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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30개 가까운 대회마다 각 용품사의 투어 밴들은 대회 기간 빠지지 않고 주차장 한쪽을 차지했다. 10t 안팎의 육중한 투어 밴들은 소속 선수의 클럽이나 장비를 손보느라 분주했다. 그런데 한 투어 밴은 장비가 아닌 선수들의 몸을 관리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힐링 밴(Healing Van)’ 또는 ‘트레이닝 밴(Training Van)’으로 불리는 ‘애슬리트 퍼포먼스 밴(Athlete Performance Van·APV)’이었다. 외관은 보통 투어 밴과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면 딴 세상이 펼쳐진다. 바닥엔 마사지 때 사용하는 간이침대와 몸을 풀 수 있는 매트가 놓여 있다. 천장과 벽 곳곳에는 트레이닝을 위한 각종 설비를 볼 수 있다. 한편에는 통증 완화와 근육 긴장 해소에 도움이 되는 냉동캡슐까지 설치돼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밴의 한쪽 면이 테라스로 변신해 선수들이 차 한잔하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 된다. 올해 KLPGA투어에 처음 등장한 이 트레이닝 밴을 운영하는 사람은 함상규 골프 퍼포먼스 랩(GPL) 대표(38)다. ○ PGA투어 트레이닝 밴에서 착안 함 대표는 프로야구 두산과 야구대표팀 등에서 활동한 전문 트레이너다. 2012년 대표팀 물리치료사로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뒤 그해 말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6년 초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를 방문했다가 인상적인 장면을 보게 됐다. 엄청난 몸값의 PGA투어 프로 선수들이 주차장 한쪽의 대형 트레이닝 밴을 애용했던 것이다. 함 대표는 “프로 선수들은 1년 내내 몸을 혹사한다. 정식 라운딩은 나흘이지만 프로암대회와 공식 연습 일에도 공을 쳐야 한다. 더구나 골프는 성적 스트레스도 심하다. 몸을 관리하면서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때마침 한 용품업체가 투어 밴을 교체하면서 기존에 쓰던 투어 밴을 싼 가격에 내놨다. 그는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내부를 수리한 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KLPGA투어 대회를 따라 다녔다. 농구대표팀 트레이너를 지낸 오정대 코치, 탁구대표팀 트레이너 출신 이기훈 코치가 합류해 선수들의 컨디셔닝을 함께 담당했다. 함 대표는 “프로 팀에서 트레이너 룸은 특별한 장소다. 부상을 치료하고, 마사지를 받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소이기도 하다. 멘털 스포츠인 골프에서는 이런 부분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선수들은 엄지 척∼ 올해 2승을 거둔 오지현을 비롯해 이승현, 김자영, 김민선 등 필드 스타들이 APV의 고객들이다. 일본 투어에 진출한 김하늘과 배희경 등도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는 APV를 이용한다. 공간이 협소해 한 대회마다 15명 내외의 선수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시즌권은 1000만 원대 중반, 한 대회만 이용하려 해도 100만 원가량이 든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오지현은 “우승한 두 대회 때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특히 제주 삼다수 대회 때 손목 부상으로 힘들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프로 선수는 라운드마다 6, 7시간을 걸어야 한다. 골프를 잊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 효과적이다”고 했다. 김자영도 “9년 동안 투어를 뛰었다. 부상 없이 롱런하려면 컨디셔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사진)는 6세 때 처음 홀인원을 했다. 공식 대회 첫 홀인원은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전에서 나왔다. 우즈는 1996년 그레이터 밀워키 오픈 최종 라운드 16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황제의 등장을 알렸다. 이듬해인 1997년 피닉스 오픈과 1998년 올드 인터내셔널을 포함해 그의 공식 대회 홀인원은 모두 세 차례다. 이후 한동안 홀인원과 인연이 없던 우즈가 모처럼 홀인원 하이파이브를 나눈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부터 바하마 올버니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출전하는 우즈는 대회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생애 20번째 홀인원 사실을 전했다. 지난주 필 미컬슨(미국)과의 세기의 대결을 이틀 앞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퀸타의 매디슨클럽에서 프레드 커플스와 연습 라운딩을 했다. 221야드 2번홀(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아들 찰리도 함께 있었다. 1998년 이후 20년 만의 홀인원이었다. 허리 부상으로 고전하던 우즈는 9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5년 1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PGA투어 통산 80승째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30·사진)가 미국 현지에서 ‘희귀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오른손 투수 켈리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로 활약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며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했다. 우승 후 켈리는 동료 선수들에게 “지난 4년간 여러분과 함께한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잡게 됐다. 한국에서의 인연에 감사한다”고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2015년부터 SK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올해까지 4년 동안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켈리는 흥미로운 자유계약선수(FA)다. 만약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게 되면 그는 이전에 빅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아시아 국가로 갔다가 메이저리거가 되어 돌아오는 희귀한 사례를 남기게 된다”고 썼다. 켈리는 2010년 탬파베이와 계약한 뒤 SK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 켈리의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SK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켈리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한 메이저리그 팀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도 샌디에이고와 보스턴, 캔자스시티 등이 여러 차례 국내에 스카우트를 보내 그의 투구를 관찰했다. 과거 직구와 체인지업의 단조로운 구종을 갖고 있던 그는 한국에서 컷 패스트볼을 승부구로 만들었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도 구사한다. 2015년부터 3년간은 매년 180이닝 이상 던지며 내구성도 과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염경엽 SK 감독(50)은 선수 시절 초라했지만 감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0년간 통산 타율이 0.195에 불과했던 그는 넥센 감독 시절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이동욱 NC 신임 감독(44)의 선수 시절은 더 보잘것없었다. 1997년 롯데 입단 후 6시즌을 뛴 뒤 방출됐다. 통산 출전 경기 수가 14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2003시즌 후 그는 29세의 나이에 코치가 됐다. 당시 가장 나이 어린 코치였다. 올해 창단 후 처음 최하위로 추락한 NC는 팀 재건의 임무를 이 감독에게 맡겼다. NC가 10월 중순 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하면서 꺼낸 말은 “우리 팀을 가장 잘 아는 분이 감독을 맡아주시면 좋겠다”였다. 44세인 그는 10개 팀 감독 가운데 가장 젊다. NC가 무엇보다 그를 높이 평가한 것은 소통 능력이다. NC의 많은 선수들이 그를 잘 따른다. 주전 2루수 박민우는 그를 ‘야구 아버지’라고 부른다. 이 감독은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수 시절 난 야구를 잘 못하는 선수였다. 당시 코치님들로부터 ‘넌 왜 그렇게밖에 못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선수들에게 아버지처럼 다가가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에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재능이 있다는 의미다. 단점을 고치기보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록 무명이지만 그를 보좌하는 코치진의 면면은 화려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 사이인 롯데 에이스 출신 손민한 코치가 수석 및 투수 코치를 맡는다. 현대 시절 다승왕을 따냈던 김수경 코치는 투수 보조 코치다. 통산 337개의 홈런을 친 이호준은 타격 코치, 도루왕 출신 전준호는 주루 코치로 복귀한다. 이 감독은 “이름값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팀과 선수들을 잘 아는 분들을 코치로 모시려 했다.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실력을 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NC는 1군 진입 이듬해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가 올해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그동안 거침없이 달려왔다. 그 와중에 피로감이 누적됐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올해 무너졌다”며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팀 컬러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믿으면 더 재밌고 행복한 야구를 할 수 있다. 올해 10위였으니 더 떨어질 곳도 없다. 내년에 새로 여는 새 구장에서 좋은 야구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지애(30·사진)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지애는 25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CC(파72)에서 열린 JLPGA투어 챔피언십 리코컵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 내며 배희경(26)과 연장 승부에 돌입한 신지애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시즌 4승째이자 투어 통산 19승째. 우승 상금은 2500만 엔(약 2억5000만 원)이다.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5월)과 LPGA 챔피언십(9월)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는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4번째 메이저대회마저 제패하며 JLPGA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메이저대회 3승을 달성했다. 나머지 1개 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오픈(9월)도 유소연(28)이 우승하면서 올 시즌 JL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는 모두 한국 선수가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JLPGA투어 38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했다. 신지애가 598.5점으로 랭킹 포인트 1위를 차지했고, 1억8078만 엔(약 18억1000만 원)을 벌어들인 안선주는 상금 1위를 확정 지었다. 한편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45)은 같은 날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최호성은 2013년 3월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 이후 5년 8개월 만에 일본 투어 2승째를 거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성현(25)은 2015년 열린 초대 챔피언스트로피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소속이었다. 그해 KLPGA투어에 혜성같이 등장한 박성현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박인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회 최종 우승은 ‘팀 LPGA’가 차지했지만 2승 1무를 기록한 박성현의 존재감은 누가 봐도 남달랐다. 지난해 LPGA투어로 진출한 박성현이 이번에는 ‘팀 LPGA’의 해결사로 나섰다. 박성현과 전인지 등 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또는 교포 선수들로 구성된 ‘팀 LPGA’는 25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 디아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팀 KLPGA’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양 팀은 23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6경기,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 6경기,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를 치렀다. 매치마다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을 준다. 대회 최종일인 이날 12번의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팀 LPGA’는 4승 5패 3무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3점을 앞서 있던 ‘팀 LPGA’는 승점 5.5점을 보태며 최종 합계 13-11을 기록했다. ‘팀 LPGA’는 전년도에 내준 우승컵을 되찾아오는 동시에 통산 전적에서도 3승 1패로 앞섰다. ‘팀 LPGA’는 6억 원, ‘팀 KPGA’는 4억 원을 받는다. 승부는 싱글 매치플레이 10번째 주자 박성현의 차례에서 갈렸다. 올해 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최혜진(19)을 상대한 박성현은 1번홀 버디로 승기를 잡은 후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박성현은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2홀을 남긴 상황에서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팀 KLPGA’의 막판 추격에 쫓기던 ‘팀 LPGA’는 박성현의 승리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박성현은 “KLPGA로 출전했을 때 져서 아쉬웠는데, 이번 LPGA 팀으로 이기게 돼서 다행이다. 내 경기에서 승부가 결정됐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팀 LPGA’에 합류한 교포 선수들의 활약도 빛났다. 호주 교포 이민지는 2승 1무로 승점 2.5점을 따내며 ‘팀 LPGA’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올해 KLPGA투어 상금왕 이정은(22)은 18번홀 칩인 버디로 올해 LPGA투어 공동 다승왕 전인지(24)에게 1홀 차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체면치레를 했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제 몫을 다했다. ‘팀 KLPGA’의 최우수선수는 3전 전승을 거둔 김아림(24)에게 돌아갔다. 양 팀 최우수선수는 고급 손목시계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근 몇 년간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엔 광풍(狂風)이 불었다. 야구 좀 한다 하는 선수는 기본 50억 원이었다. 특급 FA는 100억 원(이상 4년 기준)을 훌쩍 넘기곤 했다. 정점에는 2017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돌아온 이대호(36)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뛰다 친정팀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는 4년간 15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등에서 활약한 김현수(30)가 LG와 4년 115억 원에 사인했다. KIA 외야수 최형우(35)는 2017년 삼성에서 KIA로 이적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0억 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 밖에도 롯데 손아섭(98억 원), NC 박석민(96억 원) 등 100억 원대에 육박하는 선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야구계에서 이들의 발표 금액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발표액 축소나 세금 대납 등을 통해 더 많은 돈을 안겼다는 의혹의 눈초리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스토브리그는 향후 KBO리그 ‘FA 몸값 인플레이션’ 흐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KBO가 발표한 올해 FA 승인 선수는 총 15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두산 포수 양의지(31·사진)다. 양의지는 자타가 인정하는 리그 최고 포수다. 올 시즌 타율 0.358에 2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임에도 타율 2위에 올랐다. 예년 같았으면 100억 원짜리 대형 계약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10개 구단 사이에는 ‘오버 페이’를 하지 말자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KBO는 9월 말 FA 계약 총액을 4년 80억 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FA 제도 변경안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제안했다. 선수협의 거부로 없던 일이 되긴 했지만 구단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KBO 관계자는 “FA 상한제는 KBO가 주도한 게 아니라 10개 구단이 먼저 의견을 모아 발의했다. 구단들의 생각에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두산은 22일 양의지 측과 첫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잡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두산 관계자는 “양의지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여러 차례 만나면서 선수 위상에 어울리는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O는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FA에 대한 이면계약을 금지하고 모든 계약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1차 지명권 박탈과 함께 제재금 10억 원을 부과한다. 해당 선수는 1년간 리그에서 뛸 수 없게 된다. 양의지의 몸값은 향후 국내 프로야구 FA시장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19일 2018 KBO리그 최우수 신인선수에 선정된 KT 외야수 강백호(19·사진)는 올 초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날 발표된 신인왕 투표에서 강백호는 555점 만점에 514점을 얻어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차지했다. 2위 김혜성(넥센 내야수·161점), 3위 양창섭(삼성 투수·101점)을 여유 있게 제쳤다. 제10구단 KT 구단 사상 첫 신인왕의 주인공이 된 강백호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프로 첫 경기보다 오늘 시상식이 더 떨렸다”는 강백호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할머니를 떠올렸다. 어릴 적부터 유독 그를 아꼈다는 할머니는 올해 1월 말 KT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 캠프로 출발하는 날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 강백호는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야 묘소를 찾을 수 있었다. 강백호는 “올해 출전한 매 경기 처음 외야 수비를 나갈 때마다 할머니께 기도를 드렸다. 종교가 없지만 할머니에 대한 기도 덕분에 올 한 해 좋은 일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했던 강백호는 KT에 입단한 뒤 좌익수로 전향해 타율 0.290에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타석부터 올해 KBO리그 1호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1994년 LG 김재현이 세운 역대 한 시즌 고졸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가뿐히 넘어섰다. 10월 9일 한화전에서는 1991년 쌍방울 김기태가 세운 왼손타자 신인 최다 홈런 기록(27개)도 경신했다. 이 밖에 고졸 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 한 시즌 2차례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 등 다양한 홈런 기록을 세웠다. 강백호는 “내년엔 30홈런을 목표로 삼겠다”며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워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선수와 사회인야구 선수, 야구팬이 하나가 돼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야구축제 ‘2018 기장국제야구대축제’가 19일 막을 올린다. 부산시 기장군이 주최하고 ㈜오투에스앤엠과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동아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2월 2일까지 2주간 부산 기장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년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기장국제야구대회와 다양한 부대행사로 구성된다. 야구대회에서는 리틀과 초중고 엘리트 선수들, 사회인야구팀, 실버팀, 여자야구팀, 장애인야구팀 등 총 130여 팀이 참가해 부문별로 기량을 겨룬다. 공식홍보대사인 이대호(롯데·사진)를 비롯해 박용택(LG), 서건창(넥센), 손아섭(롯데) 등 프로야구 선수들은 팬 사인회와 야구 교실에 참가한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야구체험 프로모션 ‘MLB로드쇼’도 상시 운영된다. 오승환(콜로라도)은 25일 오후 2시 현장에서 팬 사인회를 열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강철 감독님의 재계약을 위해서 함께 뛰자고 선수들과 약속했다.”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이강철 KT 신임 감독(52)의 취임식에서 이숭용 단장(47)이 한 말이다. 내년 시즌부터 3년간 총액 12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에 계약한 이 감독은 KT의 제3대 감독이다. 초대 조범현 전 감독과 2대 김진욱 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 단장의 말 속에는 ‘이번만큼은 팬들이 납득할 만한 성적을 올리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었다. 이 감독은 “젊은 팀이기에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은 포스트시즌이다. 가을야구에 가야 좋은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다. 선수들의 자신감과 성취감의 문제다. 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에 꼭 보답하고 싶다. 그 보답은 가을야구뿐”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해태에서 10년 연속 10승을 거둔 이름난 언더핸드 투수였던 그는 넥센과 두산 등에서 투수코치와 수석코치 등으로 오랜 경험을 쌓았다. 그는 “그동안 모셨던 모든 감독의 장점을 모아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염경엽 SK 감독, 고교 후배인 김기태 KIA 감독,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류중일 LG 감독 등과 인연이 깊다. 항상 도전하는 마음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야구 색깔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선수가 야구를 주도적으로 하는 팀을 만들겠다. 선수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스스로 강점을 끌어낼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다.” 취임식 직후 그는 팀이 훈련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떠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그 우승(아시아경기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소하듯 내뱉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상이었다. 선 감독은 현역 시절 ‘국보’로 불린 대투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감독으로 야구 대표팀 금메달을 이끌었다. 선 감독을 증인으로 부른 이유는 대표 선발 과정에서 일부 선수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시종 목소리를 높였지만 알맹이가 없었다. 근거 없는 의혹으로 선 감독을 몰아칠 뿐이었다. “연봉은 얼마나 받나” 등의 질문 뒤엔 “사과를 하거나, 사퇴를 하시라”고 소리쳤다. 애당초 이 건이 국정감사거리인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 확실한 증거도 증언도 없었다. 일부 그런 여론이 있다는 게 선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였다. 정치인인 손 의원은 선 감독을 국정감사에 불러들여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국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 국정감사 증인석에 선 선 감독은 수모를 견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지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고,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매달려 시대의 정서를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로부터 10여 일 후.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국감장에 섰다. 증인은 정 총재였지만 내용은 또 선 감독이었다. 정 총재의 답변은 지나치게 ‘정치적’이었다. 손 의원이 “야구 국가대표에 전임감독제가 필요한가”라고 묻자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 임명돼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팀을 맡기로 한 전임감독이다. 손 의원이 “선 감독이 TV를 통해 선수들을 관찰했다”고 지적하자 정 총재는 “그건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답했다. 손 의원의 비위는 맞췄을지 몰라도 선 감독의 가슴엔 비수처럼 날아든 말들이었다. 평소 TV를 통해 선수들을 관찰하는 선 감독은 정말 판단이 필요한 순간엔 현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켜봐 왔다. 전임감독제 역시 전임 총재 시절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다. 한 야구계 인사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당연히 선 감독을 보호하는 게 옳았다. 수장이 지켜주지 않는데 밑에 있는 누가 진심으로 그 사람을 믿고 따르겠는가”라고 했다. 선 감독은 2018 한국시리즈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14일 감독직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선 감독과 면담한 정 총재는 문을 막아서면서까지 만류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간의 행동과 발언을 생각하면 선 감독이 진정성을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선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사령탑을 잃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대표팀 감독직을 선뜻 떠맡을 적임자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 KBO는 “현재로선 아무 대책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누구나 안다. 선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되어야 마땅합니다”라고 했다. 그렇게 한국 스포츠는 또 한 명의 영웅을 떠나보냈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SK는 최강이라던 두산을 꺾고 8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연장 13회 끝에 한동민의 결승 홈런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한국시리즈 6차전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다. 그런데 SK 관계자들이 우승의 발판이 되었다고 꼽는 경기는 따로 있다. 2일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다. 이날 경기도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경기로 평가된다. 플레이오프 사상 가장 늦은 시간인 오후 11시 24분에 끝났다. 주인공은 역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린 한동민이었다. 이날 이겼기에 SK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SK는 9-4로 앞서다 9회초 5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이때 SK 벤치는 단체로 충격에 빠졌다. 경기 흐름이 단숨에 넥센으로 넘어갔다. SK 손차훈 운영팀장은 “모든 선수가 ‘이제 졌다’고 느낄 때 유일하게 한 선수가 나섰다. 베테랑 박정권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정권(37·사진)은 공수교대에 앞서 더그아웃 미팅을 소집했다. 멘털(정신력) 붕괴에 빠진 선수들에게 그는 “동점은 됐지만 승리는 우리 것이다. 넥센은 이미 모든 투수를 다 썼다. 연장에 가면 무조건 우리가 이긴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SK는 10회초 1점을 더 내줘 9-10으로 뒤졌다. 하지만 박정권의 예언이 현실이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8회부터 등판한 넥센 신재영의 구위가 떨어졌지만 바꿀 만한 투수가 없었다. 10회말 선두 타자 김강민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쳤다. 기적처럼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SK 선수들은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경기를 즐겼다. 박정권은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나이만 많다고 고참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뭐라도 해야 한다. 후배들 덕분에 한국시리즈에 오게 됐다. 8년 만의 우승도 후배들 덕분이다.” SK의 가을을 가장 빛나게 만든 선수의 겸손한 소감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SK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된 한국시리즈 6차전은 12일 밤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끝났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3일 오전 미국으로 돌아가는 트레이 힐만 감독(55)을 대신할 새 수장을 발표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양복 차림으로 SK 단장직을 수행했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50)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힐만 감독을 도와 팀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힘을 보탰던 염 감독이 다시 현장 사령탑으로 돌아온다.○ 최고 대우 안긴 구단 계약 조건은 파격적이다. 3년간 계약금 4억 원에 연봉 7억 원 등 총액 25억 원이다. KBO리그 10개 팀 감독 가운데 최고 연봉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다른 팀 감독과 비교해도 후하다. 삼성을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말 LG와 3년 21억 원에 계약했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 두산 감독도 2016시즌 후 3년 20억 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의 계약 조건도 3년 20억 원이었다. 넥센 시절이던 2014년 말 염 감독은 3년 14억 원에 계약했다. 그만큼 SK가 ‘감독’ 염경엽에게 거는 기대치가 크다. SK는 “우리 팀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분석력과 실행력 등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돼 있다”며 “2년간 단장으로 재임하며 SK의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새 왕조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간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톱타자 노수광, 왼손 투수 김택형, 내야수 강승호 등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들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염 감독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구단, 선수단, 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 2기에선 우승할까 선수 염경엽은 초라했다. 통산 타율이 0.195에 불과한 백업 내야수였다. 은퇴 후에는 현대와 LG 등에서 매니저와 운영팀 과장, 운영팀장 등 프런트로 일했다. 2013년 넥센 감독이 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감독 첫해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염갈량’으로 불렸다. 2014년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삼성에 패하면서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6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 진 뒤에는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자진 사퇴했다. 이장석 전 대표와의 마찰이 결별 이유였다. 이후 SK 단장으로 고향인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힐만 감독이 투병 중인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게 됐다. “고생길이 열렸다”는 그의 말처럼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선수들은 지난 2년간 힐만 감독의 ‘무한 긍정’ 리더십에 익숙해져 있다. 제1선발을 맡았던 켈리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염 감독은 “힐만 감독님이 우승했으니 나도 우승을 해야 한다. 좋았던 점을 이어받아 좋은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15일 감독 이·취임식에 참석한 뒤 16일 마무리 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가고시마로 건너갈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SK 선수들은 11일 오후 유니폼 차림으로 SK 인천행복드림구장에 집합했다. 이날은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리는 서울로 이동하는 날이라 경기나 훈련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았다. 유니폼을 입을 필요도 없었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트레이 힐만 SK 감독(55)을 위해서였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투병 중인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선수들은 지난 2년간 때론 아버지, 때론 형님 같았던 힐만 감독에게 추억을 선물하기로 했다. SK의 안방 인천행복드림구장에서의 ‘이별 기념사진’이 그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분위기가 우울하진 않았다. 힐만 감독은 평소처럼 농담을 던졌다. 몇몇 선수는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들의 마음은 이튿날인 12일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SK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에 터진 한동민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두산을 5-4로 꺾었다. 전날까지 3승 2패로 앞서던 SK는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4번째 승리를 따내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7년과 2008년,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 한일 프로야구 최초 제패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는 1승 4패 또는 2승 4패로 SK의 열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럴 만도 했다.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한 SK는 선두 두산에 무려 14.5경기 차로 뒤졌다. 상대 전적에서는 8승 8패로 동률이었지만 기본 전력 차가 커 보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SK는 정규시즌과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힐만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에 주로 2군에 머물던 베테랑 박정권을 엔트리에 포함시킨 뒤 중심 타선에 배치했다. 또 다른 베테랑 김강민에게는 톱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큰 경기일수록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강민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429, 3홈런, 6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렸던 박정권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투수 쪽에서는 정규시즌 때 주로 선발 투수로 뛰었던 외국인 선수 산체스를 중간 계투로 돌린 승부수가 주효했다. 빠른 공을 가진 산체스는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리 투수가 됐다. SK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힐만 감독은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등 2개 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역대 최초의 사령탑이 됐다. 힐만 감독은 2006년 니혼햄을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바 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힐만 감독은 한미일 구단 지휘봉을 모두 잡은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 김광현의 4번째 우승반지 이번 한국시리즈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SK는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67) 팀이었고, 두산은 팀 타율 1위(0.309)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은 역시 ‘투수 놀음’이었다. SK 투수진은 거의 매 경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왼손 투수 김태훈, 오른손 투수 정영일의 필승 계투조는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김태훈은 플레이오프에서는 무실점, 한국시리즈에서는 단 1실점을 기록했다. 정영일 역시 파워 피칭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SK 토종 에이스 김광현은 6차전 팀이 5-4로 앞선 연장 13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SK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김광현은 10일 5차전 때 3개의 우승반지를 야구장에 가져왔다. 김광현은 “2007년 조웅천 코치님이 현대 시절 반지를 들고 오신 적이 있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서 3개를 다 가지고 왔다”며 웃었다. 김태훈은 김광현의 우승반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에이스님이 우승반지를 끼고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다니신다”라는 글을 올렸다. 팀 선배 김광현을 장난스럽게 에이스님이라 부르는 김태훈은 이날 “광현이 형이 ‘부럽지?’라고 묻길래 ‘만수르보다 부럽다’고 했다”며 웃었다. 그 소중한 우승반지를 김태훈도 가지게 됐다.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

두산 외야수 정수빈은 KBO리그에서 가장 배트를 짧게 쥐는 타자다. 방망이를 쥔 양손은 노브(배트 끝에 달린 둥근 손잡이)에서 15cm가량 떨어져 있다. 방망이의 3분의 2 정도만 이용하는 극단적인 그립이다. 올해 정규시즌 막판 경찰청에서 전역한 뒤 두산으로 돌아온 정수빈은 “난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니다. 경찰청에서 뛰면서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짧게 쥔 배트가 내게 제일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훨씬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9년 두산에서 데뷔한 정수빈이 올해까지 10년간 친 홈런이 통산 19개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인 그로서는 최선의 생존법을 찾은 셈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그는 “홈런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웠다”고 말했다. 그런데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을 구해낸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정수빈의 홈런 한 방이었다. 두산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선발 린드블럼의 호투와 8회에 터진 정수빈의 역전 2점 결승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3차전까지 1승 2패로 뒤지던 두산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2승 2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하루 전 내린 비 때문에 이날 양 팀 에이스 맞대결이 성사됐다. 예정대로 왼손 에이스 김광현을 등판시킨 SK와 달리 두산은 당초 예고했던 이영하를 외국인 에이스 린드블럼으로 교체했다. 두 선발 투수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김광현은 6이닝 6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고, 린드블럼은 7이닝 3안타 10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7회까지 양 팀의 득점은 3회 SK 김강민의 적시타로 얻은 한 점이 유일했다. SK가 3승 고지를 밟으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예약하는 듯 보였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 투수 산체스를 7회부터 투입하며 승기를 굳히려 했다. 극적인 반전은 8회초 두산의 공격 때 일어났다. 1사 1루에서 정수빈은 산체스의 4구째 빠른 직구(시속 153km)에 간결한 스윙을 했다. 그런데 방망이 중심에 맞은 타구가 쭉쭉 뻗어가더니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는 110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정수빈은 두 팔을 벌려 환호했고, 산체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경기 초반 잇단 득점 찬스를 놓치며 끌려가던 두산은 정수빈의 홈런 한 방으로 기사회생했다.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정수빈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산은 2-1로 앞선 8회말부터 마무리 투수 함덕주를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함덕주는 한국시리즈 2세이브째를 따냈다. 지난 3경기에서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했던 두산 수비진은 모처럼 제 모습을 찾았다. 3회 3루수 허경민은 SK 김동엽의 좌익선상 땅볼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 후 안정적인 송구로 아웃시켰고, 8회에는 1루수 류지혁이 한동민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5차전은 1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후랭코프, SK는 박종훈이 선발 등판한다. 인천=이헌재 uni@donga.com·조응형 기자 ▼“우리다운 수비 나와 더욱 자신감”▼ △두산 김태형 감독=(정)수빈이가 생각도 못 하게 정말, 정말…. 사실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한동민이 따라가서 잡히는 줄 알았다. 7회 린드블럼이 지친 느낌이었는데 (양)의지가 공이 괜찮다고 해서 더 맡겼다. 두산답게 수비를 잘했다. 선수들이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것이라 기대한다. 좋은 분위기로 안방인 잠실까지 가게 돼서 다행이다. ▼“3회 만루기회 놓쳐 못내 아쉬움”▼ △SK 힐만 감독=3회말 만루 기회에서 점수를 못낸 게 아쉽다. 타선이 너무 긴장한 것 같다. 좀 더 집중력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광현의 투구 수(90개)를 봤을 때 7회 올릴 생각은 없었다. 산체스가 정수빈에게 맞은 홈런은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그 실투가 아쉽다. 오늘 두산 수비가 좋았다. 김동엽, 한동민의 안타성 타구를 잘 막았다.}

누구를 위해 비가 내렸을까.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SK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이 비로 인해 순연됐다. 오전부터 날씨와 경기장 상태를 관찰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오후 4시경 우천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한국시리즈 역대 8번째 우천 취소다. 전날 오후 11시부터 인천에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은 이날도 내내 그치지 않았다. 4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반부터 열린다. 5∼7차전 또한 하루씩 연기된다. 4차전 티켓을 예매한 관중은 별도의 변경 절차 없이 9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하다. 전날 로맥, 이재원의 홈런포 세 방을 앞세워 두산을 ‘녹다운’시킨 SK로서는 다소 아쉬운 비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을 앞세워 전날 기세를 이어가려 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올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두산을 상대로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9로 강했다. SK행복드림구장에서 9월 8일 한 차례 패전을 떠안았지만 6과 3분의 2이닝 1자책(2실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내용은 좋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휴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천 취소가)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식이 도움 될 만한 선수로 3차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투구수 35개)을 기록한 필승조 김태훈 정도를 꼽았을 뿐이다. 힐만 감독은 9일에도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1승 2패로 궁지에 몰렸던 두산에는 반가운 비다. 전날 경기 직전 4번 타자 김재환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패배까지 당한 두산은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두산은 8일 선발로 예고한 신예 이영하 대신 에이스 린드블럼으로 선발을 변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등판했던 린드블럼은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으나 한동민,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는 등 5실점을 하고 패전을 떠안았다. 가을야구 선발 경험이 없는 이영하보다 올 시즌 15승을 거둔 에이스 카드로 배수진을 쳤다. 만약 김광현-이영하 카드로 경기가 열려 패했다면 1승 3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비가 양 팀의 운명을 바꾼 대표적인 경기는 1984년 롯데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7차전을 꼽을 수 있다. ‘최동원 시리즈’로 회자되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롯데 에이스 최동원은 1, 3, 5, 6차전에 등판해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7차전 당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최동원은 하루를 쉰 뒤 7차전 선발로 등판해 완투승을 거둘 수 있었다. 최동원은 전무후무한 단일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두산도 한국시리즈 우천 취소의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1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삼성과의 1차전에서 패했다. 2차전을 앞두고 비가 내려 두산은 휴식을 가졌는데, 이 덕분에 2∼4차전에서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해 두산은 4승 2패로 정상에 올랐다. SK도 좋은 기억이 있다. 두산을 상대한 2009년 플레이오프와, 롯데와 벌인 2011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 번이나 비 덕분에 뒤지던 경기가 ‘노게임’ 선언됐다. SK는 이후 두 차례 모두 이겨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힐만 감독은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는 된 상태다. 코치들과 상의해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배중 wanted@donga.com / 이헌재 기자}

9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는 2018 미일 야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일본 팀은 메이저리그 올스타팀과 도쿄와 히로시마, 나고야를 돌며 6경기를 치른다. 대회를 앞두고 가장 화제가 되는 선수는 소프트뱅크 포수 가이 다쿠야(26)다. KBO리그의 신고 선수와 비슷한 육성 선수 출신인 가이는 이달 초 끝난 히로시마와의 일본시리즈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그가 MVP가 된 이유는 ‘가이 캐넌(Kai Cannon)’이라 불리는 송구 능력 덕분이었다. 일본시리즈 6경기 동안 그는 타율 0.143에 단 1개의 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무려 6차례나 2루로 뛰던 주자를 잡아내는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역대 일본시리즈 최다 연속 도루 저지 신기록이었다. 가이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도루 저지율 1위(0.447)에 올랐다. 가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6일 그의 도루 저지 장면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며 “가이의 도루 저지는 가장 강력한 수비 방식 중 하나”라고 칭찬했다. 7일 후쿠오카 야후오크 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이는 “주자가 뛰면 잡아내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대표팀에는 올해 45도루로 아메리칸리그 이 부문 1위에 오른 위트 메리필드(캔자스시티)가 포함돼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46)은 올해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에서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투수 교체만 했다 하면 번번이 실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 챔피언 다저스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승 4패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보스턴에 넘겨줬다. 특히 잘 던지던 선발 투수를 조기 교체한 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2차전 선발 류현진을 5회 도중 바꿨는데 앞서던 다저스는 그 경기에서 역전패했다. 왼손 타자가 들어서면 왼손 투수를, 오른손 타자에겐 오른손 투수를 기용하는 ‘좌우 놀이’도 큰 비난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다저스가 역전패한 뒤 “왜 감독이 7이닝 내내 경기를 지배한 투수를 내리고 잔뜩 긴장해 결국 두들겨 맞은 중간계투를 올렸는지 모르겠다. 크나큰 실수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2년 연속 준우승으로 마감한 뒤 로버츠 감독은 “내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축하받고 싶다”고 말해 다저스 팬들의 빈축을 샀다. 비난 여론과 구단 수뇌부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미국 언론들은 7일 다저스가 로버츠 감독과 4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2015년 말 다저스와 ‘3+1년’ 계약을 했다. 올해로 보장된 3년 계약은 끝났고, 내년 시즌엔 구단의 옵션 행사가 남아 있었다. 다저스는 옵션 행사 대신 4년 연장 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연봉도 올해 100만 달러 내외에서 3배가량으로 뛴 3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에선 좋은 성적을 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287승 200패를 거뒀다. 사령탑 부임 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최초의 다저스 감독이다. 토미 라소다 전 감독에 이어 40년 만에 팀을 2년 연속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로버츠 감독이 거둔 승률(0.589)은 찰리 드레슨 전 감독(1951∼1953년)의 승률 0.642 다음으로 높다. 한편 파르한 자이디 다저스 단장(42)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사장으로 옮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두산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조쉬 린드블럼(31·사진)은 2015년 롯데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2017년까지 롯데에서 활약하면서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린드블럼이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 최동원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사단법인 최동원기념사업회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로 린드블럼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최동원 전 감독을 기려 2014년 제정된 최동원상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지난해까지는 한국 투수를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도 포함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린드블럼이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수상자가 돼 기쁘고 반갑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15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의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시상식은 11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다.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9시즌부터는 키움 히어로즈(?).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서울 히어로즈가 키움증권을 새 메인스폰서로 맞아들였다. 히어로즈 구단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키움증권과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구단 명명권)를 중심으로 한 메인스폰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이며, 금액은 연간 100억 원 수준이다.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 구단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스폰서 계약으로 팀을 운영한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9년 동안은 넥센타이어가 메인스폰서였다. 팀 이름도 넥센 히어로즈라 불렸다. 히어로즈 구단과 키움증권은 내년 1월 메인스폰서십 출범식을 열고, 그 자리에서 팀 이름을 비롯한 기업이미지(CI)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정후(20)와 안우진(19)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히어로즈는 올 시즌 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SK에 져 시즌을 마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