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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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6-02-28~2026-03-30
칼럼94%
행정3%
인사일반3%
  • “물집 생기면 터뜨리지 말고 기다리세요”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석 선수(19·성남시청)가 경주를 끝낸 뒤 스케이트를 벗자 맨발 위 물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정현 선수도 발에 생긴 물집이 터져 붉은 속살이 드러났음에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 화제가 됐다. 평소보다 심한 운동을 하면 물집을 피할 수 없다. 피부과 전문의들과 함께 ‘물집의 건강학’을 알아봤다.○ 물집 터뜨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물집’은 말 그대로 피부에 액체를 포함한 주머니가 생기는 것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몸의 특정 부위에 강한 힘이 가해질 때 많이 발생한다. 사람의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지방으로 나뉜다. 마찰로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의 세포가 파열되면 단백질 성분의 묽은 액체가 나온다. 이로 인해 피부 표면이 팽창하는 동시에 진피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준다. 물집 속 액체는 맑은 색이거나 혈액으로 인해 살짝 붉은색을 띤다. 만약 노란색이거나 물집 주변이 빨개지고 통증이 심하면 물집 부위가 곪은 것이다. 이렇게 물집이 커지면 ‘터뜨려야 할지, 놔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물집과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물집은 따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주일이면 저절로 없어진다. 물집을 터뜨리고 관리를 잘못하면 자칫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반창고나 붕대를 여러 겹 붙여 물집 주위에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물집이 터졌다면 소독을 하고 의료용 솜이나 거즈를 덧대 고정시킨다. 을지대병원 정경은 피부과 교수는 “물집이 커 제거를 하고 싶다면 깨끗이 소독한 바늘에 실을 꿰어 물집이 있는 곳에 실을 통과시켜 물집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며 “이후 피부와 피부껍질은 최대한 원래 상태 그대로 두고 거즈와 소독약을 사용해 2차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발 물집이 자주 생기는 사람은 평소 자신의 발 사이즈보다 조금 크고 발 모양과 잘 맞는 가벼운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체질상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발한억제제나 녹말 또는 파우더를 사용하면 장시간 걸어도 물집이 생길 확률이 줄어든다.○ 손가락 사이 물집, 바이러스 감염 물집 별다른 마찰이 없었는데도 손가락 사이에 울긋불긋한 물집이 생길 수 있다. ‘한포진’이란 피부질환이다. 손바닥과 손가락 옆쪽이 가려워지면서 물집이 생긴다. 물집이 가라앉으면 피부 껍질이 벗겨지고 갈라지면서 피가 나기도 한다.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처럼 알레르기성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날씨가 더울 때 자주 발생한다. 긁으면 세균 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냉찜질을 통해 가려움을 줄여야 한다. 3주가량 지나도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이종희 피부과 교수는 “순한 비누와 미지근한 물로 손을 잘 닦은 뒤 연고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줘야 한다”며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잠을 충분히 자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피부가 따끔거리고 입 주변이나 눈가, 성기 주변에 물집이 무리지어 생긴다. 이 역시 스트레스나 고열, 수면 부족으로 체내 면역력이 저하될 때 발생한다. 물집 주위를 깨끗이 소독하고 잘 말려 건조하면 자연치유가 된다. 다만 물집이 잡힌 부분을 만지거나 물집을 터뜨리면 바이러스가 다른 부위로 옮겨 물집이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물집이 치료될 때까지 술잔이나 식기, 구강케어 제품을 다른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마귀 모양의 물집이 점점 커지면 만성물집 질환인 ‘천포창’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이주훈 교수는 “4세 이하 영·유아의 손과 발, 입에 수포가 생기면 수족구병을 의심해야 한다”며 “물집은 증상과 피부 상태를 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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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힌트 줘도 최근 일 깜빡땐 치매 의심… 설날 부모님 치매 체크리스트

    회사원 박재성 씨(45)는 지난해 추석 때 지방 고향집을 방문한 후 고민이 생겼다. 70대 중반인 어머니는 수시로 현관문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나이가 있으니 기억력이 떨어지시겠지…’라고 무심코 넘겼지만 ‘혹시 치매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박 씨는 이번 설 연휴에 어머니 상태를 꼼꼼히 살필 계획이다. 국내 치매환자는 72만여 명으로 노인 10명 중 1명꼴이다. 박 씨처럼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부모의 치매를 걱정하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다. 하지만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인지, 뇌질환인 ‘치매’인지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신경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얻어 구별법을 알아봤다. 이 질문부터 던져보자. 질문1: 한 달 전 함께 간 가족여행(혹은 특정 사건) 기억나시죠? ①기억을 잘한다 ②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다 ③기억을 하지 못한다 ①이라면 걱정 없다. 만약 ②나 ③이라고 해도 당황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당시 상황에 대해 힌트를 드리는 게 좋다. 직접적으로 “자주 깜빡하시는데, 혹시 치매 아니에요?”라고 물어선 안 된다.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데다 치매 증상이 있을수록 오히려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자칫 반감이 생기면 치매검사를 거부하는 등 조기 진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②, ③번이라면 다음 질문을 해보자. 질문2: 그때 먹은 매운탕 참 맛있었죠? ①“아, 그랬지”라며 기억해낸다 ②“우리가 언제 매운탕을 먹었느냐”며 반문한다 ①로 답했다면 ‘노인성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다. 귀띔만으로도 당시 상황을 대부분 기억한다면 별도의 치료는 필요 없다. ②번이라면 ‘경도인지장애’나 ‘경증치매(초기 치매)’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직전, 즉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다. 노인성 건망증처럼 깜빡 잊는 행태는 유사하다. 하지만 건망증과 달리 대화에 필요한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거나 물건을 산 후 간단한 계산을 하지 못하는 등 언어와 수리 능력의 하락을 겪는다. 질문3: 저도 자주 깜빡해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으시죠? ①“그럼. 자주 메모하고 아픈 데도 없다”고 답한다 ②“약속이 아예 기억나지 않아 걱정이다”고 답한다 국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165만 명으로 노인 10명 중 4명에 이른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 달리 혼자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안심해선 안 된다. 경도인지장애는 평균 20%, 최대 60%가 치매로 발전한다. ①의 경우 초기 치매로 발전하지 않도록 전문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②라면 경도인지장애를 넘어 초기 치매로 가는 단계일 수 있다. 질문4: (부모님을 제외한 가족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①부모의 생활습관을 점검한다 ②전문의의 진단을 권한다 ③각종 치료를 시작한다 ①, ②, ③ 모두 필요하다. 누가 봐도 치매라면 이미 뇌신경 세포가 60% 이상 손상된 상태다. 치료를 해도 효과가 적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물론 치매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근원적 치료는 힘들다. 그럼에도 치매 원인을 파악하면 상태가 크게 좋아진다. 예를 들어 혈관성 치매라면 고혈압 등 혈관성 위험인자를 조절하고 뇌중풍의 재발을 막으면 악화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요법, 인지훈련 등 치매 재활치료로 경과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치매가 있어도 신체 기능이 양호한 초기 치매 환자는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경증 치매가 확인되면 신체적 기능과 관계없이 ‘인지지원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 등급을 받으면 주야간 보호, 지원금 등 정부 지원을 받는다. 1월 인지지원등급 판정자는 374명에 이른다. 조기 진단으로 치매 악화를 막고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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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조 투입해도…지난해 출생아 수 35만 명 대로 감소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 명대로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선천성대사 이상 검사’를 받은 출생아가 2만5384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검사는 모든 신생아가 태어나자마자 받는다. 즉 12월 출생아 수와 동일하다는 의미다. 협회에 따르면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33만3000명)와 지난해 12월 선천성대사 이상 검사 아동 수를 합하면 총 35만8384명이 된다. 출생아 수 40만6200명을 기록한 2016년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1년 사이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 명대 붕괴를 넘어 35만 명대마저 위태롭게 됐다. 국내 출생아는 2000년대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2000년 63만4500명에 이어 2002년 49만2100명 등 50만 명대가 붕괴됐다. 출생아 수는 계속 줄어 2009년 44만 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까지 4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결국 지난해 35만 명대에 그쳤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8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15년 만에 40만 명대 붕괴를 막지 못한 셈이다.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혼인 건수와 가임여성의 감소로 향후 5년 내로 출생아 수 30만 명대도 붕괴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창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조정관은 “우선 3월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가족행복 정책을 발표한 후 10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대폭 보완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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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건보 재정 7년만에 적자 전환”

    7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던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1조 원대의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12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년도 연간 자금운용안’에 따르면 올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61조7988억 원, 총지출은 63조6억 원으로 추계됐다. 이에 따라 건보 당기수지는 1조2018억 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1조2994억 원 적자 이후 2011년 6008억 원을 시작으로 2014년 4조5869억 원, 2016년 3조856억 원 등 7년째 이어온 흑자 행진이 올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적자 전환 원인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 일명 ‘문재인 케어’의 도입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비급여 진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건강보험 보장률(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비율)을 7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6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0%)보다 낮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가입자의 보험료를 올리지 않는다면 수입 대비 지출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22년까지 건강보험 재정 30조6000억 원을 추가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누적 흑자 20조7733억 원(지난해 기준) 중 10조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국고와 보험료 인상분 등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고 지원이 쉽지 않다면 가입자들은 ‘건보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보장성 강화, 의료계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추가적 비용 지출, 본인 부담 경감으로 인한 의료 이용 횟수 증가가 맞물리면 건보 재정이 예상보다 빨리 악화될 수 있다”며 “현재 기본급의 6.24%인 건강보험료율이 단기간 내에 8%를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료율 6.24%는 월급을 100만 원 받을 때 건보료를 6만2400원 낸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이후 차기 정부가 건강보험 적자 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화로 의료비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보험료를 낼 젊은층은 갈수록 줄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2016∼2025년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 추계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건강보험의 적립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2025년엔 적자폭이 20조1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적자 전환을 계기로 건강보험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할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정부가 5년간 건보료를 매년 평균 3.2%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당장 급격히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문재인 케어로 인한 재정 소요뿐 아니라 고령화 진행 속도 등 다양한 요인을 세밀히 점검해 보장성 강화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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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엄사법 삐걱… 서울대병원 온라인등록 중단

    서울대병원이 온라인을 통한 연명의료 등록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가 만든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이 의료 현장에서는 사실상 쓸 수 없는 수준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정부의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이 안정화되기까지 전산등록을 보류하고 연명의료 관련 이행서 사본을 우편으로 제출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이란 의료진이 환자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연명의료 이행 여부를 전산으로 입력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통합적으로 연명의료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일인 4일 오픈했다. 하지만 전산입력 절차 등 과정이 복잡하고 작성 시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의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과 병원 전산시스템이 연동되지 않는 점을 최우선적으로 지적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연명의료결정법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두 시스템을 각각 로그인해야 한다”며 “생명이 위독해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환자가 연명의료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지를 별도 시스템에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환자 1명의 전산 입력 작업에만 최소 30분∼1시간이 걸린다. 의사들 사이에서 “이럴 시간에 환자 1명이라도 더 봐야 한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그만큼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임종이 가까운 환자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경우 가족이 환자 대신 연명의료 중단 등에 서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서류 발급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환자가 사망해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미라 생명윤리정책과장은 “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부족한 면이 있다”며 “현장의 이야기를 잘 수렴해 시스템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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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에 아프면 ‘명절병원’ 검색하세요”

    ‘설날’ 연휴(15∼18일)를 온 가족이 건강하게 보내려면 ‘두 가지’만은 꼭 신경 써야 한다. 바로 ‘식단 및 체중관리’와 ‘응급상황’ 준비다. 대부분의 사람이 명절이면 체중이 늘어난다. 동아일보가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성인 1명의 설날 식단을 분석해보니 평소보다 열량을 1000Cal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통 아침식사로 떡국 한 그릇, 잡채 한 접시, 콩나물 한 접시, 배추김치(총 641Cal)를 섭취한다. 점심은 쌀밥 한 그릇과 쇠고기 탕국, 갈비찜 2토막, 도라지 시금치 한 접시, 깍두기가 797Cal, 저녁 식사인 떡만둣국 한 그릇, 고기전 2장, 애호박전과 고사리나물 한 접시, 나박김치는 820Cal나 된다. 야식으로 생선전과 송편 4개, 소주 3, 4잔만 먹어도 860Cal. 여기에 수시로 송편과 떡 등 탄수화물 간식과 식혜, 약과와 한과 등 당분 함량이 높은 식품을 먹으면 하루 총 3500Cal 이상을 섭취한다. 권장 일일 영양기준(2400Cal)보다 1000Cal나 많은 셈. 떡국, 생선전, 갈비찜 등은 염분 함량은 500∼1300mg이다. 떡만둣국 1그릇(1300mg) 만 먹어도 일일 나트륨 권장량의 50%를 초과한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평소에 먹던 식사량을 유지해야 한다. 갈비찜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은 조금씩 맛을 본다는 생각으로 소량씩 덜어서 섭취한다. 포만감을 주는 나물과 채소를 함께 먹는다.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먹으면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조리도 중요하다. 고기는 볶는 것 대신 삶는 것이 좋다. 보통 떡국 속 육수와 고명에 열량이 높은 쇠고기 양지를 사용한다. 사태나 해산물을 쓰면 열량을 낮출 수 있다. 전 재료도 육류보다는 두부, 버섯, 채소를 많이 사용한다. 생선구이보다는 생선찜, 나물볶음보다는 나물무침 식으로, 튀김과 볶음을 줄이고 굽거나 삶아서 조리한다. 튀김옷은 얇게 입히고 그릇에 냅킨을 깔아 기름을 흡수시킨다. 라미용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장은 “설날 음식은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평소보다 더 사용해 소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휴 기간엔 대부분 의료기관이 휴업하므로 간단한 소화제, 두통약, 해열제 등은 미리 챙긴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충분한 약을 꼭 챙겨야 한다. 설 연휴에 몸이 아프면 응급실을 찾기 전에 인근에 문을 연 병원, 의원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보건복지부는 설 연휴 기간 문을 여는 응급진료기관, 휴일 지킴이약국을 운영한다. 보건복지콜센터(전화번호 129)에 전화하거나 검색 사이트에서 ‘명절병원’을 검색하면 된다. 또 응급 상황 발생 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전화번호 119)에 연락하는 게 좋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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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까지 10조원 투입해 노인일자리 80만개로 늘린다

    정부는 5년간 약 10조 원을 들여 노인 일자리를 80만 개로 늘릴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차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일명 ‘앙코르 라이프 플랜’으로 불리는 이번 대책은 현재 46만7000개인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를 2022년까지 80만 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 앞 교통지도, 복지시설 지원, 청소활동 등 지역 내 봉사활동과 연계된 노인 일자리가 2022년까지 52만6000개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전문직 혹은 기술직 은퇴자 중 사회 공헌을 희망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전문성을 활용해 직접 일을 하거나 타인을 교육하는 일자리를 8만 개 이상 만들겠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민간 일자리도 확대된다. 노인이 운영하는 실버카페, 실버택배, 노인이 만든 비누나 제과 등 노인 생산품 업체를 지원해 13만 개 이상의 고령 일자리를 만들 방침이다. 복지부는 “그동안 없던 노인 생산품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로 판로를 확대해 민간 분야에서 노인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인을 장기 채용한 ‘우수 노인 고용 기업’에는 사회보험료와 환경개선비 등을 지원한다. 2차 계획은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 치중한 1차 종합계획(2013∼2017년)과 달리 장기적으로 노인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역량과 직무를 평가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인용 직무역량지표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 사이버대학이나 직업전문대학을 통한 노인 전문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 노인이 직접 지역 내 노인 일자리를 발굴하는 ‘노인 일자리발굴단’도 생긴다. 이들이 찾은 노인 일자리 정보를 노인용 포털(백세누리 시스템)에 올려 고령 취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복지부 임인택 노인정책관은 “일하는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작업장 내에서 안전사고에 대비한 ‘실버보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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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1007명 “팀장님 워라밸 노력 5.32점”

    “상사병 때문에 ‘일하기실어증’에 걸릴 지경이다.” ‘상사병’은 남녀 간에 그리워하는 ‘상사(相思)’병을 직장 ‘상사(上司)’로 바꾼 신조어다. 과도한 업무 부담을 안겨 부하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직장상사 때문에 화병이 난다는 의미다. 그런 직장상사에 지쳐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을 ‘일하기실어증’이라고 한다. ‘싫어’와 ‘실어(失語)’의 발음이 유사한 데서 비롯됐다. 직장인 사이에서 이런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직장상사는 워라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직장상사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느냐’고 물은 결과 5.32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응답자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직장상사의 워라밸 노력 점수가 높았다. WLB연구소는 “고소득인 경우 관리자 집단이 많은 반면 저소득일수록 시간제 혹은 단기근로가 많다”며 “회사 내 위치와 채용 형태에 따른 복리후생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워라밸 붕괴를 직장상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팀장이나 부장 등 직장상사도 조직 내에서 누군가의 부하직원이기 때문이다.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직장상사가 개인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회사 내 워라밸 전담팀을 구성해 워라밸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여러분의 ‘무너진 워라밸’을 제보해주세요. 설문 링크()에 직접 접속하거나 직장인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블라인드’를 통해 사연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전체 기사는 동아닷컴() 내 ‘2020 행복원정대: 워라밸을 찾아서’ 코너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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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금특명, 일폭탄을 피하라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6회 ‘불타는 금요일’ 웹툰은 ‘파페포포’ 시리즈로 유명한 심승현 작가가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 직전 상사의 업무지시로 괴로워하는 3년차 회사원 김현지(가명·여) 씨의 사연을 토대로 그렸다.금요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의 한 가구회사 디자인팀 사무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하다. 화장실이 급했지만 서둘러선 안 된다. 소리가 나지 않는 ‘금요일용’ 플랫 슈즈를 신고 허리를 굽힌 채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K 선배도 까치발을 들고 정수기 쪽으로 향했다. 첩보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긴장감이 감돈다. 바로 그때! “현지 씨 잠깐 와보세요.” 동료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본다. 그들의 눈빛에서 안도와 연민이 교차한다. 이번 주 ‘불금’도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 사무실 숨바꼭질은 금요일 퇴근시간마다 반복된다. 술래는 팀장. 20명이 넘는 팀원은 머리를 책상에 처박고 팀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주말을 앞두고 ‘일 폭탄’이 날아들 수 있어서다. 왜 이번에도 나일까. “별 건 아닌데….” 등골이 오싹하다. 얼마나 대형 폭탄이기에 이런 밑밥을 까나. 문서 더미를 뒤적이던 팀장이 파일 하나를 건넨다. 어림잡아 80쪽은 돼 보인다. “내용 정리해서 월요일 오전까지 PPT(파워포인트) 만들어줘. 수요일 임원 보고야.” ‘화요일까지 만들면 안 될까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네” 하고 돌아서는데 팀장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린다. “앞으로 데드라인 맞춰 PPT 만들 일이 많으니까 확실히 연습해 놓아야 해.” 주말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마음을 다잡으려는 순간, 친구들의 단체 채팅방에 불이 났다. ‘나 이제 출발! 다들 늦지 마.’ 불금에 들뜬 친구들의 채팅 수다에 스마트폰을 구석에 엎어 놓았다. ‘오늘 못 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연락이 오지 않을 게 뻔하다. 분명 ‘현지는 또 야근인가 보네…’ 하고 넘어갈 거다. 토요일 오전 11시. 스마트폰 너머로 남자친구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도 카페 데이트야?” 카페에서 나는 일하고, 남자친구는 영화 보고…. 주말 우리의 일상이다. 1시간 뒤 남자친구가 노트북을 들고 나타났다. 오늘은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를 다운로드해 왔단다. 옆에서 턱을 괴고 영화를 보는 남자친구 모습이 짠하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팀장이다. “지금까지 한 것 좀 보내봐.” 중간점검이다. 잠시 뒤 팀장은 “검토해봤는데 4페이지에 PPT 효과를 줬으면 좋겠어. 손짓을 하면 글씨가 튀어나오는 거 있잖아.” 휴대전화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2년 전 파릇한 신입사원 때는 바쁜 시간을 쪼개 친구들을 만나 회사 ‘뒷담화’를 하는 게 낙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끊임없이 불만을 토해내는 나 자신이 초라해졌다. 더욱이 주말에도 일 생각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보니 점점 말수가 줄었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무슨 일 있어? 얼굴이 흙빛이야”란 말을 듣기 일쑤다. 그때도 난 딴생각을 한다. ‘얼른 가서 자료 정리해야 하는데….’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심지어 회사는 휴가를 앞두고 일 폭탄을 날렸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다. “휴가 잘 다녀오고, 쉬다가 고객사 한번 만나봐.” 휴가 이틀 전 팀장이 말했다. 고객사와의 미팅은 휴가 기간 중간에 잡혀 있었다. 위약금을 물면서 코타키나발루 비행기표를 취소해야 했다. 팀장만 ‘공공의 적’이 아니다. 금요일 오후 ‘이번 주말은 쉴 수 있겠지’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때 회사 선배가 화들짝 놀라 후배들을 소집했다. 월요일까지 보고할 수납장 디자인 자료를 깜빡 잊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건 꼭 금요일 오후에 생각날까. 서로 눈치를 보며 폭탄 돌리기에 들어가면 결국 팀 막내가 떠안는다. 후배에게 ‘조금 지나면 나아질 거야’라고 위로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니 오랜만에 지방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저녁을 챙겨주며 물었다. “이제 좀 편해졌니?” 밥을 한술 떠 입에 넣는데 눈물이 났다.▼ 직장인 1007명 “팀장님 워라밸 노력 5.32점” ▼“상사병 때문에 ‘일하기실어증’에 걸릴 지경이다.” ‘상사병’은 남녀 간에 그리워하는 ‘상사(相思)’병을 직장 ‘상사(上司)’로 바꾼 신조어다. 과도한 업무 부담을 안겨 부하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직장상사 때문에 화병이 난다는 의미다. 그런 직장상사에 지쳐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을 ‘일하기실어증’이라고 한다. ‘싫어’와 ‘실어(失語)’의 발음이 유사한 데서 비롯됐다. 직장인 사이에서 이런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직장상사는 워라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직장상사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느냐’고 물은 결과 5.32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응답자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직장상사의 워라밸 노력 점수가 높았다. WLB연구소는 “고소득인 경우 관리자 집단이 많은 반면 저소득일수록 시간제 혹은 단기근로가 많다”며 “회사 내 위치와 채용 형태에 따른 복리후생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워라밸 붕괴를 직장상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팀장이나 부장 등 직장상사도 조직 내에서 누군가의 부하직원이기 때문이다.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직장상사가 개인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회사 내 워라밸 전담팀을 구성해 워라밸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잡학사전 : 신입사원휴가입사 1년 미만 근로자는 한달 개근하면 1일 휴가 ‘사용자는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근로기준법 60조 2항이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이 1년 개근하면 11일의 유급휴가가 생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60조 3항은 신입사원이 이 휴가를 사용하면 이듬해 연차휴가에서 차감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입사연도에 3일의 휴가를 사용했고, 이듬해 연차휴가가 15일 생겼다면 실제로는 3일을 차감한 12일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5월 29일부터는 이 3항을 삭제한 개정안이 시행돼 신입사원이 연차를 쓰더라도 이듬해 연차에서 차감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도 ‘1년 차 휴가’를 온전히 보장받게 되는 셈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여러분의 ‘무너진 워라밸’을 제보해주세요. 설문 링크()에 직접 접속하거나 직장인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블라인드’를 통해 사연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전체 기사는 동아닷컴() 내 ‘2020 행복원정대: 워라밸을 찾아서’ 코너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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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라밸] 금요일 퇴근직전 ‘일 폭탄’ 투척…‘불금’과 작별인사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6회 ‘불타는 금요일’ 웹툰은 ‘파페포포’ 시리즈로 유명한 심승현 작가가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 직전 상사의 업무지시로 괴로워하는 3년차 회사원 김현지(가명·여) 씨의 사연을 토대로 그렸다. 금요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의 한 가구회사 디자인팀 사무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하다. 화장실이 급했지만 서둘러선 안 된다. 소리가 나지 않는 ‘금요일용’ 플랫 슈즈를 신고 허리를 굽힌 채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K 선배도 까치발을 들고 정수기 쪽으로 향했다. 첩보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긴장감이 감돈다. 바로 그때! “현지 씨 잠깐 와보세요.” 동료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본다. 그들 눈빛에서 안도와 연민이 교차한다. 이번 주 ‘불금’도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 사무실 숨바꼭질은 금요일 퇴근시간마다 반복된다. 술래는 팀장. 20명이 넘는 팀원들은 머리를 책상에 쳐 박고 팀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주말을 앞두고 ‘일 폭탄’이 날아들 수 있어서다. 왜 이번에도 나일까. “별 건 아닌데…” 등골이 오싹하다. 얼마나 대형 폭탄이기에 이런 밑자락을 까나. 문서 더미를 뒤적이던 팀장이 파일 하나를 건넨다. 어림잡아 80쪽은 돼 보인다. “내용 정리해서 월요일 오전까지 PPT(파워포인트) 만들어줘. 수요일 임원 보고야.” ‘화요일까지 만들면 안 될까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네”하고 돌아서는데 팀장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린다. “앞으로 데드라인 맞춰 PPT 만들 일이 많으니까 확실히 연습해 놓아야 해.” 주말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마음을 다잡으려는 순간, 친구들의 단체 채팅방에 불이 났다. ‘나 이제 출발! 다들 늦지 마.’ 불금에 들뜬 친구들의 채팅 수다에 스마트폰을 구석에 엎어 놓았다. ‘오늘 못 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연락이 오지 않을 게 뻔하다. 분명 ‘현지는 또 야근인가 보네…’하고 넘어갈 거다. 토요일 오전 11시. 스마트폰 너머로 남자친구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오늘도 카페 데이트야?” 카페에서 나는 일하고, 남자친구는 영화 보고…. 주말 우리의 일상이다. 1시간 뒤 남자친구가 노트북을 들고 나타났다. 오늘은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를 다운받아 왔단다. 옆에서 턱을 괴고 영화를 보는 남자친구 모습이 짠하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팀장이다. “지금까지 한 것 좀 보내봐.” 중간점검이다. 잠시 뒤 팀장은 “검토해봤는데 4페이지에 PPT 효과를 줬으면 좋겠어. 손짓을 하면 글씨가 튀어나오는 거 있잖아.” 휴대전화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2년 전 파릇한 신입사원 때는 바쁜 시간을 쪼개 친구들을 만나 회사 ‘뒷담화’를 하는 게 낙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끊임없이 불만을 토해내는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더욱이 주말에도 일 생각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보니 점점 말수가 줄었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무슨 일 있어? 얼굴이 흙빛이야”라는 말을 듣기 일쑤다. 그때도 난 딴 생각을 한다. ‘얼른 가서 자료 정리해야 하는데…’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심지어 회사는 휴가를 앞두고 일 폭탄을 날렸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다. “휴가 잘 다녀오고, 쉬다가 고객사 한 번 만나봐.” 휴가 이틀 전 팀장이 말했다. 고객사와의 미팅은 휴가 기간 중간에 잡혀 있었다. 고객사를 만나기 전 준비해야 할 자료가 산더미였다. 위약금을 물면서 코타키나발루 비행기표를 취소해야 했다. 팀장만 ‘공공의 적’이 아니다. 금요일 오후 ‘이번 주말은 쉴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때 회사 선배가 화들짝 놀라 후배들을 소집했다. 월요일까지 보고할 수납장 디자인 자료를 깜빡 잊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건 꼭 금요일 오후에 생각날까. 서로 눈치를 보며 폭탄 돌리기에 들어가면 결국 팀 막내가 떠안는다. 후배에게 ‘조금 지나면 나아질 거야’라고 위로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니 오랜만에 지방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저녁을 챙겨주며 물었다. “이제 좀 편해졌니?” 밥을 한술 떠 입에 넣는데 눈물이 났다. ■ 내 상사의 워라밸 노력점수는 “상사병 때문에 ‘일하기실어증’에 걸릴 지경이다.” ‘상사병’은 남녀 간 그리워하는 ‘상사(相思)’병을 직장 ‘상사(上司)’로 바꾼 신조어다. 과도한 업무 부담을 안겨 부하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직장상사 때문에 화병이 난다는 의미다. 그런 직장상사에 지쳐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을 ‘일하기실어증’이라고 한다. ‘싫어’와 ‘실어(失語)’의 발음이 유사한 데서 비롯됐다. 직장인 사이에서 이런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직장상사는 워라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직장상사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느냐’고 물은 결과 5.32점(10점 만점)에 그쳤다. 응답자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직장상사의 워라밸 노력 점수가 높았다. WLB연구소는 “고소득인 경우 관리자 집단이 많은 반면 저소득일수록 시간제 혹은 단기근로가 많다”며 “회사 내 위치와 채용 형태에 따른 복리후생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워라밸 붕괴를 직장상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팀장이나 부장 등 직장상사도 조직 내에서 누군가의 부하직원이기 때문이다. A기업 부장은 “워라밸을 지켜주고 싶어도 다른 부서는 야근하는데 우리 부서만 퇴근하면 눈치가 보인다”며 “성과가 떨어지면 결국 내 책임 아니냐”고 말했다.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직장상사가 개인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회사 내 워라밸 전담팀을 구성해 워라밸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잡학사전 : 신입사원도 휴가갈 수 있다 ‘사용자는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근로기준법 60조 2항이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이 1년 개근하면 11일의 유급휴가가 생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60조 3항은 신입사원이 이 휴가를 사용하면 이듬해 연차휴가에서 차감하도록 했다. 사실상 신입사원은 1년차에는 휴가가 없고 이듬해 연차를 당겨쓸 수만 있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입사년도에 3일의 휴가를 사용했고, 이듬해 연차 휴가가 15일 생겼다면 실제로는 3일을 차감한 12일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5월 29일부터는 이 3항을 삭제한 개정안이 시행돼 신입사원이 연차를 쓰더라도 이듬해 연차에서 차감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도 ‘1년차 휴가’를 온전히 보장받게 되는 셈이다.● 여러분의 ‘무너진 워라밸’을 제보해주세요. 설문 링크(bit.ly/balance2018)에 직접 접속하거나 직장인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블라인드’를 통해 사연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전체 기사는 동아닷컴(www.donga.com) 내 ‘2020 행복원정대: 워라밸을 찾아서’ 코너에서 볼 수 있습니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유성열기자 ryu@donga.com}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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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뉴스]‘불타는 금요일’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6회 ‘불타는 금요일’ 웹툰은 ‘파페포포’ 시리즈로 유명한 심승현 작가가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 직전 상사의 업무지시로 괴로워하는 3년차 회사원 김현지(가명·여) 씨의 사연을 토대로 그렸다.}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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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활용땐 ‘10시 출근-3시 퇴근’도 가능

    “병설유치원 떨어져 사립에 보냈는데 초등돌봄교실까지 떨어지면 이제 정말 ‘학원 뺑뺑이’밖에 답이 없어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 씨(37·여)는 다가올 3월이 두렵기만 하다. 첫째 아들이 입학할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 정원이 1∼3학년을 통틀어 50명에 불과해서다. 가계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우선권이 있어 맞벌이인 윤 씨의 아이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 씨는 “학원 뺑뺑이를 하지 않으려면 반나절 돌보미를 써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6일 정부가 발표한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돌봄 대책 활성화 방안은 윤 씨처럼 경력단절 위기에 놓인 여성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는 자녀 돌봄 주기에 맞춰 크게 세 번 위기를 맞는다. △0∼3세의 초기 돌봄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고교 입시 돌봄이 그것이다. 이 중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시기 경력단절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자녀 연령별 경력단절 여성 조사에 따르면 2016∼2017년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은 103만2000명에서 96만3000명으로 줄었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 33만 명에서 33만2000명으로 늘었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져 저출산을 심화시킨다. 지금까지 출산이나 영유아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책은 강화됐지만 학령기 자녀 돌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부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뒤 학교 여건에 따라 돌봄교실 수용 인원을 늘리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돌봄교실 수요 파악 시기는 과거 3월 한 달에서 2, 3월 두 달로 늘려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와 한부모 및 저소득가정 학생 현황을 정밀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기존에 주로 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한 지역아동센터는 소득과 무관하게 더 많은 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입소 조건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는 취약계층 아동 90%, 소득 무관 아동 10% 비율로 운영되지만 앞으로는 소득 무관 아동 비율이 20%로 늘어난다. 한 가정에서 다른 가정의 아동 2, 3명을 함께 돌보는 아이돌봄서비스 사업도 시범 실시한다. 지금까지 아이돌보미 제도는 돌보미 한 명이 한 가정의 아동(형제일 경우 2명 이상)을 돌보는 일대일로 운영됐다. 이 경우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인력 수급에도 한계가 있었다. 돌보미 1명이 다른 가정 자녀 2명 이상을 돌본다면 1인당 본인 부담금이 시간당 7800원에서 5200∼5850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부모들이 자녀를 같이 돌보는 ‘육아 품앗이’인 공동육아나눔터는 기존에 비맞벌이 가정 중심에서 돌봄 수요가 높은 맞벌이 가정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맞벌이 가정 아동이 돌봄을 원할 경우 기존 공동육아나눔터 모임과 연계해주는 방식이다. 1 대 2, 3 돌봄서비스와 공동육아나눔터는 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날 정부는 돌봄 공백을 메우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운용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돌봄교실 수요 조사 뒤 어떻게 수용 인원을 늘릴지를 두고 교육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다. 1 대 2, 3 돌봄서비스나 공동육아나눔터의 경우 지역사회와 교류가 없는 맞벌이 가정에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윤종 기자}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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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연속 이건희 회장 병원 찾아… 신뢰회복-투자 ‘조용한’ 시동

    석방 이틀째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전날에 이어 6일에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을 나서 곧장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이 회장의 병상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1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하며 나빠졌을지 모를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검진을 받았거나 혹여 통증이 있는 부위가 있다면 전문 진료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 부회장이 어떤 목적으로 병원에 왔는지는 알 수 없다”며 “검진을 받았더라도 환자 개인 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개인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대외적인 노출은 천천히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를 통한 내부 다잡기에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에도 등기이사로서 계속 업무 보고를 받아온 데다 2심에서 횡령과 배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복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삼성 안팎에서 계열사를 이끄는 선단장으로서의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해왔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경영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앞으로 보여줄 ‘뉴 삼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KBS 2TV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시청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재벌이 고압적으로 ‘갑질’하는 장면 등을 보고 실제 오너 일가의 모습이 일반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성찰은 그가 지난해 12월 직접 작성해 재판정에서 읽은 최후 진술에도 절절하게 녹아 있다. “대한민국에서 저 이재용은 가장 빚이 많은 사람”이라고 시작한 그는 스스로를 ‘좋은 부모 만나 좋은 환경에서 윤택하게 자랐고,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지난 10개월 동안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그리고 사회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앞으로 사회공헌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 개선 및 신뢰 회복에 적극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사업적으로도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해를 넘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주요 금융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남았다. 이들은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창수 사장(63)의 거취를 논의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도 같은 날 임추위를 열어 안민수 사장(62) 등 CEO를 포함한 임원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조만간 임추위를 열어 윤용암 사장(62) 교체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58)은 60세가 안 돼 자리를 지키거나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온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도 당장 논의가 필요한 과제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구속돼 있던 지난 1년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는 시기였다. 애플은 최근 AI 스피커 ‘홈팟’을 삼성에 앞서 내놓았고 구글 등과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확보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해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비전자 계열사의 경우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이 부회장이, 또는 삼성중공업 최대 주주로서 삼성전자가 참여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 부회장이 어떤 직책으로 회사를 이끌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에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책임경영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장직을 승계할지는 미지수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저의 소속은 항상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5%는 삼성전자와 계열사 업무를 해왔다”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윤종·박성민 기자}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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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워라밸’ 공감 못얻고 역효과 불러

    삼성,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PC오프(OFF)제, 유연근무제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이 워라밸을 내세운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퇴사율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직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2016년 기준)에 달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과거 업무 방식으로는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어 변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보조 맞추기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조삼모사 식’ 도입이란 지적도 있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올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목표가 삶의 질 개선”이라며 “대기업은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노조 관계자는 “업무량은 줄지 않았다”며 “근무시간만 줄여 급여를 낮추려는 시도 같다”고 주장했다. 기업문화나 노동시장이 변하지 않으면 워라밸 열풍이 사라질 수 있다. 포스코는 2014년 퇴근 소등제를 시행했지만 곧 폐지됐다. 업무 상황과 특성이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퇴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란 사내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작정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조직 내 구성원의 근무 행태, 회의, 의사결정 방식, 하루 일과를 점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스마트 리디자인(smart redesign)’을 통해 근로자는 워라밸이 되고, 회사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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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영 부회장 “회식에 끌려가는 분들께…”

    “오늘 저녁 어쩔 수 없이 회식에 끌려 나가는 모든 분께 이 글을 바칩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저녁도 회식‘(본보 2월 1일자 A8면)의 동아일보 기사 링크를 걸어 놓고 쓴 글이다. 정 부회장은 본보 기사를 소개하며 “직원들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 상사의 도우미도 아니고, 부서 단합이라면 1년에 몇 번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팔로어 수만 10만 명에 이르는 정 부회장은 재계에서 혁신경영의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임직원은 오전 7∼10시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도록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본보가 지난달 30일에 시작한 연중 기획 시리즈 ‘워라밸을 찾아서’는 3회 만에 동아닷컴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조회 수 160만 건에 이르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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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 OFF, 노트북 ON ‘웃픈 칼퇴’

    #1 “자, 이제부터 오후 6시면 사무실 불을 다 끌 겁니다. 일찍 퇴근하세요. 하하하!” 화장품 유통업체에 다니는 박민기(가명·31) 씨는 지난해 ‘위풍당당’했던 사장님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드디어 ‘저녁이 있는 삶’이 오는 걸까.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후 6시가 다가올수록 팀원 모두가 초조해졌다. 오후 5시 50분, 한 동료가 말했다. “팀장님, 보고 자료를 아직 다 만들지 못했는데 어떡하죠?” 팀장도 당황했다. 오후 6시, 불이 다 꺼지자 팀장은 비밀작전을 수행하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팀원들에게 알렸다. “모두 노트북 들고 회사 앞 카페로 모여라.” 한두 명씩 사무실을 빠져나오는데 문 앞에서 사장님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배웅했다. 사장님에게 인사를 하며 귓속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사장님,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리면 모를까, 6시 퇴근은 불가능합니다. 업무 현실을 너무 모르시는 것 같아요.’ 먼저 카페에 도착한 동료에게서 카톡 메시지가 왔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 오후 7시 ‘카페 야근’에 한계가 왔다. 다른 손님 눈치가 보였고 집중도 안 됐다. 식당을 찾아 국밥을 먹은 뒤 ‘사무실 수복 작전’에 들어갔다. 선발대가 어두컴컴한 사무실로 향했다. 공포영화처럼 사장님이 불쑥 튀어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사무실 불은 다시 환하게 켜졌다. 웃프게도(웃기고 슬프게도) 우리가 들어온 뒤 2개 팀이 쑥스럽게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결국 ‘일괄소등제’인지 뭔지는 두세 달 만에 흐지부지됐다. 오히려 그때 이후로 야근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공고화된 느낌이다. #2 대기업에 다니는 이현경(가명·29·여) 씨는 ‘워라밸’ 얘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오후 7시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며 PC오프제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 씨는 “지난주에도 나흘 야근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꺼지는데 어떻게 야근을 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답답해했다. 이 회사에선 오후 7시에 컴퓨터가 바로 꺼지지 않는다. 오후 6시 55분에 ‘종료시간이 5분 남았습니다’라는 알림창이 뜬다. 오후 7시가 되면 화면이 꺼지지만 그렇다고 컴퓨터 자체가 꺼지는 건 아니어서 마우스를 움직이면 다시 화면이 켜진다. 더 황당한 건 알림창에 ‘연장 버튼’이 있다는 점이다. 이 버튼을 통해 연장근무를 원하는 시간을 입력할 수 있다. 어차피 컴퓨터가 꺼지는 것도 아니면서 알림창까지 뜨니 직원들의 ‘짜증지수’는 두 배로 치솟는다. 많은 동료들은 연장근무 시간을 ‘2018년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으로 입력해 놓았다. 올해 안에 다신 알림창이 뜨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 씨는 “PC오프제가 퇴근시간이 아니라 야근 시작 시간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3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지선(가명·31·여) 씨는 지난해 말 회사의 ‘통 큰 약속’에 애사심이 싹텄다. 사장님은 “우리도 워라밸을 실천하자”며 전 직원 해외여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정이 결정된 뒤 환호성은 수군거림으로 바뀌었다. 회사 단체행사인데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을 끼고 일정을 잡은 것이다. 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주말에는 아이를 봐야 하는데….” “왜 휴일에 반강제로 단체여행을 가야 하나.” 여행지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싼 일본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다녀온 해외여행 직후 직원들은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가 해외여행 기간 중 평일인 목, 금요일을 사전 동의도 없이 일괄적으로 연차휴가로 처리한 것이다. “사장님, 허울뿐인 워라밸은 사양합니다.”   ▼ ‘묻지마 워라밸’ 공감 못얻고 역효과 불러… 업무별 효율성 높이는 법 찾아야 ▼삼성,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PC오프(OFF)제, 유연근무제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이 워라밸을 내세운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퇴사율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직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2016년 기준)에 달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과거 업무 방식으로는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어 변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보조 맞추기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조삼모사 식’ 도입이란 지적도 있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올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목표가 삶의 질 개선”이라며 “대기업은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노조 관계자는 “업무량은 줄지 않았다”며 “근무시간만 줄여 급여를 낮추려는 시도 같다”고 주장했다. 기업문화나 노동시장이 변하지 않으면 워라밸 열풍이 사라질 수 있다. 포스코는 2014년 퇴근 소등제를 시행했지만 곧 폐지됐다. 업무 상황과 특성이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퇴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란 사내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작정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조직 내 구성원의 근무 행태, 회의, 의사결정 방식, 하루 일과를 점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스마트 리디자인(smart redesign)’을 통해 근로자는 워라밸이 되고, 회사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정태영 부회장 “회식에 끌려가는 분들께…” ▼페이스북에 동아일보 시리즈 링크… 워라밸 기획, 포털 조회수 160만건“오늘 저녁 어쩔 수 없이 회식에 끌려 나가는 모든 분께 이 글을 바칩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저녁도 회식‘(본보 2월 1일자 A8면)의 동아일보 기사 링크를 걸어 놓고 쓴 글이다. 정 부회장은 본보 기사를 소개하며 “직원들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 상사의 도우미도 아니고, 부서 단합이라면 1년에 몇 번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팔로어 수만 10만 명에 이르는 정 부회장은 재계에서 혁신경영의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임직원은 오전 7∼10시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도록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본보가 지난달 30일에 시작한 연중 기획 시리즈 ‘워라밸을 찾아서’는 3회 만에 동아닷컴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조회 수 160만 건에 이르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여러분의 ‘무너진 워라밸’을 제보해주세요. 설문 링크()에 직접 접속하거나 직장인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블라인드’를 통해 사연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전체 기사는 동아닷컴() 특별사이트 ‘2020 행복원정대: 워라밸을 찾아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윤종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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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시 회사 컴퓨터 꺼지자 카페로 출근…허울뿐인 워라밸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4회 ‘칼퇴의 반전’은 미스터리 웹툰 ‘금요일’(禁曜日)로 유명한 배진수 작가가 사내 칼퇴근 제도 탓에 퇴근 후 카페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본 회사원 박민기씨(가명)의 사연을 토대로 그렸다. 웹툰 속 시계를 보면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1 “자, 이제부터 오후 6시면 사무실 불을 다 끌 겁니다. 일찍 퇴근하세요. 하하하!” 화장품 유통업체에 다니는 박민기(가명·31) 씨는 지난해 ‘위풍당당’했던 사장님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드디어 ‘저녁이 있는 삶’이 오는 걸까.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후 6시가 다가올수록 팀원 모두가 초조해졌다. 오후 5시 50분, 한 동료가 말했다. “팀장님, 보고 자료를 아직 다 만들지 못했는데 어떡하죠?” 팀장도 당황했다. 오후 6시, 불이 다 꺼지자 팀장은 비밀작전을 수행하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팀원들에게 알렸다. “모두 노트북을 들고 회사 앞 카페로 모여라.” 한두 명씩 사무실을 빠져나오는데 문 앞에서 사장님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배웅했다. 사장님에게 인사를 하며 귓속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사장님,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리면 모를까, 6시 퇴근은 불가능합니다. 업무 현실을 너무 모르시는 것 같아요.’ 먼저 카페에 도착한 동료에게서 카톡 메시지가 왔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 오후 7시 ‘카페 야근’에 한계가 왔다. 다른 손님 눈치가 보였고 집중도 안 됐다. 식당을 찾아 국밥을 먹은 뒤 ‘사무실 수복 작전’에 들어갔다. 선발대가 어두컴컴한 사무실로 향했다. 공포영화처럼 사장님이 불쑥 튀어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사무실 불은 다시 환하게 켜졌다. 웃프게도(웃기고 슬프게도) 우리가 들어온 뒤 2개 팀이 쑥스럽게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결국 ‘일괄소등제’인지, 뭔지는 두 세 달 만에 흐지부지됐다. 오히려 그때 이후로 야근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공고화된 느낌이다. #2 대기업에 다니는 이현경(가명·29·여) 씨는 ‘워라밸’ 얘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오후 7시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며 PC오프제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 씨는 “지난주도 나흘 야근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꺼지는데 어떻게 야근을 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답답해했다. 이 회사에선 오후 7시 컴퓨터가 바로 꺼지지 않는다. 대신 오후 6시 55분에 ‘종료시간이 5분 남았습니다’라는 알림창이 뜬다. 오후 7시가 되면 화면이 꺼지지만 그렇다고 컴퓨터 자체가 꺼지는 건 아니어서 마우스를 움직이면 다시 화면이 켜진다. 더 황당한 건 알림창에 ‘연장 버튼’이 있다는 점이다. 이 버튼을 통해 연장근무를 원하는 시간을 입력할 수 있다. 어차피 컴퓨터가 꺼지는 것도 아니면서 알림창까지 뜨니 직원들의 ‘짜증지수’는 두 배로 치솟는다. 많은 동료들은 연장근무 시간을 ‘2018년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으로 입력해 놓았다. 올해 안에 다신 알림창이 뜨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 씨는 “PC오프제가 퇴근시간이 아니라 야근 시작 시간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3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지선(가명·31·여) 씨는 지난해 말 회사의 ‘통 큰 약속’에 애사심이 싹텄다. 사장님은 “우리도 워라밸을 실천하자”며 전 직원 해외여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정이 결정된 뒤 환호성은 수군거림으로 바뀌었다. 회사 단체 행사인데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을 끼고 일정을 잡은 것이다. 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주말에는 아이를 봐야 하는데…” “왜 휴일에 반강제적으로 단체여행을 가야 하나”. 해외여행도 값이 싼 일본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다녀온 해외여행 직후 직원들은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가 해외여행 기간 중 평일인 목, 금요일을 사전 동의도 없이 일괄적으로 연차휴가 처리한 것이다. “사장님. 허울뿐인 워라밸은 사양합니다.” ▼ “효율적으로 일하는 스마트 리디자인 해야” ▼삼성,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PC오프(OFF)제, 유연근무제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제도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이 워라밸을 내세운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우선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퇴사율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직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2016년 기준)에 달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큰 비용을 들여 사원을 선발해 자사에 적합한 인재로 키운 기업 입장에서는 무시 못할 손실”이라며 “과거 업무 방식으로는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어 변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보조 맞추기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조삼모사 식’ 도입이란 지적도 있다. 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 안선영 연구원은 “올해 문재인 정부 국정목표가 삶의 질 개선”이라며 “대기업은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노조 관계자는 “업무량은 줄지 않았다”며 “근무시간만 줄여 급여를 낮추려는 시도 같다”고 주장했다. 기업 문화나 노동시장이 변하지 않으면 워라밸 열풍이 사라질 수 있다. 포스코는 2014년 퇴근 소등제를 시행했지만 곧 폐지됐다. 업무 상황과 특성이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퇴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란 사내 의견이 많았기 때문.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작정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조직 내 구성원의 근무 행태, 회의, 의사결정 방식, 하루 일과를 점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스마트 리디자인(smart redesign)’을 통해 근로자는 워라밸이 되고, 회사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워라밸을 찾아서’ 시리즈 3회 만에 큰 호응 ▼ “오늘 저녁 어쩔 수 없이 회식에 끌려나가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저녁도 회식’(본보 2월1일자 A8면)의 동아일보 기사 링크를 걸어 놓고 쓴 글이다. 정 부회장은 본보 기사를 소개하며 “직원들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 상사의 도우미도 아니고, 부서 단합이라면 일년에 몇 번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팔로어 수만 10만 명에 이르는 정 부회장은 재계에서 혁신경영의 리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키우는 임직원은 오전 7~10시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도록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본보가 지난달 30일에 시작한 연중기획 시리즈 ‘워라밸을 찾아서’는 3회 만에 동아닷컴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조회수 160만 건에 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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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뉴스]‘칼퇴’의 반전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4회 ‘칼퇴의 반전’은 미스터리 웹툰 ‘금요일’(禁曜日)로 유명한 배진수 작가가 사내 칼퇴근 제도 탓에 퇴근 후 카페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본 회사원 박민기씨(가명)의 사연을 토대로 그렸다. 웹툰 속 시계를 보면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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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뉴스] 헤어진 연인들(feat.회식)

    동아일보는 워라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웹뉴(웹툰 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찾은 일과 삶의 붕괴 실태를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웹툰을 4컷짜리로 싣는다. 3회 ‘헤어진 연인들(feat. 회식)’ 편은 ‘우리사이느은’으로 인기를 얻은 이연지 작가가 입사 5년차 회사원 박지현(가명) 씨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 빌런(villain)은 ‘악당’이란 뜻으로, ‘어벤져스’ 등 히어로물이 뜨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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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 후 3년 만에 미간엔 ‘내 천(川)’자가…

    2회 ‘저녁이 없는 삶’ 웹툰은 ‘아만자’로 이름을 알린 김보통 작가가 야근에 치여 사는 회사원 강석제 씨(가명)의 사연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 직장인들이 워라밸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느끼는 감정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동아일보는 매회 기사와 웹툰을 결합하는 ‘웹뉴(웹툰 뉴스)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있다. “넌 그래도 연봉이 많잖아. 돈 많이 벌면 그게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야!” 평일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한다는 건 ‘사치’나 다름없다. 몇 개월 만에 누리는 황금 같은 이 시간을 이놈들과 보내는 게 아니었다.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에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닌 핀잔이었다. ‘니들도 매일 야근해 봐라. 돈이 다 무슨 소용이냐!’라고 빽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맥주와 함께 도로 삼켰다. 강석제(가명·33) 씨는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에 다니는 8년차 직장인이다. 출근은 남들처럼 오전 9시다. 그럼 퇴근시간은? 잘 모른다. 정시 퇴근을 바라는 건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만큼 허황된 일인지 모른다. 오후 6시가 되면 팀은 바로 2라운드 업무에 들어간다. “저녁 먹고 일하자”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래봤자 퇴근시간만 늦어진다. 연애 초기 “언제 퇴근하느냐”는 여자친구의 재촉이 짜증났다. 지금은 그런 문자메시지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 평일에 여자친구는 알아서 연락을 끊는다. 가족들은 의례 “석제는 일찍 못 온다”며 가족행사에 부르지 않는다. 입사 초기에는 출근과 함께 ‘오늘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이제는 그런 쓸 데 없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오후가 되면 우리 팀장뿐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업무 요청이 쏟아진다. 일의 우선순위가 뒤죽박죽된다. 일의 우선순위는 단 하나다. 닦달하는 상사가 맡긴 일부터 해야 한다. 사실 별다른 일이 없는데도 남아 있는 날들이 적지 않다. 이를 ‘페이스 타임’이라고 부른다. 상사에게 얼굴 도장을 찍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는 얘기다. 팀장이 퇴근하면 경쟁자인 동료들끼리 페이스 타임을 보내기도 한다. “어제 강 대리가 제일 늦게까지 일했다”는 그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그렇다고 초과근무수당을 신청하진 않는다. 신청 시스템은 있지만 신청하는 순간 ‘가장 성실한 직원’에서 곧바로 ‘가장 무능한 직원’으로의 추락을 각오해야 한다. 아마도 팀장은 초과근무수당 결재를 올리면 “근무시간에 뭐하고 왜 야근을 하느냐”고 핀잔할 게 뻔하다. 수당 없는 야근에 지친 동료들은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사내에선 “이직할 사람들이 번호표를 들고 서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회사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나갈 사람보다 들어오려는 사람이 더 많아서다. 강 씨의 저녁은 그렇게 ‘안드로메다’로 사라진 지 오래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다를 게 없다. 김연수(가명·35) 씨는 3년 전 공기업을 다니다 외국계 기업으로 옮겼다. 연봉이 1.5배 오른다며 주위에 한 턱 쏘기도 했다. 하지만 이직 이후 환하게 웃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3년 만에 미간엔 ‘내 천(川)’자가 새겨졌다. 지난 주말은 한 시간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프로젝트를 발주한 고객사의 전화였다. 평일 저녁이건, 주말이건 고객사의 전화는 무조건 받아야 한다. 김 씨는 “고객이 요구한 사안을 고객이 요구한 시간에 ‘배달’하는 게 내 일”이라고 했다. 고객사가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고 하는 날엔 비상이 걸린다. 미리 식성을 파악해 맞춤형 식당을 예약해야 하고, 2차 노래방 동선까지 미리 확인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하루도 쉬지 않고 50일 연속 근무를 한 적도 있다”며 “비공식 세계 신기록이 아닐까 싶다”고 자조섞인 웃음을 지었다. “외국인들이 서울 야경을 보고 예쁘다고 하잖아요. 그걸 우리 같은 근로자들이 야근하면서 만든 거라고 생각하면 참 씁쓸하더군요.” 강승현기자 byhuman@donga.com유성열기자 ryu@donga.com}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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