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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의 논란거리로 떠오른 비디오판독(VAR) 공정성 시비가 이번엔 B조를 휩쓸었다. 26일 B조의 16강 진출 팀을 가리는 포르투갈-이란(1-1), 스페인-모로코(2-2) 경기에서 VAR는 총 4번 실행되며 두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특히 이날 유럽의 강호인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VAR로 이득을 보는 모양새가 되면서 VAR 편파성 시비는 계속될 분위기다. 포르투갈과 이란의 경기에선 3번의 VAR가 나왔다. 포르투갈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5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을 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상대 선수(사이드 에자톨라히)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경기를 진행하던 주심은 곧장 VAR를 실시해 페널티킥 선언을 했고 호날두는 실축하고 말았다. 후반 35분, 이번에도 호날두가 문제였다. 그는 이란 수비수(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했다.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했다면 ‘비신사적인 행위’로 레드카드가 나올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주심은 VAR 모니터를 확인한 뒤 경고 카드를 주는 것에 그쳤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란의 페널티킥 선언이 나왔고 주심은 VAR를 거쳐 원래 판정을 고수해 이란의 동점골이 터졌다. 뒤이어 열린 스페인과 모로코전에서 VAR 판정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스페인이 1-2로 뒤지던 상황에서 이아고 아스파스의 극적인 동점골이 나왔을 때다. 부심과 주심은 처음엔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가 VAR를 거친 끝에 결국 이를 골로 인정했다. 반면 모로코는 VAR를 시행했다면 골 기회를 엿볼 수 있었던 다른 상황이 많았다. 그때는 주심이 무시하다가 승부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VAR 카드를 빼든 것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반 34분 스페인의 수비수 제라르 피케가 스페인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명백히 핸들링을 범했지만 주심은 VAR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미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도 당시 상대 수비수 페페의 팔에 공이 맞는 장면이 나왔지만 VAR가 실시되지 않는 경험을 했던 모로코는 두 번 VAR로 눈물을 흘린 것이다. 이날 B조의 16강 판도를 결정한 이 네 번의 VAR 이후 외신들은 “대회 흥행에 도움이 되는 국가에 더 많이 VAR를 시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 또한 경기 직후 “축구에 정의가 있었다면 유일한 승자는 이란이다”며 “VAR는 오히려 모호한 시스템”이라고 날 선 비판을 했다. 36경기가 치러진 26일 오전까지 VAR로 판정이 번복된 것은 총 9번. 이 중 프랑스와 페루의 경기(22일)에서 심판의 실수로 경고를 다른 선수에게 줬다가 번복한 것을 빼면 나머지 8번은 페널티킥과 골 여부를 판단하는 장면이었다. 이 번복된 판정으로 수혜를 받은 것은 유럽이 5차례이고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가 각각 1번씩이라 VAR의 공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월드컵 우승 트로피 없이 현역에서 은퇴하고 싶지 않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24일 31번째 생일을 맞아 영국 데일리메일과 가진 인터뷰에서 꿋꿋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실축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에, 이 말은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으로 해석된다. 메시는 “거의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봤기에 마지막으로 남은 이 월드컵 무대를 향한 욕심이 있다”며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꿈을 항상 꿔왔다”고 말했다. 메시가 이처럼 다부진 각오가 담긴 생일 소감을 전한 이유에는 최근 어수선한 대표팀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르헨티나는 1, 2차전 부진(1무 1패)으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빠지면서 호르헤 삼파올리 대표팀 감독(58)과 선수들 간의 불화설까지 나오며 침체에 빠졌다. 그래서 메시는 생일을 맞아 아르헨티나팀이 다시 뭉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크로아티아전 완패(0-3) 이후 주요 외신들은 줄곧 삼파올리 감독의 중도 경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은 24일 “경질도 없고 불화설도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주장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4) 역시 “원하는 성적이 나오질 않아 선수들이 괴로워한다”면서도 “감독과의 불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런 부인에도 외신들은 “식물 감독설”을 제기하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흔들고 있다. 이에 메시는 대표팀 동료들과 우애를 다지는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날 팀 동료 세르히오 아궤로를 비롯해 여러 대표팀 동료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메시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을 올렸다. 메시는 대표팀 동료 자녀들과 환하게 웃으며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메시의 생일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추스른 아르헨티나는 27일 나이지리아(1승 1패)와의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지는 팀은 무조건 탈락하는 ‘단두대 매치’이다.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려면 나이지리아를 꺾은 뒤 같은 시간 열리는 크로아티아와 아이슬란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아이슬란드가 지면 아르헨티나가 승점에서 앞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 아이슬란드가 이기면 골득실 차, 다득점 등을 따져야 한다. 비록 부진에 허덕이고 있기는 해도 슈퍼스타가 즐비한 아르헨티나는 언제든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다. 메시 또한 이번 대회에서 득점 행진을 벌이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따라잡으려면 이날 경기에서 조국의 ‘메시아(구세주)’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가 뚫지 못한 아이슬란드의 얼음 성벽을 깨고 두 골을 기록하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뽐내고 있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나이지리아는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린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아르헨티나의 메시아(메시)는 재림할 수 있을까.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비록 잉글랜드에 여섯 골을 내주고 간신히 얻은 한 골이지만 월드컵 첫 출전국인 파나마(FIFA 랭킹 55위)엔 특별한 1득점이었다. 골이 들어가던 순간 이미 승패의 향배는 잉글랜드에 기울어져 있었지만, 파나마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노래를 부르며 기뻐했다. 24일 잉글랜드와 파나마의 조별예선 G조 2차전 경기가 1-6으로 종료된 직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파나마의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후반 33분)의 주인공인 주장 펠리페 발로이(37)가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던 딸을 찾아내 뜨겁게 포옹했다. 그 순간 주변 파나마 관중석도 대패의 쓰라림보단 첫 골의 기쁨이 더 큰 듯 환호성이 가득했다. 비록 이날 경기는 파나마의 패배로 기록되겠지만, 인구 400만 명이 조금 넘는 파나마엔 ‘한 단계 도약한 경기’로 기억되는 분위기다. 이날 첫 골을 기록한 파나마는 29일 튀니지를 상대로 월드컵 첫 승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해리 케인(25·잉글랜드·사진)이 해트트릭을 포함해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포르투갈의 호날두(4골)를 제치고 러시아 월드컵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케인은 24일 파나마와의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두 번의 페널티킥과 후반 동료의 슈팅이 자신의 뒷발을 맞고 상대 골망을 가르는 행운까지 따랐다. 19일 튀니지와의 1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포함해 멀티 골을 기록한 케인은 이날까지 5골을 퍼부었다. 2연승을 달린 잉글랜드는 선두 벨기에와 승점 동률(6점)을 이루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날 같은 조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2차전)에선 2골을 뽑아낸 로멜루 루카쿠의 활약으로 벨기에가 5-2 승리를 거뒀다. 이는 이번 대회 루카쿠의 네 번째 골. 루카쿠와 호날두는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하루 간격으로 나란히 두 경기 연속 두 골 이상을 기록한 케인과 루카쿠는 월드컵 역사에 새 발자국을 찍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마라도나에 이어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두 경기 연속 멀티 골 득점자란 영예를 안은 것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이 포함된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에서 16강 향방이 혼돈에 빠졌다. 스웨덴전에서 독일이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그 여파가 조 전체를 휩쓰는 분위기다. 24일 현재 조 1위 멕시코가 승점 6점으로 앞서가는 가운데 1승 1패를 기록한 독일과 스웨덴이 승점 동률(3점)을 이뤘고, 한국이 최하위(2패)로 떨어졌다. 27일 오후 11시 동시에 열리는 한국-독일, 멕시코-스웨덴 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 F조의 어느 누구도 조별리그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안갯속 판도다. 이 같은 혼전은 F조의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네 팀 순위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6강에 오를 조별리그 상위 2개 팀을 가리는 기준으로 승점, 골득실 차, 다득점을 순서대로 적용한다. 두 팀 이상이 다득점까지 같으면 해당 팀 간 경기에서의 승점, 골득실 차, 다득점, 조별리그 페어플레이 점수, 추첨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물론 현재까지의 성적만 보면 멕시코의 탈락 가능성은 낮다. 2연승을 달린 멕시코는 3득점, 1실점(+2)이며 독일과 스웨덴은 2득점, 2실점(0)이다. 아직 승점이 없는 한국은 2경기에서 1득점, 3실점(―2)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멕시코가 떨어지는 경우의 수는 단 한 가지. 스웨덴과 독일이 동시에 2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이 두 팀이 다득점에서도 멕시코를 앞설 때뿐이다. 독일과 스웨덴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처지. 독일과 스웨덴 두 팀 중 남은 한 경기에서 상대보다 승점을 1점이라도 더 따내는 팀은 멕시코와 함께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독일이 한국에 승리하고, 스웨덴이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면 독일과 멕시코가 16강에 올라가는 식이다. 독일과 스웨덴이 똑같이 이기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 이럴 경우 두 팀은 여전히 승점이 같아져 골득실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해 순위를 결정짓게 된다. 여기서도 동률이면 스웨덴을 이긴 독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해당 팀 간의 승점 기준). 확률은 낮지만 이미 2패를 떠안은 한국에도 극적으로 예선을 통과할 기회가 주어졌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려면 독일에 2점 차 이상으로 이기면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멕시코가 3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은 1승 2패로 독일, 스웨덴과 승점 3점으로 동률을 이루지만 골득실 차에서 앞서 2위가 된다. 한국이 1점 차로 이겨도 스웨덴이 멕시코에 2점 차 이상으로 패하면 16강에 합류할 수 있다. 한편 이날까지 대회 개막 후 30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4일까지 2차전을 치른 7개조(H조 제외) 중에 단 1개 팀도 예선 통과를 확정하지 못한 조는 F조를 비롯해 B조(포르투갈 스페인 이란 모로코)와 E조(브라질 스위스 코스타리카 세르비아)다. 특히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각각 1승 1무로 승점 동률(4점)을 이루고 있는 B조에선 이란이 승점 3점(1승 1패)으로 두 팀을 쫓고 있어 F조처럼 마지막까지 가야 결판이 날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우루과이(A조), 프랑스(C조), 크로아티아(D조), 벨기에·잉글랜드(G조) 등 6개 팀이 각각 2승씩을 거둬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불볕더위와 상대팀 응원단의 거친 응원 열기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F조) 2차전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은 24일 0시 멕시코를 상대로 러시아 월드컵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문제는 이 시기 이곳의 한낮 더위가 30도를 넘어서기도 한다는 것. 현지 시간 오후 6시 시작되는 경기 당일 경기장의 기온은 30도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표팀은 훈련 캠프(상트페테르부르크)와 1차전 경기 장소(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평균 17도 내외의 기온에 적응해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새 격전지에서 15도 가까이 올라간 기온에 새로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멕시코의 광적인 응원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독일과의 1차전에서 멕시코 팬들이 욕설로 응원한 데 대해 책임을 물어 멕시코축구협회에 10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멕시코 팬들은 독일전에서 전통 타악기를 두드리고 괴성을 지르다 동성애 혐오 발언까지 했다. 이런 멕시코의 ‘훼방 응원’에도 한국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월드컵 대회 초반부터 ‘골든슈(득점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데니스 체리셰프(28·러시아), 지에구 코스타(30·스페인)의 3파전 양상이다. 한발 앞선 건 호날두다. 호날두는 20일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 헤딩 결승골로 득점 단독 선두(4골)로 올라섰다. 뒤이어 열린 같은 조 스페인과 이란의 경기(1-0)에선 코스타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는 이번 대회 3호골로 체리셰프와 함께 득점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호날두와 코스타는 이미 1차전(포르투갈-스페인)에서 맞붙어 각각 해트트릭(호날두)과 멀티골(코스타)을 기록했던 맞수 골잡이. 체리셰프는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대회 초반 골 행진으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날 코스타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이란의 ‘질식 수비’를 행운의 골 한 방으로 무너뜨렸다. 후반 9분 상대 페널티박스 앞에서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받은 코스타는 오른쪽으로 빙글 돌며 오른쪽에 붙어 있던 수비를 제쳤다. 이번엔 왼쪽에서 수비가 달려들었고, 이를 뚫고 나가기 위해 코스타가 볼을 왼발로 툭 찬 것이 상대 수비와 코스타의 오른쪽 허벅지를 차례대로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전원 수비 이후 세트피스나 역습 상황에서 ‘우당탕 골’(우격다짐식의 골을 빗댄 표현)을 노리는 이란식 골 루트가 정반대로 작용한 것. 개최국 러시아의 특급 해결사로 떠오른 체리셰프 또한 1차전(사우디아라비아) 2골에 이어 2차전(A조) 결승골을 기록하며 조국을 일찌감치 16강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에서 주전 멤버에 들지 못했던 그는 1차전에서 동료 알란 자고예프의 부상으로 뜻하지 않게 출전 기회를 얻은 뒤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셋 중 슈팅 수 대비 골 정확도는 누가 가장 높을까. 2차전까지 슈팅 수는 호날두(10회) 체리셰프(7회) 코스타(6회) 순으로 나타나 정확도 면에서는 코스타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한쪽 발로만 골을 넣은 코스타(오른발) 체리셰프(왼발)와는 달리 호날두는 양쪽 발에 머리까지 동원해 골을 넣어 득점 기계로서의 면모를 한껏 뽐내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신화적 선수로 남을 행진을 계속했다. 전반 4분. 주변에는 6명의 수비수가 촘촘히 서 있었다. 하지만 한 명의 선수를 막지 못했다. 호날두는 뒤로 빠지는 듯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풋워크(발동작)로 상대 수비수 몸짓을 훔쳤다. 빈 공간으로 파고든 호날두는 코너킥에 이어 동료가 날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가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호날두가 공중으로 솟구치며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번 대회 득점 1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 골로 A매치 85번째 골을 넣은 호날두는 역대 유럽 선수 중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전설적인 푸스카스(헝가리·84골)가 갖고 있던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이 부문 세계 최다 득점은 알리 다에이(이란)의 109골이다. 호날두는 자신이 지난 세 번의 월드컵에서 넣은 총 득점(3골)을 이번 대회에선 단 두 경기 만에 넘어서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월드컵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포르투갈은 경기 초반에 나온 호날두의 이 천금 같은 골을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적은 1승 1무(승점 4점). 포르투갈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모로코에 당한 1-3 패배를 32년 만에 설욕했다. 이날 포르투갈의 승리를 이끈 호날두는 생애 첫 ‘골든슈(월드컵 득점왕)’를 향한 순항도 이어갔다. 이번이 네 번째 월드컵 출전인 호날두는 이날까지 4골을 넣으며 러시아의 데니스 체리셰프(3골)를 제치고 득점 부문 단독 선두(20일 기준)로 올라섰다. 비록 지긴 했지만 모로코는 쉴 새 없이 포르투갈을 몰아치며 ‘북아프리카 강호’의 면모를 뽐냈다. 1차전(이란) 패배 이후 갈 길 바빴던 모로코는 직전 스리백(3-4-3) 대신 포백 전술(4-2-3-1)로 측면 공격이 강한 포르투갈에 맞섰다. 이는 측면(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이 강한 호날두를 의식한 수비 전술. 거기에 최전방에는 원 톱을 두어 투 톱을 앞세운 포르투갈보다 상대적으로 중원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했다. 아무리 상대가 포르투갈이더라도 경기 주도권(점유율)을 내주지 않고 승리를 챙기겠다는 포석이었다. 특히 후반 10분부터는 쉴 새 없이 포르투갈의 빈틈을 파고들어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의 선방과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에 결국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앞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워낙 격전을 치렀던 포르투갈 선수들은 이날 피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듯 전체적으로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호날두는 극복했다. 앞서 스페인전(16일 1차전)에서 페널티킥, 프리킥, 필드골에 이어 이날 헤딩골까지 기록한 호날두는 신체 각 부분을 이용한 진기록도 세웠다. 오른발 왼발 머리로 모두 골을 넣은 선수는 포르투갈 월드컵 역사상 1966년 조제 토르스 이후 호날두가 처음이다. 호날두가 펠레나 마라도나와 맞먹는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포르투갈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호날두가 눈부신 개인의 역량으로 포르투갈을 잇달아 이끌었지만 이번 월드컵 우승이 과연 가능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날까지 호날두의 활약은 전설적 선수로 남을 만큼 충분히 인상적이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신계(神界)’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가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이슬란드와의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예선 1차전(1-1 무)에서 페널티킥 실축의 치욕을 맛본 메시가 22일 오전 3시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 1승이 시급한 아르헨티나는 이날 메시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1차전(나이지리아전) 승리로 기세가 오른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FC바르셀로나)의 ‘황금 중원’을 앞세워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메시의 팀 동료) 라키티치가 메시를 잡는 방법을 조언해 줄 것이다. 메시를 직접 막아본 레알 마드리드의 모드리치와 마테오 코바치치와도 함께 앉아 고민할 예정이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52)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메시 봉쇄 방법’이었다. 숱한 스타를 보유했지만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는 메시로부터 시작해 메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달리치 감독의 고민을 덜어줄 한 요소다. 크로아티아엔 메시의 팀 동료이자 활동량이 많고 수비력이 좋은 라키티치가 중원에 버티고 있다. 여기에 리그(프리메라리가)에서 메시를 전담해 수비한 경험이 있는 코바치치도 달리치 감독이 사용할 카드 중 하나다. 여차하면 메시만을 위한 ‘전담 마크맨’을 배치하고, 이탈리아 세리에A의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골잡이 마리오 만주키치(32)의 한 방을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메시는 화려한 드리블과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의 봉쇄 작전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앞선 아이슬란드전이 무승부로 끝나긴 했지만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에서 볼 점유율 7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당시 수차례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골 결정력’만 살아난다면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우승후보국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스웨덴과의 조별리그(F조) 1차전 패배와 함께 두 가지 악재에 직면했다. 박주호(31·사진)의 부상과 황희찬(22)의 옐로카드가 그것이다. 스웨덴전 전반 26분 왼쪽 하프라인 인근에 있던 박주호는 장현수의 부정확한 공중 패스를 머리로 쳐내는 과정에서 오른 다리를 다쳤다. 박주호는 이날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부분이 손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심하게 파열된 것은 아니지만 3주 이상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 따라서 예선전 남은 두 경기인 멕시코전과 독일전에는 출전을 못 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을 전담해온 박주호는 대표팀의 전술 변화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현재로선 측면 수비수로서 박주호를 대체할 대표팀 자원(왼쪽)은 김민우(28)와 홍철(28) 두 명뿐이다. 김민우는 스웨덴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태클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다. 남은 한 명인 홍철은 대표팀의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출국 직전 온두라스와의 국내 평가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있었다. 여기에 에이스 손흥민(26)과 함께 대표팀 공격을 이끌던 황희찬이 옐로카드(경고)를 받은 것 또한 부담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16강전까지 받은 경고는 8강 이후에 사라진다. 즉, 황희찬이 멕시코전에서 경고 한 장을 더 받으면 독일과의 3차전에 나설 수 없다. 몸싸움을 즐기며 저돌적인 돌파로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던 황희찬이 이를 의식해 플레이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월드컵 초반 11경기는 ‘최강국의 실종’으로 요약할 수 있다. 18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마저 스위스(6위)를 상대로 무승부에 그치면서 이날까지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를 마친 ‘톱5’는 모두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앞서 아르헨티나(5위)가 아이슬란드(22위)와 1-1 무승부에 그친 데 이어 이날 1위 독일은 멕시코(15위)에 덜미를 잡혔다. 4위 포르투갈도 스페인(10위)과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동시에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서독 1-2 알제리) 이후 36년 만이다. 전반 20분 상대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필리피 코치뉴(26·브라질)의 환상적인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브라질이 쉽게 승점 3점을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남은 시간에 여러 번의 추가 골 기회를 날리면서 스위스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4분 코너킥에 의한 슈테펜 추버의 헤딩골이 터지자 스위스는 수비를 자기 진영으로 바짝 내려 ‘승점 1점’ 챙기기에 집중했다. 이후 브라질은 밀집 대형을 짠 스위스 중앙을 피해 양 측면을 공략했지만 평균 신장 183cm로 브라질(180cm)보다 3cm가 더 큰 스위스의 장대 수비에 막혀 더 이상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최종 스코어는 1-1. 직전까지 최근 네 번의 A매치(국가대표 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벌이던 브라질은 이날만큼은 ‘우승 후보국’다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브라질과 스위스의 이러한 경기 방식은 대회 초반 왜 축구 강국들이 고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력이 비슷한 포르투갈(4위)-스페인(10위)을 제외하면 ‘빅5’를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자기 진영에 진을 치고 역습을 노리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상대 에이스를 막기 위한 거친 수비까지 가세하면서 이 같은 전술의 파괴력이 배가되고 있다. 실제로 네이마르는 이날 10번의 파울을 당해 “거의 폭행을 당한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스위스 대표팀의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감독(55) 또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네이마르를 무력화하는 것이 브라질에 대비하는 중요한 전략”이라며 “스위스 선수들의 투지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해 상대 에이스를 향한 거친 수비가 계획적이었음을 시사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네이마르를 전담하는 마크맨이 옐로카드를 받자 새로운 선수를 교체 투입해 또 거칠게 막는 방식을 썼다”며 “나머지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독일-멕시코 경기를 봐도 상대적 약팀은 자기 페널티 박스 안에서 진을 친 채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약팀이 스위스나 아이슬란드처럼 평균 신장이 클 경우 세트피스에서, 멕시코처럼 발 빠른 공격수가 있으면 전광석화 같은 공격 한 방을 노리며 자기 진영으로 잔뜩 움츠린다는 분석이다. 이는 약팀이 즐겨 쓰는 방식이긴 하지만 수비 정도와 골 결정력이 이번 대회에 들어와 높아졌다는 것이 김 위원의 해석이다. 물론 조별예선 통과보단 16강 이후에 초점을 두는 강팀들의 ‘컨디션 조절’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18일까지 치러진 11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최고 랭커는 호주를 상대한 7위 프랑스다. 하지만 이마저도 졸전 끝에 비디오판독(VAR)에 의한 페널티킥과 상대 수비의 자책골에 힘입어 2-1로 경기를 가져간 ‘진땀 승’이었다. 이에 프랑스의 한 현지 언론은 “테크놀로지(VAR)와 행운(자책골)에 기댄 힘겨운 승리였다”고 혹평한 뒤 “스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원 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절대 강자가 없는 월드컵 첫 라운드가 거의 끝나 가고, 20일이면 본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팀들이 나온다. 강호로 꼽혔던 국가들이 초반 부진했던 흐름을 끊을지가 관심사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과 스웨덴이 0-0으로 누구 하나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던 후반 16분 57초. 한국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으로 흘러온 공을 처리하기 위해 김민우가 왼발을 뻗었다. 이 순간 마주오던 상대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손이 김민우의 발에 걸려 넘어졌지만, 호엘 아길라르 주심은 “문제없다”고 판단한 뒤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 판정이 번복된 것은 이로부터 16초가 지난 뒤. 주심은 휘슬을 불러 경기를 중단시킨 뒤 경기장 밖에 마련된 모니터를 확인하러 갔다. 이후 1분여가 흐르고 아길라르 주심은 두 손으로 비디오판독(VAR)을 뜻하는 네모를 그린 뒤 스웨덴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김민우의 왼발은 볼을 건드리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후반 20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스웨덴의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3)가 골대 오른쪽으로 찬 공은 그물을 흔들었다. 스웨덴은 이 골로 한국에 1패(0-1)를 안겼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부터 도입된 VAR에 따른 세 번째 페널티킥 허용국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 월드컵에 카메라 37대를 동원해 △페널티킥 △득점 장면 △퇴장선수 △징계선수 확인 등 4가지 경우에 VAR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16일 호주를 상대한 프랑스에 극적인 승리(2-1)를 안겼던 VAR가 한국에는 독이 되어 날아왔다. 당시 경기에서도 주심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호주 수비수 조시 리즈던의 발에 넘어지자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0여 초 뒤 이번처럼 경기를 중단한 주심은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경기 직후 한 외신은 이날 프랑스의 승리를 두고 “과학(VAR)에 힘입은 승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 대회 2호 VAR 페널티킥의 수혜자(?)는 덴마크를 상대한 페루. 하지만 페루의 키커가 볼을 허공으로 날리는 실축으로 이 기회를 날려버리면서 0-1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펼쳐진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전반 43분 오른쪽 파울 라인에서 아론 귄나르손(29·아이슬란드·사진)의 손을 떠난 공은 아르헨티나 진영을 가로질러 거의 페널티박스 중앙에 떨어졌다. 이 경기장의 세로 길이가 약 70m라는 것을 고려하면 비거리는 30m 이상이라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웬만한 코너킥에 맞먹는 수준. 평균 키 약 184cm로 아르헨티나(178cm)보다 6cm가량이 큰 아이슬란드로선 이만한 공격 루트도 없다. 이를 통해 직접 헤딩뿐만 아니라 세컨드 볼 기회도 노릴 수 있다. 보통 스로인은 윙백이 맡는 경우가 많다. 수비수가 공을 던지면 미드필더와 공격수 등 더 많은 공격 진영의 선수들이 공을 받을 수 있다. 측면 수비수인 윙백은 공을 던지고 복귀할 때도 운동장 가운데 있는 중앙 수비수보다 유리하다. 윙백이 스로인을 하는 보통의 경우와는 달리 아이슬란드에서는 왜 미드필더인 귄나르손이 스로인을 고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귄나르손은 이미 리그에서 장거리 스로인으로 유명해 ‘인간 투석기’로 불리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메시의 페널티킥을 수도 없이 봤다. 그쪽으로 찰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페널티킥 선방으로 천하의 메시를 울린 한네스 할도르손(34·아이슬란드)은 철저한 상대 분석을 강조했다. 이는 무명에 불과하던 그가 16일 아르헨티나전(D조 조별예선) 단 한 경기를 통해 전 세계 축구 팬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원동력. 할도르손은 북유럽 국가 2부 리그를 전전하다가 2016년 7월에 들어서야 덴마크 프로축구 1부리그(수페르리가) 라네르스 FC로 이적해 붙박이 수문장으로 거듭난 대기만성형 선수다. ‘페널티킥 풍년’ 조짐이 일고 있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할도르손은 대회 초반 깜짝 스타로 떠오르는 아이슬란드의 수문장이다. 개막 이후 17일까지 치러진 8번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프랑스-호주 경기 등을 포함해 총 6번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브라질 월드컵 통산 13회 페널티킥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 이번 월드컵부터 처음 도입된 비디오판독(VAR)도 이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할도르손은 이런 현상의 뜻밖의 수혜자(?)가 된 분위기다. 이번 대회 6번의 페널티킥 중 실축은 단 두 번. 골키퍼가 직접 골문으로 향하는 공을 쳐낸 것은 할도르손이 유일하다. 여기에 이날 26개의 아르헨티나 슈팅을 단 한 골로 막아낸 할도르손은 D조의 상대적 약체인 아이슬란드를 순식간에 ‘복병’으로 만드는 핵심 선수란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에게 실축의 아픔을 남긴 또 한 명의 수문장이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32)이다. 비록, 페루의 키커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허공으로 공을 날려 무산되긴 했지만 슈마이켈은 페널티킥을 포함해 이날 17개 슈팅을 날린 페루의 파상 공세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이날 덴마크의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슈마이켈은 2015∼2016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 그의 아버지는 1991∼1999년 맨유의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린 페테르 슈마이켈로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해 덴마크의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까지 슈마이켈은 4경기 연속 무실점(534분)을 기록하며 직전까지 아버지가 보유하던 A매치(국가대표 경기) 최장 시간 무실점(470분) 기록을 넘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페널티킥이 대회 초반 승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할도르손과 슈마이켈처럼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수문장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존 최고 스타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 ‘라이벌 경쟁’에 돌입했다. 소속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수차례 들어 올린 둘에게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그런 그들을 두고 외신은 “서른을 넘긴 두 축구 스타가 이번 대회 이후 동시에 월드컵에 나서는 모습을 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나이를 감안할 때 어쩌면 둘에게 이번 대회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숙제를 풀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지난 10년간 호날두와 메시는 축구계 최고 스타의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던 라이벌이다. 호날두는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리그 득점왕(31골)에 올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을 밟았다. 그해(2008년)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는 1년 뒤 레알 마드리드(레알)로 이적(2009년)한 뒤에도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다. 레알에서 UCL 정상을 네 번 밟은 그는 2013∼2014년, 2016∼2017년 발롱도르를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에서는 최고의 경험을 하지 못했다.” 2014년 호날두가 발롱도르 수상 소감으로 전한 말이다. 그에게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무대가 월드컵이란 얘기였다. 이 소감을 전하던 그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가 이끈 포르투갈은 조별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열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4강,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호날두는 ‘유로 2016’에서 맹활약하며 포르투갈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월드컵은 그 이상의 무대였다. “월드컵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쳐 괴로웠다.” 최근 메시가 외신을 통해 전한 말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에 0-1로 져 우승을 아깝게 놓쳤을 때의 심정을 떠올린 것이다. 2009년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호날두와 같은 수의 발롱도르를 수상(5회)한 메시에게도 월드컵은 그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무대로 남아 있다. ‘마법사’로 불리며 드리블과 득점력에서 현존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메시는 이번 대회 남미 지역예선에서 한때 6위로 뒤처지며 탈락의 위기에 빠져 있던 조국을 본선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간 예선 18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뽑아낸 19골 중 7골(팀 내 최다)이 메시가 기록한 골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는 늘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영원한 축구의 전설로 남아 있는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58)와 ‘황제’ 펠레(78)의 반열에 오르려면 두 선수 모두에게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마라도나는 1986년 월드컵, 펠레는 1958년, 1962년, 1970년 월드컵 우승을 맛봤다. 마라도나와 펠레는 개인의 역량으로 단숨에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소속 리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호날두와 메시지만 월드컵에서는 이런 정도의 카리스마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결국 둘 간의 대결로만 해석한다면 이번 월드컵은 라이벌 대결의 정점을 찍는 대회라고 볼 수 있다. 또 두 선수가 축구 ‘황제’(펠레)와 ‘신’(마라도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를 평가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6일 스페인과,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호날두와 메시의 월드컵 레이스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승 1무 1패.’ 역대 월드컵에서 잔뼈가 굵은 전·현직 축구 감독 5인이 내다본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전망이다. 본보는 최근 최강희 전북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김종부 경남FC 감독(이상 프로축구), 하석주 아주대 감독, 박창선 전 경희대 감독을 만나 월드컵 전망을 물었다. “한국은 약체이지만 월드컵은 이변이 자주 일어나는 무대이니 16강 진출 가능성은 50 대 50의 확률”이라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었다. 하 감독은 “독일은 한국이 이기긴 어려운 상대. 하지만 나머지 두 팀을 상대로 ‘1승 1무’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감독은 이어 그 1승의 제물이 1차전 상대 스웨덴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사실 이는 전망이라기보단 바람이다. 월드컵에선 보통 첫 경기가 나머지 경기를 결정한다”며 “한국이 첫 경기를 이긴다면 16강 진출도 꿈꿔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 또한 “아마추어든 프로든 첫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스웨덴이 강팀이라곤 하나 변수가 많은 첫 경기이니 한국으로선 승리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의 첫 골 주인공으로는 ‘손흥민’을 꼽으면서도 “오히려 상대 수비가 손흥민에게 쏠리면 다른 최전방 공격수에게 골 찬스가 올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현 대표팀의 경기력 평가(별점, 다섯 개 만점)에 답한 감독 5인의 평균 별점은 3.25(별 세 개+4분의 1). 박 전 감독은 가장 낮은 별점인 ‘2개 반’을 주며 “수비 조직력이 떨어지고,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구심점이 되어줄 선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 또한 “과거보다 해외 경험이 많은 선수가 늘었지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중간에 감독 또한 바뀌어 우리의 강점인 조직력을 살리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감독들은 우승 후보로는 독일을 꼽았다. 서 감독은 “1, 2진을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데다가 요아힘 뢰프 감독의 리더십 또한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감독들은 ‘역대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을 현 대표팀에 데려올 수 있다면?’이란 질문에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전문가들이 보는 현 대표팀의 불안 요소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최 감독은 “수비 진영에서 대표팀 전체를 진두지휘할 인물로는 홍명보만 한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훌렌 로페테기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52·스페인)이 전격 경질됐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지네딘 지단 감독(46)의 뒤를 이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레알) 사령탑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의 일이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행을 협회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로페테기 감독을 대표팀에서 경질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 부임 소식은 이날 현지 외신 등을 통해 알려졌다. 애초 보도에서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 부임은 월드컵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언급됐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한창 월드컵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이런 보도가 나와 스페인축구협회 간부들의 심기가 좋지 않았다는 현지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이 포르투갈과의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16일)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이라는 점. 스페인축구협회는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와 대표팀의 최고 수비수로 활약했던 페르난도 이에로(50)를 차기 감독으로 임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맹·사진)가 3개월여의 부상 공백을 털어내며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두 경기 연속으로 골을 기록했다. 네이마르는 1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39분까지 84분을 소화했다. 특히 후반 18분 상대 문전에서 재치 있는 기술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2월 26일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 발목(중족골 골절상)을 다쳐 수술한 이후 재활에 힘쓰던 네이마르는 3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골 맛(후반 24분)을 봤다. 브라질은 이날 네이마르 이외에 골을 넣은 필리피 코치뉴(FC바르셀로나·후반 24분),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시티·전반 36분) 등을 앞세워 2018 러시아 월드컵 정상에 도전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아프리카 축구 강호 가나 정부가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자국 축구협회를 7일 전격 해체했다. 최근 가나에서는 가나 축구계 비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사업가로 위장한 취재진으로부터 크웨시 니안타키 가나 축구협회장이 6만5000달러(약 6950만 원)를 받는 장면, 뇌물을 받은 감독이 선수들에게 경기에 지라고 지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2년여 동안 자국 리그, 심판, 구단주, 감독, 협회 수뇌부 등 축구계 전반의 부패와 비리를 탐사 보도한 내용에 가나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축구협회를 해체하면 자국 리그가 중단되고 각종 국제대회에도 나갈 수 없다. 축구협회 간부들의 모든 직위도 상실된다. 이에 따라 새 협회가 생길 때까지 과도 기구가 설립돼 축구 행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갈등을 빚을 소지도 있다. FIFA는 축구 행정에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있다. FIFA는 실제로 정부가 축구 행정에 간섭할 경우 각종 제재를 해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대해 달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왔는데 어느새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힘들다. ‘잘하겠다’는 말을 더는 하지 않겠지만 100%로 준비하고 있으니 팀이 하나가 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 7일 졸전 끝에 볼리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만큼 경기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38골(18경기)을 내주고 탈락한 볼리비아를 상대로 무득점에 그쳤다. ‘깜짝 선발’로 나선 선수가 많다 보니 패스 미스가 잦았고, 강력한 압박도 실종됐다.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두 가지 설명을 내놓았다. 하나는 ‘체력 훈련 후유증’이고 다른 하나는 ‘위장 선발’이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 결과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는 점, 정보 노출을 꺼려 베스트 멤버를 내세우지 않았던 점이 이날 부진의 이유라는 것이다. 이날 선수 구성은 일종의 ‘트릭(속임수)’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에 대해 “언제까지 계속 실험만 할 것인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체력 훈련과 위장 선발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고강도 체력 훈련의 효율성 “선수들이 ‘파워 프로그램(고강도 체력 훈련)’을 하다 보니 몸이 무거웠다.” 신 감독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대표팀은 볼리비아전 이틀 전인 5일 100분 넘게 체력훈련을 했다. 공중 볼 다투기, 왕복 달리기 등 격렬한 훈련을 한 뒤 대(大)자로 누워버린 선수도 있었다. 수비수 홍철(상주)은 파워 프로그램 이후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신 감독은 오스트리아 도착 첫날(4일) “선수들의 체력 수치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파워 프로그램을 하려면 한 달 정도 합숙해야 하는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4일 밤 코칭스태프와 회의 끝에 전격적으로 파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신 감독은 두 차례 더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본선 첫 경기(18일)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한 체력 훈련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선수들은 체력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겨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재성(전북)은 “90분 동안 편하게 공을 찰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다. 반면 경합은 계속되기 때문에 몸싸움을 이겨내려면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의 도입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코칭스태프의 판단 영역이라면서도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는 “운동생리학적으로는 트레이닝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통상 8주 정도가 걸린다. 경기가 얼마 안 남은 지금 시점에는 체력 훈련을 줄이고 전술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운동 효과 외에도 투지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부차적 효과도 있다. 다만 이 시기에 강한 체력 훈련을 병행한다면 강약 조절을 잘하고, 훈련 중간에 휴식을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반복된 실험… 위장? 낭비? 신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도 또다시 실험적 선수 구성을 들고나와 논란이 일었다. 베스트11을 가동해 조직력을 다져도 부족한 시간에 또다시 실험을 반복해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볼리비아전에서는 손흥민(토트넘) 등 주전이 유력한 선수들 대신 김신욱(전북), 문선민(인천) 등이 선발로 나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정예 멤버의 조직력을 가다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훈련을 할 때마다 1시간 정도 가상의 스웨덴을 만들어 놓고 비공개로 조직 훈련을 한다. 그런 모습을 공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 부족한데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전력 노출을 꺼려 위장 선발을 내세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이승우(베로나), 문선민 등 조커가 유력한 선수를 선발로 내세워 조커끼리 손발을 맞출 시간을 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볼리비아전은 팀의 밑그림을 보여줘야 하는 경기였다. 본선 첫 경기 스웨덴전에 대비한 상황 대처 연습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로드맵이 약간 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손흥민 “정우영과 진짜 안 싸웠다”▼ 한편 볼리비아전이 끝난 후 손흥민과 정우영(빗셀 고베)이 말다툼을 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불화설이 불거졌다. 대한축구협회는 “프리킥 장면에서 정우영이 손흥민에게 패스하기로 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이에 손흥민이 정우영에게 ‘조금 늦게 찼다면 좋았겠다’고 웃으면서 말하고 지나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정우영은 ‘내가 킥 하는 동시에 네가 스타트하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표정이 일그러졌던 건 체력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8일 훈련이 끝난 후 손흥민은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 같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진짜 안 싸웠다. 이걸로 거짓말해서 뭐하나”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세네갈전(11일·비공개)에서 베스트 11을 가동한다.레오강=정윤철 trigger@donga.com / 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