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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현대, 삼성 등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하루 만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고의로 벽돌을 내리쳐 현대 승용차를 파손한 사진이 실렸다. 국영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 상품에서 롯데 면세점·호텔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중국이 ‘대놓고’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단행한 것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중국에선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여론이 증폭됐다. 반면 한국에선 4월에 사드 관련 국민의 관심도가 크게 상승했다. 박근혜 정권 종반부에 사드 배치를 두고 국민 여론이 크게 엇갈렸던 시점이다. 대선(5월 9일)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엇갈리는 ‘사드 배치 입장’ 역시 중국 여론을 들끓게 만든 요인이었다.○ 한국은 사드 ‘배치’, 중국은 사드 ‘보복’ 한국과 중국은 사드에 대한 국민 인식에서 온도 차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네이버 트렌드’와 ‘바이두 지수’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양국 누리꾼들이 ‘사드’란 단어를 얼마나 많이 찾거나 클릭했는지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사드를 가장 많이 검색했을 때를 100으로 정하고 검색량이 높았던 시점들만 확인해 상대적인 수치가 얼마인지 지수화했다. 네이버와 바이두는 한중 국민들이 각각 가장 많이 찾는 포털이다. 양국은 지수가 가장 높게 나온 시점부터 엇갈렸다. 한국에선 4월 26일에 최대 수치인 100을 찍었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완료한 지 6일 만에 주한미군이 사드의 일부 핵심 장비를 경북 성주골프장에 전격 배치한다고 발표했을 때다. 성주 주민들이 사드 배치에 반발해 경찰과 충돌한 뉴스도 이때 부각됐다. 반면 중국에서 100이 나온 시점은 3월 3일 주간(3월 3∼9일·바이두 지수는 주간 단위로 평균값을 측정)이었다. 특히 당시 검색 빈도는 두 번째로 검색량이 많았던 7월 31일 주간의 10배에 이를 만큼 관심도가 폭발적이었다. 3월 초는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롯데 등 한국 기업들에 경제 보복을 본격화한 시점이다. 결국 중국에선 사드 자체보다 오히려 사드 사태로 파생된 감정적인 대응 및 보복에 국민적 관심이 더 쏠렸다는 의미다. 당시 선양(瀋陽)의 한 호텔 술집에선 ‘한국인과 개는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를 걸어둘 만큼 혐한(嫌韓) 감정이 극에 달했다. 바이두 지수는 사드 문제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수위가 급속도로 상승했던 지난해 11월 20일 주간에도 눈에 띄게 올랐다.○ 중국에 소통 채널 확대해야 사드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한중의 관심도는 커졌지만 그 비중은 관심 사안에 따라 무게차가 있었다. 한국에선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발표(73),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60) 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우리는 자국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 국민들이 공식적인 정부 발표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사드 부지 결정으로 논란이 점화될 때도 지수가 상승했다. 사드 보복에 반응이 뜨거웠던 중국은 ‘미국’이 연결될 때 관심도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미연합사령관의 사드 전개 발표 △미군의 사드 발사대 공수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소식 등에 반응을 보였다. 권영세 전 주중 대사는 “결국 중국인들은 사드 보복은 한국을 겨냥하지만 사드 자체를 두고는 ‘중국 대 미국’의 이슈로 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결국 반관반민(半官半民) 채널 등 소통 경로를 확대해 중국 현지에 우리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양국의 ‘히스토리’는 이제 사드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 입장부터 정리해 혼선을 줄여야 한중 국민들의 인식 차를 좁힐 수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신나리 기자}

“봄날은 갔다.” 대표적 중국 전문가인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소장 한기흥)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 강좌에서 한중 관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발전했던 한중 관계가 이제 조정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한중 외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차이를 인정하는 게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차이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동반자 관계를 추구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다른 사람과 화목하게 지내면서도 자기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음)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최근 한중의 전략적 공감대가 약화된 배경을 두 가지에서 찾았다. 우선 “두 나라는 지리적 인접성에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토대로 급속도로 가까워졌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등장하면서 중-미는 물론이고 한중까지 불안정한 조정기로 접어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한미중의 전략적 협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 역시 한중 갈등을 초래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선 이른바 ‘복덕방 외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순한 줄타기 외교를 넘어선 본격적인 중개 외교를 통해 ‘한미 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 다만 서 교수는 “복덕방 외교가 통하려면 ‘신용’이 필수”라며 “문재인 정부는 사드 문제 등과 관련해 미중에 결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게 하려면 우리 정부가 ‘3단계 옵션’을 보유해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1단계는 사드 이상의 방어 요격 체계의 강화, 2단계는 전술핵 재배치, 3단계는 핵무장”이라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책임자 역할을 못할 때마다 우리는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중국의 압박에도 북한이 끝까지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시 주석이 북한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중국은 이미 북한을 버린 경험이 있다”며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북한 포기론 등의 주장이 중국 학계에선 이미 상당히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황인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사진)가 대북 정책에 대해 혼선을 야기하는 언론 인터뷰를 한 후 18일(현지 시간) 전격 경질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군사적 개입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극우주의자인 배넌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이론적으로 정립해 정책으로 연결시킨 ‘정권 설계자’로 트럼프 정부의 고립주의적 성향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배넌이 경질된 것은 개입주의자의 승리”라며 “장성 출신으로 재정비된 ‘2기 백악관’에서 강경파의 부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캠프 출신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6개월 만에 경질하고 해병대 대장 출신인 존 켈리 비서실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야인 기질을 지닌 배넌의 퇴진은 예고된 일이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규율을 중시하는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난달 28일)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배넌이 없는 백악관을 그리고 있었다”며 “대북 군사옵션은 없다는 그의 인터뷰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고 결국 경질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배넌의 기세에 밀리며 입지가 축소됐던 정통 외교-안보 라인이 힘을 받으면서 대외정책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켈리 비서실장-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체제로 이어지는 군 장성 출신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호흡을 맞추며 역할 분담을 통해 미국의 전통적 개입주의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넌은 무고한 주민에게 화학무기를 쓴 시리아를 폭격하는데도 보복 우려를 내세우며 반대하는 등 외국 분쟁에 미국의 인명과 자산이 희생되는 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왔다. 폴리티코는 “미국의 대외 군사작전에 내부 브레이크가 제거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을 잠정 결정한 것 역시 배넌의 퇴진과 연결해 해석했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신(新)개입주의는 북핵 문제 해법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대결 국면이 진정되면서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은 여전히 후순위로 검토되고 있지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의 군사대응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넌의 낙마로 주한미군 철수 논란도 일단락됐다. 배넌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고, 검증 가능한 사찰을 보장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지폈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 누구도 북핵 해법에서 한미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옵션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논의될 수 있는 주제인데, 백악관 참모가 (핵 동결을 대가로) 이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협상 요구사항’으로 여기게 만드는 빌미를 줬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도 “미 정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논의가 오갔다면 어떻게든 분위기가 감지됐을 텐데 비공식으로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배넌의 ‘아마추어리즘’에 트럼프가 분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2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한미동맹 결속력을 증명하는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배넌을 경질하는 강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신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핵 사태의 ‘레드라인’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군 통수권자가 직접 레드라인(금지선)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레드라인에 대해선 “나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겠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북-미 긴장 상황이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리라는 판단과 기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금지선을 넘을 경우 한국이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외교적 입지를 좁힌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전략적 모호성 뒤집고 레드라인 공개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 전환의 기준선이 되는 레드라인이 어떤 것이냐”란 질문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고 핵탄두 소형화를 완성해 무기화하면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판단하겠다는 것.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지난달 4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문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만나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도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와 함께 수차례 레드라인을 언급했다. 하지만 레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정부는 줄곧 입을 닫았다. 외교부 당국자들은 “레드라인은 구체적으로 이를 설정하는 순간 힘을 잃는다”며 “오히려 모호한 스탠스를 보이는 게 대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라인을 공개하면 이 선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외교적 수사로만 강조하는 게 전략적으로 낫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기조를 뒤집고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북한에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한다면 더더욱 강도 높은 제재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더라도 정부가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독자 제재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는 동참했지만 김정은의 추가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결정타에 동참할지도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文 “트럼프, 군사행동 의지 가진 건 아니야”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에 대해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둘 수는 없다. 대화의 여건이 갖춰지고 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는 미국 CNN의 폴라 행콕스 서울지사장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로 북한을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지, 반드시 군사적 행동을 실행할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화염과 분노’ 등 트럼프의 최근 대북 강경 발언이 실제 군사행동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평가인 동시에, 대북 군사 옵션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고 한반도 바깥이어도 남북관계의 긴장을 높일 우려가 있으면 충분히 협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해선 “미국 무역위원회에서도 한미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미국의 협상 요구에 대해 당장 큰일이 나는 듯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과 당당히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미군 서열 1위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군사 해법이 아닌 평화적 옵션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군사 해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거친 말싸움으로 한껏 고조됐던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던퍼드 의장은 17일 베이징(北京)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에게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개발을 허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 문제에 군사적 해법을 쓰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이는 의문의 의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군사 옵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극우 강경파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사진)도 16일(현지 시간) 진보 성향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군사적 해법은 없다. 잊어버려라”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군사 옵션 배제의 이유에 대해선 “누군가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의 공격으로 서울에 사는 1000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서 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 해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맹국인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없다는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그런 딜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지만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주한미군 철수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무부도 16일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3대 조건으로 △핵실험 중단 △미사일 발사 중단 △동북아 안정을 저해하는 언행 중단 등을 내걸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의 북-미 대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미국은 기꺼이 북한과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겠지만 아직은 그 근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북한의 핵 폐기 결심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던 미국이 대화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미 간 비밀 대화 채널은 현재 잠정적으로 끊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 라인을 통해 최근 북한에 미국인 억류자 송환 문제 협상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지만 답이 오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수개월간 비밀 접촉을 해오던 양측의 비밀 대화 채널이 최근 북-미 간 충돌 과정에서 잠정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1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돼 훈련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대화 채널이 복원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느냐는 결국 북한이 ‘핵 동결’ 수준의 요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안팎에선 국무부 발언을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화와 협상을 수차례 강조한 국무부가 그 발언을 종합해 다시 언급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미일 외교·국방장관들은 17일 워싱턴에서 미일 외교·국방(2+2) 안보협의회를 개최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에 대해 제재 압력을 강화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주성하·신진우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급 통화에 나서면서 초긴장 국면으로 치닫던 한반도 상황을 풀기 위한 중국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중국은 그동안 관망세에서 벗어나 선제타격론 등 군사 옵션까지 들이미는 미국의 압박에 끌려나오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이 북한의 지정학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이 북핵 해결에 별 도움도 못 주고 오히려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 방정식만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일단 대중 압박 드라이브 강화 미중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뒤 미 관리들은 12일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미국 기업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에 대해 행하는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법과 정책, 관행 등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사 개시를 두고 “북한 압박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가 부족할 경우 (미국이) 새로운 ‘곤봉’ 하나를 더 갖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역할론의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우리를 도와주면 통상 문제에서 (중국을) 다르게 대할 것”이라며 “(지금) 고려하고 있는 (대북 관련) 제재가 아주아주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과 개인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독자 제재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에 주력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미중 간 협상과 해법 모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미 행정부의 이런 방침이 중-미 간 무역 및 경제협력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영 런민(人民)망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법 301조를 가동하면 그 대가는 거대할 것”이라며 “중-미 무역관계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뿐”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특사 파견하나 일단 중국은 어떤 식으로든 북핵 해법에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그 방식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외교가 주변에선 중국이 평양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권영세 전 주중국 대사는 “시 주석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기엔 부담이 큰 만큼 북한과 물밑 접촉을 통해 한 달 안에 특사를 보내는 외교적 해법이 모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우다웨이(武大偉) 전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평양을 특사 방문하는 사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오히려 특사 파견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도 국제사회와 협조해 대북 원유 공급을 제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의 팡중잉(龐中英) 해양대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요청과는 무관하게) 보다 큰 역할을 해서 지역 안보 문제에서 권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할리우드 액션’만 취할 뿐 실질적 제재에는 여전히 미온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더 많다. 이와 관련해 스인훙(時殷弘) 런민대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범위를 벗어나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레드라인’까지 설정해 압박하자 시 주석이 나선 것 아니겠느냐”며 “미-중 대화 채널이 열린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일단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구자룡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 타격 시나리오를 공개하면서 난산 끝에 마련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북-미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결의의 약발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 도출한 이번 결의는 ‘외교적 해법의 마지노선’으로 평가받았다. 대북 원유 공급 제한 등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중국 러시아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면 김정은 정권의 마이웨이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북-미 간 거친 설전이 군사적 충돌까지 암시하는 수준으로 높아지자 결의의 대북 압박 효과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권영세 전 주중 대사는 “북한이 주춤하기는커녕 더욱 날뛰는 현재 상황으로 판단하면 결의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결국 어렵더라도 원유 수출 제한 등 김정은에게 치명타를 줄 조항을 결의에 포함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0일(현지 시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미사일 도발에 책임이 있는 개인 9명과 단체 4곳을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EU 내 자산은 동결되고, EU 여행도 금지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수연 기자}

북한이 8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내고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허브기지’ 격인 괌을 겨냥한 ‘포위사격’으로 협박한 것은 미국의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도발 수위를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일단 미국의 강경 대응에 맞불을 놓기 위한 ‘말 폭탄’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北이 믿는 미사일 ‘화성-12형’ 이날 북한은 괌 포위사격 무기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언급해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화성-12형은 북한이 보유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중 신뢰성이 확보된 유일한 미사일로 평가된다. 사거리나 성능 면에서 북한과 3200∼3500km 떨어진 괌을 공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미사일이란 것이다. 신형 대출력 액체 엔진 1개를 처음 적용해 만든 화성-12형은 5월 시험발사에 성공하며 정상 각도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5000km에 이른다는 점을 증명했다. 괌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화성-12형 3, 4발을 동시에 발사해 괌을 둘러싼 공해상 곳곳에 떨어뜨려 실제로 ‘포위’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대응 공격을 할 명분을 없애기 위해 괌에서 북서쪽으로 1000km 이상 떨어진 필리핀해에 낙하시키는 안전한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포위사격에 나선다면 미군이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미사일 등으로 이를 요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해상을 향해 미사일을 쏘더라도 북한 스스로 도발의 진짜 의도가 괌 위협임을 천명한 만큼 미국이 전략폭격기 출격 등으로 대응 공격에 나서면서 전쟁 직전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일각 “서울 불바다와 같은 협박성 수사”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이 실행 예고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의중을 떠보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응한 ‘맞불 말폭탄’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있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군 전술 중엔 적을 포위망에 몰아넣은 뒤 화력을 동원에 전멸시키는 ‘포위소멸전투’라는 게 있다”며 “북한이 자신들을 계속 위협하면 괌기지 미군과 전략무기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수사적 의미로 이와 비슷한 포위사격이란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핵실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카드까지 다 써버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괌은 미국 전략자산의 집결지 북한이 괌을 ‘대조선 침략의 전초기지’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건 유사시 평양을 즉시 타격할 수 있는 미군 핵심 전략자산이 대거 몰려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며 한반도로 자주 전개되는 전략폭격기 B-1B는 괌 앤더슨기지에서 출격한다. 8일에도 B-1B 2대가 한반도에 출격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B-1B는 93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북한 지휘부 시설 등을 반경 2, 3m 내에서 초정밀 타격하는 순항미사일 등 61t의 재래식 무장을 실을 수 있다. 압도적인 위력의 B-1B는 북한 수뇌부가 벌벌 떠는 무기로 통한다. 또 다른 전략폭격기 B-52와 B-2도 이 기지에 순환 배치된다. 김대영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편집위원은 “전략 핵잠수함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자산이 결집돼 있는 만큼 북한 당국이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여야의 여성 국회의원 50명 전원을 공관 만찬에 초청했지만 이 중 30여 명이 불참 통보를 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말 여성 의원 50명 전원에게 초청장을 보내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의 만찬을 제안했다. 최근 외교부가 구성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를 비롯해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산적한 외교 이슈를 여성 의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참석 의사를 외교부에 밝혀온 의원이 20여 명으로 알려져 강 장관이 머쓱한 상황이 됐다. 민주당 박영선, 인재근, 백혜련 의원과 국민의당 조배숙, 박선숙, 박주현 의원 등이 참석하기로 했다. 반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유일한 여성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등 다수가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일정이나 출장 등이 불참 사유였다. 여성 의원들 일각에서는 장관이 여야 여성 의원 전원을 초청한 것이 지나친 행동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야당의 한 여성 의원은 “외교적 현안이 있으면 의원들과 공식적으로 논의할 자리를 만들어야지 만찬을 위해서 여성의원 전원을 한꺼번에 부르는 일은 국무총리도 한 적이 없었다”며 “의전에 대해 제일 잘 알아야 하는 외교부 장관이 의전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이나 인권 등 초당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의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라며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다방면에서 이런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채택했지만 결의 성공의 열쇠를 쥔 중국의 이행 정도를 놓고 벌써부터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미온적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김정은 체제를 뒤흔들 정도로는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별로 중국 이행 상황 파악”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보다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체계를 촘촘히 가동하겠다. 이번 제재의 핵심인 석탄 금수조치에 대해 중국의 시기별 이행 상황까지도 유엔을 통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처럼 ‘포괄적 위임’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맡기는 게 아니라 미국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각국은 수년간의 실패 끝에 마침내 북한이 일으키는 위험을 다루기 위해 하나가 되고 있다. 우리는 강경하고 단호해져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나오자 “전면적으로 실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북제재 결의의 법망을 피해 북한과 꾸준히 교역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KOTRA 기준)는 2010년 83.0%에서 지난해 92.5%까지 증가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최근 북한 관련 중국 정보 수집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일단 ‘성실한 이행’을 약속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7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는 데 대가를 치르는 주요국은 중국”이라면서 “핵 비확산체제 수호를 위해 엄격하게 (결의를) 집행하겠다”고 했다.○ 북-중 암거래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워 하지만 ‘북한의 안정적 관리와 유지’를 한반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있는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결의 이행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을 지낸 니컬러스 번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중국의 비협조로 북핵 저지를 위한 유엔 제재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을 중국이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방 경제가 아닌 데다 각종 밀무역으로 북-중 간 무역 통계 자료를 정확히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데 걸림돌이다. 중국은 지난해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와 관련해 지방정부에 결의 이행을 지시하는 통지문을 발송한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행 수준을 검증할 만한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김봉현 전 주호주 대사는 “이미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각종 북-중 거래가 손댈 수 없을 만큼 커져 중국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피해 최근 수개월 동안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석탄을 수출해 최소 2억7000만 달러(약 3042억 원)를 벌어들였다는 사실이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7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북한이 중국 말고도 제2, 제3의 불법 거래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일본 정부가 8일 북한과 중국에 대한 기술을 대폭 강화한 2017년판 방위백서를 의결 공표했다. 백서에는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도 담겼다. 2005년 이래 13년째다. 올해 방위백서에서 북한을 다룬 부분은 지난해 18쪽에서 21쪽으로, 중국 부분은 30쪽에서 34쪽으로 늘었다. 북한 관련 기술에서는 지난해 “중대하고도 절박한 위협”이란 표현이 올해는 “새로운 단계의 위협”으로 격상됐다.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해서도 지난해 “북한의 핵무기 계획이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이 있다”에서 ‘가능성’을 빼고 “북한의 핵무기 계획이 이미 상당히 진전됐다”고 강하게 표현했다. 북한이 지난달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대해서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증했다는 취지로 (북한이) 발표했다는 점에서 보면 사거리가 긴 미사일의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힘을 배경으로 한 형상변경을 시도하는 등 고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보 위기를 강조함으로써 향후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기술과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국방무관을 불러 엄중 항의했다. 외교부는 논평에서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신진우 기자}

“100% 만족한다.” 2013년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장거리 로켓 발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겨냥해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 2087호를 내놓자 당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렇게 자평했다. 하지만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흥분과는 달리 북한은 보란 듯 더 강한 도발로 국제사회를 비웃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맞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도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북한과 국제사회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이번 제재안도 대북 압박 효과를 낳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①북한의 추가 도발 시=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반발한 김정은이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이번 결의안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핵 도발의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중국,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마지막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이번 결의안에서 빠진 원유 공급 제한 등 평양의 목줄을 죌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주도해 원유 수출 제한 등이 포함된 초강력 제재안이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백악관에서 대북 ‘예방 전쟁’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군사 옵션 카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유엔 결의안을 통한 외교, 경제적 해결 가능성은 낮아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은 도발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봉현 전 주호주 대사는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을 통해 추가 도발 시 치러야 할 ‘비용’을 북한에 충분히 설명했을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전 주중 대사는 “북한은 겉으론 미국을 협박하지만 내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생긴 ‘불확실성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②중국이 얼마나 결의안 집행할까=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전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이행보다는 집행(enforce)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대로 중국의 집행 의지는 이번 결의안의 성공을 가늠할 키다. 일단 미국은 중국의 이행 노력을 지켜본 뒤 만족스럽지 않다면 무역법 슈퍼 301조 적용 등 강도 높은 통상 제재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모든 기업과 개인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을 꺼내 들면 북핵 해법은 미중 간의 통상 마찰 등 더욱 복잡한 변수가 끼어들어가는 방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결의안 집행에 나서더라도 핵 포기를 유도할 수준으로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아무리 미국이 각종 통상 카드로 중국을 압박해도 북한이 동아시아에서 중국에 주는 지정학적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대화론으로 인한 한미 공조 균열도=상대적으로 가능성은 적지만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간의 대북 대응에 작은 균열이라도 발생할 경우 이는 곧장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집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ICBM 완성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대화를 놓고 우리 정부가 서두르거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이슈에서 미국과 의견 차가 생기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입지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럴 경우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과정에서 우리만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을 야기할 수도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 이슈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 지난 한 달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제안을 전후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각에서 베를린 구상 무용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대화 재개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성원으로 인정받는 것인데, 결국 이는 남북 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포괄적으로 타결하기 위한 베를린 구상을 공개했다. 북한 붕괴나 흡수통일을 배제한 채, 북 핵·미사일 동결을 시작으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담대한 여정을 시작한다”는 말로 앞으로 많은 난항과 함께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북한은 베를린 구상 발표 이틀 전인 지난달 4일 화성-14형 1차 발사라는 기습 도발로 재를 뿌렸고, 이후엔 우리 측 제안에 화답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로 남북 군사회담(지난달 27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1일)을 제안했지만 북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가 우선”이라며 철저한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은 무시하고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니 무력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여건은 좋지 않지만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 속에서도 ‘대화와 압박 병행’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화성-14형 2차 발사 직후 심야에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 안보 구도에 근본적 변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하는 강수(强手)를 뒀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베를린 구상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의 기습도발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대화는 필요하다”는 원칙을 유지한 것이다. 정부는 최근 미중 갈등이 극대화되자 또 다른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북중러 vs 한미일’의 갈등이 심해질수록 대북 이슈에서 우리가 ‘운전대’를 잡을 일이 없어진다. 특히 미국이 “북한은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최종 판단을 내릴 경우 강력한 제재뿐만 아니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은 급격히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베를린 구상 실현의 기본 요건인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남북 간 대화의 틀로 이끌어 낼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인찬 hic@donga.com·신진우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도발 이후 한반도 안보지형이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추가 미사일 발사나 핵탄두 소형화를 입증하기 위한 6차 핵실험 또는 국지 도발 등에 나설 것이라는 ‘8말(末) 9초(初)’ 위기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1일부터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에 들어가고, 다음 달 9일은 북한의 정권수립일이다. 한 정보 소식통은 4일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 기간이나 정권수립일 전후 자주 도발을 해온 만큼 화성-14형 도발의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시기로 이달 말과 다음 달 초를 상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조만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FTNI)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4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한 국방부 관료가 최근 익명을 전제로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을 마무리짓고 있으며, 6∼18개월 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들도 “아슬아슬하다”는 말로 현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기류가 일관성이 부족해 김정은이 도발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나라와 러시아, 이란을 목표로 한 제재법안이 (미국에서) 채택된 데 대해 국제적 반발이 크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새로운 대북 제재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 “미국이 유엔의 강력한 추가 대북 제재를 위한 대화를 15개국으로 곧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안보리 대북 결의를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계속 집행하겠다”고 밝혀 미중이 합의에 이르렀다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미국의 북한·러시아·이란제재법 통과에 거듭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러시아를 설득하는 게 변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지난달 30일 “새로운 대북 제재에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것이 진정한 시험(true test)”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발언과는 달리 실제로 중국이 원유 수입 제한 등 핵심 대북 제재안을 놓고서는 여전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여전히 몇몇 조건에 난색을 표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설령 미중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안에 합의하더라도 김정은이 반발해 추가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핵실험 등에 대한 유엔 결의안 채택에 반발해 ‘맞불 도발’을 해 왔다. 북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개막하는 필리핀 마닐라에도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안보협의체다. 4일 필리핀 국제회의장(PICC) 주변은 주말에 열리는 회의에 맞춰 모여든 각국 당국자들과 취재진으로 분주한 모양새다. 현지에선 리용호 외무상이 이끄는 북한 정부 대표단이 6일 입국을 앞두고 급하게 호텔을 바꾼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정보가 급박하게 오가고 있다. 이번 ARF에선 27개 회원국이 모두 참석하는 7일 본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의제로 관련국들이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의 ARF 회원 자격 정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대북 압박정책에 동조해 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핵무기와 ICBM 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신진우 niceshin@donga.com / 마닐라=신나리 / 뉴욕=박용 특파원}
주에티오피아 한국 대사 김모 씨가 현지에서 ‘심각한 성 비위’ 행위를 수차례 한 것으로 외교부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외교부는 4일 “에티오피아 한국 대사의 성 비위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사단을 보내 현장 감사를 벌인 결과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김 대사가 대사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거나 젊은 여성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등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했다는 등의 제보를 받고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성 비위가 확인됨에 따라 외교부는 3일 중앙징계위원회에 김 대사의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또 대검찰청에는 형사 고발 조치했다. 김 대사는 최근까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사의 혐의가 단순 성추행을 넘어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됐다”며 “피해자 증언 등도 구체적으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외교부는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현직 외교관의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피해자인 대사관 직원으로부터 ‘대사에게도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에 착수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어느 시점에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하고 싶다”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공식 언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팎의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은 여전히 대북 강경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군사적 조치도 적극 고려하라는 사실상 ‘전쟁 불사론’도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라인에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일(현지 시간)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란 칼럼에서 “성공적인 외교적 플레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제 남아 있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군사적 옵션뿐”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대표적인 ‘신보수주의자(네오콘)’로 대북 강경론자인 그는 “모든 (군사적 옵션 시행) 시나리오가 한국, 특히 서울의 민간인들에 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미국은 무력 사용 전 한국과 일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서도 “가까운 우방국 정부라도 김정은의 핵무기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조치에 반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전날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화 발언을 뒤집었다. WSJ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동유럽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들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막는 전략이 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이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2일 MSNBC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그는 밤에 편히 잠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김정은에게 대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밤에 편하게 잘 수 없을 것이란 발언을 두고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위협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극우진영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2일 전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 주류 안보 전문가들 중에도 일본의 핵무기 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북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원 자격 정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대행은 전화 브리핑에서 “아세안은 분쟁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라며 “ARF에서 다른 회원국과 함께 북한의 회원 자격을 정지할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워싱턴 안팎의 강경론, 특히 김정은 정권교체(레짐 체인지) 주장에 대해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김정은에 대한 압박용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추가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한미일 군사훈련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제재가 이어지면 북한은 결국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달 31일 워싱턴에서 그를 면담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3일 전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신진우·한기재 기자}
미국의 외교정책 책임자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1일(현지 시간) “어느 시점에 북한과 마주 앉아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이를 역내(동북아시아)나 미 본토에 보낼 수 있는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잇달아 쏘아 올린 북한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출구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워싱턴 국무부 브리핑에서 특히 “북한 체제의 변화와 붕괴, 급진적인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38선 이북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한 구실 등을 찾고 있지 않다”고 재확인했다. “다른 옵션은 특별히 매력적이지 않다(not particularly attractive)”며 대북 군사 제재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생산적 대화의 조건을 만들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며 ‘중국 역할론’을 재차 거론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워싱턴 조야에서 대북 군사옵션 사용과 김정은 정권 교체(regime change)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옵션들이 난무하는 상황에 대한 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과 양자 협상에 나서겠다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일 “그냥 지나칠 부분은 분명 아니다”라며 “미국 기류를 엄밀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회 등에서는 여전히 대북 강경 발언이 나오는 등 미국 내 대북 정책 메시지가 강온 양면의 백가쟁명식 말잔치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1일 미 N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쪽(한반도)에서 있을 것이다. 만약 수천 명이 죽어도 여기가 아닌 거기일 것’이라고 내 면전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진우 기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대화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코리아 패싱(한국 건너뛰기)’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우리 정부를 뺀 대화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북-미 물밑 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코리아 패싱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 “전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북핵 관련 대화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며 “현재 동북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이 굉장히 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현재까지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야권에서 우려하는 ‘코리아 패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갔기 때문에 ‘코리아 패싱’이다, (북한 도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를 안 했기 때문에 ‘코리아 패싱’이다 말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며 “한미 간에는 충분하게 거의 데일리베이스(매일)로 (북핵과 관련해)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 대해 “의제도 없는데 전화하기 어렵다”며 “지금 (북핵 대응) 잘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하기도 했다. 외교부도 이날 밤 예정에 없던 자료를 내고 “미중 간 빅딜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북-미 대화 가능성 등 ‘극단적 견해’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 관련 모든 사항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한국을 제외한 북-미 대화가 우리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널뛰는 워싱턴발(發) 메시지에 깊어지는 정부 고민 하지만 일부 전문가의 예측은 청와대와 다르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미국이 군사적 옵션에 부담을 느낄 경우 북-미 대화로 급격히 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9월쯤 상황이 진전되면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 국방부는 군사 옵션, 국무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내부 역할 분담은 언제나 있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 발신하는 메시지가 워낙 널을 뛰고 있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가 우리 정부의 고민이다. 미 공화당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내버려 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의회가 아니라 행정부라는) 공식 라인을 통한 이야기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인사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트럼프의 진짜 의중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근 비서실장이 6개월 만에 전격 교체되는 등 백악관 내부가 안정되지 않은 영향도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양국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 신민경 인턴기자 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을 이어가면서 동북아 안보 정세에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가 ‘임계치’에 다가설수록 미국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미중(美中) 대결의 격화로 한국의 운신의 폭도 날로 좁아지고 있다. 군사력을 동원한 파국적 사태부터 극적인 외교적 해결 가능성까지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를 예상해 보고 한국에 미칠 파장을 짚어 본다. 》 [1] 美, 北의 핵-미사일기지 선제타격 北 보복땐 대량피해… 한국정부 동의할 리 없어북한이 핵 탑재 ICBM을 실전배치하면 미국은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고 보고, 대북 선제타격을 ‘실행 가능한 옵션’으로 검토할 수 있다. ICBM이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만큼 ‘예방적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으로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제거 수순에 돌입하겠다는 것. 스텔스전폭기와 초정밀유도무기로 영변 핵시설 등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지휘부를 파괴하는 내용이 거론된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더 많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동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동맹 파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독자적 대북 선제타격 확률은 제로(0)”라고 말했다. 득보다 실이 크다는 우려도 많다. 지하에 건설된 다수의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모두 제거하기 힘들고 북한의 보복으로 대규모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비화돼 한국에 엄청난 인명·물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2] 대북 원유공급 차단 등 국제사회 제재 강화유엔의 현실적 액션플랜… 中-러 협조 미지수대북 원유 공급 제한을 포함한 유엔 제재결의안은 국제사회가 현 상황에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급 1, 2차 도발로 중국,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초강경 제재 결의안 채택에 동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원유 공급 제한을 결의안에 포함시키려고 중국, 러시아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도 “중국이 겉으론 심드렁해도 결의안 조건 등을 놓고 미국과 치열한 물밑협상을 진행 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원유 공급원인 두 나라가 ‘인도적 지원’ 차원의 원유 차단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야 일이 풀린다는 지적이 많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모든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과 개인 제재)’을 통한 독자 방식 등 지금보다 강력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3]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또는 한국 독자 핵개발‘공포의 균형’으로 北에 맞불… 비핵화에 역행북한이 핵미사일을 다량으로 전력화하면 남북 간 군사력 균형은 깨질 수밖에 없다. 한미연합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의 대북 우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한(對韓) 확장억제의 효용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유사시 미국이 자국민에 대한 핵공격의 위협을 무릅쓰고, 한반도에 군사적 개입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 핵개발 등 대북 핵옵션도 대안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으로 북한 핵무기의 효용성을 반감시키는 시나리오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특정 시점까지 북핵 문제가 성과가 없으면 전술핵을 들여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가 많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비핵화 목표에도 상치돼 국제적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의 핵개발은 ‘역내 핵도미노’에 대한 우려로 미국 등 주변국이 동의할 리 만무하고, 국제사회 제재 등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4] 北-美 양자대화 통한 핵동결 합의 추진‘北핵보유’ 인정하는 미봉책… 한국 방관자 전락북-미 양자 대화는 외교적 해법으로는 한국에 최악이고, 북한에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김정은이 가장 바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기조인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미국은 핵시설 동결 및 미사일 발사 유예 등의 조건을 걸고 북한과 양자 대화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보다 미국의 실리(북한 핵무기 확산 방지 등)를 앞세워 문제를 푸는 지름길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미 비확산 문제 연구기관 군축협회(ACA)의 켈시 대븐포트 비확산담당관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과 의회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지원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도 양측 견해차가 커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양자대화가 성사되면 한국 정부는 대북문제의 ‘운전석’에서 밀려나 방관자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런 기류가 감지되면 우리 정부가 그대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리아 패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5] 中-러 적극적 중재로 北 다자대화 복귀中-러 ‘北의 전략적 가치’ 포기할 기색 안보여북한의 ‘경제적 목줄’을 쥔 중국, 러시아가 북한을 회유해 핵·미사일을 포기토록 하거나 미국, 한국 등이 포함된 다자 대화로 복귀시키는 시나리오다. 한국으로선 최선의 방안이다.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를 유지하면서 대화 재개를 통한 현 정부 대북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자산’인 북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어서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북한의 잇단 ICBM급 도발 이후 두 나라의 태도를 보라. 달라진 게 있느냐”며 “김정은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인 국제사회의 분열을 보며 ‘비웃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우습게 보고 있는데 오판”이라며 “무릎 위에 올려놓은 애완견(북한)은 관리가 가능하지만 미친개가 되면 언제 물지 모른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에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국에도 이득이라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신나리 기자}

미국 대륙을 겨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로 한미 양국은 우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5년 만에 개정이 추진되는 새로운 한미 미사일 지침의 핵심은 북한 전역에 산재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벙커는 물론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기지까지 유사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초토화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사거리 800km 기준으로 현재 500kg에서 1t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화답해 한미 간 실무협상이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탄두 중량이 1t으로 늘어나면 제주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백두산 삼지연 인근의 김정은 지하벙커까지 완파할 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의 만찬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송 장관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에서 탄두 무게를 2t 이상까지도 주장을 할 생각이 있다. 1t을 넘어 탄두무게 제한을 철폐하자고 화끈하게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29일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 및 시험발사 장면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명 ‘한국형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이 미사일은 수초 만에 4발이 발사돼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김정은 벙커 등 전쟁지휘부, 장사정포 진지 등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공군과 미군은 다음 달 실시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서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전파 발사 원점을 찾아내 신속 타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