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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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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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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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한국사-물리Ⅱ ‘출제 오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능 역사상 두 번째로 ‘한 해 두 문항 오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5일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과학탐구 물리Ⅱ 9번은 ‘정답 없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사 14번은 기존 공표된 정답 1번 외 5번도 정답으로 확정됐고, 물리Ⅱ 9번은 모두 정답으로 인정받는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3월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출제·검토 시스템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2014, 2015학년도 연속 출제 오류로 평가원은 지난해부터 수능 검토위원장 자리까지 신설했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한국사 14번은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옳은 설명을 찾는 문제다. 평가원은 정답을 1번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했다’로 제시했지만 5번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도 정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일야방성대곡은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처음 게재됐지만 같은 달 27일 대한매일신보에도 영어로 번역 게재됐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한국사연구회와 역사교육연구회로부터 ‘5번 지문에 최초라는 진술이 없으니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리Ⅱ 9번은 로런츠 힘을 이용한 속도선택기의 원리를 이해했는지 묻는 문제였다. 정답은 선택지 중 ㄱ, ㄷ으로 구성된 3번이었지만 평가원은 한국물리학회로부터 “문항에서 자기장의 방향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 평가원은 “선택지 중 ㄷ만 나온 게 없어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인정으로 13만5000만 명(22.3%)이 추가로 정답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대학에서 한국사는 인문계 3등급, 자연계 4등급 이내면 감점하지 않아 이번 조치로 2점이 올라가도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물리Ⅱ 9번은 최초 정답자가 67.7%(2388명)였던 만큼 모두 정답 처리되면 표준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Ⅱ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이 주로 응시해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수능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출제 오류가 인정된 건 6문제였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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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한 해 두 문항 오류’ 불명예…“한국사 복수정답·물리Ⅱ는 정답없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수능 역사상 두 번째 '한 해 두 문항 오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5일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과학탐구 물리Ⅱ 9번은 '정답 없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사 14번은 기존 공표된 정답 1번 외 5번도 정답으로 확정됐고, 물리Ⅱ 9번은 모두 정답으로 인정받는다. 한국사 14번은 약 13만5000명이 추가로 복수 정답을 인정받을 전망이다. 2014, 2015학년도 연속 출제 오류로 평가원은 지난해부터 수능 검토위원장 자리까지 신설했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더욱이 한국사는 올해부터 필수로 지정된 영역이라 큰 오점을 남겼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3월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을 마련해 출제·검토 시스템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출제오류가 발생했다"며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두 문항 오류 또 오명 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직후 21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은 661건이 제기됐다. 중복 등을 제외한 심사 대상은 490건, 124개 문항이었다. 평가원은 2문항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상이 없다고 판정했다. 한국사 14번은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옳은 설명을 찾는 문제다. 평가원은 정답을 1번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했다'를 제시했지만, 5번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도 정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일야방성대곡은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처음 게재됐지만, 11월 27일 대한매일신보에도 영어로 번역 게재됐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한국사연구회와 역사교육연구회로부터 '5번 지문에 최초라는 진술이 없으니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리Ⅱ 9번은 로런츠 힘을 이용한 속도선택기의 원리를 이해했는지 묻는 문제였다. 정답은 선택지 중 ㄱ, ㄷ으로 구성된 3번이었지만 평가원은 한국물리학회로부터 "문항에서 자기장의 방향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 평가원은 "선택지 중 ㄷ만 나온 게 없어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다"며 "해당 문제는 이의 신청이 1건 제기됐지만 이의신청 모니터링단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해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한국사 14번의 복수 정답 인정으로 13만5000만 명이 추가로 정답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EBS의 가채점 결과 5번으로 마킹한 수험생이 전체 응시생(60만5987명)의 22.3%여서다. 대부분 주요 대학에서 한국사는 인문계 3등급, 자연계 4등급 이내면 감점하지 않아 이번 조치로 2점이 올라가도 당락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물리Ⅱ 9번은 최초 정답자가 67.7%(2388명)에 달했던 만큼 모두 정답 처리되며 표준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물리Ⅱ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이 주로 응시하므로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장은 "교육부와 협의해 수능 출제 검토시스템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사항을 마련해 내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적용하겠다"며 "채점과 성적 통보 등 급한 일부터 마무리하고 책임 소재 문제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출제 오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교육부가 2014년 12월 구성했던 수능개선위원회 출신 김종우 양재고 교사는 "지난해 검토위원장 자리까지 신설했는데 오류를 못 잡았다는 건 평가원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뜻"이라며 "한국사가 당락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니 대충 출제해도 된다고 부담감이 줄었던 것"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출제 오류 원인을 정확히 점검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수험생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수능 오류 총 8문제 1994년 수능이 시작된 뒤 지난해까지 출제 오류가 인정된 건 6문제였다. 2004학년도 국어 17번, 2008학년도 물리Ⅱ 11번, 2010학년도 지구과학Ⅰ 19번,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2015학년도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이다. 이중 2014학년도 수능은 끝난 지 1년이 다 된 시점(2014년 10월 16일)에 법원이 세계지리 8번 문항을 '정답이 없는 오류'라고 판단해 큰 파장이 일었다. 해당 문항은 '유럽연합(EU)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를 정답으로 봤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총생산액을 비교할 기준시점이 제시되지 않았고, 지도 우측 하단에 적힌 (2012)라는 표시에 의해서도 NAFTA의 총생산액이 EU를 앞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10년 이후 총생산액은 EU보다 NAFTA가 크다"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수험생들은 고를 수 있는 정답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뒤늦게 세계지리 8번 답안을 모두 만점 처리했고 4년제 대학 430명, 전문대학 199명 등 629명이 추가합격 대상자가 됐다. 그러나 이 사태가 터진 지 한 달 정도 지나(2014년 11월 24일) 교육부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 사상 초유로 '한 해 두 문항 오류'를 인정했다. 이에 김성훈 8대 평가원장이 자진 사퇴했다. 잇단 수능 오류에 교육부는 수능개선위원회 구성해 대책을 마련했고, 평가원은 지난해 수능부터 검토위원장 직위를 도입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9대 김 평가원장은 수능개선위원회 출신이다. 올해 17일 수능 날 브리핑에서 김영욱 검토위원장(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은 "시험에서 제일 중요한 게 출제 오류를 줄이는 것"이라며 "검토단이 학생 입장에서 시험을 치르고 해당 분야 전문가가 교차검토를 했고 토론 과정을 철저히 기록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검토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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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부, 항목별 담당 교사만 입력-수정 허용

     2018년부터는 권한이 주어진 교사만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입력 및 수정할 수 있게 된다. 학생부에서 학부모의 ‘진로희망’은 없어진다. 교육부는 23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광주의 한 여고에서 교장이 임의로 학년부장에게 권한을 부여해 학생부 수정을 지시하고, 대구 고교에서는 한 교사가 동료의 나이스 인증서를 복사해 학생부를 정정한 사실이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훈령)’을 개정해 학생부를 입력할 수 있는 주체를 규정할 방침이다. △진로희망 사항 △자율·봉사활동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담임교사, 동아리활동은 지도교사, 교과학습 발달사항은 교과담당교사 등으로 나누는 내용이다. 학생부 인증 절차는 2단계로 강화된다. 현재는 공인인증서로 나이스에 접속하면 조회와 입력이 모두 가능했다. 앞으로는 개인 공인인증서를 통한 1차 인증으로는 조회만 할 수 있다. 입력을 하려면 보안카드나 ARS,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로 2차 인증을 해야 한다. 각 학교의 권한 부여 현황을 교육청에서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한다.  학생부 기재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교내상은 학교별로 사전에 등록된 것만 기재하고, 학부모의 ‘진로희망’과 학생의 ‘특기 또는 흥미’란은 없애며 독서활동은 책 제목과 저자만 기록한다. 교육부는 교사와 학교별 학생부 기재 편차를 줄이기 위해 내년 1월 기재 요령을 보급할 방침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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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최예나]좋은 대학만 가면 되나요?

     엄마들 사이에서 축하와 한숨이 오가는 시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통지와 대학 합격자 발표 등 남은 일정이 아직 많지만 긴긴 터널을 12년 만에 벗어난 고3 엄마와 아직 갈 길이 먼 초1∼고2 엄마 사이의 일이다. 수능이 끝난 직후는 자녀가 고3이 아닌 엄마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다. 수능 난도나 출제 경향에 따라 아이의 사교육과 진로 방향을 결정해야 해서다. 올해가 ‘불수능’이었다는 소식에 벌써 국어학원이 들썩인다. 내년부터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각 대학이 영어 반영 비율을 줄이겠다고 해서 수학 공부에 매진해왔는데 이제 국어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국어영역 지문은 길고 어려웠다. 초등생 자녀를 둔 엄마는 “수학 위주로 가르쳤는데 국어학원에도 많이 보낼 것”이라고 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는 “영어가 절대평가라고 공부를 안 할 수도 없고, 결국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놓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엄마들은 수능 출제 경향을 보고 아이를 외국어고, 과학고, 영재학교, 자율형사립고 중 어디에 보낼지 결정하기도 한다. 수능은 매년 난도가 들쑥날쑥하니 잘 볼지 걱정되고, 잘 봐도 정시로 뽑는 인원이 점점 줄어드는 게 문제다. 한 엄마는 “수능에만 올인(다걸기)했다가는 불수능이어도 물수능이어도 문제”라며 “수시를 공략하려면 자사고를 가야 할지, 일반고에서 전교 1등을 하는 게 나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엄마와 아이 모두의 목표는 하나다. 좋은 대학 가는 것. 그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좋은 대학에 가면 취업도 결혼도 잘하고, 집 사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믿는다. 지금 아이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았던 세상은 분명히 그랬다. 1980, 90년대에는 경제가 매년 고속 성장을 했다. 명문이 아니어도 대학 나오면 좋은 회사에 취직했고, 승진도 빨랐다. 집 한 채 사면 부동산 값이 팍팍 뛰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아도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전제조건은 좋은 대학이었다. 이런 기억을 갖고 있는 엄마 아빠니 당연히 아이가 좋은 대학 가는 데 모든 걸 건다. 그런데 저성장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고, 빨리 잘리고…. 사는 게 너무나 어렵다. 너를 눌러야 내가 잘될 수 있는 세상…. 불안감이 팽배하니 사교육 잡겠다고 정부가 칼 갈아봐야 소용없다. 사교육 사업으로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던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은 수능 다음 날 기자에게 “한국식 사교육은 좋은 대학 가면 성공한다는 향수 때문에 유지되고 있지만 길어야 2020년이면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는데 아직 학생들이 문제풀이식 입시 교육을 받는 게 아찔하다”면서. 4년 전, 교육제도로 유명한 핀란드의 한 교육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왜 공부 말고 다른 거 잘하는 건 칭찬해주지 않죠? 공부만 탤런트(능력)가 아닌데….”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중요하지 않은 아이들 세대에는 부모 세대에서 중요했던 가치가 지속되지 않는다. 아이가 자기만의 재능을 키울 수 있게 믿고 응원해주자. 아이들이 번뜩이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도 바뀌어야 한다.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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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시기관 대학별 합격선 들쭉날쭉… 중-하위권 정시모집 진학지도 비상

     예상을 뛰어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불수능’ 파장이 크다. 지난 주말 주요 대학 논술고사장은 수능 부진을 수시 합격으로 만회해 보려는 수험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능 뒤 첫 주말이었던 19일에는 서강대, 성균관대, 세종대, 숙명여대, 한양대, 경희대, 단국대, 서울여대, 숭실대, 한국항공대, 가톨릭대, 울산대 등 총 12개 대학에서 논술고사가 치러졌다. 이날은 수능 뒤 잇달아 예정된 논술고사 일정 중 가장 많은 대학이 몰려 있던 날이었다. 성균관대 논술에 응시한 이모 양은 “수능 점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꼭 논술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각오”라며 “정시만 노리던 친구들도 뒤늦게 논술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성균관대 주변은 논술고사를 보러 온 학부모와 학생들로 크게 북적였다.  자녀가 세종대에서 논술고사를 치른 학부모 김모 씨는 “수능 가채점 점수가 등급 컷(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에 아슬아슬한 상황이어서 더욱 긴장이 된다”며 “정시는 재수생이 강세일 듯해 남은 논술을 모두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수능으로 이번 수능의 변별력이 커지면서 뜻밖의 수능 고득점이 예상되는 상위권 학생들 중에서는 일명 ‘수시납치’를 피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지 않는 경향도 나타났다.  수험생 박모 양은 “안정권인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위주로 수시를 썼는데 수능 점수를 보니 ‘SKY’ 대학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수시가 안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치의예과를 비롯한 일부 상위권 학과 논술고사장에는 수능 등급 컷을 맞추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결시생이 늘어 빈자리가 속출했다. 주말을 전후해 주요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대학·학과별 정시 합격 예상 점수들 간의 편차가 크게는 10점에 달할 정도로 큰 것도 수험생들과 진학 지도를 하는 교사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특히 중·하위권 대학·학과의 경우 정확한 합격 컷 예측이 더욱 어렵다”며 “대학별 반영비율과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고려해 수험생 각자의 상황에 맞는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수능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게 재수를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수시 선발인원이 전체의 70% 이상이라 요즘은 재수생도 수시에 많이 지원한다”며 “내년에 영어가 쉬워지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가 쉬워지므로 심리적으로 재수를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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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만점 3명… 재수생 2명-고3 1명”

     6년 만에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전 영역 만점자는 전국적으로 재수생 2명, 재학생 1명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재작년과 지난해 같은 시점에 만점자가 10∼20명 나오던 것에 비해 확실히 적다. 재수생 만점자 2명은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에서 나왔다. 대성학원 출신 김모 씨는 이과생으로 과학탐구 두 과목을 모두 Ⅰ로 선택해 서울대에는 지원할 수 없다. 서울대 자연계열은 수능 만점을 받아도 과탐 두 과목 중 한 개 이상 Ⅱ를 응시해야 한다. 김 씨는 연세대 의대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 의대는 뽑는 인원(25명)이 적어 다른 상위권 의대에 지원하려고 굳이 Ⅱ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출신 재수생과 재학생 1명은 모두 문과생이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는 16명, 2015학년도 29명, 2014학년도엔 33명이었다. 역대 최고의 ‘물수능’으로 꼽힌 2001학년도는 66명이었다. 최악의 ‘불수능’으로 꼽히는 1997학년도는 만점자가 한 명도 없었고 전국 수석이 373점(400점 만점)이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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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생들의 꿈 꺾이는 사이 난 돈 벌어”

      ‘사교육의 대부’는 올해 재수생의 아빠였다. ‘손 사탐(사회탐구)’에게 강의를 들으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쑥쑥 올라 좋은 대학에 갔다. 방학이면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대치동(서울 강남구) 고시원에 방을 얻는 지방 아이들도 부지기수였다.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는 2008년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아빠의 이름 ‘손주은’이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학교 선생님에게 “무슨 사교육 업체 하나가 시가총액이 2조 원을 넘느냐”는 말을 듣고 온 아이들은 고개를 숙이곤 했다. 아빠는 결국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심했다.  ‘불수능’으로 재수생들을 멘붕에 빠뜨린 수능 다음 날인 18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55)을 만났다. “아들이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보고 겨우 2년 공부했어요. 수능이 어려웠다는데 결과를 자세히 물어보진 않았어요.” 손 회장은 지난달 자기 재산 300억 원을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했다.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딸의 이름을 땄다. 내년 3월쯤 첫 공모를 받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창업가에게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 죽을 때 ‘학생들에게 진 빚은 갚았구나’ 하는 위로가 될 것 같아 후련했다”고 말했다.  “늘 강의 첫 시간에 ‘엉덩이로 공부하라’고, ‘공부가 너희를 구원해줄 것’이라고 했거든요. 그 아이들이 좋은 대학 가서 성공하겠다고 얼마나 꿈꿨겠어요. 근데 20대 후반∼30대 중반 제자들이 저성장 시대에 취업도 안 되고 좌절하고 있죠. 저는 그 사이에 돈을 긁어모았는데….” 손 회장이 노트가 칠판인 것처럼 글씨를 써가며 말했다. 손 회장은 “작년 말에 내가 말로만 떠들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큰 자산을 내놓았지만 가족은 토를 달지 않았다. 아내가 “재단 이름을 ‘광윤’으로 하면 더 좋은데…”라고 했던 게 유일했다. 1991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해와 이듬해 잃은 아들과 딸의 이름 앞 글자를 한 글자씩 따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손 회장은 재단의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딸 이름을 택했다. 윤민, ‘백성을 윤택하게 하라’는 뜻에서 그가 손수 지어준 이름. 손 회장은 1987, 1990년 각각 과외와 학원으로 부잣집 애들을 위한 소규모 강의로 돈을 벌었다. 1991년 비극이 있은 후에는 일주일에 60시간씩 강의를 했다. 두 아이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이어 1993년과 1996년 아이들이 태어나고 안정을 찾았다. 열심히 강의에 나서 큰돈을 번 손 회장은 “한국식 사교육은 끝나야 한다”며 2014년 메가스터디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고, 지난해는 회사를 기존 중고교생 교육 사업과 성인 사업으로 분할했다.  그는 재단을 통해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창업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그는 17일에 나왔다는 프로그램 초안을 보여줬다. 이전까지와 다른, 신난 목소리였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저한테 ‘애들 놀려도 괜찮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대요.” 손 회장은 요즘 학부모 대상 강연을 많이 한다. 그때마다 말한다. “한국식 사교육은 길어봐야 2020년까지겠죠. 이제 무작정 사교육에 매달리는 건 옳지 않아요. 자기만의 독특한 능력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됩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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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과제, 교수가 대신 해… 이대 입학취소”

     이화여대 교수들이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의 딸 정유라 씨의 과제물을 대신 해주고, 정 씨가 제출해야 할 출석 인정 서류를 직접 발급받는 등 황당한 수준의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드러났다. 입시면접관은 다른 응시생의 점수를 깎아 정 씨를 합격시키는 비교육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정 씨의 부정 입학 뒤에도 이화여대 교수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특혜를 제공했다. 정 씨는 2015년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수강한 과목 중 8개 과목 수업에 출석을 않거나, 출석 인정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받았다. 일부 교수는 정 씨가 어떤 서류도 제출하지 않고 결석하자 출석 인정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승마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승마대회 서류를 직접 출력하기도 했다. 또 아무런 증빙 없이 출석을 인정했다가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자료를 확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정 씨가 제출한 자료가 아닌 만큼 출석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이화여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는 담당 교수가 기말 과제를 내지 않은 정 씨를 대신해 액세서리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만들어 정 씨가 낸 것처럼 꾸민 사실도 적발됐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케이무크(K-MOOC)와 오프라인 시험 등으로 진행되는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은 정 씨가 외국에 머물러 기말고사를 보지 않았는데도 정 씨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돼 대리시험과 대리수강 정황이 확인됐다. 정 씨는 2014년 10월 18일 이화여대 입학을 위한 체육특기자 면접 때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딴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으로 갖고 들어가겠다고 학교 측에 먼저 요구했다. 정 씨는 면접 당시 테이블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묻기까지 했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 결과 정 씨보다 점수가 높았던 수험생 2명에 대해 ‘전성기가 지났다’ ‘발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며 깎아내려 낮은 점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결국 서류평가에서 9등이었던 정 씨는 6명을 뽑는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6등으로 합격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뿐만 아니라 정 씨 본인도 입시 관련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된 것이 확인됐다”며 “정 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관련자들을 중징계하라고 이화여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을 검토하고, 대학구조개혁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특혜 제공과 관련된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고 최 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누가 이런 부정입학을 기획하고 주도했는지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외부의 조사를 통해 입시 비리가 드러나 입학이 취소되는 것은 최근엔 매우 이례적”이라며 “대학이 특정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실한 입시 및 학사 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정 씨의 입학 취소 등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연세대 특혜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특별감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학교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유덕영 firedy@donga.com·최예나 기자}

    • 20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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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어려워

    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돼 ‘불수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난도 높은 문제가 상당수 출제되면서 상위권에서 변별력이 강화돼 만점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과는 수학, 이과는 국어와 영어 성적이 대입에서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수준별 시험에서 올해 통합형으로 전환된 국어는 올해 6월과 9월 치러진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어려워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 비율이 0.3%(B형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는데, 올해는 만점자 비율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영역은 특히 주로 문과생들이 치르는 나형의 난도가 상당히 높아 등급 간 점수 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과생들이 주로 보는 가형도 지난해 수능이나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체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수험생들이 EBS 교재와 연계됐다는 것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지문 해석에서부터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다 어려웠고, 수학과 영어는 모의평가보다도 난도가 더 높아져 수험생들이 매우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1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28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 달 7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유덕영 firedy@donga.com / 세종=최예나 기자}

    •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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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갑 출제위원장 “오류없는 문제-고른 난도 유지에 신경”

     정진갑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58·계명대 화학과 교수·사진)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도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을 문항 수 기준으로 70%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기존에는 ‘(과목별) 만점자 1%’를 금과옥조처럼 여겼는데 이번에는 오류 없는 문항 출제를 최우선으로 하고 고른 난도 분포에 신경 썼다”며 “만점자 몇 % 같은 목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수능 출제 오류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검토위원장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김영욱 검토위원장(55·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은 “수능은 적정 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6월, 9월 모의평가 수준과 비슷하게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절대평가로 전환이 예고돼 변별력 문제가 지적돼 온 영어 영역에 대해 정 위원장은 “내년에 시작되는 건 올해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며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하되 변별력을 위해 약간의 어려운 문제를 출제했다”고 말했다. 6월 모의평가에서 문제 유출 사고가 있었던 데 대해 정 위원장은 “모의평가 때는 시험을 치르기 전에 출제위원이 격리에서 풀려나지만, 수능 때에는 출제위원단 모두 시험이 치러지는 17일에도 출제본부에 격리돼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입소·퇴소 시 지갑을 일일이 열어 USB메모리(휴대용 저장장치) 소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출제·검토·인쇄위원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보안을 강화했다”며 “이번 수능에서는 그런 일(유출 사고)이 절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세종=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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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불수능’… 국어-수학 신유형 늘고 고난도 문제 많아

    ○ 영역별 출제 경향-난이도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상당히 변별력 있게 출제돼 2015학년도 ‘물수능’ 때처럼 최상위권이 정시를 지원할 때 혼란을 겪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윤기영 서울 충암고 교사)  17일 실시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고 올해 6,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약간 어렵거나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수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국어… 못보던 유형-낯선 시… 지문도 길어 당황 국어는 6,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진 서울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6, 9월 모의평가(각각 만점자 0.17%, 0.10%)보다 만점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독서’가 특히 어려웠다. 16번(홀수형 기준)은 철학자 포퍼와 콰인이 모두 ‘아니요’라고 답변할 질문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 교사는 “문제는 단순한데 그동안 나오지 않은 형태고, 내용을 심도 있게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유형”이라며 “지문도 2000자 정도로 매우 길었다”고 설명했다.  ‘문학’ 21번과 31번도 신유형이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31번은 공간이라는 개념어를 바탕으로 현대시와 희곡을 함께 감상하는 새로운 형태”라며 “두 지문 모두 EBS에 나오지 않았는데 학생들은 특히 낯선 시를 힘들어해 김수영 시인의 ‘구름의 파수병’을 보고 당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독서’ 지문이 매우 길고 EBS와의 연계성이 떨어졌다”며 “보험과 관련된 사회지문은 6문항(37∼42번)이나 나와 3점짜리 39번이 변별력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수학… ‘가’형 30번 까다로워… 만점자 줄어들듯 수학도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바뀐 교육과정 탓에 출제 범위가 달라져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수능(만점자 비율 A형 0.31%, B형 1.66%)과 비교해도 어렵다는 평가다. 기본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가’형은 9월 모의평가 때보다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대개 고난도 문제는 객관식 맨 마지막 문제(홀수형 기준 21번)와 단답형 마지막 2개(29, 30번)인데 이번에는 20번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30번은 신유형이자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조 교사는 “미분법을 활용해 극값을 찾아 함수를 추론하는 문제로 여러 개념을 이해해야 답을 구할 수 있어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형에도 개념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유제숙 서울 한영고 교사는 “19번은 신유형이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추론 문제인데 6, 9월 모의평가 때도 ‘확률과 통계’에서 나와 집중적으로 공부한 학생은 잘 풀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0, 21, 30번이 고난도로 꼽혔다. 조 교사는 “새 교육과정에는 과거에 비해 빠진 개념이 많고 새로 도입된 공식은 이번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아 재수생에게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영어… 빈칸 추론 2문제 등 9월 모평보다 어려워 영어의 체감 난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EBS 연계율은 73.3%로 모든 영역 중 제일 높았다. 듣기 15문제(전체 17문제), 읽기 18문제(전체 28문제)가 연계됐는데 직접 연계는 8문제였다. 나머지는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하고 단어나 문장이 쉬운 다른 지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간접 연계됐다. 전문가들은 읽기 영역 빈칸 추론이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한 서울 양정고 교사는 “빈칸 추론 4문제 중 2개가 EBS와 연계되지 않았다”며 “특히 33번(홀수형 기준)은 사랑과 존중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제시되면서 단순 해석만으로는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상위권의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윗글의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이라는 42번 문제는 지난해 수능에서는 한 개 단어만 고르면 됐는데 이번에는 2개였다”며 “신유형이지만 6월 모의평가 때 한 번 연습해서 그렇게 새롭게 느끼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지문 수준이 높아졌고, 특이한 소재를 다뤄 중하위권 학생에겐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사… 모평보다 약간 난해, 탐구… 과탐 작년과 비슷 올해 처음 필수 영역으로 지정된 한국사는 평이한 수준에서 출제됐지만 지나치게 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6,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어려워졌다. 이범석 서울 숭실고 교사는 “모의평가가 너무 쉬워서 학교 수업도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는데 그때보다는 체감 난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50점 만점 중 40점 이상만 받으면 1등급이다. 앞선 모의평가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28.95%, 32.50%였다. 이 교사는 “답에서도 세부 지식을 놓고 고르라는 문제가 다수 나왔다”며 “한 사건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읽었어야 풀기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수생 오지수 씨는 “모의평가 때는 술술 풀었는데 이번엔 막히는 게 많았다”고 했다.  사회탐구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 인원이 가장 많은 ‘생활과 윤리’는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쉬웠고, 사회·문화는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학탐구는 9월 모의평가, 2016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세종=최예나 yena@donga.com / 노지원 기자}

    •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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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대 특기자 전형 소지품 금지 어기고 21명중 정유라만 금메달 들고 면접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마친 교육부는 면접 때 정 씨에게만 소지품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체육과학부 교수(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교육부는 정 씨가 2014년 10월 18일 체육특기자전형 2단계 면접고사 당시 직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장마술 단체전(9월 20일)에서 받은 금메달을 케이스째 면접장에 들고 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화여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중 유독 정 씨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했다. 정 씨는 면접장에서 금메달을 꺼내 면접위원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달은 모집요강에서 실적 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기간 이후에 받은 것이다. 교육부는 18일 감사 결과 발표에서 남궁 전 처장과 김 교수의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화여대에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축소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 전 처장은 면접 직전 면접위원들에게 “아시아경기대회 실적을 면접에 반영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 씨가 자신보다 서류평가 점수가 50점 높은 두 명을 면접으로 역전시키고 턱걸이 합격한 과정에 개입하고 각종 학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16일 서울시교육청은 정 씨가 고교 재학 시절 각종 편법으로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정 씨는 청담고 재학 중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고 학교에 보고하고 실제로는 해외로 출국했다. 고3 시절에는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았고 ‘2학기 교과 우수상’까지 받았다. 2학년 때는 출석을 잘 안 했는데도 국어 수행평가에서 태도 점수 만점을 받은 것에 대해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담당 교사가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아 태도를 평가할 근거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2012년 4월에는 최 씨가 체육부장 교사에게 현금 30만 원을 건넨 사실도 밝혀졌다. 또 이듬해에는 경기 출전이 연간 4회로 제한된다고 지적하는 교사를 수업 중에 찾아가 “너 잘라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폭언을 퍼부은 것도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감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정 씨의 졸업 취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이 경우 대학 입학까지 자동 취소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졸업 취소가 두 번도(확실히) 가능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했다”며 단호한 행정적 조치를 예고했다.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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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이화여대 내년 입학정원 10% 줄일듯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학사 특혜 의혹을 조사한 교육부가 이르면 2018학년도에 이화여대의 신입생 입학정원을 10% 이내에서 줄일 것으로 보인다. 15일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마무리한 교육부는 이화여대가 정 씨를 체육특기자로 선발한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보고 행정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감사 결과를 이르면 18일 발표한다. 이 결정에는 모집요강에 나온 수상 인정 기간(2011년 9월 16일∼2014년 9월 15일) 이후 정 씨가 제출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2014년 9월 20일) 실적이 면접에서 반영된 정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정 씨가 △아시아경기대회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다른 대학에서 탈락한 점 △서류 점수는 최종 합격자(6명) 중 꼴찌인데 면접에서 1등을 해 합격한 점 등을 고려해 이화여대가 입시를 불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가 서류 평가에서 자신보다 50점이나 더 받은 학생을 역전했는데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이화여대 면접관이 정 씨보다 우수한 학생 2명을 면접에서 탈락시킨 정황을 파악해 면밀히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 씨의 입학 취소 여부다. 입학을 취소하려면 정 씨가 △지원 자격에 미달하거나 △제출 서류를 허위로 기재했거나 △입시 부정이 확인돼야 한다. 교육부는 정 씨의 서류―면접 점수 간에 큰 격차가 있고, 하필 정 씨가 지원한 해부터 승마 종목이 추가된 점 등 입시 부정의 개연성은 확인했다. 그러나 정 씨 모녀를 조사하지 못했고 이화여대가 특혜를 부인해 고의성을 특정하지 못했다. 고의성이 확인돼야 입시 부정이 인정된다. 교육부는 정 씨 입학 취소 없이 학교 행정처분과 관련자 징계의결 요구만 하고 수사 의뢰를 하면 ‘봐주기 감사’라는 비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교육부가 올해 3월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를 뿌리 뽑겠다며 연루 학생 입학 취소 등 종합대책을 내놓은 뒤 나온 첫 사례라는 점도 고민을 깊게 만드는 이유다. 청담고를 감사 중인 서울시교육청이 정 씨의 졸업 취소를 결정해 이화여대 입학이 취소되면 정 씨의 최종 학력은 중졸이 될 수도 있다.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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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번째 ‘분노의 주말’… 경기교육청, 중고생 참여 독려 논란

     정국의 분수령이 될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1, 2차 집회와 달리 노동단체 등이 대규모로 참가할 예정이어서 과연 평화 시위 기조가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또 집회에는 전국에서 중고교생까지 대거 모일 것으로 예상돼 교육계도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은 11일 각 학교에 사실상 학생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 시국선언 관련 의사표현 및 단체행동에 관한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학생의 의사표현 행위 자체를 이유로 경고나 징계 지양 △의사표현의 절차와 방법에 대한 생활인권교육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의 집회·결사 자유가 보장되는 근거로 헌법과 초중등교육법, 유엔 아동권리협약,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관련 조항까지 붙임자료로 전달했다. 경기지역 한 학교 교장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이라지만 일부 편향된 교사들은 ‘교육청에서 공문도 왔으니 집회에 참여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얘기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이 주도하는 청소년 단체 ‘21세기 청소년공동체희망’ 측에는 중고교생 400여 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 단체는 9000원만 내면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왕복)를 제공하고 도시락도 주기로 했다. 학생들은 1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리는 청소년 시국대회에 갔다가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한다. 이 단체는 2013년 ‘전교조 탄압저지 촛불문화제’, 올해 ‘전교조 전임자 해고하는 진보교육감 각성 기자회견’ 등에 참가했다.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의 공문 발송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집회 참가 학생 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부모 몰래 서울로 갈 때 안전 문제도 있는데 교육청에서 면죄부를 주는 식의 공문을 보내 사실상 참여를 독려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문 내려 보낸 걸 취소하라고 할 수도 없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희망의 활동도 알고 있지만 학생들 참여를 막거나 숫자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특정 집단에서 버스를 대절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집회에 동원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이고 평화로운 집회가 될 수 있도록 뜻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대규모 인파로 혼잡해 안전사고가 우려되니 각별히 유념해 달라”며 “정부도 미아보호소를 운영하고 응급 인력을 배치하는 등 안전사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경찰은 도심 행진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서울광장에서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종로구 내자동 로터리까지 이르는 4개 경로 등 총 5개 경로의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그중 마로니에공원 쪽을 지나는 경로는 행진을 허용하고 청와대 방면 경로 4곳은 내자동 로터리를 지나는 율곡로 남쪽까지만 행진하도록 제한 통고를 내렸다. 주최 측은 “청와대에서 200m 거리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와대 방면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경복궁역 삼거리까지는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구역이 각각 종로, 서대문, 을지로 등을 거치는 경로여서 행진 시간대에 이 일대 차량 통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후방에서는 살수차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KAIST 교수들이 개교 이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11일 시국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KAIST 교수협의회는 이날 전체 교수의 절반가량인 293명이 서명한 시국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울산과학기술원(UNIST)도 개교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최예나 yena@donga.com·최지연 기자}

    •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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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수능날 약한 지진땐 책상밑 대피후 시험 재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하면 수험생은 책상 밑에 대피했다가 10분 정도 안정한 뒤 시험을 다시 치른다.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인데도 교실 밖으로 나가는 수험생은 시험 포기자로 처리된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수능을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해 이영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수능 당일 지진(여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만들었다고 8일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전날부터 기상청 국가 지진화산센터에 비상 근무자를 배치한다. 이 근무자는 지진이 발생하면 1183개 시험장 책임자에게 휴대전화 문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지진 규모와 발생 장소, 시험지구별 대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다. 가이드라인은 3단계다. 진동이 경미해 시험을 중단하지 않아도 되면 ‘가’, 진동은 느껴지지만 일시적으로 대피했다가 시험을 재개할 수 있으면 ‘나’,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면 ‘다’ 단계다.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하는 ‘다’ 단계가 아니라면 수험생은 지진 발생 시 교내 방송과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책상 밑으로 대피한다. 이때 답안지를 뒤집어야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진동이 짧게 발생하면 생략할 수 있다. 필요 시 안정시간(10분 내외)을 준 뒤 시험을 다시 본다. 전체 문답지 공개 시점은 시험 시간이 순연된 학교를 고려해 조정된다. 감독관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수험생은 다른 교실에서 진정시켜 시험을 보게 할 계획이다.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외부로 이탈하는 학생은 시험 포기자로 간주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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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梨大 서류점수 하위권 정유라, 면접 최고점 받아 ‘턱걸이 합격’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2014년 9, 10월에 진행된 이화여대 체육특기자전형에서 서류 평가 점수는 하위권이었는데도 면접에서 1등을 해 6명을 선발한 이 전형에서 6등으로 ‘턱걸이’ 합격한 사실이 3일 확인됐다. 정 씨의 서류 점수는 350점으로 1등으로 합격한 A 씨 점수(750점)의 절반도 안 됐다. 본보가 입수한 이화여대의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합격자 서류·면접 평가 결과’에 따르면 당시 체육특기자전형에는 111명이 지원했다. ‘서류(수상 실적) 100%’로 뽑는 1단계에서 22명이 통과했는데 1명이 포기했고 2단계에서 ‘서류 80%+면접 20%’로 최종 합격자가 가려졌다. 정 씨보다 서류 점수가 50점가량 높았던 1단계 합격자 중 면접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진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2단계 총점은 542점으로 1등 A 씨(940점)와 무려 398점 차이가 난다. 이화여대는 “정 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밝혀 왔다. 당시 입학 업무를 맡았던 이화여대 관계자 B 씨는 “국내 대회 4, 5개에서 상 타는 것보다 올림픽,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3위 이내로 입상하면 면접을 0점 받아도 합격할 수준으로 점수를 높게 준다”며 “실적은 아무리 많이 제출해도 상위 점수 3개만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집요강에는 나오지 않은 내부 사정 지침이다. 이화여대는 모집요강에 ‘서류는 2011년 9월 16일∼2014년 9월 15일 사이 수상 내용만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30개 이상의 실적을 제출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 해당하는 건 없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A 씨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해 서류 점수가 월등히 높았던 것”이라며 “국내 대회만 출전한 지원자들의 점수는 모두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 씨가 합격권에 든 건 면접 점수(192점) 덕분이었다. 그러나 합격자 6명의 점수도 비슷했다. 정 씨 외에 190점(A 씨), 186점, 184점, 182점, 178점 순이었다. B 씨는 “서류가 당락에 큰 영향이 있지 면접은 점수가 비슷해 크게 뒤바뀌는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 씨보다 서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가 면접 때문에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화여대가 합격권 밖의 정 씨에게 면접 점수를 몰아 주기한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 씨가 면접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는 감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 사례라고 밝히지 않고 서울 주요 사립대 입학사정관에게 정 씨 등 합격자들 점수를 알려줬더니 “현실적으로 6등(정 씨)이 합격할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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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정유라, 초등 6학년때 4개대회 혼자출전 1등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초등학교 6학년(2008년) 때 금메달을 딴 승마대회 5개 중 4개 가 혼자만 출전한 대회였던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본보는 정 씨가 대한승마협회로부터 2011년 받은 ‘경기실적증명서’의 대회별 참가자 명단을 분석했다. 2008년 정 씨는 5개 대회의 ‘칠드런(제일 난도가 낮은 종목) 마장마술경기 초등부’에 출전해 모두 1위를 했다. 제40회 이용문장군배 전국승마대회 팸플릿에 나온 ‘칠드런 마장마술경기’(6월 9일) 출전자는 총 22명. 초등부 선수는 ‘정유연’(정 씨의 개명 전 이름) 한 명이다. 제3회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9월 2일), 광복63주년 기념 전국승마대회(9월 27일)도 혼자 출전했다. 제37회 KRA컵 전국승마대회(4월 10일) 초등부 선수 이름이 ‘정우연’으로 적혀 있지만 정 씨로 확인됐다. 제45회 회장배 전국승마선수권대회(11월 7일)만 정 씨 등 2명이 출전했다. 정 씨가 혼자 나가 1위를 한 건 승마협회의 공인 승마대회 규정이 바뀐 덕분이었다. 2003∼2006년 ‘마장마술은 3명 이상이 되어야만 부별 시상을 한다’고 돼 있던 규정은 2008년 ‘각 부 참가 선수가 1인 이상이면 독립적인 부로 인정하고 해당 종목을 개최한다’로 바뀌었다. 현재는 ‘2인 이상’이다. 승마협회가 2008년경부터 정 씨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정 씨는 2006년 승마협회에 선수로 등록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마장마술은 선수가 없어 초등학생이 중등부와 같이 경기를 치르니 입상을 하지 못해 장려상을 주기도 했다”며 “마장마술 활성화 차원에서 1명만 참가해도 상을 준 때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 씨는 2006년 같은 종목에서 장려상을 두 차례 받았다. 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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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교과서, 공개 앞두고 난기류

     이달 말 공개를 앞둔 국정 역사교과서가 ‘최순실 게이트’로 안팎에서 거센 난관에 직면했다. 국정 교과서를 주도했던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최 씨의 최측근인 차은택 씨의 외삼촌으로 밝혀지면서 역사학계는 국정 교과서 반대에 나섰다. 2일 신임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국정 역사교과서에 강하게 반대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국정화 논쟁이 거셀 때 본보 10월 22일자에 ‘국정화, 지금이라도 회군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여기서 “교과서를 국정으로 획일화해 강제하기보다는 현실이라는 또 다른 교과서를 잘 쓰기 위해 노력하라”며 “글로벌화 정보화와 함께 역사는 더 높은 다양성을 향해 흐르고 있다. 여기에 국정화로 획일성의 둑을 쌓는다? 아서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을 향해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을, 또 스스로 잘하면 될 일을 마치 진보 성향의 집필자들과 채택 교사들의 ‘숨은 의도’ 탓인 양 말하지 말라”며 “이를 문제 삼아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인 다양성을 해치려 들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또 11월 25일 한 주간신문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혼이라는 말로 언급했지만 다양성 안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라며 “박정희 정권처럼 국가가 나서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소신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학계와 시민단체의 국정 교과서 반대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 교과서는 ‘최순실 교과서’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이제라도 국정 교과서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에는 한국사연구회 등 47개 역사학회·단체가 “지금까지 일방적 정책들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결과가 아니었음이 드러난 만큼 국정화 고시를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공개와 의견수렴, 배포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며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3월 고등학교에 ‘한국사’, 중학교에 ‘역사’ 교과서를 보급하려면 이달 28일 현장 검토본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의 역사 공부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중단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내용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집필자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도 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최순실과 교과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 지금 (집필이) 다 돼 가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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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스포츠총장協 장호성 회장 “특기자 선발 외부입김 막을 방안 곧 마련”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학 93곳의 협의체인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장호성 회장(단국대 총장·사진)은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화여대 건처럼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특정 학생을 뽑으라며 높은 데서 압박할 때 견딜 수 있는 방안을 이달 초 예정된 회의에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체육 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에 대한 정기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대학의 자정 운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이화여대가 원래 그런(불법을 저지를) 학교도 아니고 운동선수가 필요한 학교도 아닌데 어떤 불가항력을 감당하기 어려워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며 “아무리 그래도 정유라 씨가 나중에(서류 제출 이후) 메달(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금메달) 딴 걸 평가에 반영한 건 제대로 입시전형을 진행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이화여대 사건처럼 특기자 전형에서 특정 인물을 뽑으라는 압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 회장은 “옛날 일은 잘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간은 없고 요즘 적발되는 건 과거의 일”이라며 “특혜가 아니더라도 어떤 학생을 뽑아야겠다 싶으면 적어도 2년 전에 전형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갑자기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모집요강에 적힌 원칙대로 뽑다 보니 감독들이 “우수한 선수가 탈락할 수 있다”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고 했다. 장 회장은 “이번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이달 초 집행위원회와 연말 정기총회에서 총장들과 계속 대책을 논의하겠다”면서 “방법은 결국 원칙(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은 국내 유일의 한국 대학스포츠 대표 기관이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화여대는 선수 양성 위주의 운동부가 없어 참여하지 않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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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특기자 전형 종목 67%가 정원 미달

     대학입학시험 예체능 특기자 전형 중 대회 수상 실적을 요구하는 전형은 그렇지 않은 전형보다 경쟁률이 최대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1일 조사됐다. 특히 체육 특기자 전형으로 뽑는 종목의 67%는 경쟁률이 1 대 1 이하였다.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전공한 승마처럼 돈이 많이 들고 선수가 별로 없는 종목은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자 없어 쉽게 입학 본보는 유웨이중앙교육과 2014∼2017학년도 서울 주요 대학 수시모집 예체능 특기자 전형의 경쟁률을 분석했다. 평균 경쟁률은 2014학년도 32.4 대 1(37개 전형), 2015학년도 32.5 대 1(44개), 2016학년도 36.2 대 1(26개), 2017학년도 36.4 대 1(49개)로 비슷했다. 그러나 수상 실적을 요구하는 전형과 아닌 것으로 나누면 경쟁률 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졌다. 모집요강 지원자격에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개인종목 3위 이내 입상자’ 같은 방식으로 수상 실적을 요구하는 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2014학년도 9.9 대 1(14개), 2015학년도 14.8 대 1(15개), 2016학년도 20.5 대 1(11개), 2017학년도 11.9 대 1(15개)이었다. 비요구 전형 경쟁률(각각 46.2 대 1, 41.7 대 1, 47.7 대 1, 47.2 대 1)보다 아주 낮았다. 체육 특기자 전형은 매년 1개씩을 제외하고 모두 수상 실적을 요구했다. 이에 평균 경쟁률이 다른 전형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2014∼2017학년도에 각각 3.0 대 1, 3.0 대 1, 20.7 대 1, 6.1 대 1이었다. 예능 특기자 전형 평균 경쟁률(41.9 대 1, 41.2 대 1, 44.4 대 1, 44.2 대 1)보다 현저히 낮은 셈이다. 전국 대학의 체육 특기자 전형 경쟁률을 모두 따져 봐도 높지 않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3∼2016학년도 체육 특기자 선발현황’에 따르면 평균 경쟁률은 각각 1.6 대 1, 2.3 대 1, 2.5 대 1, 3.2 대 1이었다. 2017학년도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4년제 주요 대학(33개)의 수시 경쟁률 평균이 17.43 대 1인 것을 감안하면 입학이 쉬운 편이다.  특정 체육 종목은 선수가 많지 않아 지원만 하면 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2014년 국회 교문위 한선교 의원(새누리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4학년도 3년간 62개 대학의 체육 특기자 전형 1529개 종목 중 경쟁률 1 대 1 이하가 67.5%(1032개)였다. 승마나 요트처럼 아무나 할 수 없는 스포츠이거나 육상, 씨름처럼 비선호로 선수가 별로 없는 종목이다. 정 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에 승마로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은 11개 대학에 58명이었다. 계명대 중앙대 삼육대에는 지원자가 1명씩, 성신여대 연세대에는 2명씩이었다. 교육부는 최종 합격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끊이지 않는 체육 특기자 비리 체육 특기자들의 입학 비리는 반복돼 온 문제다. 김대희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각 대학이 전형 전 합격자를 내정하는 스카우트 제도가 비리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평가가 실기와 면접 위주라 주관적이고 △감독의 권력 때문에 비리가 잘 드러나지 않고 △관리가 교육부 대입제도와 인성체육예술교육과로 분리돼 감독이 부실한 점도 지적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체육 특기자 선발의 객관성을 강화하려 2019학년도부터 각 대학이 모집요강에 선발 인원을 종목과 포지션별로 명시하게 했다. 대회 수가 많은 종목의 단체가 대입 관계자에게 각 대회의 참가팀 수와 인원 정보를 제공하게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요 대회 경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대입 관계자가 학생의 기량을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정 씨에게 입학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계기로 체육 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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