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준

황형준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421

추천

2007년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를 거치며 경찰, 기획재정부, 정당, 법조, 청와대 등을 취재했습니다. 정치와 법, 권력구조 그리고 사람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취재분야

2026-02-03~2026-03-05
칼럼44%
대통령23%
정치일반13%
선거10%
남북한 관계7%
정당3%
  • 이유정, 대선전 與영입명단 포함 논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49·사법연수원 23기·사진)가 5월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영입 명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특정 정당에 관여한 인사가 헌법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했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올 3월 당 인재영입위원장 원혜영 의원은 이 후보자를 포함한 60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명단에 들어간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는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정책 개발 등에 참여할 인사를 당 차원에서 모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당시 여성단체연합의 추천으로 명단에 들어갔다”면서 “하지만 후보자가 실제로 (당) 활동을 하거나 당원 가입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헌법재판소법 9조는 ‘재판관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관의 과거 행적에까지 소급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이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 그동안 특정 정당 당원이나 정당 영입 인사가 헌법재판관이 된 경우는 없었다. 한 전직 헌법재판관은 “헌법재판관의 정파성이 판단의 근거가 되면 헌재의 정치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전직 재판관은 “정치색이 뚜렷한 법조인이 헌재 재판관이 되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 사건에 대한 예단을 내릴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배석준 기자}

    • 2017-08-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무일의 셀프개혁 카드

    검찰 총수로는 처음으로 경찰청을 방문하고 여야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지난달 25일 취임 이후 연일 파격행보를 이어온 문무일 검찰총장(사진)이 검찰개혁 요구에 대응 카드로 꺼내 든 것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설치였다. 검찰의 기소권과 영장청구권 독점을 깨뜨려야 한다는 정치권 등의 요구가 많은 상황에서, 검찰권 행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로부터 통제를 받겠다고 선수를 치고 나선 것이다. 문 총장은 8일 대검찰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수사심의위 도입은 “수사의 적정성을 심리하는 곳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기소 또는 불기소 결정은 각각 법원의 재판과 재정신청이라는 절차를 통해 옳고 그름을 따져볼 수 있다. 하지만 수사 과정이 적정했는지는 별도의 판단 절차가 없어 검찰에 대한 다양한 오해와 불신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문 총장은 “검찰이 불신을 받는 내용을 보면 ‘왜 그 수사를 했느냐’ ‘수사 착수 동기가 뭐냐’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고 ‘과잉 수사다’ ‘수사가 너무 지체된다’는 문제 제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부분도 (수사심의위로부터) 점검받고 (필요하다면) 사후적으로 수사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수사가 끝난 사건은 물론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수사심의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그 결론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수사심의위는 기존에 각 검찰청이 운영 중인 검찰시민위원회의 단점을 보완한 제도다. 검찰시민위는 검찰 내부에서 이견이 있는 사건 등에서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결정을 할 때 의견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검찰시민위에 어떤 사건을 회부할지를 검찰 스스로 정하는 까닭에 민감한 정치적 사건 등은 논의 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 반면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을 심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실질적 검찰권 통제 기구가 될 수 있다. 또 일반 시민들로 꾸려진 검찰시민위와 달리 수사심의위는 사법제도 등에 학식과 경험을 갖춘 법학교수 등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다. ‘여론’이 아닌 ‘법률’의 관점에서 수사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문 총장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밝힌 대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자제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특별수사에 대해서는 수사 총량을 줄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직속 수사기구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도 단장을 검사장 급에서 차장검사 급으로 격하하고, 부장검사인 팀장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문 총장은 “대검에 직접 수사 기능을 두고 많은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검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정식 직제가 아니므로 유연한 조직을 유지하다가 일이 생기면 (수사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검찰 수사관이 외근을 하며 범죄정보 수집 및 분석업무를 담당해온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도 활동 방식과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황형준 기자}

    • 2017-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문]박영수 특검의 논고문, 이재용 부회장 측 최종변론, 이재용의 최후 진술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또 특검은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회후 진술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영수 특별검사의 논고문,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최종 변론, 이 부회장의 최후 진술.◇박영수 특별검사 논고문1. 들어가는 글 먼저, 약 5개월 동안 준비기일을 포함해 무려 55회나 기일을 진행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검사로서는 수사를 개시한 이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사안을 확인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법률가로서 품격을 지키면서 편향된 가치와 시각을 갖지 않으려고 스스로 경계하면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2. 이 사건의 의미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59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기업입니다. 대통령은 대기업 규제 등 경제정책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있어 최고 결정권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과 삼성은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두고 크고 작은 잠재적 현안으로 상호 긴장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내 유보금 과세 추진의 후퇴’ 등이 그 한 예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진 ‘경제 민주화’ 바람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게 되었고, 더군다나, 삼성으로서는 2014. 5.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되었고, 미르 재단, 케이스포츠 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승계 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 시키려고 하였습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 이 사건은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인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 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통상의 뇌물 사건에 있어서 입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하여 실제 도움을 준 사실까지도 입증되었습니다. 반면에,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교부한 이 사건 각 금원들은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본건 관련 증거들의 증명력 및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의 기업 비리 사건들을 살펴보면 사후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후에 증거인멸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당시부터 사후에 문제가 될 것을 대비하여 허위 용역 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범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경향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뇌물을 제공하면서 허위 용역계약 등을 통하여 뇌물 제공 사실을 은폐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피고인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이 실체진실이 아닌 범행 은폐를 대비하여 사전에 허위로 만들어 둔 것은 아닌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범행은 경제계의 최고권력자와 정계의 최고권력자가 독대자리에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과 주요 정부부처 등이 동원되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정해지면서 진행된 범행입니다. 즉, 독대 자리는 큰 틀의 뇌물제공 의사 합치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이루어진 개별적인 뇌물제공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루어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를 살펴보면, 범행 당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실을 잘 모르고 동원되었던 사람마저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된 사실 자체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 등으로 인하여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유지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 이재용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삼성그룹 관련자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들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는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빙성을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4. 피고인들 변명의 부당성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본건 혐의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그에 더하여 본건 자금 지원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은 수사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었습니다. 실체진실은 하나일 것인데, 자신들의 경험을 설명함에 있어 그 주장 내용이 수사와 재판의 진행 단계에 따라 변경된다는 것은, 피고인들이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임이 명백합니다. 또한, 피고인들은 본건 자금 지원에 대하여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교부한 것으로 직권남용의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본건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본건 자금 지원은 2014. 9. 15. 최초 독대에서 형성된 상호 편의 제공의 합의에 따른 정경유착의 결과였습니다. 단순히 직무상 권한을 앞세운 대통령의 위협에 굴복한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이재용 피고인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 등 여러 가지 도움이나 혜택을 기대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용 피고인은 실제로 합병을 포함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에 더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 하에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하여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합니다.5.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 필요성 재판장님,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훼손된 헌법적 가치를 재확립하여야 합니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과의 독대라는 비밀의 커튼 뒤에서 이루어진 은폐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국정원 주도 댓글 사건’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듯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공무상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추어진 사실도 머지않아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과 진술 번복을 통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을 기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피고인 이재용은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국회 청문회 석상에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삼성그룹은 2008년경 있었던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한 점에 대해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재판부와 국민 앞에 사과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권력과 유착되어 사익을 추구하는 그룹 총수와 그에 동조한 일부 최고경영진입니다. 이들은 본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반성하지 않고,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마저 저버리고 있습니다. 6. 결어 이제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 사건 법정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의 양형에 대한 최종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피고인 이재용 징역 12년, 피고인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징역 10년 피고인 황성수 징역 7년을 구형한다.◇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 최종변론 1. 소회 특검의 구형 의견을 들으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피고인들과 삼성에 대한 특검의 오해와 불신이 너무 깊은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재판을 통해서 그러한 오해와 불신이 해소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 서, 변호인의 의견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난 3월 9일 제1회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이후 오늘에 이르 기까지, 3회의 공판준비기일과 53회의 공판기일이 진행되었습니 다. 돌이켜 보면, 매 기일 하나하나가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었 습니다. 그 동안 모든 재판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 니다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은 재판 장님과 두 분 판사님들입니다. 연일 심야까지 계속되는 기일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재판을 잘 이끌어주셨고, 변호인과 특검의 때로는 도를 넘는 공방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셨습니다.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육체적으로, 또 정신 적으로 너무도 힘든 가운데에서도, 오로지 재판에만 집중하고 변론에 혼신의 힘을 쏟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재판부에 대한 존경과 신뢰 때문이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아울러 존경하는 특검과 파견 검사님들의 노고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친절하게 도와주신 법원 관계자분들께도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2. 들어가며 특검은 이 사건 초기부터 이 사건 재판이 세기의 재판이라고 공언하였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하 “국정농단 사건”)의 본체이자, 정경유착 근절의 본보기가 될 사건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또한 에버랜드 사건에 서부터 이어져온, 삼성의 편법승계에 대하여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제2차 삼성특 검이라는 말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특검의 주장처럼, 과연 이 사건이 국정농단 사건의 본체이자 정경유착 근절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사건인지, 아니면 그와 같은 특검의 주장이 법률가로서 당연히 치열하게 고민했 어야 할 법적 논증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fallacy of argumentum ad populum)를 범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건의 당사자도 전혀 다르고, 공소장 기재 범죄사실도 전혀 다른, 무려 20여 년 전 에버랜드 사건을 새삼 들추어 내면서 이 사건과 관련지우는 시도야말로, “논점 일탈의 오류”(fallacy of ignoratio elenchi)라고 하는 또 하나의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 합니다. 아니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하여,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는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3항의 정신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일입니다. 변호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법률가로서 많은 생각을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검이 이 사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변호인이 걱정을 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바로 대한민 국헌법 제27조 제4항이 선언하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형사 소송법 제307조가 선언하고 있는 증거재판주의 원칙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우려입니다. 특검이 이 사건의 실체 및 본질과 무관하게 부여한 의미 때문에, 증거 없는 사실인정이나 법리에 반하는 판단이 이루어지고, 피고인들의 행위가 그들의 진정한 의사와 다르게 평가받는 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변호인의 이러한 걱정은 이 사건 공소장을 받아 보았을때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특검은 이 사건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고,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공언하였지만, 정작 이 사건 공소장에는 범죄사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과거의 사실이 잔뜩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막상 핵심이 되는 범죄사실 부분에 이르러서는, “~~~ 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공소장 26 쪽), “~~~을 이해하고 있었다”(26쪽), “~~~이라고 마음먹고 ~~~을 수락함으로써”(27쪽, 28쪽, 30쪽, 36쪽, 38쪽), “~~~이라고 생각하고 ~~~을 수락함으로써”(27쪽, 29쪽, 31쪽, 36쪽, 38 쪽), “~~~하기로 마음먹었다”(42쪽, 45쪽)는 등 특검의 일방적인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 변호인의 기억에 이런 방식으로 작성된 공소장은, 특검이 되새김질하는 에버랜드 사건이 일어나기도 더 전에, 바로 이 건물에서 적지 않게 읽어 보았던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더욱이 이 사건 공소장에는 법관에게 예단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기재된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 중 한 부분이 지난 공판기 일에 논쟁이 되었던, 3차 단독 면담 부분입니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대통령이 3차 단독 면담 당시, 피고인 이재용에게 “정유라를 잘 지원해 주어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지원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직접인용 부호인 큰 따옴 표까지 사용하여 기재하였습니다. 큰 따옴표라는 문장부호가 글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하거나, 남의 말이나 글을 직접 인용할 때에 쓴다는 것쯤을 특검이 모를 리 있겠습니까? 그런데, 지난 공방기일에서 재판장님께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무엇이냐고 물으시자, 특검은 “정확한 워딩에 대한 증거는 없고 취지를 그렇게 표시한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공소장이 논문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렇게 기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변호인들은 처음 제출한 변호인의견서(1)(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본적 문제점)에서, 이 사건 공소장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변호 인은 그 주장의 수많은 근거 중 하나로, 이 부분 기재도 지적한바 있습니다. 즉, 이 부분 기재는 직접 따옴표를 사용함으로써, 마치 그러한 대화가 실제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을 주어 법관에게 예단을 주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공소장은 위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공방에서의 특검의 답변은, 이 사건 공소장이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인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에 더 나아가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에게, 정유라를 직접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은 사실은 거짓이었 다고 자인한 것입니다. 결국 특검이 이 사건에 도를 넘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공소장일본주의 원칙까지 위반한 것은, 증거의 부족을 넘어서려는 일종의 고육책임이 분명합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특검이 임의로 부여한 이 사건의 의미가 아닙니다. 과연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있느 냐, 그것이 헌법이 선언하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설 수있느냐 오로지 그것만이 문제될 뿐입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특검이 이 사건 전 공판과정에서 제출한 정황증거들로써 인정될 수 있는 간접사실을, 모조리 다 모아 보아 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도저히 뒷받침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 견강부회식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또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특검의 주장은, 헌법이 선언하고 있는 무죄의 추정을 번복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한 것입니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의 부당성 이 사건 공소사실의 부당성에 관해서는, 별도로 변론요지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만, 특검이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잘못되었다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지원행위를 하면서 결코 대가를 바란 일이 없었다는 점, 이 사건 공소사실에 심각한 법리 오해와 논리적 모순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간략히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에 관하여 우선 특검은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승마, 재단, 영재센터 등 이 사건 각 지원행위를 한사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다만, 특검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그 성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사건 각 지원행위는, 대통령, 청와대, 김종 차관 등에 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따라 결정되고, 이행 되었다는 공통된 성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원 이후, 최서원과 그 측근들에 의해 변질되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특검은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최서원과 대통령의 관계,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통해 비로소 밝혀진, 최서원의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 등을 잘 알면서, 오히려 이를 이용하기 위해 지원을 하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특검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점이 이 사건 공판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① 먼저 이 사건 승마지원의 경우, 대통령은 세 차례의 단독 면담에서 한 번도 정유라를 언급한 사실이 없습니다. 특검이 공판과정 내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웠던 안종범 수첩에서조차도 ‘정유라’라는 이름은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원하였다면, 이를 피고인 이재용에게 말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특검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을 돕는 대가라고 까지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이 직접 말하지 못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즉,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은 대통령의 요청 사항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은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 아니라, 최서원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입니다. 최서원은 박원오를 통해, 대통령과의 관계, 나아가 자신의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알려주면서, 삼성이 올림픽 승마지원을 하는 기회에, 정유라를 포함시켜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 후 삼성이 어쩔 수없이 요구를 들어주자, 최서원은 다른 선수들의 선발을 방해하 면서, 삼성이 하는 올림픽 지원의 혜택을 정유라가 독차지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승마지원의 성격에 대해서는, 강요, 공갈, 사기 등 궁극적으로 다양한 법적 평가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뇌물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② 다음으로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출연의 경우, 청와대의 주도와 전경련의 요청으로 진행된 재단설립 절차에, 삼성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수동적으로 참여하였을 뿐입니다. 재단설립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세부적인 활동계획 등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⑴ 중국 리커창 총리의 방한 때 MOU를 체결하는 등 국가적인 차원의 행사에 참여하는 재단으로 설명된 점, ⑵ 청와대경제수석, 문체부, 전경련 등이 관여되어 있었던 점, ⑶ 삼성뿐만 아니라 재계 서열 상위의 대기업들이 대부분 참여하였으며, 그 기업들도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출연에 응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재단이 사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특검은 삼성의 경우, 배후에 최서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출연에 응했다고 주장하지만, 삼성이 더 적극적으로 출연에 응하거 나, 앞장서서 다른 기업들을 설득하는 등 삼성만이 최서원의 존재를 알았다고 볼 어떠한 정황증거도 없습니다. ③ 영재센터 1차 후원의 경우, 대한빙상연맹 회장인 김재열 사장이 김종 전 차관의 요구를 받고, 빙상연맹 회장사이자 올림픽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진행한 것입니다. 피고인들이 후원을 결정하고, 진행한 것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은 물론이고 삼성 임직원 중 어느 누구도, 최서원이 영재센터를 설립하고, 최서원의 조카인 장시호가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애써 김종의 역할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종이 영재센터의 설립, 인사 구성, 운영, 후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깊숙이 관여하였다는 점은, 복수의 증거에 의해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김종이 삼성전자의 후원에 관여하였다는 점은, 최서원, 장시호, 이규혁, 박재혁 등의 진술을 통해 일관되게 확인되는 내용이며, 특검의 주장과 같이 ‘메신저’ 정도의 역할을 하였던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는, 공방기일에서 보신 바와 같습니다. 그리고 특검이 김종의 역할을 이와 같이 축소시킨 배경이 무엇이든지 간에, 변호인은 이로써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일정 부분 왜곡되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영재센터 2차 후원의 경우, 피고인 이재용은 이에 관여한 사실이 없습니다. 특검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초기부터 제기해 왔던, 3차 단독 면담시간에 관한 주장을 극구 외면하여 오다가, 뒤늦게 지난 제52회 공판기일에서야 종전에 3차 단독 면담시간이 라고 주장하던 “오후” 부분을 비로소 삭제하였습니다. 특검은 또한 봉투의 전달경위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에게 “직접” 전달하였다는 부분도 삭제하였습니다. 특검 스스로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하였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로써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으로부터 봉투를 전달받지 않았음이 명확히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관련 증거에 의할 때, 3차 단독 면담시간이 오전이었다는 점과, 그 시간에 대통 령이 봉투를 받아 피고인 이재용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물리적 으로 불가능하였다는 점이 너무도 분명하게 밝혀졌기 때문입니 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단순히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관계까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무리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 각 지원 경위에 관한 특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나. 부정한 청탁의 존부에 관하여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와 관련해서 대가를 바란 일이 결코 없습니다. 사실 특검 주장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사건 각 지원행위를, 그 지원에 관계된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대가에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존재하지도 않는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입니다. 특검은 처음 출범 당시부터, 이미 삼성은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국정농단의 기회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 였다는 시각을 갖고 수사에 임하였습니다. 여기에는 그간 우리 사회의, 삼성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편견이 밑바탕에 깊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은 편법 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고 할 것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총수 일가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한 조직이다”, “다른 기업이라면 몰라도, 정보력이 막강한 삼성이라면 당연히 최서원의 존재는 물론이고, 그의 대통령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까지 미리 알았을 것이다”라는 등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특검은 그동안 국정농단 특검이 아니라 삼성 특검이 라고 불릴 정도로, 삼성그룹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수사를 하였고, 또 이미 수십여 차례에 걸친 공판이 진행되었음에도, 정작 이들 의혹 중 사실로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확신합니다. 우선 특검이 공소장에서 ‘승계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는 개별 현안들 중에, 피고인 이재용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 증가를 가져온 것이 무엇이 있었습니까? 설령 특검 주장의 ‘승계작 업’ 과정이 모두 마무리 되더라도, 피고인 이재용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습니다. 누누이 강조하였습니다만, 삼성전자는 더 이상, 일부 추가의결 권의 확보로써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삼성전자 내 사업부 구조조정이나,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하려고 한 적도 없지만, 삼성의 주주 들이나 우리 사회가 그것을 용납하지도 않을 일입니다. 다음으로 어떻게 대통령의 최측근들이나 국내 유수의 언론들도 알지 못했던, 최서원의 존재와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삼성이 2015. 7. 이전에 미리 알고 정유라 지원을 결정할 수 있었겠 습니까? 삼성이 2015. 8. 승마지원 과정에서 비로소 최서원의 존재와 그 영향력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삼성의 정보력이 막강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최서원이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을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 입니다. 또한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이 총수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이라는 것입니까? 공소장에서 문제 삼고 있는 삼성의 현안들은, 대부분 그룹 내 여러 계열사가 관련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계열사 간 이해조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미래전략실 본연의 업무인 것입니다. 미래전략실은 바로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였던 것이고, 김상조 증인조차도 그룹에 있어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인정하였습니다. 특검은 미래전략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을 두고, 마치 피고인 이재용 개인의 사익을 위해 봉사한 것인양,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다양한 현안들을, 모두 피고인 이재용 개인을 위한 일로 보는 데에서 비롯된, 지독한 편견일 뿐입니다. 특검은 세간에서 제기하는 이와 같은 의혹과 선입견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반영한 나머지, 피고인 이재용이 제일모직-삼성물 산의 합병을 필두로 한, 소위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하여,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이 사건 지원에 이르렀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변호인으로서는 소위 ‘승계작업’이란 것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검 주장의 소위 ‘승계작업’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갖는 의미는 실로 지대합니다. 왜냐하면 특검은 소위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구조개편 등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현안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피고인 이재용의 개인사인 ‘승계작업’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하고, 나아가 나머지 피고인들은 삼성이 아닌 피고인 이재용 개인의 사익에 봉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특검 주장과 같은 내용의 ‘승계 작업’이 존재하고, 피고인 이재용이 이를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왔다는 공소사실은, 엄격한 증명을 통하여 증명되어야 합니다. 법원에 현저하여 증명이 필요 없는 불요증 사실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특검은 이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이자, 특검 스스로 세기의 재판이라고 평가한 이 사건 재판의 출발점이기도 한, ‘승계작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삼성의 지배구조개편에 관한 증권사리포트, 관련 정부부처의 예상이나 일부 시민운동가의 의견이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특검은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삼인 성호”[한비자,〈내저설(內儲說)〉편]의 우를 범한 것입니다. 또한 단언하건대,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승계작 업’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앞으로도 제출될 수 없음을 확신합니 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의 종착점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체제입니다. 그런데 중간금융지주회사 체제는 그 개념상 반드시 사업지주회사의 존재를 전제로 합니 다. 그런데, 삼성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사업지주회사 전환 은, 피고인 이재용의 의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입니다. 특검 스스로도 공소장에서 ‘승계작업’ 과정에 사업지주회사 전환을 포함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의 몇 안 되는 과정 중,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한 순환출자고리 해소시 삼성물산 의결권 손실 최소화 과정”이라는 것과 바로 그 다음 과정인 “삼성 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이 공판과정에서 이미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결국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이란 존재하지도 않지만, 논리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특검은 다른 기업은 몰라도, 삼성만은 최순실의 존재와 대통 령에 대한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할 때에는, 마치 삼성을 전지전능한 것인 양 취급하다가, 소위 ‘승계작업’의 존재를 주장할 때에는, 삼성을 앞뒤 논리도 서지 않는 엉터리 승계작업을 수립해서 추진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검은 한편에서는 피고인 이재용이 이건희 회장을 아직 승계하지 못하였음을 전제로, 소위 ‘승계작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또다른 한편에서는 피고인 이재용이 이미 이건희 회장을 승계한 것과 마찬가지 지위에서, 미래전략실에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 관계라고 주장하는 이중적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이 얼마나 모순으로 가득한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 밖에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의 허구성을 뒷받침하는 많은 논거들은, 이미 제출한 의견서에서 충분히 설명드렸다고 사료되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으로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제3자뇌물수수죄에 있어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려면, 우선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내용이 특정 되고, 다음으로 제공되는 이익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존재하여야 합니다. 게다가 특검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의 대가가,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3자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대통령이 삼성그룹 각계열사의 개별 현안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나아가 우선 특검 주장과 같은 승계작업의 존재와 그 내용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바로 그 승계작업에 대한 도움을 주는 대가라는 점을 인식하거나 양해 하였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어야 할 승계작업의 내용이란,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개별 현안이 아니라, 특검 주장과 같은 순서로 이어지고 논리적 상관성을 갖는 유기적 과정으로 서의 ‘승계작업’을 의미한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특검 주장의 ‘승계작업’이라는 것 자체가 애당초 존재 하지 않았고, 그와 같은 엉터리 ‘승계작업’이 존재할 수도 없음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특검 주장과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식할 여지가 없습니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결과이지만, 대통령이 특검 주장과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을 인식하고, 나아가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바로 그 승계작업에 대한 도움을 주는 대가라는 점을 인식하고 양해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아무런 증거도 없습니다. 심지어 특검이, 결심을 불과 며칠 앞두고 뒤늦게 제출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건 등에 의하더라도, 청와대가 인식한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는, ‘경영실적을 통해 이재용 체제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대통령이 인식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대통령이 특검 주장과 같은 ‘승계작업’에 관하여, 안종범이나 그 밖의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라는 지시를 전혀 한적이 없다는 점은, 이 사건 핵심 쟁점인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강력한 정황사실입니다. 더구나 대통령이 먼저 ‘승계작업’에 대한 도움의 대가로 이 사건 각 지원행위를 요구하였다는 공소 사실과는 더더욱 양립할 수 없는 사정입니다. 공판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안종범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으로 근무하는 동안 대통령의 심복이었습니다. 기업 총수들과의 단독 면담 일정을 잡고,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에도 관여하 였습니다. 심지어 하나은행 이상화에 대한 인사청탁 등 대통령의 비공식 지시도 모두 받아 이행하였던 사람입니다. 안종범은 근무기간 동안, 대통령이 공식, 비공식으로 한 말을 거의 다 받아 적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견된 수첩만도 60여권이 넘습니 다. 특검은 안종범 수첩을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안종범 수첩 어디에도 ‘경영권 승계’라는 단어조차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만일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려고 하였다면, 측근이자 심복인 안종범의 수첩에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에게, 특검 주장과 같은 소위 ‘승계작 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는 특검의 주장은, 근거 자체도 모호하기 그지없습니다. 우선 특검은 2014. 9. 15. 1차 단독 면담시에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특검은 공소장 자체에서도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였다고만 기재하고 있을 뿐, 도대체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에 어떠한 내용의 청탁이, 어떤 방식으로 오고갔는지 전혀 특정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1차 단독 면담은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의 기회에, 사전 예고도 없이 대통령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그것도 불과 5 분도 안될 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피고인 이재용이 특검 주장과 같은 내용의 거대한 ‘승계작업’ 에 대한 도움을 대통령에게 청탁하면서, 이와 같이 사전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요구한 우연한 만남에서, 그것도 바깥에서는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일행들이 테이프컷팅을 위해 기다리고 상황에서, 불과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해치 웠다는 것이, 도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주장입니까? 더구나 특검 주장과 같이 1차 단독 면담시 부정한 청탁과 뇌물수수의 합의가 있었다면, 곧바로 이어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 무산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요? 2015. 7. 25. 2차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이 승마협회에 대한 운영이나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상황은 또 어떻게 설명할수 있습니까? 사실 특검 스스로도 2014. 9. 15. 1차 단독 면담시, ‘승계작업’ 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자신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문에 특검은 공소장에 적시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 느닷없이 2014. 9.경 청와대 안가에서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에 또 다른 단독 면담이 있었다고 주장하였고, 이 부분 입증에 진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은 특검 주장과 달리, 그 무렵 청와대 안가에서든 어디에서든 단독 면담을 한 사실이 결코 없습니다. 또한 특검이 2015. 7. 25. 2차 단독 면담시 ‘승계작업’에 대한 청탁이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사실상 소위 ‘말씀참고자료’뿐 입니다. 그런데 해당 말씀참고자료는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게, 담당 행정관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든 것일 뿐입니다. 게다가 대통령이 말씀참고자료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은, 공판과정에서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안종범은 만약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에게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하여 언급하였다면, 자신의 수첩에 관련 내용이 기재되었을 것이라고 증언하였습니다. 결국 특검은 인터넷에 떠돌던 이야기를 정리한 대통령 말씀참 고자료를, 급기야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에게 한 말씀으로 둔갑 시키고, 이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공소장에 기재함으로써 공소장 기재 범죄사실의 핵심적 토대로 삼은 것입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검이 2014. 9. 15. 1차 단독 면담시부터 소위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포괄적 청탁’을 주장하는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소위 ‘승계작업에 대한 포괄적 청탁’을 주장하지 않으면, 삼성그룹각 계열사의 개별 현안들을 승계작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일련의 행위로 포섭시킬 수 없고, 각각의 개별 현안들만으로는 그 시기나 내용면에서,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의 단독 면담 시, 청탁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승계작업’이라는 가공의 틀이 없으면, 피고인 이재용의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도저히 상정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특검이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경우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특검은 소위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승계작업을 구성 하는 여러 과정 중에서도 이 사건 합병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합병은 2014. 9. 15. 1차 단독 면담 당시에는, 합병 당사회사 중 제일모직이 상장조차 되어 있지 않아 애당초 거론도 되지 않았고, 2015. 7. 25. 2차 단독 면담 당시에는, 이미 합병 찬성 주주총회 결의까지 마진 상태였습니다. 즉 시기상으로 피고인 이재용이 단독 면담시 대통령에게 청탁할래야 청탁할 대상이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 합병 이야기를 꺼낸 김에 이 사건 합병에 관하여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 합병에 대해서는 세간에 많은 오해와 불신이 있었습 니다. 피고인 이재용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이라거나,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 대주주인 피고인 이재용에게 유리하게 정해졌 다거나, 명분 없고 부당한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그룹이 전방위적인 로비를 전개하여 무리하게 주주총회 결의를 얻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의 재판과정에서, 그와 같은 세간의 오해중 사실로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적으로 합병비율에 대해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특검은 ISS 등 자문기관의 의견서 등을 근거로 합병비율의 부당성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자문기관의 의견이 어떻게 시장원리에 따라, 그것도 완전경쟁시장인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보다 기업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특정인으로부터 보수를 받고 제공해 준 자문기 관의 의견이, 어떻게 바로 자기 자신의 돈을 걸고 의사결정을한 투자자들의 판단에 우선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특검의 주장은 시장원리를 부정하고, 실질적으로 이 사건 합병당사회사들이 자본시장법상 중대한 범죄행위인 주가조작을 하였다는 것에 다름 아닌데, 도대체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주가조작을 했다는 증거가 있었던지요? 이 부분에 관하여는, 이미 공판과정에서도 이 사건 핵심 쟁점과 거리가 있다는 재판장님의 지적을 수회 받은 상태이므로, 이만 약하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합병비율이 불공정하여 서민의 노후자금원인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게 하였고, 이로 인해 대주주 일가가 이득을 취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합병을 성원해 주신 국민들과 특히 소액주주들 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피고인 이재용으로서는 그어떤 공소사실보다 억울해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피고인들은 물론이고 어떤 삼성 관계자들 도, 이 사건 합병 성사를 위해 청와대와 정부기관에 로비를 한사실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이 사건 합병 성사를 지시하였다거나, 청와대가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공단에 이 사건 합병 성사를 지시한 사실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안종범 수첩에는 물론이고, 안종범·문형표·김진수 간 수년간의 카카오톡 메시지에도 ‘합병’이란 언급 자체가 없었습니다. 결국 특검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이란,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 부족을 감추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모두 “피고인 이재용의 사익”을 위한 것으로 왜곡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입니다… 한편, 특검 스스로도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의 3차례 단독 면담만으로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받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은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의 3차례 단독 면담시에, 이미 ‘승계작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굳이 ‘승계작업’을 구성하는 개별 현안들에 대해서는, 이와는 별도로, 피고인 이재용이 미래전략실을 통해 청와대, 정부부처 등에 청탁하는 방법으로, 간접적, 묵시적 청탁을 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러한 미래전략실 등을 통한 개별 현안들의 청탁은, ‘승계 작업’에 대한 포괄적 청탁의 의미도 가진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특검이 주장하는 이러한 간접적, 묵시적 청탁이라는 것의 실상은, 각 계열사의 개별 현안에 관하여 업무담당자들이 주무부서 등에 대하여 적법하고도 필요한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합니다. 공소장에 기재된 몇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특검이 이름조차 밝히지 못한 삼성 임원이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참석한 간담회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일, 피고인 박상진이 2015. 7. 10. 전경련 정책위 조찬회의 공개석상 에서 발언한 일, 2015. 11. 김중중 사장이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법률의견을 개진한 일 등은, 증거관계를 떠나, 상식적으로도 피고인 이재용이 지시할만한 내용도 아니며, 대통령이 보고받을 만한 내용은 더더욱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특검의 주장과 같이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에 단독 면담을 통해, 소위 ‘승계작업’과 이를 구성하는 개별 현안들에 대하여 부정한 청탁이 이루어졌다면,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지 대통령이 청와대 등을 통해 도움을 주도록 지시하고, 피고인 이재용 또한 미래전략실 등에게 ‘승계작업’에 대한 대통 령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는 내용이 전달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전 공판과정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전혀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이미 피고인 이재용에게 ‘승계작업’을 도와주기로 하였다는데, 삼성 임직원들이 별도로 정부부처 등에 청탁할 이유는 또 무엇이라는 것인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삼성그룹의 일상적인 경영활동마저 모조리 청탁으로 몰아 가고 있는 것입 니다. 특검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삼성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은 어떤 공무원도 만나지 말아야 하고, 공무원에 대하여 어떠한 의견 개진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 부당성에 의문이 있는지요? 결국 소위 ‘승계작업’에 관하여,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의 3차례 단독 면담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거나, 피고인 이재용이 미래전략실 등을 통해 간접적인 청탁을 하였다는 특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간의 공판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확신합니다. 다. 법리적 오류와 모순점 마지막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나 특검의 주장에는 심각한 법리적 오류와 모순점에 있다는 점입니다. ① 단순뇌물죄 공동정범 적용의 오류 먼저, 특검은 재단, 영재센터 지원행위와는 달리, 이 사건 승마지원에 대하여는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향하는 뇌물공여죄가 아니라, 단순수뢰죄에 대향하는 뇌물공여죄로 기소하였습니다. 즉, 특검은 (이 사건 승마지원을 대통령이 아닌 최서원이 받았 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대통령과 최서원이 제3자뇌물수수죄가 아닌 단순수뢰죄의 공동정범이고, 피고인들은 단순수뢰죄에 대향하는 뇌물공여죄를 범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관한 법리 논쟁은 단순한 이론적 흥밋거리가 아니라, 범죄의 구성요건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다소 이론적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특검이 주장하는 단순뇌물죄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형법은 뇌물의 귀속주체에 따라, 단순수뢰죄와 제3자뇌 물수수죄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그 구별기준은 매우 단순합니다. 뇌물이 공무원에게 귀속되었느냐, 제3자에게 귀속되었느냐만 살피면 되는 문제입니다. 이 사건에서 삼성이 지원한 돈 중 단돈 1원도 대통령에게 귀속된 것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공무원이 평소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 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이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 이른바 ‘경제적 공동관계’에 있는 경우에 한하 여,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더라도 공무원에게 뇌물이 귀속된 것으로 보아 단순수뢰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통 령과 최서원이 경제적 공동체 관계에 있다는 점은, 특검 스스로도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입증된 바도 없습니다. 공무원인 대통령이 아무런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최서 원이 받은 것을 대통령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라고 한다면, 이는 제3자뇌물수수로밖에 볼 수 없습 니다. 그런데, 특검은 이러한 제3자뇌물수수죄 사안에 대해, 제3 자인 최서원이 적극적으로 가담하였기 때문에, 갑자기 죄명이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단순수뢰죄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검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타당하지 못합니다. 첫째, 비신분자의 가담 여부 또는 정도에 따라, 죄명 자체가 변경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비논리적입니다. 공방 과정에서도 이미 설명드렸지만, 비신분자인 제3자가 그냥 뇌물을 받기만 하면, 제3자는 아무 죄가 성립하지 않고(제3자가 뇌물성을 인식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은 제3자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제3자가 좀 더 가담을 하면, 공무원은 제3자뇌물수수죄, 제3자는 그에 대한 교사 또는 방조가 성립하는데, 제3자가 거기에서좀 더 적극적으로 가담하면 갑자기 죄명이 바뀌어서 공무원과 제3자 모두 단순수뢰죄의 공동정범이 된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특히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한 행위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적용받는 죄가 갑자기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 합니다. 둘째, 특검의 주장은 뇌물의 귀속주체에 따라 단순수뢰죄와 제3자뇌물수수죄를 구분한 형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단순수뢰죄와 제3자뇌물수수죄를 구분하는 기준은, 공무원에게 뇌물이 귀속되는지 여부로서 매우 단순합니다. 경제적 공동체 이론도 현실적인 관계를 감안하여 공무원에게 귀속되는 범위를 좀 더 넓힌 것으로서, 구분기준 자체를 변경하는 이론이 아닙니다. 그런데, 특검의 주장은 이러한 ‘공무원에의 뇌물 귀속 여부’라는 기준을 완전히 무시하고, ‘공무원과 비공무원의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되면 뇌물의 귀속주체와는 관계없이 단순수뢰죄가 성립된다’라는, 완전히 새로운 법리를 작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형법의 취지를 벗어난 특검의 독자적인 견해로서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특검은 ‘제3자뇌물수수죄의 제3자는 행위자와 공동정범자 이외의 사람을 말한다’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애초에 비공무원인 제3자의 공범 성립 여부는, 공무원에 대해 적용할 범죄구성요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할 수 없습니다. 즉신분자인 공무원의 행위가 단순수뢰죄인지 제3자뇌물수수죄인 지가 먼저 확정된 다음에야, 비신분자인 비공무원의 공범 성립 여부, 공범 형태 등을 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 승마지원과 관련하여 단순수뢰죄를 적용한 특검의 이 사건 공소제기는, 형법의 취지, 확립된 판례, 관련 법리 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서 명백히 부당합니다. 이 사건과 같이 비공무원에게 이익이 전부 귀속되었음에도, 특검의 주장과 같이 단순수뢰죄의 공동정범 관계를 인정할 선례가 있으면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석명에도, 특검은 이를 제출 하지 못하였습니다. 본 변호인은 특검이 앞으로도 결코 그와 같은 선례를 제출할 수 없을 것을 확신합니다. 지난 공방기일에서도 상세히 설명드렸고, 오늘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35)에서도 기재하였지만, 이 사건과 완전히 동일한 구조의 사안들에서, 이미 법원은 단순수뢰죄의 공동정범의 성립을 부정하고, 제3자뇌물수수죄의 성부만이 문제될 여지가 있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함께 참고자료로 제출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상원 교수님의 의견도 살펴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② 자유심증주의에 대한 오해 다음으로 특검이 들고 있는 자유심증주의에 대한 것입니다. 특검은 영장을 청구할 때부터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하 고, 공판 초기에도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과정을 거치면 공소 사실이 완벽하게 입증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호언장담을 하였 으나, 최종적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다는 점을 자인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특검은 사실입증을 위한 증거로서 가치가 거의 없는 언론보도 내용이나,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자메 시지 등을 대거 증거로 제출하였고, 증거서류로서 증거조사를 거쳐야 하는 증거들도 ‘증거물’이나 ‘탄핵증거’로 제출하는 편법 까지 동원하였습니다. 이는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들을 통해,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성함으로써 재판부의 객관적인 사실판단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다름 아닙니다. 특검은 직접증거가 없음을 자인한 다음부터는 공판과정에서 여러 차례 자유심증주의 원칙을 언급하면서, 직접증거와 간접증거는 사실인정의 증거로서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는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범죄사 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 여야 합니다. 따라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석연치 않은 면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는 주요사실 즉,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과연 대통령은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고 피고인 이재용은 이를 수락함으로써 뇌물수수의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이 없어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 10895 판결 등).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법원이 누누이 선언해 온자유심증주의의 요체입니다. 그런데, 특검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 단독 면담과정에서의 대가관계 합의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만 보더라도 대통령은 ‘정유라’라는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요구한 것이고, 피고인 이재용은 혼자서 대통령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원 요구를 ‘수 락함으로써’ 대가관계의 합의를 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대가관 계의 합의가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증명되었다 고는 도저히 볼 수 없습니다. 더구나 특검은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 마필 및 차량 매입 계약, 함부르크 용역계약, 2016. 8. 22.자 및 10. 29.자 마필 매매계약, 삼성전자와 헬그스트란트 사이의 해제 합의서 등 명백한 처분문서가 존재하는 계약들에 대해서도, 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허위 계약이거나 이면약정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대법원은 처분문서의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 기재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도11029 판결 등). 아무리 자유심증주의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막무가내 식의 주장만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제기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검은 50여회가 넘는 공판기일이 진행되고 결심을 앞둔 지금까지도 피고인들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마필과 차량의 소유권을 최서원 측에 넘겨주었는지 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 니다. ‘언제 넘겨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넘겨준 것은 맞으니까 유죄다’라는 특검의 억지 주장은, 그 자체로 공소사실이 불특정된 것으로서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증거재판주의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부당합니다. ③ 뇌물과 양립할 수 없는 사정들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는 특검이 주장하는 뇌물공여와 양립될수 없는 여러 사정들이 존재하므로, 간접증거들을 통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입증되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뇌물이라 함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불법한 보수 또는 부당한 이익을 말합니다. 따라서 어떠한 이익이 뇌물로서의 성격 즉, 뇌물성을 가지려면, 이익의 수수가 직무행 위에 관한 대가(반대급부)로서 이루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결국 (뇌물성의 내용을 이루는) “이익과 직무행위 사이의 대가관계” 여부의 판단은, 당해 이익에 관하여 수수 당사자가 과연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였는가라는 의사해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모든 재판에서 그러하듯이, 당사자들의 행위에 대한 의사해석은 사건의 전후 사정을 치밀하고 모순 없는 논증을 거쳐 도출해야 합니다. 특검은,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 지원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각 지원행위를 요구하고, 피고인 이재용은 이를 수락함으로써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에서 이 사건 각 지원행위라는 뇌물수수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진행된 과정을 살펴보면, 이사건 각 지원행위가 결코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 지원에 대한 대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금방 확인할 수 있습 니다. 다시 말해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 작업 지원에 대한 대가라는 점과 양립할 수 없는 수많은 사정 들이 있습니다. 아래에서 핵심적인 사항들만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특검이 주장하고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을 대가로 승마 등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서, 전형적인 ‘요구형 뇌물’ 사안에 해당합 니다. 특검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은그 실체도 모호한 ‘승계작업’이나 개별 현안들을 도와주기 위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특검 또한 이를 입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습니다. 공무원의 도움을 대가로 한 요구형 뇌물 사건에서, 그것도 그 공무원이 대한민국 대통령인 사건 에서, 정작 뇌물을 요구한 대통령이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대통령이 피고인 이재용을 상대로 사기 범행을 하였다고 인정하지 않는 이상, 뇌물수수의 합의가 성립하였 다는 점과 도저히 양립될 수 없는 대표적인 사정입니다. 특히 2014. 9. 15. 1차 단독 면담 직후에는, 공소장에 승계작 업을 위한 현안으로 적시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이 국민연금공단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2015. 7. 25. 2차 단독 면담 후인 2015. 10. 14.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결재 까지 받아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 처분결정이 이루어졌습니 다. 2016. 2. 15. 3차 단독 면담 직후에는 안종범 수첩에 ‘금융 지주회사’라는 기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는 종전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여 바로 그 다음날 삼성에 불가통지를 하였고, 결국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금융지주회사 건에 관해서는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 법정에서 “안종범 수석이 너무 관심이 없어 서운했다”라고 증언하였을 정도로, 청와대는 전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대통령이 도움을 주는 대가로이 사건 각 지원행위를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대통령이 도움을 준 사실이 전혀 없고, 오히려 단독면담 직후 개별 현안들이 삼성의 의사와는 달리 무산된 사례들 까지 있다는 점 역시 뇌물수수의 합의가 성립되었다는 점과 절대 양립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정이 있습니다. 공판과정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이 사건 승마지원의 경우, 삼성은 박원오와 구체적인 지원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용역사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선수단 규모 및 1인당 마필 지원 수량을 축소시키 며, 훈련기간 축소, 용역대금 감액 등 지원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습니다. 특검은 요구형 뇌물의 경우 공여자가 어쩔 수 없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여액을 축소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사건에서만큼은 특검의 그와 같은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특검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뇌물의 대가는 다름 아닌 바로 특검 스스로 20년 전부터 추진되어 왔다고 하는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에 대한 대통령의 도움입니다. 그토록 중요한 승계작업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가인데, 만나자마자그 대가인 지원의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전혀 뇌물수수 합의 사실과 양립될 수 없는 사정입니다. 특검 스스로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는 피고인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가,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에 대한 도움을 주는 대가로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승마지원 비용을 깎으려 했다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지요? 한 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4. 마치며 변호인 주장의 결론입니다. 우선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어떠한 이익도 제공한 적이 없고, 그럴 의사도 없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각 지원행위는 대통 령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나아가 특검의 주장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의 경위를 비롯한 사실관계나 법리 적용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참으로 불행한 사건이었 습니다. 마땅히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고 그 사태를 일으킨 당사 자들은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과 원칙을 벗어나면서까지 책임을 묻는 것이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잘못을 바로 잡는다는 명분하에, 또 하나의 큰 잘못을 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기업들은 피해자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의 요구를 받은 기업은 현실적으로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부담과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사실상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의 사적 자치 영역에 간섭한 대통령의 행위는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을 위반하여 해당 기업의 재산권 및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다”라고 판시하여, 기업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임을 인정 하였습니다. 특검은, 삼성은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국정농단 사태에 적극 편승하여 승계작업에 대한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경영자인 피고인들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삼성과 피고인들은 대통령이나 최서원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은 적이 없고, 받으려고 생각해 본 일도 없습니다. 피고인 박상진은 부탁할 일 없느냐는 최서원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였습니다. 삼성 역시 다른 기업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특검의 주장은 근거 없는 편견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변호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 하고 싶습니다.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담고 있는 의미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지만, 본 변호인의 짧은 소견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켰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단 한가 지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피고인의 주장이 진정 진실이라고 전제한 다음 증거를 보았는지, 아니면 검사의 주장이 진실일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증거를 보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본 변호인의 이런 투박하고 거친 생각을, 정제된 언어로 완성 시켜 준 대법원 판결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많이 회자되어 이자리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잘 알고 있는 판결입니다. 이 판결을 인용하는 것으로 변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법원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서 보이는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에는 불신의 전제에서 현미경의 잣대를 들이대며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형사 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심리 과정에서 선입견 없는 태도로 검사와 피고인 양편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를 조사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상 요구되는 형사재판의 원리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여야 한다. 』 본 변호인은 피고인들을 사실상 유죄로 추단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피고인들이 무죄임을 밝혀 나가는 과정이 참으로 힘들 었지만, 단 한순간도 피고인들이 무죄임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재용 부회장 최후 진술 존경하는 재판장님, 두 분 판사님, 5개월간 재판을 받고 구속수감된 6개월 간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봤습니다.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검에서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지만 한 가지 깨달은 점 있습니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할 것을 챙기지 못했고 이게 모두 제 탓이라는 점,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 까지 모든 임직원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울먹) 창업자인 선대 회장님,(울먹)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워주신 회장님 뒤를 이어 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일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들과 우리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게 커졌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 통해서도 많은 그런 부분이 드러났습니다.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평소 제가 ‘경영을 맡으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버리니 만감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한 가지만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 사익을 위해서,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하거나 그런 기대한 적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도 말했는데 국민연금 오해 부분도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특검 세간에서 제가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래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 끼치고 무슨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 심한 오해입니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으면 전 삼성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오해를 꼭 풀어주십이도. 큰 실망 안겨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하실 기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17-08-07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뺨 때리고 베드신 촬영 강요”…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피소

    세계적인 영화감독 김기덕 씨(57·사진)가 여배우를 촬영장에서 폭행하는 등 ‘갑질’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2일 영화계와 검찰에 따르면 여배우 A 씨(41)는 김 감독을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일선 경찰서로 내려보내지 않고 형사6부(부장 배용원)에 배당해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A 씨는 2013년 개봉한 김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서 당초 주연을 맡았었다. 그러나 같은 해 3월 촬영장에서 A 씨는 김 감독에게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또 김 감독은 당초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 씨는 영화 출연을 포기했고 A 씨의 역할은 다른 여배우에게 넘어갔다. A 씨의 지인에 따르면 A 씨는 영화에서 하차한 뒤 변호사를 찾아가 법률 상담을 받았지만 영화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 등을 두려워해 고소를 포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감독의 폭행과 모욕으로 입은 A 씨의 정신적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A 씨는 결국 배우를 그만둔 뒤인 올해 초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을 찾아가 자신이 당한 일을 알렸고 김 감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김 감독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뺨을 때린 건 맞지만 폭행 장면 연기 지도를 하려 했던 것”이라며 “시나리오에 없는 베드신을 강요한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영화감독으로는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 모두 초청을 받았다. 특히 201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정정보도문본보는 2018. 6. 3.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 2017-08-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개혁 앞두고 국회 찾은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했다. 검찰총장이 취임 일주일 만에 공개적으로 국회를 방문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부의장실을 찾아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먼저 만났다. 문 총장은 박 위원장이 1995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일할 당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법제사법위원장)과 함께 박 위원장 밑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 위원장은 서울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던 문 총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시에도 검찰의 큰 재목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 알아봤다”며 덕담을 건넸다. 비공개 회동 후 박 위원장은 “문 총장에게 ‘검찰총장 임기 종료가 당장 내일이고, 임기 시작은 오늘이라는 생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문 총장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문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문 총장은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검찰 내부 개혁과 제도 개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문 총장의 국회 방문은 인사청문회 당시 “검찰총장의 국회 불출석 관행을 깨겠다”고 했던 연장선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문 총장의 여야 지도부 예방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법사위원장 정도만 예방했던 관행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문 총장이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하면서 취임 인사를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의 이날 국회 방문은 결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향후 검찰 개혁 논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 개혁의 향방은 결국 국회에서 결정 나는 만큼 검찰의 수장으로서 국회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문 총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다”며 현 정부, 여당의 검찰 개혁 방향과는 다른 소신을 밝힌 것 등과 관련해 먼저 몸을 낮춰 자신의 생각을 정치권에 알리고 설득하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 있다. 역대 검찰총장 가운데 처음으로 문 총장이 경찰청을 찾아가 이철성 경찰청장과 상견례를 한 것도 검경 수사권 조정을 겨냥한 행보로 알려지고 있다. 겸손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2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및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최고야 best@donga.com·황형준·장관석 기자}

    • 2017-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년만에 돌아온 ‘FTA 전도사’ 김현종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에 노무현 정부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세계무역기구(WTO) 상소위원(58)이 임명됐다. 또 신임 관세청장에는 이례적으로 검사 출신 ‘수사통’ 김영문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52)가 발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한미 FTA’의 산증인, 다시 구원투수로 임명 김현종 본부장 임명은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에 대응해 정부가 뽑아들 수밖에 없었던 예상된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김병연 전 주(駐)노르웨이 대사의 아들인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노 전 대통령에게 한미 FTA를 설득해 협상을 주도했고 2007년 협정문에 서명까지 한 ‘한미 FTA의 산증인’이다. 김 본부장의 복귀는 2007년 8월 주유엔 대표부 대사로 자리를 옮기며 통상교섭본부장에서 물러난 지 10년 만이다. 관가에서는 김 본부장의 ‘컴백’을 오래전부터 예상해왔다. 국내엔 김 본부장만큼 통상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가 없다. 정치적으로도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갔다. 다만 현재 맡고 있는 WTO 상소위원에서 사퇴하면 90일간 정부직을 맡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김 본부장 발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90일 규정은 그 기간 중 남은 소송을 처리하라는 취지인데, 김 본부장은 이미 본인의 소송을 다 마무리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본부장의 임명으로 한국이 WTO에서 어렵게 따낸 상소위원 자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 역시 WTO 상소위원 활동을 하면서 내심 WTO 사무총장 자리까지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위원직을 스스로 내놓으면서 그 꿈이 사실상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김 본부장은 당장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에 대응해 양국 특별공동위 공동의장을 맡아 개정 협상을 전면에서 이끌게 된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 직제상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통상장관’의 지위가 부여된다. 김 본부장의 임명에 대해 정치권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FTA에 반대했던 여권 일각과 농민단체 등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靑 “외부인사로 관세청 개혁 주도할 적임자” 관세청장에 검사 출신이 발탁된 것은 197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택규 1대 청장(1970년 8월∼1974년 2월)과 최대현 2대 청장(1974년 2월∼1978년 12월)이 검사 출신이었다. 이후엔 주로 행정고시 출신의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나 내부 승진자가 청장직을 맡아왔다. 김영문 신임 청장의 임명에 따라 면세점 사업자 선정 비리 등에 연루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관세청에 강도 높은 개혁 조치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관세청은 2015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낙회 전 청장은 비리 의혹과 관련해 2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천홍욱 전 청장은 임명 전 최순실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와 ‘비밀 면접’을 보고 취임 이튿날에도 최 씨를 만나 식사하며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신임 청장은 법무부 보호법제과장과 범죄예방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거쳤고 국제범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관세청과 관련해 여러 가지 내부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인사로 개혁을 주도해 갈 적임자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 관세청과 기재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내부 혁신을 주문할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검사 출신이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건혁 gun@donga.com·유근형·황형준 기자}

    • 2017-07-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찰청장 찾아간 검찰총장의 파격

    문무일 검찰총장(56)이 28일 경찰청을 전격 방문해 이철성 청장(59)을 만났다. 취임 4일 만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깜짝 방문’이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5분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도착했다. 다른 간부 없이 비서 한 명만 동행했다. 문 총장은 곧바로 청장실이 있는 9층으로 올라갔다. 이어 이 청장과 명함을 주고받고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이번에 처음 만났다. 원경환 수사국장과 박운대 경무인사기획관, 유현철 대변인 등 경찰청 간부들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만남은 전날 문 총장이 취임 인사차 이 청장과 통화하면서 성사됐다. 전화를 받은 이 청장이 “인사하러 (대검찰청을) 방문하겠다”고 하자 문 총장이 “취임 인사차 기관 방문을 해야 하니 경찰청에 들르겠다”고 답했다. 이후 양측 조율을 거친 끝에 당일에야 구체적 일정이 확정됐다. 그만큼 극비리에 진행돼 일반 직원은 물론이고 간부들도 자세히 몰랐다. 상견례 성격의 자리라 대화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 청장은 2005년 강원 원주경찰서장 근무 당시 관할 기관장으로 친분을 쌓았던 염웅철 당시 춘천지검 원주지청장(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문 총장은 “저도 아는 분인데 참 훌륭하다”며 화답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두 사람은 “검찰과 경찰이 국정 운영의 양대 축이니 서로 잘 협력하자”는 취지의 덕담을 주고받았다. 미묘한 의미가 담긴 말도 있었다. 문 총장은 검찰을 ‘사법부와 법집행기관의 사다리’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법집행기관 중 가장 커 먼저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해석하면 검찰이 사법부와 경찰 사이를 연결하는 기관이라는 뜻. 즉, ‘검찰이 경찰의 상위기관’이라는 걸 재확인한 취지로도 보인다. 두 사람은 약 15분간 대화한 뒤 “다음에 식사를 같이하자”고 약속하며 대화를 마쳤다. 이 청장은 경찰청 정문까지 나와 문 총장이 차량을 타고 떠나는 걸 배웅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청장이 검찰총장을 찾아간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반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황형준 기자}

    • 2017-07-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남2녀 다둥이 엄마, 여성2호 검사장 됐다

    ‘다둥이 엄마’가 두 번째 여성 검사장이 됐다. 27일 검찰 고위 간부인사에서 춘천지검장으로 승진한 이영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50·사법연수원 22기·사진)은 2남 2녀를 키우며 일과 육아를 병행해온 ‘워킹맘’이다. 이 검사장은 혜화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서울지검 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 검사로 검찰에 발을 들였다. 검사 경력 대부분을 형사부에서 근무하며 여성·아동 대상 범죄를 주로 수사했다. 2005년에는 동료 여검사들과 함께 여성·아동범죄를 다룬 이론·판례집 ‘여성과 법’을 출간했다. 그가 2009년 대검찰청 형사2과장이 되자 첫 여성 대검 과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대검 형사2과는 여성·아동 범죄와 식품, 의료 관련 범죄를 담당하는 부서다. 이 검사장은 당시 성범죄 피해자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고통을 겪는 것을 막기 위해 실무지침을 정비하는 작업을 했다. 다른 워킹맘들처럼 이 검사장도 2006년 막내 아이를 가졌을 때 심각하게 퇴직을 고민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휴직을 했다고 한다. 남편은 서울대 법대 85학번 동기로 판사 출신인 임정수 변호사(51·22기)다. 두 사람은 1992년 사법연수원에 다닐 때 결혼했다. 이번 인사에서 첫 여성 고검장이 될지 관심을 모았던 ‘1호 여성 검사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55·19기)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수평 이동했다. 조 지검장은 이달 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뽑은 4명의 후보군에 포함됐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17-07-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법무부 脫검찰화 가속페달 밟나

    법무부 핵심 요직인 법무실장에 진보 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용구 변호사(53·사법연수원 23기·사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법조계는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법무부 탈검찰화’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일 “법무부 법무실장에 이 변호사가 사실상 내정됐다”고 말했다. 법무실장은 기존에 차관급인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맡아온 자리다. 하지만 검사가 아닌 판사 출신 이 변호사가 임명될 경우, 직급은 다소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찰간부 인사와 함께 법무부 실·국장급 주요 보직인사도 함께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 변호사는 법원에 근무할 때 우리법연구회의 핵심 멤버였다. 이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8월 남성 고위법관 위주의 대법관 임명 제청에 항의하며 소장 판사들의 연판장 서명을 주도해 주목을 받았다.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광주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다. 2013년 변호사 개업을 한 후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내곡동 사저 의혹 특별검사’를 지낸 이광범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58·사법연수원 13기)가 설립한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 합류해 대표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 변호사는 법원을 떠난 뒤 정치적인 행보를 보였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에서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법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법원 내 학술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에도 참여했다. 법무실장은 법무부에서 검찰국장과 함께 최고의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다.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한 법률 검토 역할을 하는 데다 민법과 상법 등 굵직한 법률의 성안과 개정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법무실장 자리에 이 변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무부와 검찰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간부는 “이번 인사에서는 검찰 내 주류와 비주류가 완전히 뒤집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은 당초 법무부의 주요 실·국장 보직 가운데 검찰국장과 법무실장 두 자리는 기존처럼 검사 출신을 기용해주기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무실장 자리마저 외부 인사에게 넘어갈 것이 확실시되면서 법무부 주요 보직 대부분은 외부 인사 또는 법무부 일반직 출신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맡아온 범죄예방정책국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차장 검사급이 보임됐던 인권국장 자리는 모두 비검찰 출신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 장관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장도 비검찰 출신이 임명될 수 있다. 법무부에서 검사가 맡아온 자리에 외부 인사 또는 법무부 일반직을 기용하려면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 현재 법무부 직제 규정에 따르면 반드시 검사를 기용해야 하는 자리는 22개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경석 기자}

    • 2017-07-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정축재 재산 환수 ‘최순실 방지법’ 제정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위해 이른바 ‘최순실 방지법’을 제정키로 했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 국정 농단 관련자들이 부정 축재한 재산을 환수하는 게 골자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9일 “올해부터 형사판결 확정 시 최순실 씨가 부정 축재한 국내외 재산 환수를 추진하겠다”며 “국정 농단 관련자들의 재산 환수 관련 법률 제정을 지원하고 검찰의 범죄수익 환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 부처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국정 농단 실태를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 씨와 그의 일가 재산 규모를 약 2730억 원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토지 및 건물이 국세청 신고가 기준 2230억 원, 금융자산이 약 5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최 씨 소유 토지와 건물은 36건 228억 원이다. 특검 수사 당시 최 씨가 해외에 수조 원대 차명 계좌와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국정 농단 관련자 재산 환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여야 의원 40명은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추진 초당적 의원 모임’을 출범시켰다. 또 국정기획위는 100대 국정과제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관련 법 제정을 포함한 검찰 개혁 방안을 포함시켰다. 공수처 설치법 국회 통과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찰 개혁을 위해 제주도에서 시행 중인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해 내년에 시범 실시하고 2019년 전면 시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신설은 옥상옥”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또 국민권익위원회의 반부패 기능을 분리해 담당할 국가청렴위원회를 내년에 설치할 계획이다. 국가청렴위원회는 독립적 반부패 총괄기구로서 종합적인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유근형 기자}

    • 2017-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검찰 ‘민정수석실 문건’ 수사 착수… 우병우 “무슨 상황-내용인지 모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사용한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과 자필 메모 등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사무실에서 해당 문건과 메모를 찾아낸 사실을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7일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중 일부를 특수본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와 공소유지에 필요한 부분을 넘겼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건 또는 메모를 넘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검이 이날 특수본에 넘긴 자료에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지원 문제를 기록한 자필 메모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하려는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들이 증거로 쓰이려면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작성했는지 확인이 돼야 한다. 하지만 특검은 2월 말 수사기간이 끝나 공소유지 권한만 갖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조사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특수본에 이들 문건 및 메모의 확인 작업을 맡긴 것이다. 특검은 이날 열린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청와대 문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특검에서 넘겨받은 자료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배당했다. 특수본은 자료 검토를 마친 뒤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에 대해 필요한 조사를 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자료가 국정농단 사건 수사 재개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가 공개한 민정수석실 자료 중에는 보수단체 불법지원 의혹,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를 기획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도 포함돼 있다. 이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가 수사 중인 사건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청와대의 문건 공개는 우 전 수석 수사를 촉구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문건 작성 시점을 2013년 3월∼2015년 6월로 추정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뒤, 이듬해 1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민정수석실 문건과 메모 중 상당수가 우 전 수석의 근무 시기에 작성된 셈이다. 이들 문건과 메모에서 위법성이 드러날 경우 그 책임은 우 전 수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새로 공개된 문건과 메모에 대해 질문을 받고 “언론 보도를 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2015년 초 우 전 수석과 함께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한 권정훈 법무부 인권국장은 “해줄 말도, 할 말도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우 전 수석의 민정비서관 전임자로 2013년 3월∼2014년 5월 청와대에 근무한 이중희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문건 내용은) 전혀 모른다. 내 근무기간에는 문제될 보고서가 없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야당 “靑, 생중계로 공개 여론몰이”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정비서관실 캐비닛 문건’을 TV카메라 앞에서 직접 공개한 이유와 적절성, 해당 문건의 증거능력 등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조만간 검찰에 이 자료들을 이첩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주말에도 대부분 출근해 300여 건의 문건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청와대의 문건 공개를 놓고 “특검의 치어리더 노릇을 하기로 작정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15일 “청와대는 자의적으로 판단해 갑작스레 생중계 요청까지 하며 자료를 공개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며 “이는 여론몰이식 공세로 국민들에게 예단을 주어 재판에 개입하려는 청와대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새 정부가 촛불시위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이뤄진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만큼 ‘정통성’ 유지 차원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 결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자료라면 특검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에 넘긴 뒤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청와대가 미리 문건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서울 소재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고 김영한 전 수석의 메모 등은 ‘성완종 재판’에서 보듯이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게 쉽지 않다”며 “중요하고 직접적인 증거가 아닌데도, 이를 공개한 것은 ‘국정 농단’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감한 내용의 문건인 만큼 문건 발견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큰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법률 검토 끝에 문제없는 일부 메모만 공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답 형식의 참고자료를 제시하며 문건 공개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원은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이 완료된’ 기록물로 해석하고 있는 만큼 공개한 메모는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 2017-07-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KAI 압수수색… 문재인 정부 첫 방산비리 수사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하면서 원가를 부풀려 수백억 원대 개발비를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방산비리 수사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14일 원가 조작을 통해 개발비를 빼돌린 혐의(사기 등)로 KAI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80여 명을 보내 경영, 구매, 관리 분야와 관련된 각종 회계장부와 사업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감사원은 2015년 10월 KAI가 수리온 헬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계산서를 허위 작성하는 수법 등으로 547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그동안 감사원에서 넘겨받은 자료 등을 토대로 KAI가 수리온 헬기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등 각종 군사 장비를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비리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방위사업청의 부실 감독 의혹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감사원 감사에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KAI의 부당한 원가 계산을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장명진 방사청장도 이와 관련해 4월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방사청 관계자가 수사 대상인지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자세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하성용 KAI 대표 등 KAI 전·현직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2015년 1월 감사원 특별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상품권 로비 의혹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AI 경영진은 2013∼2014년에 상품권 52억 원어치를 사들여 군과 정치권에 로비 목적으로 제공하는 등 불투명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KAI에 대한 검찰 수사는 박근혜 정부 실세 및 안보라인에 대한 사정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17-07-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상기 청문회 하루 앞으로…법무부 ‘탈 검사화’ 추진 의사 재확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법무부 주요 보직에 비 검사 출신을 임명해 법무부를 ‘탈 검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법무부를 전문화하고 검찰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법무부의 탈 검찰화 취지에 공감한다”며 “직위별 검사 보임의 필요성 및 적절성 여부를 개별 점검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법무부 검사 정원을 조정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법무부에 검사가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에 대해서도 박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합리적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보다 규모를 축소할 뜻을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하면 우선시할 업무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 △법무부 탈 검찰화 △사회적 약자 보호 지원 강화 △민생 안정 등을 꼽았다. 특히 공수처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역 없는 수사와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대선 공약이어서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향후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로스쿨제도 개선, 개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박 후보자는 “일반적 수사권을 갖는 자치경찰제 시행 등 경찰 개혁 성과를 전제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는 경찰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가 시민 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해서는 “국민의 기본권 관련 문제는 가급적 자제돼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박 후보자는 형정원장 시절 공휴일에 법인카드로 식비 360만 원을 사용하고 업무추진비 100만 원을 축의금과 조의금으로 지출했다 감사에서 적발돼 돈을 물어낸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법조계 인사들을 만나 동향을 듣거나 자문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문제는 13일 국회에서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17-07-12
    • 좋아요
    • 코멘트
  • 국정원, 대선 1년 앞둔 2011년 靑에 ‘SNS 장악대책’ 보고

    이명박 정부 당시 여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총선과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았던 국가정보원의 청와대 보고 문건이 10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그 여파로 이날 예정됐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이 24일로 미뤄졌다. ○ 국정원, SNS 대응책 문건 청와대 보고 세계일보는 10일 국정원이 18대 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둔 2011년 11월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A4용지 5쪽 분량의 문건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 전 원장이었다. 또 이 문건 작성 시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나경원 후보를 꺾은 직후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20∼40대 SNS 이용자들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건에는 이듬해인 2012년 치러질 예정인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여권이 SNS 대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이 담겨있다. 문건에서 국정원은 “SNS가 선거 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후보 선택 판단 창구’로서 역할이 강화되고 있으나, 여당의 ‘절대 불리’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야권이) 주요 선거 때마다 SNS 주 이용층인 20∼40대 불만 자극과 사실 왜곡에 앞장서며 정부·여당 이미지 흐리기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썼다. 국정원은 이어 “범여권 및 보수권 인사의 트위터 이해도를 높이고 팔로어 확보를 통한 범여권의 트워터 내 영향력 및 점유율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페이스북 장악력 확대 및 차세대 SNS 매체를 선점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국정원이 작성한 또 다른 문건에는 당시 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동향과 야당 의원들의 선거법 위반 수사 상황,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여론조사기관의 컨설팅 결과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 재판부, ‘국정원 문건 증거’ 신청 기각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 재판에서 이날 공개된 국정원 문건을 증거로 신청했다. 검찰은 “해당 문건의 내용과 작성 경위, 보고 대상, 그리고 그에 따른 조치 등을 확인하는 일은 원 전 원장이 본인의 혐의 내용이 선거운동임을 부인하는 이 사건에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동안 제출된 방대한 증거로 판단이 가능하므로 추가 증거 채택은 불필요하다”며 검찰의 증거 신청을 기각했다. 이날 재판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은 국정원 문건에 나오는 ‘여권이 야당과 좌파에 점령당한 SNS 여론 주도권 확보 작업에 매진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허위정보 유통과 선동으로 민심이 왜곡되는 일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적 있는지 물었고 원 전 원장은 “전혀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권오혁 기자}

    • 2017-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여직원 추행’ 최호식 前회장 체포죄 적용 고심

    여직원 강제 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63)에 대해 체포죄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최 전 회장에 대한 체포죄 적용 여부를 고심 중이다. ‘체포죄(형법 276조)’는 영장이나 권한 없이 불법적으로 타인의 신체적 자유를 제약하는 일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최 전 회장은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 A 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강제추행)와 이후 A 씨를 강제로 호텔로 데려가려 한 혐의(체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해 지난달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동종 전과가 없고 A 씨와 합의를 했다”며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 받아 최 전 회장이 A 씨를 호텔로 데려가려 한 과정을 보강수사 중이다. 검찰은 사건 당일 호텔 앞 폐쇄회로(CC)TV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마친 뒤 A 씨가 당시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최 전 회장이 A 씨를 강제로 끌고 갔는지에 따라 체포죄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17-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새 검찰총장에 문무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문무일 부산고검장(56·사법연수원 18기·사진)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문 후보자에 대해 “검찰 조직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검찰 개혁 소명도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일고, 고려대 법대 출신인 문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친 ‘특별수사통’이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노무현 정부 때인 김종빈 전 검찰총장(2005년 4∼10월) 이후 12년 만의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배석준 eulius@donga.com·황형준 기자}

    • 2017-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C·O·D·E 인사’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인물들(Camp), 비(非)고시·비(非)주류 인사들(Outsider),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현직 의원들(Democrat)의 중용. 그리고 지역 및 출신 학교의 균형(Equality). 문재인 대통령의 1기 내각은 ‘C·O·D·E(코드)’로 요약될 수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도를 제외한 내각 구성원들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선 캠프, 민주당 등에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본 인사들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무위원들이 주요 국정 과제를 이해하고, 곧바로 실천에 옮기는 데 인선의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6명의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은 단 세 명만 포진시켰다. 사법시험 출신이 맡아온 법무부 장관까지도 비(非)사법시험 출신의 박상기 후보자를 지명하는 강수를 뒀다. “외부 인사들의 전진 배치로 공직 사회의 개혁을 강조하겠다”는 의중이 깔린 인사다. 그러면서도 차관은 고시 출신들을 대거 발탁해 ‘개혁’과 ‘안정’의 조화를 꾀했다. 문 대통령이 방미 출국 전 박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이제 장관 인사가 남은 곳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등 두 곳뿐이다. 장관 외에는 방송통신위원장, 금융위원장, 검찰총장 등 주요 포스트 인선이 남아 있다. 청와대는 인사추천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후속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관 임명-후보자 16명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발표한 장관급 인선을 분석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의 전면 배치가 가장 두드러진다. 여기에 공무원 사회의 주류인 고시 출신은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는 후보 시절부터 문 대통령이 갖고 있었던 “주류 세력의 교체”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여성 입각 비율은 현재까지 25%다. 16명의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4명이다. 이 비율은 남아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인선에 따라 더 높아질 수도 있다.Camp=대선 캠프 출신 대거 발탁 5·9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인사들은 속속 내각에 합류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공동선대위원장을,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는 디지털소통위원장을 각각 지냈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4·13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외부 인사다. 재선 의원 출신의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전부터 문 대통령을 도왔고, 대선 캠프에서는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핵심 정책 브레인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지지 조직인 ‘담쟁이 포럼’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조 후보자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작업을 주도했다. 문 대통령의 고용·노동 정책을 총괄한 조 후보자와 교육 정책을 총괄한 김상곤 후보자는 대선 전부터 ‘입각 0순위’로 꼽힌 인사들이다. 문 대통령이 캠프 출신 인사들을 등용한 것은 함께 호흡을 맞춰본 경험을 토대로 부처와 청와대의 간극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후속 장관 인선에서도 캠프 출신의 발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민주당 김용익 전 의원, 김연명 중앙대 교수, 박능후 경기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대선 캠프에서 문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가다듬은 인사들이다. Outsider=비(非)주류, 비(非)고시 전면에 지난해 6월,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왜 정치를 하느냐”는 질문에 “주류를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그 뜻은 대통령 취임 이후 인선에서도 강하게 반영됐다. 16명의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가운데 고시 출신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김영록 후보자(이상 행정고시) 등 3명뿐이다. 관가에서는 “국무총리, 장관 중 사법시험 출신이 1명도 없는 내각은 처음”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은 18명 중 10명이 고시 출신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청와대 수석급 이상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외무고시 출신은 2명(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안보실 2차장)뿐이다. 사법시험 출신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주류 교체’ 의지는 강 장관 지명 때부터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외무고시 출신들이 장악한 외교부의 수장에 비(非)외무고시 출신의 여성을 임명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사법시험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법무부의 수장 역시 법학자 출신의 박상기 후보자를 지명했다. 박 후보자가 취임하면 1950년 김준연 장관 이후 67년 만에 첫 비(非)사법시험 출신의 법무부 장관이 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군의 주류인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자연스럽게 장관 후보자 상당수는 부처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다. 해당 부처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인사는 김동연 부총리, 강경화 장관, 조명균 후보자, 송영무 후보자, 김영록 후보자 등 5명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직접 부처에서 근무하지 않아도 교수, 정치인 등 각자의 영역에서 해당 부처 업무와 연관이 있는 인사들”이라며 “외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공무원 사회를 개혁해 달라는 대통령의 뜻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Democrat=민주당 출신 대거 입각 문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새 정부는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실제로 내각 구성에도 민주당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시작은 민주당 소속 전남도지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를 새 정부 첫 총리로 발탁한 것이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4명의 현역 의원을 지명했다.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의 ‘현역 불패’ 기조를 이어가며 큰 잡음 없이 장관 임명장을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현역 의원 출신 중 50대가 많다는 점이다. 16명의 내각 구성원 가운데 50대는 김부겸 김영춘 김현미 장관과 조대엽 후보자 등 4명뿐이다. 이 중 3명이 현역 의원 출신이다. 이는 다양한 당내 인사들에게 국정 운영 경험의 기회를 쌓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새 시대를 여는 첫 차가 되겠다”며 민주당이 정권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0대 현역 의원 출신 장관들은 앞으로 광역자치단체장, 당 대표 등 다양한 자리를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당의 미래 대선 후보감을 육성하겠다는 기조가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에도 민주당 소속 전직 의원들이 대거 입성했다. 전직 의원 출신 청와대 인사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문미옥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 등 9명에 달한다. Equality=지역·대학 안배 심혈 내각 구성원 16명의 고향과 출신 대학은 고르게 분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3명, 영남 5명, 호남 5명, 충청 3명이다. 청와대는 “지역 균등 인사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출신 학교 역시 서울대 4명, 연세대 3명, 고려대 3명, 성균관대·부산대·충북대·건국대·해사 각 1명으로 특정 학교에 쏠리지는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광주일고 출신들의 약진이다. 김상곤 후보자(43회), 이낙연 총리(45회), 김영록 후보자(48회)는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여성 장관 중에는 강경화 장관(73학번)과 김현미 장관(81학번)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동문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 2017-07-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명균 통일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일 보고서 채택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29일 채택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관료 출신인 조 후보자는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이 거의 제기되지 않은 데다 청문 과정에서도 몸을 낮춰 무난하게 국회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제 부족함으로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조 후보자는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양보 발언’ 논란 당시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이와 관련해 바른정당 정양석 의원은 “나는 이 인사를 보은인사라고 본다”며 “법원의 무죄 판결이 후보자의 무책임 행위에 대해 무죄 판결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 후보자는 “정상회담 이후 많은 회담이 이어져 이 부분(이관)을 미처 챙기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남북관계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재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도덕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해 “아들과 돈, 결점이 없는 3무(無) 후보라고 하더라”고 치켜세웠고,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도 “통일부에 물어보니 흠잡을 데가 없다”고 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청문회를 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17-06-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정위 전속고발권 단계적 폐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시에 전면적으로 폐지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 공정위 내에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전속고발권 폐지’ 작업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고발권을 어느 기관에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를 두고 주요 기관은 물론 재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의견도 엇갈리는 데다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폐지’로 가닥 잡힌 전속고발제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0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김상조 공정위원장 등 공정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속고발권제 폐지 등 공정거래법 집행 체계의 합리적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사건의 고발 권한을 공정위만 행사할 수 있게 규정한 제도다. 문 대통령은 공정위가 대기업 사건에 고발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며 공정위가 독점한 고발권을 다른 기관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대변인은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함으로써 피해자 구제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 경쟁정책국 직원 등으로 구성된 ‘법 집행체제 개선 TF’가 전속고발제의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공정위 내·외부 전문가와 관계 부처,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를 포함해서 이달 안에 TF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기술 편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차단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재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상장사 기준)인 기업에 적용되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지분 20% 이상인 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 클 것” 세부 방안 마련에는 ‘험로’ 이날 밝힌 내용은 기존 문 대통령의 공약에서 한발 더 나아가지 않았다. 전속고발권 폐지의 핵심은 누구에게 어느 수준으로 고발권을 부여할지에 있는데 국정기획위와 공정위 모두 이에 대해 뚜렷한 생각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 폐지로 자신들만의 독점 권한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해 강한 반대를 표명했고, 이것이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는 “기업에 대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것”이라며 전속고발제 폐지에 반대했다. 공정위의 한 직원은 “지자체가 공정위에 특정 기업에 대한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전속고발제는 지금도 사실상 폐지된 상태”라며 현 제도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 역시 임명 이후 줄곧 “형사·민사·행정 규율을 종합적으로 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사인의 금지청구권’ 등을 도입하는 게 전속고발제 완전 폐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인의 금지청구권은 기업이 다른 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피해를 입었을 때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직접 행위 중단을 청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반면 일부 여당 의원은 “김상조 위원장의 재벌 개혁 의지가 약해졌다”며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공약 원안을 지킬 것을 촉구해 왔다.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황형준 기자}

    • 2017-06-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