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구독 14

추천

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87%
금융7%
인공지능3%
경제일반3%
  • [청년드림]“좋은 자소서? 나만의 스토리 만드세요”

    “저희는 고등학생이라 자기소개서 쓸 때 인생 경험이 별로 많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소서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게 필요해요. 그러려면 항상 많이 써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8일 오후 경기 안양시 평촌경영고등학교 강당. 취업 준비를 앞둔 고교생들이 금융회사 인사팀 직원들의 강연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이곳에서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청년드림 취업특강’의 세 번째 무대가 열렸다. 기업 인사팀 실무자가 특성화 고교 학생들에게 취업 준비를 위한 ‘실전 팁’을 전해주고, 해당 학교 출신 젊은 직원들이 모교 후배와 토크콘서트를 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엔 평촌경영고 학생과 교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강에 나선 우리은행 인사팀 강무진 차장은 “자격증과 봉사활동 등 서류 전형에 필요한 항목은 1학년 때부터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비중 있게 본다”고 말했다. 강 차장은 이어 “면접은 지식의 많고 적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인성과 태도를 보는 것”이라며 “질문은 어렵지 않지만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보생명 인사팀 김동현 차장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은 나중에 회사에서 채워 넣을 수 있지만 태도나 인성은 바꾸기 힘들다”며 “자소서는 본인 경험을 사실에 기초해서 자기만의 스토리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서는 이 학교를 올해 초 졸업하고 각각 우리은행, 한국감정원에 입사한 한유진 주임(19)과 김정섭 사원(19)이 무대에 올랐다. 한 주임은 “취업 준비에 좌절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자기만의 목표를 내 방 안 눈에 보이는 곳에 적어놓고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한 주임은 또 “면접 때 ‘우리은행이 왜 당신을 뽑아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그래서 예전에 우리은행을 방문해 직원 분 인터뷰를 해보는 등 우리은행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김 사원은 “취업 준비를 할 때는 규칙적인 생활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며 “직장에선 업무 성과의 공을 주위 사람에게 돌리고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안양=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9-05-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공무원에게 규제개혁을 맡겼을 때 생기는 일

    “원격진료든 뭐든 우리도 하고야 싶지. 근데 된 적이 있냐고. 맨날 싸움질만 하고. 어차피 안 될 걸로 끙끙 앓느니 되는 거라도 먼저 해야지.” “또 그런 게 한 방에 되나. TF도 가동하고, 시범사업부터 해보고, 그러고 나서 ‘이런 게 있습니다’ 해야 하지 않겠어?” 취재를 하다 보면 상대가 너무 솔직히 나와서 당황할 때가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맡았던 고위 공직자 K 씨가 그랬다. 당시 그가 늘어놓은 넋두리엔 관료가 규제를 다루는 방식이 잘 드러나 있다. 절대 나서지 않고 정도껏 하기, 핵심은 놔두고 쉬운 일부터 하며 시간 벌기, 그리고 ‘해봤자 되겠느냐’는 패배주의…. 그해 서비스업 대책은 맹탕이었다.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규제개혁 쇼’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임기 초에 대통령이 나서서 규제완화를 역설하면 당장에라도 암덩어리 같은 규제가 혁파되고 새 세상이 열릴 것만 같다. 하지만 이는 잠깐이다. 관련 부처가 모여 회의를 열고 법안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이익단체의 반발과 정쟁이 불거지며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공무원들은 이때부터 책상 위 달력을 넘겨보기 시작한다. 정권이 저물어갈 즈음 일단 뭐든 뭉개고 보는 본능을 발현하려는 것이다. 이런 공회전이 5년마다 무한 루프로 반복된다. 20년째 ‘시범사업’만 하고 있는 원격진료가 그런 사례다. 김대중 정부가 2000년부터 추진한 이 과제는 이후 네 번의 정권 교체를 거치는 동안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 국내 현실은 이렇게 초라한데 역설적이게도 해외에선 우리에게 엄지를 치켜세운다. 중앙아시아 순방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의사에게 원격진료를 받은 우즈베키스탄 환자를 살피며 이렇게 말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도 개선되길 바란다.” 우리 기술의 혜택이 자국민이 아닌 딴 나라 사람에게 가는 현장을 본 대통령의 심정은 어땠을까. 같은 날 한국에서 총리는 이런 대통령의 마음을 헤아린 듯 “공직자들이 규제에 대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기관장이 챙겨라”라고 질책했다. 이쯤 되면 대통령도, 총리도, 기관장도 알아야 한다. 공무원들은 최소한 규제 문제에 있어서는 국민의 이익보다 자기 안위를 위해 움직인다. 규제 샌드박스도 취지는 좋지만 자칫 관료에게 또 하나의 칼자루를 쥐여주는 꼴이 될 수 있다. 혜택을 주는 권한이 여전히 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입맛에 맞는 업체를 골라 줄 세울 수도 있고 눈앞의 성과를 위해 숫자만 늘릴 수도 있다. 샌드박스가 소꿉장난 놀이터가 되지 않으려면 공유승차·숙박, 원격의료, 빅데이터 같은 ‘메기’를 대거 투입해야 하지만 정권은 주저하고 있다. 또 잘못된 공회전의 반복이다. 규제개혁이라는 골치 아픈 업무를 ‘무난하게’ 통과한 K 씨는 이 정부에서도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기회주의적이라거나 고리타분하다고 욕할 생각은 없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관료는 정치인, 이익집단과 함께 규제를 공고히 하는 ‘철(鐵)의 삼각형’을 이룬다. 규제 혁파는 이들만이 할 수 있지만 그게 이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청와대 낙하산에 침묵하는 종이호랑이 금감원장

    최근 금융감독원은 같은 건으로 3번의 보도해명자료를 쏟아냈다. 해명 내용도 매번 동일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인사들의 금융권 취업과 관련해 질문을 받은 바 없고 답변한 사실도 없다.’ 윤 원장은 지난달 14일 간담회에서 “금융 경력이 없는 분들이 금융사 임원으로 내려오는데 이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누가 봐도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각각 메리츠금융 상무, 유암코(구조조정 전문기관) 상임감사에 내정된 한정원, 황현선 씨를 지칭한 것이었다. 윤 원장은 이에 “임원의 적격성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단상에서 내려와 몇 마디를 더 했다고 한다. 이를 언론들이 ‘금감원장이 낙하산 인사에 쓴소리를 했다’며 보도하자 뒤늦게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질문인 줄 몰랐다는 식으로 발을 뺀 것이다. 얼핏 보면 무슨 진실게임이라도 시작된 것 같은 양상이다. 윤 원장의 발언이 실제 금감원 주장대로 엉뚱하게 곡해됐을 개연성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결론부터 말하면 굳이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도 없는 문제다. 금융시장과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금감원장이라면 이런 질문을 받기도 전에 최근 금융권의 ‘정치 낙하산’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정원, 황현선 씨는 금융권이나 구조조정 분야 근무 경험이 없다. 그런데도 임기가 보장된 연봉 수억 원대의 자리를 단번에 꿰차고, 호랑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금감원장에게 입마개를 채워 버렸다. 윤 원장은 학자 시절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발언을 수도 없이 쏟아냈다. 그는 본보 등을 통해 “낙하산 의혹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도 당국이 부인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 “낙하산은 직원 사기를 떨어뜨리고 금융업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자문기관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를 이끌었을 때도 낙하산을 견제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감원은 얼마 전만 해도 대형 은행의 사외이사들을 소집해 가며 현직 행장의 연임을 저지하는 파워를 과시했다. 지금은 그보다 급수가 한참 낮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도 청와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쩔쩔매는 모습을 보인다. 금융당국은 과거에도 정권에 밉보인 사람들을 찍어내고, 친정부 성향 인사를 그 자리에 꽂아 넣는 역할을 해왔다. 예전 취재 노트를 꺼내 펼쳐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금융계 인사 구태(舊態)는 두말하면 입 아플 수준이다. 그런 패악(悖惡)을 바로잡겠다며 출범한 이 정부가 지난 정권의 인사 농단과 전혀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들이 점찍어 놓은 인사가 공공기관 임원 선발에서 탈락하자 공모 자체를 무산시켜 버리고 담당부처 관료들을 불러다 질책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내정된 인물에겐 면접 정보를 미리 알려준 정황도 나왔다. 그러고도 이 정부 사람들은 지난 정부는 더 심했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 그날 간담회에서 안 나왔다는 질문을 이 글을 통해 윤 원장에게 다시 한다. 한정원, 황현선 씨는 무자격 낙하산인가, 아닌가. 해명자료는 더 원치 않는다.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세안에 뿌리내린 한국 금융맨… 될성부른 기업 직접 키운다

    21일 베트남 호찌민 도심의 스타트업 ‘업업앱’의 사무실. 영어, 베트남어, 프랑스어가 곳곳에서 들렸다. 한쪽에서는 이 회사의 매니저 톰 히츠 씨가 직원 10여 명을 모아 놓고 영어로 영업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었다. 업업앱은 기업 직원들의 업무를 독려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상사가 앱에 일상 업무에 관한 직원별 과제를 등록한 뒤 직원들이 이를 완수하면 커피 쿠폰, 휴무 등 각종 보상 내용이 앱에 뜬다. 호주인, 필리핀인, 프랑스인 창업자들은 2년 전 호찌민에서 의기투합해 이런 사업을 시작했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베트남에선 직원 이직률이 높아 경영자들의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이 스타트업에 공유 사무실과 전문가 자문단을 무료로 지원하는 후원자는 베트남도, 호주도 아닌 한국의 신한은행이다. 스타트업 지원기구 ‘신한퓨처스랩’은 지난해 베트남 스타트업 6곳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폴 에스피나스 업업앱 대표는 “신한은행이 베트남 거래처를 소개해준 덕에 고객사가 늘었다”며 “은행 직원들의 멘토링 덕에 직원 수가 1년여 만에 12명에서 42명으로 늘 정도로 회사가 성장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역동적인 베트남 스타트업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부지런히 빨아들이고 있다. 김선일 신한퓨처스랩 차장은 “이들의 사업을 보면서 우리도 새 사업모델을 구상한다”고 했다.○ 한국 금융, 본격적인 수출 산업화 한국 금융회사들은 아세안 국가의 현지인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이나 교민에만 목매던 영업은 옛말이다. 단순히 한국계 제조업체 공장들에 금융·외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현지인과 기업들을 상대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국 금융회사들이 아세안 지역에서 ‘동남아판 씨티은행’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아세안 시장에서 기업공개(IPO), 파생상품 판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 이 지역에서 한국 금융사의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2억6610만 달러(약 3033억 원)로, 전체 해외점포 순이익(9억8280만 달러)의 약 27%였다. 한국 금융사들의 영업력은 유능한 현지인 인재들에게서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NH코린도증권 조경훈 대리는 “현지인 직원이 이곳 기업의 역사와 평판을 잘 설명해주고 고객이 원하는 투자 포인트를 파악해 제시해준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인 키스베트남은 유능한 베트남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하노이, 호찌민 명문 대학들을 드나든다. 대학 내 주식투자 동아리를 찾아가 회사를 설명하며 우수한 학생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박원상 키스베트남 법인장은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우수한 베트남인 직원을 뽑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소다라의 오재호 사업지원부장은 “대부분의 금융사가 현지인과 한국 직원이 영어로 소통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인도네시아어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조직 융합을 위해 인도네시아 관습과 언어를 숙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거래기업이 영업 도와주는 ‘지원군’ 역할 22일 호찌민 외곽에 있는 베트남 1위 자동차 브랜드 ‘타코’ 빈타인지점의 한가운데에는 베트남어로 신한은행의 자동차 대출(오토론) 광고판이 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에어컨 판매사업자 응우옌히우쭝 씨(37)는 최근 차량 구입을 망설이다 결국 구매계약서에 서명했다. 타코 판매 직원이 신한은행의 자동차 대출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 그는 “대형 자동차 브랜드의 베트남인 직원이 신한은행을 소개하니 믿을 만하더라”며 “덕분에 월 금리 0.75%에 3억5000만 동(약 1715만 원)을 빌렸다”고 했다. 신한은행이 거래처인 타코의 지원을 얻은 건 장기간 쌓아온 신뢰 덕이다. 김휘진 신한베트남은행 본부장은 “타코에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부품, 타이어 등을 납품할 한국 기업을 소개해 신뢰를 얻었다”며 “그러다 보니 타코 측에서 ‘자동차 대출을 해보면 어떠냐’고 아이디어를 줬다”고 했다. 이처럼 타코 같은 현지 기업은 한국의 은행들에 시장 확장에 필요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소비자들이 역사적으로 갈등이 많던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 호감이 높은 만큼 한국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세안 시장은 미국 및 유럽계 은행이 아직 주목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이라며 “다만 은행들이 같은 지역에 우르르 몰려갈 게 아니라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금융사, 보수도 좋고 근무 만족도 높아” “한국 금융회사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영업 방식, 조직 문화까지 모두 선진국 수준인 것 같아요. 이 파란 유니폼도 마음에 듭니다.”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법인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아퀸퀸수 씨(26·여)는 한국 금융사의 장점을 묻자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그는 “한국인들의 특징인 부지런함이 회사 분위기에도 반영돼 있다. 보수도 좋고 직원에 대한 평가도 공정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금융사들이 아세안 진출을 확대하고 시장 영향력도 커지면서 현지인들로부터도 선망받는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 분야는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 금융사들의 진출은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세안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낮은 미얀마에는 한국 금융사들이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대출) 위주로 진출해 있다.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 13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한국계 금융사들은 미얀마 최저 월급 110달러(약 12만5000원)의 5∼10배를 주고 현지인들을 고용하고 있어 인기가 좋다. 김종희 농협파이낸스 미얀마법인장은 “한국계 금융사의 현지인 채용 인원은 2500명이 넘는다. 이곳 정부도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한국 금융사들에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情)을 소중히 여기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한국 기업의 문화가 아세안 지역 구직자들에게 호감을 주기도 한다. 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법인장은 “직원 상당수가 참여하는 여행 등 단체 행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앙그레아니 스와티안 미래에셋 인도네시아법인 선임매니저(34)는 “한국 금융사는 직원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적극적이다. 개인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했다. 까우비엣안 신한베트남은행 호찌민지점장(47)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다녀봤는데 아시아권인 한국 문화가 이 지역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고 했다. 한국 금융사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캄보디아 PPC뱅크의 이진영 이사는 “한국계 금융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매뉴얼이 많다”며 “현지 직원들이나 당국자들이 이런 면에 놀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팀장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하노이·호찌민=조은아, 자카르타=송충현,양곤·프놈펜=이건혁,호찌민·프놈펜=최혜령 기자}

    • 2019-03-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지도자의 확신과 분노, 정책 망치는 최악의 레시피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을 건넜다. 얼마 전에 “지금까지 내가 해서 안 된 것 있었나. 내기를 해도 좋다”고 했을 때는 건너온 다리마저 불태웠다. 내기 얘기는 빈말이 아니다. 이미 자신의 많은 것을 걸었다. 제로페이가 실패하면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흔들린다는 걸 스스로 잘 안다. 갈수록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홍보 동영상에는 본인이 직접 상점을 찾아가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이 담겼다. 박 시장이 “이렇게 편한 걸 왜 사람들이 안 쓰지?”라며 의아해하자 상인이 “조금씩 사용자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안심시켰다. 그의 얼굴엔 금세 화색이 돌았다. “몇 달만 하면 대세가 되겠네.” 그러나 제로페이의 사용 실적은 아직 몇 달째 제로에 가깝다. 그동안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여 온 시내 광고판을 도배한 결과치고는 너무 참담하다. 현실이 기대와 달리 흐르고 주변의 걱정이 커질수록 박 시장의 자기 확신은 오히려 더 굳어지는 듯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행동경제학자들이 자주 하는 말들이 있다. 한번 큰 비용이 투입된 것은 무조건 밀고 가는 ‘매몰비용의 오류’,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되리라고 믿는 ‘소망적 사고’ 등이다. 그런 어려운 용어들을 굳이 동원하지 않더라도 제로페이의 성공에 대한 그의 믿음이 상식의 범위를 벗어난 게 아니냐고 많은 이들이 걱정한다. 지도자의 과잉 확신은 주변을 얼어붙게 만든다. 특히 그 확신이 도덕적 이상주의와 결합되면 나서서 말리는 게 더 어려워진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은 사석(私席)에서도 이에 대해 입을 다문 지 오래다. 문제가 많은 건 알겠는데 감히 어떻게 입 밖에 내겠냐는 눈빛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어보면 결국 “관(官)이 나서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민간이 주도해온 영역에 공공부문이 개입해 시장을 왜곡하면 사업의 효율성과 영속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금융위원장도 국회에서 이 점을 콕 집어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한들 박 시장은 포기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제로페이가 애초 꼼꼼한 계산과 분석보다는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본인의 강한 신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장사나 영업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사업에 이런 적신호가 켜졌을 때 몇 번이고 후퇴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다르다. 본인의 페이스북에 “(제로페이에 동참하는 것은) 사회적 연대이며, 각자도생을 넘어 사회적 우정을 실현하는 것”, “카드회사들은 가맹점주분들의 땀과 눈물을 짜내 큰 이익을 보고도 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평생 시민운동을 해온 그에게는 ‘선의(善意)에 대한 믿음’ ‘갑(甲)에 대한 분노’ 같은 정서적 가치가 정교한 현실 감각보다 우선이다. 이 폭탄은 점점 눈덩이가 되고 있다. 올해 제로페이 홍보에 쓰일 세금만 100억 원에 이른다. 통반장부터 지자체장, 여당 대표까지 발 벗고 나섰다. 정부도 사용 실적만 올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태세다. 각종 입장료와 주차비, 공연비 할인도 내걸었다. 이러다간 자영업자를 구한다는 명분 하나를 위해 헛돈이 쓰이고 애먼 월급쟁이가 희생하고 멀쩡한 카드사들은 절벽에 내몰릴 조짐이다. 국가적 낭비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 제로페이도 아직 기회는 있다. 소비자 편의와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면 상황이 좀 나아질 순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참 지난(至難)하고 실적에 대한 조급함에 각종 무리수가 동반될 것이다. 박 시장 스스로 지나친 자기 확신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찬찬히 돌아봐야 한다. 이 상황은 정말 좋지 않은 결말로 치달을 수 있다.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서민 근로자를 직격한 ‘親서민 정부’의 쇠망치

    ‘망치와 모루(hammer and anvil)’라는 유명한 전술이 있다. 모루는 망치질을 할 때 밑을 받치는 단단한 쇳덩이인데, 그 위를 망치로 사정없이 두들기면 아무리 억센 철근도 결국 휘어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전쟁에서도 적군을 전후방 양쪽에서 강하게 협공하면 이를 당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이 작전은 세계 주요 전쟁사에 자주 등장한다. 기원전 3세기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이 알프스를 넘어 로마군을 무찌를 때 이 전술을 사용했다. 현대에 와서는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등이 기습적으로 적군의 후방을 쳐서 성과를 거둔 사례다. 이 전술이 성공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받침돌 역할을 하는 모루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루가 부실하면 아무리 망치질을 세게 한들 적을 압박하는 효과가 사라진다. 아프가니스탄전쟁 때 미군은 반대편의 파키스탄군을 믿고 탈레반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이들은 접경 산악지대로 숨어들어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모루 역할을 했어야 할 파키스탄이 도리어 탈레반을 푹신하게 껴안는 베개 역할을 한 것이다. 밑받침이 튼튼해야 성공하는 건 전쟁이나 망치질뿐이 아니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정부 정책들도 경제의 제반 여건이 받쳐줘야 본래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가령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할 때는 경제가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혹시나 과도하게 커지지 않을지 등을 먼저 잘 살펴야 한다. 세금을 올릴 때도 납세자가 최소한의 담세(擔稅) 여력이 있는지 따지는 게 순서다. 그런데 만약 경제 여건이 취약할 때 강력한 망치질을 남발하면 어떻게 될까. 모루가 주저앉으면서 정책 효과는커녕 심각한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 지금 노동시장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불과 2년 만에 30%나 올랐지만 영세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그런 급격한 비용 증가를 견뎌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결국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다던 대책이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뺏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부는 종업원을 쥐어짜는 ‘악덕 기업’을 겨냥해 망치를 휘둘렀지만 정작 그 충격에 쓰러진 것은 정부가 도와주려 했던 서민 근로자였던 셈이다. 많은 전문가는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이 진보 정부 특유의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착취하는 고용주 대(對) 착취당하는 근로자’의 구도다. 이 틀에서만 보면 기업의 초과 이익을 빼내 돈 없는 근로자에게 더 얹어주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결론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서 정부가 간과한 게 있다. 우리의 복잡한 경제 현실을 그런 ‘선과 악’의 프레임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돈방석에 앉아 노동자를 착취하는 산업화 초기 자본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일반 근로자보다 형편이 어려운 고용주가 태반이고, 심지어 요즘은 종업원 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가게 문을 닫고 스스로 알바 전선에 뛰어드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허약한 모루에 쇠망치질을 해대면 버텨낼 수 있는 경제는 없다. 재화나 노동의 가격을 시장 자율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통제하는 것은 정말 비상시에나 하는 극약 처방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는 이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 최근 만난 경제부처 관료는 “청와대가 가격 개입을 너무 좋아한다. 좀 말려보려 해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어린아이의 손에 망치를 쥐여주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고 하던데 지금 정부가 딱 그 짝이다.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신과 인간의 직장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

    ①공기업 직원 ②대기업 정규직 ③중소기업 직원 및 비정규직 근로자 ④생계형 알바생 ⑤구직자(실업자) 한국 노동시장에는 이런 중층(重層)의 계급 구조가 형성돼 있다. 1은 구직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최상층 계급, 그 아래로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진다. 이 카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고착화’다. 한번 1이나 2가 되면 좀처럼 3, 4, 5로 떨어지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1, 2에선 거의 빈자리가 나지 않아서 3∼5는 정말 어지간해선 1, 2로 올라서기 힘들다. 한마디로 유연성과 역동성이 제로에 가깝다. 우리 계급 구조가 원래부터 이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1에서 3까지는 큰 차이가 없었다. 3의 임금도 1이나 2의 90%에 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상황이 변했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외환위기까지 겪으면서 1, 2와 3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1, 2는 어느새 전체 취업자의 10% 정도에게만 허락된 선택받은 자리가 됐다. 1, 2의 임금 상승에는 일정 부분 3, 4의 희생도 뒤따랐다. 1, 2와 3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와중에 최근에는 옛날에 없던 4가 생겼다. 원래 4와 5는 동전의 양면이었다. 백수들이 용돈벌이를 위해 종종 알바를 하면서 4와 5는 수시로 경계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실업 기간이 길어지고 생계비 마련의 필요가 커지면서 4도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엔 같은 4라도 ‘주휴수당을 챙겨 받는 풀타임 알바’(4-1)와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메뚜기 알바’(4-2)로 세부 계급이 나뉜다(근무 여건이 좋은 관공서·사무직 알바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식당·편의점 알바로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계급이 분절되고 격차가 벌어지면서 상호 이동은 더욱 단절됐다. 특히 3에서 1이나 2로 오르는 건 정말 드문 일이 됐다. 중소기업 취업 1년 후 대기업으로 옮기는 비율은 2.0%,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4.9%에 그친다(2015∼2016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선진국에서는 5에서 중간단계인 3, 4를 거쳐 1, 2로 가는 게 정상인데, 우리나라는 5에서 바로 1, 2를 도전하고 그게 안 돼도 몇 년째 5로 지내며 같은 무리수를 반복한다. 3 역시 항상 1이나 2로 갈아탈 기회만 엿본다. 중소기업에서 아무리 잘나간다 한들 연봉이나 처우가 1, 2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이 문제를 세금을 들여 해결하려 했다. 3을 공공기관이 조건 없이 끌어안아서 1로 올리거나, 보조금을 줘서 2와 소득을 비슷하게 맞춰줬다. 또 최저임금을 잔뜩 인상해 일부 3, 4의 월급도 강제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때문에 3, 4의 상당수가 5로 전락하는 부작용만 일으켰다. 4의 자리가 희소해지다 보니 한때 사실상 같은 계급이었던 4와 5 간의 격차도 이전보다 벌어지고 말았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일단은 1, 2를 충분히 확보하고 능력 있는 3∼5에게 언제든 그 자리로 올라설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견고한 기득권인 대기업·정규직 노조에 대한 과보호를 풀어 고용시장의 활력을 유도하는 게 급선무다. 기술 혁신과 규제 완화로 3에서 1, 2 못지않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콘크리트같이 딱딱한 계급 피라미드를 시장 흐름과 개인의 노력에 따라 유연하게 만드는 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개혁의 본질이다. ‘쉬운 해고’로만 잘못 알려진 노동 유연성의 확보가 이래서 필요하다. 풀리지 않는 일자리 문제의 해법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분초 다투는 기술경쟁 시대… 규제의 유통기한이 짧아진다

    “하책(下策) 중 하책이 상한제, 그보다 더 하책은 쿼터제….” 몇 해 전 기획재정부를 취재하면서 한 관료에게 들은 얘기다. 정부의 서비스업 규제 개혁을 총괄 조정하는 업무를 하던 그는 다른 부처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 권한을 틀어쥔 채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를 포함한 기재부 관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우리 경제의 혁신을 막는 규제 형태엔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상한제, 쿼터제, 면허제.’ 뒤로 갈수록 더 강력하고 잘못 운용됐을 때 부작용도 크다. 상(하)한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 용역의 가치를 정부가 통제한다. ‘이 가격 이상으로는 팔지 말라’, 또는 ‘최소 이 이상의 값은 지불하라’는 것이다. 가격상한제는 남미, 아프리카처럼 민생고가 극심한 나라에서 자주 쓰인다. 정부가 강제로 물가를 누르면 당장에 시장이 안정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싼값에는 물건을 안 팔려고 해서 품귀현상이 생기고 암시장 가격만 치솟는다. 우리나라에서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같은 현상이다. 쿼터제는 가격 대신 물량을 통제한다. 기업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상한제보다 세다. 대학 정원 규제나 영화 스크린쿼터제가 대표적이고 넓게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 수도권 공장규제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대부분 자국 산업이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되지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시장에 역기능을 준다. 면허제는 ‘규제의 끝판왕’이다. 정부가 높은 울타리를 쳐놓고 한정된 집단만 그 안에서 영업을 허용한다. 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에 가장 강력한 형태의 규제다. 정부의 인허가 도장에 기업의 목줄이 달려있는 셈이다. 이처럼 정부는 때때로 가격을 통제하고, 사업 확장을 제한하며, 높은 진입장벽을 쳐서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막는다. 우리나라의 굵직한 규제들을 거칠게 가지치기 해보면 크게 이 세 가지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중 요즘 이슈가 되는 게 면허제다. 운송업은 원래 택시기사나 버스회사에만 허용됐지만 카풀과 우버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을 호텔이나 펜션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도 병원과 금융회사의 밥그릇에 도전장을 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늦은 밤엔 택시를 타고 귀가하고, 여행 가면 호텔에서 잠을 자고, 송금은 은행을 통하는 게 상식이었다. 그런 상식의 근간을 흔드는 일들이 지금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면허제 같은 강력 규제들도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카풀 기사를 맡기거나, 성범죄자에게 보육교사 자격을 줄 수 없다. 문제는 규제가 세상 변하는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진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ICT기업에 인터넷은행 대주주 자격을 주는 데만 3년이 걸렸다. 1세대 인터넷은행들이 촘촘한 규제 그물에 걸려 허우적대는 동안 국내 핀테크 산업이 추진력을 잃었고 이는 2세대 인터넷은행의 흥행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격진료는 규제 문제가 공론화된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 세월을 못 견딘 헬스케어 기업들은 한국을 떠나 해외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기술 혁신의 속도를 정부가 못 따라가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권과 이념을 떠나서 규제혁신이 늦어도 너무 늦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성장하는 자녀에게 어릴 적 입던 작은 옷을 강요하는 꼴이다. 관료들에게 스스로 쥐고 있는 규제가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따져보기를 권한다. 분초를 다투는 기술 경쟁 시대엔, 규제의 유통기한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유재동]가상화폐 광풍 후 1년… 상처는 아직 곪고 있다

    평범한 30대 회사원 A 씨는 친구의 권유로 약 2년 전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재미 삼아 했다고 보기엔 조금 많은 돈인 1000만 원 남짓으로 출발한 게 금세 억 단위로 불었고, 작년 이맘때쯤엔 가치가 10억 원 안팎까지 올랐다. 주변에서 “서울 아파트 한 채 건졌다”며 부러워할 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욕심을 냈다. 그의 백일몽(白日夢)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후 1년 동안 A 씨의 자산은 사막 폭풍을 만난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가상화폐 시세가 최고치의 10분의 1, 크게는 2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현재 A 씨의 평가액은 다시 투자 원금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본전이라도 건진 A 씨는 그나마 다행인 케이스다. 창피해서 주변에 차마 알리지 못했을 뿐, 광풍에 휩쓸려 생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이들에게는 인생역전의 꿈이 처참하게 깨진 지난 1년이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특히 절박한 마음에 얼마 되지 않는 돈까지 날린 20, 30대 ‘흙수저’ 청년들이 겪었을 좌절과 고통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경제의 주축이 돼야 할 젊은층이 헛된 욕망의 늪에 빠져 1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이들이 실제 잃은 돈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큰 국가적 손실이다. 이 집단적 상처는 시간이 갈수록 아물기는커녕 계속 곪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보면 이번 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노동의 가치와 돈에 대한 관념이 허물어져 걱정이란 말들을 많이 한다. A 씨는 “하룻밤 자고 일어나 보면 밤새 내 돈이 1억 원이나 불어난 날도 있었다. 힘들게 직장에 다니는 게 다 부질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멘털이 무너진 건 300만 명에 이르는 투자자들뿐이 아니다. 이를 옆에서 관망했던 사람들도 ‘누가 수백억 원을 벌었다더라’는 소문에 허탈함을, ‘나만 바보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비정상적인 부(富)의 축적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의 눈에는 자신이 평생 땀 흘려 일궈놓은 모든 것이 어느 순간 의미 없게 보일 수 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사회 병리 현상은 경제 구조가 취약할 때 더 쉽게 발생한다고 한다. 몸이 피로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병에 잘 걸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 도박 관련 주식도 불경기 때 더 오른다는 게 증권가의 정설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꿈을 이루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회일수록 일확천금의 유혹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투기가 만연했던 1년 전은 취업난과 집값 급등으로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빠르게 사라지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이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게 문제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세상에 작은 희망의 싹마저 보이지 않는다면 이런 광풍은 언제든 다시 불어와 우리 사회를 뒤흔들 것이다. A 씨는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자기 본전이 10억 원이라고 착각하고 이를 만회할 생각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해 밤잠을 설치는 것도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가상화폐 가격은 A 씨 바람대로 또다시 급등할 수도,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이런 수준으로 지지부진하다가 서서히 가라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시세가 어찌 변하든지 간에, 이런 데에 인생을 거는 사람이 다시 늘어날수록 그 상처는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A 씨처럼 많은 이들이 “1년 전으로 가즈아”를 속으로 외치며 조용히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광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재동 경제부 차장 jarrett@donga.com}

    • 2019-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신금융그룹, 15년째 소외계층 지원 ‘사랑의 성금’ 전달

    대신금융그룹은 20일 이어룡 회장이 전남 나주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사회복지시설인 계산원, 이화영아원 등을 방문해 ‘사랑의 성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시작된 성금 전달은 올해로 15회째다. 성금은 나주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회복지시설, 지체장애인 보육시설, 영유아 보육시설 등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이 회장은 해당 시설을 직접 방문하며 성금을 전달했다. 대신금융그룹은 매년 장학사업과 국민보건지원사업, 아동지원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랑의 성금 전달은 1991년 창업자인 양재봉 회장이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113억 원 이상의 성금이 지원됐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외국어신문협회, 4대 회장으로 유권하 현 회장 재선출

    한국외국어신문협회(FNA)는 2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코리아중앙데일리 대표이사인 유권하 현 회장(사진)을 제4대 회장으로 재선출했다. FNA는 한국에서 발행되는 외국어 일간지의 발전을 위한 공동 연구와 협력을 위해 2015년 7월 설립됐다. 회원사로 코리아중앙데일리(KJD), 코리아헤럴드(KH), 코리아타임스(KT), 아주경제 중국어판 등이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정보보안 분야 관심있는 청소년 대상으로 ‘컨퍼런스’ 개최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은 ‘2018 사이버 가디언즈 컨퍼런스’를 20일 그랜드 힐튼 서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사이버 가디언즈 활동지원 사업’은 올해 3년째다. ‘사이버 가디언즈 활동지원 사업’은 참여학교 지원 사업, 사이버 가디언즈 리그, 사이버 가디언즈 해킹 캠프, 지도자 양성 교육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사업을 마무리하며 정보보안 분야에 관심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유준상 원장은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가디언즈 활동지원 사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정보보안 능력을 향상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사이버 가디언즈 리그 우승을 차지한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유준 지도 교사는 “대회에 처음 참여하는 학생들의 부담감이 컸지만 8명이 팀으로서 출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보보안 특강 첫 번째 시간에는 블랙펄시큐리티 김주영 선임연구원이 ‘CCTV 해킹’을 주제로 다양한 해킹 기술을 설명했다. 이어 티오리 신정훈 선임연구원이 ‘화이트햇 해커’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했다. ‘화이트햇 해커의 길’을 주제로 열린 패널 토의 시간에는 블랙펄시큐리티 심준보 기술이사, 고려대 김경곤 교수, 중부대 이경문 교수, 더존 김종현 포렌식 센터장 등이 참가했다. 화이트햇 해커 출신의 김경곤 교수는 “대학 시절에는 동기 중 혼자만 해킹 공부를 했을 정도로 직업으로서 해커를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해커 출신도 기업인,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가디언즈 주니어 임명식에서는 사이버 가디언즈 리그에 참여한 각 학교의 주장이 차세대 정보보안 전문가로 꼽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우수 스타트업 2곳 中 현지프로그램 참석시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ICT-문화융합센터 스타트업 중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2개 기업을 선발해 X-NODE 중국 상하이 현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보냈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11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간 교류 협력 거점 확보를 위해 싱가포르와 상하이의 액셀러레이터인 ‘Platform E’, ‘X-NODE’와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스타트업의 현지 프로그램 참가는 지난 달 MOU에 따른 성과다. 이달 초 열흘 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프로그램은 현지 우수 디렉터의 멘토링 교육, 현지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킹, 미니 데모데이, 현지 투자사와의 비즈니스 미팅 등으로 진행됐다. 현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가한 스타트업 ‘라이브케이’와 ‘데이터코볼트’의 담당자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이 향후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 삼성증권, 벤처기업 육성 기관들과 잇따라 전략적 제휴 체결

    삼성증권이 전국의 벤처기업 육성 기관들과 잇따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9월 경기지역의 ‘경기테크노파크’, 대구·경북지역의 ‘대경기술지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10월에는 충북지역의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과 동반성장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11월 말에도 성남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헬스케어포럼’을 개최하며 성남지역 유망 바이오기업들의 IR을 지원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MOU를 통해 이들 기관에 속한 벤처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우선 법인운영에 필요한 자금조달과 운영을 위한 모든 금융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술 특례 상장이나 증자, M&A와 같은 자금조달을 위한 기업금융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또 법인 운영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관리에 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경영 부문에서는 삼성증권의 임원이나 시니어급 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기업경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한다. 대학교수나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한 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산업 트렌드를 알려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기술은 뛰어나지만, 이를 사업화하고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금융솔루션은 부족하다”며, “벤처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우수사례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
  • 삼성증권 “변동성 커진 글로벌 증시, 내년 투자전략은…”

    글로벌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해외주식거래 금액이 올 들어 300억 달러를 넘겼다. 2014년 81억 달러에 불과했던 거래대금이 4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증시에서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ETF에 대한 투자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김도현 수석은 “다양한 전략으로 높아진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ETF 투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내년도 글로벌ETF 투자전략으로 ‘단단한 방패와 짧은 칼’이라는 투자 원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귀금속, 배당 또는 일드형, 자산배분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김 수석은 “미국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IT에 투자할 수 있는 FDN, TDIV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글로벌 온라인 및 IT 부문의 시장지배력이 강한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방어업종들에 투자할 수 있는 종목도 관심이다. 아시아의 블루칩 기업들 또는 이머징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상위 30%에 포함된 기업에 투자하는 종목들도 추천 대상이다. 에너지 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하고 있는 AMLP와 북미의 유틸리티·부동산·에너지 업종 50여개에 투자하는 DIV,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할 수 있는 GLD도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중국 중신증권과 대만KGI증권,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은 RBC증권, 일본시장은 SMBC닛코 증권, 베트남은 호치민증권, 유럽은 프랑스의 소시에떼 제너럴(SG) 증권부문과 제휴를 맺고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
  • 대구한의대, 약학대학유치추진단 구성

    대구한의대학교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약학대학 증원 계획에 따라 이달 초 약학대학유치추진단을 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대구한의대는 2008년 천연물신약연구센터를 개설했고 2011년 선도연구센터(MRC) 지원 사업에 선정돼 7년간 간질환 약물 및 소재연구 개발을 해왔다. 또 올해 MRC사업에 재선정돼 천연약물을 소재로 신약개발과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대구한의대 측은 “한의학과 제약을 연계한 신약개발 및 생명약학 기초연구를 담당할 연구중심 약사, 그리고 의약과 화장품이 결합된 코슈메티컬산업 분야를 선도할 산업약사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한의대는 1997년 화장품약리학과를 개설하고 2004년에 화장품공장을 설립했다. 특히 경상북도·경산시와 함께 화장품을 산업화하기 위해 경산화장품특화단지를 조성했다. 대구한의대의 연구약사와 산업약사에는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완공된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에 필요한 연구인력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대학부속병원, 종합병원, 제약회사 등과 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의 병원실습과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대구한의대 변창훈 총장은 “의약과 화장품이 융합된 코스메슈티컬 산업을 활성화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연구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
  • 서울산업진흥원 ‘2018 지역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 활성화 사업’

    서울산업진흥원(SBA) 광역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최근 ‘2018 지역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 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원센터 및 과제를 선정하고, 센터 당 최대 47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광역센터는 지원항목을 △성장기반지원 △경영안정지원 △사업화지원 △마케팅지원 등 4가지로 분류하고 지역센터가 예산 한도 내에서 필요 사업을 선택해 과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문래기계금속센터(공용장비 증설) △독산의류봉제센터(시제품 제작) △을지로인쇄센터(소공인집적지 공동화 시설 활성화 설문조사) △신당의류제조센터(공동시제품 제작) △장위의류봉제센터(봉제기술교육, 패턴기술교육, 작업환경개선지원) △반포섬유센터(프라이블 공동전시장 운영) 등 총 6개 센터, 8개 과제가 최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센터들은 지원금을 받아 12월 18일까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번 지원 사업에 선정된 신당의류제조센터의 김정호 센터장은 “소공인들이 자생하기가 힘든 여건 속에서 협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서울 신당동 봉제 소공인들이 모여 공동 시제품을 제작한다는 과제계획서를 제출했다. 신당의류제조센터는 현재 컬러, 트렌드 등 기초 조사를 마치고 각 분야에 특화된 소공인들이 디자인, 패턴 개발, 봉제 샘플 개발 등을 진행했다.마케팅 분야 지원을 받고 있는 반포섬유센터 임영재 센터장은 “지난 5월 진행된 공동판매전에 14개 업체가 참여해 의미 있는 매출을 냈다”며 “이를 통해 전시 사업에 대한 소공인들의 생각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광역소공인특화지원센터 운영팀 안춘수 센터장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 소공인들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2-12
    • 좋아요
    • 코멘트
  • 패션업계 겨울철 맞아 ‘다운 충전재’ 품질 경쟁 각축

    오리·거위털 충전재(다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다운 충전재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의류 제조 브랜드만 따졌다면, 최근엔 다운 충전재 자체를 브랜드로 인식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겨울철 오리·거위털 의류 시장이 롱패딩과 같은 몇몇 유행 디자인 중심으로 재편되다 보니, 디자인보다는 다운 품질이 경쟁 요소가 된 것이다. 다운 충전재 제조업체들은 저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는 다운 충전재 시장 최근 오리·거위털 패션업계에서는 가격 폭등과 수급 부족 문제로 올 겨울 패딩 상품을 기획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운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운 충전재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경우 두 배 가량으로 뛰었다. 지난해 이미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상승세가 견고하게 이어지는 모양새다. 연초에 미리 다운 충전재 물량을 공수하지 않은 경우, 제품 추가 제작을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해 ‘롱패딩 대란’을 통해 다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최근엔 주요 다운 충전재 산지였던 중국에서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충전재 수입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주요한 원인이 됐다. 패션 의류 분야에서 프리미엄 시장의 규모가 이전보다 폭넓게 형성되면서 수요량 자체가 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겨울옷은 가볍고 보온성이 높은 고가 제품이 제값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하나를 사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사겠다는 고객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던 브랜드 의류 업체들은 최근엔 품질을 앞세워 제값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롱패딩 등 몇몇 인기 아이템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다 보니, 디자인보다는 충전재 등의 품질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 다운 충전재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에 따라 주요 다운 업체들은 가격 경쟁 보다는 품질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다운 시장은 태평양물산과 신주원이 앞서나가고 있다. 이 중 태평양물산은 오랫동안 다운 충전재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태평양물산은 자사 다운 충전재인 ‘프라우덴’의 이미지 제고에 시동을 걸었다. 프라우덴은 최근 ‘블루사인’ 인증을 획득하며 친환경 소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다운 분야에서 최근 틈새 시장을 비집고 들어온 업체는 롱패딩으로 유명한 신성통상의 파트너사 신주원이다. 삼성물산, LF 등 패션업계의 전통 강자들과 협력관계를 이어가면서 국내 시장 공급량을 1500t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대비 500t 늘어난 것이다. 최근엔 프리미엄 충전재 ‘디보’ 브랜드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품이 비윤리적이고 위해한 환경에서 가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을 받았고, 저가 제품으로 통하는 아열대 지방 원료는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패션 브랜드를 넘어 어떤 원자재를 썼는지 보고 제품을 고르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1-29
    • 좋아요
    • 코멘트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해외 엑셀러레이터와 MOU 체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해외의 선도 엑셀러레이터인 싱가포르의 ‘Platform E’, 상하이의 ‘X-NODE’와 정보통신기술(ICT) 문화융합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최근 각각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해당 기관들은 ICT-문화융합 부문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교류, 네트워크 및 정보 공유, 양국 진출기업을 위한 입주 공간 상호 제공 등을 시작한다. 우선 12월 ‘X-NODE’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판교제2테크노밸리에 있는 ICT-문화융합센터의 스타트업 중 우수기업 2개사가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해외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멘토링 교육을 받고 데모데이에 참가해 투자 미팅 기회를 갖는다. ICT-문화융합센터 측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와 파트너 발굴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NIPA는 12월 14일 ICT-문화융합센터에서 ‘Platform E’와 ‘X-NODE’를 포함한 해외 벤처캐피탈과 전문가를 초청해 데모데이를 열 예정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1-29
    • 좋아요
    • 코멘트
  • 국제위러브유 ‘제19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25일 개최

    국제위러브유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제19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를 열었다. 국내 다문화가정과 소외 가구 200세대에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해외 20개국에 교육시설 등을 보내기 위해 열린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페루, 요르단, 방글라데시, 라오스 대사와 각국 외교관, 한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포함한 각계각층 인사들과 시민 등 1만 여 명이 참여했다. 페루에서 대법원장을 지낸 두베를리 로드리게스 티네오 대법관(미주기구(OAS) 환경보호 친선대사)과 라오스 정부기관인 라오국가건설전선(LFNC) 부의장도 콘서트장에 참석했다. 콘서트는 1부 기금 전달식과 2부 사랑의 콘서트로 구성됐다.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도 보릿고개 시절이 있었듯이 지금 전 인류의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절대빈곤과 재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오늘 사랑의 노래가 삶의 힘이 되고, 자립과 희망 의지를 북돋우는 응원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1부에서는 개회사와 축사, 기금 전달식 등이 진행됐고, 2부 콘서트에는 재능 기부에 나선 가수와 성악가, 뮤지컬배우 등이 출연했다. 소프라노 박미혜 서울대 음대 교수와 가수 이용 이승훈 김종환 리아킴 윤태규 정수라, MBC ‘복면가왕’에서 ‘캣츠걸’로 5연승을 차지했던 뮤지컬배우 차지연도 무대에 올랐다.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전 세계의 빈곤, 주거상실, 기아, 학대, 방임, 질병, 장애, 자연재해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 차원의 협력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비다 이슬람 방글라데시 대사는 “위러브유가 방글라데시 기후 난민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그들에게 희망을 줬다”며 “그동안 환경정화, 재난 피해복구, 물펌프 설치, 교육 및 생필품 지원, 응급 의약품과 의료도구 지원 등을 진행해 온 위러브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캄수와이 케오달라봉 라오스 대사는 “자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 이웃을 돕는 여러분을 만나 매우 기쁘다”며 “이런 활동이 지속가능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라오스에서 방한한 소목 캉사다 라오국가건설전선(LFNC) 부의장은 “위러브유 덕분에 주민들은 물론 정부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따뜻한 마음으로 라오스를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도 “정부의 협력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NGO는 신속하게 필요한 곳에 지원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 NGO들이 위러브유를 통해 기후난민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가수 이용 씨는 “그동안 8000회 정도 무대에 섰는데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정말 최고로 좋은 무대”라고 웃었다. 성악가 박미혜 씨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데 사랑을 나누고 전하는 일이야말로 진짜 행복”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처음 이 무대에 선 성악가 강민성 씨와 뮤지컬배우 차지연 씨는 자신들이 오히려 관객들에게서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가수로서 문예지로 등단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김종환과 그의 딸 리아킴도 이날 함께 무대에 올랐다. 위러브유는 한국에서 시작돼 빈곤·기아 해소, 건강·복지 증진, 아동 교육, 환경보전, 의료지원 등을 진행하는 글로벌 복지단체다. 올해에는 유엔 DPI/NGO 회의 참석,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이재민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 위러브유학교 운영 등의 구호활동을 해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8-11-26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