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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공채가 줄고 수시 채용이 많아지면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신경써야할 게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할지 정보가 부족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취업준비생 이종욱 씨·23) 현대·기아동차가 상·하반기로 나눠 시행하던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개채용(공채)을 없애고 올해부터는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뽑는 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결정은 앞으로 다른 기업들의 채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기업 91곳의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 대기업 신입 채용 방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21.6%가 수시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의 11.8%에 비해 9.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취업 준비생들은 수시 채용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대비해야 하다 보니 다소 막막하다고 입을 모은다. 본보는 취업 컨설턴트와 기업 인사 담당자 등 전문가들에게 수시 채용에 대비하는 ‘꿀팁(유용한 정보)’에 대해 들어봤다.● “지원 분야 업무 꼼꼼히 파악해야” 전문가들은 수시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지원 회사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보다는 입사 시 희망 부서나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원 업무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자기소개서나 면접 과정을 통해 강조하라는 것이다. 취업교육기관 위포트 조민혁 강사는 “인사팀을 지원한다면 통상임금이나 광주형 일자리 같은 실무적인 내용이나 최근에 이슈가 된 내용을 잘 알아야 하고, 자동차 연구개발팀에 지원한다면 정부가 수소연료전지에 관심이 많은 점을 앞세우는 식이다”고 말했다. 수시 채용 방식으로 바뀔 경우 지원하려는 분야와 관련한 경력이나 경험이 없으면 입사가 어렵지 없을까 하고 걱정하는 취업 준비생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련 경력이나 인턴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취업컨설팅 업체 더빅스터디 정주헌 강사는 “취업 준비생들은 대개 자신들의 경험만 나열하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경험을 지원 분야와 연관짓고 지원 부서에 어떻게 도움이 되도록 할지를 풀어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수시 공채 공고 틈틈이 확인해야” 수시 공채는 해당 기업의 특정 부문에서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채용 공고가 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채용 공고를 꼼꼼해야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기 공채에서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의 ‘콘텐츠’ 준비가 중요했다면 수시 채용에서는 어디서 공고를 찾아 지원할지 ‘채널 찾기’ 측면의 준비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 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은 “수시 공채는 언제 공채가 뜰지 모르다 보니 관심 기업의 채용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들어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 채용에 대비하려면 일찍부터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 4학년이 되기 전에 지원 분야를 정하고 관련 인턴 경험이나 자격증, 교내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경험을 충분히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 그렇다고 4학년이나 졸업생들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취업교육기관 트러스트원 송진원 대표는 “4학년도 자신이 해당 부서에 뽑혀야 하는 논리를 탄탄하게 만들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 기업 “공정성 보장 위해 세밀한 매뉴얼 준비” 취업 준비생들은 수시 공채가 자리를 잡게 되면 공채 선발 인원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취업 준비생 이지원 씨(28·여)는 “수시 공채로 바뀌면 구직자 입장에서는 경력자에 비해 신입에게 기회가 더 줄어드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이미 내정자가 있을 수 도 있다는 등 공정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정기 공채가 사라진다고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차 인사팀 관계자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뽑기 위한 채용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 채용 인원을 줄인다는 것은 아니다. 인재 수요가 필요해 여러 번 공고를 내면 오히려 채용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면접을 볼 때 감독관이 배석하는 등 세밀한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고 답했다. 구특교기자 kootg@donga.com사지원기자 4g1@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강북구의원이 자신보다 나이가 17세 많은 동장을 폭행했다가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된 뒤 풀려났다. 지난해 12월 자유한국당 소속 경북 예천군의원이 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지 두 달 만에 기초단체의원이 또다시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민주당 소속 강북구의회 최재성 의원(40)을 폭행 혐의로 22일 체포해 조사한 뒤 23일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의원은 22일 오후 8시 40분경 강북구의 한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조모 번1동장(57)의 이마와 눈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다. 경찰은 현장을 목격한 손님으로부터 “최 씨에게 폭행을 당한 조 씨가 앞으로 넘어져 얼굴에서 피가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 씨는 이마와 눈 부위가 찢어지고 팔과 다리에도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회복되는 대로 피해자 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폭행 혐의 가운데 일부만 시인한 최 씨는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해 주민센터 행정사무 감사 당시 조 씨에게 면박을 줬고, 조 씨가 화해의 자리를 갖기 위해 6개월 만에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복지사인 최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이다. 강북구의회는 23일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북구의회는 곧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최 의원의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 의원은 이르면 25일 본인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직 경찰 출신의 화장품회사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버닝썬의 위법행위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강모 씨(4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남경찰서근무 경력이 있는 강 씨는 마카오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2011년 파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수대에 따르면 강 씨는 버닝썬의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강남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버닝썬은 지난해 7월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적이 있다. 당시 강남서는 조사를 했으나 ‘증거불충분’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같은 해 8월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강 씨는 자신이 임원으로 있는 화장품회사 직원을 시켜 버닝썬 대표 이모 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아오게 한 뒤 이 중 300만 원은 돈심부름을 한 직원에게 주고 나머지 1700만 원을 나눠 6개의 계좌로 보냈다. 광수대는 이 돈이 강남서 문모 경위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수대는 21일 문 경위를 포함한 2명의 강남서 소속 경찰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강 씨는 강남서 근무 당시 문 경위와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물뽕 구매.’ 19일 본보 기자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이렇게 입력하자 화면에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디 수십 개가 떴다. ‘물뽕’ 판매상들의 SNS 아이디였다.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류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은 최근 마약 투약 의혹 등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클럽 ‘버닝썬’을 포함한 서울 시내 클럽들 안에서 투약과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뽕 구매자로 가장한 기자가 판매업자 A 씨에게 ‘물뽕 구입을 원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자 3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A 씨는 “물뽕 원액은 1병에 35만 원, 농도 40% 물뽕은 4회용 25만 원, 8회용 40만 원”이라고 했다. 물뽕 1병의 용량은 판매상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대개는 10mL였다. 버닝썬에서 시작된 클럽 내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서울 강남 클럽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이지만 온라인에서는 검색어 입력 한 번으로 물뽕 판매상과의 접촉이 가능했다.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마약류 관련어를 검색해도 판매자의 SNS 아이디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가 온라인에서 5명의 판매업자에게 물뽕 구매 의사를 알리자 모두 30분 내에 답을 보내왔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연락을 준 업자도 있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물뽕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은 경우도 있었다. 첫 거래일 경우 2병을 사면 1병을 더 주는 속칭 ‘2+1’을 홍보하기도 했다. 판매업자들은 택배나 퀵서비스로 24시간 안에 물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버닝썬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물뽕 매매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우려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자 판매업자들은 하나같이 ‘걱정할 필요 없다’며 안심시켰다. A 씨는 “수년간 물뽕 판매를 해왔지만 한 번도 경찰에 적발된 적이 없다”고 했다. 판매업자 B 씨는 “버닝썬 사건이 터진 뒤로도 하루 200개가 넘는 물뽕을 배송하고 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10년 가까이 물뽕을 팔고 있다는 한 업자는 “유리병에 담아 보내는데 포장지 겉에는 ‘곡물류’라고 적어 보내니 안심해도 된다”고 알렸다. 물뽕 판매업자들은 물뽕 투약 후 나타나는 반응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물뽕을 사용하면 30분 후 여성 호르몬이 강력하게 분비돼 성관계를 원하게 한다’ ‘작은 자극으로도 남성이 하자는 대로 100% 따라온다’ ‘1시간만 자고 나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식이었다. 판매업자 C 씨는 “1회분인 3방울 정도만 넣으면 4, 5시간 동안 약물 효과가 계속된다”고 했다. 이처럼 온라인 검색 한 번으로 물뽕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검거가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거래가 온라인 일대일 대화 형식으로 암암리에 이뤄지다 보니 관련자의 직접적인 제보나 구체적인 증거 없이는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 수집을 위해 관련자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경찰의 약점을 잡기 위해) 경찰이 마시는 음료에 물뽕을 타는 경우도 있다. 함정 수사도 나중에 문제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마약 수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직원과 손님 간 폭행 시비, 마약 투약 및 성폭행 의혹 등으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이 전방위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이 클럽 직원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버닝썬이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계기가 됐던 직원과 손님 간 폭행 시비가 언론 보도로 알려진 지난달 28일 이후 구속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직원 A 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17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필로폰 등의 마약 소지 및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버닝썬 클럽 내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한 마약 판매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버닝썬 클럽 안에서 마약을 유통시켰다는 의심을 받는 중국인 여성 영업이사 B 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흰색 가루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맡겼다. 경찰은 손님들 사이에서 일명 ‘애나’로 불린 이 여성의 출국을 정지시켰다. B 씨는 16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1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억울하다. (마약을) 팔거나 준 건 전혀 없다”고 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액체와 가루에 대해서는 “고양이 안약과 세탁 세제”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운영자들이 클럽 내 마약 투약을 방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만큼 필요할 경우 승리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는 최근까지 버닝썬 이사를 맡았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직원과 손님 간 폭행 시비, 마약 투약 및 성폭행 의혹 등으로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이 전방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클럽 직원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버닝썬이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계기가 됐단 직원과 손님 간 폭행 시비가 언론 보도로 알려진 지난달 28일 이후 구속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직원 A 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17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필로폰 등의 마약 소지 및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버닝썬 클럽 내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한 마약 판매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버닝썬 클럽 안에서 마약을 유통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인 여성 영업이사 B 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흰색 가루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맡겼다. 경찰은 손님들 사이에서 일명 ‘애나’로 불린 이 여성의 출국을 정지시켰다. B 씨는 16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1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억울하다. (마약을) 팔거나 준 건 전혀 없다”고 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액체와 가루에 대해서는 “고양이 안약과 세탁 세재”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운영자들이 클럽 내 마약 투약을 방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만큼 필요할 경우 승리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는 최근까지 버닝썬 이사를 맡았다. 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17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중구 명동역 6번 출구 앞. 택시에서 내린 윤모 씨(27·여)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탈 때는 아무 말이 없더니 내릴 때가 돼서야 요금이 올랐다고 (택시 운전사가) 얘기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전날 오전 4시부터 서울시 택시 요금이 오른 사실을 모른 채 택시를 탔던 것. 택시운전사는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차량 안에 비치된 조견표(요금 변환표)를 보여주며 인상된 요금을 요구했다. 윤 씨는 “기사와 승강이를 하기 싫어서 아무 말 않고 요금을 냈지만 왠지 바가지를 쓴 기분”이라고 했다. 서울시의 택시 요금 인상 발표는 인상 요금이 적용되기 열흘 전인 이달 6일 공식 발표됐다. 하지만 17일 현재 인상 요금으로 표시되는 미터기로 교체한 택시는 전체의 0.1%에 불과하다. 윤 씨가 겪은 일은 택시 요금이 오를 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인데 서울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관광객 특히 혼란 16일 오전 4시부터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 5년여 만의 인상이다. 하지만 17일 현재 서울시 택시 7만2000여 대 가운데 미터기를 교체한 택시는 80여 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택시는 미터기를 바꾸지 못해 요금 변환표에 적힌 인상 요금에 따라 택시 운전사들이 승객에게 요금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씨처럼 요금이 오른 것을 모르고 택시를 탄 승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6일 오후 이태원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이용한 오모 씨(32)도 “아무 말이 없다가 내릴 때가 돼서야 인상 요금을 내야 한다고 해서 2000원가량 더 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어를 모르는 비영어권 외국인 관광객들의 혼란은 더 컸다. 요금 변환표에는 한국어와 영어로만 설명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택시를 타고 인사동을 찾은 일본인 A 씨(61·여)는 “한국에는 ‘택시 바가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미터기에 표시된 것과 실제로 달라는 요금이 달라 당황했다. 한국은 IT(정보기술) 강국인데 왜 미터기에 바로 반영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했다. 일본인 관광객 미치와키 마나미 씨(25·여)도 “기사가 표를 보여주긴 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라 그냥 돈을 냈다” 말했다.○ 서울시 “현재로선 어쩔 수 없어” 서울시는 “요금 인상 때마다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요금 인상 시점에 맞춰 서울시내 택시 7만2000여 대의 미터기를 한꺼번에 교체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요금 인상 때마다 서울시내 60여 곳의 미터기 판매수리업자들이 거점 지역에 모여 미터기 교체 작업을 하는데 하루 이틀에 끝내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요금 인상 전 충분한 여유를 두고 미터기를 미리 바꿀 수도 없다. 미터기는 교체하면 그 즉시 인상 요금이 반영돼 표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터기를 미리 업데이트해 놓으면 요금이 오르기도 전에 인상 금액이 적용돼 (승객 입장에서는) 더 큰 불만과 혼란이 생기게 된다”고 했다. 서울시는 2009년과 2013년 요금 인상 때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서울시는 18일부터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을 포함한 4곳에서 미터기 교체 작업을 벌여 늦어도 28일까지는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역이나 시간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 요금 적용이 가능한 미터기인 ‘앱미터기’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고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해 당장 도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구특교 kootg@donga.com·사지원·한우신 기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중국인 여성이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강남의 다른 유명 클럽에서도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약 사건 수사가 강남 클럽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영업이사(MD)로 일했던 ‘애나’로 불린 중국인 여성 A 씨(26)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마약 유통 혐의 등을 조사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자진 출석해 이날 오전까지 약 14시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A 씨가 클럽 안에서 VIP 고객에게 마약을 유통했는지 등을 중점 조사했다. A 씨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강남 유명 클럽 ‘아레나’에서 클럽 직원과 손님 등이 마약을 투약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날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약류 엑스터시를 구매해 지난달 25일 아레나에서 투약한 B 씨(46·여) 등 손님과 직원 4명이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에게 마약을 판 C 씨(46)는 구속됐다. 경찰은 SNS를 통해 마약이 거래된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들을 붙잡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여러 클럽을 옮겨 다니며 일하는 MD가 많은 만큼 버닝썬 말고 다른 클럽에 대해서도 마약 수사를 확대할지 검토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마약 사건은 필요하다면 공조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클럽 내 마약 유통 의혹뿐만 아니라 경찰과의 유착 관계도 수사 받고 있는 버닝썬은 이날 문을 닫았다. 버닝썬 이문호 대표는 자신의 SNS에 “클럽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버닝썬을 찾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늘부로 클럽 버닝썬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버닝썬 이사를 맡은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는 전날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를 시작하기 전 무대에서 “많은 분께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윤다빈 기자}
정부가 음란물 사이트를 포함한 895개 불법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원천 차단한 데 반발한 남성들이 ‘야한 동영상(야동) 볼 권리를 보장하라’며 촛불집회를 열었다. 유튜버 박찬우 씨(31) 등 약 100명은 16일 서울역 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여 “정부가 야동 검열을 명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규탄했다. ‘바바리맨 잡자고 바바리 못 입게 하지 말라’ ‘인터넷 검열은 명백한 위헌’ 등이 적힌 피켓도 등장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음란물 접속 차단을 명분으로 신기술을 도입해 국민의 인터넷 접속 기록을 검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도입한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기술은 암호화된 보안접속(https) 내역을 파악해 차단시킬 수 있어 검열과 감청 논란을 불렀다. 한 참석자는 “https 검열은 택배를 열어보고 접수하는 것과 같은 꼴이다. 인터넷이 통제되는 미래가 두려워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참가자인 박모 씨(25)는 “아동음란물이나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같은 불법 촬영·영상물을 금지해야 할 정부가 야동 자체의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건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https 차단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7일 22만 명 넘게 동의해 청와대 답변 기준을 넘겼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찰이 직원과 손님 간의 폭행 시비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관련된 마약 사건을 폭행 논란이 알려지기 전부터 수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클럽은 폭행 시비가 알려진 지난달 28일 이후 클럽 내에서의 마약 투약과 유사 성행위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마약 사건으로) 버닝썬 클럽과 관련돼 입건한 사례가 한두 건 있어 수사하고 있다. 신고가 들어와 수사하는 것도 있고, 그런 걸 토대로 수사를 깊이 들어간 것도 있다”고 밝혔다.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버닝썬 사건 전담 수사팀이 꾸려진 지난달 30일 이전에 이미 이 클럽 내에서의 마약 투약과 관련한 여러 건의 첩보가 입수됐다고 한다. 경찰은 13일 오후 버닝썬 대표이사 이문호 씨와 영업사장 한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 씨와 한 씨를 상대로 클럽 내에서의 마약 사용 및 유통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4일 이 씨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클럽) 주도 아래 ‘물뽕’ 등의 마약을 조직적으로 판매하거나 공급한 사실이 밝혀지면 즉각 클럽 문을 닫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이 문을 연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이 클럽과 관련해 접수한 112신고 기록 전부를 확인 중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관들의 동의를 받아 이들의 통화기록과 금융거래 명세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까지 버닝썬 이사를 맡았던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관련 혐의가 없어 조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내부로 보이는 곳에서 남녀가 유사 성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직원과 손님 간 폭행 사건으로 최근 논란이 불거진 버닝썬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최근까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버닝썬의 VIP룸 화장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남녀가 유사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을 확보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제3자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약 4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한 남성이 변기 위에 앉아있는 여성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동영상은 온라인 성인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동영상 속 여성이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류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을 흡입하고 성폭행을 당한 것인지 등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물뽕의 경우 마약 성분이 몸속에 오래 남아있지 않고, 동영상 속 남성은 얼굴 식별이 힘들어 수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동영상의 최초 게시자 추적을 시작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건의 실체를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영상이 촬영된 곳이 실제 버닝썬 내부인지와 이 동영상이 유포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동영상 속 클럽은) 우리 클럽이 맞는 것 같다”며 “손님이 와서 촬영하고 유포한 것 같은데 어떤 경위로 벌어진 일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클럽 관계자 등을 접촉해 실제 클럽 내에서 마약이 유통되거나 사용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승리는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를 담당하는 클럽의 사내이사를 맡았지만 실질적인 클럽의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다”며 “마약이나 약물 관련 부분은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상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남자만 숙직을 하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본보가 정부 부처 52곳과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등 공공기관 69곳을 조사한 결과 63곳(91.3%)에서 남자만 숙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도 숙직을 서는 부처는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 법제처 등 4곳이었다. 광역지자체 중에는 서울시와 인천시에서 여성 공무원도 숙직을 하고 있다. 숙직은 당번 근무자가 대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직장에서 밤새 근무한다. 긴급상황에 대비해 대기하거나 야간 민원전화 등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일 남자 직원이 숙직을 맡고, 여자 직원은 토·일요일 이틀간 낮 시간대 당번 근무(일직)를 선다. 여성 공무원이 많지 않았던 1970, 80년대에는 남자가 숙직을 도맡는 것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많이 높아졌는데 남자만 계속 숙직을 서게 되면 근무 주기가 갈수록 짧아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국가직 여성 공무원 비율은 1997년 32.4%에서 2007년 45.2%로 높아졌고 2017년(50.2%)에는 남자보다 많아졌다. 서울시는 ‘남성만 숙직을 하는 것은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 1월부터 남녀가 동등하게 숙직을 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신부와 만 5세 이하 아동의 육아를 도맡는 남녀 직원은 배제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여성 공무원 비율이 높아지는 건 바람직하지만 걱정도 됩니다. 숙직은 남자만 서는데 남자 비율이 줄면 그만큼 차례가 자주 돌아오니까요.”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한 행정부의 이모 주무관(39)은 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남자가 숙직을 떠맡아야 하는 고충을 토로했다. 국회 출장 등 외부 일정이 많은 이 주무관은 숙직을 한 뒤에도 바로 퇴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주간 업무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숙직을 한 뒤에도 계속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무관은 “숙직 한 번 서고 나면 너무 피곤하다. 여직원도 숙직 부담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의 사례처럼 남자만 숙직을 하는 공공기관이 대부분이다. 정부 부처 52곳과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등 69곳 중 63곳(91.3%)이 남자만 숙직을 선다. 여자가 숙직을 하면 위험할 수 있고 가사와 육아에도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숙직 업무는 야간에 걸려오는 민원 전화 응대가 대부분이다. 긴급 상황이 아니면 현장에 나가지 않고 다음 날 담당 부서에 민원 사항을 전달하는 정도다. 예전에는 숙직 근무자가 청사 순찰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전문 보안업체가 순찰 업무를 맡는다. 경기 구리시 직원 A 씨는 “숙직 업무라는 게 민원 전화를 대기하는 정도다. 여자라고 해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정부가 여성 공무원 승진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맞추면서도 고된 업무는 남자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했다. 8년 차 주말부부인 서울시내 한 구청의 B 주무관은 “토요일 밤에 숙직하고 일요일 아침에 퇴근하면 비몽사몽 상태여서 지방에 있는 아내와 자녀들을 보러 가기 힘들다. 남자도 여성 못지않게 가족을 챙기고 싶은데 숙직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직원이 숙직을 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지방의 한 국립대 직원 박모 씨(26·여)는 “밤에 깜깜한 학교에 혼자 있으면 누가 침입하지 않을까 두렵다. 여성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게 현실인 만큼 남녀 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여직원 박모 씨는 “집안일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숙직을 하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오기도 힘들고 육아에 지장이 크다”고 했다. 반면 구리시 여직원 황모 씨는 “여성도 숙직을 하고 다음 날 쉴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기면 그 시간을 활용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 숙직에 반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공직사회가 시대 변화에 맞춰 숙직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병대 수원시정연구원장은 “남자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 양성평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군대 문화의 잔재인 ‘5분 대기조’ 형태의 숙직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간 민원 전화는 비상상황조 직원들의 휴대전화로 돌아가게 하는 등 대안을 찾으면 된다”고 했다.▼ 서울시, 설문 거쳐 올해부터 ‘남녀 숙직’ ▼ 서울시는 남성 직원만 하던 숙직을 올해 1월부터 여성 직원도 서도록 근무규칙을 바꿨다. 서울시의 여성 공무원 비율이 40%를 넘어서면서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서울시의 여직원 숙직 문제는 지난해 3월 직원들이 사용하는 자유게시판에 ‘여직원들도 숙직하자’는 의견이 올라오면서 공론화됐다. 2018년 기준 여성 직원의 비율이 40%를 넘어서며 남녀 간 당직 주기 격차가 벌어지는 근무 형태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한 달 뒤 서울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이뤄졌고 ‘여직원도 숙직해야 한다’는 데 63%가 찬성했다. 남성 응답자는 66%, 여성 응답자는 53%가 찬성했다. ‘여직원 수 증가’(25%), ‘남녀 구분 불필요’(23%), ‘잘못된 관습 중단’(15%) 등이 찬성 이유였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당직 근무 시행규칙을 개정했고 지난해 12월 여성 공무원 숙직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올 1월부터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근무 시행규칙 개정 당시 여성의 안전과 육아 문제 등을 걱정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나오자 해법 마련에 나섰다. 임신 중이거나 만 5세 이하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는 남녀 구분 없이 당직 근무를 서지 않아도 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여성 공무원증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한 여성 숙직실도 새로 마련했다. 주취자 등 여성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민원인은 청원경찰과 방호 인력이 청사 외부를 순찰하며 응대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른 공공기관들도 무작정 숙직 제도 변경에 나설 게 아니라 여성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구체적인 매뉴얼 등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2012년부터 남녀 직원 모두 숙직 근무를 서고 있다. 남녀 직원 비율이 3 대 7로 여성이 크게 많아지며 남성 공무원의 숙직 주기가 빨라진 데 따른 조치다.구특교 kootg@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소영 기자}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진정한 해방을 맞지 못했다.” 3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1372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이곳에서 메모리아(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합동아리) 민은서 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그에 따른 배상을 요구한다”며 성명서를 읽어나갔다. 이날 시위는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김복동 할머니(93)와 또 다른 피해자 이모 할머니(94)가 28일 눈을 감은 뒤 처음 열린 수요 시위다. 두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평소보다 많은 300여 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는 두 할머니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시위가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초등학생, 아기와 함께 온 젊은 여성, 노인 등 여러 연령대의 시민들이 자리를 채워나갔다. 두 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되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인천에서 온 고교생 이연수 양(17)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힘을 모아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김 할머니의 입관식이 있었다. 입관식을 지켜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1)는 “맘 편하게 하늘나라에 가서 할머니들한테 전해요. 내가 이기고 왔으니 나머지는 용수가 (한다고) 할머니들한테 전해”라며 흐느꼈다. 김 할머니의 빈소 근처에는 ‘내가 기억하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벽이 설치됐다. 추모벽에 붙은 1000장가량의 나비 모양 메모지에는 ‘할머니, 수요집회에서 눈 맞추고 웃어주셨던 것 오래 기억할게요’ 등의 글이 담겼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문희상 국회의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의 조문도 이어졌다. 구특교 kootg@donga.com·사지원·김소영 기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오.” 29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오면서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의 빈소를 지킨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1)도 “27년이나 일본대사관 앞에서 얼마나 서럽게 외쳤겠냐. 하늘나라로 아픈데 없이 훨훨 날아가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했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일본의 공식 사과’를 끝내 받아내지 못한 채 28일 눈을 감은 김 할머니의 생전 절규를 다독이듯 두 사람은 모두 ‘훨훨 날아’ 편안한 곳으로 가기를 바랐다. 김 할머니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던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기력이 다해 숨지기 몇 시간 전까지도 일본에 대해 절규에 가까운 강한 분노를 표현했다고 한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할머니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사력을 다해 말했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중에도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3월 위안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와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2012년 3월에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설립했다. 김 할머니는 전쟁지역 아이들과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았고, 2017년에는 경북 포항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는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도왔다. 김 할머니는 눈을 감던 날 아침에도 “조선학교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29일 김 할머니의 빈소에는 지인들과 각계 인사, 교복을 입은 학생 등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30분가량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서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할머니는 생전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면 금으로 된 도장을 만들어 주겠다. ‘김정은’이라고 새겨진 그 금도장으로 통일문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휠체어를 타고 온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1)는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5분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를 실제 모델로 삼아 만든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 나문희 씨(78)도 이날 빈소를 찾아 김 할머니의 영면을 애도했다. 김 할머니의 장례는 여성 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월 1일 오전 6시 30분에 열린다. 이어 오전 8시 반에는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하는 노제가 열리고 오전 10시 반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구특교 kootg@donga.com·사지원 기자}

“이 늙은이들 다 죽기 전에 하루 빨리사죄하라! 알겠는가 (일본) 대사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1000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김복동 할머니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렇게 촉구했다. 또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오늘내일이 바쁘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끝내 사과를 받지 못한 채 28일 오후 10시 41분 숨을 거뒀다. 향년 93세.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이었던 그는 눈을 감기 다섯 시간 전쯤 “끝까지 싸워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전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29일 현재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23명뿐이다.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 분 한 분 떠나가고 계신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4세이던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 이후 8년 동안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끌려 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1992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한 김 할머니는 1993년 위안부 피해자 중 최초로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성 노예 피해를 증언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지난해 9월 16일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의 한 건물 4층에 있는 전통무예도장 관장 문모 씨(50)가 의식을 잃은 한 여성을 들쳐 업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 도장 수련생 이모 씨(32)였다. 도장 강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원이 이 씨를 황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쿵’ 하는 소리가 나 도장 밖으로 나가 보니 3, 4층 사이 계단 화장실 앞에 이 씨가 쓰러져 있었다.” 관장 문 씨와 김모 씨(50·여)를 포함한 이 도장 강사 3명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경찰에 똑같은 진술을 했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한 경찰은 등과 어깨 등 이 씨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씨의 죽음이 자연사나 단순한 변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이 씨 사망 후 간접 증거들을 차곡차곡 쌓은 경찰은 문 씨를 이 씨에 대한 특수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 직접 증거 없지만 간접 증거 속속 확보 경찰은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속적으로 가해진 신체 손상과 함께 사망 당일 강력한 외부 충격에 의해 사망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 씨 몸 곳곳의 멍 자국은 “끝부분이 둥글게 구부러진 가는 모양의 물체에 맞아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는 부검의 의견도 있었다. 경찰은 이 도장에서 수련 때 목검을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경찰은 문 씨가 이 씨를 폭행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씨가 숨지기 4개월 전인 지난해 5월 강의 영상에 문 씨가 이 씨의 머리와 등, 종아리를 수차례 때리는 장면이 담긴 것. 강의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졌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다. “가르침을 잘 따르지 못한다고 매를 맞았다.” 문 씨의 폭행 흔적은 이 씨가 생전에 작성한 노트에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관장과 강사 3명은 모두 “화장실 밖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뒤 구급차를 불렀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이 도장을 찾아 갔을 때 과거 강의 영상에서는 보였던 목검과 목검 거치대가 사라지고 없었다.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다행히 건물 1층 CCTV에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가 있었다. 이 씨가 병원으로 이송되기 약 1시간 전 택시에서 내린 뒤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잡힌 것. 경찰은 이 씨가 숨지기 1시간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게 뛰어 들어간 것으로 봤을 때 건물 안에서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경찰은 3층 CCTV를 통해 이 씨가 도장이 있는 4층까지 올라갔다는 것도 확인했다. ○ 관장, 치밀하게 증거인멸 관장과 강사들은 치밀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경 경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도장을 급습했을 때 김 씨는 “옷을 갈아입겠다”며 탈의실로 들어갔다. 김 씨는 탈의실 창문 틈에 무언가를 숨기려 했다. A4 용지에 적어놓은 ‘경찰 (수사) 대응 요령’이었다. ‘목검은 부러져서 치워버렸다고 하자’ 등 입을 맞춘 정황들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또 이 씨 사망 직후 모두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김 씨는 “내가 4명의 휴대전화를 모두 중고로 팔려고 갖고 있다가 택시에서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아직 찾지 못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9일 문 씨를 구속하면서 김 씨도 증거은닉혐의로 함께 구속했다. 증거 인멸에 가담한 나머지 두 강사도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이 씨는 숨지기 약 2년 전부터 이 도장의 수련생이었다고 한다. 문 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무예가 정신과 육체를 수련해 인간의 모든 행위를 개조한다는 전통무예라고 평소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 씨는 스스로를 단군 이전부터 내려오는 한 전통무예의 전수자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경찰은 “평소 이 씨가 문 씨에게 정신적으로 종속돼 있었던 같다”고 했다.김민찬 goeasy@donga.com·구특교 기자}
프로 선수 출신의 고교 농구부 남자 코치가 자신이 지도하던 남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곧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추행을 당한 학생은 1년 반 가까이 피해 사실을 숨기고 지내는 동안 자살을 시도하는 등 괴로워하다 결국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고교 농구부 코치로 있던 2017년 2월 중순경 새벽 시간대에 학교 내 농구부 숙소에서 C 군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학교 농구부는 동계 합숙훈련을 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채 농구부 학생들의 방으로 들어간 A 씨는 자고 있던 학생들을 깨운 뒤 그중 C 군의 얼굴에 자신의 성기를 강압적으로 갖다 댔다고 한다. C 군은 이날 일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코치의 눈 밖에 나 경기 출전 기회를 잃게 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후 C 군은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한다. 자살 시도도 몇 차례 했다. 그러다 더 이상은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어 어머니에게 알렸다. 성추행 피해를 당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C 군 어머니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리고 C 군은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어머니는 “아들이 아직까지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C 군이 성추행 피해를 당할 때 숙소에 함께 있던 학생들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을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성추행을 한 적이 없고 시간이 지나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목격한 증인이 있다고 해도 나는 진짜 그렇게 한 적이 없다. 다른 학생들도 있었는데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학교는 지난해 11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자 A 씨를 해고했다. 지난해 12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는 이달 말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김민찬 goeasy@donga.com·구특교 기자}

서울 도심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촉구 집회에서 주한미군을 ‘통일의 근본 장애물’이라고 표현하는 등 반미(反美) 구호가 쏟아졌다. 백두칭송위원회와 꽃물결실천단 등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서울 방문 소망대회’를 열었다. 이날 30명가량의 집회 참가자 중 일부가 든 피켓에는 ‘통일의 근본장애물 주한미군 철수하라’라는 표현이 담겼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아, 이제 방 빼라”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한국 정부의 5·24조치 철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집회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서울 방문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소망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걸개판이 설치됐다. 이들은 집회 도중 KT 광화문지사에서 40여 m 떨어진 주한 미국대사관 앞으로 이동한 뒤 대사관 경내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종이비행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접어 만들었다. 서한에는 한미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 조율과 실무 협의를 위해 만든 ‘워킹그룹’ 해산과 적대적인 대북 정책 포기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성일 백두칭송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2018년 최고 검색어가 미세먼지다. 민족 분단의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통일에 미세먼지같이 작용하는 게 바로 미국이 아닌가 싶다”며 “미국은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어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들의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모 씨(29)는 “북한 주민들이 처한 현실은 생각하지 않고 북한은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고 미국은 악이라고 비난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보수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백두칭송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국민주권연대를 포함한 13개 단체로 구성된 백두칭송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결성선포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구특교 기자}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가 여학생 부원이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다. 18일 강원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12일 경기 안산시 모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 A 씨(34)와 B 양(14) 등 학생 12명은 속초시의 한 콘도로 2주간 동계훈련을 왔다. A 씨는 숙소인 콘도에 도착해서 학생들에게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16일 B 양이 제출하지 않은 다른 공기계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다가 A 씨에게 들킨 것. A 씨는 4층 자신의 숙소로 B 양을 불러 “내가 물로 보이냐”고 말하며 폭행을 가했다. 엎드려뻗쳐 자세를 하게 한 뒤 길이 약 1m짜리 플라스틱 파이프형 막대기로 엉덩이와 허벅지, 등과 팔을 피멍이 들 정도로 때렸다. 이 막대기는 A 씨가 평소 학생들의 품새 자세를 잡아줄 때 사용하는 도구였다. B 양이 “살려 달라”고 빌었지만 오히려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고는 계속 때렸다. 나중에 B 양은 경찰에서 20분간 맞았다고 진술했다. 폭행은 A 씨가 점심을 먹으러 자리를 잠깐 비우면서 겨우 끝났다. A 씨는 B 양에게 계속 머리를 박은 채 있으라고 했지만 고통을 참지 못한 B 양은 몰래 방을 나와서 맨발로 숙소 지하 주차장까지 도망쳤다. 그곳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해 이 남성은 B 양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경찰은 18일 A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가 B 양을 폭행한 16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 후속 조치’를 발표한 날이다. 이날 문체부는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력 업무를 전담하는 독립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중학교는 A 씨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민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