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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악질 보이스피싱범’ 공개 수배에 나섰다. 범인의 구체적인 신원 정보를 신고한 사람은 범인이 검거될 경우 포상금을 최대 2000만 원 받는다. 금감원과 국과수는 보이스피싱 사기범 육성 자료 558건을 분석해 4차례 이상 등장한 17명의 육성을 15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범인 17명 중 남성은 15명, 여성은 2명이었다. 17명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범인은 남성으로 ‘개인 정보’와 ‘위조 신분증’을 거론하며 피해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남성은 전화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수사관, 검사 등을 사칭하며 “당신 개인정보가 도용돼 위조 신분증이 만들어졌고, 불법 계좌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다른 계좌도 불법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으니 내가 알려주는 안전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 남성은 피해자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피해자의 자산이 어떤 계좌에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다. 육성 자료가 두 번째로 많이 집계된 범인 역시 남성이었으며, 전화로 “당신 정보가 이미 유출됐는데, 더 유출되지 않게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통화하라”고 말했다. 이 외에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수수료를 달라는 범인도 자주 발견됐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가해자로 수사하겠다고 윽박지르는 범인도 있었다. 이런 사기꾼들은 “대가를 받고 통장을 양도했습니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보이스피싱범 육성을 확인하려면 ‘보이스피싱 지킴이’에 접속해 피해예방, 보이스피싱 체험관 코너를 거쳐 ‘바로 이 목소리’ 코너를 클릭하면 된다. 포상을 받기 위해서는 범인의 전화번호만 신고해서는 안 되고, 실명과 구체적인 거주지를 함께 제보해야 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그동안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고수해온 은산분리 규정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취소된 것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일각의 반대를 조율하기 위해 시간을 가지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다급해진 여권이 ‘경제 활성화’로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로 묶어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상의 규정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규제완화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활성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시민단체 등 전통적인 지지 세력을 고려해 친(親)기업 정책 마련에 소극적이었지만 좀처럼 경제지표가 회복되지 않자 ‘이념’ 대신 ‘실리(實利)’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던 청와대 규제혁신점검회의가 돌연 취소된 이유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내 이견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를 보고할 예정이었으며 해당 안건은 ‘핵심 토론의제’에 포함될 만큼 비중이 컸다. 회의를 앞두고 가진 당정청 논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기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는 은행법 개정 등 입법 과정이 관건인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여당 의원이 대통령 공약 이행, 재벌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며 “핵심 안건 보고가 취소되면서 청와대에서 회의 자체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은산분리 원칙을 허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이 같은 반발에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은산분리 완화가 그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던 경제 정책 방향을 정부가 오른쪽으로 ‘미세조정’하는 대표적인 징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출범 이후 1년이 넘게 이렇다 할 경제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연일 악화되는 경제지표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와 일자리 확충을 당부하고 경제부처 수장들이 연일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경제 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게 현장에서도 느껴진다”며 “우선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김상운 sukim@donga.com / 세종=송충현 / 조은아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으로 공시를 누락했다며 검찰 고발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분식회계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쟁점인 자회사 회계처리 변경과 관련해서는 결론을 보류하고 금융감독원에 새로운 감리를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입장문을 통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반드시 공시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증선위원장)은 12일 “증선위 임시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합작 투자사인 미국 바이오젠에 자회사 콜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등을 부여하고도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사 및 대표이사 검찰 고발, 담당임원 해임 권고 등의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또 외부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도 회계사 검찰 고발과 4년간 감사업무 제한 처분을 결정했다. 다만 증선위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금감원의 감리 조치안 내용이 미흡해 새로운 감리 절차를 거쳐 다시 심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시 누락은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증선위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우려를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재감리와 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돼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조은아 achim@donga.com·황성호 기자}

“이건 명령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증권선물위원장)은 12일 증선위 의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새로운 감리를 요청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증선위가 5차례 회의를 열고도 이날 ‘반쪽짜리’ 결론을 발표한 것은 금감원의 감리 결과만으로는 고의 분식인지, 중과실인지 밝히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초 감리 결과를 수정해 제출하라는 증선위 요구를 거부했던 금감원과 금융위 간의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금감원 수정 거부에 공시 누락 결론만 증선위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합작 투자사인 미국 바이오젠에 자회사 콜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등을 부여하고도 공시하지 않은 점은 명백한 회계 위반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분식회계 의혹의 핵심이 된 자회사 회계처리 변경과 관련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다시 감리를 요구했다. 당초 금감원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이 ‘고의적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증선위에 대표이사 해임, 대표 및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증선위는 지난달 금감원에 감리 내용을 보완하라고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분식회계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정해야 하는지 더 설명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된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회계처리도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끝까지 증선위 요청을 거부하자 증선위는 이대로는 결론을 내리기 적절치 않다고 봤다. 김 부위원장은 “관련 회계기준의 해석과 사실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지만 핵심적인 혐의와 관련해 금감원 조치안의 내용이 행정처분을 내리기엔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선위 결정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증선위가 새로운 감리를 하라고 한 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회의를 거쳐 대응 방향과 향후 감리 계획 등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분식회계 결론’ 장기화 불가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결정에 대해 즉각 “행정소송 등 법적 구제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반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 규정에 따르면 해당 사항을 반드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며 “공시 누락 당시엔 관련 투자자가 삼성물산, 삼성전자, 퀸타일즈 등 대주주밖에 없었기 때문에 공시 누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증선위는 이날 공시 누락의 고의성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판단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공시 누락을 왜 고의로 판단했는지는 검찰에 고발될 예정이어서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연관성과 관련해서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금감원의 재감리 결과가 나오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중경 공인회계사회장은 “이제 금감원이 명백한 분식회계를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갖고 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날보다 3.37%(1만4000원) 오른 42만9000원에 마쳤지만 증선위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선 가격 제한폭(9.91%)까지 급락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박성민 기자}

최근 충남의 한 신도시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운전자 A 씨는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직진 차로 맨 앞에서 대기하던 A 씨는 파란불이 켜지자 직진을 하려고 교차로로 들어섰다. 그런데 바로 오른쪽 차로에 있던 운전자 B 씨가 신호를 어기고 좌회전을 하면서 A 씨 차량 앞부분을 들이받았다. A 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보험사로부터 피해 금액의 30%를 부담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B 씨와 상대편 보험사가 “A 씨도 주의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우겼다. 법원 판례도 A 씨에게 불리하다는 보험사의 설명을 듣고 A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년부터 A 씨처럼 본인 잘못이 없는데도 자동차 사고 피해를 부담하고 보험료도 할증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자동차 사고에서 가해자에게 100% 책임을 묻는 사고 유형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는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자동차 사고가 발생할 때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손해액을 나누는 산정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지금은 자동차 사고가 나면 대부분 피해자도 일부 책임을 지는 식으로 자동차 사고 과실 비율을 산정하고 있는데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산정 방식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교통사고를 낼 때 손해보험협회의 과실 인정 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고려해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부담할 피해액 비율을 정한다. 차량 간의 사고 57개 유형 중 가해자에게 100% 책임을 묻는 유형은 교차로 신호대기 중 추돌을 당하는 등 피해자의 무과실이 명백한 9개 유형뿐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별다른 잘못이 없어도 손해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과실 산정 방식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과실 산정 관련 민원은 2013년 393건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8배가 넘는 3159건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앞으로 가해 운전자에게 100% 책임을 묻는 사고 유형을 5∼10개 추가할 예정이다. 과실 비율 산정법 개선안에 따르면 직진 차로에서 무리하게 좌회전을 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현재 과실 비율이 70%지만 앞으로는 100% 책임진다. 같은 차로에서 주행하던 차가 가까운 거리에서 달리던 앞차를 급히 추월하다 사고를 내면 지금은 가해자 과실 비율이 80%지만 앞으로 100%로 높아진다. 또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던 사람이 전용도로를 침범한 차량에 치이면 지금은 10% 책임지지만 앞으로 0%가 된다. 이와 함께 1차로형 회전 교차로를 달리다 빠져나가려던 운전자가 진입하는 차량과 충돌하면 지금은 과실 비율이 40%지만 20%로 줄어든다. 앞으로는 차량 사고의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은 보험사에 가입돼 있어도 손해보험협회 내 분쟁조정기구에서 조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같은 보험사에 가입돼 있으면 구상금을 제대로 주고받을 수 없고 보험사의 결정에 일방적으로 따라야 할 때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 금액이 50만 원 미만인 피해자들은 워낙 소액이라 절차를 거치기엔 효율적이지 못해 분쟁 신청조차 못 했지만 이제는 피해자들의 편의를 위해 분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킨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내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후퇴했다. 국민연금이 대주주 자격으로 특정 기업의 이사 선임이나 해임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경영 참여’ 행위는 당장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관치’를 우려한 경영계의 거센 반발과 최근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사 개입 논란의 후폭풍에 정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센 반발에 일단 물러선 정부 10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운용지침 초안에서 주주권 행사 범위 중 경영 참여 내용은 뺐다”며 “이 초안을 17일 공청회 때 공개해 의견을 수렴한 후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작성한 초안에선 △투자회사의 임원 선임과 해임 △의결권 행사 위임장 대결 △회사의 정관 변경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외됐다. 또 주주대표소송 제기 및 참가 등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주권 행사도 유보했다. 당초 정부는 630조 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활용해 대기업의 비리나 횡포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도입을 코앞에 두고 후퇴한 배경은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역풍에 대한 우려다. 경영계는 “정부나 정치권이 입맛에 맞는 임원을 선임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299개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손아귀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하성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까지 터지면서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 복지부 연금정책 담당자는 경영 참여를 뺀 데 대해 “최근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국민연금이 경영에 참여하면 주식 대량보유 공시 의무인 ‘5% 룰’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로 특례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면 지분 변동 사항을 일일이 시장에 공개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시장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연착륙 뒤 단계적 확대 꾀할 듯 복지부 초안에 따라 이달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는 △회사의 배당 정책과 관련된 의견 제시 △비공개 대화 △공개서한 발송 등에 국한된다. 공개서한 발송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지난달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이미 행사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당장 큰 변화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든 다시 경영계와 충돌할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정부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일단 제도를 도입한 후 단계적으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만 하면 언제든 스튜어드십 코드 주주권 행사에 경영 참여 내용을 넣을 수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시행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를 쌓으면 경영 참여 내용을 다시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걸림돌이 된 ‘5% 룰’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5% 룰을 완화하려고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지분이 10%를 넘어가면 주요 주주로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단기 매매차익을 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주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정을 완화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김철중 tnf@donga.com·김하경·조은아 기자 ::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금융회사 대주주의 자격을 심사하는 범위를 ‘최다 출자자 1인’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 등으로 확대하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규제개혁위원회가 권고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감안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10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규개위는 최근 금융위가 낸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한 결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업 경영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심사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규제의 범위가 과도하게 넓고 규제에 따른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의 경우 최다 출자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뿐만 아니라 회사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규개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경영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법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범위를 크게 늘리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개위는 사외이사가 연임할 때 외부평가를 의무화하도록 한 규정도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보고 철회를 권고했다. 금융위는 규개위 심의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규개위의 철회 권고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 확대 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적격성 심사 대상을 ‘모든 대주주’로 확대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국회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조은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감리조치안을 수정하라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요구를 금융감독원이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증선위의 최종 결론이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는 18일로 전망되는 심의 결과 발표에서 이견 없이 결론을 낸 일부 내용만 발표하고 나머지는 계속 심의하는 ‘단계적 심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금융위와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4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4차 증선위 심의에서 증선위가 요구한 수정조치안을 제출하는 대신 조치안을 수정할 수 없는 이유와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증선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당초 증선위에 제출한 원안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지길 원하지만 증선위는 금감원 원안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며 “심의를 분리해 일부만 먼저 발표하고 나머지는 더 심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선위는 금감원이 제출한 원안만 심의해 행정처분을 내리기엔 적법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증선위가 적법성이 부족한 제재를 내리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 제재를 문제 삼아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패소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이후인 2012∼2014년 회계장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감리조치안 수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이 증선위의 감리조치안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기존 조치안대로 분식회계가 고의적이란 판단이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증선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투자자도 많고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선위는 사안이 민감한 만큼 18일 발표 이전 임시회의를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시는 조선업으로 번창했다가 쇠락한 공업도시다. 대량 실직이 일어나고 지역 경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지역 산업의 체질 변화에 나섰다. 스웨덴 SP국립시험연구소와 기술전문대 샬메르스대는 2007년 예테보리에 자동차주행시험장 ‘아스타제로’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이 적극 협조했다. 볼보 스카니아 등 자동차 기업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이제는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험을 이곳에서 진행할 정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 린드홀멘 과학단지에는 선박모터 등을 제조했던 기존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 대학들이 한데 어우러져 미래교통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기존 제조업에 신기술을 적용한 신(新)제조업이 ‘한국판 군산’, ‘한국판 울산’을 침체의 늪에서 일으켜 세웠다.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지역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생기업을 찾아 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낸 점이 특징이다. 덴마크 오덴세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 그룹의 자회사 오덴세철강조선소(OSS)는 2009년 경영악화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는 오덴세가 도시산업을 재편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조선소 터는 ‘린도 산업단지’로 개발돼 굴착사업, 중공업, 풍력발전 관련 회사들이 들어섰다. 바다와 가까워 중장비를 운반하기 용이하다는 오덴세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다. 대기업들의 제조공장을 유치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유럽의 소도시들도 있다. 폴란드 남서쪽 브로츠와프에서 서쪽으로 약 70km 거리에 있는 야보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테크 엔진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승용차용 4기통 가솔린과 디젤 엔진뿐만 아니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도 생산할 계획이다. 벤츠는 이 지역에서 원래 계획했던 500명보다 고용을 2배로 늘려 내년 하반기 생산이 시작될 때까지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세계최대 자동차부품기업 독일 보쉬의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의 공장에는 2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보쉬는 2011년부터 이 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지만 우려와는 달리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 보쉬의 한 수석엔지니어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과학자까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며 “로봇을 고용해도 비슷한 작업을 해야 할 사람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조은아·위은지 기자}
올해 하반기(7∼12월) 4대 시중은행이 2000명에 가까운 신입직원을 뽑는다. 채용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 고시’로 불리는 필기시험이 부활해 취업 준비생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은 195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은행별로 각각 600명, 400여 명, 400명, 550명을 뽑는다. 은행 대부분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채용 인원을 늘렸다. 신한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300명 채용에 나섰다. 아직 채용 인원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은행들을 포함하면 하반기 전체 은행권의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행 중 JB금융지주는 하반기에 110명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채용 인원의 70% 이상은 은행의 기반이 되는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 지역 인재로 선발할 예정이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지난해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소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은행권은 올해 상·하반기 신입행원을 2900명 이상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12일 6개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공감해 은행권은 올해도 지난해 수준 이상의 신규 채용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은행 입사 준비생들은 금융·경제 상식을 묻는 필기시험에 더욱 공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기존에도 필기시험을 진행했지만 다른 은행들은 이번에 신설한다. 현재 상반기 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신한은행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금융·경제 관련 시험을 실시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외부 전문기관에 채용 외주를 주고 금융·경제는 물론이고 일반상식을 묻는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주관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논술 시험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주요 은행들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적극 채용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핀테크 등 디지털 사업의 중요성이 커져 공대 출신 등 IT 분야 인재를 적극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아파트(전용면적 84m²) 1채를 갖고 있는 50대 A 씨는 내년에 약 89만 원의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올해(62만 원)보다 43% 늘어난 액수다. 종부세와 연동해 인상되는 다른 세금과 재산세 등을 합하면 보유세 부담액은 총 434만 원으로 올해보다 19% 뛴다.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으면 세 부담은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동아일보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3일 내놓은 종부세 개편 권고안을 바탕으로 세 부담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60세 미만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고,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률(10.19%)만큼 오르는 것을 전제로 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사람들도 내년부터 당장 대폭 올라간 세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됐다.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7개 단지(공시가격 11억8400만∼25억8400만 원)의 종부세 부담액은 1주택자를 기준으로 내년에 당장 38∼80% 늘어난다. 지방세 등 다른 세금을 포함한 전체 보유세 부담은 19∼34% 오른다. 2주택자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종부세 상승률은 일제히 50%를 넘어선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120m²) 2채를 보유한 사람은 올해 종부세 687만 원을 내지만 내년에는 367만 원(53%) 급증한 1054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방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자이(84m²) 2채를 소유한 사람은 올해 79만 원에서 내년엔 40% 늘어난 111만 원을 내야 한다. 같은 아파트 3채를 가진 사람은 50% 급증한 247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특위의 권고대로 종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엔 85%가 되지만 2022년 100%까지 오르면 세 부담은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권고안에서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구체적인 세율 인상안은 제외됐다. 정부가 이들에 대한 중과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다주택자들이 전세금을 올려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NH투자증권이 2일부터 전국 지점에서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회사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NH투자증권은 5월 국내 증권사로서 두 번째로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업무(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데 이어 2일부터 어음 발행을 본격 시작했다. 고객에게 안정적 단기자금 운용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마련한 게 특징이다. 약정형 발행어음의 수익률(세전 기준)은 1년 만기가 연 2.3%,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연 2.10%,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연 1.60%가 적용된다. ‘NH QV 적립형 발행어음’은 목돈 마련이 쉽도록 매달 일정 금액의 발행어음을 매수하는 상품으로 수익률은 연 2.50%(세전 기준)다. ‘NH QV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은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으며 수익률은 연 1.55%(세전 기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정부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재입법을 추진한다. 국회의 파행으로 폐기된 기촉법을 대신해 ‘기업 구조조정 운영협약’을 임시로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열어 지난달 30일 자동 폐기된 기촉법의 대안을 논의했다. 기촉법은 채권단 75%만 동의해도 부실기업 회생을 지원하는 워크아웃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2001년 한시법으로 도입돼 그동안 3차례 소멸됐다가 재입법됐다. 이번에 또 국회 파행으로 기촉법이 사라지자 부실기업들이 지원받을 기회를 잃고 줄줄이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 전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협약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워크아웃 기업을 공동 관리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기존의 채권은행협약은 은행권만 참여했지만 이번 운영협약에는 채권 비율이 높은 다른 금융기관도 참여하도록 했다. 다만 기촉법 대상이던 일반 개인 채권자는 현실적으로 협약에 일일이 참여하기 어려워 제외된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촉법은 위기에 대비한 한국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며 “기촉법 재입법을 위해 국회의 적극적 관심과 검토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졸지에 멕시코 사람들이 한국인을 ‘형제’라고 부르는 일이 벌어졌다. 27일(현지 시간) 멕시코 현지에서는 한국과 한국인들을 향한 칭찬과 감사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멕시코는 이날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스웨덴에 3골 차로 완패했지만 한국이 세계 최강 독일을 꺾어준 덕분에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기쁨에 도취한 시민들이 한국대사관과 한국 기업 앞으로 모여 맥주를 비롯한 물품들을 선물하고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들은 대사관에 “우리 모두는 한국인이다” “한국 형제들아,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이다”라고 외쳤다. 뉴욕타임스의 제임스 와그너 기자 트위터에는 시민들이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 앞으로 찾아와 한병진 대사관 공사를 목말 태우고 16강행을 축하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끝나자 멕시코 외교부 차관으로부터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올라가게 돼서 고맙다. 독일을 상대로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장관 메시지를 직접 전하기 위해 대사관으로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멕시코) 외교부에서 대사관으로 테킬라를 엄청 보냈다. 주민들도 대사관 앞에서 ‘코레아 코레아’를 외치며 흥겨워했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 선수를 주인공으로 패러디한 이미지나 영상이 넘쳐났다. 멕시코 국기 중앙에 손흥민의 활짝 웃는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등장했고 골키퍼 조현우의 얼굴을 구세주 이미지로 합성한 사진도 인기를 끌었다. 멕시코 시내 일부 식당에는 ‘서울 수프’ ‘손흥민 갈빗살’ 등 한국팀에 대한 감사 기념 메뉴가 생겨났다. 현지 한국 교민과 주재원들은 휴대전화로 현지 지인들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멕시코 기업들은 ‘생큐, 한국’ 마케팅을 선보였다. 멕시코 최대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는 자사 트위터에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면서 “7월 1일까지 멕시코행 항공편을 20% 할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멕시코인들은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멕시코팀이 스웨덴을 이겼다면 한국이 멕시코와 함께 16강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은아 achim@donga.com·신나리 기자}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18일자 표지는 ‘당신을 위한 북한 투자 가이드(Your North Korea Investment Guide)’란 큼직한 제목으로 뒤덮였다. 글씨체는 북한 TV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새빨간 글씨체를 닮았다. 제목만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잡지에는 ‘김정은의 가스관 사업’ ‘아는 사람만 아는 북한 채권’ 등의 분석기사가 가득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눈을 돌린 투자가가 그만큼 많아서일 것이다. 블룸버그도 주목한 북한 채권은 요즘 해외 펀드 매니저들에게 핫이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북한 채권이 기사에 줄줄이 나오는 게 이상하기도 하다. 북한이 국채를 발행한 적은 있는지, 아직 대북제재가 살아있는데 북한 채권이 유통은 될 수 있는지 의아한 일이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디플로맷이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20일 북한 채권의 실체를 추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이 국채를 발행했던 건 사실이다. 1940, 50년경 ‘인민경제개발채권’을 발행했는데 만기는 너무도 오래전인 1960년 10월 1일이었다. 북한이 빚을 다 갚았는지, 만기가 연장됐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2003년 발행된 ‘인민생활공채’는 2013년경 만기가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행방을 알 길이 없다. 설사 두 채권이 수차례 만기 연장 끝에 지금까지 존재한다고 해도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 밖에서 유통될 수 없다. 알고 보니 요즘 ‘북한 채권’이라 불리는 상품은 해외 금융사들이 만든 북한 자산 관련 파생상품이었다. 프랑스계 국제금융회사 BNP파리바가 만든 ‘NK 부채기업’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누구한테 어느 정도의 돈을 빌렸는지 알려지지 않아 상품 이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이런 사정이 있었다. 1970년대 북한은 30개국의 140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갚질 못했다. 1987년 일부 채권자가 북한의 자산을 담보로 잡았지만 불행히도 소용이 없었다. 이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 BNP파리바는 1997년 북한으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를 채권자들로부터 사들였다. 이 권리를 거래할 수 있는 파생상품을 만든 것이다. 통일이 되면 남이든 북이든 빚을 갚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투자자들을 모았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한반도 평화 국면이 올 때마다 이 상품은 화제가 된다. ‘평화 호재’ 기대감은 쉽게 식지 않을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몇 번이고 북한 부동산 시장의 잠재력을 거론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북한 투자가 합법화되면 가능한 한 빨리 투자할 절차를 밟겠다. 지금은 북한 증시가 없으니 먼저 한국 주식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 경제의 문호가 열리면 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한국 항공사 주식을 사놨다”고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가까운 러시아 동부 블라디보스토크에 투자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당시는 한반도가 냉랭하게 얼어붙은 시기였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벌써 국내에서는 북한 경제가 열리면 대동강변에 ‘트럼프 호텔’이 들어서고 평양역 앞에 ‘맥도날드’가 문을 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간 독일의 산업현장은 이런 기대가 허상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달 초 취재차 방문한 베를린에서 만난 사람들은 통일 독일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틀을 짰다고 강조했다. 통일된 독일 정부와 베를린시는 서로 다른 체제의 경제인들이 협력할 수 있는 ‘아들러스호프’ 첨단 과학단지를 만들고 특화 업종을 정해 집중 육성했다. 임대료 할인 등의 혜택을 준 건 물론이다. 동독 출신의 과학자와 서독 자본가들이 만든 창업 기업들은 이제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6∼8%에 이른다. 한반도가 독일처럼 통일이 되든, 북한 시장이 개방되는 데 그치든 협력의 결실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북한 투자를 두고 세계가 시끌시끌한 와중에 누구보다 진지하고 활발하게 북한 투자를 논의해야 하는 주체는 한국일 것이다. 대북제재가 끝나지 않았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북한 경제 개방 시대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한동안 멈춰 있던 대북 사업 연구도 최근의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고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이토록 관심이 뜨거운 해외 큰손들에게 평화 호재의 과실을 내주고 땅을 칠 수도 있는 일이다. 조은아 국제부 기자 achim@donga.com}

6·25전쟁 발발 68주년인 25일(현지 시간)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미국 곳곳에서 열렸다. 6·25전쟁 참전용사 추모식은 매년 이맘때마다 열리지만 올해는 한반도 대화 분위기에다 북한으로부터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을 앞두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6·25전쟁 발발 68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미 양국의 6·25전쟁 참전용사 약 100명과 유가족, 한국전참전용사협회(KWVA) 관계자, 주한미군 전우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머리가 희끗한 참전용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6·25전쟁 미군 포로 및 실종자 유해 송환’을 반겼다. 폴 커닝햄 KWVA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한국전쟁에서 미군 참전용사 7700여 명이 실종됐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진 것은 희망적이고, 유해 송환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행방불명 상태인 전우들과 그 부모, 부인, 형제자매, 자녀들에게는 오늘날까지 비통함과 괴로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 도널드 넷슈케 씨는 이날 행사 참석 뒤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은 사실상 전쟁포로다. 유족들이 용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유해 송환은 이뤄져야 한다. 이는 인류의 기본적인 상식”이라고 말했다. 18세 때 보병으로 참전했던 리처드 칠턴 씨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한국을 떠날 때는 서울이 완전 초토화돼 빌딩 하나만 남고 모두 오두막이었다”며 참혹했던 전쟁 당시를 회고했다. 이날 한 6·25전쟁 참전용사단체는 인디애나주 콩코디아 묘지공원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현지 언론 ‘뉴스센티널’에 따르면 미 전역을 돌며 ‘한국전 참전용사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재미교포 여성 활동가 김한나 씨가 감사의 뜻으로 기념 핀을 용사들에게 선물했다. 김 씨는 “여러분이 우리를 위해 싸워주지 않았더라면 저와 가족은 미국에서 이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참전용사 중 너무 많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인 10명 중 6명가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고 지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하는 미국인은 10명 중 3.5명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일(6월 12일) 전후인 1∼13일 미국 성인 남녀 1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25일 밝혔다. 동의하지 않은 응답자는 40%였다. 갤럽은 “1990년대 초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비슷한 조사를 했는데, 당시 두 대통령 모두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나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직성과 신뢰도에 대해 응답자의 62%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적 답변은 37%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하는가’라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4%로, ‘그렇다’는 응답 35%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함께 국정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답변이 67%, 긍정적 답변이 31%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몽골에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고학력 ‘골드 미스’들이 적합한 신랑감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몽골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교육을 많이 받고 사회 진출도 활발해 남녀 간의 경제력 차이가 벌어지는 등 대개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성별 격차의 역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가디언에 따르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술집이나 클럽에선 퇴근 시간 무렵 ‘그룹 미팅’이 자주 열리는데 여성 참가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몽골에서 기자로 일하는 만드하이 씨는 가디언에 “울란바토르에선 어느 술집을 가나 이런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이나 직장에서는 여초 현상이 더 심각하다. 남성들은 잘나가는 여성들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3월 세계은행이 몽골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더 야심만만하다’ ‘여성에게 매력을 못 느끼겠다’는 답이 적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지위가 비슷한 결혼 상대를 찾지 못해 애먹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울란바토르의 혼인율은 2007년 1000명당 22.9명에서 2016년 8.9명으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몽골의 부모들은 딸을 대학에 보내는 데 집중 투자했다”며 “노후엔 아들보다 딸이 부모를 더 잘 돌볼 것이라 판단한 데다 아들은 주로 가축을 관리하는 일을 도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몽골이 1990년대 공산주의 체제를 버리는 과정에서 국영 기업들을 민영화하며 남성이 대거 실직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북-미 정상회담 하루 전인 11일 늦은 밤, 회담 개최국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교장관 트위터 계정에 ‘어딘지 맞혀 보세요’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면서 세계 언론이 바빠졌다. 그가 한밤 투어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유쾌하게 셀카를 찍어 올렸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등장한 셀카를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대사를 앞둔 깊은 밤 외출했다는 ‘깜짝 뉴스’에 트위터를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멋쩍게 웃는 사진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싱가포르 관료들은 북-미 정상회담이란 큰 무대 뒤에 숨어 있는 장면들을 속속들이 촬영해 트위터에 부지런히 올렸다. 싱가포르가 약 162억 원을 쓰고 최대 6216억 원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에는 트위터 홍보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1일부터 회담 다음 날인 13일까지 회담 관련 트윗은 400만 건이나 됐다. 두 정상이 만난 오전 9시경(현지 시간)에는 1분당 5200건의 트윗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기’로 인식됐던 ‘트위플로머시(Twiplomacy·트위터와 외교의 합성어)’가 세계 외교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가 된 셈이다.○ ‘스트롱맨’의 장외 전쟁터 최근 스트롱맨 정상들이 외교·안보 이슈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트위터가 거친 외교의 장외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로 농담과 진담을 미묘하게 오가는 외교적 메시지를 상대국을 향해 던진다. 편안한 수다가 오가는 트위터를 이용하면 공식적인 항의 서한을 보내지 않고도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일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암’에 비유한 글을 적었다. 그러자 주미 이스라엘대사관은 다음 날 트위터에 할리우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 나오는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여배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한테 왜 이렇게 집착하니”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주장을 비웃은 셈이다.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11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대응은 포퓰리스트적 수사가 증가하며 세계적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런 나라들은 다른 국가와 소통할 때 거만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오래된 수사학적 무기에 맞서 이스라엘대사관은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영국이 올 3월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직후 주영 러시아대사관은 트위터에 영하 23도를 가리키는 온도계 사진과 함께 “러시아와 영국의 관계는 영하 23도로 떨어졌지만 우리는 추운 날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추방한 외교관 수에 비례해 양국 관계가 냉전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온도계 사진을 올린 트윗은 거의 1000번 공유됐다. 러시아는 괴짜 같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이와 달리 영국 정부는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는 건조하고 심각한 메시지만 올려 오히려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트위터 외교를 하지 않는다”며 ‘트위터광’ 트럼프 대통령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지만 물밑에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교적인 클럽’이 대표적이다. 이 클럽에 가입한 영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외교 관련 뉴스를 수시로 제공받고, 러시아 뉴스를 트위터에 공유하는 대신 각종 행사에 초청받는다.○ 정상들, 전임자로부터 ‘트위터 계정 승계’ 트위플로머시의 달인은 누구일까. 글로벌 홍보기업 버슨마스텔러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중 팔로어가 가장 많은 사람은 프란치스코 교황(2017년 5월 현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팔로어 1위 리더로 등극했다. 9개 언어의 계정을 합쳐 총 약 3370만 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윗을 받아 봤다. 이 뒤를 바짝 쫓는 떠오르는 리더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에 팔로어 수를 기존의 3배로 늘리더니 지난해 1월부터는 평균 5.7%씩 매달 꾸준히 늘렸다. 조사 당시 약 3013만 명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현재 5300만 명을 넘어섰다. 정치적으로 트위터의 힘이 커지다 보니 새롭게 선출된 정치지도자가 전임자에게서 트위터 계정을 물려받기도 한다.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이는 트위터 팔로어들은 인터넷 시대에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16년 7월 취임한 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쓰던 계정(@Number10gov)을 물려받았다. 프로필 사진만 캐머런 전 총리의 얼굴에서 영국 총리의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현관문으로 바꿔 사용했다. 트위터 외교는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밀실 외교’ 가능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트위터에서 공과 사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신중하게 다뤄야 할 외교 사안마저 가볍게 다루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NN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17일 하루 만에 18개의 트윗을 올렸다. 대통령 취임 뒤 어느 때보다도 개인적이고 이상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트윗 활동을 꼬집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트위터는 공공외교에 효과적이지만 공식 입장과 사견을 명확히 구분하는 안보·외교 현장에선 득보다 실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안보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이 트위터로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던질 때 미국 국익은 물론 우방 이익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전채은 기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8)가 21일(현지 시간) 첫딸을 낳았다. 현직 국가 정상이 재임 중 출산한 것은 1990년 37세였던 베나지르 부토 당시 파키스탄 총리가 둘째인 딸을 출산한 이후 28년 만이다. CNN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45분경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몸무게 3.31kg인 건강한 아기를 낳게 돼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우리가 출산을 잘하길 빌어주고 친절을 베풀어줘 매우 감사하다”고 직접 출산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오클랜드시티병원의 훌륭한 팀 덕분에 우리 모두는 정말 잘 있다”며 아기와 자신 모두 건강하게 잘 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사실혼 관계로 아이의 아빠인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 씨와 함께 신생아를 안고 있는 사진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 속 아던 총리는 얼굴에 부기 없이 환한 표정이다. 아던 총리는 출산과 함께 6주간 출산 휴가에 들어갔다. 그동안 총리직은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맡는다. 지난해 10월 총리로 선출된 그는 올해 1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임신 소식을 전했다. 당초 출산 예정일은 17일이었으나 4일 뒤 세상에 나왔다. 그는 자택에서 진통이 시작되자 게이퍼드 씨가 운전하는 개인 차를 타고 오클랜드시티병원으로 이동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