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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달고 산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2, 3일 콜록거리다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길게는 몇 달째 기침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도 커진다. 기침은 그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쫓아내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둬서도 안 된다. 때로는 기침이 특정 질병의 징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지예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동반 증세는 없는지부터 찬찬히 살펴야 더 큰 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급성인지 만성인지부터 확인해야정 교수는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언제 시작했느냐’이다”고 말했다. 기침이 지속된 기간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질병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은 기침을 한 기간이 2주 이내인 경우를 급성기로 본다. 기간이 2∼8주라면 중간 단계(아급성기), 8주 이상 지속됐다면 만성기로 분류한다. 급성 기침의 가장 큰 원인은 감기다. 혹은 이물질을 흡입한 뒤 급성 기침을 하기도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있다면 열이 날 수도 있다. 단, 이런 경우에도 피를 토하거나 가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푹 쉬면 기침이 사라진다. 다만 급성 기침인데도 피를 토한다면 폐렴일 수 있다. 즉시 병원에 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성 기침이라면 여러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보통은 역류성후두염, 천식, 후비루증후군이 전체 만성 기침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의 점액 물질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세를 말한다. 이 밖에 기관지가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기관지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 폐와 관련된 중증 질환으로 인해 기침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폐암의 경우 초기에는 아무 증세가 없다가 뒤늦게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아급성기의 기침은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감기가 원인일 수도 있고, 폐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2주 이후부터는 기침의 양상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8주 이상 지속돼 만성 기침이 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하는 게 좋다. ○동반 증세 살피면 어떤 병인지 알수 있어만성 기침에서 벗어나려면 동반 증세부터 체크해야 한다. 우선 가슴 통증 여부를 살피자. 기침할 때 양쪽 가슴 모두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근육통이나 갈비뼈 골절이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 주로 기침하는 순간에만, 혹은 갈비뼈 주변을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반면 기침할 때 가슴의 어느 한 부위만 특히 아프다면 폐렴이나 늑막염(흉막염)이 원인일 수 있다. 주로 숨을 들이마실 때 쿡쿡 쑤시는 느낌의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통증의 강도가 약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강해질 수 있다. 기침을 할 때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 교수는 “기침과 뇌질환의 의학적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기침이 많아지면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천식과 관련한 호르몬이 야간에 우리 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숨소리도 달라진다. 보통 ‘쌕쌕’거리는 소리가 느껴진다. 반면 앉아 있을 때는 기침을 하지 않다가 누우면 기침을 할 때도 있다. 주로 밤에 누운 자세에서 기침을 더 한다면 위산 역류에 따른 후두염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기침 소리에도 주목해야 한다. 목(상기도)에서 나오는 기침 소리는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반면 기침 소리가 좀 더 크고 묵직한 느낌이 들면 폐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가래가 나온다면 색깔을 확인해야 한다. 누렇거나 녹색을 띠면서 점도가 높을수록 감염성 질환이나 기관지 관련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폐렴이 심하다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낮에는 멀쩡하다가 밤에 잠을 자던 중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면서 깰 때도 있다. 이런 발작적인 기침은 주로 침이나 다른 물질을 잘못 삼켜서 발생한다. 원래는 잠을 잘 때 침이 기관지로 넘어가지 않도록 후두 부위가 덮어준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작적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주로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예민해진 목구멍이 원인 아니면 참지 말아야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기침이 그치지 않거나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정 교수는 “목의 예민도가 높아져 기침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감기가 나았는데도 기침이 한동안 지속될 때가 있다. 감기에 걸린 동안 자주 기침을 하다 보니 목구멍이 사소한 자극에도 반응할 정도로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와 무관하게 목의 예민도가 높은 사람들도 기침을 자주 한다. 이 경우 조금만 자극해도 기침이 발생한다. 심지어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 때도 공기가 기도를 자극한다. 만약 목소리의 톤을 높이고 힘을 줘서 말하면 예민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조금만 목에 자극을 줘도 간질간질하다가 기침이 발작적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 기침은 원인 질환을 밝혀내고, 그 질환을 고치면 해소된다. 하지만 목이 예민한 사람들은 그렇게 해결할 수 없다. 기침을 자극하는 원인과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가령 선풍기 바람만 맞아도 기침을 한다면 가급적 찬 바람을 피해야 한다. 헛기침을 자주 한다면 헛기침을 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또한 불필요한 말을 줄이거나, 말을 할 때도 톤을 낮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질환이 원인일 때는 기침을 참지 않는 게 좋다. 기침을 통해 가래 등 이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이 예민해 터지는 기침은 참는 게 좋다. 자주 기침을 할수록 더 자극이 강해지고 예민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건조한 시기에 이런 증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 기관지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가래 늘어나고 구토-근육통 동반… 흉부 X선 찍어보면 원인 물질 밝혀져 폐렴 의심증상과 치료 기침을 유발하는 질병 중 폐렴은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정지예 교수는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크게 바이러스나 세균 등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폐렴과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비감염성 폐렴으로 나눈다. 대체로 감염성 폐렴의 비율이 높다. 폐렴에 걸리면 가래가 늘어난다. 가래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도 발생한다. 대체로 구토와 설사, 근육통, 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때로는 피를 토하기도 한다. 미생물이 폐를 싸고 있는 막까지 침투하면 가슴 통증도 생긴다. 더 심해지면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데, 그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게 좋다. 폐렴 여부는 흉부 X선 촬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혹 폐렴을 유발한 미생물을 찾기 위해 정밀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경증이라면 1, 2주 정도면 상태가 호전된다. 다만 환자의 상태나 미생물의 종류, 폐렴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폐렴은 심각한 질병이 될 수 있다. 노인들은 폐렴에 걸렸어도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가족들이 체온을 자주 측정하는 등 항상 상태를 살펴야 한다. 페렴구균 예방접종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미생물의 침투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정 교수는 “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게 폐렴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기침을 달고 산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2, 3일 콜록거리다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길게는 몇 달째 기침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도 커진다. 기침은 그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쫓아내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둬서도 안 된다. 때로는 기침이 특정 질병의 징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지예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동반 증세는 없는지부터 찬찬히 살펴야 더 큰 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급성, 만성 여부부터 확인해야”정 교수는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언제 시작했느냐’이다”고 말했다. 기침이 지속된 시간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질병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은 기침을 한 기간이 2주 이내인 경우를 급성기로 본다. 기간이 2~8주라면 중간 단계(아급성기), 8주 이상 지속됐다면 만성기로 분류한다. 급성 기침의 가장 큰 원인은 감기다. 혹은 이물질을 흡입한 뒤 급성 기침을 하기도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있다면 열이 날 수도 있다. 단, 이런 경우에도 피를 토하거나 가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푹 쉬면 기침이 사라진다. 다만 급성 기침인데도 피를 토한다면 폐렴일 수 있다. 즉시 병원에 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성 기침이라면 여러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보통은 역류성후두염, 천식, 후비루증후군이 전체 만성 기침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의 점액 물질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세를 말한다. 이 밖에 기관지가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기관지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 폐와 관련된 중증 질환으로 인해 기침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폐암의 경우 초기에는 아무 증세가 없다가 뒤늦게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아급성기의 감기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감기가 원인일 수도 있고, 폐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2주 이후부터는 감기 양상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8주 이상 지속돼 만성 감기가 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하는 게 좋다. ● “기침 동반 증세를 살펴라”만성 기침에서 벗어나려면 동반 증세부터 체크해야 한다. 우선 가슴 통증 여부를 살피자. 기침할 때 양쪽 가슴 모두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근육통이나 갈비뼈 골절이 원인일 수 있다. 이 경우 주로 기침하는 순간에만, 혹은 갈비뼈 주변을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반면 기침할 때 가슴의 어느 한 부위만 특히 아프다면 폐렴이나 늑막염(흉막염)이 원인일 수 있다. 주로 숨을 들이마실 때 쿡쿡 쑤시는 느낌의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통증의 강도가 약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강해질 수 있다. 기침을 할 때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 교수는 “기침과 뇌질환의 의학적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기침이 많아지면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천식과 관련한 호르몬이 야간에 우리 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숨소리도 달라진다. 보통 ‘쌕쌕’거리는 소리가 느껴진다. 반면 앉아 있을 때는 기침을 하지 않다가 누우면 기침을 할 때도 있다. 주로 밤에 누운 자세에서 기침을 더 한다면 위산 역류에 따른 후두염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 기침 소리에도 주목해야 한다. 목(상기도)에서 나온 기침 소리는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반면 기침 소리가 좀 더 크고 묵직한 느낌이 들면 폐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가래가 나온다면 색깔을 확인해야 한다. 누렇거나 녹색을 띠면서 점도가 높을수록 감염성 질환이나 기관지 관련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폐렴이 심하다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낮에는 멀쩡하다가 밤에 잠을 자던 중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면서 깰 때도 있다. 이런 발작적인 기침은 주로 침이나 다른 물질을 잘못 삼켜서 발생한다. 원래는 잠을 잘 때 침이 기관지로 넘어가지 않도록 후두 부위가 덮어준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작적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주로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 “예민해진 목구멍이 기침 원인일 수도”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기침이 그치지 않거나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정 교수는 “목의 예민도가 높아져 기침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감기가 나았는데도 기침이 한동안 지속될 때가 있다. 감기에 걸린 동안 자주 기침을 하다 보니 목구멍이 사소한 자극에도 반응할 정도로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와 무관하게 목의 예민도가 높은 사람들도 기침을 자주 한다. 이 경우 조금만 자극해도 기침이 발생한다. 심지어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 때도 공기가 기도를 자극한다. 만약 목소리의 톤을 높이고 힘을 줘서 말하면 예민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조금만 목에 자극을 줘도 간질간질하다가 기침이 발작적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 기침은 원인 질환을 밝혀내고, 그 질환을 고치면 해소된다. 하지만 목이 예민한 사람들은 그렇게 해결할 수 없다. 기침을 자극하는 원인과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가령 선풍기 바람만 맞아도 기침을 한다면 가급적 찬 바람을 피해야 한다. 헛기침을 자주 한다면 헛기침을 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또한 불필요한 말을 줄이거나, 말을 할 때도 톤을 낮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질환이 원인일 때는 기침을 참지 않는 게 좋다. 기침을 통해 가래 등 이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이 예민해 터지는 기침은 참는 게 좋다. 자주 기침을 할수록 더 자극이 강해지고 예민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건조한 시기에 이런 증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 기관지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치명적인 병’ 될 수 있는 폐렴, 이런 증상땐 병원 찾아야 기침을 유발하는 질병 중 폐렴은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정지예 교수는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크게 바이러스나 세균 등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폐렴과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비감염성 폐렴으로 나눈다. 대체로 감염성 폐렴의 비율이 높다. 폐렴에 걸리면 가래가 늘어난다. 가래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도 발생한다. 대체로 구토와 설사, 근육통, 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때로는 피를 토하기도 한다. 미생물이 폐를 싸고 있는 막까지 침투하면 가슴 통증도 생긴다. 더 심해지면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데, 그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게 좋다. 폐렴 여부는 흉부 X선 촬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혹 폐렴을 유발한 미생물을 찾기 위해 정밀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경증이라면 1, 2주 정도면 상태가 호전된다. 다만 환자의 상태나 미생물의 종류, 폐렴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폐렴은 심각한 질병이 될 수 있다. 노인들은 폐렴에 걸렸어도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가족들이 체온을 자주 측정하는 등 항상 상태를 살펴야 한다. 페렴구균 예방접종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미생물의 침투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정 교수는 “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게 폐렴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가 지방간이다. 방치하면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을 다량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이 더 많이 합성된다. 이것이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이 경우 술을 피하는 게 해법이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면 비만이 원인일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살찐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일 때도 지방간이 종종 생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피하려면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체지방률이 남성 25%, 여성 30%를 넘으면 ‘사실상 비만’으로 본다. 허리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 90cm, 여성 85cm를 넘을 때도 비만이다. 음주를 하지도 않고 비만 체형도 아닌데 지방간이 생길 때가 있다. 체질적 문제일 수도 있고, 가족력 때문일 수도 있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49)가 이런 사례다. 권 교수는 체지방률이 20%도 되지 않았다. 허리둘레도 83cm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도 내장 지방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비만과 관련된 대사증후군, 지방간 연구를 많이 해 온 의사로서 속상하고 화가 났다. 권 교수의 ‘지방간 탈출기’를 들어봤다.○지방간 벗어나려 근력 운동 시작지방간이 생기기 전에도 권 교수는 운동과 담을 쌓지는 않았다. 2001년 레지던트 2년 차 때 꽤나 적극적으로 다이어트를 한 적도 있다. 당시 그의 체중은 73kg. 비만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통통한 편이었다. 6개월 사이에 9kg을 줄여 63kg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했다. 음식 섭취량도 줄였다. 밥은 3분의 2만 먹었고, 설탕이 들어 있는 음료수는 끊었다. 권 교수는 이런 방식을 절반의 음식만 먹는다는 의미로 ‘반식 다이어트’라 불렀다. 다만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후 권 교수는 15년 동안 이 다이어트를 꾸준히 했다. 덕분에 체중은 63∼66kg을 유지했다. 이처럼 과체중도 아니었고, 마른 비만도 아니었으며,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지방간이 생길 거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 하지만 5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원인을 찾아봤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일단 운동량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사실 권 교수의 아버지도 날씬한 편인데 지방간이 있다. 형 또한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일종의 가족력이었던 것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운동이 해법인 것은 분명했지만 과체중도 아닌데 더 체중을 빼는 것은 곤란했다. 더 많은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근력 운동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근력 운동에 도전했다. ○헬스 시설과 연구실에서 수시로 근력 운동권 교수는 진료가 끝난 후, 혹은 점심시간처럼 빈 시간을 활용해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운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곧바로 40∼5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다음에는 달리기와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40분 했다. 모든 종류의 운동이 중요하지만 권 교수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근력 운동이다. 과체중이 아닌 상태에서 근 손실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지방간을 없애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처음 해 보는 근력 운동이 쉽지는 않았다. 초기에만 해도 힘이 달려 별로 무겁지 않은 중량인데도 제대로 들지 못했단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중량을 늘린 덕분에 지금은 처음 시작할 때의 2배 가까운 중량을 들어 올릴 정도로 근육이 강해졌다. 근력 운동은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위주로 번갈아 가면서 했다. 보통 4, 5종류의 운동 기구를 번갈아 가면서 이용했다. 가급적 12회씩 3세트 반복하는 원칙을 지켰다. 이런 방식의 운동을 유지하면서 요즘도 매주 3, 4회 헬스 시설에서 1시간 반∼2시간가량 운동하고 있다. 업무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연구실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도 7kg짜리 아령과 10kg짜리 아령을 가져다 놓았다. 연구실에서 운동할 때도 12회 3세트는 가급적 지킨다. 이와 함께 팔굽혀펴기를 15회씩 3세트를 하기도 한다. 동시에 음식 관리를 병행했다. 과거에 다이어트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밥은 3분의 2 정도를 먹었다. 불필요한 간식이나 야식은 먹지 않았고, 음료수도 단 것은 가급적 피했다. 이런 식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두통도 사라져근력 운동의 효과는 컸다. 운동을 시작하고 6개월 후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에만 해도 지방간은 사라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다시 1년 후 검진에서는 지방간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도 당뇨 직전 단계인 5.9∼6.1%에서 5%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가 6.5%이면 당뇨로 판단한다. 권 교수는 원래 과체중은 아니었다. 체중 감량이 운동 목적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건강검진 결과표는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 시작 전(2018년) 체중은 65kg이었고, 체지방률은 19%, 골격근량은 29kg이었다. 3년 후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63kg으로 소폭 줄어 있었다. 반면 체지방률은 12%로 뚝 떨어졌다. 골격근량은 30kg으로 늘었다. 군살이 빠지고 탄탄한 몸매가 된 것이다. 실제로 바지 사이즈도 32인치에서 30인치로 줄었단다.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두통도 사라졌다. 권 교수는 예전에 매주 2회 정도는 진통소염제를 먹었다. 그래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으면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거나 별도로 주사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운동 덕분에 이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권 교수는 환자들에게도 근력 운동을 자주 권한다. 권 교수는 “사실 젊은 사람들은 활동량이 많고 근육을 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만 열심히 해도 좋다”며 “오히려 나이 들수록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근력 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단 오르고 버스 애용… 약속장소까지 도보 이동… 귀가때도 멀리 둘러가기 일상에서 활동량 늘리려면 권혁태 교수는 “빨리 걷기를 가급적 주 5회, 30여 분씩 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 습관”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대안은 없을까. 권 교수는 “그럴 수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량을 늘려 모자란 운동을 보충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자신도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단 승용차는 놔두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0분 이내의 약속 장소까지는 주로 걷는다. 가끔은 버스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간다. 평소 하던 운동을 하지 못했다면 일부러 주변 공원을 빙 돌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6개 층은 거뜬하게 오른다.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기 때문에 보통은 매일 30개 층의 계단을 걸어 오르는 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하루 평균 1만2000∼1만4000보를 걷는다. 하루 2만 보를 넘을 때도 종종 있다.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더 있다. 권 교수는 활동량이 적었던 과거에는 목적지에서 가장 먼 지하철 출구를 이용했다. 또 아파트 출입을 할 때에도 일부러 단지를 한 바퀴 크게 돌았다. 무언가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야 한다면 집 근처가 아닌, 조금 더 먼 거리까지 걸어가 사는 방법도 시도할 만하다. 굳이 사야 할 물건이 없다면 “생수 한 병이라도 사자”라고 목표를 정한 뒤 매일 아침 먼 거리의 편의점을 방문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짬이 나면 가까운 곳에 산책을 나가거나 짧은 시간에 빨리 달리기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가 지방간이다. 방치하면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을 다량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이 더 많이 합성된다. 이것이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이 경우 술을 피하는 게 해법이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면 비만이 원인일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살찐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일 때도 지방간이 종종 생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피하려면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체지방률이 남성 25%, 여성 30%를 넘으면 ‘사실상 비만’으로 본다. 허리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 90㎝, 여성 85㎝를 넘을 때도 비만이다. 음주를 하지도 않고 비만 체형도 아닌데 지방간이 생길 때가 있다. 체질적 문제일 수도 있고, 가족력 때문일 수도 있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49)가 이런 사례다. 권 교수는 체지방률이 20%도 되지 않았다. 허리둘레도 83㎝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도 내장 지방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비만과 관련된 대사증후군, 지방간 연구를 많이 해 온 의사로서 속상하고 화가 났다. 권 교수의 ‘지방간 탈출기’를 들어봤다. ●지방간 벗어나려 근력 운동 시작 지방간이 생기기 전에도 권 교수는 운동과 담을 쌓지는 않았다. 2001년 레지던트 2년 차 때 꽤나 적극적으로 다이어트를 한 적도 있다. 당시 그의 체중은 73㎏. 비만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통통한 편이었다. 6개월 사이에 9㎏을 줄여 63㎏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했다. 음식 섭취량도 줄였다. 밥은 3분의 2만 먹었고,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수는 끊었다. 권 교수는 이런 방식을 절반의 음식만 먹는다는 의미로 ‘반식 다이어트’라 불렀다. 다만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후 권 교수는 15년 동안 이 다이어트를 꾸준히 했다. 덕분에 체중은 63~66㎏을 유지했다. 이처럼 과체중도 아니었고, 마른 비만도 아니었으며,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지방간이 생길 거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 하지만 5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원인을 찾아봤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일단 운동량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사실 권 교수의 아버지도 날씬한 편인데 지방간이 있다. 형 또한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일종의 가족력이었던 것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운동이 해법인 것은 분명했지만 과체중도 아닌데 더 체중을 빼는 것은 곤란했다. 더 많은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근력 운동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근력 운동에 도전했다. ●헬스 시설과 연구실에서 수시로 근력 운동 권 교수는 진료가 끝난 후, 혹은 점심시간처럼 빈 시간을 활용해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운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곧바로 40~5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다음에는 달리기와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40분 했다. 모든 종류의 운동이 중요하지만 권 교수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근력 운동이다. 과체중이 아닌 상태에서 근 손실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지방간을 없애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처음 해 보는 근력 운동이 쉽지는 않았다. 초기에만 해도 힘이 달려 별로 무겁지 않은 중량인데도 제대로 들지 못했단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중량을 늘린 덕분에 지금은 처음 시작할 때의 2배 가까운 중량을 들어올릴 정도로 근육이 강해졌다. 근력 운동은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위주로 번갈아가면서 했다. 보통 4, 5종류의 운동 기구를 번갈아가면서 이용했다. 가급적 12회씩 3세트 반복하는 원칙을 지켰다. 이런 방식의 운동을 유지하면서 요즘도 매주 3, 4회 헬스 시설에서 1시간 반~2시간가량 운동하고 있다. 업무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연구실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도 7㎏짜리 아령과 10㎏짜리 아령을 가져다 놓았다. 연구실에서 운동할 때도 12회 3세트는 가급적 지킨다. 이와 함께 팔굽혀펴기를 15회씩 3세트를 하기도 한다. 동시에 음식 관리를 병행했다. 과거에 다이어트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밥은 3분의 2 정도를 먹었다. 불필요한 간식이나 야식은 하지 않았고, 음료수도 단 것은 가급적 피했다. 이런 식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1년 6개월 만에 지방간에서 완전 해방 근력 운동의 효과는 컸다. 운동을 시작하고 6개월 후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에만 해도 지방간은 사라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다시 1년 후 검진에서는 지방간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도 당뇨 직전 단계인 5.9~6.1%에서로 5%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가 6.5%이면 당뇨로 판단한다. 권 교수는 원래 과체중은 아니었다. 체중 감량이 운동 목적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건강검진 결과표는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 시작 전(2018년) 체중은 65㎏이었고, 체지방률은 19%, 골격근량은 29㎏이었다. 3년 후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63㎏으로 소폭 줄어 있었다. 반면 체지방률은 12%로 뚝 떨어졌다. 골격근량은 30㎏으로 늘었다. 군살이 빠지고 탄탄한 몸매가 된 것이다. 실제로 바지 사이즈도 32인치에서 30인치로 줄었단다.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두통도 사라졌다. 권 교수는 예전에 매주 2회 정도는 진통소염제를 먹었다. 그래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으면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거나 별도로 주사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운동 덕분에 이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권 교수는 환자들에게도 근력 운동을 자주 권한다. 권 교수는 “사실 젊은 사람들은 활동량이 많고 근육을 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만 열심히 해도 좋다”며 “오히려 나이 들수록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근력 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서 활동량 늘릴수 있는 습관 들여야”권혁태 교수는 “빨리 걷기를 가급적 주 5회, 30여 분씩 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 습관”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대안은 없을까. 권 교수는 “그럴 수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량을 늘려 모자란 운동을 보충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자신도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단 승용차는 놔두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0분 이내의 약속 장소까지는 주로 걷는다. 가끔은 버스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간다. 평소 하던 운동을 하지 못했다면 일부러 주변 공원을 빙 돌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6개 층은 거뜬하게 오른다.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기 때문에 보통은 매일 30개 층의 계단을 걸어 오르는 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하루 평균 1만2000~1만4000보를 걷는다. 하루 2만 보를 넘을 때도 종종 있다.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더 있다. 권 교수는 활동량이 적었던 과거에는 목적지에서 가장 먼 지하철 출구를 이용했다. 또 아파트 출입을 할 때에도 일부러 단지를 한 바퀴 크게 돌았다. 무언가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야 한다면 집 근처가 아닌, 조금 더 먼 거리까지 걸어가 사는 방법도 시도할 만하다. 굳이 사야 할 물건이 없다면 “생수 한 병이라도 사자”라고 목표를 정한 뒤 매일 아침 먼 거리의 편의점을 방문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짬이 나면 가까운 곳에 산책을 나가거나 짧은 시간에 빨리 달리기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40대 초반의 전직 운동선수 A 씨는 얼마 전 만성적인 손목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통증은 현역 선수 시절에 시작됐다. 통증이 나타나면 주사를 맞았고, 그러면 사라지는 듯했다. 그래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렇게 10년 이상 시간이 흘렀다. 결국 손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이재성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보니 손목의 연골 조직이 거의 닳아 있었다. 이른바 척골충돌증후군이 꽤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된 것이다. A 씨는 나사못으로 관절을 완전히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됐지만 이후 손목을 50% 정도밖에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이 교수는 “A 씨가 초기 단계에 왔더라면 관절을 살릴 수 있었고, 손목도 제대로 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손목 통증을 오래 방치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손목 통증 환자의 80% 정도가 척골충돌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만큼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 척골충돌증후군 환자 급증아래팔뼈는 크게 요골(노뼈)과 척골(자뼈)로 구분된다. 엄지손가락 쪽의 굵은 뼈가 요골, 새끼손가락 쪽의 팔목에 툭 튀어나온 뼈가 척골이다. 이 중 척골은 인대와 연골 조직 등이 삼각형 모양으로 얽혀 있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와 닿아 있다. 이 복합체가 완충 작용을 하는 덕분에 척골은 인접한 손목뼈와 충돌하지 않는다. 하지만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많아지면 척골이 복합체 조직을 뚫고 손목뼈와 충돌한다. 이때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게 척골충돌증후군이다. 병명이 생소할 수 있지만 손목 질환 분야에서는 허리 디스크만큼이나 흔하다. 골프, 테니스, 탁구, 요가, 필라테스 등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손목을 꺾은 채 힘을 주거나 손목을 비튼 채로 바닥을 짚는 동작이 많기 때문이다. 빨래를 쥐어짜는 모양새의 동작도 좋지 않다. 오랜 기간 이런 동작이 반복되면서 척골충돌증후군으로 악화된다. 일종의 퇴행성관절염으로 볼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자가 진단으로 알 수 있다. 대체로 손목을 많이 쓴 후 척골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새끼손가락 쪽 손목의 오목한 부분을 눌렀을 때 아프다면 이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손목을 안에서 바깥으로 비틀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통증은 한두 번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며 상태를 체크할 것을 당부했다. 보통 초기에는 약물이나 재활요법으로 치료한다. 심해지면 척골의 일부를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 ○손이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손목 통증이 생기는 또 다른 이유로는 ‘과(過)사용증후군’을 들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손목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다. 연령과 관계없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경우 손목뿐 아니라 팔꿈치나 손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부르는 수근관증후군도 일종의 과사용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수근관(손목터널)은 손과 팔을 잇는 통로다. 이 통로를 통해 팔에서 손으로 신경이 뻗어 있다.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신경을 누르면서 증세가 나타난다. 증세의 양상은 척골충돌증후군과는 약간 다르다. 찌릿찌릿 저리고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손을 쓰지 않았는데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손가락에 증세가 생길 수 있지만 대체로 새끼손가락에서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밤에 증세가 심해진다. 중년기 주부 중에서는 이런 증세 때문에 잠에서 종종 깨곤 한다. 주로 손목을 덜 사용하거나 보조기구를 함께 쓰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무턱대고 진통소염제 복용 삼가야”이 외에도 손목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관절 부위가 붓고 열이 나는 것 같다면 염증성 질환, 넘어진 후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고 붓거나 변형이 생기면 요골 골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통증이 무척 심해 대부분 곧바로 병원에 가다 보니 후유증은 적다. 반면 삼각섬유연골복합체가 손상될 경우에는 통증이 2, 3일 후 저절로 가라앉을 때가 많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지 않으니 무심코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마사지나 찜질은 증세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다만 냉찜질과 온찜질을 구분해야 한다. 열이 나고 부은 상태라면 염증세포를 억제하고 미세혈관을 수축시키기 위해 냉찜질을 해야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을 이완시키며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온찜질을 하는 게 좋다. 다만 소염진통제를 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의외로 많은 사람이 손목이 삐었다고 생각하며 소염진통제만 먹는다. 통증만 잠재우는 식인데, 근본 원인은 그대로 뒀으니 질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원래 상태를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지거나 손목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A 씨가 대표적 사례다. 이 교수는 “무턱대고 소염제만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 끝마디에 생기고 손을 쓴후 통증… 류머티즘, 여러 부위로 번지고 오전에 증세 손가락 관절염 자가진단법 손가락에도 종종 통증이 발생한다. 때로는 손가락 통증이 번져서 손등과 팔목 전체가 아플 때도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관절염을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재성 교수는 “퇴행성이냐 류머티즘성이냐에 따라 세부 양상이 다르다”며 “어느 쪽이냐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아픈 부위만 계속 아프다. 다른 부위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로 손가락의 끝마디에 발생한다. 관절 부위의 뼈가 커지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면 손가락 끝마디가 살짝 부풀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이라면 손가락의 중간 마디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아픈 부위가 한 곳에 그치지 않고 여러 곳으로 번지기도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악화되면 손가락이 갈고리처럼 굽을 수도 있다. 통증은 두 관절염 모두에서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일 때는 손을 사용한 후에 주로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저녁에 많이 아픈 편이다. 이때 열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증세도 대부분 30분 이내에 사라진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일 때는 손을 사용하지 않을 때 더 뻣뻣하고 아픈 느낌이 강하다. 증세는 주로 오전에 나타나며 손을 사용하면 약해진다. 아픈 증세는 한 시간 이상 지속될 때가 많고, 붓거나 열이 발생할 때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나 직장인, 고령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으로 나이나 직업과는 큰 상관이 없다. 요즘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소염제를 먹으면 증세가 개선될까. 류머티즘성관절염의 경우 소염제가 잘 듣는 편이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소염제를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턱대고 약을 먹기보다는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40대 초반의 전직 운동선수 A 씨는 얼마 전 만성적인 손목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통증은 현역 선수 시절에 시작됐다. 통증이 나타나면 주사를 맞았고, 그러면 사라지는 듯했다. 그래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렇게 10년 이상 시간이 흘렀다. 결국 손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이재성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보니 손목의 연골 조직이 거의 닳아 있었다. 이른바 척골충돌증후군이 꽤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된 것이다. A 씨는 나사못으로 관절을 완전히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됐지만 이후 손목을 50% 정도밖에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이 교수는 “A 씨가 초기 단계에 왔더라면 관절을 살릴 수 있었고, 손목도 제대로 쓸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손목 통증을 오래 방치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손목 통증 환자의 80% 정도가 척골충돌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만큼 환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 척골충돌증후군 환자 급증아래팔뼈는 크게 요골(노뼈)과 척골(자뼈)로 구분된다. 엄지손가락 쪽의 굵은 뼈가 요골, 새끼손가락 쪽의 팔목에 툭 튀어나온 뼈가 척골이다. 이 중 척골은 인대와 연골 조직 등이 삼각형 모양으로 얽혀 있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와 닿아 있다. 이 복합체가 완충 작용을 하는 덕분에 척골은 인접한 손목뼈와 충돌하지 않는다. 하지만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많아지면 척골이 복합체 조직을 뚫고 손목뼈와 충돌한다. 이때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게 척골충돌증후군이다. 병명이 생소할 수 있지만 손목 질환 분야에서는 허리 디스크만큼이나 흔하다. 골프, 테니스, 탁구, 요가, 필라테스 등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손목을 꺾은 채 힘을 주거나 손목을 비튼 채로 바닥을 짚는 동작이 많기 때문이다. 빨래를 쥐어짜는 모양새의 동작도 좋지 않다. 오랜 기간 이런 동작이 반복되면서 척골충돌증후군으로 악화된다. 일종의 퇴행성관절염으로 볼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자가 진단으로 알 수 있다. 대체로 손목을 많이 쓴 후 척골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새끼손가락 쪽 손목의 오목한 부분을 눌렀을 때 아프다면 이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손목을 안에서 바깥으로 비틀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통증은 한두 번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며 상태를 체크할 것을 당부했다. 보통 초기에는 약물이나 재활요법으로 치료한다. 심해지면 척골의 일부를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 ● 손이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손목 통증이 생기는 또 다른 이유로는 ‘과(過)사용증후군’을 들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손목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다. 연령과 관계없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경우 손목뿐 아니라 팔꿈치나 손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부르는 수근관증후군도 일종의 과사용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수근관(손목터널)은 손과 팔을 잇는 통로다. 이 통로를 통해 팔에서 손으로 신경이 뻗어 있다.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신경을 누르면서 증세가 나타난다. 증세의 양상은 척골충돌증후군과는 약간 다르다. 찌릿찌릿 저리고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손을 쓰지 않았는데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손가락에 증세가 생길 수 있지만 대체로 새끼손가락에서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밤에 증세가 심해진다. 중년기 주부 중에서는 이런 증세 때문에 잠에서 종종 깨곤 한다. 주로 손목을 덜 사용하거나 보조기구를 함께 쓰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 “무턱대고 진통소염제 복용 삼가야”이외에도 손목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관절 부위가 붓고 열이 나는 것 같다면 염증성 질환, 넘어진 후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고 붓거나 변형이 생기면 요골 골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통증이 무척 심해 대부분 곧바로 병원에 가다 보니 후유증은 적다. 반면 삼각섬유연골복합체가 손상될 경우에는 통증이 2, 3일 후 저절로 가라앉을 때가 많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지 않으니 무심코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마사지나 찜질은 증세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다만 냉찜질과 온찜질을 구분해야 한다. 열이 나고 부은 상태라면 염증세포를 억제하고 미세혈관을 수축시키기 위해 냉찜질을 해야 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을 이완시키며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온찜질을 하는 게 좋다. 다만 소염진통제를 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의외로 많은 사람이 손목이 삐었다고 생각하며 소염진통제만 먹는다. 통증만 잠재우는 식인데, 근본 원인은 그대로 뒀으니 질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원래 상태를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지거나 손목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A 씨가 대표적 사례다. 이 교수는 “무턱대고 소염제만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손가락 관절염, 어떻게 구분할까 손가락에도 종종 통증이 발생한다. 때로는 손가락 통증이 번져서 손등과 팔목 전체가 아플 때도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관절염을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재성 교수는 “퇴행성이냐 류머티즘성이냐에 따라 세부 양상이 다르다”며 “어느 쪽이냐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아픈 부위만 계속 아프다. 다른 부위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로 손가락의 끝마디에 발생한다. 관절 부위의 뼈가 커지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면 손가락 끝마디가 살짝 부풀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이라면 손가락의 중간 마디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아픈 부위가 한 곳에 그치지 않고 여러 곳으로 번지기도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악화되면 손가락이 갈고리처럼 굽을 수도 있다. 통증은 두 관절염 모두에서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일 때는 손을 사용한 후에 주로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저녁에 많이 아픈 편이다. 이때 열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증세도 대부분 30분 이내에 사라진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일 때는 손을 사용하지 않을 때 더 뻣뻣하고 아픈 느낌이 강하다. 증세는 주로 오전에 나타나며 손을 사용하면 약해진다. 아픈 증세는 한 시간 이상 지속될 때가 많고, 붓거나 열이 발생할 때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나 직장인, 고령층에서 주로 발견된다. 반면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으로 나이나 직업과는 큰 상관이 없다. 요즘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소염제를 먹으면 증세가 개선될까. 류머티즘성관절염의 경우 소염제가 잘 듣는 편이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소염제를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턱대고 약을 먹기보다는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자신과 ‘궁합’이 맞는 종목을 찾는다면 운동을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무턱대고 아무 운동이나 했다가는 금세 싫증을 느낀다. 심하면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자신의 몸 상태나 적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다.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39)도 그런 운동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전공의 시절부터 병원 헬스시설에 등록해 운동을 했지만 주 1회를 채우기도 어려웠다. 취미 삼아 달리기도 해봤지만 1년에 한 번 병원 직원들과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게 전부였다. 그랬던 최 교수가 1년 1개월 전 ‘평생을 해도 될 것 같은’ 종목을 만났다. 바로 탁구였다. 지난해 여름 도쿄 올림픽 때 한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의 경기가 계기가 됐다. TV 중계를 보는데 전기가 흐르는 듯한 쾌감을 느꼈단다. 최 교수는 “나이 어린 친구가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걸 보고 나도 탁구가 하고 싶어졌다”며 웃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여 지난 지난해 10월, 최 교수는 집 근처 탁구장에 회원 등록을 마쳤다. 그로부터 13개월, 최 교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처음엔 20분 레슨에도 헉헉사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탁구를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다. 그러니 기본기부터 배워야 했다. 최 교수는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탁구장에 가서 레슨을 받았다. 가장 먼저 기본 동작인 포핸드 스트로크만 배웠다. 그다음은 스텝을 배웠다. 기마 자세를 취한 후 탁구대 좌우를 신속하게 오가며 공을 넘겼다. 이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백핸드 스트로크, 드라이브를 배웠다. 레슨은 보통 20분 정도 진행됐다. 처음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공을 넘기자마자 곧바로 다시 넘어왔다. 채 2분을 넘기지 못하고 헉헉댔다. 더 이상 못 서 있겠다 싶을 정도가 되면 20초 정도 쉬었다. 그러고는 다시 공을 쳤다. 이런 식의 레슨을 한 달 정도 받고 나서야 동호회 회원들과 공을 툭툭 치는 랠리를 하는 수준에 올랐다. 본격적인 게임을 하기까지는 그 후로 한 달의 시간이 더 걸렸다. 요즘은 탁구장에 가면 보통 2∼3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코치 레슨은 20여 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동호회원들과 경기를 한다. 11점을 먼저 따면 이긴다. 경기는 5판 3선승제다. 이런 방식으로 보통은 5, 6경기를 한다. ○ ‘무리하지 않기’를 운동 철칙 삼아최 교수가 탁구를 선택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상 우려가 적다는 점이다. 그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농구, 축구, 테니스 등 구기 종목의 운동을 오래전부터 자주 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상을 당했다. 공중보건의 때 테니스를 하다가 서브 동작에서 삐끗했다. 어깨 인대에 염증이 생겼고, 테니스를 접어야 했다. 7년 전에는 병원 직원들과 농구를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해야 했다. 지금도 무리하게 팔을 쓰면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팔을 쓰는 근력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탁구를 하면서는 이런 부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최 교수는 “탁구 또한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이란 점을 인정했다. 실제로 최 교수 자신도 탁구를 무리하게 하다가 한때 무릎 통증이 생긴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무리하지 않기’를 운동 철칙으로 삼았단다. 그렇다면 탁구는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최 교수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전신 운동”이라고 했다. 2, 3시간 동안 탁구대 사이를 누비다 보면 1시간 동안 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마 자세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스쾃 자세를 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효과도 얻는다. 최 교수는 “탁구를 한 후로 바지가 꽉 낄 정도로 허벅지가 굵어졌다”며 웃었다.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것도 탁구의 장점이다. 운동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힘들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체중 줄고 혈압도 정상수치로 떨어져탁구를 시작한 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우선 체중이 빠졌다. 탁구를 하기 전에는 체질량지수(BMI)가 28로 과체중이었다. 지금은 정상 수준인 24로 떨어졌다. 다른 건강 지표도 모두 좋아졌다. 최 교수는 수축기 혈압이 120∼130mmHg로, 초기 고혈압 환자에 속했고 약을 복용했다. 탁구를 계속 하다 보니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 교수는 요즘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동시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졌고, 혈당 수치도 정상이다. 물론 식단 조절을 병행했다. 밥을 비롯해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3분의 2로 줄였다. 반찬이나 견과류는 따로 줄이지 않았다. 그 대신 짠 것과 기름진 것은 가급적 피했다. 요즘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한다. 일단 몸이 가벼워졌다. 속이 더부룩한 증세나 식후 졸림 현상은 모두 사라졌다. 체력적으로 월등하게 좋아졌다. 탁구를 시작했을 때 10분도 버티기 힘들던 체력이 2, 3시간을 거뜬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탁구를 하면서 운동의 맛을 느끼니 또 다른 운동 계획을 세우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최 교수는 요즘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새로운 종목을 하나 더 시도해볼까 생각하고 있단다. 건강 습관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탁구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힘이 세다고 해서 탁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민첩성과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특히 60, 70대 노인에게 탁구는 좋은 운동이다. 최영 교수는 “노인들은 일주일에 3회 정도만 1시간씩 탁구를 해도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호회원 중에는 노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다만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준비운동은 필수다. 최 교수 또한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꼭 한다. 최 교수는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긴장한 상태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며 “근육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체로 5, 6개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한다. 특히 효과가 좋은 세 가지만 따라 해 보자. ❶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다음 상체를 왼쪽으로 비튼다. 이때 팔도 자연스럽게 상체를 따라 돌린다. 다만 팔에는 힘을 빼고 어깨로만 회전한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몸을 돌린 후 3∼5초 정지 상태로 있다가 반대쪽 방향으로 몸을 비튼다. 살짝 어깨에 반동을 주는 것도 괜찮다. 가슴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10회 반복한다. ❷ 두 발을 붙이고 선다. 손가락 끝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천천히 굽힌다. 이때 가급적 무릎은 굽히지 않는다. 이 상태로 10초 정도 정지한다. 다만 이 동작을 처음 할 때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서는 손가락이 바닥에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소한으로 무릎을 굽히되 점차 펴는 게 좋다. 손가락이 바닥에 닿는다면 손바닥을 바닥에 닿는 식으로 강도를 높인다. 허벅지 뒤쪽, 종아리 등의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❸ 어깨 너비보다 조금 넓게 발을 벌리고 선다. 두 팔을 허리 뒤쪽에 대고 상체를 뒤로 천천히 젖힌다. 그 상태로 10초 정지한다. 2, 3회 반복한다. 이때 무릎을 완전히 펴면 상체를 뒤로 젖히기 어렵다. 또한 부상 위험도 있기 때문에 무릎은 살짝 구부리는 게 좋다. 허벅지 앞쪽과 등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자신과 ‘궁합’이 맞는 종목을 찾는다면 운동을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무턱대고 아무 운동이나 했다가는 금세 싫증을 느낀다. 심하면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자신의 몸 상태나 적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다.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39)도 그런 운동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전공의 시절부터 병원 헬스시설에 등록해 운동을 했지만 주 1회를 채우기도 어려웠다. 취미 삼아 달리기도 해봤지만 1년에 한 번 병원 직원들과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게 전부였다. 그랬던 최 교수가 1년 1개월 전 ‘평생을 해도 될 것 같은’ 종목을 만났다. 바로 탁구였다. 지난해 여름 도쿄 올림픽 때 한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의 경기가 계기가 됐다. TV 중계를 보는데 전기가 흐르는 듯한 쾌감을 느꼈단다. 최 교수는 “나이 어린 친구가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걸 보고 나도 탁구가 하고 싶어졌다”며 웃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여 지난 지난해 10월, 최 교수는 집 근처 탁구장에 회원 등록을 마쳤다. 그로부터 13개월, 최 교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올림픽 경기 보고 반해 탁구 시작사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탁구를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다. 그러니 기본기부터 배워야 했다. 최 교수는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탁구장에 가서 레슨을 받았다. 가장 먼저 기본 동작인 포핸드 스트로크만 배웠다. 그 다음은 스텝을 배웠다. 기마 자세를 취한 후 탁구대 좌우를 신속하게 오가며 공을 넘겼다. 이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백핸드 스트로크, 드라이브를 배웠다. 레슨은 보통 20분 정도 진행됐다. 처음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공을 넘기자마자 곧바로 다시 넘어왔다. 채 2분을 넘기지 못하고 헉헉댔다. 더 이상 못 서 있겠다 싶을 정도가 되면 20초 정도 쉬었다. 그러고는 다시 공을 쳤다. 이런 식의 레슨을 한 달 정도 받고 나서야 동호회 회원들과 공을 툭툭 치는 랠리를 하는 수준에 올랐다. 본격적인 게임을 하기까지는 그 후로 한 달의 시간이 더 걸렸다. 요즘은 탁구장에 가면 보통 2~3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코치 레슨은 20여 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동호회원들과 경기를 한다. 11점을 먼저 따면 이긴다. 경기는 5판 3선승제다. 이런 방식으로 보통은 5, 6경기를 한다. ● “탁구 부상 우려 적어” 최 교수가 탁구를 선택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상 우려가 적다는 점이다. 그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농구, 축구, 테니스 등 구기 종목의 운동을 오래전부터 자주 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상을 당했다. 공중보건의 때 테니스를 하다가 서브 동작에서 삐끗했다. 어깨 인대에 염증이 생겼고, 테니스를 접어야 했다. 7년 전에는 병원 직원들과 농구를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해야 했다. 지금도 무리하게 팔을 쓰면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팔을 쓰는 근력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탁구를 하면서는 이런 부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최 교수는 “탁구 또한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이란 점을 인정했다. 실제로 최 교수 자신도 탁구를 무리하게 하다가 한때 무릎 통증이 생긴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무리하지 않기’를 운동 철칙으로 삼았단다. 그렇다면 탁구는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최 교수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전신 운동”이라고 했다. 2, 3시간 동안 탁구대 사이를 누비다 보면 1시간 동안 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마 자세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스쾃 자세를 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효과도 얻는다. 최 교수는 “탁구를 한 후로 바지가 꽉 낄 정도로 허벅지가 굵어졌다”며 웃었다.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것도 탁구의 장점이다. 운동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힘들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 “체중 줄고 혈압 떨어져”탁구를 시작한 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우선 체중이 빠졌다. 탁구를 하기 전에는 체질량지수(BMI)가 28로 과체중이었다. 지금은 정상 수준인 24로 떨어졌다. 다른 건강 지표도 모두 좋아졌다. 최 교수는 수축기 혈압이 120~130㎜Hg로, 초기 고혈압 환자에 속했고 약을 복용했다. 탁구를 계속 하다 보니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 교수는 요즘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동시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졌고, 혈당 수치도 정상이다. 물론 식단 조절을 병행했다. 밥을 비롯해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3분의 2로 줄였다. 반찬이나 견과류는 따로 줄이지 않았다. 그 대신 짠 것과 기름진 것은 가급적 피했다. 요즘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한다. 일단 몸이 가벼워졌다. 속이 더부룩한 증세나 식후 졸림 현상은 모두 사라졌다. 체력적으로 월등하게 좋아졌다. 탁구를 시작했을 때 10분도 버티기 힘들던 체력이 2, 3시간을 거뜬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탁구를 하면서 운동의 맛을 느끼니 또 다른 운동 계획을 세우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최 교수는 요즘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새로운 종목을 하나 더 시도해볼까 생각하고 있단다. 건강 습관은 이렇게 만들어진다.운동 효과 제대로 보려면 준비운동 필수 힘이 세다고 해서 탁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민첩성과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특히 60, 70대 노인에게 탁구는 좋은 운동이다. 최영 교수는 “노인들은 일주일에 3회 정도만 1시간씩 탁구를 해도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호회원 중에는 노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다만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준비운동은 필수다. 최 교수 또한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꼭 한다. 최 교수는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긴장한 상태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며 “근육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체로 5, 6개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한다. 특히 효과가 좋은 세 가지만 따라해 보자. ①발을 어깨 넓이로 벌린 다음 상체를 왼쪽으로 비튼다. 이때 팔도 자연스럽게 상체를 따라 돌린다. 다만 팔에는 힘을 빼고 어깨로만 회전한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몸을 돌린 후 3~5초 정지 상태로 있다가 반대쪽 방향으로 몸을 비튼다. 살짝 어깨에 반동을 주는 것도 괜찮다. 가슴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10회 반복한다. ②두 발을 붙이고 선다. 손가락 끝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천천히 굽힌다. 이때 가급적 무릎은 굽히지 않는다. 이 상태로 10초 정도 정지한다. 다만 이 동작을 처음 할 때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서는 손가락이 바닥에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소한으로 무릎을 굽히되 점차 펴는 게 좋다. 손가락이 바닥에 닿는다면 손바닥을 바닥에 닿는 식으로 강도를 높인다. 허벅지 뒤쪽, 종아리 등의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③어깨 넓이보다 조금 넓게 발을 벌리고 선다. 두 팔을 허리 뒤쪽에 대고 상체를 뒤로 천천히 젖힌다. 그 상태로 10초 정지한다. 2, 3회 반복한다. 이때 무릎을 완전히 펴면 상체를 뒤로 젖히기 어렵다. 또한 부상 위험도 있기 때문에 무릎은 살짝 구부리는 게 좋다. 허벅지 앞쪽과 등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65세 남성 박기훈(가명)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다. 흡연 기간도 꽤 길다. 평소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갑자기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눈앞에서 사물이 빙빙 돌았다. 살살 걸어 보니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것 같았고, 말도 조금 어눌해진 것 같았다. 이런 증세는 10여 분이 흐르자 모두 사라졌다. 박 씨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지럼증이 생겼다는 사실조차 곧 잊어버렸다. 이틀 후 박 씨는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검사 결과 뇌혈관 일부가 막힌 뇌경색이었다. 의료진은 급히 혈전 제거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부작용은 피할 수 없었다. 박 씨는 몸의 오른쪽 반신이 마비됐고, 현재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어지럼증클리닉 교수(신경과)는 “어지럼증이 처음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왔더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어지럼증 대다수는 평형기관 이상 탓사람마다 느끼는 어지럼증 양상은 무척 다양하다. 사물이 빙빙 도는 게 대표적이다. 몸의 균형감이 무너지면서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을 때도 있다. 혹은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아뜩해지기도 한다. 이런 어지럼증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심장이나 신장, 간 등 장기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혹은 심리적 이유로도 발생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크게 두 가지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첫째가 어지럼증 환자의 대다수가 귓속 평형기관의 문제로 발생한다. 둘째,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과 같은 뇌 질환이 원인으로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10% 정도가 해당한다. 어지럼증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급성 어지럼증, 몇 달 동안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어지럼증으로도 나눌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급성 어지럼증이 더 위험하고, 때로 심각한 질병의 전조 증세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양상이나 지속 시간, 동반 증세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귀’가 원인이라면 빙빙 도는 증세 심해만약 귓속 질환이 원인이라면 어지럼증의 양상은 대체로 빙빙 도는 증세로 나타난다. 코끼리 코를 한 뒤 몇십 바퀴를 돌고 일어났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몸의 평형을 잡아주는 기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토나 구역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거나 사물이 뭉개져 보이는 증세, 혹은 아찔한 느낌 같은 것은 잘 생기지 않는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으로는 크게 전정기관염, 이석증,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전정기관은 귓속 기관으로 몸의 평형을 감지한다. 잠복했던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등 여러 이유로 여기에 염증이 생긴 것이 전정기관염(전정신경염)이다. 사물이 빙빙 도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가 특징이다.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귀 쪽으로 눕거나 눈을 감았을 때 증세가 줄어들 수 있다. 어지럼증은 하루 이상 지속될 수도 있지만 점차 호전된다. 다만 그 후에도 머리를 빠르게 움직인다면 어지럼증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이석이란 물질이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을 떠돌면서 생기는 병이 이석증이다. 이석증 증세는 전정신경염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지속 시간이 1∼3분 정도로 짧다. 특히 몸이나 머리를 돌릴 때 어지럼증이 심해진다. 어지럼증은 머리를 돌리는 방향으로 주로 나타난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이석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고개 위치를 자주 바꿔 주면서 이석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도록 하는 치료다. 메니에르병은 아직까지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다. 대체로 어지럼증 외에 이명이나 난청, 구토 증세를 동반한다. 수 시간 동안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때로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이 질병은 염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일 땐 한쪽으로 기우는 등 동반 증세박기훈 씨 사례처럼 어지럼증은 때론 뇌경색의 전조 증세로 발생한다. 이 경우 어지럼증 외에 추가로 다른 증세가 나타날 때가 많다. 김 교수에 따르면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기울거나 △제대로 서 있거나 앉아 있기도 힘들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세가 어지럼증과 동반될 때는 뇌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의 경우에는 이런 증세들이 더 극단적이고 심각하게 나타난다. 간혹 아주 작은 뇌종양의 경우 어지럼증 외에 두통을 동반한다. 이 경우 때로 다른 검사에서 뇌종양이 잘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40대 여성 이진희(가명) 씨가 그랬다. 이 씨는 2년 전부터 어지럼증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두통이 동반됐다. 하지만 이비인후과 검사에서는 별 이상이 없었다. 나중에 정밀검사를 해 보니 아주 작은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 이 씨는 종양을 제거한 뒤 어지럼증과 두통에서 해방됐다.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규정한다. 이 경우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원인일 확률은 낮다. 대체로 귓속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다만 드물게 뇌종양이 서서히 자라면서 만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을 치료하려면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석증이 원인이라면 이석치환술을 시도하면 된다. 전정기관의 기능이 떨어졌다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귀에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 어지럼증이 약해진다. 하지만 뇌가 원인이라면 당장 응급 치료를 해야 한다.철분 결핍으로 혈색소 부족 탓… 출혈이나 스트레스 심해도 증상 빈혈은 왜 생기나 빈혈은 증세만 놓고 보면 어지럼증과 유사하다. 하지만 김치경 교수는 “의학적 기전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사물이 빙빙 도는 것처럼 느끼는 증세다. 구토 등의 증세를 동반할 때도 많다. 반면 빈혈 증세는 약간 다르다. 구토나 구역질 같은 증세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사물이 빙빙 도는 느낌도 덜하다. 그보다는 정신이 아찔하거나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질 것 같다거나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을 더 받는다. 빈혈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만성적일 수도 있다. 원인도 다양하다. 때론 빈혈이 또 다른 질병의 징후일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하지만 대체로 적혈구 혹은 적혈구 안 혈색소가 부족해서 발생한다. 중년 여성 혹은 임산부 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혈색소를 만드는 성분인 철분이 부족한 게 원인이다. 철분 제제를 제대로 섭취하면 증세가 많이 완화된다. 출혈이 빈혈 원인이 될 수 있다.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더 많은 혈액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특정 질병 때문에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위장 같은 곳에서도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 30세 남성이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뜻밖에도 빈혈이었다. 알고 보니 위궤양이 있었고, 위출혈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남성의 경우 위장 질환부터 고쳐야 빈혈이 사라진다. 이와 함께 여성의 생리혈도 출혈로 볼 수 있다. 몸을 움직이거나 일어설 때 아주 짧은 순간 암전을 경험할 때가 있다. 아찔하면서 쓰러질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자율신경계통의 일시적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김 교수는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65세 남성 박기훈(가명)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다. 흡연 기간도 꽤 길다. 평소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갑자기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눈앞에서 사물이 빙빙 돌았다. 살살 걸어보니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것 같았고, 말도 조금 어눌해진 것 같았다. 이런 증세는 10여 분이 흐르자 모두 사라졌다. 박 씨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지럼증이 생겼다는 사실조차 곧 잊어버렸다. 이틀 후 박 씨는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검사 결과 뇌혈관 일부가 막힌 뇌경색이었다. 의료진은 급히 혈전 제거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부작용은 피할 수 없었다. 박 씨는 몸의 오른쪽 반신이 마비됐고, 현재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어지럼증클리닉 교수(신경과)는 “어지럼증이 처음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왔더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 어지럼증 왜 생기나 사람마다 느끼는 어지럼증 양상은 무척 다양하다. 사물이 빙빙 도는 게 대표적이다. 몸의 균형감이 무너지면서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을 때도 있다. 혹은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아뜩해지기도 한다. 이런 어지럼증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심장이나 신장, 간 등 장기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혹은 심리적 이유로도 발생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크게 두 가지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첫째가 어지럼증 환자의 대다수가 귓속 평형 기관의 문제로 발생한다. 둘째,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과 같은 뇌 질환이 원인으로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10% 정도가 해당한다. 어지럼증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급성 어지럼증, 몇 달 동안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어지럼증으로도 나눌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급성 어지럼증이 더 위험하고, 때로 심각한 질병의 전조 증세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양상이나 지속 시간, 동반 증세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귀’가 원인이라면 빙빙 도는 증세 심해 만약 귓속 질환이 원인이라면 어지럼증의 양상은 대체로 빙빙 도는 증세로 나타난다. 코끼리 코를 한 뒤 몇십 바퀴를 돌고 일어났을 때 경험과 비슷하다. 몸의 평형을 잡아주는 기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토나 구역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거나 사물이 뭉개져 보이는 증세, 혹은 아찔한 느낌 같은 것은 잘 생기지 않는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으로는 크게 전정기관염, 이석증,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전정기관은 귓속 기관으로 몸의 평형을 감지한다. 잠복했던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등 여러 이유로 여기에 염증이 생긴 것이 전정기관염(전정신경염)이다. 사물이 빙빙 도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가 특징이다.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귀 쪽으로 눕거나 눈을 감았을 때 증세가 줄어들 수 있다. 어지럼증은 하루 이상 지속될 수도 있지만 점차 호전된다. 다만 그 후에도 머리를 빠르게 움직인다면 어지럼증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이석이란 물질이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을 떠돌면서 생기는 병이 이석증이다. 이석증 증세는 전정신경염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지속 시간이 1~3분 정도로 짧다. 특히 몸이나 머리를 돌릴 때 어지럼증이 심해진다. 어지럼증은 머리를 돌리는 방향으로 주로 나타난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이석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고개 위치를 자주 바꿔 주면서 이석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도록 하는 치료다. 메니에르병은 아직까지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다. 대체로 어지럼증 외에 이명이나 난청, 구토 증세를 동반한다. 수 시간 동안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때로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이 질병은 염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 뇌경색일 땐 어지럼증 외에 추가 증세 나타나 박기훈 씨 사례처럼 어지럼증은 때론 뇌경색의 전조 증세로 발생한다. 이 경우 어지럼증 외에 추가로 다른 증세가 나타날 때가 많다. 김 교수에 따르면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기울거나 △제대로 서 있거나 앉아 있기도 힘들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세가 어지럼증과 동반될 때는 뇌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의 경우에는 이런 증세들이 더 극단적이고 심각하게 나타난다. 간혹 아주 작은 뇌종양의 경우 어지럼증 외에 두통을 동반한다. 이 경우 때로 다른 검사에서 뇌종양이 잘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40대 여성 이진희(가명) 씨가 그랬다. 이 씨는 2년 전부터 어지럼증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두통이 동반됐다. 하지만 이비인후과 검사에서는 별 이상이 없었다. 나중에 정밀검사를 해 보니 아주 작은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다. 이 씨는 종양을 제거한 뒤 어지럼증과 두통에서 해방됐다.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규정한다. 이 경우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원인일 확률은 낮다. 대체로 귓속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다만 드물게 뇌종양이 서서히 자라면서 만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을 치료하려면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석증이 원인이라면 이석치환술을 시도하면 된다. 전정기관의 기능이 떨어졌다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귀에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 어지럼증이 약해진다. 하지만 뇌가 원인이라면 당장 응급 치료를 해야 한다.어지럼증과 닮은듯 다른 빈혈, 대처 방법은 빈혈은 증세만 놓고 보면 어지럼증과 유사하다. 하지만 김치경 교수는 “의학적 기전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사물이 빙빙 도는 것처럼 느끼는 증세다. 구토 등의 증세를 동반할 때도 많다. 반면 빈혈 증세는 약간 다르다. 구토나 구역질 같은 증세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사물이 빙빙 도는 느낌도 덜하다. 그보다는 정신이 아찔하거나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질 것 같다거나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을 더 받는다. 빈혈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만성적일 수도 있다. 원인도 다양하다. 때론 빈혈이 또 다른 질병의 징후일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하지만 대체로 적혈구 혹은 적혈구 안 혈색소가 부족해서 발생한다. 중년 여성 혹은 임산부 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혈색소를 만드는 성분인 철분이 부족한 게 원인이다. 철분 제제를 제대로 섭취하면 증세가 많이 완화된다. 출혈이 빈혈 원인이 될 수 있다.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더 많은 혈액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특정 질병 때문에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위장 같은 곳에서도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 30세 남성이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뜻밖에도 빈혈이었다. 알고 보니 위궤양이 있었고, 위출혈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남성의 경우 위장 질환부터 고쳐야 빈혈이 사라진다. 이와 함께 여성의 생리혈도 출혈로 볼 수 있다. 몸을 움직이거나 일어설 때 아주 짧은 순간 암전을 경험할 때가 있다. 아찔하면서 쓰러질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자율신경계통의 일시적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김 교수는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어지럼증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1. 수면, 식사, 운동 등 규칙적으로 생활한다.2. 흡연과 폭음을 삼간다.3.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여부를 체크한다. 4.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5. 염분이 많은 음식 섭취를 제한한다.6.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7.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자료: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어지럼증클리닉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식사량이 꽤 많고 비만 체형인데도 주변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 유형은 대부분 ‘거구’ 체형이다. 고도비만에 가깝지만 사람들은 그저 어깨가 떡 벌어지고 체격이 좋다고 말할 뿐이다. 임진홍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45)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 임 교수는 고교 시절 체중이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하지만 골격이 굵어 그런지 주변에서는 과도한 비만 체형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 임 교수 가족은 덩치가 크거나 뚱뚱하지 않았다. 임 교수 혼자만 그랬다. 그는 원인을 후천적인 것이라 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무척 좋아해 덩치가 커졌다. 무엇보다 먹는 것을 좋아했다. 고기 5인분은 그 자리에서 해치우는 대식가였다. 3년 전 키 182cm인 임 교수는 체중 127kg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때도 주변 사람들은 그를 고도비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정작 임 교수 자신은 스스로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었다. 체중 감량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임 교수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들어봤다. ○ 하루 5끼에 간식까지 곁들여 체중 120kg 훌쩍임 교수는 재수 끝에 의대에 갔다. 재수 시절에는 그나마 다이어트를 해 체중을 78kg까지 줄여 놓았다. 하지만 대학에 간 후부터 체중이 불었고, 전공의를 마치고 결혼할 무렵에는 100kg을 다시 넘어섰다. 이번에도 ‘대식’이 원인이었다. 야근하면서 먹고, 수술 끝내고 또 먹었다. 회식 때도 많은 음식을 먹었다. 식빵 포장지를 뜯으면 그 자리에서 다 잼을 발라 먹었고, 그것도 모자라 새로 식빵을 뜯어 절반 정도를 더 먹었다. 물론 하루 세 끼는 다 먹었다. 임 교수는 “당시에 하루에 1만 Cal 이상의 열량을 섭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식사량이 많았지만 운동은 꿈도 꾸지 못했다.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 고작해야 하루 1만 보 정도 걷는 게 전부였다. 섭취 열량에 비해 활동량이 턱없이 적었던 것이다. 2013년 그는 교수가 됐다. 바뀐 것은 없었다. 하루 다섯 끼를 먹었다. 그걸로 모자라 햄버거나 컵라면 같은 간식도 먹었다. 아이스크림 대여섯 개는 뚝딱 해치웠다. 체중은 점점 더 불어났다. 로봇 수술을 하기 위해 의자에 앉으면 팔걸이에 엉덩이가 끼었다. 그러더니 3년 전 11월에는 체중이 120kg을 넘어 127kg을 찍었다. ○“이러다 큰일 난다” 생각에 운동 시작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인턴 직전에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일종의 양성 종양인 ‘혈관종’이 간에서 발견됐다. 혈관종은 당장은 괜찮더라도 점점 커져 주변 장기를 압박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시 혈관종 크기는 2cm.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크기가 작아 일단 무시했다. 10년이 지난 2019년 초반 혈관종이 7cm로 커져 있었다. 위험 신호였다. 게다가 혈압은 2기 고혈압에 해당할 정도로 올라갔고, 혈당은 당뇨병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 그제야 임 교수는 자신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러다가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생활도 상당히 불편해졌다. 잠이 많아졌다. 자고 나서도 피로는 사라지지 않았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졌다.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가족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임 교수는 더 이상 운동을 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그 무렵에는 업무량을 조금은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임 교수는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 시설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나중에는 병원 근처에 있는 헬스클럽에도 등록했다. 트레드밀 위에서 달렸고 근력 운동 기구를 들었다. 가급적 1시간 이상은 운동했다. 임 교수는 매주 3, 4일을 병원에서 잤다. 그런 날에는 오전 1시에 헬스 시설에서 운동했다. 집에서 잔 날이면 오전 5시에 나와 운동했다. 도저히 시간이 안 되면 점심시간에 운동하기도 했다. ○35kg 감량 성공… 다이어트는 진행 중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1년 만에 체중 30kg을 뺐다. 하지만 100kg 이하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헬스 시설들이 문을 닫았다. 나름대로 운동하기는 했다. 근력 기구를 사서 집에서 했다. 주말에는 등산을 갔고, 새벽에는 서울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를 탔다. 그렇게 관리했지만 체중은 서서히 늘어났다. 올 3월 헬스클럽이 다시 문을 열었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도 받았다. 이 교수는 휴일을 포함해 매주 5, 6회 퇴근한 이후 1시간 반∼2시간씩 운동한다. 음식 섭취량도 크게 줄였다. 아침에는 김밥 반 줄을 먹고 점심은 건너뛴다. 저녁에는 단백질 위주로 넉넉하게 식사한다. 하루 섭취 열량은 2000∼2500Cal 정도다. 그 결과 체중이 다시 빠지기 시작했고, 현재 92kg이다.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간 혈관종은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있다. 체지방은 확 줄었고, 근육량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건강지표가 좋아지니 일상에서도 활기를 되찾았다. 이제 10개 층은 가뿐히 걸어간다. 수술하고 나서도 피로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잠이 줄었는데 피로감은 더 줄었다. 요요 현상을 막는 건 숙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체중을 체크한다. 식사량은 엄격하게 조절한다. 가급적 간식도 먹지 않는다. 음식 제한으로 인해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잘 이겨낸단다. 과거 임 교수의 허리둘레는 107cm(약 42인치)였다. ‘빅 사이즈’ 매장에 가야 바지를 살 수 있었다. 양복은 모두 맞춰 입었다. 지금은 89cm(약 35인치)로 줄었다. 임 교수는 “큰 옷을 다 버렸다”며 “돈이 아깝지만 대신 건강을 얻었으니까 만족한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80kg까지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근육 키우는 스쾃 3종세트 헬스클럽에 가지 않고 스쾃만으로 집에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임진홍 교수의 헬스 트레이너 강의찬 씨는 “배낭(백팩)을 활용해 원하는 부위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씨의 도움을 받아 임 교수가 직접 스쾃을 해봤다. 먼저 준비 과정. 배낭에 4∼5kg 정도 물건을 집어넣는다. 책을 여러 권 넣어도 좋고, 1.5L짜리 생수 2∼3개를 넣어도 된다. 스쾃은 근력을 키우고 싶은 부위에 따라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등에 배낭을 메고 하면 엉덩이 부위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①). 이 동작을 할 때는 팔을 앞으로 하고, 두 손을 깍지 끼는 게 좋다. 둘째, 배낭을 앞으로 메면 허벅지 근육이 강해진다(②). 이 동작을 할 때는 의도적으로 엉덩이를 살짝 더 빼도록 한다. 셋째, 머리 위로 배낭을 올린 채 스쾃을 하는 방법이다(③). 앞의 두 동작보다 난도가 높은 이 동작은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스쾃을 할 때 앞으로 몸이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코어 근육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스쾃을 할 때는 보통 12∼15회를 이어 하는 게 좋다. 12회 동작이 끝나면 잠시 쉬고 다시 12회를 반복한다. 이런 식으로 총 5, 6세트를 하는 게 좋다. 한 달 정도 해 본 후 근력이 좋아졌다면 횟수를 15∼20회로 늘리거나 세트를 7∼9세트로 늘리도록 한다. 어느 정도가 적절한 중량일까. 9, 10회째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가장 적절하다. 만약 12회 내내 무겁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중량을 늘리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낮은 중량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게 좋고, 근육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횟수는 적더라도 높은 중량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식사량이 꽤 많고 비만 체형인데도 주변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 유형은 대부분 ‘거구’ 체형이다. 고도 비만에 가깝지만 사람들은 그저 어깨가 떡 벌어지고 체격이 좋다고 말할 뿐이다. 임진홍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45)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 임 교수는 고교 시절 체중이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하지만 골격이 굵어 그런지 주변에서는 과도한 비만 체형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 임 교수 가족은 덩치가 크거나 뚱뚱하지 않았다. 임 교수 혼자만 그랬다. 그는 원인을 후천적인 것이라 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무척 좋아해 덩치가 커졌다. 무엇보다 먹는 것을 좋아했다. 고기 5인분은 그 자리에서 해치우는 대식가였다. 3년 전 키 182cm인 임 교수는 체중 127kg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때도 주변 사람들은 그를 고도 비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정작 임 교수 자신은 스스로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었다. 체중 감량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임 교수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들어봤다. ● “하루 5끼에 간식 추가, 체중 120kg 훌쩍” 임 교수는 재수 끝에 의대에 갔다. 재수 시절에는 그나마 다이어트를 해 체중을 78kg까지 줄여 놓았다. 하지만 대학에 간 후부터 체중이 불었고, 전공의를 마치고 결혼할 무렵에는 100kg을 다시 넘어섰다. 이번에도 ‘대식’이 원인이었다. 야근하면서 먹고, 수술 끝내고 또 먹었다. 회식 때도 많은 음식을 먹었다. 식빵 포장지를 뜯으면 그 자리에서 다 잼을 발라 먹었고, 그것도 모자라 새로 식빵을 뜯어 절반 정도를 더 먹었다. 물론 하루 세 끼는 다 먹었다. 임 교수는 “당시에 하루에 1만 Cal 이상의 열량을 섭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식사량이 많았지만 운동은 꿈도 꾸지 못했다.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 고작해야 하루 1만 보 정도 걷는 게 전부였다. 섭취 열량에 비해 활동량이 턱없이 적었던 것이다. 2013년 그는 교수가 됐다. 바뀐 것은 없었다. 하루 다섯 끼를 먹었다. 그걸로 모자라 햄버거나 컵라면 같은 간식도 먹었다. 아이스크림 대여섯 개는 뚝딱 해치웠다. 체중은 점점 더 불어났다. 로봇 수술을 하기 위해 의자에 앉으면 팔걸이에 엉덩이가 끼었다. 그러더니 3년 전 11월에는 체중이 120kg을 넘어 127kg을 찍었다. ● “이러다 큰일 난다” 생각에 운동 시작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인턴 직전에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일종의 양성 종양인 ‘혈관종’이 간에서 발견됐다. 혈관종은 당장은 괜찮더라도 점점 커져 주변 장기를 압박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시 혈관종 크기는 2cm.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크기가 작아 일단 무시했다. 10년이 지난 2019년 초반 혈관종이 7cm로 커져 있었다. 위험 신호였다. 게다가 혈압은 2기 고혈압에 해당할 정도로 올라갔고, 혈당은 당뇨병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 그제야 임 교수는 자신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러다가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생활도 상당히 불편해졌다. 잠이 많아졌다. 자고 나서도 피로는 사라지지 않았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졌다.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가족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임 교수는 더 이상 운동을 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그 무렵에는 업무량을 조금은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임 교수는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 시설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나중에는 병원 근처에 있는 헬스클럽에도 등록했다. 트레드밀 위에서 달렸고 근력 운동 기구를 들었다. 가급적 1시간 이상은 운동했다. 임 교수는 매주 3, 4일을 병원에서 잤다. 그런 날에는 오전 1시에 헬스 시설에서 운동했다. 집에 가는 날이면 오전 5시에 나와 운동했다. 도저히 시간이 안 되면 점심시간에 운동하기도 했다. ● “35kg 감량 성공, 다이어트는 진행 중”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1년 만에 30kg 체중을 뺐다. 하지만 100kg 이하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헬스 시설들이 문을 닫았다. 나름대로 운동하기는 했다. 근력 기구를 사서 집에서 했다. 주말에는 등산을 갔고, 새벽에는 서울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를 탔다. 그렇게 관리했지만 체중은 서서히 늘어났다. 올 3월 헬스클럽이 다시 문을 열었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도 받았다. 이 교수는 휴일을 포함해 매주 5, 6회 퇴근한 이후 1시간 반~2시간씩 운동한다. 음식 섭취량도 크게 줄였다. 아침에는 김밥 반 줄을 먹고 점심은 건너뛴다. 저녁에는 단백질 위주로 넉넉하게 식사한다. 하루 섭취 열량은 2000~2500Cal 정도다. 그 결과 체중이 다시 빠지기 시작했고, 현재 92kg이다.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간 혈관종은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있다. 체지방은 확 줄었고, 근육량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건강지표가 좋아지니 일상에서도 활기를 되찾았다. 이제 10개 층은 가뿐히 걸어간다. 수술하고 나서도 피로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잠이 줄었는데 피로감은 더 줄었다. 요요 현상을 막는 건 숙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체중을 체크한다. 식사량은 엄격하게 조절한다. 가급적 간식도 먹지 않는다. 음식 제한으로 인해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잘 이겨낸단다. 과거 임 교수의 허리둘레는 107cm(약 42인치)였다. ‘빅 사이즈’ 매장에 가야 바지를 살 수 있었다. 양복은 모두 맞춰 입었다. 지금은 89cm(약 35인치)로 줄었다. 임 교수는 “큰 옷을 다 버렸다”며 “돈이 아깝지만 대신 건강을 얻었으니까 만족한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80kg까지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12~15회씩 총 5~6세트 적절”… 스쿼트 3종 세트 소개 헬스클럽에 가지 않고 스쿼트만으로 집에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임진홍 교수의 헬스 트레이너 강의찬 씨는 “배낭(백팩)을 활용해 원하는 부위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씨의 도움을 받아 임 교수가 직접 스쿼트를 해봤다. 먼저 준비 과정. 배낭에 4~5kg 정도 물건을 집어넣는다. 책을 여러 권 넣어도 좋고, 1.5L짜리 생수 2~3개를 넣어도 된다. 스쿼트는 근력을 키우고 싶은 부위에 따라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등에 배낭을 메고 하면 엉덩이 부위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①). 이 동작을 할 때는 팔을 앞으로 하고, 두 손을 깍지 끼는 게 좋다. 둘째, 배낭을 앞으로 메면 허벅지 근육이 강해진다(②). 이 동작을 할 때는 의도적으로 엉덩이를 살짝 더 빼도록 한다. 셋째, 머리 위로 배낭을 올린 채 스쿼트를 하는 방법이다(③). 앞의 두 동작보다 난도가 높은 이 동작은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스쿼트를 할 때 앞으로 몸이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코어 근육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스쿼트를 할 때는 보통 12~15회를 이어 하는 게 좋다. 12회 동작이 끝나면 잠시 쉬고 다시 12회를 반복한다. 이런 식으로 총 5, 6세트를 하는 게 좋다. 한 달 정도 해 본 후 근력이 좋아졌다면 횟수를 15~20회로 늘리거나 세트를 7~9세트로 늘리도록 한다. 어느 정도가 적절한 중량일까. 9, 10회째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가장 적절하다. 만약 12회 내내 무겁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중량을 늘리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낮은 중량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게 좋고, 근육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횟수는 적더라도 높은 중량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70대 남성 이철기(가명) 씨는 오랫동안 다리 통증과 저림 증세로 고생했다. 증세는 오른쪽 넓적다리(대퇴부)부터 종아리 부위까지 나타났다. 처음에는 허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발견돼 바로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과 저림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씨는 또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당시 이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도 앓고 있었는데, 그에 따른 합병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혈관이나 심장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찾았다. ○“척추질환 못잖게 심혈관 질환도 고려를”김 교수가 검사를 해 보니 이 씨 지인의 예상이 맞았다. 왼쪽보다 오른쪽 다리의 혈관이 많이 막혀 있었다. 심장과 연결된 3개의 중요한 혈관도 검사했다. 2개의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었다. 김 교수는 이 씨에게 말초혈관 질환과 협심증 진단을 내렸고, 스텐트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혔다. 이후 이 씨의 다리 통증과 저림은 사라졌다. 다리 통증과 저림, 시림 등의 증세는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눴다. 첫째가 척추 질환, 둘째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신경병증, 셋째가 혈관 및 심장 질환이다. 이 씨의 경우 첫째와 셋째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척추 질환만 떠올리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과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종아리에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말초혈관 질환이나 심부전이 있다면 대체로 가만히 있을 땐 별 이상이 없다가도 걷거나 달리면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 종아리 근육을 쓸 때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하면 종아리 근육에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산소 공급이 잘되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혈관 질환이 있다면 평소 숨이 차는 증세를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씨는 그런 적이 없다. 김 교수는 “이 씨와 같은 사례는 매우 흔한 편”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말초혈관 막히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말초혈관 질환은 동맥경화로 인해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다리에까지 제대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통증과 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400∼500m 정도 혹은 그 이상을 걷거나 뛸 때 다리가 아프거나 저리며 시리다. 혈관이 더 좁아지면 300m 내외를 운동하기가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100m만 걸어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단계를 넘기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무렵부터는 혈액 부족으로 발이 창백하게 변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상처가 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하면 피부가 괴사된다. 대체로 말초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만, 그리고 움직일 때 증세가 나타난다. 양쪽 다리에서 동시에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말초혈관 질환이 아닐 확률이 높다. 때로는 대퇴부,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20∼50%는 이미 심뇌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씨가 그랬듯 이런 상황을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환자의 대부분은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을 일찌감치 중단한다. 움직이지 않으니 숨이 가쁜 증세를 느낄 틈도 없이 병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 씨가 딱 그런 사례다. 김 교수는 “100m도 걷지 못하거나 심지어 서 있기도 힘들 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검사해보면 절반 정도는 심장질환이 있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 유무를 알기 위해서는 동년배 친구들과 걸어볼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친구보다 많이 뒤처지거나 △잘 못 걷겠고 통증이 나타나거나 △예전보다 확 느려졌다면 말초혈관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심부전이 원인일 땐 양쪽 종아리 모두 부종심장은 펌프처럼 혈액을 짜서 온몸으로 보낸다. 사용된 혈액은 다시 폐를 거쳐 심장으로 돌아온다. 만약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이 순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심부전이다. 종아리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심부전도 예측 가능하다. 일단 종아리가 퉁퉁 붓는다.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중력의 법칙 덕분에 다리까지는 무사히 흘러간다. 하지만 펌프 기능이 떨어졌기에 중력을 거스르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게 어렵다. 혈액은 그대로 종아리에 고여 버린다. 이 때문에 종아리가 붓는 것이다. 이 경우 폐에도 혈액이 고일 때가 많지만 검사하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심부전이 원인일 때는 종아리 양쪽이 다 붓는다. 혈관이 아닌 심장 자체가 문제이기에 양쪽 종아리에 모두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한쪽 종아리만 붓는다면 심부전과는 관계없을 확률이 높다.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정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도 있다. 다리 부위의 정맥 일부가 늘어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온찜질-스트레칭, 질병 前단계일땐 혈관확장 등 효과… 핏덩이 안생기려면 기름진 음식 피하고 충분한 근력운동을 말초혈관 질환과 심부전으로 인한 종아리 통증이 나타날 때 마사지나 온찜질, 스트레칭을 해 주면 증세가 좋아질까. 이런 방법이 질병 치료에 효과는 있을까. 김우현 교수는 “질병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았을 때까지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런 방법들이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뜨거운 찜질을 하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할 때 혈관을 잘못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부에 노폐물(혈전)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혈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현재까지는 이미 생긴 혈전을 제거하는 비법은 없다”고 말했다. 혈전을 긁어내려면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의학적으로 혈전을 없애주는 음식이나 약물도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선의 방법은 더 이상 혈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이와 함께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미세한 혈관들이 자라나며, 이 혈관을 통해 혈액과 산소가 공급됨으로써 동맥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길이 막히면 샛길을 통해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 교수는 “실제로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100m 걷기가 힘든 사람이 꾸준히 재활해서 110m까지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미세혈관이 늘어나 치료 효과도 커진다는 것이다. 심장 건강을 유지하려면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 근육의 양이 적은 고령 환자가 고혈압, 동맥경화,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이미 심혈관계 질환에 걸린 고령자가 근육감소증까지 있다면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70대 남성 이철기(가명) 씨는 오랫동안 다리 통증과 저림 증세로 고생했다. 증세는 오른쪽 넓적다리(대퇴부)부터 종아리 부위까지 나타났다. 처음에는 허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과 허리디스크가 발견돼 바로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과 저림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씨는 또 다른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당시 이 씨는 고혈압과 당뇨병도 앓고 있었는데, 그에 따른 합병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혈관이나 심장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찾았다. ●종아리 아픈데 심혈관계 질환?김 교수가 검사를 해 보니 이 씨 지인의 예상이 맞았다. 왼쪽보다 오른쪽 다리의 혈관이 많이 막혀 있었다. 심장과 연결된 3개의 중요한 혈관도 검사했다. 2개의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었다. 김 교수는 이 씨에게 말초혈관 질환과 협심증 진단을 내렸고, 스텐트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혔다. 이후 이 씨의 다리 통증과 저림은 사라졌다. 다리 통증과 저림, 시림 등의 증세는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눴다. 첫째가 척추 질환, 둘째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신경병증, 셋째가 혈관 및 심장 질환이다. 이 씨의 경우 첫째와 셋째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척추 질환만 떠올리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종아리를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과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종아리에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말초혈관 질환이나 심부전이 있다면 대체로 가만히 있을 땐 별 이상이 없다가도 걷거나 달리면 다리가 무겁고 아프다. 종아리 근육을 쓸 때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하면 종아리 근육에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산소 공급이 잘되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혈관 질환이 있다면 평소 숨이 차는 증세를 느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씨는 그런 적이 없다. 김 교수는 “이 씨와 같은 사례는 매우 흔한 편”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조금 걸어도 종아리 통증, 말초혈관 질환?말초혈관 질환은 동맥경화로 인해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다리에까지 제대로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통증과 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400~500m 정도 혹은 그 이상을 걷거나 뛸 때 다리가 아프거나 저리며 시리다. 혈관이 더 좁아지면 300m 내외를 운동하기가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100m만 걸어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단계를 넘기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난다. 이 무렵부터는 혈액 부족으로 발이 창백하게 변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상처가 나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심하면 피부가 괴사된다. 대체로 말초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만, 그리고 움직일 때 증세가 나타난다. 양쪽 다리에서 동시에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말초혈관 질환이 아닐 확률이 높다. 때로는 대퇴부,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20~50%는 이미 심뇌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씨가 그랬듯 이런 상황을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중풍(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환자의 대부분은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을 일찌감치 중단한다. 움직이지 않으니 숨이 가쁜 증세를 느낄 틈도 없이 병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 씨가 딱 그런 사례다. 김 교수는 “100m도 걷지 못하거나 심지어 서 있기도 힘들 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검사해보면 절반 정도는 심장질환이 있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 유무를 알기 위해서는 동년배 친구들과 걸어볼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친구보다 많이 뒤처지거나 △잘 못 걷겠고 통증이 나타나거나 △예전보다 확 느려졌다면 말초혈관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양쪽 종아리 부었다면 심부전?심장은 펌프처럼 혈액을 짜서 온몸으로 보낸다. 사용된 혈액은 다시 폐를 거쳐 심장으로 돌아온다. 만약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이 순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심부전이다. 종아리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심부전도 예측 가능하다. 일단 종아리가 퉁퉁 붓는다.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중력의 법칙 덕분에 다리까지는 무사히 흘러간다. 하지만 펌프 기능이 떨어졌기에 중력을 거스르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게 어렵다. 혈액은 그대로 종아리에 고여 버린다. 이 때문에 종아리가 붓는 것이다. 이 경우 폐에도 혈액이 고일 때가 많지만 검사하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심부전이 원인일 때는 종아리 양쪽이 다 붓는다. 혈관이 아닌 심장 자체가 문제이기에 양쪽 종아리에 모두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한쪽 종아리만 붓는다면 심부전과는 관계없을 확률이 높다.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정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도 있다. 다리 부위의 정맥 일부가 늘어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 정맥의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이른바 ‘이코노미 증후군’이 대표적이다.혈전 생기지 않게 예방하려면 말초혈관 질환과 심부전으로 인한 종아리 통증이 나타날 때 마사지나 온찜질, 스트레칭을 해 주면 증세가 좋아질까. 이런 방법이 질병 치료에 효과는 있을까. 김우현 교수는 “질병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았을 때까지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런 방법들이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뜨거운 찜질을 하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할 때 혈관을 잘못 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부에 노폐물(혈전)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혈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현재까지는 이미 생긴 혈전을 제거하는 비법은 없다”고 말했다. 혈전을 긁어내려면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의학적으로 혈전을 없애주는 음식이나 약물도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선의 방법은 더 이상 혈전이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이와 함께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미세한 혈관들이 자라나며, 이 혈관을 통해 혈액과 산소가 공급됨으로써 동맥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길이 막히면 샛길을 통해 이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김 교수는 “실제로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100m 걷기가 힘든 사람이 꾸준히 재활해서 110m까지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만큼 미세혈관이 늘어나 치료 효과도 커진다는 것이다. 심장 건강을 유지하려면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여러 연구 결과 근육의 양이 적은 고령 환자가 고혈압, 동맥경화, 심부전 등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이미 심혈관계 질환에 걸린 고령자가 근육감소증까지 있다면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말초혈관과 심장을 지키기 위한 생활수칙1. 흡연은 혈관과 심장의 적, 금연하라. 2.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부터 치료하라. 3. 음식은 덜 짜고 덜 기름지게 먹어라.4.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주 3~5회 하라. 5. 동년배와 함께 걸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라.6. 걸을 때 종아리가 아프거나 저리면 의사와 상담하라. 7. 지나치게 뜨거운 찜질은 화상과 감염 우려가 있으니 삼가는 게 좋다. 자료: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은 중소기업중앙회가 2012년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지정기부금단체다. 중소기업계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해 △영세 소상공인 등 소외계층 지원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 △중소기업 인식 개선 △문화예술 지원 △재난재해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인식 개선과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재단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명절맞이 내수 살리기 지역사회 공헌 활동설, 추석 등 명절을 맞아 지역 복지시설에 온누리상품권을 지원한다. 지역 전통시장에서 명절에 필요한 먹거리 및 생활용품을 구매해 복지 시설과 전통 시장의 상생을 도모하는 내수 살리기 및 지역사회 공헌사업이다. 이번 추석에는 1억5000만 원 상당의 명절음식 키트를 제작해 저소득층 등 도움이 필요한 4만여 명에게 전달했다.소외계층 아동 학용품 지원사업학용품 구매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저소득층 아동을 지원하여 꿈과 희망을 응원한다. 사업비는 2022년 중소기업인대회 수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학용품 세트 구성으로는 실내화 주머니, 문구 세트 등이며 9월 말 기준 전국지역아동센터 215곳에 5000여 개를 지원했다. 중소기업 연합 봉사활동중소기업계가 직접 사회복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 봉사 활동을 벌이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중소기업연합봉사단과 함께 지역 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올해 2월 대전역 동광장을 시작으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내 취약 가정 화장품 지원사업중소기업 근로자 중 취약 가정(한부모, 다문화,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화장품 키트를 지원한다. 온라인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화장품은 중소기업계가 후원한다. 비비크림, 아이크림, 선크림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해 신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신청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재단사업에 우선 초청된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재난재해 현장복구 지원사업지진, 폭우, 화재 등 재난재해 지역 및 피해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 등을 지원해 이재민들의 일상생활 복귀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3월에 발생한 동해안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해 100여 개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중소기업이 5억 원 상당의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이 중 2억5000만 원은 이재민 200여 가구에게 밑반찬 및 식자재 비용으로 지원됐다. 또한 최근 힌남노 피해를 입은 경주시와 포항시에 1억 원 상당의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등 이재민의 조속한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희망이음사업지역 복지시설이 필요한 물품을 중소기업이 질 좋은 제품으로 후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가구, 신발, 의류, 화장품 등을 지역복지시설에 후원했다. 대상자들이 품질이 좋은 물품을 직접 후원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은 사업이며 지속적으로 매칭을 추진하고 있다.작은뜰 힐링음악회바쁜 일상으로 예술·문화 관람의 기회가 적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작은뜰 힐링음악회’를 개최한다. 음악회와 함께 국화꽃 등 제철에 맞는 꽃 전시도 진행하며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음악회는 상반기와 하반기 총 2회 진행된다. 아카펠라 그룹, 현악 5중주 악단, 소프라노 가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을 초청해 공연을 펼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많다.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은 운동만 하다 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운동을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걱정된다면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38)의 건강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의 건강법은 어느 정도 ‘모범 답안’에 가깝다. 이 교수는 7년째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다. 무료해지지 않기 위해 얼마 전부터 더 활동적이고 화려한 댄스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 “매일 30여 개 층 계단 올라”이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펜싱, 달리기, 요가 등 여러 운동에 도전해 왔다. 펜싱은 2년 정도 매주 3회씩 했다. 그때마다 준비 운동을 겸해 운동장을 5바퀴 이상 돌았다. 달리기도 꾸준히 했다. 보통 매주 3회, 저녁마다 1시간 이상씩 달렸다. 요가도 4년 동안 했다. 덕분에 나름대로 기초 체력은 꽤 튼튼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요즘 이런 운동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다. 그 대신 택한 게 계단 오르기였다. 사실 처음부터 작심하고 계단을 오른 건 아니었다. 7년 전 전공의 1년차일 때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 그때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차츰 오르는 계단 수가 늘었다. 그러다 전임의 과정에 들어간 후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회 업무도 늘었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30대 중반이었지만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뭉쳤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멍한 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자가 진단을 해 보니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와 비슷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모두 정상이었다. 이 교수는 체력적 한계에 부닥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참에 계단 오르기를 건강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운동화를 신었다. 병원에 도착하면 15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랐다. 꼭대기에 이른 후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실이 있는 5층으로 내려갔다. 여유가 생길 때에도 2, 3개 층 계단은 걸어 올라간다. 근무하는 동안에만 어림잡아 20여 개 층의 계단을 매일 오르는 셈이다. 퇴근해서도 계단을 올랐다. 그의 집은 12층에 있다. 가급적 매일 퇴근길 계단 오르기도 한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는 외출할 때마다 집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 교수는 지난해 첫아기를 낳았는데, 출산하기 1주일 전까지도 계단 오르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요즘에는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할 정도다. ○“계단 오르기, 노인·비만 환자에 효과 커”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른 지 4년이 흘렀다. 효과가 있었을까. 이 교수는 “따로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았기에 체중 변화는 없다”며 “그 대신 종아리가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살과 지방이 많던 하체의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5개 층을 오르는 게 힘들었다. 7, 8층에 이르면 호흡이 가빠져 쉬어야만 했다. 10개 층을 무난히 오르기까지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이 교수는 “매일 계단 오르기, 그리고 중간에 힘들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만 지킨다면 대부분 2, 3개월 이내에 건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만과 노인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본인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도 계단 오르기를 적극 권한다. 이 교수는 “노인 만성질환자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환자 모두에게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근 감소, 비만을 모두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또 있다. 이 교수는 “비만 환자가 비만 약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이런 현상이 덜 나타난다”고 밝혔다. ○“남편과 댄스스포츠 삼매경”일상은 소중하지만 때론 지치거나 무료하다. 그렇기에 ‘재충전’을 꿈꾼다. 이 교수 또한 그랬다. 그의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잘 알았나 보다. 남편이 먼저 댄스스포츠를 제안했다. 주말에 부부가 함께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기자는 것이다. 화려한 복장과 동작도 구미가 당겼다. 2개월 전 이 교수는 남편과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두 사람은 스튜디오에 가서 1시간 정도 동작을 배운다. 왈츠와 차차차 초보자 단계는 거의 끝냈다. 일반적으로 댄스스포츠는 빨리 걷기와 비슷한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 물론 동작이 격해지면 열량 소모량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로 격한 동작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 1회 정도로는 운동 효과를 크게 볼 수 없다. 두 사람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추가로 매주 2, 3회 20∼30분간 거실에서 배운 동작을 복습한다. 바닥에는 두툼하게 매트를 깔고 음악 대신 서로 속삭이듯 대화하면서 층간 소음을 피한다. 이 교수는 “댄스스포츠는 시작하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내게는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주말 학회 일정 때문에 지금까지 딱 한 번 교습에 빠졌는데, 그렇게 허전할 수 없었단다. 이 교수는 “수업이 끝나는 순간에 다음 수업이 기다려지는데, 이런 기분은 모처럼 느끼는 것”이라며 “실력을 계속 쌓아 언젠가는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방향 트는 동작 많아 균형감-유연성 좋아져… 혈당-혈압 떨어뜨려 고령자에 특효댄스스포츠의 효과 댄스스포츠를 하면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이혜준 교수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균형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댄스스포츠에는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 많아 몸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발이 자주 꼬여 비틀거리기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무리 없이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균형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너무 격한 동작이 많아 초급자가 따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교수는 “각 레벨에 맞게 종목이 정해져 있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왈츠, 차차차와 같은 초급 종목을 배우고, 다음에는 탱고나 줌바와 같은 조금 난도가 높은 것을 하면서 차차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초급은 2, 3개월이면 어느 정도 능숙하게 즐길 수 있다. 40대 이전의 젊은층은 열심히 배우면 한 달 정도에 초급 과정을 뗄 수 있단다. 물론 노인들도 배우는 게 어렵지 않다. 이 교수는 “70, 80대 부부가 와서 댄스스포츠를 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 댄스스포츠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댄스스포츠가 심폐 기능과 폐활량을 증가시키고 혈압, 혈당,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교수는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로서 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춤’이라는 사회적 통념이나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때문에 적극 권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댄스스포츠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많다.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은 운동만 하다 보면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운동을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걱정된다면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38)의 건강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의 건강법은 어느 정도 ‘모범 답안’에 가깝다. 이 교수는 7년째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다. 무료해지지 않기 위해 얼마 전부터 더 활동적이고 화려한 댄스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 “매일 30여 개 층 계단 올라”이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펜싱, 달리기, 요가 등 여러 운동에 도전해 왔다. 펜싱은 2년 정도 매주 3회씩 했다. 그때마다 준비 운동을 겸해 운동장을 5바퀴 이상 돌았다. 달리기도 꾸준히 했다. 보통 매주 3회, 저녁마다 1시간 이상씩 달렸다. 요가도 4년 동안 했다. 덕분에 나름대로 기초 체력은 꽤 튼튼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요즘 이런 운동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다. 대신 택한 게 계단 오르기였다. 사실 처음부터 작심하고 계단을 오른 건 아니었다. 7년 전 전공의 1년차일 때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다. 그때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 급하게 계단을 올랐다. 차츰 오르는 계단 수가 늘었다. 그러다 전임의 과정에 들어간 후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회 업무도 늘었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30대 중반이었지만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뭉쳤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멍한 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자가 진단을 해 보니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와 비슷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모두 정상이었다. 이 교수는 체력적 한계에 부닥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참에 계단 오르기를 건강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출근할 때는 운동화를 신었다. 병원에 도착하면 15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랐다. 꼭대기에 이른 후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실이 있는 5층으로 내려갔다. 여유가 생길 때에도 2, 3개 층 계단은 걸어 올라간다. 근무하는 동안에만 어림잡아 20여 개 층의 계단을 매일 오르는 셈이다. 퇴근해서도 계단을 올랐다. 그의 집은 12층에 있다. 가급적 매일 퇴근길 계단 오르기도 한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는 외출할 때마다 집까지 계단으로 오른다. 이 교수는 지난해 첫아기를 낳았는데, 출산하기 1주일 전까지도 계단 오르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요즘에는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할 정도다. ● “계단 오르기, 노인·비만 환자에 효과 커”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른 지 4년이 흘렀다. 효과가 있었을까. 이 교수는 “따로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았기에 체중 변화는 없다”며 “대신 종아리가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살과 지방이 많던 하체의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5개 층을 오르는 게 힘들었다. 7, 8층에 이르면 호흡이 가빠져 쉬어야만 했다. 10개 층을 무난히 오르기까지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이 교수는 “매일 계단 오르기, 그리고 중간에 힘들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만 지킨다면 대부분 2, 3개월 이내에 건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만과 노인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본인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도 계단 오르기를 적극 권한다. 이 교수는 “노인 만성질환자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환자 모두에게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모두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근 감소, 비만을 모두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또 있다. 이 교수는 “비만 환자가 비만 약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이런 현상이 덜 나타난다”고 밝혔다. ● “남편과 댄스스포츠 삼매경”일상은 소중하지만 때론 지치거나 무료하다. 그렇기에 ‘재충전’을 꿈꾼다. 이 교수 또한 그랬다. 그의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잘 알았나 보다. 남편이 먼저 댄스스포츠를 제안했다. 주말에 부부가 함께 즐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기자는 것이다. 화려한 복장과 동작도 구미가 당겼다. 2개월 전 이 교수는 남편과 댄스스포츠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두 사람은 스튜디오에 가서 1시간 정도 동작을 배운다. 왈츠와 차차차 초보자 단계는 거의 끝냈다. 일반적으로 댄스스포츠는 빨리 걷기와 비슷한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 물론 동작이 격해지면 열량 소모량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로 격한 동작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 1회 정도로는 운동 효과를 크게 볼 수 없다. 두 사람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추가로 매주 2, 3회 20~30분간 거실에서 배운 동작을 복습한다. 바닥에는 두툼하게 매트를 깔고 음악 대신 서로 속삭이듯 대화하면서 층간 소음을 피한다. 이 교수는 “댄스스포츠는 시작하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내게는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주말 학회 일정 때문에 지금까지 딱 한 번 교습에 빠졌는데, 그렇게 허전할 수 없었단다. 이 교수는 “수업이 끝나는 순간에 다음 수업이 기다려지는데, 이런 기분은 모처럼 느끼는 것”이라며 “실력을 계속 쌓아 언젠가는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댄스스포츠, 어떤 건강 효과 있나댄스스포츠를 하면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이혜준 교수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균형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댄스스포츠에는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 많아 몸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발이 자주 꼬여 비틀거리기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무리 없이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과 균형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너무 격한 동작이 많아 초급자가 따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 교수는 “각 레벨에 맞게 종목이 정해져 있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왈츠, 차차차와 같은 초급 종목을 배우고, 다음에는 탱고나 줌바와 같은 조금 난도가 높은 것을 하면서 차차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초급은 2, 3개월이면 어느 정도 능숙하게 즐길 수 있다. 40대 이전의 젊은층은 열심히 배우면 한 달 정도에 초급 과정을 뗄 수 있단다. 물론 노인들도 배우는 게 어렵지 않다. 이 교수는 “70, 80대 부부가 와서 댄스스포츠를 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 댄스스포츠는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댄스스포츠가 심폐 기능과 폐활량을 증가시켰으며 혈압, 혈당,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교수는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로서 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춤’이라는 사회적 통념이나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때문에 적극 권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댄스스포츠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가을이 되면 배가 자주 고파지는 것 같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인체의 신비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포만감을 느끼려면 몸이 충분히 데워져야 하는데, 많이 먹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입맛 당기는 제철 음식이 풍부하다. 이래저래 가을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고역의 계절이다. 겨울로 향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가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식이 다이어트는 크게 두 종류다. 첫째는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고, 둘째는 섭취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과 간헐적 단식이 각각 최신 버전이다. 식이 다이어트를 연구해 온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저탄고지’ 식이요법 vs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의 원조는 1970년대 중반 등장한 ‘황제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만 하면 고기, 햄버거 같은 고지방·고단백 식품을 무제한 먹어도 된다. 창시자인 미국 의사 로버트 앳킨스가 2003년 건강 악화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요즘의 저탄고지, 혹은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이요법은 엄밀하게 말하면 황제 다이어트의 변형이다. 효과는 어떨까. 김 교수는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장기 효과는 미미하다”며 “게다가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기 6개월 동안은 5∼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이후 6개월 동안에는 되레 3∼5%씩 체중이 늘어났다. 간헐적 단식은 2010년대에 영국 BBC방송에서 처음 소개됐다. 저녁식사 이후 14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오후 10시에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 정오까지는 굶는 식이다. 이후 섭취량은 제한하지 않는다. 이런 단식을 통해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식 시간을 못 지키거나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NEJM에는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이 보고되기도 했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특정 식이요법만으로 장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자신의 상황을 감안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며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성공적인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다. ○내게 맞는 식이 다이어트는?체중이 80kg 이상의 비만 체형이라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부터 진행하는 게 옳다.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황제 다이어트도 크다”며 “그 대신 6개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되는데, 효과도 없고 근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초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 일상적 다이어트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매일 500Cal씩 덜 먹는 방법을 김 교수는 추천했다. 하루 세 끼를 먹되 매번 3분의 1씩만 덜고 반찬을 적게 먹어도 500Cal를 줄일 수 있다. 이때는 탄수화물을 크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체중이 100kg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2주 정도 식단을 파악한 뒤 다이어트 방법을 조정하는 게 좋다. 노인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식이요법의 핵심이 돼야 한다. 동시에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 손실이 우려되며 실제로 일부는 근 감소증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탄수화물 섭취 제한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인이라면 매일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60kg이라면 최소한 60g 이상의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닭 가슴살 한 덩어리(200g 내외)나 두부 2.5∼3모(750g 내외)를 먹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단일 식품만 먹어서는 금세 질리고 만다는 데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포화지방산도 적지 않아 부위를 잘 가려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생선도 좋지만 육류에 비해서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김 교수는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혈압 줄이는 식이요법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닌, 질병을 고치기 위한 식이 다이어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의 핵심은 소금 섭취를 하루 6g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다만 음식에 들어 있는 소금 함량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심심하게 먹는 게 최선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유제품과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탄수화물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잡곡을 통해 각종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대시 다이어트는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게 목적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에 대해 김 교수는 “효과를 입증하는 여러 논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도 대시 식단과 비슷하다. 생선과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 소량의 유제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식탁에 오른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인다. 다만 지중해식 식단은 열량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 상황에서는 와인을 먹다가 안주를 추가하는 식으로 음식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 경우 섭취 열량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비만으로 이어져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식이요법이라도 열량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아침식사 하는 게 체중감량 도움… 거르면 되레 불규칙 식사-야식 유혹에 노출 아침 식사는 해야 할까, 안 해도 무방할까. 이 주제는 의학계의 오래된 논쟁거리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체중 감량에 더 효율적이라는 쪽의 의견이 최근에는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침 식사를 권장하는 편이다. 김 교수는 “일단 아침 식사를 했을 때 포만감이 올라가면서 이후에 추가로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신체 활동량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한 집단과 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집단의 체중 감소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하루의 생체 리듬이 살짝 깨질 수도 있다. 우선 체력적으로 힘이 들다 보니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때로는 그 상태가 밤까지 이어져 야식을 찾는 식의 좋지 못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상담하다 보면 실제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을 때 늦게 먹고 늦게 자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을 때 인슐린 분비 능력이나 당대사 조절 능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 식사, 두 끼만 먹는 것은 어떨까. 김 교수는 “일단 세 끼를 권장한다”면서도 “두 끼를 오래전부터 규칙적으로 먹었다면 생체 리듬의 변동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가을이 되면 배가 자주 고파지는 것 같다. 자연의 변화에 따른 인체의 신비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식욕을 억제하는 물질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게다가 포만감을 느끼려면 몸이 충분히 데워져야 하는데, 많이 먹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입맛 당기는 제철 음식이 풍부하다. 이래저래 가을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고역의 계절이다. 겨울로 향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가을 다이어트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식이 다이어트는 크게 두 종류다. 첫째는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고, 둘째는 섭취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과 간헐적 단식이 각각 최신 버전이다. 식이 다이어트를 연구해 온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 ‘저탄고지’ 식이요법 vs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의 원조는 1970년대 중반 등장한 ‘황제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만 하면 고기, 햄버거 같은 고지방·고단백 식품을 무제한 먹어도 된다. 창시자인 미국 의사 로버트 앳킨스가 2003년 건강 악화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요즘의 저탄고지, 혹은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이요법은 엄밀하게 말하면 황제 다이어트의 변형이다. 효과는 어떨까. 김 교수는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장기 효과는 미미하다”며 “게다가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기 6개월 동안은 5~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이후 6개월 동안에는 되레 3~5%씩 체중이 늘어났다. 간헐적 단식은 2010년대에 영국 BBC방송에서 처음 소개됐다. 저녁식사 이후 14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오후 10시에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 정오까지는 굶는 식이다. 이후 섭취량은 제한하지 않는다. 이런 단식을 통해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식 시간을 못 지키거나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NEJM에는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이 보고되기도 했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특정 식이요법만으로 장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자신의 상황을 감안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며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성공적인 다이어트에서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다. ● 내게 맞는 식이 다이어트는?체중이 80㎏ 이상의 비만 체형이라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부터 진행하는 게 옳다. 김 교수는 “초기 효과는 황제 다이어트도 크다”며 “대신 6개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되는데, 효과도 없고 근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초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면 일상적 다이어트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매일 500Cal씩 덜 먹는 방법을 김 교수는 추천했다. 하루 세 끼를 먹되 매번 3분의 1씩만 덜고 반찬을 적게 먹어도 500Cal를 줄일 수 있다. 이때는 탄수화물을 크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체중이 10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2주 정도 식단을 파악한 뒤 다이어트 방법을 조정하는 게 좋다. 노인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식이요법의 핵심이 돼야 한다. 동시에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근육 손실이 우려되며 실제로 일부는 근 감소증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탄수화물 섭취 제한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인이라면 매일 체중 1㎏당 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이 60㎏이라면 최소한 60g 이상의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 닭 가슴살 한 덩어리(200g 내외)나 두부 2.5~3모(750g 내외)를 먹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단일 식품만 먹어서는 금세 질리고 만다는 데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포화지방산도 적지 않아 부위를 잘 가려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생선도 좋지만 육류에 비해서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김 교수는 “가급적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혈압 줄이는 식이요법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닌, 질병을 고치기 위한 식이 다이어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환자를 위한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의 핵심은 소금 섭취를 하루 6g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다만 음식에 들어 있는 소금 함량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심심하게 먹는 게 최선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유제품과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 탄수화물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는다. 대신 잡곡을 통해 각종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대시 다이어트는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게 목적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에 대해 김 교수는 “효과를 입증하는 여러 논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도 대시 식단과 비슷하다. 생선과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 소량의 유제품,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식탁에 오른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인다. 다만 지중해식 식단은 열량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 상황에서는 와인을 먹다가 안주를 추가하는 식으로 음식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 경우 섭취 열량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비만으로 이어져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식이요법이라도 열량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아침 식사는 해야 할까, 안 해도 무방할까. 이 주제는 의학계의 오래된 논쟁거리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체중 감량에 더 효율적이라는 쪽의 의견이 최근에는 더 우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침 식사를 권장하는 편이다. 김 교수는 “일단 아침 식사를 했을 때 포만감이 올라가면서 이후에 추가로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신체 활동량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한 집단과 하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집단의 체중 감소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하루의 생체 리듬이 살짝 깨질 수도 있다. 우선 체력적으로 힘이 들다 보니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때로는 그 상태가 밤까지 이어져 야식을 찾는 식의 좋지 못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상담하다 보면 실제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을 때 늦게 먹고 늦게 자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을 때 인슐린 분비 능력이나 당대사 조절 능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늦은 아침과 이른 저녁 식사, 두 끼만 먹는 것은 어떨까. 김 교수는 “일단 세 끼를 권장한다”면서도 “두 끼를 오래전부터 규칙적으로 먹었다면 생체 리듬의 변동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을 식이 다이어트 요령1. 식사하기 전에 음식의 열량을 염두에 둔다. 2. 밥공기의 25~35% 정도 줄여 먹는다. 3. 15분 이상 천천히 식사한다.4. 채소를 늘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5. 단백질을 섭취할 때 포화지방도 함께 먹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6. 처음에는 탄수화물을 줄이되 부족한 부분은 단백질로 보충한다.7. 지중해식 식이요법을 참고해 골고루 먹는다. 8.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남기는 연습을 한다. 9. 소금을 덜 치고 싱겁게 먹는다.10. 다이어트 기간에는 술을 가급적 피한다. 자료: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끊는 게 불가능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고혈압 약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이 가능하단다. 환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의사, 이승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42)다. 이 교수는 “나 자신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20대 중반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7년 동안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약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이 교수는 스스럼없이, 때론 당당하게 자신의 사례를 환자들에게 들려준다. 투병 의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의 ‘고혈압 투병기’를 들어봤다. ○ 20대 중반 고혈압 환자가 되다대학 입학 후 체중이 불어났다. 불과 몇 년 사이에 15kg이 늘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술과 야식을 즐긴 탓이었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젊은 데다 검도와 야구 동아리에서 충분히 운동하고 있다고 여겼다. 언젠가부터 운동할 때마다 머리가 아팠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철근도 씹어 먹는다는 20대였으니까. 전공의 1년 차였던 26세 때 우연히 혈압을 쟀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수축기 혈압이 150mmHg가 나왔다. 정상치(이완기 80mmHg 미만, 수축기 120mmHg 미만)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이 정도면 1기도 아닌, 2기 고혈압 환자였다. 덜컥 겁이 났다. 떠올려 보니 고혈압 가족력이 있었다. 아버지는 이 교수가 유치원 다닐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도 현재 고혈압이 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생긴 고혈압이라 다른 질환이 원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대의 경우 때로 종양이 원인이 돼 고혈압(2차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다행히 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무렵 병원 당직 침대에서 주로 잠을 잤고, 밤에 폭식을 했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습관이 20대 고혈압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장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혈압은 조금씩 떨어졌다. 매주 혈압을 측정했다. 수축기 혈압이 정상치인 120mmHg까지 내려갔다. 물론 약의 효과였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적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교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3년 동안은 그렇게 약만 복용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운동으로 7년 만에 고혈압 완전히 극복 시간 날 때 ‘깨작이는’ 정도로 운동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고혈압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2010년 전공의를 마치고 전북의 한 지역에서 공중보건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운동할 기회가 생겼다. 그곳 의료원장이 무척 운동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운동하는 데 눈치가 덜 보였다. 주변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역 문화센터와 비슷한 시설도 잘 마련돼 있었다. 이 교수는 퇴근한 후 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3년 만에 본격적인 ‘운동 치료’에 돌입한 셈이다. 먼저 50분 동안 수영을 했다. 이어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쾃처럼 큰 근육을 만드는 동작 위주로 10회씩 4세트를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트레드밀에서 달리기나 걷기를 10∼20분 동안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는 데 2시간 남짓 걸렸다. 이 교수는 가급적 매주 2, 3회는 이런 식으로 집중적으로 운동했다. 운동의 재미에 빠졌다. 그러다 보니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던 야구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일단 마음먹고 시작한 운동이 또 다른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체중은 75kg 내외로 떨어졌고,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혈압도 다시 오르지 않았다. 2012년 마침내 이 교수는 고혈압 약을 7년 만에 끊었다. 이 교수는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신혼집을 차린 후에도 운동을 이어갔다. 혈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제 고혈압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일까. ○재발 막으려면 평생 관리해야2013년 5월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직 근무가 많았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 당분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당장 혈압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혈압은 첫해 130mmHg대 중반이 나오더니 1년 후에는 130mmHg대 후반을 넘어섰다. 수치만으로 보면 다시 고혈압 환자가 된 것이다. 이 무렵 아기가 태어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 교수는 점심시간에 병원 지하에 있는 직원용 헬스클럽에서 다시 운동하기 시작했다. 횟수도 늘렸다. 휴일을 포함해 1주일에 5일은 이곳에서 40분 정도씩 운동한다. 운동 방식은 종전과 비슷하다. 수영이 요가 형태의 스트레칭으로 바뀐 점만 달랐다. 스트레칭 후에는 턱걸이나 데드리프트 같은 근력 운동을 하고, 이어 트레드밀 위에서 달린다.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자 혈압이 정상치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이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운동을 쉬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헬스클럽이 문 닫았을 때는 집에서 매일 홈 트레이닝을 했다. 식단 조절도 잘 이어가고 있다. 일단 덜 짜게 먹는다. 식사량을 줄이기 위해 점심을 거르고 하루에 두 끼만 먹을 때가 많다. 너무 배가 고플 때에만 샐러드 같은 것으로 점심을 보충한다. 이 교수는 “고혈압은 한번 약을 끊었다고 해서 다시 안 먹어도 되는 게 아니다”며 “약에서 해방되려면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칭-근력운동 겸한 홈 트레이닝 스트레칭과 동시에 근력 운동이 되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승화 교수는 “충분히 가능하며 누구나 집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홈 트레이닝 방법을 들어봤다. 먼저 요가 동작을 벤치마킹한 스트레칭. 바로 선 상태에서 상체를 굽혀 팔로 발목을 잡는다(❶). 이때 무릎을 펴주면 좋지만 살짝 굽히는 것도 괜찮다. 이어 두 번째 동작. 그 상태에서 팔로 무릎 뒤쪽을 짚는다. 셋째, 상체를 서서히 일으켜 가슴을 활짝 펴고 양팔을 하늘로 뻗는다(❷). 넷째, 엎드려 플랭크 자세를 취한다(❸). 이때 머리를 바닥으로 내리거나 어깨를 굽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다섯째, 무릎을 바닥에 대면서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내민다(❹). 이때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 운동의 핵심은 속도에 있다. 동작별로 10∼20초씩 아주 느리게 해야 한다. 4, 5세트를 반복할 경우 보통 4∼5분 소요된다. 이 교수는 “천천히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어야 몸에서 땀도 나고 혈관 확장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경우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스트레칭에 이어 근력 운동을 하는데, 이때도 천천히 하는 게 특징이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을 천천히 호흡하면서 할 경우 유산소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밴드를 사용하면 운동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30∼4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 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