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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향해야 할 미래 도시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은 1일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지역 균형을 갖춘 도시 재생이 되도록 대형 사업들을 세밀하게 챙기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요즘 서구를 가보면 곳곳에 재건축 재개발로 활력이 넘친다. 주민들은 류 구청장을 만나면 “서구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는다고 한다. 서구는 1980, 90년대 대구의 중심으로 꼽혔다. 서대구산업단지와 염색공단은 대구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공단은 노후화됐고 노동자들은 떠났다. 2000년 약 28만 명이었던 인구는 현재 17만4000여 명으로 줄었다. 류 구청장은 2014년 초선 때부터 서구의 대혁신을 구상했다. 2007∼2009년 구청장 권한대행 등을 지내며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가능했다. 그래서 4년간은 서구가 가장 필요한 토대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때로는 구정(區政)이 더디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그 결과, 2018년 재선 이후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구청 주변에도 아파트 자재를 나르는 크레인 수십 대가 보일 정도다. 주민들이 묵묵하게 응원한 덕분이라는 류 구청장은 “희망을 예감한 구청 전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전국이 주목하는 미래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전체 면적 1733만 m² 가운데 약 9%인 155만여 m²에 아파트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8000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류 구청장은 “반드시 인구 20만 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은 핵심 동력이다. 서구 이현동 일대에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사업비 703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7183m² 지상 3층 규모의 역사가 들어선다. 고속철도(KTX)는 하루 편도 21회 정차한다. 대구 산업철도와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의 중심 역할도 한다. 향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오가는 열차 또한 개발할 계획이다. 시내 및 고속버스터미널 기능을 통합한 환승센터 건립 계획도 있다. 이달 초 대구시와 기업 설명회를 연다. 몇몇 대기업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류 구청장은 “대구 서남부권을 대표하는 신도시로 개발해야 한다. 교통 주거 문화 유통 등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대 환경 개선은 사업 성공에 꼭 필요한 요소다. 서구는 2022년 6월까지 14억7000만 원을 투입해 대기오염 배출 업체 617곳을 상시 점검하고 배출가스 단속 장비를 도입한다. 류 구청장은 “해당 지역의 달서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을 통합해 지하화하고 친환경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한다. 공단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종합관리대책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행정에 접목하고 있다. 달성토성(사적 제62호)이 있는 비산 2·3동에서 진행한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토성 서문을 개방하고 역사 산책길을 조성해 큰 호응을 얻었다. 관광객들이 늘면서 서울 제주 등 전국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기 위해 잇따라 방문한다. 류 구청장은 “서구의 미래가 대구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 행정과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는 지자체로 대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과 교육생 약 23만 명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 유무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조사한 결과 대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유증상자가 89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0시 기준으로 교인 8563명과 교육생 383명 등이 발열이나 기침,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여 유증상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신천지 교인 등의 유증상자 1375명을 합치면 전국 신천지 교인 등의 유증상자는 1만321명에 이른다. 동아일보가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역단체별 조사 내용을 확인한 결과 신천지 교인 등 23만1920명 가운데 연락 두절이나 조사 거부 등 불응자가 조사 대상의 약 4%인 9163명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측이 정부에 제출한 교인 등의 명단은 31만732명인데, 광역단체는 해외 교인 등을 제외하고 증상 유무를 조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전국 12개 지파 책임자를 형법상 살인 및 상해, 감염병 위반 혐의 등으로 1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 시장은 “확산 일로에 있는 코로나19의 조기 진정을 위한 비상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 성도들을 몰아세우지 마시고, 적극적인 협조에 나설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확진자는 3736명, 사망자는 21명이다. 지난달 29일 813명, 이달 1일 586명 등 주말 이틀 동안 확진자가 1399명 증가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자가 격리 중인 확진자가 사망한 일이 사흘 만에 다시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A 씨(86)는 1일 오후 4시 18분경 대구 가톨릭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고 대구 자택에서 거주 중인 B 씨(77)도 숨졌다. 강원 강릉시에서는 지난달 28일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C 씨(21)가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인 유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경북 경산시에서는 생후 45일 된 남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최연소다.강릉=이인모 imlee@donga.com / 부산=조용휘 / 대구=명민준 기자}

“혹시 모르니 아기도 검사해 주세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경 경북 의성군 금성면. 의성군보건소 직원 3명이 한 가정집을 방문했다. 불과 45일밖에 안 된 신생아 A 군의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은 27일 밤 “경산시에서 아이 아빠(3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과 아기도 서둘러 가서 보라”는 통보를 받았다. 직원들이 도착했을 때 아기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고 한다. 설사를 2번 했을 뿐 고열이 있거나 자지러지게 울지도 않았다. 하지만 29일 오후 6시경 나온 검사 결과는 참담했다. A 군과 산후조리를 하던 엄마(3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군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최연소 환자다.○ 신생아에 산모, 중고생까지… 일가족 확진 늘어 주말에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뭣보다 일가족이 모두 감염되는 등 가족 전파 사례가 잇따랐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A 군은 지난달 22일부터 엄마와 의성군 친할머니 댁에서 지내왔다. 보건당국은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아이 아빠가 경산 본가와 의성을 오가며 가족을 돌보던 도중 전파된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 A 군과 부부는 본가로 돌아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당국은 신생아가 너무 어려 입원이 더 위험 요소가 많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현 상태로 치료하되 환자들 상태가 나빠질 경우 병원으로 이송 조치할 계획이다. 경북 포항시에서도 부부와 아들이 가족 전파로 감염됐다.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아빠(32)에 이어 엄마(30)와 아들 B 군(3)도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군 역시 칭얼거림 외에 뚜렷한 증상은 없었지만 확진된 경우였다. 또 다른 포항 가족도 28일 큰딸(25)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나머지 가족도 지난달 29일 감염됐다. 50대 부부와 둘째딸(20)이다. 서울 노원구에선 지난달 27일 엄마(45)에 이어 아빠(46)와 고등학생 딸(17), 중학생 아들(15)이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험생·주부도 학원에서… 학원가 비상 학원가 감염도 심각하다. 특히 교육부 권고에 따라 휴원했던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의 주요 대형 학원들이 2일부터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 학원가는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특히 부산에선 고3 수험생이 학원 강사로부터 감염됐다. 1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동래구 한 고교생 C 양(18)이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C 양이 지난달 17, 22일 부산진구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27)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사가 확진된 지난달 26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C 양은 28일 오후 연제구보건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C 양은 지난달 18일 반 편성을 위해 등교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접촉 학생, 교사 등 44명이 자가 격리 조치됐다. 지난달 23일 동래구의 다른 학원에도 등원해 당국은 추가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줌바 댄스’ 확진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 확진된 피트니스센터 강사 1명에게서 시작한 감염은 현재 수강생 20여 명으로 퍼졌다. 대부분이 20∼50대 여성이다. 한 수강생 환자는 서북구 두정동에 있는 한 병원의 의사 남편도 감염시켰다. 이후 이 남편과 함께 일하는 간호조무사도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지난달 29일 밝혀졌다. 시는 이 병원을 코호트 격리하기로 했다. 교정시설 재소자 중에도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경북 김천시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 중인 A 씨(60)가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1일 입소한 A 씨는 1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미결수다.한성희 chef@donga.com / 대구=명민준 / 부산=강성명 기자}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전수 조사가 진행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자치단체들의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신천지 유증상자만 해도 현재까지 총 확진자 수를 넘어선다. 여기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증상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팬데믹(대유행)이 눈앞에 다가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처럼 확진 환자를 모두 입원시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병상 곧 포화 상태 대구 지역만 봐도 병상은 이미 포화 상태다. 대구지역은 이미 빈 병상이 없어 많은 확진 환자가 자가 격리 상태로 지내고 있다. 28일 오전까지 대구에서는 634명만이 병원에 입원했다. 절반이 넘는 수가 여전히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만 28일 265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돼 환자는 1579명이 됐다. 현재 시가 확보한 병상은 1013개로 대구 환자만 들어가기에도 모자란다. 27일에는 이렇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자가 격리 상태이던 고위험군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환자 65명이 발생한 부산은 현재 음압 병상 여유가 2개에 불과하다. 729개 병상이 남아 있는 경북도는 의료 인력과 자원 부족으로 도내 환자도 다 수용하지 못한 상태다. 신천지 신도 조사로 환자가 폭증한다면 이런 상황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23일 전국에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는 병상 1만 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신천지 확진 환자와 유증상자는 물론 남은 조사 대상자를 생각할 때 이들만 들어가기에도 빠듯한 숫자다. 더구나 이들 다수가 증상이 없는 감염 환자, 즉 ‘숨은 환자’로 드러난 상황이다. 이들이 감염 사실을 모르는 채 전염시킨 2차, 3차 환자를 감안하면 더 많은 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 “이제 1인 1실 고집, 호사스러운 일” 현재의 환자 입원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이날 전국 국립대병원장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보낸 메시지에서 “더 이상 음압 격리로 1인 1실을 고집하는 것은 개인여행처럼 호사스러운 일이다. 수천 명의 확진자가 예상되면 호사스러움은 접어두고 수백 명이 수학여행을 갈 때처럼 해야 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실제 모든 환자가 입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28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미래통합당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국이나 서울대병원, 상급종합병원의 데이터를 보면 엄밀하게 입원 치료가 필요한 분들은 20% 내외”라고 말했다. 이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브리핑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나 중국에서 나온 4만 건의 논문을 보더라도 코로나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19%다”고 설명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위원장은 “경증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온 교민들처럼 임시 수용시설을 마련해 경과를 살피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증 환자를 위한 ‘전담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새로운 입원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경증이거나 위험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분들이 있을 거다. 그런 분들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선별하는 기준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도 100실 규모의 경북 문경시 소재 연수원을 격리 시설로 만들어 경증 환자 치료 등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지 image@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 부산=조용휘 기자}

“아직 모든 게 서툴러 겁이 나지만 숭고한 나이팅게일 선서를 실천하겠습니다.” 최근 대구보건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박은승 씨(23·여)는 24일부터 경북 청도군 치매안심센터 선별진료소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오후 2∼10시 다른 의료진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돕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합격해 발령을 기다리던 박 씨는 22일 은사인 임은실 대구보건대 간호학과 교수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간호 인력 지원을 요청해 왔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는 “마침 방송에서 청도에 확진 환자가 많아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뉴스가 나왔다. 운명처럼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허락하지 않았다. 행여 딸이 감염될 수 있다며 걱정했다. 부모라면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박 씨는 “이제 평생 간호사로 살아가는데 아픈 환자가 있는 곳에 가는 게 내 소명이고 역할이다. 2시간 넘게 나의 의지를 말하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별진료소에 투입된다는 말을 듣고 박 씨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는 “솔직히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배운 대로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를 갓 졸업한 새내기 간호사 18명이 코로나19 현장을 누비고 있다. 박 씨를 포함한 간호사 8명은 24일부터 청도 치매안심센터와 화양보건지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2명은 27일부터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선별진료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8명은 출동 대기 중이다. 이 가운데 7명은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했지만 간호사 면허증이 늦게 나와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직접 가서 받아오기도 했다. 장주용 씨(27)는 “면허증이 없으면 의료와 봉사를 하지 못해 서둘러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모두 취업해서 발령을 기다리는데 지원자가 나올지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경험이 많은 간호사들도 쉽지 않은 감염 현장에 선뜻 가겠다고 해서 기특했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는 예상보다 더 힘겨운 곳이었다. 긴장감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러들게 했다. 방호복을 입고 진료와 검사를 하기 때문에 온몸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는다. 김일연 씨(25)는 “처음에 현장을 보고 사실 겁부터 덜컥 났다. 내가 두려워하면 진료소를 찾은 주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꾹 참았다”며 “하루빨리 청도가 일상을 찾을 수 있게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검사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곤혹스럽다. 어르신이 코 깊숙이 들어오는 면봉을 참지 못해 간혹 소리를 지르면 순간 깜짝 놀란다. 어르신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행동한다. 김형준 씨(29)는 “한 번씩 현장을 마주하면서 힘들게 느껴지는데,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금방 녹았다. 감염 위험이 있는데도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손을 잡으려고 하셔서 혼났다”고 말했다. 하루를 보내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일도 쉽지 않다. 주민들이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택시 잡기도 어려워졌다. 매일 40분 이상 걸어서 출근한다. ‘직장에서 꺼리기라도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이들은 “직업윤리를 지켜서 아마 칭찬해 줄 것”이라며 “발령 전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청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차라리 저 혼자만 감염되면 다행일 정도예요….” 대구의 한 요양보호센터에서 방문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왈칵 울음부터 터뜨렸다. 이 요양보호센터는 함께 일하던 요양보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비상상황이다. 이 확진자는 평소 돌보던 할머니 댁과 요양보호센터 사무실을 들러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A 씨는 “제가 돌보는 83세 할머니가 감염될까봐 걱정이다. 석 달 전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수술까지 받아 체력이 약하시다”고 답답해했다. 대구는 27일 오후 8시 기준 전날과 비교해 코로나19 확진자가 422명 증가했다. 18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9일 만에 모두 113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도 시청 공무원과 소방관,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공항 직원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26일 대구 도심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805번 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버스에 오른 승객 명단과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관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나 의심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소방관은 561명에 이른다. 확진자가 근무했던 대구 동부소방서 동촌119안전센터와 수성소방서 만촌119안전센터 등은 한때 폐쇄됐다가 현재는 교대 팀이 업무를 재개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지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시청에서도 직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청에선 현재까지 4명의 환자가 나왔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 4명, 장애인지역공동체 복지사 등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3명도 추가로 확진돼 시설 폐쇄가 잇따랐다. 대구시 관계자는 “폐쇄시설의 다른 종사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됐다”면서 “27일 관련 업무에 일시적인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구의 관문 가운데 하나인 대구국제공항도 27일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공항의 보안을 총괄하는 자회사 직원 B 씨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와 같은 팀인 직원 8명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시민들은 말 그대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활동 교사로 일하는 손모 씨(27·여)는 “한 다리만 건너도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거나 자가 격리 대상자”라며 “평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영화관이나 쇼핑센터를 찾았는데 요샌 집에만 머문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이모 씨(30·여)는 “음식을 배달시키자니 배달원도 밖에서 움직여야 한다. 요샌 미안해서라도 주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지금부터 일주일이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26일부터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동국대경주병원·영주적십자병원 등 의료기관에 1185개의 병상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 / 대구=명민준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병상 제공을 요청했으나 이 지사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에 대구 확진자 수용 요청, 정말 어렵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오늘 정부에 ‘대구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 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반 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라고 도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앞서 권 시장은 이날 오전 7시경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대구 환자를 경기도 소재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대구 지역에는 더 이상 추가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없다. 정부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나머지 공공병원 및 민간 종합병원의 음압병상이나 일반 격리병상을 순차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대구 지역엔 확진 환자가 크게 늘어 이마저도 부족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고양에서 처음으로 도내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빠른 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며 “지역에 거주하는 신천지 교인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감염 검사 등을 실시하면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운영할 수 있는 음압병상 등 관련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는 여론도 지역에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원=이경진 lkj@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대구시 경제부시장 비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청 별관 101동과 111동 건물은 26일 폐쇄됐고, 대구시는 하루 종일 방역과 소독 작업을 했다. 34개 과 소속 직원 693명은 재택근무를 했다. 이들은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서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18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다. 하지만 감염 확산은 막지 못했다. 101동 5층 혁신성장정책과의 팀장 1명이 26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 격리된 18명 가운데 1명이다. 경제부시장 사무실은 같은 건물 2층에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비서는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이다. 조사 결과 다중이용시설 등을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경제부시장이 자가 격리 조치로 자리를 비워 당분간 안중곤 일자리투자국장이 이 부시장의 업무를 대행한다. 비서의 확진 판정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경제부시장이 외부 활동과 내부 회의 참석이 많은 만큼 가까이 근무하는 비서의 증상을 즉시 내부에 알려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해 밀접 접촉자인 이 부시장은 25일 오후 3시 50분부터 4시 30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구 지역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비서는 18, 19일 목이 아픈 증세가 나타나 감기약을 복용했고, 일요일인 23일 오전 1시경 대구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24일에는 정상 출근했고, 25일 오후 5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이 경제부시장이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 25일 오후에야 비서의 확진 사실을 전달받았고, 당일 오후 6시 검사를 마친 뒤 자가 격리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26일 이 부시장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구 소상공인 간담회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와 취재진에게 내려졌던 ‘1주일 자가 격리’ 조치가 해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시장의 음성 판정으로 (자가 격리의) 원인이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부시장의 거리는 2m 이상이었다. 행사장을 드나들 때마다 손을 소독하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전신 소독, 발열 검사 등을 모두 했다”며 “문 대통령의 자가 격리를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맞지 않는 지적이다”고 했다. 앞서 이 부시장 비서의 확진 판정을 전달받은 청와대는 26일 새벽부터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대구 간담회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와 취재진에게 ‘1주일 자가 격리’를 권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시장이 비서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부시장이 알았다면 (간담회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박효목 기자}

2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5층에 자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지원상황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찾아달라는 긴급 요청이 접수됐다. 호흡 곤란으로 상태가 위중해져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당직 의사가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전국 29개 병원에 연락해 빈 병상이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병상이 없었다. 오후 11시 30분 인천 가천대길병원에서 “26일 오전 10시 이후 입실이 가능하다”는 회신이 왔다. 음압병상 5개 중 4개를 의심환자가 사용 중인데 한 곳을 비울 수 있다는 것. 환자는 약 15시간을 기다린 끝에 26일 오전에야 음압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날보다 284명 늘어난 1261명. 하루 증가 폭으로 최대다. 첫 환자 발생 37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12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전국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실은 161개, 병상은 198개다. 하지만 가동률이 이미 100%에 육박하면서 25일 오후 한때 빈 병상이 없는 상태(풀 베드·full-bed)가 됐다. 이날 오후 현재 대구의 경우 환자 710명 중 408명(57.5%)만 겨우 병원에 입원했다. 비교적 경증인 302명은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실 이용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지역 환자 증가에 대비해 미리 자가 격리 기준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경증 환자들이 병원으로 쏟아져 나와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정밀한 자가 격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밀접 접촉이 아닌 의료진의 자가 격리 해제 기준을 적절히 완화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박성민 min@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의 병상 제공을 요청했으나 이 지사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에 대구 확진자 수용 요청, 정말 어렵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오늘 정부에 ‘대구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라고 도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앞서 권 시장은 이날 오전 7시경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대구 환자를 경기도 소재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대구 지역에는 더 이상 추가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없다. 정부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부족한 지역엔 나머지 공공병원·민간 종합병원의 음압병상이나 일반격리병상을 순차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대구 지역엔 확진 환자가 크게 늘어 이마저도 부족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고양에서 처음으로 도내 확진 환자 발생한 뒤 빠른 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며 “지역에 거주하는 신천지 교인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감염검사 등을 실시하면 확진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운영할 수 있는 음압병상 등 관련 시설이 충분하디 않다는 여론도 지역에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명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등 3곳에서 28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국가지정 병상이 넘쳐 성남시의료원 등 4곳 20개 격리병상을 추가로 활용하고 있다. 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 경제부시장 비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청 별관 101동과 111동 건물은 26일 폐쇄됐고, 대구시는 하루 종일 방역과 소독 작업을 했다. 34개과 소속 직원 693명은 재택근무를 했다. 이들은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서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18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다. 하지만 감염 확산은 막지 못했다. 101동 5층 혁신성장정책과의 팀장 1명이 26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 격리된 18명 가운데 1명이다. 경제부시장 사무실은 같은 건물 2층에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비서는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이다. 조사 결과 다중이용시설 등을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경제부시장이 자가 격리 조치로 자리를 비워 당분간 안중곤 일자리투자국장이 이 부시장의 업무를 대행한다. 비서의 확진 판정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경제부시장이 외부 활동과 내부 회의 참석이 많은 만큼 가까이 근무하는 비서의 증상을 즉시 내부에 알려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해 밀접 접촉자인 이 부시장은 25일 오후 3시 50분부터 4시30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구 지역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비서는 18,19일 목이 아픈 증세가 나타나 감기약을 복용했고, 일요일인 23일 오전 1시경 대구의료원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다. 24일에는 정상 출근했고, 25일 오후 5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이 경제부시장이 전혀 보고 받지 못했다. 25일 오후에야 비서의 확진 사실을 전달 받았고, 당일 오후 6시 검사를 마친 뒤 자가 격리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26일 이 부시장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구 소상공인 간담회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와 취재진에게 내려졌던 ‘1주일 자가 격리’ 조치가 해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시장의 음성 판정으로 (자가 격리의) 원인이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부시장의 거리는 2m 이상이었다. 행사장을 드나들 때마다 손을 소독하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전신소독, 발열 검사 등을 모두 했다”며 “문 대통령의 자가 격리를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맞지 않는 지적이다”고 했다. 앞서 이 부시장 비서의 확진 판정을 전달받은 청와대는 26일 새벽부터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대구 간담회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와 취재진에게 ‘1주일 자가 격리’를 권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부시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부시장이 알았다면 (간담회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69명이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0여 명 나왔다.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을 우려했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칠곡군 가산면 중증 장애인 공동 거주시설인 밀알사랑의집에서 2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시설에는 장애인 30명이 거주한다. 밀알사랑의집을 포함해 같은 사회복지법인 소속 직업재활시설 등에는 출퇴근을 하는 근로장애인 11명과 직원 28명 등 모두 69명이 함께 생활한다. 첫 환자는 24일 발생했다. 밀알사랑의집에 거주하는 A 씨(46)는 장염 증세를 보였고 18일 대구 북구 칠곡가톨릭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23일부터 발열 등 코로나19 감염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다른 입소자 B 씨(40)를 감염 전파자로 추정하고 있다. B 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대구 동구 어머니집에 머무르다 밀알사랑의집에 들어왔다. B 씨의 어머니는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사실을 전달받은 밀알사랑의집 측은 B 씨를 집으로 보내 자가 격리 조치를 했다. B 씨의 어머니는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밀알사랑의집 거주자와 사회복지법인 직원 등 67명을 추가 검사했고 밀알사랑의집 거주자 11명과 근로장애인 5명, 직원 5명 등 2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됐다. 보건당국은 밀알사랑의집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3명이 한방을 쓰고 거실 등 공동 공간을 다른 이들과 함께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의 또 다른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인 예천군 풍양면 극락마을에서도 확진 환자 2명이 발생했다. 예천군에 따르면 극락마을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C 씨(37·여)가 25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C 씨는 18일부터 고열,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관련 이상 증상을 보였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이달 17일 시설 입소자를 진료하기 위해 칠곡경북대병원을 찾았고 같은 날 오후 상주의 한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19, 20일엔 극락마을에서 근무했고 21일 상주성모병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락마을은 입소자와 직원을 모두 격리 조치했고 시설을 폐쇄했다. 극락마을은 장애인 52명과 직원 36명 등 88명이 생활한다. 보건당국은 나머지 87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진행했으며 25일 오후 확진 환자 1명이 추가로 나왔다. 경북도는 병원, 복지시설 등에서 감염 사례가 속출해 공동 거주 복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546개 공동 거주 복지시설에서 1만6449명이 거주하며 직원 9936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위해 기사를 검색하다 마스크 구입이 부담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구 수성구 고산중학교 3학년 최형빈(15) 이찬형 군(15)은 선뜻 마스크를 기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과 선별진료소, 병상 등의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 코로나나우를 개설했다. 15일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코로나나우를 방문했고 배너 광고로 뜻하지 않게 160만 원 정도 수익을 얻었다. 두 학생은 수익금을 용돈으로 쓰는 대신 전액을 대구시에 맡기고 시가 마스크를 대신 구입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최 군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도 떠올렸는데, 배너 광고 수익을 되돌려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군은 “마스크 수요가 폭증해 구입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구입, 배포 등은 대구시 등 어른에게 부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쏟아지자 시민들을 도울 방안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코로나19 관련 웹사이트와 앱 개발은 이 군이 먼저 제안했다. 최 군도 사이트 개설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이 늘 것이라고 보고 찬성했다. 이들은 평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진자, 검사 진행, 동선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웹사이트 구성에 필요한 항목을 정했다. 질병관리본부, 미 존스홉킨스대 등의 웹사이트를 찾아 전염병과 관련된 최신 정보도 모았다. 개학을 앞둔 두 학생은 오전, 오후로 시간대를 나눠 교대로 코로나나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 동선 등의 최신 정보가 쏟아져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군은 “특히 고향인 대구에서 확진 환자가 많이 나와 너무 안타깝다. 지역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군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하루를 산다는 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 요즘 부쩍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4일 오후 1시경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빠져나온 대전 목원대 중국인 유학생 11명은 14번 출구 앞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이날부터 기숙사에 들어갈 중국인 학생은 감염 예방 차원에서 학교가 공항에서 직접 태워가기로 했다. 방호복 등을 갖춘 교직원 2명은 입국장에서부터 학생들을 신중하게 인솔했다. 학생들의 여행가방과 겉옷에는 연신 분사식 소독제도 뿌렸다. 바로 옆에서도 방호복을 입은 충북대 교직원들이 무척 분주했다. 중국 산둥성에서 온 중국인 유학생 10여 명의 체온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었다. 충북대 관계자는 “학생이 ‘정상 체온’이 아니면 버스에 태우지 않는다”며 “검사를 통과한 학생들은 바로 기숙사로 데려가 2주 동안 격리한다”고 했다. 개강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 1만여 명이 24일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이들에 대한 관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에 최대 고비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대학들은 공항과 학교를 잇는 셔틀버스를 마련하고 교내에 간이 진료실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같은 날 오후 경기 용인시에 있는 단국대 죽전캠퍼스 웅비홀 기숙사. 오후 2시 반경 중국인 유학생 9명을 태운 버스가 기숙사에 도착했다. 이들이 2주간 격리 생활할 기숙사 입구엔 특수 제작한 철제 방호벽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 교직원 3명 역시 모두 방호복을 차려입었다. 교직원들은 적외선 온도측정기로 유학생을 한 명씩 체크한 뒤 기숙사에 들여보냈다. 중국인 유학생이 2949명(지난해 4월 기준)인 한양대는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주차장에 이동식 카라반 10실을 설치했다. 24∼26일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800여 명 가운데 발열 증세를 보이면 코로나19 검진 뒤 임시 격리한다. 다른 대학 역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전북 지역 10개 대학도 인천공항에서 중국인 유학생 2102명을 태워 올 차량을 별도로 마련해뒀다. 인하대는 이번 주 대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이송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원하는 콜밴을 이용하기로 했다. 대구경북에선 중국인 유학생의 휴학 신청과 입학 취소가 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24일 오전 기준 225명이 휴학하거나 입학을 취소했다. 특히 23일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 뒤 각 대학들엔 휴학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24일 대구 경북대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한국인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대는 “확진자 학생은 16일 이미 기숙사에서 퇴소했지만, 안전 차원에서 기숙사를 방역한 뒤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북 경산시 영남대의 여학생 기숙사에서도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기숙사 방역 및 폐쇄에 들어갔다. 경북도 관계자는 “그나마 안전하다 여겼던 대학 기숙사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학내 방역망도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고 했다.인천=이청아 clearlee@donga.com / 이소연 / 대구=명민준 기자}
경찰이 대구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 가운데 주거지가 명확하지 않은 등 연락이 닿지 않는 마지막 3명을 추적하고 있다. 전국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나오고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가운데 소재를 알 수 없는 242명의 명단을 보건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경찰 618명을 투입해 주거지를 탐문하고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24일 오후 3시 현재 신천지 교인 239명을 찾아냈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은 무단 전출 등으로 아직 주거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청은 23일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림에 따라 24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경찰서에 비상근무를 지시했다. 특히 관할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지방경찰청과 경북 청도경찰서는 ‘을’호 비상을 발령했다. 경찰관 연가 사용을 중지시키고 언제든 가용 경찰력의 50%를 방역에 투입할 수 있다. 나머지 지역엔 ‘경계 강화’를 내려 모든 경찰이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경찰은 앞으로 당국의 방역 업무에 협조하지 않으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금까지는 보건당국의 검사나 입원, 격리 명령을 거부해 수사에 착수한 사례가 없지만 이젠 관련 사건이 생기면 엄정 처리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허위정보나 개인정보를 유포한 사범 59명을 검거했고, 마스크를 판다고 속여 돈만 챙기는 사기 범죄 810건을 수사하고 있다.조건희 becom@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에서 방역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공무원은 21일 자신이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닌다고 당국에 알린 뒤 검사를 받았다. 방역당국이 교회 교인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한 지 이틀 만이었다. 대구시는 서구보건소에서 방역 업무를 총괄해 온 감염예방의학팀장 A 씨(58·여)가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시는 A 씨와 접촉한 보건소 보건과 직원 50명을 자가 격리시켰다. 발열 증세 등을 보이는 41명은 코로나19 검사도 진행했다. 이 가운데 4명은 24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20일 시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넘겨받은 신천지 교인 명단에는 A 씨의 이름이 있었다. 대구시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가 격리하라고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엔 A 씨가 보건소 직원인지 몰랐다”고 했다. A 씨는 하루 뒤인 21일 오전 보건소에 “건강 문제로 출근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A 씨는 이때 자신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21일 오후 A 씨는 태도를 바꿨다. 그는 보건소로 다시 전화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라고 알린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A 씨는 22일 검체 채취를 거쳐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감염을 확인한 대구시는 곧바로 서구보건소 직원 50명을 자가 격리시켰다. A 씨와 함께 보건소 보건과에서 일해 온 동료들이다. 대다수는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업무 등을 해왔다. 직원들은 최근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매일 함께 야근하고 장시간 회의를 하는 등 밀접하게 접촉했다고 한다. 서구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던 서구보건소 직원은 거의 다 격리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자가 격리된 직원 중 일부는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을 만나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돕는 일도 했다. 만일 감염된 직원이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을 만났다면, 음성인 상태로 진료소에 왔다가 되레 감염되는 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 A 씨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방역 대상을 정하는 일을 총괄했지만 직접 의심환자를 만나지는 않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4명이 선별진료소에서 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서 발생한 뒤 하루 평균 시민 100여 명이 서구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왔다”고 했다. 서구보건소도 24일 문을 닫았다. 전체 직원 105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50명이 격리돼 정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 A 씨와 접촉한 직원 50명은 앞으로 2주 동안 자가 격리해야 한다. 격리되지 않은 직원들은 25일부터 구청 건물 내부에 별도로 조성한 공간에서 업무를 본다. 보건소에 설치됐던 선별진료소 역시 무기한 폐쇄했다. 보건소 뒤에 있는 음압 텐트인 선별진료소엔 ‘당분간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 문구가 내걸렸다. 방역복을 입은 직원 2명이 시민들의 출입도 막았다. 시 관계자는 “대체 인력이 없어 추가로 선별진료소를 열기도 어렵다”며 “언제 재개할지 모르니 지역 주민들은 당분간 다른 지역의 선별진료소로 가야 한다”고 했다. 서구 관계자는 “감염예방의학팀장인 A 씨가 당국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을 전수 조사하는지 몰랐을 리 없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가 자발적으로 검사받는 과정에서 신천지 신자임이 확인됐다”며 “결국 개인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대구 서구 세무과 공무원 한 명도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공무원은 신천지 교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세무과가 있는 대구 서구의회 건물을 폐쇄한 뒤 방역했다. 시는 이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접촉한 사람들을 확인하고 있다.대구=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 고도예 기자}
대구 시민들은 마스크 보급, 무료 방역, 임대료 감액 등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종일 놀이연구소 대표는 중구 동산동 공방 동료들과 함께 재봉틀을 이용해 직접 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130개를 만들어 쪽방상담소에 전달했다.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힘들지만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하는 마음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박병규 대구BK종합청소 대표는 지난주부터 달서구 월성동의 홀몸 어르신 10여 명을 찾아 무료 방역을 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이 감염에 취약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역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방역했다. 박 대표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 주인이 불안하다고 해서 방역을 해주기도 했다”며 “서로 도우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맛집 소개 페이지를 운영하는 하홍근 대구맛집일보 대표는 21일 매출 하락으로 식재료마저 처리하지 못한 음식점 주인들을 위해 페이스북에 홍보글을 올렸다. 배달, 포장 등으로 재고 음식을 소진할 수 있도록 독려한 것이다. 14곳이 소개됐고 10곳의 재고가 모두 팔렸다. 그의 페이지 구독자는 49만 명 정도다. 하 대표는 “남은 식재료는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음식점 주인들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홍보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건물주는 임대료를 덜 받으며 어려움을 겪은 세입자들을 돕고 있다. 서문시장의 한 상가 주인은 “이달 임대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2017년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2년 이상 임대료를 감액해서 받았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종로1가의 건물주 이회성 씨(64)도 “4개 층에 음식점 2곳이 입주해 있다. 임대료가 각각 180만 원 정도다. 작은 힘을 보탠다는 마음에 이번 달은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격리된 의료진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통계를 확인한 결과 23일 현재까지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9개 병원의 의료진 2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진료를 받은 이력 때문에 격리된 의료진은 주요 대형 병원에만 260여 명에 이른다.○ ‘병원 내 감염’ 공포 확산 23일 경남 창원시 한마음창원병원에 입원한 수술환자 12명에게 ‘코호트 격리’(집단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이 병원 마취과 의사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 보건당국은 한 개 병동을 통째로 비워 환자들을 격리시켰다. 이들은 격리된 상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만간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14일 동안 무조건 격리된다. 앞서 병원 시설은 22일 폐쇄됐다. 의료진 70여 명은 격리됐다. 병원 관계자는 “마취과 의사는 수술에 직접 참여하는 인력이어서 환자와 가족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도 이송인력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 직원 20여 명이 자가 격리됐다. 사흘 새 코로나19 환자가 16명으로 늘어난 부산 병원들도 의료진이 격리 조치돼 비상이 걸렸다. 의료진 감염은 면역력이 취약한 다른 환자들에게 병을 옮길 수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는 ‘의료 재난상황’ 300명이 넘는 환자가 한꺼번에 발생한 대구는 재난상황이다. 의료진 8명이 확진 환자로 입원했고 최소 120명이 넘는 의료진이 자가 격리됐다. 거의 진료 마비 상태에 이른 병원도 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환자가 하루에도 100명 넘게 발생하면서 대구 5개 대학병원 중 2개는 계속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태다.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7명 중 4명이 자가 격리돼 응급환자 진료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많이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23일까지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 등 의료진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14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의료진은 의사 13명, 간호사 47명 등 60명에 달한다. 대구시와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따르면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인 이 병원 호흡기병동 간호사가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이날 응급실과 호흡기병동을 즉각 폐쇄했다. 해당 간호사와 접촉한 환자와 의료진 68명은 자가 격리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22일 호흡기병동 전공의 1명과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에 의한 병원 내 2차 감염이 일어난 것. 병원 관계자는 “격리된 의료진 중 확진자가 더 나오면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의 다른 병원들도 비상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중구 광개토병원과 트루맨남성의원, MS재건병원, 달서구 삼일병원에서 각각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구 경대요양병원에서는 사회복지사 1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의료진의 추가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북구 칠곡경북대병원에서는 지하 1층 편의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편의점은 이 병원 내 유일한 상점이어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악몽’ 재연 우려 의료진 중 가용 인력이 줄고 환자 수는 급증하면서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은 크게 늘고 있다. 확진 환자를 진료해 19일부터 자가 격리에 들어간 김신우 경북대 감염병센터장은 “나를 비롯한 의료진 여러 명이 격리돼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환자를 나눠서 보고 있다”며 “이들마저 감염되면 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병원 내 감염으로 피해 규모가 커진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확진 환자가 85명을 감염시켰다. 폐쇄된 병실 내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들을 통해 이른바 ‘슈퍼 전파’가 이뤄진 것. 메르스 때 병원 내 감염으로 186명이 감염됐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때에도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응급실이 잇달아 폐쇄되고 의료진이 격리돼 의료 공백이 발생했다. 정부는 23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 공공병원, 군(군의관·간호사), 공중보건의사 등 공공 의료인력 162명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되는 호흡기 질환자들을 따로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호흡기 질환자와 다른 질환자의 동선을 분리해 의료진을 보호하고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 이르면 24일 명단을 확정한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병원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손실보상을 약속했다. 정부는 또 가벼운 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해서는 한시적 전화상담과 처방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화상담과 처방에 대해 정부와 전혀 사전 논의 및 합의한 사실이 없다. 유선을 이용한 상담과 처방은 의사와 환자 사이 대면 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사실상의 원격의료로, 현행법상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이미지 image@donga.com / 창원=강정훈 / 대구=명민준 기자}

“이스라엘에는 지역사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동향이 없기 때문에 (성지순례단은) 국내에서 노출된 후 여행하는 동안에 상호 교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경북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28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발병 일시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선 아직 심층적인 역학조사가 더 필요하다. 확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성지순례단이 직장 생활을 하고, 지역 사회에서 다중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귀국 뒤 노인 요양과 아이 돌봄 활동까지”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 뒤 귀국한 성지순례단 39명 중 28명은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28명 중 서울에 거주하는 가이드를 제외한 27명은 경북에 살고 있다. 의성(19명)과 안동(5명), 영주(1명), 영덕(1명), 예천(1명) 등이다. 특히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가이드를 제외한 성지순례단 38명의 접촉자가 최소 176명이어서 지역사회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성지순례단은 귀국 직후부터 21,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경로당과 온천, 대중목욕탕, 장례식장, 의원,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수차례 방문했다. 특히 의성군 안계면에 거주하는 A 씨(59)는 17∼19일 하루에 3시간씩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를 상대로 요양보호 활동을, 의성군 의성읍에 거주하는 B 씨(52)는 18∼20일 아이 돌보미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3명은 이 기간 외출하지 않았다. 의성군 점곡면에 거주하는 조장래 씨(55)는 “환자가 나온 의성읍과는 10km 떨어져 있지만 이곳 주민들 모두 긴장 상태다. 읍내 마트 등은 여러 지역에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많이 들르는 곳이라서 읍내 나가기가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 사는 안모 씨(60)는 “부모님께도 조심하시라고 신신당부했다.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리에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안동시는 기초역학조사반 10여 명이 확진자와 접촉자 이동 동선 정밀 파악에 들어갔다. 방역 작업 인원 1400여 명을 투입해 방역에 나서는 한편 시 산하 박물관, 도서관, 체육시설 등 다중집합시설은 모두 문을 닫도록 했다. 문화예술 행사는 잠정 중단했다. 안동시는 13일 이스라엘로 순례를 떠나 24일 오후 5시경 귀국 예정인 또 다른 성지순례단 28명에 대한 격리 준비를 마쳤다. 천주교 안동교구는 다음 달 13일까지 41개 소속 성당의 미사와 회합을 중단하기로 했다. ○ “성지순례 도중 전용버스 등 단체생활” 경북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은 8박 9일 일정의 여행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을 방문하는 성지순례 투어 일정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는 최소 18명 이상의 인원은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함께 출발한다. 이스라엘에 도착해서는 9일 내내 전용버스를 이용해 함께 이동하도록 돼 있다. 아침은 호텔 조식으로 해결하고 중식과 석식은 정해진 순례지 혹은 호텔에서 먹는다. 사실상 잠자는 시간만 빼고서는 늘 함께 움직여야 해서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회사는 서울과 대구에 양대 본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가이드로 동행한 직원이 확진된 22일 사무실 2곳을 모두 폐쇄하고 전체 직원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경북과는 별도로 제주도도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도민 85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이들은 경북 성지순례단과는 다른 여행사와 현지 성당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제주도 성지순례단 중에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은 chan2@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

“교장 선생님께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지금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23일 오전 대구 달성군 북동초등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이 같은 안내문을 받았다. 북동초는 교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전하며 “자가격리 대상은 북동초 교직원 전원이다. 월요일부터 학교에 나오면 안 된다”고 알렸다. 대구와 부산, 광주 등에서 초등학교 교장과 교사, 고교생의 감염이 발생했다. 3월 개학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수성구 대구여고와 달서구 상인고의 겸임교사 A 씨가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여고는 17일 해당 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체 교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직원 회의를 열었다. 학교는 교직원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학교 출입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7일 종업식 이후 보충수업 등을 하지 않아 학생 접촉자는 없다”고 밝혔다. 대구 동구 하나린어린이집의 어린이(4)는 자가격리 중 확진자로 밝혀졌다. 이 어린이집에선 58번 환자(26·여)가 교사로 근무했다. 원장은 23일 “확진 교사 반의 어린이가 아니라 같은 층을 사용했던 어린이”라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 해당 어린이는 대구의료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영남공고 학생 1명 등 학생 2명도 추가로 확진됐다. 부산의 한 여자중학교 교사(26·여)는 최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남성 확진 환자(19)와 접촉한 뒤 확진자로 판명됐다.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폐쇄하고 동료 교사 등 접촉자에 대해서는 자가격리하도록 조치했다. 또 온천교회에는 초등학교 여학생과 유치원생 남아가 부모와 함께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매는 20, 21일 학교와 유치원에 다녀왔다. 남매의 아버지(46)는 22일 보건소 검사 결과 양성 확진 통보를 받았다. 남매와 어머니는 자가격리 중이며 현재 검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여학생의 담임교사와 같은 반 학생 21명, 유치원 교직원과 원생 67명(전체)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 부산시는 전체 어린이집을 24∼29일 휴원하도록 했다. 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부산=조용휘 /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