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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의 여파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임대료 체납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장환진 서울시의원(민주당·도시계획관리위원장)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SH공사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체납액이 69억7500만 원으로 2010년 46억500만 원에 비해 51.5% 늘었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체납액은 77억900만 원으로 이미 지난해 체납액을 넘어섰다. 임대료를 한 달 이상 못 낸 체납가구도 2010년 1만5714가구에서 지난해에는 2만335가구로 29.4% 증가했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체납가구 역시 지난해보다 많은 2만2993가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임대료가 부과된 전체 가구 가운데 체납가구의 비중은 2010년 24.4%에서 9월 말 현재 29.2%로 상승했다. 관리비 체납액도 2011년 43억5000만 원에서 지난해 46억6800만 원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9월까지 50억8700만 원을 기록했다. 장 의원은 “주거취약계층 등 서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예술인들이 모여 문화거리를 형성한다. 대중들이 모여든다. 돈 냄새를 맡은 자본이 뒤따른다. 가난한 예술가들은 다른 지역으로 내몰린다. 이런 순환을 통해 서울의 문화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앞이 대표적이다. 미대생들의 작업실이 있던 지역에 음악가, 지식인들이 모이면서 꽃을 피웠다. 하지만 상권이 성장하면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크게 올리자 예술가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월세가 싼 인근 상수동, 합정동, 망원동은 물론 강 건너 문래동으로도 진출했다. 문래예술창작촌도 이렇게 시작됐다. 개성 넘치던 홍대 앞 카페들도 한적한 상수동 주택가로 옮겨가 카페골목을 형성했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도 마찬가지다. 가로수길에서 밀려난 카페, 음식점들이 이면도로에 다시 자리 잡으면서 ‘세로수길’이라고 불린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공원과 아파트 숲을 지나면 갑자기 기계소리가 귀를 찢어댄다. 용접 불꽃이 눈앞에서 튀고 쇳가루가 날린다. ○○정밀, ○○금속 등의 간판이 빼곡한 철공소 단지다. 하지만 철공소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벽화와 예술 조형물도 곳곳에 눈에 띈다. 철공소 장인의 에너지와 예술가들의 창작열이 어우러져 불꽃을 튀기는 ‘문래예술창작촌’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단지는 1960년대 초 무렵 경인로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1970년대 후반에는 서울 철강산업과 기계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중반 청계천에 있던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문래동으로 이전하면서 한때 소규모 공장이 1000곳을 넘었다. ‘문래동에서는 10명만 모이면 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고, 시흥 김포 검단 시화 등 수도권 주변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철공소가 문을 닫고 임대료가 내려가자 그 틈새를 홍대, 대학로 등에서 젊은 예술인들이 알음알음 옮겨와 메우기 시작했다. 2003년 문래예술창작촌이 형성돼 현재 150여 곳의 작업 공간에서 25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화, 설치, 조각, 디자인, 일러스트, 사진, 영상, 서예, 영화, 패션, 애니메이션 등의 시각예술 장르를 비롯해 춤, 연극, 마임, 거리 퍼포먼스, 전통예술, 음악 등의 공연예술가와 비평, 문화기획, 시나리오,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활동가들이 작업하고 있다. 공장 단지에 예술이 흘러들면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이나 베이징 다산쯔(大山子) 798특구에 비견되기도 한다. 문래예술창작촌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시 자치구 동네 관광상품으로도 선정됐다. 예술작가들이 가이드가 돼 예술과 철재 산업이 함께 숨쉬는 문래동 곳곳의 벽화와 예술 작품을 찾는 골목길 투어를 진행한다. 전시회 관람을 비롯해 현대 무용, 인디 밴드 등의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문화 투어는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오후 3시에 15명 내외로 출발한다. 02-2637-3313 지금은 철공소와 예술로 유명하지만 문래동은 원래 방직과 인연이 많은 곳. 1930년대 방직공장이 대거 들어서면서 ‘실 사(絲)’자를 넣어 사옥정(絲屋町)이라 불렸다. 광복 후 우리식 이름으로 고칠 때 실을 자아내는 ‘물레’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소리가 비슷한 ‘문래(文來)’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제 때부터 공장근로자가 많았던 이 지역에 일제는 최초의 계획도시인 ‘영단주택단지’를 짓기도 했다. 현재도 문래동4가에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일명 ‘오백채’라고 불린다. 현재는 방직공장이 즐비하던 문래동의 옛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방림방적공장은 대형마트와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고, 경성방직공장은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로 변신했다. 다만 타임스퀘어 8번 게이트 앞 1층에 가면 구 경성방직 사무동이 보존돼 현재 갤러리 겸 북카페로 개조돼 운영 중이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 가면 한편에 대형 물레가 자리 잡고 있어 직접 물레를 돌려 목화에서 무명실을 뽑아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의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면 서울시 관광정책과(02-2133-2817)에 문의하거나 시의 온라인플랫폼 서울스토리(www.seoulstory.org)에서 확인하면 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24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우리를 벗어나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호랑이가 관람객들이 다니는 곳까지 나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대공원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와 대공원,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여우사에서 3년생 수컷 시베리아호랑이 ‘로스토프’가 우리 밖으로 나와 사육사 심모 씨(52)를 관리자 통로에서 공격해 목을 물었다. 심 씨는 목덜미 부근 대동맥을 다치고 목뼈가 부러져 부근 평촌 한림대병원으로 옮겼다가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로스토프는 2011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시베리아호랑이 한 쌍 중 수컷. 서울대공원은 호랑이숲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올해 4월부터 호랑이를 여우사에서 임시로 거처하게 했다. 오전 10시 20분경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매점 주인이 심 씨와 호랑이를 발견해 대공원 측에 신고했다. 이후 과천소방서, 과천경찰서, 대공원 관계자들과 대치하던 호랑이는 10시 38분 스스로 우리 안으로 들어갔고 사육사들이 문을 잠가 상황이 종료됐다. 이 사건으로 여우사 주변 관람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공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가장 큰 의문은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나온 과정이다. 대공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청소하거나 먹이를 줄 때는 우리 안에 별도로 마련된 격리 공간인 내실로 유도해 호랑이를 잠시 가둬놓는다. 이후 사육사가 우리 안으로 들어간다. 이달주 서울대공원 동물복지과장은 “내실과 연결된 문은 외부에서 수동으로 개폐할 수 있는데 문이 잠겼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호랑이가 내실에서 우리로 나오는 것을 발견한 사육사가 도망치다가 우리에서 관리자 통로로 나가는 문을 미처 잠그지 못해 쫓아온 호랑이에게 통로에서 목을 물린 것 같다”고 말했다. 대공원 측은 “호랑이가 우리 밖 관리자 통로까지만 나왔고 외부로 나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리자 통로와 외부에 가로놓인 펜스의 높이는 어른 키보다 낮은 1.5m에 불과해 호랑이가 펜스를 뛰어넘었더라면 직접 관람객들과 마주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우선 맹수인 호랑이를 보호시설이 허술한 여우사에 임시로 머물게 하면서도 추가로 안전을 확보하는 장치를 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호랑이사의 경우 탈출을 막기 위해 이중문, 겹으로 둘러싼 펜스, 강화유리 등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공원 측은 “호랑이를 임시 보호하면서 여우사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등 시설물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만일을 대비해 2인 1조로 행동해야 한다는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심 씨는 동료 사육사 최모 씨와 함께 여우사로 향했지만 최 씨는 도중 퓨마가 전시돼 있는 인근 사육장으로 이동했다. 사육사 심 씨는 1987년 서울대공원에 입사해 25년간 곤충관에서 근무하다 올해 1월 맹수사로 자리를 옮겨 맹수 관리에는 초보나 마찬가지였다. 한편 대공원 측은 이날 오후에도 로스토프를 평소와 다름없이 일반에 공개해 “사람을 공격한 호랑이를 곧바로 공개해도 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대공원에선 2004년, 2010년에 각각 늑대 ‘늑돌이’와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남경현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운 느낌의 이끼정원을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공원 야외식물원 중턱 실개천 옆에 218m² 크기의 이끼정원을 조성해 25일부터 개장한다고 밝혔다. 시는 바닥면을 자연스러운 형태로 굴곡지게 성토하고, 이미 자라고 있던 단풍나무 외에 이끼와 어울릴 수 있는 습지에서 잘 자라는 관중, 개고사리와 그늘에서 잘 자라는 곰취, 지리대사초 등을 심어 이끼정원의 정취를 더했다. 실개천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로 공사가 끝나기 전부터 남산공원에 오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왔다. 이끼는 그동안 인위적인 재배가 어려워 자연에서 자란 이끼를 소량 채취해 조경의 부수 재료로만 이용해왔다. 그러나 이끼종균의 개발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최근 이끼를 주요 소재로 한 정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까지 주택과 사옥 등에서 소규모로 조성됐지만 공공시설인 공원에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이끼는 청정 지역을 나타내주는 지표식물로서 습윤성과 내한성을 갖고 있으며 보는 사람에게 신비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며 “남산공원 내 새로운 명소로 사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해제로 개발이 무산된 서부이촌동 일대에 대한 후속 조치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지난달 말 개소한 ‘현장지원센터’에 제출된 주민 요구 사항을 추려 1차 후속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7년 동안 개발구역 내에 포함돼 관리가 미흡했던 노후 기반시설 등을 정비한다. 포장도로 보수, 주택가 보안등 설치·교체, 방범용 폐쇄회로(CC)TV 설치, 보도 포장, 가로등 개량 등을 올해 안에 착수해 내년까지 정비할 계획이다. 서부이촌동 주민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22일부터 송파차고지에서 동부이촌동까지 운행하는 3012번 시내버스 노선을 서부이촌동까지 연장한다. 철도정비창 이전으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 상가 세입자에게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금 보증심사 완화 한도를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상가 세입자가 불황으로 공과금을 내지 못하더라도 겨울에 전기·가스·수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관계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이자 부담이 큰 주민을 위해 은행권과 금융 관련 지원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다. 또 구역 해제로 급락한 시세를 공시지가에 반영해 재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도 건의하기로 했다. 이제원 시 도시계획국장은 “법적 책임을 떠나 사업 무산에 따른 주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시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 이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잠실 제2롯데월드에 대해 “현재로선 결정을 번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1일 ‘맑은 아파트 만들기’ 우수 사례 현장을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실에서 오랜 과정을 거쳐 허가가 난 것이기 때문에 (층수를) 바꾸려면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절차상 형식적인 결정 과정은 시에 있지만 (허가가 난 것을 뒤집을 만한) 큰 권한은 없다”며 “이미 결정된 것을 뒤집으면 소송에 걸릴 수 있고 시가 100% 진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해당 지적이 제기된 이후 실국장 차원에서 대책 회의도 열었지만,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중대한 사유 변경을 들어 재검토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은 대한항공이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일대에 7성급 초특급 호텔을 건립하려는 것에 대해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있어 (호텔 건립이) 적절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정부에 협력해야 하고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지만 서울시가 오래 간직해 온 원칙이 있기 때문에 함께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어 통행 차량과 보행자가 엉키는 폭 10m 안팎의 주택가 도로가 ‘보행자 우선도로’로 바뀐다. 서울시는 구로구 개봉로 3길과 중랑구 면목로 48길 등 2곳을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로 시범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보행자 우선도로란 보행자와 차량이 같이 이용하면서도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도로를 말한다. 개봉로3길(개봉동 대원주유소∼광진교회 490m 구간)은 2011∼2012년 5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다. 시는 이 도로에 차량 속도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교차로를 블록으로 포장할 방침이다. 또 보행자 전용 쉼터를 조성하고 불법주차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11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한 면목로 48길(면목동 신한은행∼오가네 410m 구간)에도 속도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블록 포장을 한다. 시는 경찰청과 협력해 인근 도로 전체의 주행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하기로 했다. 주택가 이면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고 차량과 보행자 간 통행이 얽혀 교통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헬리콥터 충돌 사고가 발생한 이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적법하게 인·허가가 난 계획을 수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행정2부시장 및 국·실장 등은 관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 고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당시 정부가 허용한 높이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건축 허가를 내 준 것”이라며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획을 보류하거나 층수를 재조정하는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시가 직접적으로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수단도 없고, 자칫 손해배상 소송 등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지상 123층(지하 5층)의 초고층 빌딩. 현재 공정은 약 25%이며 중앙 골조 부분은 50층가량 올라간 상태다. 군사 시설인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과는 불과 5∼6km 떨어져 있어 건축 계획을 놓고 항공기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 한편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내년 1월부터 전국에 설치된 모든 항공장애표시등을 정부가 직접 관리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되어 있어 안전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전국에 있는 항공장애표시등 1만여 개를 전수 조사해 안전 문제를 점검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20일 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5개 국가기관과 30여 개 헬기 운영업체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 안전대책회의를 연다.김재영 redfoot@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서울 중구 을지로 1∼3가인 구리개(銅峴)가 약업의 중심지였다. 백성들의 병을 치료하는 혜민서가 있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의학 의료기관인 제중원도 이곳에 있었다. 동의보감을 지은 구암 허준도 명의로 이름을 떨치기 전에 이곳에 약방을 차렸다는 야사도 전한다. 하지만 구한말 약재거상들이 생겨나면서 서서히 중심지가 배우개(梨峴·지금의 종로 4·5가)로 옮겨간다. 서울의 동쪽 관문 동대문에 가까운 배우개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약재를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1960년대 종로 4·5가에 약국들이 모여들면서 1970년대부터 한약 상가들이 서서히 경동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한약재가 모이는 청량리역과 더 가깝고 교통도 막히지 않는 곳으로 이전한 것. 해를 거듭할수록 제기동의 세가 커지기 시작해 1980년대 들어 종로 4·5가를 완전히 넘어섰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로터리에서 제기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어디선가 쌉싸름한 한약 향기가 솔솔 풍겨온다. 고개를 들어 보면 한옥 맞배지붕의 큰 일주문이 반긴다. 전국 한약재 유통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한약의 메카 ‘서울약령시’다. 서울약령시의 실제 역사는 1960년대 경동시장부터 시작하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시대 백성 구휼기관인 보제원(普濟院·널리 구제하는 곳)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에는 국가가 여행자를 위한 숙식시설로 원(院)과 역(驛)을 설치했다. 한양도성에는 동대문 밖 보제원, 서대문 밖 홍제원, 남대문 밖 이태원, 광희문 밖 전관원 등 4곳을 두었다. 이 가운데 동대문에서 3리 떨어진 곳에 있던 보제원에는 진제장(賑濟場·배고픈 백성들의 허기를 진정시켜 주는 곳)이 설치됐고, 약방과 의원을 배치해 의지할 곳 없는 병자들을 치료해 주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보제원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고 경기 북부와 강원 산간지역의 농산물과 약초가 집중되면서 시장과 약전골목을 형성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사람과 문물, 정보가 모이는 장소를 폐쇄하기 시작하면서 보제원도 문을 닫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 지금은 제기동 안암오거리에 있는 표석만이 옛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중단됐던 서울약령시의 역사는 1960년대 중반부터 다시 시작된다. 6·25전쟁 이후 서울 동부 도심권의 교통요충지였던 청량리역과 옛 마장동 시외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경기 북부와 강원도 일대의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 물건을 집하하고 판매하기 위해 청량리역과 옛 성동역 인근 논을 매립한 공터에서 상인들이 노점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오늘날 경동시장과 서울약령시의 시초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서면 종로4, 5가 일대에 모여 있던 약재상인들이 서서히 제기동 일대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한약재의 본거지였던 종로4, 5가에 1957년 보령약국이 들어선 이래 양약 시장이 세력을 넓혔기 때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전통 한옥에 자리 잡은 150여 개 점포뿐이었으나 지금은 제기동, 용두동 일대 23만5000m²에 한의원, 한약도매상, 탕제원 등 한약 관련 업체가 1000여 곳에 이른다. 1995년 전통한약시장지역으로 인정돼 ‘서울약령시’라는 이름으로 경동시장에서 독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기간의 단절은 있었지만 백성의 구휼과 건강을 챙겼던 옛 보제원 일대에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서울약령시가 들어선 것이 흥미롭다. 서울약령시로 가면 상황, 차가버섯, 영지버섯, 구기자, 오미자, 황기, 백하수오 등 250여 종의 약재를 시중 시세보다 20∼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약령시 내에는 동대문구에서 운영하는 ‘서울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이 있는데 다양한 한약재와 한방 관련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3∼10월은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 시장 내에 한방카페도 있어 다양한 전통차와 한방차를 맛볼 수 있다. ‘한방체험장’에서는 사상체질 진단, 한방차 시음, 뜸과 침 시술 등 한방의료와 한방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02-355-7990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5일 오전 서울 강남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어른 키 정도 되는 집의 슬레이트 지붕과 알루미늄 문은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닐로 꽁꽁 싸매 놓았다. 주민들은 난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허술한 판자 건물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에 30년간 거주했다는 주민 A 씨는 “어느 쪽이든 빨리 결론을 내야 죽기 전에라도 살 만한 집에서 살아보지 않겠느냐”며 가슴을 쳤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서울시와 강남구·새누리당의 끝 모를 정치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전투구로 최소한 1년 이상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민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구룡마을에 대해 감사청구만 3건이 제기됐다. 지난달 21일 서울시가 “개발 과정의 특혜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고 구룡마을 토지주와 거주민들은 지난달 30일 강남구청에 대해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강남구는 1일 서울시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며 맞불을 놨다. 새누리당도 가세했다. 지난달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구룡마을 문제를 제기했고, 검찰 고발과 함께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나서는 등 박원순 서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개발방식을 둘러싼 갈등이다. 20년 넘게 판자촌으로 방치됐던 구룡마을은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전 시장이 2011년 4월 시가 주도하는 100% 수용방식의 공영개발을 하겠다고 발표하며 개발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이 수용방식에 환지방식을 일부 적용하겠다고 계획을 바꿨다. 환지방식은 토지수용 후 보상금을 주는 대신 조성된 사업용지 내에 일부 토지로 바꿔주고 본인 뜻에 따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기존 토지주들은 전체 용지 28만6929m²의 18%인 5만여 m²를 받게 된다. 토지주들은 이 땅을 이용해 민영개발을 하고 나머지 82%는 시가 공영개발을 하는 것이다. 시는 환지방식을 도입하면 4000억 원가량 개발비가 덜 들고,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낮춰 현 거주민들의 100% 재정착까지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구가 서울시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개발은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시행하지만 최종 계획 승인 권한은 강남구청장에게 있다. 강남구는 서울시에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강남구에 따르면 구룡마을 토지주 109명 중 990m² 이상 보유자는 총 44명으로 이 중 3300m² 이상 대규모 용지를 보유한 사람이 5명이다. 인근 개포주공아파트 땅값이 3.3m²당 400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아파트 건축이 가능한 환지를 받는 토지주는 상당한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다. 정치권까지 개입해 갈등이 깊어지면서 개발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됐다. 당초 시는 이달까지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말 착공해 201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기간과 내년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전체 계획이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재선을 겨냥해 박 시장과 일부러 대립각을 세우고, 새누리당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신 구청장은 “공영개발의 순수한 의도를 흠집내려는 술수”라고 맞서고 있다. 주민 간 반목도 커지고 있다. 대토지주와 대토지주로부터 지분 쪼개기를 통해 명의신탁을 받은 사람들은 개발이익을 더 기대할 수 있는 환지방식을, 지분이 없는 거주민 등은 100% 공영개발을 선호한다. 주민 B 씨는 “예전에는 형편이 어려워도 서로 가족처럼 도우며 지내던 주민들인데 요즘은 어느 편인지 몰라 말을 걸기도 무섭다”며 “정치권의 의견차가 주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이서현 기자 ▼ 1970년대 재개발 철거민 이주… 무허가건물 400여채 ▼구룡마을은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산과 대모산 자락에 자리한 구룡마을은 1970년대 대규모 도시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철거민들이 하나 둘씩 이주해 마을을 형성했다. 현재 무허가 건물 400여 채에 1300여 가구 2500여 명이 모여 산다. 도곡동과 가깝고,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개포주공단지와 마주보고 있어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개발 압력을 받아왔다. 이 마을은 대부분 사유지로, 도시개발 대상인 28만6929m² 중 90%에 이르는 25만8650m²가 개인 소유다. 정모 씨가 40%가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민영개발이 이뤄지면 구룡마을에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가구당 한 채씩 66m² 규모의 아파트를 주겠다며 그 약속으로 거주민들에게 땅을 33m²씩 나눠줘 많은 거주민들이 토지소유주가 됐다. 무허가 판자촌이라 전기, 상하수도 등 주요 기반시설이 없다. ‘사유지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1년 5월까지 전입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주민들은 4월 총선에서 처음 투표에 참여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식재료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까 믿음이 가네요.”(학부모 권애란 씨)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8월 학교 급식 식재료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학부모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3일 저녁 서울 시내 학교 3분의 2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식재료 안전관리 시연회’가 열렸다. 기자는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비롯한 식약처 서울시 일선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등 30여 명과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산하 기관인 친환경센터는 학교와 업체의 유착에 따른 납품 비리를 막고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2010년 설립됐다. 시내 594개 초등학교 중 546곳을 비롯해 1319개 초중고교 중 864곳(66%)에 급식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오후 10시부터 전국에서 올라오는 식재료는 1층 집하장에 모였다. 품질, 신선도, 당도 등을 검사하고 친환경 인증정보 등을 확인한 뒤 안전성 검사 등을 거친다. 이어 학교별로 배분해 다음 날 오전 4∼6시에 배송한다. 집하장에서 채취한 시료는 2층 안전성검사실로 옮겨진다. 시료를 분쇄해 액체 상태로 만든 뒤 효소면역측정기 등 17종 35대의 장비로 잔류농약 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것. 전수조사를 하는 속성검사를 통해 농민이 많이 사용하는 유기인제 및 카바메이트 등 31종의 농약을 검출할 수 있다. 또 무작위로 샘플을 채취하는 정밀검사를 통해 285종의 농약을 분석한다. 홍원필 안전성검사실장은 “서울시 식품안전과에서 월 2회 불시 수거검사를 하고, 격월로 센터에서 산지 출장검사를 하는 등 2중, 3중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대체 농산물을 확보해 급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농약잔류허용기준치 이내라도 농약이 나오면 전량 폐기하고, 생산자는 센터에 더이상 출하할 수 없도록 조치한다. 학교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친환경 농산물 권장사용률을 20%포인트 낮추고, 일반 업체는 500만 원 이하, 친환경센터는 2000만 원 이하 등 달랐던 수의계약 범위를 1000만 원 이하로 통일하기로 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권장사용률을 낮춘 것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고 수의계약 범위를 축소한 것은 친환경센터의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장옥연 서울 내발산초 교감은 “경쟁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면 가격은 싸지겠지만 품질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에도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 농산물과 달리 축·수산물은 센터를 거치지 않고 공급 업체에서 바로 학교로 배송된다. 검사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매달 1회 실시하는 샘플 검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잔류농약 외에 중금속, 미생물 등을 검사할 수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이영민 센터장은 “내년에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을 받아 신뢰도를 높이고, 일반 농산물에 대해서도 정밀검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친환경유통센터가 무상급식 식재료 시장을 독점해 영세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비판과 식자재의 공급, 업체 선정, 가격결정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8월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했고, 지난주 감사가 끝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부모라면 언제든지 친환경센터를 방문해 식재료 공급 및 검사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센터운영팀 02-2640-8050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시내 국공립 및 서울형 어린이집 2794곳에서 사용하는 급식재료의 원산지를 13일부터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고 보육 아동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원산지가 명시된 월별 급식식단표를 ‘서울시 보육포털서비스(iseoul.seoul.go.kr)’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원산지를 공개하는 품목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양(염소)고기, 쌀, 김치 등 농축산물 7종류와 명태, 고등어, 갈치, 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수산물 9종류다. 시 관계자는 “현재 어린이집에서 원산지가 표기된 급식식단표를 게시판이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각 가정에 알리고 있으나 학부모가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시 보육포털서비스에 접속한 뒤 보육정보-우리 동네 어린이집-어린이집 메뉴에서 상세보기로 들어간 후 급식정보-식단표(원산지) 순으로 클릭하면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설공단은 ‘서울의 트레비 분수’로 불리는 청계천 팔석담에 모인 행운의 동전 약 4000만 원을 서울시민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공단은 1∼9월 모인 국내 동전 4041만 원과 외국환 4만2551개를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앞이 꽉 막혀 있다고 생각만 하고 있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행동해야 미래가 바뀝니다.” 홍콩에서 청년 창의교육과 사회혁신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에이다 웡 홍콩 현대문화원장(54)은 8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7, 8일 서울시가 주최한 ‘2013 서울시 청년허브 국제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웡 원장은 취업난 등으로 위축된 청년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찾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청년들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길을 잃고 혼란에 빠져 있다”며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금융업이 흔들리면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롤 모델을 상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의 학교 교육은 청년들에게 힘이 되지 못했다. 그는 “시험 위주의 정형화된 교육 탓에 청년들이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실패자, 낙오자라고 규정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웡 원장은 청년들에게 영감을 주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포럼인 ‘MAD(Make A Difference)’를 2010년부터 매년 1월 개최하고 있다. 사회적 혁신가와 전 세계의 리더들을 초청해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그는 “벽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는 사고의 틀을 깨고 관점을 바꿔보면 도움이 된다”며 “이를 위해 청년들 스스로 창의성을 키우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성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다르게 생각해서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예술을 배우는 것이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맞고 틀림이 명확한 수학 등과 달리 예술 자체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예술을 배우면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웡 원장은 한국 청년들에게 “창의적이고 협력을 잘하는 새로운 세대가 사회를 변화시킨다”며 “모든 도전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가 국내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친환경 분야 최고 권위의 ‘인터내셔널 그린 애플 어워즈’에서 환경 분야 우수 도시로 뽑혔다. 구는 12일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13 인터내셔널 그린 애플 어워즈’ 시상식에서 ‘송파나눔발전소’와 ‘워터웨이 프로젝트’가 환경우수사례 분야 위너(Winner)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터내셔널 그린 애플 어워즈는 영국의 친환경 비영리단체인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이 주관하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영국왕립예술협회(RSA)가 공식 인정한 국제대회로, 1994년 시작된 이래 매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다. 구는 이번 대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빈곤층 지원 사업을 하는 송파나눔발전소와 ‘한강∼성내천∼장지천∼탄천’을 복원·연결해 물과 자연, 인간이 어우러지는 공간인 친환경 워터웨이 프로젝트를 응모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광희동에 몽골 타운이 있다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서울의 거리’가 있다. 서울시는 1995년 울란바토르와 자매결연을 하고 이듬해 시내 1km 구간을 ‘서울의 거리’로 지정했으며 2010년 이를 2.1km로 확장했다. ‘서울의 거리’답게 곳곳에 한글 안내판이 있고 ‘서울정’이라는 이름의 한국식 정자가 운치를 더한다. 밤에는 서울시 로고가 달린 가로등이 거리를 밝힌다. 올해는 울란바토르 시에 1만5793m² 규모의 ‘서울숲’을 조성해 9월 개방했다. 울란바토르 동남쪽 바얀주르크 국립공원 안에 조성된 ‘서울숲’에는 한국식 전통정자와 연못, 계단식 화단, 전통담장과 서울을 상징하는 해치상 2개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올해 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도 한국식 공원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 중구 광희동에 들어서면 거리를 메운 낯선 문자 때문에 한국 땅에서 졸지에 까막눈이 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주로 쓰는 키릴문자다. 한국어로 식당이나 카페라고 적어 놓은 간판이 오히려 친절한 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중앙아시아촌을 형성한 이곳에는 무역 중개업체, 음식점, 식료품점 등 150여 개의 가게가 밀집해 있다. 시작은 러시아인 거리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카바레, 스탠드바 등 일반 한국 유흥업소와 숙박업소가 즐비했다. 그런데 1990년 한-러 수교의 바람이 시베리아를 넘어 불어왔다. 의류 도매상들이 몰려 있는 동대문에 인접한 이 동네에 자연스레 러시아 오퍼상, 즉 보따리장수들이 몰려들어 러시아인 거리가 만들어졌다. 뒤이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몽골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환전과 송금을 하러 여기에 모여들었다. 이후 러시아 상인들은 중국으로 떠나가고 그 빈자리를 중앙아시아와 몽골인들이 채웠다. 사람이 바뀌면서 간판도 바뀌었다.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이름을 딴 식당 ‘사마르칸트’, 몽골에 두고 온 딸들을 그리며 ‘공주’라는 뜻으로 이름 지은 카페 ‘만도화이’, 카자흐스탄의 고향 마을을 그리며 지은 식당 이름 ‘크라이노드노이’…. 러시아를 넘어 중앙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며 지은 이름들이 광희동 벌우물길을 채우고 있다. 요즘은 몽골인이 가장 많다. 오죽하면 골목 입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광희동지점은 주말에도 몽골인만을 위한 영업을 하고 있다. 은행에 들어온 사람들은 “몽골훙 한벤(몽골 직원은 어디에 있나요)”이라고 먼저 물어본다. ‘몽골타워’라 불리는 뉴금호타워 건물은 식당, 카페, 미용실, 택배, 휴대전화 가게, 여행사 등 10층 전체를 몽골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 사는 몽골인은 4530명. 비공식적으로는 얼마나 더 살고 있는지 모른다. 300만 몽골 인구의 절반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모여 살고, 나머지는 드넓은 땅에 드문드문 퍼져 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말도 허풍만은 아닐 듯하다. “서울 광희동은 울란바토르 다음으로 몽골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광희동에 가면 중앙아시아와 몽골의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향이 짙으면서도 달콤하고 쫄깃한 우즈베키스탄식 양고기 꼬치 및 바비큐와 고기 육수가 진한 중앙아시아 국수, 몽골식 양고기 구이인 ‘호르호그’, 우유와 차를 섞어 끓인 ‘수테차이’가 인기가 높다. 중앙아시아촌은 동대문에서 판매되는 물건을 중앙아시아 등지로 수출하는 보따리장수들과 중개무역상들의 주요 거점 지역. 내륙 아시아를 횡단하는 고대 동서 통상로인 실크로드처럼 이곳을 통해 다양한 물건들이 내륙으로 수출되고 있다. 여기에 착안해 10일 광희동 사거리에 ‘동대문 실크로드’ 조형물을 세웠다. 동대문 실크로드 조형물에는 중앙아시아 및 실크로드 관련 이정표와 동대문 관광 코스 이정표, 동대문 실크로드 이정표가 설치됐다. 중앙아시아 및 실크로드 관련 이정표는 15개 정도이며 한글과 각 나라의 언어, 서울에서부터 그곳까지의 거리, 영문 표기 등이 적혀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제 살아가야 할 희망이 생겼습니다.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깔끔한 복장의 중년 남자 17명. 하지만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이들의 이름 앞에는 ‘노숙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쓰디쓴 실패를 맛보고 방황하던 이들은 앞으로 특급호텔의 ‘호텔리어’로 인생의 새 출발점에 서게 됐다. 이날 서울시와 ㈜신세계조선호텔은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 호텔리어 스쿨’ 2기 수료식을 열었다. 시가 지난해 10월 신세계조선호텔과 ‘노숙인 자활·자립 지원’ 협약을 맺은 데 따른 후속 사업으로, 이 과정을 거쳐 노숙인들이 호텔에 취업하는 것은 6월 17명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12일부터 웨스틴조선호텔 주방에서 기물관리를 담당하게 된 표영호 씨(49)의 표정은 밝았다. 표 씨는 2000년 사업을 확장하려다 크게 실패하고, 여러 차례 방황하다가 7년 전부터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해왔다. 몇 번이나 노숙인 생활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봤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표 씨는 “전처럼 잘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좌절만 했었다”며 “새로운 기회가 온 만큼 열심히 일해 더 나은 인생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호텔에서 일하게 된 김명동 씨(44)는 “재봉일을 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일감이 끊기면서 노숙인이 됐다”며 “오랜 시간 일하지 않아 다시 시작할 엄두도 못 냈지만 사회의 도움으로 희망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노숙인 자활·보호시설인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선발된 이 노숙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2주 동안 웨스틴조선호텔의 담당 과장·팀장·전문강사로부터 이론과 현장교육을 받았다. 이론교육은 서비스 교육·감성 교육·자존감 회복·시청각 교육, 현장교육은 진공청소기 및 바닥청소기(스크러빙) 사용법·왁스 작업 등으로 구성됐다. 수료생 전원은 웨스틴조선호텔, 신라호텔, 이마트, 백화점 등의 청소협력업체 등에 취업하게 된다. 보수는 월 140만∼150만 원이다. 서울시는 노숙인 호텔리어 교육뿐만 아니라 노숙인 사진교육, 영농학교, 바리스타·트레일러 교육 등 다양한 직업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의 자활을 돕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