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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나이가 너무 많네요. 근무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적응하기 힘들 텐데요. 육아 문제로 힘들어지면 다시 일을 그만두게 되지 않겠어요?” 재취업을 준비하는 주부 김상희 씨(40·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최근 면접을 보러 갔다가 면접관의 시큰둥한 태도에 고개를 떨궜다. 결과는 불합격. 5년 전까지 중견 무역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제법 인정받던 ‘김 과장’은 이력서에서 사라지고 이제 ‘아줌마’만 남았다. 김 씨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어 일을 그만뒀는데 다시 일하려고 하니 받아주는 곳이 없다”며 “사회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속이 상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5∼54세 기혼 여성 974만7000명 중 20.3%인 197만8000명은 결혼, 육아, 임신·출산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1년 48.8%에서 지난해 49.9%로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커리어우먼들, 30대에 대거 노동시장서 이탈 지난해 한국의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25∼29세) 71.6%에서 30대 초반(30∼34세) 56.4%로 급락했다가, 40대 후반(45∼49세)에야 67.7%까지 회복되는 ‘M자형’ 곡선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률 상위 13개국들은 20대 후반 74.4%에서 40대 후반 80.5%까지 꾸준히 상승했다가 50대부터 하락하는 ‘역U자형’ 곡선을 나타낸다. 신입 구직시장에서 입사성적 상위권을 휩쓴 한국의 젊은 여성들 다수가 30대에 출산, 육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노동시장에서 벗어나 ‘직업주부’가 되는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 박모 씨(34)가 그런 사례다. 지난해에 갓 돌이 지난 둘째를 돌봐주던 시어머니가 암으로 쓰러지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낮에 언니에게 아기를 맡기고 ‘칼퇴근’하며 일과 육아를 함께 했지만 버티기 힘들었다. 회사 눈치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기도 어려웠다. 박 씨는 “할 수 없이 직장을 그만뒀지만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커리어우먼에서 전업주부로 신분이 바뀌면 남편과의 ‘권력관계’도 달라진다. 대기업에 다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이모 씨(38)는 예전엔 남편보다 직급도 높고 연봉도 더 많았다. 5년 전 딸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둔 이후 남편은 갈수록 사회적 지위가 상승했지만 이 씨는 제자리걸음이다. 이 씨는 “남편이 언젠가부터 ‘네가 사회생활을 아느냐’는 식으로 무시할 때면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고 토로했다.○ 육아와 병행 어려운 ‘전일제’ 일자리의 벽 경력 단절 여성이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육아다. 전일제(全日制) 일자리를 찾자니 자녀 양육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짧은 근로시간을 선호하다 보니 고용 상태가 불안하고 임금이 낮은 일자리로 재취업이 이뤄지는 일이 많다. 중견기업에 다니던 김모 씨(42·여)는 둘째를 낳고 일을 그만뒀다가 생계가 어려워 지난해에 슈퍼마켓 계산원으로 다시 일터로 나섰다. 아이를 낳기 전 월급은 300만 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예전의 절반도 안 된다. 김 씨는 “다시 번듯한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도저히 아이들을 돌보며 일할 방법이 없었다”고 푸념했다. 설사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해도 일과 가정을 함께 돌보는 일은 여전히 버겁다. 이모 씨(38·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회사 출근시간을 간신히 맞추고, 오후 6시에 일어서는 ‘땡순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무능한 직장인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육아와 병행할 만한 만족스러운 일자리가 많지 않다 보니 재취업 여성의 절반 정도는 다시 그만두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1년 재취업에 성공해 고용보험에 가입했던 여성 근로자 7만1360명 중 51.8%인 3만6988명이 6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을 해지했다.○ 양질(良質)의 시간제 일자리가 해법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OECD는 지난해 ‘성별 격차 해소’ 보고서에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오른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30년까지 연평균 0.9%포인트씩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을 노동현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고용이 안정되고, 일할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와 함께 출산·육아·가사 부담을 거의 전적으로 여성들이 떠맡고 있는 현실도 바뀌어야 한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은 많지만 아직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고학력, 고숙련 여성들이 사회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손을 잡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한국선 은퇴뒤에 금전적-사회적 절벽 직면… 연금받는 65세까지 ‘징검다리 일자리’ 절실 ▼노동시장서 소외된 베이비부머중소기업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2011년 정년퇴직한 박모 씨(57)는 아직 제2의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30년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으니 잠시 재충전을 한 뒤 일을 알아봐야지’ 하고 생각한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1년쯤 지나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허드렛일 말고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그는 “변변한 여가도 없이 하루 종일 일하다가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은퇴’란 그 순간 금전적으로, 사회적으로 거의 모든 관계에서 떠나는 ‘절벽 형태’다. 그래서 베이비부머 등 중장년층은 경력단절 여성만큼이나 일자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 역시 노동시장의 소외계층에 속해 있다. 이들에게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기반이 될 것이다. 2015년까지 약 53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98만 명의 베이비부머가 추가로 은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 경로는 드물다. 연금을 받으며 완전히 은퇴할 수 있는 65세까지 중간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다. 노동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일과 생활의 균형’이란 관점에서 전 생애에 걸친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일과 여가의 비중, 수입과 지출의 수준을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괜찮은(descent)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퇴직이 칼로 베듯 일과 단절되는 사건이 아니라 ‘서서히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용연장, 재고용,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통해 점진적인 은퇴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팀장 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소비자경제부 김현진 김유영 기자▽경제부 박재명 기자▽사회부 이성호 김재영 기자▽국제부 전승훈 파리 특파원, 박형준 도쿄 특파원}

《 “가게의 위치 특징 정보가 줄줄 나오고, 칭찬 도장도 찍고… 이거 물건이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 마천중앙시장. 시장 입구 길쭉한 막대기둥 모양의 광고판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단순한 안내판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볼수록 재미있다. 여기엔 점포의 상세한 위치는 물론이고 대표 판매상품, 할인행사 등 다양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었다. 삼성SDS가 지난달 마천중앙시장 입구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다. 》 ○ 시장 정보가 한눈에… ‘똑똑한 전통시장’ ‘디지털 사이니지’는 영상이나 정보를 디스플레이 기기에 표시하는 광고매체를 일컫는 말. 공항, 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전광판이 대표적 사례다. 마천중앙시장에 설치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시장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술술 나온다. 예를 들어 하단 메뉴에서 ‘농산·청과’를 선택하면 해당 점포들의 위치가 시장 전체 지도에 표시된다. 한 점포를 클릭하면 가게 이름, 대표상품, 휴무일자,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나타난다. 배달과 예약은 가능한지, 신용카드와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쇼핑을 마친 뒤에는 구매후기와 건의사항 등도 남길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가게에는 ‘칭찬도장’도 남길 수 있어 어떤 가게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주부 박지연 씨(43)은 “시장에 오면 원하는 가게를 찾느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할 때가 많은데 시장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2015년까지 전국 30개 전통시장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6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ICT 역량 교육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또는 인터넷으로 시장매출을 올리는 방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스마트폰 촬영·편집 등을 주 2회 3시간씩 4주에 걸쳐 진행했다. ICT를 활용해 성공한 점포를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교육도 실시했다. SNS 교육을 받은 상인들이 페이스북으로 할인 정보를 보내면 실시간으로 시장 입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노출된다. 유재훈 마천중앙시장 상인회장(56)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우리 시장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디지털 사이니지와 ICT 교육이 상인회∼상인∼고객을 연결하는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기자단’이 구석구석 홍보 “언제부터 장사 시작하셨어요? 고추전 맛이 담백하고 깔끔한데 비결은 뭔가요?” 17일 오후 마천중앙시장에는 파란 조끼를 입은 기자들이 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전을 주문한 뒤 사진을 찍고, 맛도 보면서 취재수첩에 기록했다. 상품이 특이한 가게, 역사가 오래된 가게 등을 훑고 다녔다. 이들은 진짜 신문기자가 아니라 삼성SDS가 삼성그룹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선발한 ‘전통시장 임직원 기자단’이다. 16일 서울·경기지역 16명 등 전국에서 선발된 30명의 기자들은 전통시장의 멋과 재미를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기자단으로 이날 시장을 찾은 삼성SDS 김소현 사원(25·여)은 “전통시장의 특징과 장점을 사우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달 16일 삼성그룹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인트라넷에 전통시장 웹사이트를 열었다.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에 관한 체험기, 베스트 추천 점포 및 집·회사 주변 시장 찾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전통시장 사진 콘테스트와 같은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삼성SDS의 측면 지원과 함께 마천중앙시장 상인들도 힘을 내고 있다. 1970년대에 문을 연 서울 강남권 대표 전통시장인 마천중앙시장은 주말이면 남한산성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산품, 의류, 농축산물, 먹을거리 등 149개 점포가 구색을 잘 갖추고 있다. 고객들이 직접 무게를 잴 수 있는 ‘양심저울’, 점포마다 태극기 달기 등 특색 있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추석에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장기자랑, 예쁜 송편만들기 등 행사를 벌여 지역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유 회장은 “시장이 거여·마천 뉴타운지구에 들어간 이후 침체를 겪었지만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지역 서민들의 사랑을 받는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 “특허받은 청소도구 美-日에도 수출해요” ▼[우리시장 스타]김대중 ‘OK청소짱’ 대표마천중앙시장에는 다른 시장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자체 개발한 ‘청소기’ 하나만 판다. 김대중 ‘OK청소짱’ 대표(46)는 한쪽 면에는 젖은 걸레를, 다른 면에는 마른 걸레를 부착해 얼룩 없이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 청소도구를 직접 개발해 팔고 있다. 시장 내 가게가 본사 겸 애프터서비스 센터다. 지난해에는 특허를 받았고,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터넷, 홈쇼핑까지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왜 전통시장에 자리를 잡았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전통시장에 있으면 소비자인 주부들의 말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고, 제품의 단점도 쉽게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에게 스마트폰과 인터넷 활용법을 가르쳐 주고, 상인회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지금은 시장 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떡볶이 집 ‘버벅이네’의 강영수(48), 강영덕 씨(46) 형제도 시장 유명인사다. 2010년 5월 6m² 규모로 문을 연 버벅이네는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떡볶이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영업 초기에 손님들이 ‘맛은 있지만 별다른 특징이 없다’며 붙여준 별명이 가게 이름이 됐다. 이후 유명한 떡볶이 집들을 직접 찾아 노하우를 배우고 고춧가루와 15가지 이상의 재료를 혼합해 현재의 떡볶이 소스를 개발했다. ▼ 마천중앙시장, 농산물 싸고 먹거리 다양… 서민들 ‘명소’ ▼마천중앙시장은 건물형 시장인 마천시장 주변에 197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골목형 시장이다.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 먹을거리 등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주거 밀집지역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이 가까워 서민들이 많이 찾는다. 현대적 유통시설이 즐비한 강남권에서는 마천중앙시장만 한 재래시장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고물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형 전통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유재훈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인접해 농산물의 품질이나 가격이 원산지 수준으로 신선하고 저렴하다”면서 “이 밖에도 먹을거리 장터는 물론이고 의류와 패션 시장까지 골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전통시장이다”라고 자부했다. 현재는 도시정비지정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어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전통시장의 명맥을 잇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햇볕을 가릴 아케이드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는 바닥재로 시장 안길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노점과 좌판으로 비좁았던 시장통행로를 정비해 과거보다 쾌적해졌다. 각종 꼬치류와 순대 떡볶이 등 풍성한 먹을거리도 마천중앙시장의 매력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시장 관련 상담 및 문의△ 동아일보 기획특집팀 02-2020-0636 changkim@donga.com△ 시장경영진흥원 02-2174-4412 jammuk@sijang.or.kr}
한양도성 사대문과 사소문의 이름은 모두 세 글자인데 유독 동대문만 ‘흥인지문(興仁之門)’으로 네 글자일까. 사대문을 축성할 때 유독 ‘흥인문’ 때문에 속을 썩였다. 도성 물이 빠져 나가는 동쪽의 지반이 약해 석축이 기울어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해야 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동대문을 통해 도성으로 입성하자 ‘좌청룡(낙산)의 기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때문에 1869년 고종 때 ‘흥인문’을 다시 지으면서 이름에 산맥을 뜻하는 ‘갈 지(之)’ 자를 넣어 좌청룡의 약한 기운을 보강했다고 한다. 도성 문의 현판 가운데 숭례문만 세로로 씌어 있는 것 역시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한 풍수지리학적 조치였다. 이 때문인지 임진왜란과 6·25전쟁도 무사히 넘겼지만 2008년 2월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서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조선시대의 도성(都城)인 한양 도성. 조선 건국 초기 도시를 방어하고 치안을 유지할 목적으로 쌓았기 때문에 여느 산성보다 문이 많다. 도성의 성문이라면 으레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남대문)과 보물 1호 흥인지문(興仁之門·동대문) 등 사대문만 떠올리지만,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하던 네 개의 소문(小門)도 있었다. 도성 동북 방향에는 홍화문(弘化門·뒤에 혜화문·惠化門으로 고침), 동남에는 광희문(光熙門), 서남은 소덕문(昭德門·뒤에 소의문·昭義門으로 고침), 서북에는 창의문(彰義門)이 있었다. 소의문을 제외하고 모두 남아 사적 10호로 관리되고 있다. 도성 성문의 원형을 보고 싶으면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부암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 창의문으로 가야 한다. 흥인지문은 1869년 새로 고쳐 지었고, 숭례문도 불탔다가 올해 다시 복구되면서 영조 때인 1741년 복구한 창의문이 가장 오래된 성문이 됐다. 창의문은 1396년 세워졌으나 ‘문을 열어 놓으면 왕기가 빠져 나간다’는 풍수사들의 주장에 따라 200년 넘게 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이 문은 한 번은 뚫렸고 한 번은 뚫릴 뻔했다. 1623년 인조반정 때 홍제원에 집결한 반정군이 세검정을 거쳐 이 문을 도끼로 부수고 궁내로 진격했다. 지금도 반정공신들의 이름이 현판에 남아 있다. 1968년 1·21사태 때는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가 창의문 인근에서 분쇄됐다. 이때 순직한 최규식 경무관 동상과 정종수 경사 순국비가 남아 있다. 인왕산 자락 청계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이 펼쳐져 세검정과 함께 풍류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창의문 주변은 지금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급수 지표종인 도롱뇽이 무리지어 사는 백사실 계곡이 가깝다. 윤동주문학관과 부암동 카페촌 등 볼거리가 많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버스 1020, 7212, 7022번을 타고 ‘자하문고개·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동남쪽의 광희문은 청계천(오간수문)·이간수문이 가까워 수구문(水口門)이라 했고, 도성의 장례 행렬이 통과하던 문이어서 시구문(屍口門)으로도 불렸다. 아무리 지독한 병마라도 수많은 원귀에 단련된 수구문에는 못 당할 것이라 하여, 광희문의 돌을 갈아 만든 돌가루가 ‘수구문 돌가루’라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 일제강점기에 문루가 망가졌다가 1975년 문을 남쪽으로 옮겨 문루와 함께 복구했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찾을 수 있다. 혜화문은 원래 홍화문이었으나 창경궁 정문을 홍화문으로 정하자 이름을 고쳤다. 1928년 일제가 문루를 헐어냈고, 1939년에는 돈암동행 전차 선로를 부설하면서 성문마저 철거했다. 1994년 복원된 혜화문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혜화동 방향 고갯길로 오르면 보인다. 도성 내에서 서쪽으로 시체를 내보냈던 소의문은 1914년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철거돼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중구 서소문동에 소의문 터 표석만 남아 있다. 30일까지 열리는 ‘2013 한양 도성 주간’에 참여하면 사대문과 사소문을 비롯한 한양 도성을 만날 수 있다. 28∼3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한양 도성 달빛기행’이 진행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해 돈의문 터∼월암공원∼홍난파 가옥∼국사당 전망대∼황학정∼사직단을 거쳐 사직공원까지 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스토리(www.seoulstory.org) 참조.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23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관광버스터미널에 대한 도시계획 시설을 폐지하고, 호텔 개발 계획안을 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용산관광버스터미널은 1990년 운영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본래 기능을 상실해 전자상가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 들어서는 호텔은 용지 1만4797m², 33∼39층짜리 건물 3개동 규모로 1800여 객실을 갖추게 되며 2017년 준공이 목표다. 서울시와 사업자 간 사전 협상을 통해 사업 용지의 35%는 서울시와 용산구에 문화체육시설 등으로 기부된다. 해당 용지에는 공영차고지와 용산전자상가를 위한 산업지원센터, 어린이집, 도서관, 문화체육시설 등이 조성된다. 시는 또 주민 의견에 따라 용산역에서 사업 용지를 거쳐 전자상가사거리 쪽으로 연결된 기존 육교 2개를 그대로 두고 신축 호텔건물에 연결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11월 1일∼12월 1일 한 달간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를 주제로 ‘서울사진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축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북촌 일대, 서울시내 공·사립 미술관, 갤러리 20곳에서 진행된다. 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시대의 초상’전에서는 1920, 30년대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 유관순 한용운 등 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표 사진,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얼굴 사진들을 전시한다. ‘초상의 시대’전에서는 한국 사진작가들이 찍은 초상 사진을 통해 광복 이후 현재까지의 역사와 문화, 사회를 조명한다.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결혼사진 100여 점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북촌 주민들의 인물사진을 통해 북촌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특별전도 연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시립미술관 본관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에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 참조. 070-8240-9902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가 강남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했다. 시는 지난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특혜 의혹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21일 구룡마을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룡마을은 오세훈 전 시장이 2011년 4월 시가 주도하는 100% 공영개발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발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신임 박원순 시장이 토지주들에게 땅을 수용하면서 현금을 주는 대신 사업용지 내에 일부 토지로 바꿔주고 본인 뜻에 따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환지 방식’을 일부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 측은 “일부에만 환지 방식을 도입하는 데다 환지 면적도 1가구 1필지당 660m² 이하이기 때문에 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며 “SH공사의 초기 투자비용이 줄어 조성원가를 낮출 수 있어 거주민의 재정착에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가구당 환지 규모가 제한되더라도 대토지주가 연합해 개발할 경우 106m²(약 32평) 아파트를 517채 지을 수 있는 규모”라며 “개발 이익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토지를 100% 수용해 공영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하도감 터였던 옛 동대문운동장 일대뿐만 아니라 패션의 메카인 동대문시장도 조선시대 훈련도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라 재정이 부족해 훈련도감 소속 군인들에게 급료를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군인들도 장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나라에서도 이를 눈감아주었다. 하도감이 조선시대 병사들의 기개와 아픔을 목도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도감은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훈련원 공원 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상비군이자 정예병이었던 훈련도감 병사들은 최상급의 보포(保布·병역을 면제해준 장정에게서 거둬들이던 베나 무명)를 지급받았기 때문에 보포를 장사에 활용했다. 식솔들을 시켜 보포를 가공해 팔거나, 방한구 등을 만들어 난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종로4가 배오개 일대(현재 광장시장 주변)를 중심으로 장사를 펼쳤고 점차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포목시장이 형성됐다. 현 동대문 패션타운의 출발이었다. 전통 무예 창작극 ‘하도감 이생전’은 포목장수 이생이 훈련도감에 입성해 최고의 포목장수로 성장하는 도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요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함성이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열기의 주역은 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자리의 옛 동대문운동장(당시 서울운동장)이었다. 1982년 3월 2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그해 10월 11일 김유동(OB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역전 만루홈런까지 프로야구 첫 역사가 여기에서 시작됐다.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는 본래 조선시대 훈련도감의 분원인 하도감(下都監)이 있던 곳이다. 훈련도감은 지금의 수도방위사령부이며, 하도감은 왕의 시위대를 운영하고 어릴 때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정예군인 별기군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되고 군사시설이 빈 터로 변하자 일제는 1925년 이곳에 경성운동장을 지었다. 외적을 막기 위해 군사 훈련을 하던 자리를 ‘놀이터’로 만들었으니 의도가 참으로 불순하다. 광복 이후 이곳은 우리나라 스포츠의 본거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름이 서울운동장으로 바뀌면서 1970년대 고교야구의 숱한 명승부가 이곳에서 펼쳐졌고, 축구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으로 쓰여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1984년 잠실종합운동장이 건립되면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차츰 기능을 잃어가다가 2008년에 완전히 철거됐다. 서울시민과 함께 울고 웃었던 동대문운동장은 마지막 순간 뜻밖의 선물을 남겼다. 운동장을 헐자 그 밑바닥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 도심 내에선 완전히 없어진 것으로 알았던 서울성곽, 남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을 성 바깥쪽으로 내보내기 위한 두 칸짜리 수문인 이간수문, 문헌으로만 알려졌던 치성(雉城·성벽의 바깥으로 덧붙여서 쌓은 벽) 등이 발견됐다. 지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가면 동대문운동장의 기억을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다. 공원 내 동대문운동장기념관에는 경성운동장 시절부터 이어진 운동장의 모습은 물론이고 운동장을 거쳐 간 수많은 체육인들, 과거 다양한 행사와 마지막 풍물시장 모습까지 이곳에 얽힌 수많은 삶들을 엿볼 수 있다. 동대문역사관에는 또 조선백자, 분청사기 등을 포함해 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생활 유물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야외에 조성된 유구전시장에서는 하도감의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 전통무예 창작 이야기극 ‘하도감 이생전’을 무료로 선보인다. 주인공 이생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동대문 지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조선 후기의 무예훈련 교범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기술된 전통무예 동작도 감상할 수 있다. 26일에는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한양도성 스토리텔링 투어’를 동대문 일대에서 즐길 수 있다. 낙산 성곽길을 따라 흥인지문으로 내려와 이간수문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 걷는다. 시 관광정책과 02-2133-2817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여기 계시면 안 됩니다. 차 빼세요.” “××, 어디 소속이야? 확 받아버리기 전에 비켜. 가만 안 둬.” 18일 새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서울시 단속요원과 인천 택시 운전사 사이에 고성과 실랑이가 이어졌다. 10분 이상 차를 대놓고 손님을 고르던 택시 운전사에게 단속요원이 차량을 이동하라고 하자 운전사가 밖으로 나와 욕설을 퍼부었다. 한 단속요원은 “계속 주변을 배회하면서 차를 장시간 세우고 있는 것을 봤는데 ‘잠깐 섰을 뿐’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경기·인천 택시들이 처음부터 빈 차로 서울 시내에 들어와 승객을 입맛대로 골라가며 태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올린 뒤에도 승차 거부가 줄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시가 14일부터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다. 17일 밤∼18일 새벽 서울시 단속원 28명은 4개 조로 나눠 택시 승객이 많은 홍대입구역 2, 8, 9번 출구 등에서 단속 활동을 벌였다. 18일 오전 1시경 한 30대 남성이 2번 출구에 있던 택시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연희동에 가자고 했더니 택시 운전사가 고개를 내저었다는 것. 택시 운전사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느라 못 들었다”고 단속원에게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단속원은 “손님이 원하는 연희동이 반대 방향이고 거리도 짧아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청에 승차 거부로 통보했다. 이날 시가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섰으나 실제 적발건수는 많지 않았다. 택시 운전사들이 재빠르게 대응한 것. 한 단속원은 “14일 이후 종로·강남역 등에서 하루 평균 10∼15건을 적발했는데 오늘은 3건뿐”이라며 “그렇다고 승차 거부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속이 없었다면 승차 거부가 발생했을 상황들도 포착됐다. 한 택시는 손을 든 승객을 그냥 지나치려다 단속반을 발견한 듯 급하게 차를 세우고 태우기도 했다. ‘빈 차’ 등을 켜고 도로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면서 단속반의 움직임을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지하철 출구 쪽에 정차하면서 목적지를 물어보려는 듯 조수석 창문을 내리는 운전사들도 많았다. 강영석 서울시 교통지도과 주무관은 “승차 거부 택시들은 주로 ‘가스 넣으러 가야 한다’ ‘집에 가야 한다’ ‘교대시간이 빠듯하다’ ‘화장실이 급하다’ ‘콜을 받아서 가고 있다’ 등 다양한 핑계를 댄다”며 “반대 방향이니 길을 건너서 타라고 승차 거부를 해 놓고 발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가 치매 예비군에 속하는 노인을 위한 일대일 치매 예방 방문학습 서비스를 처음으로 추진한다. 시는 2015년 3월까지 중구 관내 노인 600명을 대상으로 ‘(치매 전 단계인) 경증인지장애 어르신 방문학습 파견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시범사업의 결과를 평가한 뒤 시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증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 사이 단계로 인지기능은 뚜렷이 감퇴하지만 사회적, 직업적, 개인적 기능 저하는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현재 서울 노인 110만 명 중 약 30만 명(27.8%)이 경증인지장애를 겪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방문학습 교사는 50∼65세의 은퇴 시니어가 맡는다. 이들은 경증인지장애 증상을 가진 노인을 직접 찾아 학습지와 학습도구로 일상생활 훈련을 하며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시는 현재 학습지를 개발 중이며,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방문학습 파견교사를 모집하고 있다. 관련 분야 경험이 있거나 사회공헌 활동 마인드를 가진 50세 이상 시니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전국 유명 새우젓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제6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가 18∼20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등에서 열린다. 평화광장에는 강화 소래 강경 광천 신안 등 새우젓으로 유명한 5개 고장 12개 업체가 참가하는 새우젓 장터가 선다. 충남 청양군, 전남 신안군 등 13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특산물 판매장도 함께 열려 저렴한 가격에 건어물류 고추장 된장 천일염 등 지역 농수산물을 살 수 있다. ‘전통시장 거리’에는 황포돛배 7척과 전통 초가 형태의 난전(亂廛·길에 벌여 놓은 가게) 30여 채가 선다. 새우젓 만들기, 새우잡기, 전통의상 및 민속놀이 등 체험 행사도 열린다. 문의 02-3153-8354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사러가시장 인근 왕복 6차로. 할머니가 갑자기 도로 한복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좌우는 살피지도 않고 도로 반대편만 쳐다봤다. 할머니가 중앙선을 넘은 직후 승용차 한 대가 쏜살같이 할머니 등 뒤를 지나쳤다. 자칫 인명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 잠시 후 한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도로에 들어섰다. 이곳은 지난달에만 무단횡단으로 2명이 사망한 현장.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건넜다. 현장에는 ‘무단횡단을 하지 맙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만 있을 뿐 어떤 안전 시설물도 없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해도 경찰은 사고 원인 분석과 수사에 치중하고, 지방자치단체는 현장에 대한 사후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는 게 보통이다.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은 전국 최초로 6월 말부터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하면 3일 이내에 시-경찰 합동 현장 점검반을 투입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정밀 분석해 차선 도색, 신호 조정, 안전표지 설치와 같은 단기 사업은 3개월 이내에 마치고, 도로 구조 개선 등 중장기 과제도 1∼2년 이내에 공사를 마치도록 계획하고 있다. 10일 오후 신길동 사고 현장에서는 서울시, 영등포경찰서, 영등포구, 도로교통공단, 도로사업소가 함께 2차 현장 진단에 나섰다. 왜 무단횡단이 많은지 원인부터 파악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 대로는 5, 6년 전까지 시장 앞 좁은 골목이었다. 도로 개선 사업으로 길을 넓혔지만 상인과 주민들은 예전 습관대로 서슴없이 무단 횡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단 횡단을 막기 위해 먼저 “도로 가에 보행자 방호 울타리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시장 상인들의 민원 때문에 설치가 어렵고 방호벽 틈 사이로 무단 횡단을 계속 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육교를 설치하자”는 의견에는 “주로 노인들이 무단 횡단을 하는데 육교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뒤따랐다. 시와 구, 경찰 등은 논의 끝에 중앙 차선에 분리대를 설치해 무단 횡단과 불법 U턴·좌회전을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사고 현장 외에 신길동 가마산로 주변에도 무단 횡단이 잦기 때문에 750m 구간 전체에 분리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추가로 단속 카메라도 설치키로 했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한 뒤 사고 직후에 현장에 나와 의견을 나누다 보니 문제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이처럼 간단한 결정이 과거에는 몇 년씩 걸리곤 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 지점 개선 공사는 안전행정부가 지원하는 ‘교통사고 잦은 곳’(3년 내 사망 사고 3건 발생) 사업에 따라서만 이뤄지다 보니 사망 사고가 나도 현장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는 합동 점검반을 운영한 뒤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교통사고가 발생한 88개 지점을 합동 점검해 음주운전 등 단순 부주의 사고를 제외한 41개 지점에 대해 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행자 방호 울타리, 과속방지턱, 시선 유도 시설 등 쉽게 조치할 수 있는 10곳은 이미 개선을 마쳤고, 31개 지점에 대해서는 개선을 추진 중이다. 도로 구조 변경 등 중장기 과제는 ‘교통사고 지점 개선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의회 의원의 한 해 의정비가 전국 광역시·도의회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안전행정부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기선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의회 의원의 의정비는 지난해보다 2.5% 인상된 6250만 원이었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최근 민주당 소속 김명수 의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가 6162만 원, 인천 5951만 원, 부산 5728만 원, 대전 5724만 원 순이었다. 인상폭이 가장 큰 곳은 전남으로 7%가 인상된 5080만 원이었다. 기초 시군구의회 중에는 서울 강남구의회 의원 의정비가 4950만 원으로 최고였다. 또 현 6기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지방자치법이나 자치 법규를 위반해 징계를 받은 의원은 33명으로 5기 지방의원 29명보다 4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경제 기업들을 위해 18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서울 사회적 경제 희망장터’를 연다고 밝혔다.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진행하는 장터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총 60곳이 참여해 제품을 홍보·판매하고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공예품, 액세서리, 주얼리 제품과 친환경 먹거리, 화장품, 수제 천연비누, 쿠키류 등 생산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판매 수익대금의 최대 50%는 공익 기부단체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참가 기업과 판매 제품은 서울시설공단(www.sisul.or.kr)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www.sba.seoul.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문학과 독서의 계절을 맞아 ‘문학의 집·서울’(서울 중구 예장동)에서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 및 전시 행사가 열린다. 23일 오후 3시에는 시민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작가를 초청해 문학 강연을 듣는 ‘수요문학광장’을 진행한다. 이규희 소설가를 초청해 작가의 문학세계와 최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18일 오후 6시에는 작고 문인을 기리는 ‘금요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을 개최한다. 소설가 채만식(1902∼1950)의 문학세계를 엿보고, 가족과 지인을 초청해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1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우리 시 우리 노래 신작가곡음악회’를 연다. 신경림 김후란 김남조 시인을 비롯한 중견 시인 11명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을 공연하는 행사로 시인의 육성 시낭송과 국내 유명 성악가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우리 문학을 모티브로 한 그림 공모전에서 선정된 28편의 작품 전시 행사도 문학의 집·서울에서 열린다. 전시는 이달 31일까지이며,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02-778-1026∼7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지은 지 20년 지나면 아파트를 재건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 서울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 인근에 가보면 무려 80여 년 동안 사람이 살고 있는 5층짜리 녹색 아파트가 있다. 1930년대 지어져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충정아파트. 처음에는 건물 소유자의 이름을 따 도요타(豊田)아파트로 불리다가 광복 뒤에는 미군 숙소와 호텔 등으로 쓰였고 1975년부터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이문설농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1904년부터 4대째 100년이 넘도록 맛을 이어가고 있다. 춘원 이광수, 마라톤 영웅 손기정, 남로당 당수 박헌영, ‘장군의 아들’ 김두한 등이 단골이었다고 한다. 대단한 유산은 아닐지라도 시간과 함께 이야기가 쌓이고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서울시는 문화재는 아니지만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는 근·현대 문물을 보전하기 위해 ‘미래유산 보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미래유산의 후보 목록에는 국내 최초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 함석헌 선생 가옥, 박경리 선생 가옥, 일제강점기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미국 언론인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딜쿠샤, 종로구 누하동 골목에 1950년 문을 연 헌책방 ‘대오서점’, 1970년대 연극인들의 소극장 운동 중심이 됐던 삼일로 창고극장 등이 포함돼 있다. 시는 근·현대 문물 중 후손에 남길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을 미래유산으로 정의하고 5년마다 보전계획을 수립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훼손·멸실 우려가 있는 미래유산을 시가 사들일 수 있다고 규정할 방침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는 주말인 19, 20일과 26, 27일에 어린이들을 위한 서양의 연례 축제인 핼러윈 데이 이벤트를 연다. 행사 기간 캠프 내에서는 핼러윈 테마로 장식돼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는 참가 어린이들이 핼러윈 데이의 대표적인 전통인 ‘Trick or Treat(과자 안 주면 장난칠 테야)’를 경험할 수 있다. 핼러윈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핼러윈 복장으로 꾸민 모습을 즉석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의상을 미리 준비해서 방문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핼러윈 의상을 착용하면 입장료 50%, 모자와 가면 등 소품을 착용하면 20%를 할인해 준다. 031-956-2625}
서울시는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31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6층에서 ‘글로벌기업 채용박람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싱가포르개발은행 △HSBC은행 도이치그룹 △맥쿼리증권사 △노무라 금융투자 등 30개의 글로벌 금융사를 비롯해 △한국지멘스 △솔베이 코리아 △한국미쓰이물산 △삼성토탈 △산요전기 등 25개 글로벌 기업이 참가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50여 개의 부스를 마련해 구직자를 대상으로 기업 및 채용 정보를 안내하고, 인사채용 담당자들이 현장면접도 실시한다. 산요전기의 경우 일본 현지 인사담당자가 직접 박람회장을 찾아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fnhubkorea.kr/jobfairinseoul)에서 확인하고 사전 참여 등록을 하면 된다. 당일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 신분증, 이력서(국문, 영문) 및 자격증(소지자)을 지참하고 신청하면 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마포대교 양옆의 서울 마포구 마포동과 용강동 일대. 지금은 포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한때 이곳 마포나루는 삼남(三南·충청 경상 전라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의 물자가 모이는 한양의 문턱이었다. 나루터에는 수백 척의 배가 줄지어 있고 쌀, 소금, 새우젓, 옷감 등이 몰려들었다. 소금배와 새우젓 냄새 때문에 ‘마포 사람들은 맨 밥만 먹어도 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배가 멈추는 곳은 음식점들이 늘어서기 마련. 세월이 흘러 뱃길이 사라지고 포구는 쇠락했지만 상인과 서민이 즐겨먹던 음식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마포나루의 대표 명물은 ‘서울식 설렁탕’. 김장 준비를 위해 새우젓을 사고 으레 한 그릇씩 설렁탕을 사 먹었다. 마포설렁탕은 국물이 말갛고 담백하다. 기름에 갠 다진 양념 대신 청양고추를 볶아서 빻은 다진 양념이 나온다. 설렁탕은 서울 토박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외식 메뉴였다. 동아일보는 1926년 8월 11일자에서 “탕반하면 대구(大邱)가 따라 붙는 것처럼, 설렁탕 하면 서울이 따라 붙는다”고 썼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병든 아내가 먹고 싶어 한 것도 설렁탕이다. 서민의 애환과 정취를 실어 나르던 전차를 아쉬워한 노래 ‘마포종점’이 탄생한 곳도 마포의 한 설렁탕집이었다. 지하철 5호선 마포역 앞에는 마포종점 노래비가 있다. 허기를 채우려는 뱃사람들과 먼지, 톱밥으로 칼칼해진 목을 씻으려는 제재소 인부들의 입 속을 개운하게 해 준 고깃집도 하나둘씩 들어섰다. 그중 소고기에 간장, 마늘 등 양념을 조물조물 입혀낸 ‘마포 주물럭’이 으뜸. 전차의 종점인 마포 용강동 토정길 주변에서 처음 생기기 시작해 어느덧 주물럭골목을 이뤘다. 마포나루는 한때 새우젓 가게 수백 곳이 즐비해 새우젓 동네로 불렸다. 그 시절에는 얼굴만 보고도 마포 사람인지 알았다고 한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의 ‘동명연혁고’에 따르면 얼굴이 까맣게 탄 사람을 ‘마포 새우젓장수’로 불렀다. 서쪽 마포에서 아침에 동쪽 도성 안으로 새우젓을 팔러 가면 햇볕을 앞으로 안고 와 얼굴이 탔기 때문. 반대로 목덜미가 탄 사람은 ‘왕십리 미나리장수’로 불렀다. 왕십리에서 서쪽 방향인 도성 안으로 가면 햇빛을 등에 지게 돼 목덜미가 탔기 때문이라는 것. 마포구 도화동에서는 10, 11일 마포음식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는 전국 유명 새우젓을 저렴하게 파는 ‘6회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가 18∼20일 열린다. 새우젓을 실은 황포돛배의 입항을 재현하는 퍼레이드 등 마포나루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