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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이르면 내년 3월 한국에서도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만 29개국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일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자마자 바로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술, 화장품, 담배 등 고가 사치품이 아닌 저가 실생활 상품 중 여행객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한 품목만을 판매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 측은 관세법 개정, 경쟁입찰을 통한 사업자 선정 및 매장시설공사 등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점을 전제로 약 7개월 뒤면 실제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1터미널 수하물수취지역 2곳(각 190㎡), 제2터미널 수하물수취지역 1곳(326㎡)을 입국장 면세점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입국장 면세점 관련 논의는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부터 제기됐다. 출국 때 산 면세품을 여행지에서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였다. 인천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항 이용객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했다. 그럼에도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늦어진 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의 반대가 컸다. 면세품은 해외 사용을 전제로 세금을 면제해주는 물품이기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이런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사용 품목의 경우 현행법상 ‘소비지 과세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 발언 이후 기재부와 관세청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여행객들의 불편이 제기되고 있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면세점 업계와 항공사는 반발하고 있다.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그동안 “경쟁이 심화된다”며 입국장 면세점을 반대해왔다.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항공사 역시 수익 악화를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반발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빈도가 높은 일부 국민만 혜택을 본다”며 조세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위한 법안이 여섯 번 발의됐지만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0년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주장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관련 법안(관세법 개정안)이 폐기되자 “항공사들의 로비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인천공항은 입국장 면세점이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견해다. 한국인 여행객이 해외 면세점에서 소비하는 외화를 연간 1500억 원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면세점 운영에 필요한 일자리 수백 개도 신규 창출할 수 있다”며 “기재부, 관세청 등 관계 기관과 입국장 면세점 운영을 위한 충분한 사전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이 연간 300억 원에 달하는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요구해왔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익을 모두 국가에 환원할 예정이며 환원 방식 등도 함께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산출하는 경기선행지수(CLI)가 지난해 3월 이후 올 6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경기선행지수가 이렇게 장기간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경기 회복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OECD에 따르면 6월 한국의 CLI는 99.2로 전달(99.5)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CLI는 99.9로, 한국보다 하락 폭이 큰 곳은 에스토니아(―0.6)와 아일랜드(―0.4)밖에 없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반면에 100 미만은 경기나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한국은 올해 3월 이후 4개월 연속 CLI가 100 미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CLI는 지난해 3월(101.0) 이후 15개월 연속 떨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OECD는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수출입 물가 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등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6개 지수를 종합해 회원국별로 경기선행지수를 산출한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한 것은 공장 창고에 쌓여가는 물량, 제조업자들의 체감 경기 등을 볼 때 향후 경기 전망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 등에 의존하고 있고, 최근 반도체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수출이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세계적인 보호무역 추세에 따른 대외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현재의 경기 국면을 진단하는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지수, 설비투자지수, 취업자 수 등 10개 지표 가운데 7개 지표가 하강 또는 둔화 국면에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함께 하락하고 있다. 6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해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동안 5월 보합을 제외하고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풀러스’는 2016년 5월 택시보다 30% 싼 비용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만에 회원 수 80만 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고 택시업계에 끌려 다닌 정부와 서울시 때문에 풀러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대표는 사임했고, 직원 70%는 구조조정을 당했다. 풀러스는 정부 규제를 넘지 못해 좌초 위기에 빠진 대표적인 신산업 사례로 기록됐다.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8일 성명서를 통해 “한쪽에서는 스타트업을 혁신성장의 주역처럼 치켜세우더니 다른 쪽에서는 질서와 안전을 해치는 범법자 취급을 한다”고 성토했다.○ 가이드라인으로도 풀 수 있는 규제도 방치 정부가 스스로 정한 마감시한도 지키지 않고 있는 규제혁신 과제들을 살펴보면 규제개혁에 손놓고 있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국민 생활을 얼마나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2016년 정부는 환자 진료기록 등 의무기록을 외부기관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이 기록을 환자 본인이나 법정 대리인, 배우자 등이 온라인이나 통신 등으로 열람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온라인에 보관된 정보를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없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9월 완료를 목표로 관련 시행규칙 개정이 추진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12일 “의료법상으로 열람 방식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의료기관들이 온라인 등 직접 대면이 아닌 방식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이를 허용하길 꺼린다”고 이유를 밝혔다. 건강관리 서비스도 규제에 막혀 있는 서비스다. 다이어트를 돕는 스타트업 ‘눔’은 미국에서 당뇨병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한국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의료법상 의료행위가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어 법 위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7월 가이드라인을 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언제 마련될지 아직도 미지수다. 현실과 맞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도 여전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전통시장 실태 조사가 대표적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통시장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한 조사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당일에야 조사 사실이 통보된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최소한 7일 전에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국민 편의와 직결…“정부 할 수 있는 일 찾아야” 논의가 지지부진한 규제들 중에는 국민들의 생활 편의와 직결되는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다. 렌즈를 사려면 매번 안경점이나 렌즈 판매점을 방문해야 한다.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이 규제는 올해 10월까지 없애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아직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어서 데드라인에 맞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편의점에서 판매를 허용하는 상비약 품목 제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6년 7월부터 새로운 품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약사들이 약물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성을 이유로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려고만 하면 가이드라인 제정, 시행령 개정 등으로 완화할 수 있는 규제도 많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는 곧 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한 번 만들면 정부 스스로 없애기 어려운 구조”라며 “국회에서 법 통과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규제혁신 기조에 맞도록 관련 법규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리는 등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김준일 / 김윤종 기자}
관세청의 북한산 석탄 반입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야권은 ‘꼬리 자르기 발표’라고 비판하며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착수 이후) 10개월을 뭉그적거리던 정부가 이제 (이 문제를) 일개 사업자의 일로 돌리고 있다. 정부가 수입을 묵인, 방조한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산지 증명과 성분 분석, 발열량 등 애초부터 정부가 눈을 감고자 하는 의지가 없고서야 백주대낮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북한산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늘리려고 한 것인지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현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운전석론’이 ‘북한 석탄 운송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검찰 송치 조치 외에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학재 국회 정보위원장은 “정부가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와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당 북한산석탄의혹특위 유기준 위원장은 “지난해 7, 8월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해 중국과 베트남으로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던 ‘탤런트에이스’호가 4차례 국내에 입출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을 전면 불허하고 있는 제재 속에서 정부가 사실상 방관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산 석탄을 납품받았던 남동발전과 석탄 반입 과정에서 거래대금을 처리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았던 국내 금융권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남동발전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까지 거론됐지만 정부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확인했다. 또 이번 밀반입 과정에서 현물 거래가 이뤄져 은행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준일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 등으로 국내로 반입됐다고 관세청이 10일 공식 확인했다. 특히 북한산 석탄 외에 철광석을 녹여 만든 선철도 러시아산으로 위장돼 국내에 반입돼 유통됐다. 북한산 석탄과 선철은 모두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수입이 금지된 품목들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정부가 대북제재 단속망을 허술하게 가동해 북한산 석탄이 반입됐는데도 이에 대한 보완책 발표 없이 일부 수입업체들의 일탈로 규정한 데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덮어 두려다 파장이 확산되자 석탄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북한산 석탄과 선철 등을 반입한 범죄 사례 7건을 적발해 수입업자 3명과 관련 수입업체 법인 3곳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3개 법인이 국내에 반입한 북한산 석탄과 선철은 3만5038t, 66억 원 상당이다. 관세청이 적발한 7건 가운데 지난해 8월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석탄과 선철이 금수품으로 지정된 이후 이뤄진 밀반입은 4건이다. 관세청은 수입업자들이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에서 환적해 한국으로 수입하면서 러시아산으로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하거나 증명서 제출이 필요 없는 세미코크스로 허위 신고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석탄을 금수품으로 규제하면서 가격이 하락하자 일부 수입업자들이 싸게 사들여 팔기 위해 대북 제재망을 뚫고 금수품을 반입했다는 것. 이런 식으로 북한산 석탄을 납품받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은 북한산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북한산 석탄 해상 밀무역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는데도 원산지 확인이나 의심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위에 해당 위반 선박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한편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금수품 반입을 막기 위한 대책에 대해선 “모든 범죄를 수사기관이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어긴 한국 업체와 개인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가동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 / 대전=김준일 기자}
허위·과장 광고를 하다가 적발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2억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기존 최고 한도는 1억 원이었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표시광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42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12월 1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표시광고법을 어긴 사업자가 공정위 조사를 거부 또는 방해하거나 고의적으로 피하면 최대 1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그러나 공정위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 한도를 2억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다만 조사를 피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2억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 건 아니며, 최근 2년간 과태료 처분을 받은 횟수에 따라 과태료 금액이 가중된다. 1차 위반 시 1억 원, 2차 위반 시 2억 원으로 오르는 식이다. 표시광고법을 어긴 사업자가 공정위의 출석 요구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 자료를 낼 경우에도 과태료가 상향 조정된다. 현재 과태료 부과 한도가 4000만 원이지만 앞으로는 1억 원으로 오른다. 이와 함께 공정위 심판정에서 질서유지 명령을 지키지 않은 임직원들도 앞으론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한 번 어기면 50만 원, 두 번째부터는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샤이닝리치호를 통해 국내로 반입된 석탄의 원산지 증명서가 조작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수품인 북한산 석탄의 밀거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관세청이 10일 “러시아산으로 수입된 일부 석탄은 북한산이라는 사실이 인정된다”며 수입업자를 기소 의견(관세법 위반)으로 송치하기로 하면서 수입, 유통 단계는 물론 세관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원산지 조작을 걸러낼 검증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북한산 의심 사례 9건 외에도 국내에 수입된 북한산 석탄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당국의 ‘미필적 고의’까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 원산지 증명서 위조 정황 자유한국당 북한산석탄수입의혹규명특위 소속 정유섭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북 포항 소재의 자원 수입업체 H사는 러시아의 탄광업체로부터 무연탄 5119t 수입 계약을 하면서 원산지 증명서를 받았다. 샤이닝리치호가 동해항으로 싣고 들어오기 전 세관에 제출한 원산지 증명서다. 이 서류엔 러시아 연방이 발행한 증명서 일련번호는 물론 채굴회사의 이름과 주소까지 기재돼 있다. 특히 이를 증명하는 기관으로 러시아 상공회의소의 도장도 찍혀 있다. 하지만 러시아 상공회의소가 제공하는 원산지 검색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샤이닝리치호가 국내 세관에 제출한 증명서는 ‘검색 불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상공회의소가 발급한 증명서가 아니라는 얘기다. H사가 지난해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것으로 지목된 또 다른 선박인 진룽호를 통해 무연탄을 수입했을 때 관세청에 제출된 원산지 증명서는 이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두 증명서는 육안으로 봐도 차이가 적지 않다. 진룽호가 싣고 온 석탄의 원산지 증명서엔 회사명과 함께 이 석탄이 채굴된 탄광과 운송 선박명이 찍혀 있다. 하지만 조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샤이닝리치호의 원산지 증명서에는 탄광명과 선박명이 빠져 있다. 하지만 국내 입항과 하역 과정에서 이 조작된 증명서는 걸러지지 않았다. 문제의 석탄을 수입한 남동발전은 “주는 서류마다 일일이 검사를 할 순 없다”며 “관세청이 특정 서류가 위조됐다고 통보하지 않는 한 추가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의원실에 설명했다. 반면 관세청은 “우범 국가 경유, 우범 수입자가 아닌 다음에야 서류가 갖춰졌는지 확인되면 통과된다. 사후 심사를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원산지 검증 절차는 무방비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수사해온 세관 당국은 국내에 수입된 일부 석탄이 북한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러 수입업체의 법 위반 사실도 확인했다. 세관 당국은 10일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여러 수입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성분 분석을 통해서는 석탄의 산지를 가려내진 못했으나, 북한산 의심 석탄의 러시아 내 통관 여부 확인 등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산 석탄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은 당초 미국이 통보한 북한산 석탄 반입 의심 사건 외에도 자체 조사를 통해 위반 사례를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산지 증명서 조작에 대한 진위 확인과 같은 기본적인 절차를 소홀히 한 정황이 나타난 만큼 이번에 확인된 사례 외에도 북한산 석탄이 추가로 반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특위는 “육안으로 봐도 이상한 원산지 증명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입한 발전사와 관세 당국이 묵인 내지는 방조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 / 세종=김준일 기자}

《돼지농장이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자 폐사율이 0.3%로 떨어졌다. 파프리카농장은 생산량이 40% 늘었다. ICT로 무장한 청년들이 농축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을 일군 두 청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어섰던 지난달 31일 경기 양주시 남면 매곡리에 위치한 돼지농장. 계속된 폭염으로 축산농가들이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전쟁을 치른다는 기사를 보았던 터라 돈사 내부는 찜질방일 거라고 예상했다. ‘양돈 디자이너’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받아들고 따라간 이정대 이레농장 실장(31)의 돈사는 이런 생각을 깨버렸다. 돈사 안의 온도는 28도를 가리켰다. 돼지가 빽빽이 들어차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16m² 크기의 돈사 방 하나에는 돼지가 13∼15마리씩 널찍이 떨어져 있었다. 이 실장은 “사람도 더운데 돼지라고 안 덥겠느냐. 동물복지도 중요하다”며 웃었다. ○ 자비로 외국 농장 30곳 찾은 청년 이 실장은 돼지농장에 정보통신기술(ICT) 양돈법을 도입한 젊은이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2016년 스마트 돈사를 탄생시켰다. 2006년 건축학과에 입학한 그는 한 학기 만에 돼지농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사양산업에 왜 들어오려 하느냐.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 대는 것 아니냐”고 타박했다. 그는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공부에 몰두해 2학기 때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고는 정말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양돈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한국농수산대에서 3년간 공부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는 이레농장에 들어갔다. 그가 보기에 농장엔 문제가 많았다. 특히 돼지 폐사율과 직결되는 환기장치 문제가 컸다. 미국과 독일, 일본 농장을 찾으며 환기장치를 공부했다. 그러고는 직접 돈사를 리모델링하면서 여러 환기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10∼20%였던 폐사율이 30∼50%로 오히려 늘었다. 그는 다시 네덜란드, 덴마크로 갔다. 2014년부터 연습장 노트 10권 이상 분량에 ICT 양돈 기술과 새로 지을 돈사 설계를 빼곡히 채웠다. 스마트돈사는 이렇게 2년 동안의 노력 끝에 탄생했다. 지금의 돈사는 네덜란드 시스템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돈사의 온도, 환기, 분뇨 처리, 제습 등이 모두 자동으로 제어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력 값을 넣고 수치를 체크한다. 자동화로 하루 실제 일하는 시간은 6시간이 채 안 된다. 그가 농장을 운영한 뒤로 돼지 마릿수는 1800마리에서 2800마리로 늘었다. 폐사율은 0.3%로 한국 최저 수준이다. 어미 돼지 한 마리당 연간 돼지 출하 마릿수를 의미하는 MSY는 26.4마리다. 국내 평균이 17.9마리이고 세계 최고 수준인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각각 30.1마리, 28.4마리다. 이 실장은 “5년 안에 35마리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 영국 유학파 벤처 농부 경남 합천군 가야산 자락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노규석 태곡농원 대표(36) 역시 ICT를 농업 분야에 접목한 대표적인 벤처농부다. 온실 3개 동으로 이뤄진 태곡농원은 순수 재배면적만 2만4463m²(약 7400평)에 파프리카 묘목 7만2700주가 심어진 대형 농장이다. 영농조합법인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꿈이 처음부터 농부는 아니었다. 그는 런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무역컨설턴트로 일했다. 무역회사를 차리기 위해 2013년에 영국에서 서울로 돌아온 그는 일주일에 두 번씩 아버지의 합천 농장으로 내려와 일을 돕다가 계획을 바꿨다. ‘경험과 감(感)’에 의존하는 농사법에 기술과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접목하면 큰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이 재고, 대금 등 회계, 인력 관리였다. 그는 “단가를 확인하지 않고 비료를 사온다든가, 재고가 충분한데도 또 자재를 사온다든가 돈이 술술 새는 구멍이 많아 관리 필요성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갖춘 뒤 그는 2014년부터 스마트팜 만들기에 속도를 냈다. 먼저 네덜란드의 온실재배 관리 시스템을 들여왔다. 온도, 습도, 광량, 바람 등 재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제어해주는 시스템이다. 땀 흘리며 축구장 3개 크기나 되는 농장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컴퓨터 하나로 모두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 대표가 온도와 광량에 따라 온실 내 커튼의 닫힘 정도를 수치로 미리 컴퓨터에 입력하면, 온실 센서가 이를 파악해 따르는 식이다. 칼슘, 망간 등 비료 성분 양도 모두 수치로 제어한다. 노 대표는 네덜란드에서 직접 교육을 받고, 현지 서적을 들여와 공부하는 등 온실 재배를 위한 최적의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의 데이터는 모두 저장돼 있어 온실에 문제가 생겨도 파악하기가 쉽다. 일종의 빅데이터가 마련된 것이다. 노 대표의 데이터가 방대하고 정교하다는 소문을 접하고 찾아온 오스트리아 교수가 “온실가스와 농업 연구에 기념비적인 자료”라며 깜짝 놀랐을 정도다. 노 대표가 농장 운영에 나서면서 생산량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시세 변동이 큰 작물이지만 연 매출액은 20억 원 내외를 오가며 안정적이다. 노 대표는 창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농업도 일종의 사업”이라며 “작물 재배에 필요한 기술과 관리 능력, 방법 등 모든 걸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양주·합천=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어섰던 지난달 31일 경기 양주시 남면 매곡리에 위치한 돼지농장. 계속된 폭염으로 축산농가들이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전쟁을 치른다는 기사를 보았던 터라 돈사 내부는 찜질방일 거라 예상했다. ‘양돈 디자이너’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받아들고 따라간 이정대 이레농장 실장(31)의 돈사는 이런 생각을 깨버렸다. 돈사 안의 온도는 28도를 가리켰다. 돼지가 빽빽이 들어차 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16㎡크기의 돈사 방 하나에는 돼지가 13~15마리씩 널찍이 떨어져 있었다. 이 실장은 “사람도 더운데 돼지라고 안 덥겠어요. 동물복지도 중요해요”라며 웃었다. ● 자비로 외국농장 30곳 찾은 청년 이 실장은 돼지농장에 정보통신기술(ICT) 양돈법을 도입한 젊은이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2016년 스마트 돈사를 탄생시켰다. 2006년 건축학과에 입학한 그는 한 학기 만에 돼지농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사양산업에 왜 들어오려 하느냐.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대는 것 아니냐”고 타박했다. 그는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공부에 몰두해 2학기 때 전액장학금을 받았다. 그리고는 정말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양돈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에서 3년간 공부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는 이레농장에 들어갔다. 그가 보기에 농장엔 문제가 많았다. 특히 돼지 폐사율과 직결되는 환기장치 문제가 컸다. 미국과 독일, 일본 농장을 찾으며 환기장치를 공부했다. 그리곤 직접 돈사를 리모델링하면서 여러 환기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10~20%였던 폐사율이 30~50%로 오히려 늘었다. 그는 다시 네덜란드 덴마크로 갔다. 2014년부터 연습장 노트 10권 이상 분량에 ICT 양돈 기술과 새로 지을 돈사 설계를 빼곡히 채웠다. 스마트돈사는 이렇게 2년 동안의 노력 끝에 탄생했다. 지금의 돈사는 네덜란드 시스템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돈사의 온도, 환기, 분뇨 처리, 제습 등이 모두 자동으로 제어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력 값을 넣고 수치를 체크한다. 자동화로 하루 실제 일하는 시간은 6시간이 채 안 된다. 그가 농장을 운영한 뒤로 돼지 두수는 1800마리에서 2800마리로 늘었다. 폐사율은 0.3% 로 한국 최저 수준이다. 어미돼지 한 마리당 연간 돼지 출하 마리수를 의미하는 MSY는 26.4두다. 국내평균이 17.9마리이고, 세계 최고수준인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각각 30.1마리, 28.4마리다. 이 실장은 “5년 안에 35마리로 만드는 게 목표에요”라며 웃었다. ● 영국 유학파 벤처 농부 경남 합천군 가야산 자락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노규석 태곡농원 대표(36) 역시 ICT를 농업분야에 접목한 대표적인 벤처농부다. 온실 3개 동으로 이뤄진 태곡농원은 순수 재배면적만 2만4463㎡(7400평)에 파프리카 묘목 7만2700주가 심어진 대형 농장이다. 영농조합법인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꿈이 처음부터 농부는 아니었다. 그는 런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무역컨설턴트로 일했다. 무역회사를 차리기 위해 2013년에 영국에서 서울로 돌아온 그는 일주일에 두 번씩 아버지의 합천 농장으로 내려와 일을 돕다가 계획을 바꿨다. ‘경험과 감(感)’에 의존하는 농사법에 기술과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을 접목하면 큰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이 재고, 대금 등 회계, 인력 관리였다. 그는 “단가를 확인하지 않고 비료를 사온다든가 재고가 충분한데도 또 자재를 사온다든가 돈이 술술 새는 구멍이 많아 관리 필요성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춘 뒤 그는 2014년부터 스마트팜 만들기에 속도를 냈다. 먼저 네덜란드의 온실재배 관리 시스템을 들여왔다. 온도, 습도, 광량, 바람 등 재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제어해주는 시스템이다. 땀 흘리며 축구장 3개 크기나 되는 농장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컴퓨터 하나로 모두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 대표가 온도와 광량에 따라 온실 내 커튼의 닫힘 정도를 수치로 미리 컴퓨터에 입력하면, 온실센서가 이를 파악해 따르는 식이다. 칼슘, 망간 등 비료 성분양도 모두 수치로 제어한다. 노 대표는 네덜란드에서 직접 교육을 받고, 현지 서적을 들여와 공부하는 등 온실 재배를 위한 최적의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의 데이터는 모두 저장돼 있어 온실에 문제가 생겨도 파악이 쉽다. 일종의 빅데이터가 마련된 것이다. 노 대표의 데이터가 방대하고 정교하다는 소문을 접하고 찾아온 오스트리아 교수가 “온실가스와 농업 연구에 기념비적인 자료”라며 깜짝 놀랐을 정도다. 노 대표가 농장 운영에 나서면서 생산량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시세 변동이 큰 작물이지만 연 매출액은 20억 원 내외를 오가며 안정적이다. 노 대표는 창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농업도 일종의 사업”이라며 “작물재배에 필요한 기술과 관리 능력, 방법 등 모든 걸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양주·합천=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BMW 차량의 잇단 화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리콜 관련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BMW 문제를 지금과 같은 선에서 매듭지을 수 없다며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7일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차량 결함을 은폐 및 축소할 경우 처벌 수준을 높이고 차량 제작 결함 조사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차량 결함을 은폐 및 축소하면 최대 1000만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해당 차종 매출액의 1%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 실장은 “늑장 리콜 때 부과하는 과징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실질적인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했다. 차량 결함 조사 권한도 강화한다. 차량 제작 결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사고 현장에서 바로 소방당국과 사고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추가 조사에 필요한 사고 차량 부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손본다. 현재는 차량 제작사나 소비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화재 차량을 확보할 수 없다. 국토부는 차량 제작사의 리콜 관련 자료 제출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한 자료를 내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BMW는 국토부가 최근 화재 원인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차량 제원 등을 적은 20쪽짜리 서류를 제출하는 데 그쳤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이르면 이달 중 마련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집단소송제처럼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한 제도 도입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당국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관할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번 사태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 역시 국토부 계획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견해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배상액을 물게 하는 제도다. 현행법에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조물책임법에는 제조업자가 제품의 결함을 알면서도 조치를 하지 않아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손실을 입혔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관리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는 데다 이번 사태처럼 재산 피해만 발생하면 적용이 안 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차량 제작 결함 의심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집단소송제 도입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단소송제란 한 피해자가 대표로 소송을 하면 판결 효력을 모든 피해자가 공유하는 제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2월 소액 다수 피해자에 대한 집단소송제 도입을 권고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조물책임법과 표시광고법 등에 집단소송제 관련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법무부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무부와의 협의를 더욱 긴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토부가 (BMW 차량 화재 관련) 대처 방식을 재검토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후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BMW의 뒤늦은 사과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 화재 원인이라는 거듭된 발표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BMW 문제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강성휘 yolo@donga.com·박성진 / 세종=김준일 기자}

7일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도 이란 사회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재개되기 전부터 이란에서는 리알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 사재기가 횡행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생필품 가격도 급등해 최근 이란 시민들은 마트에서 물건 사재기를 하느라 분주했다. 벌써부터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이란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중동 언론에 따르면 시민들은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집세는커녕 당장 먹을 음식을 걱정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민생고 시위는 전국으로 번지며 반정부 시위로 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이란 옥죄기가 본격화됐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이란이 핵합의 이행에 나서면서 완화 및 중단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제재는 7일 0시(미국 동부 시간·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 다시 시작됐다. 이날 발효된 1단계 제재는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금지 및 이란 리알화를 통한 거래 금지 △이란 국채 매입 금지 △흑연 및 금속 자동차 소프트웨어 거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조이면서 글로벌 달러 체제에서 이란을 ‘퇴출’하는 게 목적인 셈이다. 특히 미국 업체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한 제3국의 기업이나 개인도 제재를 받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성명을 낸 데 이어 7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번 제재는 그동안 부과된 것 중 가장 가혹한 제재다. 그리고 11월엔 (제재 수준이) 더 높아진다. 이란과 비즈니스를 하는 그 누구라도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2015년 7월 핵합의 타결 후 이란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이른바 ‘테헤란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동차 회사 푸조와 르노 등 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이란과 거래 중단 의사를 밝혔다. 이란에서 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프랑스 에너지업체 토탈은 이미 5월 사업 철수를 예고했고 독일 전자기업 지멘스도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에 항공기 100여 대를 공급하기로 했던 에어버스도 대부분의 계약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 전까지 시장에서 달러당 5만 리알 안팎이었던 리알화 가치는 제재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으로 지난달 30일 달러당 11만8000리알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이란 정부가 일반인도 달러화 예금 계좌를 열 수 있게 해 ‘장롱 속 달러’를 끌어들이는 등 리알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9만 리알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리알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이란 시민들이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최근 이란에서는 금값이 폭등했다. 더 큰 문제는 11월 5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 제재다. 이란 원유, 에너지 사업 관련 거래 제재가 담긴 2단계가 적용되면 이란 경제의 ‘생명줄’인 원유 수출까지 틀어 막히게 된다. 이란의 연간 원유 수출 규모는 257억 달러(약 28조9000억 원)로 전체 수출의 63%(2016년 기준·경제 통계 사이트 OEC 자료)를 차지한다. 전체 수입 원유의 13%를 이란에서 들여오는 한국도 고민에 빠졌다. 특히 한국과 이란의 교역에서 이용되는 원화 결제 시스템이 중단되면 이란에 자동차, 냉장고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입을 타격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유 수입량 상당 부분을 감축하되 원화 결제 시스템에 대한 예외적 지위 인정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비상이다. 6일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3.75달러로 전일 대비 0.7%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69.01달러로 0.8% 상승했다. 11월 2단계 제재가 적용되면 원유 공급이 줄어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애스펙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CNBC 인터뷰에서 “(4분기가 되면) 가격이 80달러를 넘을 위험이 크며 심지어 90달러대까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단계 제재가 시행되면 내년 이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6일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당신이 칼로 누군가를 찌르고 난 뒤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칼부터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이란 제재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단결하여 극복할 것이다”고 밝혔다.구가인 comedy9@donga.com /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 세종=김준일 기자}

이달 24일부터 한국전력공사가 한 달간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는 검침일을 소비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전기 사용량이 같더라도 검침 날짜에 따라 누진율이 달라져 요금이 크게 차이 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당장 8월 전기요금부터 적용돼 폭염에 따른 ‘요금 폭탄’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침일 따라 전기료 2배 차이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한전이 소비자 동의 없이 검침일을 정하는 불공정 약관을 고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침일은 전기요금 부과를 위해 직전 한 달간 사용한 전기량을 확인하는 날이다. 예를 들어 검침일이 1일이라면 전기요금은 전달 1∼30일(31일) 사용한 전기량에 따라 부과된다. 문제는 한전이 일방적으로 검침 날짜를 정하면서 같은 전기량을 사용하더라도 일부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통상 여름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에어컨 등 냉방용품 사용이 늘어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다. 대표적으로 손해를 보는 소비자는 검침일이 16일이어서 7월 16일∼8월 15일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아들어야 하는 가구다. 예를 들어 검침일이 1일인 A가구와 16일인 B가구가 △7월 1∼15일 100kWh △7월 16∼31일 300kWh △8월 1∼15일 300kWh 등으로 전기를 똑같이 사용했다고 하자. A가구는 사용량 400kWh에 대해 6만5760원의 전기요금을 내면 되지만 B가구는 600kWh에 대해 13만6040원을 내야 한다. 누진제에 따라 사용한 전기량이 많을수록 요금도 가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용 구간을 측정하는 시점이 중요하다.○ 검침일 24일부터 변경 이번 공정위 조치에 따라 소비자들은 24일부터 한전(국번 없이 123번)에 연락해 원하는 날짜로 검침일을 바꿀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을 측정하는 ‘전자식 스마트 계량기’를 이용하는 가구(전체의 약 28%)는 이날부터 즉시 변경할 수 있다. 다만 검침원이 가구를 직접 방문해 검침하는 일반 계량기 사용 고객은 한전과 협의해 날짜를 변경할 수 있다. 단독주택 등 개별 계량기가 설치된 주택은 가구별로 검침일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는 단지 전체의 검침일이 정해져 있어 입주자 대표회의 등을 거쳐 단지 전체가 신청해야 한다. 검침일은 전기요금 청구서나 한전 홈페이지, 대표번호 1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거주자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할 수 있다. 검침일 변경은 1년에 한 번만 할 수 있다. 검침일이 15일인 고객이 24일에 한전에 연락해 검침일을 26일로 바꾸면 △7월 15∼25일 △7월 26일∼8월 25일 요금을 각각 합산한 청구서를 받게 된다.○ 정부 오늘 전기요금 완화 방안 발표 여기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고 밝혀 소비자 부담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여름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논란 당시처럼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요금을 깎아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기료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감면해 각 가구에 약 10% 할인 효과를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검침일이 25일 이전인 가구 상당수는 7월분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았기 때문에 7월분 할인액은 다음 달 고지서에 환급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이새샘 기자}

청와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의 삼성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가 ‘구걸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5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참모들과 부처 장관들에게 기업과의 소통 강화를 주문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경제부총리의 기업 행사에 경고를 보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삼성 측이 김 부총리의 방문에 맞춰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김 부총리에게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정부의 기업 소통 강화를 놓고 진보 진영과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투자 발표를 하면 ‘은밀한 거래’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메시지가 와전되거나 윤색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구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3일 한 언론은 “청와대가 김 부총리에게 정부가 재벌에 투자 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란은 기업과의 소통을 과도한 친기업적 행보로 바라보는 일부 진보 세력의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표출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과 거리를 유지해온 문재인 정부는 최근 경제 활력이 눈에 띄게 위축되면서 기업과의 소통 행보를 확대해왔다. 김 부총리는 고용 악화와 투자 감소 추세를 되돌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줘 투자와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이번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 부총리는 3일 ‘구걸’이란 표현을 쓴 언론 보도에 대해 입장자료를 내고 “지금의 경제 상황하에서 이런 논란에 에너지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며 “경제부처 장관들이 경제주체들을 만나는데 그 대상을 가릴 일이 아니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부총리가 기업을 찾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 부총리가 본인 행보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문병기 기자}
최악의 폭염이 덮친 지난달 전기요금 청구서가 이번 주부터 각 가정에 발송된다. ‘전기요금 폭탄’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요금 인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7월 중순부터 시작된 폭염 기간에 사용한 전기요금 청구서가 이번 주부터 발송된다. 한전은 한정된 인력 때문에 월별 검침을 7차례에 나눠 하기 때문에 검침 날짜에 따라 청구일이 다르다. 지난달 25, 26일 검침한 가구는 6∼10일에 청구서를 받고, 지난달 말에 검침한 가구는 11일에 받는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한 가구는 누진제를 적용받아 전기요금이 대폭 늘어난 청구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이번 주 당정 협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요금 인하 방안을 조율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별로 할당된 전기 사용량을 늘리거나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시한 취약계층에 대한 ‘제한적 특별 배려’부터 소상인, 다자녀가구, 대가구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계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기요금 부가세 환급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부가세는 전기요금의 약 10% 수준이다. 정부 세수만 줄어들 뿐 한전에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당정의 전기요금 인하 대책이 7월 청구서 발송 이후에 나와도 소비자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6년 8월 11일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경감하는 방안이 나왔을 때도 7월 청구서부터 소급 적용한 바 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고기 과일류 등 가계가 매일 소비하는 먹거리 가격인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10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작황이 극도로 부진한 만큼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일시적 대응만으로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채소류 가격은 3.7%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2월 한파로 크게 올랐던 채소 가격이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다시 크게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50.1% 뛰었고, 열무(42.1%), 배추(39.0%), 상추(24.5%) 등 더위에 약한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에서 팔리는 1950∼2000g 배추 한 포기는 1주일 전 소매가가 50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0원에 이른다. 상추는 1주일 전만 해도 100g에 6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양배추는 8kg 기준 6월 도매가격이 평균 3389원이었지만 7월에는 7023원으로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축산물 값도 3.3% 오르며 지난해 5월(3.7%)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전달에 비해 가격이 7.8% 뛰었다. 2016년 6월(8.0%)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행락객이 많아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더위에 민감한 돼지가 많이 폐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절 과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박 도매가격은 8kg 기준 7월 초 1만2524원이었지만 7월 말 기준 2만1384원으로 70.7% 치솟았다. 복숭아와 포도는 4월에 이상저온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폭염으로 피해가 겹치면서 평년 대비 시세가 높아졌다. 포도(캠벨) 도매가격은 5kg 기준으로 2만4000원 선으로 다른 해보다 6%가량 높다. 복숭아(백도)도 4.5kg 기준 1만7300원 선으로 예전에 비해 11% 남짓 높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우유의 원유(原乳) 가격이 1일부터 L당 4원 인상됐다. 원유 가격이 오른 것은 2013년 106원 인상 후 5년 만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생산비 변동이 4% 미만이면 원유 가격이 조정되지 않는데 올해는 사료 가격 등 생산비가 올라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추석을 전후로 우유 가격도 L당 40∼5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탓에 우유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 젖소 대부분은 홀스타인 품종으로 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품목별 대응팀도 두기로 했다. 배추는 하루 100∼200t 수준의 비축 물량을 집중 방출하고 계약재배 물량 6700t을 활용해 출하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도 3500t을 이달 초순에 조기 출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추석 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급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황성호 기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고기 과일류 등 가계가 매일 소비하는 먹거리 가격인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10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작황이 극도로 부진한 만큼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일시적 대응만으로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채소류 가격은 3.7%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2월 한파로 크게 올랐던 채소 가격이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다시 크게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50.1% 뛰었고, 열무(42.1%), 배추(39.0%), 상추(24.5%) 등 더위에 약한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에서 팔리는 1950~2000g 배추 한 포기는 1주일 전 소매가가 50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0원에 이른다. 상추는 1주일 전만 해도 100g에 6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8㎏짜리 양배추는 6월 도매가격이 평균 3389원이었지만 7월에는 7023원으로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축산물 값도 3.3% 오르며 지난해 5월(3.7%)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전달에 비해 가격이 7.8% 뛰었다. 2016년 6월(8.0%)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행락객이 많아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더위에 민감한 돼지가 많이 폐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절 과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박 도매가격은 8kg 기준 7월 초 1만2524원이었지만 7월 말 기준 2만1384원으로 70.7% 치솟았다. 복숭아와 포도는 4월에 이상저온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폭염으로 피해가 겹치면서 평년 대비 시세가 높아졌다. 포도(캠벨) 도매가격은 5kg 기준으로 2만4000원 선으로 다른 해보다 6%가량 높다. 복숭아(백도)도 4.5kg 기준 1만7300원 선으로 예전에 비해 11% 남짓 높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우유의 원유(原乳) 가격이 1일부터 L당 4원 인상됐다. 원유 가격이 오른 것은 2013년 106원 인상 후 5년 만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생산비 변동이 4% 미만이면 원유 가격이 조정되지 않는데 올해는 사료값 등 생산비가 올라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추석을 전후로 우유 가격도 L당 40~5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때문에 우유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 젖소 대부분은 홀스타인 품종으로 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시에서 젖소 120마리를 키우는 홍모 씨(60)는 “평소 여름과 비교해서 10~15% 원유 생산량이 줄었다. 다른 농장들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품목별 대응팀도 두기로 했다. 배추는 하루 100~200t 수준의 비축 물량을 집중 방출하고 계약재배 물량 6700t을 활용해 출하를 조절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도 3500t을 이달 초순에 조기 출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추석 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정부가 10년 만에 감세 법안을 내놓으면서도 종합부동산세와 주택임대소득세를 강화한 것은 부동산을 중요한 세원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특히 한국의 보유세가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4년 뒤 보유세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0%로 높일 것이라고 했다. 보유세를 중심으로 부동산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로 7422억 원, 임대소득 분리과세로 737억 원의 세금을 더 걷을 예정이다. 과세 대상자는 종부세 34만9000명, 임대소득 분리과세 대상 24만4000명 등 총 59만3000명이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기 전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0.8%라고 분석했다. 이는 OECD 평균인 1.1%보다 0.3%포인트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을 통해 2022년까지 보유세 비중이 OECD 평균에 근접하는 1.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보유세 증세 기조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고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릴 경우 조세 저항이 작은 데다 소득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종부세를 개편하면서도 실수요자의 반발을 감안해 시가 23억 원 이하인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은 최소화하고 시가 19억 원 초과 3주택자 이상에 대해서는 0.3%포인트 중과세하는 등 여론에 신경 썼다. 0.3%포인트 중과세는 앞서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안보다 강화된 안이다. 그러나 임대소득 분리과세는 중산층에게도 임대사업자 등록을 압박하는 측면이 있어 향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임대소득 2000만 원 이하 분리과세안을 2014년에 마련했지만 시장의 반발로 그동안 유예해 오다가 내년 시행으로 선회했다. 임대소득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지 않으면 세금 인상 폭이 확연히 커진다. 예를 들어 1956만 원의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는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이 6만5000원만 오르지만 등록을 하지 않으면 세금 인상 폭이 109만 원으로 껑충 뛴다. 미등록자가 등록자에 비해 세 부담이 16배 이상 많아져 일각에서는 징벌적 과세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주인이 임대등록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료를 연 5% 초과해 올릴 수 없고 임대기간 역시 규제를 받게 된다. 이상율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각종 세제혜택을 받으면 2000만 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과세해도 세금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내년부터 5년간 연봉 6500만 원이 넘는 근로자와 중견 규모 이상 기업은 7900억 원의 세금을 더 내는 반면 소득수준이 그 미만인 서민층과 중소기업은 3조3200억 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5년 동안 2조5300억 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세법 개정으로 감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에 초점을 맞췄던 ‘핀셋 증세’를 올해 ‘상위 중산층’으로 넓혀 소득을 재분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8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16일까지 입법예고를 한 뒤 국무회의를 거쳐 8월 31일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세법 개정의 첫 번째 목표는 소득분배 개선”이라며 “영세자영업자와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근로장려금 등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종합부동산세와 주택임대소득세를 강화하고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30% 가까이 인상하는 등의 증세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세전 연봉 6500만 원 초과 근로자와 중견기업, 대기업은 향후 5년간 7882억 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연봉 6500만 원 초과 근로자는 100만 명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그 대신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크게 줄여주기로 했다. 일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근로장려금을 지금보다 가구당 최대 65만 원 증액하는 지원책에만 3조8000억 원이 투입된다. 자녀장려금은 1인당 보조금이 20만 원 오르면서 저소득 111만 가구에 9000억 원이 돌아간다. 기재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으로 서민 등의 세 부담이 줄어드는 연간 감세액을 직전 연도와 비교하면 향후 5년간 총 3조3200억 원이고, 연간 감세액을 올해와 비교하면 5년간 12조6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갑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세법 개정안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증세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공평과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과 금융계열사가 계열사 합병과 임원 선임 등에서 행사해온 의결권 한도를 5%로 제한하라고 민간 전문가그룹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권고했다. 총수 일가가 이들 회사를 경영권 승계에 우회적으로 동원해 왔다고 보고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 개혁의 타깃으로 지목한 셈이다. 특위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편 최종보고서’를 확정해 공정위에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8월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사 증권사 등 대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는 계열사 합병 및 양도, 임원 선임, 정관 변경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행사할 수 있는 금융계열사만의 합산 의결권 한도가 5%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금융계열사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합병 등 예외에 해당할 때만 총수 일가의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총 15%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정위와 검찰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선별적 폐지보다는 현행법을 보완해 유지하라고 의견을 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에 대해 재계가 우려를 표시해 왔지만 최종 보고서에 반영된 것은 전혀 없다”며 “외국 기업이 경영권을 위협할 때 대응할 수단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의 최종 권고는 대기업 총수 일가가 우회적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뒀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것 역시 총수 일가에 부(富)가 집중되는 현상을 차단하는 것과 더불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대기업을 코너로 몰아세우는 권고안에 대해 재계는 “우리의 기업 지배구조를 무조건 악(惡)으로 취급하는 편견을 드러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의결권 제한 강화로 재벌 개혁 본격화 29일 특위가 내놓은 최종보고서에는 공익법인 및 금융계열사, 기존 순환출자 등 크게 세 분야에서 의결권 규제를 강화하라는 권고가 담겼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부터 제도 개편을 주장했던 분야들이다. 특위는 금산분리를 원칙적으로 지켜야 할 대기업 금융계열사들이 총수의 지배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봤다. 의결권을 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5월 말 기준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7.25%. 1.27%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두 회사의 지분 8.52%는 총수 등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산해 15% 이내에서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되면 삼성생명과 화재의 지분으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8.52%에서 5%로 줄어든다. 공익법인 역시 금융계열사와 같은 방식으로 의결권이 제한된다. 기존 순환출자 규제 강화는 아직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못한 대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현재 삼성, 현대자동차 등 6개 대기업집단은 41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특위는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을 제한하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3개 회사의 마지막에 있는 기아차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라는 것이다. 이 권고가 현실화하면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6.87%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경영권을 위협하면 방어하기 쉽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 일가가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상장사와 20% 이상 보유한 비상장사에서 상장사, 비상장사 지분 기준을 20%로 일원화하라고 권고했다. 공정위가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회사는 지난해 기준 203개에서 최소 441개로 늘어나게 된다. ○ 무늬뿐인 벤처 활성화 이런 대기업 규제와 달리 특위는 대기업이 혁신성장에 기여하도록 벤처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나 업계가 핵심으로 보는 벤처지주회사 내 벤처캐피털회사(CVC) 허용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의견을 내며 공정위가 규제를 유지할 명분을 준 셈이 됐다. 특위는 보고서에서 ‘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벤처지주회사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수 전면개편 특위 위원장(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벤처지주회사가 되기 위한 자산 요건과 벤처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요건을 완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가 요구하는 벤처지주회사 내 벤처캐피털회사 설립은 권고안에서 제외됐다. 벤처캐피털은 금융회사로 분류돼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벤처캐피털을 통해 2013년 이후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 “관치의 부활” 우려하는 재계 법 개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제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25일 열린 공정거래법 관련 토론회에서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법은 경제력 집중 억제를 이유로 재벌 및 대기업집단을 규제하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정부가 민간 기업에 대한 경영 간섭 의사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계열사 지분을 제한하는 것은 관치의 부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