터 생활을 하는 조카를 명절 때마다 성폭행한 삼촌에게 징역 15년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3세가 안 되는 미성년 조카를 강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36)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신상 정보공개 1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2009년 6월 전북 전주 자택에서 친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온 아홉 살 조카를 방으로 불러 옆에 눕히곤 “아빠한테 한 것처럼 똑같이 해봐”라며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 조카의 친아버지는 A 씨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상태였다. 갈 곳 없는 조카가 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하다가 명절 연휴를 맞아 집에 오면 A 씨는 어김없이 마수를 뻗쳤다. A 씨는 2012년 추석 연휴를 맞아 삼촌 집에 온 조카에게 “5만 원을 줄 테니 한번 하자”며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이듬해 설 연휴에도 조카가 찾아오자 “발을 주물러 달라”며 옆에 눕히고 강간했다. 1, 2심은 조카가 이미 친아버지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4년여에 걸쳐 성폭행을 한 A 씨의 행위를 인격살인으로 규정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지능지수(IQ)가 49 이하로 정신지체 수준인 조카가 강간 당시 정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해 유력한 증거가 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011년 9월 전남 여수의 한 시골 마을에 있는 단독주택 2층에서 치솟은 불길은 2층 방에 고립된 최모 씨(당시 44세)와 박모 양(당시 15세) 모녀를 집어삼켰다. 누군가가 2층 복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방화였다. 하지만 용의자로 지목된 최 씨의 동거남 김모 씨(47)를 놓고 목격자인 김 씨의 노모와 딸의 진술이 정반대로 엇갈리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최 씨의 방화 자살 가능성도 제기됐다. 법원도 1심은 징역 20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선 무죄를 선고했다.○ 미궁에 빠진 방화 살인 미스터리 김 씨는 2011년 자신이 살던 집에 불을 질러 동거녀 모녀를 죽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구속 기소됐다. 집에는 김 씨와 그의 어머니, 아들, 딸, 동거녀 최 씨와 최 씨의 딸 등 6명이 함께 살았다. 화재 당시 2층에는 최 씨와 최 씨의 딸이 있었다. 경찰은 2억 원에 가까운 주택 신축 비용 분담 문제를 두고 최 씨와 갈등을 빚은 김 씨가 불을 질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체포했다. 하지만 김 씨는 과거 방화 전력이 있는 최 씨가 신병을 비관해 불을 질러 자살했다고 반박했다. 목격자인 김 씨의 80대 노모와 10대 딸의 진술이 극명히 엇갈렸다. 1층 거실에서 TV를 보던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은 아버지 김 씨가 2층으로 올라간 지 10분 뒤에 2층 계단에서 풍선 모양의 불길이 치솟는 걸 봤고, 집 밖 마당으로 나와 보니 김 씨가 2층 테라스에 나와 있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마당에 있던 김 씨의 노모는 “아들(김 씨)이 나와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펑’ 소리와 함께 2층에서 불길이 치솟자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2층에서 구조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 것이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 1심을 맡은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사고 당시 김 씨 양말과 반바지에서 휘발유가 검출됐고, 동거녀 최 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2심을 맡은 광주고법은 노모의 손을 들어주며 무죄를 선고했다. 불길이 급속하게 번지려면 휘발유를 뿌리고 시간이 제법 지나 유증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불을 붙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펑’ 소리가 크게 났을 가능성이 있어 이 소리를 들었다는 노모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과학 실험이 밝힌 범인의 거짓말 2013년 5월 무죄 선고 직후 풀려났던 김 씨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1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법정 구속됐다. 광주고검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제출한 대검찰청 과학 실험 분석 결과가 김 씨의 주장을 깨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대검 과학수사1과 화재수사팀 강정기 수사관(43)은 여수 화재 현장과 똑같은 조건을 갖추고 휘발유를 부은 불길에 사람 형태의 더미(인체 모형)를 통과시키면서 온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사건 당시 김 씨가 마당에 있다가 불길을 보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는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휘발유에 불이 붙고 15초 후에 2m(2층 복도 길이)를 3초 동안 통과시키자 더미에 붙은 온도계가 350∼900도까지 치솟았다. 입혀 둔 옷은 새까맣게 불탔다. 김 씨가 불타는 복도를 지나갔다면 그가 입고 있던 옷이 멀쩡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살아 있을 수조차도 없다는 증거였다. 김 씨는 당시 양손과 안면, 양발목과 무릎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상의는 멀쩡했다. 대검이 똑같은 환경을 설정해 이번에는 불을 붙이자마자 곧바로 더미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실험해 보니 옷은 거의 타지 않았다. 사람이 휘발유를 바닥에 뿌리는 장면을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로 찍어 보니 손과 양말에 휘발유가 뚜렷하게 묻었다. 김 씨가 사건 당시 불을 붙이고 바로 빠져나왔을 때와 거의 유사한 결과였다. 다시 재판을 맡은 광주고법은 강 수사관의 실험 결과를 받아들여 지난달 14일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마약사범을 체포하면서 현장과 2km 떨어진 자택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 확보한 물건은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마약을 판매하고 복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모 씨(45)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오 씨는 2012년 10월~2013년 4월 필로폰 약 214g을 3300여만 원에 판매한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는 2013년 7월 18일 경남의 한 공원에 주차해 둔 외제차에서 필로폰과 대마초를 복용하다가 체포영장을 받아 추적한 검찰 수사관들에게 붙잡혔다. 차 안에서는 필로폰 316.2g이 발견됐다. 검찰은 오 씨를 체포한 이후 현장에서 2km 가량 떨어진 오 씨 자택을 별도의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 허가 없이 불법 소지하던 1m 장검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후 3일 뒤에 법원에서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1심은 마약을 판매하고 복용한데다 장검을 허가 없이 갖고 있던 오 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8년을, 2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검찰이 오 씨 자택에서 사전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 확보한 장검에 대해선 범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통상 체포 현장이나 범행 도중 또는 직후의 장소에서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고 나중에 영장을 받을 수 있지만, 체포 현장에서 2km 떨어진 오 씨 자택이 이런 장소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 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상 적법한 압수수색이라고 볼 수 없다”며 자택에서 확보한 장검을 제외하고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66)이 전직 국가정보원장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동원해 방위사업청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도 신빙성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국민권익위 신고심사의견서에 따르면 권익위는 방위사업비리 정부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구성되기 전인 2013년 2월 ‘일광공영이 정·관계 출신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방사청에 로비를 벌였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했다. 일광공영이 2012년 EWTS를 2개월가량 늑장 납품하면서 군에 약 766만 달러(약 91억 원)를 배상해야 할 처지가 되자 전직 국정원장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 방사청장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일광공영 측 자문단을 꾸려 로비를 벌였다는 내용이다. 권익위 문건에 거명된 자문단 중 일부는 일광공영 계열 법인의 임원을 맡고 있었다. 권익위는 “담당자가 배상금을 전액 면제해 줘 예산을 낭비한 의혹이 일부 확인됐다”며 방사청 관계자 명단을 대검찰청에 넘겼다. 합수단은 EWTS 비리에 관여한 혐의(배임 등)로 방사청 소속 신모 중령을 구속하는 등 일광공영과 방사청 윗선의 연결고리를 캐고 있지만 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최근 구인장을 발부받아 이 회장을 조사실로 불러냈지만 이 회장은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권익위는 터키 하벨산사의 EWTS 납품 협력업체였던 SK C&C가 2013년 초 사업 수주 대가로 하벨산에 별도 사업의 용역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검찰에 이첩하면서 SK C&C 고위 관계자 A 씨에 대해서도 의견서에 적시했다. 또 SK C&C와 하벨산 간에 “방사청 EWTS 프로젝트의 국내 사업 파트너로 SK C&C가 선정되면 SK C&C는 하벨산에 14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제공한다”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정황도 검찰에 함께 이첩했다. 합수단은 구속한 윤모 전 SK C&C 전무 등 당시 고위 임원들의 EWTS 관련 가담 범위를 조사한 뒤 A 씨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조동주 djc@donga.com·조건희 기자}

이탈리아에서 한국 가족법을 주제로 논문을 써 석사 학위를 받은 이탈리아 여성 법학도가 한국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서 일하게 됐다. 헌재는 이탈리아인 마르타 짐바르도 씨(31·사진)를 일반 임기제 공무원(행정 6급)으로 채용했다고 7일 밝혔다. 짐바르도 씨는 이탈리아 카포스카리 베네치아대에서 호주제 폐지 등을 다룬 ‘대한민국 가족법의 개정’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으로 건너와 지난해 8월 숙명여대 대학원 법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2009년 한국국제교류재단 장학생에 선발된 인연으로 한국에 와 서울에서 7년째 거주하며 법학 공부를 이어 갔다. 지난달까지는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에서 번역과 법률 상담을 맡았고, 이탈리아어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를 구사한다. 짐바르도 씨는 헌재연구원에서 이탈리아 헌법과 헌법 재판 분야 연구를 맡게 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헌법재판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2015 헌법 사랑 공모전’ 작품 접수가 21일 마감된다. 헌법 사랑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헌법의 가치와 중요성을 표현한 창작품을 온라인과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초등부는 글짓기/포스터, 중·고등부는 손수제작물(UCC) 또는 사진/포스터, 대학·일반부는 UCC 또는 사진/노래(CM송)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홈페이지(www.헌법사랑.com)에서 접수하고 있다. 글짓기와 포스터는 응모 신청서와 함께 우편(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 8층 ㈜동아이지에듀 헌법 사랑 공모전 담당자 앞)으로 제출해도 된다. 글짓기는 200자 원고지 10∼20장 분량으로 써야 한다. 포스터는 직접 그린 작품은 4절지, 컴퓨터 그래픽은 A3용지 크기에 담으면 된다. UCC는 1∼5분, 노래는 30초∼5분 분량으로 창작해 제출해야 한다. 공모전 대상은 6개 부문 각 1위 작품 중에서 선정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상장을 수여한다. 금상은 나머지 5개 부문 각 1위에게 주어지며 은상(6개 부문 각 2명)과 동상(6개 부문 각 3명), 입선(20명) 등 총 56명에게 상금 2700만 원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7월 초 홈페이지와 동아일보를 통해 발표되며 시상식은 제헌절인 7월 17일 열린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가까스로 탈북해 한국에 들어왔다가 생활고에 시달리자 사기 대출을 받아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 50대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사기, 국가보안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탈북자 김모 씨(59)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씨는 2006년 12월 북한 함경북도 새별군(현 경원군) 체신소(우체국) 후방공급원으로 일하던 중 한국 드라마 ‘경찰특공대’와 ‘굳세어라 금순아’를 시청한 사실이 북한 검찰소에 적발돼 체포됐다. 김 씨는 검사로부터 최소 교화 16년형에 처해진다는 말을 듣고 수감소를 탈출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 미얀마 라오스 등을 거쳐 2007년 10월 한국에 들어왔다. 김 씨는 한국에서 덤프트럭 운전사로 생계를 이어가다 생활고에 시달리자 2013년 10월경 동향 출신 탈북자 포함 3명과 공모해 아파트 매매대금 명목으로 한 보험사에서 2억6000만 원을 사기대출 받았다. 이어 7100여만 원을 챙긴 뒤 위조 여권을 구입하는 등 밀입국 준비를 하다가 체포됐다. 수사 과정에서 김 씨가 2013년 5월 재입북하기로 마음먹은 탈북자 A 씨를 도운 혐의도 추가로 포착됐다. 김 씨는 사기대출 희망자로 가장해 브로커에게 접근하는 식으로 A 씨가 재입북한 뒤 북한에 전달할 충성자금을 마련하는 걸 도왔다. 1,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해외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를 저지르고 밀항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다른 탈북자가 재입북하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돕는 등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국 영화를 보다가 체포돼 탈북했다가 한국으로 귀순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자 사기대출을 받아 중국으로 밀항하려 했던 탈북자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사기, 국가보안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탈북자 김모 씨(59)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씨는 2006년 12월 북한 함경북도 새별군(현 경원군) 체신소(우체국) 후방공급원으로 일하던 중 한국 영화 ‘경찰특공대’와 ‘굳세어라 금순아’를 시청한 사실이 북한 검찰소에 적발돼 체포됐다. 국경경비대를 통해 중국제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본업인 양곡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까지 함께 적용됐다. 김 씨는 검사로부터 최소 교화 16년형에 처해진다는 말을 듣고 수감소를 탈출해 두만강을 건너 중국-미얀마-라오스-태국을 거쳐 2007년 10월 한국에 귀순했다. 김 씨는 한국에서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생계를 이어가다 생활고에 시달리자 귀순 5년 만에 사기 대출로 거액을 챙겨 중국으로 도주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2013년 10월경 동향 출신 탈북자 포함 3명과 공모해 아파트 매매대금 명목으로 한 보험사에서 2억6000만 원을 사기대출 받은 뒤 7100여만 원을 챙겨 인천항으로 갔다가 출국 금지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브로커를 통해 위조 여권을 구입하는 등 밀입국 준비를 하다가 체포됐다. 수사 과정에서 김 씨가 2013년 5월 재입북하기로 마음먹은 탈북자 A 씨를 도운 혐의도 추가로 포착됐다. 김 씨는 사기대출 희망자로 가장해 브로커에게 접근하는 식으로 A 씨가 재입북한 뒤 북한에 전달할 충성자금을 마련하는 걸 도왔다. 북한에 있던 2003년과 2006년에는 국내에 있던 여성 탈북자에게 딸을 보게 해주겠다고 현혹해 국경지대로 유인한 뒤 강제로 다시 입북시키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1,2심 재판부는 김 씨가 해외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기를 저지르고 밀항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다른 탈북자가 재입북하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도왔고, 국내 여성 탈북자를 유인해 북한으로 넘기려 한 범죄행위가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김 씨가 사기 이외의 범죄에 대해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인하는 점도 양형에 참작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반국가단체를 조직한 혐의로 1976년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고 성유보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과 이부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재심 끝에 39년 만에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성 전 위원장과 이 고문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동아투위에서 활동하던 성 전 위원장과 이 고문은 1975년 6월 청우회라는 반국가단체를 조직해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꾀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이들이 중국 마오쩌둥식 사회주의를 추종해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며 불법 연행해 고문과 가혹행위를 가했다. 1976년 8월 대법원은 성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 이 고문에게 징역 2년6월과 자격정지 2년6월을 확정했다. 성 전 위원장과 이 고문은 2011년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10월 서울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영장 없이 중앙정보부에 불법 구금돼 수사를 받았고, 검찰 송치 이후에도 중앙정보부 수사관이 찾아가 심리적 압박을 가한 점 등을 비춰 이들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청우회는 서울대 문리대 선·후배 친목모임일 뿐 반국가단체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성 전 위원장은 서울고법 재심 선고를 며칠 앞두고 심장마비로 별세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 부대변인 김모 씨(54·체포)를 통해 전달하려던 2억 원은 대선 자금 성격이 아니라, 그해 4월 총선 공천 로비 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성 회장이 김 씨를 통해 이 돈을 건네려 한 인사도 ‘메모 리스트’ 8명에 들어 있지 않은 친박(친박근혜)계 원로 A 씨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A 씨에게 전달되지 않고 중간에서 ‘배달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김 씨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김 씨가 총선 한 달 전쯤인 2012년 3월경 성 회장으로부터 A 씨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2억 원을 건네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포착하고 돈의 최종 목적지와 배달사고 가능성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 씨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온 KTX 탑승기록을 확보하고 금품 전달 시기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성 회장에게 2억 원을 받은 혐의를 줄곧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체포 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성 회장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고 나와 친분이 있는 A 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거절한 적이 있다”며 “결국 성 회장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고 그 이후 사이가 서먹해져서 연락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 회장은 (2004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감옥에 한 번 갔다 온 적이 있는 사람이라 애당초 A 씨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당시 나도 공천을 받으려고 바쁘게 움직이던 때여서 ‘각자 알아서 하지 뭘 같이 만나느냐’고 생각해 부탁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당시 성 회장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선진통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한편 검찰은 성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에게 4일 서면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주 djc@donga.com·변종국 기자}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생리통을 호소하는 20대 여성 환자에게 통증을 완화하는 피임약을 처방하면서 부작용을 미리 설명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여성 환자 A 씨(사망 당시 26세)에게 부작용 설명 없이 약을 처방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산부인과 전문의 노모 교수(60)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노 교수는 2012년 2월 평소 생리통을 앓을 때 먹던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다며 병원에 온 A 씨에게 피임약의 일종인 야스민을 3개월 치 처방해주면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야스민은 피가 굳어 신체 동맥을 막는 혈전 색전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약제다. A 씨는 약을 복용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등 이상 증상을 호소하다 한 달 반여 만에 폐혈전 색전증으로 숨졌다. 노 교수는 통상 1개월치 약을 먼저 처방하고 반응을 본 뒤 추가 처방해야 하는데도 3개월치를 한꺼번에 처방했고, 부작용으로 혈전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사전에 주의를 주지 않아 A 씨를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은 노 교수의 처방이 A 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 씨가 사망 당시 26세로 젊은 나이였고, 폐혈전 색전증과 관련된 직접적인 병력이 없었던지라 부작용의 위험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3개월 치 야스민을 처방한 게 사망과 연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폐혈전 색전증이 국내 환자들에겐 드물게 발생하는 질병인 점도 고려됐다. A 씨가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야스민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들은 만큼 노 교수가 약 처방 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점이 A 씨 사망과 직결되는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부품 수입원가를 부풀려 군에 방위산업 장비를 납품한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이효구 LIG넥스원 대표와 전현직 임직원, 미국 소재 방산물품 수입업체 C사 대표 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대표는 2005~2007년 LIG넥스원 전신인 넥스원퓨처의 대표 평모 씨 지시로 해외 제조사에서 직접 구매하던 방산 부품을 중간거래상인 미국 소재 방산물품 업체를 끼워 수입하는 형태로 바꿔 부품단가를 부풀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대표 등은 중간상을 끼워 방산물품 562억 원 어치를 방위사업청에 팔아 차악 97억 원을 남기고 이를 C 사로 송금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이 대표 등이 방산장비를 구매하면서 중간상을 통해 간접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범죄를 저지르려 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중간거래상을 지정한 게 불법적인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이 대표 등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