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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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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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87%
금융7%
인공지능3%
경제일반3%
  • 위법행위 금융사 과징금 최대 5배 올린다

    금융당국이 ‘솜방망이 제재’ 논란을 빚었던 금융사에 대한 과태료·과징금 액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에 대한 제재를 개인에서 기관 및 금전 제재로 전환하는 내용의 ‘금융분야 제재개혁 추진방안’을 2일 발표했다. 우선 현재 500만~5000만 원인 금융회사에 대한 과태료 상한 금액을 1억 원까지 올리고 1000만~2000만 원 선인 임직원 과태료 상한도 5000만 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대형 금융회사가 현행법을 어겨도 수백 만 원의 경미한 과태료만 부과 받는 등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중대한 위법 행위에 적용되는 과징금도 산정 방식이 전면 개편돼 기존의 3~5배 수준으로 상향조정된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가 큰 위법행위에도 기관경고 등 가벼운 징계만 하던 관행을 바꿔 앞으로는 ‘단기·일부 영업정지’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줄이고 금융 시스템 리스크와 잠재위험 포착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검사업무를 개선하기로 했다. 예금보험공사 역시 금융회사의 경영 전반이 아닌 부실 예방에 목적을 두고 검사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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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룡 “‘좀비기업’ 정리, 민간 주도 구조조정 전문회사 만들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업 부채는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이므로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경제의 불안 등을 감안해 주목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부채만 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기업 부채 상황이 어떤 지 점검하고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회사들의 여신 심사 능력을 키우고 당국도 정책적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른바 ‘좀비기업’을 정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민간 주도의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비가 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가망이 없는) 이들 기업들은 시장에서 정리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이날 기업부채 현황과 문제점, 구조조정 정책 등을 연구하는 ‘기업부채연구센터’를 발족했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5월 이후 매월 6조 원 안팎이 늘어나고 있으며 크게 급증하는 추세는 아니다”며 “관계부처들이 통계청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보다 입체적인 분석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임 위원장은 또 민간 서민금융회사의 영업 규제를 정비하고 금융업에 대한 ‘그림자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 금융소비자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이달 금융개혁회의를 거쳐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복합점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연계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금융상품자문업 활성화 방안, 연금자산의 효율적 운용방안을 담은 연금제도 개선방안도 준비 중이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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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소비 늘었지만 제조업 체감경기 싸늘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이 한 달 만에 다시 줄고,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악화되는 등 아직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5% 늘었다. 5월에 0.6% 감소한 이후 6월(0.6%)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메르스 사태 여파로 6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서비스업과 소매판매 부문이 반등하며 전체 산업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서비스업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6월 ―1.5%에서 7월 1.7%, 소매판매는 6월 ―3.5%에서 7월 1.9%로 크게 올랐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수출 부진 등으로 7월 들어 0.5%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3월 ―0.2%, 4월 ―1.3%, 5월 ―1.6%로 3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6월(2.5%)에 반등했지만 이번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살아나는 듯하던 제조업 체감 경기도 지난달 다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8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메르스 여파로 6월에 크게 떨어졌다가 7월에 소폭 회복됐지만 이번에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이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 부진(24.7%), 불확실한 경제 상황(19.2%), 경쟁 심화(12.4%) 등이었다.세종=김철중 tnf@donga.com / 유재동 기자}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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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 중요 건의사항 직접 챙길것”… 금융개혁 고삐 바짝 당기는 임종룡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중요한 건의사항을 금융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회사 실무자, 금융협회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어 금융회사 현장점검반의 운영 계획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요도가 높은 사항은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블루시트(건의사항 제출양식을 담은 파란 종이)’를 금융회사에 제공하겠다”며 “필요한 사항은 제가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금융당국의 규제나 감독·제재 등과 관련해 중요한 건의사항이 있으면 당국 실무자를 거치지 않고 임 위원장에게 직접 전할 수 있게 된다. 현장점검 대상도 확대된다. 앞으로 현장점검반은 기존 금융사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금융소비자들의 의견도 받아 금융개혁 과제의 수립에 참고할 계획이다. 또 현장점검반의 금융회사 방문 일정을 연간 단위로 미리 짜서 사전에 공지하고 현장 방문 시기가 아닌 때에도 금융사의 건의 과제를 상시로 받기로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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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 중요 민원, 금융위원장에게 직보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중요한 건의사항을 금융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회사 실무자, 금융협회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금융회사 현장점검반의 운영 계획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요도가 높은 사항은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블루시트(건의사항 제출양식을 담은 파란 종이)’를 금융회사에게 제공하겠다”며 “필요한 사항은 제가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금융당국의 규제나 감독·제재 등과 관련해 중요한 건의사항이 있으면 당국 실무자를 거치지 않고 임 위원장에게 직접 전할 수 있게 된다. 현장점검 대상도 확대된다. 앞으로 현장점검반은 기존 금융사 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금융소비자들의 의견도 받아 금융개혁 과제의 수립에 참고할 계획이다. 또 현장점검반의 금융회사 방문 일정을 연간 단위로 미리 짜서 사전에 공지하고 현장방문 시기가 아닌 때에도 금융사들로부터 건의 과제를 상시에 받기로 했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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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살아났지만 경기 회복 낙관 일러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이 한 달 만에 다시 줄고,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악화되는 등 아직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5% 늘었다. 5월에 0.6% 감소한 이후 6월(0.6%)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메르스 사태 여파로 6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서비스업과 소매판매 부문이 반등하며 전체 산업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서비스업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6월 -1.5%에서 7월 1.7%, 소매판매는 6월 -3.5%에서 7월 1.9%로 크게 올랐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수출 부진 등으로 7월 들어 0.5%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3월(-0.2%) 4월(-1.3%) 5월(-1.6%) 3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6월(2.5%)에 반등했지만 이번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살아나는 듯 했던 제조업 체감 경기도 지난달 다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8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메르스 여파로 6월에 크게 떨어졌다가 7월에 소폭 회복됐지만 이번에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이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 부진(24.7%), 불확실한 경제상황(19.2%), 경쟁 심화(12.4%) 등이었다.세종=김철중기자 tnf@donga.com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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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한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신입채용 확대”

    한국은행이 최근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확보된 인건비를 이용해 예년보다 더 많은 신입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일반 기업의 정규직에 해당하는 내년도 신입 종합기획직원(G5)을 70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채용 규모(60명)보다 10명, 최근 10년 평균(48명)보다는 20명 이상 각각 많은 규모다. 한은은 이번 전형에서 자격증(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나 시험점수 등 ‘스펙’에 대한 배점을 줄이고 그 대신 면접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입사 지원서에 가족 사항이나 주소, 수상실적 등 지원자의 역량평가에 불필요한 사항은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 자기소개서의 항목 수는 기존 4개에서 2개로 줄여 간소화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원자의 학력과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고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기본 소양과 사명감, 협업능력, 전문지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부터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노사 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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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월 금리인상 재점화… 피셔 “물가 2% 오를때 기다릴수 없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를 놓고 연준 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멈칫하게 했던 중국발(發) 금융 불안의 향후 전개 방향이 이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사진)은 29일(현지 시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연설하면서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 등 최근 물가 상승을 억눌렀던 요인들이 이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2%가 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피셔 부의장의 언급은 물가 목표치에 얽매이지 않고 그 전에라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셔 부의장은 이와 별도로 진행한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비롯된 최근의 시장 불안이 9월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당초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발 쇼크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로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잇단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는 와중에 미국마저 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도 지난주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설득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말해 연준의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27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3.7%)이 기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세계 경제 전체는 몰라도 적어도 미국 경제 하나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연준 내에서도 매파(통화 긴축론자)와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의 ‘기 싸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은 9월 이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들과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등을 감안해 16, 17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당장 9월 4일로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연준이 9월에 금리 인상을 개시하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셔 부의장은 “우리는 금리를 빨리 올리려는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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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피크제 도입’ 한국은행, 예년보다 신규 채용 늘려

    한국은행이 최근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확보된 인건비를 이용해 예년보다 더 많은 신입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일반 기업의 정규직에 해당하는 내년도 신입 종합기획직원(G5)을 70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2015년도 채용 규모(60명)보다 10명, 최근 10년 평균(48명)보다는 20명 이상 각각 많은 규모다. 한은은 이번 전형에서 자격증(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나 시험점수 등 ‘스펙’에 대한 배점을 줄이고 대신 면접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입사 지원서에 가족 사항이나 주소, 수상실적 등 지원자의 역량평가에 불필요한 사항은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 자기소개서의 항목 수는 기존 4개에서 2개로 줄여 간소화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원자의 학력과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고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기본 소양과 사명감, 협업능력, 전문지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부터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노사 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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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월 금리인상? 연준서도 매파-비둘기파 ‘기 싸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다음달 금리인상을 단행할지를 놓고 연준 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멈칫하게 했던 중국발(發) 금융 불안의 향후 전개 방향이 이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29일(현지시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연설하면서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 등 최근 물가상승을 억눌렀던 요인들이 이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2%가 될 때까지 (금리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피셔 부의장의 언급은 물가 목표치에 얽매이지 않고 그 전에라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셔 부의장은 이와 별도로 진행한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비롯된 최근의 시장 불안이 9월 금리인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당초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발 쇼크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로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잇단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는 와중에 미국마저 금리를 올리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지난 주 “9월 금리인상에 대한 설득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말해 연준의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27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3.7%)이 기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세계 경제 전체는 몰라도 적어도 미국 경제 하나만 놓고 보면 금리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연준 내에서도 매파(통화 긴축론자)와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 간의 ‘기 싸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은 9월 이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 지표들과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등을 감안해 16, 17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당장 9월 4일로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연준이 9월에 금리인상을 개시하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셔 부의장은 “우리는 금리를 빨리 올리려는 의도가 없다”라고 강조했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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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주택대출 평균 금리 年 2%대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는 1.5% 수준까지 하락했다. 27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96%로 6월(3.01%)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 밑으로 하락한 것은 4월(연 2.81%) 이후 3개월 만이다.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도 3.17%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예금 금리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54%로 전달보다 0.11%포인트 내려 1996년 금리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기적금 금리도 연 1.83%로 크게 내렸다. 7월에 새로 취급된 정기예금 상품 중 금리가 2% 미만인 상품은 99.2%에 달했고 나머지 0.8%만 연 2%대 이자를 줬다. 3% 이상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하나도 없었다. 이 같은 시중금리의 하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올 3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린 데 이어 6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1.50%로 추가 인하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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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年2%대…정기예금은 1.5%대로 하락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는 1.5% 수준까지 하락했다. 27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96%로 6월(3.01%)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4월(연 2.81%) 이후 3개월 만이다.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도 3.17%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예금 금리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54%로 전달보다 0.11%포인트 내리면서 1996년 금리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기적금 금리도 연 1.83%로 크게 내렸다. 7월에 새로 취급된 정기예금 상품 중 금리가 2% 미만인 상품은 99.2%에 달했고 나머지 0.8%만 연 2%대 이자를 줬다. 3% 이상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하나도 없었다. 이 같은 시중금리의 하락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올 3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린 데 이어 6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1.50%로 추가 인하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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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기업에 유동성 악화 대응 긴급자금 1000억 지원키로

    한국은행과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과 기업들의 유동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000억 원의 긴급자금을 편성해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산업은행에 연 0.5% 금리로 3조4300억 원을 대출하기로 의결했다. 산은은 이 돈을 금리 2%의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하면서 금리차를 이용해 5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은은 또 이 자금에 정부의 별도 예산 500억 원을 추가로 얹어 1000억 원을 조성하고 이를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할 예정이다. 신보가 이 1000억 원을 보증 재원으로 사용하면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1조 원 가량 추가 발행할 수 있고, 이로써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상환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보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들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P-CBO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들 회사채가 부도가 나면 이를 전액 지급보증하고 있다. 이번 방안은 2013년 7월 정부가 발표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한은은 지난해 3월에도 산은의 신보 출연(100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과 국내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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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흥국화재, 병 진단 시 보험금 일부 미리 받아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흥국화재는 주요 질병 진단을 받으면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신상품 ‘(무)미리DREAM 든든한 보장보험’을 최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발병률이 높고 주요 사망원인으로 지목받는 6대 주요 질병(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말기 간경화, 말기 폐질환,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았을 때 사망 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는 의료비 부담을 덜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미리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은 최고 6000만 원이다. 또 이 상품에 가입하고 6대 주요 질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납입해야 하는 보장 보험료가 면제돼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흥국화재 ‘(무)미리DREAM 든든한 보장보험’은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구성돼 있어 고객의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2종 15년 갱신형’으로 가입하면 초기에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고 15년마다 환급금이 발생해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미리DREAM 든든한 보장보험’은 사망, 주요 질병, 재진단암, 치매까지 한번의 가입으로 모두 보장이 가능하다. 15∼7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2종 15년 갱신형, 40세 남자 기준으로 월 5만 원 정도를 납입하면 상해 사망 시 5000만 원, 질병 사망 시 5000만 원, 6대 질병 진단 시 사망보험금의 60%인 3000만 원을 미리 보장받을 수 있다. 또 관련 질병으로 수술을 하면 수술 1회당 100만원, 암으로 입원하면 입원 하루당 5만 원, 암으로 통원하면 통원 1회 당 2만 원을 최고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정철 흥국화재 장기상품팀장은 ”(무)미리DREAM 든든한 보장보험은 가입자의 노후대비를 위해 한층 진화한 상품”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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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인하에도… 약발 안먹히는 中증시

    한두 달 전만 해도 세계 경제는 그나마 체력이 튼튼한 미국이 앞장서고 유럽·일본, 신흥국 등 나머지 국가들이 뒤를 따라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이어진 침체의 질곡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긴 침체의 터널이 끝날 것 같던 타이밍에 ‘중국의 위기’란 복병이 나타나 세계 경기 회복을 위한 기존 시나리오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중국발(發) 쇼크가 전방위로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 모드를 연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글로벌 금융위기 졸업’ 시점도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경기부양 확대로 위기 탈출 모색 우선 세계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으로 한때 기정사실로 굳어졌던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미국 내 금융전문가 대다수가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점쳤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20%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올 12월 또는 아예 내년으로 금리 인상이 연기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첫 금리 인상 시기로 내년 3월을 지목했다. 심지어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재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계의 이런 기류는 신흥국의 대표 격인 중국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 신흥시장의 자본을 흡수할 경우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자국 경제마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달러당 124엔 선을 넘었던 환율이 최근 110엔대로 급락(엔화가치는 급등)하면서 아베노믹스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 엔화가 세계 증시의 불안 속에서 안전 통화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 韓, 수출 타격 비상… 日,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약발 안 먹히는 中증시여기에 유가 하락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 절하로 유로화의 상대적인 가치가 급등한 유럽 역시 기존의 양적완화를 이어가거나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평균 4∼5%에 달했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중국 변수로 인해 3%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며 이 같은 경기부양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발 쇼크와 경기 둔화로 인해 글로벌 저금리(easy money) 시대가 연장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금리 인하는 일회성 호재” 이제 시장의 관심은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동시인하 카드가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차이나 포비아’를 잠재울 수 있을지에 쏠린다. 일단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유럽 주요국 증시는 25일(현지 시간) 3∼4% 급등했고 26일 한국, 일본 증시도 2∼3%대의 강세를 보였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통화완화 조치는 투자심리 안정은 물론이고 주택경기 활성화, 소비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과잉 투자와 부채, 신용 팽창 등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이번 쇼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우려가 반영되며 중국 상하이 증시는 26일에도 1.27% 하락했고 선전 성분지수는 2.92% 급락하며 9개월여 만에 10,000 선이 무너졌다. 세계 각국이 다시 경기부양 모드에 접어든다면 이는 한국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뤄지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중국이 금리 인하로 현재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한국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금리가 내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다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한국이 금리를 따라서 내리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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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우리은행, KT와 업무협약·스타트업 기업 지원 등 핀테크 사업에 박차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은 정기 조직개편에서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했다. 금융권에서 부서 단위의 핀테크 전담 조직을 처음 만든 것으로 이는 이광구 행장의 ‘영선반보(領先半步·성공하려면 남보다 항상 반걸음 앞서야 한다)’ 경영철학을 실천한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 핀테크사업부에서는 25명의 은행 직원들이 우리카드, 우리FIS(전산 전문회사)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혁신적 금융 플랫폼 구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지급결제 및 송금 △신기술 발굴 △제휴 및 스타트업 △인터넷전문은행 등 4개 분야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의 핀테크 전략은 하나둘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2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동산 담보 대출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6월부터는 사물인터넷 핵심기술인 ‘비콘(Beacon)’을 활용해 영업점별로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비콘 서비스’는 우리은행 원터치금융센터 앱을 내려받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기업 지원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송금 사기거래 방지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조만간 우리은행 고객에게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4월에는 ‘우리 핀테크 늘품터’를 열었다.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우리은행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채널이다. 최근에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 뱅크’를 열었다. 현재 설립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범 모델 형태로 중금리 대출,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중금리 서민금융 상품인 ‘위비 모바일 대출’은 출시 두 달 만에 대출액이 200억 원을 넘겼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타행 공인인증서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휴대전화 사진 촬영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다. 또 ‘위비 모바일 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사전에 등록한 번호 만으로 하루 50만 원까지 친구에게 송금이 가능하다. 지난달부터는 모바일 전용 위비뱅크 앱을 통해 직접 방카슈랑스 여행자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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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연일 폭락’ 다급한 中, 금리-지급준비율 동시인하

    올 6월 주식시장 붕괴로 촉발돼 석 달째에 접어든 ‘중국발(發) 쇼크’가 세계 경제 곳곳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면서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 증시는 전날 대폭락(―8.49%)에 이어 25일에도 7.63% 급락하며 2,964.97로 마감해 3,000 선마저 붕괴됐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중국 런민은행은 25일 저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각각 기습 인하했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5번째다. ○ 위기 타개 위해 또다시 깜짝 부양 카드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에서 비롯된 글로벌 증시의 연쇄 폭락을 ‘대학살(carnage)’이라고 표현하면서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약 2주간 세계 증시에서 8조 달러(약 9600조 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이처럼 현기증 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나타내는 중국 증시의 모습에 전문가들은 “올 게 왔을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억지로 밀어 올린 증시가 실질적인 경제성장이라는 과실(果實)로 이어지지 않자 이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400 선에 머물던 중국 증시는 이때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더니 올 6월 12일 5,178까지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그 후에는 올라간 것보다 갑절은 빠른 속도의 하락세로 두 달여 만에 3,000 선까지 미끄러졌다. 중국 금융시장은 이 과정에서 전형적인 ‘버블 형성과 붕괴(Boom and Bust)’의 패턴을 보였다. 자산가들뿐 아니라 아줌마 부대와 10대 학생들까지 주식을 사는 광풍이 불었고 이들이 빚을 내 투자하면서 신용 잔액도 부풀었다. 하지만 경제 본연의 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은 갈수록 식어만 갔다. 중국 정부가 7% 성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정작 외부 전문가들은 이 중 2∼3%포인트가 부풀려진 수치라고 의심할 만큼 당국 통계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것도 증시 불안의 촉매가 됐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금융시장은 펀더멘털과 괴리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예측 자체가 어렵다”며 “증시가 더 떨어진다고 해서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25일 저녁 중국 정부가 단행한 극약 처방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기준금리와 지준율의 동시 인하로 이날 유럽 증시와 국제유가는 장중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런 ‘부양 카드’는 단기 호재에 그칠 뿐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없애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런 ‘깜짝 대책’을 자꾸 내놓는 것 자체가 “중국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로 읽힐 수도 있다.○ 세계 경제 위기감 여전, 한국은 ‘차별화’ 기대 지난 10∼20년간 중국의 성장세가 반(半)영구적일 것으로 믿었던 세계 각국은 최근 사태에 따른 실망과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 부국과 일부 신흥국은 통화가치 급락으로 환란을 걱정해야 할 처지고, 유럽과 일본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연기 전망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통화 가치가 동반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 침체의 그늘이 더 짙어지는 양상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중국팀장은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측면은 있지만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악영향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도 중국발 쇼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25일 소폭 반등세(0.92%)로 돌아서며 선방했지만 전날 7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이 이날도 5300억 원가량을 팔아 치우며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을 이어 갔다. 14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식은 3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1,800 선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내 증시에 ‘패닉’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신흥국과 견줬을 때 한국 금융시장의 차별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며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의 와중에도 원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5% 이상 폭등했다.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은 이날도 긴급 회의를 열고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들에 “위기에 대비해 외화를 미리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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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시계’ 7년전으로… 금융시장 패닉

    국내외 금융시장의 시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8년 이맘때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다. 증시의 잦은 폭락과 외국인 자금의 이탈, 난무하는 각종 위기설과 이를 진화하려는 정부 당국의 긴박한 움직임이 7년 전 하반기와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2008년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세계경제 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면 이번엔 ‘중국발(發) 금융 쇼크’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때에 비해 한국의 경상수지나 외환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긴 했지만 1100조 원을 넘는 가계부채가 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한 상태다.○ 한국 등 신흥시장 연일 급락, 외국인은 투매 국내 금융시장은 최근 1, 2개월간 ‘환율 상승, 증시 급락’ 패턴이 연일 반복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주가와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다가 하루 이틀 정도 반등에 성공하고 또다시 사나흘 급락하는 양상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코스피는 지난달 초만 해도 2,100을 넘었지만 지금은 1,800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됐고, 원-달러 환율도 두 달 전보다 달러당 100원가량 급등(원화가치는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와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주변 신흥국들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시장을 흔드는 주역은 외국인이다. 이달 5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2조6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2008년에도 외국인은 33거래일 연속(6월 9일∼7월 23일) 9조 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기간 ‘셀 코리아’ 기록을 세웠다. 비록 지금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으로 위기에 대비한 방파제를 든든히 쌓아놨지만 외국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인 것처럼 한국에서 돈을 빼내 선진국의 안전 투자처로 옮기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충격이 더 커 통화가치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를 향해 곤두박질치는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는 것도 7년 전과 같은 모습이다. 당시엔 원자재 투기로 인한 버블(거품)이 무너진 게 폭락의 주된 이유였다면 지금의 유가 하락은 중국 등 세계 경제의 부진으로 자원 수요가 급감한 결과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훨씬 크다. 이 때문에 러시아,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위기설 근거 없다” 진땀 해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위기설이 등장하고 정부가 이를 진화하는 데 진땀을 흘리는 양상 역시 7년의 시차를 두고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는 한국을 위안화 변동에 가장 취약한 국가 10개국(‘Troubled 10’) 중 하나로 지목했다. 또 미국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9월에 세계경제에 핵폭풍이 불어 닥친다는 내용의 ‘9월 위기설’ 역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채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주말과 24일에 잇달아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 마련, 외신과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설명회 개최 등으로 대체로 한국 금융시장이 외부 충격에도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시장의 내성을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이런 긴박한 대응은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에도 외국인의 채권 만기가 일시에 집중된다는 ‘9월 위기설’이 있었고 외신들은 “한국이 ‘검은 9월’로 가고 있다”(영국 더 타임스) 등 자극적인 기사로 시장 불안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금융사들의 불신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도 외국의 투자은행 본사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그렇게 많다는 정부 발표를 믿어도 되느냐’며 한국 지점에 문의 전화를 걸어오는 일이 잦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위기의 불쏘시개’ 될 수도 전문가들은 “시장이 해외 변수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은 있지만 이를 가볍게 흘려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달러를 구하지 못해 ‘외화난’에 시달려야 했던 2008년과 달리 지금 한국은 당장 외환위기를 걱정할 정도로 금융시장 상황이 급박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국발 쇼크가 수출 및 실물경기를 억누르는 와중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빚이 많은 가계 부문에서 더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난 수년 동안 세계경제의 불안이 미국에서 유럽, 유럽에서 신흥국으로 옮겨 붙으며 점점 증폭되는 양상”이라며 “위기론의 사실 여부를 떠나 ‘별 거 아니다’며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한 상황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이어온 한국은 실물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돼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모든 금융위기는 누군가가 빚을 못 갚는 ‘신용 리스크’가 있어야 생기는데, 지금은 그 정도의 위기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주애진 기자}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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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동요없는 국민들… 금융시장은 출렁

    큰 동요는 없었다. 지나칠 만큼 차분했다. 북한이 서부전선에 기습 포격 도발을 감행한 다음 날인 21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풍경이었다. 이날 북한은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접경지역 주민에 국한된 얘기인 듯했다.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심각한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는 걸까. 21일 서울역과 재래시장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승객과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학교나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주말을 앞두고 다소 들떠 있을 뿐 북한의 도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와 같은 극성스러운 생필품 사재기 같은 현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의식이 성숙해졌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온라인에서는 과격한 주장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온한 거리 분위기와 달리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국면에 빠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로 마감해 2013년 8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6.3% 폭락했다가 4.52% 내린 627.05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9.9원 급등한 달러당 119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3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 시장-마트 북적, 유흥가도 “불금”… 의식 성숙? 안보 불감? ▼北도발, 동요없는 국민들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이튿날인 21일 휴전선 인근은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였지만, 국민은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과거와 다른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지나친 차분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한이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강경 대치하고 있는 상황 속에 동아일보는 이날 대한민국의 단면을 시간대별로 취재했다.○ 대피소는 초긴장 vs 북적거리는 시장 낮 12시경.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방공대피소에는 뜬눈으로 밤을 새운 주민 40여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앞서 오전 1시경 추가로 내려진 긴급 주민대피령 때문인지 불안감이 한껏 고조된 모습이었다. 창문이 없는 대피소 안은 더운 기운과 습기가 가득했다. 어른들은 연방 부채질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북한 관련 뉴스를 챙겨봤다. 주민 이명록 씨(68)는 “북한이랑 가까운 이 동네에 50여 년간 살면서 총소리를 워낙 자주 들어 이골이 났지만 이번처럼 대피소에서 초긴장 상태로 밤을 보낸 건 처음”이라며 불안해했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뒤엉켜 북새통이었다. 사물놀이패가 꽹과리와 소고 등을 치며 골목으로 들어서자 몇몇은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했다. 광장시장에서 40년째 먹거리를 팔고 있다는 이희순 씨(65·여)는 “예전에 북한에서 귀순한다며 비행기가 넘어올 때는 사람들이 꽤 웅성거렸다”며 “요즘은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어차피 시장에 올 사람들은 다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리쯔민 씨(21·여)는 “한국에 오자마자 북한이 공격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지만 한국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길래 정해진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 1시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2층 로비에는 60여 명이 앉아 있었다. TV에서는 북한 도발 관련 속보가 계속 이어졌지만 집중하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TV를 지켜보던 허모 씨(76)는 “(북한이 예고한) 내일 오후 5시 전에 선제공격을 하자”고 호전적인 주장을 폈다. 하지만 로비에 있던 대다수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등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비슷한 시간 서울역 1층 로비 풍경도 영등포역과 비슷했다. 대구 고향집에 간다는 대학생 임모 씨(26)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겠지만 시민들이 너무 요란스럽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던 경원선 백마고지역행 열차 1편과 경의선 도라산역행 열차 1편 등 두 대의 운행을 취소했다.○ “과도한 불안감은 자제” vs “‘불금’ 분위기 문제”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 아직 방학 중이어서 교정은 비교적 한산했다.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정치외교학과 2학년 곽서연 씨(20·여)는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인지 실제 전쟁이 발생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 중인 이모 씨(21)도 “전쟁이 일어난다면 예비군의 의무를 다하겠지만 지금으로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시간 연천군 중면 민방공대피소에는 구호물품이 속속 도착했다.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 주민들은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쌀밥과 닭곰탕, 호박나물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쌓이는 구호물품에 주민들은 오히려 현 상황이 장기화될까 봐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 박점규 씨(55)는 “늦은 여름휴가를 연천으로 오려 했던 사람들이 취소할까 봐 걱정이다. 안보의식 고취도 좋지만 과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연천군 등에 내려진 주민대피령은 오후 6시에 해제됐다. 서해5도 주민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평도 주민 김하성 씨(45)는 “북한이 무차별 공격을 엄포하고 있어 혹시나 국지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5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정상 운항했지만 탑승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재기 현상도 눈에 띄지 않았다. 오후 5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거리에는 평소처럼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식당, 술집, 클럽 등에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러한 분위기가 오히려 우려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택시운전사 박모 씨(56)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불금 잘 보내라”고 하자 화를 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불금’이라는 말을 꺼내는 건 문제가 많다. 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다 다리가 잘린 군인을 떠올린다면 차마 못할 얘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에선 하루 종일 격론 벌어져 길거리의 차분한 분위기와 달리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격한 의견이 오갔다. 불경기에 고통받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전쟁을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트위터 이용자 @dkak****는 “통일 따위 하지 말고, 총알받이라도 해줄 테니까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인터넷 괴담 유포도 여전했다. 20일에는 대학생 김모 씨(24)가 국방부 명의로 허위 징집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카카오톡’에 유포했다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가족과 남자친구를 군에 보낸 여성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안감을 쏟아냈다. 부사관 남편을 둔 한 누리꾼은 “밤새 고생하는 신랑 때문에 마음이 아픈데 다른 사람들은 국가안보에 너무 무관심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이러한 반응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차분함의 이면에는 갈등 관계인 북한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상황에서 불안이 커지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도 있다. 의도적으로 전쟁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심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발은 있었지만 확대되지는 않았고 정부가 국민을 향해 어떤 행동을 취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지도 않았는데 별도 행동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국민들 사이에는 한중 관계나 주한미군의 주둔, 우리 군의 전쟁 억제력 등을 고려한다면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으리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며 “전쟁을 하자는 일부 젊은이들의 반응도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섭섭함을 극단적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강홍구 / 박창규 kyu@donga.com·유재동 기자연천=유원모 / 인천=황금천 기자}

    •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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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변수에 우는 증시, 北이 뺨 때려… 코스피 2년만에 최저

    가뜩이나 불안한 행보를 보이던 금융시장이 예기치 못한 북한발(發) 충격까지 받으며 심하게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북한 변수’는 단기 악재이자 미풍으로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급락, 미국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 등 해외의 다른 위험요인들과 결합하면서 순식간에 초특급 태풍으로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과 미국, 유럽 증시가 연일 동반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은 21일 일제히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다른 악재와 결합해 이례적으로 큰 충격 한국의 금융시장은 그간 북한 리스크가 갑작스럽게 불거져도 학습효과와 내성 때문에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여 왔다.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때에는 다음 거래일에 코스피가 0.3% 하락했지만 이후 나흘간 1.8%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때에는 발표 당일 주가가 3% 이상 급락했지만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았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2014년 3월 서해안 해상사격 때도 충격이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금융시장이 유독 큰 충격을 받은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북한의 도발 양상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남한 내륙에 대한 포격이 처음인 데다, 북한이 제시한 데드라인이 22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건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주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앞으로 북한의 기념일인 9·9절, 쌍십절 등을 계기로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며 “북한이 얼마나 더 도발할지 모르는 탓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악재가 뒤섞이면서 충격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날(21일) 일본 등 아시아 증시의 하락 폭이 우리보다 더 컸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 변수와 국내 금융시장 충격의 인과관계가 분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외국인투자가 대상 설명회 열 계획” 정부당국은 북한 변수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을 거론하며 시장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대책을 강구하는 등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정부는 21일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오늘부터 관계기관 중심으로 합동점검대책반을 구성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과 한은도 각각 이날 오전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에 대응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의 변동성지수(VKOSPI)는 21일 전날보다 24% 급등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국의 국가부도확률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당초 이날 오후 경주 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실크로드 경주 2015’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북한 사태가 간단치 않다고 판단해 일정을 취소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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