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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 이름으로 네이버 회원 가입도 할 수 있대요. 하지만… 동생들은 어떡하죠. 언젠간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데. 저희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한국말밖에 모른다. 김치가 들어가면 다 좋고, 콩국수는 ‘최애’다. 아,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세계를 휩쓴 우리 오빠들. 같은 한국인이라 자랑스럽다. 그런데 세상은 날 달리 부른다. ‘그림자 아이’라고. 영락없는 중학생 현지(가명·15). 한 번도 한국인이 아니라 생각한 적 없다. 꿈은 한국 최고의 특수 분장사. 하지만 언제나 마음 한편이 아리다. 아버지가 불법 체류자라 자신도 미등록 체류 아동이다. 현지는 택한 적 없는데, 다른 존재여야 했다. 사이트 계정 하나 만들 때도 남의 것을 빌려야 했다. 휴대전화도 내 명의가 아니다. 봉사활동도 서류를 몇 장씩 떼야 했다. 하지만 다 참아낼 수 있다, “너 어른 되면 강제 추방될 거야”란 말만 빼면. 그런 현지에게 4월 19일은 잊지 못할 날이다. 법무부가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이란 걸 발표했다. 심사만 통과하면 한국에서 이대로 살 수 있단다.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현지는 마냥 신나지 않다. 큰딸 현지에겐 남동생 둘과 여동생이 있다. 현지와 둘째는 구제 대상이지만, 셋째와 막내가 제외됐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비자 자격 조건으로 △한국 출생, 15년 이상 체류 △2월 28일 기준 초등학교 졸업 △신청일 기준 국내 중고교 재학이거나 고교 졸업만 대상으로 했다. “애들한테 뭐라 하죠. 전 여기 살 수 있는데 동생들은 크면 떠나야 하는 이유를. 꿈이 많은 애들인데. 초등학생이라 안 된다는 걸 이해할까요.” 물론 법무부 구제대책은 선의에서 나왔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도 마련을 권고하자 법무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많아야 500명뿐이다. 그림자 아이들은 추정 1만3239명(2017년 기준). 겨우 약 3.8%일 뿐이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대책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그림자 아이들을 대해 온 태도에 비춰보면 고무적이다. 하지만 실제 수혜 아동은 적어 연령 제한 등의 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15년 살아야 불법체류 구제”… 첫째-둘째 남고 동생은 추방 위기 “독도는 당연히 우리나라 땅이지. 뭐 그런 걸 물어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민준이(가명·12)는 엄마의 질문이 이해가 안 간다.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니. 한국 영토라는 거 유치원 어린애들도 다 아는데. 그걸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 밉다. 또 하나 이해가 안 가는 말이 있다. ‘미등록 체류 아동.’ 어렴풋이 느끼긴 했다. 베트남에 사는 할머니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 아빠 엄마도 한국말이 다소 서툴다. 내 친구들이랑 나는 다르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괜찮다. 난 한국인이니까. 하지만 엄마는 아직 민준이에게 하지 못한 말이 하나 더 있다.○ 그림자 아이 96%가 대상에서 제외“요즘 민준이의 최고 관심사는 수학여행이에요. 내년에 중학생 되면 제주도 갈 수 있느냐고 계속 물어봐요. 학교 다니면서 계속 체험학습에서 빠졌거든요. 등록번호가 없어 보험 가입이 안 되는 바람에. 근데 어디서 법무부 구제 대책이 생겼다는 걸 들었나 봐요. 이젠 자기도 가도 되냐고 하는데. 넌 1년 어려서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어떻게 얘기할지….” 부모가 불법체류자라 미등록 체류 아동이 되는 ‘그림자 아이들’. 2019년 9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그림자 아이 2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미등록 체류 아동들의 강제 추방을 막아 달라”며 진정을 했다. 이듬해인 2020년 4월 인권위는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심사 기준에 따라 (그림자 아이들의) 체류 자격을 부여할 제도를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그 결과로 올해 4월 19일 나온 것이 법무부의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 대책’이다. 법무부는 “최대 500명 정도가 조건부 구제 대책의 자격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봐도 이 숫자는 너무 미흡하다. 전국의 미등록 체류 아동은 2017년 기준으로 최대 1만3239명에 이른다. 500명만 가능하다는 건 약 96.2%는 ‘신청 자격 미달’이란 뜻이다. 게다가 신청 자격엔 ‘불법체류하는 부모가 과태료를 완납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려 있다. 법무부는 적게는 900만 원부터 많게는 3000만 원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이 되는 약 3.8%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체 대책이 나온 지 약 2개월이 지난 6월 14일까지 체류 자격을 신청한 아동은 21명뿐이다. 법무부는 “2021년 2월 기준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동의 연령은 최소 12세로 ‘국내에 15년 이상 거주’ 조건을 감안해 충분한 신청 기간을 부여하겠다”며 “2025년 2월 28일까지 접수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더라도 올해 2월 이전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모든 그림자 아이는 제외된다.○ “공정한 심사로 체류 자격 부여해야”“우리 아이는 둘 다 발달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어요. 한국말도 또래들에 비해 어눌하죠. 겨우겨우 적응하며 살고 있는데, 그런 애들이 필리핀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겠어요.” 초등생 A 군(12)과 B 군(11)의 어머니는 하루하루가 버겁다. 매달 치료비와 약값만 40만 원이 든다. 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 한국에서 치료를 받다 보니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이번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지 나이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법무부가 ‘초등학생 이하 아동은 고국에 돌아가면 현지 적응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한다”며 “아이들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서 제도를 융통성 있게 적용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법무부 측은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건부 구제 대책에 대해 “국내 출생 아동 모두를 대상으로 상시 시행하면, 아동을 수단으로 불법 이민이 증가할 수 있다. 초등학교를 마치기 전에 본국으로 귀국하면 적응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해 기준을 삼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권고 당시 “법무부는 부모가 자녀를 이용해 체류하는 사례가 늘고 국경 관리 및 체류 질서의 근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나, 이는 현실화되지 않은 가정적 우려로 이를 이유로 피해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전문가도 “미등록 체류 아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이 체류를 원할 경우엔 공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서 체류 자격을 부여하도록 상시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부는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향후 아동의 인권과 급증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신청 등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제도 개선 방향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천만원 과태료 내야 가족 체류자격 준다는데, 무슨 수로…” 4년전 ‘그림자 아이들’ 세상에 알린 페버씨 인터뷰 “가족 중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6명 생활비도 빠듯할 지경인데, 과태료 수천만 원을 어찌 마련하겠어요.” ‘그림자 아이들’을 세상에 알린 페버 씨(22)는 이제 더 이상 그림자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드리워진 그림자 아래서 힘겨워하고 있다. 16일 전화를 받은 그는 대뜸 한숨부터 지었다. 법무부가 4월 발표한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페버 씨는 “가족 모두 체류 자격을 얻길 꿈꿔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페버 씨는 2017년 4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이지리아로 추방 명령을 받았다. 2008년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가 체류 기간을 연장받지 못해 강제 출국당한 뒤 줄곧 불법체류(미등록) 상태로 지냈다. 결국 열일곱 살에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당시 그의 사연이 2017년 5월 동아일보에 보도된 뒤 극적인 전환을 맞았다. 국민적 관심이 커지며 보호소에서 석방됐고, 이듬해 법원에서 추방 명령 취소 판결도 받았다. 이후 페버 씨는 학생비자를 얻어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한 뒤엔 취업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일하며 산다. 하지만 페버 씨의 다른 네 형제는 여전히 불법체류자다. 누나(23)와 셋째(19), 넷째(17), 다섯째(14)는 모두 이번에 법무부가 제시한 조건은 갖췄다. 모두 한국 출생으로 15년 이상 체류했고, 국내에서 초중고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했다. 하지만 ‘미등록 체류 외국인인 부모의 과태료 완납’ 조건이 발목을 붙잡았다. “저는 다행히 해결했지만, 어머니는 2008년 아버지가 강제 출국된 뒤 지금까지 미등록 체류 신분으로 한국에서 지내왔어요. 과태료가 3000만 원 정도라는데 저희에겐 너무 큰 돈이에요. 모은 돈이 없고 대출도 받기 어렵거든요. 너무 막막합니다.” 과태료를 마련해 납부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미성년자 자녀에게 체류 자격이 주어지면, 부모 역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체류 자격은 사라지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막내가 5년 뒤면 성인인데, 그때 어머니가 무조건 한국을 떠나야 하는 거죠.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이 떠나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그러면 같이 가라’고 하더군요. 정식으로 비자 받아서 다시 들어오라고 하지만, 언제 올지, 돌아올 수나 있을지 기약이 없어요. 한국 정부에서 조금만 배려해주길 바랄 뿐입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와주세요.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아요.” 13일 오후 5시 36분경 서울서부경찰서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들어왔다. “친구 A 씨(19)가 극단적 시도를 할 것 같다”는 B 씨(19)의 전화였다. 사건을 접수한 서부서 응암지구대 안만엽 경위(59)는 “근무교대를 하며 이전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 받은 사건을 떠올리고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1시 46분에도 ‘두 친구(A, B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다’는 C 씨(19)의 신고가 접수된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C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와 B 씨를 만나 설득해 돌려보냈다. 급히 출동한 안 경위와 파트너 조계명 경위(51)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A 씨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A 씨가 B 씨에게 말한 장소와 위치추적으로 파악된 곳의 위치가 달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신고 약 40분 만에 응암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A 씨의 흔적을 찾아냈다. 조 경위는 “발견 당시 모텔 방문이 청테이프로 겹겹이 밀봉돼 있어 쉽게 열리지 않았다”며 “살려야겠다는 일념에 방문을 계속 발로 찼다”고 말했다. 조 경위와 안 경위의 필사적인 노력 끝에 문이 열렸고 극단 선택을 시도한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치료를 받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상자들 또한 모두 외압 또는 청탁 행사를 부인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청탁이나 외압 등은 없었다는 것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의 9일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다. 올 1월부터 5개월 가까이 진상조사를 한 경찰은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장 C 총경을 포함한 수사라인 4명의 휴대전화 데이터가 일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100% 복원하지 못했다. C 총경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직원 E 씨 등은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을 지난해 11월 9일 인지했지만 진상조사단은 “중요 사안이 아니다” “보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 윗선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그대로 공개했다. 경찰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은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의 경찰 처분 과정에 대한 정밀한 인사검증 없이 차관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초서장 등 4명 휴대전화 증거인멸, 복원 못 해진상조사단은 C 총경을 비롯해 형사과장인 L 경정, 형사팀장인 K 경감, 수사 담당자인 J 경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 등을 포렌식했다. 이 전 차관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C 총경 등 서초서 경찰 4명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삭제 정황이 나타났다. K 경감은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안티포렌식 애플리케이션까지 설치했다. 이렇게 삭제된 내용 중 일부는 포렌식을 통해서도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 총경과 L 경정 등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변호사”라는 내용을 차례로 접하고도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서초서 생안과 D 경위는 서울청 생안계에 가해자인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내용을 메신저로 알렸다. 이날 오전 택시기사 S 씨를 불러 조사를 한 J 경사는 오후 1시 51분 이 전 차관의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에서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단순 폭행죄로 바꾸는 내용의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서울청 직원은 오후 2시경 D 경위에게 사건 진행 경과를 파악한 뒤 ‘형사과로 사건이 인계되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보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장은 변호사의 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접수됐을 경우 절차에 따라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청에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경찰청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내사 사건 처리 절차를 수사 단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선 대책을 내놨다. ○ 청와대 사건 인지하고도 차관 임명 강행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폭행 사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이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이때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통화가 외압이나 청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서 간부들이 이 전 차관의 신상 등을 내부에서 파악하고 공유한 지난해 11월 9일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마감일이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 전 차관은 최종 추천 명단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12월 1일 추 전 장관은 청와대에 이 전 차관을 신임 차관에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그 다음 날 임명을 강행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수사 담당자 한 명만을 송치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찰 지휘라인을 통해 외압이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나 수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서울경찰청의 진상조사로 청와대와 법무부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차관 임명 전에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9일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6일 발생했고,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2월 2일 차관으로 임명됐다. 올 1월부터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의 진상을 조사한 서울경찰청은 청와대가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법무부는 같은 달 9일 이전 폭행 사건을 인지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전 차관은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같은 달 9일 법무부는 이 전 차관을 추천 대상자에서 제외했다. 이 전 차관 사건이 내사 종결된 같은 달 16일 이후 청와대는 이 내용을 파악했지만 지난해 12월 2일 이 전 차관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했다. 경찰은 9일 “사건 처리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 9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경찰서 생활안전과 소속 D 경위는 서울경찰청 생안계 직원 E 씨에게 내부 메신저로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전 차관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보고했다. 같은 날 오전 서초경찰서장 C 총경과 형사과장 L 경정, 형사팀장이었던 K 경감, 담당 수사관 J 경사 등 수사라인과 서초서 정보계 직원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등 윗선이나 청와대, 법무부 등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내사 종결한 J 경사를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곧 송치할 예정이다. 이용구, 폭행사건 2~3일 뒤 당시 秋법무 보좌관과 수차례 통화 靑, 폭행 알고도 李차관 임명 정황… “정밀 인사검증 없이 강행” 비판진상조사단, 5개월 조사결과 발표, “담당 경찰이 단순폭행으로 처리”말단 1명만 檢송치 ‘꼬리자르기’… 서초서 간부들, 폭행사건 사흘뒤李 공수처장 후보 거론 알고도… 경찰청 보고 안한 것 의혹 남아“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상자들 또한 모두 외압 또는 청탁 행사를 부인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청탁이나 외압 등은 없었다는 것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의 9일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다. 올 1월부터 5개월 가까이 진상조사를 한 경찰은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장 C 총경을 포함한 수사라인 4명의 휴대전화 데이터가 일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100% 복원하지 못했다. C 총경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직원 E 씨 등은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을 지난해 11월 9일 인지했지만 진상조사단은 “중요 사안이 아니다” “보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 윗선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그대로 공개했다. 경찰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은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의 경찰 처분 과정에 대한 정밀한 인사검증 없이 차관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초서장 등 4명 휴대전화 증거인멸, 복원 못 해 진상조사단은 C 총경을 비롯해 형사과장인 L 경정, 형사팀장인 K 경감, 수사 담당자인 J 경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 등을 포렌식했다. 이 전 차관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C 총경 등 서초서 경찰 4명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삭제 정황이 나타났다. K 경감은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안티포렌식 애플리케이션까지 설치했다. 이렇게 삭제된 내용 중 일부는 포렌식을 통해서도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 총경과 L 경정 등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변호사”라는 내용을 차례로 접하고도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서초서 생안과 D 경위는 서울청 생안계에 가해자인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내용을 메신저로 알렸다. 이날 오전 택시기사 S 씨를 불러 조사를 한 J 경사는 오후 1시 51분 이 전 차관의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에서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단순 폭행죄로 바꾸는 내용의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서울청 직원은 오후 2시경 D 경위에게 사건 진행 경과를 파악한 뒤 ‘형사과로 사건이 인계되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보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장은 변호사의 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접수됐을 경우 절차에 따라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청에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경찰청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내사 사건 처리 절차를 수사 단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선 대책을 내놨다. ○ 청와대 사건 인지하고도 차관 임명 강행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폭행 사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이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이때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통화가 외압이나 청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서 간부들이 이 전 차관의 신상 등을 내부에서 파악하고 공유한 지난해 11월 9일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마감일이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 전 차관은 최종 추천 명단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12월 1일 추 전 장관은 청와대에 이 전 차관을 신임 차관에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그 다음 날 임명을 강행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수사 담당자 한 명만을 송치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찰 지휘라인을 통해 외압이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나 수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권기범 kaki@donga.com·유원모 기자 / 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피감기관으로부터 관급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박덕흠 의원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31일 오후 4시경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박 의원을 부패방지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자료 등을 분석해 박 의원과 그의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서울시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공사 주주와 신기술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소속이던 박 의원은 같은 달 23일 탈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은 고발장에 적힌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이라며 “입수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코인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3배로 불려 준다기에….” 중국 국적인 식당종업원 김모 씨(49)는 2월 초 단골 미용실 원장의 권유로 7500만 원을 A사에 투자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에서 일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원장은 처음엔 “600만 원을 넣으면 1년 안에 원금의 3배를 벌 수 있다”고 했다. 초기엔 실제로 10만 원 상당의 ‘코인’이 차곡차곡 되돌아왔다. 코인이 뭔지는 몰라도 돈이 불어나는 재미에 김 씨는 예금과 전세금, 남편의 월급까지 투자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A사는 돌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좌의 입·출금을 막고 “돈을 돌려 달라”고 해도 외면했다. 김 씨는 “중국에 있는 아들이 결혼할 때 보내주려고 모은 돈”이라며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한다”며 울먹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유사수신 등 혐의로 A사 관련자 14명을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A사는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 이상 불려준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관련된 추산 피해자만 6만 명이 넘고 피해 규모도 3조850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발생한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의 2배를 웃돈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서민들의 쌈짓돈까지 빼앗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2건이던 가상자산 범죄 단속 건수는 지난해 333건으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A사와 같은 수법의 범죄는 곳곳에서 벌어진다. 2월 말 가정주부 B 씨도 “코인에 투자하면 8개월이면 원금의 250%를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현혹돼 한 업체에 5000만 원을 넣었다. 해당 업체 역시 처음엔 수익금을 꼬박꼬박 주다가 3개월 정도 뒤부터 의심스러운 낌새를 보였다고 한다. 추가 투자를 막고 매달 주겠다던 수익금도 주지 않았다. 결국 B 씨는 5월 이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현재 그에게 남은 것은 휴지조각에 불과한 1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뿐이다. 5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업체로부터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경찰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용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경기 남부와 부산 등 주요 시도 경찰청에 ‘금융범죄전담수사팀’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제출한 자료에서 “경찰청 내 가상자산 수사를 지원하며 자료 분석 등을 전담할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2022년에 사이버범죄 전문수사관 75명 증원을 목표로 하는 관련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현재 정부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수익을 약속하며 가상화폐에 투자를 종용하는 유사수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거래소를 통하는 일반적인 가상화폐 거래 방법에서 벗어나 터무니없는 수익을 장담하는 권유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blick@donga.com·김수현 기자}

“코인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3배로 불려 준다기에….” 중국 국적인 식당종업원 김모 씨(49)는 2월 초 단골 미용실 원장의 권유로 7500만 원을 A사에 투자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에서 일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원장은 처음엔 “600만 원을 넣으면 1년 안에 원금의 3배를 벌 수 있다”고 했다. 초기엔 실제로 10만 원 상당의 ‘코인’이 차곡차곡 되돌아왔다. 코인이 뭔지는 몰라도 돈이 불어나는 재미에 김 씨는 예금과 전세금, 남편의 월급까지 투자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A사는 돌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좌의 입·출금을 막고 “돈을 돌려 달라”고 해도 외면했다. 김 씨는 “중국에 있는 아들이 결혼할 때 보내주려고 모은 돈”이라며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한다”며 울먹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유사수신 등 혐의로 A사 관련자 14명을 입건했다”이라고 최근 밝혔다. A 사는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 이상 불려준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관련된 추산 피해자만 6만 명이 넘고 피해규모도 3조850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발생한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의 2배를 웃돈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일반 서민들의 쌈짓돈까지 빼앗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2건이던 가상자산 범죄 단속건수는 지난해 333건으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A사와 같은 수법의 범죄는 곳곳에서 벌어진다. 2월 말 가정주부 B 씨도 “코인에 투자하면 8개월이면 원금의 250%를 벌 수 있다”는 지인에 현혹돼 한 업체에 5000만 원을 넣었다. 해당 업체 역시 처음엔 수익금을 꼬박꼬박 주다가 3개월 정도 뒤부터 의심스러운 낌새를 보였다고 한다. 추가 투자를 막고 매달 주겠다던 수익금도 주지 않았다. 결국 B 씨는 5월 이후 한 푼의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현재 그에게 남은 것은 휴지조각에 불과한 1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 뿐이다. 5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업체로부터 C 회사로부터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경찰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용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경기남부와 부산 등 주요 시·도 경찰청에 ‘금융범죄전담수사팀’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제출한 자료에서 “경찰청 내 가상자산 수사를 지원하며 자료 분석 등을 전담할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2022년에 사이버범죄 전문수사관 75명 증원을 목표로 하는 관련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현재 정부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수익을 약속하며 가상화폐에 투자를 종용하는 유사수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거래소를 통하는 일반적인 가상화폐 거래 방법에서 벗어나 터무니없는 수익을 장담하는 권유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남양주=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22)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손 씨와 함께 있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수사한 상황에선 손 씨의 사망에서 범죄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체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이 손 씨와 관련해 공식 수사 결과를 내놓은 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 이후 32일 만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사 미흡’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A 씨 가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와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손 씨의 시신 발견 전에 3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발견 뒤에 4회 더 조사받았다. 법 최면 수사(2회)와 프로파일러 면담(1회)도 포함됐다. A 씨와 A 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A 씨의 데이터 사용 기록 등을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종 당시 A 씨가 입은 의류를 감정했으나 혈흔이나 DNA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이후 행방이 묘연한 A 씨의 휴대전화도 계속해서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누나를 비롯해 4인 가족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태블릿PC, 차량 블랙박스 등 7대의 기기를 포렌식했으나 데이터 삭제 기록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경 낚시꾼들에 의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강력 7개 팀 등을 투입해 폐쇄회로(CC)TV 영상 126개와 당일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있다.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 법 최면 등 2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에 쏟아지는 관심 등을 고려해 그간 제기된 의혹 중 24개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인 손현 씨(50)는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은 해명을 하지 말고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구구절절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애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왔다. A 씨가 손 씨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22)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손 씨와 함께 있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수사한 상황에선 손 씨의 사망에서 범죄와의 관련성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체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이 손 씨와 관련해 공식 수사결과를 내놓은 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 이후 33일 만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사 미흡’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A 씨 가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와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손 씨의 시신 발견 전에 3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발견 뒤에 4회 더 조사받았다. 법 최면 수사(2회)와 프로파일러 면담(1회)도 포함됐다. A 씨 부모도 합쳐서 3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 씨와 A 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A 씨의 데이터 사용내역, 기지국 접속 정보 등을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종 당시 A 씨가 입은 의류를 감정했으나 혈흔이나 DNA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이후 행방이 묘연한 A 씨의 휴대전화도 계속해서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누나를 비롯해 4인 가족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태블릿PC, 차량 블랙박스 등 7대의 기기를 포렌식했으나 데이터 삭제 내역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경 낚시꾼들에 의해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4, 25일 이틀간 신고 됐던 실종자 63명 가운데 남성의 소재는 모두 파악했다. 실종자가 아닌 사람 중에도 물에 들어간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추가 목격자 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초경찰서는 강력 7개 팀 등을 투입해 폐쇄회로(CC)TV 영상 126개와 당일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있다.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 법최면 등 2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에 쏟아지는 관심 등을 고려해 그간 제기된 의혹 가운데 24개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인 손현 씨(50)는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은 해명을 하지 말고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애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왔다. A 씨가 손 씨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용구 법무부 차관(사진)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토요일인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사건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이 차관은 처음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사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의 현직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기사 A 씨를 폭행한 경위와 이 차관이 경찰에서 이후 내사 종결을 받은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 차관 측은 변호사 입회 아래 사법연수원 후배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A 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점 등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임명 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초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던 A 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A 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고발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검찰은 당초 이 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영상이 없다던 경찰의 발표와 달리 이 차관이 A 씨의 목을 잡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확보했으며, 올 1월엔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차관을 한 차례 조사한 만큼 이 차관의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먼저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이 기소될 경우 차관 신분을 계속 유지할지 등이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경찰은 올 1월 24일부터 100일 넘도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박종민 기자}

“야외라서 5명 이상도 괜찮을 것 같은데….” 22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백사장. 서울에서 온 이모 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스크도 쓰지 않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시며 술판을 이어갔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을왕리해수욕장은 어림잡아도 3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몰렸다. 곳곳에서 폭죽이 터졌다. 해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일행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과 음료를 들이켰다.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했다. 야외 공연이 열린 백사장 한쪽에는 30∼40명이 다닥다닥 붙어 노래를 들으며 흥얼댔다. 노래가 끝나자 일행끼리 술을 권하며 들고 있던 맥주를 마셨다. 바로 옆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는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수도권은 지금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유지되고 5명 이상 사적 모임도 계속 금지된다. 이 씨 일행뿐만 아니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 5명 이상이 함께 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5명은 캠핑용 의자와 아이스박스까지 바리바리 챙겨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남성 3명은 따로 온 여성 일행에게 다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금세 합석을 하기도 했다. 넓은 해수욕장에서 이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 및 개인 간 2m 거리 두기’ 홍보 현수막 몇 장이 전부였다. 을왕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희망근로지원사업으로 채용된 어르신들이 평일 낮에 순찰을 하고 구청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단속을 한다”고 해명했다. 정작 인파가 몰리는 평일과 주말 야간에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지자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해변이나 산 같은 야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도 5명 이상 무리를 지어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산 중간중간에서 지친 등산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행과 이야기를 하며 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60대로 보이는 남녀 일행 8명은 준비해온 간이의자까지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구기분소 직원들이 수시로 산행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며 알리고는 있지만 그때뿐이었다. 정작 단속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구기분소 관계자는 “5명 이상 사적 모임을 단속할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할 수 있는 건 계도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길어지면서 날이 갈수록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이 거듭되며 시민들도 이를 지켜야 할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마무리한 뒤에 거리 두기를 완화할 거라면 단속 강화와 같은 실질적인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박종민 blick@donga.com / 유채연 기자}

“야외라서 5명 이상도 괜찮을 것 같은데….” 22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백사장. 서울에서 온 이모 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스크도 쓰지 않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시며 술판을 이어갔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을왕리해수욕장은 어림잡아도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렸다. 곳곳에서 폭죽이 터졌다. 해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일행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과 음료를 들이켰다.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 했다. 야외 공연이 열린 백사장 한쪽에는 30~40명이 다닥다닥 붙어 노래를 들으며 흥얼댔다. 노래가 끝나자 일행끼리 술을 권하며 들고 있던 맥주를 마셨다. 바로 옆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는 2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수도권은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되고 5명 이상 사적모임도 계속 금지된다. 이 씨 일행 뿐 아니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 5명 이상이 함께 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5명은 캠핑용 의자와 아이스박스까지 바리바리 챙겨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남성 3명은 따로 온 여성 일행에게 다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금새 합석을 하기도 했다. 넓은 해수욕장에 이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 및 개인 간 2m 거리두기’ 홍보 현수막 몇 장이 전부였다. 을왕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희망근로지원사업으로 채용된 어르신들이 평일 낮에 순찰을 하고 구청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단속을 한다”고 해명했다. 정작 인파가 몰리는 평일과 주말 야간에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지자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해변이나 산 같은 야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도 5명 이상 무리를 지어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산 중간중간에서 지친 등산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행과 이야기를 하며 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60대로 보이는 8명의 남녀 일행은 준비해온 간의의자까지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구기분소 직원들이 수시로 산행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며 알리고는 있지만 그때 뿐이었다. 정작 단속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구기분소 관계자는 “5명 이상 사적모임을 단속할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할 수 있는 건 계도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길어지면서 날이갈수록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거듭되며 시민들도 이를 지켜야할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 백신 접종 완료를 거리두기 완화 전제로 본다면 단속 강화 등 실질적인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채연기자 ycy@donga.com}

이용구 법무부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토요일인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사건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이 차관은 처음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사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의 현직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 기사 A 씨를 폭행한 경위와 이 차관이 경찰에서 이후 내사 종결을 받은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 차관 측은 변호사 입회 아래 사법연수원 후배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A 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점 등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임명 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초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던 A 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A 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고발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검찰은 당초 이 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영상이 없다던 경찰의 발표와 달리 이 차관이 A 씨의 목을 잡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확보했으며, 올 1월엔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차관을 한 차례 조사한 만큼 이 차관의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먼저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이 기소될 경우 차관 신분을 계속 유지할지 등이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경찰은 올 1월 24일부터 100일 넘도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과 약국을 돌며 거짓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10대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상당수가 고교생인 이들은 교내에서 투약하기도 했으며, 주변 또래들에게 웃돈을 받고 팔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성 진통제인 ‘○○○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한 고교생 A 군(17) 등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검거했으며, 마약 매매 등의 혐의도 받고 있는 B 씨(19)는 구속 수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7∼19세로, 지난해 마약을 투약했을 당시에는 23명이 고교생 신분이었다. A 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부산과 경남에 있는 병원, 약국 등에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주로 상가나 공원 화장실 등에서 투약했으며, 일부 고교생들은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B 씨는 마약을 주변 미성년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마약성 진통제는 개당 약 1만5000원인데, B 씨는 개당 15만 원 정도에 되팔았다고 한다. B 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마약성 진통제는 병원 등에서 오남용 처방 문제가 자주 제기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달 “의료기관 121곳을 점검해 해당 패치의 오남용 의심이 드는 병원 등 위반 사례 4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불법 처방받는 방법이 온라인에 공공연히 떠돌아 10대들도 손쉽게 접근하려 드는 마약류”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이 패치를 이용해 투약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마저 쉽게 구하는 마약성 진통제지만 잘못 사용하면 매우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독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강력한 마약인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효과를 지녔다고 할 정도로 ‘진정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약”이라며 “금단현상도 심하고 용량 이상 투약하면 호흡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10대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또다시 이 마약성 진통제에 손댈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사·약사회 등에 청소년에게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때는 절대 주의를 기울여 주길 당부했다”며 “식약처에도 마약성 의약품 처방 시 본인 여부 및 과거 병력의 확인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박종민 blick@donga.com / 창원=강정훈 기자}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과 약국을 돌며 거짓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10대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상당수가 고교생인 이들은 교내에서 투약하기도 했으며, 주변 또래들에게 웃돈을 받고 팔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성 진통제인 ‘OOO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한 고교생 A 군(17) 등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거했으며, 마약 매매 등의 혐의도 받고 있는 B 군(19)은 구속 수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7~19세로, 지난해 마약을 투약했을 당시에는 23명이 고교생 신분이었다. A 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부산과 경남에 있는 병원, 약국 등에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주로 상가나 공원 화장실 등에서 투약했으며, 일부 고교생들은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B 군은 마약을 주변 미성년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마약성 진통제는 1개당 약 1만5000원인데, B 군은 개당 15만 원 정도에 되팔았다고 한다. B 군은 이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마약성 진통제는 병원 등에서 오남용 처방 문제가 자주 제기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달 “의료기관 121곳을 점검해 해당 패치의 오남용 의심이 드는 병원 등 위반 사례 4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불법 처방받는 방법이 온라인에 공공연히 떠돌아 10대들도 손쉽게 접근하려 드는 마약류”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이 패치를 이용해 투약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마저 쉽게 구하는 마약성 진통제지만 잘못 사용하면 매우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독치료전문의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강력한 마약인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효과를 지녔다고 할 정도로 ‘진정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약”이라며 “금단현상도 심하고 용량 이상 투약하면 호흡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10대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또 다시 이 마약성 진통제에 손댈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성분인 건 알았지만 병원 등에서 처방받아 위험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사·약사회 등에 청소년을 상대로 한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때는 절대 주의를 기울여주길 당부했다”며 “식약처에도 마약성 의약품 처방 시 본인 여부 및 과거 병력의 확인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마약 얻으려고 조건만남까지 “멋모르고 손댔다가 인생을 망쳐버렸어요. 절 이렇게 만든 어른들이 죽도록 미워요.” 학교를 다녔다면 올해 고2였을 A 양(17). 하지만 2월경 그는 부모 손에 이끌려 인천참사랑병원을 찾아왔다. 중학생 때부터 손댄 마약 중독으로 치료가 시급했다. 병원에 따르면 A 양은 아는 언니들을 따라 클럽에서 마약을 접했다. 호기심이었지만 곧 수렁에 빠졌다. 마약을 제공받으려 성인과 조건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약 3개월 치료 뒤 A 양은 자신이 겪은 실상을 전하려 했다. “마약에 빠진 애들이 많다. 현실을 알려주겠다”며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잡았다. 병원 측은 “많이 호전돼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는 성사되지 않았다. A 양은 퇴원 이틀 뒤 유혹을 못 참고 가출해버렸다. 현재 수사기관이 수배에 나섰다. 10대 마약 중독이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69명이던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지난해 241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져도 2017년 약 0.8%에서 2020년 약 2%로 증가했다.10대 마약사범 3년새 3배이상으로 늘어 마약 얻으려고 조건만남까지올해는 더 나빠졌다. 3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 1492명 가운데 10대가 44명이나 된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약 2.9%나 미성년자인 셈이다. 경찰 측은 “최근 소셜미디어 등 구입 경로가 늘어나 쉽게 마약에 빠지고 있다”고 했다. “미성년자라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주변 시선을 피해 마약을 구할 수 있어요.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하니 잡기도 힘들어요.” 이달 초 강원경찰청은 한 마약판매조직 일당을 잡아들였다. 총책임자 등 16명을 붙잡아 10명을 구속시켰다. 이 조직으로부터 필로폰 등 마약을 사들여 투약한 17명도 검거됐다. 그런데 이 중엔 10대도 섞여 있었다. 어린 청소년들이 마약을 다루는 중범죄자들과 어떻게 접촉했을까. 방식은 예상보다 간단했다. 조직은 익명 모바일메신저로 마약 판매를 전방위로 홍보했다. 10대들은 굳이 만날 필요도 없이 돈만 입금하면 됐다. 판매자들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감춰두고 아이들이 직접 찾아가게 했다. 일명 ‘던지기’ 수법이다. 신뢰가 쌓이면 ‘무인거래소’라 부르는 원룸을 이용해 거래를 일삼았다.○ “처음이니 공짜로 줄게”10대의 마약 중독이 늘고 있지만 실상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미성년자라 아이들의 미래를 우려해 공개를 꺼린다. 관련 병원이나 경찰도 극도로 주의한다. 동아일보는 16세에 마약에 빠졌던 A 씨(22)를 수소문 끝에 만났다. 그는 현재 약을 끊고 같은 고통을 겪는 청소년을 도우려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고 있다. A 씨는 “한 번쯤은 괜찮다는 착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대마초 구하는 건 일도 아니에요. 인터넷을 뒤지면 업자들 아이디를 금방 찾아요. 물론 3g에 몇십만 원인데 부담스럽죠. 근데 말 거는 순간, 이미 늪에 빠지는 거예요. 선뜻 ‘1g 공짜로 주겠다’고 꼬드겼어요.” 그렇게 넘겨받은 대마초. A 씨는 “속이 메스꺼워 다신 안 해야지”라고 맘먹었지만 자꾸만 떠올랐다. 결국 가진 돈을 털어 구입했다. A 씨는 “초반엔 3, 4시간씩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갈수록 양을 늘려야만 했다”며 “머릿속에선 약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더 큰 돈이 필요했던 A 씨는 피폐해져 갔다. 집안 물건을 내다팔고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호스트바에서 일하며 성을 제공하고 돈을 마련했다. A 씨 아버지(61)는 “마음을 못 잡고 사고 치는지는 알았지만 마약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자책했다. “빠져나오려 해도 헤어날 수 없었어요. 한 번은 전문기관에서 주선한 중독자모임에 갔어요. 서로 도우며 함께 이겨내려는 취지죠. 그런데 거기 환자를 가장해 잠입한 마약조직이 있는 거예요. 유혹에 못 이겨 필로폰까지 손댔어요. 마약은 두려울 정도로 끈질기게 달라붙어요.” A 씨는 약 2년 전 가족과 병원 등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마약을 끊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다. A 씨는 “상당수가 실패하고 인생을 망친다. 딱 한 번도 안 된다. 친구와 가족, 꿈 등 모든 걸 잃는다”고 경고했다.○ “대마초, 10대 뇌에 치명적”10대들이 주로 하는 마약은 비교적 구하기 쉬운 대마 계열(대마초, 해시시오일 등)이 많다. 올해 3월 경찰이 적발한 마약류 통계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의 41.7%가 대마에 손을 댔다. 이는 전체 평균인 19.8%를 크게 웃돈다. 중독치료전문의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대마는 다른 마약보다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뇌 성장에 영향이 커 미성년자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며 “방어체계를 갖추지 못한 뇌에 폭탄을 터뜨려 충동제어 시스템을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평범한 학생들마저 마약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 원장은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가에서 10대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마약 딜러도 있다고 들었다”며 “더 이상 한국도 10대 마약 청정 국가가 아니란 걸 받아들이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養母)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지난해 10월 정인이가 숨진 이후 7개월 만이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범행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잘못을 철저히 참회할 기회를 갖도록 함이 타당하다.”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306호 법정에서 재판장은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의 양모(養母) 장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기 직전 이렇게 말했다. 장 씨의 몸이 순간 흔들렸다. 재판부가 장 씨에게 무기징역을, 양부(養父) 안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자 장 씨는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호흡이 가빠졌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안 씨도 고개를 푹 숙였다.○ “복부 밟아” 살인 미필적 고의 인정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해 10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상습아동학대 등)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였다. 장 씨 측의 주장과 달리 정인이의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장 씨가 정인이를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의학 논문 등에 따르면 (장 씨 측의 주장과 달리) 일상적인 높이의 자유낙하로는 췌장 손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췌장의 절단이나 장간막이 파열될 정도의 외력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면 췌장이나 장간막보다 크기가 더 크고 심장과 거리가 더 가까운 간도 파열되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간은 파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누워 있는 피해자 복부를 발로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장 씨가 피해자의 사망 당일 피해자의 복부를 적어도 2회 이상 발로 밟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살해할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갈비뼈 골절 등 정인이 몸 곳곳에 난 상처도 장 씨의 고의적 학대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장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은 재판부가 장 씨를 과실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판단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는 “헌법상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 씨를 강하게 질책했다. 안 씨에 대해서도 “장 씨의 학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납득 못 할 변명만 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안 씨는 선고 이후 재판부에 “정말 죄송하다. 지은 죄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다. 하지만 첫째를 위해서 2심 전까지는 (구속하지 않고) 살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안 씨를 법정구속했다.○ “사형선고 했어야” 법원 앞 시민들 눈물서울남부지법 청사 밖에는 정인이 사건의 1심 판결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부산에서 상경한 박정희 씨(42)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릴 만한 엄한 판결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했다. 장 씨가 탑승한 호송차가 법원에 도착한 오후 1시 30분경에는 시민 약 200명이 호송차 주위로 모여들어 “사형”을 외치는 목소리가 법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 1시간여 뒤 장 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시민들 중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법원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박종민 기자}

법원이 시민단체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판매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 비용을 신청인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14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박병태)는 “신청인들의 주장과 제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과 관련해 가처분 신청을 할 권리 등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적의 내용이 신청인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 서적이 국가보안법상 형사처벌되는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행위가 신청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해 사전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NPK 측은 성명문을 내고 “신청인들 가운데는 6·25전쟁 납북자의 직계후손이 있었다”며 “신청인의 가처분 신청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NPK 측은 판결 뒤 납북자 가족들의 개인적인 피해와 권리를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이에 앞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달 1일 ‘세기와 더불어’를 출간했고, 시민단체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등은 그 직후 “김일성 일가를 미화한 이적표현물이 판매되거나 배포되면 헌법이 규정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해당 서적에 대한 판매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가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국과수로부터 손 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부검 결과에는 손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도 포함됐으나, 경찰은 유족에게만 통보했다. 아버지 손현 씨(50)는 “경찰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손 씨와 A 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경찰 측은 “9병을 산 건 맞지만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의우 건국대 법의학교실 명예교수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시신이 물속에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로는 손 씨가 물에 빠질 당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목격자 진술이나 관련 영상 등을 통한 재구성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손 씨와 A 씨가 공원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3시 37분경 A 씨가 전화를 하고 있었으며, 손 씨는 옆에 앉아 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오전 4시 20분경 A 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해당 목격자가 가방을 멘 채 잠들어 있던 A 씨를 깨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일행을 찾아다니던 도중에 A 씨를 발견했으며,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과 면담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과 어머니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완료했으며, A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특수 장비를 보유한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종 당일 분실했다는 A 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오승준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가 익사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국과수로부터 손 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부검 결과에는 손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도 포함됐으나, 경찰은 유족에게만 통보했다. 아버지 손현 씨(50)는 “경찰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손 씨와 A 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경찰 측은 “9병을 산 건 맞지만 모두 마셨다는 단정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의우 전 건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시신이 물 속에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로는 손 씨가 물에 빠질 당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목격자 진술이나 관련 영상 등을 통한 재구성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손 씨와 A 씨가 공원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3시 37분경 A 씨가 전화를 하고 있었으며, 손 씨는 옆에 앉아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오전 4시 20분경 A 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해당 목격자가 가방을 멘 채 잠들어있던 A 씨를 깨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일행을 찾아다니던 도중에 A 씨를 발견했으며,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과 면담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과 어머니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완료했으며, A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특수 장비를 보유한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종 당일 분실했다는 A 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