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보건실이 갖춰진 학교만 있었으면 안 아팠을 텐데….”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서 동남쪽으로 17km 떨어진 다사 마을에 사는 카피자 아바카르 양(8)은 앞을 보지 못하는 후천성 시각장애인이다. 한 살 때 눈자위의 이물질을 털기 위해 눈을 세게 비빈 게 화근이었다. 덧난 상처는 시신경을 서서히 죽였고 밖으로는 눈꺼풀이 튀어나올 정도로 혹이 자라났다. 박근선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장은 “인근에 학교만 있었으면 아바카르 양이 시력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지역에서 아플 때 학교를 찾는 것은 선진국 원조로 만들어진 학교가 대부분 보건실과 유아원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 지부장과 함께 이곳을 둘러본 가수 이승철 씨(45)는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다사 마을 인근의 도고레 마을에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2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차드의 수도인 은자메나에는 시설이 괜찮은 병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병원의 진료비는 어머니가 농사 날품을 팔고 얻어온 식량으로 하루 한 끼만 먹고 사는 아바카르의 가족에게는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비싸다. 아바카르의 어머니 니다 치우나 씨(24)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돈도 없었지만 일을 하느라 병이 커지고 있는지 지켜볼 시간조차 내기 어려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사 마을에서 2km가량 떨어진 도고레 마을에는 임시학교가 있지만 보건실이나 유아원은커녕 교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 씨가 기부한 돈은 도고레 마을 임시학교에 보건실 유아원 등을 포함한 학교 건물을 짓는 데 쓰인다. 마을을 둘러본 이 씨는 “절친한 친구인 연예인 고 박용하 씨가 파샤아테레 지역에 세운 ‘요나스쿨’이 학생뿐 아니라 마을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몇 명에게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혜택을 줄 수 있는 기부 방법은 보건실 등을 모두 갖춘 학교를 짓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잘 알려졌던 박용하 씨는 2009년 8월 차드를 방문했으며 이 지역의 딱한 처지를 듣고 53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9월 개교한 요나스쿨은 지금은 보건실 시설을 짓고 있다. 요나스쿨 건축을 담당했던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현재 박용하 씨 후원 외에 추가로 기부를 받아 유아원과 보건실을 짓고 있다”며 “이 건물이 완공되면 마을 주민들이 의료와 보육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실 외에도 마을 사람들이 받는 혜택은 적지 않다. 아이들은 중노동을 하는 대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하룬 압드라만 씨(19)는 시장까지 매일 20km를 걸어 소나 양을 파는 일을 했지만 이제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압드라만 씨의 꿈은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다. 어린아이들 때문에 집에 묶여 있던 어른들도 이제는 신경을 덜 쓰게 돼 소득도 조금 늘었다고 한다. 박 지부장은 “학생들이 일하는 대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학생 한 명에 연간 3만 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며 “큰 기부도 귀중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소액이라도 이들을 위해 기부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 굿네이버스 1599-0300, www.gni.kr왈리와·파샤아테레(차드)=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제자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2월 28일 서울대 징계위원회에서 파면 처분을 받은 김인혜 전 서울대 성악과 교수(49·여·사진)가 파면 처분에 불복해 7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청을 냈다. 교원소청심사위 관계자는 “김 전 교수가 법무법인 지후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파면 취소 소청 청구서를 제출했다”며 “이 청구서를 서울대에 보내 관련 자료를 받은 뒤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원소청심사위에 청구서가 접수되면 일반적으로 60일, 소청 당사자가 원할 때에는 90일 안에 결정이 내려진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제자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고가의 선물을 요구받았다”는 진정을 내면서 징계위에 회부됐다.}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지 누가 아나요.”전국에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 7일 시민들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 등 관계기관은 이날 비에 섞인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 극소량이라고 밝혔지만 시민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일부 시민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고 집에 머물렀으며 상당수 학교가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수학여행 중인 일부 학교는 일정을 포기하고 실내에서 다른 강의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4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천안을 비롯해 도내 9개 시군에서 시작된 충남소년체전도 실내 종목만 치르고 야구와 요트, 카누, 조정, 정구, 테니스 등 6개 실외 종목은 모두 8일 이후로 연기됐다.○ 휴교 휴강 휴가 잇따라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하루 동안 휴교조치를 내렸다. 경기도 내 126개 초중학교와 유치원은 이날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정해 수업을 하지 않았다. 또 43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휴교령은 내리지 않았지만 각급 학교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손 씻기를 지도하라’는 긴급 공문을 내려보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시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내 아이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에 노출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전체 학교가 휴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대학에서도 교수 재량에 따라 휴강이 속출했다. 숙명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모 씨(30·여)는 “교수님이 먼저 휴강을 제안했다”며 “일부 외국 출신 교수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기업에서도 이날 하루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직원이 늘었다. 또 직원들이 비를 피하려고 평소 이용하지 않던 승용차를 몰고 나오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오전 내내 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임신 7개월째인 박모 씨(26)는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비가 내릴 때마다 신경이 예민해진다”며 “오늘은 아예 연차휴가를 내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보냈지만…휴교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일부 학교 학부모들은 직접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키기도 했다. 딸이 서울 종로구 숭인2동 숭신초등학교 1학년인 한모 씨(45)는 “집과 학교가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비를 맞지 않도록 차로 직접 데려다줬다”며 “우산 대신 마스크와 우비도 챙겨줬다”고 말했다.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장화를 신겨 학교에 보낸 김모 씨(38·여)는 “내리는 비만 안 맞으면 되는 게 아니라 땅에 고인 빗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오늘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동네 시장에서 장화를 사서 신겨 보냈다”고 말했다.이날 제주도에서 수학여행 중인 서울 모 학교는 수학여행 스케줄을 취소하고 실내에서 다른 강연으로 대체했다. 이 학교 학부모 서모 씨(45·여)는 “걱정이 돼 연락을 했더니 학교에서 실내수업을 하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안철수 KAIST 석좌교수(49)와 그의 부인인 김미경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48)가 모교인 서울대로 강단을 함께 옮긴다. 안철수연구소는 5일 “안 교수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겸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직을 맡아 달라는 서울대의 요청을 심사숙고 끝에 최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교수는 KAIST 강의가 끝나는 5월 말 이후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안 교수는 이날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세계적으로 융합학문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의 융합학문 수준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낮은 단계”라며 “내 경험이 한국 융합학문 발전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부산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안 교수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미래경제·산업분과 위원 등을 거친 뒤 2008년 4월 KAIST 경영과학과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서울대 측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 왔던 안 교수 부부의 정신이 학문 간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정신과 부합했다”고 초빙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가 세계 일류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안 교수를 ‘꼭 모셔야 할 분’이라고 판단하고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영입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때부터 공적 사적인 자리를 가리지 않고 안 교수를 직접 만나 대학원장을 맡아 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한 지인은 “안 교수가 KAIST 재직 중 4번이나 다른 학교의 총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학문적 포부도 있었겠지만 모교라는 점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안 교수에 대한 대우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안 교수는) 후학 양성에 관심이 많고 모교에 대한 정이 깊은 분”이라고 말해 ‘파격 제안’은 없었음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의료원 교수로 재직하다 2008년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됐다. 당초 김 교수는 안 교수와 함께 융합 분야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부가 같은 대학원에 있는 것이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융합대학원이 아닌 단과대 교수로 재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 교무부원장은 “일각에서 김 교수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올 것이라는 말이 있으나 현재까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한 측근은 “김 교수는 남편을 따라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해 온 학문적 소신에 따라 옮기는 것”이라며 “인사위원회의 동의 과정을 거치는 등 서울대의 교수 임용 절차를 진행하며 보직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김희진 씨(32·여)의 일과는 오전 8시 반에 시작한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미팅 및 상담 일정이 빼곡한 달력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그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업의 후원을 받으려고 오전 11시에 사무실에서 공기업 담당자를 만났다. 1시간 정도 회의하는 동안, 유선 또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 방학 때보다는 덜한 편이죠. 이런저런 협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아 거절하기가 힘들어요.” 이 센터는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업무를 위탁받은 민간기관. 고양시는 관내 외국인이 3000명을 넘으면서 다문화사업의 필요성을 느낀 뒤 일단 민간에 맡기고 운영비를 지원키로 했다. 김 씨는 센터의 상근 직원 3명 중 한 명. 2008년 3월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차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뒤 종합복지관에서 청소년복지 업무를 맡았다. 대학원에서 상담복지를 공부하다 다문화에 관심을 가졌고, 직원을 채용한다기에 센터로 옮겼다. 》○ 다문화 관심은 높아졌지만…김 씨가 추진하는 다문화 관련 사업은 14개 분야에서 30여 개에 이른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행사가 주말에 많이 열려 한 달에 2번 정도 휴일 근무를 한다. 추가 수당은 받지 못한다. 계약조건상 기본급 외에는 수당이 없어서다. 센터장은 기본급도 없이 활동비만 받는다. 지난해 말 회계담당 직원이 그만뒀지만 월급(150만 원)에 맞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3개월 가까이 빈자리다.사무실 여건도 열악한 편이다. 센터의 연간 예산은 약 1억 원. 인건비를 제외하면 사무집기나 용품을 구입하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200만 원 정도다.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상근 봉사자를 구하더라도 책상을 새로 구입하기엔 빠듯하다.이곳에서 쓰는 컴퓨터 5대는 지난해 고양시가 폐기하려던 제품이다. 김 씨는 “일반 서류 작업은 가능하지만 회계업무 같은 복잡한 일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고장이 나도 비용 때문에 수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출장 중에 택시를 타면 김 씨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가정폭력을 피해 한밤중에 피신한 결혼이주여성을 여관에 머물게 하면서 숙식비를 대신 내줬다. 차량을 지원받아도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밀려드는 협조 요청에 몸살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행사에 다문화가정을 참석시켜 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었다. 공문이나 전화를 통해 한 달 평균 200건가량 접수된다. 문제는 단순히 행사장의 자리를 채울 목적으로 다문화가정의 참석을 원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많다는 점. 지난달에는 음악 단체가 공연을 이틀 남기고 “사람 좀 모아 달라”고 요청한 일도 있었다.참석자를 어렵게 모아서 가보면 무대조차 보이지 않는 구석자리에 앉히는 등 푸대접을 받을 때가 많다. 김 씨에게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다문화가정을 지원한다면서 큰 혜택을 베푸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곳이 많다”며 “시일이 촉박하게 요청을 하거나 행사장에서 소홀하게 대해 실망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김 씨는 늘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다문화 업무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한다. 하지만 다문화센터협회비(1인당 월 3만 원)도 내기 빠듯한 현실에는 한계를 느낀다.개인적 어려움도 있었다. 2009년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며 황반변성에 걸렸다. 눈 망막 신경조직인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나빠졌다. 현재는 모두 완치됐지만 오른쪽 눈의 시력이 조금 약한 편이다.하지만 표정은 언제나 밝다. 그는 “현장 실무자가 행복해야 다문화가정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문화센터 지원을 조금만 더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현장 중심의 다문화 거버넌스 필요 현장 여건은 열악하지만 김 씨는 센터 근무에서 많은 행복을 느낀다. 지난해에는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상’(다문화공헌 개인부문)을 받기도 했다. 김 씨 덕분에 어려움을 해결한 다문화가정의 성원 역시 큰 힘이다. 이들이 보내는 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람을 가져다 준다.그는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다문화가정이 내게 보내는 믿음과 신뢰가 있어 견딜 수 있다. 언젠가 내 돈으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시설을 세우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다행히 정부와 지자체의 다문화 정책은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다고 김 씨는 느낀다. 예를 들어 여성가족부는 내년까지 전국 모든 시군구에 다문화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센터를 지역 다문화정책 및 사업의 거점 기관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여성부 관계자는 “다문화센터가 앞으로 관련 정책 및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이나 인력 등 여러 부문의 지원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고양시 역시 조만간 다문화 전담 조직을 설치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다문화가족과를 신설했다.양기호 한국다문화학회 회장(성공회대 교수)은 “이민청 같은 단일 기구 신설이나 정부의 다문화 관련 기능 통합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다문화센터를 통한 현장 맞춤형 행정이 필요하므로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서로 보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민관 손발 척척 ‘관악무지개네트워크’ ▼함께 정책 기획… 아이디어 넘쳐… 구청 지원으로 한국어고급반 운영 ‘관악무지개네트워크’는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잘 협조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시민단체는 다문화 가정, 예를 들어 이주여성이 필요로 하는 점을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지원을 요청한다. 정부는 정책과 제도를, 지자체는 시설과 비용을 후원하는 식이다.이 조직은 2009년 11월 정식으로 발족했다. 관악구, YWCA 봉천복지관, 남부교육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4개 기관은 2007년부터 1년에 1, 2회씩 만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개별 단체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사업을 컨소시엄으로 진행하자는 제안이 회의에서 나온 뒤 2년간 논의 끝에 만들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한불교 천태종 명락빌리지, 행복문화인 관악지부, 선의관악종합복지관이 새로 참여했다.네트워크를 이끄는 단체는 요즘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실 고급반을 운영한다. 이전의 교육은 초중급반 위주였다. 수강생이 적고 강의실이 부족해 고급반을 개설하지 못했는데 어려움을 전해 들은 관악구가 공간과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지난해 처음으로 공동 주최한 축제에서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직접 무대에 올라 연극을 하거나 동시통역에 참여하는 등 행사 주체로 나섰다. 다른 지역의 다문화가정도 구경하러 올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동안은 시민단체나 구가 각각 축제를 구상해 다문화가정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웠지만 새로운 네트워크 덕분에 훨씬 짜임새 있는 행사가 가능해졌다.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정책을 기획하므로 아이디어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도 있다.여성 교육 종교 등 성격을 달리하는 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논의하고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여성단체는 이주여성이 생활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교육단체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 교육에 더 신경을 쓰니 상호보완이 가능해졌다.관악무지개네트워크 김나나 과장은 “네트워크 구성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기관이 개별적으로 다문화 사업을 진행할 때보다 훨씬 다양한 사업을 큰 규모로 기획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짧은 기간에 성과가 나오기를 바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대한적십자사는 28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이날까지 모금한 성금이 모두 220억1945만5000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단일 자연재해로 한 개 단체가 모은 성금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액수를 모은 것이다. 지난해 초 아이티 지진 당시 적십자사는 약 80일 동안 90억여 원을 모았다. 적십자사 측은 “11일 지진 발생 이후 100억 원을 모으는 데 10일이 걸렸지만 다시 100억 원을 모으는 데는 7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의 기부가 많은 데다 원전 사고 등 고통스러운 소식이 연일 들려오면서 반일 감정에 기부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성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기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총 111억3500만 원을 모았으며 월드비전이 19억여 원, 유니세프가 10억여 원의 성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굿네이버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구세군 대한본영, 아름다운동행도 각각 1억 원이 넘는 기부를 받았다. 동일본 대지진 피해 돕기 성금을 모으는 약 20개 단체에는 모두 384억6355만 원에 이르는 성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전국이 한일 월드컵 열기에 빠져있던 2002년 6월 29일. 이날 오전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 포격으로 남북 함정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이 교전으로 해군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으며 해군 고속정 1척이 침몰했다. 하지만 당시 김대중 정부와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 이들에 대한 기억은 점차 세간의 뇌리에서 사라져갔다. 그로부터 8년 후 또다시 북한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2연평해전 유가족들은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아들들은 무관심에 잊혀져 갔지만 천안함 46용사들이라도 잊지 말고 안보에 대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고 입을 모았다. 》■ 윤영하 소령 아버지 윤두호 씨, 희생 걸맞은 명예 지켜줬으면 “그 사람들은 아마 죽어서도 진실을 믿지 않을 겁니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했던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69)는 천안함 폭침 1년을 하루 앞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천안함 괴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에서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어뢰 공격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각에서는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윤 씨는 “이런 괴담 때문에 천안함 46용사 유가족들이 여전히 아파할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하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인 것을 잘 아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유가족들이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위로했다. 그는 “제2연평해전은 너무 쉽게 잊혀졌지만 그나마 천안함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는 국가와 국민이 그에 걸맞은 명예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상국 중사 아버지 한진복 씨, 연평해전 쉬쉬한 前정부 섭섭 “사상자가 있다고 해서 사실을 감추려고 했던 국가의 태도가 천안함 폭침 1년을 맞는 요즘 더 섭섭하게 느껴집니다.”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고 한상국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 씨(65)는 “천안함 폭침 사건 희생 장병도, 제2연평해전 희생 장병도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이라며 “국민이 천안함 사건에 관심을 가지듯 제2연평해전 전사자에게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25일 말했다. 고 한 중사의 가족은 이 같은 섭섭함이 다른 유가족보다 조금 더 크다. 2005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한국전쟁 기념물 건립위원회’ 창립행사에 참석한 한 중사의 아내 김종선 씨(37)에게 주최 측에서 최상석에 해당하는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옆자리를 내준 것. 한 씨는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국가와 국민이 전사 장병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천안함뿐 아니라 우리 연평해전 유가족들도 힘을 내서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천형 중사 어머니 임헌순 씨, 연평 전사자는 홀대당하는 듯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 씨(64)는 25일 “연평해전 전사자들이 (천안함 46용사에 비해) 너무 홀대당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사건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사후 정부 지원이나 추모 열기는 뜨겁다”며 “반면 연평해전은 이미 잊혀져 버린 사건이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2차 연평해전 전사자 6명은 당시 군인연금법에 ‘전사’ 항목이 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자’로 처리돼 3000만∼6000만 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았다. 전사로 처리된 천안함 46용사 보상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시 연평해전 전사자 영결식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임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해전 전사자들에게도 천안함 46용사와 같은 보상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 달에 한 번씩 현충원을 찾는데 9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의 상처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황도현 중사 아버지 황은태 씨, 北소행 안믿는 이들 안타까워 “추모(행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북) 경계태세 확립입니다. 천안함 폭침 1년이 지났지만 그때보다 안보가 더 나아졌는지 의문입니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64)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황 씨는 2002년 아들이 비명에 간 이후 이제는 안보 관련 집회의 단골 연사가 됐다. 그는 “아들의 죽음이 잊혀질까 두려워 목소리 높여 안보를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5일 열리는 서울 광화문 천안함 추모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우리 애들(제2연평해전 전사자들)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데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황 씨는 “천안함 폭침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북한의 공격 자체를 믿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안타깝다”며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불러일으킨 국민적 관심을 꼭 안보태세 확립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동아일보가 ‘MIU 제복이 존경받는 사회’를 기획 보도했지만 여전히 군인들에 대한 존경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서후원 중사 아버지 서영석 씨, 유족들 함께 힘내 살아갔으면 제2연평해전 당시 기관총 사격을 하다 전사한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 씨(58)는 최근 찾은 국립현충원에서 아들 영정 앞에 사과 몇 개를 올렸다고 한다. 서 씨는 “아들이 전사한 후 3년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과수원을 이제 힘을 내서 열심히 가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씨는 유가족 모임에서 총무를 맡아 매년 정기모임을 주선하며 유가족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국가와 국민에게 아들들의 업적을 더 알려야 한다”고 다독이고 있다. 서 씨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2연평해전이 국민에게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의 유품을 집에 남겨놓지 않고 평택 2함대와 용산 전쟁박물관에 기증했다”며 “그런데도 지금은 연평해전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섭섭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도 사랑하는 아들, 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천안함 유가족들뿐 아니라 우리 제2연평해전 유가족들도 힘을 내서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동혁 병장 아버지 박남준 씨, 지속적인 관심 가족들엔 큰힘 박남준 씨(55) 부부는 아들 고 박동혁 병장을 제2연평해전으로 떠나보낸 후 경기 안산시에서 강원 홍천군으로 이사를 갔다. 집도 아닌 중고 컨테이너에서 아내와 아들만 그리며 보낸 시간만 6년이 지났다. 박 씨는 “아들을 잃고 나서 사람을 만날 수도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피폐했다”라고 이사 이유를 말했다. 외동아들이었던 박 병장이 전사해 박 씨 가족은 제2연평해전으로 대가 끊긴 세 가족 중 한 집이 됐다. 하지만 박 씨 부부는 1년 전부터 다시 집을 짓고 작은 밭을 가꾸고 소를 기르며 살고 있다. 술도 자제할 수 있게 됐고 우울증 증세도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새로 지은 집 방 한쪽에는 아들 이름을 딴 함선의 모형과 유품 등을 전시했다. 박 씨는 “유품으로 꾸며놓은 공간을 보면서 항상 동혁이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동아일보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줘서 유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동아일보 독자는 물론이고 모든 국민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서울 서초구 반포로 서초역 사거리에 있는 향나무(수령 872년으로 추정)가 봄맞이 목욕을 했다. 24일 서초구청 관계자들이 나무에 물을 뿌리며 겨우내 묵은 때를 씻어주고 있다. 높이 15m, 둘레 3.5m인 이 나무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키가 큰 향나무로 서울시 지정보호수로 등록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납품업체에 발행해 주는 ‘면세유 쿠폰’을 위조해 10년간 1170여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군무원과 주유소업자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001년 8월∼2009년 12월 이 같은 수법으로 면세유 쿠폰 1300여 장을 위조해 면세유 약 1억7000만 L를 불법 유통시킨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간부 지모 씨(57), 군무원 박모 씨(51), 주유소업자 고모 씨(53), GS칼텍스 직원 등 7명을 구속하고 브로커 이모 씨(54) 등 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1172억여 원에 이른다. 이들은 세무서가 면세유 쿠폰을 받을 때 위조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우선 각 납품업체는 미군부대에서 받은 면세유 쿠폰을 주유소에 내고 기름을 가져간다. 주유소는 정유사에 받은 쿠폰을 제출하고, 정유사가 이 쿠폰을 세무서에 제출하면 세금을 면제받는다. 이들은 세무서에서 많은 쿠폰을 일일이 검사할 수 없어 쿠폰 발행 장수나 위조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 점을 노리고 가짜 쿠폰을 만들어 세무서에 제출했다. GS칼텍스, SK에너지 등 정유업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1억7000만 L에 해당하는 세금 총 1172억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각 정유업체는 주유소에 탈세액에 해당하는 만큼의 석유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주유소는 이를 다시 다른 주유소에 시가보다 싸게 되파는 방법으로 이익을 남겼다. 주유소업자들은 이렇게 남긴 이익을 다시 지 씨 등 노조 간부와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06년 미국 유력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아시아·유럽권 최우수 디자인 대학’으로 최근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디자인 특성화 사업’을 진행해온 홍익대를 선정했다. 미술 디자인 분야의 ‘전통 강호’ 홍익대의 역량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한 것. 홍익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예술 디자인에 기술과 인문학 법학 등을 융합시켜 지식문화산업의 선도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협동과 융합’ 홍익대가 가장 먼저 학문 간 융합을 실천하고 있는 분야는 공학과 디자인이다. 2005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와 디자인학부(산업디자인전공)가 국제 산학협력지원프로그램(PACE)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2300여억 원어치를 기증받았다. 3년 늦게 PACE에 선정된 독일 아헨공대와는 ‘디자인공학 협업 제품개발’, ‘디자인공학 협업 제품디자인’ 과목을 공동으로 개설했다. 이 수업을 듣는 두 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화상을 통해 수업을 듣고 회의를 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품개발 수업을 듣는 양국 학생들이 PACE 포럼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는 성과를 냈다. 임현준 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강의 내용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일반대학원에 지식재산학 석사과정(MIP)을 학과 간 협동 과정으로 신설했다. 법과대를 중심으로 공대 경영대 건축대 교수들이 공동으로 강의를 개설해 지식재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통합 교육을 한다. 이 과정에 다니는 모든 학생은 등록금의 40% 이상을 장학금으로 받고 있으며 미국 인디애나대 서퍽대 등의 로스쿨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어 각 대학에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MIP 학위와 해당 대학의 로스쿨 학위를 동시에 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배움도 세계로, 봉사도 세계로 홍익대는 종합대학도 외국에 캠퍼스를 설립할 수 있는 관계법령이 정비되는 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수한 교민 학생을 유치하는 동시에 한국 재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준비하거나 사설 기관을 이용하는 것보다 싼 비용으로 이 캠퍼스를 이용해 어학연수를 다녀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 등록금 정도의 비용만 내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 측은 또 “디자인과 예술 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현지 사회에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학 중에는 세계 각국으로 ‘홍익 국제사회봉사단’을 파견한다. 매년 약 15개국에 300여 명의 봉사 인력을 보내고 있다. 봉사 기간을 전후해 모든 참가자는 수차례 회의를 거쳐 도로 시설 보수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봉사부터 현지인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환경 개선 등을 도와주는 문화 봉사까지 다양한 형태의 봉사 활동을 펼친다. 홍익대는 이 같은 국제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것으로 학점을 딸 수 있는 학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학 이념인 ‘홍익인간(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2002년부터 매년 130여 명을 유럽과 동남아에 각각 파견해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익대는 또 센다이(仙臺)와 후쿠시마(福島) 지역에서 온 일본인 교수 2명과 이바라키(茨城) 현 등에 주소를 둔 학생 1명을 위로하기 위해 17일부터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홍익대 측은 “일본에 있는 가족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거나 아예 가족과 연락이 끊기는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돼 이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인프라도 확충 국내 교육공간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올해 말 대학로에 ‘홍익대 디자인센터’ 건물이 완공되면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서울디자인센터 디자인혁신센터 국제디자인트렌드센터 등이 함께 들어서 디자인 분야의 산학협력이 한자리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에는 최근 실험실과 기숙사 학생자치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공간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조치원 캠퍼스에 제2체육관을 완공했다. 장학금 역시 꾸준히 늘리고 있다. 수업료 전액 면제와 1년에 1000만 원씩의 학업지원 장려금을 지급하는 입학성적우수장학금, 재해장학금, 봉사활동장학금 등을 모두 포함하면 전체 등록금의 약 24%를 전체 학생 중 70%에게 되돌려주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액수로는 연간 350억 원에 해당한다. 홍익대 측은 “지난해 미술대학 신입생 중 일부를 무실기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것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학교의 의지”라며 “앞으로 이 같은 정신을 모든 학문 분야로 확산해 외국의 유학생들도 찾아올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대학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대 無실기전형 실험… 창의적 인재 몰려 성공 ▼일반계도 입학사정관제 확대2010학년도 입시 때부터 일부 인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홍익대는 최근 해당 학생들의 학업 성과에 고무됐다. 무실기 전형 입학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상위권을 기록한 데다 교수들도 “(입학사정관제로 뽑은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성취욕이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최병훈 미대 학장은 “전형 당시 성취욕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하자고 교수들과 얘기했는데 적중했다”며 “실기시험을 거친 학생들보다 표현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창의력에서는 오히려 돋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입학사정관제는 홍익대의 실험이었다. 실패할 경우 ‘미술대학 최상위권’이라는 학교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위험한 실험’을 강행했다. 장영태 총장은 “미술대학에서 실기전형 반영 비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한국의 미술대학은 사교육 없이는 입학할 수 없는 학교가 됐다”며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명문 미술대학인 홍익대가 먼저 새로운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는 2012학년도 미술계열 모집 때 입학사정관제(무실기) 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를 정원의 50%로, 2013학년도에는 미술계열 신입생 전원을 무실기 전형으로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미술계열 외에도 면접 위주로 학생을 선발한 자율전공 입학사정관제 전형 합격생 역시 일반 전형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보여 줬다”며 “앞으로도 이처럼 학생들의 창의력과 열정을 평가해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을 계속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장영태 홍익대 총장 “미술 강한 대학에서 예술 강한 대학으로” ▼ “학문 간 융합과 국제화를 통해 글로벌 명문대로 도약하겠습니다.” 장영태 홍익대 총장(사진)은 2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한 분야가 홀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상승(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융합사회’가 될 것”이라며 “이런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는 복합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 총장이 특히 염두에 두고 있는 복합교육 방안은 디자인과 다른 학문의 융합이다. 그는 “현대사회는 디자인과 기술, 콘텐츠 중 한 가지만 부족해도 뒤처지는 사회”라며 “전통적으로 강했던 홍익대의 디자인 실력과 다른 학문을 잘 융합하면 미래사회를 이끌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융합사회에 걸맞은 인재상으로 장 총장은 ‘협동할 줄 아는 사람’을 꼽았다. 그는 “변화 속도도 빠르고 계속해서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아무리 창의적이고 능력이 뛰어나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따라서 학생들도 도서관에서 혼자 책과 씨름할 것이 아니라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협동정신을 키우기 위해 도서관에 세미나실과 프레젠테이션 룸 등을 확충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등 교육 인프라도 변화시키고 있다고 장 총장은 설명했다. 장 총장의 융합교육은 외국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서도 이뤄진다. 그는 “현재 세계 69개 대학과 맺은 자매결연은 미술, 디자인 학문에 치우친 감이 있다”며 “앞으로 이 대학들과의 교류를 다른 전공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술에 강한 대학’이라는 특징을 더욱 넓혀 ‘예술에 강한 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말 대학로(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디자인 관련 대학원과 공연동 건물이 완공되면 공연과 연극, 영화 분야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학과를 신설해 ‘종합예술’ 분야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글로벌교육포럼이 후원하는 ‘리앤원재단’은 10일 오후 연세대 알렌관에서 장학생 환영식 및 장학증서 수여식을 갖고 1기 장학생으로 뽑힌 인도네시아 출신 프라티위 알디아나 로크마 씨(24·여·연세대 미국학 석사 과정), 미얀마 출신 프윈트 미야트 케이 카인 씨(21·여·서울대 전기공학) 등 아시아 출신 7개국 학생 2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재단 측은 이들 장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 비즈니스와 조직 문화’ ‘한국 역사와 문화의 이해’ 등 교양 강좌를 기업 인사나 전문가들을 초빙해 개설할 예정이다. 이미영 이사장은 축사에서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우수한 교육을 받고 사회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년 장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근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황모 씨(41·무직)에게는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기는 아니었다. 바로 ‘절도 노트’. 황 씨는 물건을 훔칠 때마다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일기에 적었다. “회사에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회사 물품 절도죄로 해고됐다. 망신을 당하고서도 여전히 난 백화점에서 작은 액세서리를 훔치고 서점에서 책과 필기구를 훔치며 살고 있다….” “괜히 작은 것을 비싸게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진다.” “어디에 가든 뭔가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 도둑으로 변하는 과정일까.” 절도 노트에는 그가 훔친 물건 명세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물품도 수저나 잡지 등 사소한 물건부터 컴퓨터 외장하드디스크, 수련용 일본도 가검(假劍)까지 다양했다. 황 씨는 2일 훔친 물건을 팔기 위해 서울 용산 전자상가를 찾았다가 수상하게 여긴 상인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황 씨가 다른 도난 사건과 연계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집을 압수수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기가 발견됐다. 이 일기장을 근거로 경찰은 황 씨가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모두 250만 원어치 물건을 훔친 사실을 밝혀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구속된 황 씨가 정신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치료감호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가짜 수험생을 만들어 대학 특별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8일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 입학원서를 제출해 경쟁률을 올려 실제 경쟁자를 줄이는 수법으로 대학에 합격한 이모 씨(20·여) 등 3명과 같은 방법을 쓰고도 불합격한 김모 씨(20) 등 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지난해 2011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한양대 광운대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의 기초생활수급자, 농어촌, 전문계고 출신자 선발 전형에 지원 자격이 없는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입학원서를 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특별전형은 학과당 1, 2명만 선발하기 때문에 몇 명만 허위 응시를 해도 경쟁률이 대폭 상승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 이 씨는 이렇게 허위 경쟁률로 다른 응시자들이 포기한 틈을 타 한양대에 합격했다. 이런 수법이 가능했던 것은 각 대학이 전형 때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 사이트를 통해 전자원서를 받고 증빙서류는 추후에 우편 등으로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등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이미 다른 대학에 합격한 친구나 친척 등 특별전형 지원 자격이 없는 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전자원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경쟁률을 부풀렸다. 또 이번에 적발된 일부 수험생은 인터넷 카페 등에서 돈을 주고 개인정보를 사 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보통 2 대 1, 3 대 1을 넘지 않던 특별전형 경쟁률을 최대 8 대 1까지 끌어올렸다. 각 대학 측은 경찰의 공식 통보를 받는 대로 이들에 대한 합격 취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각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내용 등을 확인하는 대로 교칙과 관계법령을 검토해 합격 취소 여부를 가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인터넷 원서접수 제도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협의회 측은 “지원자격 검증 기능은 현재 기술로 구현이 매우 어렵고 경쟁률 비공개는 수험생의 알권리와 상충해 결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같은 종업원 생각이 나서….” 7일 0시경 서울 중구 신당동 골목을 지나던 유모 씨(47)는 인근 상가 앞에서 이모 씨(45·일용직 근로자)가 소변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흥분해 달려들었다. 당황한 이 씨는 “당신이 누군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냐”며 화를 냈지만 유 씨는 “상가 앞에서는 그런 짓 하지 말라”며 멱살을 잡았다. 실랑이 끝에 두 사람은 주먹다짐까지 벌이다 행인의 신고로 결국 경찰서까지 갔다. 서울 관악구에서 중국집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 씨는 “출근했을 때 가게 앞에 누군가 노상방뇨를 한 흔적이 있으면 종업원이 악취를 참고 청소해야 한다. 이 씨가 다른 가게 앞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보고 술김에 그 가게 종업원이 갑자기 생각나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처음에는 상당히 흥분해 경찰서에서도 계속 말싸움을 벌였다”며 “하지만 이 씨가 유 씨의 설명을 듣고 노상방뇨 행위에 대해 사과를 해 모두 귀가 조치시켰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화여대의대 의학전문대학원 동창회(회장 김태임)는 5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룸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열고 의전원 재학생 30명에게 총 1억7000여만 원을 전달했다. 이화여대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제공}

2009년 7월 7일 이후 20개월 만에 재개된 4, 5일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 큰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은 디도스 공격에 동원된 ‘좀비PC’의 하드디스크 파괴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돼 개인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6일 밝혔다. 정부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이번 디도스 공격을 일으켰던 컴퓨터 바이러스는 유포지였던 개인 간 파일공유(P2P) 사이트를 이용한 PC를 감염시킨 뒤 감염일로부터 4일 또는 7일이 지나면 감염된 좀비PC의 하드디스크를 망가뜨리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좀비PC의 하드디스크 파괴는 6일 오전부터 시작됐다. 디도스 공격 명령을 내렸던 해커가 2개의 새로운 명령을 또 내렸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손상된 하드디스크 피해는 62대에 불과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PC가 6만∼7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새로운 명령이 좀비PC가 인터넷에서 치료백신을 내려받지 못하게 하고 즉시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KISA 측은 디도스 공격이 큰 피해를 주지 못한 채 마무리되자 공격을 일으킨 해커가 새로운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최근 P2P 사이트를 이용한 PC 사용자들은 일단 감염을 의심하고 안전조치를 취해 달라고 권고했다. 백신으로 디도스 관련 바이러스를 치료하지 않은 채 PC를 사용하면 주요 문서 파일과 인터넷 관련 파일이 복구가 힘든 수준으로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통위는 다소 복잡하지만 백신 다운로드를 막는 이번 컴퓨터 바이러스의 특성상 안전모드로 PC를 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PC의 전원을 켜기 전 인터넷 연결선(LAN선)을 PC에서 뽑아야 한다. 그 뒤 전원을 켜고 곧바로 키보드 상단의 ‘F8’ 키를 누르고 있으면 된다. 이때 선택 메뉴가 나오는데 ‘안전모드(네트워킹 사용)’를 선택한 뒤 다시 인터넷 연결선을 꽂아 백신을 내려받으면 된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좀비PC를 만드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유포를 막기 위해 해당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웹 사이트로 추정되는 584개 인터넷주소(IP)를 확보한 뒤 긴급 차단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도 “이번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지령 서버’ 30대를 미국과 러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등 18개국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평소 인터폴을 통해 원활하게 업무 협조를 해 왔던 8개국에 공조수사 요청을 했다. 남은 10개 국가에도 7일 공조 요청을 할 계획이다. 또 디도스 관련 바이러스를 퍼뜨린 ‘숙주 사이트’는 당초 두 곳으로 파악됐으나 두 곳이 추가로 발견됐다. 모두 P2P 사이트였다.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최근 중동 지역의 민주화 진통으로 석유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가 유흥주점(오전 2시 이후)과 대규모 점포(영업 종료 후) 등의 옥외조명을 제한하는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내놨지만 시행 첫날인 지난달 28일 밤과 이튿날 새벽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시내 도심과 주요 유흥가를 살펴본 결과 이를 지키는 곳은 거의 없었다. 정부가 에너지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지만 해당 업소들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고 서울의 유흥가는 여전히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 백화점 등 대형 점포는 잘 지켜 유흥주점과 심야 음식점이 밀집한 신사동 역삼동 논현동 등 서울 강남 일대 골목에서는 1일 새벽까지 에너지 절약은 고사하고 불 꺼진 곳을 한 군데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업주는 옥외조명을 꺼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일부 업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으로 상인만 괴롭히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역삼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A 씨는 “간판 불을 끄면 가게가 영업을 하지 않는 줄 알 것 아니냐”며 “말은 옥외광고물만 끄라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B 씨는 “간판 불을 끄고 영업을 하려면 호객꾼을 써서 손님을 모으는 방법밖에 없다”며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정부가 장사하는 사람들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백화점 등 대형 점포는 대부분 지침을 잘 지켰다. 롯데 신세계 등 서울 도심의 주요 백화점은 이날 영업시간이 끝나자마자 모든 조명을 완전히 껐다. 하지만 일부 아파트단지나 자동차 판매대리점의 경관조명은 여전히 켜진 채로 있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 힐스테이트아파트 단지에는 브랜드 로고를 비추는 조명이 밤새 켜져 있었고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아파트 벽면에 붙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도 새벽까지 계속 켜져 있었다. 에너지 절약 대책의 계도기간은 6일까지이며 이후에 적발되면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공공기관 차량 5부제도 부실 옥외광고 제한과 함께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도 시행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지켜야 할 공무원 중에는 지침을 잘 몰라 차를 몰고 출근한 사람이 많았다. 이날은 끝자리가 1, 6번인 차량이 쉬어야 하는 월요일이었지만 정부과천청사 건물 주변에는 5부제 적용을 받는 차량이 다수 눈에 띄었다. 행정안전부는 이에 따라 차량 5부제를 강화하기 위해 2일부터 각 정부청사 출입문에서 청사관리소 직원 및 경비대 합동으로 위반차량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1일 아내 박모 씨(29)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의사 A 씨(31)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박 씨가 숨진 채 발견된 마포구 도화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현장검증에서는 프로파일러(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는 수사관)가 참여해 A 씨의 표정 말투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현장검증은 A 씨와 숨진 아내 박 씨가 귀가한 지난달 13일 오후 상황을 재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카키색 점퍼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A 씨는 13일 오후 지하주차장에 아내와 함께 도착한 후부터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을 한 상황, 아내와의 대화 내용, 다음 날인 14일 새벽에 집을 나간 상황 등을 재구성했다. A 씨는 자신이 컴퓨터 게임을 하는 동안 아내는 거실에서 TV를 보다 오후 11시경 안방으로 자러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날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부인과 나눈 대화에 대해 A 씨는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기억이 없지만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다시 “대화 내용을 기억도 못하는데 분위기가 좋다는 것은 (당신의) 자의적 해석 아니냐”고 추궁하자 “평소에 느끼던 대로 좋았다는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장모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재현하는 도중 경찰이 “겨울에 팔을 걷은 것은 초조해서가 아니었느냐”고 묻자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 아니다”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숨진 박 씨의 부모가 “박 씨가 계약한 보험상품에 대한 보험금을 피의자인 A 씨에게 지급하지 말아 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이날 밝혔다. 박 씨의 부모는 “A 씨가 딸을 살해한 것이 분명하므로 현행법상 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결혼 전 3개의 생명보험 상품을 계약했으며 보험액은 모두 2억4500만 원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