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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국 수입 제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난 수십 년간 가장 강한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우선 구매) 원칙을 만들겠다.”(민주당 정강 정책)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외 통상 기조는 지금의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 지형의 격변에 따라 한미 양국 간 경제, 통상 부문의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한미 FTA 개정 요구 가능성” 트럼프 후보는 올 7월 발표한 공화당 정강 정책을 통해 통상 분야의 미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했다. 특히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외국산 제품 전반에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공화당은 무역흑자 규모에 따른 보복관세 부과도 정강 정책에서 당 방침으로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대미 무역 흑자국을 상대로 무역협정 개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실제로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고 있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후보의 보편 관세는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슈지만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실제로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불분명하다”며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무역에서 결과적인 균형을 추구하면서 미국이 적자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이 뚜렷한데 우방국도 배려하지 않는다는 기조가 더해지면서 한국에 어떤 정책을 펼칠지 점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해리스 통상 정책, “바이든보다 급진적” 평가 민주당은 지난달 발표한 정강 정책에서 ‘바이 아메리칸’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너무 오랫동안 미국의 통상 정책은 중산층 일자리를 해외로 보내고 우리의 공급망을 훼손하는 방향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해리스 후보는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높이겠다고 했다. 미국 법인세는 외국 법인에도 동일하게 부과되기 때문에 현실화된다면 한국 기업들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어떤 방식으로 계승할지 불명확하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해리스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젊고, 급진적인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공급망을 분리하지 못하면 약속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 흑자 공격과 친환경 이슈 대응 준비해야” 우선적으로는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 전통 산업에서의 무역 흑자 문제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 활용 확대 등이 중대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이 가장 우려되는 산업”이라며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미국 차는 한국에서 팔리지 않는다는 점을 앞세워 한국의 무역 흑자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US스틸이 일본 기업에 인수되는 문제가 대선 이슈로 떠오르면서 철강재 역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여 전 본부장은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은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를 보다 강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연합(EU)이 이미 시행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미국판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제품 생산 과정에 발생한 탄소의 양을 측정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해 미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세금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올 7월 말 취임한 강민수 국세청장이 최근 주요 간부 인사를 마무리 지으면서 2만 명 국세청 직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 최근 내부 감찰 강화로 조직 다잡기에 나선 강 청장이 인사로 엄정 과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인데요. 세무 업계에서는 얼마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인사가 강 청장의 속마음을 잘 보여준다고 얘기합니다. 대기업과 대형 사업장이 집중된 서울에서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은 세무 조사에 착수하기만 해도 이목이 집중되는 이른바 ‘기업 저승사자’인데요. 강 청장은 이 4국장 자리에 세무대 출신의 국세청 과장급 간부였던 김진우 역외정보담당관을 발탁했습니다. 2013년 이후 10년 넘게 행정고시 출신만 부임하던 자리에 “조사에 진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무대 출신 간부를 처음 낙점한 것입니다. 고위공무원 전보가 아니라 승진으로 이 자리를 채운 것도 이번이 최초였습니다. 취임사에서도 “일 하나는 제대로 하는 국세청”을 외쳤던 강 청장의 이번 인사를 놓고 국세청에서는 팬데믹 기간 유연성에 방점을 찍었던 과세 행정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팬데믹 이후 경제 위기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세청도 민생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까지의 과세 행정 기조였는데요. 이에 따라 국세청은 2019년 1만6008건이었던 세무조사를 매년 축소해 지난해 1만3992건까지 줄였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종식되고 올해도 20조 원이 훌쩍 넘는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제는 세정의 방향성을 바꿀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해 344조 원에 이르는 국세 수입 중에서 세무 조사를 통해서 거둬들인 세수는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예 인력을 총동원해 세무 조사를 늘려도 실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국세청의 ‘엄정 과세’ 기조는 공정 과세의 가장 중요한 기반일뿐더러 납세자 신고를 토대로 하는 주요 세수를 늘리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아 보입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2024 에이팜쇼’는 1일 오전 10시 박람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귀농·귀촌 노하우와 농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공유한 설명회에는 미리 준비한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다. 또 전국 66개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귀농·귀촌관에는 실제로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관람객과 지역 특산물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입에는 지역 특산물, 귀에는 귀농 노하우 1일 입장 가능 시간이 20분 넘게 남았는데도 행사장 입구는 사람들로 붐볐다. 선착순 100명에게 에이팜 마켓에서 지역 특산품, 전통주 등을 구입하면 50% 할인해 주는 할인권을 증정하는 데다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기 위한 관람객들이 몰린 것이었다. 박람회에는 지역 특산품과 색다른 전통주를 구매하기 위한 관람객들도 끊이질 않았다. 전북 남원시에서 안터원목장을 운영하며 직접 생산한 우유로 만든 치즈와 요구르트를 소개하고 판매한 황인원 씨(42)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매출이 200만 원을 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1일 두 아들과 함께 에이팜쇼를 찾은 김효정 씨(41·여)도 “당장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자체 부스를 돌면서 아이들이 책으로만 보던 전국의 특산물을 눈과 입으로 직접 경험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틀 동안 릴레이로 진행된 귀농·귀촌 설명회와 ‘농담(農談) 토크 콘서트’는 농촌 전문가들의 순도 높은 조언으로 실속을 채웠다. 지난달 31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 설명회의 강사로 나선 최민규 농촌공간 대표는 “농업을 목적으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귀농인은 각종 세금 감면이나 연금 및 건강보험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농업인은 농촌에 내려가도 별다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귀농·귀촌 전부터 농업인 자격을 갖추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평균 1억7000만 원 정도의 자본금으로 진행되는 귀농·귀촌은 여러 지자체의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강의 내내 질문을 던지거나 메모를 하던 관람객들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최 대표를 붙잡고 귀농·귀촌 노하우를 물었다. 전남 고흥군으로의 귀촌을 고민 중이라는 최성희 씨(64·여)는 “1시간 30분의 강의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들었다”며 “내년에 교수 생활을 은퇴한 뒤에 남편과 제2의 인생을 위해 귀촌해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농촌 세컨드하우스, 공유로 단점 극복” 이틀 동안 진행된 ‘농담 토크 콘서트’도 농촌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관심을 모았다. 다채로운 시골 공간을 소개하면서 구독자를 42만 명 넘게 모은 유튜브 채널 ‘오지는 오진다’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현우 씨와 정태준 씨는 1일 무대에 올라 농촌 빈집을 매입할 때는 꼭 마을을 찾아 이장이나 부녀회장을 만나보라고 조언했다. 김 씨는 “시골집은 아파트와 달리 매물을 부동산에 올리는 대신 이장님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이장님을 직접 만나면 마을 분위기와 환경까지 간접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나만의 세컨드하우스 만들기’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연 박찬호 클리 대표와 김범진 밸류맵 대표는 소유 대신 공유로 농촌 공간을 누리는 방법을 소개했다. 농촌 빈집을 공유형 세컨드하우스 상품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박 대표는 “관리 부담은 큰 반면에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긴 세컨드하우스의 단점은 공유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교통 좋은 무주군에 내려가 임업을 하고 싶은데 임야는 어떻게 구입할 수 있나요? 준보존산지와 보존산지 중에선 어떤 땅이 더 좋을까요?” 30일 ‘2024 에이팜쇼’ 제1전시장의 ‘귀농·귀촌관’을 찾은 강기정 씨(55)는 전북특별자치도 부스에서 무주군의 임야와 주변 환경, 경영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세세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무주군 관계자가 10여 분에 걸쳐 종이에 임야별 특징을 써 내려가며 장단점을 설명했다. 강 씨는 이내 고개를 끄덕인 뒤 두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다음 달 10일 무주로 내려가 직접 임야를 살펴보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전원주택 물색하려 3년 연속 찾아” 2016년부터 귀농·귀촌 정보를 수집해 왔다는 강 씨는 “떠도는 정보는 많지만 이렇게 자세하고 정확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며 “(이번 에이팜쇼는) 농촌에서 ‘내 밥벌이를 할 수 있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66곳이 80개의 부스를 마련한 귀농·귀촌관에는 강 씨처럼 꼭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귀농·귀촌 지망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과천시에서 온 원모 씨(61)는 이날 사과로 유명한 경북 청송군 부스에서 상담을 받으며 “청송에서 기를 수 있는 사과의 종류가 뭐냐” “귀농 체험 신청은 어떻게 하면 되냐”며 연신 질문을 던졌다. 청송군 관계자는 ‘청송 황금사과’로 유명한 시나노골드 품종을 추천하면서 재배한 사과가 잘 팔리지 않을 경우 청송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 씨는 “퇴직 후 노후에 대해 고민이 컸는데 귀농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며 “다양한 지자체의 귀농 정보를 한 장소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시 부스에서 귀촌 상담을 받은 이돌 씨(74·경기 용인시)도 “수도권 내 조용한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 만한 곳을 알아보려고 에이팜쇼를 3년째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농촌유학으로 아토피 안심학교 찾아오세요” 제2전시장에 처음으로 마련된 농촌유학관에는 감성과 창의력을 길러 줄 수 있는 농촌학교 유학에 궁금증을 가진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6세 된 아들과 함께 전남도교육청 부스를 찾은 설은희 씨(41·여)는 “농촌 유학에 관심이 있지만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며 “교과 과정 대신에 농업을 주로 공부하느냐”란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정다정 전남도교육청 주무관은 “일반 교과 과정과 지역 특성에 맞는 생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며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있는 구례군이라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산과 강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에이팜쇼에는 전북과 서울도 농촌 유학관을 마련했다. 전북은 특화형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앞세웠고, 서울은 전남 전북 강원과 연계해 경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진안군 조림초등학교의 아토피 안심학교 프로그램처럼 자연, 생태, 사회, 역사 등 여러 분야에 걸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기업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에 세입자가 2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이 2035년까지 10만 채 공급된다. 주로 개인 집주인들이 전월세 공급자 역할을 하던 민간 임대 시장에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임차인들로서는 전세사기 우려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선택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유형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법인이 100채 이상 규모로 장기 임대주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의무 임대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면 임대료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가격 규제를 없애면 기업들이 수요에 따라 수영장, 식사 제공 등 서비스를 확대해 경쟁력을 키울 여력이 생길 수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는 효용을 다했다”며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구조적으로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국토부는 관련 민간 임대주택법 개정안을 다음 달 발의할 계획이다. 20년 장기임대주택은 기존 10년 임대주택과 달리 임대료를 주거비 물가 상승률보다 더 올릴 수 있고, 세입자가 바뀌면 임대료를 시세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유형은 정부 규제와 지원 정도에 따라 자율형, 준자율형, 지원형 등 3가지로 나뉜다. 자율형은 임대료 규제를 받지 않는 대신에 정부 지원을 최소한만 받는다. 준자율형은 임차인이 20년 가운데 계약을 갱신하는 2년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률 5% 상한이 적용된다. 그 대신 기업은 지방세 감면 혜택과 저금리 기금 융자 지원을 받는다. 지원형은 준자율형이 받는 규제에 더해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5% 이내로 제한되고 무주택자 우선 공급 의무가 생긴다.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모델은 앞서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된 ‘뉴스테이’의 확장 버전이다. 2015년 정부는 임대료와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8년간 의무 임대 기간을 둔 ‘뉴스테이’를 내놓았다. 당시엔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임대료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이 논란이 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의무 임대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서 초기 임대료를 시세의 95%로 제한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임대주택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국은 규제 등 영향으로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사업자인 SK D&D는 서울에서 ‘에피소드’라는 브랜드로 총 2200채를 공급하고 있다.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장기 임대주택 10만 채도 전체 임대주택 시장(863만 채)의 1.1%에 불과하다. 일본이 전체 임대주택의 60% 이상을 다이와리빙 등 임대 전문기업이 공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관건은 기업들의 참여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자금을 장기 투자로 운용하는 보험사에도 임대주택 투자를 허용하고 건전성 기준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다만 주택 공급이 늘더라도 임대료가 상승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지방의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도소득 과세특례를 추진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을 취득해서 5년 이상 임대하면 시가를 활용해 5년간의 양도소득 가운데 절반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대상은 이날부터 내년 말까지 취득한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 및 취득가액 6억 원 이하 주택이다. 이번 조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토부는 또 내년 예산안 발표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많은 7500채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활용해 피해자에게 첫 10년간은 무상으로, 다음 10년간은 시세의 30% 수준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3곳만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AI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공개하고 AI 관련 국제표준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2차 AI 산업정책위원회를 열고 산업 데이터 활용 촉진을 비롯한 AI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이달 국내 5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AI 활용률이 3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1년에 조사된 활용률 14.7%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아졌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은 AI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23.8%)과 중소기업(28.7%)의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산업부는 ‘AI 생성 모델의 안전성 평가 표준’ 등 국제표준 17종을 적기에 개발하고 ‘전기전자 제품 AI 윤리 가이드라인’ 등 국가표준 30종도 보급하겠다는 AI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함께 공개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AI는 반도체와 같이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산업의 쌀’이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하는 산업과 기업에 대해 투자, 입지, 인력 등을 패키지로 지원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내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4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2.8%로 역대 가장 낮았던 지출 증가율을 내년에도 3% 초반으로 묶으면서 2년 연속 긴축 재정을 이어간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내년 재정 적자 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9%로 2019년 이후 6년 만에 3% 이내로 떨어질 전망이다. 27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안의 지출증가율(3.2%)이 올해(2.8%)보다는 증가했지만 여러 가지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크게 악화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정상화하고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기간 평균 8.7%였던 예산 증가 폭을 절반 이하로 낮춰서 한국 경제의 강점에서 위험 요인으로 뒤바뀐 재정 건전성 우려 해소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긴축 재정 기조 속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4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 정부는 5년간 20조 원을 투입해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3000억 원의 전공의 수련 비용을 새로 편성했다. 올해 약 8000억 원이었던 의료 관련 예산은 내년에 2조 원으로 2.4배가량 늘어난다. 올해 대규모 삭감 사태를 겪었던 연구개발(R&D) 예산은 29조7000억 원 규모로 책정돼 삭감 이전인 2023년(29조3000억 원) 수준으로 원상 회복됐다. 2030년 글로벌 3대 강국을 목표로 인공지능(AI) 등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에 3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400조 원 이상의 국가 채무를 늘렸다”며 “재정 부담이 크게 늘면서 정부가 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2017년까지 69년간 누적 국가채무가 660조 원인데 지난 정부 단 5년 만에 1076조 원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정부는 팬데믹에 대응하면서 불가피하게 국가 채무를 늘린 것이라며 이번 정부에서도 임기 말인 2027년까지 360조 원의 채무가 더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출 증가율이 3% 안팎에 머물렀지만 정부는 국가채무가 내년에 처음으로 12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본격화된 세수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70조 원 이상의 재정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년 뒤에는 국가채무가 1500조 원을 넘기는 재정 건전성 위기를 놓고 정부와 야당은 서로 상대를 탓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국가채무, 2028년엔 1500조 돌파 27일 정부가 발표한 ‘2024∼2028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 주는 관리재정수지는 내년에 77조7000억 원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91조6000억 원 적자보다는 규모가 줄지만 여전히 70조 원이 훌쩍 넘는 재정 적자가 이어지는 것이다. 관리재정수지는 2026년 이후에도 2028년까지 매년 70조 원대의 적자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1195조8000억 원인 국가채무 역시 내년 1277조 원으로 늘어나는 데 이어 2026년 1353조9000억 원, 2027년 1432조5000억 원, 2028년 1512조 원으로 매년 규모를 키울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22년(1067조4000억 원)과 2027년을 비교하면 5년 사이에 국가채무가 365조1000억 원 더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의 긴축 기조에도 재정 건전성이 이처럼 악화되는 것은 급격한 고령화 속에 복지 분야 지출은 갈수록 커지는데 세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는 내년도 국세수입을 401조1000억 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내년도 국세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20조 원 가까이 적은 382조4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지난해 56조 원 규모에 이어 올해도 20조 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데 내년에도 세수 가뭄이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같은 국세 수입 전망마저 너무 낙관적인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과 부진한 내수 경기 등을 감안하면 내년도 국세 수입 역시 예산안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3.6% 삭감하고 24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여전히 빚으로 나라살림을 꾸리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률로 정해진 복지성 지출 등이 급증하면서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 증가율은 0.8% 수준에 그쳤음에도 전체 지출은 3.2%가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 빚 400조” vs “이번 정부 채무도 360조 예상” 재정 건전성 위기가 증폭되는 상황을 놓고 정부와 야당은 책임 공방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서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난 정부가 5년 동안 400조 원 이상의 국가채무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6일 “정부와 가계가 진 빚이 올해 2분기 말 3000조 원을 넘어섰다”며 “경기 부진과 세수 펑크에도 초부자감세를 이어온 결과”라고 비판했는데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번 정부의 ‘부자감세’가 재정 건정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민생 외면, 미래 포기가 반영된 예산안”이라며 “부자감세 등으로 세입 기반은 훼손됐고, 민생사업 예산은 반영하지 않거나 투자를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상속세율 인하 등을 추진하면서 세수 여건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워도 너무 더운 올여름. 낮 시간 산업용 전력 수요가 유지되고 에어컨 냉방 수요가 겹치면서 하루 최대 전력 수요가 벌써 여러 차례 최고 기록을 새로 써냈습니다. 최대 전력 수요는 20일 오후 5시에 97.1GW(기가와트)로 다시 한 번 정점을 찍었습니다. 한국은 전력 수요과 공급의 균형이 유난히 맞지 않는 나라입니다. 발전 비용이 비교적 적은 원자력·석탄 발전소가 동해안에 집중돼 있는 상황. 반대로 호남 지역에서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커지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곳은 이들 지역과 거리가 먼 수도권입니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입주하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이르는 10GW의 전력 수요가 예상됩니다. ‘동(東)원전, 서(西)태양광’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일이 지상 과제가 된 상황이지만 경기 하남시는 21일 동서울 변전소 증설 사업에 불허 결정을 내렸습니다.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송전선로의 종착지인 변전소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목표였던 2026년 송전선로 준공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동서울 변전소 증설이 불가능해지면 당초 계획의 절반가량의 전기만 옮기게 됩니다. 전력 수요 급증에도 올해 ‘블랙아웃(대정전)’을 걱정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예비전력이 전력 수요 피크 시점에도 8.2GW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력망 확충을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 계속된다면 다가올 어느 해 여름에는 “정전 피하려면 에어컨 꺼달라”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약 4만8000곳의 업체에서 1조3000억 원 규모의 미정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25일 기획재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피해 규모를 공유하고 총 1조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방안을 적극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메프가 판매 업체에 지급하지 못하는 최종 미정산 피해액은 총 1조2789억 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디지털·가전이 3708억 원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고, 상품권(3228억 원), 식품업계(1275억 원) 등의 순이었다. 또 전체 피해 업체 수는 약 4만8000곳인데 미정산 금액이 1억 원 이상인 업체 981곳에 88.1%의 피해액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약 90%의 피해 업체는 미정산 금액이 1000만 원 미만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피해 업체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신속히 진행하는 한편으로 대출 금리도 기존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 자금은 기존에 각기 3.51%, 3.4%였던 대출 금리가 2.5%로 낮아진다. 또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금리를 3.9∼4.5%에서 3.3∼4.4%로 낮추고 0.5%의 단일 보증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약 4만8000곳의 업체에서 1조3000억 원 규모의 미정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25일 기획재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피해 규모를 공유하고 총 1조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방안을 적극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메프가 판매 업체에 지급하지 못하는 최종 미정산 피해액은 총 1조2789억 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디지털·가전이 3708억 원으로 피해 규모가 가장 컸고, 상품권(3228억 원), 식품업계(1275억 원) 등의 순이었다.또 전체 피해 업체 수는 약 4만8000곳인데 미정산 금액이 1억 원 이상인 업체 981곳에 88.1%의 피해액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약 90%의 피해 업체는 미정산 금액이 1000만 원 미만이었다.이에 따라 정부는 피해 업체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신속히 진행하는 한편 대출 금리도 기존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 자금은 기존에 각기 3.51%, 3.4%였던 대출 금리가 2.5%로 낮아진다. 또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금리를 3.9~4.5%에서 3.3~4.4%로 낮추고 0.5%의 단일 보증료를 적용하기로 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부족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5년 동안 걷지 못한 세금이 46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세청이 거두지 못한 세금은 총 46조3579억 원으로 추산됐다. 종류별로 보면 ‘정리보류 체납액’이 36조459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정리보류 체납액은 소멸시효가 아직 남아 있지만 체납자의 소득과 재산이 없어서 국세청이 징수하지 못하고 있는 세금을 뜻한다. 과세 당국이 납세자에게 돌려준 ‘불복환급금’도 이 기간 8조426억 원으로 집계됐다. 불복환급금은 국세청이 발부한 세금 고지서에 이의를 신청하거나 법원에 행정 소송을 내는 등의 절차를 거쳐 납세자가 환급받는 세금인데 지난해의 경우 환급 규모가 2조1243억 원에 이르렀다. 이 밖에 세정 당국이 매겨야 할 금액보다 덜 매긴 세금인 ‘과소부과’ 규모도 1조8556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부과하는 세금을 충실히 징수하는 노력과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리보류 체납액의 경우 징수를 위해 노력했는데도 현실적으로 걷을 수 없는 세금”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티메프’(티몬·위메프) 관련 미정산액이 1조3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피해를 본 판매자를 돕기 위해 1조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21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 방안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는 19일까지의 티메프 관련 판매금 미정산액이 약 8188억 원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산 기한이 남은 판매금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앞으로 5000억 원 가까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 미정산액은 1조3000억 원 내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판매자 피해 구제를 위해 대출과 이차 보전 만기 연장 등으로 총 1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초에 관련 대책을 발표했을 때보다 4300억 원가량 더 커진 유동성 지원 계획이다.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각기 1700억 원과 1000억 원씩의 자금을 투입해 피해 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대출을 진행 중이고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도 3000억 원을 투입해 판매자 금융 지원에 착수했다. 또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는 1조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편성해 각 지역 피해 업체에 직접 대출해 주거나 이자에 대한 이차 보전을 추진한다. 한편 정부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총 359억 원 상당의 일반 상품 및 상품권 환불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했다. 정부 관계자는 “남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여행, 숙박, 항공권 및 상품권 분야의 집단분쟁 조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주택 두 채를 소유한 A 씨는 이 가운데 한 채를 파는 매도 계약을 맺으면서 5월 30일에 잔금을 받기로 했다.그런데 매수인의 요청으로 이보다 나흘 뒤인 6월 3일에 잔금을 받고 소유권을 이전했다가 11월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됐다.1세대 1주택자로 분류되면 종부세 납부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잔금 일자를 고려하면 매도한 주택까지 함께 보유한 2주택자라는 것이 과세당국의 판단이었다.21일 국세청은 A 씨 사례처럼 종부세 납부와 관련한 실수를 담은 ‘부동산 세금 실수 사례 종부세 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A 씨의 경우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을 넘겨 잔금을 받으면서 문제가 됐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종부세는 재산세 납세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인데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 자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된다는 것이다.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을 매도, 매수하는 경우에는 잔금 청산일이 6월 1일 이전인지 이후인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번 종부세 편에는 다음달 16일부터 30일까지인 종부세 합산배제 및 특례 신청 기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1세대 1주택자, 합산배제 임대주택과 관련한 다양한 실수 사례도 담겼다.지방 저가주택의 경우 2주택자이더라도 1세대 1주택자로 보는 특례를 적용 받을 수 있지만 부부가 소유권을 통일하지 않으면서 이를 적용받지 못한 사례 등이다.이같은 실수 사례는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의 ‘국세신고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티메프’(티몬·위메프) 관련 미정산액이 1조3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피해를 본 판매자를 돕기 위해 1조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정부는 21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 방안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현재 정부는 19일까지의 티메프 관련 판매금 미정산액이 약 8188억 원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산 기한이 남은 판매금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앞으로 5000억 원 가까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 미정산액은 1조3000억 원 내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정부는 판매자 피해 구제를 위해 대출과 이차 보전 만기 연장 등으로 총 1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초에 관련 대책을 발표했을 때보다 4300억 원가량 더 커진 유동성 지원 계획이다.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각기 1700억 원과 1000억 원씩의 자금을 투입해 피해 업체 대상 직접 대출을 진행 중이고 신용보증기금과 IBK기업은행도 3000억 원을 투입해 판매자 금융 지원에 착수했다. 또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는 1조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편성해 각 지역 피해 업체에 직접 대출해 주거나 이자에 대한 이차 보전을 추진한다.한편 정부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총 359억 원 상당의 일반 상품 및 상품권 환불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했다. 정부 관계자는 “남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여행, 숙박, 항공권 및 상품권 분야의 집단 분쟁조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

19일 찾은 경북 포항시의 스타트업 ‘티센바이오팜’. 본사 내부의 연구소로 향하자 실험실과 정육점을 한곳에 모아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한쪽에서는 연구원들이 하얀 장비 앞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고, 반대편에는 붉은 조명 아래 3∼5kg 크기의 고깃덩어리들이 진열장 안에 놓여 있었다. 한원일 티센바이오팜 대표(36)는 “저 장비에서 출발한 결과물이 고깃덩어리들”이라며 “만들어진 고기지만 실제 소고기, 돼지고기와 맛이랑 식감에선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고깃덩어리들은 장비를 이용해 고기를 이루고 있는 세포를 따로 자라나게 한 뒤 그걸 모아 만든 ‘배양육’이었다.● 배양육 1kg, 10달러로 생산 목표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인공장기를 연구하던 한 대표는 2021년 말 티센바이오팜을 창업했다. 그는 “인공장기를 만드는 조직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에서 세포 배양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하다가 배양육 업계의 고민을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올라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티센바이오팜은 마블링이 구현된 덩어리 형태의 배양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제작 비용도 기존의 100분의 1까지 줄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글로벌 배양육 업체들이 수천억 원을 투입해 수년간 연구를 진행했는데도 여전히 다짐육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직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지 않았지만 투자금은 창업 2년 만에 77억 원이 모였다. 내년부터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시리즈 A’ 투자 유치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싱가포르와 미국, 이스라엘이 배양육 판매를 허용하고 있고 영국과 호주 등에서도 허가를 검토 중이다. 국내에선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포 배양 기술로 얻은 원료를 식품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이제 막 제도화의 첫발을 디뎠다. 배양육 판매에 필요한 안전성 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준비 중이다. 한 대표는 “당장 판매는 어려운 만큼 내년 상반기(1∼6월) 중 시식회부터 열고 대중에게 배양육을 소개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배양육 1kg당 생산단가를 10달러(약 1만3000원)로 낮추고 5년 내로 하루 평균 생산량을 20t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배양육을 비롯한 ‘푸드테크(식품+기술)’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내년에 3600억 달러(약 4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2110억 달러)과 비교하면 연평균 7%의 성장세다.● 액상 두유보다 싸고 간편한 분말 두유 16일 찾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휴밀의 경남 김해시 제조공장에는 콩이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마다 한가득 쌓여 있었다. 국산 콩을 잘 씻어서 말린 다음 특허 기술인 ‘분말 두유 제조’ 방식으로 열처리실에서 가공하고 곱게 갈면 물에 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두유 분말이 완성된다. 두유를 분말 형태로 만들었을 때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액상 두유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하고 부피도 작다. 일반 포장 용기에 액상 두유를 5L 담을 때 분말 두유는 50L 분량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다. 유통 기한도 액상 두유의 두 배로 길어 수출 등에 유리하다. 휴밀은 제품을 풀무원 등에 납품하면서 지난해 21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5억∼4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별다른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거둔 성과다. 김경환 휴밀 대표는 “대부분의 가루 제품에 ‘커피 프림’이 들어간다”며 “이런 첨가제 없이 천연 원료로만 만들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대기업 납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 등 이상기후에 스마트팜도 각광 최근 폭염, 장마 등으로 생산량이 들쑥날쑥해지면서 스마트팜의 인기도 급등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1년 내내 똑같은 품질의 농작물을 예상한 물량만큼 수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생산 업체인 드림팜은 2019년부터 소형 스마트팜인 ‘큐브(Cube)’를 만들어 분양을 시작했다. 큐브 안에서는 빛과 공기, 열, 양분 등의 생육 환경이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날씨나 계절 변화와 상관없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드림팜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마즈마아 지역에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하는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그린은 햇빛 없이 발광다이오드(LED)만으로 작물을 키울 수 있고 수경재배도 가능한 수직타워형 스마트팜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와 수도만 있으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조라 침전물 청소도 간편하다. 그린의 권기표 대표는 “투입 비용 대비 생산성이 높아 시장 호응이 크다”며 “지난해 45억 원이던 매출이 올해는 벌써 70억 원을 넘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라팜은 스마트팜을 통해 귀농, 귀촌,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사라팜의 조성진 이사는 “자체 설비와 데이터를 활용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관리해 주기 때문에 스마트팜을 사용하는 농업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잎을 따주는 작업만 직접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포항=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해=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종다리’가 20일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20, 21일 전국 곳곳에 최대 100mm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강한 태풍이 북상하면 더위가 한풀 꺾이지만 이번 태풍은 세력이 약한 동시에 남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고 와 오히려 폭염과 열대야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 최대 100mm 많은 비 기상청은 19일 태풍 관련 브리핑을 갖고 “19일 오전 3시경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36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종다리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를 향해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다리는 북한이 제출한 이름인데 중심기압 100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19m(시속 약 68km)인 소규모 태풍이다. 종다리는 20일 오전 제주 남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하다 21일 오전 6시경 충남 서산시 남서쪽 약 100km 부근 해상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며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성 저기압은 이후 풍속 초속 13∼15m(시속 47∼54km)인 상태로 수도권을 지나 21일 오후 강원 속초시 남서쪽 90km 지점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해안 중심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해안가 캠핑장, 산책로, 해안도로 등에 대한 재난 안전선 설치와 선제적 출입 금지 등을 통해 인명 피해를 방지해 달라”고 지방자치단체 등에 당부했다. 기상청은 “종다리의 영향으로 20일 새벽부터 제주와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0, 21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30∼80mm(산지와 중산간 100mm 이상), 부산·울산·경남 30∼80mm(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100mm 이상)이다. 21일에는 광주·전남북 30∼80mm(남해안 100mm 이상), 대전·세종·충남 20∼60mm, 충북 10∼50mm, 서울·인천·경기 20∼60mm, 강원 10∼4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폭염과 열대야, 당분간 이어질 듯 이번 태풍도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장마 직후 한반도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고 태풍 3∼8호 접근을 막아 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종다리의 경우 한반도에 접근하긴 하지만 발생 때부터 세력이 약했고 티베트 고기압이 태풍 발달을 막으며 한반도 인근에서 더 약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또 “이번 태풍은 오히려 열대 해상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려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반도 쪽으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비가 와도 기온이 떨어지긴 어렵고 습기가 더해지며 야간 체감온도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날 중기예보를 통해 29일까지 전국적으로 체감온도가 33도 내외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당분간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전국 곳곳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2814명이고 사망자는 24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많은 것이다. 가장 온열질환자가 많았던 2018년에는 4526명, 사망자 48명이 발생했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19일 오후 5시 기준 최대 전력 수요가 94.7GW(기가와트), 오후 6시 기준 95.6GW로 집계돼 두 차례 연속 역대 최대 전력 수요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부가 내년에 2000억 원을 자영업자 배달비 지원에 쓰기로 했다. 1인당 연간 20만 원씩 준다고 가정하면 영세 소상공인 100만 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자영업자가 6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개할 내년도 예산안에 2000억 원 규모의 배달 수수료 지원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감한 예산 투입으로 내수 경기 악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내수 침체 속에 과도한 배달비 부담을 호소하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배달비 지원 예산을 내년부터 편성하기로 한 바 있다. 배달 수수료 지원은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수수료는 물론이고 자가 배달 비용까지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올 2월(―2만1000명)부터 매달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영업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자영업자는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 홀로 사장님’을 중심으로 줄었다.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7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명 급감했다. 알바도 없이 버텼지만… ‘나홀로 사장님’ 1년 전보다 11만명 줄어자영업자 6개월 연속 감소세고금리-내수 부진에 영세업자 한계상반기 노란우산 공제금 14% 늘어정부, 폐업-재취업에 1700억 지원카페 사장이었던 김모 씨(26)는 지난달 가게를 넘기고 현재 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두 달을 빼고는 매달 적자가 나서 임대차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가게를 넘겼다. 김 씨는 “터미널 주변이라 상권이 발달한 곳인데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서서히 끊겼다”며 “나 같은 초보 사장뿐만 아니라 장사를 오래한 가게들도 죄다 적자를 내고 있어 빨리 그만두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 씨처럼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자영업자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인 ‘나 홀로 사장님’이 11개월 연속 줄어들며 자영업자 감소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자영업자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 명 감소하며 지난해 9월(―2만 명) 이후 매달 줄고 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4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8000명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나 홀로 사장님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건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쳐 영세 사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1∼6월) 폐업을 이유로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75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늘었다.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지난해 1조26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상반기 지급 공제금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6669억 원)를 넘어섰다. 자영업자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가 9개 분기 연속 줄며 역대 최장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자영업자들 역시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56.6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내려 5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다시 자영업으로 재기할 수 있게 무조건 금융지원을 해주는 건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자영업을 접은 영세 사업자들을 위해 직업 교육을 내실화하고 신용적인 측면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제도를 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폐업 후 재기 지원 등에 총 5조 원 투입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정부는 내년에 예산 5조 원을 들여 소상공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5조 원에는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새로 편성하는 2000억 원 규모의 배달비 지원 예산도 포함된다. 정부는 배달 대행 업체를 활용한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식료품 등을 자체적으로 배달하는 경우에도 배달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면 이를 일부 보전해줄 방침이다. 내년 소상공인 지원 예산에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재보증 및 희망 리턴 패키지 사업 확대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는 원스톱 폐업 지원 1300억 원, 특화 취업지원 400억 원 등 1700억 원 이상의 예산으로 자영업자의 폐업과 재취업을 도울 예정이다. 한편 내년 정부 예산(총지출)은 총 680조 원에 못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중기 재정전망을 통해 내년 예산을 올해(656조6000억 원)보다 4.2%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내년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치보다 20조 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지출 증가율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18조6975억 원.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기금들에 쌓여 있는 돈의 규모입니다. 교육청의 재정 수입이 매년 불규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만든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비롯한 기금이 모두 54개. 이들 기금에서 집행하지 않고 쌓여 있는 적립금이 2020년 2조8948억 원에서 지난해 18조 원을 훌쩍 넘긴 것입니다. 교육비특별회계로 예산을 편성하는 전국 교육청은 여윳돈이 있으면 기금으로 적립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습니다. 전국 17개 교육청이 일종의 ‘쌈짓돈’으로 20조 원 가까이를 챙겨 놓은 셈입니다. 이런 반면에 최근 정부의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올 6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1145조9000억 원. 올 상반기(1∼6월)에도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103조4000억 원의 적자를 보이면서 정부의 빚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산 당국은 매년 지출 구조조정이 지상 과제입니다. 여유로운 교육청과 가난한 정부. 이들의 상반된 처지는 교육청들이 재원을 배정받는 방식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법에 따라 정부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 전체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교육청에 나눠줘야 합니다. 초중등 교육에 실제로 필요한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와는 무관하게 배정하는 예산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음에도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늘어나는 내국세 때문에 교육청이 받아 가는 교부금은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지난해 정부의 세수가 예상보다 50조 원 이상 줄어들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당초 예상보다 10조 원 작아졌음에도 교육청들의 재정 운용이 “어렵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99조6000억 원 규모의 예산 중에서 8조6000억 원가량의 예산을 쓰지 못하고 남겨서 올해로 넘겼다는 지적입니다. 시도교육청이 쌓아둔 기금과 별개로 집계된 ‘이·불용액’입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지난해 교육청들이 학교시설여건개선 예산을 늘렸다가 대거 불용 처리했다는 비판도 특히 눈에 띕니다. 15조6000억 원 규모의 학교시설여건개선 예산을 편성해 놓고 30%가 넘는 5조 원가량을 집행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무관한 예산’을 배정하는 교부금 제도를 그대로 두면, 빚 늘리는 정부 뒤에서 이처럼 돈 쓰는 일이 고민인 교육청의 모습이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금. 최근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뜨거운 감자입니다.금투세는 국내 상장 주식이나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실현한 소득이 연간 5000만 원을 넘으면 22% 세율(지방소득세 포함, 3억 원 초과분은 27.5%)로 합산 과세하는 세금인데요.이미 통과된 법률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예정대로의 시행과 유예 등을 놓고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인데요.상당수의 사안에서 ‘단일대오’를 펼쳐온 민주당에서 이례적으로 의견들이 갈라질 정도로 논란이 큰 세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국내 주식도 차익 크면 세금 내야”현재 국내에서는 일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개인들의 상장 주식 투자에 양도소득세를 매기지 않습니다.최근 기준이 50억 원으로 바뀐 대주주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주식 매도로 큰돈을 벌어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인데요.해외 주식의 경우 연 250만 원 공제 한도를 넘어서는 순간 꼼짝없이 22% 세율(지방소득세 포함)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이런 상황을 확 바꿔 놓게 될 금투세는 2020년에 여야 합의로 이미 법이 통과돼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유예된 상황입니다.금투세 도입을 결정할 당시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은 작지 않았는데요.이 때문에 애초에는 주식 투자로 1년에 2000만 원 넘게 벌면 최고 25%의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라고 재검토를 지시, 과세 기준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증시에서 큰손 빠지면 안 돼” 개인 투자자 강력 반발‘한 해에 5000만 원. 그 정도 벌었으면 세금 좀 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 사람에 따라서는 충분히 들 수 있는 생각인데요.금투세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조금 다른 얘기를 합니다.본인이 앞으로 매년 연간 5000만 원의 양도차익을 거둘 자산이 있는데 세금을 못 내겠다, 는 분도 있겠습니다만….‘슈퍼 개미’라고 불리는 큰손 투자자들이 이 세금 때문에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는 사태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입니다.실제로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단할 수 없겠습니다만, 어찌 됐든 새로운 세금이 도입되는 만큼 이 세금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당연히 생길 수 있겠습니다.앞서, 현재 국내 증시의 개인 투자자는 주식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사실 최근 기준을 높였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유 종목당 10억 원(혹은 일정 지분율 이상)이었던 대주주 기준이 있어서 일부 개인 투자자는 주식 양도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았습니다.특정한 종목에 5억 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연말에 100% 이상의 수익률을 보여서 평가액이 10억 원을 넘는 경우라면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인데요.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연말에 이 기준을 넘기지 않기 위한 매도 물량 때문에 가을 무렵부터는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습니다.● “금투세 시행” 주장, 댓글 1만개 달린 야당 정책위의장 블로그개인 투자자들이 아무리 이런 걱정을 해도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현재 상황은 뚜렷한 여소야대. 민주당이 결심하지 않으면 금투세는 이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큰데요.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금투세 시행 추진’의 전면에 나선 모양새입니다.진 의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금투세에 대한 왜곡과 진실, 일독을 권합니다>, <금투세 관련 오해를 소상히 설명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금투세 도입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는 일종의 기우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해당 국가 주식시장의 수익성을 보지, 세금 여부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외국인이나 큰손 투자자들이 증시를 이탈한다는 주장도 과도한 공포 조장이다.등의 내용이 담긴 글입니다.12일 현재 이 두 개의 글에 달린 댓글을 더하면 1만 개가 넘는데요. 부분 금투세 유예 혹은 폐지를 주장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 댓글입니다.● 야당 안에서도 “우리 주식 시장, 담세 체력 갖췄나?” 반론당 대표도 아니라 정책위의장의 개인 블로그에 댓글 1만 개가 집중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화력’이 보여주는 것처럼 금투세는 만만치 않은 이슈인 듯합니다.이런저런 사안에서 당내 반대 의견이 드물었던 민주당 내에서 폐지까지는 아니어도 추가적인 유예는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신중 검토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금투세 문제는 부자감세가 아니라 “우리 주식시장이 담세체력을 갖추었는가”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이 글에서 이 의원은국내 증시는 재벌 대주주가 개인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태가 되풀이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운 시장 여건이다. 이를 고려해 자본시장 개혁 이후로 금투세 도입을 미루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8일에 올라온 이 글에도 12일 현재 1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금투세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댓글의 대부분은 지지 의견입니다.기존에 없던 세금인 금투세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상황. 금투세 때문에 기존에는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나 이 세금 때문에 일부 투자금이 국내를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여기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금투세 시행’ 공약으로 총선 이긴 민주당, 입장 바꿀까세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라는 얘기를 하는데요.사실 세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를 출입하면서 보게 되는 세금의 실체는 저 말과는 꽤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가장 큰 세목으로 꼽히는 소득세만 놓고 봐도 국내의 근로자 30% 이상은 전혀 내지 않는 상황입니다.영국의 금융 전문 작가인 도미닉 프리스비가 쓴 책 ‘세금의 세계사(조용빈 옮김·한빛비즈)’에는 “정부가 피터 것을 빼앗아 폴에게 주면 폴은 항상 정부를 지지한다”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소개돼 있습니다.이 말처럼 세금 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정치’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예산과 달리 세금 제도는 실제 대부분 법으로 결정되는데요. 여러 국가 시스템 가운데 국회의 뜻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영역인 셈입니다.지난 총선 공약 가운데 하나로 ‘금투세 시행’을 내걸고 압승한 민주당이 금투세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1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한 이후에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