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제 살아가야 할 희망이 생겼습니다.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깔끔한 복장의 중년 남자 17명. 하지만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이들의 이름 앞에는 ‘노숙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쓰디쓴 실패를 맛보고 방황하던 이들은 앞으로 특급호텔의 ‘호텔리어’로 인생의 새 출발점에 서게 됐다. 이날 서울시와 ㈜신세계조선호텔은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 호텔리어 스쿨’ 2기 수료식을 열었다. 시가 지난해 10월 신세계조선호텔과 ‘노숙인 자활·자립 지원’ 협약을 맺은 데 따른 후속 사업으로, 이 과정을 거쳐 노숙인들이 호텔에 취업하는 것은 6월 17명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12일부터 웨스틴조선호텔 주방에서 기물관리를 담당하게 된 표영호 씨(49)의 표정은 밝았다. 표 씨는 2000년 사업을 확장하려다 크게 실패하고, 여러 차례 방황하다가 7년 전부터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해왔다. 몇 번이나 노숙인 생활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봤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표 씨는 “전처럼 잘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좌절만 했었다”며 “새로운 기회가 온 만큼 열심히 일해 더 나은 인생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호텔에서 일하게 된 김명동 씨(44)는 “재봉일을 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일감이 끊기면서 노숙인이 됐다”며 “오랜 시간 일하지 않아 다시 시작할 엄두도 못 냈지만 사회의 도움으로 희망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노숙인 자활·보호시설인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선발된 이 노숙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2주 동안 웨스틴조선호텔의 담당 과장·팀장·전문강사로부터 이론과 현장교육을 받았다. 이론교육은 서비스 교육·감성 교육·자존감 회복·시청각 교육, 현장교육은 진공청소기 및 바닥청소기(스크러빙) 사용법·왁스 작업 등으로 구성됐다. 수료생 전원은 웨스틴조선호텔, 신라호텔, 이마트, 백화점 등의 청소협력업체 등에 취업하게 된다. 보수는 월 140만∼150만 원이다. 서울시는 노숙인 호텔리어 교육뿐만 아니라 노숙인 사진교육, 영농학교, 바리스타·트레일러 교육 등 다양한 직업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의 자활을 돕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6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역 사거리.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차량이 빠르게 늘어나 도로 전체를 가득 메웠다. 본격적인 퇴근 정체를 앞둔 시간임에도 신호 한 번에 사거리를 지나가지 못하는 차량이 대다수였다. 지금도 혼잡하지만 내년 5월부터는 잠실역 사거리 주변에서 더욱 심각한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를 둘러싸고 있는 8∼11층 3개 동이 내년에 먼저 완공돼 쇼핑객과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송파구, 롯데 측은 2016년 말 롯데월드타워 완공에 대비해 2010년 11월 6대 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받을 때와 달리 롯데 측이 내년에 롯데월드타워 주변 저층 건물들을 먼저 개장하기로 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송파구에 따르면 내년에 저층부 건물들을 개장하면 지금보다 1일 4만2854대의 교통량이 증가해 잠실역 사거리에서 평균 22% 정도 정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늘어날 교통량(1일 6만7098대)의 64%가 내년부터 한꺼번에 몰리는 셈. 특히 저층부 3개 건물은 명품백화점(8층), 쇼핑몰 및 콘서트홀(11층), 대형마트와 극장(11층) 등 쇼핑객과 관광객이 몰릴 시설이 많아 퇴근시간대(오후 6∼8시)에 극심한 정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련된 6개 교통개선대책 중 내년 5월까지 완료되는 것은 △잠실 사거리 지하광장 조성(850억 원) △잠실길 지하차도(489억 원) △교통체계개선사업 및 첨단 교통안내시스템 구축(80억 원) 등 3개에 불과하다. 잠실역버스환승센터 및 공영버스주차장은 다음 달 착공해 2016년 4월에야 공사가 끝난다. 잠실역 사거리로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 도로(1.83km) 개설과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5.9km) 사업은 아직 실시설계 단계에 머물고 있어 언제 완공될지 기약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명동 등 강북 관광지처럼 주변 한 개 차로를 대형버스가 막아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의 전면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을 위해 롯데가 450억 원을 납부했지만, 공사비가 1560억 원에서 4300억 원으로 증가한 만큼 추가 비용을 부담해 빨리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공사 이후 수질이 악화되고 수위가 낮아진 석촌호수에 대한 환경 대책과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 개장에 따른 지역 전통시장에 대한 대책도 부탁하고 있다. 주민대표인 고종완 민원수렴공동협의회 부회장은 “공사 때문에 지역 주민이 감내할 불편이 많은데 롯데 측이 적극적인 상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9월부터 주민대표, 공무원, 롯데물산,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민원수렴공동협의회’를 발족해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기존의 교통대책은 전문 기관과 서울시에서 장기간 검토한 사항으로 현재로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신호체계 개선, 차선 확충, 대중교통 이용 유도 등의 방법으로 교통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탄천변 도로 확장 등은 위례신도시, 동남권 유통단지 등의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2016년까지 사업이 완료되지 못해도 당장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법적 의무는 다했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고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가 무상급식을 중학교 3학년까지 확대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 늘리는 등 내년 예산의 32%를 사회복지 분야에 집중한다. 그 대신 도로·교통, 산업 인프라 분야 예산은 삭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올해보다 4.2%(9973억 원) 증가한 24조5042억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고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사회복지 예산이 지난해보다 14.9% 늘어난 6조9077억 원을 차지했다. 반면 도로교통(―80억 원), 도시안전(―137억 원), 산업경제(―504억 원), 도시계획·주택정비(―712억 원) 등의 예산은 올해보다 줄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취임 후 사회기반시설(SOC)에 예산을 많이 투입해 중요한 사업은 이미 많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관심이 모아진 무상보육 예산은 정부안(국고보조율 30%)을 무시하고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국고보조율 40%) 통과를 전제로 편성해 논란이 예상된다. 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170억 원이 부족하기 때문. 이 경우 무상보육 중단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시는 세수 감소와 정부 복지 확대에 따른 의무경비가 늘어 부족재원이 1조624억 원에 이른다며 비상재정대책을 선언했다.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터를 매각하고 만기가 된 지방채를 다시 지방채로 메우는 등 1조 원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중학교가 없어져 우리 아이들도 동네 학교에 못 다니는 판에, 그 자리에 ‘직업학교’를 짓는다니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2동 옛 영동중학교 강당. 서울시교육청이 옛 영동중 터에 1년제 산업정보학교(옛 직업학교)를 설립하겠다며 주민설명회를 열자 곳곳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당을 가득 메운 주민 300여 명은 “교육청이 이미 다 결정해 놓고 내용만 통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초동 주민들이 분개하는 사정은 이렇다. 서초구 우면동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들어서면서 시교육청은 학교를 신설하는 대신 서초2동에 있던 영동중을 우면동으로 이전하기로 2011년 결정했다. 우면동에는 학생 수요가 증가하고, 서초2동은 학생 수가 줄고 있다는 이유였다. 학생 250여 명은 서운중 등 인근 학교로 전학했고, 학교는 올해 3월 우면동으로 이전했다. 이후 학교 용지는 폐교처럼 방치됐지만 강남 한복판의 알짜배기 터 1만6610m²의 활용 방법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최근 이 자리에 ‘서초문화예술정보학교’를 신설하기로 확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학교는 서울 시내 일반계 고교 3학년 학생에게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시행하는 게 목적이다. 실용음악, 조리아트, 미용예술, 컴퓨터정보 등 4개 과정에 240명을 모집해 내년에 개교할 계획이다. 그러자 주민들은 지역 실정과 주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주민 주경수 씨(45)는 “영동중 이전으로 우리 아이들은 가까운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됐고, 인근 서운중 등은 과밀 학급이 돼 교육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학생 수가 400명밖에 안돼 운영이 어렵다며 학교를 옮겼던 교육청이 240명을 위한 1년제 단기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라며 항의했다. 주먹구구식의 근시안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2개 교사동 중 1개만 리모델링해 사용하겠다는 계획만 있을 뿐 운동장과 나머지 교사동에 대한 활용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김병민 서초구의원(새누리당)은 “전체 용지에 대한 장기로드맵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청의 단기 정책인 직업교육 실시를 위한 대안 마련으로 급하게 추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성 1∼3차, 신동아, 무지개아파트 등 3000여 채의 재건축 계획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재건축이 끝나면 인구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래인구 유입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 그에 적합한 학교 신설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직업학교’가 들어올 경우 교육 환경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는 주민의 우려도 적지 않은 것 같았다. 강당 곳곳에서 “우리가 왜 강남에 사는데” “강남에서 죽어라 공부시켜서 우리 애를 여기 보내라고?” 등의 얘기들이 들렸다. 이에 대해 유영환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문화예술정보학교는 혐오시설이 아니고 이 지역을 강남·서초의 교육허브로 만들려는 계획의 일환”이라며 “시교육청 땅이고 학교 용지에 학교를 짓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거나 주민 의견을 수렴할 의무가 없다”며 1시간 만에 자리를 떴다. 서초구 측은 “교육청 땅이라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물러섰다. 김 의원은 “법에 따르면 ‘폐교 재산의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서초구는 주민의 의사를 적극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꼬불꼬불 좁은 골목길마다 낡고 작은 집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겨울이 되면 골목길 사이로 연탄을 지게에 짊어지고 나르는 모습이 아직도 자연스럽다. 서울 한구석에 몰래 숨겨 놓은 1960, 70년대 영화세트장인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의 일상이다. 늑대와 여우, 토끼가 살던 불암산 기슭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1967년부터. 청계고가도로 건설 등 도시재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용산 서대문 마포 동대문 등에서 강제 철거된 1135가구를 정부가 산림청 소유의 임야로 이주시켰다. 개별 호수도 없이 하나의 번지로 묶어 중계본동 산 104번지. 통칭 백사(104)마을로 불렸다. 초기부터 정착한 사금자 할머니(81)의 회고. “안암동 다리 위 무허가 판잣집에 살았는데 철거반이 들이닥쳐 이불이며 살림을 싣고는 이곳에 내려놓고 살라고 했지. 32평(약 106m²)짜리 천막 1동에 네 가구씩 살았어. 넝마, 가마니, 종이박스 등 닥치는 대로 주워서 습기와 추위를 막았지.” 다음 해부터는 시에서 받은 시멘트블록 200장으로 주민들이 손수 집을 지었다. 1970년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라면박스를 올려놓았던 지붕을 슬레이트로 바꾸고 기와를 올리기도 했다. 초기엔 전기, 수도도 들어오지 않았다. 공중화장실은 이 달동네의 빼놓을 수 없는 일상. 아침마다 길게 줄을 서서 발을 동동거렸다. 아직도 화장실이 없는 집이 많아 이동식 공중화장실이 곳곳에 있다. 시내로 나가려면 하루에 두 번 들어오는 시영버스에 매달려야 했다. 지금도 백사마을은 버스 종점이다. 지하철 2·7호선 노원역 1번 출구에서 1142번, 4호선 상계역 4번 출구에서 1143번, 7호선 하계역 3번 출구에서 1221번 버스를 타고 중계본동 종점 정류소에서 내리면 된다. 1970년대 후반에는 니트직물공장(일명 요꼬공장)이 한 집 걸러 있을 정도로 많이 생겨 옷감 짜는 소리가 가득했다. 늦게 일을 마치고 찬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 시장 길은 오전 2시까지 불을 밝혔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공장이 거의 사라지고 몇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백사마을은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기존 지형과 골목길 등을 유지하면서 개발하기로 해 2016년에는 저층 골목과 현대식 아파트가 공존하는 새로운 마을로 탄생하게 된다. 백사마을은 서울시의 ‘자치구 동네관광상품화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새로운 관광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노원구는 이달 30일까지 중계마을복지회관에서 ‘중계동 104마을 사진전’을 연다. 골목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골목길의 장독대, 가지런히 쌓여 있는 연탄 등 옛 추억에 빠지게 된다. 11월 한 달 동안 동네골목 투어도 운영한다. 매주 수·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골목길 해설사가 골목 구석구석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무료로 들려준다. 내년 4월부터는 골목투어가 상설화된다. 02-2116-3777 이 밖에도 서울의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면 서울시 관광정책과(02-2133-2817)에 문의하거나 시가 운영하는 온라인플랫폼 서울스토리(www.seoulstory.org)에서 확인하면 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6·25전쟁과 1960, 1970년대 경제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도시로 인구가 몰리고 주택이 부족해지자 산비탈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무허가 판잣집이 자리했다. 이 도시하층민의 주거공간은 판자촌, 빈민촌 등으로 불리다가 1980년 TV 일일연속극 ‘달동네’가 인기를 끌면서 ‘달동네’가 대명사처럼 널리 쓰이게 됐다. 고지대에 있어 달이 가깝게 보인다는 뜻이었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서울 하층민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서울에서 130여 곳에 이르던 달동네는 재개발과 정비사업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지금은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과 성북구 정릉3동의 복숭아밭골, 서대문구 홍제3동의 개미마을, 성북구 성북동 장수마을 등에서만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인천 동구 송현동에는 ‘수도국산 달동네’를 복원한 박물관이 있다.}

올해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지만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볼거리가 빈약하고 먹거리장터 등 축제 구성도 엇비슷해 ‘붕어빵 축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31일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의 ‘2012 문화예술축제행사 평가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에 서울에서 펼쳐진 축제 중 18개를 골라 평가한 결과 대부분 C등급 이하의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외부 기관에 용역을 주고 개별 축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 계획, 사업 운영, 축제 연출, 축제 성과, 만족도 등을 12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서울등축제가 95.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성북진경페스티벌(92.6), 마포나루새우젓축제(91.1), 강동선사문화축제(88.9)도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8개 가운데 9개가 C등급을, 초안산축제(58.4), 도심 속 바다축제(56.9), 한가위국악한마당(53.6), 서울약령시한방문화축제(52.1), 한강문학축전(44.0) 등 5개는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축제 추진 주체가 자주 바뀌어 전문성이 떨어지고, 축제의 테마를 드러내는 대표적 볼거리가 부각되지 못하는 것이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 보고서는 또 관에서 주도하는 축제를 민간에 이양하고 중복되는 내용의 축제는 통폐합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직접 추진하거나 지원한 축제 46개를 포함해 25개 자치구에서 89개, 민간에서 78개 등 213개의 축제가 서울에서 열렸다. 시 관계자는 “예산을 지원하는 축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필요하면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성(서울)∼웅진(공주)∼사비(부여)로 이어진 찬란한 백제 700년 역사가 3만 개의 등(燈)으로 다시 태어나 청계천을 수놓는다. 1∼17일 청계천 일대에서 ‘한성백제 천년의 꿈’을 주제로 ‘2013 서울등축제’가 열린다.○ 등으로 수놓은 백제 700년 역사 축제 시작 지점인 청계광장에는 백제의 용맹을 상징하는 ‘매’를 5m의 초대형 현대 등으로 재현했다. 모전교∼광교(309m) 구간은 한성백제 500년을 이끌었던 왕들의 기상과 중국, 일본과의 활발한 해상 활동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광교∼장통교(263m) 구간에서는 웅진백제와 사비백제의 수도인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의 등을 선보인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과 국보 제287호인 금동대향로를 형상화했다. 장통교∼삼일교(181m) 구간에는 대만과 필리핀의 이국적인 등과 강원 영월 인제,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참여한 테마 등이 선보인다. 1일 오후 4시 40분 개막 공연으로 백제 근초고왕 시대를 재현한 뮤지컬 ‘이도한산’이 펼쳐진다. 이어 오후 5시부터 3만 개의 등에 불이 일제히 켜지면서 백제왕의 순시 재현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광교와 장통교 사이 한빛광장에서는 한지 등 만들기, 풍선 조명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점등 시간은 오후 5시부터 오후 11시. 전체 구간을 관람한다면 넉넉잡아 40분 정도 걸린다. 평일에는 여유가 있지만 금∼일요일은 관람객이 많아 정해진 출입구만 이용해야 한다. 주말에 관람객이 몰리기 때문에 편하게 보려면 평일 저녁이 좋다. 주말에는 사람이 몰리는 청계광장 쪽 입구보다는 삼일교 쪽 입구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서울등축제 홈페이지(seoullantern.visitseoul.net)나 공식 블로그(blog.naver.com/seoullantern) 참조.○ ‘유등축제 베끼기’ 논란은 부담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는 논란은 축제에 걸림돌이다. 올해 7월 진주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다. 진주시 측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해 진주시에서 최초로 특화한 독창적인 축제”라며 “어렵게 개발한 지방 축제를 서울이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가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이해 한시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하고선 계속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측은 “등 축제는 아시아 전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있어 온 보편적 축제”라며 “물에 띄우는 유등축제도 1988∼93년 한강에서 먼저 열렸다”고 맞섰다. 진주시는 숭례문등, 뽀로로등, 소원지 붙이기, 소망등 터널, 학등 등 형태에서 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진주시가 모방이라고 주장하는 11개 등 가운데 5개는 오히려 서울시가 먼저 전시한 등이며 일부 주제는 중복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최근 남강유등축제를 마친 진주시의 ‘서울 등축제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등축제 지속 방침을 고수하면 상경 집회도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현 서울시 관광사업과장은 “올해 남강유등축제에 등장했던 등과 비슷한 것은 모두 제외했다”며 “계속 진주시와 상생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음, 나이가 너무 많네요. 근무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적응하기 힘들 텐데요. 육아 문제로 힘들어지면 다시 일을 그만두게 되지 않겠어요?” 재취업을 준비하는 주부 김상희 씨(40·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최근 면접을 보러 갔다가 면접관의 시큰둥한 태도에 고개를 떨궜다. 결과는 불합격. 5년 전까지 중견 무역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제법 인정받던 ‘김 과장’은 이력서에서 사라지고 이제 ‘아줌마’만 남았다. 김 씨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어 일을 그만뒀는데 다시 일하려고 하니 받아주는 곳이 없다”며 “사회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속이 상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5∼54세 기혼 여성 974만7000명 중 20.3%인 197만8000명은 결혼, 육아, 임신·출산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1년 48.8%에서 지난해 49.9%로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커리어우먼들, 30대에 대거 노동시장서 이탈 지난해 한국의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25∼29세) 71.6%에서 30대 초반(30∼34세) 56.4%로 급락했다가, 40대 후반(45∼49세)에야 67.7%까지 회복되는 ‘M자형’ 곡선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률 상위 13개국들은 20대 후반 74.4%에서 40대 후반 80.5%까지 꾸준히 상승했다가 50대부터 하락하는 ‘역U자형’ 곡선을 나타낸다. 신입 구직시장에서 입사성적 상위권을 휩쓴 한국의 젊은 여성들 다수가 30대에 출산, 육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노동시장에서 벗어나 ‘직업주부’가 되는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 박모 씨(34)가 그런 사례다. 지난해에 갓 돌이 지난 둘째를 돌봐주던 시어머니가 암으로 쓰러지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낮에 언니에게 아기를 맡기고 ‘칼퇴근’하며 일과 육아를 함께 했지만 버티기 힘들었다. 회사 눈치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기도 어려웠다. 박 씨는 “할 수 없이 직장을 그만뒀지만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커리어우먼에서 전업주부로 신분이 바뀌면 남편과의 ‘권력관계’도 달라진다. 대기업에 다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이모 씨(38)는 예전엔 남편보다 직급도 높고 연봉도 더 많았다. 5년 전 딸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둔 이후 남편은 갈수록 사회적 지위가 상승했지만 이 씨는 제자리걸음이다. 이 씨는 “남편이 언젠가부터 ‘네가 사회생활을 아느냐’는 식으로 무시할 때면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고 토로했다.○ 육아와 병행 어려운 ‘전일제’ 일자리의 벽 경력 단절 여성이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육아다. 전일제(全日制) 일자리를 찾자니 자녀 양육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짧은 근로시간을 선호하다 보니 고용 상태가 불안하고 임금이 낮은 일자리로 재취업이 이뤄지는 일이 많다. 중견기업에 다니던 김모 씨(42·여)는 둘째를 낳고 일을 그만뒀다가 생계가 어려워 지난해에 슈퍼마켓 계산원으로 다시 일터로 나섰다. 아이를 낳기 전 월급은 300만 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예전의 절반도 안 된다. 김 씨는 “다시 번듯한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도저히 아이들을 돌보며 일할 방법이 없었다”고 푸념했다. 설사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해도 일과 가정을 함께 돌보는 일은 여전히 버겁다. 이모 씨(38·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회사 출근시간을 간신히 맞추고, 오후 6시에 일어서는 ‘땡순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무능한 직장인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육아와 병행할 만한 만족스러운 일자리가 많지 않다 보니 재취업 여성의 절반 정도는 다시 그만두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1년 재취업에 성공해 고용보험에 가입했던 여성 근로자 7만1360명 중 51.8%인 3만6988명이 6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을 해지했다.○ 양질(良質)의 시간제 일자리가 해법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OECD는 지난해 ‘성별 격차 해소’ 보고서에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오른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30년까지 연평균 0.9%포인트씩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을 노동현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고용이 안정되고, 일할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와 함께 출산·육아·가사 부담을 거의 전적으로 여성들이 떠맡고 있는 현실도 바뀌어야 한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은 많지만 아직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고학력, 고숙련 여성들이 사회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손을 잡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한국선 은퇴뒤에 금전적-사회적 절벽 직면… 연금받는 65세까지 ‘징검다리 일자리’ 절실 ▼노동시장서 소외된 베이비부머중소기업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2011년 정년퇴직한 박모 씨(57)는 아직 제2의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30년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으니 잠시 재충전을 한 뒤 일을 알아봐야지’ 하고 생각한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1년쯤 지나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허드렛일 말고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그는 “변변한 여가도 없이 하루 종일 일하다가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은퇴’란 그 순간 금전적으로, 사회적으로 거의 모든 관계에서 떠나는 ‘절벽 형태’다. 그래서 베이비부머 등 중장년층은 경력단절 여성만큼이나 일자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 역시 노동시장의 소외계층에 속해 있다. 이들에게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기반이 될 것이다. 2015년까지 약 53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98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추가로 은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 경로는 드물다. 연금을 받으며 완전히 은퇴할 수 있는 65세까지 중간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다. 노동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일과 생활의 균형’이란 관점에서 전 생애에 걸친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일과 여가의 비중, 수입과 지출의 수준을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괜찮은(descent)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퇴직이 칼로 베듯 일과 단절되는 사건이 아니라 ‘서서히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용연장, 재고용,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통해 점진적인 은퇴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팀장 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소비자경제부 김현진 김유영 기자▽경제부 박재명 기자▽사회부 이성호 김재영 기자▽국제부 전승훈 파리 특파원, 박형준 도쿄 특파원}

《 “가게의 위치 특징 정보가 줄줄 나오고, 칭찬 도장도 찍고… 이거 물건이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 마천중앙시장. 시장 입구 길쭉한 막대기둥 모양의 광고판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단순한 안내판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볼수록 재미있다. 여기엔 점포의 상세한 위치는 물론이고 대표 판매상품, 할인행사 등 다양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었다. 삼성SDS가 지난달 마천중앙시장 입구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다. 》 ○ 시장 정보가 한눈에… ‘똑똑한 전통시장’ ‘디지털 사이니지’는 영상이나 정보를 디스플레이 기기에 표시하는 광고매체를 일컫는 말. 공항, 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전광판이 대표적 사례다. 마천중앙시장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시장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술술 나온다. 예를 들어 하단 메뉴에서 ‘농산·청과’를 선택하면 해당 점포들의 위치가 시장 전체 지도에 표시된다. 한 점포를 클릭하면 가게 이름, 대표상품, 휴무일자,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나타난다. 배달과 예약은 가능한지, 신용카드와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쇼핑을 마친 뒤에는 구매후기와 건의사항 등도 남길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가게에는 ‘칭찬도장’도 남길 수 있어 어떤 가게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주부 박지연 씨(43)은 “시장에 오면 원하는 가게를 찾느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때가 많은데 시장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2015년까지 전국 30개 전통시장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6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ICT 역량 교육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또는 인터넷으로 시장매출을 올리는 방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스마트폰 촬영·편집 등을 주 2회 3시간씩 4주에 걸쳐 진행했다. ICT를 활용해 성공한 점포를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교육도 실시했다. SNS 교육을 받은 상인들이 페이스북으로 할인 정보를 보내면 실시간으로 시장 입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노출된다. 유재훈 마천중앙시장 상인회장(56)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우리 시장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디지털 사이니지와 ICT 교육이 상인회∼상인∼고객을 연결하는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기자단’이 구석구석 홍보 “언제부터 장사 시작하셨어요? 고추전 맛이 담백하고 깔끔한데 비결은 뭔가요?” 17일 오후 마천중앙시장에는 파란 조끼를 입은 기자들이 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전을 주문한 뒤 사진을 찍고, 맛도 보면서 취재수첩에 기록했다. 상품이 특이한 가게, 역사가 오래된 가게 등을 훑고 다녔다. 이들은 진짜 신문기자가 아니라 삼성SDS가 삼성그룹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선발한 ‘전통시장 임직원 기자단’이다. 16일 서울·경기지역 16명 등 전국에서 선발된 30명의 기자들은 전통시장의 멋과 재미를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기자단으로 이날 시장을 찾은 삼성SDS 김소현 사원(25·여)은 “전통시장의 특징과 장점을 사우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달 16일 삼성그룹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인트라넷에 전통시장 웹사이트를 열었다.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에 관한 체험기, 베스트 추천 점포 및 집·회사 주변 시장 찾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전통시장 사진 콘테스트와 같은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삼성SDS의 측면 지원과 함께 마천중앙시장 상인들도 힘을 내고 있다. 1970년대에 문을 연 서울 강남권 대표 전통시장인 마천중앙시장은 주말이면 남한산성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산품, 의류, 농축산물, 먹을거리 등 149개 점포가 구색을 잘 갖추고 있다. 고객들이 직접 무게를 잴 수 있는 ‘양심저울’, 점포마다 태극기 달기 등 특색 있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추석에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장기자랑, 예쁜 송편만들기 등 행사를 벌여 지역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유 회장은 “시장이 거여·마천 뉴타운지구에 들어간 이후 침체를 겪었지만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지역 서민들의 사랑을 받는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 “특허받은 청소도구 美-日에도 수출해요” ▼[우리시장 스타]김대중 ‘OK청소짱’ 대표마천중앙시장에는 다른 시장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자체 개발한 ‘청소기’ 하나만 판다. 김대중 ‘OK청소짱’ 대표(46)는 한쪽 면에는 젖은 걸레를, 다른 면에는 마른 걸레를 부착해 얼룩 없이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 청소도구를 직접 개발해 팔고 있다. 시장 내 가게가 본사 겸 애프터서비스 센터다. 지난해에는 특허를 받았고,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터넷, 홈쇼핑까지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왜 전통시장에 자리를 잡았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전통시장에 있으면 소비자인 주부들의 말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고, 제품의 단점도 쉽게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에게 스마트폰과 인터넷 활용법을 가르쳐 주고, 상인회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지금은 시장 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떡볶이 집 ‘버벅이네’의 강영수(48), 강영덕 씨(46) 형제도 시장 유명인사다. 2010년 5월 6m² 규모로 문을 연 버벅이네는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떡볶이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영업 초기에 손님들이 ‘맛은 있지만 별다른 특징이 없다’며 붙여준 별명이 가게 이름이 됐다. 이후 유명한 떡볶이 집들을 직접 찾아 노하우를 배우고 고춧가루와 15가지 이상의 재료를 혼합해 현재의 떡볶이 소스를 개발했다. ▼ 마천중앙시장, 농산물 싸고 먹거리 다양… 서민들 ‘명소’ ▼마천중앙시장은 건물형 시장인 마천시장 주변에 197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골목형 시장이다.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 먹을거리 등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주거 밀집지역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이 가까워 서민들이 많이 찾는다. 현대적 유통시설이 즐비한 강남권에서는 마천중앙시장만 한 재래시장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고물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형 전통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유재훈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인접해 농산물의 품질이나 가격이 원산지 수준으로 신선하고 저렴하다”면서 “이 밖에도 먹을거리 장터는 물론이고 의류와 패션 시장까지 골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전통시장이다”라고 자부했다. 현재는 도시정비지정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어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전통시장의 명맥을 잇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햇볕을 가릴 아케이드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는 바닥재로 시장 안길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노점과 좌판으로 비좁았던 시장통행로를 정비해 과거보다 쾌적해졌다. 각종 꼬치류와 순대 떡볶이 등 풍성한 먹을거리도 마천중앙시장의 매력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시장 관련 상담 및 문의△ 동아일보 기획특집팀 02-2020-0636 changkim@donga.com△ 시장경영진흥원 02-2174-4412 jammuk@sijang.or.kr}
한양도성 사대문과 사소문의 이름은 모두 세 글자인데 유독 동대문만 ‘흥인지문(興仁之門)’으로 네 글자일까. 사대문을 축성할 때 유독 ‘흥인문’ 때문에 속을 썩였다. 도성 물이 빠져 나가는 동쪽의 지반이 약해 석축이 기울어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해야 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동대문을 통해 도성으로 입성하자 ‘좌청룡(낙산)의 기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때문에 1869년 고종 때 ‘흥인문’을 다시 지으면서 이름에 산맥을 뜻하는 ‘갈 지(之)’ 자를 넣어 좌청룡의 약한 기운을 보강했다고 한다. 도성 문의 현판 가운데 숭례문만 세로로 씌어 있는 것 역시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한 풍수지리학적 조치였다. 이 때문인지 임진왜란과 6·25전쟁도 무사히 넘겼지만 2008년 2월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조선시대의 도성(都城)인 한양 도성. 조선 건국 초기 도시를 방어하고 치안을 유지할 목적으로 쌓았기 때문에 여느 산성보다 문이 많다. 도성의 성문이라면 으레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남대문)과 보물 1호 흥인지문(興仁之門·동대문) 등 사대문만 떠올리지만,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하던 네 개의 소문(小門)도 있었다. 도성 동북 방향에는 홍화문(弘化門·뒤에 혜화문·惠化門으로 고침), 동남에는 광희문(光熙門), 서남은 소덕문(昭德門·뒤에 소의문·昭義門으로 고침), 서북에는 창의문(彰義門)이 있었다. 소의문을 제외하고 모두 남아 사적 10호로 관리되고 있다. 도성 성문의 원형을 보고 싶으면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부암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창의문으로 가야 한다. 흥인지문은 1869년 새로 고쳐 지었고, 숭례문도 불탔다가 올해 다시 복구되면서 영조 때인 1741년 복구한 창의문이 가장 오래된 성문이 됐다. 창의문은 1396년 세워졌으나 ‘문을 열어 놓으면 왕기가 빠져 나간다’는 풍수사들의 주장에 따라 200년 넘게 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이 문은 한 번은 뚫렸고 한 번은 뚫릴 뻔했다. 1623년 인조반정 때 홍제원에 집결한 반정군이 세검정을 거쳐 이 문을 도끼로 부수고 궁내로 진격했다. 지금도 반정공신들의 이름이 현판에 남아 있다. 1968년 1·21사태 때는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가 창의문 인근에서 분쇄됐다. 이때 순직한 최규식 경무관 동상과 정종수 경사 순국비가 남아 있다. 인왕산 자락 청계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이 펼쳐져 세검정과 함께 풍류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창의문 주변은 지금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급수 지표종인 도롱뇽이 무리지어 사는 백사실 계곡이 가깝다. 윤동주문학관과 부암동 카페촌 등 볼거리가 많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버스 1020, 7212, 7022번을 타고 ‘자하문고개·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동남쪽의 광희문은 청계천(오간수문)·이간수문이 가까워 수구문(水口門)이라 했고, 도성의 장례 행렬이 통과하던 문이어서 시구문(屍口門)으로도 불렸다. 아무리 지독한 병마라도 수많은 원귀에 단련된 수구문에는 못 당할 것이라 하여, 광희문의 돌을 갈아 만든 돌가루가 ‘수구문 돌가루’라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 일제강점기에 문루가 망가졌다가 1975년 문을 남쪽으로 옮겨 문루와 함께 복구했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찾을 수 있다. 혜화문은 원래 홍화문이었으나 창경궁 정문을 홍화문으로 정하자 이름을 고쳤다. 1928년 일제가 문루를 헐어냈고, 1939년에는 돈암동행 전차 선로를 부설하면서 성문마저 철거했다. 1994년 복원된 혜화문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혜화동 방향 고갯길로 오르면 보인다. 도성 내에서 서쪽으로 시체를 내보냈던 소의문은 1914년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철거돼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중구 서소문동에 소의문 터 표석만 남아 있다. 30일까지 열리는 ‘2013 한양 도성 주간’에 참여하면 사대문과 사소문을 비롯한 한양 도성을 만날 수 있다. 28∼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한양 도성 달빛기행’이 진행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해 돈의문 터∼월암공원∼홍난파 가옥∼국사당 전망대∼황학정∼사직단을 거쳐 사직공원까지 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스토리(www.seoulstory.org) 참조.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23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관광버스터미널에 대한 도시계획 시설을 폐지하고, 호텔 개발 계획안을 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용산관광버스터미널은 1990년 운영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본래 기능을 상실해 전자상가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 들어서는 호텔은 용지 1만4797m², 33∼39층짜리 건물 3개동 규모로 1800여 객실을 갖추게 되며 2017년 준공이 목표다. 서울시와 사업자 간 사전 협상을 통해 사업 용지의 35%는 서울시와 용산구에 문화체육시설 등으로 기부된다. 해당 용지에는 공영차고지와 용산전자상가를 위한 산업지원센터, 어린이집, 도서관, 문화체육시설 등이 조성된다. 시는 또 주민 의견에 따라 용산역에서 사업 용지를 거쳐 전자상가사거리 쪽으로 연결된 기존 육교 2개를 그대로 두고 신축 호텔건물에 연결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11월 1일∼12월 1일 한 달간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를 주제로 ‘서울사진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축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북촌 일대, 서울시내 공·사립 미술관, 갤러리 20곳에서 진행된다. 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시대의 초상’전에서는 1920, 30년대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 유관순 한용운 등 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표 사진,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얼굴 사진들을 전시한다. ‘초상의 시대’전에서는 한국 사진작가들이 찍은 초상 사진을 통해 광복 이후 현재까지의 역사와 문화, 사회를 조명한다.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결혼사진 100여 점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북촌 주민들의 인물사진을 통해 북촌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특별전도 연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시립미술관 본관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에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 참조. 070-8240-9902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가 강남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했다. 시는 지난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특혜 의혹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21일 구룡마을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룡마을은 오세훈 전 시장이 2011년 4월 시가 주도하는 100% 공영개발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발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신임 박원순 시장이 토지주들에게 땅을 수용하면서 현금을 주는 대신 사업용지 내에 일부 토지로 바꿔주고 본인 뜻에 따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환지 방식’을 일부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 측은 “일부에만 환지 방식을 도입하는 데다 환지 면적도 1가구 1필지당 660m² 이하이기 때문에 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며 “SH공사의 초기 투자비용이 줄어 조성원가를 낮출 수 있어 거주민의 재정착에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가구당 환지 규모가 제한되더라도 대토지주가 연합해 개발할 경우 106m²(약 32평) 아파트를 517채 지을 수 있는 규모”라며 “개발 이익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토지를 100% 수용해 공영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하도감 터였던 옛 동대문운동장 일대뿐만 아니라 패션의 메카인 동대문시장도 조선시대 훈련도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라 재정이 부족해 훈련도감 소속 군인들에게 급료를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군인들도 장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나라에서도 이를 눈감아주었다. 하도감이 조선시대 병사들의 기개와 아픔을 목도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도감은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훈련원 공원 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상비군이자 정예병이었던 훈련도감 병사들은 최상급의 보포(保布·병역을 면제해준 장정에게서 거둬들이던 베나 무명)를 지급받았기 때문에 보포를 장사에 활용했다. 식솔들을 시켜 보포를 가공해 팔거나, 방한구 등을 만들어 난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종로4가 배오개 일대(현재 광장시장 주변)를 중심으로 장사를 펼쳤고 점차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포목시장이 형성됐다. 현 동대문 패션타운의 출발이었다. 전통 무예 창작극 ‘하도감 이생전’은 포목장수 이생이 훈련도감에 입성해 최고의 포목장수로 성장하는 도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요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함성이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열기의 주역은 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자리의 옛 동대문운동장(당시 서울운동장)이었다. 1982년 3월 2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그해 10월 11일 김유동(OB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역전 만루홈런까지 프로야구 첫 역사가 여기에서 시작됐다.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는 본래 조선시대 훈련도감의 분원인 하도감(下都監)이 있던 곳이다. 훈련도감은 지금의 수도방위사령부이며, 하도감은 왕의 시위대를 운영하고 어릴 때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정예군인 별기군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되고 군사시설이 빈 터로 변하자 일제는 1925년 이곳에 경성운동장을 지었다. 외적을 막기 위해 군사 훈련을 하던 자리를 ‘놀이터’로 만들었으니 의도가 참으로 불순하다. 광복 이후 이곳은 우리나라 스포츠의 본거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름이 서울운동장으로 바뀌면서 1970년대 고교야구의 숱한 명승부가 이곳에서 펼쳐졌고, 축구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으로 쓰여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1984년 잠실종합운동장이 건립되면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차츰 기능을 잃어가다가 2008년에 완전히 철거됐다. 서울시민과 함께 울고 웃었던 동대문운동장은 마지막 순간 뜻밖의 선물을 남겼다. 운동장을 헐자 그 밑바닥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 도심 내에선 완전히 없어진 것으로 알았던 서울성곽, 남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을 성 바깥쪽으로 내보내기 위한 두 칸짜리 수문인 이간수문, 문헌으로만 알려졌던 치성(雉城·성벽의 바깥으로 덧붙여서 쌓은 벽) 등이 발견됐다. 지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가면 동대문운동장의 기억을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다. 공원 내 동대문운동장기념관에는 경성운동장 시절부터 이어진 운동장의 모습은 물론이고 운동장을 거쳐 간 수많은 체육인들, 과거 다양한 행사와 마지막 풍물시장 모습까지 이곳에 얽힌 수많은 삶들을 엿볼 수 있다. 동대문역사관에는 또 조선백자, 분청사기 등을 포함해 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생활 유물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야외에 조성된 유구전시장에서는 하도감의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 전통무예 창작 이야기극 ‘하도감 이생전’을 무료로 선보인다. 주인공 이생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동대문 지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조선 후기의 무예훈련 교범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기술된 전통무예 동작도 감상할 수 있다. 26일에는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한양도성 스토리텔링 투어’를 동대문 일대에서 즐길 수 있다. 낙산 성곽길을 따라 흥인지문으로 내려와 이간수문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 걷는다. 시 관광정책과 02-2133-2817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여기 계시면 안 됩니다. 차 빼세요.” “××, 어디 소속이야? 확 받아버리기 전에 비켜. 가만 안 둬.” 18일 새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서울시 단속요원과 인천 택시 운전사 사이에 고성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10분 이상 차를 대놓고 손님을 고르던 택시 운전사에게 단속요원이 차량을 이동하라고 하자 운전사가 밖으로 나와 욕설을 퍼부었다. 한 단속요원은 “계속 주변을 배회하면서 차를 장시간 세우고 있는 것을 봤는데 ‘잠깐 섰을 뿐’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경기·인천 택시들이 처음부터 빈 차로 서울 시내에 들어와 승객을 입맛대로 골라가며 태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올린 뒤에도 승차 거부가 줄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시가 14일부터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다. 17일 밤∼18일 새벽 서울시 단속원 28명은 4개 조로 나눠 택시 승객이 많은 홍대입구역 2, 8, 9번 출구 등에서 단속 활동을 벌였다. 18일 오전 1시경 한 30대 남성이 2번 출구에 있던 택시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연희동에 가자고 했더니 택시 운전사가 고개를 내저었다는 것. 택시 운전사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느라 못 들었다”고 단속원에게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단속원은 “손님이 원하는 연희동이 반대 방향이고 거리도 짧아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청에 승차 거부로 통보했다. 이날 시가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섰으나 실제 적발건수는 많지 않았다. 택시 운전사들이 재빠르게 대응한 것. 한 단속원은 “14일 이후 종로·강남역 등에서 하루 평균 10∼15건을 적발했는데 오늘은 3건뿐”이라며 “그렇다고 승차 거부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속이 없었다면 승차 거부가 발생했을 상황들도 포착됐다. 한 택시는 손을 든 승객을 그냥 지나치려다 단속반을 발견한 듯 급하게 차를 세우고 태우기도 했다. ‘빈 차’ 등을 켜고 도로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면서 단속반의 움직임을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지하철 출구 쪽에 정차하면서 목적지를 물어보려는 듯 조수석 창문을 내리는 운전사들도 많았다. 강영석 서울시 교통지도과 주무관은 “승차 거부 택시들은 주로 ‘가스 넣으러 가야 한다’ ‘집에 가야 한다’ ‘교대시간이 빠듯하다’ ‘화장실이 급하다’ ‘콜을 받아서 가고 있다’ 등 다양한 핑계를 댄다”며 “반대 방향이니 길을 건너서 타라고 승차 거부를 해 놓고 발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가 치매 예비군에 속하는 노인을 위한 일대일 치매 예방 방문학습 서비스를 처음으로 추진한다. 시는 2015년 3월까지 중구 관내 노인 600명을 대상으로 ‘(치매 전 단계인) 경증인지장애 어르신 방문학습 파견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시범사업의 결과를 평가한 뒤 시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증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 단계로 인지기능은 뚜렷이 감퇴하지만 사회적, 직업적, 개인적 기능 저하는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현재 서울 노인 110만 명 중 약 30만 명(27.8%)이 경증인지장애를 겪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방문학습 교사는 50∼65세의 은퇴 시니어가 맡는다. 이들은 경증인지장애 증상을 가진 노인을 직접 찾아 학습지와 학습도구로 일상생활 훈련을 하며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시는 현재 학습지를 개발 중이며,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방문학습 파견교사를 모집하고 있다. 관련 분야 경험이 있거나 사회공헌 활동 마인드를 가진 50세 이상 시니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전국 유명 새우젓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제6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가 18∼20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등에서 열린다. 평화광장에는 강화 소래 강경 광천 신안 등 새우젓으로 유명한 5개 고장 12개 업체가 참가하는 새우젓 장터가 선다. 충남 청양군, 전남 신안군 등 13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특산물 판매장도 함께 열려 저렴한 가격에 건어물류 고추장 된장 천일염 등 지역 농수산물을 살 수 있다. ‘전통시장 거리’에는 황포돛배 7척과 전통 초가 형태의 난전(亂廛·길에 벌여 놓은 가게) 30여 채가 선다. 새우젓 만들기, 새우잡기, 전통의상 및 민속놀이 등 체험 행사도 열린다. 문의 02-3153-8354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