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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출신 강경파로 수차례 막말 파동을 일으켰던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다시는 아무러한 대가도 없이 미국집권자에게 치적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 남북관계 단절을 북한이 본격적으로 미국을 향해 싱가포르 합의 백지화와 전략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엄포를 놓으며 날을 세운 것이다. 리선권은 이날 내놓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었다. 앞서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노동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당 중앙군사위 제7기 4차 확대회의)”한다고 밝혀왔던 핵무력 증강 노력을 재확인한 것이다. 리선권은 ‘미사일 시험이 없으며 미군유골이 돌아왔다’, ‘억류됐던 인질들도 데려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백악관 주인이 때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려댄 말”이라며 “미국이 말로는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지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최고 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실지 조미(북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와 싱가포르 합의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 이에 따라 북한이 25일 ‘조국해방전쟁발발일(6·25전쟁)’ 70주년 또는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전후 미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고 대형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북한은 한국 정부를 향해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 부은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비난을 자제했다. 리선권의 담화는 노동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다. 리선권이 담화문을 낸 것은 올 2월 외무상에 임명된 지 5개월만에 처음이다. 리선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던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 법안을 입법예고한 11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공정경제 입법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7∼12월) 중 기업 민간투자 5조8000억 원을 신속히 발굴하겠다”며 투자 활성화를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채 176석의 ‘슈퍼 여당’ 정책 사령탑과 정부의 경제 사령탑이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음 중인 재계에서는 21대 국회 시작부터 이처럼 일관성 없는 당정의 정책 메시지 때문에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법 제정안 등 총선 공약과 국정과제를 21대 국회에서 완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기업구조는 개별 기업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법 개정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반면 홍 부총리는 “민간투자 25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약속했다. 지금까지 발굴한 19조1000억 원의 투자에 더해 하반기에 5조8000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추가로 이끌어내 혁신경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기업들의 복합쇼핑몰 건립 및 첨단 화학단지 조성, 발전소 건립 등 대형 투자 수요를 파악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당장 한 달 뒤 시장 수요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서로 다른 소리를 하면서 어떻게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벤처 투자 확대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한적 보유 방안도 7월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날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있어 엇박자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이미 CVC 완화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으로 예고한 바 있다. 김병욱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CVC 활성화 토론회를 열고 “대기업이 투자를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를 유도하면서 경영권 규제를 동시에 하면 경영진의 투자 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청와대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정권 때 남북이 합의한 문서까지 꺼내 들며 대북전단 처벌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전날 통일부가 2018년 판문점선언 합의에 위배된다며 대북전단 처벌 강행에 나서더니 청와대는 멀게는 48년 전 ‘7·4 남북공동성명 합의’까지 꺼낸 것. 청와대가 남북 당국 간 상호 비방 중단 합의 준수 및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면서 일반 국민의 자유로운 대북 비판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NSC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북)전단·물품 등 살포는 2018년 ‘판문점선언’뿐만 아니라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따른 남북조절위 공동발표문’,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제1장 이행 부속합의서’와 2004년 ‘6·4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중지키로 한 행위”라고 했다. 김일성 때인 1972년 11월 4일 합의한 ‘7·4 성명 조절위 발표문’은 ‘쌍방은 서로 비방 중상을 하지 않기로 한 남북 공동성명의 조항에 따라 대남·대북 방송, 상대방 지역에 대한 전단 살포를 중지한다’고 돼 있다. 1992년 9월 17일 ‘남북기본합의서 제1장 이행 부속합의서’는 ‘남북은 언론, 삐라 및 그 밖의 다른 수단, 방법을 통하여 상대방을 비방, 중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런 합의를 근거로 대북전단 처벌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판문점선언처럼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지 않아 국내법적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은 담화나 선전매체를 통해 “서울 불바다” 등의 발언으로 우리 국민을 위협해 왔고,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도 멈추지 않은 만큼 관련 합의를 지키지 않았는데 청와대가 유독 우리 국민에게만 이를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이와 함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듣기 싫어하는 것을 막으려면 (헌법이 보장한) 언론이나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다 막아야 한다”며 “(남북이 합의한) 비방, 중상은 당국 간 이뤄지는 것들이며 주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제거 조치에 대한 합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가 ‘코로나 3차 추경’ 과정에서 탈북민 지원 관련 예산 99억8700만 원을 삭감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삭감은 김여정 담화 전에 정해진 것이며 코로나 사태로 탈북민 입국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을 맞은 북―미가 북한 인권 문제로 충돌하고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 통신연락선 폐쇄 결정을 내린 것에 미국이 실망감을 드러낸 데 이어 ‘종교자유 보고서’를 내면서 북―미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인권 문제 해결을 못 박았다. 대북전단으로 시작된 남북 갈등이 북―미 간 인권 충돌로 이어지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北―美, 대북 인권 ‘정면충돌’11일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후속 대응 조치로 남북 직통 통신선들을 폐쇄 및 차단한 데 대해 미국이 이례적으로 “실망했다”고 표현하자 즉각 반발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북남(남북) 관계는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며 “부질없는 망언을 늘어놓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힐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겁박에 미국은 인권 문제로 응수했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인권 문제를 북―미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걸었다. 전년 보고서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네 가지 합의 사항 중 처음이 “새로운 북―미 관계 추진”이었는데 회담 2주년이라는 미묘한 시점에 미국이 새로운 관계 추진의 선결조건으로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이다.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담당 대사는 이날 종교자유보고서 발표 및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은 종교적 박해의 영역에서 아주 공격적이고 지독하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독한(egregious) 인권 침해’ 부분이 빠져 있어 신중하게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육성으로 미 고위 당국자가 인권 문제를 비판하면서 2017년의 북―미 ‘말폭탄 전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 내부 변화’ 이끌 북한 인권 문제 제기미국은 과거 북―미 간 냉기류가 지속될 때 북한 인권 실태를 비판하곤 했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국무부가 2015년 6월에 발표한 ‘2014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선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기존의 열악하다(poor), 개탄스럽다(deplorable), 암울하다(grim) 등의 평가를 뛰어넘어 “세계 최악(the worst in the world)”이라고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바뀐 뒤 북―미 대화 국면에선 비핵화 협상을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톤을 낮췄다.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 내부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인권 실태에 관련된 외부 정보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처벌해 온 것도, 대북전단에 극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북한이 협상 여지를 밝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권 국장은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냐”며 북―미 간 ‘계산이 남았다’고 했기 때문. 이에 대해 박장호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은 11일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 주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북―미 갈등이 인권 문제로 확전되는 양상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속내는 복잡하다. 청와대가 내놓을 후속 카드가 마땅찮은 데다 인권 문제에 한 소리를 보탰다가 북한의 강경 반응만 자아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간 긴장 고조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10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을 바꿔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해 탈북자 단체 2곳을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담화를 내 대북전단을 비난하며 “오물들부터 청소하라”고 요구한 지 엿새 만이자, 북한이 남북 간 통신선을 끊은 지 하루 만에 우리 국민에게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다가 급기야 자국민에게 원칙을 바꿔 무리한 법 적용에 나섰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사정 변경 있다”며 김여정의 처벌 요구 수용한 통일부통일부는 이날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큰샘(대표 박정오)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정부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4일 김여정이 해당 단체를 비판하며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하자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 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9일 남북 통신선을 끊고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하자 이번에는 하루 만에 해당 단체에 대한 ‘즉각 처벌’ 방침을 밝힌 것이다. 통일부가 교류협력법 중 문제 삼은 조항은 통일부 장관의 반출 승인이 필요하다는 13조 1항. 한 당국자는 “전단 살포나 페트병에 쌀을 담아 살포하는 것들을 (승인이 필요한) 반출 대상에 해당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했다. 또 다른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사법 당국이 강력하게 처벌해 주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반출 승인을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정부는 김여정 담화가 나온 4일만 해도 “현행 교류협력법으로는 대북전단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대북전단을 교역물품으로 판단해 반출 승인 대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북한이 9일 남북 통신선 차단 조치에 나서자 하루 만에 “기존 교류협력법으로도 처벌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 내에서도 실제 처벌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도 함께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법부가 이번 정부의 유권해석을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희(정부) 의견이 처벌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또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에 대해 정부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겠다고도 했다. 법인 설립이 취소되면 청산 절차가 진행되고, 잔여 재산 처분 조치 등이 이어진다. 이참에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 여당에선 대북전단 살포 처벌 법안 내놔 이와 함께 통일부는 또 다른 고발 이유로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에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에) 합의한 것을 정면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 비준동의를 받지 않은 판문점선언의 효력 논란과 관련해선 “남북 간 준수 의무가 있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각종 도발로 합의를 어겼는데도 유독 우리 국민에게만 판문점선언 준수를 강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김여정의 담화 영향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계기관과는 충분히 조율하고 협의했다”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의 사전 협의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통일부 발표가 나온 날에 더불어민주당에선 정부 허가를 받지 않고 대북전단을 날리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을 내놨다. 박상혁 의원은 이날 불법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가 통일부로부터 고발과 법인 취소를 당할 위기에 놓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앞으로 대북전단을 더 많이 날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10일 통일부 발표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일부 고발은 두렵지 않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일 두려워하는 드론으로 보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탈북민인 박 대표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동생 박정오 대표가 이끄는 ‘큰샘’이 대북전단과 쌀이 든 페트병을 살포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승인 규정을 위반했다는 통일부 설명에 대해 “통일부는 역적부다. 법인을 설립한 이후 보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역적부’에 등록되느니 차라리 취소되는 게 잘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정오 대표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10년 넘게 보내온 쌀인데 아무런 언질 없이 갑자기 교류협력법 위반이라고 하는 게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 과장이 전화해 ‘남북 상황이 좋지 않으니 쌀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해서 처음엔 거절했다가 다시 내가 먼저 전화해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한 시간도 채 안 돼 법인 취소와 고발 결정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탈북 청소년들의 방과후 수업 등을 지원하는 큰샘은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다. 박정오 대표는 “당장 하반기에 상근교사들에게 지급할 월급과 아이들 식비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통일부 발표 후 논평을 내고 “남북 군사합의 파기 협박엔 아무 말 못하고 쩔쩔매던 정부가 우리 국민을 향해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간 4개 통신선을 차단하고, 대남 사업을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통한 청와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 간 직통전화(핫라인)도 781일 만에 일방적으로 끊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4일 대북전단 비난이 구체적인 대남 강경 행동으로 본격화되며 2017년 한반도 위기 상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 당국과 더 이상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일 대남사업부서 사업총화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와 김여정 동지는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적 대적 사업 계획을 심의했다”고 했다. 북한이 “완전 차단하겠다”고 밝힌 통신선은 △청와대-노동당 중앙위 핫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남북 동·서해 군사통신연락선 △남북 기계실 간 시험 통신선 등 4개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경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연락을 시작으로 낮 12시 연결, 오후 4시 동·서해 통신선 연결에 무응답했다. 통일부는 오후 5시 연락사무소 마감 통화는 아예 시도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통신선 단절은)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김여정은 4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대북전단과 관련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남북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통일부는 9일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채 침묵했다. 미래통합당은 “평화는 굴종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매번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로 대남 압박에 임해 왔다.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통신선 폐쇄 결정에도 정부는 남아 있는 남북 연락 채널을 최대한 동원해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 직통전화(핫라인)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남은 남북 직통 연락선은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채널 정도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끊겠다고 한 것은 공개된 소통 창구이고 해외 접촉이나 정보 당국 간 물밑 연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연결된 국정원과 통전부 간 채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단절됐다가 2018년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파견하는 과정에서 복원됐다. 남북은 정상 간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도 이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 만큼 북이 한동안 정보 당국 채널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유엔대표부를 통하는 ‘뉴욕 채널’이나 판문점에 설치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 등 우회로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9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평소처럼 일상적인 통신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을 통한 남북 접촉이나 중국을 통한 소통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상시 긴밀히 소통 중이며 관련국과도 필요에 따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라디오에서 “급한 일이 있으면 판문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는 식으로 남북 회담은 또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통신선 폐쇄 결정에도 정부는 남아있는 남북 연락채널을 최대한 동원해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9일 낮 12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간 직통전화(핫라인)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남은 남북 직통 연락선은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채널 정도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끊겠다고 한 것은 공개된 소통 창구이고 해외 접촉이나 정보당국 간 물밑 연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연결된 국정원과 통전부 간 채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단절됐다가 2018년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파견하는 과정에서 복원됐다. 남북은 정상 간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도 이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 만큼 북이 한동안 정보당국 채널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유엔대표부를 통하는 ‘뉴욕 채널’이나 판문점에 설치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 등 우회로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9일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는 평소처럼 일상적인 통신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을 통한 남북 접촉이나 중국을 통한 소통도 시도해볼 수 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상시 긴밀히 소통 중이며 관련국과도 필요에 따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라디오에서 “급한 일이 있으면 판문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는 식으로 남북 회담은 또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남북 간 하루 두 차례 연락을 이어오던 남북연락사무소가 8일 북한의 무응답으로 개소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불통 사태를 맞았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고 후속조치로 언급한 연락사무소 철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연락사무소 통화 연결을 시도하였으나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9시경 연락 시도가 불발된 데 이어 오후 5시에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통상 연락사무소는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를 진행해왔다.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내고,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5일 밤늦게 담화를 통해 연락사무소 폐쇄를 공언했다. 남북간 마지막 통화는 지난주 5일 오후 5시경 이뤄졌다. 정부는 북한의 무응답을 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해석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통일부 여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남북합의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측과 협력을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성에 설치된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 인력이 상주해 상시 채널로 가동되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우리 측 인원들은 모두 철수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북측과 연락을 취해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면서 연일 대남 비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도 대북전단 금지법과 탈북민단체 설득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심지어 이날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된 재판 결과 및 의미’라는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경찰과 군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4년 전 대법원에서 기각된 판례를 소개하면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 안전, 재산 보호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벗어날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분명한 건 평화는 굴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관된 저자세로는 평화도, 비핵화도 앞당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5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사람은 누구나 국경에 상관없이 어떤 전달매체를 통해 정보와 생각들을 얻을 권리가 있다. 북한 주민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살고 있다”며 이 권리가 세계인권선언 19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의 역할을 ‘대남사업 총괄’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김여정이 진두지휘하는 대남 강경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확고부동한 북한 2인자로 입지를 굳힌 김여정이 4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담화를 시작으로 나흘째 대남 비방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김여정이 남북관계 단절 위협과 함께 접경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만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다시 격랑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빠 재떨이 받치던 김여정, 북한 ‘2인자’ 인증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5일 담화에서 김여정에 대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을 착수하는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 위원장이 아닌 인물이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통전부는 김여정 지시와 관련해 “개성 북남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폐쇄와 접경지역 도발 예고가 김여정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여정이 대남 공작기구인 통전부와 국무위원회 직속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물론이고 군부에도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지휘봉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김여정이 사실상 북한 2인자 위상을 굳혔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로 이동한 김 위원장의 담배 재떨이를 들고 서 있는 사진이 찍히는 등 김 위원장 의전 전담으로 각인된 김여정은 지난해 말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올 4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상황.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불거졌을 때는 후계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6일 평양에서 열린 ‘청년학생 항의군중집회’에선 김여정이 4일 발표한 담화가 낭독됐으며 노동신문은 6, 7일 이틀에 걸쳐 1면을 포함해 각 2개면과 3개면에 김여정의 4일 담화에 대한 각계 반향을 실었다. 북한 공식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아닌 인물의 담화를 최고지도자의 교시처럼 인용해 반향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 역시 전례 없는 일이다. ○ 비방전 진두지휘하며 한미 동시 겨냥정부 안팎에선 최근 대남 비난 담화 등을 김여정이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이 일제히 비방전에 나선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김여정이 처음으로 대남 메시지를 내놨던 3월과 이달 4일 담화의 “나쁜 짓 하는 사람보다 부추기는 사람이 더 밉더라” 등의 표현에 기존 북한 담화와 달리 여성적이고 구어체 어투가 담겨 있어 김여정이 직접 쓴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여정 담화 이후 북한 매체들이 남북관계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견인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을 ‘달나라 타령’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을 두고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로 확정되자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 통전부의 5일 담화가 오후 11시경 나온 것 역시 미국 워싱턴이 한창 근무하고 있는 시간(동부 기준 5일 오전 10시)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당국 역시 김여정 담화 이후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1차적으로는 한국에 상당히 강하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에도 대외활동에 대한 기지개를 켤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도 “일단 대남 도발을 먼저 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선 전 대미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단절을 위협하는 등 연일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틀 전인 5일 통전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간의 의견 조율을 하다보니 이틀이 걸렸다”면서 “북한도 정상 합의사항을 존중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나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도 대북전단 금지법과 탈북민 단체 설득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체제 차이로 인해 민간에서 한 일들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 없지 않았나”라며 “아직 남북연락사무소가 폐쇄된 것은 아닌 만큼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에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잇따라 비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소동이자 평화통일 정신을 거역한 반헌법적 행동”이라며 “국회도 조속히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을 위한 여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백해무익한 전단을 보내지 말라고 거듭 촉구한다. 이는 반인륜적 처사”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재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법부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강제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압류 자산의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앞으로도 한국 측에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요구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일본 국내 기업에도 효과를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일본 기업의 경제 활동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선택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4월 말 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자산 압류나 관세 인상 등 두 자릿수에 이르는 대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투자 자산 회수, 무역 재검토, 금융 제재 등도 보복 조치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일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NHK는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심각한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것을 한국 측도 이해하고 있다. 앞으로도 외교 당국 간에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사법 판단을 존중하고 실질적인 피해자의 권리 실현이 되고, 그 다음에 양국 관계가 다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합리적 해결 방안을 논의해 나가는 열린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해결돼야 강제징용도 풀릴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수출규제 철회 대화를 조건으로 연장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시점도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에 소극적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3일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WTO는 상급위원회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결론이 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조롱하듯 말했다. 정치적 타협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국장급 외교협의를 통해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 간 채널을 적극 가동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 대신 한일 경제협력 자금의 수혜를 받은 우리 기업들이 대신 내주고 정부가 구상권을 일본에 청구하는 대위변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나리 기자}

한국 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기업의 국내 재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법부가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강제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압류 자산의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하지 않으며 안된다”며 “앞으로도 한국 측에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요구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법원의 공시송달이 일본 국내 기업에도 효과를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일본 기업의 경제 활동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선택지’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4월 말 일본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자산 압류나 관세 인상 등 두 자릿수에 이르는 대항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투자 자산 회수, 무역 재검토, 금융제재 등도 보복 조치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일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NHK는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심각한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것을 한국 측도 이해하고 있다. 향후에도 외교 당국간에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사법판단을 존중하고 실질적인 피해자의 권리 실현이 되고, 그 다음에 양국관계가 다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합리적 해결방안을 논의해 나가는 열린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해결돼야 강제징용도 풀릴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수출규제 철회 대화를 조건으로 연장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시점도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해제에 소극적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3일 방송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WTO는 상급위원회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결론이 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조롱하듯 말했다. 정치적 타협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국장급 외교협의를 통해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 간 채널을 적극 가동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 대신 한일 경협자금을 이용한 우리 기업들이 대신 내주고 정부가 구상권을 일본에 청구하는 대위변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은 일본 전범기업에 대해 법원이 결국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1일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주식회사에 대해 압류결정문 ‘공시송달’ 결정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2018년 10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외무성이 우리가 보낸 자산 매각을 위한 압류결정문을 반송하자, 8월 4일 0시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압류결정문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8월 이후엔 서면 심문 절차 등을 거쳐 2, 3개월 후부터 자산 매각이 현실화될 수 있다. 법원이 압류한 일본제철의 한국 자산은 ‘포스코-닛폰스틸 제철부산물재활용(RHF) 합작법인(PNR)’ 19만4794주(액면가 기준 9억7400만 원)다. 정부가 2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한 데 이어 법원이 강제징용 가해 기업에 대한 첫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이전으로 돌아가며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은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올 1월 “한국 측이 (일본) 민간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실행하면, 한국과의 무역을 재검토하거나 금융제재에 착수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WTO 제소 절차를 진행하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상준 / 도쿄=박형준 특파원}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에 한일 외교장관이 통화를 갖고 유감 표명을 주고받았다. 일본은 한국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고, 한국은 기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대립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외교부는 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대외무역법 개정 등을 적극 노력해 일본이 제기한 수출규제 조치 사유를 모두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조치가 유지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다. WTO 분쟁 절차 재개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란 것이다. 그러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은 한국 정부의 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 발표에 대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이날 통화는 오전 11시 40분부터 약 45분간 진행됐으며 일본 외무성이 전날 우리 결정과는 별도로 지난달에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난달 12일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품목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5월 말까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러자 정부가 WTO 제소 재개 카드를 추가로 꺼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일 한 외무성 간부가 “한국의 결정은 ‘왼손으로 때리면서 오른손으로 악수하자는 이야기다. 모순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쌓아올린 것이 무너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실제로 WTO 제소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라며 “WTO의 분쟁 처리 과정은 결론이 나올 때까지 평균 2년 이상 걸리고, 최종심인 상급위원회는 미국의 반대로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제소 추진이 대일 압박용 성격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외무성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한일 외교장관 통화에서 강경화 장관이 기업인 입국제한 조기 완화를 요청했으나 모테기 외상은 “일본 내의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유입 방지 대책으로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올해 3월 시작해 다른 나라로 확대한 입국규제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이날 한일관계 현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정부가 “1984년 중영공동성명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중영공동성명은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사실상 정부가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보안법으로 촉발된 홍콩 내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홍콩은 우리에게 밀접한 인적·경제적 교류 관계를 갖고 있는 중요한 지역으로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과 발전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1984년 중영공동성명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영공동성명을 언급하고 존중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권과 자유질서 등 보편적 가치가 수호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이날 입장 표명이 전날 한미 정상 통화의 영향 때문은 아니라고도 했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에 앞서 체결한 중영공동성명의 핵심은 1997년 홍콩 반환시점으로부터 50년간 행정·사법·경제 자치권을 보장하는 ‘일국양제’로, 중국 정부가 반중(反中) 인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홍콩 보안법과 개념상 대비된다. 최근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홍콩 보안법 제정을 비판하면서 잇따라 중영공동성명의 정신 수호를 강조해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중영공동성명은 1985년 유엔에 조약으로 등록됐다”며 국제사회 약속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중 양쪽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을 방법을 고심한 것”이라고 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감사원이 “재정건전성 견지를 위해 실효성 있는 중장기 대응방향 수립 차원에서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 공개적으로 무분별한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감사원은 1일 발표한 ‘중장기 국가재정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 실시 예정인 2065년 장기 재정 전망 시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등 향후 정책 대응 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말까지 국가부채 규모를 법으로 정해 이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 20대 국회에선 국가채무비율 한도를 45%로 설정하는 내용의 재정건전화법안이 제출됐지만 처리가 무산됐다. 감사원이 정부에 재정준칙 도입을 권고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등과 맞물려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감사원은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해외 주요국보다 낮지만 국가채무비율이 낮은 경우에도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가채무비율의 국제 비교만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나 장래 인구구조, 성장률 등 재정운용 여건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200만 미국 한인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교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본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미국 주재 공관 10곳에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항의 시위로 미네소타 10건, 조지아 6건,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6건, 캘리포니아 3건, 플로리다 1건 등 총 26건의 한인 상점 재산 피해가 접수됐다. 전날 보고된 피해 사례(미니애폴리스 5건, 애틀랜타 2건)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내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가 내려져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인적도 뚝 끊겼다. 총성과 시위대의 함성, 헬리콥터 소리는 밤새 들렸다. 코리아타운 내 쇼핑몰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가 코리아타운을 지나가면서 한인이 운영하는 카페 등 상점 유리창을 깨고 통신사 대리점과 신발 가게 등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 18년째 거주 중인 강태완 씨(60)는 본보에 “시위대가 한인타운 내 한인이 운영하는 통신사 대리점 ‘티모바일’ 유리창을 깨고 매장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갔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센터 플라자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인 동포인 이윤선 씨는 “1992년 LA 폭동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한인 피해가 이어졌다. 미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김종훈 회장은 “미드타운 인근 일식·한식당 3곳 등 등 7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7일에는 애틀랜타 최대 한인타운 덜루스에서 흑인단체 주관 시위가 예정돼 있어 근처 업소들은 당일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피해가 가장 많이 접수된 미네소타 한인회의 황청수 이사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피해 점포들을 직접 방문했는데 방화가 일어난 두 점포는 완전히 타버려 전쟁터나 다름이 없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한인 커뮤니티에도 피해 상황을 호소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여성은 “(시위대가) 전기철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다 가져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국은 불도 질렀다”고 토로했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평생을 일군 건물 두 채가 한순간에 피해를 입었다는 교민도 있었다. 교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피해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 교민들은 폭력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위를 결성하고 피해를 입었을 경우 24시간 비상연락처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은 지역 한인단체 등과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로스앤젤레스=윤수민 특파원 soom@donga.com / 신아형·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