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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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6-02-15~2026-03-17
미국/북미49%
국제일반13%
인사일반13%
국제정치7%
유럽/EU3%
국제사고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방3%
선거3%
  • 이란 “핵합의 상한 3.67% 넘겨 우라늄 농축 시작”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 상한인 3.67%를 5%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60일 기한을 제시하며 핵합의 서명국 등 유럽이 해법을 찾지 못하면 핵합의 이행 범위를 더 줄이겠다고 압박했다. 7일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시간 내에 우라늄 농축 비율을 3.67%에서 (부셰르) 발전소에 필요한 수준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행 범위를 더 줄이는 3단계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가 구체적인 농축 상향 수준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지도자 외교담당 수석보좌관은 5일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 핵 연료봉으로 쓰기 위해서는 농도 5%의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핵무기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인 90%에 못 미치지만 핵무기 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핵합의 전 20%까지 우라늄을 농축한 적이 있다. 이번 조치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란은 2015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및 독일(P5+1)과 JCPOA에 합의했다.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고 저농축우라늄 재고를 약 1만 kg에서 300kg으로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를 대가로 제재 해제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미국이 이란과의 에너지 거래를 제재하면서 유럽연합(EU)이 이란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공동위원회가 열렸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이란은 1일 1단계로 저농축 우라늄 저장 한도인 300kg을 넘기며 핵합의를 위반했다. 다만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더라도 산업, 에너지 등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15일까지 핵합의 당사국과 이란이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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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빌론, 36년 도전 끝 세계문화유산 등재

    고대 바빌로니아 제국의 수도였던 바빌론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5일(현지 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WHC에서 바빌론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바빌론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도시로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남부 85km 지점에 있다. 바빌론은 기원전 20세기부터 6세기까지 흥망을 반복하며 세워 올린 문명의 집약체다. 아름답게 채색된 벽돌로 벽을 쌓고, 유프라테스 강물로 운하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공중정원’과 바벨탑이 있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10km² 규모 부지 20%가량의 발굴이 완료됐으나 2003년 이라크전 때 미군이 주차장과 헬기 이착륙장 등을 만들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라크는 1983년부터 바빌론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했다. WHC는 “고대 가장 영향력 있는 제국에 대한 독특한 증거물이자 신바빌로니아 전성기의 창조력을 표현한다”고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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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고대 바빌로니아의 수도’ 바빌론 등재

    고대 바빌로니아 제국의 수도였던 바빌론이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5일(현지 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 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바빌론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바빌론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도시로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남부 85㎞ 지점에 있다. 바빌론은 기원전 20세기부터 6세기까지 흥망을 반복하며 세워 올린 문명의 집약체다. 아름답게 채색된 벽돌로 벽을 쌓고, 유프라테스 강물로 운하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공중 정원’과 바벨탑이 있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10㎢ 규모 부지 20%가량 발굴이 완료됐으나 2003년 이라크전 때 미군이 주차장과 헬기 이착륙장 등을 만들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라크는 1983년부터 바빌론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했다. WHC는 “고대 가장 영향력 있는 제국에 대한 독특한 증거물이자 신바빌로니아 전성기의 창조력을 표현 한다”고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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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기업 “물량 확보” 직원 급파… 日업체 “팔고 싶지만 정부 눈치”

    “당신들도 한국에 수출을 못 해 재고가 쌓이면 피해가 크지 않나. 극적으로 사태가 해결될 수 있으니, 일단 수출 신청이라도 해보자.” “우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팔고 싶지만 정부가 못 팔게 하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4일 오전 한국 반도체 기업 일본법인 소속의 A 씨와 거래처인 일본 반도체 기업 직원 B 씨가 나눈 대화다.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빌미로 한국 수출 규제를 시작한 첫날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이날 일본 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과 다각도로 접촉해 물량 확보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본에 급파한 구매팀 직원뿐 아니라 현지 일본법인 인력도 총동원됐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는 재고가 1∼3개월 치에 불과하다. 특히 에칭가스는 장기 보관이 어려워 재고가 1개월 분량이 채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최악의 경우 한 달 후에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업체는 규제가 시작된 이날도 일본 업체들을 설득해 수출신고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통상 90일이 걸리는 심사 절차를 계속 지연시키거나 수출을 불허할 수도 있지만, 한일관계가 호전돼 규제가 느슨해질 경우 한시라도 빨리 조달하기 위한 조치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도 상당해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할 수 없다”며 “일단 수출 서류를 제출이라도 해봐야 어떻게 거부되는지도 알 수 있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방침을 밝힌 1일부터 물량 추가 확보를 위해 일본 기업들을 필사적으로 접촉했지만 한정적인 수량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재 기업을 설득해 수출 계약을 맺었어도 사흘 동안 모든 절차를 다 밟기 어려웠다.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만에 공장을 둔 일본 업체가 있다는 첩보가 있어 소재 확보를 타진했지만 허탕을 치기도 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퀄컴 등 고객사에 “현재 수준의 생산량을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추후 변동사항이 발생하면 추가 정보를 다 제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일일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 행사에서 “정부와 분야별로 긴밀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한국 반도체 업체와 거래하는 일본 기업과 글로벌 전자 기업들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본 소니는 TV 생산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업체의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소니의 55인치 이상 고급 TV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니 측은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예측할 수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TV 생산을 못해 상품 재고가 바닥날 것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애플도 아이폰 상위 기종 중 일부 제품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OLED 패널이 탑재돼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기업들은 자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에칭가스 제조업체인 스텔라화학도 싱가포르 공장을 활용한 대체 수출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이번 수출규제로 중국이 가장 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와세다대 경영대학원 오사나이 아쓰시(長內厚) 교수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일 기업이 무역 분쟁으로 함께 무너져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승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지선 기자}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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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환율조작 게임” 中 “환율로 대응 안해”

    미국과 중국 정상이 ‘무역전쟁 2차 휴전’에 합의했지만 본격 협상 재개를 앞두고 서로를 향한 칼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환율 조작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미국도 응수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손하게 앉아서 그들의 게임을 지켜보는 멍청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즉각 반박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도구 삼아 무역 분쟁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러 해 동안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결정”이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없이 중국의 환율 조작설을 제기했지만 미국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향후 무역 협상을 둘러싼 입장차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4일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려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고 있는 고율관세가 모두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역 마찰의 시작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라면서 미국에 무역전쟁 화살을 돌렸다. 양국 갈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정치외교 전문가 100명은 미 의회에 보낸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취급하면 전 세계의 경제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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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동원 美독립기념일 행사… “트럼프 재선 위한 쇼”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독립기념일 행사에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한 ‘쇼’에 군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하루 전인 3일 트위터에 “7월 4일 링컨기념관에서 열리는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행사는 정말 대단할 것”이라면서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국방부와 우리의 훌륭한 군 지도자들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세계 최강의 군을 보여주는 데 신이 나 있다”고 썼다.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는 국립공원관리청 예산 250만 달러(약 29억 원)가 투입됐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의 병력이 동원됐다. 이 같은 대규모 행사를 위해 에어쇼와 무기 운송 등에 최대 9200만 달러(약 1076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미 언론은 추정했다. 미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냉전시대와 1991년 걸프전 승전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축하 행사에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전례가 없다. 독립기념일 행사에 대규모 병력이 동원되는 것을 두고 군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국방장관은 7개월간 공석 상태다. 지난해 12월 제임스 매티스 장관이 사임했고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달 18일 가정사로 장관 인준을 포기했다. 국방부 리더십 부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기획한 행사에 군을 동원한 셈이다.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미 국회의사당 앞 내셔널몰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것도 1951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이후 처음 있는 일. 뉴욕타임스(NYT)는 “군이 신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군은 침묵으로 다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군 당국은 군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념일 당일인 4일 오전 트위터에도 “오늘 밤 이 나라 역사상 최대의 기념식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이고 있다. 행사에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도 저공비행을 한다. 위대한 나라를 대표해 연설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에어크래프트 원’으로 잘못 썼다가 바로잡아 누리꾼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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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회 점거 다음날, 홍콩 앞바다 훈련사진 공개한 中

    ‘범죄인 인도법’에 반발하는 홍콩의 반중 시위대가 입법회(국회) 건물을 점거한 다음 날인 2일. 중국군이 홍콩섬 앞바다에서 긴급 출동 능력을 점검하는 훈련을 벌이는 사진을 전격 공개했다. 훈련 시점이 지난달 26일인데도 굳이 이날 사진을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위가 격화되면 무장병력을 투입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홍콩 시민들을 거세게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앞바다서 군사훈련 공개 중국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 훈련 사진 6장을 올려 “홍콩 주둔 중국군이 육해공 합동 순찰 훈련을 벌여 긴급 출동, 상황별 대응, 연합 작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사진에서는 군사 훈련에 군함, 고속정, 헬기가 동원됐다. 특히 홍콩섬으로 향하는 군함 위에서 무장한 중국군 병력이 홍콩 도심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겨누는 모습이 뚜렷하다. 홍콩에 투입된 무장 병력이 도심으로 달려가는 사진도 있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노골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홍콩은 헌법인 ‘기본법’에 따라 홍콩 경찰이 치안을 유지하지만 중국군은 사회 안정을 이유로 부대를 홍콩에 주둔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을 중국의 일부인 내정으로 간주하는 만큼 병력 투입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일어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미국 영국 등 서방과 중국의 전면 충돌로도 번질 수 있다. ○ 남중국해 군사긴장 고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시험 발사한 사실이 드러나 국제 군사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2일 미 NBC는 중국이 지난 주말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인근에서 대함탄도미사일을 최소 1발 이상 발사했다고 전했다. 대함탄도미사일은 움직이는 항모를 공격할 수 있으며 냉전시절 미국과 구소련이 개발하지 않기로 합의했던 무기다. 이번 발사는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한 경고 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군사화를 견제하며 2015년부터 이 지역이 국제 해역임을 주장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 왔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도 이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5월 ‘주권 보호 및 안전에 필요한 조치’라며 이 지역 인공섬 3곳에 미사일을 배치했고 이번 미사일 발사도 감행했다.○ 미국 대만 영국 일제히 중국 비판 국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에 미국 대만 영국 등은 일제히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의 행위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른 나라들에 대한 시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중국 담당 부처의 천밍퉁(陳明通) 위원장은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홍콩인이 기본 인권을 요구하고 통제에 항의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다. 중국의 패권에 반대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대만과 홍콩에 ‘한 나라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밀어붙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천 위원장은 “일국양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대만의 공통된 인식”이라고도 거듭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앨런 덩컨 영국 외교차관이 “중국이 홍콩에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중 둘 중 한 명이 차기 영국 총리가 되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장관도 일제히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특히 헌트 장관은 BBC에 “영국은 홍콩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아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반환 협정에 서명했다. 이 합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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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中 무역협상, 우리에게 더 유리한 합의 돼야”

    중국과 무역전쟁 ‘2차 휴전’을 타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우리(미국)에게 더 유리한 합의가 돼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를 재개했다. 2차 휴전에 대해 ‘중국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미국 내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요구하는 ‘균형 잡힌 합의’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언제 재개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시작됐다. 그들(미중 협상팀)은 전화로 매우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전에 사실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 담판을 갖고 325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 보류와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무역협상 실무팀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 전부터 대화를 시작했고, 현재 협의를 진행하면서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오랫동안 매우 큰 이득을 얻었기 때문에 그것(합의)은 그들보다 우리에게 더 나아야 한다”며 “우리는 50 대 50 합의를 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우리의 이익에 기울어진 합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렇게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관세를 통해 돈을 벌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에 유리한 협상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중국 측은 이번 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자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일 이강(易綱) 중국 런민은행장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핀란드중앙은행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양국 정상의 무역 담판 결과가 “예상한 것보다는 낫다”며 “양국이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한 하나씩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정상 간 ‘휴전 합의’로 무역전쟁 확전에 대한 불안감은 일단 사라졌지만 중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1일 뉴욕 증시는 S&P500지수가 지난달 20일(2,954.18)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대감을 반영했지만 전반적인 상승세에도 막판에는 뒷심이 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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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맞이하는 시진핑

    중국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의장대 앞을 걸어가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베이징=AP 뉴시스}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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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땅 밟은 트럼프, 김정은도 미국 땅 밟아볼 것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자신이 북한 땅을 밟은 사상 첫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되자마자 김 위원장에게 미국 땅을 밟을 것을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한 뒤 남쪽으로 건너와 걸어가는 도중 자신을 둘러싼 기자들에게 “바로 지금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미 정상이 만나는 순간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북한 측 통역은 “적절한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영어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자유의 집에서 진행된 약식 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의 초청 사실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적당한 때에 당신도 우리 쪽(미국)으로 오고, 우리도 그쪽(북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평양 답방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초청 문제는 비핵화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다음 단계라고 본다. 두고 보자”라고 덧붙여 급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라는 점도 시사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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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10년뒤엔 제조업 일자리 2000만개 대체”

    10년 뒤에는 로봇이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의 2000만 개를 대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봇 활용으로 경제는 성장하겠지만 저소득층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BBC ABC 등 주요 외신들은 26일 영국 연구·컨설팅 업체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2030년까지 로봇이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 2000만 개를 대체할 것이라는 내용의 ‘어떻게 로봇이 세계를 변화시키나’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로봇이 전체 생산직 근로자의 8.5%를 대체할 것임을 경고했다. 로봇은 중국의 고용 구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산업용 로봇 3대 중 1대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향후 11년 안에 로봇 1400만 대를 제조업 현장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속도라면 중국에서만 2030년까지 로봇으로 대체될 일자리가 1100만 개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자동화로 일자리 34만 개가 사라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과 대구, 인천, 부산은 일자리 감소 위험이 가장 큰 도시라고 진단했다.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면 경제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로봇은 공항 수하물 처리, 창고 재고 적재 등 저숙련 노동력을 대체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은 저숙련 노동력에 의존하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의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국가에서도 기술 수준이 낮은 지역의 일자리가 기술 수준이 높은 지역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들은 정책결정자들이 자동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로봇 도입으로 높아진 생산성 때문에 경제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이 예측대로 늘어나면 203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현재 예상치보다 최대 5.3%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렇게 늘어난 GDP는 4조9000억 달러(약 5670조 원)로 예상된다. 한국 GDP도 같은 기간 예상치보다 최대 1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로봇 도입에 따른 생산 자동화가 일자리 파괴에 버금가는 속도로 새로운 고용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그나마 최소한의 희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연구원들은 로봇 도입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고용 취약 지역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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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츠속 꼭 껴안은 아빠와 23개월 딸, 끝내 美국경 못넘었다

    23일 오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과 가까운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리오그란데 강변. 미국으로 월경하려는 사람이 많은 이곳에 엘살바도르 출신 20대 부부와 23개월 된 딸이 나타났다. 아버지는 거센 강물을 헤치고 아기를 미국 쪽에 데려다 놓았다. 멕시코 쪽에 남아 있던 아내를 데리러 가려던 순간, 딸이 갑자기 강에 뛰어들었다. 깜짝 놀란 아버지는 딸을 붙잡았지만 부녀는 급류에 휘말렸다.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딸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기를 자신의 티셔츠 안에 밀어 넣었다. 맞은편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아내는 비명을 질렀다. 하루 뒤 사고 지점에서 수 백 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둘의 시신은 사라질 때 모습 그대로였다.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가 24일 전한 사진 한 장이 세계인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 씨(25)와 딸 발레리아. AP통신은 “둘의 모습이 2015년 터키 남서부 보드룸 해변에서 천사처럼 잠든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쿠르드족 난민 알란 쿠르디(당시 3세)를 떠올리게 한다”며 발레리아를 ‘미국판 쿠르디’로 묘사했다. 이 사진을 찍은 훌리아 레둑 기자는 “경찰기자로 일하며 시신에 무감각해졌지만 둘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아내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 씨(21)에 따르면 가족은 4월 3일 엘살바도르를 떠나 멕시코 남부 타파출라 이민자보호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2개월간 머물다 미국에 망명을 요청하려고 23일 마타모로스로 갔다. 하지만 일요일이어서 이주 사무실은 닫혀 있었다. 망명 대기자만 수백 명이라 미국으로 갈 시기를 기약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렸다. 가족은 할 수 없이 강을 건너기로 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고국에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라미레스 씨는 피자집에서 월 350달러(약 40만 원)를 받았다. 중국음식점 계산원이었던 아내는 딸이 태어난 후 양육을 위해 일을 그만뒀다. 친척들은 뉴욕타임스(NYT)에 “부부가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다”며 눈물을 흘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사망한 이민자는 283명. 특히 부녀가 익사한 리오그란데강은 핵심 ‘도미(渡美)’ 경로다. 강폭은 30m에 불과하지만 유속이 빨라 맨몸으로 건너기가 쉽지 않다. 미국으로 넘어가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의 40% 이상이 이 강을 건너다 붙잡혔다. 숨진 부녀가 찾았던 마타모로스 영사관도 붐빌 때는 대기자가 1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이민자 수용 시설도 비판을 고조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모와 격리된 채 시설에 갇힌 아동들이 물 부족으로 몇 주간 씻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2008년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7개월간 납치됐던 데이비드 로드 전 NYT 기자는 트위터에 “탈레반은 적어도 치약과 비누는 줬다”며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보다 반인권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미국이 이민자 수용을 거부할수록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비판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25일 존 샌더스 미 세관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사의를 표명했다. 전임자보다 더 강경한 반이민 성향의 마크 모건 이민세관단속국 국장대행이 후임으로 낙점됐다. 야당 민주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이날 이주민 보호를 위해 45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의 ‘인도주의 지원 청원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민주당은 강력범죄, 마약, 인신매매와 동의어인 ‘열린 국경’을 원한다”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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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판 쿠르디’ 사진에 세계가 눈물…美 반이민정책에 비판의 목소리

    23일 오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과 가까운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리오그란데 강변. 미국으로 월경하려는 이민자가 많은 이 곳에 엘살바도르 출신 20대 부부와 23개월 딸이 나타났다. 아버지는 거센 강물을 헤치고 아기를 미국 쪽에 데려다 놓았다. 멕시코 쪽에 남아있던 아내를 데리러 가려던 순간, 아기가 갑자기 강에 뛰어들었다. 깜짝 놀란 아버지는 딸을 붙잡았지만 부녀는 급류에 휘말렸다.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딸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기를 자신의 티셔츠 안에 밀어 넣었다. 맞은 편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하루 뒤 사고 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둘의 시신은 사라질 때 모습 그대로였다.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가 24일 전한 한 장의 사진이 세계인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 씨와 딸 발레리아. AP통신은 “둘의 모습이 2015년 터키 남서부 보드룸 해변에서 천사처럼 잠든 듯한 모습으로 발견된 쿠르드족 난민 알란 쿠르디(당시 3세)를 떠올리게 한다”며 발레리아를 ‘미국판 쿠르디’로 묘사했다. 이 사진을 찍은 훌리아 르둑 기자는 “경찰기자로 일하며 시신에 무감각해졌지만 둘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어머니 타니아 바네사 아발로스 씨(21)에 따르면 가족은 4월 3일 엘살바도르를 떠나 멕시코 남부 타파출라 이민자 보호소에 도착했다. 2개월간 머물다 미국에 망명을 요청하려고 23일 마타모로스에 도착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이주 사무실은 닫혀있었다. 망명 대기자만 수백 명이라 미국으로 갈 시기를 기약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렸다. 가족은 할 수 없이 강을 건너기로 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고국에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라미레스 씨는 피자집에서 월급 350달러(약 40만 원)를 받았다. 중국음식점 계산원이었던 아내는 딸이 태어난 후 양육을 위해 일을 그만뒀다. 친척들은 뉴욕타임스(NYT)에 “부부가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다”며 눈물을 흘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사망한 이민자는 283명. 특히 부녀가 익사한 리오그란데강은 핵심 ‘도미(渡美)’ 경로다. 강폭은 30m에 불과하지만 유속이 세 맨몸으로 건너기 쉽지 않다. 미국으로 넘어가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의 40% 이상이 이 강을 건너다 붙잡혔다. 숨진 부녀가 도착했던 마타모로스 영사관에도 붐빌 때는 1700명의 대기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수용 시설의 열악한 상태도 비판을 고조시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모와 격리된 채 시설에 갇힌 아동들이 물 부족으로 몇 주간 씻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2008년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7개월간 납치됐던 데이비드 로드 전 NYT 기자는 트위터에 “탈레반은 적어도 치약과 비누는 줬다”며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보다 반인권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미국이 이민자 수용을 거부할수록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비판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25일 존 샌더스 미 세관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사의를 표명했다. 전임자보다 더 강경한 반이민 성향의 마크 모건 이민세관단속국 국장대행이 후임자로 낙점됐다. 야당 민주당이 다수인 미 하원은 이날 이주민 보호를 위해 45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의 ‘인도주의 지원 청원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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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3개 대형은행, 美금융거래 차단 위기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의 대형 은행 3곳이 미국 금융체계 접근 차단 조치될 위기에 놓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2017년 미 법무부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제재 대상인 북한조선무역은행에 1억 달러(약 1156억 원)를 세탁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이와 관련해 중국 은행 3곳에 소환장을 보냈다. 해당 은행은 중국 9위 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 국영인 교통은행 및 자오상(招商)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증거 제출 및 재판 출석에 불응하자 법정모독죄 판결을 내렸다. 미 법무장관 및 재무장관이 요구하면 이 3개 은행은 미 금융체계에 접근할 수 없다. 3개 은행 중 덩치가 가장 큰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은 자산만 900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세계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맞먹는다. 미국 내 지점은 없지만 달러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갖고 있다. WP는 해당 은행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면 부도 위기로도 몰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거론되는 은행들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이번 조치가 무역 갈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대결 양상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 판결에 이어 미 행정부가 실제로 조치를 취하면 중국 및 중국 금융회사에 대한 최대 압박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을 확대 관할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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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질책으로 중단됐던 北 집단체조 공연 재개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중단했던 집단체조 공연을 24일부터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국제여행사는 19일 중국 제휴 여행사에 “집단체조 공연을 정성스럽게 개편해 24일부터 공식 재개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의무적으로 집단체조 공연을 봐야 한다.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여행 비자가 거부된다. 조선국제여행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집단체조 관람료는 VIP석 800유로(약 105만 원), 1등석 500유로(약 65만 원), 2등석 300유로(약 39만 원), 3등석 100유로(약 13만 원)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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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첫 여성 EU집행위원장 탄생할까

    사상 첫 여성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탄생할 수 있을까. 지난달 23∼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이후 EU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의장 △유럽의회 의장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빅4와 유럽중앙은행 총재 인선 시기가 겹쳐 회원국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사실상 EU를 움직이는 집행위원장과 정상회의 의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오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달 23일 EU 유력 정치인 70명이 “두 자리 중 한 명은 반드시 여성을 앉히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집행위원장에 가장 근접한 여성 후보는 ‘세계 경제 검찰 총수’라 불리는 덴마크 출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51)다. 베스타게르는 EU 집행위 경쟁담당위원으로 구글에 약 6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주인공이다. 거침없이 기업에 철퇴를 내리쳐 ‘EU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으로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그를 “미국을 싫어하는 택스 레이디(tax lady)”라고 비꼬기도 했다. 역대 최대 의석을 차지하며 선전한 녹색-자유동맹 슈카 켈러 공동대표(38)도 집행위원장 주요 후보 중 한 명이다. 독일 베를린자유대를 졸업했고 6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재다. 기후 변화 해결을 촉구하며 특히 젊은층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전 세계은행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가장 강력한 집행위원장 후보는 독일 출신인 유럽국민당(EPP) 대표 만프레트 베버(47)다. EPP가 현재 유럽의회에서 가장 의석이 많기 때문에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일부 주요국 정상들이 지지하지 않아 최종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집행위원장이 되려면 21개국 이상의 정상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극우주의 득세와 성별, 기후 문제 등 다양한 변수가 생겨 집행위원장 선출 셈법이 이전보다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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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자전거 출근’ 존슨 총리 선출땐… 역대 55명중 20명이 이튼 출신

    “또 이튼이야?” 차기 영국 총리가 될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이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55)과 제러미 헌트 현 장관(53)의 대결로 압축됐다. 13∼20일 장장 5차례의 투표에서 내내 독보적 지지율 1위를 고수한 존슨 전 장관이 다음 달 당 대표 겸 총리가 되면 또 하나의 기록이 탄생한다. 바로 명문 사립학교 이튼 칼리지를 졸업한 20번째 영국 총리란 기록이다. 18세기 초 조지 1세는 “군주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원칙을 확립했다. 이후 국왕 대신 총리가 실권을 잡았고 초대 로버트 월폴부터 현 테리사 메이까지 총 54명의 총리가 등장했다. 이 54명의 35.2%인 19명이 이튼 졸업생이다. 역시 이튼 출신인 존슨까지 총리에 오르면 비율은 36.4%로 늘어난다. 이 학교는 어떻게 영국 엘리트의 산실이 됐을까.○ 글래드스턴·밸푸어·캐머런 등 배출 이튼 칼리지는 수도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35km 떨어진 버크셔주에 있다. 만 13∼18세 남학생을 교육하는 중등 교육기관으로 1440년 헨리 6세가 가난한 학생 및 소년 성가대원들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했다. ‘자선’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약 580년 후 총리 19명을 배출한 ‘귀족 학교’가 됐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영국 사회에서 ‘이튼’ 브랜드는 단순한 명문 학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역사를 수놓은 여러 인물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지성과 남다른 애국심으로 근대 영국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튼 학생을 뜻하는 단어 ‘이토니언(Etonian)’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을 정도다. 이 학교 안에는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1900여 명의 이토니언을 기리는 벽이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우선시하는 학풍에 따라 당시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엉덩이를 뒤로 길게 덮는 서양 전통 예복인 연미복을 교복으로 입을 만큼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도 있다. 교훈은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말라.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되라. 공적인 일에 용기 있게 나서라’다. 마지막 교훈을 반영하듯 수많은 정치인이 이튼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총리 중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무려 네 차례 총리를 지내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기틀을 만든 윌리엄 글래드스턴, 아일랜드 합병 등을 단행한 ‘나폴레옹의 맞수’ 윌리엄 피트,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정착을 허용한 ‘밸푸어 선언’의 아서 밸푸어 등이 유명하다. 수에즈 전쟁을 일으켰다 퇴각해 대영제국의 쇠락을 알린 앤서니 이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혼란을 낳은 데이비드 캐머런 등은 퇴임 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술·학계 파워 막강… 왕실 남성도 동문 문화예술계에도 이튼 파워가 대단하다. 문학계에서는 소설 ‘동물농장’ ‘1984’의 작가 조지 오웰, ‘멋진 신세계’를 집필한 올더스 헉슬리, 영화 ‘007’ 시리즈의 원작자 이언 플레밍 등이 이튼을 거쳤다. 영화계에서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로키’로 유명한 톰 히들스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2014년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 미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홈랜드’의 주인공 데이미언 루이스, 미드 ‘닥터 하우스’의 주인공 휴 로리, 미드 ‘어페어’의 주인공 도미닉 웨스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동문이다. 학계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대부 존 메이너드 케인스, ‘십자군의 역사’를 쓴 역사학자 스티븐 런시먼, ‘일정 온도에서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보일의 법칙’을 만든 로버트 보일, ‘음의 이론(Theory of Sound)’으로 유명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존 레일리 등을 배출했다. 왕실 남성도 대부분 이튼과 연을 맺었다. 설립자가 국왕인 데다 학교 인근에 윈저성이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손, 여왕의 사촌동생 글로스터 공작과 켄트 공작, 두 공작의 아들들도 모두 이튼을 졸업했다. 1760년부터 1820년까지 무려 60년간 집권한 조지 3세는 윈저성에서 머물 때 종종 이튼을 찾아 학생들과 환담을 즐겼다. 이에 이튼에서는 지금도 조지 3세의 생일인 매년 6월 4일 그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타국 왕실 인사도 많다. 태국 최초의 입헌 군주 쁘라차티뽁 라마 7세,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3세도 이튼을 졸업했다. 2008∼2011년 태국 최연소 총리를 지낸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도 동문이다.○ 연 학비 약 6300만 원… 입학 기준은 아무도 몰라 학교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튼의 전체 재학생은 약 1300명이다. 전원 기숙 생활을 하며 한 해 졸업생은 통상 270명 정도다. 매년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이어지는 연간 교육 과정은 3학기로 구성된다. 각 학기를 부르는 독특한 이름도 있다. 9월 초∼12월 중순은 ‘미클머스’, 1월 중순부터 3월 말은 ‘렌트’, 4월 말부터 6월 말 혹은 7월 초를 ‘서머’로 부른다. 입학 신청 및 허가는 ‘미클머스’ 때만 이뤄진다. 이튼이 밝힌 2019∼2020년 기준 학기당 학비는 1만4167파운드(약 2092만 원). 1년이 3학기임을 감안할 때 연 학비만 약 6300만 원이다. 그래도 이를 마다하는 사람이 없다. 졸업생 중 약 3분의 1이 최고 명문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에 입학할 정도로 명문대 진학이 사실상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옥스브리지를 가지 않은 학생들도 주로 런던정경대(LSE), 임페리얼칼리지, 에든버러대, 워릭대, 맨체스터대, 브리스톨대, 글래스고대 등 영국 20위권 내 대학에 진학한다. 이들 학교는 영국판 ‘아이비리그’로도 불리는 ‘러셀 그룹’을 구성한다. 게다가 자녀들에게 훗날 영국 엘리트가 될 사람들끼리의 인적 네트워크를 미리 쌓아 주려는 부모들 성화로 입학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거 일부 열성 부모는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입학 대기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입학 약 2, 3년 전에 지원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학을 원하는 학생은 한국 생활기록부에 해당하는 ‘학교 기록(school report)’부터 제출해야 한다. 지원자의 성적, 관심 분야, 재능 등을 대부분 이 문서로 평가한다. 이 외 언어, 수리, 인지 능력 등을 평가하는 별도 시험 및 인터뷰도 치른다. 다만 학교 측은 구체적 선발 기준과 입학 경쟁률을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왜 여학생을 뽑지 않느냐는 항의성 질문에는 ‘전통’이라는 말로 피해 버린다. 다만 부유한 명문가 자녀만 입학할 수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의식한 듯 웹사이트에 “부모의 경제적 능력은 입학 고려 사안이 아니다. 재학생의 약 21%가 장학금을 받는다”라고 명시했다.○ 선거 전략, 이미지 연출에 능해 이튼 출신들은 왜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낼까. 단순히 타고난 부와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뼛속까지 익힌 정치 감각, 타인의 호감을 유발하는 화술과 태도 등을 이유로 꼽는다. 자신의 재학 경험을 ‘이튼인 되기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Being Eton)’이란 책으로 펴낸 다큐멘터리 감독 겸 언론인 닉 프레이저에 따르면 이튼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학교 내 수많은 소모임에서 서로를 뽑고 뽑히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표를 얻기 위해 속마음이야 어떻든 겉으로는 매력적으로 행동하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는 의미다. 존 해리스 가디언 칼럼니스트는 1980년대 이튼을 다닌 한 졸업생을 인용해 “이토니언들은 자신이 영국을 움직이게 될 것을 육감적으로 안다”고 했다. 그 대표 사례가 존슨 전 장관이다. 그는 이튼과 옥스퍼드를 거쳤고 부친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및 세계은행 간부 등을 지냈다. 부유한 변호사 외조부는 집안의 재정적 기둥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존슨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소탈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한다. 의원 시절 흐트러진 더벅머리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모습은 아직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호주 ABC뉴스는 “노숙인 같은 머리, 후줄근한 옷차림은 조심스레 ‘연출’된 결과물”이라며 “이런 모습이 상류층 정치인에게 반감을 갖는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다”고 분석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폐쇄된 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또래보다 빨리 어른인 척 행동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도한 경쟁과 괴롭힘이 일상화된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과 배신에 익숙해지고 이것이 훗날 피 튀기는 정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일종의 무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 이튼이 브렉시트 대혼란 원인? 이튼을 비롯해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배출한 해로, 웨스트민스터, 덜위치, 말버러 등 명문 사립 기숙학교와 이를 졸업한 정치인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특히 2016년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때부터 3년간 영국을 대혼돈에 빠뜨린 주역 대부분이 사립학교 출신이어서 이런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연장을 위해 돌연 브렉시트 카드를 꺼낸 캐머런 전 총리, 이튼 및 옥스퍼드 동문인 캐머런의 총리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존슨 전 장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모임 유럽연구단체(ERG) 대표이자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사사건건 딴죽을 걸어온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이 대표적이다. 특히 채널4 방송은 리스모그 의원이 브렉시트 혼란으로 파운드 가치가 떨어질 때 이에 베팅해 무려 700만 파운드(약 105억 원)의 시세차익을 봤다고 보도해 국민 공분을 자아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하엘 로트 독일 외교부 유럽차관은 “영국 내각의 90%는 노동자의 삶을 모른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 사립학교와 명문대를 나온 정치인들이 브렉시트 대혼란에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14일 이 매체는 존슨 전 장관을 겨냥해 ‘또 다른 이튼 출신 총리 등극에 맞서 사립학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기사도 내보냈다. ‘상류층 소년: 사립학교가 어떻게 영국을 망치는가’를 쓴 작가 로버트 버카이크에 따르면 영국 전체 학생 중 사립학교 재학생은 7%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고위 법관의 74%, 군 고위직의 71%, 최고위 외교관 및 상원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보수당 의원 45%도 사립학교 출신이다. 가디언은 “1970년대 후 지금까지 영국 자산 불평등은 배로 늘었고, 수백만 명이 이튼 같은 사립학교의 존재도 모른 채 무덤으로 간다. 극소수만이 요직을 독차지하는데 왜 제1야당 노동당은 사립학교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가”라며 엘리트 중심의 국가 체계를 바꾸자고 주장했다. 해리스 칼럼니스트는 “소수 정예 사립학교에서 자신감을 키운 소년들은 ‘옥스브리지’로 향하는 직진도로를 타면서 오만함과 우월감에 빠진다. 반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능력은 점점 떨어져 사립 출신 엘리트들이 이라크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모험’을 즐겼다”고 일갈했다.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되면 이런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최지선 aurinko@donga.com·이윤태 기자}

    • 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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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족학교’ 이튼 칼리지 출신들 정계서 파워 막강…英 이끄는 비결은?

    “또 이튼이야?” 차기 영국 총리가 될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이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55)과 제러미 헌트 현 장관의 대결로 압축됐다. 13~20일 진행된 장장 5차례의 투표에서 내내 독보적 지지율 1위를 고수한 존슨 전 장관이 기세를 몰아 다음 달 당 대표 겸 총리가 되면 또 하나의 기록이 탄생한다. 바로 명문 사립학교 이튼 칼리지를 졸업한 20번째 영국 총리란 기록이다. 18세기 초 조지 1세는 “군주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원칙을 확립했다. 이후 국왕 대신 총리가 실권을 잡았고 초대 로버트 월폴부터 현 테리사 메이까지 총 54명의 총리가 등장했다. 이 54명의 35.2%인 19명이 이튼 졸업생이다. 역시 이튼 출신인 존슨까지 총리에 오르면 비율은 36.4%로 늘어난다. 이 학교는 어떻게 영국 엘리트의 산실이 됐을까. ●글래드스톤·밸푸어·캐머런 등 배출 이튼 칼리지(Eton College)는 수도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35km 떨어진 버크셔주에 있다. 만 13~18세 남학생을 교육하는 중등 교육기관으로 1440년 헨리 6세가 가난한 학생 및 소년 성가대원들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했다. ‘자선’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약 580년 후 총리 19명을 배출한 ‘귀족 학교’가 됐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영국 사회에서 ‘이튼’ 브랜드는 단순한 명문 학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역사를 수놓은 여러 인물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지성과 남다른 애국심으로 근대 영국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튼 학생을 뜻하는 단어 ‘이토니언(Etonian)’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을 정도다. 이 학교 안에는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1900여 명의 이토니언을 기리는 벽이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우선하는 학풍에 따라 당시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엉덩이를 뒤로 길게 덮는 서양 전통 예복인 연미복을 교복으로 입을 만큼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도 있다. 교훈은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말라.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 돼라. 공적인 일에 용기 있게 나서라’다. 마지막 교훈을 반영하듯 수많은 정치인이 이튼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총리 중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무려 네 차례 총리를 지내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기틀을 만든 윌리엄 글래드스톤, 아일랜드 합병 등 영토 확장을 단행한 ‘나폴레옹의 맞수’ 윌리엄 피트,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정착을 허용한 ‘밸푸어 선언’의 아서 밸푸어 등이 유명하다. 수에즈 전쟁을 일으켰다 퇴각해 대영제국의 쇠락을 알린 앤서니 이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혼란을 낳은 데이비드 캐머런 등은 퇴임 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술·학계 파워 막강…왕실 남성도 동문 문화예술계에도 이튼 파워가 대단하다. 문학계에서는 소설 ‘동물농장’ ‘1984’의 작가 조지 오웰, ‘멋진 신세계’를 집필한 올더스 헉슬리, 영화 ‘007’ 시리즈의 원작자 이언 플레밍 등이 이튼을 거쳤다. 영화계에서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로키’로 유명한 톰 히들스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2014년 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 미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홈랜드’의 주인공 데이미언 루이스, 미드 ‘닥터 하우스’의 주인공 휴 로리, 미드 ‘어페어’의 주인공 도미닉 웨스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동문이다. 학계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대부 존 메이너드 케인스, ‘십자군의 역사’를 쓴 역사학자 스티븐 런시먼, ‘일정 온도에서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보일의 법칙’을 만든 로버트 보일, ‘음의 이론(Theory of Sound)’으로 유명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존 레일리 등을 배출했다. 왕실 남성도 대부분 이튼과 연을 맺었다. 설립자가 국왕인 데다 학교 인근에 윈저성이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자, 여왕의 사촌동생 글로스터 공작과 켄트 공작, 두 공작의 아들들도 모두 이튼을 졸업했다. 1760년부터 1820년까지 무려 60년간 집권한 조지 3세는 윈저성에서 머물 때 종종 이튼을 찾아 학생들과 환담을 즐겼다. 이에 이튼에서는 지금도 조지 3세의 생일인 매년 6월 4일 그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타국 왕실 인사도 많다. 태국 최초의 입헌 군주 쁘라차티뽁 라마 7세,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3세도 이튼을 졸업했다. 2008~2011년 태국 최연소 총리를 지낸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도 동문이다.●연 학비 약 6300만 원…입학 기준은 아무도 몰라 학교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튼의 전체 재학생은 약 1300명이다. 전원 기숙 생활을 하며 한 해 졸업생은 통상 270명 정도다. 매년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이어지는 연간 교육 과정은 3학기로 구성된다. 각 학기를 부르는 독특한 이름도 있다. 9월 초~12월 중순은 ‘미클머스’, 1월 중순부터 3월 말은 ‘렌트’, 4월 말부터 6월 말 혹은 7월 초를 ‘서머’로 부른다. 입학 신청 및 허가는 ‘미클머스’ 때만 이뤄진다. 이튼이 밝힌 2019~2020년 기준 학기당 학비는 1만4167파운드(약 2092만 원). 1년이 3학기임을 감안할 때 연 학비만 약 6300만 원이다. 그래도 이를 마다하는 사람이 없다. 졸업생 중 약 3분의 1이 최고 명문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에 입학할 정도로 명문대 진학이 사실상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옥스브리지를 가지 않은 학생들도 주로 런던정경대(LSE), 임페리얼칼리지, 에든버러대, 워릭대, 맨체스터대, 브리스톨대, 글래스고대 등 영국 20위권 내 대학에 진학한다. 이들 학교는 영국판 ‘아이비리그’로도 불리는 ‘러셀 그룹’을 구성한다. 게다가 자녀들에게 훗날 영국 엘리트가 될 사람들끼리의 인적 네트워크를 미리 쌓아 주려는 부모들 성화로 입학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거 일부 열성 부모는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입학 대기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입학 약 2~3년 전에 지원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학을 원하는 학생은 한국 생활기록부에 해당하는 ‘학교 기록(school report)’부터 제출해야 한다. 지원자의 성적, 관심 분야, 재능 등을 대부분 이 문서로 평가한다. 이 외 언어, 수리, 인지 능력 등을 평가하는 별도 시험 및 인터뷰도 치른다. 다만 학교 측은 구체적 선발 기준과 입학 경쟁률을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왜 여학생을 뽑지 않느냐는 항의성 질문에는 ‘전통’이라는 말로 피해 버린다. 다만 부유한 명문가 자녀만 입학할 수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의식한 듯 웹사이트에 “부모의 경제적 능력은 입학 고려 사안이 아니다. 재학생의 약 21%가 장학금을 받는다”라고 명시했다. ●선거 전략, 이미지 연출에 능해 이튼 출신들은 왜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낼까. 단순히 타고난 부와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뼛속까지 익힌 정치 감각, 타인의 호감을 유발하는 화술과 태도 등을 이유로 꼽는다. 자신의 재학 경험을 ‘이튼인 되기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Being Eton)’이란 책으로 펴낸 다큐멘터리 감독 겸 언론인 닉 프레이저에 따르면 이튼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학교 내 수많은 소모임에서 서로를 뽑고 뽑히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표를 얻기 위해 속마음이야 어떻든 겉으로는 매력적으로 행동하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는 의미다. 존 해리스 가디언 칼럼니스트는 1980년대 이튼을 다닌 한 졸업생을 인용해 “이토니언들은 자신이 영국을 움직이게 될 것을 육감적으로 안다”고 했다. 그 대표 사례가 존슨 전 장관이다. 그는 이튼과 옥스퍼드를 거쳤고 부친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및 세계은행 간부 등을 지냈다. 부유한 변호사 외조부는 집안의 재정적 기둥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존슨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소탈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의원 시절 흐트러진 더벅머리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모습은 아직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호주 ABC뉴스는 “노숙인 같은 머리, 후줄근한 옷차림은 조심스럽게 연출된 결과물”이라며 “이런 소탈한 모습이 상류층 정치인에게 반감을 갖는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다”고 분석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폐쇄된 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또래보다 빨리 어른인 척 행동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도한 경쟁과 괴롭힘이 일상화된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과 배신에 익숙해지고 이것이 훗날 피 튀기는 정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일종의 무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튼이 브렉시트 대혼란 원인? 이튼을 비롯해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배출한 해로, 웨스트민스터, 덜위치, 말버러 등 명문 사립 기숙학교와 이를 졸업한 정치인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특히 2016년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때부터 3년간 영국을 대혼돈에 빠뜨린 주역 대부분이 사립학교 출신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비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연장을 위해 돌연 브렉시트 국민투표 카드를 꺼낸 캐머런 전 총리, 이튼 및 옥스퍼드 동문인 캐머런의 총리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존슨 전 장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모임 유럽연구단체(ERG) 대표이자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사사건건 딴죽을 걸어온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이 대표적이다. 특히 채널4 방송은 리스모그 의원이 브렉시트 혼란으로 파운드 가치가 떨어질 때 이에 베팅해 무려 700만 파운드(약 105억 원)의 시세차익을 봤다고 보도해 국민 공분을 자아냈다. 미하엘 로트 독일 외교부 유럽담당 차관이 BBC에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의회의 지루한 줄다리기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 비싼 사립학교 및 명문대를 나온 정치인들 탓”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4일 가디언은 존슨 전 장관을 겨냥해 ‘또 다른 이튼 출신 총리 등극에 맞서 사립학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상류층 소년: 사립학교가 어떻게 영국을 망치는가’를 쓴 작가 로버트 버카이크에 따르면 전체 영국 학생 중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7%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영국 고위 법관의 74%, 군 고위직의 71%, 최고위 외교관 및 상원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보수당 의원 45%도 사립학교 출신이다. 가디언은 “1970년대 후 지금까지 영국 자산 불평등은 배로 늘었고, 수백만 명이 이튼 같은 사립학교의 존재도 모른 채 무덤으로 간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영국 요직을 독차지하는데도 왜 제1야당 노동당이 사립학교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엘리트 중심의 국가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칼럼니스트는 “소수 정예 사립학교에서 자신감을 키운 소년들이 ‘옥스브리지’로 향하는 직진도로를 타면서 오만함과 우월감에 빠진다. 반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능력은 점점 떨어져 사립학교 출신 엘리트들이 이라크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모험’을 즐겁게 수행했다”고 비판했다.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되면 이런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이튼 칼리지(Eton College) 개요 ::위치: 영국 잉글랜드 버크셔주설립: 1440년설립자: 헨리 6세재학생 수: 약 1300명(전원 남자·기숙 생활)재학생 나이: 만 13~18세교과 과정: 1년 3학기수업료: 학기당 1만4167파운드(약 2092만 원)기준: 2019~2020학년도출처: 학교 웹사이트 및 위키피디아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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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N 간판 앵커 “트럼프, 히틀러처럼 증오 퍼뜨려”

    미국 CNN의 간판 앵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폭스뉴스 등이 19일 전했다. CNN의 시사 프로그램 ‘CNN투나이트’ 진행자인 흑인 앵커 돈 레몬(53·사진)은 18일 밤 동료 백인 앵커 크리스 쿠오모와 교대하며 “언제까지 트럼프에게 놀아날 것이냐”고 대통령 지지자를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레몬은 “언론이 ‘나쁜 사람(bad people)’에게 거짓말을 퍼뜨릴 수단을 제공해선 안 된다. 당신이라면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그들(히틀러 같은 사람들)의 증오와 선전, 거짓말을 퍼뜨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겠느냐”고 쿠오모에게 되물었다. 쿠오모가 “너무 극단적 예시라 문제가 있다”고 하자 레몬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미 대통령이 ‘센트럴 파크 파이브’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생사(生死)가 달렸다”고 받아쳤다. 센트럴 파크 파이브는 1989년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백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자 경찰이 흑인 및 히스패닉계 청소년 5명을 범인으로 지목한 사건이다. 이후 진범이 잡혀 풀려났지만 미국의 유색인종 차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았다. 당시 뉴욕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진범이 잡히기 전 뉴욕타임스(NYT)에 “용의자 5명을 사형에 처하라”는 전면 광고를 실었다. CNN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그들을 증오하자”고도 했다. 레몬은 이 사건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악마’로 만들었다. 이는 정상이 아니다. 모든 유색인종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친(親)트럼프 성향 언론인은 레몬을 거세게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끼는 언론인으로 유명한 숀 해니티 폭스뉴스 앵커는 19일 방송에서 아예 CNN 사장을 거론했다. 해니티는 “당신 휘하의 레몬이 이런 발언을 하게 내버려둔 것을 부끄러워하라”고 일갈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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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美 무인기 격추 밝혀…美 “해당 무인기 이란 영공 침입하지 않았다” 반박

    이란이 20일 자국 영공을 지나는 미국의 군사용 무인항공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즉각 “해당 무인기가 이란 영공을 침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13일 오만해(海)에서 벌어진 유조선 2척 피격의 배후를 두고 양국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여서 중동 긴장을 더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 CNN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쿠흐모바라크 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호크’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쿠흐모바라크는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1200km 떨어진 곳이다.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오만해와 맞닿은 호르무즈해협과도 가깝다. 쿠흐모바라크 동쪽에는 이란이 오만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자스크항도 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국영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란은 어떤 나라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완벽하고 완전하게, 전쟁할 준비가 됐다”며 미국을 정면 겨냥했다. 미국은 “해당 무인기가 이란 영공이 아닌 호르무즈해협 ‘국제 공역(international airspace)’을 비행했다”고 맞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무인기가 이란 영토를 지났다는 이란 측 주장은 거짓”이라며 “국제 공역에서의 미 정찰 자산에 대한 이유 없는(unprovoked) 공격”이라고 했다. 미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해협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 병력 및 장비 파견을 승인했다. 이에 드론 격추가 이런 미국의 결정에 대한 이란의 대응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이란 일각에서 미국의 드론 감시에 대해 유엔 등에 공식 항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CNN은 13일 유조선 2척 피격 사건 이후 미국이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을 때도 이란이 미국 드론을 향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격추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2011년 말에도 동부 국경지대를 정찰하던 미군 드론 1기를 격추했다. 이에 따라 이번 드론 격추가 양국의 직접적 군사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태는 이제 미국과 러시아의 기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생중계된 연례 ‘국민과의 대화’에서 “미국이 이란에 군사 행동을 하면 이 지역에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태를 확대시키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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