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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의 화웨이 보이콧 동참 요구에 가장 곤혹스러운 건 LG유플러스다.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의 30%를 화웨이 장비가 차지하고 있고 아직 초기 구축 단계인 5세대(5G)망도 같은 비중으로(완성 단계 기준)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유플러스 주가는 전날보다 6.35% 하락한 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은 SK텔레콤, KT는 각각 0.79%, 0.55% 하락하는 데 그쳤다. LG유플러스는 진퇴양난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장비업체를 교체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이미 화웨이 장비로 구축된 LTE망과 5G망의 연동성 문제 때문에 해당 장비들을 교체하려면 LTE망 전체를 재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통신장비 외에도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KT가 지난해 10월 발매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재고가 소진되면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T는 “검토한 적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미국의 화웨이 배제에 동참하는 것이 단순히 LTE,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과 금융기관, 지자체 시설 등 곳곳에 구축돼 있는 내부 유선망에 화웨이 장비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업과 공공기관 내부 유선망의 3분의 1이 화웨이 장비와 직간접으로 관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 미국의 압력이 있다 해서 이를 통째로 들어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곽도영 now@donga.com·이건혁·강승현 기자}
코스닥지수가 1% 넘게 하락하며 4개월 만에 700 선 밑으로 내려갔다. 전날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23일 전날보다 10.04포인트(1.42%) 하락한 696.8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700 선 밑으로 내려간 건 올해 1월 23일(695.63)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87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5.27포인트(0.26%) 내린 2,059.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비중이 큰 바이오 업종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4.24% 하락했으며 신라젠(2.28%), 헬릭스미스(5.13%), 코오롱티슈진(9.85%) 등 바이오주(株)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챙기겠다고 천명한 지 하루 만에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정부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투자전용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2조 원 이상, 연구개발(R&D)에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 이상을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세포 성분이 바뀐 것으로 밝혀진 코오롱생명과학의 신약 ‘인보사’ 파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확대 등도 바이오 관련 종목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대규모 투자 정책을 내놨음에도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는 건 정부는 물론이고 바이오 종목에 대한 실망과 불안이 쌓여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 국무부의 화웨이 보이콧 동참 요구에 가장 곤혹스러운 건 LG유플러스다.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의 30%를 화웨이 장비가 차지하고 있고 아직 초기 구축 단계인 5세대(5G)망도 같은 비중으로(완성 단계 기준)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유플러스 주가는 전날보다 6.35% 하락한 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은 SK텔레콤, KT는 각각 0.79%, 0.55% 하락하는데 그쳤다. LG유플러스는 진퇴양난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장비사를 교체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이미 화웨이 장비로 구축된 LTE망과 5G망의 연동성 문제 때문에 해당 장비들을 교체하려면 LTE망 전체를 재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2일(현지 시간) 미 상원의원들이 지역 통신사들이 채택한 화웨이 장비를 타 업체 장비로 대체하는 법안을 발의하자 통신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장비 외에도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KT가 지난해 10월 발매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재고가 소진되면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T는 “검토한 적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는 한 국내 사업자가 선제적으로 단말기 판매를 중단할 유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 단말기는 통신3사 중 KT와 LG유플러스만 정식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의 화웨이 배제에 동참하는 것이 단순히 LTE,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과 금융기관, 지자체 시설 등 곳곳에 구축돼 있는 내부 유선망에 화웨이 장비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업과 공공기관 내부 유선망의 3분의 1이 화웨이 장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 미국의 압력이 있다 해서 이를 통째로 들어 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스닥지수가 1% 넘게 하락하며 4개월 만에 7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전날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23일 전날보다 10.04포인트(1.42%) 하락한 696.8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올해 1월 23일(695.63)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87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5.27포인트(0.26%) 내린 2059.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비중이 큰 바이오 업종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4.24% 하락했으며 신라젠(2.28%), 헬릭스미스(5.13%), 코오롱티슈진(9.85%) 등 바이오주(株)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챙기겠다고 천명한지 하루 만에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정부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투자전용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2조 원 이상, 연구개발(R&D)에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 이상을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세포 성분이 바뀐 것으로 밝혀진 코오롱생명과학의 신약 ‘인보사’ 파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확대 등도 바이오 관련 종목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대규모 투자 정책을 내놨음에도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는 건 정부는 물론 바이오 종목에 대한 실망과 불안이 쌓여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20일 귀금속 매장이 밀집한 서울 종로3가. 부산의 한 사업체에 다닌다는 A 씨(62)가 부인과 함께 한 금은방에 들어섰다. 이날 하루 휴가를 내고 이곳을 찾은 A 씨는 1700만 원에 금괴 80돈(한 돈은 3.75g)을 산 뒤 여행용 가방 안쪽에 집어넣었다. “당분간 경제가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하네요. 원-달러 환율도 어찌 될지 몰라 차라리 금괴 실물을 사서 보관하는 게 제일 안전한 것 같습니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미중 무역 전쟁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 자금이 금, 미국 달러,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은 물론이고 중산층도 수익률을 노린 투자보다 자기 재산을 지키는 방어적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20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시중에서 매매된 순금 현물은 180kg으로 집계됐다. 금괴 수요가 크게 늘면서 약 2주 만에 지난달 전체 판매량(177kg)을 뛰어넘었다. 1월만 해도 월간 판매량이 53kg에 불과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는 “금값이 g 당 4만 원대 후반으로 상당히 올랐음에도 이처럼 금 거래가 늘어난 건 차익을 노린 투자라기보다 자산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공급량 부족으로 금괴 판매가 중단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달러화 등 기축통화 자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달러화 정기예금은 한 달 만에 약 2억 달러 늘었다. 은행과 증권사에는 미국 달러화로 표시된 금융 상품은 물론이고 달러 현찰을 사놓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200원대를 뚫고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 금융시장이 침체되면서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 쉽게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진다. 국내에 있는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원화의 경쟁력도 낮아지고 그만큼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안전자산 선호가 장기화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기업과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건혁 gun@donga.com·남건우 기자}

50대 전문직 이모 씨는 지난달 예금과 국내 주식 8000만 원어치를 팔아 달러 정기예금에 3만 달러를 넣었다. 이어 미국 주식과 국채에 3만 달러를 투자하고 남은 1만 달러는 현찰로 받아 개인 금고에 보관했다. 이 씨는 “지금 한국에 투자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 가급적 해외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경제 부진과 시장 불안에 지친 투자자들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강화된 대출 규제 등으로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일단 수익률은 낮더라도 안전하게 파킹(주차하듯 박아 넣는다는 의미)할 수 있는 투자 피난처로 옮겨 간다는 해석도 나온다. ○ 수요 폭증에 금괴 부족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은 수요가 크게 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금괴 제조사가 물량을 맞추지 못해 13일부터 10g짜리와 100g짜리 금괴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도 이달 들어 10g짜리 금괴가 매진돼 급하게 물량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약 300만 원을 들여 10g짜리 금괴 6개를 구입한 주부 이모 씨(48)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조정) 이슈도 있다 보니 소액이라도 실물을 사는 게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0만 원 안팎인 10g짜리가 다 팔렸다는 건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중산층 수요도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수호 한국금거래소 매니저는 “금값 상승보다는 경기 침체를 걱정하며 구입한 경우가 다수”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달러를 찾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연초 1120원 선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1190원대까지 치솟았다. 최정욱 미래에셋대우 울산WM2영업본부 프라이빗뱅커(PB)는 “투자자들은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 달러화를 사들이고 있다”며 “원화로 살 수 있는 국내 기업 주식은 지금 수익률이 부진한 편이지만 미국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으면 세계 어디든 투자할 수 있고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펀드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채권형 펀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17일까지 국내 채권형 펀드에 6조 원 가까운 돈이 몰렸고 해외 채권형 펀드에도 1조 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반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1조5000억 원이 빠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상통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상통화는 비록 안전 자산은 아니지만 부동산 증시 등 기존 투자처의 대안이나 포트폴리오의 분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20일 오후 7시 현재 비트코인 시세(업비트 기준)는 952만 원으로 연초 300만 원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세 배가량으로 치솟았다.○ 미국 달러, 채권형 펀드 인기… 한국 경제 못 믿어 이 같은 투자 패턴 변화의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미래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성장률이 1분기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수출 등 거시지표가 바닥을 기면서 원화 가치는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현 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도 페이스북에 “경기 침체가 시작돼 가파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며 경제위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을 언급하면서 “그때 경제부총리가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했는데 요즘 최고위 당국자들이 쓰는 용어를 들으면서 그때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경고했다. 리디노미네이션 얘기가 나오면서 최근 금값이 오르는 것도 그런 현상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일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리디노미네이션 검토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며 재차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장은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 낮은 잠재성장률 등 그동안 가려져 있던 한국 경제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부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건혁 gun@donga.com·남건우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국 증시가 이달 들어 주요 20개국(G20) 중 4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국내 경기가 위축된 데다 주요 기업의 실적마저 악화되면서 무역전쟁의 당사국인 미중보다도 한국 증시가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는 지난달 말 대비 17일까지 6.71%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G20 국가 증시 중 인도네시아(9.74%), 터키(9.03%), 사우디아라비아(7.33%)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대외 변수에 취약한 대표적 국가이며 터키는 금융위기 가능성 탓에 약세를 보였다. 반면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은 6.37% 하락해 한국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미국은 3.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에선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달에만 10% 넘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수출 대기업 주가도 10%에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다고 발표한 5일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약 25%가 1분기(1∼3월) 영업적자를 냈으며 수출 비중이 높은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에만 1조269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여기에 원화 가치 약세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달 초 116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해 17일 종가 기준으로 1195.7원까지 올라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경제가 반등할 만한 요인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비중 축소도 예정돼 있다”며 “외국인 자금 이탈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 코스피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가 1% 넘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원을 넘어섰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5.09포인트(1.2%) 하락한 2,067.6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올해 최대인 4682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셀(sell) 코리아’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간에 약 1조5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1.65% 하락한 717.59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최장 6개월 연기할 것이란 소식에 상승 출발했으나 곧바로 미중 간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2.35%) SK하이닉스(―3.49%) 등 시총 상위 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의 ‘팔자’ 행진에 환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1191.5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90원 선을 넘은 건 약 2년 4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은 이날 “환율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타깃 데이트 펀드(TDF)의 설정액이 1조6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연금 시장의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번 가입하면 연령에 맞춰 투자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고 퇴직연금 평균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내세워 노후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TDF 운용 설정액은 1조6116억 원에 이른다. TDF 시장 규모는 2016년 말 654억 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자금이 모여들면서 2년 5개월 만에 약 25배 가까이 커졌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상품을 가리킨다.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국내외 주식은 물론이고 채권, 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국내 8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달 말에는 교보악사자산운용도 TDF 판매에 뛰어들 예정이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이 6043억 원으로 TDF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095억 원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분산 투자의 필요성도 커졌다.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 제한돼 있다 보니 TDF가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9%에 이른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5.5%)보다는 낮지만 연금 가입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국내 주식형(1.8%) 및 국내 채권형(1%)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 때문에 고민인 금융당국도 TDF 시장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1.01%이며 최근 5년간(2014∼2018년) 연 환산 수익률도 1.88%에 그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 퇴직연금의 TDF 편입 비율 한도를 70%에서 100%로 확대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립금 전액을 TDF에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90.3%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쏠려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가입자들이 자발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공모펀드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TDF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공격적인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 시장은 계속 위축되는 반면에 TDF는 퇴직연금 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가입자들이 한번 펀드를 선택하면 수년 동안 유지할 확률이 높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TDF가 퇴직연금 상품의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판매 중인 TDF 대부분은 해외 자산운용사 상품을 들여와 재판매하는 구조”라며 “운용사들이 자체 개발하고 운용하는 역량을 키워야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낮추고 손실 가능성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원화 가치가 주요 신흥국 가운데 사실상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계속 주고받으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수출 등 실물경제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3.72% 떨어졌다. 주요 신흥국 중에는 정치 불안과 외환보유액 부족에 시달리는 터키(―7.4%)에 이어 하락폭이 두 번째이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아르헨티나(―3.49%)보다 더 떨어졌을 뿐 아니라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 위안화(―1.7%)보다 낙폭이 배 이상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10일(현지 시간)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자 장중 1180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은 물론 미중 무역갈등이지만 그보다는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가 시장에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가 1분기(1∼3월) 마이너스(―0.3%) 성장률을 낸 데다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나오는 등 실물경제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우려까지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당국도 시장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12일 금융감독원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13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내외 사정으로 환율이 오르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내부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은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쏠림 등 이상 징후에 대해선 늘 대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선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위안화 절하를 선택하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환율 움직임이 앞으로는 조금씩 안정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더 위축되는 결과가 이어진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우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에 연쇄적으로 피해가 올 수 있다. 만약 두 나라의 분쟁이 격화돼 세계 경제 자체가 가라앉을 경우 중간재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의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과 UBS 등 투자은행들은 무역 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향후 1년 동안 0.2∼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본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비중은 38.9%로 대만(40.6%) 다음으로 높다. 이미 1분기 한국의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었다. 한국무역협회는 “전자부품, 철강, 화학제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기업의 투자 지연 등 간접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50대 사업가 이모 씨는 2억 원을 투자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근 1년 만에 조기 상환된 뒤 고민 끝에 ELS에 재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이 씨는 “최근 증시가 불안해 조기상환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 수익률도 4%대 수준에 불과해 굳이 위험한 ELS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년간 ‘중위험 중수익’의 대표 주자로 군림하던 ELS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조기 상환에 실패한 사례가 속출했고 올해도 주요국 증시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자 손실 위험이 큰 ELS 투자를 기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원화와 외화로 표시된 ELS와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미상환 잔액은 74조56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59조5413억 원)보다 약 25% 늘어난 것이다. 미상환 잔액이 크게 늘어난 건 지수형 ELS가 주로 편입하는 미국, 홍콩, 유럽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조기 상환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발행된 ELS의 약 80%가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홍콩 H지수는 지난해 1월 13,000 선 중반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올해 초에는 10,000 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ELS는 대부분 3년 만기로 발행되며 6개월마다 중간평가를 해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중도 상환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투자자 대부분은 6개월 내지 1년 정도 단기 투자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ELS에 투자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조기 상환이 미뤄지는 사례가 늘어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각국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ELS 신규 발행 규모도 19조8000억 원대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해 들어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ELS 투자를 피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익률이 과거보다 못한 것도 ELS 투자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ELS의 연간 수익률이 5%를 상회했지만 최근에는 4% 중후반이 대부분이다. 2016년 초 홍콩 H지수 폭락 사태로 원금손실 구간(녹인·knock in)에 들어선 ELS가 많아지자 각 증권사들이 손실 위험을 줄이는 대신 수익률도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상규 신한PWM 프리빌리지 강남센터 PB팀장은 “해외 채권이나 부동산 펀드, 배당주 등 연 4%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위험은 낮은 대안 상품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 굳이 ELS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LS를 판매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조기 상환 주기를 조정한 새로운 구조의 ELS를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통상 3년인 ELS 만기를 1년으로 단축하고 중간평가 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줄인 ELS를 선보였다. KB증권은 투자 후 1년 이내에 조기 상환 기회를 5번 집중 배치하는 상품을 내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사진)이 한국 경제가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저물가 현상을 타개하고 경제에 활력을 주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위원은 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0%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축소 순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물가가 너무 높은 것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지나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며 한은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 조 위원은 금통위 내에서도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힌다. 조 위원은 금통위가 2017년 11월과 2018년 12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을 때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 위원은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금리가 연 0%에 가깝게 하락해 전통적인 금리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조 위원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극히 낮다.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1분기(1∼3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9개월 만의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12억5000만 달러로 2012년 2분기(4∼6월·109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다. 이 기간 수출액(1375억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수입액(1178억9000만 달러)은 7.6% 각각 줄었다. 수출도 줄었지만 완제품 생산용 중간재 수입도 감소해 간신히 경상수지 흑자를 맞추는 ‘불황형 흑자’ 패턴을 보였다. 한은은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데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석유 제품 수출도 함께 줄었다”고 밝혔다. 4월에는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국제유가 상승과 기업 배당소득 해외 송금 수요까지 더해져 경상수지가 적자가 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월 중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 혹은 적자에 머물 가능성이 있지만 향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글로벌 경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더 악화하면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우선협상대상자에 각각 국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롯데그룹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롯데손보는 국내 손해보험 전체 시장에선 9위이지만 퇴직연금 분야에선 2위다. 퇴직연금 운용자산이 6조5000억 원에 이른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닷컴 등에 속한 롯데멤버스 회원 771만 명의 유통 빅데이터를 갖고 있는 게 강점이다. 이날 선정 결과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롯데카드 매각 초기에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가 필요한 하나금융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이후 본입찰에서는 가격을 높게 쓴 것으로 알려진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매수 대상인 롯데카드 지분 80%에 대해 약 1조4400억 원을 제시해 가격 면에서 경쟁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이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롯데손보 우선협상대상자인 JKL파트너스도 인수 대상인 지분 58.2%에 대해 경쟁자들보다 높은 약 4300억 원을 써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입찰가 외에도 비가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했다. 향후 롯데가 롯데카드를 되사기 위해 사모펀드에 회사를 잠시 맡겨둔 것(파킹)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롯데 측 관계자는 “100% ‘진성 매각’이다. 어떤 옵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운용사다. 토종 PEF 운용사 중에선 MBK파트너스에 이어 업계 2위다. 지난해 SK해운, SK엔카 등 SK그룹 자회사를 차례로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JKL파트너스는 2015년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는 “1년 넘게 손해보험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 롯데손보가 가진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의미 있게 성장시킬 전략을 갖고 있다”고 했다. 롯데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들과 13일까지 계약을 마칠 예정이다. 주식매매계약이 이루어진 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까지 거치면 매각 작업은 약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끝나면 롯데는 지주사 체제 완성을 통한 ‘뉴롯데’ 건설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롯데케미칼을 지주사에 편입시키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지주체제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이건혁 gun@donga.com·염희진 기자}

2일(현지 시간) 이란산 원유 수출의 전면 봉쇄에 나선 미국이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 수출 차단 등을 위해 기업 및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달러 자금줄을 바짝 조여 새로운 핵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판 ‘최대한의 압박 작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이날 미국 관리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 공급원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를 하는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더 공격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은행과 기업에 대한 새 제재는 이란의 싱가포르에 대한 석유화학제품 판매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비재 판매 등을 포함한 무역을 봉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란이 새로운 핵과 안보협정에 이르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부여했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를 종료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제재가 시행된 후 이란의 원유 수출은 100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에서 원유에 이은 이란의 2대 수출품목인 석유화학 제품의 해외 판로까지 막히면 이란 정부의 달러 자금줄이 마르고 통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이란 정부는 2015년 당시 “190억 달러 규모였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2021년까지 360억 달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정부 등에 “대이란 제재 회피를 돕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을 거래하는 외국 기업이나 이를 중개한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는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또 이란의 금 등 귀금속 거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과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령회사와의 외환 거래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또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종료 이전 계약 물량에 대해 예외적으로 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백악관이 중국과 무역협상 및 대북 제재의 강력한 이행 등을 중국 및 인도 정부와 협상하는 동안 추가적 외교 마찰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한 첫날 국제 유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 상승 및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준비 발언 등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81%(1.79달러) 내린 배럴당 61.81달러로 마쳤다. 유가가 62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한 달 만이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이건혁기자 gun@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도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당장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지만 현재 경제 여건과 정부 및 시장의 기대에 따라 언제든지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압박에도 미 연준 금리 동결 미 연준은 1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FFR)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건강한 경로를 계속 따라가고 있다. 위원회는 현재의 정책 기조가 적합하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결과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낮아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내비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를)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만한 강력한 근거가 안 보인다”며 “현재의 저물가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금리를 내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사항과 거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OMC 직전인 지난달 30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금리를 약간 내리고 약간의 양적완화를 한다면 (미국 경제가) 로켓처럼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연초 물가수준 역대 최저, 한은 고민 깊어져 연준의 동결 결정에 따라 한은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 ―0.3% 역성장을 하자 현행 1.75%인 기준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IMF 조사단과 아세안+3의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한국은 완화적 기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내비쳤다. 경기가 부진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도 바닥을 기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오르며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4월 누계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5년 이후 가장 상승폭이 적었다. 그러나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1일 “현재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4∼6월)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넘어서지 못하면 한은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세종=김준일 기자}
대신자산운용은 일본 업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 ‘대신 저팬 하임 부동산 투자신탁 3호’를 판매한다고 2일 밝혔다. 이 펀드는 도쿄 남부 시나가와구 ‘캐널 사이드 빌딩’을 자산으로 하며 임대소득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으로 수익을 낸다. 이 빌딩은 현재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가 사용 중이다. 건물 매입 가격은 2000억 원이며 이 중 800억 원을 펀드로 조성한다. 모집은 13일까지다. 만기 3년으로 중도 환매는 안 된다. 대신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에서 가입할 수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하고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플랜 예스 해외주식 적립식 서비스’를 2일 내놨다. 투자자가 가입한 금액에 맞춰 해당 주식을 정기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미국 애플 주식에 매달 5만 원을 투자하라고 지정하면 회사는 0.01주 단위로 5만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수점 단위 매매가 가능한 미국 주식 25개 종목과 미국 증시의 36개 상장지수펀드(ETF)가 서비스 대상이다. 수수료는 거래 금액의 0.1%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4월 한 달 동안 한국 원화 가치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금융위기설이 돌고 있는 터키 다음으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각국 통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곤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원화 가치 하락폭이 큰 건 한국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2.9% 하락했다. G20 국가 중 정세가 불안정하고 외환보유액이 급감해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터키(―6.78%)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률이 가장 크다. 3월 말 1135.1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168.2원까지 올랐다. 터키와 함께 금융시장이 불안한 아르헨티나(―2.15%) 정도만 한국과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을 뿐 일본, 중국, 브라질 등의 통화 가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은 공통적으로 강(强)달러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둔화 수준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경기 부진에 대한 압박으로 원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수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8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원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긍정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이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환율 급등은 지난달 말 발표된 1분기 성장률(―0.3%)이 ‘쇼크’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본격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외 기관들의 성장 전망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ING그룹과 일본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미국 JP모건, 영국 바클레이스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2%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퍼지자 정부는 좋은 경제 지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총력 방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고 거시 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고 30일에도 “청년고용률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정부 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현재로서는 성장률 목표치(2.6∼2.7%)를 하향 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한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현재 시장에서 원화로 표시된 각종 채권과 원화 선물은 ‘쇼트 포지션’(하락을 예상하고 내다파는 것)에 쏠려 있다. 원화 관련 상품의 매도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수출 부진에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겹치면서 2012년 5월 이후 7년 가까이 이어져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되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자금이 추가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수출 감소세도 장기화되는 국면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5개월 연속 줄고 있다. 한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13.5% 줄었고 수출 3, 4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도 각각 5.7%, 2.6%씩 감소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