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 대한 체포가 임박하면서 민주노총의 앞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현 지도부가 강력히 밀어붙였던 ‘노동 개악(改惡)’ 저지 투쟁이 일단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거센 내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는 즉시 모든 사업장을 동원해 전면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 지도부가 올해 두 차례 이끌었던 총파업이 조합원들의 외면 속에 사실상 무위로 끝난 점이 변수다. 현대차지부 등 핵심 노조마저 총파업을 거부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집행부 등 극히 일부만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총파업 역시 지도부와 현장 집행부만의 ‘정치 파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현 지도부의 투쟁 방식에 대한 내부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조합원 직접선거로 당선된 한 위원장의 리더십과 투쟁 방식에 대한 비판이 그동안에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쌍용차 파업을 이끈 상징성과 대중성은 크지만 고차원의 ‘노동 정치 방정식’을 풀어 본 경험은 적다는 지적을 줄곧 받았다. 노사정(勞使政) 협상 등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오로지 투쟁을 하는 노선에도 적잖은 거부감이 있다. 현 지도부에 대한 이런 불만이 해묵은 정파 갈등과 엮이면서 ‘노선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대로 당분간은 조직이 똘똘 뭉쳐 대정부투쟁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위원장의 신변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모든 정파가 뭉쳐 대정부투쟁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정부와 대화에 나서자는 주장이 소수인 만큼 당분간은 정파와 상관없이 다시 한번 ‘투쟁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은 대정부투쟁에 집중하겠지만 여론이 더 등을 돌리면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는 내부 주장도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자칫하면 묻힐 수 있는 노동 이슈를 발굴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해 왔다.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환기한 것은 ‘공(功)’이다.”(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올해 20주년을 맞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공은 결코 작지 않다. 민주노총의 성장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궤를 같이한다. 노동자들의 고충을 조직화하고 체계적으로 이슈화하면서 노동계를 사회적 대화의 ‘파트너’로 올려놓은 것도 민주노총의 성과다. 특히 민주노총이 없었다면 비정규직 문제가 이만큼 공론화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정규직’이란 말 자체를 민주노총이 처음 만들었다.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12만 명을 끌어안은 것도 민주노총이다. 불법 파견,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슈도 끊임없이 제기해 이들의 처우도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 박지순 교수는 “비정규직과 사내 하청 문제를 거론하면서 노동운동의 지평을 넓힌 것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 청년, 비정규직에게 외면받는 노조 그러나 민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에 발목이 잡혀 비정규직을 외면해 왔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올해 8월 민주노총은 간부 463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민주노조 운동 과제의 실현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는 1.94점(5점 만점)으로 최하위였다. 민주노총 스스로도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상시·지속적 업무는 무조건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런 민주노총을 청년들도 외면한다. 앞으로 10년간 약 25만 명의 조합원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규직 일자리가 하늘의 별 따기인 청년들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여기에 기존 조합원들이 나이가 들면서 조직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다. 양대 노총을 모두 거부하는 ‘제3지대’(상급단체 미가맹 노조)도 급속히 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민주노총 조합원의 지난해 평균 월급은 424만 원으로 근로소득 상위 10%(535만 원)의 80% 수준이었고, 전체 근로자 평균(341만 원·100인 이상 사업장)보다도 83만 원이 많았다. 특히 전체 임금근로자(100인 미만도 포함)의 평균 연봉은 3240만 원(월 평균 270만 원)에 그쳤지만 현대차는 9700만 원(월 평균 808만 원), 공무원은 5600만 원(월 평균 466만 원)이었다. 여기에 조합원 자녀를 특채시키는 ‘고용 세습’과 특정 노조가 일감까지 독점하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한 민주노총이 비정규직과 청년을 대변하기란 어렵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대기업의 근로조건과 임금 보호에 집중하다 보니 미조직 노동자나 중소기업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며 “특히 비정규직 등 조직화의 사각지대에 무관심했고, (청년 등) 취약근로계층을 위한 조직화에도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파 갈등 넘어 청년, 비정규직 속으로 민주노총이 비정규직과 청년들을 대변하지 못한 것은 뿌리 깊은 정파 갈등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노총은 크게 △국민파(NL·민족민주) △중앙파(PD·민중민주) △현장파(PD) 등 3개 정파가 있다. 가장 ‘오른쪽’에 속하는 국민파는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권영길 전 위원장 등이 이 계열에 속한다. 단병호 전 위원장 등이 속했던 중앙파는 ‘중도’로 볼 수 있다. 반면 한상균 현 위원장이 속한 현장파는 민주노총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정파로, 총파업 등 전투적 노동운동을 추구한다. 이런 정파 갈등은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두고 1980년대 진보 진영에서 벌어졌던 ‘사회구성체 논쟁’에 근거를 두고 있다. 문제는 비정규직과 청년들의 고통이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정파 갈등이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는 것. 이런 흐름에서는 조직의 협상력과 영향력을 높일 전략을 고민하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제 민주노총이 ‘성인’다운 책임감과 개혁성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정규직과 청년을 더욱더 대변하고,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로서의 역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정파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헤게모니 싸움으로 변질된 것은 문제”라며 “정파 스스로 성찰을 하고, 정파 간 연합도 시도하는 등 ‘노조 정치’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민주노총을 끊임없이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규식 노사정위 수석전문위원은 “헌법에 의해 단결권을 가진 민주노총을 악마로 몰고 깨부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립시킨다고 해서 없어지지도 않는다. 정부도 대화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임현석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폭력 시위까지 감행하면서 정부의 노동 개혁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개혁은 기존 정규직·중장년층 근로자의 정년을 늘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한편 임금피크제 등으로 이들의 근로조건을 일부 변경해 청년 채용을 늘려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노동 개혁에 반대한다. 민주노총을 구성하는 사업장 다수가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정규직, 중·장년층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대공장 중심 노조의 악순환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다. 두 노조 모두 15만 명이 넘는 조합원 수를 자랑한다. 금속노조는 현대차 등 자동차 및 중공업 노조가, 공공운수노조는 철도노조 등 공공기관 노조가 대거 모여 있다. 이어 전공노(약 8만 명)와 전교조(약 5만 명)가 두 노조의 뒤를 잇는다. 결국 총 67만 조합원(민주노총 자체 집계) 가운데 64%가 ‘강성’으로 손꼽히는 4개 산별노조 소속인 셈이다. 정부가 추구하는 노동 개혁은 이들의 양보를 전제로 한다. 한국노총도 9·15 노사정 대타협에서 임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 근로시간 단축 등 일정 정도의 양보를 약속했다. 그러나 노사정 협상에 불참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런 양보를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받아들일 경우 대기업, 공공기관,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산별노조의 요구에 끌려다니면서 투쟁만 고집하다가 여론마저 등을 돌리고,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다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 대중운동이 가장 큰 무기인 민주노총이 대중의 외면을 받는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대공장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도부의 집행력과 리더십이 떨어졌고, 사회적 영향력과 개혁성도 퇴색됐다”며 “정파 갈등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정부 정책에 힘 있게 개입하지도 못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가장 전투적인 한상균 지도부 민주노총이 처음부터 노동 개혁 협상에 불참한 채 ‘닥치고 투쟁’만 외쳤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관련 입법을 하기 위해 노사정(勞使政) 소위를 설치하고 집중 논의를 벌였고, 이 소위에 민주노총도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민주노총은 공청회에도 참석하고, 정부와의 교섭에도 적극 임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소위가 결렬되고 9월부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노동 개혁 논의를 주도하자 민주노총은 협상을 거부했다. 민주노총의 ‘노동 개악(改惡) 저지’ 대정부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를 탈퇴한 뒤 줄곧 복귀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들러리에 불과한 노사정위가 주도하는 논의는 거부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한상균 위원장이 사상 첫 조합원 직접선거로 선출되면서 민주노총의 투쟁 노선은 한층 더 강화됐다. 민주노총 내부의 3대 정파 중에서도 가장 전투적인 ‘현장파(PD계열)’로 분류되는 한 위원장의 선거 공약은 ‘전면 총파업’이었다. 당초 민주노총 ‘국민파(NL계열)’와 ‘중앙파(PD계열)’의 지지를 동시에 받은 전재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조합원들은 한 위원장을 선택했다. 쌍용차 지부장으로 파업을 이끌면서 인지도가 높았고, 노동 개혁 국면에서 가장 열심히 싸워 줄 지도부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도 조합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공약을 충실히 이행했다. 3월 24일 이기권 고용부 장관과 한 위원장이 단 한 차례 만난 것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정부와의 교섭은 전면 거부하고 두 차례의 총파업과 민중 총궐기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총파업이 현대차 등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위로 끝나고 민중 총궐기마저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자 지도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노총이 9·15 대타협 이후에도 현재 김동만 위원장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노사정 협상도 계속 이어 나가는 등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법학)는 “‘모든 근로자의 정규직화’ 같은 구호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전략을 바꿔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양보와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대화의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한다면 ‘조직의 보수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동법 등 협상 거부한채 관성적 파업만 ▼지도부 이념적 선명성 경쟁강경파 득세… 노사정위 거부 ‘대화냐 투쟁이냐.’ 갈림길에 설 때마다 민주노총은 대부분 총파업이나 대규모 집회 등 장외투쟁을 선택했다. 이 같은 강경 일변도 투쟁방식은 내부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는 효과를 거뒀지만 대중의 지지는 점점 더 멀게 만들었고, 이는 민주노총이 생존을 위해 더 강경한 투쟁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낳았다. 투쟁에 방점을 찍는 민주노총의 노선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리해고 법제화 등을 담은 노동법 개정안이 여당(당시 신한국당)의 날치기로 통과되자 총파업에 나선 것. 민주노총은 출범 1년 만에 연인원 400만 명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정부를 압박했다. 당시 합법 노조가 아니었던 민주노총은 장외투쟁을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결국 1997년 2월 정부는 정리해고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노동법을 재개정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당시에는 비합법 조직의 한계 때문에 투쟁 노선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이에 대한 국민적 동의도 비교적 광범위하게 얻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그 이후에도 차려진 협상 테이블마저 차고 일어서는 행태를 반복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과 동시에 설립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 대타협도 이뤄냈던 민주노총은 1년 만인 1999년 2월 정부의 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탈퇴하면서 정부와 대립 각을 세웠다. 당시 지도부 선거 과정에서 이념적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강경파가 득세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민주노총은 같은 해 말 합법화됐지만 이후에도 장외투쟁을 지속했다. 2004년에는 민주노동당 소속 후보 10명이 원내로 진출했다. 민주노총 출신 정치인들이 잇달아 배출돼 노선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작지 않았지만 민주노총은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해 9월 정부가 비정규직법을 내놓자 총파업 카드를 내놓았다. 또 이수호 당시 위원장은 노사정위 복귀를 추진했지만 강경파의 반발에 부닥쳐 좌절됐다. 노사정위 복귀가 좌절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노동개혁이나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공식 논의에는 불참한 채 관성적인 파업만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정책 기능은 약해졌고, 여론은 등을 돌렸다. 이는 결국 민주노총의 조직력 약화로까지 이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장내에서 대안을 내지 못하고 경영계와 정부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협상력을 낮췄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청년희망펀드를 운영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이달부터 본격 시작된다.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직업훈련과 일자리 알선은 물론이고 인턴과 실제 채용까지 모든 과정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청년희망아카데미를 이용하면 ‘취업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나 내년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라면 무작정 기업에 원서를 들이밀기보다는 이달 중으로 첫 공고가 나갈 청년희망아카데미의 1차 프로그램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유망하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틈새 직종’ 취업 정보가 많이 모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차 사업은 인문, 사회 등 취업이 더 어려운 전공자들을 위한 ‘맞춤형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기 때문에 관심을 더 가져볼 만하다.○ “청년희망아카데미로 취업하자” 청년희망아카데미의 목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보다 쉽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기업은 청년희망아카데미를 통해 우수한 청년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런 목적에 따라 청년희망재단은 창조경제, 문화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사업들을 조사해 △신생벤처기업 △문화역사 관광통역안내사 △모바일게임 기획자 등 3개 분야를 1차 사업으로 정했다. 창업에 관심 있다면 신생벤처기업 매칭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민간 창업보육기관, 청년희망재단이 협력해 신생벤처기업과 청년을 직접 매칭시키는 사업이 추진된다. 사업성이 있는 계획을 마련해 지원하면 신생벤처기업과 연결될 수 있다. 6개월간 창업인력지원금(1인당 50만 원)도 받을 수 있다. 재단은 연간 약 2000명의 청년에게 매칭 기회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400∼600명이 실제로 기업과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수요를 파악한 뒤 수도권을 시작으로 지역별 매칭 행사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갖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청년아카데미의 여행사 취업 과정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재단은 이런 청년들을 모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집중교육한 뒤 고품격 관광통역안내사로 키워낼 방침이다. 케이팝과 케이푸드 전문 통역안내사 같은 역사와 문화에 특화된 관광통역안내사로 훈련을 받은 뒤 여행사 인턴을 거쳐 전속 프리랜서로 채용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생 선발부터 훈련, 인턴, 취업까지 재단이 모두 지원한다. 재단은 조만간 하나투어ITC, 모두투어인터내셔널, 한중사무교류중심 등의 여행사와 협약을 체결한 뒤 내년 1월 중국어과정 30명을 뽑아 1차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중으로 30명을 추가 선발하며 2017년부터는 태국어, 베트남어까지 확대 운영된다.○ 인문 사회 전공자를 게임 기획자로 취업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문, 사회, 예체능 전공자들은 모바일게임 기획자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모바일게임 산업의 매출액과 종사자 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기획에는 역사와 문화적 배경지식이 중요하고, 미술과 음악 등의 예체능도 중요한 요소로 다뤄진다. 이 때문에 인문, 사회, 예체능 전공자가 꼭 필요하고, 기업들도 애타게 찾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인문, 사회, 예체능을 전공한 청년들을 모바일게임 기획자로 직접 양성해 게임업체에 취업시킬 방침이다. 재단은 일단 ㈜이디오크러시, 핀디랩, 엠티스컬게임즈 등의 업체와 협약을 체결해서 대상자 선발, 교육, 인턴, 취업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을 끝낸 청년이 업체에 인턴으로 들어갈 경우 인재지원금도 줄 예정이다. 이달 중 30명을 선발한 뒤 1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이 시작된다. 재단은 내년 중 60명을 더 뽑아 총 90명을 게임기획자로 양성해 게임업체에 취업시키기로 했다. 황철주 재단 이사장은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틈새 영역에서 기업과 청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추가 사업들을 계속 발굴 중”이라며 “‘청년 글로벌 보부상’ 등 추가 사업 계획도 올해 안에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아카데미 1차 사업의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yhf.kr)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공고를 확인한 뒤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한 다음 요건을 갖춰 지원하고, 훈련을 받으면 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올해 성년이 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스스로는 노동 개혁 국면에서 잊혀졌던 존재감을 민중 총궐기로 각인시켰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쏠렸던 노동 개혁 주도권도 되찾아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과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못해 싸늘하다. 조계사에서 은신 투쟁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향해서는 신도들까지 “나가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민주노총은 더 가열한 투쟁으로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노동 개혁 국면에서 왜 교섭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투쟁만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노선이 노동계 전체로 봤을 때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일까. 전문가들은 현재 노선으로는 노동 개혁을 저지하기는커녕 전체 노동계의 이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또 전체 임금근로자(1931만 명)의 3%에 불과한 민주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할 수도 없을뿐더러 전체 근로자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에 몽니 부리듯 나서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노조에 가입한 국내 전체 근로자 190만5000여 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은 63만여 명으로 33.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2003년 (43.4%)보다 10%포인트가량 떨어진 것. 민주노총이 시대 변화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이 같은 조합원 감소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유성열 ryu@donga.com·임현석 기자}

서해대교 케이블 손상 사고를 계기로 천재지변에 취약한 초대형 교량 등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목 기술의 발달로 전국 곳곳에 세워진 초대형 교량, 즉 ‘메가 브리지(Mega-bridge)’와 장대(長大) 터널에서 안개, 낙뢰 등의 영향으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국가 물류망에 지장을 주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길이 5km가 넘는 초대형 교량은 총 9개다. 인천대교(총 연장 18.38km)를 비롯해 부산 동서고가로(10.86km), 인천 부천고가교(7.75km), 부산 광안대교(7.42km), 서해대교(7.31km) 등이다. 인천대교는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핵심 교량이며, 서해대교는 충남 서부 지역과 경기도를 잇는 한반도 서쪽 교통의 대동맥이다. 국내 건설회사들은 초대형 교량 등을 건설한 노하우를 해외 수주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건설·GS건설이 쿠웨이트에 짓는 세계 최장(最長) 교량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총연장 48.57km)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교통, 물류의 대동맥 역할을 하는 이들 구조물이 천재지변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해대교 사고는 낙뢰로 다리를 지탱하는 철근 케이블에서 불이 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2월 발생한 영종대교 106중 추돌 사고는 안개가 짙게 껴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했던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06년 10월 발생한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 역시 짙은 안개가 원인이다. 41명이 숨져 세계 최악의 교통사고로 꼽히는 1999년 ‘스위스 몽블랑 터널 사고’도 총 연장 11km의 터널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대형 건축물에 대한 안전 관리는 허술한 실정이다. 감사원이 2011∼2013년에 ‘시설물 안전 관리 특별법’ 적용 대상인 도로, 철도, 교량, 터널 등을 점검한 결과 1만5408곳을 보수 및 보강해야 하는데도 이 중 2490곳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보수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1971개 교량에 대한 정밀 점검 및 안전진단 결과 전체의 14.2%인 279곳의 안전등급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전 지구적 기상이변 등을 고려할 때 최근 늘고 있는 초대형 교량에 대한 안전진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초대형 시설물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국가 브랜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형준 건국대 교수(건축공학)는 “대형 시설의 정밀 안전진단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실제 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진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상 조건이 초대형 구조물의 안전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좀 더 정밀한 기상 관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은 이날 서해대교 화재가 처음 목격된 3일 오후 6시 전후로 낙뢰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박명석 명지대 교수(토목환경공학)는 “선진국처럼 대형 교량 등 중요한 시설의 기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고 이 장치의 데이터를 모니터링에 활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이상훈 january@donga.com·조은아·유성열 기자}
청년희망펀드를 운영하는 청년희망재단이 청년희망아카데미를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청년희망재단은 △신생 벤처기업-청년 인재 연결 △문화 역사 관광 통역 안내사 △모바일게임 기획자 등 1차 사업 3개를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일단 취업이 어려운 인문·사회·예체능 전공자들을 모바일게임 기획자로 길러 내는 과정이 마련된다. 모바일게임의 매출액과 종사자 수가 급증하고, 역사적 배경 지식이나 인문학적 사고가 게임 기획자들에게 필요한 요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체계적인 양성 과정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재단은 이터널엔터, ㈜이디오크러시 등의 게임업체와 협약을 체결한 다음 내년 1월부터 대상자를 선발해 인턴 과정과 실제 취업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 인력과 신생 벤처기업을 직접 연결해 주는 사업도 추진한다. 창업, 취업, 체험 등을 희망하는 청년과 기업을 연결시킨 뒤 6개월간 창업인력지원금(1인당 5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재단은 400∼600명 정도를 기업과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 통역 안내사 자격증을 보유하고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을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집중 교육을 통해 기존 안내사와는 차별화된 고급 인력을 키워 내서 여행사에 취업시키겠다는 것. 재단은 하나투어ITC, 모두투어인터내셔널 등과 협약을 체결한 다음 인턴을 거쳐 전속 프리랜서로 청년들이 채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중국어 과정 30명을 선발하고, 2017년에는 태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재단은 이 같은 1차 사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 700여 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http://yhf.kr)에 이달 중순부터 공고된다. 황철주 재단 이사장은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에서 기업과 청년을 직접 연결해 주는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년희망펀드 기부액이 3일 기준 1038억 원으로 집계돼(약정 포함) 9월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첫 기부(2000만 원) 이후 74일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이용해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 안전보건공단의 TV 공익캠페인물이 해외 광고제의 특별상을 수상했다. 안전보건공단의 TV 캠페인물인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편은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시상식에서 ‘뉴욕페스티벌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 특별상은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한국사보협회가 뉴욕페스티벌을 대신해 국내 방송과 영상 중 1개 작품을 선정해 상을 전달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의 TV 캠페인은 연필과 지우개를 든 손이 안전장비를 그려주고, 불안전한 상태를 지우는 등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활용해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쉽고 친근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조심조심 코리아’라는 메시지로 안전 분야에서만큼은 ‘빨리빨리’ 문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산업 현장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한 장년 근로자에게 연 최대 1080만 원이 지원된다. 아빠 육아휴직 급여도 최대 3개월까지 월 통상임금의 100%가 지급된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갖고 이런 내용이 담긴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공포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부터 시행된다. 예를 들어 연봉 8000만 원인 근로자가 55세부터 임금피크제에 들어가 임금이 20%(1600만 원) 줄면, 이 중 10%의 감소분 8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80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하게 된다. 다만 1인당 지원한도는 1080만 원이다. 예를 들어 임금이 30%(2400만 원) 줄면 10% 감소분 800만 원을 제외한 1600만 원 가운데 1080만 원까지만 지원된다. 정부 지원금은 2018년까지만 한시적으로 받을 수 있다. 정부는 50세 이상 근로자가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줄일 경우에도 최대 2년까지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근로자는 임금 감소분의 절반까지 연 1080만 원 한도 내에서, 사업주에게는 근로자 1인당 간접노무비(고용보험료 등) 30만 원씩 연 360만 원이 지원된다. 남성 육아휴직을 확산하기 위해 도입된 ‘아빠의 달’ 지원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난다. ‘아빠의 달’이란 부모가 한 아이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사용한 사람의 첫 달 육아휴직급여를 월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보통 한 아이에 대해 두 번째로 육아휴직을 쓰는 부모는 아빠여서 ‘아빠의 달’ 제도로 불린다. 정부는 이처럼 두 번째 육아휴직자의 급여도 최장 3개월까지 통상임금의 100%로 지급해 아빠 육아휴직을 더 확산시키기로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은 전반적으로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았다. 사회적 논란이 워낙 거센 사안이고, 아직 입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탓도 있지만 정부가 메시지를 좀 더 명확히 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2년→4년),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지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워낙 거센 점이 가장 큰 문제다. 17년 만에 노사정(勞使政) 대타협까지 이뤄냈지만 국회의 법제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정책 자체가 집행되지 않는 것도 점수가 낮게 나온 원인으로 꼽힌다. 노동정책의 특성상 보수와 진보 등 좌우 모두에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란 점도 노동개혁에 대한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정부안은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한 것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주장을 100% 수용할 수 없고 최선의 안으로 절충을 하다 보니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양쪽 모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생활 밀착형 정책과 구조 개혁 정책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시민석 고용부 대변인은 “정부 정책 평가는 난도가 낮고, 집행 단계일수록 평가가 좋게 나오는 특성이 있다”며 “노동개혁은 정책 난도는 높지만 아직 어젠다 세팅 단계이기 때문에 일반 정책들과 기계적으로 비교해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또 국제노사정기구연합, 국제노동기구 등에서 한국의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합의”라고 평가하는 등 국제적인 평가는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동개혁이 입법화되고 집행 단계에 접어들면 청년 채용, 임금피크제 확산 등에 대해 더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흥석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정부 정책이 노사정의 중간을 추구하다 보니 보수 진보 양쪽에서 점수를 따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의 ‘목표 타깃’ 같은 펀치라인(핵심이 되는 구절)이 명확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27일 내놓은 해외취업 정책의 기본 방향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실효성이 별로 없던 해외인턴 등의 사업들을 정리하고, 국가 및 직종별로 유망한 직업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집중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외취업 정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해외취업자 대부분이 인턴 또는 저임금을 받거나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각 부처로 분산됐던 해외취업 사업을 ‘K-MOVE’란 브랜드로 통폐합해 추진했지만 국가별, 직종별 맞춤형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취업 진출이 유망한 15개국을 선정하고, 이들 국가의 특성과 직종에 맞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 조사 결과 청년들이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일자리는 약 2만1000개(올해 기준). 국가별로는 미국(50%), 일본(23%), 아랍에미리트(UAE·7.1%) 순이었고, 직종별로는 정보기술(42%), 엔지니어(27%) 순으로 수요가 많았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엔지니어처럼 유망 직종 외에도 미국의 치기공, 호주의 용접·배관 같은 ‘틈새직종’도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직업훈련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청해진대학’(해외취업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학 또는 학과) 10여 곳(200명 규모)을 내년 상반기에 지정한다. 청해진대학 소속 학생은 2년간 직무, 기술, 어학 및 문화를 통합한 해외취업 과정을 이수한 뒤 해외취업에 도전할 수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한 국가에서는 청년들이 이들 기업의 중간관리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알선한다. 글로벌 기업이 밀집해 있는 홍콩 싱가포르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글로벌 리크루트 회사와 공동으로 취업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 병원과 기업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중동은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한 인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재외공관장 평가에는 해외취업 지원 실적도 반영된다. 정부는 이런 정책을 통해 2017년부터 연간 1만 명의 청년을 해외에 취업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의 성과로 미뤄 볼 때 청년실업난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정책의 실효성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단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국내 일자리를 늘리고 질을 끌어올리는 게 해외취업보다 먼저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청년층(15∼2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임금근로 일자리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일자리가 전년 대비 10.3%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20대 일자리는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대의 임금 일자리 수는 306만1000개로 50대 322만1000개보다 적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년 연속 같은 현상이 이어진 것. 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 일자리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0%에서 2013년 19.1%, 2014년 18.9%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늘었고, 청년층은 취업난이 심해 일자리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김철중 기자}
정부가 해외 취업 정책을 전면 개편해 연간 5000명 수준(2014년)인 해외 청년취업자를 2017년부터 연간 1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해외 취업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직업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일명 ‘청해진대학’(해외 취업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학 또는 학과)도 지정해 운영한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청년 해외 취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 ‘열정 페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해외 인턴 사업은 대폭 축소하고, 성과가 뚜렷한 해외 취업 사업을 골라 예산과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해외 취업 지원 정책도 국가별, 직종별로 세분했다. 국가별로 산업구조가 다르고, 인력 수요와 유망 직업 역시 제각각인 만큼 청년들이 취업 전략을 면밀히 세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특히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인력 수요가 많고 진출이 비교적 쉬운 정보기술(IT)은 물론이고 치기공과 같은 ‘틈새 직종’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저학년 때부터 틈새 직종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청해진대학’ 10여 곳을 내년 상반기에 지정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호남 지역에 첫눈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서 차고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 지역은 26일부터 이틀간 남원 24cm, 임실 23.5cm, 익산 22.5cm 등 대부분의 지역에 2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한 간이창고 지붕이 반파되고 전주시 인후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소나무가 넘어져 승용차를 덮치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구례군 천은사 입구에서 성삼재까지 지방도로 861호선은 폭설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전북도 조사 결과 건물 지붕 5곳 파손, 공사장 1곳 파손, 수목 14개 훼손 등 총 24건의 폭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해 26일부터 이틀간 총 291건의 교통사고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폭설로 운암초, 운암중 등 임실 지역 학교 7곳이 폭설로 휴업했고, 전주 서원초, 완주 동상초 등 39개교가 등교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 늦췄다. 한편 주말인 28일에도 전국에 구름이 많고, 충남 서해안과 전북 서해안에는 오전에 눈 또는 비(강수확률 60%)가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1∼3cm. 서울 경기 충청 지역에도 산발적으로 눈발이 날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로 전날보다 다소 오르겠지만 여전히 쌀쌀하겠다. 일요일인 29일에도 중부지방과 전북 지역에는 밤부터 비나 눈(60∼70%)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유성열 ryu@donga.com / 전주=이형주 기자}

한국인들이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13년 치의 연봉이 필요하다고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6년 치 연봉이 필요하다는 정부 조사 결과보다 2배 이상으로 높게 나온 것이다. 2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인 남녀 805명을 설문조사한 ‘주택시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서 연봉의 12.8배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을 하나도 쓰지 않고 평균적으로 12.8년을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본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발표한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Price to Income Ratio)은 평균 5.7배였는데, 응답자들의 체감 PIR는 달랐다. 특히 전세, 월세 거주자는 각각 약 13.5년, 14.7년 치의 연봉이 필요하다고 체감하고 있어, 자가 거주자(12.5년)보다 주거비 부담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또 응답자들은 실제 주택 가격보다 체감 주택 가격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이 평균적으로 체감하는 주택 가격은 2억8000만 원으로 한국감정원이 올 9월 발표한 평균 주택매매가격인 2억4400만 원보다 14.8% 높게 나왔다. 특히 전세 거주자가 체감하는 가격(2억8400만 원)은 월세 거주자(2억7300만 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택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전세 거주자들이 집값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45.8%는 1년 후에도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주택자(전·월세) 중에서 집을 살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다.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 무주택자의 67.9%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택을 구입할 여력을 키우도록 근로장려세제 지원, 저금리 공유형 모기지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취업 못해 공사판으로 ▼건설근로자 23%가 ‘대졸’… 20, 30대가 70% 차지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5명 중 1명은 대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대졸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24일 발표한 ‘2015 건설근로자 종합실태조사(3772명 대상)’에 따르면 대졸 이상 건설근로자의 비중은 전체의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대졸자 비율이 증가했다. 20대는 30.3%, 30대는 39.6%가 대졸자인 반면에 40대는 26.2%, 50대는 21.3%만이 대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졸자의 40.5%는 경력이 3년 미만이었고, 평균 일당도 11만5905원으로 전체 평균(12만1000원)보다 낮았다. 공제회는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구직활동을 하던 대졸자 중 상당수가 안정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건설 현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졸자의 70% 이상을 경력이 짧은 20, 30대가 차지하고 있어서 임금 수준도 낮다”고 분석했다. 건설근로자의 임금, 학력, 주거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이번 조사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근무 경력별로는 20년 이상 일한 근로자의 일당이 13만9854원으로 가장 많았고, 3년 미만인 근로자가 10만202원으로 가장 낮았다. 근로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한 근로자의 평균 일당은 12만7000원, 구두 계약은 11만6000원이었고, 근로계약 미체결 근로자는 11만1000원이었다. 또 건설근로자는 한 달 평균 14.9일만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20.4일)보다 5.5일이나 적은 것이다. 특히 일감이 부족한 겨울철(12∼2월)에는 월평균 근로일수가 13.3일에 그쳤다. 이진규 공제회 이사장은 “건설업 특성상 겨울철에는 일시적 실업 상태에 놓이는 건설근로자가 많다”며 “훈련수당 지급 등 생계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태조사 결과는 공제회 홈페이지(www.cwm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허리 휘어지는 등록금 ▼사립대 평균 733만3087원… 12개국중 美이어 2번째로 비싸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개 회원국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12개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이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2014년 통계를 조사한 것으로 OECD는 매년 각국의 학습 환경, 교육 재정, 교육 성과 등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해 왔다. 우리나라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8554달러(약 733만3087원)로 자료를 공개한 12개국 중 미국(2만1189달러)에 이어 2위였다. 3위는 일본(8263달러)이다. 또 우리나라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4773달러(약 409만1749원)로 등록금 자료를 공개한 24개국 중 미국(8202달러), 일본(5152달러)에 이어 3번째였다. 이번 비교는 각국의 물가 차이를 반영한 ‘구매력지수’를 달러로 환산해 산정했다. 국내 대학 등록금이 비싼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대학들의 경쟁적인 시설 확장, 일부 부실대의 방만 경영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국가마다 실질 등록금을 공개한 곳도 있고 명목 등록금을 공개한 곳도 있어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장학금 혜택 등이 반영되지 않은 명목 등록금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재임 중 문민화 개혁은 전광석화 같았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한 언론에서 “우회로를 택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군부에 대한 무혈혁명’ 하나회 숙청 “모두 깜짝 놀랬재(‘놀랐지’의 경상도 사투리).” 1993년 3월 9일 YS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이렇게 말했다. 전날 하나회 핵심이던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한 뒤였다. ‘하나회 척결’의 서막이었다. 하나회는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육사 11, 12기 출신들의 군 사조직이었다. 이들은 주요 군 보직을 장악하고 있었다. ‘문민 대통령’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YS로서는 하나회를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군을 장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전역시키고 1·3군사령관과 2작전사령관, 군단장과 사단장에 이르기까지 하나회 장성들의 옷을 벗겼다. 하나회 척결은 1995년 하나회 수장 격이던 전·노 두 인사의 ‘반란죄’ 처벌로 이어졌다. YS는 이후 “내가 하나회를 해체하지 않았다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군 개혁으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기틀이 마련됐다는 얘기다.○ ‘역사를 바꾼 명예혁명’ 공직자 재산공개 YS는 1993년 2월 27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정치자금은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신과 가족의 재산을 전격 공개했다. 당시 재산은 17억7822만6070원이었다. YS는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먼저 고통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역사를 바꾸는 명예혁명”이라며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를 추진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여론에 밀린 국회의원,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 군 장성, 판검사 등이 줄줄이 재산을 공개했다. 김재순 전 국회의장과 박준규 당시 국회의장이 부정축재 의혹에 휩싸여 결국 정계를 은퇴했다. 김 전 의장은 유명한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잡은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는다는 뜻)’이란 말을 남겼다. 또 YS 자신이 임명한 초대 내각의 일부 장차관, 정치인, 고위 법조인도 부동산 투기 정황이 드러나 사퇴하거나 당을 떠나야 했다. 그해 5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돼 정무직 및 1급 이상 공직자의 재산을 관보에 공개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허위 등록하면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 ‘교육시스템 지각변동’ 5·31 교육개혁 YS는 1995년 5·31 교육개혁으로 교육시스템 수술에 나섰다. 개혁의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현재 초중고교 시스템과 대학 구조의 근본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YS는 앞선 1994년 2월 5일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를 만들었다. 세계화, 정보화 시대 전환에 대비하고, 당시 교육 병폐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한 것. 3대 과제로 교육재정 확충, 대학 경쟁력 강화, 사학의 자율성과 책임 제고를 설정했다. 대학 설립과 정원, 학사 운영에 자율성이 확대됐고 대학 평가와 정부 재정지원 연계도 시작됐다. 학점은행제, 전문대학원 도입도 이뤄졌다. 전국에 의대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20년이 흐른 지금 평가는 엇갈린다. 공급자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학생과 학부모 중심으로 바꾸고, 학교 간 경쟁을 통해 대학과 초중고교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현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부실 지방대 난립 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날치기 처리 오점’ 노동관계법 YS가 정리해고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노동관계법을 1996년 12월 26일 새벽 날치기 처리했다. 이날 오전 5시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 의원 154명은 미리 준비해 둔 버스를 타고 국회 본회의장에 몰래 모였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 법률과 안기부법 등 11개 법안을 7분 만에 단독으로 처리했다. 당시 경제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날치기에 대한 반발은 거셌다. “야당이 노동개혁을 가로막았다”던 정부 여당은 “노동법을 재개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여야는 정리해고 도입을 2년 뒤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후폭풍이 거세 당시 여당은 1997년 대선에서 패했다. 당시 여당 소속이면서도 법안 처리에 반대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훗날 “YS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했다.정성택 neone@donga.com·이은택·유성열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 여당이 노동개혁 입법을 강행할 경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노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의 5대 입법안은 노사정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독소조항까지 담고 있어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9·15 대타협 취지와 내용을 훼손하거나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 포함된 기간제법 등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며 “공공·금융 부문에서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도 중단하고,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지침 강행 방침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이 꼽은 독소조항은 △기간제 고용기간 연장(2→4년) △55세 이상 고령자 및 전문직, 6대 뿌리산업 파견 허용 △실업급여 하한액 하향 조정 △실업급여 지급요건 강화 등이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금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과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지침 연내 발표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이 같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사정위 탈퇴와 총파업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책임을 떠넘기며 합의 파기를 시도할 것이 아니라 합의정신에 입각해 책임을 다하고 입법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성열 ryu@donga.com·이샘물 기자}

“감정노동으로 인한 적응장애와 우울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더라도 산재보험료는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고객의 ‘갑질’로 인해 근로자들이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보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이런 피해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은 업무상 질병 기준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만 있어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 등은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경영계에서는 산재보험료 인상으로 경영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재보상을 담당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이재갑 이사장(57·사진)은 17일 “그동안 정신질환에 대한 산재 인정 범위나 추이로 볼 때 곧바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입장에서도 (적응장애와 우울증을 겪는) 근로자가 적기에 치료를 받고, 계속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배달대행 기사로 일했던 청소년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은 판결에 대해서는 “일을 하다 다친 사람들의 실질적인 업무 내용을 정확하게 조사해서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전속 대리운전 기사, 신용카드 모집인 등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들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재임 2년 동안의 성과로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꼽았다. 10인 미만 사업장 중 고용보험에 가입한 곳이 지난해보다 약 13만 개(13.9%)나 늘어난 것. 그는 “고용보험, 산재보험 집중 가입 안내 기간을 운영해 인식 개선에 힘쓰고 소규모 협력업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 공공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지난달에는 시민모니터링도 출범시켜 사회보험 의무 가입에 대한 인식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2014년부터 추진 중인 직무중심 채용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실제로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고졸자 2명이 합격하는 등 직무중심 채용 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평가도구를 강화해 직무중심 채용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45년 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20년 전 11월 11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창립했다. 노동운동 ‘아버지’의 마흔 다섯 번째 추모식과 ‘아들’의 스무 번째 생일잔치가 동시에 열린 지난주. 민주노총은 ‘민중총궐기’로 일어나 광화문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검거망을 피해 조계사로 피신했다. ‘성인’이 된 민주노총은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노동개악(改惡)’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확인한 만큼 투쟁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 더욱더 가열한 투쟁으로 시민과 노동자의 분노를 조직하고, 이를 대변해 맞서 싸우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모처럼 민주노총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노동개혁 논의에서 민주노총은 철저히 소외됐다. 노사정(勞使政) 협상에 불참하고, 두 차례 총파업까지 했지만 현장 반응은 차가웠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거셌다. 노동계에서조차 “민주노총은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택한 길은 노사정 협상이나 노동개혁 입법 논의가 아니라 ‘닥치고 투쟁’이었다. 존재감을 과시하기엔 충분했다. 최근 몇 년간 민주노총이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역대 첫 조합원 직접선거로 당선된 한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렇게 관심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전태일이 평화시장 여공들의 열악한 처우에 처음으로 눈뜬 것은 1965년, 분신을 한 것은 1970년이다. 5년 동안 노동법을 공부하고, 노동청에 진정을 넣고, 신문사에 제보를 넣거나 야학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교육시켰다. 그렇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전태일은 ‘바보’라고 불렸다. 1969년 6월 처음 만든 노동운동 조직 역시 ‘바보회’였다. 전태일은 시위를 하지 않았고 할 줄도 몰랐다. 정부에 요청하고, 언론사에 제보하는 것이 유일한 ‘투쟁’이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마저 전달이 되지 않자 1970년 10월 24일 처음으로 거리 시위를 기획했다. 물론 그것도 경찰의 방해로 무산됐고 20일 뒤 결국 몸에 불을 붙였다. 그가 성공한 처음이자 마지막 시위였다. 민주노총은 조직도 있고 자금도 있다. 총파업으로 한국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노사정 협상과 입법 논의에도 참여할 수 있고 정부와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을 할 수도 있다. 전태일처럼 ‘바보’ 같은 투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전자와 후자를 과학적으로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전자만 하고 후자는 하지 않는다. 투쟁만 있고, 교섭은 없다. 9월 열린 20주년 토론회에서 노동계 원로와 전·현직 간부들은 “투쟁만 고집하지 말고 교섭도 병행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중은 지금, 다시 한번 ‘바보’를 원한다. 조직논리와 진영논리가 아닌 진짜 노동자를 위한 투쟁. 실리를 극대화하는 치밀한 교섭. 전태일은 그걸 알았고, 민주노총은 그걸 모른다. 그렇다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전태일과 민주노총, 누가 진짜 바보인가.유성열 정책사회부 기자 ryu@donga.com}

노사정(勞使政)이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 등 노동개혁 입법 쟁점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전문가그룹이 고용기간 연장 및 파견 확대와 관련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사정이 이를 두고 최종 합의를 하지 못함에 따라 노동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고용기간 연장과 관련한 전문가그룹의 의견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그룹은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정부안)이 합리적이지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자 본인의 신청과 별도로 근로자 대표의 서면 합의도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전문가그룹은 앞서 9일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55세 이상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 6개 뿌리산업(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에 일부 보완장치를 전제로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그룹이 두 쟁점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특위는 노사정 및 전문가그룹 의견을 모두 병기해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9·15 대타협 때 노사정위가 실태조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자고 했던 합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자던 실태조사는 방법과 내용 등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최영기 노사정위 상임위원은 “실태조사 결과는 안 나왔지만 보완할 수 있는 다른 통계나 분석 자료를 참고하면 법률적, 전문가적 판단을 내리는 데 큰 지장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태조사단은 17일부터 기간제 및 파견제 사업장 10곳 등을 차례로 방문해 근로자와 사용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당초 계획했던 1000명 이상의 설문조사가 아닌 개별 심층면접조사를 하기로 한 것. 그러나 이런 조사는 정부나 노동계도 수차례 진행한 바 있고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이나 실태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야당이 대타협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구속력을 갖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정규직, 파견 쟁점은 올해 안에 국회 통과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노사정위가 대타협 이후 첫 관문이었던 두 쟁점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앞으로 남겨진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논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노사정위가 아닌 별도의 협의체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노사정위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등 협의체 구성 단계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렵더라도 대타협 정신을 존중하고, 노동계와 최대한 협의해서 지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설악산의 비경으로 꼽히는 토왕성폭포(사진)가 45년 만에 공개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토왕성폭포 인근에 새 전망대를 설치해 이달 말부터 연중 개방한다고 15일 밝혔다. 토왕성폭포는 1970년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빙벽대회 등 특수한 경우에만 개방됐다. 공단은 설악동 소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 이어진 2.4km의 기존 탐방로를 410m 정도 더 연장한 지점에 새 전망대를 설치해 탐방객들이 토왕성폭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총 길이 320m인 토왕성폭포는 설악산의 10대 명승 중 하나.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96호로 지정됐다. 토왕성폭포가 개방되면 ‘용아장성(20여 개의 암봉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있는 내설악의 능선)’과 ‘내설악 만경대’만이 설악산 내 출입통제지역으로 남는다. 공단은 용아장성의 개방도 추진할 방침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