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7연패 수렁에 빠졌던 LG의 2연승 반등을 이끈 건 스트라이프 유니폼 외길을 걸은 토종 투수들이었다. LG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찬규(28)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4-0으로 승리했다. 전날에도 3-0으로 승리하며 7연패에서 탈출했던 LG는 연승 가도에 올랐다. 연패가 길어지며 고개를 들었던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의미의 ‘DTD’ 우려도 말끔히 지웠다. 데뷔 때부터 LG 한 팀에서 뛰던 선수들이 위기에 빠진 팀을 건져냈다. 27일은 13년차 LG맨 정찬헌의 독무대였다. 16일 등판 이후 11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정찬헌은 9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9회말 1사 이후에야 김경호(24·SK)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완벽한 투구였다. 노히트노런 행진이 깨진 뒤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혼신을 힘을 다한 115구 투구로 불펜을 아끼고 승리를 이끌었다. LG 토종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2016년 9월 18일 삼성전 당시 류제국(은퇴) 이후 3년 9개월여 만이다. 올 시즌 전체 KBO리그 토종 투수 첫 완봉승이기도 하다. 약 10일 간격으로 등판해 6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벌써 4승을 챙겼다. 정찬헌이 한껏 살린 기세는 이튿날 10년 차 LG맨 임찬규가 이어갔다. 올 시즌 최장 투구가 6회까지였던 임찬규는 이날 7회까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공 92개를 던지며 삼진도 8개를 솎아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임찬규의 공에 SK 타선은 안타 3개, 볼넷 1개만 얻어냈다. 임찬규도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전날 3타수 3안타로 연패 탈출에 큰 공을 세운 이천웅은 이날도 안타 2개를 치며 맹활약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올 시즌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선두 NC의 주말 3연전은 NC가 웃으며 막을 내렸다. 권희동(3점), 박민우, 알테어(이상 1점)가 홈런을 날린 NC는 두산에 5-0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위닝시리즈(2승 1패)를 장식하는 한편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강한 모습(상대 전적 6승 3패)을 이어가게 됐다. 팽팽한 투수전이 벌어진 KIA와 키움의 경기는 2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김혜성(21)의 내야안타가 결승타가 되며 키움의 승리(1-0)로 끝났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7이닝 무실점, KIA 선발 브룩스는 6이닝 1실점으로 각각 호투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 시즌 프로농구를 마친 뒤 은퇴한 전태풍(40·한솔레미콘)이 새롭게 뛰어든 3 대 3 농구 코트를 접수했다. 전태풍은 27일 경기 고양 스타필드 스포츠몬스터 코트에서 열린 ‘컴투스 코리아 3×3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한솔레미콘 유니폼을 입고 11점을 터뜨려 아프리카를 21-10으로 꺾는 데 앞장섰다. 아프리카에 밀려 정규리그에서 2위에 머물렀던 한솔레미콘은 전태풍의 맹활약에 힘입어 최종전에서 활짝 웃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힌 전태풍은 “나이가 들어 프로에서 은퇴했지만 아직 전태풍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초 3 대 3 농구 무대에 입성하며 목표를 ‘무조건 우승’으로 삼았던 전태풍은 대회를 치를수록 왕년의 실력이 살아나며 결국 자신과의 약속도 지켰다. 한솔레미콘에는 우승 상금 1200만 원이, 전태풍에게는 MVP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됐다. 결승전은 전태풍의 독무대였다. 한국 3 대 3 농구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한준혁(23)과 맞붙은 전태풍은 상대를 자극하는 세리머니를 하는 등 경기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서로를 자극할수록 전태풍만 더 힘이 나는 모습이었다. 전태풍은 이날 일반 농구에서 3점슛에 해당되는 2점슛 1개를 포함해 1점슛 9개를 꽂아 넣어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한솔레미콘이 20-19로 앞선 경기 막판 전태풍은 위닝샷이 된 이동준(40)의 슛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반면 한준혁은 2점에 그쳤다. 이날 전태풍, 이동준 외에도 결승전 엔트리에 등록된 이현승(31), 이현석(28·SK) 형제도 한솔레미콘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3, 4위 결정전에서는 박카스가 데상트를 21-19로 꺾고 최종 3위에 올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에 걸쳐 실시된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등 4가지 지표에 따라 단계가 전환된다. 단계별로 허용 또는 금지되는 모임과 행사의 종류가 마련됐고, 특히 공적 또는 사적 모임의 참가 인원 기준이 처음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 등 스포츠 경기장에도 제한적이나마 ‘직관(직접 관전)’이 가능해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거리 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이 서로 달랐던 명칭을 통일했다. 1∼3단계별 전환 기준과 함께 국민들이 쉽게 지킬 수 있게 제한 및 허용 대상을 명확히 정했다. 중대본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거리 두기 1단계(생활방역)로 보고 있다. 1단계일 때는 집합·모임 행사는 물론이고 유(有)관중 스포츠 행사도 가능하다. 다중이용시설 운영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학교도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 모두 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별 안방 구장 수용 규모의 약 30% 수준으로 관중 입장을 시작한 뒤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입장 인원을 늘려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이날 “이르면 다음 달 3일 정도에 관중 입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자체적으로 경기장별 전체 관람석의 30∼40% 수준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침을 세워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포츠 경기 관중 허용 등이 자칫 경각심을 낮추는 신호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2주간 일평균 환자 50명 이상, 감염경로 불명 비율 5% 이상, 방역망 내 관리 환자 비율 80% 미만이면서 집단 감염이 증가하면 2단계 거리 두기로 전환한다. 2단계가 되면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 금지 행정명령이 발동된다. 스포츠 행사도 무관중 경기로 전환된다. 공공시설 운영도 중단된다.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하거나 1주간 2회 이상 신규 확진자가 두 배로 늘고(더블링), 감염 경로 불명과 집단 감염이 급증하면 3단계로 격상된다. 3단계에 이르면 10인 이상 대면 모임이 아예 금지된다. 단계별 기간은 2∼4주가 원칙이다. 앞으로 정부는 △일일 확진자 수 △감염 경로 불명비율 △방역망 내 관리비율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 등 4가지 지표에 맞춰 사회적 거리 두기 1∼3단계를 변경할 계획이다. 4가지 지표를 모두 만족해야만 단계 전환이 이뤄진다. 앞서 정부는 5월 6일 생활방역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다시 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수도권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집회와 모임 자제를 촉구했으나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 수도권 방역을 강화하고 4주 차에 들어선 지난 주말 시민들의 이동량은 오히려 전주보다 늘었다. 휴대전화·대중교통 이동량과 카드 매출 자료를 통해 확인한 6월 20, 21일 주말 수도권 주민 이동량은 직전 주말(6월 13, 14일)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2주간 집단 감염도 증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2주간 확진자 수(평균 43.1명)는 전주(43.5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집단 발생 수는 11건에서 14건으로 늘었다. 그만큼 소규모 집단 감염이 늘었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방심함에 따라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단계별 사회적 거리 두기 적용 범위는 원칙적으로 전국으로 하되 지역별 유행 정도 편차가 심한 경우 권역·지역별로 차등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김배중 기자}

KBO리그 데뷔 2년 차인 두산 외국인투수 알칸타라(28)의 승수 쌓기는 지난 시즌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한 수준이다. 2019시즌 KT 소속으로 27경기에 나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올해 25일 현재 두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모든 면에서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50.5km였던 알칸타라는 올해 이를 약 2km 가까이 끌어올렸다(152.3km).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도 138.2km로 지난 시즌 136.8km보다 1km 이상 빨라졌다. 새 팀에서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지난해 패스트볼(32.9%) 못지않게 변종 패스트볼 구종 중 하나인 싱커(29.5%)를 많이 구사했던 알칸타라는 올해 싱커의 비중을 확 줄였다. ‘평균’ 150km를 넘는 위력적인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이고(40.6%), 다른 구종의 예리함을 다듬었다. 이 결과 정통 패스트볼이 한결 묵직해졌고 슬라이더는 좀 더 빨라졌다. 올 시즌 알칸타라의 싱커 비율은 17.7%로 슬라이더(26.1%)보다도 적다. 디펜딩 챔피언인 두산 타자들의 화끈한 화력 지원도 알칸타라의 기를 살리고 있다. 지난 시즌 KT에서 경기당 4.59점을 지원받은 그는 올해 두산에서 경기당 8.68점의 높은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리그 모든 투수를 통틀어서 1위다. 투수 친화적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두산 야수들의 지원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원투펀치를 모두 교체했다. 특히 에이스 린드블럼(33)이 빅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큰 공백이 예상됐다. 지난해 11승을 거둔 알칸타라를 데려왔지만 주변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KT가 쿠에바스(30)와 저울질하다 ‘버린’ 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린드블럼이 두산으로 팀을 옮긴 뒤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의 특급으로 성장한 것처럼 알칸타라 또한 ‘두적화(두산 최적화)’를 거치며 지난 시즌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잊게 해주는 알칸타라의 호투 덕에 두산도 시즌 초반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새 시즌 KBL리그는 거물들의 경연장이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 세계 주요 스포츠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된 한국 스포츠리그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각 팀의 외국인 선수 선발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KBL리그는 예년보다 화려한 경력의 선수들이 속속 사인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새 외국인 선수 숀 롱(27)을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208cm의 장신에 윙스팬이 216cm에 달하는 정통 센터인 롱은 지난 시즌 호주프로농구리그(NBL) 멜버른 소속으로 평균 26.6분을 뛰며 18.2점, 9.4리바운드, 1.2블록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는 리그 전체 1위였고 득점력은 NBL에서 활약한 빅맨 중 가장 뛰어났다. 3점 능력에 수비 이해도도 좋은 롱을 최근 몇 년 동안 몇몇 구단이 영입을 시도했지만 아직 젊은 데다 몸값이 높아 번번이 무산됐다. KGC가 영입한 얼 클락(32·208cm)도 농구팬들에게는 낯익은 얼굴이다. 2009년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14순위로 피닉스에 지명된 클락은 7시즌 동안 261경기에 출전했다. 2012∼2013시즌에는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한 코트에 서기도 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 1부 리그 산 파블로에서 평균 12.2점, 6.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 리그가 중단된 뒤 재개 일정조차 못 잡는 상황에서 야구 축구 등 주요 스포츠리그를 안정적으로 치르고 있는 한국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몸값 상한선 등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을 일찍 마쳤어도 각 구단이 외국인들에게 계약대로 연봉을 모두 지급한 부분도 선수들에게 호감을 주고 있다. 아직 외국인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몇몇 구단은 아예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다릴수록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자밀 워니(SK), 캐디 라렌(LG), 치나누 오누아쿠(DB) 등 수준급 빅맨들이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새 시즌은 수준 높은 새 얼굴들과 구관들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아이들이…, 아이들이 다 해줬죠.” 박무승 김해고 감독(48)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울먹였다. 이전까지 전국대회 최고 성적이라고는 8강이 전부였던 김해고가 22일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확정한 직후였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8강 문턱을 넘은 순간부터 매번 눈시울을 붉혔다. 우승 이튿날인 23일 박 감독과 선수들은 허성곤 김해시장 등 지역 각계각층 인사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2003년 창단한 김해고 야구부는 만년 약체로 불렸다. 황금사자기에 5번 출전해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지역에서 야구를 조금 한다 하는 선수들은 중학교를 마친 뒤 경남고와 부산고, 마산용마고 등 인근에 있는 야구 명문교로 진학했다. 하지만 연고 프로 팀 NC와 김해시의 지원이 병행되며 지역 유망주들의 김해고 입학이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22일 서울 야구 명문 덕수고 수석코치 출신의 박 감독이 부임하며 될성부른 떡잎들이 기지개를 활짝 켜기 시작했다. 황금사자기 우승 전 역대 최고 성적인 8강도 박 감독 부임 2개월 만인 작년 대통령배 야구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다. 호성적의 비결로 박 감독은 소통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그는 “처음 (모교인) 마산용마고에서 지도자를 시작했을 때 그냥 엄하기만 한 코치였다. 이후 충주성심학교에서 말 못하는 친구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하며 진짜 소통이 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 여리고 어린 아이들이다. 진심으로 다가가려 노력해야 마음도 열고 실력도 는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 결승전이 열린 22일은 박 감독이 김해고 감독으로 부임한 지 딱 1년이 되던 ‘기념일’이다. 상대가 전국구 에이스 김진욱이 버티는 강호 강릉고였지만 선수들은 똘똘 뭉쳐 9회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9회 추격의 적시타를 친 허지원(2학년)은 “감독님이 헛스윙을 해도 좋으니 세 번만 자신 있게 휘두르고 들어오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수로 해태에 입단했으나 단 하루도 1군 무대를 밟아 보지 못한 채 은퇴했던 박 감독의 이름은 ‘무승’이다. 박지영이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5년 전 개명했다. 주변에서 ‘우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냐는 지적도 들었다. 박 감독은 “덕수고에 있을 때 우승을 못해 이름으로 원망을 들은 적도 있다. 이제 우승했으니 좋은 이름 같다. 안 바꿀 것”이라며 웃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4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5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방문경기에서 9-2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이날 키움에 3-8로 패한 LG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챔피언의 위용을 점점 회복하는 모습이다. 두산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플렉센이 SK 타선을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봉쇄하는 사이 두산 타선은 상대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3, 4번 타순에 배치된 박건우 김재환이 공격을 주도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3안타씩을 날렸고 7타점(김재환 4개, 박건우 3개)을 합작했다. SK는 7연패에 빠졌다. 갈 길 바쁜 LG는 영웅군단의 대포쇼에 휘청거렸다. 박병호 박동원 김하성 등 키움을 대표하는 거포들이 두루 손맛을 봤다. 3, 6회 홈런 2개를 친 박병호는 시즌 10홈런 고지에 오르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LG는 시즌 첫 4연패로 공동 2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키움이 6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올라섰다. 선두 NC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6회초 터진 양의지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이석증으로 나흘을 쉰 뒤 이날 복귀한 양의지는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두산과의 승차를 3.5경기로 유지했다. 삼성도 17일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최채흥의 호투에 웃었다. 안방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화를 맞은 최채흥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째(2패)를 거뒀다. 삼성은 1-1로 맞선 6회말 7점을 내며 한화에 11-4로 크게 이겼다. 롯데는 2-3으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김준태의 끝내기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KIA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5회 대타로 타석에 선 김준태는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김해고 교가(이보근 작사·신동영 작곡)가락의 깊은 유서 그윽한 향기이 땅의 뭇 정기 모여 고인 곳풍요의 황금벌 명당 대지에우람히 자리 잡은 창조의 샘터큰 포부 높은 이상 키워 펼쳐갈웅비의 상징이다 김해고교》 9회초 공격을 시작할 때만 해도 1-3으로 뒤진 상태. 김해고는 패색이 짙어 보였다. 게다가 강릉고 마운드는 초고교급 에이스 김진욱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김해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적 같은 역전 우승 드라마를 쓴 김해고가 새로운 ‘역전의 명수’로 떠올랐다. 김해고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강릉고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창단한 김해고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전까지 김해고는 전국대회 결승전은 물론 8강전에도 오르지 못했던 팀이었다. 황금사자기 역사로 볼 때는 김해고가 이 대회 정상을 차지한 스물여덟 번째 학교다. 김해고는 2점 뒤진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번 타자 황민서(3학년)의 2루타와 허지원(2학년)의 적시타, 서준교(2학년)의 내야안타 그리고 사사구 3개를 묶어 3점을 뽑아내면서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1972년 부산고와의 이 대회 결승전에서 1-4로 뒤지던 경기를 9회에 뒤집으며 우승했던 원조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역전을 허용하자 그 전 7이닝 동안 계속 리드를 지키고 있던 강릉고 타자들은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9회말 공격은 2번 타자 이동준(3학년)부터 시작하는 좋은 타순이었지만 결국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품 안에 들어온 줄 알았던 사상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김해고 타자들이 9회말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데는 투수 김유성(3학년)의 공도 컸다. 2회말 수비 때 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유성은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면서 1실점으로 강릉고 타선을 묶어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프로야구 NC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유성은 이 대회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김유성은 자타공인 김해고 에이스지만 투구수(105개) 제한 규정 때문에 이날 ‘헹가래’ 투수가 되지 못했다. 김유성에 이어 8회 2사 후부터 김해고 마운드를 지킨 김준수(3학년)가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3-3이던 9회 초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타점을 뽑은 김준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상도 함께 받았다. 김준수는 “아직도 내가 MVP로 뽑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오직 한 타자만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누구 혼자가 아니라 우리 팀원 모두가 만든 우승이라 더 기쁘다. 오늘을 계기로 프로에 가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첫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SPOTV를 통해 중계됐다. 네이버 SPOTV 채널을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본 동시 접속자 수는 3만 명을 웃돌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누적 재생 수는 약 46만8000회에 달했다. 역전의 명수가 돌아오면서 고교 야구 열기도 그만큼 올라갔던 것이다.황규인 kini@donga.com·김배중 기자}

이변이라는 그림에 마지막 점을 찍을 주인공은 누굴까. 22일 오후 6시 반부터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이 열린다. 강릉고와 김해고가 사상 첫 황금사자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한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말리그가 치러지지 않은 채 올 시즌 첫 대회로 열린 황금사자기는 우천 등 ‘기상’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광주일고, 경남고, 부산고 등 전통의 강호들이 제대로 몸을 풀기도 전에 대회 초반부터 줄줄이 낙마하는 이변이 펼쳐졌다. 황금사자기 우승 경험이 없는 8팀이 8강에 올랐고, 이 중 전국대회 우승 경험도 전혀 없는 강릉고와 김해고가 결승까지 올랐다. 현재 상황은 강릉고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강릉고는 20일 준결승에서 ‘고교 최대어’로 평가받는 에이스 김진욱(3학년)을 등판시키지 않고도 대전고에 9-3 대승을 거뒀다. 이틀 전인 18일 8강전에서 47개를 던진 김진욱은 하루 휴식(공 46∼60개 투구 시 의무) 후인 20일 등판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틀을 더 쉬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결승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에서 2경기에 출전해 10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2승을 거뒀고, 삼진은 17개나 뽑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김진욱은 선발보다는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등판해 팀 승리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준결승전에 나선 투수들이 모두 60개 미만 투구를 해 경기 초반 물량공세가 가능해진 만큼 강릉고가 우승한다면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에서 포효할 김진욱의 모습을 볼 확률이 높다. 타선에서는 5, 6번 붙박이로 나서고 있는 김선우(타율 0.462)와 전민준(0.438) ‘3학년 듀오’가 정교하면서도 시원한 장타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팀 야구’를 선보이고 있는 김해고의 저력도 만만찮다. 청주고와의 첫 경기에서 1점 차로 승리한 김해고는 4경기 중 3경기에서 3점 차 이하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단 내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쌓였다. 전력 외에 ‘기세’가 경기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고교야구에서 김해고가 선보여온 끈끈함은 팀의 사기를 올리는 한편 상대 의욕을 꺾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전국구’로 꼽히는 선수는 없지만 투타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선수들이 많은 게 김해고의 강점이다. 부동의 1번 황민서(타율 0.500)가 출루해 상대 마운드를 흔든 뒤 클린업 트리오에 포진한 정종혁(0.467), 박진영(0.417·이상 3학년)이 해결하는 패턴을 자주 보였다. 마운드에서는 3학년 트리오에게 기대를 걸 만하다. 팀에 첫 승리를 안겨 준 김유성(2경기 8과 3분의 1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13)이 경기 후반부를 든든히 책임져 준다. 천지민(1경기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과 김준수(2경기 5이닝 무실점)도 이번 대회 들어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강릉고와 대전고가 황금사자 트로피를 향한 결승 문턱에서 만나게 됐다. 강릉고가 1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접전 끝에 경기상고를 4-3으로 꺾고 4강에 선착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강릉고는 마산고를 6-4로 꺾은 대전고와 20일 준결승을 치른다. 강릉고와 경기상고의 운명은 에이스의 존재가 갈랐다. 강릉고는 경기 초반 3점을 먼저 내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4회초에 1점, 5회초에 2점을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자 강릉고 더그아웃에서는 김진욱(3학년)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등번호 15번에 다부진 몸을 한 그가 캐치볼을 시작하자 동점으로 한껏 기세가 올랐던 경기상고 더그아웃에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6회초 경기상고 선두 타자 엄형찬(1학년)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김진욱이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이전재(2학년)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첫 공을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꽂아 넣으며 삼진을 잡아냈다. 다음 타자 역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하던 중 아웃당하며 김진욱은 공 6개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았다. 에이스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면서 강릉고는 다시 살아났다. 6회말 선두 타자 허인재가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정준재(이상 2학년)가 번트를 댈 듯 말 듯하며 상대 투수를 괴롭히다 볼넷을 얻어냈다. 무사 1, 2루에서 이동준(3학년)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스리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서 타석에 선 3번 타자 김세민(2학년)은 바뀐 상대 투수 전영준(3학년)의 초구에 주저 없이 스퀴즈 번트를 댔다. 글러브로 공을 잡자마자 포수에게 공을 토스한 전영준의 수비도 노련했지만 3루 주자 허인재의 포수 태그를 피하는 슬라이딩도 일품이었다. 강릉고의 역전. 강릉고가 추가점을 내지 못했지만 마운드에는 김진욱이 버티고 있었다. 김진욱은 이날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12개 중 10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였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투구 수가 47개에 불과해 하루 쉰 뒤(투구 수 46∼60개의 경우) 준결승전 등판이 가능하다. 김진욱은 “감독님께서 7회부터 나갈 준비를 하라고 하셨는데, 예상보다 등판이 빨라졌다. 야수들이 팽팽한 상황에서 잘해줬다.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전고는 4-4로 맞선 7회말 2사 1루에서 터진 김성용(3학년)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대전고의 ‘황금사자기 4강’은 1994년 제48회 대회 이후 26년 만이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은 “그간 황금사자기에서 4강 문턱을 못 넘은 기억이 많다. 징크스를 깬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전고와 강릉고는 모두 이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5선발’은 대부분 팀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LG는 5선발 덕에 웃는다. 12년 만에 선발로 돌아온 정찬헌(30)과 신인 이민호(19)가 ‘10일’ 간격으로 번갈아가며 지키는 LG 5선발은 어지간한 팀의 1선발 못지않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두 선수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진다. 시즌 초부터 이 루틴을 지켜온 정찬헌은 17일 현재 3승 1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 중이다. 개막 보름 뒤부터 5선발 대열에 합류한 이민호 역시 2승 1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순항하고 있다. 데뷔 시즌이던 2008년 선발로 나선 이후 줄곧 불펜투수로 활약해 온 정찬헌은 올해부터 선발로 전향했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등판 일정이 불규칙한 불펜으로 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20년도 팀의 1차 지명 신인인 이민호는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긴 시즌은 처음이다. 이에 LG는 두 선수를 10일마다 등판시키는 묘안을 짜냈다. ‘관리’가 필요했던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하니 둘의 고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날까지 두 선수는 5승을 합작했다. 또 평균 6이닝 이상(8경기 49이닝)을 마운드에서 버텨줬다. 현재 5승을 거둔 NC 에이스 구창모(23)나 키움 1선발 요키시(31)가 부럽지 않다. 이들이 등판한 8경기에서 LG는 6승 2패(승률 0.750)를 거뒀다. 올 시즌 팀 승률(17일 현재 0.649·24승 13패)을 훨씬 웃도는 좋은 성적이다. 팀의 관리 속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이민호는 소형준(19·KT) 천하가 될 뻔한 신인왕 레이스의 판도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1일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이민호는 이후 2경기에서 각각 7이닝씩을 던지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다 최근 페이스가 처진 소형준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이민호의 무력시위가 거듭될수록 신인왕 판도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뀔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구장 현장 응원에 목마른 팬들을 위한 이색 응원을 추진한다. KBO 사무국은 팬들이 한곳에 모여 응원할 수 있는 ‘승차 응원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일명 ‘드라이브스루’(승차) 단체 응원으로 KBO는 현재 자동차 회사와 협의 중이다. KBO 관계자는 “후원사 등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 중이다. 승차 응원전의 성사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야구팬들은 TV중계나 온라인을 통해 ‘랜선 응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승차 응원이 성사되면 여러 대의 차량이 한 공간에 모여 자동차 극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응원전을 치를 수 있다. 팬들은 응원하는 팀이 득점하거나 승리하면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기쁨을 표현할 수 있다. 하루에 5경기가 열리는 프로야구의 특성상 특정 공간에 특정 팀의 경기를 중계하는 단체 응원전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KBO가 추진하는 드라이브스루 응원전은 야구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4일 경기를 앞둔 프로야구 한화 더그아웃은 초상집 같았다. 전날 경기가 비로 중단되는 바람에 한화는 이날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첫 경기는 전날 3-4로 지던 상황에서 재개돼 부담이 더 컸다. 18연패 중이었던 한화가 20연패를 당하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 운동역학 박사로 평소 선수 혹사 반대론자였던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도 금기를 깰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며 11일 65개의 공을 던져 휴식이 더 필요했던 왼손 투수 김범수(25)를 재개된 경기의 첫 번째 투수로 등판시켰다. 김범수는 지난해 두산에 평균자책점 2.60으로 유독 강했다. 시즌 초 불안한 모습으로 1군과 2군을 오갔던 김범수는 이를 악물고 공을 던졌다. 3과 3분의 1이닝 1실점. 그사이 팀도 6-5로 경기를 뒤집어 연패의 긴 터널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동점(6-6)을 허용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9회말 2사 1, 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선 것은 무명의 노태형(25)이었다. 2014년 10라운드 104순위에 지명된 연봉 2700만 원짜리 선수. 그에게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힘을 빼고 툭 갖다 댄 타구가 두산 유격수와 3루수 옆을 가를 때까지는…. 그의 생애 첫 끝내기 안타는 팀을 수렁에서 건진 ‘구원타’였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결 자신 있는 모습으로 두산을 시즌 첫 연패에 빠뜨렸다. 또 다른 무명 선수 문동욱(28)은 이 경기에서 통산 첫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의 주역들은 한화 팬들에게도 낯선 무명들이었다. 노태형은 실력이 모자라 상무, 경찰야구단에 지원도 하지 못했다. 그 대신 팀 동료 박한결(26)과 날짜를 맞춰 현역으로 동반 자원입대를 했다. 육군 일반병 생활에도 틈틈이 캐치볼이라도 할 파트너가 필요했기 때문. 이들은 군복을 입고도 야구장에 설 ‘그날’을 꿈꾸며 공을 놓지 않고 버텼다. 이들이 모처럼 빛을 보던 날 김태균(38), 이용규(35) 등 왕년의 스타들은 타점과 득점으로 토대를 쌓았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로 타오른 불꽃은 수년간 리빌딩을 외쳐온 한화가 그려 온 이상적인 모습이다. 연패 기간 중 온갖 비난을 피부로 느끼며 마음이 아팠다던 노태형은 “승부의 세계에서 지고 싶은 팀은 없다. 또한 못하고 싶은 선수도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제 좋은 흐름을 탄 것 같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동료들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의 ‘18연패 탈출’은 단순히 꼴찌 팀이 강팀에 이겨서 관심을 끈 게 아니다. 한 줌의 흙에도 끝내 싹을 틔우는 민들레처럼, 초유의 연패 행진과 감독 자진 사퇴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새 싹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대전에서> 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2, 3루. 한화 좌타자 노태형이 툭 밀어 친 타구는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갈랐고 3루 주자 이용규는 홈을 밟았다. 한화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하며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다. 한화가 악몽과도 같았던 18연패의 사슬을 끊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14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1박 2일의 사투 끝에 7-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달 22일(NC전 5-3 승) 이후 23일 만에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한화가 이날도 패했다면 아시아 프로야구 최다 연패 신기록을 세우는 수모를 겪을 뻔했다. KBO리그에서는 1985년 삼미가, 일본에서는 1998년 지바 롯데가 각각 18연패를 기록했다.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날린 노태형은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 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자는 마음을 먹었다. 꿈꿔온 순간이 현실로 다가온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인 104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노태형은 이번 시즌 최저 연봉인 2700만 원을 받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끝 모를 추락으로 “재난지원점수 3점을 주고 시작해야 한다” 등 조롱에 시달리던 한화 더그아웃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무관중 경기 속에 야구장 오른쪽 뒤편 먼 곳(보문산 전망대)에서 주황색 대형 깃발을 흔들던 한화 팬들은 눈물을 쏟았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하늘이 벌어준 시간이 한화에는 힘이 됐다. 당초 13일 시작했던 경기는 한화가 3-4로 뒤진 3회말부터 거세게 내리기 시작한 비로 서스펜디드(일시 중단)가 선언됐다. 당시 두산 선발이 올 시즌 4승 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인 유희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화의 연패 탈출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시작 직후 내리기 시작해 두 차례 경기를 중단시켰던 비는 한화가 뒤진 상황에서 더 굵어졌다. 2이닝 동안 3점을 내준 유희관이 컨디션을 회복할 기회를 잃은 채 3회말 선두타자 정은원의 타석에서 결국 경기는 다음 날 재개가 결정됐다. 14일 경기 재개를 앞두고 한화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였다. 최근 이용찬, 플렉센 등 선발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마운드에 구멍이 뚫린 두산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던 선발 유희관마저 2이닝밖에 못 써 급히 대체자를 찾아야 했다. 고심 끝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KIA에서 영입한 홍건희를 내세웠다. 한화는 왼손투수 김범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총력전을 위해 외국인 투수 서폴드가 등판하리란 예상도 있었지만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의 선택은 지난 시즌 두산을 상대로 17과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0으로 강했던 김범수였다. 3일 전 공 65개를 던져 피로감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김범수는 최 감독대행의 믿음에 부응했다. 3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은 김범수 덕에 한화는 7회말 6-5 역전에 성공했다. 8회초 조기 투입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는 절실했다. 9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두산 함덕주의 폭투 등으로 2사 2, 3루 기회를 맞은 한화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태균이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용규는 안타는 없었지만 2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값진 승리의 맛을 본 한화의 기세는 다음 경기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선발 서폴드가 6이닝 8피안타 4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두산을 3-2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 2경기 연속 1점 차 승리를 거둘 만큼 모처럼 끈끈한 뒷심을 보였다. 이날 롯데에 10-6으로 승리한 LG가 두산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원태인(삼성)-소형준(KT) 영건들의 선발 맞대결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2년 차’ 원태인이 4와 3분의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신인’ 소형준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팀도 12-0으로 대승했다. SK는 9회말 1사 후 최정의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KIA를 4-3으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정은 연타석 홈런으로 제몫을 다했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명불허전이다. 11일 올해 고교야구 개막을 알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는 대회 첫날부터 인상적인 명장면들이 속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반기 주말리그가 치러지지 않아 이번 대회를 통해 첫 공식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그동안의 한풀이를 하는 듯했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32강전에서 명문 북일고를 상대로 콜드승(15-2)을 거두며 강한 인상을 남긴 인상고는 이날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대구상원고와의 1회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선발 김선재와 구원 나병훈(이상 3학년)은 각각 5이닝 1실점(무자책), 4이닝 무실점으로 대구상원고 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에서는 홈런포가 상대 마운드의 기를 꺾었다. 0-0으로 맞선 3회 1번 타자 박성윤(3학년)이 선제 홈런(1점)을 쳤다. 1-1로 맞선 6회에는 4번 전희범(2학년), 5번 백승민(3학년)이 연속타자 홈런(각각 1점)을 날리며 점수 차를 벌려 갔다. 인상고는 7회 2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전희범은 “지난해 우리를 보고 ‘돌풍’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내 생각엔 올해 전력이 더 좋은 것 같다. 작년 16강을 넘어 올해는 4강까지 노려 보겠다”며 웃었다. 전북 정읍의 작은 학교인 인상고는 전교생이 83명밖에 되지 않는다. 신생팀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1월 창단해 대회에 참가한 41개 팀 중 가장 막내인 서울컨벤션고는 같은 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성지고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연습경기조차 치러보지 못했던 이 팀은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에서 역사적인 창단 후 첫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11월 창단한 나주광남고도 세현고와 맞붙어 7-0, 창단 후 첫 승리를 콜드게임(8회)으로 장식했다. 두 팀 모두 더 많은 기회를 찾아 타 학교에서 전학 온 선수들이 맹활약했다. 서울컨벤션고의 주축은 2학년생들이다. 강경민 나주광남고 감독은 “신생팀에는 (경쟁에서 밀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합심해서 좋은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감격에 겨워 했다. ‘야구인 2세’의 선전도 인상적이었다. 현역시절 포수로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진갑용 KIA 배터리 코치의 아들인 경북고 투수 진승현(2학년)은 비봉고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0-3으로 뒤지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진승현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승계주자 홈인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4와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시속 143km의 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비봉고 타선의 기세를 잠재웠다. 진승현이 호투하는 사이 경북고는 5, 6, 7회 각각 2점씩 내 6-5로 역전승했다. 진승현은 “앞선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선배들이 예상보다 빨리 탈락했다. 올해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한 달여 만에 고교 야구도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으로 처음 막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반기 주말리그를 치르지 못해 추첨으로 선발된 41개 팀이 11일부터 12일간 황금사자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열전에 들어갔다. 올해 고교 야구의 첫 경연답게 경기장 안팎에선 야구가 그리웠던 청춘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관중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우리 스스로가 응원단”이라고 힘줘 말했다. 더그아웃에 자리 잡은 선수들은 큰 소리로 자기 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동료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그라운드 위 선수들도 공격에서는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수비에서는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기합 소리도 야구장에 메아리쳤다. 홈 플레이트 뒤편에서는 올해 고교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볼 수 없어 속을 태웠던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이 빛났다. 스카우트들은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마치 사진이라도 찍는 것처럼 주의 깊게 살폈다. 흙 속의 진주를 캐기 위해서였다. 향후 프로무대를 주름잡을 예비 스타들이 경기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마음 놓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들의 체온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관계자들이 오가는 동선마다 ‘귀찮을 만큼’ 여러 차례 소독제를 뿌렸다. 황금사자기 대회 직전부터는 ‘환한 스마일’ 캠페인을 펼쳤다. 환기하기,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하기, 스스로 예방에 힘쓰기, 마스크 착용하기, 일일 두 차례 발열 체크하기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주요 수칙의 머리글자를 따 선수들이 쉽게 이해하게끔 했다. 선수들은 예방 수칙에 따라 더그아웃에서는 마스크를 낀 채 자신들의 열기를 분출했다. 경북 안동에서 온 영문고 선수들은 이마부터 얼굴 전체를 덮는 ‘투명 마스크’를 착용해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그동안 못 뛴 한을 풀기라도 하듯 대회 첫날부터 명장면이 속출했다. 올해 1월 창단한 막내 팀 서울컨벤션고는 성지고에 6-0, 지난해 11월 창단한 나주광남고는 세현고에 7-0(8회 콜드) 완승을 거뒀다.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전학 온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잊지 못할 창단 첫 전국대회 승리를 거뒀다. 사이클링히트에 홈런 하나 부족한 맹활약(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펼친 서울컨벤션고 김호영(17·2학년)은 “정말 야구가 하고 싶었다. 창단 첫 승리의 기세를 몰아 황금사자기 우승도 넘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지만 그라운드 위 피 끓는 청춘들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선수들은 지킬 건 지키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실력을 씩씩하게 발휘했다. 그들의 밝은 표정과 함께 한국 야구의 미래도 밝아 보였다. 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KBL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34·사진)가 최다 유니폼 수집가로 올라섰다. 조성원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프로농구 LG는 9일 윌리엄스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시즌 1옵션으로 활약한 캐디 라렌(28·204cm)과 재계약한 LG는 노련한 센터 윌리엄스를 더해 외국인 구성을 마쳤다. 부상 등의 이변만 없다면 윌리엄스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여덟 번째 팀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을 맞는다. 윌리엄스는 외국인 및 토종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팀을 거친 선수가 된다. 지난 시즌까지 윌리엄스는 강대협(43), 허버트 힐(36·이상 은퇴) 등과 함께 7팀에서 뛰었다. 2012∼2013시즌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KBL리그에 첫발을 디딘 윌리엄스는 2014∼2015시즌 KGC, 2016∼2017시즌부터 2년간 KT에서 활약했다. 2018∼2019시즌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10경기), 오리온(3경기), DB(41경기) 등 세 팀을 돌며 한 시즌(54경기)을 완주하기도 했다. 2019∼2020시즌에는 KCC에서 시즌 개막을 맞은 뒤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모비스에서 시즌을 마쳤다. 빅맨치고는 단신(196.6cm)인 윌리엄스는 KBL리그 통산 평균 기록이 ‘더블-더블’(15.8점-10.3리바운드)일 정도로 꾸준하고 기복이 없었다. 그렇기에 계약을 못 할 때도 ‘대체 선수 1순위’로 여러 구단의 관심을 항상 받았다. 윌리엄스는 추후 삼성과 전자랜드 등 두 팀에서 뛰면 KBL 10개 팀 유니폼을 모두 입게 된다. 타 종목에서도 윌리엄스처럼 쏠쏠한 활약으로 러브콜을 여러 번 받은 선수들이 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 세터 노재욱(28)은 서른도 안 돼 남자부 7개 팀 중 5번째 팀을 맞았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LIG(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한 노재욱은 현대캐피탈(2015년), 한국전력, 우리카드(이상 2018년)를 거쳐 최근 삼성화재에 둥지를 틀었다. 현대캐피탈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고 2019∼2020시즌 우리카드를 창단 첫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놔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이적 직후 군에 입대한 그가 약체로 전락한 전통의 강호 삼성화재도 일으켜 세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최익성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48)와 이동수 경북고 코치(47)의 6팀이 최다다. 이들이 활약하던 2000년 전후 KBO리그는 8개 팀이었다. KBO리그의 대표 ‘저니맨’으로 알려진 최 대표는 ‘저니맨’이라는 제목의 책도 썼다. 삼성에서 데뷔해 한화, LG, KIA, 현대를 거친 그는 다시 삼성의 ‘최신 유니폼’을 입은 뒤 SK를 끝으로 은퇴했다. 프로축구 최고의 저니맨은 국가대표 출신 장신 공격수 정성훈(41·190cm·은퇴)이다. 2002년 울산에서 데뷔한 그는 이후 대전, 부산, 전북, 전남, 경남, 부천 등 K리그 7개 팀을 거쳤다. 일본 J리그(콘사도레 삿포로), 내셔널리그(김해시청)까지 더하면 수집한 클럽 유니폼은 9개에 이른다. 김배중 wanted@donga.com·유재영 기자}
지난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당시 규정에 맞지 않는 유니폼 지급으로 논란을 빚은 뒤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대한수영연맹에 대해 대한체육회가 칼을 빼들었다. 9일 대한체육회와 수영계에 따르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5일 재심을 열고 김지용 대한수영연맹 회장에게 6개월, A 부회장과 B 이사에게 각각 3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앞서 연맹은 세계선수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특정감사를 받았다. 문체부는 김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연맹은 자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C 부회장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김 회장과 A 부회장, B 이사에게는 견책 징계를 내렸다. 솜방망이 처분에 수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집행부 불신임을 묻는 대의원총회가 4월 개최됐다. 18개 시도(대학수영연맹 포함) 대의원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못 얻어 불신임안은 부결됐지만 과반수(10명)가 찬성해 집행부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C 부회장은 자신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며 대한체육회에 재심 청구를 했다. 이번 재심에서 C 부회장의 징계기간은 6개월로 줄었다. 임기가 6개월여밖에 안 남은 김 회장은 3일 열린 연맹 이사회에서 혁신TF 출범을 발표했다. 수영계 갈등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제도를 수립한 뒤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격정지 징계에 따라 사실상 임기가 끝나면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새 사령탑이 더그아웃을 지켰다. 1군이 처음인 새 얼굴 여럿이 출전 기회를 잡으려 더그아웃에서 눈빛을 반짝였다. 하지만 길고 질긴 연패의 사슬은 끊어지지 않았다. 한화가 팀 최다인 15연패에 빠지는 수모를 안았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만난 한화는 3-9로 패했다. 한화에 승리를 거둔 롯데는 4연승으로 승률 5할(15승 15패)을 회복했다. 7일 한용덕 전 한화 감독이 팀 최다 타이인 1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뒤 한화는 선수단에 큰 폭의 변화를 단행했다. 2군을 이끌던 최원호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새로 팀을 맡았고 송광민 이성열 등 기존에 1군에서 뛰었던 선수 10명은 2군으로 내려갔다. 대신 2군에서 가능성을 보여 온 선수 9명이 1군에 올라왔다. 시즌 중 보기 힘든 큰 변화에 경기 전 한화 선수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선발 라인업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날 1군에 오른 박정현 최인호 박상언은 데뷔 후 처음 주전으로 나섰다. 1군 백업이던 조한민 이동훈까지 5명이 선발 타순에 포진했다. 경기 전 허문회 롯데 감독이 “준비한 플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며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하지만 한화가 분위기 반전을 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한화는 선발 서폴드의 역투로 4회초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4회말부터 무너졌다. 롯데 선두타자 안치홍이 서폴드로부터 안타를 뽑아낸 뒤 5명이 연속 안타를 치며 4점을 냈다. 5회말에도 1사 2루에서 이대호가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등판 경기마다 6이닝 이상을 버텼던 서폴드는 이날 처음 5이닝 투구를 하고 7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 통산 399세이브를 기록한 뒤 지난해 한국으로 복귀한 삼성 오승환은 2013년 10월 2일 롯데전 이후 2442일 만에 KBO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전에서 3-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키움 선두타자 박준태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KBO리그 적응을 마쳤다.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오승환의 투구 수는 10개였고 최고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던졌다. 삼성은 키움에 3-5로 패했다. 선두 NC는 두산을 12-8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NC 양의지는 친정팀을 상대로 1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통산 150홈런 고지에 올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