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7일부터 회사가 직원을 채용할 때 부모님 직업같이 직무 수행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물어보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채용 관련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다가 적발돼도 30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고용노동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채용절차법 시행령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채용 관련 구체적인 과태료 부과 기준을 마련한 이번 시행령은 17일 시행된다. 시행령에 따르면 회사가 구직자에게 키와 몸무게, 출신 지역, 혼인 여부, 가족의 직업과 재산같이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다가 적발되면 과태료 300만 원을 내야 한다. 두 번째 어기면 400만 원, 세 번 이상 어기면 500만 원이 각각 부과된다. 해당 구직자가 지방노동청에 신고하면 조사를 거쳐 과태료를 매긴다. 또 누군가를 채용할 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금품 또는 향응 등을 주고받으면 첫 번째 적발됐을 때는 1500만 원, 두 번 이상일 경우는 3000만 원의 과태료가 해당 인사에게 부과된다. 시행령은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올 3월 하순 아르헨티나 가브리엘라 미체티 부통령이 한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그는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얻어 휠체어에 몸을 의탁하지만 2015년 부통령에 당선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미체티 부통령은 같은 달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조종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을 만났다. 1990년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공단은 장애인 고용정책을 총괄 집행한다. 미체티 부통령은 조 이사장을 만나자마자 장애인 의무고용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는 2003년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도입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비공식 방문 형식을 취한 이유도 시간을 빼앗기는 공식 의전과 절차를 최소화하는 대신 짧은 방한 기간에 한국 장애인 고용정책의 핵심을 알아가겠다는 뜻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시행된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직원 50명 이상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이 전체 직원 가운데 일정 비율(각각 3.4%, 3.1%) 이상은 장애인을 고용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게 하는 제도다. 2008년부터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제도를 시행했다. 직원의 3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면 모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정부는 표준사업장 한 곳당 최대 1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시행하기 전에는 장애인 고용정책이라는 것이 사실상 전무했다”며 “장애인 고용의무제가 바로 장애인 고용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장애인 의무고용제는 독일(1919년), 영국(1944년), 일본(1960년)을 비롯한 선진국보다는 시행이 한참 늦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행 30년이 머지않은 현재 장애인 고용률은 1991년 0.43%에서 지난해 2.85%를 나타내 6.6배로 증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2017년 기준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장애인 고용률은 4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7.6%보다 높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호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도 잇달아 한국을 찾아 장애인 고용정책을 벤치마킹해가고 있다. 조 이사장은 미체티 부통령 초청으로 지난달 6∼8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정상회의에서 ‘포용적 노동시장 구축을 위한 한국의 장애인 고용정책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정부와 공단은 이런 성과가 장애인 고용의무제만으로 나온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기업 가치를 사회공헌, 사회적 가치에 두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고용의무제 못지않은 원동력이라고 평가한다. 조 이사장은 “사회적 가치 경영이 강조되면서 기업의 장애인 고용에 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장애인 고용은 정부와 기업이 2인 3각으로 같이 가야 개선된다고 미체티 부통령에게도 조언했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2일부터 3일 연속으로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에 나선다. 최저임금은 늦어도 이달 15일까지 결정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내야 한다. 다음 해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일이 8월 5일로 못 박혀 있어 고시 20일 전엔 논의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회의 직후 “다음 주(7월 첫째 주)엔 임금 수준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건은 사용자위원의 복귀 여부다. 사용자위원 9명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일괄 적용하고, 최저임금 고시 때 시급과 월급을 병기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해 지난달 27일 6차 전원회의에 불참했다. 1일 사용자위원은 5시간 넘는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복귀 여부를 결론내리지 못했다. 최저임금법상 노·사·공익위원이 각각 3분의 1 이상은 참석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으면 나머지 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다. 사용자위원 입장에서 불참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2021년도 최저임금의 업종 구분은 단순 표결이 아니라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는 최임위의 답변이 있어야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은 2일 오전 중에 ‘전체 불참’ 또는 ‘일부만 참석’을 두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박은서 clue@donga.com·송혜미 기자}

“고등학교 졸업장만으로 갈 수 있는 데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세종시의 한 특성화고 3학년인 김모 양(18)은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고졸 채용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보러 정장을 갖춰 입고 온 김 양은 “고졸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정말 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밀양의 특성화고 재학생 김모 양(18)도 이날 같은 면접장을 찾았다. 자신은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면접을 보지는 못하지만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손수 손팻말까지 만들었다. 김 양은 면접이 진행되는 내내 손팻말을 손에 꼭 쥐고 친구들을 기다렸다.○ ‘오락가락 정책’으로 피해 보는 학생들 이날 면접장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린 특성화고 학생들의 눈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갈수록 떨어져만 가는 취업률 때문이다. 지난해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은 전년의 74.9%보다 9.8%포인트 떨어진 65.1%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64.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2017년만 해도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모두 하락했지만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년보다 3.4%포인트 올랐다. 조기취업 통로로 각광받던 특성화고에 1년 만에 ‘일자리 한파’가 불어 닥친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취업률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체감하는 상황도 비슷하다. 경남 밀양의 특성화고 재학생 김 양은 “현재 상반기 취업에 성공한 친구는 전교에서 한 명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특성화고의 취업난이 심화된 요인 중에는 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정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7년 말 제주도에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학생이 안전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학습형 현장실습만 가능하도록 했다. 조기취업형 실습의 경우 학생들은 3학년 여름방학 시작을 전후해 현장에 나가 보통 6개월가량 업체에서 일을 배워 본 뒤 취업하곤 했다. 현장실습이 사실상 조기취업의 발판으로 운영된 셈이다. 반면 학습형 실습은 10월 말부터 최장 3개월간만 실습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실습 시기가 늦춰지고 기간이 줄어들면서 중소기업들이 특성화고 학생 채용을 기피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전문대 이상 졸업자보다 더 빨리 산업현장에 나갈 수 있는 것이 특성화고 학생들이 내세울 만한 큰 장점이었다”며 “이 장점이 사라지고 조기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중소업체에서 특성화고 출신을 뽑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올 1월 현장실습을 다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정책이 유턴하긴 했지만 기업으로서는 여전히 특성화고 학생을 채용하는 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대상 늘어나 정부의 일자리정책에서 특성화고 졸업생이 실종된 것이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 하락의 근본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일자리정책의 초점을 대졸자에게 맞추고 특성화고 졸업생을 비롯한 고졸자는 소홀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정규직 중 9.29%가 고졸 출신이었지만 2017년, 2018년은 각각 8.15%, 8.52%를 기록했다.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올 1월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겠다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취업한 고3 학생들에게 1인당 300만 원씩 지급하는 ‘고교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인원이 늘어났다. 또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고졸 재직자에겐 대학등록금이 전액 지원되도록 했다. 애초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약속한 학생에게만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고교 졸업 후 3년 이상 재직하다 대학에 들어간 학생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일·학습 병행제도 등을 활용해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지속 가능한 고졸 일자리 정보를 교육현장에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처럼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시급과 월급(주휴수당 포함)을 함께 고시하기로 결정했다. 업종별 차등화 등을 요구해 온 사용자위원들은 이 결정에 반발해 향후 예정된 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노사 양측의 1차 최저임금 요구액은 이날도 제시되지 않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전원회의를 열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할지, 시급과 월급을 함께 고시할지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업종별 차등 여부는 찬성 10표, 반대 17표로 부결됐고 월급 고시 여부는 찬성 16표, 반대 11표로 가결됐다. 최저임금위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표결 직후 사용자위원들은 회의장을 곧바로 퇴장했다. 그 직후 별도 입장문을 내고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을 시급으로만 고시하고, 영세 업종은 다른 업종보다 최저임금을 낮게 정하자고 요구해 왔다. 반면 노동계는 “특정 업종 근로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대했다. 결국 이날 표결에선 공익위원들이 노동계 손을 들어줘 경영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간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했던 것은 최저임금 시행 첫해인 1988년이 유일하다.세종=송혜미 1am@donga.com / 박은서 기자}

14일 오전 8시 반 서울 종로구의 가정집. 취업준비생 이유진(가명·21·여) 씨는 눈을 뜨자마자 침대 머리맡에 놓인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원을 켰다. 그는 매일 아침 침대에서 피우는 ‘모닝 담배’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야 잠이 깨고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오전 10시 학원 갈 준비를 마친 이 씨는 아이코스와 함께 일반 담배를 챙긴다. 버스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진 골목길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이 씨는 “이제야 담배 피우는 맛이 난다”며 “집에서는 냄새가 덜한 아이코스를 피우지만 밖에서는 일반 담배를 주로 피운다”고 했다. 아이코스에 이어 ‘쥴(JUUL)’ 등 신종 전자담배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 씨처럼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번갈아 피우는 ‘멀티 흡연자’가 늘고 있다. 신종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의 ‘대체재’이기보다 ‘보완재’ 역할을 하면서 오히려 흡연량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전자담배 흡연자, 일반 담배 못 끊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보건복지부의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 중 일반 담배를 동시에 피우는 비율은 90.5%에 달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가 2013∼2015년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분석해 보니 비흡연자를 모두 포함해 멀티 흡연자는 2013년 1.8%에서 2014년 3.4%, 2015년 6.6%로 매년 늘었다. 당시는 국내에 전자담배 열풍이 불기 전이다. 아이코스가 한국에서 출시된 2017년 이전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 점유율은 1% 미만이었다. 지난해 그 비율이 10%를 넘은 만큼 현재 멀티 흡연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한다. 이 씨는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위해 카페로 가기 직전인 오후 4시경 다시 일반 담배 대신 아이코스를 피운다. 독한 담배 냄새에 손님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 있어서다.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오후 8시 반까지 아이코스를 피운 이 씨는 퇴근과 동시에 다시 일반 담배를 입에 문다. 이런 흡연 행태는 멀티 흡연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근무 중이거나 담배 냄새가 신경 쓰일 때는 전자담배를 피우다가 마음껏 흡연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일반 담배로 갈아타는 식이다.○ 멀티 흡연이 오히려 흡연량 늘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팀이 2017년 12월 성인 2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55.2%는 ‘냄새가 덜 나’ 전자담배를 피운다고 답했다. 이어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 같아서’(17.2%) ‘금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10.3%)가 뒤를 이었다. 유해한 담배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되기 위해서나 금연에 앞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냄새 때문에 전자담배를 택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뜻이다. 이런 흡연자들은 냄새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오면 일반 담배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일각에서는 일반 담배만 피우는 것보다 전자담배와 병행하는 게 그나마 몸에 나은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성 논란이 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유해성분이 일반 담배보다 적다는 게 정설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금연을 힘들어하는 흡연자에게 액상형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담배를 완전히 끊고 액상형 전자담배만 피우면 모를까, 여러 형태의 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면 오히려 전체 흡연량은 늘어날 수 있다. 멀티 흡연으로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는 것이다. 멀티 흡연자인 강모 씨(33)는 일반 담배를 피운 직후 액상형 전자담배를 두세 모금 더 피운다. 한동안 액상형 전자담배만 피우다가 올 초부터 스트레스가 심해 다시 일반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강 씨는 “두 담배가 주는 맛과 목 넘김이 달라 언제부턴가 함께 피우게 됐다”며 “여러 담배를 섞어 피우다 보니 흡연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멀티 흡연자인 박모 씨(25)도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같이 피운 이후로 흡연량이 1.5배 정도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같이 피우는 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흡연자보다 흡연량이 많아질 뿐 아니라 니코틴 의존도도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내년 하반기 국가기술자격증 5종이 신설된다. 산업현장에서 활용도가 낮은 자격증 4개는 2022년 이후 폐지돼 자격 취득 준비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산업현장 변화에 맞춰 국가기술자격을 개편하기 위해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빅데이터분석기사 △서비스·경험디자인기사 △정밀화학기사 △타워크레인설치·해체기능사 △신발산업기사 등 5개의 자격이 신설된다. 이 중 빅데이터분석기사는 다량의 자료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최적화 모형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했다. 또 서비스·경험디자인기사는 사용자 관점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할 인력을 키우기 위해 신설했다. 빅데이터분석과 서비스·경험디자인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해당 직무를 도입한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의 필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시장을 선도하려면 빅데이터 분석과 사용자 관점의 서비스 디자인은 필수다. 신발산업에서도 소비자 요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신발산업기사 자격증은 기존 신발 생산자와 달리 소비자의 다양한 필요에 맞춰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정밀화학기사는 고부가가치 원부자재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정밀화학 전문가를, 타워크레인 설치·해체기능사는 타워크레인을 안전하게 설치하고 해체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신설되는 5개의 자격증 시험은 검정 위탁기관 선정과 시험문제 출제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반면 산업현장의 수요가 저조한 △반도체설계기사 △메카트로닉스기사 △철도토목산업기사 △연삭기능사 등 자격증 4개는 폐지된다.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감안해 시험은 2022년까지만 진행하고 그 이후 없어진다. 기존에 취득한 자격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국가기술자격 종목별 상세정보는 큐넷에서 볼 수 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청년 취업박람회’라고 청년만 오라는 법 있습니까.” 11일 오후 경기 의왕시청에서 열린 ‘청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박모 씨(52)는 “사정이 안 좋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20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시멘트를 바르는 기술공으로 일한 박 씨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두 달 가까이 일감이 끊겼다고 했다. 박 씨는 “이렇게 오래 쉬기는 처음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나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박 씨는 물류회사와 테마파크회사의 면접을 본 뒤 박람회장을 나섰다. 이날 취업박람회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청년들을 위해 의왕시가 주최한 행사다. 박람회장에는 ‘청년정책 홍보관’ ‘VR체험관’ ‘취업 타로’ 등 청년 구직자를 겨냥한 이색 부스가 마련됐고, 청년 채용을 원하는 중소기업 10곳이 참여했다. 그러나 ‘청년 취업박람회’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행사장엔 중장년층이 많이 몰렸다. 의왕시 집계 결과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350여 명 가운데 200명 이상이 ‘4050세대’였다. 중장년 실직자들이 청년을 위해 마련한 취업박람회까지 찾아온 것이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40, 50대는 한결같이 “한창 일할 나이에 잘려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모 씨(40)는 두 달 전 7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제조업체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마침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쫓겨난 40대는 장사의 ‘장’자도 모르면서 자영업으로 내몰린다”며 “정부가 청년 일자리에만 힘을 쏟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 부스 앞에서 면접을 기다리던 이 씨는 초조한 듯 연신 바지에 손을 문질렀다. 백화점 마트에서 14년간 계약직으로 일하다 넉 달 전 실직한 이모 씨(40)는 이날 열심히 부스를 돌아다녔지만 면접 볼 곳을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이 씨는 “청년층 대상 행사인 걸 알면서도 혹시 일자리가 있을까 싶어 와봤다”며 “도대체 어디서 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 60대 구직자는 이력서를 쓰던 중 “60대를 채용할 기업은 없다”는 말에 행사장을 나가기도 했다. 청년들의 사정도 다급하긴 마찬가지였다. 2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중소기업에서 최근 구조조정을 당한 김모 씨(28)는 이날 버스와 지하철을 1시간 반이나 타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김 씨는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 수가 너무 적어 실망스럽다”면서도 “어디든 취직해 얼른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권모 씨(31)는 올해 상반기 여러 기업의 공채에 지원했다가 서류전형에서 전부 탈락했다고 했다.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취직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그는 “일을 해야지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면접을 마친 권 씨는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만지작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의왕=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지난해 10월 산부인과를 찾은 이모 씨(34·여)는 의사로부터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착상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씨는 이 질환에 대해 들어봤지만 막상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막막했다. 부인과 질환이다 보니 병원 진료 때 궁금한 것을 상세히 묻기 어려웠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신뢰가 가지 않았다. 자궁내막증은 재발이 잦다는 말에 이 씨는 답답함이 더 커졌다. 상당수 2030 여성들이 정확한 여성 질환 관리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030 여성 500명을 상대로 ‘여성 질환 바로 알기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4.2%는 여성 질환 정보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상당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36%)나 주변 인물(23%)을 통해 여성 질환 정보를 얻고 있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접한다는 비율은 19%에 그쳤다. 이에 동아일보와 대한산부인과학회, 건강한여성재단은 1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건강 토크쇼 ‘톡투 여성건강’ 행사를 마련했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김미경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주웅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등이 패널로 나와 여성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 것이다.○ 자궁근종 수술, 크기와 증상, 임신 계획 등 고려해야 2030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대표적 여성 질환은 자궁근종과 부인암인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이다. 이 중 자궁근종은 자궁 대부분을 이루는 평활근의 근육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의 약 20∼30%에게서,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최대 50%까지 자궁근종이 발견된다. 근종이 생기면 위치에 따라 과다월경부터 골반통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뒤늦게 30kg에 달하는 근종이 발견된 사례가 국제학회에 보고되기도 했다. 그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궁근종 치료가 늦으면 임신과 출산에 문제가 생기거나 주변 장기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김미란 교수는 “자궁근종을 제거하지 않고 폐경까지 기다리다가 주변 요관이 막혀 콩팥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며 “제거해야 하는 근종인지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을 때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근종의 크기와 증상, 임신 계획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재시술(부위를 절개하거나 개복하지 않는 방법)인 자궁동맥색전술과 하이푸(고강도초음파집속술)는 임신을 계획하는 환자에게 권하지 않는다. 근종이 크지 않다면 복강경 수술을, 크다면 개복수술이나 로봇복강경수술 중에서 선택하는 게 좋다. 특히 로봇복강경수술은 통증과 흉터가 크지 않은 데다 섬세하게 근종을 제거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는 수술법이다. 근종이 생기기 전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게 우선이다. 미국에서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 운동을 많이 하고 녹차와 비타민D로 식단을 짤 경우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반면 비만일 경우 근종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알코올과 카페인을 다량 섭취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부암·내막암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 자궁 경부에 생기는 자궁경부암은 여성 10대 암에 포함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자궁내막에 생기는 자궁내막암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최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초기엔 대개 증상이 없다. 질출혈, 배뇨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이어서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HPV(인간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백신을 맞으면 예방할 수 있다. HPV 백신 접종 연령(만 9∼26세)이 지났어도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재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주 교수는 “HPV가 남성에게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남성도 함께 HPV 백신을 맞으면 여성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암은 무배란에 의한 불임이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을 때, 비만이거나 당뇨병을 앓을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석류, 칡즙 등 여성에게 좋다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에스트로겐 과잉으로 오히려 내막암이 생길 수 있다. 김미경 교수는 “폐경이 오기 전 호르몬이 정상적인 경우엔 에스트로겐을 굳이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암에 걸리면 초기 출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정출혈이나 월경과다 등 출혈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드물긴 하지만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무배란성 생리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좋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청년 취업박람회라고 청년만 오라는 법 있습니까.” 11일 오후 경기 의왕시청에서 열린 ‘청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박모 씨(52)가 “사정 안 좋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20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시멘트를 바르는 기술공으로 일한 박 씨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두 달 가까이 일감이 끊겼다고 했다. 박 씨는 “이렇게 오래 쉬기는 처음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나왔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박 씨는 물류회사와 테마파크회사의 면접을 본 뒤 박람회장을 나섰다.● 청년 취업박람회에 중장년 대거 몰려 이날 취업박람회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청년들을 위해 의왕시가 주최한 행사다. 박람회장에는 ‘청년정책 홍보관’, ‘VR체험관’, ‘취업타로’, 등 청년 구직자를 겨냥한 이색 부스가 대거 마련됐고, 청년 채용을 원하는 10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그러나 ‘청년’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이날 행사장엔 중장년층이 많이 몰렸다. 청년들이 종종 눈에 띄긴 했지만, 의왕시가 집계한 결과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 350여 명 가운데 200명 이상이 ‘4050 세대’였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장년 실직자들이 청년 타깃의 취업박람회까지 찾아온 것이다.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5만9000명 증가한 2732만2000명이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2월과 3월 연속 20만 명대를 넘어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만 15~64세 기준 고용률은 67.1%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9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달 실업자 수는 114만5000명으로 월별통계가 작성된 2000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7만7000명 감소하고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7%포인트 떨어진 78.5%였다. 30대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7만3000명 감소하고 고용률은 1년 전과 같은 76%였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40, 50대들은 하나같이 “한창 일할 나이에 잘려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모 씨(40) 두 달 전 7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제조업체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여기저기서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고, 마침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쫓겨난 40대는 장사의 ‘장’자도 몰라도 자영업으로 내몰린다”며 “정부가 청년 일자리에만 힘을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플라스틱 제조업체 부스 앞에서 기다리던 이 씨는 초조한 듯 손에 묻은 땀을 연신 바지에 문질러 닦아냈다. 백화점 마트에서 계약직으로 14년 간 일하다 넉 달 전 실직한 이모 씨(40)는 이날 열심히 부스를 돌아다녔지만, 면접 볼 곳을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이 씨는 “청년층 대상 행사인 건 알았지만, 혹시 일이 있을까봐 와봤다”며 “도대체 어디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 60대 구직자는 이력서를 쓰던 도중 “60대를 채용하는 기업은 없다”는 말에 행사장을 나가기도 했다.● 통계는 개선된다지만 체감은 바닥 청년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2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중소기업에서 최근 구조조정을 당한 김모 씨(28)는 이날 버스와 지하철을 한 시간 반이나 타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김 씨는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 수가 적어서 실망스럽다”면서도 “어디든 취직해서 얼른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권모 씨(31) 역시 상황이 급하긴 마찬가지였다. ICT 스타트업 정규직 등의 경력이 있지만 올해 상반기 공채에 지원했다가 서류전형에서 전부 탈락했다. 권 씨는 “일을 해야지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눈을 낮춰서라도 일하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통계로는 호전된 듯 보이는 청년층 고용시장 역시 임시직 위주로 유입되면서 청년 체감실업률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5월 15~29세 고용률은 43.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높아졌지만 상당수가 음식점업으로 유입됐다. 지난달 주당 근로시간이 17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181만4000명으로 5월 기준으로 37년 만에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일자리를 갖고 있어도 추가 취업을 희망하거나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의왕=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지난달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석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실업급여 수급자도 석 달 연속 50만 명을 넘어섰다. 10일 고용노동부의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달(6083억 원)보다 24.7% 늘어난 75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치였던 4월 지급액(7382억 원)보다 205억 원 더 늘어난 것이다. 3월부터 매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8만4000명으로 4월(9만7000명)보다 1만3000명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달(7만8000명)보다는 7.8%(6000명) 늘었다. 실업급여는 퇴직 뒤 최대 8개월까지 받을 수 있는데, 5월 한 달간 실업급여를 타간 전체 수급자는 50만3000명으로 석 달 연속 50만 명을 돌파했다. 고용부는 “고용안전망이 강화된 것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생계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실업급여 보장액을 늘리다 보니 전체 지급액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1인당 실업급여 지급액은 2013년 5월 당시 92만 원에서 지난달 151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도 지난달 136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만3000명이나 늘어 월별 증가폭 기준으로 7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고용 참사’가 근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전체 실업률(4.4%)은 2000년(4.5%) 이후 4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았다. 취업자 증가폭(17만1000명)은 3개월 만에 다시 2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한성대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실업급여 액수와 수급자 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고용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타워크레인 노사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을 우선 채용하는 단체협약 조항을 삭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불법적인 단체협약을 근거로 건설현장에 만연한 특정 노조원 우선채용 관행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9일 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와 조합 측이 5일 맺은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단체협약은 공사 일감이 생길 경우 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을 채용한다고 규정했는데 이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특정노조의 조합원에게 우선채용 기회를 주고 비조합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엄연한 불법이다. 건설노조는 이 조항을 근거로 전국의 공사현장에서 집회를 열어가며 자기 조합원만 채용하라고 요구해왔다. 잠정 합의안은 9∼12일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잠정 합의안이 뒤집히지 않고 그대로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부결된다면 집행부가 전부 사퇴할 수밖에 없다. 가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노사 간 신뢰를 갖고 교섭했다”며 “원점에서 새로 교섭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또 사측이 고용부에 낸 진정을 취하해줄 것을 합의 조건으로 요구했다. 앞서 사측은 2017년 “노조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조합원 우선채용 단체협약에 서명했다”며 고용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해당 단체협약 조항이 위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고용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에 불응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결국 이번에 노조가 입장을 바꿔 조합원 우선 채용 단체협약을 폐지하는 데 잠정 합의한 것은 형사처벌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측도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정명령에 불응한 건설노조 간부들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고용부가 건설노조 간부들을 조사하는 등 형사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처벌 여부는 이미 노사의 손을 떠났다는 시각도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합의안이 최종 확정되면 타워크레인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위법 단체협약을 근거로 한 노조의 과도한 채용 요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이번엔 조합원 채용 문구를 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용부에 따르면 건설노조 조합원 우선고용을 약속한 위법 단체협약은 전국적으로 최소 170여 개에 이른다. 반면에 조합원 우선채용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공사현장에서 집회를 열어 조합원을 고용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단체협약 개정만으로는 건설현장 불법 행위 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단체협약이 없어도 노조가 채용을 요구하는 조직적인 행태가 있다는 점을 잘 안다”며 “7월 1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채용절차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채용을 요구하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만큼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의 대형 타워크레인 2500여 대를 점거하고 동시 파업을 벌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5일 정부와 협상을 타결짓고 파업을 전격 철회했다. 전면 파업에 들어간 지 2일 만이다. 전국의 공사 현장은 6일부터 정상화됐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와 국토교통부는 5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해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 개선 방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협의체에는 양대 노총과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 건설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협의체는 앞으로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을 만들고 면허 취득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인증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결함이 있거나 불법으로 구조 변경된 소형 타워크레인을 폐기 또는 리콜하기로 약속했다. 또 양대 노총과 국토부는 앞으로 크레인 전복 사고가 발생하면 국토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기로 합의했다. 비노조원이 주로 운행하는 소형 타워크레인 운영 자체를 반대했던 양대 노총 노조가 한발 물러서 파업을 철회함에 따라 한숨을 돌린 건설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양대 노총은 이날 국토부와의 협상 결과를 ‘잠정 합의’라고 표현하며 불씨를 남겼다. 협상 내용에 따라 합의 자체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향후 협의체의 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송혜미 1am@donga.com·주애진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3일 전국 공사 현장의 대형 타워크레인 2500여 대를 점거하고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안전사고가 잦은 소형 타워크레인을 못 쓰게 해달라는 게 이유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형 타워크레인이 운행되는 전국의 아파트 건설 현장의 작업이 사실상 올스톱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기간 지연과 입주 차질이 우려된다. 당초 4일 파업을 예고했던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는 3일 오후 4시 40분경 타워크레인 점거에 들어가면서 총파업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운행 중인 3000여 대의 대형 타워크레인 중 민노총 소속 1500여 대, 한국노총 소속 1000여 대가 멈춰 섰다. 파업 노조원들이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벌이면 차량형 대체 크레인 투입이 어려워지고 다른 건설공정 근로자들까지 일손을 놓으면서 공사가 완전히 중단돼 총파업 효과가 극대화된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형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양대 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0분간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이원희 홍보국장은 “국토부가 사태 해결에 나설 때까지 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또 사측에 7∼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파업 찬반 투표에서 한국노총과 민노총 타워크레인 노조는 각각 86.0%, 59.6%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대형 타워크레인을 운행하는 양대 노총 노조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양대 노총이 소형 타워크레인에 일자리를 빼앗기자 총파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원격으로 조종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성이 대형보다 더 높다고 반박한다. 국토부는 양대 노총의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 요구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대 노총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 부문”이라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6월 말까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4일부터 현장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송혜미 1am@donga.com·박재명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타워크레인 노조가 3일 기습적으로 파업에 들어가며 전면에 내세운 것은 건설 현장에서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가 잦은 만큼 소형 타워크레인을 없애라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일자리 위협이 양대 노총 파업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대 노총은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정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이 근로자가 직접 운전하는 대형 타워크레인보다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소형 타워크레인이 부러지거나 추락한 안전사고는 올해 들어 8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했다. 노조는 “3t 미만의 소형 타워크레인은 국가 면허증 없이 2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며 “특히 조종석 없이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소형 크레인은 더 위험하다”고 했다. 정부는 2017년 11월 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해 대형 타워크레인의 연식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이 늘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양대 노총이 동반 파업에 나선 데는 일자리에 대한 위협이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대 노총 소속인 대형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일자리 경쟁에서 소형 타워크레인에 밀려나면서 전면 파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 소형 타워크레인은 2013년 13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808대로 늘었다. 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노조가 안전 문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점거 파업과 별도로 4일부터 각각 집회를 연다. 한국노총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대정부 투쟁 집회를 연다. 민노총은 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겨 1박 2일간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박은서 clue@donga.com·송혜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0일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을 선언했다. 울산에서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에 반대하는 투쟁이 극한의 대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민노총이 강경투쟁 선언을 동력으로 대정부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환 위원장 등 민노총 지도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공공 비정규 노동자는 새로운 비정규 철폐 투쟁의 시대를 연다”며 “1000만 비정규 노동자와 연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포하고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한다던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 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리고 있다”며 “노동 존중 사회는 거짓이었다”고 정부를 향해 날 선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민노총은 “무늬만 정규직, 가짜 정규직화 무기계약직에 반대하고 당당히 정규직을 쟁취하겠다”며 “20만 공공 비정규 조합원은 사상 처음으로 함께 단결투쟁을 준비하고 공동파업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민노총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을 못 박으면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민노총이 밝힌 총파업 날짜는 7월 3일이다. 지난달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위원회’를 결성한 민노총은 이달 중앙위원회에서 조직적인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하는 등 7월 공공부문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16개 지역본부에도 ‘총파업위원회’를 설치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부터 지도부와 함께 현장을 순회하며 조합원 집결에 나설 방침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0일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을 선언했다. 울산에서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에 반대하는 투쟁이 극한의 대치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민노총이 강경투쟁 선언을 동력으로 대정부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환 위원장 등 민노총 지도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공공 비정규 노동자는 새로운 비정규 철폐 투쟁의 시대를 연다”며 “1000만 비정규노동자와 연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포하고 모든 노동자 기본권을 보장한다던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 손을 뿌리치고 등을 돌리고 있다”며 “노동존중 사회는 거짓이었다”고 정부를 향해 날선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민노총은 “무늬만 정규직, 가짜 정규직화 무기계약직에 반대하고 당당히 정규직을 쟁취하겠다”며 “20만 공공 비정규 조합원은 사상 처음으로 함께 단결투쟁을 준비하고 공동파업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한 민노총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을 못 박으면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민노총이 밝힌 총파업 날짜는 7월 3일이다. 지난달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위원회’를 결성한 민노총은 이달 중앙위원회에서 조직적인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하는 등 7월 공공부문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16개 지역본부에도 ‘총파업위원회’를 설치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부터 지도부와 함께 현장을 순회하며 투쟁 조직에 나설 방침이다. 송혜미기자 1am@donga.com}
경찰이 국회 담장을 허무는 불법 집회를 벌인 혐의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간부 6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민노총이 ‘노조 탄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자신들을 향한 경찰의 수사가 확대되자 ‘정권의 탄압’이란 프레임으로 국면을 전환해 진보 진영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은 28일 성명을 통해 “경찰은 극우세력이 만든 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애초부터 정해 놓은 공안수사의 결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장이 신청된) 간부들은 노조의 정당한 사업과 투쟁 집행을 업무로 하는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억압과 탄압은 노조의 손발과 입을 묶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극우세력은 집회의 취지가 아닌, 집회에서 일어난 일만을 침소봉대했고, 노동자 절규의 내용이 아닌 목소리 크기를 조롱했으며 문제가 일어난 원인이 아닌, 문제 자체를 본말을 뒤집어 왜곡했다”며 공안수사와 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민노총은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정당한 투쟁은 비열한 공격으로 멈출 수 있는 투쟁이 아니다”며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구시대 체제를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총은 올해 3월 정부 노동정책에 반대하며 하루짜리 총파업을 한 데 이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의 즉각 비준 등을 요구하며 7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노총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민노총은 3월과 7월 총파업을 포함해 올해 4번의 총파업을 예고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과로사가 웬 말이냐. 토요일 택배배달 폐지하고 주 5일제 시행하라!”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차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 소속 지부장과 조합원 600여 명이 모여 우정사업본부와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충남 공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이은장 씨(34)가 13일 과로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근로조건을 개선해 달라며 집배원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 씨는 전날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 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자리에서 우정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올해만 집배원 8명이 죽음으로 내몰렸고, 지금도 집배원 2명이 과로로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우정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결렬 시 다음 달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우정노조는 집배원을 포함한 조합원이 2만8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우편업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빠졌다. 공무원 신분이 아닌 상시계약 집배원 등 비정규직은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다. 우정노조 조합원 중 약 5000명이 이에 해당한다. 문제는 주 52시간제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력 충원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인력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무료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우정사업본부와 노조,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추진단)의 실태조사 결과 2017년 당시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745시간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평균(2052시간)보다 693시간 더 많이 일한 것이다. 이런 장시간 노동 속에 2016, 2017년 각각 집배원 19명이, 지난해에는 25명이 사고나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 당초 추진단은 지난해 10월 정규직 집배원 2000명을 더 뽑아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올해 정부 예산에 이 인건비가 반영되지 않아 무산됐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올해 1분기(1∼3월) 안에 비정규직 집배원 1000명을 충원하기로 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약속을 어겼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올해 우편사업에서 2000억 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돼 인력을 확보할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노사는 4차례 실무교섭 회의를 열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상태다. 우정노조는 다음 달 10일을 전후해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뒤 협상이 결렬되면 6월 말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파업권은 인정하지 않지만 집배원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파업권을 인정받고 있다. 만약 집배원 파업이 현실화되면 우편물을 분류하는 우편집중국에서부터 인력이 빠져나가 ‘우편물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아직까지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노조와 계속 협상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대한다”며 “만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이 전반적으로 52시간을 넘지 않는 점을 확인했다”며 개입할 여지가 작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정노조 측은 “일찍 출근해도 지정된 시간에 출근한 것처럼 입력하고, 퇴근 입력을 한 뒤에도 업무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박은서 clue@donga.com·송혜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일자리를 놓고 ‘밥그릇’ 싸움을 하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27일에는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전을 벌였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서울 강남 디에이치자이개포 재건축 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김모 씨는 이날 오전 2시부터 밤늦게까지 10층 높이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우리 조합원을 고용해 달라”며 농성을 벌였다. 소속 조합원 40여 명이 건설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안전교육까지 받았지만 민노총의 방해로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국노총 측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노총이 현장 인력을 100% 자기 조합원으로 고용하라며 공사 일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재건축 현장 일자리를 둘러싼 양 노조 간 갈등은 한 달 이상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3일엔 한국노총과 민노총 조합원 1000여 명이 서로 조합원 고용을 주장하는 맞불집회를 열며 12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달 9일에는 양대 노총이 집회 과정에서 소화기를 뿌리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어 13명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타워크레인 농성으로까지 이어진 ‘밥그릇 싸움’은 고스란히 업계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