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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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대선 부정투표 논란… 종족갈등 번질 우려

    아프가니스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 출신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65)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것으로 7일 잠정 발표됐다. 그러나 경쟁 후보가 ‘부정선거’를 이유로 불복을 선언해 아프간에서 또다시 종족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가니 전 장관은 탈레반 중심세력이자 아프간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파슈툰족 출신이다. 그는 올 4월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후보 8명 중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는 득표율 56%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54)을 100만 표 차로 따돌렸다. 가니 전 장관은 미국에서 공부한 뒤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대표적인 ‘친서방’ 관료였다. 하지만 5년 전 미국시민권을 포기한 뒤 아프간 전통의상을 즐겨 입고 턱수염을 기르는 등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힘썼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압둘라 전 장관은 이번 대선 결과를 “국민 의지에 대한 쿠데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파슈툰족 출신인 카르자이 대통령이 대선을 가니 측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는 안과의사 출신으로 2002년 카르자이 정권의 첫 외교장관이 됐지만 사퇴 후 반(反)카르자이 진영을 이끌어왔다. 그는 아프간 전체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타지크족 출신이다. 이들은 카르자이 정권과 미국이 시작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또다시 파슈툰족의 지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잠정 결과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전체 2만3000개 투표소 가운데 7000곳에 대해 재검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흐메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선관위원장은 “아직 최종 당선인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이의 제기를 검토한 뒤에는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 발표는 재검표가 완전히 끝나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잠정 선거 결과가 나오자 파슈툰족은 거리로 뛰쳐나와 총을 쏘고 춤을 췄다. 반면 압둘라 후보를 지지하는 경찰과 군인들은 오히려 “압둘라 대통령 만세”라고 외치면서 하늘로 총을 난사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최종 대선 결과가 나와도 종족 대립이 격화돼 아프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통합의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아프간이 2개 이상의 영토로 나뉘거나 피로 얼룩졌던 1990년대 내전과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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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공습… 하마스 대원 9명 사망

    소년 보복 살해로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이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단체인 하마스를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이날 공습은 2012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공군(IAF)은 이날 새벽 이집트 접경지역인 가자지구 남단 라파 지역을 수차례 공습해 하마스 대원 7명이 숨졌다. 또 밤사이 이스라엘 무인기가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 난민촌을 공습해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2명을 사살했다. 이는 2012년 11월 가자지구에서 8일간 15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 이래 가장 많은 희생자 규모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6일 25발의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가자지구 중부의 테러 기지와 남부 하마스 비밀 로켓 발사기지 등 10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중순 이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발사한 로켓공격이 150차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납치 살해된 이후 팔레스타인 소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 군을 보복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유대인 6명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크다이르 군이 납치되기 하루 전 같은 동네에서 9세 소년 납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납치에 가담한 이들을 체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크다이르 군이 납치된 정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6일 공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살인은 살인이고 선동은 선동이다. 어느 쪽이든 지역 상황을 악화시키고 유혈 사태를 일으키는 극단주의자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청소년을 살해한 이들이 결코 영웅으로 받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인티파다’라고 불렸던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 당시에는 이스라엘 장갑차와 팔레스타인 차량이 충돌하면서 4명이 숨졌으며 이 사건 이후 6년 동안 모두 1800명이 사망했다. 2004년 제2차 인티파다 때에는 4200명이 숨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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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美, 감청 이어 이중스파이짓” 발끈… 메르켈, 訪中회견서 “이건 아냐”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감청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엔 독일 정보기관 요원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이중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독일과 미국 간 외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메르켈 총리는 7일 베이징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보기관 요원의 이중스파이 의혹과 관련해 “보도가 맞는다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기관 간, 파트너 간 신뢰 가능한 협력관계에 명백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2012∼2014년 2년간 총 218건의 기밀문서를 CIA에 넘긴 혐의로 독일 정보기관(BND)에서 근무하는 31세 남성을 2일 전격 체포했다. 이 남성은 조작된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기밀을 미국 측에 넘기는 대가로 2만5000유로(약 3400만 원)를 받았다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FAS)이 보도했다. 독일 검찰은 이와 관련해 존 에머슨 주독 미국대사에게 출두를 요청했고 야당은 미국 외교관들의 추방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CIA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NSA가 10여 년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급속도로 악화됐다. 독일은 재발 방지를 위해 ‘스파이 금지 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 달간 이어졌던 미-독 사이의 훈풍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며 이번 스파이 의혹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는 미국이 자국은행 BNP파리바에 사상 최대의 벌금을 물린 데 반발해 미국의 ‘달러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란 쿠바 수단 등 경제제재 국가와의 불법거래 혐의로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에 89억 달러(약 9조 원)의 벌금을 물렸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 FT와의 인터뷰에서 “BNP파리바 사건은 국제 결제통화의 다변화 필요성을 일깨워준 사건”이라며 “미국이 달러화의 위력을 토대로 타국 경쟁 은행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달러 중심주의’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까지 달러로 거래해오던 결제 통화수단 다변화 문제를 7일 브뤼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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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만원 시계 찬 ‘된장남 칼리프’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최고 지도자로 추대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동영상을 처음 공개하면서 700만 원짜리 명품 브랜드 손목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5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알바그다디가 오른쪽 손목에 찬 크롬 손목시계가 4000파운드(약 700만 원) 상당의 ‘오메가 시마스터’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6일 소개했다. 오메가 시마스터는 영화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1995년부터 본드 역할의 피어스 브로스넌이나 대니얼 크레이그가 계속 차고 나와 유명해진 시계다. 비슷한 가격대의 스위스 명품인 롤렉스나 영국의 세콘다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의 모스크에 검은색 터번과 옷을 걸치고 등장해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 한 당신들도 내게 복종하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알바그다디가 전 세계 12억 이슬람인의 1000년 전 최고지도자인 칼리프를 상기시키려 검은색 의상을 준비했지만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크롬 시계를 차고 나와 웃음거리가 됐다”고 평했다. 누리꾼들도 “칼리프는 도대체 어느 밀레니엄(천년)에 살고 있는가”라고 조롱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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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정부 “희생자들에 상처” 유병언 사진전 취소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전이 프랑스 정부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 ‘콩피에뉴 숲 페스티벌’ 축제 조직위원회는 4일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에서 콘서트와 함께 개최하려던 ‘아해 사진전’을 이날 취소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유병언은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해왔다. 유 씨의 사진전은 이날 프랑스의 현대작곡가인 니콜라 바크리가 작곡한 ‘사계(四季)’ 연주에 맞춰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정을 취소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숲 페스티벌 조직위에 서한을 보내 전시를 준비하던 유 씨 작품의 철거를 요청했다. 축제 조직위는 유 씨로부터 1만 유로(약 14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비위스 장관은 “슬픔에 빠진 한국인, 특히 어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존중해 유 씨 작품 전시를 취소해 달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그는 “작품의 예술적 가치가 어떻든 그것을 전시하는 것은 희생자들에게 상처가 되고 한국인에 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아울러 보수공사 후원 등의 명목으로 유 씨로부터 수백만 유로를 받은 베르사유 궁 박물관에 후원금을 받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현지 일간 ‘라 크루아’가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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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IL 초대 칼리프 동영상 첫 공개

    이라크 북부의 일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군자금 조달을 위해 석유를 팔기 시작했다. 이라크 북부 살라흐앗딘 주의 지역 경찰서장 샬랄 압둘은 “ISIL이 2일 북부 유전지대인 우질에서 생산한 원유를 탱크 100대에 실었다”며 “탱크당 1만2000∼1만4000달러(약 1200만∼1400만 원)에 팔아 군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대표적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외곽에 있는 우질 유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만 배럴 정도다. ISIL은 쿠르드 자치지역을 거쳐 개인 소유의 정유시설에 원유를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ISIL이 장악한 지역은 한국의 공기업이 개발 중인 가스전 및 유전에서도 멀지 않아 큰 피해가 예상된다. 또 ISIL은 시리아의 동북부 최대 원유·가스 생산지인 다이르앗자우르 주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한편 ISIL이 선포한 ‘이슬람국가(IS)’의 초대 칼리프로 지명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동영상이 5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서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의 한 사원에서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 한 당신들도 내게 복종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알바그다디가 5일 이라크 중서부 암바르 주에서 이라크군 공습으로 부상을 입고 시리아로 도망갔다는 이라크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4일 성명을 내고 “수니파 반군 ISIL을 물리칠 때까지 총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며 “어떤 압력에도 세 번째 총리직을 위한 입후보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관영 뉴스통신 IRNA는 이라크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란군 조종사가 바그다드 북부에서 전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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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부드러운 카리스마’ 프랑스 관광 개혁 팔걷었다

    “관광은 단순한 오락이나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것과 똑같이 경제의 활로를 뚫어주는 산업입니다.” 4월 프랑스 통상관광국무 장관에 임명된 한국인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41·김종숙) 장관이 프랑스 관광산업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펠르랭 장관은 3일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고성(古城) ‘클로 드 부조’에서 열린 ‘한국의 여름밤, 수라상’ 행사에 참석해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83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빛의 나라’ ‘예술과 와인, 명품의 고장’이라는 기대를 갖고 프랑스를 찾아옵니다. 그러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불친절한 종업원, 잦은 대중교통 파업 때문에 실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여행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프랑스에 환상을 품고 온 관광객들이 하루 만에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다는 소위 ‘파리 신드롬(Paris Syndrome)’도 거론하며 외국인 관광객 1억 명 시대를 열려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펠르랭 장관은 또 프랑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1억 명 돌파를 위해 와인과 음식, 스포츠와 산악 환경투어, 럭셔리 관광과 도심투어 등 개인의 다양한 욕구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비자발급 요건 완화 등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모든 관광지에서 와이파이(Wi-Fi)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바일 관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프랑스 주간 누벨옵세르바퇴르는 펠르랭 장관에 대해 “부드러워 보이지만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장미꽃”이라며 “유럽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장관으로서 열정과 능력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프랑스 내각에서 한국과의 ‘핫라인’으로 통한다. 실제로 프랑스 농림부 장관이 한국에 육류를 수출할 때 펠르랭 장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과 프랑스의 기업들이 함께 손잡고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에 진출하는 협력을 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파리에서 한-프랑스 창조경제포럼을 연 데 이어 뉴욕에서도 외자 유치와 관광산업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해 4월 처음 한국을 찾았던 펠르랭 장관은 “생후 6개월 만에 입양된 이후 프랑스인으로 살아왔는데 지난해 한국에 갔을 때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나 환영해줘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속에서 프랑스나 한국의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 삶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절대로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음식과 프랑스 와인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한식 소개 행사에는 부르고뉴 와인 제조업자와 기업인 100여 명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부르고뉴(프랑스)=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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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 ‘로켓’ vs 이 ‘공습’… ‘10대 소년 납치살해’ 피의 복수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0대 소년의 잇따른 납치살해 사건을 놓고 보복공격에 나서며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영국 BBC는 3일 새벽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20여 발의 박격포와 로켓을 이스라엘 남부로 발사한 데 대한 보복 공습”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군은 또 “가자지구의 무기 제조공장과 군사훈련 시설을 포함해 15개의 테러 의심 장소를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아슈라프 알 카이드라 보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0명이 부상당해 병원에 실려갔다”고 BBC에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2일 예루살렘 동부에서 납치됐다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10대 소년 무함마드 후세인 아부 크다이르 군(17)의 장례식을 3일 오후 거행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크데이르 군의 살해 사건이 지난달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납치돼 숨진 데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보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소년 살해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이스라엘 정부와 그 지도자들을 팔레스타인 국민은 결코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2일 밤 예루살렘 주요 도로에서 이스라엘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주민들의 상호 혐오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죄 없는 17세 소년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보복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으니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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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베르나르 보시옹 ‘엘리제궁에서의 서비스’

    “당신은 국가적 영속성의 상징이다. 국가의 대통령(chef de l'´Etat)은 바뀌어도, 대통령궁 주방의 셰프(Chef de cuisine)는 변치 않는다.” 2012년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엘리제 궁의 주방장인 베르나르 보시옹(61)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4년부터 40년간 엘리제 궁에서 요리사로 일해 왔다. 지난해 10월 퇴임한 그가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까지 역대 대통령의 입맛을 다룬 ‘엘리제 궁에서의 서비스(Au Service Du Palais·사진)’라는 책을 펴냈다. 각자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취향을 가진 5명의 대통령을 모시며 40년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음식 취향에서는 좌파, 우파 대통령이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1981년 ‘삶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랑스 5공화국 최초의 좌파 대통령이 됐던 미테랑은 예상과 달리 엘리제 궁 주방팀에 “자신의 과업을 평소처럼 수행해달라”는 편지를 직접 써서 전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엘리제 궁의 식탁은 드골, 퐁피두, 지스카르데스탱과 같은 전임 우파 대통령보다 더 화려해졌다. 저자는 “미테랑의 두 번의 임기(14년) 동안 프랑스는 고급 요리를 발전시키는 최전성시대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미테랑은 매 식사마다 양고기와 거위간(푸아그라), 상어알(캐비아)과 조개관자(생자크) 요리를 빼놓지 않았다. 1995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엘리제 궁을 방문했을 때의 식탁도 “혁명과는 관계없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송로버섯(트뤼프)과 새끼오리 가슴살 요리가 식탁에 올랐다. 저자는 “나는 ‘캐비아 좌파’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딱 맞는 말”이라고 회고했다. 실제로 미테랑 시절 엘리제 궁의 식탁에는 커다란 캐비아 항아리가 훈제 연어요리 옆에 항상 놓여 있어 손님들은 캐비아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식탁이 가장 검소했던 것은 우파 대통령인 사르코지였다. 그는 프랑스 정식 코스요리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치즈 먹는 순서를 아예 생략해 버렸다. 대신 피자나 파스타, 코카콜라와 같은 이탈리아식 간편한 음식을 즐겼다. 속도광인 사르코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12분 만에 점심식사를 먹어치운 적도 있다. 대식가로 유명했던 우파 대통령 시라크는 시도 때도 없이 식탁 회동을 즐겼다. 손님을 맞기 위해 그는 한 끼에 두 번 식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재정위기 시대의 좌파 대통령 올랑드는 ‘절제’를 내세워 송로버섯이나 가재 등의 비싼 식재료 구입을 대폭 삭감했다. 저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부터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원수까지 각국의 정상들에 대한 회고도 곁들였다. 엘리제 궁의 ‘음식 외교’는 유명하다. 그는 “한 끼의 식사가 나라의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왔다고 말했다. 프랑스 음식점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의 편집자인 미카엘 엘리스 씨는 “보시옹은 전 세계 요리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평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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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중앙亞와 가스 직거래 강행”

    러시아가 체불 대금 미납을 이유로 16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연합(EU)이 ‘3차 가스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EU도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U는 국제시장에서 가스 가격이 요동치는 등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자 중앙아시아와의 가스 직거래를 추진하는 등 에너지의 러시아 의존도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16일 아제르바이잔 투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는 카스피 해와 중동, 중앙아시아의 가스를 유럽으로 직접 가져오기 위해 ‘남부 가스수송로’ 계획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현재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중동지역 국가들과도 가스 직거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를 위해 남부 가스수송로의 일부인 ‘카스피 해 가스수송관(TCP)’ 건설사업을 추진해 왔다. 에너지의 러시아 의존을 낮추기 위한 TCP 사업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 카스피 해 아래로 300km의 가스관을 연결한 다음 터키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총 40억 달러(약 4조8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싼값에 사들여 유럽으로 재판매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환경 파괴와 카스피 해의 영토분쟁을 이유로 TCP 건설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은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 2차 가스대란’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혹한에 떨게 했으나 이번에는 여름철이라 파장은 비교적 작은 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약 134억 m³ 규모의 가스를 비축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겨울이 시작되기 전까지 가스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연쇄 가스대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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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라크에 병력 275명 급파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끄는 반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현지 대사관 인력과 시설 안전을 위해 병력 275명을 파견했다고 미 국방부가 16일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주말에 170명이 바그다드에 도착했으며 100명이 추가로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병력은 대사관 직원 일부의 요르단 암만 및 이라크 아르빌 이동 작전을 수행하고 대사관 시설 보호에 배치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이라크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ISIL 거점 지역 공습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며칠 동안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전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공습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옵션의 하나”라고 말했다. 미군은 현재 걸프 만에 조지부시 항모 전단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습을 단행하면 민간인 사살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ISIL이 이끄는 반군은 이날 이라크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 끝에 시리아 국경 인근 서북부에 있는 탈아파르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서북부 니나와 주의 한 관리는 “정부군이 철수했다. 탈아파르는 무장세력 통제 아래에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탈아파르 지역은 시리아 국경 인근의 요충지로 인구 40만 명 가운데 다수가 시아파와 튀르크족이다. 한편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의 핵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은 이란과 이라크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 고위 관리가 전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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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런두런 돌과 철의 속삭임… 베르사유의 눈과 귀 열다

    프랑스 절대 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의 정원에 낯선 금속 조형물이 등장했다. 높이 12m, 길이 30m에 이르는 스테인리스 철판이 무지개 모양으로 휘어져 있고 그 양쪽 끝에 커다란 돌이 하나씩 좌정해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며 미묘한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는 초대형 구조물은 바로 이우환 씨(78)의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란 입체작품이다. 베르사유 현대미술전 올해의 초대작가로 선정된 이 씨는 한국 작가 최초이자 제프 쿤스(미국), 무라카미 다카시(일본) 등에 이어 2008년 이후 역대 7번째로 개인전을 꾸몄다. 17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이우환, 베르사유’전에선 17세기 천재 조경설계사 르노트르가 설계한 바로크식 정원에 9점, 박물관에 1점 등 신작으로 ‘관계항’ 10점을 선보였다. 이 전시를 위해 50번 가까이 현장을 찾았다는 작가는 “완벽하게 꾸며진 인공 정원에서 무슨 일이 가능한지를 고민했고 결국 그 완벽을 넘어서려는 게 내 작업”이라고 말했다. 정원 중심축을 따라 초록빛 풀밭과 관목으로 조성된 미로에 군데군데 배치된 작품은 관람객에게 ‘숨은 보물찾기’를 제안한다. 자연을 상징하는 돌과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철판이 서로 마주 보거나 한데 어우러진 작품, 무덤처럼 땅을 파서 돌을 안치한 작품, 자연석에 무심히 기대놓은 철근 등이 보인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만든 것과 만들지 않은 것, 자연과 문명, 안과 밖 등 양면성을 끌어안으면서 ‘비움의 미학’을 성찰한 작업이다. 작가는 “이만한 규모로 작품을 하는 기회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고백할 만큼 모든 것을 전시에 쏟아 넣었다. 덕분에 프랑스 정원의 걸작으로 꼽히는 공간에 ‘여백의 예술’이 스며들어 한몸을 이뤄냈다. 동서 미학의 조화로운 화음을 보여준 작업에 호평이 이어졌다. 르몽드(12일자)는 ‘돌과 금속으로 된 그의 작품은 장소 위에 군림하거나 정복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에 삽입되면서 기존에 잘 알려진 장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새로움을 던져준다. 이번 전시는 베르사유에서 보기 힘든 가장 모험적이고 시적인 영감을 창조하는 전시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는 리뷰를 실었다. 리처드 바인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인은 “재료에 대한 순수성과 물질성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과 환경에 대한 조화로운 해석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전시를 기획한 알프레드 파크망 전 퐁피두센터 관장과 카트린 페가르 베르사유 박물관장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페가르 관장은 “이우환의 작품은 우리를 조용하고 매혹적인 그의 시 속으로 이끈다”고 평했다. 이 씨는 백남준에 이어 국제무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손꼽힌다. 서울대 미대 중퇴 후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전위적 예술운동인 ‘모노하’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다. 파리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는 2011년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어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이지만 자연과 인공의 관계 맺기, 작품과 장소의 대화에 주목할 뿐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작가는 “오늘날 빠른 속도와 대량 소비에 지친 사람들이 작품 앞에 잠시 멈춰서서 다른 상상과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 작가 이름이나 작품 제목을 몰라도 신기하다는 느낌만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고미석 기자}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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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반군 “정부군 1700명 처형”… 종파간 ‘피의 복수’ 우려

    이라크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정부군 소속 시아파 병사 1700명을 집단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BBC는 15일 ISIL이 주장한 집단 처형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로 반군 1400명을 살해한 것을 뛰어넘는 최악의 학살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분노한 시아파 무장세력이 수니파 주민을 상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에 나선다면 중동이 ‘민간인 살육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집단 처형 사진에 지구촌 경악 ISIL은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배교자들은 지옥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시아파 이라크 군경들을 집단 처형하는 사진을 올렸다. 한 사진에는 민간인 복장을 한 남자들이 20∼60명씩 허리를 90도로 구부린 채 땅을 보며 처형장소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사진에는 손이 뒤로 묶인 수십 명이 땅에 엎드린 채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티크리트 등 반군이 장악한 지역 5곳 이상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라크군 대변인인 카심 알무사비 중장은 “이 사진은 진짜”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ISIL의 처형 주장에 대해 “ISIL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라크에서는 수만 명의 시아파 민병대가 정부군에 합류해 ISIL에 반격을 개시했다. 파죽지세로 진군하던 ISIL은 이 저항에 부딪혀 현재 바그다드 북쪽 100km 지역에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라크군은 15일 시리아와 공조해 이라크 국경 인근 시리아 북부 라카 주와 북동부 하사케 등의 ISIL 기지에 공습을 가해 반군 무장세력 29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 인력 일부를 이동시키고 보안 강화를 위해 해병대와 육군 50∼100명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동상이몽 미국은 ISIL의 바그다드 점령을 막기 위해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를 비롯한 항모 전단을 걸프 만으로 보낸 데 이어 무인기를 투입해 ISIL을 타격할 군사목표물 정보수집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에 착수한 미국과 혁명수비대 2000명을 파병한 이란의 계산이 다르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군사개입 전제조건으로 이라크 정부에 종파 분쟁 해소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NYT가 15일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아파 출신인 말리키 총리에게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대 종파가 적절하게 대표되는 연정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종파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언제든 유혈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연합은 4월 30일 실시된 총선에서 최다 의석(92석)을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165석)에 미치지 못해 연정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아파인 이란은 수니파와의 연정에 관심이 없다. NYT는 “시아파의 맹주국인 이란은 (이라크에) 시아파 주도 정부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의 군사개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마르지에 아프감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이라크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맞서 싸울 능력과 필요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은 겉으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워싱턴=신석호 특파원   ▼ 한국 근로자 1300여 명 체류… 외교부, 비상탈출 계획 준비 ▼한국 외교부는 이라크에 체류하는 교민 안전을 매일 점검하면서 비상시 탈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80개 한국 기업에 소속된 한국 근로자 13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미 위험지역에 있던 4개 기업 한국 근로자 24명은 정부 권유에 따라 안전지역으로 대피했거나 귀국했다.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남부지역에 머물고 있다. 주이라크 대사관과 아르빌 사무소 소속 외교관은 20명에 이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이라크 정부군의 대치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상황이 불안정해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유사시 근로자 1300명을 인접국으로 옮길 수 있는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이라크 진출기업 20개사의 국내 관계자를 외교부로 불러 비상계획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에 앞서 이라크 사태를 보고받고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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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공습 - 드론폭격 검토”… 오바마, 군사행동 돌입 경고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파죽지세로 수도 바그다드 북부지역까지 진격하자 미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3일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디얄라 주의 도시 바쿠바로 진격하며 이라크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ISIL은 전날 밤 디얄라 주의 사디야, 자라우라 등 2개 도시 일부도 장악했다. 이에 따라 ISIL이 바그다드 북부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라크 북서부 지역에서는 미국인 수백 명이 공군기지를 통해 탈출했다.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도 조만간 철수할 예정이다. 유엔은 최근 일주일간 분쟁으로 30만 명이 난민이 됐다고 13일 밝혔다. 교전이 확산되자 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의 군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이 장악했던 티크리트 지역의 85%를 되찾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권력의 공백을 틈타 동부의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이라크가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 3각 내전에 휩싸이자 이웃 국가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종파 갈등이 자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공습, 드론 공격 등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라크 내전으로 제한적 개입주의를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의 신외교독트린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성공적인 종전이라고 자평하고 병력을 철수했던 이라크에서 또다시 내전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라크 확전에 대한 우려로 13일 브렌트산 원유가 전날보다 1.2% 오른 배럴당 114.2달러에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가 올 들어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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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기부받은 루브르, 책임론 불거질것”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거액 기부금에 자존심을 팔아넘겼던 프랑스 문화계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는 11일 ‘서울에선 공공의 적, 파리에선 박물관 후원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유 씨를 널리 알리게 만든 계기인 루브르, 베르사유 궁전 전시는 그가 많은 돈을 기부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유 씨가 2012년 루브르 박물관에 110만 유로(약 16억 원), 2013년 베르사유 궁전에 ‘물의 극장(Th´eatre d'eau)’ 보수공사 후원 등 명목으로 500만 유로(약 68억 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부의 대가로 현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 ‘고대 그리스 로마 전시관’ 5번 방 입구 대리석 벽에는 ‘아해(AHAE)’라는 이름이 ‘그랑 메센(Grand m´ec´ene)’ 중 하나로 황금색 명판에 새겨져 있다. 베르사유궁 인터넷 사이트에도 후원자 명단에 ‘아해’ 이름이 올라 있다고 프랑스 박물관 전문 인터넷 매체인 ‘모두를 위한 루브르(Louvre pour tous)’가 보도했다. 르몽드는 “2013년 청해진해운이 선원 안전교육 분야에 쓴 금액은 놀랍게도 불과 500유로(약 68만 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인터폴을 통해 파리에서 체포된 유 씨의 딸 섬나 씨(47)는 2004∼13년 가족이 운영하는 그룹 회사의 금고에서 600만 유로를 횡령했으며 남동생과 함께 부친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루브르 박물관 윤리헌장에 ‘후원자의 활동이 합법적인지 의심이 들거나 합법적인 납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면 후원자의 기부를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르몽드는 “만일 유 씨 일가의 후원금이 회사 공금 횡령이나 세금 포탈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이 박물관들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고 더 나아가 책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모두를 위한 루브르’(Louvre pour tous)의 베르나르 아쉬케노프 기자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문화계가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자존심 때문에 ‘아해’를 옹호하고 찬사를 보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루브르 박물관 내 대리석 명판이나 베르사유궁 인터넷 홈페이지에 내걸린 ‘아해’의 이름을 철거하라는 프랑스 국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은 11일 섬나 씨의 변호사가 신청한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담당 판사는 “유섬나의 남동생인 유혁기가 프랑스에 있다가 사라져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보석이 허락되면 유섬나가 프랑스에 계속 머물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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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자물쇠’ 무게에 … 다리 난간 와르르

    프랑스 파리의 명물 ‘퐁데자르’ 다리 난간이 연인들의 ‘사랑의 자물쇠’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파리 시 당국은 퐁데자르의 2.5m 길이 철제 난간 두 개가 8일 주저앉아 통행을 차단하고 나무판자로 막은 뒤 재개통했다. 10일 다리를 찾아가 보니 임시로 붙여 놓은 나무판자에는 연인들이 써넣은 ‘사랑의 낙서’가 가득했다. 영국 런던에서 온 한 관광객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나 많은 자물쇠에 파리라는 도시가 갇혀 버린 느낌”이라고 촌평했다. 보행자 전용다리인 퐁데자르에 자물쇠가 처음 걸린 것은 2008년. 이후 다리를 찾는 연인들은 사랑의 징표로 자물쇠를 난간에 걸고 열쇠를 센 강에 던지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있다. 그 결과 155m 길이의 다리 난간은 수십만 개의 자물쇠로 빼곡히 채워지고 말았다. 브뤼노 쥘리아르 파리 부시장은 “센 강에는 많은 유람선이 빈번하게 다녀 안전상 위험이 큰 만큼 이곳을 찾는 연인들은 자물쇠 대신 리본 같은 것을 매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호소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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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수장, 獨 뜻대로는 안돼” 세 불리는 反융커 동맹

    유럽연합(EU)의 핵심정책과 행정권을 쥐고 있는 차기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를 놓고 유럽 정상들이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4개국 정상이 모여 EU 집행위원장 선출에 대한 비공식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의 핵심 주제는 가장 강력한 차기후보로 지목된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사진)에 대한 비토 문제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미 지난달 31일 “융커가 EU 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은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수도 있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반(反)융커 진영에는 스웨덴 네덜란드 헝가리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총리도 “융커는 집행위원장 후보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며 가세했다. 9일 영국에서는 제1 야당인 노동당도 캐머런 총리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캐머런 총리가 힘을 받는 형국이다. 융커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214석을 차지한 최대정파 유럽국민당그룹(EPP)의 대표다. 그는 EU 집행위원장 선출에 EU의회 선거 결과를 고려하도록 지정한 리스본 조약에 따라 강력한 집행위원장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EU, 반유로를 내건 극우정당이 대거 약진하는 바람에 발목이 붙잡혔다. 융커는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을 꿈꾸는 대표적인 통합주의자다. 유로그룹(유럽 재무장관 회의) 의장을 지낸 융커는 유로화 설계자 중의 한 명이며 EU 예산의 40%를 차지하는 ‘공동 농업정책’을 수호해 왔다. 영국 BBC는 “이 정책은 유럽의 부국이 빈국을 지원하는 연대의 상징으로 EU 비평가들의 타깃이 돼 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융커는 유로존 부채 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에 혹독한 재정긴축을 요구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핵심 동맹이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융커가 “독일과 영국 사이 대결의 중심에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융커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도 유럽의회 선거 결과로 EU 집행위원장이 자동 선출되는 제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캐머런 총리도 “의회권력이 집행위원회까지 장악하면 더욱 ‘커지고, 으스대는’ EU 지도자가 개별 국가에 합의되지 않은 정책을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유럽 각국 정상들은 26, 27일 열리는 정례 EU 정상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장을 공식 선출한다. 이후 의회의 찬반 표결을 통해 과반을 차지하면 집행위원장이 확정된다. 영국이 주도하는 ‘반융커’ 진영이 얼마나 세력을 확보할지가 관심이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 명예대표(85)가 또다시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고 9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그의 딸인 마린 르펜 현 대표는 아버지 발언에 유감을 표했고 당내에서는 르펜 명예 대표를 은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분란이 확대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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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의 선’ 年2500만명 왕래한 뒤… 길은 통일로 통한다

    독일 베를린에서 렌터카 가게를 운영하는 질케 피아스타 씨(49·여)는 1980년대 말 동서독 분단 시절 국경을 넘나들며 ‘장거리 사랑’을 나눴다. 당시 서베를린에서 대학을 다니던 그녀는 주말마다 750km나 떨어져 있는 서독 자를란트 주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우토반(고속도로)을 달렸다. 서베를린을 벗어나 동독 국경을 통과할 때마다 국경수비대의 까다로운 검문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녀는 “당시 차를 갖고 있지 않던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의 열정에 불타 주말마다 국경을 넘었다”며 미소 지었다. 서베를린은 동독의 한가운데 ‘내륙의 섬’처럼 고립돼 있었지만 동서독을 잇는 거점 역할을 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자가용을 이용한 고속도로 통행이 자유화되면서 교류의 관문이 됐다. 한반도 통일대박의 꿈을 부풀리고 있는 ‘철의 실크로드’와 ‘유라시안 하이웨이’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동서독 도로 연결 현장을 찾아가 통일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독과 서베를린 잇는 회랑(回廊) 동서독 국경에서 서베를린까지 이어지는 약 200km 구간의 고속도로는 ‘회랑(Corridor)’이라고 불렸다. 목적지인 서베를린 외에는 중간에 빠져나갈 수 없는 외통수 길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사전 허락 없이 고속도로를 빠져나갔다간 엄청난 벌금과 처벌을 감수해야 했다. “한번은 독일 북부 함부르크 쪽으로 가려 했는데 인터체인지를 잘못 택한 적이 있었어요. 중간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서독 국경까지 수백 km를 넘어갔다 돌아와야 했지요. 결국 고속도로에서 U턴을 감행했지요.” 1975년부터 서베를린에 살아온 교민 김경흠 씨(56)는 1990년 통일 이전까지 30차례 이상 서독을 방문했다. 그와 함께 베를린에서 아우토반을 달려 2시간여 만에 동서독 국경통제소가 있던 마리엔본에 도착했다. 고속도로상의 마리엔본(동독)-헬름슈테트(서독) 국경통제소는 분단시절 70%의 여행객과 화물이 통과하던 최대의 관문이었다. 통일 후 검문소는 폐쇄됐지만 현재는 분단기념관으로 보존돼 있다. 샤샤 뫼비우스 박물관장(47)이 검문소를 보여줬다. 한쪽 구석에는 차량검사소가 눈에 띄었다. 엔진룸이나 연료탱크 등을 개조한 공간에 숨어 있던 동독인들을 색출하던 장소였다. “동독 경찰들은 동독 주민들을 수색하기 위해 거울로 차량 밑바닥을 비춰보고 연료탱크에 숨진 않았는지 주유구를 쇠꼬챙이로 찔러보기도 했어요. 탈주자가 탄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은 아예 분해하기도 했죠. 서독의 팝음악 음반이나 신문, 잡지도 압수했고요.” 독일 분단 이후 승용차로 동독을 갈 때는 수많은 검문을 받아야 했다. 까다로운 비자검사와 소지품 검색으로 국경에서 4∼6시간씩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1972년 ‘서독∼서베를린 통과교통 협정’이 체결되면서 서베를린과 함부르크, 하노버, 뉘른베르크 등 세 곳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무비자로 갈 수 있었다. 국경통제소의 차량 지체는 30분 이내로 줄어들었고 개인이 납부하던 통행료도 서독정부가 연간 일정액으로 일괄 납부함으로써 이용객이 급격히 늘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주민 접촉 공간 분단시절 베를린 왕복고속도로의 휴게소는 동서독 주민이 만날 수 있던 접촉의 현장이기도 했다. 동서독 운전자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짧은 인사를 건넬 수 있었고 휴게소 구석에서는 비밀경찰(슈타지)의 감시를 피해 생필품을 전달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당시 리바이스 청바지는 동독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던 물품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브리기타 바인베르거 씨(61·여)는 “서베를린을 방문할 때마다 가방 속에 청바지나 운동복 등을 몇 벌씩 넣어가 휴게소 구석 동독인에게 돈을 받고 파는 젊은이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베를린 주민 한스 레만 씨(47)는 1981년 서독 지역이었던 하노버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일주일간 동독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학생들은 30인승 버스를 타고 동독 지역의 괴테하우스, 나치 포로수용소 등을 둘러봤다. 그는 “동독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와 휴게소에서 커다란 자루에 담긴 체리를 건네줬다”며 “그들이 우리 버스를 줄기차게 쫓아왔는데 경찰의 제지로 갑자기 사라졌다”고 떠올렸다. 통과교통 협정 발효 이후 동서독 국경을 넘는 여행객은 1970년대 말 연간 500만 명에서 1989년 2500만 명으로 늘었다. 서독은 1990년 통일 전까지 서베를린과 연결되는 고속도로 건설과 보수에 총 24억 마르크(약 1조3000억 원), 통행료 명목으로 총 83억 마르크(약 4조5000억 원)를 동독 정부에 지원했다. 서독 정부는 반대급부로 국경 통행 장애 완화, 접경지역 무기 제거, 동독 내 정치범 석방 등을 얻어냈다. 통일 전 동독 주민이었던 잉고 리케 마리엔본 독일분단박물관 실장(50)은 “연간 100만 명에 이르는 동독의 연금생활자들이 서독을 방문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이는 동독인들이 ‘자유선거를 통한 연방가입’을 외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만프레드 빌케 전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만일 한반도에도 북한 내에 남한 주민이 거주하는 일정 공간이 있다면 남북한 간에도 통일 이전에 도로를 연결할 명분을 얻을 것”이라며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처럼 두만강이나 압록강 인근에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이 합작하는 국제 산업거점 도시 개발은 도로망 연결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교통인프라 투자는 통일뒤 소중한 자산” ▼獨통일 브레인 데틀레프 퀸 박사1971∼91년 전독(全獨) 문제연구소 소장을 맡아 독일 통일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데틀레프 퀸 박사(78·사진)는 지난달 베를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독에서도 동독의 교통 인프라 대규모 투자에 여론의 반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서독에서는 동독에 ‘퍼주기’ 논란이 없었나. 한국에선 대북 지원이 핵개발로 이어졌다는 비난도 있었는데…. “당연히 있었다. 그런 우려가 사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동독은 도로 보수에 형편없는 수준의 지출을 하면서 그 대신 무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 투자는 모든 교류와 접촉의 기반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통일이 됐을 때 미리 투자한 교통인프라는 낙후된 동독 지역의 개발을 앞당기는 소중한 자산이었다.” ―한국 정부의 ‘통일 대박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통일 당시 동독은 석탄 외에는 별다른 경제적 자원이 없었다. 그러나 북한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남한의 기술과 어우러지면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교통망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도 있다. 한반도 통일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관건은 사회적 통합의 성공 여부다.” ―독일 통일에 비춰봤을 때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준비 상황은 어떤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만해도 서독 정계에서 ‘통일방안’을 논의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서독인은 원래 같은 나라였던 오스트리아와 독일처럼 동서독도 다른 나라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남북한이 통일의 당위성을 공감하고 통일 방안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준비된 통일이 최선이겠지만 한반도 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 것이다.”베를린·마리엔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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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셴코 “동부 지방분권 확대” 러시아어로 연설

    페트로 포로셴코(48)가 7일 우크라이나 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식에서는 국가 통합과 유럽화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취임식 하루 전인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분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양국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가 포로셴코 정권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일단 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7일 취임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미하일 주라보프 주우크라이나 러시아대사 등 외국 사절들도 대거 참석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국가 통합성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동부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동부 지역 연설 대목에서는 우크라이나어 대신 러시아어를 쓰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원하는 것은 전쟁이나 복수가 아니라 오직 평화뿐”이라며 “이를 위해 조기 총선을 실시하고 동부 지역의 지방분권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주장하는 연방제와 크림 합병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크림은 우크라이나의 땅’이라는 사실을 어제 프랑스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대한 빨리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혀 친서방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그는 “유럽식 민주주의야말로 인류가 만든 최선의 정부 형태”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친서방 행보에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돼 우크라이나가 EU와 러시아 모두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경제협력 구도를 찾아내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BBC는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포로셴코의 가장 큰 숙제는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하면서 세금과 에너지 요금 인상, 각종 보조금 폐지, 최저임금 동결 등의 조건을 내걸어 포로셴코 정권이 향후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한 난민 유입이 늘고 있다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의 병력을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지역 국경 인근에서 러시아 방송사 기자 1명과 기술자 1명을 억류하는 등 러시아와의 국경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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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아랍의 봄’ 3년만에 군사정권 복귀

    ‘아랍의 봄’ 시위로 무너졌던 이집트 군사정권이 3년 만에 복귀했다.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둘팟타흐 시시 전 국방장관(60·사진)이 97.91%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그의 임기는 2018년까지 4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취임식은 8일 카이로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시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좌파 정치인 함딘 사바히는 3% 득표율에 그쳤다. 시시 당선인이 항의 집회와 강경 진압으로 얼룩진 이집트 정국을 안정시키고 경제회복과 중동평화 외교를 복원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47.45%로,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던 무함마드 무르시가 2012년 6월 출마했던 대선 결선 투표율 52%보다 4.55%포인트 낮았다. 시시 당선인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는 이집트 재건을 위해 일해야 할 시간”이라며 “노동이 이집트에 더 나은 미래와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이날 저녁 시시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이집트 국기를 흔들고 축포를 쏘며 당선을 축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내고 이집트 경제를 돕기 위한 아랍 산유국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시시의 당선으로 이집트 군부는 1950년대 공화국 체제 출범 이후 대통령 5명을 배출했다. 시시는 아랍의 봄 이후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이집트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일부 시민은 “우리는 독재의 위험이 따르더라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집트 군부는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2011년 민주화시위 이전까지 60년간 핵심 권력을 거머쥐고 독재 체제를 유지해왔다.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던 무르시도 시시가 이끌던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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