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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인 사람은 적정 수면 시간(7시간 이상∼8시간 미만)을 유지한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시간이 짧은 것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불규칙한 수면 패턴(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이 하루하루 다른 상황)과 결합할 때 사망 위험이 더욱 크게 증가했다. 한양대병원 연구팀(박진규·김병식·박진선·박수정 교수)은 경기도 안성·안산 역학연구(코호트)에 등록된 40∼69세 성인 9641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평균 15.5년(186개월)간 추적 관찰해 국제 학술지 에 최근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은 7∼8시간 자는 사람에 견줘 사망 위험이 평균 27% 높았다.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인 경우도 적정 수면 시간에 비해 사망 위험을 11%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주목할 점은 너무 길거나 짧은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결합할 경우 사망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다.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이면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가진 경우 수면 시간이 적정하고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8% 높았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은 포도당 내성 저하, 저녁 코르티솔 상승, 교감신경계 항진, 렙틴 분비 감소를 유발하여 당뇨병, 고혈압, 비만 위험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만성질환 및 사망 위험을 증가 시킨다”고 설명했다.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가졌지만 수면 시간이 8시간 이상으로 긴 사람도 사망 위험이 33% 높게 나타났다.장시간 수면이 사망률과 연관되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한 가지 가설은 신체적으로 약화해 더 많은 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남성의 경우 수면 시간이 짧고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경우 사망 위험이 최대 38%까지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으로 길면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더해질 경우 사망 위험이 78%까지 껑충 뛰었다.연구진은 “이러한 성별 차이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성호르몬을 포함한 호르몬 조절, 여성에서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및 돌봄 부담, 남성에서의 수면무호흡증과 장시간 근로와 같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썼다.연령별 분석에선 40~49에서 단시간 수면이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60세 이상 노년층은 장시간 수면의 부작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불충분하거나 과도한 수면 시간, 낮은 수면의 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심혈관 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연구진은 7~8시간 수면에서 벗어나는 경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며 매일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가장 건강한 사람이 즐기는 운동인 마라톤이나 울트라마라톤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뉴욕 타임스의 1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소재 이노바 샤르 암 연구소(Inova Schar Cancer Institute)의 종양학자인 티머시 캐넌(Timothy Cannon) 박사는 겉보기엔 완벽하게 건강한 세 명의 젊은 달리기 애호가가 대장암에 걸린 사례를 겪고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셋 중 두 명은 정기적으로 160km 울트라마라톤을 뛰었고, 다른 한 명은 1년 간 하프 마라톤을 13번 완주했다. 하지만 이들이 캐넌 박사를 찾아왔을 땐 모두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이들은 가족력 같은 위험 요인이 없었고, 최연장자가 40세일 정도로 젊었다. 극단적인 달리기가 대장암 발병에 일조했을 것으로 의심한 그는 연구소 동료들과 함께 35~50세의 마라톤·울트라마라톤 애호가 100명을 모집해 집중 탐구했다. 연구개요참가자들은 평균 나이 42세, 여성 55%, 마라톤 풀코스를 최소 5회 또는 울트라마라톤을 최소 2회 완주했다. 평소에도 매주 32~64km를 달렸다.대장암 관련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구진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참가자들의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식습관과 장거리 달리기 패턴 등을 조사했다.놀라운 연구결과연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참가자의 절반 가까이에서 샘종(과거 용어는 선종. 샘세포가 증식하여 생기는 종양으로 악성은 암으로 변환)이 발견되었고, 15%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진행성 샘종을 가지고 있었다. 이 수치는 일반 인구 중 40대 후반에서 보고되는 진행성 샘종 발생률(4.5~6%)보다 훨씬 높았으며, 대장암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알래스카 원주민(12%)보다도 높았다. 진행성 샘종을 앓는 사람의 과반이 암의 위험 신호인 직장 출혈을 보고 했다.연구 결과는 올해 초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회의에서 발표되었으며, 아직 정식 동료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았다. 저자들 역시 이번 연구가 장거리 달리기가 대장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마라톤이 대장암 유발한다면 어떻게?만약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장거리 달리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위장 장애를 겪었을 수 있다. ‘러너스 트롯’(runner’s trots) 또는 ‘러너스 다이어리아’(runner’s diarrhea)라고 한다. 속된 말로 ‘급똥’이 찾아오는 현상이다.이는 장으로 가는 혈류가 다리 근육으로 우선 공급되면서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허혈성 대장염(ischemic colitis) 때문일 수 있다. 세포가 산소 부족으로 손상·부종을 겪지만 보통은 자연적으로 회복한다.하나의 가설은, 반복적인 세포 손상과 회복 과정에서 만성 염증이 생기고, 이때 돌연변이가 축적되어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허혈성 대장염 환자가 대장암에 더 잘 걸린다는 증거는 없다.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달리기 중 에너지 보충을 위해 에너지 바와 젤 등 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한다고 밝혔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은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연구의 의미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우리가 아는 한 최초로, 운동 유발 장 스트레스(특히 장거리 달리기로 인한 장 허혈)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를 직접 탐구한 전향적 연구”라며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극한 지구력 운동이 대장암의 의미 있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다.이 연구는 50세 미만 젊은 성인 사이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젊은 층에서 대장암이 늘어나는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신체 활동 부족과 비만 증가가 흔히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캐넌 박사가 본 매우 건강하고 날씬한 환자들과는 맞지 않았다.“운동이 부족한 게 훨씬 큰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운동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캐넌 박사가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2010년 뉴욕 마라톤 출전 경력이 있는 캐넌 박사는 “하지만 제 환자들과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극단적인 운동이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믿게 된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달리기 도중 복통, 묽은 변, 혈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극한 달리기 후유증이 아니라 대장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달리기 접고 다른 운동하는 게 맞을까?이번 연구결과를 접하고 “달리기를 멀리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결론은 “아니다”이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심혈관 질환 예방뿐 아니라 최소 8종류 이상의 암 위험을 낮추는 등 수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평균적인 사람에게는 운동의 이득이 잠재적 위험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사람들에게 달리기를 멈추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달리라고 하겠다. 다만, 자기 몸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점을 이 연구는 강조한다”라고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에릭 크리스텐슨 박사가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연구자들은 “혈변, 직장 출혈과 같은 대장암 경고 징후를 경험하는 젊은 장거리 달리기 애호가들은 반드시 검진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압이 오른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순히 신장(콩팥)과 혈관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뇌 속 염증 반응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 고염식이 뇌 염증을 유발하여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것이다.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맥길 대학교 생리학과의 마샤 프라거-쿠토르스키(Masha Prager-Khoutorsky)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혈압이 뇌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이며, 뇌를 겨냥한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어준다”라고 말했다.고혈압, ‘침묵의 살인자’연구진에 따르면, 고혈압은 60세 이상 인구의 3분의 2에 영향을 미치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명이 고혈압 합병증으로 숨진다.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하지만, 심장병·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환자 3분의 1은 표준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고혈압은 신장과 혈관에서 시작된다는 게 정설로 여겨지기 때문에 치료는 대개 이곳을 표적으로 삼는다.소금과 신장과 혈압의 관계를 거칠게 설명하면 이렇다.소금(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올라간다. 몸은 이를 희석하려고 수분 섭취를 늘린다. 동일 부피의 혈관에 더 많은 혈액이 흐르면 혈압이 올라간다. 신장은 몸 속 나트륨과 물의 균형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소금 과다 섭취 시 신장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과다 섭취가 지속되면 신장이 제 기능을 다 하기 어렵다. 그 결과 나트륨과 수분이 몸속에 쌓이고 혈압은 더 높아진다.짠 음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연구팀은 쥐에게 사람들의 식습관과 유사한 2% 소금물이 포함된 식단을 제공했다. 이는 햄·베이컨·라면·가공 치즈 같은 고염식에 해당한다.그 결과 특정 뇌 부위에서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염증이 생기고,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해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바소프레신 호르몬은 체 내 수분량을 조절하고 혈관 수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우리 몸이 탈수 상태가 되면 신장에서 물을 재흡수 하도록 신호를 보내 소변이 농축되고 소변량이 감소한다. 또한 혈관의 수축을 조절하여 혈압을 상승시키는 역할도 한다.연구진은 최신 뇌 영상 기술 덕분에 고염식 후 뇌에 염증이 발생하고, 바소프레신 호르몬 급증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쥐(Rat)로 연구한 이유연구진은 흔히 사용하는 생쥐(mouse)가 아니라 쥐(rat)를 실험에 사용다. 덩치(성체 기준 최대 1㎏까지 성장)가 훨씬 더 크고 뇌 과학 등에 자주 활용하는 쥐가 사람과 거의 비슷하게 소금과 수분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의 의미이번 결과는 특히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연구진은 앞으로 다른 유형의 고혈압에서도 비슷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연구 결과는 뇌 과학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연구 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70세 이전 청력손실이 있는 사람이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향후 20년 안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보청기 미사용자보다 61%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텍사스 대학교 보건과학센터(샌안토니오) 글렌 빅스 알츠하이머병·신경퇴행성질환 연구소 릴리 프랜시스 박사 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에 게재됐다.연구 팀은 매사추세츠 주 프레이밍엄 주민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CVD) 위험요인을 장기 추적하는 프레이밍엄심장연구(FHS)의 원조(부모) 코호트와 2세대(자녀) 코호트 참가자 2953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기초평가 시점에서 모두 60세 이상이었으며 치매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원조 코호트는 1977~1979년, 자녀 코호트는 1995~1998년에 귀에 소리를 들려주는 순음 청력검사를 받았고, 상태가 더 좋은 쪽 귀의 평균 청력역치(들을 수 있는 범위의 데시벨)가 26㏈ 이상인 경우 청력손실로 분류했다. 이후 최장 20년 동안 참가자들을 추적해 치매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추적기간에 치매진단을 받은 사람은 583명(19.7%), 이 중 245명(42%)이 청력검사 당시 70세 미만이었다.분석결과 청력검사 당시 70세 미만이고 청력손실 진단 후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발생 위험이 6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연령대에서 청력손실이 없는 사람들은 청력손실 후에도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발생 위험이 29% 낮았다.이러한 연관성은 연령, 성별, 혈관 위험요인, 교육수준을 보정한 뒤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되었다.반면, 기초 청력평가 시점에서 70세 이상인 사람들에서는 보청기사용과 치매위험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이 연구는 큰 표본 규모, 표준화된 청력평가, 장기 추적조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보청기 사용여부를 자가보고 방식으로 단 한번만 확인했고, 사용기간과 지속성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 했으며, 청력손실에 대한 조기개입이 나이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청력손실 정도가 덜한 단계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아울러 보청기 사용자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더 좋았을 가능성이 있어, 이 역시 보청기 사용과 무관하게 치매위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특히 중등도 이상의 청력손실 고령자 중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이 17%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력손실이 나타날 경우 최대한 빠르게 보청기를 사용함으로써 치매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보청기 착용이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이뿐만이 아니다.지난 2023년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자들이 청력손실 후 보청기를 사용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인지기능 저하율을 3년간 비교한 결과, 보청기 착용 그룹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48%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청력손실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신경퇴행에 따른 단순한 증상인지 아니면 이러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관련 연구 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안경이나 렌즈가 불편해 라식(LASIK)이나 라섹(LASEK)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수술은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을 맺게 하는 역할을 하는 각막을 ‘성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레이저로 표면을 깎거나(라섹), 각막 표면을 칼이나 레이저로 잘라 들어 올린 후 밑 부분을 조정해 덮는(라식) 방식이다. 덕분에 시력을 교정할 수 있지만, 각막을 절개한다는 점에서 부작용과 구조적 불안정성 우려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최근 미국 연구진이 새로운 시력 교정술을 제안했다. 기존 방법과 가장 큰 차이는 절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칼이나 레이저 없이, 아주 약한 전기 신호만으로 각막의 모양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이다. ‘전기기계적 재형성(Electromechanical Reshaping·EMR)’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말 그대로 전기를 흘려 조직을 말랑하게 만들어 원하는 모양으로 바꾼 뒤 다시 굳히는 원리다.그 비밀은 pH(물질의 산성과 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변화에 있다. 각막을 포함해 우리 몸의 콜라겐 함유 조직들은 서로 반대 전하를 띤 분자들 사이의 잡아당기는 힘(인력)으로 형태를 유지한다. 콜라게 함유 조직은 많은 수분을 품고 있다. 그래서 전위(전기적 위치에너지)를 가하면 조직 주변이 순간적으로 산성(pH가 낮아진 상태) 으로 변한다. 이로 인해 서로 극성이 다른 전하 사이에 잡아당기는 힘이 약해지면서 조직이 부드럽게 변해 쉽게 모양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후 전위를 제거하면 pH가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다시 단단히 굳는다.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특수 제작한 백금 전극 렌즈를 토끼 눈에 올려 실험했다. 렌즈는 ‘교정된 각막 곡률’을 미리 설계해 놓은 틀이었고, 여기에 미세한 전기신호를 가하자 단 1분 만에 각막이 렌즈 모양대로 바뀌었다. 즉, 레이저로 깎지 않고도 각막 성형에 성공한 것이다.실험 결과, 근시 교정을 테스트한 토끼 눈 10개 모두에서 목표한 시력 보정 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pH 변화를 정밀하게 조절한 덕에 안구 세포 손상도 난타나지 않아 안전성 가능성 또한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나중에는 근시, 원시, 난시 교정뿐 아니라 화학적 원인으로 발병하는 각막 혼탁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아직 초기 단계라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많은 추가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임상에 성공한다면, 라식이나 라섹처럼 절개하거나 조직을 깎아내지 않아, 훨씬 간단하고 저렴하게 시력을 교정하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이번 연구는 옥시덴탈 칼리지(Occidental College)의 화학자 마이클 힐 교수와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의과대학의 외과의사 브라이언 웡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지난 17일(현지시각) 개막해 21일까지 열리는 미국화학회(ACS) 2025년 가을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네 쌍둥이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여성이 다섯 쌍둥이를 낳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미국 텍사스 엘패소에 사는 테레사 트로이아(36)는 얼마 전 첫 출산에서 동화같은 특별한 축복을 받았다. 세 명의 남자 형제와 함께 자란 트로이아에게 ‘여러 명의 동기가 함께하는 삶’은 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그녀는 다섯 아이와 함께 그 경험을 다시 이어가게 되었다.트로이아는 “처음엔 너무 벅차고 두렵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엄마가 된 꿈을 이루게 되어 행복하다”고 ABC뉴스에 말했다. 트로이아는 10년 전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그녀는 이번 출산을 통해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우리를 키웠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그녀는 다섯 쌍둥이를 자연 임신했으며, 임신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다고 밝혔다. “입덧도 없었고, 이상한 음식 욕구도 없었어요. 부기도 없었으니 정말 운이 좋았죠.”올 초 다섯 명의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지난 6월 3일 제왕절개로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다섯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6000만분의 1로 알려졌다.카일라 로즈, 조지프 앤서니, 잭슨 토머스, 비비아나 릴리, 이사벨라 지아나라는 이름을 붙여준 아이들 중 비비아나와 이사벨라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반을 공유했지만 양막은 각각 따로 존재한 단일융모막-이양막 쌍둥이다. 아기들은 28주 만에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10주가 지난 현재 세 명은 이미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퇴원해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 트로이아는 “아이들을 안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새삼 느낀다”며 “앞으로 다섯 쌍둥이와 함께할 미래가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위암 원인 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서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이 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위장과 간(Gut and Liver)에 게재됐다고 18일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흔한 세균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16세 이상에서의 유병률은 44%로, 최근 연구에서는 이 세균이 전신 염증 반응을 통해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헬리코박터균이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연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20년(평균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제균에 성공한 그룹(730명)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24.5%로 집계됐다. 이는 제균 치료를 하지 않은 그룹(116명)의 34.5%보다 낮았다. 위험 감소 효과는 약 29%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참가자에서 제균 치료의 예방 효과가 더욱 뚜렷했으며, 50세 이상의 여성 참가자에게서 가장 높은 효과가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제균 치료 여부와 골다공증 예방 사이의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골절되는 질환으로, 국내 50세 이상 여성의 37.3%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고령자의 사망률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증가 시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관리가 위장관질환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까지 기여한다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특히 폐경기를 맞아 골밀도가 낮아진 여성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강한 산성 환경에서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특이한 균주로 이 균이 생존 및 정착하는 과정에서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유발해 소화성 궤양, 위말트림프종, 위암 등을 일으킨다.제균 치료는 대개 항생제와 위산분비억제를 섞어 1~2주간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제균 성공율은 70~80%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성의 혈관 노화를 5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성 감염자도 영향을 약간 받지만 통계적으론 무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저 뻣뻣해진다. 혈관이 경직된 사람은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유럽심장학회(ESC)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강조했다.다국적 연구진을 이끈 프랑스 파리 시테 대학교((Université Paris Cité)) 로사 마리아 브루노(Rosa Maria Bruno) 교수는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혈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확인 됐다. 우리는 이것이 ‘조기 혈관 노화(early vascular aging)’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즉, 실제 나이보다 혈관이 더 늙어 심장질환에 더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누가 이런 위험에 놓이는지를 조기에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연구개요이번 연구는 2020년 9월~2022년 2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호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16개국에서 모집한 2390명을 대상으로 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 미감염, 감염됐지만 미입원, 감염 후 일반병동 입원, 감염후 중환자실 치료로 분류했다.연구진은 경동맥(목)-대퇴동맥(다리) 사이로 혈압 파동이 이동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경동맥 대퇴부 맥파 속도(carotid-femoral pulse wave velocity·PWV)를 측정해 혈관 나이를 추산했다. PWV는 수치가 높을수록 혈관은 더 뻣뻣하며, 혈관 나이도 실제 나이보다 많은 것으로 간주한다. 측정은 감염 6개월 후, 그리고 12개월 후 두 차례 이루어졌다.주요 결과▪코로나19에 걸린 모든 사람(가벼운 감염 포함)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혈관이 더 뻣뻣했다.▪그 효과는 여성에서 더 두드러졌으며, 숨가쁨·피로 같은 롱코비드(Long COVID·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에게서 강했다.▪여성의 경우 입원하지 않은 사람은 PWV가 비감염자보다 평균 0.55m/s 증가했고, 일반 병동 입원자는 0.60m/s, 집중치료실 입원자는 1.09m/s 증가했다.▪연구진은 약 0.5 m/s의 증가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며, 이는 약 5년 노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60세 여성에게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3% 증가하는 효과를 갖는다. PWV가 1m/s 이상 증가하면 혈관 노화는 약 7.5년, 심혈관 질환 위험은 5.5%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보다 혈관이 덜 뻣뻣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19관련 혈관 노화는 안정화하거나 약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왜 여성이 더 취약할까?브르노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혈관 내피에 존재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를 이용해 세포에 침투한다. 이 과정이 혈관 기능장애와 조기 노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감염 방어에 관여하는 체내 염증 반응과 면역 반응도 영향을 준다.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면역 시스템에서 비롯될 수 있다. 여성은 더 빠르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초기 감염 이후에는 혈관 손상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예방과 치료 가능성브루노 교수는 “혈관 노화는 측정이 간단하며, 생활습관 개선, 혈압 강하제,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 널리 사용되는 치료로 관리할 수 있다”며 “조기 혈관 노화가 나타난 사람들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연구진은 향후 수년간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하며, 이번에 발견된 조기 혈관 노화가 실제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academic.oup.com/eurheartj/advance-article/doi/10.1093/eurheartj/ehaf430/8236450?login=false#google_vignette)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아침에 한 번 양치를 한다면, 식사 전과 후 언제가 더 효과적일까. 오래된 논쟁이다. 두 명의 치과 전문의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놨다.아침식사 전·후 언제 양치하는 게 좋을까?아침 식사를 한다는 가정 하에 한 번만 양치를 한다면, 식사 전에 하는 게 좋다고 치의학 박사인 안잘리 라즈팔(Anjali Rajpal) 베벌리힐스 덴탈 아츠 창립자와 미국 신경(근관)치료 치의사 협회 스티븐 J. 카츠((Steven J. Katz) 회장이 건강 전문지 우먼스 헬스에 말했다.카츠 박사는 “아침 양치는 입 냄새 제거뿐만 아니라, 밤새 쌓인 플라크와 세균을 제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세균을 씻어내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이라면 건조로 인해 세균과 플라크가 더 쉽게 쌓여 아침 양치가 더욱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라즈팔 박사는 “아침 양치를 하면 불소,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칼슘 인산염 등 치약 속 광물이 치아에 보호막을 형성해, 아침 식사 중 산성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해준다”라고 설명했다.아침식사 후에도 양치해야 할까?식사 후 양치를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라즈팔 박사는 “뿌리가 드러난 치아, 얇은 법랑질, 민감성 치아를 가진 경우 식후 잦은 양치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치과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나 주스처럼 산성 음료를 마신 직후에는 30분 정도 기다린 뒤 양치하는 것이 권장된다. “산성에 노출된 직후 법랑질이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지는데, 너무 빨리 양치하면 오히려 손상될 수 있다”라고 라즈팔 박사는 경고했다.점심식사 후 양치, 하는 게 나을까?라즈팔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충치와 잇몸병 위험이 높은 사람, 끈적이거나 당분·산성이 많은 음식 섭취 후, 교정 장치 착용한 경우, 혹은 장시간 양치를 못 하는 상황(외근이나 야근)이라면 점심 양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양치 제대로 하는 방법-치실 먼저 사용하기: 카츠 박사는 “양치 전 치실을 쓰면 치아 사이 플라크 제거율이 높고, 불소가 더 잘 침투한다”라고 말한다. 불소는 치아 맨 바깥쪽 법랑질을 강화해 충치균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최소 2분간 양치하기: 많은 사람이 1분 안에 양치를 끝낸다. 하지만 모든 치아 표면을 제대로 닦으려면 2분은 필요하다. -칫솔은 45도 각도: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선을 닦을 수 있도록 칫솔을 잇몸 쪽으로 45도 각도로 기울여야 한다. 치아에 평평하게 칫솔을 대면 플라크가 맨 처음 생기는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곳을 깨끗하게 닦을 수 없다. 혀 닦는 것도 잊지 마시길.-만약 아침 식사 후 양치질을 하고 싶지만 잇몸 조직을 줄어드는 잇몸 퇴축, 법랑질 마모, 시림증 발현이 걱정된다면 자극 없는 천연 또는 무알코올 구강 청결제로 헹구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라즈팔 박사가 조언했다.-양치후 바로 물로 헹구지 말 것: 거품만 뱉어내고 물을 한동안 멀리하면 불소를 포함해 치약에 포함된 유익한 성분이 치아에 더 오래 남아 법랑질을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운동이 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적당히 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이 해도 너무 적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1만 7000명 가까운 성인의 활동량과 뇌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과 ‘극단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 모두, 활동량이 적당한 사람에 비해 뇌가 더 빨리 늙는 경향을 보였다. 운동량과 뇌 건강 사이에 ‘U자형’ 관계가 나타난 것. 바꿔말해 양 극단이 아니라 중간 지점에서 가장 큰 뇌 건강 개선 효과를 보였다.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운동은 많이 할수록 뇌에 좋다”는 기존 통념에 도전한다. 앉아서 보내는 생활습관이 인지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과도한 운동 역시 다른 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어떻게 연구 했나?연구진은 세계 최대 규모의 건강·의학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활용했다. 37~73세 성인 1만6972명의 활동량과 뇌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의 나이 중앙값은 62세, 성별은 여성이 약 55%였다.중국 항저우사범대학교(Hangzhou Normal University) 연구진은 ‘LightGBM’이라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뇌의 노화 정도를 평가했다. 앞서 참가자들은 1주일간 활동량계(피트니스 트래커)를 착용해 가벼운 활동(느린 걷기)부터 격렬한 운동(달리기 등 고강도 운동)까지 모든 신체 활동을 측정했다.뇌 건강에 좋은 ‘직정 운동량’분석 결과, 신체활동 강도와 뇌 연령 차이 사이에 U자형 패턴이 나타났다. 즉, 너무 낮거나 높은 신체 활동 수준 모두 뇌 노화와 관련이 있었다. 반면 적당한 신체활동을 하는 경우 뇌가 가장 젊게 유지됐다.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뇌 건강에 좋은 적당한 운동량(중앙값 기준 주간 활동량)은 다음과 같다.-주당 34시간의 가벼운 활동(천천히 걷기 등)-주당 7.7시간의 중간강도 활동(빠르게 걷기 등)-주당 약 20분의 고강도 활동(달리기, 격렬한 스포츠 등)이 보다 훨씬 더 많이 운동하는 상위 25%와 훨씬 적게 활동하는 하위 25%에 속한 사람들은 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준이었다.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뇌 노화는 치매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너무 적거나 많은 운동이 뇌에 나쁜 이유정확한 생물학적 작용 기전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연구진은 다음과 같이 추측한다.-운동부족: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산소와 영양 공급이 감소하며, 뇌세포 성장과 유지에 필수적인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생산량이 줄어든다.-운동 과다: 지나친 운동은 뇌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유발해 뇌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뇌 노화, 인지 기능과 연관당연하게도 뇌 노화는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었다. 뇌가 더 늙은 것으로 평가된 사람일수록 인지 테스트 성적이 낮고 치매와 우울증 같은 뇌 질환 위험이 높았다.적당한 신체 활동을 유지해 뇌가 가장 젊은 참가자들은 뇌의 백질(뇌신경 연결망) 손상이 적고, 기억과 사고에 중요한 뇌 부위(미상핵, 조가비핵)의 부피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반면 활동량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그룹은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패턴의 뇌 구조 변화를 보였다.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뇌 건강 운동법이번 연구는 “운동량을 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운동부족 상태다.(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운동 권장) ‘과도한 운동’이란 평균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활동을 하는 최상위 그룹에 해당한다. 다만 주말에 몰아서 하는 ‘주말 운동 전사’라면, 주중에 운동량을 분산하는 게 뇌 건강에 유리할 수 있다.주간 기준 적당한 활동이란 -주 5일 하루 30분 정도 중간 강도 운동(빠르게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 등)-주 1~2회 근력 운동 또는 인터벌 훈련-일상 속 활동 늘리기(계단 이용하기, 식사 후 주변 산책 등)를 예로 들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spj.science.org/doi/10.34133/hds.0257)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튼튼한 치아는 예로부터 오복(五福) 중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씹고 뜯고 맛보는 즐거움’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치아 건강을 지키는 핵심 재료가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머리카락·피부·양모 등에 존재하는 케라틴(keratin)이 치아 표면의 법랑질(치아를 덮는 단단한 보호층)을 재생하고 초기 충치의 진행을 막을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법랑질은 산성 음식·음료, 잘못된 양치 습관, 딱딱한 음식 씹기, 노화 등으로 마모·손상 된다. 법랑질이 망가지면 그 안쪽의 상아질(신경을 감싸는 층)이 노출돼 통증과 민감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치아 상실로 이어진다. 불소 함유 치약은 마모 속도를 늦추지만, 이미 손상된 법랑질을 복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케라틴 기반 치료는 마모를 완전히 멈추는 것은 물론 일부 회복도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연구개요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양모에서 케라틴을 추출해 치아 표면에 바른 뒤, 침 속 무기질과 반응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천연 법랑질과 구조·기능이 동일한 결정 구조가 형성됐다. 이 구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칼슘과 인산 이온을 끌어들여, 법랑질과 유사한 단단한 코팅층을 성장시켰다.케라틴은 치아 민감증의 원인인 노출된 미세 신경 통로를 막아 증상을 완화할 뿐 아니라, 치아의 구조적 회복까지 가능하게 한다. 연구진은 향후 케라틴을 치약이나 젤·바니시(집중 치료용 코팅제)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상 적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빠르면 2~3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1저자인 사라 가메아(Sara Gamea) 박사과정 연구원은 “케라틴은 기존 치과 치료를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며 “머리카락·피부 같은 생물학적 폐기물에서 지속 가능하게 얻을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기존 플라스틱 수지(레진)보다 안전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교신저자인 셰리프 엘샤르카위(Sherif Elsharkawy) 치과보철과 교수는 “법랑질은 한 번 손실되면 재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증상만 치료하는 것을 넘어, 인체 고유의 물질을 이용해 생물학적 기능 자체를 복원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향후 추가적인 개발과 산업계와의 올바른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머리카락 같은 단순한 생체 재료로 더 튼튼하고 건강한 치아를 만드는 날이 머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안에 제품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관련 연구 논문 주소: https://advanced.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hm.202502465)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호수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fowleri)에 감염된 사례가 공개됐다.미국 미주리 주 오자크 호수 주립공원( Lake of the Ozarks)에서 며칠 간 수상스키를 탄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 돼 병원에 입원했다고 CBS뉴스가 주 보건당국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환자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환자가 호수에서 수상스키를 즐긴 지 며칠 만에 증상이 나타났으며, 현재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은 희귀 질환이다. 미국의 경우 1962년부터 2024년까지 62년 동안 167건 만이 보고 돼 연 평균 2.7건 꼴이다. 하지만 올해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 3건이다. 지난 6월초 텍사스의 한 캠핑장에서 끓이지 않은 수돗물로 코를 세척한 71세 여성이 PAM으로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12세 소년이 호수에서 수영을 한 후 아메바에 감염 돼 숨졌다.뇌 먹는 아메바 란?파울러자유아메바는 담수호, 강, 온천 등 따뜻한 민물이나 흙에 서식하는 단세포 생물로, 현미경을 사용해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생물이다. 호수나 강, 온천 등 민물에서 수영이나 이번처럼 수상스키와 같은 레저 활동을 할 때 드물게 아메바가 코로 들어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할 수 있다.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에 아메바가 섞인 물을 넣어 사용하다 감염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감염된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서는 전파가 안 된다.지구 온난화 탓, 점차 북상전 세계 PAM 감염 사례의 85%는 기온이 높은 계절에 발생한다. 뇌 먹는 아메바는 섭씨 30~46도 사이의 따뜻한 물에서 잘 번식한다. 기후 변화와 온도 상승이 감염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5월 발표한 연구는 “기후 변화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북쪽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기존에 감염 사례가 없었던 지역에서도 PAM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환경공학 교수인 윤 쉔 (Yun Shen)은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의학적 위협”이라며 “기온이 올라갈수록 아메바가 살아남기 쉬워지고, 사람들도 더 자주 물놀이를 하게 되면서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과학 전문 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말했다.지금껏 약 40개국에서 PAM 감염 사례가 보고 됐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국내의 경우 태국에서 감염 된 후 귀국해 숨진 사례가 유일하다.100명 중 단 2명꼴로 살아남아감염 후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머리를 앞으로 굽힐 수 없는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전 세계적으로는 2023년 기준 381명이 감염돼 8명만 생존했다. 치명률이 98%에 이른다.뇌 먹는 아메바 예방법뇌 먹는 아메바 예방법은 단순하다. 아메바가 섞인 물이 코를 통해 뇌로 유입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담수에 뛰어들거나 다이빙할 때는 코를 잡거나 코 클립을 착용하고, △온천에서는 항상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아메바는 물이 얕은 곳에 서식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바닥을 파지 말고, △코를 세척할 때는 증류수나 끓인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염소로 소독한 수영장이나 바닷물은 뇌 먹는 아메바가 서식하기 어려워 감염 위험이 없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학력 상승이 혼인율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학 졸업장이 결혼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결혼 확률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결혼한 경우에는 혼인 관계를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 안군원 박사(고용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존 V. 윈터스 교수가 공동 수행했으며,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어떻게 연구했나연구진은 2006~2019년 미국 인구조사국의 ‘미국 지역사회 조사(ACS)’ 자료를 활용해 백인(히스패닉 제외) 수백만 명의 결혼 상태와 학력을 분석했다. 특히 교육과 결혼의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위해 ‘도구변수법(IV)’을 사용했다.일반 통계분석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성격·가치관·가족 배경 같은 숨겨진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같은 주(州), 같은 출생연도, 같은 조상 배경 집단의 평균 어머니 학력을 대리 변수로 삼았다. 이 변수는 자녀 학력에는 강한 영향을 주지만, 자녀의 결혼 여부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어, 순수한 교육 효과를 추정하는 데 적합하다.■ 무엇을 발견했나연구결과 25~34세에선 교육기간이 1년 늘어날 때 결혼 확률이 약 4%포인트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반면 45~54세에선 현재 결혼 상태에 교육수준이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표면적으로는 교육이 결혼 시기만 늦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혼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와 결혼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미혼’ 비율은 증가했지만, 결혼한 사람의 경우 40~50대에 이혼·별거·사별 확률은 낮아졌다. 이 두 효과가 상쇄돼 중년층의 현재 결혼률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또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동일하게 학사학위 이상을 가진 배우자와 결혼할 가능성이 커져, ‘긍정적 동질혼(positive assortative mating)’ 경향이 뚜렷했다. 경제적 독립 가능성도 높아져 과거처럼 결혼이 생계유지의 필수조건이 아니게 되는 점도 결혼 연기나 비혼 선택을 늘리는 요인으로 보인다.■ 성별 차이 없음교육이 결혼에 미치는 부정적·긍정적 효과 모두 남녀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는 교육이 주로 여성의 결혼 시장에만 영향을 준다고 보던 과거 일부 이론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결론 및 함의연구진은 “혼인율 변화는 시대별 개인의 선호와 환경 변화를 반영한다”며 “교육과 결혼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두 결정으로, 이번 연구는 교육이 결혼 결과에 인과적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라고 밝혔다.다만, 미국 사회에 대한 분석이기에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안 박사는 “한국과 미국의 사회·경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학력 상승이 결혼 시기와 형태를 바꾸는 방향은 비슷할 것”이라고 동아닷컴에 전했다.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이 70% 이상으로 미국(약 60%)보다 높다. 혼인율 저하는 출산율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모든 남성이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점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그만큼 사회진출이 늦어져 경제적 문제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혼인율을 높이는 여러가지 해법과 관련해 안 박사는 “젊은 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정책 도입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9645292.2025.2507178#d1e1930)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무정자증 환자의 정액 샘플에서 숨은 정자 3개를 찾아내 18년 만에 인공수정에 성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 한 미국인 남성이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 챗지피티(ChatGPT)가 제시한 대안을 따르다 정신질환에 걸린 일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에는 최근 60세 남성이 챗지피티와 건강 문제를 상담한 후 ‘브롬 중독증’을 앓은 사례가 게재됐다.보고서에 따르면, 이 정신 질환은 20세기 초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며 당시 정신과 입원 환자 10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이 남성은 염화나트륨(먹는 소금의 주성분)의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글을 읽은 후 식단에서 이를 제거하기 위해 챗지피티에 조언을 구했다. 이후 3개월 동안 브롬화나트륨(sodium bromide)을 섭취했다고 의사들에게 말했다.그는 ‘염화물을 브롬화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세척과 같은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챗지피티의 설명을 읽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롬화나트륨은 20세기 초반에 진정제로 사용한 바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브롬에 중독 돼 병원을 찾은 남성은 이웃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고 주장했으며 먹을 수 있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엄격히 구분해 섭취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방문한 날 갈증을 느꼈음에도 제공된 물을 의심해 선뜻 마시지 않았다. 그는 입원 후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병원을 탈출하려 했다. 이후 강제입원 조치 되어 정신병 치료를 받았다. 환자가 안정을 되찾자 얼굴 여드름, 과도한 갈증, 불면증과 같은 브롬중독을 시사하는 여러 증상이 나타났다고 저자들은 썼다.브롬화물은 과거 진정제, 항경련제, 수면제 등에 널리 사용했다. 그러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체내에 축적 돼 신경 기능을 손상하여 브롬중독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신병, 초조, 조증, 망상 등의 신경정신과적 증상뿐만 아니라 기억력, 사고력, 근육 조절 능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시애틀 소재 워싱턴 대학교 연구진은 이 사례에 대해 “인공지능 사용이 예방 가능한 건강 부작용 발생에 어떻게 일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실제 챗지피티 대화 기록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받은 정확한 조언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이 직접 챗지피티에 염화물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물었을 때 마찬가지로 브롬화물이 포함된 답변을 받았으며, 구체적인 건강 경고나 질문의 의도를 묻는 과정은 없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전문 의료인은 이런 경우 반드시 이유를 물어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논문 저자들은 챗지피티를 포함한 인공지능 앱이 과학적 부정확성을 초래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비판적 능력이 부족하며, 궁극적으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관련 보고서 주소: https://www.acpjournals.org/doi/epdf/10.7326/aimcc.2024.1260)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같은 육류를 끊고 채식 중심 식단을 따르면 치명적인 암 발병 위험을 최대 4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약 8만 명을 8년간 추적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육류를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전반적인 암 발병률이 12% 낮았다. 흑색종(피부암), 갑상선암, 난소암, 췌장암, 위암, 림프종 등의 ‘중간 빈도 암’ 발병 위험은 18% 감소했다. 채식 식단은 특정 암 위험을 줄이는 데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발병률은 최대 45%, 림프종 위험은 25%까지 줄었다. 최근 50세 이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급증한 대장암 또한 채식을 유지하면 21%까지 감소했다.연구진은 채식주의 식단을 세 가지 범주로 정의했다.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비건(vegan), 고기나 생선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과 계란은 섭취하는 락토-오보 베지터리언(Lacto-Ovo Vegetarian), 그리고 고기는 피하지만 일부 해산물을 먹는 페스카테리언(pescatarian)이다.(페스카테리언 중 일부는 유제품·계란을 함께 섭취하는 데, 이들은 페스코-락토-오보로 부른다)세 가지 채식주의 그룹 중 비건은 전반적인 암 발병 위험 감소율이 24%로 가장 컸다. 특히 젊은 남녀 비건은 전립선암과 유방암 발병 위험이 각각 43%와 31%로 특히 낮았다. 연구진은 “우유 섭취가 두 암 모두와 비교적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비건의 ‘중간 빈도 암’ 발병 위험 역시 육류 섭취 그룹에 비해 23% 낮았다.이밖에 락토-오보 베지터리언은 혈액암 위험이, 페스카테리언은 대장암 발병률이 더 낮았다.반면 일부 암 종(種)은 식물성 식단과 거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신경계 암, 자궁암, 골수성 혈액암 등이 포함된다.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로마린다 대학교(Loma Linda University) 과학자들이 북미 지역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했다.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육류를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음주와 흡연을 덜 했으며, 운동량이 약간 더 많았다. 그 결과 채식주의자들은 대체로 더 날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요인을 보정했지만, 생활습관의 차이가 암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체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암 발병 증가와 관련해 “소화기계는 식물성 식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 기관 중 하나”라며 “이는 음식과 그 분해산물, 장내 세균의 대사산물이 직접 접촉하기 때문이다. 대장암과 위암에서 보호 효과가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공육은 이 두 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위암의 경우 감귤류 과일, 구이·바비큐 조리된 생선·육류, 채소 섭취가 보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관련 연구 논문 주소: https://ajcn.nutrition.org/article/S0002-9165(25)00328-4/fulltext)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테니스 전설’ 모니카 셀레스(Monica Seles·51)가 3년 전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진단을 받았다고 뒤늦게 털어놨다.셀레스는 오는 24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 대회 US오픈을 앞두고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진단 결과를 알리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중증 근무력증은 일반인에 매우 낮선 질환이다. 지난달 말 방영을 시작한 럭비 소재 드라마 ‘트라이’에서 괴짜 감독 주가람(윤계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설정 돼 그나마 조금 알려졌다. 주가람이 다리가 풀려 제대로 걷지 못 하고 학교 복도에 쓰러지는 장면이 이 병의 증세를 어렴풋하게나마 알려준다.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중증 근무력증은 전 세계 인구 10만 명당 약 20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신경근 자가면역 질환이다. 그러나 “가벼운 증상의 경우 본인이 병이 있는 줄 모를 수 있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클리닉 측은 덧붙였다. 그랜드슬램 9회 우승과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 헌액 경력을 가진 셀레스는 “진단을 받아들이고 공개적으로 말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 병은 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중증 근무력증, 증상셀레스는 팔과 다리의 힘이 약해지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 원인을 알기 위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았다고 말했다.“(가르치는)아이들이나 가족과 공을 치는데 공을 놓치곤 했어요. ‘공이 두 개로 보이네’라고 생각했죠. 이런 증상은 무시할 수 없어요.” 그녀는 심지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불어내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중증 근무력증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눈 주위에 많이 나타난다. 안검하수(눈꺼풀 처짐)와 복시 등이 대표적이다. 말을 하려고 하는데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음식을 삼킬 때 잘 넘어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고, 얼굴 근육이 약화되며 피로를 쉽게 호소한다. 심하면 팔다리의 힘이 빠지면서 잘 넘어지는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 호흡 곤란, 호흡근 마비와 같은 치명적인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이 질환은 신체 활동을 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휴식을 취하면 근력이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악화한다.중증 근무력증의 원인자가면역성 중증 근무력증은 면역 체계가 잘못 작동해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흉선(thymus gland) 내 일부 면역 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실제 위협과, 몸의 건강한 성분을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 따르면, 이 질환은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40세 이하 여성과 60세 이상 남성에서 더 흔하다.치료현재 중증 근무력증의 완치법은 없지만,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치료 방법에는 약물 치료, 흉선 제거 수술, 생활습관 조정 등이 포함된다.과거에는 중증 근무력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다. 그러나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셀레스는 이제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고, 이번 건강 문제를 인생에서 적응이 필요한 또 다른 단계 중 하나로 표현했다.“테니스 용어로 말하자면, 저는 몇 번 ‘리셋(reset)’—정확히는 ‘하드 리셋(hard reset)’—을 해야 했던 것 같아요”라고 셀레스가 말했다.“제 첫 번째 하드 리셋은 13살 어린 나이에 유고슬라비아에서 미국으로 왔을 때였어요. 영어도 못했고, 가족과도 떨어져 있었죠.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게 된 것도 또 다른 리셋이었어요. 명성과 돈, 관심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는데, 16살(16세에 그랜드슬램(프랑스 오픈) 첫 우승)의 나이로 그 모든 것을 감당하는 건 쉽지 않았죠. 그리고 당연히, 제가 (1993년 테니스 경기 중)흉기에 공격당했을 때도 엄청난 리셋이 필요했어요.그리고 이번에 중증 근무력증 진단을 받게 된 것 역시 또 한 번 리셋이 필요했죠. 하지만 제가 멘토링하는 아이들에게 늘 말하는 게 있어요. ‘항상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공은 계속 튀고 있으니, 너도 적응해야 해.’ 그리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거예요.”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수진(손예진)이 주인공이다.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대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으로 설정했다. 매우 드물지만 이런 일은 현실에서도 벌어진다. 29세의 호주 여성 에린 켈리는 지난 6월 가슴 아픈 진단을 받았다.퀸즐랜드 주 이글비에 사는 켈리는 10대 시절부터 언젠가 알츠하이머병이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엄마는 50세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외할아버지는 45세, 이모도 할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병으로 돌아가셨거든요”라고 켈리가 최근 호주 매체 7NEWS.com과 인터뷰에서 말했다.8세 딸 에비를 홀로 키우는 싱글 맘 켈리는 “이렇게 빨리 제게 병이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라고 덧붙였다. 기억력 상실과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개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약 10%가 이보다 이른 50대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조기발병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켈리처럼 20대에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30~64세 성인 10만 명 중 약 110명이 조기발병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 0.11% 확률이다.그녀는 작년 5월 검사에서 엄마로부터 희귀한 돌연변이 유전자 PSEN1(프리세닐린1)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65세 이전에 알츠하이머병 발병 확률이 매우 높다. 거의 50대 50이다.증세는 빠르게 진행됐다. 올 6월 뇌 영상 촬영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뉴런) 손상 징후가 처음 포착됐으며, 조기발병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켈리는 “처음엔 부정하려 했다”며 “처음 사흘 동안은 아무 일도 없는 척 했어요. 그러다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결심했죠”라고 말했다.의사들은 병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머지않아 켈리의 기억력, 사고력,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벌써부터 작은 변화들이 느껴져요”라고 켈리가 말했다.“단어를 잊거나 서로 다른 단어의 낱말을 섞어서 말하게 돼요. 생각은 하는데, 단어들이 뒤섞여 버리는 거죠. 예전엔 이런 일이 없었어요.”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다만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이 일부 국가에서 팔리고 있다.켈리는 어린 딸과 함께 오래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아직 어떻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확실히 모르겠어요. 아이가 너무 어리거든요. 어느 정도는 알려주겠지만, 가능한 오랫동안 보호해 주고 싶어요. 목표는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하는 걸 보는 거예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있고 싶어요.”켈리의 의붓자매 제시카 심슨이 치료비 모금을 위해 온라인 페이지(GoFundMe)를 개설했다. 레카네맙이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구하기 위해서다. 호주 보건당국은 이 약물을 승인하지 않았다. 공적 의료 시스템에서 구할 수 없어 18개월간 이뤄지는 치료를 받으려면 최대 9만 호주달러(한화 약 8100만 원)가 필요하다.레카네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중 하나다. 기억 상실을 되돌리지는 못하고 진행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추는 효과가 있다.심슨은 치료비 모금 페이지에 “에린은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너무 어려 호주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들었다“면서 “이 치료제는 에린이 더 오래 일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무엇보다 가능한 오래 에비의 엄마로 남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그녀는 에린의 병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요즘 마트 진열대를 보면 ‘단백질 강화’라는 문구가 붙은 제품이 넘쳐난다. 에너지 바부터 시리얼, 빵은 물론, 음료와 디저트까지 단백질이 들어간 시대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얼마나 먹는 게 적당할까?” 하는 질문에는 여전히 혼란이 많다.단백질이 중요한 이유단백질은 근육, 뼈, 피부, 머리카락, 손톱의 주요 구성 성분이다. 근육 회복과 성장뿐 아니라, 소화 효소, 호르몬, 면역 항체를 만드는 데도 필요하다.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철분 저장 단백질인 페리틴에도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병원균과 싸우는 항체의 주요 성분도 단백질이다.하지만 단백질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약리학·신경과학부 댄 바움가르트(Dan Baumgardt) 교수가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말했다. 바룸가르트 교수에 따르면 탄수화물과 지방은 단백질 못지않게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은 1g당 4칼로리를, 지방은 1g당 9칼로리를 생성한다. 단백질도 에너지원(1g당 4칼로리)으로 쓸 수 있지만, 조직이 더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탄수화물이다. 게다가 근육을 키우려면 연료가 필요하므로, 탄수화물이 너무 적으면 근육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에너지가 고갈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은 포만감을 주어 간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단백질이 부족하면 문제가 생긴다. 단백질 결핍은 부적절한 식단, 섭식 장애, 암, 크론병, 간 질환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피로, 근육 감소, 면역 체계 약화 등이 단백질 결핍의 결과다. 단백질은 체액 균형 유지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부족하면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하루 권장 섭취량주요 건강 기관과 영양학계에서는 하루 총 칼로리의 최대 35%는 지방, 최대 50%는 탄수화물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나머지 15%를 단백질에서 얻으려면 하루 2500칼로리를 먹는 사람 기준 약 95g을 섭취해야 한다.체중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다.활동량이 적은 성인의 경우 체중 1kg당 약 0.8g의 단백질을 권장한다.예를 들어, 체중 60kg인 성인은 하루 약 48g이 필요하다. 달걀 1개(약 6g), 닭 가슴살 100g(약 23g), 두부 100g(약 8g)을 먹으면 충족한다.운동선수나 근육을 키우는 사람은 체중 1kg당 1.6~2g까지 필요할 수 있다. 체중 70kg이라면 하루 112~140g이다. 이 경우 식품만으로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단백질 보충제를 활용하기도 한다.과다 섭취의 위험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몸이 필요한 양보다 많이 섭취한 단백질은 신장에서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는 탈수를 유발하고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사용하지 않은 단백질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고단백 식단은 어떨 땐 북부 팽만(더부룩함), 설사, 구취와 같은 소화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건강하게 단백질 섭취하는 방법단백질은 필수 영양소이지만 균형이 중요하다. 고른 섭취를 위해 매 끼니에 단백질 포함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아침: 달걀, 요거트, 두유점심: 생선, 닭 가슴살, 콩 요리저녁: 두부, 달걀찜, 살코기와 같은 식단을 구성한다.단백질은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다. 동물성(육류, 생선, 유제품)과 식물성(콩류, 견과류, 곡류)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게 좋다.기본적으론 매일 체중 1kg당 최소 0.8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되 탄수화물·지방과 균형을 맞춰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활동량이 많거나 근육을 키우는 게 목표라면 섭취량을 늘리되 자연식품에서 주로 단백질을 얻고 보충제는 ‘보조’로만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덥고 습한 여름철, 위생관리가 가장 어려운 신체 부위 중 한 곳이 발이다. 맨발에 샌들을 신을 수 있다면 딱히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맨발과 신발 사이에 양말이 있다. 단순히 발을 덮어주고 패션을 완성하는 작은 옷가지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양말은 건강과 직결되는 ‘미생물 아파트’이다. 발은 땀샘이 많고, 특히 발가락 사이에는 습기가 잘 차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양말과 신발로 발을 감싸면, 그 안은 따뜻하고 습한 ‘온실’이 되어 미생물들이 활개를 치게 된다.발 피부 1㎠당 최대 1000만 개의 미생물 세포영국 레스터 대학교의 임상 미생물학과 프리머로즈 프리스톤(Primrose Freestone·의학박사) 부교수가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사람의 발은 수많은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서식하는 열대우림과도 같다. 실제 발 피부 1㎠당 100개에서 최대 1000만 개의 미생물 세포가 서식하며, 그 종류만 해도 약 1000종에 달한다. 발에는 인체 어느 부위보다 다양한 곰팡이 종이 살고 있다. 다시 말해, 발은 단순히 땀이 많거나 냄새가 나는 부위가 아니라,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은 ‘작은 생태계’인 셈이다.양말은 슈퍼 전파자발의 미생물들은 양말로도 쉽게 옮겨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양말 속에는 무해한 상재균뿐 아니라,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 곰팡이류, 심지어 병원에서 문제가 되는 항생제 내성균까지도 서식할 수 있다. 발과 양말 신발에서 나는 악취의 원인은 땀 그 자체가 아니다. 땀은 아무런 냄새가 없다. 미생물이 땀과 각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지방산과 황 화합물이 우리가 잘 아는 ‘발 냄새’의 주범이다.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양말은 발에서 나온 미생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밟는 모든 표면에서 세균과 곰팡이를 흡수한다. 집 안 바닥, 체육관 매트, 수영장 탈의실, 심지어 정원의 흙까지. 양말은 미생물 ‘스펀지’처럼 환경 속 세균을 끌어들인다. 하루 12시간만 신어도, 양말은 다른 어떤 옷보다 많은 세균과 곰팡이를 품게 된다.이렇게 오염된 양말은 다시 신발, 바닥, 침구, 피부로 미생물을 옮기며, 무좀 같은 곰팡이 질환을 퍼뜨리는 ‘슈퍼 전파자’가 되기도 한다. 특히 무좀은 전염성이 강해 발뿐만 아니라 손, 사타구니로도 번질 수 있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렇다면, 양말 위생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양말은 세탁 후에도 곰팡이 포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무좀을 앓은 전력이 있다면, 겉보기엔 깨끗하더라도 같은 양말을 다시 신으면 재감염 위험이 있다.가장 안전한 방법은 매일 새 양말을 신고 신발을 완전히 말리는 것이다. 통기성이 좋은 소재의 양말을 선택하고, 열을 가두거나 많은 땀을 유발하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양말을 올바르게 세탁하는 방법도 있다.대부분의 의류를 세탁할 때 지침은 원단, 색상, 모양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양말은 위생이 더 중요하다. 가정에서 일상복 세탁에 주로 선택하는 물 온도(30~40℃)에선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잘 죽지 않을 수 있다. 덜 세탁된 양말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있는 가정에서 감염 전파 매개체가 될 수 있다.양말을 위생적으로 세탁하려면 다음의 지침을 따르면 된다.세탁 전 안쪽 뒤집기: 미생물이 가장 많이 쌓이는 안쪽 면을 노출시켜 세척 효율을 높안다.60°C 이상 고온 세탁: 고온은 세균과 곰팡이 제거에 효과적이다. 면 소재 양말이 합성섬유보다 고온에 잘 견딘다.효소 함유 세제 사용: 땀과 각질 찌꺼기를 분해해 세균 번식을 줄인다.다림질과 햇볕 건조: 다림질의 열과 햇볕의 자외선은 남아 있는 미생물을 사멸시킨다.작은 양말 한 켤레가 발 건강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위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냄새 방지’가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첫걸음이 바로 양말 위생 관리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노화, 일광화상, 피부암 예방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통한다.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는 몸에 해롭다”며 사용을 거부하는 이른바 ‘선크림 반대’(anti-sunscreen) 운동이 미국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외선 차단제의 화학 성분이 호르몬 교란, 알레르기 반응, 심지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여성은 틱톡 영상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완전히 끊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릴을 통해 “자외선 차단제 없이 햇볕을 오래 쬐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남성도 있다. 소기름, 버터, 코코넛 오일, 미네랄 등으로 직접 제조한 천연 자외선 차단제 홍보 영상을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배경은 뭘까?기존의 건강조언, 제약회사, 그리고 규제당국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선크림 반대 운동 참여자 중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하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운동 지지자들도 있다. 이들이 옥시벤존(oxybenzone),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과 같은 선크림 성분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키우는 데 일조했다.자외선 차단제엔 어떤 성분이 들어 있을까?선크림은 대개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반사시켜 피부를 보호한다. 전자는 화학적, 후자는 물리적(광물성) 특성을 활용한다. 화학적 선크림은 아보벤존(avobenzone), 옥시벤존, 옥토크릴렌(octocrylene)과 같은 성분이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흡수하고 이를 열로 바꿔 피부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한다. 물리적 선크림은 산화아연(zinc oxide) 또는 이산화티타늄을 사용해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반사시킨다.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몇몇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일부 화학 성분이 암을 유발하거나 체내 흡수율이 지나치게 높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MAHA 지지자들의 주장은 사실일까?의학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일축한다.비영리 의료 기관 헨리 포드 헬스(Henry Ford Health)의 피부과 전문의 헨리 W. 림(Henry W. Lim) 학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옥시벤존은 1970년대부터 선크림에 사용했다”며 “해롭다면 지금쯤이면 유해성이 밝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국제 피부과학회(International League of Dermatological Societies)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일부 연구 단체들이 제품 승인에 필요한 기준과 다른 안전 기준이나 시험 방법을 사용한다며 “제기된 걱정거리는 고용량을 사용한 동물 실험에서 나오는데, 그 결과가 그대로 인간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피부가 전문의 비나 반치나탄탄(Veena Vanchinathan) 박사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중단하거나, 코코넛 오일과 소기름처럼 입증되지 않은 대안을 사용하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이는 예방 가능한 햇빛에 의한 피부 손상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피부암은 가장 흔한 암 유형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선크림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도구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 세포의 DNA가 손상돼 기미·주름 등 피부 노화가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 피부암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경고했다.“자외선 차단제, 흐린날 포함 매일 사용해야”미국 피부과학회(AAD)는 흐린 날에도 SPF 30 이상의 광범위 차단 선크림을 매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SPF는 ‘Sun Protection Factor’의 약자로 자외선 차단 지수를 나타낸다. SPF 30은 자외선 B(UVB)로부터 피부가 타는 시간을 30배 정도 연장시켜준다는 뜻이다. AAD는 외출 15~30분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2시간마다 덧바르는 습관이 필요하며, 모자·선글라스·긴 소매 옷 등 물리적 차단 방법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고 조언한다.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암 예방을 위해 승인된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며 “자외선 차단제 성분의 흡수를 우려해 선크림 사용을 아예 피하면 오히려 훨씬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