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윤

김예윤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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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노동팀 김예윤입니다. 먹고사는 일을 들여다봅니다. 2016년 입사해 사회부, 국제부를 거쳤습니다.

yeah@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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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의초 학폭’ 재심 “재벌손자 가담 판단 못해”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사건 재심을 실시한 서울시 학교폭력지역위원회(학폭지역위)가 학생 3명에게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다. 논란이 됐던 대기업 회장 손자는 조치 대상에서 빠졌다. 가해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알려졌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학폭지역위는 지난달 24일 숭의초교 학폭사건과 관련해 가해학생 3명의 사과와 함께 선도 조치를 결정했다. 그러나 재심 대상이었던 대기업 회장 손자 A 군에게는 아무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A 군이 현장에 있었다는 근거가 없어 가해 여부를 판단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숭의초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판단과 사실상 같은 내용이다. 숭의초교 학폭위는 조사 당시 정황상 ‘A 군이 가해학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다른 학생 3명에게 화해·사과 권고를 내렸다. 피해학생 부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7월 12일 “A 군이 학폭위 심의 대상에서 누락되고 관련 자료가 A 군 부모에게 제공된 점 등으로 볼 때 학교가 사건을 축소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 담임교사 등 4명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숭의초교는 지난달 10일 서울시교육청에 징계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재심을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의 감사는 대기업 회장 손자의 가담 여부가 아니라 사안 처리의 절차적 문제였다”고 해명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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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퍼스트도그 ‘토리’ 소개 동물단체대표, 개 절도 고발당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은색 유기견 ‘토리’를 소개해 입양시킨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개를 훔쳤다며 고발당했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케어’ 전 직원 A 씨는 28일 이 단체 박모 대표(46·여)를 특수절도 혐의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고발했다. A 씨는 고발장에서 박 대표가 2012년 5월 부산 수영구 김모 씨(69·사망) 주택에 남편과 함께 무단 침입해 마당에 있던 개(그레이하운드)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토리를 직접 전달하며 유명해졌다. 발단은 2012년 4월 김 씨가 ‘비스토’ 경차에 ‘비스킷’이라는 이름의 개를 매달고 도로를 달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논란이 되면서였다. 박 대표는 당시 김 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났다. A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러자 박 대표가 남편과 함께 김 씨 집으로 가 직접 개를 훔쳐 왔다”며 “박 대표가 ‘개가 없어진 걸 알고 김 씨가 (나한테) 수차례 전화를 걸었는데 (내가) 잡아떼니까 더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누군가가 비스킷을 구출해 왔다며 우리 단체에 건네준 것”이라면서 “이미 올 초 경찰에서 무혐의로 수사 종결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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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제자 꾀어… 여교사의 빗나간 욕망

    미성년 제자를 성(性)의 상대로 삼는 교사들의 일탈이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여성 교사가 성적 정체성이 채 확립되지 않은 어린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는 것은 위계에 의하지 않았다 해도 성적 학대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의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30대 초반 여교사 A 씨는 올봄 교내 체험학습 과정에서 고학년 B 군을 알게 됐다. B 군에게 마음이 끌린 A 씨는 ‘사랑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를 몇 차례 보내고 자신의 사진도 전송했다. B 군은 선생님의 ‘접근’이 부담스러웠지만 외면하기도 어려워 가끔 답장을 보냈다. 그러다 6월경 A 씨는 B 군과 처음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성관계는 몇 차례 더 이뤄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B 군 부모가 아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A 씨에 대해 미성년자의제강간혐의(13세 미만에 대한 간음, 추행)로 구속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으면서 “아이를 사랑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다. 따로 꾀거나 협박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부녀인 A 씨는 남편, 아이와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동현 한양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명확히 성학대나 성폭행으로 다뤄야 한다”며 “지금은 교사 주장대로 ‘좋아서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성적자기결정권 등 판단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른이 (학생을)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을 지켜줘야 할 어른이 성적으로 자기를 이용했다고 생각하게 되면 이성(異性)은 물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김상권 교육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충격적인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교육을 책임진 기관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일탈 행위를 한 여교사는 직위 해제했으며 무관용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B 군은 교육 당국이 알선한 아동센터에서 심리 치료를 받으며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도 13세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30대 여성 학원강사가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학생의 성적 무지 등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의도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아동이 건강하게 성적 정체성이나 자기결정권을 찾아가며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도 이 같은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대구에서 30대 기간제 여교사와 중학교 3학년 제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창원=강정훈 manman@donga.com / 김예윤 기자}

    •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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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농 이유식-체험농장 성공스토리에 “나도 벤처농부 도전”

    “이렇게 생크림을 플라스틱 통에 넣은 뒤에 지방에서 수분이 분리될 수 있게 잘 흔들어 주세요.” 2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의 ‘2017 A FARM SHOW(에이팜쇼)―농림식품산업 일자리 박람회’ 창업관에 차려진 ‘은아목장’ 부스. 김지은 씨(32·여)가 간단하게 버터 만드는 법을 선보이자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이들이 건네받은 통을 흔들자 몇 분 지나지 않아 통 안에 하얀 덩어리가 생겼다. 여기저기서 “신기하다”는 탄성이 터졌다. 은아목장은 경기 여주시에서 젖소를 키우며 유제품을 만들고 이를 활용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옥향 대표(65·여)의 큰딸인 김 씨가 이날 ‘창농 전도사’로 나섰다. 김 씨는 프랑스 제과학교 ‘르코르동블뢰’를 수료한 뒤 동생과 함께 목장을 ‘6차 산업 체험농장’으로 바꿨다. 현장에서 직접 만든 버터를 먹어본 김도희 씨(21·여·동신대 4학년)는 “농식품 관련 창업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런 체험까지 할 수 있어 재밌다”며 신기해했다. 올해 박람회에선 ‘벤처농부’들의 성공 스토리부터 농림식품산업 관련 공공 및 민간기업 100여 곳의 채용정보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농산물을 이용한 먹을거리를 맛보는 시식행사와 버터 만들기 등 각종 체험 이벤트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 벤처농부 성공담에 각종 체험행사도 풍성 제1전시장에 마련된 창업관은 이날 박람회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은아목장의 김지은 씨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강보람고구마’를 만든 강보람 씨(26·여) 등 여성 벤처농부들은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공개해 특히 많은 인기를 누렸다. 유기농 이유식을 만들어 파는 ‘에코맘’, O2O(온·오프라인 연계) 방식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토리’ 등 농산물 가공식품을 만들어 파는 농업벤처기업들도 소개됐다. 즉석에서 창업상담도 이뤄졌다. 농식품 가공 부문 창업을 고민하는 양선미 씨(37·전업주부)는 “은아목장에 산양유를 활용한 가공식품의 전망에 대해 물어봤는데 실제 해당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라 더 신뢰가 갔다”며 만족해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에이티움’ 부스에는 한때 방문객들로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에이티움은 aT가 화훼 분야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 멘토로 나선 화훼 디자인 벤처 ‘단크(Danc)’의 전사랑 대표(28·여)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한 케이스다. 플라워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김찬종 씨(27)에게 전 대표는 “6개월간 무료로 매장을 지원받고 선호도 조사 등도 할 수 있었다”며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외식 창업에 성공한 이들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시식행사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였다. 새우 요리를 만드는 푸드트럭 ‘슈퍼박스’, 수제 디저트 카페 ‘카페 에이미’, 완도 해산물로 요리를 만드는 ‘해초밥상’ 등은 각자 대표 메뉴를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aT의 청년 창업외식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시식용 음식은 내놓자마자 동이 날 정도였다.○ 고교생부터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까지 일자리 정보를 찾는 방문객들은 전시장 앞 게시판에 붙어있는 수십 건의 채용공고에 우선 관심을 보였다. 관심 있는 채용정보를 메모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제1, 2전시장에선 농기계, 농약, 비료, 종자 회사와 CJ제일제당, 농심 등 식품회사까지 다양한 농산업 회사들이 채용관을 열고 방문객을 맞았다.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련 공공기관과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 농협네트웍스 등 농협의 유통·금융 계열사도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농협사료’ 채용관을 찾은 이채리 양(18·청주농고 3학년)은 채용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필요한 자격증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채용 담당자는 “9월부터 입사 지원을 받는다”며 채용 전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농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50, 60대 구직자도 많았다. 식품 분야 취업을 원하는 주부 백옥려 씨(63)는 CJ푸드빌의 채용 부스를 찾았다. 백 씨가 자신이 나이가 많아 취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하자 CJ푸드빌 박재현 과장은 “주부 사원도 많다. 직영 매장 점포에선 4시간 등 시간제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층 전시장 앞 취업 멘토링 부스에서 진행된 면접 컨설팅, 면접 이미지 메이킹, 취업서류 컨설팅 서비스 등도 큰 호응을 얻었다. 취업을 앞둔 고교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준비해온 취업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내밀며 컨설턴트에게 조언을 구했다. 한쪽 부스에선 이력서에 쓸 증명사진을 현장에서 무료로 찍어줬다. 한 취업준비생(24·여)은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어울리는 의상 색깔에 대한 설명까지 들었다.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주애진 jaj@donga.com·김예윤 기자}

    • 20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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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공격땐 지하 5층이나 30cm두께 콘크리트벽 뒤로 피해야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 사흘째인 23일 오후 2시.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적의 공습에 대비한 민방공 대피훈련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북핵 위기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열린 훈련 현장을 동아일보 취재진이 점검했다. ◆쇼핑거리=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사이렌이 울리자 주민센터 직원 3명이 나타났다. 손에는 민방위 로고가 박힌 대형 깃발을 들었다. 행인들은 말없이 서 있는 공무원들을 멀뚱히 바라봤다. 한 외국인은 한국인을 붙잡고 “무슨 소리냐”라고 물었다. 적의 폭탄이 투하되고 지상군 공격이 시작됐을 때 나오는 공습경보였지만 시민들 표정은 한가로웠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행인들은 가까운 지하철역이나 건물 지하주차장 등 지하시설로 대피해야 한다. 만약 핵 공격이면 지하 4, 5층 깊이인 15m 아래까지 내려가야 폭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행정안전부가 만든 스마트폰 앱 ‘안전디딤돌’을 활용하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피소를 찾아볼 수 있다. ◆도로=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 왕복 8차로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은 공무원들의 통제에 일제히 멈췄다. 일부 차량이 경적을 울렸지만 이내 잦아들었다. 8차로를 드문드문 메운 차량들은 정확히 5분 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방위 훈련 규정(5분 정차 후 이동)은 지켜졌다. 하지만 실제 공습 상황에선 차량을 오른쪽 갓길로 옮겨 정차해야 한다. 운전자는 차 키를 꽂아둔 뒤 지하시설로 피신해야 한다. ◆백화점=롯데백화점 1층 안내데스크 앞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화장품 매장의 위치를 안내하던 데스크 직원은 사이렌 소리에 개의치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곧 이어 “민방위 훈련이 시작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화장품과 귀금속 코너 등 대부분의 직원은 별다른 동요 없이 손님을 맞았다. 한 백화점 직원은 “훈련이지만 오가는 고객들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화점은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이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직원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손님들을 지하주차장 등 대피시설로 안내해야 한다. ◆지하 대피시설=명동 지하쇼핑센터는 대피시설로 지정됐다. 매뉴얼대로면 이 시간 몰려드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뤄야 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 지하에서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비상시에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 전동장치 대신 계단으로 오가야 한다. 지역 민방위대장은 “지난해 민방위 훈련 때 실제 상황처럼 행인들을 통제하려다 몸싸움까지 난 적이 있다. 어차피 통제에 따를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이날 낮 12시 50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덩케르크’ 등 영화 상영이 한창이었다. 훈련 시작 직전인 오후 1시 55분 모든 영화가 중단됐다. 상영관에선 “잠시 후 사이렌이 울리면 20분간 멈춘 뒤 다시 이어 상영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공습경보가 울리자 상영관에 있던 관객 80여 명은 직원 안내에 따라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 1층의 대피시설로 지정된 마트 안으로 이동했다. 매뉴얼대로 지켜진 사례였다. ◆초고층(50층 이상) 건물=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높이 555m의 초고층 건물이다. 취재진은 이 건물 34층에 입주한 A업체의 대피 훈련에 참여했다. 사이렌 소리에 직원들은 비상구 계단을 통해 22층으로 걸어 내려갔다. 22층은 피난안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었다. 일반 건물은 계단으로 대피하지만 초고층 건물은 통상 20층 단위로 1곳씩 설치된 피난안전구역으로 일단 이동한다. 이곳에는 화재나 정전에도 가동되는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별도로 있다. 높은 층에서부터 걸어서 내려가려면 오래 걸리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정체를 빚기 때문이다. A업체 직원들은 매뉴얼대로 대피하긴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2층 피난용 엘리베이터 앞에는 수백 명이 줄지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데만 20분을 기다렸다. 직원들은 “이 정도 시간이면 공습이 이미 끝났을 것 같다”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학교=서울 도봉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사이렌이 울리자 모두 운동장과 1층 복도에 모였다. 교내에 별도의 지하 대피소가 없기 때문이다. 행안부 앱 ‘안전디딤돌’을 검색해 보니 서울 강북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용산구 은평구 중구 등 7개구에는 학교 자체 대피소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내 초중고교는 1364곳이지만 자체 대피소를 두고 있는 학교는 75곳에 불과하다. 김예윤 yeah@donga.com·최지선·이지훈 기자}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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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 제발 그만” 침묵시위 나선 청와대 이웃주민들

    17일 오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사거리에서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울려 퍼졌다. 60여 명의 이 지역 주민들은 저마다 ‘예전처럼 조용하게 살고 싶어요’ ‘학생들의 수업 방해 더 이상 안 돼요’ 등의 구호가 적힌 작은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보행 신호가 켜질 때마다 말없이 횡단보도를 오가며 행인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알렸다. 주민들은 침묵시위의 취지에 맞춰 마이크와 확성기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수화 통역사가 호소문 낭독에 동석했다. 수화 통역사는 시위대 대표가 호소문을 육성으로 낭독하는 동안 곁에서 같은 내용을 손짓으로 옮겼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오른손을 가로로 세워 왼쪽 손바닥을 강하게 탁탁 내리치며 무언(無言)의 항의를 전달하는 식이었다. 청운효자동 주민들이 침묵시위에 나선 것은 청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연일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열면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촛불집회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상황이 나아지리라 믿었지만 오히려 더 심해져 견딜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청운효자동 집회 금지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부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건수는 총 102건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 번 신고를 하면서 여러 날에 걸쳐 집회를 열겠다고 한 경우도 있어서 실제 집회 개최 건수는 300건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가장 큰 괴로움은 집회·시위로 발생하는 소음이다. 김종구 대책위원장은 “자체적으로 집회 소음을 측정했더니 현행법상 낮 시간대 소음 허용 기준인 65dB(데시벨)을 훌쩍 뛰어넘어 최고 90dB까지 측정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는 하지만 그 때문에 우리 주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일상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집회·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8일부터 일주일간 주민들로부터 접수한 110여 건의 피해사항을 토대로 탄원서를 작성해 청와대와 국회, 경찰청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에도 서울 종로경찰서에 비슷한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책위는 또 다음 달 법원에 “주민 거주지역을 감안해 집회 개최를 제한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도 낼 방침이다. 이날 침묵시위에 참여한 주민 중 일부는 부근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던 다른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 금속노조 조합원은 천막에 다가온 주민들에게 “집회 신고를 했으니 방해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이에 효자동에서만 46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박모 씨(69·여)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려면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며 “마이크로 유행가까지 부르는 이유가 뭐냐”고 목소리를 높여 대꾸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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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窓]성직자에 성추행 악몽 20대 여성의 ‘남다른 복수’

    20대 여성 J 씨는 지난해 5월 평소 다니던 성당의 50대 신부(神父) A 씨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와 홀로 생활비를 벌며 공부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던 J 씨가 믿고 의지하던 성직자였다. A 씨는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귀가하는 J 씨에게 “커피 한잔 달라”며 J 씨의 집에 따라 들어갔다. A 씨는 커피를 몇 모금 마신 뒤 돌변했다. J 씨를 껴안고 몸을 더듬었다. J 씨의 완강한 거부에 A 씨는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J 씨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 참다못한 J 씨는 석 달 뒤 사과를 요구하려고 한 식당에서 A 씨를 만났다. A 씨는 식당 계산대 앞에서 강제로 J 씨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 J 씨가 도망치듯 집으로 가자 A 씨는 집까지 쫓아가 “나와 보라”며 소리를 질렀다. 결국 J 씨는 지난해 12월 A 씨가 소속된 교구에 성추행 피해를 알렸다. 하지만 교구 관계자는 “세상의 보복은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경찰 신고를 만류했다. J 씨는 성폭력 피해 지원 단체인 ‘한국 여성의 전화’를 찾았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원 단체의 무료 법률 지원 예산이 바닥나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었다. 예산이 충당될 때까지 석 달을 기다렸다. 그동안 J 씨는 고통과 직면해야 했다. 자신을 농락한 신부, 그를 감싼 성직자들, 그들을 믿었던 자신에게 울화가 치밀었다. 수면장애에 우울증을 앓았다. 다행히 경찰 조사는 순조로웠다. A 씨는 성추행을 시인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5월 A 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J 씨에게 합의를 요청했다. J 씨는 “신부복을 벗지 않으면 합의할 수 없다”고 했지만 A 씨는 “한 번 실수로 신부직을 내놓을 순 없다”며 버텼다. 그 대신 합의금 1000만 원을 제시했다. 4일 기자와 만난 J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돈으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혐오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J 씨의 변호사는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A 씨가 초범인 데다 성추행 정도가 비교적 가볍고, 실수를 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성직자의 지위가 고려돼 재판에 넘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J 씨는 고민에 빠졌다. A 씨가 금전 손실 없이 형사책임마저 피해 간다면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없을 것 같았다. J 씨는 고심 끝에 합의금 1000만 원을 받아 자신이 도움을 받은 지원 단체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변호사 선임을 못 해 석 달간 괴로워하며 기다려야 했던 아픔을 다른 피해자들은 겪지 않기를 바랐다. J 씨가 합의해준 덕에 A 씨는 1일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방 수도원으로 전출됐다. J 씨는 “씁쓸하지만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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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서 “한미동맹 철폐”… 대학로선 “한미동맹 강화”

    광복절인 15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 앞은 4000여 개의 빨간 우산으로 뒤덮였다. 온종일 100mm 가까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진보성향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상징하는 빨간 우산을 일제히 펼쳐든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미국대사관 ‘포위 집회’가 법원의 불허로 무산되고 비가 내리자 새로 만들어낸 집단행동이었다. 빨간 우산을 쓴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대사관을 향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한미동맹 철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수백 개의 꽹과리와 큰북이 내는 굉음이 미국대사관 주변에 울려 퍼졌다. 광복절이지만 태극기를 든 집회 참가자는 보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대학로 주변에 모인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절에도 촛불시위대는 태극기를 들지 않는다. 태극기를 부끄럽게 여기고 촛불은 영광으로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사드 반대” vs “핵무장”…양극단 구호 난무 민주노총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경까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 ‘8·15 범국민평화행동’ 등의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약 1만 명(경찰 추산 약 7000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대회와 평화행동 등의 명칭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사드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였다. 일부 참가자는 반미(反美) 구호를 외쳤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연단에서 “사드를 반드시 막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자주 없이 평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통일선봉대 관계자는 “상주군 사드부대까지 찾아가 사드 철회를 외치고 야만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온몸으로 막아냈다”고 말했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주민 80여 명도 집회에 참석해 ‘사드배치 결사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응했다. 일부 시위대는 주한 미국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욕설을 하며 “박근혜도 우리가 쫓아냈다. 미국 놈의 명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광화문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는 민중연합당이 ‘8·15 자주평화통일 결의대회’를 열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기 전 통일진보당 의원 등의 석방을 주장했다. 서울 대학로에서는 전군구국동지연합회 등 300여 개 보수성향 단체들이 모여 ‘8·15 구국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핵무장, 한미동맹 강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재인 정권 퇴진” 등 반정부 구호도 쏟아졌다. 주최 측 추산 약 1만 명(경찰 추산 약 4000명)이 모였다. 이들이 든 태극기와 성조기가 대학로 주변 건물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역사 내를 가득 메웠다.○ 2만 명 도심 행진…도로 정체 진보, 보수 집회 참가자들이 각각 집회 후 행진을 하면서 서울 도심 일대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진보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세종로사거리를 거쳐 주한 미국대사관 앞까지 약 1km를 행진했다. 당초 미국·일본대사관을 둘러싸는 2km 구간을 행진하려 했으나 전날 법원의 불허로 미국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경로가 바뀌었다. 당초 3개 차로를 점거해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미국대사관 앞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4개 차로의 차량 통행이 막혔다. 이 때문에 광화문 주변을 지나는 차량들이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까이 ‘거북이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민중연합당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와대 사랑채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3.5km 구간을 행진하며 1, 2개 차로를 점거했다.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대학로에서 종로5가, 종각사거리, 을지로입구, 대한문 방향까지 2시간 동안 3개 차로를 점거해 행진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김예윤·구특교 기자}

    •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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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골목 누비는 시위대, 시끄러워 공부 못해요” 초등생의 비명

    “차라리 ‘전용 시위장’을 만들어 주세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은 송모 씨(38)가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소음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던 송 씨는 이날 회사 업무까지 잠시 중단하고 주민센터에 왔다. 이날이 집회시위 피해신고서 접수 마감일이기 때문이다. 송 씨의 집은 청와대에서 200m가량 떨어져 있다. 15년째 조용한 주택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변했다. 그는 “시위대가 폭 4, 5m 골목을 행진하며 ‘이석기 석방’을 외치고 담벼락에 술병을 버리거나 노상방뇨까지 한다”며 “전용 시위장을 설치하는 법안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청와대 근처 집회시위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이 “살 수가 없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급기야 주민들은 ‘청운효자동 집회시위 금지 주민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를 만들어 8일부터 14일까지 피해신고서를 접수했다. 고사리손으로 신고서를 작성한 초등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들이 고발한 피해 실태는 겉보기보다 심각했다. 본보는 주민대책위와 함께 14일 낮 12시까지 접수된 피해신고서 85건을 분석했다. 가장 많은 피해는 소음(76건·중복 응답 가능)이었다. 주민 대부분은 밤낮 가리지 않는 확성기와 마이크 소리에 괴로워했다. 차도에 설치된 확성기 옆을 지나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고막 손상을 입었다”는 주민도 있었다. 대중교통 이용 등 ‘통행 불편’을 느끼는 주민도 절반(42건)에 달했다. 피해 신고서를 낸 한 주민은 “시위대가 집 근처 주차장 공간을 몽땅 차지해 내 승용차는 도로에 불법 주차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 방해(27건)와 정서 장애(23건), 수업권 방해(21건)의 순이었다. 근처에서 13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0·여)는 “차량 이동이 막히면서 매출이 50%가량 떨어졌다”며 “직원 2명을 최근 그만두게 했지만 지금 같아선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쓰레기와 노상방뇨에 따른 악취, 장애인의 통행 불편 사례도 10건 이상이었다. 청운초교 A 군(10)은 피해 신고서에 “시끄러워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이상한 물건(버려진 천막, 흉상 등) 때문에 보기 싫다”고 적었다. 주민들은 “오죽하면 피해신고서까지 쓰겠느냐”며 하소연했다. 2014년 세월호 집회와 지난해와 올해 초 촛불집회 때도 불편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응원하고 동참했다. 주민 유모 씨(53·여)는 “세월호 집회 때는 주민들이 나서서 천막까지 함께 설치해줬다”며 속상해했다. 유 씨는 “아들이 고3 수험생인데 집회 소음 탓에 수능 모의고사를 망쳤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14일 오전에도 대형버스를 타고 온 집회 참가자 수십 명이 주민센터 앞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한 집회 참가자가 피해신고서를 접수하는 주민을 향해 “오늘도 시끄럽게 하러 왔어요”라며 비꼬듯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접수한 피해신고서를 청와대와 국회, 경찰청 등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17일 오전 10시 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반대를 위한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청운효자동 통장협의회 정모 회장은 “문제를 제기해도 당국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금지할 수 없다고만 한다”며 “집회총량제 같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예윤 기자}

    • 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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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환 “파독 광부-간호사분들께 작은 기쁨 드리게 돼 감사”

    “가난하던 시절 몸 바쳐 나라를 일으켜 세우신 분들께 작게나마 기쁨을 드릴 기회가 생겨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탤런트 김성환 씨(67·사진)가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들을 위로하는 무대에 선다. 대한노인회 독일 지회 창립 1주년 기념 공연이다. 1970년 TBC 공채 탤런트로 시작해 연예계 생활 48년째인 김 씨의 첫 해외 공연이기도 하다. 김 씨는 지난해 대한노인회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김 씨는 이번 공연에서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2일 만난 김 씨는 “그분들이 (형편이) 아주 넉넉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며 “첫 해외 공연을 뜻깊게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연기와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트로트 앨범까지 낸 김 씨는 3시간 동안 40곡의 노래를 부른다. ‘꿈에 본 내 고향’, ‘타향살이’, ‘불효자는 웁니다’를 비롯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이 대부분이다. 김 씨는 “하루 10시간씩 40곡을 순서대로 연습하고 있다”면서 “목이 쉴 정도라 이제는 출국 전까지 목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현재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대한노인회 독일지회 하영순 회장(74·여)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공연에는 독일 전역에서 교민 600여 명이 모인다”며 “함부르크에서 8, 9시간씩 버스를 타고 오는 분은 물론이고 스위스와 노르웨이에서 오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11월에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재일교포 위로 공연을 한다. 김 씨는 “독일 공연 소식을 듣고 미국, 필리핀 지회에서도 요청이 왔다”며 “올해 공연을 다 열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문예슬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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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운영회가 입점비 명목 수천만원 뜯어가… 일그러진 ‘동대민국(東大民國)’

    서울 동대문 D의류상가 도매상인들은 자신들의 일터를 ‘동대민국(東大民國)’이라고 부른다. 개장 시간 오후 8시∼이튿날 오전 8시, 밤낮이 뒤바뀐 이곳은 ‘치외법권’ 지역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인운영회(운영회)라는 자치 조직이 특정 세력에 의해 사유화되면서 상인들을 상대로 ‘입점비’ ‘퇴점비’ 등을 뜯어내는 등 불법적인 관행이 10년 넘게 이어져 온 것이다. 상인들에겐 운영회의 지시가 곧 법이었고 그 ‘법’을 어기면 옷 장사를 할 수 없었다. 국내 의류시장 매출의 30%인 연간 15조 원을 벌어들이는 동대문 의류상가 일각의 어두운 실태가 최근 경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동대문의 대표적 도매상가인 D상가 운영회의 불법행위를 수사해 지난달 서모 사장과 오모 전무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점포주와 상인 사이 똬리 틀고 전횡 D상가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에 점포는 400여 곳에 이른다. 상인들은 평균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180만 원을 내며 4.23m²(약 1.25평) 크기 점포 한 칸을 얻어 장사하고 있다. 점포마다 소유주가 따로 있지만 이들로부터 임대 계약과 관리 권한을 위임받은 운영회가 중간 길목에서 상인들에게 전횡을 일삼는 구조다. 상인들은 운영회가 계약이나 규약 등 법적 근거도 없이 걷어가는 돈이 한 해 수천만 원에 달한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운영회는 처음 입주하는 상인들에게 점포 보증금과는 별도로 500만∼3000만 원의 ‘입점비’를 물려왔다. 운영회는 상가 활성화 또는 기존 상인에게 주는 권리금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운영회로부터 권리금을 돌려받은 상인은 거의 없다. 사실상 강제적 기부금인 셈이다. 입점비 액수는 정해진 기준도 없다. 상가 운영 경험이나 인맥이 취약할수록 더 많은 액수를 요구받는다는 게 상인들의 증언이다. 운영회는 계약이 만료된 점포를 다른 점포로 ‘강제 이주’시킨 뒤 추가로 입점비를 받기도 한다. 한 상인은 “가게를 안 옮기고 버티자 운영회에서 찬조비로 2000만 원을 요구해 계약서에도 없는 돈을 내고 겨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상인들은 운영회의 횡포를 못 이겨 가게를 접을 때에도 200만∼800만 원의 퇴점비를 내야 했다. 운영회가 전액 돌려줘야 할 보증금의 일부를 퇴점비 명목으로 차감하고 나머지만 돌려주는 식이다. 운영회는 퇴점비에 대해 “가게가 빠진 뒤 반품이나 환불 문의가 있을 것에 대비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상인들은 “반품, 환불 요구는 드문 일인데 운영회로부터 퇴점비를 제때 돌려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들은 매주 5만∼15만 원의 홍보비와 명절 행사비용으로 한 해 50만∼100만 원을 운영회에 납부한다. 하지만 실제 집행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상인들은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길이 없다”고 했다. 특정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해 점포 수리를 하라는 운영회의 강요에 못 이겨 멀쩡한 점포를 시세보다 웃돈을 주고 고치는 경우도 많다. 한 상인은 “갈취 피해를 덜 당하려면 운영회 간부에게 고급 양주나 현금 등 수백만 원을 지속적으로 상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회 고위 간부들 수십억 횡령 혐의 경찰은 운영회의 이 같은 관행이 10년 넘게 이어져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운영회가 상가 주인들로부터 일정 권한을 위임받았더라도 경비, 청소 등 일반적인 관리 수준을 넘어 별다른 법적 근거 없이 거액을 요구한 행위는 공갈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경찰은 “운영회 측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어김없이 보복이 가해졌고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사람들이 큰소리로 겁박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상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특수공갈과 강요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또 운영회 고위 간부들이 홍보비와 행사비 명목으로 걷은 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회 측은 “입점비는 동대문시장의 관행에 따라 받아왔지만 얼마 전 없앴고 퇴점비도 받지 않고 있다. 홍보비도 투명하게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최근까지 입점비를 요구받았고 퇴점비 역시 운영회가 돈이 없다며 보증금 자체를 안 돌려주고 있어 떼어가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 상인들 왜 10년 넘게 당했나 ▼‘문제 상인’ 찍히면 다른 상가에도 입점 거부당해1주일 단위로 의류 제작 ‘스폿’ 방식… 가게 옮기면 수천만원 재고 부담서울 동대문 D의류상가 도매상인들은 동대문 특유의 의류 생산 방식 때문에 상가운영회의 부당한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시장 반응을 주시하면서 일주일 단위로 디자인을 바꿔 소량 제작하는 이른바 스폿(Spot) 생산 방식이어서 운영회의 점포 이주 요구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상인들이 운영회 측 요구에 불응하다 아예 다른 상가로 가게를 옮기게 되면 새 장사를 준비하는 2, 3주 동안 그전에 만든 옷은 유행이 지나버려 재고로 남게 된다. 통상 보름 치 재고가 쌓이면 손실액은 3000만∼5000만 원에 이른다. 운영회의 ‘착취’를 피해 다른 상가로 옮기기도 쉽지 않다. 다른 상가의 운영회도 운영회 측과 갈등을 빚고 나온 상인은 ‘문제 상인’으로 간주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의류 도매상은 국내 최대 시장인 동대문에서 밀려나면 기존 수입을 유지하기 어렵다. 간신히 쫓겨나지 않았더라도 한 번 미운털이 박히면 상가 내에서 점포를 자주 옮겨야 하거나 입점비나 퇴점비 등의 액수가 더 늘어난다.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8시인 ‘올빼미 영업시간’도 상인들이 문제 제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한 상인은 “경찰에 신고하고 싶어도 휴식을 취해야 할 낮에 깨어 있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D상가의 상인은 약 80%가 여성이다. 이들 대부분이 오전에 잠깐 눈을 붙이고 오후에는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숨죽이던 상인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매출까지 크게 줄자 “더는 못 견디겠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서울연구원의 지난달 발표를 보면 올 2분기 동대문 관광특구 상인들의 매출 체감도는 사드 사태 전인 전년 동기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예윤·김배중 기자}

    •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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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 상인’ 찍히면 다른 상가에도 입점 거부당해

    ▼ 상인들 왜 10년 넘게 당했나 ▼‘문제 상인’ 찍히면 다른 상가에도 입점 거부당해1주일 단위로 의류 제작 ‘스폿’ 방식… 가게 옮기면 수천만원 재고 부담서울 동대문 D의류상가 도매상인들은 동대문 특유의 의류 생산 방식 때문에 상가운영회의 부당한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시장 반응을 주시하면서 일주일 단위로 디자인을 바꿔 소량 제작하는 이른바 스폿(Spot) 생산 방식이어서 운영회의 점포 이주 요구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상인들이 운영회 측 요구에 불응하다 아예 다른 상가로 가게를 옮기게 되면 새 장사를 준비하는 2, 3주 동안 그전에 만든 옷은 유행이 지나버려 재고로 남게 된다. 통상 보름 치 재고가 쌓이면 손실액은 3000만∼5000만 원에 이른다. 운영회의 ‘착취’를 피해 다른 상가로 옮기기도 쉽지 않다. 다른 상가의 운영회도 운영회 측과 갈등을 빚고 나온 상인은 ‘문제 상인’으로 간주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의류 도매상은 국내 최대 시장인 동대문에서 밀려나면 기존 수입을 유지하기 어렵다. 간신히 쫓겨나지 않았더라도 한 번 미운털이 박히면 상가 내에서 점포를 자주 옮겨야 하거나 입점비나 퇴점비 등의 액수가 더 늘어난다. 오후 8시∼다음 날 오전 8시인 ‘올빼미 영업시간’도 상인들이 문제 제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한 상인은 “경찰에 신고하고 싶어도 휴식을 취해야 할 낮에 깨어 있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D상가의 상인은 약 80%가 여성이다. 이들 대부분이 오전에 잠깐 눈을 붙이고 오후에는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숨죽이던 상인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매출까지 크게 줄자 “더는 못 견디겠다”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서울연구원의 지난달 발표를 보면 올 2분기 동대문 관광특구 상인들의 매출 체감도는 사드 사태 전인 전년 동기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예윤·김배중 기자}

    •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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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월급 167만원, 사장은 186만원” 가게 접겠다는 업주들

    《 “(최저임금이) 1만 원 되면 장사 접을 거예요. 직원이 사장보다 돈을 더 벌 텐데요. 나중에 취업도 안 돼 빈곤층으로 떨어질까 겁이 납니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편의점을 하는 A 씨(52)는 한숨부터 쉬었다. 여름은 편의점의 성수기다. 그의 점포는 요즘 하루 매출 220만 원을 올린다. 일 매출 200만 원을 넘으면 보통 ‘대박’ 편의점으로 불린다. 하지만 A 씨가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200만 원이 채 안 된다. 1000원짜리를 팔면 가맹 수수료, 임차료, 공과금 등을 다 내고 약 100원 남는데, 여기서 70원 정도가 인건비로 또 떼인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 인건비는 80원 정도가 된다. 》  그는 “비수기에는 150만 원 남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건비 아끼려고 부부가 12시간 교대로 근무하고 300만∼400만 원 겨우 버는 곳도 많다. 직원 처우 개선도 좋지만 사장이 살아야 직원도 살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발표하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재계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상으로 3년 후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성남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기껏 해야 월 300만 원을 버는데 통상임금 인상까지 고려하면 내년엔 14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더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 3명, 시간제 2명 등 총 5명을 고용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한 명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일부 영세 업주들 사이에선 “차라리 내가 직접 다른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중소기업도 비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이 추가 부담할 금액이 15조2000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와 새로 최저임금 대상이 되는 근로자 460만 명을 대상으로 순인상분, 4대 보험료, 특별격려금 등을 계산한 결과다. 최저임금이 2020년 1만 원이 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은 매년 81조5259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세상인과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책도 비용 증가분을 만회하기에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업주의 인건비 부담 능력’을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지도 미지수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씨는 한 달에 많아야 300만 원을 벌지만 매출은 3억4000만 원이다. 유류세 60%가 붙기 때문으로 매출액을 인건비 부담 능력 기준으로 보기에 힘들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3)는 “대기업·중견기업 기준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기준을 나눠 최저임금 인상률 차이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폐업률 증가로 실업, 물가 인상, 투자 위축, 고용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전모 씨(32)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로 인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도 당장의 인상을 감내할 여력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및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임금 수준의 고용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유통업계는 이미 1만 원 가능성에 대비해 재무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인상으로 연간 인건비가 250억∼500억 원이 더 든다”며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초봉이 최저임금보다 적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은 139만5800원으로 직급보조비(12만5000원)를 더해도 152만80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월급(주 40시간 근무 기준 157만3770원)보다 적다. 물론 공무원 급여는 각종 수당이 더해지고, 최저임금과 연동해 올라 최저임금과 역전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높게 유지하려면 공무원 급여 역시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 확정 직후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인상 폭(450원)의 2.4배에 이르는 1060원이나 오른 데 대해 경영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 원에 못 미치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영세·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나빠지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예윤 / 세종=최혜령 기자}

    •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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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주의 곰신들, 서울경찰청 앞 ‘점령 사건’

    14일 0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600명이 넘는 여성이 몰려들었다. 피부색과 나이, 출신 국가는 각양각색이었다. 떡볶이를 먹는 이집트 여성부터 한국어 단어집을 들고 ‘열공’하는 네덜란드 여성까지…. 이들은 서울경찰청 소속 의경인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동해(본명 이동해·31·사진)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세계 각국의 ‘글로벌 곰신(고무신의 줄임말)’이다. 13일 오전 5시에 가장 먼저 도착한 스코틀랜드 출신 바이린 씨(21)는 20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히잡을 두른 인도네시아 교사 사산티 씨(27)는 한국에 오려고 월급의 절반인 100달러를 2년간 계속 모았다. 오전 6시 한 프랑스 여성이 “동해 나오기 3시간 전”이라고 외치자 모든 팬이 일어나 손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일부가 차도로 떠밀리자 금발의 한 여성 팬은 한국말로 “차도 내려오지 마! 차에 치여 죽을 거야. 죽으면 안 돼!”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전 9시 반 정문으로 나온 동해는 1박 2일을 기다린 팬들에게 5분 남짓 전역 소감을 밝히고 떠났다. 한 멕시코 여성 팬에게 ‘힘든데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묻자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답이 돌아왔다. “저도 몰라요. Just happiness(그냥 행복하니까)!”김예윤 yeah@donga.com·김동혁 기자}

    • 201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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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주니어 멤버 동해 전역 축하하러 온 글로벌 곰신들

    14일 0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600명이 넘는 여성이 몰려들었다. 피부색과 나이, 출신 국가까지 각양각색이었다. 길바닥에 앉아 떡볶이를 먹는 이집트 여성부터 한국어 단어집을 들고 쪼그려 앉아 ‘열공’하는 네덜란드 여성, 미니 선풍기를 들고 앞머리를 말고 있는 홍콩 여성까지…. 이들은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동해(본명 이동해·31)의 팬. 이날은 서울경찰청에서 의경으로 복무 중인 동해의 전역일이었다. 좋아하는 스타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각국의 ‘글로벌 곰신’이 모인 것이다. 곰신은 군대 간 연인을 기다리는 여성을 일컫는 ‘고무신’의 줄임말이다. 이날 행렬 맨 앞에 있던 스코틀랜드 출신 바이린 씨(21·여)는 13일 오전 5시에 1등으로 도착해 스무 시간 넘게 기다리던 중이었다. 바이린 씨는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빼앗길까봐 컵라면과 콜라 한 캔으로 버티고 있다. 그래도 오빠를 제일 앞에서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늘색 히잡을 두른 인도네시아 여성 사산티 씨(27·여)는 맨발로 양반다리를 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선 슈퍼주니어 노래가 흘러 나왔다. 교사인 그는 한국에 오기 위해 월급의 절반인 100달러를 2년간 모았다고 했다. 이날 모인 팬의 대부분은 12일 강원 원주시 1군사령부도 찾았다. 슈퍼주니어의 또 다른 멤버 은혁(본명 이혁재)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당시 현장에선 은혁을 가까이 보기 위해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그래서인지 서울경찰청 앞에서는 자체적으로 대기명부를 작성해 기다렸다. 언어가 달라 마찰이 생기면 통역을 수소문하거나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일부 팬들이 차도로 밀려나면 네덜란드에서 온 한 여성이 어눌한 한국말로 “차도 내려오지 마! 차에 치여 죽을 거야. 죽으면 안 돼!”라고 외쳤다. 오전 6시 한 프랑스 여성이 “동해 나오기 3시간 전”이라고 또박또박 외쳤다. 지친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손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오전 9시 반 동해가 정문으로 걸어 나오자 팬들은 “이동해”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1박 2일을 기다린 팬들에게 동해는 전역 소감을 밝혔다.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멕시코 여성 산체스 씨(29)에게 “힘든데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감격의 눈물을 닦으며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말했다. “저도 몰라요. Just happiness(그냥 행복하니까)!”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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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형수술비 빌려준다며 高利대출… 유흥업소 여성 등친 대부업자-의사

    ‘얼굴만 예뻐지면 대학 등록금도 쉽게 마련할 줄 알았는데….’ 늦깎이 대학생 A 씨(29·여)가 눈물을 흘렸다. 뒤늦은 후회였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했다. A 씨는 ‘오뚝한 코와 갸름한 턱선’을 가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1000만 원이 넘는 성형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다. 이미 금융기관에 400만 원의 빚도 있었다. A 씨는 ‘성형 지원 대출’ 광고를 접하고 솔깃했다. 성형수술 목적으로 돈을 빌린 뒤 수술 후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것이다. A 씨는 꿈을 이루는 듯했다. 악몽의 시작이라는 건 짐작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이상한 점도 많았다. A 씨는 ‘잘한다’는 병원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대부업체는 병원을 ‘콕’ 집어 알려줬다. 그렇게 눈과 코, 얼굴 윤곽 수술을 했다. 부기가 빠지고 다시 일을 시작하면 쉽게 돈을 갚을 줄 알았다. 현실은 달랐다. 매달 원금과 이자로 100만 원 가까운 돈을 내는 것도 버거웠다. “너희 부모는 이런 일 하는 거 아냐, 집에 찾아갈까?” 대출금 상환이 밀리자 대부업자는 A 씨를 협박했다. 쩔쩔매는 A 씨에게 대부업자는 “인터넷 음란방송에 나가거나 성매매를 해서라도 갚아라”라고 강요했다. A 씨의 머릿속에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성형수술을 미끼로 불법 고금리 대출을 해주고 폭력과 협박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무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수백 명에게 법정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뜯어낸 박모(47) 이모 씨(37)를 구속하고 대부업 관계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성형수술 환자를 소개받고 수수료를 건넨 서울 강남 일대 성형외과 원장 박모 씨(42) 등 3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부업자 박 씨와 이 씨는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78명에게 약 55억 원을 빌려주고 성형외과 3곳에서 수술을 받도록 했다. 이자는 법정이자율(연 25%)보다 높은 연 34.9%. 병원은 환자 1명마다 수술비의 30%를 수수료로 건넸다. 박 씨 일당은 19억 원가량의 이자와 알선 수수료를 챙겼다. 피해자는 대부분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 등 20대 초반 여성이다. 이들은 유흥업소 실장에게 “성형을 받아 예뻐지면 대우를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업체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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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사회적 총파업’ 마지막 날 “이석기-한상균 석방” 정치구호 난무

    “박근혜 퇴진 앞장서 싸운 한상균을 석방하라!” “내란음모 무죄판결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진행해 온 ‘사회적 총파업’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 30여 개가 펄럭였다. 민노총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른바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등 소외계층 권익 향상을 앞세운 사회적 총파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 등 정치적 구호가 쏟아졌다. 연단에 오른 한 참가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2번이나 감옥을 갔던 양심수였다”며 “한 위원장과 이 전 의원을 감옥에서 되찾아오는 날이 진정한 적폐 청산 완성”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월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뒤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죄로 2015년 1월 징역 9년형 및 자격정지 7년형이 확정됐으며 4년째 복역 중이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명(경찰 추산 1500명)이 참가했다. 민노총 집회가 끝난 뒤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의 주관으로 열린 양심수 석방 문화제에서는 한 위원장과 이 전 의원 석방 요구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민노총 등 일부 단체들이 최근 집회에서 두 사람의 석방을 요구하고 나선 건 다음 달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정부를 압박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노총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만약 광복절 사면에 한상균 동지가 제외된다면 청와대와 정부의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위원회의 권오현 후원회장은 “한 위원장과 이 전 의원이 감옥에 있는 한 아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큰소리쳐도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국가라고) 자랑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후 도심 행진에 나서면서 광화문광장 일대는 오후 5시경부터 교통정체를 빚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부근 차로가 시위대 행진으로 가로막히자 시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차도 한가운데 줄을 서는 아슬아슬한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김예윤 yeah@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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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전 살인범 잡은… 금쪽같은 ‘맥주병 쪽지문’

    “아이고, 사람을 잘못 찾아오셨네.” 지난달 26일 장모 씨(52)는 자신의 집에 경찰관이 찾아오자 현관문을 열어주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수사팀 김성용 경위는 개의치 않고 수갑을 채웠다. 체포된 장 씨가 경찰서로 잡혀가는 길,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피해자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하늘이 맑다가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겠어요.” 김 경위의 비난에 장 씨는 “일기예보에서 비 온다고 그러던데 뭐…”라며 딴소리를 했다. 장 씨는 이날이 숨죽이며 들키지 않고 살아온 15년의 마지막이 될 줄 모르는 듯했다.○ 결정적 물증 ‘쪽지문’ 2002년 12월 14일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주인 A 씨(당시 50세·여)가 둔기로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감식반 요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가게 바닥에 나뒹구는 맥주병 3개는 지문 하나 없이 말끔했다. 수건으로 병을 닦아낸 흔적이 역력했다. 이때 주변을 둘러보던 한 감식요원이 깨진 맥주병 조각을 발견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세히 살펴보니 완전하지 않은 지문, 즉 ‘쪽지문’이 나왔다. 엄지손가락의 3분의 1쯤 되는 크기였다. 현장에서 확보한 물증이었지만 쪽지문만 가지고는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당시엔 온전한 지문 하나를 감식하는 데도 5일 넘게 걸렸다. 경찰은 피해자 명의의 신용카드가 사용된 가게를 탐문하고 몽타주를 만들어 공개 수배를 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리고 14년이 흘렀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17년 12월 13일. 영구미제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경찰의 재수사 대상이 됐다. 2015년 7월 개정된 형사소송법, 일명 ‘태완이법’ 덕분에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먼지로 뒤덮였던 영구미제 사건들이 햇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태완이법’은 1999년 5월 대구에서 황산 테러로 숨진 김태완 군(당시 6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5년 만에 풀린 응어리 경찰에 14년 전 확보한 쪽지문은 금쪽같은 단서가 됐다. 2012년 도입된 지문자동감식식별시스템(AFIS)으로 쪽지문에서 추출한 특징과 주민등록 지문정보에 입력된 지문들을 비교해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 지문 감식 결과 일치하는 사람은 단 한 명, 바로 장 씨였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됐던 키높이 구두로 추정되는 뒷굽이 둥근 족적(발바닥 지문)도 중요한 단서가 됐다. 경찰은 키가 165cm 정도인 장 씨의 집에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사한 자국이 찍히는 키높이 구두를 두 켤레 발견했다. 또 장 씨의 얼굴은 사건 발생 당시 수사팀이 만들어 배포했던 수배전단 속 몽타주와 흡사했다. 지난달 29일 경찰이 키높이 구두 증거를 들이밀며 “그 정도 버텼으면 됐다”고 설득하자 장 씨는 결국 고개를 떨궜다. “제가 그랬습니다.” 살인사건 피해자와 유족의 15년 묵은 응어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범행을 자백한 장 씨는 “사건 직후 동네에 붙은 수배전단을 보고 내 모습과 똑같아 너무 놀랐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경찰은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중요미제사건수사팀을 설치해 영구미제 273건을 재수사해왔다.김예윤 yeah@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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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가수 길, 또 음주운전… 터널입구에 차대고 쿨쿨

    지난달 28일 오전 5시 25분 서울 남산3호터널 입구에서 외제차 운전석에 탄 남성이 술 냄새를 풍기며 잠들어 있었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65%로 면허취소에 해당했다. 신분증을 확인하니 힙합듀오 ‘리쌍’의 멤버 길(본명 길성준·39·사진)이었다. 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길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길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스스로 터널 입구까지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길이 현장에서 사실을 인정해 귀가 조치했다. 추후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길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1cm건 100km건 (음주 후) 잠시라도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분명히 큰 잘못”이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길은 “(경찰에게) 봐달라고 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음주 무마 시도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많은 누리꾼은 “이 정도면 습관” “연예계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등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길의 음주운전 적발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다가 이듬해 광복절특사로 사면됐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인기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내려와야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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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 들어 미국 쓸어버릴 것”… 19분간 포위당한 美대사관

    주한 미국대사관을 에워싸는 사상 첫 ‘포위 집회’가 열렸다.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노골적인 반미 구호가 경쟁하듯 쏟아졌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압박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24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참여하는 사드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이 주최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집회가 열렸다.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NO THAAD(노 사드)’라고 적은 대형 깃발이 휘날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집회는 시작됐다. 연단에 선 주최 측 인사들의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졌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촛불항쟁으로 만들어진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사드를 당장 가져가라고 통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울산 동)은 “(한미)동맹이 협박의 연속이라면 동맹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우리의 간절함에 상처를 입힌다면 문 정부와도 싸울 수밖에 없다는 걸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파기’ 등이 언급될 때마다 참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 광화문 일대 행진 도중 나온 발언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김재하 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미국 추종하는 놈들은 (국내에) 20%도 안 된다”며 “미국이 압박하면 (대통령은) 국민에게 호소해라. 우리가 촛불 들어 미국을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한 명은 마이크에 입을 대고 10초가량 ‘윙’ 하는 소리를 냈다. 그는 “오산 등 미국 레이더기지에서 나는 소리”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부부젤라와 호루라기 등을 불고 ‘촛불의 명령’ ‘사드 철회’ ‘노(NO) 트럼프’ 등을 외쳤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km 거리를 행진했다. 서울광장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를 거쳐 종로1가 사거리(종각역), 우정국로 등을 돌아 미 대사관을 향하며 최대 3개 차로가 통제됐다. 토요일을 맞아 나들이 나온 차량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종로1가 사거리에서 세종대로 사거리 방향은 약 1시간 동안 교통이 통제돼 차량들이 광교 사거리 방향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행진 막바지 코스인 종로구청을 지난 뒤 미 대사관 ‘포위’가 시작됐다. 전날 법원의 ‘1회에 한해 20분 이내 통과’라는 조건부 허용으로 이뤄진 것이다. 오후 6시 32분부터 시위대는 미 대사관 뒷길로 행진한 뒤 멈춰 섰다. 인간 띠를 만들어 파도타기를 진행하고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며 대사관을 향해 ‘노 사드, 노 트럼프’ 등을 외쳤다. 미 대사관 ‘포위 집회’는 19분간 진행됐다. 집회 마지막 미 대사관 정문 앞에서는 ‘사드강요 미국규탄 NO THAAD NO TRUMP’ 문구와 함께 사드 미사일과 돈뭉치를 입에 문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노란색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25일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사드 배치’ ‘한미동맹 강화’ 등을 외치는 보수단체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주최 측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6·25전쟁 기념 국가안보 및 국민회의 집회를 열고 탑골공원부터 중구 대한문까지 약 1.6km 구간을 행진했다. 6·25전 참전용사 등으로 구성된 집회 참가자들은 “한국에 사드 반대를 외치는 좌파들의 선동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김예윤·구특교 기자}

    •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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