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모든 제복 공무원들이 제대로 평가받고 감사와 존경을 받을 수 있게 기여하는 것이 전체 심사위원의 바람입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제복 공무원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냅니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물론 일회성 사건도 의미가 있지만 본연의 임무를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을 찾은 내빈들은 음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제복 공무원에 대한 헌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제복은 명예와 신뢰의 상징이고, 국민을 위한 열정과 헌신이 담겨 있다”며 “수상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고 순직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공직자의 제복은 의복을 뛰어넘어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자랑스러운 것”이라며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항상 국민 곁에 있어야 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은 기념사에서 “국민 모두가 여러분의 헌신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동아일보와 채널A가 앞장서겠다”며 “여러분의 고귀한 활동을 국민 모두가 잘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반기문, 한국 대통령 출마는 유엔법 위반 ‘유엔 출마 제동 가능’.” 유럽 한인사회를 독자층으로 확보했다는 A인터넷 매체는 7일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이 ‘기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신임 사무총장은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어 퇴임한 반 전 총장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그대로 묵과하지 않을 수도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만약 반 전 총장이 유엔 결의를 충실히 따르지 않고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면 이는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해서도 유엔 결의를 준수하라고 강제하지 못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 유엔 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1946년 유엔 총회 결의안을 근거로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가 유엔 결의 위반이고, 유엔의 대북 제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해당 ‘기사’에는 1∼7대 전직 사무총장들이 이 결의를 준수해 유엔의 전통을 이어갔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직 사무총장 가운데 퇴임 후 고국에서 공직에 진출한 인사도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4대 사무총장인 쿠르트 발트하임은 퇴임 4년 후인 1986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구테흐스 총장이 출마를 반대한다는 내용도 확인된 바 없다. 또 이 ‘기사’에 나오는 유엔 결의안에 대해서도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11일 “이 결의는 유엔 창설 직후 사무총장이 민감한 정보를 많이 다룰 것이라는 점을 가정해 만들었고 ‘퇴임 직후’가 언제인지도 불분명하다”며 “총회 결의가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자체를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고개 드는 ‘가짜 뉴스’ 올 상반기에 치러질 수 있는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기승을 부렸던 ‘가짜 뉴스’가 한국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12일 귀국하는 반 전 총장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더 주목된다. 가짜 뉴스는 허위 사실을 마치 진짜인 양 정리한 기사를 뜻한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는 ‘카더라 통신(유언비어)’과는 다르다. 다른 인터넷 매체 같은 사이트가 있고 기사체로 쓰였으며 출처도 존재한다. A매체도 ‘기사’의 출처라며 SNS 게시글 3개를 링크했다. 이 링크를 따라가면 반 전 총장을 ‘매국노’라고 비난하는 글로 연결된다. 그러나 11일 현재 A매체의 ‘기사’에서는 출처 부분이 사라졌다. 문제는 이 기사를 다른 SNS에서 사실인 것처럼 인용하고 퍼 나르면서 ‘유엔법 위반’ 글이 확산됐다는 점이다. 이날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반기문 출마 유엔법 위반’을 검색하면 해당 기사를 링크하거나 인용한 SNS 게시글이 수십 개가 나타났다. 게시글에는 “법을 지켜라. 출마하지 말라”는 내용의 비난 댓글도 달렸다. 전직 경찰 간부까지 이와 유사한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가짜 뉴스는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전파력이 크다”며 “대선 정국에서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가짜 뉴스와 전면전 선포 해외에서는 가짜 뉴스가 이미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아동 성 착취 조직에 연루돼 있다. 피자가게 ‘코밋 핑퐁’ 지하실이 근거지다”란 가짜 뉴스가 퍼져 이를 진짜로 믿은 남성이 피자가게에 총을 쏘기도 했다. 올해 9월 총선을 앞둔 독일 정부는 러시아 등이 가짜 뉴스로 선거판을 흐릴 것을 우려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가짜 뉴스 대응 기관을 설립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히며 적극 대처할 뜻을 나타냈다.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BfV)은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거짓 정보를 퍼뜨려 독일을 흔들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새해 첫날부터 가짜 뉴스로 들썩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크리스마스 예배에 이어 신년 예배까지 불참하자 ‘BBC뉴스 UKI’라는 트위터 계정에 ‘충격: 버킹엄 궁이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를 발표했다’는 가짜 뉴스가 퍼졌다. 영국 왕실이 “여왕은 심한 감기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 가짜 뉴스는 SNS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은 사라졌지만 2014년 가짜 뉴스를 만드는 애플리케이션 ‘페이크뉴스’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톡 같은 SNS에 ‘속보’ ‘단독’이란 제목을 단 찌라시 글이 유통되면 이를 받는 사람은 진짜 뉴스로 믿는 일도 허다하다. 만약 가짜 뉴스가 대선 캠프의 네거티브 전략과 맞물린다면 대선판에 큰 혼란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짜 뉴스는 생각이 서로 다른 집단을 극단주의로 몰아가 양극화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 등이 각 영역에서 팩트 체크 시스템을 가동해 가짜 뉴스의 유통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차길호·조은아 기자}
경찰이 설 명절을 앞두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도살처분·반출제한 대상이 된 닭과 계란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경찰청은 31일까지 설 명절 전후 불량식품 집중단속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AI로 닭이 대량 도살처분된 탓에 닭과 계란 값이 폭등한 현실을 고려해 AI 축산물 유통 단속을 중점 단속 대상에 포함시켰다. 과거 AI 발생 당시 감염의심 닭과 오리를 무단 반출해 유통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을 판매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I 감염의심 축산물이 유통되거나 관련 첩보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명절을 앞두고 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불법 행위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세균, 바이러스 등에 오염됐거나 오염 우려가 있는 축산물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경찰은 이밖에 선물·차례용 위해식품 수입·제조와 유통, 허위 원산지 표기 및 과장 광고, 불량 건강기능식품 판매 행위 등도 단속한다. 경찰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압수한 불량식품은 적극 폐기처분하고 불량식품 첩보 수집을 강화해 유통 가능성부터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한 이재만, 안봉근 두 전직 청와대 비서관을 찾아달라는 내용의 ‘소재탐지촉탁서’를 6일 경찰에 보냈다. 이, 안 전 비서관은 전날 열린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 신문은 19일 오전 10시로 미뤄졌다. 헌재의 촉탁서를 접수한 경찰은 “우선 두 사람의 자택을 방문하고 없으면 주변 탐문 등으로 소재 관련 정보를 확인해 헌재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할 경찰서는 두 전직 비서관의 주거지가 있는 서울 종로서와 강남서다. 헌재는 두 사람이 가족과 함께 집을 비운 채 헌재 사무처의 휴대전화 연락조차 받지 않는 것을 증인 출석을 피하려는 ‘꼼수’로 의심하고 있다. 헌재는 주요 증인이 계속 불출석할 경우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하고 국회 측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은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 조서 등 기타 자료를 바탕으로 탄핵 사유를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박훈상 기자}
중국에 있는 조선족 해커가 컴퓨터 원격조종 프로그램을 통해 빼낸 신용카드 정보로 2년 만에 12억 원을 챙겼다. 무작위로 숫자를 입력하는 고전적 해킹 수법을 주로 이용했는데도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킹 등으로 입수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이용해 인터넷 결제, 현금서비스 등으로 11억8900만 원을 현금화한 뒤 중국으로 불법 송금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로 신모 씨(38) 등 3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또 범행을 주도한 조선족 해커 박모 씨(24)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박 씨는 먼저 인터넷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에서 중복 사용하는 피해자의 허점을 노렸다. 미리 입수한 31만7000여 개의 e메일 계정을 이용해 컴퓨터 원격조종 프로그램인 ‘팀뷰어’ 홈페이지에 접속해 계정 4만2000여 개를 확보했다. 이 계정으로 팀뷰어 사용자 컴퓨터에 해킹 프로그램 ‘키로그’를 설치하고 신용카드와 공인인증서, 간편결제 정보 등을 빼냈다. 박 씨는 해킹한 정보로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수단인 안전결제(ISP)와 안심클릭을 이용해 4억900만 원을 현금화했다. 피해액 중 90% 이상이 ISP로 결제됐지만 보안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ISP가 실행되면 키로그가 차단돼야 하는데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과거 비슷한 피해를 입었던 카드사가 또 범죄의 대상이 됐다. 2012년 ISP 정보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했던 KB국민카드 등은 이번에도 피해를 입었다. 팀뷰어 해킹 피해액 4억900만 원 중 1억1000만 원이 KB국민카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KB국민카드는 “ISP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고객 PC 해킹으로 인해 부정 결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 이후 KB국민카드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가 5600만 원, 씨티카드가 39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박 씨가 기프트카드 정보로 현금화한 4억2000만 원은 카드사 2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2억2000만 원, 2억 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2곳은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CVC값을 5회 이상 잘못 입력해도 차단하는 기능이 없어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을 허술히 했다가 고전적인 해킹 방식에 당한 것이다. 경찰은 중국과 국제공조 수사로 박 씨를 체포할 계획이다. 박 씨는 온라인 게임 아이템 작업장을 차려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카드사의 소액결제와 기프트카드 등의 허술한 보안을 노리고 범행 대상을 카드사로 옮긴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1일(현지 시간)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사진)가 2일 올보르 법원에서 이뤄진 신문에서 “사흘 내에 현지에서의 생활을 정리할 테니 구금을 풀어 주면 자진 귀국하겠다”고 요청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법무부, 외교부와 함께 이와 같은 정 씨의 요청에 대해 덴마크 법원 측에 어떤 의견을 표명할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정 씨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자진 귀국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도망칠 가능성이 있어 강제 압송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 법정에 선 정 씨는 전날 검거될 당시 입었던 회색 털모자가 달린 파카에 검은색 티셔츠, 검은 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덴마크 검찰은 정 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한국 측이 요청한 구속 및 송환 사유 등에 대해 덴마크어로 신문했다. 신문은 현지 검사와 판사가 덴마크어로 질문하면 여성 통역이 영어로 번역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 씨는 피고인석에 앉아 초췌한 얼굴로 질문에 응답했으며 “물을 좀 먹으라”는 통역의 제의를 거절하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 씨는 전날 오후 8시 10분경 덴마크 북부 올보르 시 외곽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8월 12일 독일로 출국한 지 143일 만이다. 올보르=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김준일·박훈상 기자}

지난해 8월 한국을 떠나 유럽에서 도피 행각 중 체포된 정유라 씨(21)는 언제쯤 한국에 올까. 정 씨는 덴마크에서 아들(2)을 돌보는 가사도우미, 승마 훈련을 돕는 마필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측근으로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정 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 압송 시점 불투명” 그러나 정 씨의 신병 인도 시점은 현재 불투명하다. 덴마크 현지의 상황이 유동적인 탓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일단 덴마크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정 씨 측에 자진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만큼 자진 귀국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사관을 현지에 파견해 정 씨를 조사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 씨가 자진 귀국을 거부할 것에 대비해 특검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도 요청한 상태다. 대사관 직원이 정 씨에게 여권 무효 조치 공문을 전하면 정 씨 여권은 즉시 무효가 된다. 하지만 정 씨가 유효 기간이 남은 체류비자를 가지고 있다면 강제 추방을 면할 수 있다. 현지에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특검은 법무부를 통해 덴마크 정부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다. 도주 우려가 있는 범죄인의 구속을 해당 국가에 요청하는 제도다. 덴마크 경찰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한 피의자를 최장 72시간만 구금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특검이 내린 조치다. 덴마크 경찰은 “덴마크 검찰이 한국의 최종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며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올 때까지 정 씨의 구금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정 씨가 신병 인도 거부 소송을 낼 경우 입국이 장기간 늦어질 수 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후 체포영장이 발부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 씨(51)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압송을 당하지 않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 독일과 덴마크 오가며 도피 행각 경찰청과 최 씨 측근 등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르 시 크리스티안스민데 지역의 단독주택에서 검거된 정 씨는 가사도우미 고모 씨(66·여)와 마필관리사 이모 씨(27), 그리고 수행원인 또 다른 이모 씨(27) 등과 함께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검거 당시 정 씨가 데리고 있던 아들은 사실혼 관계였다 헤어진 전남편 신주평 씨(22)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 씨는 2015년부터 정 씨와 함께 독일에서 거주하며 최 씨가 없을 경우 보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씨가 전남편 정윤회 씨와 함께 한국에 살 당시 입주 도우미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또 다른 가사도우미 A 씨는 “최 씨가 정 씨와 손자를 걱정해 고 씨를 독일로 함께 보냈다”고 전했다. 마필관리사 이 씨는 최 씨의 페이퍼컴퍼니인 코레스포츠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정 씨의 해외 승마 훈련을 도왔다. 정 씨는 독일과 덴마크를 오가며 도피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올보르는 정 씨가 최 씨와 함께 머물던 독일 헤센 주 슈미텐 지역과 약 940km 떨어진 곳으로 차량으로 10시간 거리다. 공항과 기차역이 가까워 주변 국가로 이동하기 편리한 교통의 요지다. 정 씨는 지난해 8월 출국 직후부터 슈미텐에 머물다가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이 불거지자 행방을 감췄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올보르에서, 그 두 달 뒤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집 안에는 온통 개와 고양이 정 씨는 체포 당시 회색 겨울 파카에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경찰차에 올랐다. 경찰에는 스스로 인터폴 적색수배자라고 밝혔다. 정 씨는 현지 경찰 조사에서 승마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덴마크에 머물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다음 날인 2일 오후 1시(현지 시간) 도착한 집 앞에는 그동안 정 씨 일행이 도피 과정에서 타고 다녔다던 검은색 밴이 세워져 있었다. 차 안에는 어린이 카시트가 장착돼 있었다. 집 옆 작은 창고에는 고양이 5마리가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자 방 안에서 개 2마리가 심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1층 방 안에는 다른 고양이 2마리가 창밖을 보고 있었다. 곳곳에 개와 고양이 배설물이 있었다. 이 집에는 승마 관련 물품도 보관돼 있었다. 정 씨가 승마 훈련을 하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올보르 외곽에는 정 씨가 타던 말을 소유한 헬그스트란 승마장이 있다. 정 씨가 머물던 집 쓰레기통에서는 즉석용 밥과 라면, 통조림 햄 등 한국 음식 포장지가 발견됐다. 올보르에는 한국인이 30명 정도 살고 한국 식당도 없다.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정 씨가) 이곳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차량 3대가 있었으나 한 달 정도 뒤에는 2대가 사라졌다. 정 씨와 함께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3명은 다음 날 아침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밤에 테라스에서 자주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이 집에 사는 남자에게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자 ‘공부하러 왔다’고 답했다”며 “‘대학에 다니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말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올보르=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박훈상·허동준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가 1일(현지시각)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삼성의 지원 등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2일 "덴마크 경찰이 정 씨를 포함한 4명을 올보르그 시 외곽의 한 주택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당시 정 씨는 아들로 보이는 2015년생 어린아이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덴마크 경찰은 현지 한국인의 신고를 받고 1일 오후 9시경 정 씨를 체포했다. 정 씨는 아들 외에도 20, 30대 한국인 남성 2명과 함께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현지에서 정 씨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 씨는 함께 있지 않았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덴마크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면 72시간 동안 구금이 가능하다. 아마 법무부 국제형사과가 특검팀과 조율해 정 씨의 긴급인도구속 요청을 할 것"고 밝혔다. 긴급인도구속은 여러 국가를 경유하며 도피하는 범죄인을 긴급히 구속하도록 요청하는 제도다. 하지만 현지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도 범죄인 인도 과정에서 정 씨가 덴마크 사법부에 송환 거부 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송환 시기는 판단하기 어렵다. 특검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요청한 적색수배령도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부하 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리고 이를 거부하자 보복성 인사 조치를 가한 일선 경찰서장이 1계급 강등됐다. 경찰청은 27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휘권 남용 사실이 드러난 김경원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을 경정으로 1계급 강등시켰다고 29일 밝혔다. 강등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경찰에 따르면 용산서 경제팀 A 경사는 올 4월 용산구의 한 재개발조합이 용역업체를 소송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한 뒤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려 했다. 그러나 김 전 서장은 기소 의견 송치를 지시했고 A 경사가 거부하자 폭언을 하고 파출소로 전출시켰다. 경찰청은 감찰에 착수해 이 같은 김 전 서장의 지휘권 남용을 확인했다. 김 전 서장은 직무정지 기간인 3개월 뒤 경정급으로 새 보직을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소청심사위원회 결정도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8월 취임 후 조직 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이원희 전 서울 방배경찰서장도 부하 직원에게 부인의 승용차 수리를 맡기는 등 개인 심부름 시키기 같은 갑질 행위가 드러나 지난달 경정으로 1계급 강등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매달 열리던 의무경찰 선발시험이 두 달에 한 번 열린다. 경찰청은 내년 3월부터 의경 시험 횟수를 월 1회에서 2개월 1회로 줄인다고 28일 밝혔다. 회당 합격자 수를 2배로 늘려 전체 선발 인원은 변동이 없다. 경찰은 적성, 신체, 체력검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의경을 선발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추첨에서 탈락한 응시자 중 40%가 재응시하는데, 응시자 시험 부담을 줄여주고 경찰의 행정 부담도 줄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입영 대상자 사이에선 의경시험이 ‘의경고시’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의경시험 경쟁률은 17.9 대 1에 달했다. 육군과 복무 기간은 같지만 정기 외박·외출, 경찰관 특별 채용 기회, 자격증 취득 장려 등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입대한 한 의경은 “의경고시를 6수 끝에 합격한 동기도 있다”며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처럼 ‘꽃보직’ 운전병을 꿈꾸는 응시자가 많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 의경 아들의 ‘꽃보직 특혜’ 의혹으로 의경 인사 공정성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찰은 우 전 수석 아들을 운전병으로 선발한 이유에 대해 “‘코너링’이 남달라 선발했다”고 해명했다가 빈축을 샀다. “선발부터 부대 배치까지 모두 추첨제로 진행하지만 ‘백’만 쓰면 전출 방식으로 인기 보직을 따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금고와 태블릿PC, 그리고 주사 아줌마. 최순실 씨의 집에서 일하며 그를 지근거리에서 관찰한 최 씨의 가사도우미와 입주 육아도우미는 최 씨의 집안 생활 가운데 이 세 가지를 특징으로 꼽았다. 이들은 “최 씨가 2개의 금고에 무언가를 보관했다. 태블릿PC는 항상 안방 책상에 올려뒀다”고 증언했다. ‘주사 아줌마’가 매주 집에 찾아와 최 씨에게 태반주사를 놓았다고도 전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이 증언을 확보하고 사라진 금고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경기 성남시의 한 식당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 씨의 가사도우미 A 씨와 입주 육아도우미 B 씨는 최 씨의 집안 생활을 상세히 증언했다. A 씨는 2014년 말부터 올해 9월까지 약 2년, B 씨는 지난해 중반부터 1년여 동안 일했다. A 씨 등에 따르면 최 씨는 사무실 금고 외에 추가로 집에도 빨간색과 검은색 금고 2개를 갖고 있었다. 빨간색은 안방에, 검은색은 딸 정유라 씨(20) 방에 보관돼 있었다. A 씨는 최 씨가 언제 금고를 구입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2014년 말 처음 일하러 갔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금고 주변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 못 하게 할 정도로 조심했다고 한다. 금고가 있는 방은 최 씨가 문을 열어줄 때만 청소했다. 최 씨는 이사를 할 때도 금고만큼은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30년간 집사로 일했다는 문모 부장, 운전기사 방모 과장과 함께 직접 승합차로 옮겼다. 이를 볼 때 금고에는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그의 은닉 재산의 실체를 밝힐 핵심 증거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우미들은 처음에는 최 씨를 ‘검은돈을 주무르는 브로커’쯤으로 생각했다. B 씨는 “평소 최 씨가 돈 얘기를 할 때는 보통 규모가 수십억, 수백억 원대였다”며 “우연히 집에서 최 씨의 전남편 정윤회 씨의 주민등록등본을 보고서야 그의 정체를 알았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은 최 씨가 쓰는 태블릿PC는 항상 충전기에 꽂힌 채 안방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태블릿PC 옆에는 메모지가 있어 업무용으로 보였다”며 “최 씨가 독일에 갈 때도 태블릿PC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갔다”고 밝혔다. A 씨는 “쓰레기통에 떨어진 충전기를 무심코 버렸다가 최 씨가 ‘당장 찾아오라’고 닦달한 적도 있다”고 얘기했다. 최 씨가 태블릿PC를 자주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으로, 이는 “태블릿PC를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는 최 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증언이다. A 씨는 다만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담긴 ‘문제의 태블릿PC’와 같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최 씨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었다. 주사 아줌마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와 주사를 놓았다”고 밝혔다. 최 씨가 단골 병원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에게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미용시술을 받은 것 외에 집에서도 여러 차례 태반주사를 맞았다고 한 것이다. 주사 아줌마는 최순실 씨 외에 최 씨의 언니인 최순득 씨 집, 순득 씨의 딸 장시호 씨의 집도 찾아갔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들은 최 씨가 ‘청와대 김밥’으로 추정되는 김밥을 수차례 건네줘 먹은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전직 양식 조리장 한상훈 씨(44)는 최근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일요일 청와대에 출입한 최 씨가 집에 돌아갈 때면 늘 김밥을 싸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B 씨는 “가끔 검은 봉지에 김밥을 담아와 먹으라고 줬다”며 “(최 씨의 살림) 수준에 맞지 않는 음식이라 기억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박훈상 기자}
최순실 씨는 ‘비선(秘線) 실세’라는 수식어처럼 돈을 쓸 때도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현금을 선호했다. 집안에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빼내 사용했다는 것이다. 최 씨의 집안 도우미들은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는 두루마리 화장지 심에 현금 수백만 원을 말아 끼워놓고 썼다”고 동아일보에 증언했다. 최 씨가 300만 원을 말아 넣은 화장지를 어디에 뒀는지 깜박 잊고 있다가 범인을 색출한다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 일도 있었다. 가사 도우미 A 씨는 “최 씨 모녀가 정 씨의 남편이었던 신주평 씨와 육아도우미 B 씨를 도둑으로 몰아 ‘신고하겠다’며 난리를 쳤다. 결국 B 씨가 돈을 찾아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 했다”고 말했다. 신분을 감추려는 최 씨의 행태는 미용시술비 결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황영철 의원이 확보한 김영재의원 현금영수증을 보면 최 씨는 2013년 11월 13일, 2014년 10월 28일, 2015년 12월 31일 등 세 번에 걸쳐 총 7900만 원의 진료비를 현금으로 냈다. 이 중 2013년 현금 결제한 금액은 4000만 원이나 된다. 최 씨는 병원 측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겠느냐”고 묻자 “필요 없다”며 무기명 영수증을 받았지만, 조사 결과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강경석 기자}
사립학교 행정실장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고 학교급식 납품계약을 따낸 급식업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입찰방해 및 배임증재 등 혐의로 급식업자 김모 씨(52)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 등에게 골프 접대를 받은 학교 행정실장 김모 씨(57)는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혐의가 가벼운 16명은 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김 씨 등은 서울 시내 37개 사립 중고교에서 시행하는 급식 입찰에 대리점 계약을 맺은 9개 공급업체와 함께 입찰했다. 김 씨와 친분이 있는 학교 행정실장은 경쟁 입찰에서 김 씨와 관련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김 씨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132억 원 규모의 입찰에 참여해 절반 이상인 75억 원 상당을 낙찰 받았다. 김 씨는 930만 원을 들여 태국, 중국 등 국내외에서 30차례 행정실장들과 골프를 쳤다. 이렇게 만난 행정실장들과 친분을 '인맥 노트'에 기록했다. 노트에는 학교별 행정실장 인맥 유무와 거래단계가 '계획-진행 중-확실'로 기록돼 있었다. 특히 경쟁업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계정을 알아낸 후 상대 입찰 정보를 미리 확인해 낙찰 확률을 높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 접대비용은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돌아갔다"며 "김 씨는 다른 업체보다 높은 가격으로 낙찰 받아 이윤을 남겼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청은 9월부터 이달 9일까지 100일간 '갑질' 횡포 특별 단속을 벌여 7663명을 검거하고 이중 288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갑질을 뿌리뽑기 위해 각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특별수사팀 2000여 명을 투입한 결과다. 경찰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횡포는 성폭행부터 강요, 폭행까지 다양했다. 여행사 대표가 여행일정 조정 권한을 앞세워 직원 가이드를 성폭행하거나 회사 팀장이 계약직 여직원에게 고용 연장을 빌미로 성폭행하기도 했다. 경북의 한 지방대에서는 사무국장 A 씨가 부하 직원들 차량으로 출퇴근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내 갑을 관계는 일자리 문제가 달려 있어 피해자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리베이트 비리, 불공정 거래 행위, 권력형 공직 비리가 뒤를 이었다. '블랙 컨슈머' 중에는 무직과 일용직 근로자가 35.1%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 취약계층이 자신보다 약한 서비스직을 상대로 갑질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 단속 결과 갑질 횡포는 끝없이 순환하는 '뫼비우스 띠'처럼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정반대 경우도 많았다"며 "지속적인 단속으로 무한 경쟁체제와 물질 만능주의에서 생긴 갑질 문화를 근절시키겠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4일 공개한 ‘최순실 녹취록’에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10월 30일 귀국 직전 측근에게 국정 농단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겨 있어 파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녹취록과 박 의원에 따르면 최 씨는 10월 27일 측근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큰일 났네. 고(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라고 말한 뒤 몇 가지를 지시했다. 사이가 틀어진 고 씨가 어떤 불리한 증언을 할지 모르니 경계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씨는 또 “걔네(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들이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훔쳐 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된다”고 했다. 여기서 ‘이거’는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태블릿PC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의 증거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누군가가 훔쳐서 조작한 것으로 꾸미자는 얘기다. 특히 최 씨는 이 통화 전날인 10월 26일 독일 현지에서 이뤄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태블릿을 갖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본인 인터뷰에 이어 한국에서도 말을 맞추려 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11일 “태블릿PC는 최 씨의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 상대방은 최 씨의 최측근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씨는 독일 현지에서 최 씨 모녀의 승마장 계약, 법인 설립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노 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씨는 미르재단 설립 출연금 모금 과정을 폭로한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이걸 이제 하지 않으면…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선 이임순 순천향대 의대 교수에게 “실제 이성한이 돈을 요구했다는 기사가 10월 말쯤 나왔다”며 “귀국 직전 한 얘기인데 이런 지침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지난해 제주도에서 아이를 낳을 때 돌봐줬다는 이 교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미르재단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사무총장이 재단 돈을 일부 횡령한 정황을 최 씨가 알고 재단 일에서 배제했다”며 “이 일로 이 전 사무총장도 최 씨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밝혔다. 최 씨가 이 같은 이 전 사무총장의 약점을 알고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녹취록에 따르면 최 씨는 고 씨와의 관계를 숨기거나 축소하기 위한 지시도 했다. 통화에서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론가(빌로밀로의 틀린 발음) 그걸 통해 왔고 그냥 체육관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이라고 했다. 최 씨는 또 “고원기획은 이야기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2014년 7월 설립된 고원기획은 고 씨의 성과 최 씨가 개명한 이름인 최서원의 끝 글자를 따서 만든 회사다.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는 회사를 굳이 감추려 한 것은 이름을 따 회사를 만들 정도였던 둘의 관계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이 출석하는 15일 4차 청문회에서 최 씨의 통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길진균 leon@donga.com·박훈상 기자}

“사람에게 총을 쐈습니다.” 11일 오후 1시 반경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서울 중랑구 묵동 주택가에 한 30대 여성이 허벅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옆에 서 있던 40대 여성이 경찰을 보자 말했다. “제가 범인입니다.” 근처에는 범행에 쓰인 엽총이 있었다. 난데없이 발생한 주택가 총격 사건에 주민들은 한동안 불안에 떨었다. 12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유모 씨(46·여)와 조모 씨(39·여)는 같은 등산 동호회 회원이다. 올 5월 유 씨는 동호회에서 갑자기 제명됐다. 사소한 오해와 갈등이 원인이었다. 유 씨는 조 씨 탓에 제명됐다는 생각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했다. 칼과 망치 대신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엽총을 선택했다. 정신질환이나 전과가 없는 일반인이라면 엽총을 갖는 것이 어렵지 않다. 수렵 면허를 따서 실제 사냥에 나서기까지 빠르면 18일, 길어야 한 달도 채 걸리지 않는다. 수렵면허 필기시험 응시 및 합격(약 10일), 1종 수렵 면허 취득을 위한 강습 5시간, 신체검사 1일, 면허 발급 기간 5일, 경찰서 총포안전교육 1시간 등이다. 올 9월 유 씨는 이 절차를 마쳤고 150만 원짜리 중고 엽총과 총탄 10발을 구입해 경찰서에 보관했다. 그리고 수렵장이 개장하는 겨울을 기다렸다. 유 씨는 11일 오전 7시경 서울 양천경찰서 신정2지구대에서 총포 소지허가증을 제시하고 총을 받았다. 앞서 10월 18일에는 “충남 공주시에 사냥하러 갈 계획”이라며 총기를 찾을 수 있는 ‘보관해제신청서’를 미리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에선 보관 업무만 담당한다. 엽총을 내어줄 때 구체적으로 수렵 목적이나 장소를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씨의 범행을 막을 마지막 장치도 무용지물이었다. 경찰이 보관 중인 엽총은 방아쇠에 잠금장치가 걸려 있다. 수렵장 관리직원이 잠금장치를 풀어야 한다. 지난해 2월 이틀 사이에 엽총 사건으로 6명이 숨지자 경찰이 세운 대책이다. 하지만 유 씨는 전동 절단기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제거한 뒤 보란 듯 엽총 가방을 어깨에 메고 조 씨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총기를 반출할 때 당사자의 감정 상태, 대인 관계, 채무 관계 등을 꼭 물어봐야 한다”며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미국에서도 이런 절차를 거친다. 이제 한국에서도 총기 안전을 고려한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단비 기자}
"사람에게 총을 쐈습니다." 11일 오후 1시 반경 112 접수내용을 확인한 경찰이 신고 장소로 출동했다. 서울 중랑구 묵동 주택가에 한 30대 여성이 허벅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옆에 서있던 40대 여성이 경찰을 보자 말했다. "제가 범인입니다." 근처에는 범행에 쓰인 엽총이 있었다. 난데없이 발생한 주택가 총격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유모 씨(46·여)와 피해자 조모 씨(39·여)는 같은 등산동호회원이다. 올 5월 유 씨는 동호회에서 갑자기 제명됐다. 사소한 오해와 갈등이 원인이었다. 유 씨는 조 씨 탓에 제명됐다는 생각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했다. 칼과 망치 대신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있는 엽총을 택했다. 정신질환이나 전과가 없는 보통 사람은 엽총을 갖는 것이 어렵지 않다. 수렵용 엽총을 구매해 총포소지허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23일. 수렵면허 필기시험 응시 및 합격(약 10~15일), 1종 수렵면허 취득을 위한 강습 5시간, 신체검사 1일, 면허 발급기간 5일, 경찰서 총포안전교육 1시간 등이다. 유 씨는 9월 중 모든 절차를 거친 뒤 150만 원짜리 중고 엽총과 총탄 10발을 구입해 경찰서에 보관했다. 그리고 수렵장이 개장하는 겨울을 기다렸다. 유 씨는 11일 오전 7시경 서울 양천경찰서 신정2지구대에서 수렵허가증을 제시하고 "충남 공주시로 사냥을 하러 간다"고 밝히고 총을 받았다. 앞서 10월 18일에는 수렵가능기간에 총기를 찾을 수 있는 '보관해제신청서'도 미리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에선 보관 업무만 담당한다. 엽총을 내어줄 때 구체적으로 수렵 목적이나 장소를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씨의 무모한 복수극을 막을 마지막 장치는 무용지물이었다. 경찰이 보관 중인 엽총은 방아쇠에 '트리거락'이란 잠금장치가 걸려 있다. 수렵장 관리직원이 잠금 장치를 풀어야 한다. 2015년 한 해 동안 엽총사건으로 6명이 숨지자 경찰이 세운 대책이다. 하지만 유 씨처럼 힘이 약한 여성도 절단기를 이용하면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유 씨는 하얀 보자기에 엽총을 싸서 조 씨의 집으로 향했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총기를 반출할 때 당사자의 대인관계, 채무관계, 사회적 성향 등을 물어봐야 한다"며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미국에서도 경찰이 이런 절차를 거친다. 이제 한국에서도 총기 안전을 고려한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3년 4개월간 박근혜 대통령의 양식 조리장을 지낸 한상훈 씨(44)가 “최순실 씨는 내가 청와대 일을 그만둔 올해 6월까지도 ‘문고리 3인방’과 매주 청와대 관저에서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직원들은 최 씨에 대해 ‘대통령 위에 있는 사람’으로 짐작했다”며 “‘최 씨를 몰랐다’고 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모르는 척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순실, 朴대통령 해외순방 때면 평일에도 靑 찾아 회의” ▼ 한상훈 씨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 임기 초반 매주 일요일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9일 채널A 기자를 만나 “청와대에서 나오기 직전까지도 최 씨가 매주 청와대를 출입한 것으로 안다”고 다시 밝혔다. 한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인 2008년 청와대 양식 조리장에 발탁돼 올해 6월 말까지 근무했다. 그는 이어 “매주 일요일이면 (1인분 이상 음식을 마련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최 씨가 사실상 박 대통령 임기 내내 국정을 농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한 것이다. 한 씨에 따르면 최 씨는 청와대에 오면 오후 5시부터 2시간가량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같은 시간 박 대통령은 오후 6시부터 관저에서 혼자 식사를 했다. 한 씨는 “주로 일요일에 왔지만 박 대통령이나 문고리 3인방이 일요일에 일정이 있으면 토요일에 오기도 했다”며 특히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있으면 출국 하루 전 평일에도 최 씨와 문고리 3인방이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청와대 관저 내실에서 최 씨를 두 차례 정도 마주쳤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실에 있는 화장실을 가다 마주친 적이 있다. 최 씨는 나를 보자 손에 든 신문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고 전했다. 이후 내실로 통하는 문이 폐쇄됐다고 한다. 그는 또 “이영선 행정관이 주방을 찾아와 조용히 해달라는 뜻으로 주방에서 내실로 들어가는 문에 ‘회의 중’이라는 팻말을 붙였다”며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했다. 최 씨는 회의를 마치면 먼저 식사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이 행정관의 차를 타고 돌아갔다고 한다. 한 씨는 최 씨에 대해 “대통령 위에 있는 사람으로 짐작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청와대 관저 직원들 모두 최 씨의 존재와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씨의 존재를 몰랐다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의 주장을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씨는 2014년 11월부터 1, 2개월간 최 씨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으로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최 씨가 자신의 존재와 청와대 출입 사실이 알려질까 걱정돼 몸을 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 해 1월 검찰이 문건 내용은 허위라고 결론 내리고 세간의 관심이 줄어들자 최 씨는 다시 출입하기 시작했다. 한 씨의 이 같은 증언은 11일 검찰이 “2013년 3월부터 11월까지 최 씨가 청와대 행정관 차를 이용해 절차를 생략하고 10여 차례 청와대를 ‘무단출입’했다”고 최 씨의 출입 횟수를 밝힌 것과는 상당히 차이 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씨의 증언은 기간이 올해 6월까지로 검찰 발표보다 훨씬 긴 데다, 무단출입 외에 공식적인 출입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보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볼 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식사를 했는지도 똑똑히 증언했다. 한 씨는 “당일 낮 12시와 오후 6시 각각 점심과 저녁식사가 들어갔다. 평소처럼 무게를 재 1인분이 관저로 들어갔고, 대통령 혼자 1시간 동안 다 비웠다”며 “대통령은 평소에도 TV를 보면서 혼자 식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해외순방 때도 일정이 없으면 호텔에서 혼자 식사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관저가 아닌 본관에 박 대통령의 식사를 내놓은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정부 때는 많았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거의 없다. 대부분 관저에서 혼자 식사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주방에 온 적은 딱 한 번 있다”며 “작년 정도에 대식당에서 20명가량 참석한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박 대통령이 주방을 처음 방문해 ‘음식이 너무 좋았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식사 외에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초기 대처를 잘 못한 것 같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출퇴근이 정확한 이 전 대통령과 달리 박 대통령은 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등의 일정이 없을 때는 평일이건, 일요일이건 거의 관저에 있었다. 세월호 그날도 관저에 있었기 때문에…”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씨는 “청와대 직원은 근무 마지막 날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는데 (나는)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이 머리와 메이크업을 못 했다. 수고했다는 말만 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에 비춰 보면 박 대통령은 머리 등을 손질하지 않으면 관저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면보고를 꺼리고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해 ‘관저 대통령’이란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손질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씨는 “광화문에 나갔다가 수백만 명의 시민이 추운 날 촛불집회를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인터뷰를 결심했다”고 채널A에 밝혔다. 자신이 3년 4개월 동안 모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아야 나도 어디 가서 자랑스럽게 ‘내가 대통령을 모셨다’고 할 텐데 요즘 상황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밖에서 활동하다 보면 ‘저런 분을 위해 일했느냐’는 지탄도 많이 받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인터뷰 이후에는 전화기를 끄고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음식점 문도 열지 않았다.김지환 채널A 기자 ring@donga.com·박훈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지키겠다는 취임 선서를 헌신짝처럼 내다버렸다.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사건에서 사실상 ‘주범’ 격으로 암약해 국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와 실망만 안겼다. 박 대통령이 ‘자금책’ 최 씨와 ‘행동대장’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 등과 함께 벌인 국정 농단은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탄핵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통령 직무 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그간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 공무상 비밀 누설…헌법 1조 국민주권주의 위배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을 비롯한 장차관급 인선 자료 등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까지 민간인 신분인 최 씨와 돌려 봤다. 최 씨는 2013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공무상 비밀이 담긴 문건 47건을 포함해 총 180건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에게서 받아 봤다. ‘비선 실세’ 최 씨는 단순히 문건을 받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정 전 비서관에게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게 하고 대통령이 언급할 메시지까지 전달했다.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최 씨에게 넘겨 사유화(私有化)하고 결과적으로 국기를 문란하게 했다. 헌법 제1조는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하고 대통령 등 모든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 대의민주주의 원리를 밝히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위임받지 않은 사인(私人)인 최 씨에게 임의로 권력 행사를 위임한 것 자체가 대의제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 비선 인사 농단…직업공무원 제도,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 위배 박 대통령은 최 씨와 그의 측근이 추천하는 인사를 대거 임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전 장관과 김종 전 2차관(55·구속)이 대표적이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10월 임명된 후 올해 10월 사퇴할 때까지 최 씨의 이권 장악을 도왔다.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도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가) 김종 전 차관에게 뭔가를 계속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을) 수행비서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순실-박근혜 공동 정권’이었던 셈이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을 통해서 장차관 등 정부의 주요 공직자 인사를 좌지우지한 것은 정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공무원 제도를 흔들고,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어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많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무원의 신분 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직업공무원 제도에 반하고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도 위반하는 것”이라며 “법률 위반과 별개로 헌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 사안으로도 탄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지난해 7월 24, 25일 현대자동차그룹, 삼성그룹 등 7개 그룹 회장들과 독대한 자리에서 문화·체육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데 적극 지원해 달라고 한 것도 탄핵 사유가 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를 적용했고,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도 수사를 벌여 특검에 넘겼다. 특검이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뇌물 혐의를 밝혀낼 경우 헌재에서 탄핵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는 대통령이 헌법상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뇌물수수, 공금의 횡령 등 부정부패 행위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탄핵 사유라고 판단했다.○ 언론 탄압…헌법상 언론의 자유 위배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언론 탄압을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 9월 중순 언론이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보도하자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은 사회를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발언했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 유출 보도를 한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외부로 문건을 유출하게 된 것은 국기 문란”이라고 언론을 겨냥했다. 청와대가 세계일보 사주에게 조한규 당시 세계일보 사장의 해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세계일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행위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헌재가 판단한다면 탄핵 사유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 등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기 때문이다. ○ 세월호 부실 대응…헌법 10조 생명권 보장에 위배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국민들의 분노가 가장 큰 이슈다. 박 대통령이 부임 이후 비선 의료진을 통해 미용 시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을 키웠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이 90분간 올림머리를 손질하느라 세월호 사건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청와대는 “당일 미용사 2명이 오후 3시 20분경부터 1시간 정도 청와대에 머물렀고 머리 손질에 걸린 시간은 20분이다”라고 해명했지만 나머지 시간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혐의를 두고 단순히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만 따지지 않는다. 헌재는 법률적인 측면 외에도 정치, 사회적인 여러 측면을 두루 고려해 판단한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에 다시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탄핵소추 사유들이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해야 한다는 게 헌법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다.배석준 eulius@donga.com·박훈상·정동연 기자}
음주운전으로 중징계를 받은 경찰 간부가 ‘경찰의 꽃’ 총경으로 승진 임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이 음주운전 간부를 영전시킨 결과가 돼 경찰 내부 기강 해이를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기 총경 승진 인사에 포함된 울산지방경찰청 안모 경정(47)은 2009년 3월 부산 부산진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2중 추돌사고를 냈다. 안 경정이 운전하던 차량이 앞차를 들이받자 그 충격으로 그 앞 차량까지 연쇄 추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안 경정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6%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당시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음주 특별단속에 나선 지 3일 만에 음주 사고를 일으켜 무척 유감스럽다. 해임 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징계 처분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1개월로 끝났다. ‘음주 총경’ 논란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지만 현재 근무 성과가 뛰어나 승진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음주운전 사고로 총경 승진이 몇 해 늦어졌고 이후 모범적인 근무 태도를 보여 동료 직원도 수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경찰관은 “가뜩이나 청장의 음주운전 전력으로 음주운전 비위에 대해 영(令)이 안 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들에겐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다’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음주운전 경찰을 승진시키다니 국민들이 공감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해마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는 경찰관은 60∼80명에 달한다. 경찰청은 지난 총경 승진 인사 때도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간부를 승진시켜 논란이 일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청장의 눈에는 음주운전이 큰 허물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경찰이 음주운전을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히 다스리려면 경찰 인사부터 무관용 원칙을 하루빨리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