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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에 거주하던 농민 홍재택 선생(1870∼1951)은 1919년 3월 중순 마을 주민들과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 당시로선 고령인 50세 가까운 나이에 일제에 체포된 홍 선생은 태형을 선고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적을 증명해줄 객관적인 자료가 없었다. 대한독립청년단 일원으로 1921년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하다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던 조준묵 선생(1898∼미상) 역시 구체적인 공적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그간 포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보훈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에 앞장서고도 공적 입증 자료를 발굴하지 못해 유공자로 포상받지 못했던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333명을 포상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보훈처는 독립운동이 벌어진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당시 수형기록부 등 각종 기록물을 발굴해 독립운동 공적을 입증했다. 홍 선생의 경우 당시 범죄인명부를 통해 독립운동 사실을 확인했다. 조 선생은 1921년 동아일보 기사 등을 통해 공적 내용이 확인됐다. 333명 중 홍 선생을 포함한 297명에게는 대통령표창이, 조 선생 등 26명에게는 건국훈장이, 10명에게는 건국포장이 서훈된다. 특히 이번 포상자 명단에는 중국 상하이와 국내를 오가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장성심 선생(1906∼1981) 등 여성 독립운동가 75명도 포함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은 핵포기 의사가 없다”가 단언했다. 그는 26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성우회(예비역 장성 모임) 창립 30주년 행사의 기념강연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전략은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갖고 있는 핵은 유지하는 핵동결 전략을 써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와 파키스탄과 같은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한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파키스탄은 과거 3년간 미국과 협상하며 시간을 끌었고,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파키스탄의 핵 보유를 인정했다”며 “북한은 이를 보며 명분을 잘 내세우면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28일 발표될 ‘하노이 선언’에 담길 비핵화 수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하려는 건 핵위협은 그대로 두고 일부를 없애는 핵군축”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수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독트린’의 시작이다. 1969년 베트남과 대만의 미군 철수를 초래한 ‘닉슨 독트린’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요구대로 주한미군 철수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종범 성우회 사무처장이 대독한 창립 축하메시지를 통해 “성우회의 변함없는 우국충정을 깊이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의 진정한 힘은 전쟁에 이기는 것 이상으로 전쟁을 억제하는 것에 있다. 국민 안전을 지키고, 국가를 보위하며,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모든 여정에 성우회 회원들이 항상 동행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에게 독립유공자에게 주어지는 훈장 중 최고 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추가로 수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유관순 열사는 1962년 독립운동 활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건국훈장 5개 등급 가운데 3등급인 독립장이 추서된 바 있다. 이후 유관순 열사의 훈장 등급이 공적에 비해 낮다며 상향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동일한 공적에 대해 복수로 훈장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상훈법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정부는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 활동이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가 국외로 알려지는 데 기여한 점을 들어 국위선양이라는 추가 공적이 있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장을 추가 수여하는 방식을 택해 예우를 높인 것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학교 국어교사로 일하다 장교가 되겠다며 육군3사관학교(3사)에 입학한 생도의 사연이 알려졌다. 주인공은 22일 경북 영천 3사에서 열린 56기 입학식을 통해 3사 생도가 된 박윤미 생도(24·여·사진). 박 생도는 상명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17년 9월부터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국어를 가르쳤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그를 장교의 길로 이끈 건 친오빠였다. 박 생도 오빠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서 근무하는 박지용 중사다. 오빠를 보며 직업군인을 동경해온 박 생도는 교사와 장교를 놓고 고민하던 끝에 지난해 4월 3사 지원을 결심하고 7월 교사를 그만뒀다. 박 생도는 “오빠를 보며 직업군인도 교사만큼 명예롭고 보람된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속과 겉 모두 단단한 사람이 돼 부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장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입학식엔 생도 529명이 참가했다. 박다애 생도(24·여)는 학군장교 선발 응시에 4번, 3사에 3번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는 등 7전 8기 끝에 장교로 가는 꿈을 현실화했다. 조규호(22) 류동혁 생도(23)는 3사 21기, 31기로 각각 임관한 현역 장교인 아버지를 이어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황대일 3사관학교장은 축사에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정예 장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학교 국어 교사로 일하다 장교가 되겠다며 육군3사관학교(이하 3사)에 입학한 생도 사연이 알려졌다. 주인공은 22일 경북 영천 3사에서 열린 56기 입학식을 통해 3사 생도가 된 박윤미 생도(24·여). 박 생도는 상명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17년 9월부터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국어를 가르쳤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그를 장교의 길로 이끈 건 친오빠였다. 박 생도 오빠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서 근무 중인 박지용 중사다. 오빠를 보며 직업군인을 동경해온 박 생도는 교사와 장교를 놓고 고민하던 끝에 지난해 4월 3사 지원을 결심하고 7월 교사를 그만뒀다. 박 생도는 “오빠를 보며 직업군인도 교사만큼 명예롭고 보람된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속과 겉 모두 단단한 사람이 돼 부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장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입학식엔 생도 529명이 참가했다. 박다애 생도(24·여)는 학군장교 선발 응시에 4번, 3사에 3번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는 등 7전 8기 끝에 장교로 가는 꿈을 현실화했다. 조규호(22)·류동혁 생도(23)는 3사 21기·31기로 각각 임관한 현역 장교인 아버지를 이어 장교의 길을 걷게됐다. 황대일 3사관학교장은 축사에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정예장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은 2015년 2월 회사 고위직 자녀를 포함한 6명을 단기계약직으로 뽑았다. 이들은 얼마 후 아예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채용 시험도 없이 정규직으로 취직한 셈이다. 국립인천대는 지난해 1월 전임교원 신규채용 당시 지원자 A 씨에게 추가 면접 기회를 줬다. 당초 통보된 면접 날짜에 나타나지 않은 A 씨를 위해 별 이유 없이 면접 일정을 추가해준 것. 추가 면접을 본 이 지원자는 최종 합격했다. 정부가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 결과가 20일 발표됐다.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가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 지방공공기관 등 12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채용비리는 182건. 이번 조사는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중 상당수가 재직자 친인척으로 드러난 데 따라 이뤄졌다. 조사는 2017년 10월∼2018년 10월 신규 직원을 채용했거나 최근 5년 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준 기관이나 비위 의혹이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이날 발표된 적발 사례는 채용 공고조차 내지 않고 직원을 뽑거나 조카나 친구 자녀가 지원한 것을 알고도 직접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이었다. 특히 국토정보공사는 2016년 3월 직원 자녀를 자격 미달로 불합격 처리했다가 2개월 뒤 자격 미달인 줄 알면서도 최종 합격시켰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무더기로 적발된 채용비리 사례 중 비위 혐의가 명확한 36건에 대해선 정식 수사의뢰하고 146건에 대해선 연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채용비리에 연루된 현직 임직원은 288명이다. 억울하게 탈락한 채용비리 피해자 55명에 대한 구제 방침도 내놨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피해를 본 피해자는 즉시 채용하는 등 지난해 5월 정부가 만든 피해자 구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극 구제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채용비리를 막기 위해 채용비리 연루자의 승진과 보직을 제한하는 등 명확한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징계를 강화하고 채용비리 징계기준을 통일할 방침이다. 또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공공기관 신규 채용에 대해 채용실태 전수조사를 정례화하고 공공기관 임직원 친인척 채용인원을 매년 각 공공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 정부를 중심으로 북한 비핵화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듯한 발언이 잇따르면서 군 내부에선 미국이 핵폐기에서 핵동결로 정책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7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거두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양산 중단, ICBM에 장착할 핵무기 고도화 중단 수준에서 북한과 타협할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이 ICBM과 ICBM 탑재용 핵무기 폐기, 관련 실험 중단으로 협상 목표를 낮출 경우 최대 피해자는 한국과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1000여 기. 이 중 800기 안팎이 한국 및 일본 겨냥용인 스커드 계열(사거리 300∼1000km) 및 노동미사일(1300km)로 추정된다. 북한이 2016∼2017년 집중적인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까지 개발하는 등 미사일 다종화에 성공한 것과 별개로 남한 겨냥용 미사일이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 군 당국은 북한이 ICBM 탑재용 핵탄두 기술은 아직 다 갖추지 못한 반면 남한 겨냥용 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 기술은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핵동결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은 북한의 확실한 ‘핵 인질’이 될 것”이라며 “우선 ‘핵동결’로 타협할 수밖에 없다면 3차, 4차 북-미 정상회담을 해서라도 반드시 모든 핵의 폐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키리졸브(KR)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할 미 증원병력 일부가 최근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병력은 키리졸브 훈련의 사전 준비 임무를 맡은 선발대 요원들이다. 한미 양국군이 다음 달 4일부터 열흘간 실시하기로 잠정 결정한 키리졸브 훈련 준비에 사실상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7, 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합훈련 유예설이 나오지만 현재까지 관련 준비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훈련 개시일에 맞춰 미 증원병력의 전개와 훈련 시나리오 점검 등 사전 절차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이 3월 15일부터 두 달간으로 잠정 확정한 독수리훈련(FE)도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협의를 통해 올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실시하는 쪽으로 최종 적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이어 이번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까지 유예하면 1년 치 대규모 연합훈련이 취소돼 연합대비태세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데 양국 군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 부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번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12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군사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군사적 대비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취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류로 볼 때 한미 군 당국은 일정을 변경하거나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두 훈련을 실시하는 쪽으로 상부에 건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군 당국이 두 훈련을 ‘로키(low-key)’로 진행하는 내용으로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참가 병력과 증원전력의 전개를 최소화하고 훈련 명칭을 바꾸거나 훈련 기간도 더 줄여서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모양새를 갖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돌발 변수가 남아있다.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유예를 ‘깜짝 카드’로 활용할 개연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선물로 훈련 유예를 전격 발표할 수도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을 대북 비핵화 협상의 ‘레버리지’이자 압박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유예 여부를 막판까지 언급하지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4일 외교 경로를 통해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비핵화 대화와 무관하고,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에 대해 논의하거나 계획한 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해왔다고 한 당국자가 밝혔다. 이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문제 연계를 시사한 발언 논란에 대한 해명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이지만 종전선언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한미 양국 군 당국 간에 미묘한 혼선 기류가 드러났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2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을 억제하고 동북아 안정을 확보하는 데 적절하다”고 답변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피로 형성된 철통같은 관계”라고 했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된 것을 두고 한국에 감사를 표시했다. 미묘한 기류는 한국 국방부가 공식 대응하면서 감지됐다. 국방부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이 자칫 주한미군 주둔이 평화협정에 연계되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방부는 13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한국 국방부가 나서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을 부인한 모양새였다. 다만 이 문제가 잘못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듯 국방부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을 부정한 게 아니다”라며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 변수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오롯이 한미동맹이 결정할 문제라는 기존 한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뿐 아니라 미군의 인도태평양 군사전략을 구현하는 폭넓은 목적에서 주둔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반드시 철수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미 상원 군사위에서는 정보위원회에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이어졌다. 필립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북핵에 대한 우리 판단은 정보기관들과 같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생산 역량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보를 대가로 부분적인 비핵화를 하려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북한이 군사합의서를 통해 판문점과 군사분계선의 긴장을 낮춘 것을 평가하며 “외교적 노력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의 길을 가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군사제한구역 내 일부 조정이 북한 군사적 대응의 기본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대비와 외교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주한미군사령부는 군사훈련의 형식과 실행을 조정하는 4가지 부문(규모, 범위, 양, 시기)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실언일까, 특유의 압박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더 내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가 10일 가서명한 제10차 한국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은 787억 원. ‘5억 달러’는 실제보다 7배 이상 부풀려진 액수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도 협상부터 본격적으로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관측도 있다. 5억 달러의 진위보다는 “분담금이 더 올라가야 한다.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발언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엉터리 디테일’, 증액 위한 큰 그림인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반적인 한국 방위비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통계를 들었다. 그는 주한미군 등 한국 방위 관련 비용에 대해 미국이 50억 달러를 쓰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약 5억 달러를 지불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정부의 분담금은 8억3000만 달러(약 9602억 원)로 5억 달러(약 5627억 원)를 훌쩍 넘어선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그간 한국이 분담한 금액을 최대한 낮잡아서 5억 달러라고 말한 뒤 우리가 5억 달러 더 받아냈다는 식으로 부풀려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화 몇 번으로 5억 달러를 올렸다”고도 했지만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한 한미 정상 간 통화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엉터리 숫자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며 실제 주한미군 규모(2만8500명)보다 늘려 말한 적이 있다.○ 연장이든 새 협상이든 분담금 증액 요구는 불가피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디테일 오류’가 우발적이기보다는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5억 달러 더 내라는 식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끈 뒤 분담금 증액을 밀어붙이겠다는 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인상을 기정사실화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선 것도 분담금 증액 압박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특유의 판 흔들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과거의 방위비 협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운 관례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한미는 사실상 내년도 이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1조389억 원으로 타결된 분담금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되더라도 유효기간이 1년이라 당장 상반기부터 내년도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신호탄을 쏜 셈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분담금 협상은 기한을 1년으로 했지만 양쪽 서면 합의로 1년을 연장하도록 돼 있다. 1+1인 것”이라며 “인상 필요성 여부를 양쪽이 검토하고 합의해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가서명 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협정(11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적기에 타결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공백 상황에 대비해 기한을 연장 적용할 수 있다”면서도 “총액 증가율 부분을 빼고 다른 부분이 연장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한이 연장되더라도 분담금 총액은 재논의 대상이며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의 변덕이나 오류를 비판하기보다는 분담금 증액 요구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전력 유지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도를 널리 알리고 재정 부담을 가급적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한국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들여와 운용할 사상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의 일부 분야 정비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12일 “미 국방부 엘렌 로드 획득운영유지차관으로부터 F-35A 구성품 2단계 지역 정비업체로 한국 방산업체 컨소시엄인 ‘Team ROK’가 공식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Team ROK는 한화시스템, 한화기계, 한화테크윈, 대한항공, LIG넥스원, 현대글로비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앞서 미 국방부는 F-35A 구성품 중 17개 분야 398개 부품을 대상으로 ‘2단계 지역 정비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이 중 Team ROK는 항공전자, 기계 및 전자기계, 사출 등 3개 분야 부품에 대한 정비를 맡게 됐다. 2016년 진행된 11개 분야 65개 부품을 대상으로 진행된‘1단계 지역 정비업체’ 선정 당시엔 국내업체 중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1개 부품(사출좌석)에 대한 정비업체로 선정된 것에 그쳤다. 2년여 만에 국내 업체가 자체 정비할 수 있는 분야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F-35A 개발 당시 한국이 공동 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점, 공동 개발 국가의 업체가 F-35A 중 상당한 분야의 정비를 맡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자체적으로 3개 분야를 직접 정비할 수 있게 된 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는 F-35A 운용 국가가 미국은 물론 일본, 호주, 일부 유럽국가로 확대됨에 따라 F-35A를 생산한 미 록히드마틴사가 모든 정비를 하기 어렵게 되자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로 지역을 나누고, 해당 지역별 F-35A 운용 국가 업체를 선정해 자체 정비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다음달 말 F-35A 2대를 국내에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40대를 도입해 실전배치할 계획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일본, 호주에 이어 3번째 F-35A 운용 국가가 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2단계 업체 선정에서 3개 분야를 가져오는데 성공한 만큼 미 정부가 향후 진행할 3단계 업체 선정(약 310개 부품 대상)에서는 선정 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2016년 11월 1단계 업체 선정 당시 1개 품목만 선정되는데 그친 이후 약 2년여간 방사청과 관련 업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 보다 많은 분야의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3단계 지역 정비업체 유치 과정에서도 국내 방산업체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한미가 지난해 3월부터 1년 가까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온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10일 타결했다. 한미는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올해 방위비 분담금 총액은 최초로 1조 원을 넘긴 1조389억 원으로, 협정 유효기간은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데 합의했다. 1년짜리 단기 협정인 탓에 한미는 올해 상반기에 내년에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주도한 외교부는 10일 “한미 양측 수석대표가 협정 문안에 가서명했다”며 분담금 총액과 협정 유효기간을 발표했다. 1조389억 원은 지난해 분담금인 9602억 원을 기준으로 올해 한국 국방예산 인상률인 8.2%를 적용해 산출한 금액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티머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를 만나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반응이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조389억 원은 정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은 1조 원은 넘겼지만 미국 측이 지난해 말 최후통첩을 했던 10억 달러(10일 환율 기준 1조1240억 원)보다는 적은 금액. 정부는 그 대신 협정 유효기간은 미국 측이 요구한 1년을 받아들였다. 총액은 받고 유효기간은 준 ‘윈윈’한 협정이라는 것이 정부 자체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1조 원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은 지켜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 시작 당시 미국은 1조4400억 원을 요구했다. 상대방이 있는 협상에서 최대한 금액을 줄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정은 국회 비준동의 등을 거쳐 4월에 정식으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급돼야 하는 인건비가 없어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근로자들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이 4월 15일인 만큼 그 전에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 방위비 갈등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지위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로써 일단락된 분위기다. 외교부도 “미국은 주한미군 규모에 있어 어떠한 변화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협상 과정에서 분명히 했다”며 주한미군 감축설을 일축했다. 다만 1년으로 협정 유효기간이 단축되면서 방위비 문제와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매년 연동되는 등 한미동맹이 상시적 갈등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외교부는 “한미는 이번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되 차기 협정이 제때 타결되지 않고, 양측 합의가 있을 경우 협정을 연장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협정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협정이 연장되더라도 한미 갈등의 핵심인 방위비 총액은 한미가 다시 치열하게 기싸움을 해야 하는 협상 대상이다. 다음 협상에선 미측이 요구했다가 접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을 본격적으로 요구하면서 방위비 총액을 더 내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1년짜리 협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한 불을 몇 개월간 잠시 끈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전 외교부 2차관)은 “북-미 협상이 계속 진행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다음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강한 입장을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상당히 고달픈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군 일각에선 미 정부가 매년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압박할 경우 미 정부 스스로 ‘용병’을 자처하는 격이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운용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전략적 가치를 무시한 채 돈만 더 내라고 요구하면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 돈으로 운용되는 용병’이라는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한미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타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한 ‘총액 10억 달러(약 1조1190억 원)-협정 유효기간 1년’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과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말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열어 협상을 최종 타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이미 외교 채널을 통해 협정 유효기간은 1년, 분담금 총액은 ‘1조 수백억 원대’로 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도 4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한미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며 한국이 분담할 방위비 규모는 1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 유효기간은 1년이라고 전했다. 유효기간은 1년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실무협의에서 총액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정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고수해 온 총액 1조 원은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다만 1조1000억 원을 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27, 28일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동맹 이슈가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는 것은 일단 막게 됐다는 게 한미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다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다. 나는 그것(주한미군)을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1년짜리’ 협정인 만큼 분담금 갈등이 북-미 정상회담 후 재현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정부 소식통은 “5년이던 협정 유효기간이 1년으로 단축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찾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어 결정한 ‘마지막 금액’이라며 최후통첩한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1190억 원) 이상’이었다. 5년이었던 협정 유효기간도 1년으로 단축하자고 요구했다. 그러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은 당시 “1조 원을 넘겨선 안 된다”고 난색을 표하면서 유효기간은 3년으로 역제안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주한미군 분담금은 9602억 원이었다. 분담금을 놓고 최후통첩과 마지노선을 서로 주고받은 한미가 결국 미국 측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하는 수준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한미가 이르면 이번 주 내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실무협의를 열어 최종 타결할 협상안은 ‘총액 1조 수백억 원, 유효기간은 1년’으로 전해졌다. 다만 협정 타결이 늦은 만큼 유효기간의 일부 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유효기간은 우리가, 총액은 미국이 양보한 것”이란 평가도 나왔지만 결국 정부가 둘 다 양보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분담금으로 1조 원 이상은 못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심리적 마지노선’인 1조 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물론 27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선택지가 좁았을 것이란 현실론도 적지 않다.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동맹 이슈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이 해리스 대사 등 복수의 외교 채널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갈등 해소”를 압박한 점도 이런 우려를 확산시켰다. 과거 분담금 협상에 관여했던 장광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방위비 문제로 시간을 끄는 것 자체가 한미동맹에 나쁜 신호”라며 “북-미 정상회담 전 조기에 수습한 건 높이 평가할 일”이라고 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협정 유효기간이 1년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한미동맹 이슈가 해마다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부담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유효기간 1년은 정부가 한미동맹의 상시적 갈등 구조에 합의해 주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이 매년 협상 때마다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주장하며 한미동맹 이완을 노릴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협정 유효기간 1년이 확정될 경우 올해 시작될 내년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 청구서를 다시 내밀며 총액 인상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제10차 분담금 협정 협상에서 B-1B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라고 요구했지만 정부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총액 10억 달러에서 일부를 양보한 대신 유효기간 1년을 관철시킨 것도 바로 이어질 내년도 협상에서 전략자산 문제를 집중 제기해 총액을 더 얻어내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가 유효기간 1년으로 의견 차를 좁힌 건 맞지만 기간을 더 늘리는 것을 미 측에 재차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돌아간 직후 국방부 관계자들은 “한미가 회담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했다”며 함구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논의와 관련해서는 “양측이 원론적인 언급을 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사실상 연계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가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면담에서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에게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간에 갈등 요소를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즉 3, 4주가량 남은 북-미 정상회담까지 방위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동맹 문제를 북한과의 회담 테이블에 올려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엄포로도 해석된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 측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주한미군 주둔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엔 아예 북-미 협상장에서 주한미군 이슈를 거론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협상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미국이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 문제를 북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이끌어내는 카드로 쓰는 걸 막기 위해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가급적 빨리 협상을 타결하길 기대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4월 15일까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분담금이 없어)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가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협상이 빨리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돼도) 국회에서 비준동의를 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린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늦어도 2월 말∼3월 초에는 협상이 타결돼야 무급휴가 사태 등 추가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등 한미동맹 역할 변화를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을 2000억∼3000억 원 더 올려주는 문제로 한미 간 갈등이 계속될 경우 결국 감정싸움까지 가면서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미래 안보를 위한 투자 측면도 있는 만큼 한미 양국이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한미 정상 간 담판을 통해서라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북-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만간 공동보도문 문안 및 의제 조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실무선 협상부터 다시 시작하기엔 별로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분담금 액수 문제로 정상회담을 따로 갖기는 서로 부담스러운 만큼 전화통화로 이견을 좁히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선 분담금을 더 내라고 한국 정부를 잇달아 압박하고 있는 해리스 대사에 대해 “불쾌하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해리스 대사가 그간 협상 과정에서 보인 태도가 지나치게 강경 일변도라는 것. 대사로서 본국 입장을 전달하는 건 당연하지만 주재국 상황도 고려한 중재가 아쉽다는 얘기다.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장,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 전 대사 등 최근 주한 미국대사들이 대부분 지한파였다는 점에서 해리스 대사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두드러지는 측면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 출신이라서 그런지 과거 대사들과는 다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문병기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현재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간에 이런 갈등 요소를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8일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를 찾아 10억 달러(약 1조1180억 원)를 한국이 부담할 분담금 총액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데 이어, 이번엔 다음 달 말로 사실상 협상 시한을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해 “한미 간 견해차를 좁혀 나가는 노력을 하자”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가 다음 달 말 2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한미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3, 4주 안에 마무리 짓자는 얘기다. 일각에선 해리스 대사를 내세운 미국이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과 분담금 협상을 직접 연결시킨 것을 두고 주한미군 지위 및 규모를 실제로 비핵화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물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내 지한파 인사들이 분담금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주한미군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분담금 10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이 총액에 이어 협상 시한까지 사실상 최종 통보한 것을 모멘텀 삼아 협상이 다음 달 내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만큼 한미 양국 모두 분담금 문제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을 비판하고 정책 방향을 조언하기 위해 결성된 예비역 장성 단체인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가칭·이하 장성단)’이 30일 출범식에 앞서 28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장성단엔 28일 현재까지 천용택 김동신 김태영 씨 등 전 국방부 장관과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 45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장성단은 이날 국방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식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천용택 김동신 권영해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4명을 포함해 예비역 장성 10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이기백 정호용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고문으로 위촉됐다. 장성단은 이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제1의 목표로 하는 내용의 정관도 통과시켰다. 장성단 공동대표를 맡은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체의 초점은 오로지 대한민국의 안보를 튼튼하게 지키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맞춰져 있다”며 단체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장성단은 30일 출범식에서 남북 군사합의를 비롯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출범식 직후엔 첫 활동으로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분담금 모금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 군 당국이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FE)을 3월 15일부터 2개월간 실시하기로 최근 잠정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워게임(War game)’ 방식의 대규모 연합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KR)를 3월 4일부터 10일가량 실시하기로 잠정 확정한 데 이은 것으로 한미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반기 진행되는 양대 연합훈련의 시간표를 우선 짠 것이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 실무진은 독수리훈련을 3월 15일∼5월 중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독수리훈련은 통상 매년 봄 2개월간 실시돼 왔는데 이번에도 훈련 기간은 유지하기로 한 것. 2월 말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기조에 따라 훈련 세부 내용은 북한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명칭이 바뀌는 키리졸브와 달리 독수리훈련이란 명칭은 유지하되 훈련에 포함되는 수십 개의 세부 훈련 중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에 한해 한미 연합으로 실시키로 한 것이다. 연대급 이상 대규모 훈련은 따로 실시하거나 일부는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5일(현지 시간)부로 일시 해소됨에 따라 양국 실무진이 세운 훈련 일정은 조만간 미 국방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모두 한미 최고위급의 결단에 따라 막판에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달 말 한미가 훈련 일정을 우선 발표한 다음 북-미 정상회담 전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훈련 전격 취소’라는 ‘통 큰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북한은 그간 한미 연합 장비가 동원되는 독수리훈련을 두고 ‘선제공격을 위한 전쟁 소동’이라며 강력 반발해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일본 초계기의 초근접 위협 비행 사건과 관련해 26일 초계기 조종사들이 입는 가죽점퍼 차림으로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전날 부산 해작사를 찾아 일본의 초근접 위협 비행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 해군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위협적인 행위다. 우방국에 대한 비상식적인 언행”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장관의 해작사 방문이 25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이 초계기가 배치된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기지를 방문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와야 방위상도 해상자위대 조종사가 입는 점퍼 차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국방 수장이 ‘순시엔 순시로, 점퍼엔 점퍼로’ 맞불 대응을 펼쳤다는 풀이도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 장관의 방문은 이와야 방위상의 자위대 방문 전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당초 비공개 방문이었지만 일본이 방위상의 부대 방문을 공개하면서 우리도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박한기 합참의장도 25일 ‘지휘서신 1호’를 하달해 일본이 또다시 도발할 경우 보다 빠른 작전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 군사 교류에도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와야 방위상은 26일 기자들에게 “(자위대 호위함 이즈모함의 부산항 입항 계획에 대해) 어떤 형태로 참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잘 검토하고 싶다”며 입항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즈모함은 올해 4월 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진행될 국제해양안보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한국 해군 역시 다음 달 김명수 1함대사령관이 군사 교류 차원에서 일본 해상자위대를 방문키로 했던 것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CNN은 26일(현지 시간) “한일 초계기 갈등 원인은 ‘미국의 리더십 부재’이며 이는 북한과 중국에 이롭게 작용할 것”이라고 워싱턴 조야 분위기를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군 당국이 일본 해상초계기(P-3C)가 23일 한국 해군 함정을 향해 초근접 위협 비행을 하는 등 명백한 도발을 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24일 공개했다. 사진엔 일본이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데이터도 명시돼 있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전날 “우리는 위협 비행을 하지 않았다”며 한국 국방부 발표를 부인하자 곧바로 증거 사진을 내놓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23일 오후 2시 3분 전후 촬영된 것이다. 당시 이어도 서남방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한국 해군 대조영함 대원들이 열영상 적외선(IR) 카메라와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3장과 함정이 운용하는 대공 레이더가 일본 초계기를 포착했을 당시 화면이 담긴 사진 2장 등 총 5장이다. 대공 레이더 화면을 담은 사진에는 대조영함에서 초계기까지의 거리와 고도 등 표적 관련 정보가 명시돼 있다. 이 사진에는 1월 23일(이하 모두 영어 표기) 14시 03분이라는 일시 정보와 함께 고도 200ft(약 60m), 거리 0.3NM(약 540m)라는 데이터가 찍혀 있다. 일본 초계기가 대조영함 60∼70m 상공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는 전날 국방부 발표와 일치하는 수치다. 국방부 사진이 맞다면 전날 일본 방위상이 “(초계기가) 고도 150m 이상을 확보했었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이 아닌 셈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해당 데이터가 시시비비를 가려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임을 강조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를 열어 “최근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근접 저고도 위협 비행이 반복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야 방위상은 사진 공개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제 법규와 국내법을 지키며 늘 적절한 경계 감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한국 측에 위협을 줄 의도나 이유가 전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이 근접 위협 비행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공개해 재반박할지도 관심거리였다.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한국 합참의장에 해당)은 사진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행 데이터는 있지만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 해군이 20여 차례 경고통신을 했지만 답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안전한 거리, 고도로 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회답했다”고 주장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