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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9차 협상이 열리는 중국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힐턴호텔에서 6일 오후 우리 측 협상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제주지역의 주력 농수산물 양허 제외와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 간담회에는 우근민 제주지사가 참석했다. 이번 9차 협상은 초민감 품목에 대한 양허안과 상대방에 대한 양허·개방 요구안을 교환하기로 하는 등 제주도로서는 1차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 우 지사는 정부 협상관계자를 대상으로 제주지역 주력 농수산물 11개 품목을 양허 제외 대상에 반영해주도록 요청했다. 11개 품목은 감귤을 비롯해 감자 양파 마늘 양배추 무 당근 브로콜리 등 농산물과 양식광어 갈치 참조기 등 수산물이다. 제주도는 중국산 채소류가 들어오면 월동 무, 브로콜리, 당근 등 겨울철 국내 월동채소 공급의 85%를 차지하는 제주지역 산업기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개 품목이 무너지면 균형 상실로 연쇄 붕괴가 우려된다. 농산물 피해 예상액은 연간 5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제주지역 수산물 생산액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갈치 참조기 양식광어 등이 양허에 포함되면 연평균 1053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서도 건의했다. 제주도 주변 및 동중국해 해상은 우리나라 해역의 24.4%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근해어선 80%가 조업을 하고 있는 곳이지만 중국 어선이 집단 조업하고 있는 해역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실효적 처벌, 분쟁해결 대책, 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에 말을 타고 자연경관을 즐기는 승마 관광길 등 다양한 말 관련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주를 ‘말산업특구’로 지정함에 따라 올해부터 2017년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테마별 승마 관광마로와 조련 및 승마 거점센터 조성, 관광마차 운행 등 말 산업 진흥계획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35개 사업에 1142억 원이 투자된다. 이 진흥계획에 따르면 승마 애호가들이 말을 타고 자연경관을 즐기며 생태치유를 경험하는 등 테마별 승마 관광마로 3개 구간 100km를 만든다. 마로에는 터미널과 마사, 계류장, 말 샤워실 등 부대시설과 제주마 역사문화전시관을 갖춘다. 제주 지역에서 생산한 말을 경주마, 승용마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말 조련 및 승마 거점센터를 설치한다. 해안도로와 도심지 등 주요 관광지에 관광 역마차를 운행한다. 조선시대 국립목마장이었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등지 옛 잣성(목장 경계용 돌담) 1.5km를 복원해 제주마 역사탐방길로 활용한다. 제주도는 말 산업 연관 제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대학 및 고교 등을 육성하고 국제 수준의 말 축제와 박람회 개최를 추진한다. 말고기와 관련해 차등 가격제 도입, 전문 판매점 개설, 비육 전문 농가 육성 등으로 말의 소비를 다양화하고 말 질병 선진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진흥계획을 추진하면 말 산업 관련 매출액이 2012년 1306억 원에서 2017년에는 2200억 원으로 늘어나고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 지역 말 사육농가는 지난해 말 현재 1019농가로 사육두수는 제주마(일명 조랑말) 1845마리, 서러브레드(경주마의 일종) 4874마리, 제주산마(제주마와 서러브레드 교잡종) 1만2968마리 등 1만9687마리에 이른다. 제주 지역은 초지 면적이 1만7144ha로 전국 초지 면적 3만7675ha의 45.5%에 이를 정도로 넓으며 국내 경주마의 70%가량을 생산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인구가 지난해 6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앞으로 5년 이내에 7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주지역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60만4670명으로 전년 대비 1만2221명이 증가해 사상 최대 증가율(2.06%)을 기록했다. 제주지역 인구는 1987년 50만 명을 돌파한 후 60만 명이 될 때까지 26년이 걸렸다. 하지만 2010년 이후 3년 동안 2만7448명이 늘어났고 특히 지난해에만 1만2221명이 증가했다. 이 같은 인구 증가 추이가 지속된다면 2018년에는 70만 명 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2009년까지 연간 0.4% 내외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0년 1.6%, 2011년 1.1%, 2012년 1.6% 등 1% 이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제외한 순유입인구는 2010년 437명에서 2011년 2342명, 2012년 4873명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입자는 고향을 떠났다가 귀향한 사람들, ‘올레 열풍’으로 제주에 새롭게 보금자리를 마련한 30, 40대 등이 대부분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과 가정에서 부담하는 특별활동비 등을 무더기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조금이나 특별활동비 등 7억5700만 원 상당을 부정 수령한 어린이집, 유치원 등 33곳 원장 30여 명에 대해 사기와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귀포시 H어린이집 원장 김모 씨(49·여)는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보육교사와 운전사를 고용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 5380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김 씨는 또 다른 어린이집을 설립해 운영하다 원생이 없어 폐원한 뒤에도 교사 1명과 원생 7명을 허위 등록해 보조금 1억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처럼 있지도 않은 운전사와 취사인력을 고용한 것처럼 속여 1억 원 상당을 가로챈 어린이집 6곳을 적발했다. 영어, 음악, 체육 등의 외부강사를 위해 학부모에게서 받는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받은 뒤 차액을 가로챈 어린이집도 수사 중이다. 제주시 J어린이집 원장 김모 씨(41·여)는 2010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영어 특별활동비 매월 1인당 4000원을 5000원으로 부풀려 학부모들에게 받아 1664만 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다른 어린이집과 유치원 29곳도 2010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특별활동비 5억3036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허위 영수증을 지급하는 등 협조한 업체와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영호 수사2계장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3년 동안 범행만을 적용했고 92곳 가운데 횡령액이 1000만 원 이상인 33곳에 대해 우선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 일본 등지에서 크루즈 선박을 타고 제주를 찾아 관광과 쇼핑을 하는 크루즈 관광이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올해 국제 크루즈 관광객 수가 지난해 38만600명에서 29.5% 늘어난 50만 명으로 예상된다고 2일 밝혔다. 이탈리아 선적 코스타 아틀란티카호(8만5000t)가 국제 크루즈선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관광객 2000여 명을 태우고 4일 제주항에 입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3척이 모두 250차례에 걸쳐 제주를 찾는다. 세계적 크루즈 회사인 프린세스크루즈가 올해 처음으로 쌍둥이 국제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11만5000t)와 사파이어 프린세스호 등 2척을 제주 노선에 투입한다. 중국 상하이를 모항으로 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연간 7회 기항을 예약했다. 이들 크루즈선은 정원이 2670명으로 18층 빌딩 높이에 카지노, 면세점, 영화관, 미술관, 대극장, 레포츠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아빠, 이렇게 포기해야 하는 건가요?” 2013년 12월 11일 새벽 일본 요코하마 남동쪽 175km 해상에서 표류하던 요트 ‘래티튜즈 애티튜즈(Latitudes Attitudes)’의 표연봉 선장(43)은 침통한 표정으로 일본 해상보안청에 구조를 요청했다. 아들 현(16)은 그런 아버지를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요트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토파일럿(자동조타장치)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작동을 멈췄다. 항해를 도와주는 계기판도 고장이 났는지 제멋대로 움직였다. 》 일본을 거쳐 제주로 돌아가는 마지막 일정을 목전에 두고 10개월 동안의 ‘요트 세일링’을 중단해야 할 위기 상황. 표 선장은 만감이 교차했다. ‘요트를 집어삼킬 듯 달려드는 폭풍우에도 끄떡없이 견뎠는데….’ 표 선장 조카인 정현(17)도 멍하니 흐린 바다를 바라볼 뿐이었다.○ 사선(死線)의 경계에 서다 바다의 공습은 계속됐다. 요트 바닥에는 바닷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 9m가 넘는 파도가 요트를 때릴 때마다 부르르 떨리는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그 충격으로 표 선장은 요트 밖으로 튕겨 나갔다. 요트와 몸을 연결한 끈인 ‘하니스’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죽음의 공포’가 엄습했다. 결국 표 선장은 운항을 포기한 채 선실로 이동했다. 차가운 바닷물 때문에 저체온증까지 찾아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일본 순시선이 도착해 표 선장 일행은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러나 요트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순시선이 이런저런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가 3일 만에 예인을 시작했지만 100여 m 줄에 매달린 요트는 이리저리 흔들리다 시야에서 사라졌다. “예인하는 줄이 끊어졌다”는 연락이 온 직후 요트는 자동 비상위치신호인 ‘이파브(EPIRB)의 울부짖음’을 마지막으로 수장됐다. 미국 마이애미를 출발해 카리브 해를 넘어 태평양을 횡단해 한국으로 돌아오던 요트는 그렇게 표 선장 일행과 작별했다. 이를 지켜보던 현의 머리에는 아버지의 권유로 수없이 봤던 미국 영화 ‘화이트 스콜(White Squall)’이 떠올랐다. 소년 13명이 범선을 타고 파도, 폭풍과 싸우다 무서운 기상현상인 화이트 스콜을 만나 침몰한다는 내용이었다. 표 선장의 요트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심해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철부지였던 현과 정현은 이번 여행에서 강한 체력과 자립심을 얻었다. 표 선장 일행은 주일 한국대사관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 1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012년 12월 18일 인천공항을 떠난 지 1년 하루 만이었다. 손에는 요트에서 탈출하면서 겨우 챙긴 노트북 1대, 위성전화, 여권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바다를 통해 행복, 열정, 그리고 자신감을 배웠다.○ 더 넓은 세상 속으로 전북 군산이 고향인 표 선장은 1997년 S어학원 관리직원으로 제주에 첫발을 디뎠다. 늦은 나이에 한라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다 TV에서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120일간의 항해기’가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중학교 시절 패싸움에 휩쓸렸다가 쇠망치에 머리를 다쳐 두 번의 뇌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어린 시절 바른 길로 인도하는 ‘멘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그였기에 청소년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청소년 교육과 요트를 연결한 ‘요트 탐험대’를 꿈꾼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요트 관련 면허를 따기 위해 제주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요트 활동에 나섰다. 어렵게 가족을 설득해 ‘요트를 해도 좋다’는 동의를 얻었지만 함께 항해할 지원자를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아들 현과 요트 항해를 시도하기로 했다. 광주에 있는 조카 정현까지 합류시켰다. 현은 홈스쿨로 고입 연합고사를 본 뒤였고, 정현은 고교 1년을 중퇴한 상태였다. 표 선장은 항해할 때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현지에서 구하기로 하고 미국 마이애미로 떠났다. 요트를 사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요트를 팔겠다는 유대인을 만났지만 계약금만 받고 종적을 감췄다. 간신히 그의 집을 찾아가 항의하다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소송 직전에야 그 유대인은 요트를 넘겼다. 요트를 수리하고 물품을 준비하는 데 3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완성된 요트 이름을 ‘어떤 위치(환경, 경험)에서도 행동을 하면 달라진다’는 뜻을 담아 ‘래티튜즈 애티튜즈’로 붙였다. 돛 5개를 달 수 있고 길이 12m, 무게 16t가량으로 8인 선실을 갖췄다. 시험 운항을 마치고 3월 19일 오전 1시, 돛을 올렸고 요트는 마이애미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마이애미에서 바하마를 거쳐 자메이카까지 무사히 도착했지만 표 선장의 감정은 폭발했다. 아들의 일처리가 너무 느리고 게을렀기 때문이다. 요트 청소, 돛 정리 등 어느 것 하나 제시간에 마치는 일이 없었다. “이렇게 할 바엔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 표 선장의 불호령에 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현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 표 선장은 “포기한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수치심을 이기고 싶다면 발가벗고 뛰라”고 말했다. 현은 처음에는 농담으로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당장 실행에 옮기라는 표정으로 아들을 재촉했다. 현은 옷을 모두 벗은 뒤 가로등불 사이로 200m가량 떨어진 화장실을 향해 달렸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건 아닐까?’ 현은 불안했고 부끄러웠다.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현이 화장실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을 때 표 선장이 나타났다. 아버지 역시 아들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아들을 따라온 거였다. “실패는 하더라도 포기는 하지 마라, 아들아.” 표 선장은 현을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무풍지대와 맞서다 자메이카에서 파나마로 카리브 해를 건너는 항해가 시작됐다. 10m에 이르는 너울파도가 요트를 덮쳤다. 키 당번을 맡은 현은 산더미 같은 파도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자신도 모르게 키를 놓아버렸다. 다행히 요트는 파도를 타고 위기를 넘겼다. 본격적인 태평양 항해를 위한 워밍업이었다. 파나마에서 태평양 폴리네시아 마케사스까지 7000km에 이르는 37일간의 항해에선 바다 위에 만들어진 ‘스콜’이 요트를 요란하게 흔들었다. 90도 각도로 요트가 드러눕기를 수차례. 180L짜리 식수통 3개가 터져버렸다. 남은 식수로 버티기 위해 밥그릇, 수저, 냄비 등을 바닷물로 씻어야만 했다. 남태평양으로 지나는 적도에서는 그들만의 의식을 치렀다. 목욕을 한 뒤 짜장면, 비빔면, 팬케이크로 푸짐하게 상을 차렸다. 현은 바이올린, 정현은 플루트를 연주하며 ‘무사항해’를 기원했다. 그러나 바다는 표 선장 일행을 계속 시험에 들게 했다. 뒤이어 찾아온 무풍지대. 태평양 한복판에서 바람이 없는 시간에 갇혔다. 4일 동안 오도 가도 못하는 ‘무풍의 감옥’. 요트는 바람 없이는 항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 시간을 즐겼다. 한여름 제주의 바다처럼 잔잔한 망망대해에서 수심 6000m 바다를 향해 다이빙을 하고 낚시를 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낮에는 구름들이 액자사진처럼 펼쳐졌고 밤에는 수많은 별이 쏟아졌다.○ 바다에게서 인생을 배우다 바람이 다시 불면서 항해는 재개됐지만 요트가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 거기에 고막이 찢어질 듯한 천둥과 무시무시한 번개가 내리치기도 했다. 그렇게 도착한 태평양의 섬들은 모험과 만남의 연속이었다. 식인종을 걱정해야 하는 섬이 있는가 하면 ‘코코넛크랩(야자게)’을 잡아 배불리 먹었다. 수십만 마리의 새로 뒤덮인 섬에서 새똥 세례를 받았고, 낚시에 걸린 물고기를 채가는 상어를 잡기도 했다. 피지 주변 섬에서는 교도소에서 악기 봉사를 하고 학교에서 한국어교실을 열었다. ‘야생성’이 살아있는 섬 아이들과 힘겨루기를 하면서 친구가 됐다. 원주민 집을 돌아다니며 숙식을 할 만큼 거리감도 없어졌다. 섬 주민들은 헤어질 때 표 선장 일행에게 코코넛 열매를 한 광주리 싸 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엔진동력 없이 세계를 반 바퀴나 돌아다닌 미국 하와이 청년, 음식을 나누며 일본어까지 가르쳐준 일본인 부부 등 수많은 세일러와 우정을 나눴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만난 이들과의 만남은 타향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줬다. ○ 또다시 꿈을 향한 항해 표 선장 일행은 11개국에 걸쳐 17곳(섬 또는 마리나 포구)에 정박했다. 일본에서 표류할 때까지 2만5000km를 항해했다. 3명이 키, 돛, 음식 등 당번을 밤낮으로 번갈아 맡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처음에는 머리를 긁적이며 외국인에게 말도 못 붙이던 현과 정현은 항해가 본격화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넓은 세상을 몸으로 경험하며 얻은 소득이다. 현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항해 도중 다리, 어깨를 다쳐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한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정현은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해 법조인이 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요트를 조종할 때처럼 누군가 일을 바로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다. 표 선장은 요트를 바다에 내줘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 통장을 탈탈 털어 비용을 마련해준 아내(46·영어학원 강사)에게 면목이 없다. 그래도 그는 그동안 준비한 요트 해양탐험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희망하는 학교 학생을 선발해 일본 나가사키, 후쿠오카 등을 방문하고 그 지역 학생들과 교류하겠다는 것. 표 선장은 “요트를 잃어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다시 요트를 빌려서라도 해양탐험대를 활성화하겠다”며 “청소년들이 수시로 변하는 자연환경에 몸을 던져 새로운 세상, 사람,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경영부실과 인사비리의 ‘복마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변신하고 있다. 24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JDC본사. 김한욱 JDC 이사장 집무실 책상 서랍에는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이 7월 1일 스스로 제출한 사표가 들어있다.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사표를 받고 곧장 되돌려 주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5개월이 넘도록 사표를 반려하지 않았다. 간부들로서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김 이사장은 “곪을 대로 곪은 상처를 터뜨려 치유하지 않고는 국제자유도시를 선도한다는 말을 꺼낼 수 없다.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고 기강이 잡힐 때까지 고삐를 쥐겠다”고 말했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가 쌓이고 인사비리 등으로 홍역을 치른 JDC가 변신에 성공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향해 JDC는 2002년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는 핵심 역할 수행을 위해 출범했다.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등 제주의 모습을 바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에 명문 외국학교가 문을 열고, 프로젝트마다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온갖 비리가 싹텄다. 연매출 3000억 원대 규모의 내국인면세점에서 편하게 수익을 올리다 보니 ‘곶감 빼먹듯’ 지역사회 등에 쉽게 썼다. 인사 규칙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공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했고 개인적 외유를 공금으로 충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6월 10일 취임한 김 이사장은 업무 내용, 근무 상태 등을 보고 기가 찼다. 1967년 공직에 입문해 2007년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마지막으로 40년 동안 공조직에 있었던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수두룩했다. 김 이사장은 7월 1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혁신에 나섰다. 3개 부서를 축소해 조직을 슬림화했고 올해 지출예산 가운데 219억 원을 줄였다. 외부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채권, 차입금을 상환해 2017년 ‘차입금 제로’로 만들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공기업으로 비상경영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청렴도평가에서 국가공기업 30개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내부청렴도 평가에서는 지난해 최하위인 5등급에서 3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김 이사장은 19일 월간중앙이 주최하는 ‘제3회 2014 대한민국 CEO 리더십 대상’에서 창조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JDC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다 보니 ‘부동산개발회사’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제주대 최용복 교수(관광개발)는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고 관료화되면서 조직이 경직됐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개발사업에 대한 노하우, 확실한 수입원인 면세점, 능력 위주 인재등용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공기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긴축, 변화, 창조라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기존 프로젝트의 활성화와 관리를 비롯해 제2첨단단지, 해양레저단지, 복합관광단지 등 새로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JDC를 제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올레길을 걷다 쓴 사연을 1년 뒤 받아보면 어떤 느낌일까. 올레 7코스(외돌개∼월평마을) 해안인 서귀포시 대륜동 조그만 하천인 속골에 설치된 ‘스토리 우체통’에는 올레꾼들의 온갖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대륜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010년 6월 외돌개와 법환포구 중간 지점에 이 우체통을 설치했다. 일주일에 한 차례 우편물을 수거해 주민센터에 보관했다가 1년 뒤에 발송하는 이색 우체통이다. 지금까지 3년 6개월 동안 2만1000여 통의 편지가 담기는 등 올레 탐방객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 우체통은 우정, 가족애, 지고지순, 대의, 미락원 등 5개의 주제로 빨간색 편지함이 만들어졌으며 파란색 편지함 1개는 보내지 못하는 사연을 담고 있다. 탐방객들은 올레길을 걸으면서 생긴 일과 갖가지 사연을 적어 1년 뒤 새로운 기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이나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2011년 6월 처음 발송된 이후 1만6000여 명에게 편지가 보내졌다. 엽서 한 통을 보내는 데 330원의 비용이 들지만 우체통 밑에 마련된 ‘양심 요금함’을 통해 매달 10만∼20만 원의 발송 비용이 쌓인다. 지금까지 누적 모금액은 480만 원에 이른다. 오태욱 대륜동장은 “1년 뒤 편지를 받아보면 추억이 떠올라 각별한 감정을 느낄 거라는 생각에서 우체통을 설치했다”며 “당시 사연을 읽으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내년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제주올레 코스 등에서 ‘제4회 월드 트레일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주지역사업평가원이 주최하고 제주올레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공동 주관한다. 이번 행사에 17개국, 22개 국외 유명 트레일 단체와 국내 22개 트레일 단체 등 44개 트레일 운영기관을 비롯해 여행 관계자, 도보 여행가 등이 참가한다. 트레일 보존 가치와 트레킹이 주는 신체적 건강증진 효과 사례 발표, 국가 간 경계에 걸친 트레일 관리를 위한 국제협약, 트레일 보존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한다.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이 3개월 동안 2000km를 걸으면 석방을 허가하는 교정 프로그램인 프랑스의 ‘쇠유 걷기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여성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일본 산악인 다베이 준코 씨(74)의 강연이 열린다. 참가자들은 올레 코스를 걸으며 제주의 전통 굿 문화를 체험한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 일본 중국 등 세 나라를 대표하는 20개 주요 트레일 단체가 ‘아시아 트레일스 네트워크’를 공식 발족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 국내 대표목록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이후 제주도의 후속 조치가 빨라지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위원장 임돈희)는 최근 제주해녀문화를 인류무형유산 등재 대상 대표목록으로 선정했다. 제주도는 27일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등재 추진전략과 이행계획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범국민추진위원회’ 구성 여부를 논의한다. 제주도는 등재를 기원하는 국민 서명운동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할 계획이다. 제주도의회는 24일 임시회에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고 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국책과제 선정, 재정 지원 등을 촉구했다. 제주도는 3개 팀으로 구성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추진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제주해녀문화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방안을 마련한다. 범국민추진위 활동과 더불어 외교부, 문화재청, 한국유네스코위원회, 중앙문화재위원회 등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내년 3월 말까지 유네스코 사무국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한다.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여부는 심사 등을 거쳐 2015년 11월 확정될 예정이다. 제주해녀문화는 해녀의 물질 기술을 비롯해 바다 생태환경에 적응하며 축적한 오랜 경험과 지식, 다양한 해녀공동체와 의례 등이 포함되는 무형유산으로 2012년 한국 무형유산 국가목록에 등재됐다. 제주해녀문화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해녀의 지속 가능성’이 의제로 채택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등재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일본에서 ‘아마(해녀)’를 등재하려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물살을 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계 자본이 제주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 영업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자들은 제주지역 대단위 투자사업에 카지노를 부대시설로 염두에 두고 있지만 카지노를 경계하는 지역여론의 반발 등이 겹치면서 신규 카지노 영업을 성사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이호유원지 개발사업 시행자인 제주분마이호랜드가 최근 초대형 카지노가 포함된 사업시행 변경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업체는 카지노와 쇼핑몰, 컨벤션 시설 등이 포함된 유원지를 2018년까지 조성한다는 내용의 사업변경 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비는 1조2694억 원. 건축면적 56만6499m² 가운데 카지노 시설이 3만8895m²에 이른다. 제주지역에서 가장 큰 외국인 카지노시설인 신라호텔 카지노(2886m²)의 13배가 넘는 규모다. 제주지역에서 카지노업을 구상하는 중국계 투자 사업체는 더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74만 m²에 숙박, 휴양시설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도 카지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또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에 투자하는 중국 투자기업은 카지노업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카지노업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김승하 의원은 최근 임시회에서 “최근 ‘차이나머니의 대공습’이란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중국자본이 몰려오고 있다. 5곳에서 카지노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자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지역에는 현재 8개 특급호텔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카지노들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연간 매출액이 2011년 1018억 원에서 1440억 원으로 늘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내년 갑오년 새해 첫 해돋이를 한라산 정상에서 맞으려는 탐방객들을 위해 1월 1일 0시부터 야간산행을 특별 허용한다고 23일 밝혔다. 허용 코스는 정상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코스, 관음사코스 2개 탐방로다. 금강산, 지리산과 함께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에는 해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탐방객들이 몰린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서는 오름(작은 화산체)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장관을 연출한다. 한라산 정상에서 2010년 1월 1일 화려한 일출이 펼쳐졌으나 이듬해부터는 기상악화로 해돋이 광경을 보기 힘들었다. 올해 1월 1일에는 일출 등산객이 5000여 명에 이르렀다. 국립공원 측은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유도 로프와 깃발 설치를 완료했다. 31일 진달래밭 대피소, 삼각봉, 동릉 정상 통제소 등에 직원을 추가로 파견해 탐방객들의 안전산행을 도울 계획이다. 제주산악안전대원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합동으로 정상과 삼각봉 일대에서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야간산행을 원하는 탐방객들에게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아이젠을 비롯해 스틱, 장갑, 손전등, 모자 등의 장비를 챙겨야 한다. 국립공원 측은 안전을 위해 5인 1조로 그룹을 지어 움직일 것을 당부했다. 기상 악화로 대설경보가 발령되면 전면통제를 대설주의보 발령 때는 부분통제를 실시할 예정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의 여유법(旅游法·여행법) 시행 이후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감소세가 뚜렷한 반면에 쇼핑 욕구가 강한 개별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제주관광시장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10월 중국 여유법이 시행된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다. 10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24만3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지만 여유법 시행 이전(1∼9월) 월평균 증가율 81.2%에 비하면 둔화 현상이 뚜렷하다. 단체관광객 비중은 41.3%로 시행 이전 55.7%보다 14.4%포인트 줄었지만 개별 관광은 종전 44.3%에서 시행 후 58.7%로 늘었다. 여유법 시행으로 제주지역 관광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단체관광객 감소로 전세버스 회사 등이 타격을 입었지만 렌터카, 대형버스 회사는 피해가 적었다. 개별관광객 증가에 따라 전통시장과 제주시 중앙지하상가, 연동 바오젠거리 등 지역상가 비중이 시행 전 21.4%에서 시행 후 34.7%로 높아지는 등 쇼핑에도 변화가 생겼다. 면세점 방문객은 49.8%에서 34.7%로 낮아졌지만 중국인 관광객 1인당 구매액이 높아져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업소는 객실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이고 서귀포시는 제주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일부 호텔은 여유법 시행 이후 내국인 관광객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객실 가동률이 20%가량 줄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겨냥한 인삼, 화장품 등의 전문매장은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제주관광공사 부설연구소 김홍일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쇼핑, 의료 관광을 위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종합정보 시스템, 안내판 등을 개선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직접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중턱 암자인 산방굴사(국가지정 명승 제77호) 앞에서 자라는 노송(老松)이 지역 주민들과 이별 의식을 치른다. 노송은 산방굴사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치렁치렁한 가지와 함께 고고한 이미지를 보여 주는 소나무다. 이 소나무가 없었다면 제주의 빼어난 경치를 뜻하는 ‘영주십경’의 하나인 산방굴사가 십경의 반열에 오르기 힘들었다. 이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최근 고사 판정을 받았다. 사계리 지역 주민들은 8월부터 소나무 잎이 푸름을 잃어 누렇게 변하자 민간요법을 동원하며 살리려고 애썼지만 결국 허사였다. 지역 주민들은 회의를 열어 논의를 거듭한 끝에 24일 오전 10시 소나무 앞에서 고사를 지내는 이별 의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고사는 산방사 주지 벽공 스님이 맡아 불교의식으로 치러진다. 산방굴사 소나무는 조선시대 숙종 28년(1702년) 이형상 제주목사가 제주도를 순회하며 화공 김남길에게 그리도록 한 탐라순력도의 그림 가운데 ‘산방배작’이라는 작품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탐라순력도에 나오는 소나무가 현재의 소나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역 주민들은 그렇게 믿으며 수령을 500∼6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어 낸 고사목은 조각가에게 맡겨 산방굴사 전설 속의 여인 ‘산방덕’으로 되살아날 예정이다. 산방덕은 고을 사또의 횡포로 남편과 헤어지면서 산방굴로 몸을 피한 뒤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바위로 변했고, 산방굴사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의 눈물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중심역할을 맡을 국내 23번째 취업지원 캠프인 ‘청년드림 제주캠프’가 19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3층에 문을 열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제주도, KT는 이날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청년드림 제주캠프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판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제주도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 동아일보 임규진 청년드림센터장, KT 정준수 제주고객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도 경제정책과에 마련된 제주캠프는 청년 일자리창출과 창업, 취업 상담 등을 지원하고 KT 직원들이 청년 구직자를 위한 고민 해결사로 나선다. 김 부지사는 “제주에서는 민간기업 통합공채로 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기업과 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제주캠프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꿈을 실현시키고 취업의 문을 여는 창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KT는 제주에 모바일콜센터를 설치해 200여 명의 고용창출을 하는 등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제주캠프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면서 실업을 해소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캠프에는 제주도 전문상담원이 상주하며 그룹별 멘토링, 인사담당자 특강, 모의면접, 취업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T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청년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채용 절차와 입사지원서 작성 및 면접 요령, 경험담 등을 알려주며 취업 안내를 할 예정이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각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과 협력해 전국의 공공 기관과 도서관 등에 청년드림캠프를 세워 청년 취업의 허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서울 관악구가 함께 관악문화관·도서관에 청년드림캠프 1호점을 연 이후 전국 각지에 캠프가 마련돼 활발하게 청년 구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내년 3억 원을 들여 제주어(제주방언)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실생활에 쓰이도록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사업을 펼친다고 19일 밝혔다. 우선 내년 ‘제주어 표기법 표준안’ 해설서를 발간한다. 이 해설서를 제주지역 초중고교생의 교육용 교재로 활용하고 학생에게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어 심화과정 및 교사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소식지를 발간한다. 탐라문화제 기간에 제주어 축제를 열어 제주어 창작음악제, 말하기대회 등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내년에 제주어 인프라 구축사업으로 연구 교류 및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통의식을 비롯해 도민체전, 마을 행사 등 주요 행사에서도 제주어를 사용하는 등 제주어의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어는 유네스코(UNESCO) 소멸 위기의 언어 5단계 가운데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됐다.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아래아’와 중세 어휘 등 한국어 원형이 상당수 남아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관광 1번지이자 글로벌 관광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주에 언제쯤 대표 축제가 하나 생길까. 문화체육관광부가 16일 발표한 전국의 대표적인 축제 40개 가운데 제주에서는 ‘들불축제’만이 낮은 등급인 유망 축제로 뽑혔다. 이번 발표에서는 대표 축제 2개와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개, 유망 축제 20개 등 40개 축제가 선정됐다. 1995년부터 이뤄진 문화관광축제 평가에서 제주축제가 우수 축제 이상으로 뽑힌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제주의 색깔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축제가 없기 때문이다. 2014년 대표 축제로 선정된 김제지평선축제는 우리나라 농경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으며, 화천산천어축제는 미국 CNN 방송으로부터 ‘세계 겨울의 7대 불가사의’로 소개되는 등 극찬을 받았다. 최우수 축제에는 강진청자축제, 무주반딧불축제, 이천쌀문화축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제주에서 ‘축제’라는 이름을 내건 크고 작은 행사는 한 해 5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규모도 축제로 불리기 민망할 정도이고 프로그램도 차별성 없이 엇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리돔, 방어, 한치, 벚꽃, 고사리 등을 주제로 한 축제는 시식회, 문화공연, 먹을거리 장터에다 맨손으로 해산물 잡기 등 체험 행사 몇 가지를 끼워 넣는 식이다. 일부 축제는 관광객과 주민에게 특산물을 파는 행사로 변질돼 문화보다는 수익성에 치우친다. 2010년부터 시작된 ‘올레걷기축제’는 그나마 제주에서 새로운 축제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하루에 올레길 한 코스씩을 걸으며 문화행사를 즐기고,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어 해마다 참여 인원과 공연 팀, 자원봉사자가 늘고 있다. 전문 요리사가 지역 주민과 합심해 새로운 식단을 만들고, 해녀들이 직접 나서서 공연을 한다. 농부들이 밭에서 직접 농작물을 설명하며 직거래까지 이어지는 ‘농부교실’은 쌍방향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안은주 사무국장은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재능기부와 올레 마을을 연결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내려고 노력한다”며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축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종 축제육성위원장은 “지역 주민을 축제 전문가로 양성하는 등 자생력을 키워 가야 한다”며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토 최남단인 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에 인접한 유인도인 가파도의 경관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 추진된다. 가파도는 최근 올레 코스와 더불어 ‘청보리 섬’이라는 유명세를 얻으면서 난개발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낡은 주택이나 건물이 주변 경관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도는 난개발에 따른 경관 훼손을 막고 우수한 자연자원 등을 활용한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카드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4월 ‘가파도 디자인’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카드 측은 18일 가파도를 새로 꾸미기 위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 보고서는 선착장과 주거지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주택과 건물을 철거 또는 개축해 게스트하우스 등 관광객 편의시설을 만들고 가파초등교 인근에는 야간 별빛 캠프장, 보리 도정공장, 수산물 판매장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섬 경관을 해치는 아스팔트와 시멘트 도로 등을 모두 철거해 자연친화형 도로로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이들 보고서를 바탕으로 내년 2억5000만 원의 예산으로 용역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난개발을 예방하기 위해 가파도 면적 87만4328m² 가운데 선착장, 가파초등교, 주거지 일대 등 397필지 28만8061m²를 내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년 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면 면적 500m² 이상인 농지와 1000m² 이상인 임야, 이들 용지를 제외한 250m² 이상의 토지를 매매할 때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km 떨어진 가파도는 현재 135가구 281명이 살고 있으며 최고점이 해발 20.5m에 불과할 정도로 평평한 형태의 유인도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녀문화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신규 해녀 충원을 위해 문호를 넓히는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제주해녀의 명맥을 잇기 위해 새로 해녀가 되려는 지원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고 16일 밝혔다. 신규 해녀가 매우 적은 이유로 까다로운 가입조건이 먼저 꼽혔다. 소라, 전복을 채취하는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어촌계에 100만∼200만 원의 가입비, 해당 수협에 100만∼230만 원의 조합원 출자금을 내야 한다. 연간 60일 이상 물질에 종사한 경우에 한해 어촌계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한 수협법도 해녀 인구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3년 동안 100개 어촌계에 새로 가입한 해녀는 연평균 15명이다. 제주도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해녀 회원을 받아들이는 어촌계에 대해서는 탈의장, 잠수복, 전복·소라 종패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신규 해녀에게는 가입금의 일부를 지원한다. 준어촌계원 제도를 만들어 새로운 해녀가 마을어장에서 경력을 쌓아 정식 어촌계원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제주해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범도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12일 밝혔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최근 “추진위 구성과 서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해녀문화가 일본보다 먼저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제주해녀문화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이 의제로 채택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등재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제주의 등재 활동이 뜸한 사이 일본에서는 ‘아마(해녀)’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4월부터 방영된 NHK 아침드라마 ‘아마짱’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해녀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도가 크게 당황했다.○ 해녀 등재도 한일전? 제주에서는 해녀문화가 지닌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2007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유네스코 신청에 앞서 내년 3월까지 정부가 결정하는 국가대표목록에 선정돼야 한다. 제주해녀문화는 연등회 등 국내 무형유산 등과 먼저 경쟁해야 하지만 등재활동에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은 “해녀문화센터 건립, 해녀생태박물관 조성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유네스코 등재 추진은 진척이 없다”며 “유네스코 담당부서는 문화재청이지만 제주에서는 해양수산 분야에서 맡고 있고 전담 인력마저 없어 업무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러는 사이 일본 미에(三重) 현 도바(鳥羽) 시, 시마(志摩) 시 등지에서는 드라마 열기를 타고 쇠락해가는 지역회생을 위해 해녀문화 부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쳐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 1면에 일본 해녀의 사진과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가능성 해녀는 기계장비 없이 바다 물속 10∼20m까지 들어가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한다. 세계적으로 제주와 일본 일부 지역에만 있을 정도다. 초인적인 잠수어업을 비롯해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장비, 생사를 넘나드는 생활에서 생겨난 무속신앙, 노동과 함께 만들어진 노래, 공동체생활에서 이뤄진 조직 등의 해녀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귀배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해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공청회에서 “해녀는 역사성이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해녀문화가 제주사람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과 무형문화 등재로 얻게 될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